1.
어제 홍콩 들어오느라 힘들어서인지 10시쯤 일어났다. 잠자리가 딱 침대 길이 만큼이고 이 길이가 내가 똑바로 눕기에는 좁다. 오늘 밤에는 대각선으로 위치를 잡아야겠다. 머리를 감고 나와 가까이 있는 카우롱 공원에 들어갔다. 청두의 공원처럼 한적하고 마작을 두고 차를 마시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공원은 어디나 평온하다. 공원입구에 잇는 수영장이 근사해보였다. 베낭에 수영복을 챙겨왔는데 언제나 입어보려나. 밥을 먹어야 겠다. 공원을 따라 계속 북쪽으로 걸어갔다. 다들 비싸기도 하고 밥을 파는지 어떤식으로 파는지 꽤 오랜시간을 헤메다. 동네 스타일의 백반집에 들어갔다. 10여가지의 고기야제반찬중 3가지는 선택할 수 있다. 선택하면 고송으로 밥을 퍼주고 국도 준다.그래서 20홍콩달러다. 역시 돌아다니느라 고생한 보람이 있다. 한번 다시 와볼 집이다. 주변 위치를 봐두었다.
2.
내가 있는 침사초이역에서 두 정거장 북쪽에서 다시 지하철로 침사초이로 갔다. 여기 지하철도 광저우같이 터치스크린으로 내가 갈역을 누르면 금액이 표시되고 돈을 넣으면 티켓이 나온다. 숙소 맞은편의 중국여행사로 들어갔다. 홍콩에 들른 가장 큰 목적 중 하나인 28일로 만료되는 중국여행비자를 다시 발급받아야 한다. 중국에 다시 들어가 남부 여행을 하고 베트남 국경을 넘는 다는 계획이다. 공휴일이 끼어서인지 29일 발급은 320홍콩달러를 요구한다. 너무 비싸다. 30일 2시 발급은 210홍콩달러란다. 하루더 홍콩에 묵기로 하고 30일 발급을 신청했다.
3.
홍콩 과학관에서는 시간별로 다큐멘터리 아이멕스 영화가 상영되고 있었다. 심해에 관한 영화표를 끊고 한 30분 바다전망을 구경한다음 영화관에 들어갔다. 영화관은 돔 형태로 천장에 스크린을 쏘아올리는 구조이다. 앞쪽자리는 8홍콩달러가 싼 대신 보기가 힘든 위치였다. 내 자리도 앞쪽 근방이다. 스토리는 단순했다. 심해를 탐사할 계획을 짜고 팀이 꾸려지고 탐사한다는 내용이다. 주된 볼거리는 심해의 자연 생물들이다. 그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네와 같이 그곳에도 다양한 생명이 있었다. 헤드폰으로는 영어와 일본어 나래이션을 선택할 수 있었고 한국어 나래이션은 없었다. 영어 나래이션을 선택하고 조금 알아들으면서 관람했다. 다른 프로중에는 우주의 신비라는 프로그램이 볼 만한 거 같다. 좀 더 일찍 예매하면 뒤 쪽자리에서 볼 수 있을거 같다.
4.
또 한 시간정도 바다를 구경하고 기다린다음 7시경 홍콩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 발레를 보러 들어갔다. 좌석은 한 1700여석이라는데 크리스마스 저녁이라 그런지 좌석이 꽉 찬다. 난 3층 왼쪽편의 뒷자리다. 옆자리는 초등학교 아이를 데려온 아줌마가 앉았다. 무대앞의 오케스트라가 각자 악기의 음을 맞추고 있다. 호두까기인형은 한 말괄량이 스타일의 여자소녀주인공이 크리스마스선물로 호두까기인형을 받고 잠자리에 들어 모험을 하고 멋진 왕자님과 사랑을 하다 깨어난다는 줄거리다. 1부는 줄거리위주의 구성이고 20분 쉬고 2부는 발제자체를 보여주는게 주된 구성이었다. 눈에 들어왔던것은 완성도가 높았던 미술세트였다. 이 미술세트가 적절하게 바뀌고 인물들이 물 흐르듯 등퇴장하고 전체적으로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없었다. 보면서 뭔가 약간 약이 올랐는데 왜 나의 활동은 중간중간 툭툭 끊어지고 마무리가 잘 안되고 전체적인 완성도와 만족감이 떨어질까 등등 생각이 교차했다. 발레를 보다 왠 상념인가? 2부의 구성은 단조로왔지만 몸놀림 자체에 집중해서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왔다. 역시나 2부 발레 중간에 어떤 짜증스러운 기억이 스며들어왔다. 젊잖게 표현하자만 그건 인상적인 경험이라 말할 수 있고 그 경험을 부정하고 극복하는 기획과 실천으로 전화된다면 그 좋지않은 경험은 용해될 수 있을텐데, 그 용해가 어디 의지만으로 가능한 일인가. 과거의 기억들이 무의식적인 응어리로 남아 순간순간 나를 굳게 만든다. 남녀 주인공이 개인별 발레에 이어 함께 발레를 한다. 우아한 발레하는 남녀를 앞에두고 왠 또 상념인가?
5.
공연이 끝나고 박수가 이어지고 공연장을 나왔다. 무슨 일이든 애를 써야 뭐가 된다. 숙소로 돌아오면서 다른 편의점을 둘러보았다. 아니 이곳은 1.5리터 물이 8달러이다. 그러면 750짜리에 담아서 먹으면 4달러 꼴이다. 물 하나를 사서 숙소에 돌아와 750짜리 빈병에 따랐다. 조금은 홍콩생활에 익숙해졌다. 홍콩에서 맞은 크리스마스는 이렇게 지나간다.
* 0412259(토) 여행30일차
(잠) 미라도아케이드 14000원 (100홍콩달러)
(식사) 점심 중국식백반 2800원 (20홍콩달러)
저녁 빵 만두 1720원 (13홍콩달러)
(입장) 심해, 과학다큐 4480원 (32홍콩달러)
호두까기인형발레 14000원 (100홍콩달러)
(이동) 지하철 560원 (4홍콩달러)
(간식) 물 1120원 (8홍콩달러)
(기타) 중국여행비자신청 29400원 (210홍콩달러)
............................................. 총 68,08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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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일리톨
2004/12/29 18:04 Delete Reply Permalink
홍콩물가 비싸네요. 중국 1일체류비용의 2배이상이에요~ 그런데 발레라...내가 봤으면 바로 잠들었을텐데...-_-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