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8시에 일어나 남걀사원으로 갔다. 사원 뒤쪽으로는 달라이라마가 머무르는 쫄라강이라는 저택이 있고 그 주변을 빙 둘러 코라라는 길이 있다. 코라는 돌다라는 의미가 있단다. 코라를 걸었다. 한 티베탄이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두 팔꿈치와 무릎 이마 등 신체의 다섯 부분이 바닥에 닿도록 절을 하는 것으로 자신을 낮추어 공경을 표하는 티벳식 예법이란다코라 한 바퀴도는데 한 3-40분 걸린다.
2.
어제 갔던 샌드위치 집으로 가서 물과 치즈그릴토스트를 먹었다. 어제 만난 40대 아저씨의 정보로 여기 맥그로드간즈에서 한 30분 내려가면 도서관이 있고 거기서 매일 오전 11시 티벳불교강좌가 있단다. 한 번 들어보자. 도서관 방향으로 죽 내려갔다. 좀 내려가니 저 밑에 큰 지붕이 보인다. 샛길로 내려갔다. 도서관이 맞다. 작은 광장에 도토리묵 비스한 것을 팔고 있다. 녹말에 곤약을 넣어서 묵처럼 쑨 것인데 보통 노란색 빈대떡 모양이다. 이걸 국수처럼 썰어서 갖은 양념을 넣어서 준다. 10루피인데 맛이 있다. 모모라는 이름의 티벳만두도 같이 먹었다.
3.
도서관으로 들어갔다. 직원이 오늘 그냥 들어보란다. 방석이 빼곡이 놓여있는 강의실이다. 가르칠 선생 자리는 좀 높은 단으로 되어있다. 사람들이 계속 들어오기 시작한다. 대부분 서양인들이다. 강의실의 가득찬다. 한 8-90명 될까? 한 스님이 입장한다. 아마 선생인가보다. 그런데 이 서양인들 허리를 90도로 굽히고 손을 모으고 머리를 조아진다. 그리고 세번 절을 한다. 난 그냥 엉거주춤 쭈뼛거리고 있는데 다들 극진한 예우를 갖추고 있다. 아주 인상적이다. 여기를 좀 더 다녀봐야겠다.
4.
어제 만난 40대 한국인의 말로 이 스님 이름이 달마스님인데 한국 불교티비에 나올 정도로 유명한 스님이라하다. 역시나 친근한 밝은 표정이다. 기도문같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이 강좌가 3월에 시작한 것이라 그런지 거진다 긴 노래를 외워서 부르고 있다. 강의가 시작된다. 스님이 몇 마디 하면 옆에 고운 스타일의 50대 서양여성이 영어로 동시통역을 하는 방식이다. 역시나 티베탄말 영어 못알아듣는다. 영어 단어들은 곧잘 들어오는데 뜻은 들어오지 않는다. 30분이 지난다. 집중이 안되니 다리가 아파온다. 다른 서양인들은 아주 열심이다.
5.
12시가 좀 넘어 강의가 끝났다. 걸어서 나오는데 티벳임시정부의 교육부 문화부등등의 작은 청사같은 건물이 늘어서 있다. 봉고택시 스탠드 옆에 피씨방이 있다. 시간에 20루피다. 두시간을 하고 그 옆 식당에서 티벳 칼국수인 뚝바 한그릇 먹고 나왔다. 숙소로 올라가는 길은 좀 가파르다. 여기 택시는 무조건 50루피를 받는다. 저기 서양여자가 정류장에 있다. 같이 반반씩내고 합승하기로 했다. 다람살라에 1년을 머물고 있단다. 티벳불교를 공부한단다. 이쪽 도서관 주변에 숙소가 두군데 있는데 1달에 3000루피로 할인된단다. 생각해보기로 했다.
6.
매인 정류장에서 내려 다람곶 쪽으로 올라가보는데 어제 만난 40대 한국여행자가 부른다. 인연이 있나보다. 같이 일몰전망이 좋다는 옴호텔 루프탑 레스토랑으로 갔다. 사람들이 많다. 정식세트를 시켰다. 일몰 풍경 그런데로 좋고 음식도 괜찮다. 대화를 나누다 나와 숙소로 들어갔다. 다시 나와 피씨방에서 두시간하고 들어갔다. 티비를 보다 잠을 잤다.
