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기의 자존심

from 2003/04/07 15:35
눈은 투명한 꿈으로 막히고
귀는 찢어질 듯 굉음으로 막히고
입은 토할 것처럼 욕정으로 가득 막힌
광기는
끝도 없이 이어지는 내 구멍의 바닥의 바닥의 바닥에서
간신히 피와 살과 증오로 연명하며
단단한 쇠꼬챙이가 되어가다가

이성이
광기의 자존심을 건드리면
보이지 않는 깊은 곳까지
무겁게 가라앉았던
족쇄의 추를 공중으로 날리면서

이성의 순차성과 지구력에
비웃음조차 건네지 않고
뛰어올라보지만

어디로 가야할지 볼 수 없고
목구멍에서는 곧 죽을 사람의 목에서나 나올 듯한
들리지않는 흐느낌,
귓속으로 파고드는 극단의 차가운 빛...

잠깐 동안의 초라한 등장만으로
죽음과 같은 잠에게 돌아가고 싶은 초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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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07 15:35 2003/04/07 15: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