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행506일 흐림 비

 

8시 일어나 - 날씨 흐림 - 침대 조금짧다 - 샤워하고 밥해먹고 - 스페인여성과 인사 - 같이 커피마심 - 산림보호원 - 이슬람 사원입장 - 이슬람아저씨들 - 탑위에서 보는 전망 - 강가 레스토랑 - 이런저런 대화 - 터키식집 - 독일 여행자들 - 돌아오면서 인터넷 - 숙소

 

 

2.

- 오늘은 날씨가 흐리다. 며칠 주기로 흐리다 맑음을 반복하는 이곳의 봄날씨다. 쇼파와 침대 중간쯤 되는 매트리스가 조금 짧아 대각선으로 자고 일어났다. 샤워하고 밥을 먹는데 한 백인여성과 인사를 했다. 안쪽에도 대여하는 방이 있나보다. 스페인에서 태어나고 영국런던에 산다는 여성이다. 같이 커피마시러 나가기로 했다.

- 카푸치노를 마시며 대화를 했다. 산림보호하는 영국단체소속인데 보스니아 북쪽 산간마을에 파견나왔단다. 마을 주민이 4천명정도 되는데 이 사람들 인터뷰와 생활실태조사를 주로 한단다. 내가 작은 잡지 만들었었다고 하니 무슨 잡지냔다. 좌파 성향의 잡지라는걸 말하기 위해 레프트윙이라고 말했는데 그 프와 트 발음이 어색한가보다. 물론 중학교때 프발음 배웠었던 기억이 난다. 몇번을 입 윗천장으로 공기를 몰다가 윗입술쪽으로 가늘게 내뿜는 프발음을 따라했다. 이 산림보호원 자기도 레프트윙이란다.

- 이 산림보호원과 길을 나서 한 이슬람 사원에 입장했다. 높은 미나레 탑에 올라갔다. 모르타르 동네가 한눈에 보인다. 내려와서 담당직원에게 이슬람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자기 아버지가 이 사원사제란다. 이 남자의 설명의 요지는 이슬람은 평화의 종교라는 얘기다. 오사마 빈라덴은 이슬람이 아니란다. 사원앞 씻는곳에서 무슬림 아저씨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슬람은 지금 유럽에게 가장 빠르게 신도수가 늘어가는 종교다. 이게 다 늘어나는 이민자들 때문인가. 아니면 콧대높은 백인들이 알라의 말씀을 이제서야 느끼는 것일까.

- 강가 전망좋은 레스토랑에서 나는 밥을 먹은지 얼마안되어 스프와 맥주를 마시고 산림보호원은 보스니아 음식을 시켰다. 내가 자료를 읽고 있는데 무슨 내용이냔다. 그냥 들뢰즈와 논쟁을 하는 글이라고 했더니 한참을 들뢰즈 발음을 하다가 알아들었나보다. 자기 들뢰즈의 앙띠오이디푸스 책 읽었단다. 그 책 예전에 자본주의의 정신분석학이란말에 혹해 사놓고 표지만 만지던 난해한 책었는데 읽었다니 용하다. 영화와 음악얘기를 좀 더 하다가 숙소로 돌아오면서 피씨방에 갔다.

- 내일은 해안으로 향해 크로아티아 드브르뷰닉으로 가야겠다. 숙소 젊은엄마삐끼 거기에 자기 친구 숙소가 있단다. 전화해놓겠단다. 그러자고 했다.  

 

 

3.

1보스니아마르크 = 600원

 

잠/ 민박 욕실없는 트윈 20

입장/ 이슬람 사원 탑 5  터키식 집 2

간식/ 커피 2  맥주 스프 5

기타/ 인터넷 2

 

총 21600원 = 36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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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03 16:19 2006/05/03 16:19

 

1.

