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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막

고향이래야 내가 사는 양산에서 1시간 거리인 창원이다. 오랜만에 내려가 거의 집에만 있다가 아는 몇 분 찾아뵈었다. 가는 길에 나의 출신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지나게 되었다. 고등학교 앞에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뻔하다. 소위 SKY이를 비롯한 상위권 대학 진학자들의 이름이 걸려 있을테다. 그리고 지나 중학교 앞을 지나는데 중학교 앞에도 현수막이 걸려 있는 것이었다. 특목고 진학자들이 이름이 적힌 현수막... ㅜㅜ
교육이란 게 이런 것인가 싶었다. MB 방식으로 교육 개혁을 하면 곧 초등학교에도 이러한 현수막이 걸리게 되겠지...

올 한해 삶의 방향은 또다시 자의에 의해서보다 타의에 의해서 결정될 수밖에 없으리란 생각을 한다. 교사가 교사다울 수 있는 길이 싸우는 길일 수밖에 없다는 이 참담함을 MB는 이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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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폐지대학평준화 소식지 와글와글 제4호

2007년 11월 22일 네 번째 소식지

 

[Action 1124! 모두 함께 모이자! 행동하자!]

         

올해도 어김없이 수능이 치러졌습니다.

한번 보는 시험으로 한 인간의 운명이 결정되는 사회,여전히 견고하기만 한 대학서열화와 학벌 구조. 성적을 비관해 아파트에서 투신 자살한 삼수생이 있고, 수능 시험을 거부하고 교육부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한 고3학생이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나서야 합니다.

입시지옥, 사교육, 학벌구조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대안인 대학평준화. 11월 24일 전국 각지에서 교사, 학생, 학부모, 시민이 모여  “입시폐지 대학평준화 운동”의 힘찬 도약을 시작합니다.

꼭 오십시오. 여럿이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됩니다.

(전교조서울지부웹메일에서)

<꾸벅> 안녕하세요. 입시국본 소식지 '와글와글-입시폐지 대학평준화' 4호입니다. 드디어 1124가 다가왔습니다. 회원분들 모두 전국각지에서 열리는 1124 공동행동에 손에 손잡고 주변 분들과 함께 모여서 외치고  감동하고 결의를 다져나갔으면 합니다.

홍세화 대표의 호소문 - 대학평준화를 현실로!

 

 

 

[11월 24일 전국 각지에서 동시다발 입시폐지대학평준화 공동행동]

 

* 수도권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등 전국 15개 지역에서 동시에 개최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입시폐지대학평준화운동이 1124 전국 각지에서 교육혁명의 서막을 열어젖히게 됩니다. 그 동안 2000km 자전거 전국대장정, 입시폐지대학평준화국민운동본부(준) 출범, 각 종의 토론회와 강연회, 기자회견, 수능폐지 퍼포먼스, 각 계 각 층의 선언을 거쳐 드디어 1124 전국 각 지에서 입시폐지대학평준화 교육혁명의 서막을 알리는 공동행동이 전개됩니다. 수도권을 포함 전국 15곳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액션 1124는  그 자체만으로도  “과연 제대로 될려나,,” 라는 모든 우려나 회의를 떨치고 매우 힘차고도 뜻 깊게 본격화되기 시작되었음을 알려줍니다. 많은 분들의 성원과 회원들의 다양한 활동으로 입시폐지대학평준화운동은 짧은 시간이지만 사회적 담론으로서 시민권을 쟁취하였고 대선국면의 교육공약으로도 깊숙이 파고들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범사회적 대중운동으로 발전하는 일 그리고 앞으로 가열차게 전개될 평준화냐/본고사냐의 대결에서 승리하는 길이 남아 있습니다. 1124 모든 회원분들은 가까운 지역에서 열리는 공동행동 행사에 주변분들과 함께 손에 손잡고 참여하여 교육혁명의 서막을 알리는 큰 울림에 함께 했으면 합니다. 화이팅 입시폐지대학평준화운동! 액션 1124!


