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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에피소드들

  • 등록일
    2006/12/02 13:12
  • 수정일
    2006/12/02 13:12

은수님의 [변화는 있다?] 에 관련된 글.

변화는 있다. 너무 소소하고 느려 터져서 문제지.

'물음표'를 떼는 건 각성한 이들의 의지에 달려 있음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아마 은수님 역시 그런 의미로 글을 올렸으리라.

 

최근 겪었던 두 가지 에피소드들을 그냥 나열해 볼까 한다.

 

#1.

1박 2일로 현장노동자들과 함께 수련회를 다녀왔다. 말은 거창하지만 그냥 산좋고 물좋은 데 가서 학습하고 돌아오는 것이었다. 숙박 장소 등의 준비는 남성 동지들에게 일임된 상태였다. 그런데 막상 가 보니 방을 하나만 잡아 놓은 것이었다. 그 동지들은 방을 두 개 잡는다거나 남녀의 공간을 나누는 것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던 상태였다. 대공장 노조에서 전투적으로 싸우는데 앞장서는 동지들이었는데 그런 교육이나 토론의 경험이 전무했던 것이다. 그래서 남성방 여성방 분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지적한 뒤(주도는 그 모임의 리더 격인 여성 동지가 하고, 난 옆에서 거들고) 방을 하나 더 잡았다.

 

그런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공간을 나누는 것에 대해 분명하게 '교육과 토론'을 하지는 못했다. 다음 모임에는 자료라도 뽑아가서 배포하고 설명해야겠다.

 

#2.

한 동지가 '우리들은 정의파다' 감상문을 썼는데, 그 글을 함께 검토하면서 나는 이런 부분을 지적했다.

(분명히 기억나진 않지만) "솔직히 노동운동에서, 사회주의 운동에서 여성 문제에 대해 대해 어떤 인식과 실천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얘기했던 것-

"아니, 왜 잘 모르겠다냐.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하나는 글쓴이의 위치를 운동 밖에 설정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분명히 이 문장이 각성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강하게 쓴것이긴 하지만 굉장히 미약해 보일지 몰라도 분명히 존재하는 운동 내 흐름들을 덮어버리고 있는 것이다. 구공탄이나 노학연같은 젊은 계급의식적 동지들이 있지 않냐. 이 사람들이 출발선들 아닌가. 또, 노조의 여성위원회 같은 상층 흐름 뿐 아니라 현장에서도 이런 문제의식들은 존재한다. 비정규직노조에서도 여성특별위원회가 만들어지고 있다. 잘 굴러가지는 않는 것 같지만 이게 얼마나 소중한 거냐. 그리고 분명히 동지도 이런 상황들을 알고 함께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잘 모른다'고 말해서는 안 되는 거다"

그래서 저 문장은 좀 손을 보기로 했다.

어떻게 고쳤는지는 나중에 다들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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