여행505일 맑음

 

8시 일어나 - 배낭꾸리고 - 가스떨어져 못얻어먹음 - 나와 버스터미널 - 출발 - 호수가 풍경 - 모르타르 도착 - 한 삐끼 - 따라가 바로앞 가정집 짐 풀고 - 어머니 딸 - 밥해먹고 나와 - 맑음 날씨 - 걸어 내려감 - 전쟁의 흔적들 - 복원된 다리 - 이슬람과 정교의 공존 - 무덤 - 다리건너 - 걸어 한 사원앞 카페 맥주 - 슈퍼 - 숙소 - 스파게티 해먹고 - 음악 - 위스키한잔

 

 

2.

- 밥이 어제 아침을 해주겠다고 했는데 가스가 떨어졌나보다. 못얻어먹고 작별인사를 했다. 등으로 65리터 배낭 앞으로 작은 배낭가방 한손에는 지팡이 다른 한손에는 음식물 냄비넣은 가방을 들고 터미널로 걸어갔다. 무게를 가볍게 하면 좋으련만 이게 쉽지가 않다.

- 모르타르 가는길 중간에 호수가 보인다. 호수가로 집들이 옹기종기 있는게 아름답게 느껴진다. 평화로운 풍경이다. 버스는 사라예보에서 남쪽으로 3시간 남짓가서 작은 도시 모르타르에 도착했다. 보통 여행자들은 사라예보와 크로아티아 드브르뷰닉을 갈때 중간에 잠깐 들리는 도시라는데 묵고 가기로 했다.

- 배낭을 매는데 한 선그라스낀 삐끼가 방 구하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하니 바로 앞이 자기 집이란다. 일단 가보기로 했다. 가정집 2층 바깥방 하나를 보여준다. 깨끗하다. 10유로란다. 배낭을 풀고 사는집 부엌을 이용해 밥을 해먹었다. 이 삐끼는 젊은 엄마였고 후덥한 인상의 어머니와도 인사를 했다. 남의 가정집을 이런식으로 나마 엳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 이 모르타르 시가지 종교의 모자이크라는 보스니아에서도 상징적인 도시다. 작은 강을 사이에 두고 왼편은 오소독스 정교교회들이 있고 강의 오른편은 이슬람 사원 미나레가 있다. 그 두강을 잇는 오래된 다리 전쟁때 험해졌었는데 지금 완전히 복원했단다. 이 다리 주변이 사진찍는 포인트인가 보다. 사람이 많이 붐빈다. 날씨도 따가울정도로 화창하다. 오늘 살 타겠다.

- 다시 죽 걸어내려가는데 군데군데 전쟁때문에 망가진 건물들이 보인다. 베오그라드 부터 봐왔지만 상징적으로 그냥 남겨두기도 하는거 같다. 앞으로 더욱 거세질 자본주의의 물결이 이를 가만 놓아둘지 모를일이다. 저 밑쪽 다리를 건너 다시 숙소쪽으로 돌아오면서 이슬람 사원이 잘 보이는 카페에 앉아 맥주 한병을 마셨다. 하늘이 파아랗다.

- 슈퍼에 들러 먹을거리를 이것저것 사서 숙소에 돌아와 스파게티를 해먹었다. 할머니 친절하게 가스불을 켜주신다. 방에서 음악을 들으며 생각에 잠기다 아주 작은 프라스틱병에 든 위스키를 먹었다.

 

 

3.

1보스니아마르크 = 600원

 

잠/ 민박 트윈 20

이동/ 사라예보 - 모르타르 버스 14

간식/ 고추소스 맥주 3  빵 0.5  카페맥주 2  작은위스키 야체절임 쌀 포테토칩 쏘세지 13

 

총 31500원 = 52.5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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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03 15:45 2006/05/03 15:45

 

1.

여행504일 맑음

 

맑은 날씨 - 감자찌게 해먹고 - 나와 강가 돌아 - 기차역옆 슈퍼 카페 - 걸어 - 화장실찾기 - - 언덕위 - 피씨방 - 돌아와 - 극장 - 슈퍼 맥주사서 숙소 - 밥에게 맥주주고 - 저녁 - 음악

 

 

2.

