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1013(금)
- 노동. 오전은 상가 10층 옥상 방수작업을 위한 핀따기, 청소, 고소리 솔질, 각종나르기를 했다. 오후는 비슷한일로 옥상 물땡크위 방수작업 보조
- 오늘 문제가 생겼다. 지난 이틀 좀 더 힘들었고 어제 밤 평가와 술자리가 있어 두시간 밖에 못잤다. 일을 하는데 허리에 힘이 안들어간다. 허리 구부리고 청소를 한참하다 펴는데 허리가 아프고 안펴진다. 사장도 같이 있는데 눈치없는 이씨아저씨 재 허리 못펴는거좀 봐라고 얘기한다. 그냥 키가 커서 그런거라고 대답했다. 몸이 힘드니 시키는 일에 대한 파악력 순발력도 떨어진다.
- 안산팀 둘은 오늘까지만 일하기로 했나보다. 어제 사장과 사장의 형 노씨아저씨와 봉고차를 타고 오는데 안산팀 미장이에 대해 일이 의욕이 없다는 평가가 나왔었다. 예상보다 일감이 줄어든 상황에서 이들이 1차 정리대상이 된 것이다. 안산팀 형제중 동생 어두운 얼굴로 옥상에 올라와 사장과 얘기하고 간다.
- 3시반 참시간이다. 옥상 물땡크위에서 미장사장과 수원팀 미장이 두분과 막걸리 한잔하면서 대화를 했다. 노태우때가 가장 건설경기가 호황이었던 시기란다. 그때 일산 분당등 5개 신도시 건설계획이 나왔단다. 문제는 이 어마어마한 규모의 건설사업을 동시에 하느라 사람이 모자르고 작업의 질이 떨어지고 그때부터 중국 건설노동자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단다. 아저씨들 머잖아 중국인노동자들이 이 곳을 다 차지할 거라며 불안한 속내를 드러낸다. 차기 대통령감은 이명박으로 통일이다.
- 힘든 하루를 마치고 봉고차로 오산으로 왔다. 사장 같이 저녁먹고 가란다. 먹고 소주몇잔하고 헤어지는데 사장이 말한다. 내일까지 일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란다.
- 어제 7만원으로 맞춰달라. 덜 준돈 달라고 할때 앞으로 열흘 남짓이라고 했는데 이건 더 일찍 잘리는 거다. 어제 체불임금달라고 한것과 오늘 내 몸 상태 안좋은 것이 고용에 영향을 준 것이다. 어짜피 그사장 사람이 좋든아니든 사장이라는 위치에서 머리를 굴린다. 함께 잠 잘 때 내년까지 함께 하자고 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그게 내일까지다.
- 터벅터벅 센터로 걸어왔다. 약국에서 붙이는 파스를 사서 허리 양쪽에 붙였다.
061014(토)
- 노동. 오전 상가 옥상 방수작업 보조, 각 층 난간 에어컨 놓을 씨레기 자리 방수작업을 위한 레미콘 섞기, 양동이 담아 나르기 10층부터 6층까지. 오후 5층부터 2층까지 방수작업보조와 크랙난 것 보충 솔질작업 함.
- 수원35년미장경력 아저씨에게 오늘까지 한다고 말했다. 아저씨말 이쪽일 이런게 더러운 일이란다. 점심시간 막걸리 한잔 따라주며 이 일 하지말고 그전에 하던일 하란다.
- 일 마치고 봉고차타고 다른 분들에게 작별인사했다. 사장 미안하단다. 그리고 전화하겠단다. 그리고 이 일 하지마란다.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사장은 사장이다. 센터로 걸어오는데 기분이 꿀꿀하다. 길거리에서 순대와 떡볶이를 사먹었다.
- 요즘밤은 동네 돌아다니기 좋은 날씨다. 한참을 걷다가 음료수 하나 사서 가게앞 플라스틱의자에 앉아 가을하늘을 쳐다본다.
061015(일)
- 긴장이 풀려 그런지 몸 이곳저곳이 통증을 호소한다.
- 센터가 주최하는 이주노동자와 지역민을 위한 문화제를 한다. 꽃다지도 온다. 일찍가서 행사준비를 했다. 문화제가 시작되었다. 사진과 비디오를 번갈아 찍었다. 문화제가 끝났다. 일산으로 올라갔다.
061016(월)
- 어머니는 당일 관광으로 오대산 소금강가고 나는 일산아파트에 누워서 보냈다.
