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 저녁 차가운 맥주를 연신 들이켰더니 배탈이 났다. 밤새 화장실에 몇 번을 갔을까? 아침에 힘없이 일어나니 이 친구 죽과 약 그리고 일제 전기 포트를 꽂아놓고 출근한다. 안되겠다. 오늘은 쉬자. 아리랑 티비에서 브레뜨네스인가 내가 못본 한국드라마를 해준다. 총명하지만 대학못가고 가난한 고아 남자와 부자집딸의 로맨스다.  부자집 딸에게는 의사동네오빠가 있다. 상투적이지만 극의 긴장감차원에서는 계속 울궈먹는 설정이다.  다른 체널에는 영국프로축구 아트사커 앙리의 아스날과 신성 루니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빅경기를 한다. 아스날은 섬세하고 맨유는 파워가 느껴진다. 둘 다 빠르고 폭팔적이다.  관중들의 욕구에 충분히 부흥한다. 대리 만족일지라도... . 이를 안보고 지나칠 수 없다.  12시가 되어간다.

 

2.

빨래를 해 볼까? 화장실의 녹색 고무통에 빨래를 넣고 하이타이를 뿌린다면 첨벙첨벙 밟아주었다. 행궈서 바깥 빨래줄에 널었다. 몇 시간 안으로 마를거 같다.  나가서 인터넷을 한시간 남짓했다. 슈퍼와 함께있는 패스트 푸드점에서 피자 한 조각 사먹은 다음 에어컨 확실한 다른 피씨방에서 시간을 보냈다. 해가 저물어 간다. 캠랑이 와서 같이 저녁 먹으러 나갔다. 여긴 고기 부폐집이다.

 

3.

일인당 2.5불이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골고루 있다. 고기와 야체전골이 함께 붙어있는 전골판을 숫불위에 놓는다. 소고기를 위주로 실컷 먹었다. 먹고 나와 한바퀴 드라이브 한다음 캠랑이 가자고 하는 곳에 갔다. 일본 레스토랑이다.  음료를 마시러 가자는 줄 알았는데 계속 계단을 올라오란다. 5층 꼭데기층에 노천 욕탕을 꾸며놓았다. 여길 좋아한단다. 1인당 2불이다. 열탕 밖에 없어 몸의 열기를 식힐 수 없어 좀 아쉽기는 하다. 하지만 옷벗고 하늘에  별과 달을 쳐다보며 욕탕에 앉아있으니 좋다.

 

4.

30분정도 지났을까? 두 남자가 욕탕으로 들어온다. 한명은 서양인이고 한명은 캄보디아인으로 보인다. 난 발만 담그고 있는데 몸 전체를 담근 두 남자가 1미터 옆에서 날 쳐다본다. 간단히 인사를 나누었다. 프랑스 남자다. 라오스에서 일을 한단다. 캄보디아도 일하러 왔단다. 물밑을 보니 날 빤히 쳐다보며 말하면서 그 둘이 서로 짙은 스킨쉽을 나누고 있다. 스킨쉽이야 내가 신경쓸일이 아니지만 순간 드는 생각은 내가  혹시 이런 정체성의 욕탕에 와있는건 아닌가하는 것이었다. 혹시 캠랑도? 내 기준엔 그의 약간 오바하기도 하는 친절이 이런거때문에? 난 동성애자 이성애자 양성애자 상관없이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나면 더 흥미로울거 같다. 하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답변을 준비했다. 캠랑 널 좋아해 하지만 난 여자를 사랑해... .

 

5.

