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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비슷한 시기에 끝났음.
대개 한 시즌(?)에 동시 세 군데에서 책이 굴러다니는데
하나는 가방속 - 출퇴근용 (절대 가벼운 책)
다른 하나는 화장실 - 사색(?)용
마지막으로 침대 위 - 수면 촉진용
물론 항상 엄격하게 용도를 지키는 건 아니다.
지나친 흥미 유발로 인해 한 책이 세 군데를 동시에 지키는 경우나, 지루함으로 인해 다른 책 밑에 깔리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 ([적대적 공범자들]은 화장실에서 수개 월째 유기당하고 있음)
최근
1번 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 Douglas Adams
2번 Trotsky and Marxism - Tariq Ali & Phil Evans
3번 Billions & Billions - Carl Sagan
칼 세이건 할배 책도 마지막 챕터만을 남겨 둔지 어언 몇 주가 지났지만 중간에 다른 책들을 보느라 좀 미안하게 되었다. ㅎㅎㅎ
잠깐 단상을 정리하고 지나간다면...
1. 히치하이커를 위한 은하계 안내서
작가 더글라스 아담스의 뇌 구조를 연구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
죽어서도 편히 잠들지 못하고 전세계를 떠돌며 기괴한 과학쇼를 벌이고 있는 아인쉬타인의 뇌표본만 중요한 건 아닐 듯....
출퇴근 셔틀버스, 혹은 버스를 기다리던 정류장에서 발작적으로 터지는 웃음을 참는 것은 상당한 인내심과 실전 훈련을 필요로 했다.
지구인들에게 임박한 파국을 경고하면서 물고기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끝으로 사라진 돌고래들과,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할 새도 없이 추락해버린 미사일 출신 정자고래와, 그리고 인간으로부터 로봇으로부터 우주선으로부터(?) 미움을 받는다고 자학하는 로봇 마빈... 그리고 우리 소심쟁이 주인공 아서 덴트....
이들이 너무너무 좋아졌다.
세상은 모든 불확실성 속에서 다시 태어난다.
이 불확실성 속에서 은하계를 여행하려면...
이런 든든한 안내서 하나쯤은 반드시 구비를 해야!!!
2. 트로츠키와 마르크스주의
마르크스가 불쌍하다고 생각하곤 했다.
뻔히 죽은 거 아는데, 걸핏하면 "죽었다"고 재탕삼탕 다시 사형을 언도하고...
또 한 편에서는 "태초에 말씀이 있었느니라"를 외치며 아무 구석에나 이름을 가져다 붙이며 자신이 진정한(?) 마르크스의 후계자임을 일삼는 무리들이 있으니, 사후가 참으로 평화롭지 못한 대표적 인물이라 하겠다.
그래도 트로츠키에 비하면 마르크스는 양반이다.
그의 이름이 풍기는 불손함, 분열주의, 공상주의자의 아우라는 '트로츠키주의자' 라는 딱지 속에서 좌파 대대손손 불명예의 대명사처럼 여겨져왔다 (뭐 내 편견인가? 여기에는 그의 후계자를 자처하는 이들도 혁혁한 공을 세웠다고 나름 생각)
그래서, 궁금했다. 정말 그렇게 욕을 먹을 만큼 뭘 잘못했나?
이 책은 인물이나 사상, 현상에 대한 만화 입문서 시리즈 중 하나로, 아주 평이 좋은 편이다. 집 앞 헌책방에서 재고 싸게 처분해서 몇 권 ^^
뭐 책을 읽고 얻은 결론을 말하자면. (다분히 작가의 평가를 따르고 있지만)
첫째, 전세계 거의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트로츠키의 분열주의, 반혁명주의자로서의 모습은 스탈린으로부터 비롯된 상당한 왜곡의 결과 (물론, 좀 미운 구석도 없지 않아 있음. 너무 잘났거든... ㅡ.ㅡ)
둘째, 이론적으로 지나치게 빼어나고 예리했지만 정치적으로는 레닌만큼 단호하지 못했음. 바로 여기에서 비극이...