- 오늘 드디어 날씨가 맑다. 사라예보 다 좋은데 그동안 날씨가 궂었다. 날씨 덕분에 마음마져 맑아지는 느낌이다. 여행자는 기온과 기후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아침으로 밥과 감자찌게를 해먹고 강가로 나왔다. 사람들이 개를 데리고 산책을 한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건강에 좋은 햇볕을 쬐러 많이들 나오셨다. 강을 따라 죽 걷다가 버스터미널로 가서 내일 모르타르로 가는 버스를 예매했다. 보스니아 남쪽 도시로 여기서 3시간 거리다.

- 구시가지에서 화장실 찾느라 애를 먹었다. 터키부터 시작해서 화장실 입장료로 쏠쏠하게 빠져나간다. 한국처럼 화장실 인심 물 인심있는 곳이 드물다. 언덕위로 올라갔다. 사라예보 산으로 둘러싸인 중간 규모의 도시다. 이곳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른바 전쟁세대다. 나이든 분들은 세계대전부터 인민해방전쟁 10년전 내전까지 수많은 전쟁경험을 겪었을 것이다. 이러한 공동체 최대의 고통은 개인의 내면속에 자리잡고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이곳 사람들은 더욱 정치라는 것 자체에 환멸을 느꼈을거 같다. 서유럽과의 단일경제공동체 EU에서 이들은 가장 낙후된 하위집단으로 또 한번의 자존심의 상처와 고통을 받을지 모를일이다. 누구나 비교당하는걸 좋아하지 않는다. 새로운 길은 아직 멀다. 

- 오늘 저녁에는 영화를 하나 보자. 할리우드 로멘스영화다. 결혼을 앞둔 여성이 왠지 밍기적거린다. 자기 출생의 비밀을 찾다가 돌아가신 어머니 전 애인을 만나 하루밤자고 다시 애인에게 돌아온다는 내용이다. 부재한 아버지상을 케빈코스트너에게 찾은 것인가. 캐빈 코스트너 오랜만이다. 

- 숙소로 돌아오면서 숙소주인 밥에게 줄 맥주 다섯병과 내가 먹을 두병을 샀다. 그 덕분에 편하게 5일동안 잘 묵는다. 숙소에 돌아와 밥에게 맥주 봉다리를 안겨주고 밥을 해먹었다. 그렇게 매일먹는 밥인데도 맛이있다.

 

 

3.

1보스니아마르크 = 600원

 

잠/ 밥의아파트 싱글 12 

입장/ 영화관 4

간식/ 땅콩 치즈 과자 요구르트 3.5  카페맥주 1.5  슈퍼맥주7병 7.5

기타/ 치솔 2.5  인터넷 4  화장실 0.5

 

총 20700원 =  34.5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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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02 19:15 2006/05/02 19:15

 

1.

여행503일 흐림 비

 

일어나 감자찌게 해먹고 - 나와 박물관 생활사 자연사 - 터미널가서 버스 시간확인 - 걸어 - 햄버거 - 동네 카페 - 오케스트라 표 예매 - 숙소와서 스파게티 - 국립극장 - 사라예보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연주 - 지휘자에게 꽃다발 - 숙소 돌아와 감자볶음 맥주

 

 

2.

- 오늘 아침은 적당한 끓는물에 감자와 양파 마늘 소세지를 썰어놓고 고추소스와 다시다로 간을하고 짜작하게 끓여 밥과 함께 먹었다. 나와 어제 입장시간이 두시까지라 못갔던 국립박물관에 갔다. 뜰을 중간에 두고 몇개 건물에 전시를 하고 있는데 유물관은 공사중인거 같고 생활사 자연사 유물로 꾸며져있다. 특히 자연사박물관에 채집보관된 곤충나비가 인상적이었다. 나비의 종류가 엄청나다. 이걸 모은 사람 분명 변화무쌍한 나비의 날개색에 반해 인생을 바쳤을거 같다.