061017(화)
- 아침 빨래 다림질을 해 배낭에 넣고 집을 나와 노뉴단에 갔다. 노동영화제 준비를 하고 저녁에는 담궈놓은 매실주를 먹었다. 다들 가고 사무실에서 잠을 자는데 모기가 달라 붙어 잠을 설쳤다.
061018(수)
- 낙성대에서 전철로 수원으로 가서 화성가는 버스를 탔다. 화성이란 명칭은 잘 안쓰나보다. 운전수 아저씨 남양이란다. 상가거리 둘러보고 다시 버스 두 번타고 제부도 입구까지 왔다. 지금 한시가 넘었는데 밀물때라 4시까지는 섬으로 못들어간단다. 입구에 000와이키키라는 해수탕에 들어갔다. 오른쪽 가슴 겨드랑이쪽 근육통이 안풀린다. 각종 해수온탕에 몸을 담궜다.
- 수원으로 돌아올때 퇴근길이라 차가 막힌다. 센터로 내려왔다.
061019(목)
- 좀 늦게 일어났다. 근육통은 여전하다. 오산도서관으로 가서 일반열람실에 들어갔다. 각종 시험준비하는 사람들이 죽도록 공부를 하고 있다. 책을 읽는데 눈이 감긴다. 오늘 걷기 좋은 날씨다. 북쪽으로 죽 걸었다. 아파트 촌을 지나 고속국도를 지나 작은길로 논두렁을 지나 공사용도로를 지나 다시 오산쪽으로 걸어왔다. 가을향기를 살짝 느낀다. 배가 고파 보이는 중국집에서 볶음밥을 사먹었다. 오산으로 들어와 시장 둘러보고 목욕탕으로 갔다. 수면실에서 좀 자고 탕에서 몸 풀고 나와 센터 부근 슈퍼의자에서 가을하늘 바라보다가 들어왔다.
***
- 6주정도 경과했다. 실제로는 일한지 한달이 된다. 석달중 3분의 1인 초반부가 흐른 것이다. 초기 적응과정이었다.
- 그간 적응해오던 00신도시 상가 미장보조일이 끝났다. 앞으로 노동영화제가 끝나는 11월 중순까지는 주5일(화~토) 건설용역사무실에 나간다. 그 이후는 월급제 공장에 나간다.
- 그동안 무작정 열심히 일을해서 근육통을 얻었다. 앞으로는 요령있게 일을 한다. 이번주는 몸을 추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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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dity
2006/10/20 17:37 Delete Reply Permalink
그 요령이라는게 참으로 요령부득인것이라 몸으로 체득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을 요할게다. 어쨌든 쉬는 동안에도 계속 몸을 움직이며 쉬는게 그나마 좀 낫지 않을까싶다. 암튼 몸 잘 추스리고 아프지 말어라~~^^
aibi
2006/10/20 20:20 Delete Reply Permalink
nudity/네말대로 앞으로 얼마나 요령있게 일을 할수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건설미장보조일 이건 절대 막노동이 아니다는 생각이다. 안그래도 오늘 시원한 가을공기 마시며 오산 개천가 산책로를 죽 걸었다.
노동
2006/10/24 00:53 Delete Reply Permalink
힘들었습니다. 잘리는 것이 매일인 일용공의 힘듬을 공감하며
다른 일자리를 또 어디에서 구할지
선택할수 있는 자유가 있어서 좋겠습니다.
자유인으로 살기는 쉽지 않은데 너무 아름다운 님의 걷는 모습이 ! 세상의 평화를 온몸에 안고 걷는모습
노동자의 고뇌를 안고 살아가는 우리들이 노동의 여유를 차자나서고 싶은데 정일님이 대표로 누리고 있어요
nudity
2006/11/30 12:05 Delete Reply Permalink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 연락 좀 하시게~~^^
꽃초롱
2006/12/18 21:58 Delete Reply Permalink
aiby/뉘시온가 몹시 궁금 했었는데 오늘에서야 님의 글에 답글을 남길 수 있어 다행입니다..요즘 뭐 하시느라 꼼짝을 안으시는지 ?nudity/말씀대로 연락좀 주세요.
nudity
2007/01/01 08:09 Delete Reply Permalink
여전히 두문불출이구만...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하니 별 일이야 있겠냐만은 그래도 너무 그리 무심하게 지내진 마시게나~~
어쨌든 또 한 해 지나갔고 새로운 한 해가 시작했으니 소망하는 모든 것 다 이루시게나~~^^
뻐꾸기
2007/02/21 02:20 Delete Reply Permalink
아직 안 돌아오셨네요. 오랜만에 와 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