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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요가

  • 등록일
    2008/10/08 10:10
  • 수정일
    2008/10/08 10:10

가을이 되서 그런건지, 요즘 몸이 좋다.

얼마전까지 쿡쿡 찌르는 듯, 은근히 누르는 듯한 위통이 있었는데,

지난주 부산에 가서 바다 보고 회 잔뜩 먹고 낮술 먹고

반가운 지인을 만나서 와서는 그냥 나아버렸다.

역시 스트레스였나 보다.

요가도 새로운 단계에 접어든 것 같다.

몸 좋아지고 지겨우면 안가고, 또 몸 안좋거나 스트레스 싸이면 가고 그랬는데,

몸과 마음이 고달픈 순간이 지나면 뭔가 한 단계씩 올라가는 느낌이 들어 좋다.

요가를 하다 보니, 일과 생활의 고통이 요가를 수행하기 위한 장치의 일부라는 느낌이 들때가 있다.

물론 꾀 안부리고 부지런히 가면 그렇다.

목 디스크와 어깨 뭉침과 팔 저림은 정말 요가로 많이 풀려서

이제는 컴을 오래봐도 왠만하면 아프지 않다.

허리, 척추, 목, 어깨, 배에 뭉쳐있고 막혀 있던 곳이 정말 많이 뚫렸고,

가만히 있어도 기가 원활히 순환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문제는 원래 내가 상기가 잘되는 체질이라, 기가 미간 사이로 너무 쳐 올라오는 경우가 있다.

미간을 기분좋게 자극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눈까지 아파올 정도로 너무 몰리기도 한다.

요가 선생님 왈,

기는 등뼈를 타고 올라가  미간에서 다시 앞쪽으로 내려오는데,

내 경우엔, 기가 잘 올라가지만 그게 잘 내려오지 않는단다.

그래서 호흡과 명상을 할때 마음을 배꼽 위 2-3센티에 집중해서

배에 끌어올려진 기를 모우는 작업을 해야한다.

그래서 어제는 호흡을 할때, 특히 풀무호흡을 할때 배에 집중했다.

보통 아무 생각없이 호흡을 할때는 자연스럽게 눈이 감기며 미간에 집중하게 된다.

아마 오래 수련한 사람들은 그렇게 집중된 기를 이용해 명상을 할 것이다.

내 경우엔 아직 그 단계는 아니어서, 그렇게 미간에 집중시키면 기가 올라 부작용이 큰 듯 하다.

배의 한 지점에 정신을 붙들어매고, "요가"라는 말의 뜻대로,

마구  달려나가는 미친 말들을 말뚝에 붙들어매는 기분으로

집중했다.

전에는 이 미친 말들에 집중해서 내 몸도 이리저리 흔들리고 돌고 떨고 했지만,

지금은 말들을 매는 말뚝에 집중한다.

배가 뜨거워지는 것을 느낀다. 실제로 뜨거운 것이 아니라,

뜨거운 기운이 배에서 맴돈다, 의식에 따라 아래로 살짝 치내려가기도 하면서...

 

여기까지다 내가 경험한 곳은.

 

그 이상은 경험하기 전까지 알 수 없다.

요가 선생님도 내가 경험한 이상을 말씀해주시지 않는다.

말해야 소용없다는 게 그 분의 지론이다.

어쨌든, 뜨거우면서 포근한 이 기운에 휘감겨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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