* 문화제, 자전거 선전전 등 다채로운 행사 진행

- 전국 동시다발로 진행되는 공동행동은 입시폐지대학평준화의 염원을 담은 ‘날개’ 이미지의 형상화, 공동선언문 낭독을 전국 통일적인 공동행동으로 설정하고 지역 사정에 맞는 다채로운 행사들로 함께 진행됩니다.

- 수도권의 경우 국본제작 동영상 상영, 이화여고 댄스동아리 학생들의 찬조 댄스, 락밴드 ‘보드카레인’, 9인조 관악밴드 ‘킹스턴루디스카’ 그리고 이랜드 몸짓패 ‘신화’ 등이 찬조출연합니다.(볼만 하겠죠?) 그리고 홍세화입시국본공동대표, 권영길민주노동당대선후보, 금민사회당대선후보 등의 발언 등도 있습니다.

- 전국 각지에서도 다양한 문화행사와 행동이 있는 중인데, 특히 충남 홍성에서는 청소년들이 직접 홍보동영상도 만들고, 비보이 공연 등 행사프로그램도 준비하면서 행사의 중심 주체가 되고 있어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대구에서는 많은 시민사회단체와 대규모의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각 지역에서 다채로운 행사와 실천행동이 펼쳐지니 많은 참여바랍니다.

 왜냐면] 대학 평준화가 답이다 / 하재근  

 [정진상] "한국교육 핵심 모순에 정면 승부 걸다"

 

 

 

         [ 입시폐지 안티수능 퍼포먼스, 1인 시위]


수능 전후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외고입시부정 사태, 3수생의 수능비관 자살 등 입시-학벌체제의 폐해와 아픔을 보여주는 사건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실천들이 이어졌습니다.

 

 [성명] 특목고 입시 파행, 해결책은 대학평준화이다

 [오마이뉴스] 수능날 울려 퍼진 '입시폐지'의 함성

 변리사 꿈꾸던 삼수생, 수능 비관 투신 자살

  “SKY 대학부터 와르르” 입시폐지 퍼포먼스 현장 - 11/6 입시국본 기자회견 기사

 

 

 

 

 

          [기획연재3 : 서열화가 하향이다(1) : 랭킹 지표에 대하여 ]


기획연재 ‘하향서열화 상향평준화’는 세 번 째 주제로 ‘서열화가 하향이다’를 다룹니다. 이 주제는 두 부분으로 구성되는데 우선 앞 부분에서 하향/상향 논쟁에서 자주 등장하는 <랭킹 지표>에 관해 다루었습니다. 함 읽어 보세요.

  [기획연재3 : 서열화가 하향이다(1) : 랭킹 지표에 대하여]

 

 

 

         [국본회원 2천5백여명]


주로 온라인으로 가입하고 있는 국본회원이 어느새 2천명을 넘어 2천5백여명 가까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사회운동 사상 이 정도의 자발적 참여의 흐름은 유례가 없었을 것입니다. 머지 않은 시기 1만회원을 돌파할 수 있도록 1124 이후 더욱 활력있는 선전홍보, 회원조직 활동에 모든 회원들이 같이 했으면 합니다.

 

 
 

 

         [불티나다 시민선전지]


1124 전후로 시민홍보용으로 제작한 ‘시민선전지’가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주문으로 국본 재정에 예상 외의 손실(?)을 입히는 상황이 벌어짐(^^좋아서 하는 소리). 처음에는 간이 선전전용으로 생각하여 5천부만 제작하려 했으나 각 지역에서 주문이 쇄도하여 1만5천부를 제작하여 발송하였고, 특히 대구에서는 자체로 2만부를 제작하여 대대적인 시민홍보전에 나서겠다 기염. 이렇게 여러 회원들과 각 지역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해 나간다면 내년에는 지금과는 비교도 안되는 대대적 선전전을 전개할 수 있는 힘이 형성되지 않을까하는 기대.

