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버스에서 잠이 깨었는데 시계를 보니 새벽 3시다. 오줌이 마려워졌다. 언제 이 버스가 휴게소에 다시 들리는지 알 수가 없다. 10시 30분에 한 번 섰으면 3시간 터울인가, 그러면 4시 반인데 아직 한 시간 반이나 남았다. 현기증이 온다. 30분을 정신없이 참고 있는데 천만다행으로 3시 30분에 한 휴계소에 선다. 그 다음에 또 어떻게 잠이 들고 계림이 점점 가까워진다.

 

2.

버스는 계림 시골인 베낭족들에게 더 각광받는 양숴에 먼저 서는 거 같다. 분명히 모르겠고 날도 아직 새벽이라 그냥 계림에서 먼저 보고 양숴로 가기로 했다. 버스는 8시가 다 되어 계림에 도착했다. 직전에 빌려준 파카를 돌려받고 몇 마디 얘기를 나누었다. 이름이 장칭량이다. 내가 지도를 펴서 이렇게 가고 있다고 했다. 자기는 계림에 산단다. 버스에 내려 베낭을 매고 중국 여성 장칭량과 택시르 같이 타 내가 묵을 계림유스호스텔 부근에서 먼저 내렸다.

유스호스텔이 안보인다.호객하는 아줌마 둘이 온다. 내가 유스호스텔 간다 했더니 거긴 메이요(없다)란다. 먼 공사를 하는 중이란다.

 

3.

날씨가 쌀쌀하다. 다시 하루만에 봄 날씨인 홍콩에서 겨울로 왔다. 아줌마들이 허핑빈관이 100원이란다. 이 빈관은 성수기때 230원을 받는 괜찮은 빈관이라 소개되는데 겨울이라 할 인하나 보다. 그래 6일동안 대각선으로 잠자고 버스에서 다리도 못폈으니 편하게 좀 자보자. 체크인했다. 역시 시설이 깔끔하다. 중국도착 첫 날 180원인가에 묵었던 베이징 오도구 거리의 빈관이 생각난다.

 

4.

먼저 좀 자고 샤워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날씨가 추우니 어디 다니기가 싫어진다. 여기 사람들은 털모자들은 많이 쓴다. 추워도 볼 건 봐야지. 숙소 골목을 나오면 바로 계림 시내 중앙광장이 보인다. 중앙광장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쇼핑거리가 이어진다. 2원짜리 꼬치구이를 사먹었다. 느끼하지 않고 맛이있다. 다시 중국 물가로 왔다. 다리를 건너 치싱공원쪽으로 걸었다. 시계가 4시를 넘어간다. 공원은 내일 들어가자. 달콤한 계림식 떡을 하나 사먹고 골목으로 들어가 4개 1원인 중국 야체빵을 사먹었다. 더 걸어가니 좌판에 센베이 과자를 팔고 있다. 제일 좋아하는 직사각형 단 범벅을 샀다. 5원이라는 걸 3원어치만 달라 했다. 이 곳 골목식당에도 훠궈 비슷한 샤브샤브 요리를 먹는다. 내일 와서 먹어볼까? 다시 중심가 쇼핑센터로 와 둘러보았다. 스포츠바지를 하나 사야겠다. 여러군데 스포츠 매장을 돌다 중국 유명브랜드 인가 보다. 재질이 아주 부드러운 검정색 스포츠 바지다. 약간 폭이 있는 사이즈를 골랐다.

 

5.