- 버스터미널에서 다음 도시인 모르타르 가는 시간을 확인해두고 한 삐끼를 뿌리치고 구시가지로 왔다. 재래시장 옆 한 카페로 들어갔다. 이른바 동네 아저씨 아줌마들 매일 출근하는 카페다. 모두 한테이블에 한명씩 앉아들 계신다. 그러다가 한아저씨 무슨 대화거리를 꺼내는데 거기 앉은 사람들 모두 한마디씩 거든다. 나중에 끼어든 한 아저씨 흥분하시는 듯하다.  이곳 카페는 동네 사랑방과 같은 구실을 한다.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흥미로운 풍경이다.

- 국립극장에서 오늘저녁 오케스트라 연주표를 예매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스파게티를 해먹고 시간에 맞춰 나갔다. 사라예보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연주인데 무슨 50주년 기념 연주라고 부제가 붙어있다. 내자리는 3층 난간 의자다. 오케스트라 나이든 할아버지부터 젊은 여성까지 다양한데 같은 바이올린 파트라 하더라도 연주폼이 제각기 다르다. 하여튼 연주를 잘 감상하고 끝나는데 지휘자에게 계속 꽃다발과 액자를 전달한다. 아마 이 지휘자의 지휘 50년 기념 연주인가 보다. 50년동안 지휘하면서 수많은 상황과 난관이 있었을텐데 이 지휘자 마무리가 좋다. 아마 관객들도 그의 지휘를 보면서 함께 늙어갔을 것이다. 한참을 박수쳐주고 숙소로 돌아왔다.

- 맥주안주로 감자볶음을 만들었다. 창밖의 작은 강을 보며 맥주를 마셨다.

  

 

3.

1보스니아마르크 = 600원

 

잠/ 밥의 아파트 싱글 12

입장/ 국립박물관 5  국립극장 오케스트라공연 c석 10

간식/ 햄버거 1.5  카페맥주 1.5  맥주 포테토칩 요구르트 3

기타/ 인터넷 3

 

총 21600원 = 36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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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02 17:23 2006/05/02 17:23

 

1.

여행502일 흐림비

 

열시반 일어나 - 스파게티 해먹고 - 나와 역사 박물관 - 녹슬어가는 무기들 - 트랩타고 - 센트럴 둘러보고 - 언덕 묘지 - 춥다 - 걸어 숙소쪽으로 - 감자사서 - 두 아들 - 식기 달라붙음 - 내냄비써서 - 음악듣고 - 자료보고

 

 

2.

- 어제 와인에 취했나 보다. 늦게 일어나 스파게티를 해먹었다. 밖으로 나왔다. 사라예보 다 좋은데 날씨가 않좋다. 오늘은 더 추운 날씨다. 강 맞은편에 있는 역사 박물관으로 갔다. 2차 대전을 알렸던 세르비아 청년의 오스트리아 황태자 부부 살인사건의 그 장소 그 다리가 저쪽에 있고 사라예보 동계올림픽에 내전까지 게다가 종교의 모자이크 나라 할 예기가 참 많은텐데 박물관 옛날 버전이다. 건물 밖으로 헬리곱터등 무기들이 을신년스럽게 방치되어있다.

- 구시가지 옆쪽으로 난 도로를 올라갔다. 언덕위동네로 왔다. 사라예보 동계올림픽은 저쪽 저쪽 산에서 열렸단다. 마을중간에 묘지가 보인다. 한국에선 묘지나 납골당 화장터 주변은 집값 떨어진다고 죽은자를 저멀리로 보내고 이따금 명절에 귀찮아하며 찾아가서 절하는 시늉하니 귀신이 있다면 더 원한이 맺힐일이다. 이곳에는 평수 차지않아고 작지만 잘 꾸며놓고 언제나 갈 수 있는 곳이란 느낌이다. 이 곳 사는 귀신은 원한맺힌 마음도 누그러둘 것 같다.   

- 오랜만에 좋아하는 감자채썰어 볶음을 해먹을까. 슈퍼에서 감자 1키로를 사서 숙소로 왔다. 내 전용 냄비에 밥을 하고 여기 후라이팬에 감자를 볶는데 이 후라이펜 못쓰겠다. 자꾸 눌러붙는다. 매뉴를 바꿔 코팅된 내 냄비에 다때려넣어 볶음밥을 만들었다. 이 숙소 3일째 보는데 주인 밥에 두 아들이 있다. 큰 아들은 나보다 키가 크다. 엄마는 보이지 않는다. 밥에 대해서도 크리스찬이고 보스니아내전에 몇년 피해있었다는 얘기만 들었었다. 불과 10년전 전쟁얘기인데 묻기도 어렵다.

