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쓰며 뭘 날려먹을 걱정만 없다면, 아마 더 많은 사람이 거침없이 능숙하게 컴퓨터를 다룰 수 있을 겁니다. 비록 한때 컴좀 뱉었다고 하는 사람들도 누차 자신들의 실수담을 얘기하며 "그렇게 배우는 거다, 실수 많이 할수록 그 덕에 많이 배워 컴맹 면한다" 라고 말해도 "그래 그럼 나도 한번" 이럴 수 있는 분은 많지 않을 겁니다.
난 컴맹이야 부끄러워 하며 얘기를 안해서 그렇지 누구나 살면서 실수로 파일을 지우거나, 저장이 잘못돼서 몇시간 작업을 날려 허공 속에 담배 연기와 함께 사라진 경우가 많을 겁니다. 몇번 그러다 보면 오기가 생겨 컴을 공부하는 사람도 있고, 깊은 좌절과 두려움, 분노와 혐오가 뒤섞인 감정으로 컴을 바라보는 분도 계시겠죠.
그래서 저도 많이 했던 실수 중에, 최근에 누가 그 해결 방법을 물어보신 덕에 좀 찾아보고 좋은 걸 알게 된게 있어 이참에 공유할까 합니다. 여러 사람이 한 메일 주소를 공유하는 경우가 많죠? 사무실에서 업무용으로 팀 메일을 쓰는 경우 원격 서버에 있는 메일을 MS아웃룩 같은 프로그램을 이용해 각자 다운받아 보는, POP방식으로 메일을 쓰는 경우에 흔히 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아... 하며 동작이 멎는 분도 계실 거 같은데, 네, "서버에 메일을 남겨둠"을 체크하지 않아 모두가 공유하는 메일을 몽땅 자기 PC로 옮겨버리는 경우입니다.
뭐, 그게 대수냐 사람들한테 전달(포워딩)해주면 돼지.
근데 만일 전달할 사람이 무지 많다거나, 전달할 메일이 무지 많다거나(이번에 제게 문의가 들어온 건 과장 섞였는지 알 수없으나 대략 만건) 하면 그걸 일일이 전달해 주고 있을 순 없습니다. 또 PC에 있는 메일함을 통째로 복사해서 각자 불러들이게 하는 방식도 가능하다해도 여간 민폐가 아닙니다. 만일 사용중인 메일 프로그램이 모질라 썬더버드(Mozilla Thunderbird)이고, 다른 분들은 MS 아웃룩(outlook) 을 쓴다면 메일함을 그대로 복사해 옮길 수도 없습니다.
이럴때 해결책이 있는데, 때맞침 이게 조금 있으면 부각될 조짐이 보이기도 하니, 이참에 알아두세요. 바로 POP보다 편리한 원격메일 서비스, IMAP (Internet Message Access Protocol) 입니다.
IMAP 이 뭔지 설명은 나중에 하고, 일단 IMAP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에 가입하세요. 테라메일(http://www.teramail.com)이란 곳이 있습니다. 한국어 인터페이스이고 한글 매뉴얼도 홈페이지에 있어 그대로 따라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 구글의 지메일(Gmail)이 24일부터 IMAP서비스를 개시했는데 아직 한국에서는 전면 시행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원 되는 사람도 있고 안되는 사람도 있데요.
혼자 갖고 있는 메일 나눠주는 과정은
1. IMAP서비스 가입 - 2. 아웃룩이나 썬더버드에서, 돌려줄 메일을 선택해서 그 서비스의 메일함으로 이동 - 2-1. 그럼 그와 동시에 서버의 메일함에 그 메일들이 생김 - 3. 받아갈 사람들이 IMAP 계정에 접근해서 메일 확인
1. IMAP 서비스 가입.
이 글에서는 생략합니다. 테라메일 홈페이지에 있는 매뉴얼대로 차근차근 따라해보세요.
2. 썬더버드/아웃룩에서 메일 옮기기
아주 간단합니다. 그냥 다른 메일함에서 옮길 메일을 선택한 후, 마우스를 클릭한채로 끌어서(드래그 앤 드롭) 테라메일의 받은 편지함 위에 놓으면 됩니다.
위의 빨간 테두리 쳐진 메일을 마우스로 잡아 왼쪽의 "h2dj @ teramail.com"의 받은 편지함으로 옮깁니다.
그럼? 이제 끝입니다. 더이상 아무것도 할게 없이 저 메일은 이제 원격 메일 서버의 받은 편지함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냥 그대로 테라메일의 웹메일로 들어가보면 아래 그림처럼 그 메일이 있습니다
그럼? 역시 이제 끝난거죠. 사람들에게 메일 한통만 쓰면 됩니다.
"쏘리, 내가 메일 다 지워버렸는데, 여기 가면 메일 볼 수 있다.
썬더버드/아웃룩에 이러저러하게 계정 추가하삼"
이게 가능한 이유는 POP는 메일을 다운받을때만 한번 서버에 연결해서 가져오고는 연결을 끊어버리는데 IMAP은 계속 연결된 상태로 유지할 수 있어서 그렇습니다. 즉 썬더버드/아웃룩에서 보는 받은 편지함의 내용과 상태가 원격 메일 서버의 그것 그대로라는 것이죠. 썬더버드에서 메일에 어떻게든 손을 대면 바로 원격 서버에 적용됩니다.
POP보다 IMAP이 좋은 점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 POP처럼 할 수도 있고, 계속 연결된 상태로 있을 수도 있다.
- POP는 한번에 한 사람만 연결해서 다운 받아 가는 것이지만, IMAP은 여러 사람이 동시에 실시간으로 메일함에 연결되서 바로 바로 변경 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
- 첨부파일등을 빼고 텍스트만, 요런 식으로 부분적으로 받아볼 수 있다.
- 누가 읽었는지 등 상태 정보가 유지되고, 메일에 키워드(태그)를 붙이는게 가능하다.
- 서버에 메일함을 여러개 만들고 관리할 수 있고
- 일단 다 다운 받고 검색할 필요 없이 서버에서 검색해서 필요한 것만 볼 수 있다.
(출처는 위키피디아, 번역만 대충 했습니다)
이렇게 좋은대신, 서버에 조금 더 많은 부담을 주고, 또 포털 같은 곳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광고도 보고 해야하니까 웹메일 우선 정책을 하느라 IMAP서비스를 지원하는 곳이 별로 많지 않습니다.
Gmail이 IMAP서비스를 지원한다면 아마 지메일로 바꾸는 사람 꽤 있을지도..
여튼 많은 사람이 많은 메일을 공유해 쓰고 있는 곳이 있다면 IMAP 서비스를 이용해보는 걸 고려해보시고, 앞으론 POP메일을 삭제했다고 너무 좌절하지 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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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 2007/11/07 23:05 | DEL
POP3만 지원하던 지메일(Gmail)이 드디어 IMAP도 지원합니다. 아직 모든 언어판에서 지원하지는 않기 때문에, 사용 언어를 영어로 바꾼 다음에 활성화해야 합니다. Gmail 설정에서 언어를 'English (US)'로 바꾸면 상단에 IMAP 탭이 추가되는데, 거기서 활성화할 수 있습니다. 활성화 후에는 다시 '한국어'로 돌려놔도 됩니다. 얼마 전, 다음(Daum)도 한메일 서비스에 무료 POP3 지원을 넣었는데, 이번에는 구글(Googl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