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웹접근성

다섯병님의 [웹 접근성 준수, 대체 텍스트 넣기부터 시작하자!] 에 관련된 글.

지지난 주 토요일, IT노조 조합원 모임에서 웹 접근성에 대한 간단한 교육을 했다.
원래는 웹2.0에 대한 얘기를 하려 했으나 교육을 준비하신 분이 여러 어려움이 겹쳐 급하게 주제를 바꿨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얘기이며, 기본적으로 지켜야 하고, 평소에 고민하는 주체가 있는 주제로 웹 접근성을 선택했다. 아래의 내용은 전에 기회가 있어 교육 받은 내용을 기초로 쓴 것이다.

말했듯 웹 접근성이 보장되어야 하는 필요성은 누구나 공감한다. 들으면. 그러나 실제로 웹사이트를 구축할때 그것이 적극적으로 고려되어 설계되고, 잘 구현되진 않는다. 그나마 개개인의 취향, 신념에 따라 자발적으로 행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다. 왜 그럴까? 몇 가지 이유를 꼽아 볼 수 있을 것 같다.

1.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지 못한다.
 실제 느끼는 어려움을 얘기하기 시작하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 경험하는 것과 차이가 존재한다. 실제 장애인에게 어떻게 웹 페이지가 보여지고, 사용되는지 겪어볼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있다. 시각 장애의 경우도 전혀 볼 수 없는 경우만이 아니라 일부분만 볼 수 없는 경우, 점점이 가려지는 경우, 특정 색을 판별할 수 없는 경우, 녹내장, 백내장의 경우, 단순 근시, 노안의 경우 등 다양하다. 즉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다양한, 그리고 많은 사람이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2. 굉장히 어렵고, 많은 추가 작업이 요구된다는 의식
 처음부터 고려하여 설계하고 원칙들을 세워 놓으면, 실제로 구현하는 단계에서의 추가 작업은 생각보다 크지 않으며, 이후 수정과 확장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나중에 가면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 또한 그 많은 접근성 지침을 다 따르지 않아도, antiropy님의 글에서처럼 이미지에 설명문구만 넣어져도 접근성은 크게 향상한다. 경우는 다양해도 심각하고 빈번한 문제는 손꼽을 수 있는 정도라고 할 수 있다.
 또 장애인을 위한 별도의 페이지를 꼭 만들어야 되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도 많은데, 역시 설계단계에서 신경쓴다면 하나의 페이지로 모두를 대체로 만족시킬 수 있다.

3. 노력에 비해 실효성이 적다.
 한국의 경우 이것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보는데, 웹을 사용하는 사람중에 접근성 보장이 필요한 사람은 극소수라는 생각이다. 그들을 위한 추가 노력을 들이는 것 보다 대부분의 사람을 위한 서비스에 노력을 기울이는게 낫다는 것. 하지만 말했듯 접근성을 위한 노력은 생각만큼 큰 것이 아니며, 또 접근성의 보장은 특정 장애인만을 위한 것이 아닌, 모두를 위한 것이다. 접근성 보장을 위한 장치들은 비장애인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고, 그것은 사이트, 컨텐츠의 유용성usability 을 증가시킨다. (아래에 예를 들겠음)

시각과 청각 장애만이 아니라 '동작' 장애도 있다. 마우스로 세밀한, 지속적인 조정을 하기 어려운 경우인데,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키보드만으로도 대부분의 메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코딩을 해야한다. 대표적인 예로 이제는 보편화된 "플래시 메뉴"가 있는데 마우스를 갖다 대면 효과와 함께 하위 메뉴 링크가 나오는 식이다. 이런 것은 대개 키보드로 하위 메뉴에 접근할 방법을 만들지 않아 시각 장애와 동작 장애의 경우 사이트 전체를 제대로 사용하기 어렵게 한다. 여기서 웹접근성을 위한 간단한? 필수 실천 방안 두번째가 나온다. "모든 기능은 키보드로 접근할 수 있게 한다". 첫번째는? 이미 나왔듯 "텍스트 아닌 컨텐츠는 반드시 (대안)설명문구를 넣는다"는 것. 즉 < img > 태그에는 꼭 alt="이미지 설명"을 넣는다. 키보드로 접근하기 위한 방법은 플래시 메뉴 사용을 가급적 줄이고 CSS 로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들을 사용하고, tabindex 속성, accesskey 등의 속성을 사용해 주면 된다.

