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 혹은

from 우울 2006/09/21 15:30

폭주하는 기관차...

혹은

마찰없는 레일 위를 폭주하는 기관차에서 브레이크를 걸려는 누군가...

 

나를 넷으로 나눌 수 있다.

정신과 육체와 마음과 그 모든 것을 관찰하는 나.

 

내 정신이 가진 문제는 한번 움직이기 시작하면 멈추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와 함께 깨어있는것은 모두에게 고통이다.

언제나 그렇듯 누구보다 관찰하는 내가 가장 고통스럽다.

 

나는 특별한 목적도 이유도 없이 무작정 내달리기만 하는 내 정신의 혼란스러움과 동시에

그가 그러한 과정에서 슬쩍슬쩍 건드려 울고 있는 내 마음의 절망,

그 모든 것들이 담겨 쉬지 못하고 완전히 지쳐있는 육체까지

온전히 느낄 수 있다.

 

몸의 구석구석, 특히 슬쩍 들어간 부분들이 모두 아프다.

목, 팔목, 허리, 발목, 무릎, 등줄기...

 

나는 내 정신을 비웃는다.

그렇게 내달려봤자 네 세계는 너를 더 높은 곳으로 보내줄 생각이 없는데

왜 그렇게 미친듯이 헤매고 돌아다니는 거야?

 

그가 우리를 그만 괴롭혔으면 좋겠어...

몸도 마음도 어둠의 바닥까지 가라앉아서는 마지막 신음으로 호소한다.

 

훗...

 

자유...에 대해서 생각한다.

절망할 자유. 죽을 자유.

 

어떤 체계를 이용해서 생각하는 것은 간단하지만

그것을 사는 것은 아주 다른 문제다.

삶을 전제로 하는 체계를 이용해서 생각하는 것은 간단하지만

그렇게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

 

나에게 피리가 있다면 모든 작은 사람들을 바다로 이끌어가 즐겁게 뛰어들게 할거야.

남은 큰 사람들은 어차피 죽을 텐데도 서로를 죽이지 못해 안달이겠지.

 

혹은

 

눈에 세로로 칼집을 내어 빨간 눈물을 흘리게 할래.

입가에는 억지 웃음을 그려주지.

 

죽을때까지 웃으면서 우는거야.

 

그렇게 계속 반복되고 또 반복되는...

 

조금씩 작아지고...냄새가 나기 시작해...이미 이렇게 되어버리고 난 다음엔

다시는 되돌아 갈 수 없는걸까?

 

다시는 되돌아 갈 수 없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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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21 15:30 2006/09/21 1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