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덜이

from 우울 2005/07/31 16:37
며칠째 밤새 비가 내린다.
어찌나 심하게 비가 오는지
빗소리에 몇번씩 잠이 깨곤 한다.
그저께는 엄청난 천둥 번개가 쉴새없이 계속되어서
대략 5번정도 깨어났다가 새벽에는 기절하듯이 잠이 들었다.

그리하여 피곤하게 밤을 보내고 나면 아침에 좀 늦게 일어났으면 좋겠는데
늦어도 8시정도면 눈이 떠진다.
몸은 여기저기 아프고 피곤한데 더 잘 수가 없다.
그냥 누워있을 수도 없다.
그랬다간 당장 머리가 아파진다.
독일에 온 뒤로 하루에 8시간 이상 잔 날이 없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체놀이도 할 수가 없다.

무릎도 아파지고 해서 좀 편하게 있고 싶은데
가만히 있으면 머리가 아파진다.
무언가를 계속 해야 한다.
그러면 피곤한데 안그러면 더 힘들다.
참 이상하기도 해라...

게으름의 대명사로 살아오면서
실은 약간의 자부심도 가지고 있었는데...
기후가 달라지면 사람이 이렇게 달라지는구나...싶다.

온지 얼마 안되어서 갑자기 무릎이 아프기 시작했는데
쉴 수가 없으니 참...곤란하다.

기압이 낮아서
골다공증도 조심해야 한다는데...

지난 주에는 오래된 건물안에 장시간 앉아있었는데
갑자기 계속 화장실에 가고싶은 상태가 되었다.
화장실에 가면 찔끔하고 마는데 계속 불안한 상태.
집에 돌아오니 나아졌다.
오래된 건물안에 있으면 몸이 뼛속까지 춥다.
너무 추운데다가 딱딱한 곳에 앉아있어서였던 것 같다.

사람이 사는 곳을 바꾸는게 보통일이 아니다.
답답하고 정신사나운 한국따위 쳇...이지만
그래도...한국이 참 살기 편하다..ㅠ_ㅠ

이딴 고생을 하면서도
일단 왔으니 비자 받은 만큼은 있어보자는
오기가 생기는 것도 참 문제다.
게다가 또 지내다 보면 진짜 괴롭기도 하지만
괴로움에 대한 역치가 낮아지면서
그저 견딜만 한 상태가 조금씩 되어가는 것 같다.

워낙에 투덜대는 인간이긴 했지만
독일와서는 더욱 심해졌다.
빨랑 빨랑 시간이 가서
그럭저럭 견디게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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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31 16:37 2005/07/31 1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