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신청한 삼협 여행사 마크. 이날은 나도 이걸 목에 걸고 있었다
1.
새벽 5시 가이드가 문을 두드린다. 눈을 부비고 배 뒤쪽 난간으로 나갔다. 여기가 삼협의 첫번째 관문인 취탕협이란다. 8키로 정도의 짧은 거리지만 물살은 가장 급하단다. 어두워서 느낌으로만 그렇구나이지 잘 모르겠다. 다시 숙소로 들어가 한 잠 잔 다음 7시 30분쯤 배가 소삼협의 입구에 정박한다. 배에서 나와 갑판을 걸어 좀 더 작은 배에 올라탔다. 배 천장이 열리는 더 작은 배도 있었는데 내가 탄 배는 그 중 큰 것이었다.
2.
소삼협은 장강보다 좁아서인지 주변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왔다. 강 바람이 꽤 쌀살하다는 정보를 알고 있었고 서안 병마용에서의 가을 점퍼입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단단히 무장을 했다. 파카, 솜바지, 장갑, 귀덮는 모자, 실크 목도리 결과는 성공이었다. 배의 관람갑판이 앞쪽에 있었는데 대부분 사람들이 맞바람에 추워서 나왔다 들어갔다를 반복할때 갑판 한쪽에 서서 소삼협의 풍광을 가슴에 담을 수 있었다. 가다보니 구멍들이 나있었는데 저것이 소삼협에서 유명하다는 잔도, 제갈공명이 촉나라의 험준한 지세에서 만든 수송로로 절벽끝에 말뚝을 박고 그것을 받침대로 내무토막을 깔고 길을 만들었다는 것인데 저 구멍이 잔도의 흔적인지 아닌지 긴가민가 했다. 배는 약간 빠른 속도로 소삼협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었다. 어떤 호기심이 세찬 강바람에도 나를 계속 서있게 했다. 더 협곡 다음은 그 다음은 어떤 모습일까?
소삼협배표. 내가 탄 배도 이 모양이었다
소삼협 지도. 이렇게 거슬러 올라갔다
3.
배는 소삼협 끝부분에서 정박하고 더 작은 모터보트로 소소삼협에 들어갔다. 구명조끼를 입게 되어있었다. 나무에 원숭이들이 눈에 띄고 배치해 놓은듯한 중국소수민족 사람들이 우리가 지나가면 노래를 부른다. 어부로 분한 4명, 빨래하는여성 1명, 지게를 매소 염소를 몰고 있는 1인등이 그들이다. 다시 소삼협으로 돌아가는 배에서 중국인 선생 두 분과 갑판에서 인사를 나누었다. 광저우로 간다하니 한 군데를 꼭 가보라한다. 화장지에 중국 간체자로 그 지명을 썻는데 바로 잊어버렸다. 소삼협 배에서 내려 도시락을 하나사서 강산8호에 올랐다. 삼협의 두 번째 협곡인 우 협곡이 시작된다. 내 느낌으로는 여기가 가장 좋다. 오른쪽 절벽이 눈에 들어왔다. 갖가지 모양의 봉우리들 그 밑에 거침없이 흐르는 장강, 산수화의 한 장면이었다.
5.
세번째 협곡인 시링협곡은 낮잠자느라 보지 못했다. 80키로의 완만한 협곡이란다. 저녁 쯤 되니 무슨 문화기념관에 정박한다. 속는셈치고 30원이란 돈을 내고 가이드에게 표를 사 입장하려 하는데 기념관과 그 일대가 모두 정전이다. 그런데도 매표원은 그냥 입장시키려 하고 사람들은 항의하고 되돌아가고 결국 그 표는 환불받았다. 저녁에 다시 가이드가 와서 삼협댐 버스투어라면서 120원짜리 표를 내민다. 난 삼협 볼만큼 보았고 안간다고 했다. 내 밑 자리 좋은 인상의 시골아저씨는 결국 표를 샀다. 이창에 밤 10시 도착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삼협댐 버스투어가 생겨서 새벽 5시에 도착한단다. 슬슬 걱정이 밀려왔다. 새벽 5시, 여관가기도 그렇고 어떻게 하나? 결국 장강삼협크루즈 여행은 3박 4일 57시간의 긴 코스였다. 장강관광지도를 보면 티벳 곤륜산맥에서 시작된 물이 흘러흘러 지류가 합쳐져서 상하이까지 흐르는 6000여 킬로의 강의 일부를 나는 본 것이다. 장강은 흘러가고 나도 이렇게 흘러가고 내일일은 내일 생각하자.
* 041219(일) 여행24일차
(잠)
(식사) 점심 도시락 390원 (3원)
저녁 사발면 650원 (5원)
(입장,이동) 소삼협배 23,400원 (180원)
소삼협절 1040원 (8원)
(간식) 오랜지 2개 260원 (2원)
.............................................총 25,74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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