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8시 가까이 되어 일어나 세면을 하고 카운터에 갔다. 자전거를 빌릴 수 있는지 물었다. 그런데 길이 멀고 가파라 자전거로 올라가는건 힘들단다. 투어로 봉고차로 스와트베르크 산 정상까지 가서 거기서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면 된단다. 봉고차 5분뒤에 출발한단다. 아침도 못먹고 급히 옷을 갈아입고 봉고차를 탔다.

 

2.

농장들을 지나 캉고 동굴에 한 여성을 내려주고 산길을 봉고차는 올라간다. 패스 정상에 도착했다. 트레커는 나 혼자다. 자전거를 내리고 장갑과 핼맺을 썼다. 이곳은 1600미터의 높이이다. 왼쪽으로 붙어서 내려가란다. 오른쪽은 낭떠러지다. 왼쪽 브래이크는 뒷바퀴를 제어하고 오른쪽 브래이크는 앞바퀴란다. 내리막길에서는 뒷바퀴 브래이크를 잡아야한단다. 산내려갈때 까지는 봉고차로 뒤따르겠단다.

 

3.

산길은 아스팔트가 안되어 있어 상당히 거칠었다. 하여튼 내려가다 중간 내리다를 반복했다. 저기 농장에 타조들이 보인다. 이 타조사육은 식민지 역사와 함께 시작되었단다. 타조날개를 이용한 패션이 붐이었던 1880년대에는 이 사육장들은 호황이었단다. 이때 타조사육으로 돈좀 만진살마들이 근처에 페더 펠리스란 궁전을 세웠단다.

 

4.

아스팔트 길로 들어섰다. 봉고차의 백인은 엄지손가락을 세우더니 지나쳐간다. 생각보다 먼 자전거 트레킹 코스다. 드문드문 지나는 흑인들과 인사를 했다. 캉고 동굴로 가는 진입로에 도착했다. 오르막이라 자전거를 끌고 캉고 동굴에 도착했다. 어드밴쳐 코스를 선택했다. 10여명 남짓의 백인들과 나 그리고 흑인여성 가이드가 코스를 시작했다. 이 흑인여성 발음을 또박또박 하려고 애쓴다. 11시반에 출발한 어드밴쳐코스는 나중에는 동굴을 기어서 통과하고 좁은 굴로 들어가 3미터를 올라가기 까지 한다. 백인 할아버지가 땀을 흘리면서 괜찮다고 한다. 동굴탐험은 1시쯤 끝났다.

 

5.

배가 고프다. 아침도 안먹고 추운 산 정상에서 자전거를 타고 동굴 탐험까지 했다. 그런데 이곳 레스토랑은 당연히 비싸다. 저 밑에 보이는 식당이 좀 더 쌀거 같다. 다시 자전거를 탔다. 좀 가파른 내리막길이다. 스피드를 내고 싶은 욕망이 살짝 스쳐지나간다. 그런데 갑자기 가파른 오른쪽 내리막 커브길이 나온다. 오른쪽 커프길이라 오른쪽 앞바퀴 브래이크를 잡았는지 힘이 없어 판단력이 흐려지고 핸들이 흔들렸는지 하여튼 그 가파른 아스팔트 내리막길에서 중심을 못 잡고 앞으로 고꾸라졌다.

 

6.

겨우 몸을 수습하고 앉았다. 왼손바닥이 많이 까지고 오른쪽 광대뼈 부근도 까졌다. 이정도인줄 알았는데 왼쪽 다리 허벅지 쪽 바지가 패였다. 바지안을 보니 자전거의 어떤 부분에 패인거 같은데 소독해서 될 상처는 아니다. 어떻게 할까 하다 풀어진 자전거 체인을 다시 연결하고 터벅터벅 동굴 입구 건물로 다시 올라갔다. 카운터에 가서 흑인 남자에게 다쳤다고 말해 저쪽 방에서 응급치료를 했다. 병원에 가야한단다. 숙소에 전화를 부탁해 30분뒤에 트럭이 왔다. 숙소에 들러 여권과 돈을 들고 다시 트럭을 타고 이곳 공공병원으로 갔다.

 

7.