  시민용 선전지 만들었습니다.

 

 

 

         [홍성 청소년제작 1124 홍보 동영상]


1124대회를 준비하면서 충남홍성지역은 지역 학생들과 청소년들이 중심 주체로 나서 많은 관심과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 홍성지역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1124 홍보영상 :꿈! 꿀 수 있게해 주세요"를 소개합니다. 함 감상해보세요. 싸이월드에 오렸는데 일부 ‘얘들아 공부나해라’라는 악플도 있었지만 많은 격려와 추천이 쇄도하고 있답니다..

  11월24일 홍성문화행사 피켓용 동영상

  입시 폐지, 대학 평준화 국민 공동행동 홍성 홍보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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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경상대 정진상 교수, '교육 개혁' 2200km 자전거 대장정 나서

"학벌철폐! 입시폐지! 대학 평준화!"
경상대 정진상 교수, '교육 개혁' 2200km 자전거 대장정 나서
 

2007년 08월 29일 (수) 김종현 기자 kimjh@idomin.com
 
   
 
 
'학력 위조'가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대학 교수가 '학벌철폐·입시폐지·대학평준화' 등을 내걸고 자전거 대장정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그가 나선 길은 2200㎞이며 주인공은 경상대 정진상(50·사회학·사진) 교수.

정 교수는 30일 오전 10시 경상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2일간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정 교수는 그동안 우리 사회의 학벌 타파를 위해 '국립대 통합 네트워크'를 주창해 왔으며 이번 전국 대장정도 그 운동의 일환이다. 올해가 '안식년'인 정 교수는 얼마 전부터 매일 2시간 이상 자전거 타는 훈련을 하고 있다.

이번 대장정은 단체와 개인으로 구성된 '입시철폐·대학평준화 국민운동본부(준)'(이하 국민운동본부)의 첫 번째 활동으로 기획됐다. 대장정은 우선 정 교수 혼자 진주에서 출발한 뒤 전국 각 지역을 돌면서 단체·개인이 결합하는 방식이다.

그는 슬로건으로 △학벌 학력 간판을 부수자 △학벌 철폐로 차별 세상 끝장내자 △입시 폐지로 아이들을 살리자 △대학평준화로 사교육비 없애자 △한 번의 시험으로 인생 결정나는, 미친 세상 갈아엎자 등을 내걸었다.

정 교수는 "학력위조 파문으로 학벌과 입시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고, 대선과 총선 등에서 교육문제에 관심이 집중될 것을 고려해 '학벌철폐·입시폐지·대학평준화'의 목소리를 널리 퍼뜨리기 위해 대장정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전국 곳곳에 '학벌철폐' 등에 공감하는 사람들을 모으고, 지역마다 국민운동본부를 조직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국민운동본부는 10월께 정식 출범할 것"이라면서 "그동안 대학입시 평준화 문제를 제기해 왔던 개인들이 주축이며 단체도 대중 조직보다는 실질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단체들로 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교수는 그동안 저서 <국립대 통합 네트워크>를 펴내기도 했다. 정 교수는 이 책에서 "대학입시의 본질은 '대학서열체제'에 있기에 이를 해소해야 한다"면서 "'대학서열체제'가 입시지옥과 교육경쟁력 약화, 사회적 불의의 주범이다. 이를 해소할 수 있는 개혁안은 '국립대학 통합 네트워크'이며, 그것은 실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이번 대장정을 통해 정치권에 '학벌철폐' 등에 대한 관심을 촉구할 계획이다. 정 교수는 "'국립대 통합 네트워크' 등에 대해 민주노동당 3명의 대통령 예비후보들은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신기남·원희룡 의원도 같은 맥락의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면서 "앞으로 대선과 총선과정을 거치면서 정치권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려는 의도도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도착 지역마다 간담회와 강연을 계획하고 있다. 그의 이번 대장정에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전교조나 참교육학부모회 등의 단체와 개인들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일정은 30일 진주에서 출발해 순천(31일)→해남(9월 1일)→목포(2일)→광주(3일)→남원(4일)→무주(5일)→전주(6일)→홍성(7일)→평택(8일)을 거쳐 다음 달 9일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어 남양주와 가평을 거쳐 춘천(10일)→충주(11일)→대전(12일)→청주(13일)→김천(14일)→안동(15일)→대구(16일)→포항(17일)→울산(18일)→부산(19일)→마산(20일)을 방문한 후 진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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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지도=수업방해