필수 실천 방안 세번째는 "상호작용이 필요한 경우, 다른 방법을 준비"하는 것. 대표적인 예로 요즘 스팸 방지를 위한 문자열 입력, 회원 가입시 생성된 이미지의 텍스트를 입력하는 것들. 이 경우 시각 장애인은 그 문자열을 입력할 방법이 없다. 이런 경우, 음성이나 다른 대체 수단이 강구되어야 한다. 시각장애인은 청각과 다른 감각이 더 발달하게 되므로 그런 점을 활용할 수 있다. (스크린리더는 문자열을 굉장히 빠른 속도로 읽어주는데, 시각장애인의 경우 그런 문자열을 잘 판독하며, 문자 표현 능력도 뛰어나다)

또한 요즘 페이지가 복잡해짐에 따라 여러 페이지가 공통적으로 포함하고 있는 부분들(상단, 왼쪽 메뉴 등) 도 많아지는데, 비장애인의 경우 한번 본걸 다시 볼때는 빠르게 시선을 돌려 컨텐츠에 집중할 수 있지만, 매번 스크린리더가 처음부터 다시 읽어주는 것을 들어야 하는 시각장애인의 경우는 그 반복되는 부분을 건너뛸 수 있는 장치도 필요하다. 이것 또한 간단하게 A 태그로 컨텐츠 시작부분에 이름을 지정하고 단축키 한번만 지정해주면 되는 일이다.

사실, 항상 이런 것을 의식하고 적용하는건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요즘 많이 사용되는 웹 저작 도구(드림위버 등)는 대개 접근성 보장을 위한 옵션을 제공하여 그걸 활성화 할경우 작업시 접근성 보장을 위한 추가 작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런 것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이것이 습관으로 굳어지게 하는게 중요하다. "img" 를 친다음 습관적으로 src="이미지주소" 를 치고 그 이후 이미지의 속성을 지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img 다음 alt="" 라고 입력하는 것을 습관화할 수 있다. (alt="" 라고 쓰는 것만으로도 접근성은 향상한다. alt 속성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 스크린리더가 읽어주는게 차이가 있기 때문)

또한 웹 접근성과 함께 강조되는 웹 표준화는 좀 더 웹 저작자들에게 와 닿는 문제일텐데, 대부분 웹 표준을 충실히 지키는 것만으로도 직,간접적으로 웹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웹 표준 자체에 이미 웹 접근성을 고려한 내용들이 들어가 있고, 웹 표준에서 제시하는 기능만으로 다른 비표준 방식들을 대체할 수 있다. (플래시 메뉴를 웹 표준인 XHTML+CSS 로도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 ) 문제는 인터넷 익스플로러등 특정 웹 브라우저들이 웹 표준을 잘 구현하지 않거나 의도적으로 왜곡시켜 자체적으로 구현해 왔고, 그것의 결과가 특히 한국처럼 급격히 외연이 확장된 경우 무분별하게 적용되어 보편화되어 있는 것이다.

정리하고 마치면,
웹 접근성 보장은 특정, 소수 장애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것이며,
그것을 위한 노력은 조직적으로 초기에 고려되면 생각만큼 크지 않고, 이후 긍정적 효과가 많다.
그리고 몇 가지(3가지 정도)만 습관을 들여도 큰 성과를 가져온다.
 - 문자열 아닌 컨텐츠(이미지, 동영상 등)에 대체할 수 있는 설명 문자열 넣기
 - 사이트 메뉴와 기능들을 키보드만으로도 대부분 접근할 수 있게 하기
 - 상호작용이 필요한 경우 대체 수단 강구하기
(이 외에도 지켜야 할 것이 많긴 하지만, 스크린 리더등 보조도구가 계속 발달하고 있고, 장애인들이 웹을 사용하며 계속 적응해가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개발시 약간의 노력만으로도 전체적으로 큰 개선을 이루어 낼 수 있다고 한다.)

직접 웹 페이지를 제작하는 사람들은 작업 습관을 조금씩만 바꾸려고 노력하고, 그렇지 않으신 분들은 꼭 공유되어야 할 컨텐츠가 기술적 장치로 인해 접근되지 않는 경우를 발견하여 고치도록 요구하는 노력을 하면 된다. 큰 어려움을 없애기 위해 "특단의 조처"보다는 작은 마음씀과 실천이 이어지고 확산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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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4 01:54 2006/08/24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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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 2006/11/08 09:59 | DEL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매거진 정글의 eBI프로젝트 노하우에 전파연구소 구축기를 담게 되었습니다. 부끄럽지만 접근성 좋은 사이트를 만들기 위해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했고 그에 대한 열매인
유인동 2006/11/08 10:00 URL EDIT REPLY
웹 표준을 통한 웹 접근성향상을 노력한 전파연구소 구축기 입니다. 한번 봐주십사해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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