수속 절차를 밟고 대기실에서 대기했다. 들어오란다. 흑인아줌마 의사가 혈압을 잰다. 파더마더가 한국말로 뭐냐고 묻는다. 편하게 해준다. 내 차례가 왔다. 매인의사는 백인 남자다. 의료침대에 누워 허벅지 부근 붕대를 풀었다. 보더니 살점이 좀 손실되었고 두바늘 꿰메야 한단다. 하여튼 두바늘을 꿰메고 기다리니 흑인아줌마 의사가 와서 나머지 손바닥과 정강이뼈부근의 상처를 소독하고 붕대를 감아준다. 거즈와 붕대 약을 받았다. 1주일 뒤 월요일에 실밥 풀러 오란다. 돈을 치르러 카운터로 갔다. 396랜드가 나온다. 보험적용이 안되어서 인지 어떤지 6만3천여원이 나온것이다. 한국에서 떠날때 들었던 보험은 8개월이 지나 이미 끝났다. 그냥 괜찮겠지하며 잊어버렸는데 꼭 사고는 이렇게 난다.

 

8.

카운터에서 숙소에 전화를 해서 트럭이 온단다. 콜라캔하나를 뽑아먹고 기다리는데 저쪽에서 흑인여성이 와서 구걸을 한다. 3랜드를 줬다. 트럭이 왔다. 얼마나왔냐고 묻는다. 396랜드라 하니 놀란다. 이곳은 부자들이 가는 프라이빗병원도 아닌데 비싸단다. 숙소로 들어왔다. 세수하고 조심스레 발을 닦았다. 우선 식빵을 먹고 스파게티를 삶고 베이컨과 버섯를 구워 소스에 버무려 먹었다. 6시에 침대에 누웠다.

 

9.

이만하면 준수하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어쨌든 9개월 여행하면서 감기와 설사는 주기적으로 했지만 이런 사고는 처음이다. 오늘은 방에 여행자들이 많다. 음악을 듣다가 계속 잠을 청했다.

 

 

050828(일) 여행275일

 

(잠) 오츠혼 백페커스파라다이스 도미토리 10400원 (65랜드)

(이동) 패스 자전거 트레킹 24000원 (150랜드)

(입장) 캉고 동굴 어드밴쳐코스 9600원 (60랜드)

(간식) 콜라 720 (4.5랜드)

(기타) 그냥 줌 480원 (3랜드)

          병원 두바늘 꿰메고 약 붕대 63360원 (396랜드)

 

..............................................총 108,560원 (678.5랜드) 

  

 

급하게 자전거 투어를 신청했다. 봉고차로 스와트베르그 패스 정상까지 와서 자전거로 내려간다

숙소 봉고차

정상이라는 표시

남아공의 산세

돌산

내려가기 시작했다. 한쪽으로는 낭떠러지인 좀 위험한 코스다

저멀리 작은 마을이 보인다

중간중간 내려 사진을 찍었다



산 중턱의 휴지통

황량한 산세

저길로 죽 내려간다

황량한 산에 노란꽃이 산뜻하다

표지판이 잘 되어있다

타조농장

오랜만에 타는 자전거다

농장집

탐스러운 꽃나무

캉고 동굴까지 내려왔다. 파랑선을 통과하는 어드밴쳐코스를 선택했다

부시맨들의 공동체 모형

첫번째 동굴광장

수만년 수십만년의 흔적들

에이리언을 디자인한 기거가 생각난다

길이 좀더 좁아진다

아침도 안먹고 추운 산에서 내려왔는데 동굴을 기어야한다

저틈으로 들어가 3미터를 올라갔다

 

어드밴쳐 코스가 모두 끝났다

다시 밖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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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05 23:01 2005/09/05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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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막은
    2005/09/05 23:29 Delete Reply Permalink

    살짝이 아닌데요? 지금은 좀 어떤지...
    다시 여행자보험을 들 수는 없나요? 조심조심 다니세요.

  2. aibi
    2005/09/06 16:51 Delete Reply Permalink

    사막은)방금전 기대감에 부풀어 병원에 실밥뽑으러 갔었답니다. 한바늘을 쉽게 뽑았는데 두번째 바늘이 아직 안 아물었나봅니다. 5일 있다가 다시 오라네요.-_- 그래도 여긴 간호사들도 친절하고 돈도 일요일날에 계산하라고 안받았답니다. 어제는 계속 비가내리더니 오늘은 날씨가 맑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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