어제 야간 자율학습시간에 청소를 했단다. 이유는 장학지도가 다음 날이라는 이유였단다. 오늘 아침부터 또 청소를 시킨다. 청소를 완료한단다. 손님 맞이를 위해 자기 집 청소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냐는 논리이다. 그래 그게 무슨 문제이겠는가.

 

우리 학교는 스승의 날에도 야간자습을 했다. 하루 종일 스승의 날 노래 부르다가 자습이 제대로 되겠는가. 그래도 했다. 교감이 억지를 부렸다. 그리고 다음 날인가 저녁을 먹으면서 교감이 그런다.

"우리 학교만이 야간자습을 했더라. 우리가 지역에서 제일 열심히 공부한다."

정말 '헉'이다. 그날 애들은 태반 야자를 '쨌'다. 눈치 보느라 남은 아이들도 시간만 떼운 것이 진실이다.

지난 축제가 있었다. 축제 때 3학년들은 여전히 자습을 했다. 학교가 들썩들썩거리는데, 무슨 공부가 되겠는가. 어쨌든 중요한 고3 시기이니 자습을 해야한단다.

 

그런데 한낱 장학사 온다고 어제 야간 자습 한 시간을 째고, 오늘 아침 자습도 째고. 장학지도는 애들 공부하는데 방해가 된다. 그냥 밥이나 얻어 먹고 오랜만에 만난 사이면 인사나 하고 줄대기 할 수 있으면 지네들끼리 하는 것에 만족하고 갈 것이지, 뭘 안다고 '지도'야.

 

교무랑 아침부터 가볍게 한 판 하고, 교감 들으라고 애들 공부 방해하는 장학사라고 큰소리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책만 들고 하는 수업 하지 말라고 해서, 물컵 하나 들고 가서 물 마시면서 수업했다. 장학지도는 언제나 기분이 나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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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양산지역 사립학교별 재단전입금

2005학년도 학교별 재단전입금

 

새빛재단

ㅇ양산여고 300,000원

ㅇ양산여중 2,150,000원

ㅇ양산제일고 200,000원

 

효암학원

ㅇ효암고 432,440

ㅇ개운중  366,880

 

영산학원

ㅇ보광고 1,600,000원

ㅇ보광중 500,000원

 

아당학숙

ㅇ경남외국어고  8,300,000원

 

 

예상했던 대로 대부분을 정부보조금과 학생등록금으로 운영하고 있었으며, 재단에서 실제적인 전입 지원은 거의 없었다. 경남외고의 전체 결산액이 32억이 넘는데, 그 중 800만원 정도가 재단이 부담한 것으로 되어 있으나 실제로 그 내막을 들여다 보면 연금경비라던 상해재해분담금과 같은 필요경비 외에는 학교 교육과 관련한 전입은 전혀 없었다. 이는 외고만 그런 것이 아니라 양산지역 사학의 공통된 모습이다. 아마도 양산만이 그렇지는 않으리라 싶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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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대면

오늘 업무 분장을 받았다. 학교신문 업무를 예체능부로 다시 되돌린단다. 그래서 업무를 쫓아 예체능부로 왔다. 예체능부에 오니 학교신문과 더불어 학예를 담당해달란다. 작년에 업무가 아니어도 했었는데 하지 뭐. 학교신문과 학예는 줄창 나만 따라 다닌다.

