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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은어의 찬물치기

올 여름 폭우로 불어난 한강에서 허탕치고 있는 강태공 ... 사진은 리우식 님

 

 

 

 

섬진강 은어가 사라져간다는 소리는 십수년 전부터 들려왔지만 매년 여름이 되면 은어낚시 소식이 어김없이 들려온다. 은어가 사라져가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선 섬진강 하류 지역이 공단 밀집지역이다보니 수질이 악화된 점이 있을테고, 둘째로는 각종 외래어종이 섬진강에 자리를 잡으면서 생태계가 교란되고 있다는 점이 있을 것이다.

 

여름철마다 은어와 재첩을 잡아 생계를 유지했던 섬진강 어민들이 ... 이제는 뭐 전업으로 담수어업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 은어떼의 위기를 가늠하는 방법 중 하나가 '찬물치기'라는 것이다.

 

특히나 은어는 매우 깨끗한 일급수에서만 살기 때문에 물 속에 산소가 부족해지면 물가로 튀어나온다. 게다가 은어는 바위나 돌에 낀 이끼를 먹고 살기에 흙탕물이 들면 살 수가 없다. 소나기라도 온 뒤면 어민들은 찬물치기를 하는 은어들을 손쉽게 많이 잡을 수 있지만, 그저 좋아할 수 없는 불길한 징조인 것이다. 사실 원래 찬물치기는 무더운 여름철 얕은 물가의 수온이 상승하여 산소가 부족해지면 은어들이 배를 뒤집고 둥둥 떠오르거나 수온이 낮은 물가로 몰려드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찬물'을 친다고 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빈번해지게 된 것은 수심이 얕아져서라기보다는 수질악화로 인한 전반적인 산소부족 때문이다.

 

찬물치기는 은어만 하는 것이 아니다. 올 여름에도 비가 꽤나 퍼부었는데, 서울 한강의 구석구석에도 어찌 비만 오면 낚시대 들고 줄지어 앉아있는 아저씨들을 보면서, 대체 무엇이 폭우와 낚시를 연결해 주는지 궁금했었다. 농촌생활의 감수성과 기질이 찬물치기 하는 물고기들의 부름에 답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었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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