셋째, 그 또한 가슴이 뜨거운 혁명가였음.. 그리고 "민주주의"를 중요하게 여겼음.....
첫번째 부인과 어린 딸은 스탈린에게 살해당하고, 큰 딸은 자살하고, 아들 또한 의문의 죽임을 당하고...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지구상 어느 곳에도 갈 곳이 없는 망명객이 되어 (결국 멕시코에 묻힘) 떠돌다가 얼음 송곳에 살해당한 이 위대한 혁명가의 영혼은 누가 위로해줄 수 있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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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l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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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츠키의 후예를 자처하는 사람들은 스탈린주의 이후에도 참으로 족보도 복잡하고, 때로는 서로 싸우기도 하고, 그 반면 '실천력'도 강해온것 같아요.(이상한 현재완료진행형이네) 그 뿐 책으로 나와서도 화장실 신세니 얼마나 애닯겠어요. 저승에서도...그리고 트로츠키는 얼음송곳이 아니라 피켈(등산용도끼)에 죽었어요. 예전에 그 사진도 갖고 있었는데 어디 찾아 보면 있을라나..부가 정보
홍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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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송곳은 잘못된 표현이고, 그렇다고 등산용 도끼(?)도 그렇구 ㅎㅎㅎ ice-pickel 이라고 하니 빙벽등반시 쓰는 그거... (집에도 있는데 이름을 모르겠음). 근데 노래도 있잖아요? "어디핀들 꽃이 아니랴... 감옥안에 있다고 한탄하지말고...." 화장실에 있다한들 책의 운명을 탓하리오...부가 정보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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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닌이 죽기 전에 트로츠키한테 스탈린을 몰아내고 집단지도체제로 가라했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이건 얼마나 사실인지 궁금하네요. 보신 책에 나와있는지요? 제가 좀 게을러서 도서관에 가려하니...부가 정보
mol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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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니까 피켈, 등산용 손도끼 맞다니까요. 앙 컴 뒤져봐도 사진을 못찾겠네요ㅠㅠ 그래 어디 핀들 꽃이 아니겠습니까만, 국회 화장실에 매달 한 편씩 시를 붙이거든요. 가끔 입 속의 검은 잎 같은 시 보면 되게 뜬금 없다니까요 ㅋㅋ부가 정보
홍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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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 레닌이 트로츠키만 살짝 불러 이야기한 건 아니고 (뭐 그랬는지도 모르죠) 스탈린을 당의 총서기 자리에서 제거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죠. 원래 23년의 당대회에서 이걸 실행에 옮기려고 했는데 병 땜시... 어쨌든 유언장에도 "Stalin should be removed as General Secretary" 라고 썼다는데, 당 지도부에서 이걸 숨겼대요. 그래서 미망인인 크루프스카야가 엄청 열받았다고 하더만요. 결자해지라고... 레닌이 이 문제를 정리하고 떠났어야 하는 건데...molot / 찾아보니까 한국말 없고 그냥 "피켈"이 맞네요. 독일어래요 ㅡ.ㅡ 국회 화장실의 "입속의 검은 잎"은 진정 뜬금없구만요. 그래서 사람들 상태가 안 좋아지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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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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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실이/ 답글 고마워요. 레닌이 사람 보는 눈은 확실했군요. 트로츠키 중심으로 집단체제로 가고 스탈린이 물러났다면 구소련의 역사는 어떻게 됐을까 상상이 잘 안 가네요. 한국의 역사도 많이 달라졌겠죠.부가 정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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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계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 안내서>는 원어로 읽어야하나 보군요. 몇년전에 샀다가 1권 반쯤만 약간 재미있고 시들해서 처박아두었던 기억이..부가 정보
홍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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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 근데, 전시볼셰비즘의 특수성을 이야기하며 민주주의를 훼손시킨 것도 역시 레닌이고... 일종의 원죄를 가지고 있다고 봐야... ㅜ.ㅜ이유 / 국내 번역은 어떤지 모르겠어요. 하도 해괴한 단어들이 많아서.. ㅎㅎㅎ 원서로 봐도 모르는 단어가 워낙 많았던지라 아마 더 재밌는 걸 놓쳤을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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