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랑 원룸 방에서 마당을 찍었다

 

1.

아직 배의 컨디션이 제대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더이상 미적거릴 수는 없다. 오늘 앙크로 티켓을 끊자. 내일부터 7주일이 계산되지만 덤으로 오늘 5시이후에 들어갈 수 있다. 캠랑이 빌려준 사진기로 사진도 찍어보자. 여행 초반인 베이징에서 잃어버렸으니 2달 넘어 잡아보는 카메라다. 오전에는 축구를 보고 남아있는날들 영어소설을 읽었다. 아이구 힘들다. 옆집들과 2층의 캄보디아 사람들은 나와서 마루나 그물침대에서 낮시간을 보낸다. 그들의 사적공간에 내가 들어온거 같아 조심스럽다. 그들도 나를 조용히 지켜볼 뿐이다. 사워을 하고 나오니 캠랑이 들어온다. 오늘 같이 점심먹기로 했었다.센트럴부근 시장안 넓은 식당으로 갔다. 캄보디아식 크메르 식사다. 고기구이와 전과 야체와 야체국이 나온다.


크메르식 정식. 밥만 좀 찰지었으면 좋겠네

 


캄보디아 친구 캠랑. 나이는 서른. 옷입는 폼이 아주 깔끔하다. 나도 돌아가면 저렇게 입고 다녀야겠다. 낵타이는 빼고

 

2.

그럭저럭 먹을 만 하다. 열대라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음식이 닝닝하다. 우리음식이 강한맛과 부드러운맛의 조화와 깊이가 있다. 이래서 외국나가면 애국자가 된다는 말이 나오는 거 같다. 애국자란 말, 뭐 다른 거 없나? 지역 자랑꾼? 고장 도우미? 고향 예찬론자? 향토불이? 모르겠다. 오늘 원래 캠랑에서 옷사러 같이 가자고 했었다. 아무래도 현지인이 있으면 바가지를 덜 씌울것이다. 캠랑은 옷입는 폼이 아주 깔끔하다. 엽기 여행자중에는 일본인이 많은데 양복을 입고 배낭여행하는 친구도 있다한다. 왜 그렇게 하고 다니냐 물으니 그냥 컨셉이라고 대답했단다. 올드 마켓 거리에 가서 아디다스 짜가 바지를 샀다. 검은색 반바지인데 아디다스의 삼선이 거칠게 옆 주름에 있다. 3불이란다. 앙크로 알파벳이 앞뒤로 도안되어있는 회색 반팔티 하나 샀다.

 

3.

숙소에 와서 자전거를 빌렸다. 한참 더울때다. 에어콘 되는 인터넷 룸에가서 한시간 하고 자전거를 타고 북쪽으로 향했다. 3시반쯤 티켓 끊는 곳에 도착했다. 그런데 내일 표는 5시에 발급한단다. 너무 일찍왔다. 여긴 쉴곳도 없는데. 다시 자전거를 타고 나와 좁은 옆길로 들어갔다. 어린 두 자매가 대나무주스를 팔고 있다. 자매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한다. 웃는 모습이 둘다 이쁘다. 장사도 아주 잘한다.   

 

4.

있을만큼 있었는데 시간이 남는다. 작은 오랜지 주스하나 더 먹었다. 자매에게 얼마냐 하니 다른 여자아이가 투 달러라 외친다. 자매 놀랜다. 내가 2000리알이냐고 하니 그렇단다. 잔돈을 꺼내고 있는데 1500만 받는다. 아이들이라 끝까지 장사꾼은 아니다. 동생이름이 몸이다. 자매와 인사를 하고 나와 뒤쪽 공원의자에서 앉아서 주변을 쳐다보았다.


5시 입장을 기다리며 공원에서 한장

 

5.

시간이 거진되었다. 다시 자전거를 타고 매표소로 가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캄보디아인은 무료다. 90프로가 서양인들이다. 3일이상 티켓에는 사진이 붙어있다. 무료로 사진을 찍어준다. 그동안의 여행지중 최고비싼 입장료다. 하루 20달러, 3일 40달러, 7일 60달러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3일짜리를 신청한다. 나는 일주일 티켓을 신청했다. 5달러짜리 12장을 냈다. 몇 분 안걸려 코팅된 입장권을 준다. 여기서 3-4키로만 가면 앙크로와트에 도착한다. 티켓 검사를 받고 패달을 밟았다. 오토바이와 뚝뚝이들이 요란하게 앞서간다.


앙코르와트는 씨엡림에서 7키로 거리다. 자전거를 달린다. 저기 앙코르와트가 보인다

 

6.

직선도로가 끝나고 양갈래 길이 나온다. 앞은 앙크로와트를 둘러싼 긴 호수다. 왼쪽이 앙크로 와트다. 서서히 앙크로와트 입구의 모습이 보인다. 내가 헌책방에서 계속 사모으고 있었던 도베여행잡지에서 보았던 그곳이 이제 가까워진다. 앙크로 와트는 사원의 도시라는 뜻이란다. 12세기 수리아비트만 2세가 힌두교의 3대 신중의 하나인 비슈누 신을 모신 사원이다. 좀더 가면 나오는 앙크로 돔보다 100년 가까이 빨리 지어졌지만 규모도 크고 가장 웅장하다. 수리아비트만 2세는 자기 삼촌으로 부터 왕위를 뺏었단다. 자기 정당성에 대한 컴플랙스를 대형 사원의 건립으로 보상받고자 한거 같다. 이곳에 모신 비슈누 신과 자기를 동일시 하고 있다.  

