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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1 유감

 

지난 주 한겨레 21에 실린 미류의 칼럼 "천사는 옵션, 권리는 기본" 은 쉬우면서도 깊이 있는 글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글의 주제가 한겨레의 '천사' 운운하는 훈훈한 미담 기획을 비판하기 위한 것은 아니지만,

한겨레는 이 대목을 가볍게 흘려듣지 않았으면 좋겠다.

 

부쩍 연성화되는 한겨레21 기사들에 대해 내부적으로 문제의식이 존재하는지 잘 모르겠다.

 

어떤 고정된 지면을 갖고 글을 쓸 기회를 갖는 것,

그건 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특혜이자 또 부담이기도 하다.

세상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하고, 또 누군가 들어주기를 소망한다.

때로는 너무나 절박하게...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럴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래서, 그토록 소중한 공간, 말할 수 있는 기회를 허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시사잡지가 딱딱하고 심각한 내용만을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시사잡지의 존재의 이유를 져버리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따뜻하고 코믹하고, 재미난 생활글이 읽고 싶으면, 혹은 쓰고 싶으면 그에 맞은 매체를 이용하면 되지 않나...

 

나는 한국사회에서 한겨레 21이라는 상식적인 언론매체가 존속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없는 형편에 1년에 15만원을 넘게 들여 정기구독을 하고 있다. 그런데  왜 내가 이 시사주간지에서 기자 부부들의 음주습관을 적나라하게 목격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변호사의 지극히 개인적인 드라마 감상평 (지금은 연재가 끝났지만), 기자의 요리실습 과정들도 그다지 알고 싶은 것들이 아니다.

 

제발 이런 글들은 개인 블로그에다 쓰셨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오마이뉴스도 있잖은가...

 

절박한 사연을 가진 누군가의 말할 기회, 들어줄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언론의 직권남용이고 오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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