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행500일 맑음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 보스니아 사라예보

 

아침 샤워하고 움직이기로 - 복도에서 배낭싸고 - 터미널 남은돈 유로로 바꾸고 - 잔돈남음 - 버스 뒷자리 - 국경부근 전원주택들 - 출국 입국도장 - 시간걸림 - 한정류장 버스정차 - 6시경 사라예보 정류장 -  밥 만남 - 트랩타고 그의 아파트로 - 총알흔적들 - 작은게스트하우스 싱글룸 좋은전망 - 돈 뽑고 슈퍼 - 밥해먹고 맥주와인마시고 - 창밖의 야경

 

 

2.

- 오늘 여행500일 되는날이다. 이 숙소 침대 불편하기 이를때 없다. 그냥 사라예보로 움직이기는게 나을거 같다. 방 사람들 대부분 밤 늦도록 바에서 놀다온 친구들이라 다들 자고 있다.짐을 복도로 끌어내서 배낭을 꾸렸다. 터미널에서 티켓을 끊고 남은돈을 유로로 바꾸는데 5유로 이하는 안해준단다. 유로화는 5유로가 최소지폐다. 돈이 좀 남는다. 콜라 과자 빵을 샀다. 버스 운전사에게 뒷자리 앉아도 되냐고 묻는데 칭챙총이란 말을 한다. 오늘 처음 듣는 이 말이 중국인 동양인을 비하하는 말로 쓰인다는 얘기를 들었었다.

- 버스 보스니아를 향해 달려간다. 길가의 집들 모두가 멋진 전원주택으로 보인다. 화려하지 않고 돈도 쳐바르지 않았지만 오랜시간을 거쳐 가꾼 흔적들이 보인다. 지붕은 모든집이 빨간기와다. 다양성과 통일성이 잘 조화되어있는 마을들이다. 한국은 그 금수강산을 러브호텔이 망쳐버린꼴이다. 국경에 도착했다. 여권을 걷어가서 도장을 찍어주는데 보스니아에선 나때문인지 시간이 걸린다.

- 버스 한 다리앞 작은 식당에 정차한다. 조금 쉬나보다. 작은 강이 흐르는 아름다운 마을이다.  다리 주변을 거닐었다. 불과 10여년전 이길로 세르비아 극우세력이 장악한 유고슬라비아 연합군이 사라예보를 공격하러 이 다리를 지났을 것이다. 오래전 보았던 인상적인 영화 집시의 시간은 구유고가 배경이다. 80년대 말 작품인데 지금 생각해보니 에밀 쿠스트라차 감독은 집시들의 자유로운 유랑과 거칠지만 거침없는 삶을 노래하면서 그 당시 득세하던 민족주의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버스는 6시경 사라예보에 도착했다.

- 그런데 이곳은 구시가지 주변 정류장이 아니라 상당히 외딴곳이다. 날씨는 흐리고 어둑해간다. 조금 난감한 상황이다. 그래도 주변 택시들을 무시하고 버스정류장을 물어 걸어 갔다. 한 남자가 오더니 자기 숙소 6유로란다. 일본인도 많이 묵었단다. 이럴때는 삐끼가 반갑다. 내 느낌에는 인상도 괜찮아 보이는 40대 남자다. 같이 트랩을 탔다. 그가 손으로 창밖건물을 가리친다. 내전의 흔적이란다. 건물에 총알자국들이 수북히 나있다. 그의 아파트에 도착했다. 방 세개의 아파트다. 창문이 넓은 싱글룸을 쓰란다. 10대 초반 소년이 있다. 그의 아들로 보인다. 이 싱글룸 평소에는 아들의 방인지 문과 벽에 스포츠스타 연예스타 브로마이드가 붙여져있다. 좁은 이층 백페커스에 비해 6유로이면 너무 싸고 좋아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다. 5일치 숙박비를 내일 지불하겠다고 했다.

- 거리로 나와 ATM으로 보스니아마르크화를 뽑았다. 중형슈퍼로 가서 여행500일기념으로 와인을 샀다. 숙소로 돌아와서 밥을 해먹었다. 와인을 마시고 이스탄불에서 친하게 지냈던 가이드가 준 하트모양의 큰 막대사탕을 500일 기념으로 빨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치솔질 하듯이 사탕을 빨아 먹어 30분쯤 먹으니 한쪽 하트의 불룩한 모양이 납작하게 된다. 이만하면 충분히 먹었다. 방 창밖으로 사라예보 중심을 흐르는 작은 강이 보인다. 흐르는 물이 가로등에 비쳐 반짝거린다. 이제는 복구된 보스니아의 수도 사라예보다.

 

 

3.

1보스니아마르크 = 600원  1세르비아디나르 = 14원

 

잠/ 밥의 아파트싱글 12마르크

이동/ 베오그라드 - 사라예보 버스 1185디나르

        사라예보 트랩 1.6마르크

간식/ 콜라 포테토칩 센드위치 빵2 주스 260디나르

        스파게티 와인 맥주 오이피클병 참치캔3 과장 15.5마르크

   

총 37700원 = 1450디나르 29마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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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2 20:10 2006/04/22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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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슬이
    2006/04/22 20:46 Delete Reply Permalink

    오오 드뎌 베오그라드. 혹시 자그레브에 가시나요. 티토의 고향인데. 생가가 남아있다고 하던데 잘 모르겠네... 그곳 치안은 좀 어떤지...몸조심하세요. 500일이군요. 은제 오시남?