- 오늘은 추워서 더 나가지 말고 숙소에 있어야 겠다. 음악을 듣고 자료를 들쳐보았다.

 

 

3.

1보스니아마르크 = 600원

 

잠/ 밥의 아파트 싱글 12

입장/ 역사박물관 1

이동/ 트랩열차 1.6

간식/ 사과 달걀 감자 3

기타/ 인터넷 1

 

총 10100원 = 18.6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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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7 20:33 2006/04/27 20:33

 

1.

여행501일 흐림

 

일어나 면도 샤워하고 - 참치스파게티 해먹고 - 나와 - 동네파악 - 죽걸어 - 정부건물앞 탠트농성 - 투어리스트 오피스 - 공연정보확인 - 발레티켓예매 - 중심가 한바퀴 - 피습당한 건물 - 숙소 - 저녁 해먹고 다시 나감 - 피자 한조각 - 국립극장 쇼팽발레 - 걸어돌아옴 - 와인마심 - 러시안집시카드보고 와인다 마심

 

 

2.

- 그런데로 잘 잤다. 면도를 했다. 면도는 한 5일이나 일주일 간격으로 하는거 같다. 스파게티 면을 삶아 양파 참치와 같이 볶아 먹었다. 이제 동네를 둘러보자. 작은 강이 사라예보 중심을 가로지른다. 아담하다. 다리를 건너 구시가지 쪽으로 가는데 한 건물앞에 탠트 일곱개가 쳐져있다. 탠트농성중인가 보다. 피켓중 하나가 영어인데 왜 농민들을 보호하기로 해놓고 약속을 안지키냐는 내용이다. 내년에 EU로 가게되면 한국의 경우처럼 농민들이 버티기 힘들지 모른다.

- 투어리스트 오피스로 가서 사라예보지도와 공연안내 책자를 집어들고 보니 오늘 국립극장에서 쇼팽 발레를 한다. 일단 표를 끊으러 갔다. 가격 역시 싸다. 앞에서 5번째 자리 A석이 9000원돈이다. 발레의 몸짓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사라예보 구시가지를 한바퀴 돌았다. 군데군데 이슬람 사원이 보이고 인사동같은 전통상가길도 나온다.

- 아프리카 탄자니아부터 이슬람 문화를 보기 시작해서 이곳 유럽의 보스니아까지 왔다. 로마를 정점으로 한 서로마제국은 나중에 카톨릭이 되고 이스탄불이 수도인 동로마제국은 나중에 정교로 정리되었는데 그 양대세력의 접점인 보스니아는 어느 한쪽만을 따르지않고 양쪽을 다 받아들인 독특한 교회문화를 만들었단다. 그러다가 15 6세기 터키 술탄의 지배를 받으면서 저항했던 정교쪽의 세르비아와는 달리 보스니아는 상당수가 자연스럽게 무슬림화되었다. 보스니아는 현재 이슬람 정교 카톨릭이 공존하고 있는 나라다. 이렇게 자기 민족 밥그릇지키지않고 유연하고 개방적인 삶의 태도를 가진 보스니아다. 그 댓가는 무섭게도 세계대전과 내전과 학살의 고통이었다.

