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토 첫 발진~

잡기장

큰맘 먹고 산 자전거를 몰고 한강으로 나갔다.

온통 붉은 색에 힘있어 보이는 내 애마에 붙인 이름은 "적토" ^^

출퇴근으로 4~50분씩 매일 타기는 했지만

오늘은 오직 즐기기 위해~!

 

10시에 약속했지만 10시에 집을 나와 11시에 약속장소에 도착. 와보니 아무도 없다.

같이 가기로 한 두 명중 한명은 연락 두절. 한명은 미심쩍은 목소리로 "지금 막 출발해~"

ㅡ.ㅡ;

 

12시쯤 도착한 그와 함께 드뎌 출발! 하지만 시간이 늦은 탓에 목적지 변경.

원래 조강을 가기로 했지만 뚝섬 서울숲공원으로 향했다.

 

영등포에서 여의도를 지나 마포대교를 건넜다. 그리고는 한강을 따라 쭉~

 

일요일이라 그런지 많은 사람이 자전거, 인라인, 조깅, 경보(^^;) 등을 즐기고 있었다.

한강 물은 비로 불고 상류에서 쓸려 왔는지 흙빛이다.

가다보니 수상 스키를 즐기는 사람도 있다.

걱정이 됐다. " 빠지면 우울해 질텐데 ... " 바로 빠지는게 보였다 ㅡ.ㅡ;; 나때문인가

 

아침에 출근할때는 서두르느라, 저녁에 퇴근할때는 밤늦은 때라 조심하느라

맘편히 자전거를 타고, 주위를 둘러볼 여유도 없었는데

한강을 따라 자전거도로로 달리는 기분이 상쾌했다.

아... 이게 주말이다. 주말을 일로 헌납하고, 집에 있을때는 게임으로 진빼고 그런지 벌써 몇달인가.

 

2005년도 벌써 반이 넘었다. 상반기 평가를 하다 보니 많이 암담했다. 거창한 계획에 비해 한건 없는 것 같고, 아니 하기는 굉장히 많이 했는데 목표한 대로의 성과가 나왔는지... 하반기에는 못한 것을 이룰수 있을런지..

 

너무나 숨가쁜 6개월이 흘렀다. 이제 반환점을 돈다.

반환점은 뚝섬 서울숲공원. 자전거로 지나가기 괴로울 만큼 많은 사람들이다.

사슴과 고라니. 흙탕물의 잉어(?) 는 유유자적한데 시끌벅적 소란법석 와글와글대는 것은 사람뿐이다.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이 있어 가보니

땅에서 솟는 분수(이게 이름이 있을텐데 ㅡ.ㅡ) 속에서 수많은 아해들이 재밌게 놀고 있고,

주위에는 젖은 아이들의 몸을 닦고, 옷을 말리고 있는 가족, 구경하고 있는 어른들. 사진찍고 있는 사람들...

땀에 절은 나도 그 안에 들어가 함께 놀고 싶었지만

주위를 둘러싼 어른들에 가치를 두지 않고 땅에서 솟는 물만 즐기는 아해들과 섞인 내 모습이 왠지 어색할 것 같다. ㅡ.ㅡ

 

밖에 나와 점심을 먹고 돌아오기 시작했다. 잠수교를 건너 한강 남쪽길을 따라 돌아오는 길..

시간에 쫓기면서 정작 시간을 허비하는 사람들... 진작 시간을 내려면 어떻게든 낼 수 있었을 테지만 괜히 붙잡고 늘어지며 스스로 힘들게만 하고...

자전거를 다시 타기 시작한지 얼마 안돼서 그런지 약간 피곤해오기 시작했다.

어릴때는 짐자전거에 신문을 키높이만큼 싣고 다녔건만 지금은 가벼운 차림에 몸은 성장했고, 훨씬 좋은 자전거이거늘 ㅜ.ㅜ

하지만 몸은 피곤해도 마음은 너무나 가볍다.

 

역시 주말에는 쉬어야 한다. 쉴때는 제대로 쉬고, 놀때는 제대로 놀아야 일할때도 제대로 일하고 삶을 충실히 살 수 있는 거다. 알고 있었지만 실천 못하던 일.

그동안 너무 혹사시켜온 나를 앞으로는 잘 챙겨줘야 겠다.

오늘은 곤히 잠을 잘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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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10 22:49 2005/07/10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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