  2. aibi
    2006/04/25 05:22 Delete Reply Permalink

    이슬이/자그레브 지나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왔어요. 그런데 말이에요. 구유고의 세나라를 돌았는데 티토의 티도 안보이네요. 여기 부다페스트 근교에 공산주의 오픈공원이 있데요. 홍보잡지 뒷면에 광고하면서 익사이팅 하다든데 거기 기념품 코너에서 티토있나고 물어볼께요. 조금전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끝나고 어두운 밤길 걸어오는데 여기 동유럽은 괜찮아요. 이제 동유럽 반쯤 왔네요.

  3. Dreamer_
    2006/05/21 05:02 Delete Reply Permalink

    베오그라드에서 사라예보까지 얼마나 걸려요? 베오그라드-사라예보-두브로브닉 으로 가면 일정을 어떻게 짜야할까요.-_-aa 아이비님 말 들으니깐 여기까지 와서 사라예보를 안 들른다는게 왠지 좀 그렇네요.-_-aa 정말 유럽 역사의 강렬한 한순간이 있었던 곳인데.+_+

  4. aibi
    2006/05/21 16:47 Delete Reply Permalink

    비렴/낮에 이동했는데 버스로 6시간 정도 걸렸답니다. 사라예보는 유럽의 이슬람 구시가지라는 특징이 있죠. 터키이슬람을 먼저 보고 오는거니 괜찮은 루트기는 하죠. 보통 사라예보에서 드브르뷰닉 갈때 아침차타고 중간도시 모르타르에 내려 두시간 보고 다시 타고 드브르뷰닉 가더군요. 이건 비렴님의 여행이니 주변 정보나 의견들에 귀를 기울이면서도 자기 방식대로 한번 짜보세요.

  5. daybreak-飛렴_
    2006/05/22 18:40 Delete Reply Permalink

    밤에 이동하는 방법은 없나요.? 제가 시간이 부족해서요.-_-; 베오그라드에서 밤차타고 사라예보로 가서 보고 또 밤에 나올 순 없나요.;;?

  6. aibi
    2006/05/23 03:37 Delete Reply Permalink

    비렴/밤에 떠나는 비렴이 되겠군요. 밤버스가 있을지 모르겠네요. 이 코스 창밖풍경이 괜찮았어요. 낮에 이동하는걸 시간 버린다고 생각하지 말고 오늘은 로드무비스타일로 이렇게 생각하면 어떻까요. 드브르뷰닉-스피리트 구간은 아드리아해를 따라 바다를 볼수있고 자그레브-부다페스트 구간은 헝가리 남쪽의 긴 호수를 따라 간답니다.

  7. daybreak-飛렴_
    2006/05/23 22:40 Delete Reply Permalink

    드브르뷰닉-스필릇 구간은 아이비님 조언대로 낮에 가려구요. 아침 10시쯤 출발해서 오후 1시쯤 도착하는걸로요. 근데 베오그라드-사라예보는 버스로 8시간쯤 걸리는거 같은데 야간 버스가 있는지는 알 수 없나요.?;; 그리고 사라예보에서 두보르브닉 가는건 아침 7시쯤 출발하는거 달랑 1대 있나봐요.;; 7시간 걸리는거.;; 이래서 중간에 내려서 보고 가는건가.;; 그럼 사라예보에서 필히 하루를 자고 가게 생겼네요.ㅠㅠ;;

  8. aibi
    2006/05/25 00:57 Delete Reply Permalink

    비렴/그 구간 10시에 출발헤 3시에 도착합니다. 베오그라드-사라예보 밤차는 모르겠네요. 드브르뷰닉은 구시가지를 보면 되는데 중간에 내리지않고 두시에 도착해 배낭풀고 바로 구시가지 보면 다음날 10시에 스피리트로 이동할수도 있겠네요. 아니면 모르타르를 보고 저녁에 드브르뷰닉에 도착해 하루자고 그 다음날 낮에 구시가지 보고 밤차로 바로 자그레브로 가는 방법도 있답니다.

  9. daybreak-飛렴_
    2006/05/26 14:41 Delete Reply Permalink

    아 스피리트를 안 보고 바로 자그레브로 가는 수도 있군요.-_-aa 스피리트가 어차피 두브로브닉이랑 비슷할까요.-_-aa 모르타르를 볼지 스피리트를 볼지 하는 것도 선택의 문제가 되겠네요.-_-aa 근데 모르타르엔 뭐가 있는거죠.?;

  10. aibi
    2006/05/28 03:46 Delete Reply Permalink

    비렴/스피리트 드브르뷰닉 비슷한 편이죠. 스피리트는 중앙에 로마시대유적이 있죠. 그것보다 이코스는 낮에 아드리아해를 5시간 동안 따라가며 보는게 더 괜찮았던거 같아요. 모르타르는 종교의 모자이크라는 보스니아에서도 상징적인도시죠. 작은 강을 사이에 두고 한쪽은 이슬람사원 한쪽은 정교사원이 있답니다. 내전때 파괴된 다리와 건물들이 다 복원되었답니다. 이쁘고 평화로운 도시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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