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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

이 책의 저자는 부산대 강명관 교수이다. 예전에 강명관 교수의 짧은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매우 마음에 들어 이 분 글을 한번 읽어봐야겠다고 마음 먹은 지가 꽤 된 듯하다. 나의 게으름으로 이제서야 한 권을 읽었다. 오랜 시간 벼른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저자의 박식함도 박식함이지만, 고전의 글을 대하는 그의 가치관과 철학이 현재진행으로 읽히기에 더욱 좋았다.

 

정도전의 조선 건국의 구상이 그의 정적이었던 태종에 의해 실현되었다는 역사의 아이러니도 재밌었거니와, 세계 최초라는 우리의 금속활자가 서양의 금속활자만큼 문명의 발달에 기여하지 못한 이유가, 도서의 대량생산을 위한 것이 아닌 사대부만을 위한 소량의 생산을 위한 것이었다는 사실은 나에게 처음 듣는 새로운 앎이었다.

'책읽는 바보'가 조선에 이토록 많았다는 것이 책이 주변에 그렇게 널려 있어도 욕심껏 읽어내려하지 않는 나의 게으름을 부끄러워 마땅하다.

'책'이란 것이 꼭 출세를 위한, 성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의 지평을 넓히는 것임을 조선의 '책벌레'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세삼 우리의 교육을 돌아보게 한다. 교과서에 나와야만 유명해지는 잘못된, 명백히 잘못된 이 독서 문화는 새삼 교육하는 자로서의 반성을 불러일으킨다. 많은 책을 읽은 많은 이들은 과거를 포기하면서, 또는 유배를 가서 그 학업을 이뤘다는 얘기는, 나는 그렇게 읽었다. '출세의 욕심'을 버리면 '공부'가 된다는 것으로......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제목만 알았던, 교과서에 나왔기에 무작정 외우기만 저자와 저작들의 대략의 내용이나마 주워듣게 된 것도 읽는 내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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