쑨원(중산)기념관 지도

 

1.

오늘은 쑨원기념관에 들렸다가 대학근처 피씨방에가서 블로그에 여행일기를 올리자. 지하철을 타고 기념관역에 내렸다. 광저우의 지하철은 유독 기념관 공원역이 많다. 어떤 이루지 못한 책임감일까? 공원 중간에 쑨원 동상이 있다. 한 외국인 가족이 사진을 찍고 있다. 중산기념관 안에는 다큐멘타리가 상영되고 있다. 이제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된 당시의 혁명가들의 인터뷰들이 나온다. 대강당 왼쪽으로 작은 전시관 건물이 있었다. 역사관이었다. 중산은 의대생이었다. 이곳 광주에서 개업한 적도 있었다 한다. 그때 사용한 의료기구가 전시되어 있다. 눈길을 끌었던 것은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1900년 광동무장봉기의 시작과 전개과정을 표현한 지도였다. 이어지는 화살표는 봉기의 확산을 말하고 있었다. 광동지역 전체가 얼마나 이 시기에 뜨거웠었는지가 보여졌다.

 

월수공원 입장표

 

2.

중산기념관 바로 뒤는 월수공원이었다. 상당히 큰 공원이다. 진해루라는 5층 누각은 광주 박물관으로 바뀌었단다. 보트를 타는 연못도 길게 이어진다. 정문으로 나오니 바로 월수공원 전철역이다. 전철을 타고 중산대학으로 갔다. 원래 이 대학의 이름은 국립광동대학이었는데 쑨원을 기념해서 그의 호인 중산대학이라 이름을 붙였단다. 캠퍼스는 조용하고 학구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 중앙잔디밭에는 외국인 학당 졸업사진을 찍는다. 왼쪽 문 앞에 있는 빵집, 여기도 카드 결제 시스템이다. 빵2개를 달라 했더니 어디가서 영수증을 끊어 오란다. 그냥 포기했다. 중국대학은 왜 이리 전산화가 잘되어 빵 하나 사먹기 힘든가?

 

3.

대학을 나와 맞은편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쇠고기,감자, 옥수수 철판과 밥 세트를 사먹었다. 김치대신 튜브 고추장을 밥과 비벼 먹었다. 골목으로 큰 시장이 형성되어있다. 온갖 단추, 옷에 붙이는 마크, 장신구시장 골목이다. 그 뒤로는 옷감 골목이다. 수 많은 지게꾼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다. 내가 찾고자 하는 피씨방이 있을 분위기가 아니다. 다시 전철을 타고 강을 건너 북쪽으로 와서 중심가 근처에서 내렸다. 백화점이 있고 극장이 10층이다. 올라가보니 청두에서 25원했던 개봉영화가 여기는 50원이다. 포기하고 어제 갔던 쇼핑가 쪽으로 걸어갔다. 건과류시장과 선물시장이 이어진다. 그제 바두었던 극장에 다시 갔다. 오늘 개봉한 주성치 감독 주연 할리우드 자본투자한 영화 공부를 보았다. 주성치 영화는 그냥 웃기지 만은 않는다. 묘한 서민적 감정을 자극해서 사람들을 푸근하게 만들어준다. 특별히 좌석 번호는 없었고 영어자막이 함께 나왔는데 이해되는 스토리라 그리 불편하지는 않았다.

 

35원에 보았던 주성치 영화 공부

 

4.

