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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배우인 최강희가 주인공이었다는데...보지는 못했다.
읽는 내내 사랑을 생각했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사랑하는 것이 사는 것'인지 '사는 것이 사랑하는 것인지' 가물가물한 나이에 새삼 사랑을 생각했다.
살면서 과연 이어지는 '설렘'을 간직할 수는 있는 것일까? 밋밋한 일상이 어느 순간 설렘을 대신하고 있는 때에 추체할 수 없는 '설렘'이 다가온다면, 삶은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일상의 밋밋함이 주는 안정을? 설렘인 안겨주는 삶의 열정을?
벌써 가물가물해지는 소설의 줄거리보다, 마흔 즈음의 나이에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읇조리게 해서 좋았다고 하면 너무 소설을 작위적으로 읽은 것일려나....
정말 재밌게 읽었다. 반나절이면 충분히 읽을 만큼....
성장소설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청소년 문학이란 이름에 걸맞게 속도감과 재미가, 그리고 그 설정이 너무도 재미있어 읽는 내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토리)'가 될 뻔한 완득이를 세상으로 불러낸 담임 똥주.
부자 아버지의 이주노동자에 대한 착취에 분개해 이주노동자를 위해 싸우는 담임 똥주.
전 재산을 털어 그들의 쉼터인 '교회'를 사들이 담임 똥주.
'연탄 한 장' 같은 인물이었다 싶다...
어떤 글을 읽든 사람은 자기 처지에서 읽나 보다. 완득이보다 담임인 똥주가 눈에 더 들어 오는 것은 내가 교사이기 때문이리라 싶다.
똥주는 반 학생들의 잘못에 처분을 내린다. 99대 집행유예 1년.. 체벌을 할부로!
예전 매를 들 때 할부로 때려본 기억이 있긴 한데, 집행유예를 내려본 적은 없다. 담임을 하게 되면 집행유예 선고를 해야겠다.
나는 어떤 선생이었을까? 문득문득 궁금해진다.
며칠 전 내 싸이에 아마도 올해 26쯤 된 졸업생이지 싶은데, 오랜만에 들러 글을 남기고 갔다. 졸업하고 원주인가에서 물리치료사를 하고 있다고 들었었다.
저희 보건의료노조도 내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가요..
의료기관 민영화라는 말도 안되는 얘기가 나오더니 결국엔 이렇게 됐네요^^;;
갑자기 선생님이 궁금해져서 찾아왔더랬어요^^
학교다닐 때는 나이를 먹고 아는 것이 많아지면 편안해지는 줄 알았어요.
근데 막상 사회에 나와보니 한해한해 지날수록 점점 더 상황은 힘들어지기만 하고 부조리한 것만 눈에 보이고 그러네요....
어디를 봐도 모순덩어리고..;;;
의료기관의 파업은 좋은 방법이 아니지만 협상이 잘되면 저희처럼 아직 기반이 약하고 불안정한 고용자들이 조금은 발을 붙일 수 있을테니까 많이 이해해주셔야 할 텐데 걱정이에요.너무 이기적으로 보일까봐서요^^;
아침부터 신세한탄을 해버렸넹ㅎ;;
좋은 하루 되세요,선생님∼
이 책의 저자는 부산대 강명관 교수이다. 예전에 강명관 교수의 짧은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매우 마음에 들어 이 분 글을 한번 읽어봐야겠다고 마음 먹은 지가 꽤 된 듯하다. 나의 게으름으로 이제서야 한 권을 읽었다. 오랜 시간 벼른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저자의 박식함도 박식함이지만, 고전의 글을 대하는 그의 가치관과 철학이 현재진행으로 읽히기에 더욱 좋았다.
정도전의 조선 건국의 구상이 그의 정적이었던 태종에 의해 실현되었다는 역사의 아이러니도 재밌었거니와, 세계 최초라는 우리의 금속활자가 서양의 금속활자만큼 문명의 발달에 기여하지 못한 이유가, 도서의 대량생산을 위한 것이 아닌 사대부만을 위한 소량의 생산을 위한 것이었다는 사실은 나에게 처음 듣는 새로운 앎이었다.
'책읽는 바보'가 조선에 이토록 많았다는 것이 책이 주변에 그렇게 널려 있어도 욕심껏 읽어내려하지 않는 나의 게으름을 부끄러워 마땅하다.
'책'이란 것이 꼭 출세를 위한, 성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의 지평을 넓히는 것임을 조선의 '책벌레'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세삼 우리의 교육을 돌아보게 한다. 교과서에 나와야만 유명해지는 잘못된, 명백히 잘못된 이 독서 문화는 새삼 교육하는 자로서의 반성을 불러일으킨다. 많은 책을 읽은 많은 이들은 과거를 포기하면서, 또는 유배를 가서 그 학업을 이뤘다는 얘기는, 나는 그렇게 읽었다. '출세의 욕심'을 버리면 '공부'가 된다는 것으로......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제목만 알았던, 교과서에 나왔기에 무작정 외우기만 저자와 저작들의 대략의 내용이나마 주워듣게 된 것도 읽는 내내 좋았다.
오쿠데 히데오...
사실 일본 작가를 그닥 좋아라 하지 않는다. 무라카미 식의 후일담류이나 염세적 분위기라는 편견 아니면 에쿠니 가오리 식의 가벼운 소품이 일본 현대 문학이려니 하는 생각을 짧은 독서 경력이 갖게 한 것이다.
도서관을 담당하면서 아이들이 하도 열심히 대출해 가길래, 물었다.
"재밌나?"
"예! 진짜 웃겨요."
아 에쿠니 가오리 식의 가벼운 소설이구나 싶었다.
머리 식힐 겸 읽기 시작했다.
아나키스트인 아버지가 희화화되면서 글은 시작한다.
'국민이기를 거부'하는 아버지는 전형적인 극좌아나키스트이다. 그런데 소설이 전개될 수록 이 아나키스트의 인간미와 희망에 점점 공감하게 된다. 종국에는 회화화된 인물이 희망을 잣대가 된다. 아버지와 엄마가 떠나가는 '파이파티로마'라는 섬은 우리네 문학에도 놓여진 '율도국'의 다름 아니다.
희망을 잃고 삶이 있을까? 나는 이 소설을 자본주의와 국가주의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희망'을 정말 재밌게 전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도서관 게시판에 한 학기를 마치며 도서관 담당교사의 강추 도서로 '남쪽으로 튀어'를 적어뒀다. 나는 궁금하다. 학생들은 이 책을 읽고 어떤 생각과 느낌을 갖게 되었을까가...
잔잔한 재미가 있다. 커다란 사건 없음에도 이렇게 독자를 진득하게 이끌어 갈 수 있는 것이 작가의 능력이겠지. 읽으면서 그림을 계속 들쳐보게 한다. 그림 한 장에서 이러한 장편의 이야기를 상상해내는 트레이시 슈발리에가 경이롭다.
잔잔한 재미의 아름다운 그림까지... 강추. 누가 읽어도 즐독하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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