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에서 충칭가는 고속버스표

 

1.

중국기침약을 먹어서인지 기침이 반으로 줄었다. 목사님은 한 달동안 중국의 세지역을 옮겨다녔는데 그때마다 감기에 걸린적도 있단다. 어제 훠궈 대접받은 걸 간단한 아침식사 대접으로 대신했다. 중요한 정보를 얻었다. 만두나 밥을 먹을때 김치가 없어 아쉬웠었는데 파오차이가 중국 김치란다. 그냥 무를 무치는 수준이지만 있으면 훨씬 좋다. 서로 전화번호를 주고 받고 헤어졌다.

 

2.

49번 버스를 타고 종점에내려 바로 옆 터미널에서 충칭행 고속버스를 탔다. 기차보다는 충칭가는 고속버스가 훨씬 빠르단다. 표의 내 좌석자리는 3번이었는데 타보니 어디가 3번인지 표시가 안되어 있다. 그냥 관례대로 맨 앞 오른쪽 자리에 앉았는데 운전기사가 내 표를 보더니 왼쪽 두 번째 자리로 가란다. 10시쯤 출발한 버스는 한 320키로를 달려 3시가 좀 넘어 충칭터미널에 도착했다. 그동안 다녀본 도시들은 거의 평지였는데 여기 충칭은 높은 언덕에 집들이 지어져 있다. 인구 3000만명이 넘는 중국의 직할시인 충칭은 2차 세계대전때 중국 공산당 대표부가 있었던 곳이라 한다.

 

3.

택시를 탔다. 지오탠먼 부두에 가자고 했다. 택시는 한 강가 건물입구에 내려준다. 이곳이 장강삼협크루즈타는 매표소인가? 생각보다 허름하다. 입구에 경비로 보이는 사람이 여기가 맞다고 나를 사무실로 안내한다. 아무리 봐도 사설 여행사다. 나중에 주변을 둘러보니 이곳은 이런 여행사들이 즐비하다. 이창까지 장강삼협크루스 승선료는 4명이 타고 시설이 좀 나은 2등석이 600원, 3등석 2층침대의 2층이 270원이란다. 고심하다 600원은 너무 비싼거 같이 3등석으로 하기로 했다. 침대가 8개라 하는데 좀 부담은 되지만 중국 사람과 어울릴 기회라고 생각하자. 소삼협과 사찰을 중간중간에 도는데 추가되는 총 비용이 300원이라 한다. 그건 타서 생각하기로 하고 거절했다. 잘한 일이었다.

 

 

충칭에서 이창까지 장강으로 가는 배표

 

4.

주변에서 밥을 먹고 강가를 둘러보았다. 호화로운 배부터 고기배같은 배까지 다양한 크기와 수준의 배가 여기저기 선착장에 있다. 대기소에서 기다리다 한 여행사 직원에게 인계되어 배에 올랐다. 내가 탄 배 이름은 강산 8호, 비교적 큰 배였고 시설도 좋아보였다. 내가 배정받은 방은 다행히 6명이 묵는 방이었다. 나는 한 20원 싼 2층 침대의 2층이었는데 이도 2층 침대에 누워서 창을 보면 강물도 보이고 전망이 더 좋다. 내가 처음에 가려했던 목적지인 웨양까지는 댐 건설과 겨울 물때때문에 가지 않는 것 같다. 작은 배들은 웨양까지 가는 모양인데 여하는 이창에 내려 다음 행선지로 가야 한다.

 

5.

중국에서 황하와 함께 2대 큰강인 장강. 양쯔강으로도 불리우는 장강은 수 많은 지류들이 모아져서 강을 이룬다한다. 삼국지의 영웅들은 이 장강을 무대로 지략을 펼치고 음모에 죽고 죽이고, 삶과 죽음의 갈림길이 이 장강에서 펼쳐졌다. 장강삼협크루즈의 출발지인 충칭강변은 수 많은 백열가로등이 해변을 따라 늘어서 있었다. 전기세는 많이 들겠지만 아무튼 멋지다. 고질적인 홍수 피해와 전기와 물을 얻기위해 어마어마한 규모로 건설하는 삼협댐이 2008년 완성되면 강의 수위가 150미터가 올라가고 수 십만 중국인의 터전이었던 집이 수몰된단다. 더구나 옛 중국 역사의 무대였던 거침없이 흐르던 삼협의 물줄기가 그 기세를 잃고 완만해진다 한다. 그때도 유람선은 다닌다 하지만 그 느낌은 없을 것이다.

 

6.

밤 8시, 강산 8호는 출발했다. 6인실인 내가 묵는 방은 선물꾸러미를 잔뜩 든 시골아저씨, 그리고 4명의 패키지 중국여행객들이다. 처음으로 중국인들과 같이 자게 되었다. 내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놀라면서 여기 한궈랜이 왔다며 옆방의 같은 일행에도 말한다. 중국인 특유의 이목구비가 뚜렸한 한 여자도 와서 인사했고 메모지에 자기 이름을 써주었다. 이름이 시웬보다. 큰배라 그런지 흔들리지도 않고 유유자적하며 물길을 헤쳐나간다. 배 뒤쪽 갑판에 나가 물살과 풍경을 바라보았다. 처음 인천에서 출발했을때의 그 풍경과 물살, 이 만큼 와서 또다른 풍경과 물살을 바라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7.

2층 침대는 내키에는 좀 좁은 길이다. 약간 몸을 대각선으로 누인다. 밤이 깊어간다. 장강의 물은 흐르고 나는 잠에 빠져든다.

 

* 041217(금) 여행 22일차

 

(잠)

(식사) 아침 1300원 (10원)

          점심 1720원 (14원)

(이동) 청두 시내버스 130원 (1원)

          청두-충칭 고속버스 13910원 (107원)

          충칭-터미널 택시 1690원 (13원)

          충칭-이창 장강페리3등석 35100원 (270원)

(간식) 라면 과자 1170원 (9원)

.......................................................총 55,02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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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8 13:49 2004/12/28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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