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행545일 흐림 비

 

일어나 아침먹고 - 몸 축늘어짐 - 한잠더자고 - 점심무렵 나와 - 넵스키대로 - 우산사고 - 뿌쉬킨동상 - 볼쇼이잘 예매 - 피의사원 - 네바강건너 - 순양함 오로라호 - 베드로 사원 성체 - 벳머리모양 등대 - 맥주한잔 - 카레이리 만남 - 대화 - 헤어져 돌아옴 - 넵스키대로 - 역근처 식당 - 슈퍼 도시락면 - 숙소 - 감기기운

 

 

2.

- 아침 9시에 밥먹으라고 깨워서 일어나는데 몸이 축축 늘어진다. 같은 방 유학생도 같은 증상이다. 이 뻬째르스부르크라는 도시 이름이 늪이라는 뜻을 담고 있단다. 이곳 뻬째르는 표도르1세의 야심찬 지시에 의해 세워진 계획도시란다. 1703년부터 도시가 건설되기 시작했다는데 전국 각지에서 건축노동자들이 소집되었고 돌등 건축재료를 세금으로 내는 제도도 도입했단다. 18세기 러시아작가 뿌쉬긴은 이곳을 배경으로 소설이나 산문을 썼는데 이 뻬째르를 빗대어 뼈위에 건설된 도시라는 표현을 썼단다. 실제 이 습한 늪지대 땅과 혹독한 기후조건 속에서 수천의 건설노동자들이 이질이나 콜레라로 죽어나가면서 세운 도시가 이곳이란다. 2차세계대전시 독일나찌군의 봉쇄시기에도 100만명의 병사와시민이 죽었단다. 이 하루에도 세번이 바뀌는 변덕스러운 날씨와 늪지대가 인간 내면의 심리를 포착하는 뿌쉬긴이나 도스트에프스키의 소설에 영향을 주었나보다. 이 두 작가의 책은 가지고는 있다. 

- 밥 먹고 한잠 더자고 점심무렵 일어났다. 이제 나가보자. 다시 넵스키대로로 접어들었다. 우산을 사야겠다. 지하도 작은 잡화가게에 가서 쟈드라 스부이쩨라고 인사하고 우산을 손으로 가리켰다. 제일싼게 250루블 한국 돈으로 8천원이 넘는다. 사야지 별수없다. 이 우산 튼튼하게 만들기는 했다. 대로 중간에 골목길로 들어서 걸으니 러시아미술관이 나오고 그 앞에 뿌쉬긴 동상이 있다. 저쪽으로 가면 뿌쉬긴 박물관이 있고 대로쪽에는 뿌쉬긴이 부인의 연적과의 결투뒤 총맞아 죽던날 아침에 레모네이드를 먹었다는 카페가 있단다. 그 카페 지금은 레모네이드 안판단다. 옆의 볼쇼이잘이라는 연주회장이 있다. 들어가 공연일정을 확인하는데 영어는 없다. 줄을 서서 겨우 내일 저녁하는 표를 예매했다.   

- 지도을 보면서 걸어 피의성당에 입장했다. 1881년 혁명그룹 인민의 의지파에 의해 폭탄테러로 그당시 황제가 이곳에서 중상을 입고 결국 사망했단다. 이 황제의 뜻을 기리는 성당이란다. 건물안 전체가 모자이크화로 덮여있다. 한쪽편에 푹 파인곳이 황제가 당한곳이다. 러시아는 외국인은 내국인의 몇배의 입장료를 내야한다. 비싼 입장료가 아까워 한참을 구경하고 나왔다. 강가로 나왔다. 네바강이 흐른다. 다리를 건넜다. 오른쪽 강가를 걸으니 러시아혁명의 신호탄을 쏘았던 순양함 오로라호가 보인다. 수천톤급의 야무진 배다. 지금은 박물관으로 죽 그곳에 정박해있다.

- 다시 걸어 베드로성당과 성체쪽으로 왔다. 표도르1세때 처음으로 세운게 이곳인데 지금 대대적인 보강공사를 하고있다. 베드로성당 맞은편에 현대조각인데 표도르1세의 앉은자세 동상이 있다. 이 동상 위엄있고 근엄한 스타일이 아니라 표도르1세가 세상을 관조하는듯 앉아있는 모습니다. 한 아줌마가 이 동상 무릎에 앉아 사진포즈를 취한다. 몇 분 계속 봤는데 아줌마들만 이 동상 무릎에 앉는다. 저 뒤쪽 성체는 만들자마자 정치감옥으로 쓰였단다. 고리끼 젊었을적 도스트에프스키 트로츠키등이 각각 다른시기에 이곳에서 감옥살이를 했단다.

- 다시 작은 다리를 건너 독특한 모양의 등대앞에서 비싼 생맥주 한잔을 마시고 걸어가는데 한 동양얼굴의 여성이 나를 보더니 반갑게 인사를 한다. 나도 인사를 하는데 자기 모스크바산다고 한국에 5개월 갔었다고 떠듬떠듬 한국말로 말한다. 러일전쟁시기에 강제 징용으로 끌려간 카레이스키의 후손인가 보다. 여자가 자기는 카레이리라고 하는거 같다. 한 노천카페 의자에 같이 앉았다. 맥주 한캔을 사서 주고 대화를 하는데 이 여성 나무젓가락 두개를 머리뒤에 비녀처럼 꼽고 있다. 계속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인상을 보인다.

- 이 카레이리 나이가 스물일곱인데 얼마전 40대 초반 한국농민과 결혼에 한국으로 왔단다. 강원도 모 지역에서 5개월을 사는데 남편과 같이 오토바이타다가 사고가 나서 남편이 크게 다쳤단다. 하여튼 다시 한국에 가고 싶어 하는데 그게 잘 안되나보다. 이 카레이리 한국농민 과 결혼하기전에 59살 러시아남자와 결혼했었단다. 그러다 헤어지고 한국농민 만나면서 이 얘기를 했는데 강원도농촌총각 상관없다고 말했단다. 계속 나에게 같이 다니자 내일 만나자고 도와달라는 뜻을 품어 말하는데 내가 그럴 처지가 아니다. 계속 미안하다고 말하고 헤어졌다.

- 다시 넵스키 대로를 따라 숙소쪽으로 걸었다. 먹는 문제가 스트레스다. 역근처에 가니 대중적인 식당하나가 보인다. 맨위의 90루블짜리 매뉴를 손으로 가리키니 고기빵에 밥을 떠서 전자랜지 돌리고 거기에 샐러드 추가해서 준다. 맛은 없는데 그나마 든든하기는 하다. 식당을 나와 걷는데 작은 상점에 팔도도시락사발면과 술안주용 멸치를 판다. 칼슘의 왕 멸치를 먹어봐야겠다. 숙소로 돌아왔다. 이 축축한 도시에 리듬이 깨졌는지 목이 잠기고 감기기운이 몰려온다. 요르단에서 여행자에게 받은 하나남은 조제한감기약을 입에 털어넣었다. 여기 책꽃이에 있는 20세기 세계사책을 펼쳐들었다.

 

 

 

3.

30루블 = 1000원  1달러 = 1000원

 

잠/ 30달러

입장/ 피의성당 170

식사/ 고기빵 밥 셀러드 세트 90

간식/ 맥주 120  도시락사발면3개 58  멸치 22

기타/ 우산 250

 

총 53700원 = 30달러 710루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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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01 16:42 2006/06/0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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