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백운산 정상부근의 사찰

 

1.

9시쯤 일어나 프런트에 가 도미토리룸이 비어있느냐고 물으니 열쇠하나를 내밀며 있단다. 짐을 꾸리고 하루 숙박비 50원을 치루고 도미토리룸으로 들어갔다. 2층침대 4개가 있는 8인실 방이다. 묵고 있는 사람들과 인사했다. 프랑스인, 중국계 인것 같은 호주인, 그리고 일본인 둘이 있다. 어제 강변공원에서 소설책을 읽고 있던 은발 아저씨는 자고 있다. 2주된 젋은 일본인만 제외한다면 다들 여행경력이 화려하다. 다른 일본인은 7년전 티벳에, 5년전에는 실크로드를 다녀왔단다. 중국어도 계속 배웠단다. 배용준 상이 인기가 있다고 얘기한다. 내가 일본 아줌마들이 좋아하지 않느냐라고 하니 웃는다. 내가 배용준 좋아하냐고 물으니 아니란다. 나도 아니라고 했다. 젋은 일본인은 자기는 최지우가 이쁘단다. 내가 기따노 다케시 영화를 좋아한다고 하니 놀라는 눈치다. 호주인에게 광저우 여행지 추천해달라고 하니 광저우 지도를 가지란다. 일단 백운산에 올라가란다. 그러면 광저우 시가 다 내려보인단다.

 

2.

백운산에 가기위해 전철을 타고 광저우 동역에 내렸다. 홍콩에 기차타고 간다면 여기서 홍콩바로 옆 도시인 선전가는 기차를 타야한다. 이리저리 찾다가 선전가는 매표소를 확인했다. 내일이나 모래 여기로 와서 표를 끊으면 되겠군. 기차역을 나와 걷다가 중국은행에 들어갔다. 여행자수표를 홍콩 달러로 환전하려고 하는데 창구에서는 여기서는 중국 돈으로는 바꿔주는데 홍콩달러는 홍콩으로 가야 한단다. 그래 가서 해결하자. 조금 걷다보니 버스정류장이 나온다. 아무래도 버스로 산 입구까지 가는게 나을 거 같다. 호주인이 준 광저우 지도를 보니 짧은 거리가 아니다. 

 

3.

버스에 내려 백운산 입구로 걸어 올라갔다. 화창한 날씨. 꽃들이 여기저기 피어있다. 올라간 시간대가 점심이라 야외 식당 곳곳에서 사람들이 점심을 먹고 있다. 어제 먹은 먼가가 걸려 속이 좋지 않다. 한 한시간 남짓 걸어 정상에 올랐다. 산이름 그대로 흰구름산이라 시가지는 안개에 싸여있다. 정상부근의 매점에서 사람들이 먹고 있는걸 시켰는데 수정과 국물에 순두부 국이다. 맛이 이상했지만 그냥 다 먹었다.

 

72열사묘가 있는 황화강공원

 

4.

광저우 사람들은 마치 이런 식이란다. 정치는 북경사람들이 해라. 우리는 돈을 벌테니... . 하지만 광저우는 근대 중국혁명의 중심이었다. 중국 공산당의 주창자인 쑨원의 주 활동무대도 광저우였다. 혁명역사유적을 보려 산길을 내려가는 발걸음이 빨라진다. 공교롭게 다른 산길로 내려가게 되어 지도를 보니 서쪽 문으로 내려왔다. 버스정류장에서 한참을 파악해 223번 버스를 타고 황화강공원에서 내렸다. 1911년 10월 무창에서 일어난 봉기로 청조가 무너졌는데 그 이전에도 수 많은 무장 봉기의 시도가 있었단다. 1900년 10월 광동성의 해주에서 봉기가 일어났다. 하지만 봉기는 실패로 끝났다. 이때 중국 혁명당은 정예맴버 72명을 잃었단다. 청조 당국은 혁명당 전사자들을 사형수 공동 묘지에 묻도록 했지만 어떤 한 사람이 황화강의땅을 기부해서 전사자들을 합장하도록 했다고 한다. 공원의 이름도 황화강공원이다. 72며으이 전사자들을 기리는 비석이있고 그 뒤에 72개의 직사각형 돌에 각 사람의 이름이 씌어져 있다. 돌은 삼각형 모양으로 쌓여져 있었다. 이곳을 지키는 관리원은 의자에 앉아 졸고 있다. 열사묘 쪽은 사람이 없고 왼쪽 공원으로 사람들이 집단 체조를 하고 있다. 대부분 일본유학생들이었다는 72명의 혁명가들, 1911년 신해혁명과 청조의 몰락은 우연한 사건이 아니었다.