- 숙소로 들어와 좀 쉬고 해먹고 다시 구시가지로 걸어왔다. 공연시간이 되었다. 쇼팽이 직접 발레음악을 연출한 것은 아니고 발레안무가가 쇼팽의 음악을 선곡해서 발레극을 만든거 같다. 어디 글에서 보니 쇼팽은 자기 피아노곡에 다른 해석을 다는걸 굉장히 싫어했단다. 고지식하고 깐깐한 인물 같은데 내가 예전에 테이프로 사서 좀 들은 쇼팽 녹턴피아노곡은 편하고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 발레가 시작된다. 가장 가까이서 보는 발끝으로 서기 동작이다. 처음 몇분동안은 애가타서 저절로 인상이 찡그려지고 못봐주겠다. 절대 우아한 발레포즈를 위해선 자기 학대에 가까운 발끝으로 서기가 있어야하나보다. 어디 유럽에서 성공한 강수진인가 발레리나의 험하게된 발을 찍은 사진이 떠오른다. 주인공 남녀한쌍이 있고 그 뒤로 8명의 여자발레리나가 몸짓을 보이는데 그중 한명이 동양인이다. 한국인처럼 보이는데 참 고생이 많다. 중간 쉬는 시간이 되었는데 유독 어린 소녀들이 많이 보인다. 다들 감흥에 젖어 앞서 본 발레 동작 포즈를 취하고 몸을 돌린다. 저러다 나 발레리나 될레하면 고생 시작이다.  

- 발레는 끝나고 강을 따라 숙소로 걸어왔다. 창밖을 보며 와인을 마셨다. 오랜만에 러시안집시카드를 보고 와인을 마져 마셨다.

 

 

3.

1보스니아마르크 = 600원

 

잠/ 밥의 아파트 싱글 12

입장/ 국립극장 쇼팽 발레 A석 15

간식/ 피자 콜라 3.5  쌀 고추소스 맥주2 쏘세지 10  주스 양파 3

기타/ 인터넷1시간 3

 

총 27900원 = 46.5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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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7 19:01 2006/04/27 19:01

 

1.

여행500일 맑음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 보스니아 사라예보

 

아침 샤워하고 움직이기로 - 복도에서 배낭싸고 - 터미널 남은돈 유로로 바꾸고 - 잔돈남음 - 버스 뒷자리 - 국경부근 전원주택들 - 출국 입국도장 - 시간걸림 - 한정류장 버스정차 - 6시경 사라예보 정류장 -  밥 만남 - 트랩타고 그의 아파트로 - 총알흔적들 - 작은게스트하우스 싱글룸 좋은전망 - 돈 뽑고 슈퍼 - 밥해먹고 맥주와인마시고 - 창밖의 야경

 

 

2.

- 오늘 여행500일 되는날이다. 이 숙소 침대 불편하기 이를때 없다. 그냥 사라예보로 움직이기는게 나을거 같다. 방 사람들 대부분 밤 늦도록 바에서 놀다온 친구들이라 다들 자고 있다.짐을 복도로 끌어내서 배낭을 꾸렸다. 터미널에서 티켓을 끊고 남은돈을 유로로 바꾸는데 5유로 이하는 안해준단다. 유로화는 5유로가 최소지폐다. 돈이 좀 남는다. 콜라 과자 빵을 샀다. 버스 운전사에게 뒷자리 앉아도 되냐고 묻는데 칭챙총이란 말을 한다. 오늘 처음 듣는 이 말이 중국인 동양인을 비하하는 말로 쓰인다는 얘기를 들었었다.

- 버스 보스니아를 향해 달려간다. 길가의 집들 모두가 멋진 전원주택으로 보인다. 화려하지 않고 돈도 쳐바르지 않았지만 오랜시간을 거쳐 가꾼 흔적들이 보인다. 지붕은 모든집이 빨간기와다. 다양성과 통일성이 잘 조화되어있는 마을들이다. 한국은 그 금수강산을 러브호텔이 망쳐버린꼴이다. 국경에 도착했다. 여권을 걷어가서 도장을 찍어주는데 보스니아에선 나때문인지 시간이 걸린다.

- 버스 한 다리앞 작은 식당에 정차한다. 조금 쉬나보다. 작은 강이 흐르는 아름다운 마을이다.  다리 주변을 거닐었다. 불과 10여년전 이길로 세르비아 극우세력이 장악한 유고슬라비아 연합군이 사라예보를 공격하러 이 다리를 지났을 것이다. 오래전 보았던 인상적인 영화 집시의 시간은 구유고가 배경이다. 80년대 말 작품인데 지금 생각해보니 에밀 쿠스트라차 감독은 집시들의 자유로운 유랑과 거칠지만 거침없는 삶을 노래하면서 그 당시 득세하던 민족주의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버스는 6시경 사라예보에 도착했다.

