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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5/17
    오릭스와 크레이크(2)
    무나
  2. 2007/05/17
    외로운 것과 외롭지 않은 것
    무나

오릭스와 크레이크

  • 등록일
    2007/05/17 18:54
  • 수정일
    2007/05/17 18:54

소설 하나를 잡고 한달 이상을 버티고 있다.

지하철에서 왔다갔다 할때만 읽어서 진도가 영 안나간다.

그리고 글이 너무 어렵다. 어려운 울트라 포스트모던 영어...

그래도 잡고 있는건, 번역된 책이 없고 상당히 재미있어서다.

 

서구권에서는 SF, 페미니스트 작가로 우명한 마가렛 에트우드 여사의 오릭스와 크레이크.

이야기는 상당히 있을법한 미래를 다룬 SF인데, 보통 비현실적이고 그걸 강점으로 갖는 기존의 SF와는 사뭇 다르다. 현실감 장난 아니다. 바로 코앞의 미래를 내다보는 것 같다.

이미 고도화될 대로 고되화된 테크놀로지와 대기업의 세상,

사람과 똑같은 싸이보그나 자동차가 나는 허황된 상상이아니라,

지금 세상이 요모양 요꼴로 계속 가면 요롷코롬 되겠구나 할 정도로 예상이 가능한 세계다.

 

유전자조작으로  피군(Pigoon)이라는 돼지 몸 속에

사람 심장도 기르고, 간도 기르고, 콩팥 등등 다 기른다.

사회는 기업이 운영하는 상류 Compound와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Pleebland 두 세계로 이루어져 있고,

양극화가 극에 달한 나머지 Compound사람들은 Pleebland 에서의 삶을 상상조차 하지 못한다.

 

에트우드 여사가 만든 신조어들도 재밌다.

Rakunk 미국너구리인 라쿤과 스컹크의 합성어, 유전자 조작으로 스컹크의 냄새를 제거한 애완동물

Wolvog 늑대와 개의 합성, 상당히 싸납다.

다른 재밌는 말들도 많은데 기억이 잘 안나네...

 

신조어들 하며, 에트우드가 쓰는 단어들이 너무 어렵지만(사전을 찾아도 안 나온다 - -;)

읽는 재미 쏠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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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것과 외롭지 않은 것

  • 등록일
    2007/05/17 18:06
  • 수정일
    2007/05/17 18:06

이거이 얼마만에 쓰는 블로그인고...

붑사마가 방글라데시로 떠난 이후, 집에가면 허전, 쓸쓸 모드...

물론 붑사마가 있다고 해도 내 하는 일이 달라지는 건 없다.

사실 잘때는 누가 옆에 없는 게 더 편하다.

코고는 소리에 깨지도 않고,

코골까봐 잠들기 전에 미리 걱정하며 뒤척이지 않아도 되고

눈을 역삼각으로 뜨며 잔소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같이 있던 사람이 없다는 것은 때론 편리하고 평화롭고 고요하다.

근데, 그 평화롭고 고요하고 편리함이 돌연 외로움과 권태가 된다.

집에 들어가면 누가 있다는 거, 누군가가 올거라는 거,

그런 게, 같이 있을때는 모르는데, 은근한 기대를 만들었던 것.

 

사람이 외로우면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인다, 자신만의 세계를 확장시킬 수 있다.

아픈 짐승처럼 섬세하고, 예민하고, 세세한 결들을 뭉게지 못한다. 예술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다. 상상을 많이 한다. 심심하니까 뭔가 혼자 놀 꺼리를 열심히 찾는다.

단점: 더 심한 관계단절과 우울의 늪 빠져든다. 자아비대증에 걸린다. 관계망상에 빠진다.

 

외롭지 않으면,

장점: 내면을 지지해주는 무언가로 인해 자기에 대해 집착하게 되지 않고 세계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된다. 애정형성이 잘된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엄마에게서 멀리 떨어져 놀 수 있다고 한다.

단점: 그냥 단순하고 평범해진다. 보이는 게 다라고 현실을 별 생각없이 받아들인다. 상상하지 않는다. 점점 혼자 노는 기술이 둔탁해진다. 가령 TV를 보며 노다거린다. 글 쓸 일이 별로 없다.

 

그동안 난 너무 외롭지 않았다.

단순하고 평범한게 그냥 편했던 거다.

대추리에서도 너무 편하게 싸워서 주위사람들에게 미안할 정도다.

나는 이정도, 하며 선을 그으면 되었다.

투쟁 삘이 안 땡기는 그 편안한 상태 말이다.

그래서 쥐어짰다. 피자매활동도, 대안무역도,

대추리도 회사출근하듯, 일요일 아침에 교회가듯 상당 '의무감' 같은 걸 가지고.

일주일에 한번, 두번 하는 식으로 횟수를 세가며...

내가 왜그랬을까...

 

(윽... 난 왜 글을 쓰면 이렇게 고백투가 되어버릴까...

나도 누구처럼 짧게 또각또각 끊어지는 상큼 발랄한 글쟁이가 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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