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7시반에 일어났다. 밖에는 비가 계속 내린다. 아침밥을 올리고 양파와 소세지를 썰어 스튜를 해먹었다. 침대에서 음악을 듣고 기다리는데 비가 계속 내린다. 10시쯤 하루 더 쉬기로 결정하고 숙박료를 지불했다.

 

2.

다시 침대로 가서 음악을 듣다가 한잠자고 나왔다. 티비를 보다 스파게티를 끓여먹고 밖으로 나갔다. 큰 쇼핑상가 한쪽에 서점이 있다. 이곳은 매장은 큰데 인문사회과학 책이 거의없이 베스트셀러과 잡지 중심으로 구성되어있다. 내가 가지고 다니며 아주 이따금 읽는 영국에 사는 일본작가 이시구로의 새 소설이 눈길을 끈다. 서른 한살인가 두살의 여성인 나가 주인공이다. 이책은 보급판인데도 이만 오천원정도하다. 한참을 만지다가 그냥 내려놓았다.

 

3.

그 옆에 있는 작은 책방은 달라이라마의 책들도 몇권보인다. 비가 계속 내린다. 슈퍼에 들르니 금요일 오후라 주말 먹을거리 사러 나온 사람들로 아주 붐빈다. 줄 서기 싫어 그냥 나와 ATM에서 돈을 뽑았다. 숙소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조금 비싸지만 한적한 슈퍼에서 작은 감자와 양파 꾸러미를 샀다. 숙소 올라가는 길 입구에 KFC가 있다. 치킨 두조각과 콜라캔을 주문했다. 금방 튀긴 치킨이라서 그런지 맛이있다. 그래도 두조각만 먹으면 느끼하다.

 

4.

숙소에 와서 티비를 보며 일기를 쓰다. 한 잉글랜드 남자가 크리켓에 열광한다. 크리켓 경기 규칙을 좀 파악했다. 게임은 지리해진다. 한 선수가 안죽어서 오래끈다. 저녁을 해먹어야 겠다. 부엌은 스위스 남아공 호주 아줌마들이 모여 왁자지껄하다. 밥과 감자볶음을 해먹었다. 밥을 먹고 다시 티비를 보러 갔다. 밤에는 무료하다. 책 볼 정도로 밝은 곳도 없고 바에가서 혼자 분위기 잡기도 그렇고 백인들과 계속 수다떨기에는 언어가 힘들고 티비앞이 제격이다. 네셔널 지오그래픽을 보는데 한 흑인이 들어와 프라스틱의자에 앉는다.

 

5.

백인 커플이 나가고 그 흑인에게 쇼파에 앉으라고 하니 괜찮단다. 티비에선 클럽대항전으로 리버풀과 모스크바간의 경기를 한다. 그 흑인 와인 한잔가지고 와서 쇼파에 앉는다. 나이는 50살이고 무슨민족인데 케이프타운에서 고등학교 영어선생님을 한단다. 70년대에 아프리칸스 언어강제도입때 10대였었는데 반대투쟁도 했단다. 만델라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는데 그는 자본주의자란다. 만델라는 그동안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으로 벌어지 흑백의 격차를 줄일 생각을 않는단다.

 

6.

리버풀의 흑인 스트라이커 시세가 운좋게 골을 연거루 넣는다. 이 흑인 선생님 골에 환호한다. 흑인 선수가 골을 넣었단다. 언어교육에 대해 물어보았다. 각 민족별로 자기 언어를 배운단다. 그런데 선생님은 도시마다 한명씩이란다. 케이프타운에 코사족 언어 선생님은 한 분이라서 이동수업을 한다는 얘기다. 밤이 깊어간다.

 

7.

방으로 들어왔다. 모처럼 2층 침대의 상층에서 자는데 책 음반등을 담은 비닐봉지들을 안치워놓았다. 자는 방에서 소리안나게 한쪽으로 옮기느라 진땀을 흘렸다. 자고있는데 새로온 아래층 커풀 남자가 들어오더니 내 자리 밑에서 킥킥대며 같이 잔다. 잠이 깼다.

 

 

 050826(금) 여행273일

 

(잠) 나이즈나 백페커스 도미토리 11200원 (70랜드)

(간식) 양파 감자 960원 (6랜드)

         치킨 두조각 콜라캔 3200원 (20랜드)

 

............................................... 총 15,360원 (96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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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05 21:16 2005/09/05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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