- 그런데 이곳은 구시가지 주변 정류장이 아니라 상당히 외딴곳이다. 날씨는 흐리고 어둑해간다. 조금 난감한 상황이다. 그래도 주변 택시들을 무시하고 버스정류장을 물어 걸어 갔다. 한 남자가 오더니 자기 숙소 6유로란다. 일본인도 많이 묵었단다. 이럴때는 삐끼가 반갑다. 내 느낌에는 인상도 괜찮아 보이는 40대 남자다. 같이 트랩을 탔다. 그가 손으로 창밖건물을 가리친다. 내전의 흔적이란다. 건물에 총알자국들이 수북히 나있다. 그의 아파트에 도착했다. 방 세개의 아파트다. 창문이 넓은 싱글룸을 쓰란다. 10대 초반 소년이 있다. 그의 아들로 보인다. 이 싱글룸 평소에는 아들의 방인지 문과 벽에 스포츠스타 연예스타 브로마이드가 붙여져있다. 좁은 이층 백페커스에 비해 6유로이면 너무 싸고 좋아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다. 5일치 숙박비를 내일 지불하겠다고 했다.

- 거리로 나와 ATM으로 보스니아마르크화를 뽑았다. 중형슈퍼로 가서 여행500일기념으로 와인을 샀다. 숙소로 돌아와서 밥을 해먹었다. 와인을 마시고 이스탄불에서 친하게 지냈던 가이드가 준 하트모양의 큰 막대사탕을 500일 기념으로 빨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치솔질 하듯이 사탕을 빨아 먹어 30분쯤 먹으니 한쪽 하트의 불룩한 모양이 납작하게 된다. 이만하면 충분히 먹었다. 방 창밖으로 사라예보 중심을 흐르는 작은 강이 보인다. 흐르는 물이 가로등에 비쳐 반짝거린다. 이제는 복구된 보스니아의 수도 사라예보다.

 

 

3.

1보스니아마르크 = 600원  1세르비아디나르 = 14원

 

잠/ 밥의 아파트싱글 12마르크

이동/ 베오그라드 - 사라예보 버스 1185디나르

        사라예보 트랩 1.6마르크

간식/ 콜라 포테토칩 센드위치 빵2 주스 260디나르

        스파게티 와인 맥주 오이피클병 참치캔3 과장 15.5마르크

   

총 37700원 = 1450디나르 29마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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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2 20:10 2006/04/22 20:10
  1. 이슬이
    2006/04/22 20:46 Delete Reply Permalink

    오오 드뎌 베오그라드. 혹시 자그레브에 가시나요. 티토의 고향인데. 생가가 남아있다고 하던데 잘 모르겠네... 그곳 치안은 좀 어떤지...몸조심하세요. 500일이군요. 은제 오시남?

  2. aibi
    2006/04/25 05:22 Delete Reply Permalink

    이슬이/자그레브 지나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왔어요. 그런데 말이에요. 구유고의 세나라를 돌았는데 티토의 티도 안보이네요. 여기 부다페스트 근교에 공산주의 오픈공원이 있데요. 홍보잡지 뒷면에 광고하면서 익사이팅 하다든데 거기 기념품 코너에서 티토있나고 물어볼께요. 조금전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끝나고 어두운 밤길 걸어오는데 여기 동유럽은 괜찮아요. 이제 동유럽 반쯤 왔네요.