050603 (금) 여행 19일차
(잠) 맥그로드 간즈 욕실있는 더블 10000원 (400루피)
(식사) 아침 물 치즈그릴토스트 1000원 (40루피)
점심 뚝바 625원 (25루피)
저녁 옴호텔정식세트 라시 1875원 (75루피)
(이동) 봉고 택시 합승 625원 (25루피)
(간식) 묵 모모 500원 (20루피)
(기타) 인터넷 4시간 2500원 (100루피)
.........................................총 16,625원 (665루피)
달라이라마의 저택인 쫄라강 외곽을 둘러싼 길인 코라. 저건 남근석 같다
주로 나이든 티베탄들이 돌고 있다
오체투지하고 있는 사람. 두 팔꿈치와 무릎 이마 등 신체의 다섯 부분이 바닥에 닿도록 절을 하는 것으로 자신을 낮추어 공경을 표하는 티벳식 예법이란다
일몰전망이 좋기로 소문난 옴 호텔 루프탑 레스토랑
2005/07/16 18:16 Delete Reply Permalink
+.+ 오, 대단 대단!
가끔 들려서 글을 읽곤 했는데, 정말 대단하세요~
2005/07/16 19:17 Delete Reply Permalink
드뎌 아프리카 땅을 밟는군요. 그래도 그리 많은 돈을 쓰진 않았군요. 이왕 나간 거 무리(?)를 해서라도 더 다녀요. 물론 외롭고 힘들지 않다면 말이죠. 건강하시고. 근데 이거 2년의 휴가를 넘기는 거 아냐. 이럼 위반인데..
2005/07/16 19:32 Delete Reply Permalink
오오오... 드뎌 아프리카로... 언젠간 다 묻어두고 가보고 싶은 곳인데... 아이비님의 글들이 호승심을 부추길지 아님 더 이상 볼 것이 없어서 가고싶은 마음이 사라질지는 좀 더 두고봐야겠군요. 건강하시구요~~~ *^^*
2005/07/16 22:48 Delete Reply Permalink
드뎌 아프리카로 가는 군요. 잘되서 라틴아메리카까지 가는 행운이 있기를 바램해 봅니다.
2005/07/18 14:44 Delete Reply Permalink
어제 인디스월드를 봤는데 주인공 자말이 여차저차해서 런던에 도착, 접시닦이를 하더군요. 가능하다면 서쪽으로 가는 기조를 유지하여 계속 가다가 귀국하면 좋을텐데 말예요. 인디스월드에서 자말도 서쪽으로 서쪽으로...
2005/07/18 15:21 Delete Reply Permalink
지호)힘을 주는 덧글 감사해요.^^ 선배여행자들이 다 닦아놓은 코스랍니다.
고양이)원래부터 알았지만^^ 고양이님의 바다와 같은 배려가 느껴지는군요.
내가 간혹 2년이라는 얘기를 한 적이 있었죠. 지금은 그걸 걱정할 단계는 아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음음. 갑자기 고무줄이 왜 생각나쥐?^^
.
2005/07/19 02:09 Delete Reply Permalink
두번째 여행계획을 보면서 부러움과 요즘 저의 침체기를 극복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건강하고 즐거운 두번째 여행이 되기를 바랍니다.
참, 서울에선 살가도 사진전을 하고 있어요. 책으로 보다가 프린트된 그의 사진을 보고 눈시울이 붉어지더군요. 열심히 찍어야겠다는 다짐을 하였습니다.
2005/07/19 13:28 Delete Reply Permalink
행인)아프리카도 종단 횡단 동부 서부등 코스가 많답니다. 저는 가장쉬운코스지요. 행인님은 묻어둘것이 좀 많나보네요.^^
간장공장)내 마음을 알아줘 고맙네요. 하지만 지금은 아프리카에서도 남아공, 남아공에서도 첫 도시인 요하네스버어그와 더반에 집중하렵니다. 여행자들에게 악명을 떨치는 도시들이지요.
2005/07/19 13:32 Delete Reply Permalink
이슬이)나도 여차저차해서 그렇게 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 꼭 접시닦기만 고집하는 것도 아니에요.^^ 몸을 쓰는 일이라는 워든지 OK인데 말이에요.
사막은)수십년간 세계각국의 일하는 사람들을 포착해온 살가도. 나도 여행중 인상적인 노동장면을 보면 이걸 살가도 같이 깊이감있는 흑백사진으로 담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군요. 침체기라-_- 좀 더워서 그런거겠지요.
2005/07/21 21:57 Delete Reply Permalink
동명이인이 계시네... 서울 무지하게 덥다.아프리카!!! 하이구 동물의 왕국만 생각나는데,아.아웃오브아프리카 그림들 생각난다(식민지 시대후 배경인게 뭐가 있나?블랙 호크 다운?? 애효~ )건강하고 유쾌한 여행되길 빈다.
아프리카 ...ㅎㅎ 나원..아자씨 ㅎㅎ
2005/07/22 21:22 Delete Reply Permalink
지호)여긴 뭄바이에서 3시간 거리인 뿌네다. 한국인 유학생집에서 며칠묵고 이제 한시간뒤에 버스로 뭄바이국제공항으로 바로가서 한 5시간기다리면 출발한다. 내일 아침 10시 좀 넘으면 요하네스버어그에 도착할거야. 내일오전이면 아프리카라는게 좀 신선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