 

7.

마지막 5개의 탑은 세번의 담으로 둘러싸여 있다. 탑은 흰두의 성산인 수미산을 표현하고 있다. 앙크로 와트는 다른 사원들과 달리 방향이 서향이다. 이곳이 묘지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한다. 따라서 오전에는 사진이 역광이되고 오후 늦게 찍는게 가장 좋단다. 앙크로 와트 벽에 새겨지는 빛의 윤곽이 신비감을 더한다. 오늘은 시간이 없으니 직선으로 탑까지 가자.


사자의 앞발이 늠름하다. 자전거를 맞은편 나무에 세워두고 앙크로 입구로 걸어 올라가다

 

 


물쪽을 지킨다. 자세가 잘 잡혀있다


호수를 건넌다. 탑으로 가기위한 3개의 문중 첫번째 문이다


앙크로 입구를 지키는 용뱀 뱀용? 짐승의 얼굴이 좀 사나워보인다


앙크로와트는 서향 방향으로 지어져있다. 일몰부렵이 사진발이 가장 좋단다


사원에 새겨지는 빛의 조화

 


세개의 담중 첫번째 담


태양이 지고 있다


두개의 작은 호수앞에서 앙크로와트 탑이 비친다. 사진들을 찍는 위치다

 

8.

첫번째 문을 통과하니 다시 넓은 공간이 나오고 좌 우측으로 작은 호수 두개가 보인다. 새벽에 앙크로 탑 뒤로 떠오르는 일출을 보는 곳이다. 두 번째 담 입구도 사자등 수호동물들이 지키고 있다. 두 번째 담의 바깥쪽 복도 사방으로 흰두의 사상과 크메르의 역사를 표현한 긴 벽화들이 그려져있다. 이건 내일보자. 이 벽의 그림 내용을 이해하고 느끼는 것이 앙크로 와트의 하이라이트이다. 중간 계단으로 계속 올라갔다. 세번째 문앞까지 왔다. 마지막 세번째 문은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야 있다. 저 위는 신들의 공간이란다. 계단은 70도 정도 경사고 폭도 발치수의 3분의 2정도 될까? 신들의 공간에 두발로 뻣뻣이 올수 없다. 네발로 기어서 오라는 의미이다. 저 위에 다섯개의 탑이 있다.

 

9.

늦었다고 계단을 오르지 못하게 하고 있다. 앞으로 시간은 많다. 흰두 여신들을 찍었다. 이름이 압사라 여신인가? 날이 어둑해졌다. 먼저 올라간 세번째 문 주변의 사람들도 조심해서 계단을 내려온다. 이제 돌아가야 한다. 다시 자전거를 탔을때 이미 날이 어두워졌다. 돌아가는 대형버스, 봉고, 뚝뚝이 오토바이, 그냥 오토바이 소리들이 요란하다. 자전거는 별로 없다. 걷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여긴 걷기에는 좀 멀다. 숙소로 돌아왔다.

 

10.

샤워를 하고 다시 나가 중국식당에서 해물볶음면을 먹었다. 그리고 오늘찍은 사진을 피씨방에서 블로그에 올렸다. 아 너무 느리다. 그래도 그날 바로 올릴 수 있다는게 어딘가?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내일은 5시에 일어나 앙크로 와트로가 일출을 본다. 캠랑이 깨워준단다. 일찍 침대에 누웠다. 오늘 앙크로와 인사를 하고 돌아왔다.

 

 

* 050216 (수) 여행 83일차

 

(잠) 캄보디아 인 캠랑 원룸 3150원 (3불)

(식사) 점심 크메스정식 생선구이, 야체(국) 전 4500원 (4.25달러)

          저녁 중국 해물볶음면 2100원 (2달러)

(입장) 앙크로 7일 입장 티켓 63000원 (60달러)

(이동) 자전거 반나절 대여 550원 (0.5달러)

(간식) 물 250원 (1000리알)

         대나무주스등 380원 (1500)

 (기타) 인터넷 3300원 (3.15달러)

           아디다스 짜가 바지 3150원 (3달러)

           반팔티 1250원 (5000리알)

 

.............................................................. 총 81,630원 

 

 




두 번째 담 입구를 지키는 사자


두 번째 담의 모습이다. 담 바깥쪽 벽에 앙크로의 하이라이트인 그림들이 길게 그려져있다


그림들이 그려져 있는 복도 중간이다


세번째 문으로 올라간다


흰두의 여신들. 허리선이 날렵하다


앞의 여섯중 가장 마음에 드는 얼굴이다. 얼굴 표정들이 다르다


마지막 세번째 문이다. 이 안에 탑이 모셔져 있다. 이곳은 신들의 공간이다. 계단은 위험할 정도로 가파르고 좁다.


저녁 노을이 졌다

 

 


다시 돌아가는 길. 말을 한마리 풀어놓았다


밤이 되었다


앙크로 안에서 첫번째 관문을 찍었다


호수로 나왔다. 이제 자전거로 돌아가자

 

캠랑의 방. 위에 새를 기른다. 복을 부른단다. 밤에 잘때 새 소리가 들린다. 알람소리가 아닌 진짜 작은 새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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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05 00:48 2005/03/05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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