  3. Dreamer_
    2006/05/21 05:02 Delete Reply Permalink

    베오그라드에서 사라예보까지 얼마나 걸려요? 베오그라드-사라예보-두브로브닉 으로 가면 일정을 어떻게 짜야할까요.-_-aa 아이비님 말 들으니깐 여기까지 와서 사라예보를 안 들른다는게 왠지 좀 그렇네요.-_-aa 정말 유럽 역사의 강렬한 한순간이 있었던 곳인데.+_+

  4. aibi
    2006/05/21 16:47 Delete Reply Permalink

    비렴/낮에 이동했는데 버스로 6시간 정도 걸렸답니다. 사라예보는 유럽의 이슬람 구시가지라는 특징이 있죠. 터키이슬람을 먼저 보고 오는거니 괜찮은 루트기는 하죠. 보통 사라예보에서 드브르뷰닉 갈때 아침차타고 중간도시 모르타르에 내려 두시간 보고 다시 타고 드브르뷰닉 가더군요. 이건 비렴님의 여행이니 주변 정보나 의견들에 귀를 기울이면서도 자기 방식대로 한번 짜보세요.

  5. daybreak-飛렴_
    2006/05/22 18:40 Delete Reply Permalink

    밤에 이동하는 방법은 없나요.? 제가 시간이 부족해서요.-_-; 베오그라드에서 밤차타고 사라예보로 가서 보고 또 밤에 나올 순 없나요.;;?

  6. aibi
    2006/05/23 03:37 Delete Reply Permalink

    비렴/밤에 떠나는 비렴이 되겠군요. 밤버스가 있을지 모르겠네요. 이 코스 창밖풍경이 괜찮았어요. 낮에 이동하는걸 시간 버린다고 생각하지 말고 오늘은 로드무비스타일로 이렇게 생각하면 어떻까요. 드브르뷰닉-스피리트 구간은 아드리아해를 따라 바다를 볼수있고 자그레브-부다페스트 구간은 헝가리 남쪽의 긴 호수를 따라 간답니다.

  7. daybreak-飛렴_
    2006/05/23 22:40 Delete Reply Permalink

    드브르뷰닉-스필릇 구간은 아이비님 조언대로 낮에 가려구요. 아침 10시쯤 출발해서 오후 1시쯤 도착하는걸로요. 근데 베오그라드-사라예보는 버스로 8시간쯤 걸리는거 같은데 야간 버스가 있는지는 알 수 없나요.?;; 그리고 사라예보에서 두보르브닉 가는건 아침 7시쯤 출발하는거 달랑 1대 있나봐요.;; 7시간 걸리는거.;; 이래서 중간에 내려서 보고 가는건가.;; 그럼 사라예보에서 필히 하루를 자고 가게 생겼네요.ㅠㅠ;;

  8. aibi
    2006/05/25 00:57 Delete Reply Permalink

    비렴/그 구간 10시에 출발헤 3시에 도착합니다. 베오그라드-사라예보 밤차는 모르겠네요. 드브르뷰닉은 구시가지를 보면 되는데 중간에 내리지않고 두시에 도착해 배낭풀고 바로 구시가지 보면 다음날 10시에 스피리트로 이동할수도 있겠네요. 아니면 모르타르를 보고 저녁에 드브르뷰닉에 도착해 하루자고 그 다음날 낮에 구시가지 보고 밤차로 바로 자그레브로 가는 방법도 있답니다.

  9. daybreak-飛렴_
    2006/05/26 14:41 Delete Reply Permalink

    아 스피리트를 안 보고 바로 자그레브로 가는 수도 있군요.-_-aa 스피리트가 어차피 두브로브닉이랑 비슷할까요.-_-aa 모르타르를 볼지 스피리트를 볼지 하는 것도 선택의 문제가 되겠네요.-_-aa 근데 모르타르엔 뭐가 있는거죠.?;

  10. aibi
    2006/05/28 03:46 Delete Reply Permalink

    비렴/스피리트 드브르뷰닉 비슷한 편이죠. 스피리트는 중앙에 로마시대유적이 있죠. 그것보다 이코스는 낮에 아드리아해를 5시간 동안 따라가며 보는게 더 괜찮았던거 같아요. 모르타르는 종교의 모자이크라는 보스니아에서도 상징적인도시죠. 작은 강을 사이에 두고 한쪽은 이슬람사원 한쪽은 정교사원이 있답니다. 내전때 파괴된 다리와 건물들이 다 복원되었답니다. 이쁘고 평화로운 도시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