 

5.

열사묘를 나와 지도상으로 한 이삼십분 거리인 광주기의열사능원쪽으로 걸어갔다. 진순신저 중국역사기행에 의하면 1927년 상해에서 장제스가 백색테러를 일으킨해 8월 1일 남창에서 무장봉기가 일어나고 12월 11일 광주에서도 중국공산당이 지휘하는 봉기가 일어났단다. 그 결과 광동코뮌이 수립되었는데 국민당의 이복림군이 공격을 가해 코뮌에 참가했던 수 많은 노동자들과 공산당원이 희생되었단다. 이를 추모하고 기념하기위해 1954년 이 광주기의열사능원을 만든 것이다. 공원가는 갈림길에서 길을 잘못들어 한 아저씨에게 묻고 경비에게 묻고해서 공원에 들어갔다. 중간에 연못이 있고 놀이용 작은 배를이 정박해있다. 능원의 분묘는 지름이 한 50미터될까. 큰 원으로 조성되어있었다. 비석 앞에는 웃통을 벗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베트민턴을 치고 있다. 실력이 수준급이다.

 

초밥집에서 초밥을 먹고 이 회원카드를 받았다

 

6.

날이 어수룩해졌다. 정문으로 나오니 바로 전철역이다. 한 정거장을 걸어 모택동이 1926년 농민운동강습소를 열어 혁명적 농민을 교육시켰다는 지금은 공산당 역사전시관이 되어있는 농민운동강습소의 문은 닫혀 있었다. 속도 안 좋고 단걸 먹어서인지 입맛이 없다. 김밥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큰 회전 초밥집이 나온다. 그래 제대로 좀 먹어보자. 김밥과 초밥을 여섯접시 먹었다. 5원짜리 김치도 시켜서 같이 먹었다. 냉모밀은 영 면발이 거칠다. 나와서 더 걷다가 중심쇼핑상가 백화점 거리로 들어섰다. 한 대형슈퍼에서 면도크림과 치솔을 샀다. 지하철을 타고 9시쯤 숙소로 들어갔다.

 

7.

그 은백 서양인이 누워있는데 육중한 몸매에 팬티도 입지 않고 있다. 다행이 뒷 모습이다. 서양인들의 습성이지만 좀 낯설다. 샤워를 하고 일기를 좀 쓰다 내 자리인 5번 2층 침대에 올라가 누웠다. 어느덧 나까지 8명이 다 들어왔다. 그동안 도미토리에서 3명이 최고었는데, 3등석 배에서도 6명이었는데 이제 한방에 서양인 넷, 동양인 넷 해서 8명이 함께 잔다. 잠이 안 온다. 상념이 약간 스며져 나온다. 난 왜 여기에 와 있지. 난 어디로 가는걸까. 그러다 잠이 들었다.

 

 

* 041222(수) 여행 27일차

 

(잠) 도미토리 8인실 6500원 (50원)

(식사) 아침 만두 390원 (3원)

         점심 순두부국 390원 (3원)

         저녁 초밥 냉모밀 8710원 (67원)

(입장) 백운산 1300원 (10원)

         72열사묘 1040원 (8원)

         광주기의열사능원 390원 (3원)

(이동) 지하철 5원 3원 버스 1원 1원 1300원 (10원)

 (간식) 실론티 같은거 330원 (2.5원)

          사과 650원 (5원)

          만두 130원 (1원)

(기타) 면도크림 2730원 (21원)

          치솔 1230원 (9.5원)

------------------------------총 25,19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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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8 16:11 2004/12/2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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