일단 이 자리를 좀 비켜나야겠다. 사랑하는데 어찌하겠는가. 씨유, 다시보자고 말하고 옥상 욕탕을 나와 맞은편 샤워실에서 찬물을 끼얻고 한증막에 한 20초 들어갔다. 다시 욕탕으로 가는데 그 남자 둘 샤워실로 이동한다.  목욕탕에서 일하는 남자과 캠랑에게도 이사실이 인지되었나 보다. 캠랑이 그 둘 보았나고 나에게 묻는다. 음 봤지. 인사도 나누었는걸. 여기가 그런데는 아닌가 보다.  욕탕 턱에 누웠다. 별이 촘촘히 보인다. 캠랑에게 말했다. 여기서 재일 가까운 별이 얼마만큼 떨어져있는지 아니? 1초에 30만 킬로미터의 빛의 속도로 3년은 가야돼. 아무래도 짧은 영어라 이해를 못시킨거 같다. 내가 동양인이라 동양인 캠랑의 영어는 더 못알아 듣겠다. 

 

6.

일본식 목욕탕을 나왔다. 다 좋은데 냉탕이 없다. 여기서 온탕은 불에 기름끼얻는 격이다. 나와 과일주스를 마시러갔다. 캠랑은 먼저 방에 들어가고 인터넷을 1시간 하고 들어갔다. 캠랑은 새벽이 일어나야해서 11시가 넘으면 자야한다. 티비를 켜고 패션채널의 패션쇼를 보다 잠이 들었다.

 

 

* 050215 (화) 여행 82일차

 

(잠) 캄보디아 인 캠랑 원룸 3150원 (3불)

(식사) 점심 패스트푸드 피자 한조각 1600원 (1.5불)

          저녁 고기부폐, 콜라 6300원 (6달러)

 (기타) 인터넷 2250원 (9000리알)

 

.............................................................. 총 13,3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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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04 01:01 2005/03/04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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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kuffs
    2005/03/02 10:28 Delete Reply Permalink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어느새 태국으로 건너가셨군요^^. 혹시 태국 언론에 우리나라에 왔던 이주노동자들한테서 집단 발생했던 노말헥산에 의한 말초신경병증에 대한 기사가 실렸을까요?

  2. aibi
    2005/03/02 20:11 Delete Reply Permalink

    kuffs)제가 다 고마울 따름이죠. 이주노동에 대해서는 씨엡립에서 캠랑을 만나면서 그가 한국에서 일하고 싶고 돈 벌어 여행사차리고 싶다는 열망을 읽었을때 생각이 되더군요. 한국 온다고 다 돈버는지 아니? 다치는 사람이 아주 많아. 네 가족들이 더 행복해보이더라. 그냥 좀 말리는 수준의 내 몇마디 말이 그의 열망을 어찌하기에는... . 노말헥산이라. 음. 제가 좀 싼 방에 묵는지라 티비가 없어 뉴스를 못보고 있네요. 태국어는 거의 상형문자 수준이라 싸왓디 캅, 컵쿤 캅 겨우하는 나로서는... 주절 주절... .^_^

  3. rivermi
    2005/03/04 01:08 Delete Reply Permalink

    요즘엔 답글도 잘 달아주시네요~
    여전히 건강하시죠?

  4. 고양이
    2005/03/04 14:02 Delete Reply Permalink

    우와~ 기대되는 군요. 내가 아는 이가 찍은 히말라야 사진을 볼 수 있다니... 글고 할 일이 많아지니 나도 훌쩍 떠나고 싶구만. 물론 난 그런 잠수병이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서도.^^*

  5. 응암동
    2005/03/05 00:37 Delete Reply Permalink

    나야나...여기 인기좋네..
    가끔씩 왔다간다..
    나중에 재미있는 얘기 많이 해주길..

  6. aibi
    2005/03/05 00:54 Delete Reply Permalink

    rivermi)제가 뭐 통뼈겠어요? 초반에 좀 뻣뻣하게 군걸 반성하며 고마븐마음 하나로 답글 올리고 있답니당.^_^ 여행은 사람을 그리워 하게 해주는거 같아요.
    고양이)볼 수 있게 될지는 이 카메라의 운명이 어디까지인지는 나도 모르지요. 고양이님은 잠수병 보균자시군요. 병을 달고 다니네요.^^
    응암동)정이로군. 이거 불공평하군. 그대도 사생활을 밝혀줘야지. 나중은 나중이고. 방콕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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