걸어서 숙소에 돌아오면서 사기참안열사 기념비를 찾았다. 사기는 내가 묵고 있는 시멘다오 섬을 말한다. 아편전쟁이 끝나고 곳곳에 치외법권지대가 형성되었다. 광주는 이 시멘다오 섬이었다. 시멘다오의 서부는 영국지대였고 동부는 프랑스 지대였다. 1925년 시멘다오와 홍콩에서 일하던 중국인 노동자 3만명이 광주에서 동맹파업을 일으켰다. 6월 23일은 6만명이 시멘다오섬으로 통하는 길을 행진했다. 영국 측에서 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해 52명이 죽고 많은 부상자가 나왔다. 그 이후 영국 파운드화와 영국 상품 불매 운동이 17개월이나 중국 전역에서 이어졌고 영국도 양보 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단다. 이 기념비는 내가 그제 지나쳐 온 곳에 있었다. 아주 볼 품없이 지나가는 통로 중간에 있는 한 구조물 정도였다. 인민대교에 설치해놓은 화려한 조명덕에 이탑은 더욱 어둡게 느껴졌다. 내일이면 이 혁명의 도시이자 돈의 도시인 광저우를 떠난다.

 

5.

숙소에 들어가니 중국계호주인과 프랑스인이 강변레스토랑에 간다고 같이 가잔다. 오늘도 하도 걸어 피곤해서 사양하고 샤워를 하고 머리를 말리고 있는데 한 폴란드 인이 들어온다. 직전에 밤에 벗고 있는 서양인과 인사 했는데 72살의 덴마크 할아버지였다. 폴란드 얘기가 나와 그 할아버지 말이 2차 대전때 폴란드인이 많이 죽고 그러면서 한국전쟁때 100만명이상의 민간인과 군인이 죽었고 덴마크에도 한국인 전쟁고아들이 많이 입양되었고 자기도 보았다고 한다. 프랑스인과 폴란드인은 폴란드 사람이 프랑스로 많이 와서 일하고 있고 등등의 대화를 한다. 덴마크 할아버지는 내가 가지고 있는 세계지도의 유럽을 가리키며 이렇게 작은 땅이란다. 유럽인이 3명이 모이니 같이 대화하기가 힘들다. 호주인과 일본인이 들어온다. 젊은 일본인은 베트남으로 출발했단다. 이 둘이 밖에 의자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는데 나가서 합석을 했다.

 

6.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중국계호주인은 중국어 책을 영어로 번역하는 일을 한단다. 호주에 산지는 25-30년이 되었고 가족들은 호주에 있단다. 내가 당신은 중국인이냐 호주인이냐 물으니 이도저도 아니란다. 내가 또 중국은 자본주의냐 사회주의냐 물으니 자본주의가 저만큼 높이 있단다. 내가 문화혁명에 관한 책을 흥미롭게 읽었다고 하니 중국사람들은 문화혁명은 커녕 천안문 사태가 무었인지도 모르고 파륜궁도 쑥 들어가 버렸가고 한다. 이 사람은 번역가이어서인지 그의 영어가 잘 들어온다. 같이 좀 더 대화했으면 좋았겠지만 8명이 묵는 도미토리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기는 싫다. 그냥 혼자서 홍콩 거리를 걷는 편이 낫다.

 

 

* 041223 여행28일차

 

(잠) 6500원 (50원)

(식사) 점심 2080원 (16원)

          저녁 빵 570원 (4.5원)

(입장) 쑨원기념관 1300원 (10원)

         월수공원 650원 (5원)

         영화 티켓 4550원 (35원)

(이동) 전철 4 6 5원 1950원 (15원)

(기타) 메추리알 260원 (2원)

          캔맥주 490원 (3.8원)

         물 260원 (2원)

        아주 단 열매절임 1300원 (10원)

.........................................................총 20,01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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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8 17:27 2004/12/2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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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거름
    2004/12/29 10:02 Delete Reply Permalink

    컴퓨터고치는 내가 블로그를 몰라 이제야 들러봅니다.. 이제 새로운 여행에 적응을 잘하시는 듯하네.부럽다. 이렇게 당신의 향기와 흔적을 볼 수 있어 좋습니다.. 가끔씩 들르리다...몸조심하시길..

  2. 자일리톨
    2004/12/29 17:45 Delete Reply Permalink

    혁명과 자본의 도시 "광저우"라... 역설적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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