여기도 한 접시에 고기반찬과 야체반찬을 몰아주는 백반집이 있다. 4원은 고기반찬 둘, 5원은 셋, 6원은 넷이다. 5원짜리를 시켜먹었다. 여긴 미역국도 떠먹을 수 있다. 오늘은 2004년의 마지막 날이다. 여기도 밤에는 베이징 왕푸징 거리처럼 홍등 노점이 이어진다. 노점의 물건을 구경하면서 죽 걸어가니 다리가 나오고 오른편으로 유리로 만든 집이 보인다. 그 옆에서 한 해를 마감하는 경극공연을 하고 있다. 공연장은 유리집 앞 섬이고 한 스무명 남짓한 동네 사람들이 구경을 하고 있다. 다리 왼쪽에는 유명한 8층 쌍동이 누각이 있다. 그 배경으로 다리 앞 작은 무대에서 소수민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역시 한해를 마감하는 의미인거 같다. 이 곳 먹거리 중에는 갖가지 야체를 냉초절임해서 꼬치에 끼워 1원에 파는 요리가 있다. 백김치라 보면 된다. 숙소앞에서 어머니와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매년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말하고 들은 것을 합치면 복에 겨울 것이다.

 

6.

숙소로 들어왔다. 12시가 다 되어간다. 난 스포츠 시청을 약간 광적으로 하는 편이다. 중국 스포츠체널에서는 NBA 다시보는 명승부전을 해준다. 98년인가 한참 내가 NBA에 열광하던 시기다. 그때 각 팀별 선수 사진집도 샀었드랬다. 마이클 조던의 시카코 불즈와 칼 말론의 유타 재즈의 경기다. 1,2 쿼터에서는 칼 말론의 몸놀림이 가볍다. 하지만 시카고는 큰 점수차는 허용하지 않는다. 마지막 4쿼터의 마지막 부저가 울리기 직전 조던이 해결사임이 증명된다. 유타재즈 후반전 야투성공율이 반으로 떨어졌다. 적지에서 시카고의 챔피언전 승리다. 조던은 스포츠 맨으로서 모든 걸 갖춘 인물이다. 체력, 기술, 정신력, 리더쉽, 팀웍, 안정적인 일상생활, 시원한마스크등 다시봐도 빼놓을 때가 없다. 난 그렇지 않을 뿐더러 그렇지 않다해서 주눅들거나 낙담하지 않는다. 너무 뒤떨어지지는 말고 막차를 타자. 2005년에도.

 

7.

그렇게 2005년이 찾아왔다. 시카고 팀이 우승의 휑가래를 치고 있다. 이젠 새해 맞이 러시안 집시카드를 볼 타임이다. 눈을 감았다. 그동안의 여정의 돌이켜본다. 가장 어린시절의 기억부터 흘러흘러 지금까지, 인천에서 출발한 여행이 흘러흘러 지금까지 두 가지 여행을 떠올렸다. 돌아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굿이다.

 

(러시안 집시카드) 2005년 1월 1일 0시 30분 앞으로의 여행을 생각하며

 

5. 장작(육체적인 건강)  양호한 건강상태

9. 꽃다발(행복) 돈을 버는 수단을 획득

41.고양이(숨겨진 위협) 모욕을 받았을때 위엄있게 감정을 숨겨라

21.산(위험) 불쾌한 일이 다가오나 피할 수는 있다

37.천사(수호천사가 보호한다) 천사의 힘이 올바른 길로 인도해 준다.

4.집(집안일,사업상의 문제) 바른 길만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 마지막카드

4.집 바른길만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 모든 일에 성공한다

42.저울(정의 균형) 당신의 행복은 당신의 결정에 달려있다 - 선이 악을 이긴다

43.가지(운명에 대처하는 방법) 일보전진 이보후퇴 저돌적인 돌진 절대금물

33.물고기(물질적,정신적 행운) 바다에서 얻게 되는 부

 

 

* 941231 (금) 여행36일차

 

(잠) 허핑빈관 13000원 (100원)

(식사) 저녁 백반 650원 (5원)

(이동) 택시 2600원 (20원)

(간식) 꼬치구이 260원 (2원)

         중국빵 130원 (1원)

        계림 떡 70원 (0.5원)

         사발면, 포테토침 (5원)

         계림식 무절임 130원 (1원)

(기타) 스포츠바지 19260원 (148원)

 

................................................. 총 36,73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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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09 01:13 2005/01/09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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