 

자리를 옮겼다. 자리를 옮기니 정리가 좀 된다. 조금.

 

독서와 국어생활 교과서와 교사용 지도서를 받았다. 책을 보니 막막하다. 수업을 어찌 할까 싶어 뒤적뒤적 하다보니 막막해진다.

 

새로운 반 아이들과 첫 대면을 했다. 내가 담임 되었다고 애들은 겉으로라도 좋아라 한다. 누구에게든 좋은 사람이라는 사실은 역시 기분 좋은 일이다.

 

첫 만남에서 내 교육관을 얘기했다. 어젯밤 어떤 말을 첫말로 꺼낼까 고민고민하다 내 교육관을 이해시키는 것이 처음이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이래저래 맞춰 내놓은 생각이 대충 이렇다.

 

칠판에 "교육과 훈육"이라는 말을 썼다. 교육이 edu+care라면 훈육은 '기른다'는 의미와 질책의 의미가 있다. 그래서 교육이 훈육보다 인간적이며, 동어반복이겠지만 더욱 교육적이다.

중국의 전국시대에는 공자로부터 비롯된 유가들의 사상도 있었고, 순자로부터 비롯된 법가의 사상도 있었다. 공자는 군주가 어질고 덕이 있으면 백성이 모여들고 그래서 부강한 나라가 된다고 했다. 맹자는 何泌曰利라 했다. 맹자는 소위 성선설을 주장하며 '맹모삼천지교'라며 좋은 환경을 강조했다. 하지만 순자는 인간은 악하다는 성악성을 주장하며 이를 이은 법가는 인간은 법으로 다스려야 할 존재라 여겼다. 그래서 목수승직이라 했다. 원래 나무는 굽었으므로(인간은 악하므로) 먹줄을 받아(훈육) 곧게 만들어야 한다고 한 것이다.

중국의 전국시대의 이 사상들 중 어느 사상이 중국을 통일하게 되냐면 인과 덕을 말한 유가의 사상이 아니라 법과 엄격함을 말한 법가의 사상이 중국을 통일했다. 물론 현대의 판단은 유가의 사상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  

학교의 교육은 당연히 '교육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이 꼭 그러하냐 했을 때 안타깝게도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여러분들에게 나는 공자 노릇만 할 수는 없다. 순자가 될 수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굽은 나무'가 있다면 당연히 '먹줄'을 튕길 것이다.

 

 

적절한 얘기였는지 자꾸만 후회가 되려고 한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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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양산지회] 대대 수정안 통과에 따른 논의들...

[전교조 양산지회 게시판에서 있었던 8.28대대와 관려하여 오고간 이야기를 다 모았습니다. 건전한 토론이 조직의 힘이라 믿습니다. 이견을 여전히 이견대로 남겨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소통들이 조직을 견고하게 해주리라 생각합니다. ]

 

[왈왈]

이번 대대 결과 중집안이 부결되고 수정안이 통과 되었다.
중집안이 대대에서 거부되고수정안이 통과 된 것이 문제가 아니라 수정안의 내용이 문제이다.
수정안의 내용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하반기 투쟁은 현장의 동력이 안 실릴 것이므로 총력투쟁의 방법으로 제시되어서는 안 된다. 교섭을 통해서 사립학교법 개정을 비롯한 현안 문제를 해결하자"라는 것이다.

나는 정말 걱정이다. 물론 연가 투쟁으로, 총력 투쟁으로 사립학교법이나 표법 투쟁, 교선보 등이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그러나 연가 투쟁이 그냥 몇 사람 가는 선의 투쟁만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연가투쟁을 진행하기 위해 토론과 회의를 거치는 그 과정이 우리 투쟁의 과정이였기에 몇 사람이 연가 투쟁에 참가 했느냐가 중요하지 않는 것이고, 그렇기에 연가투쟁은 단 하루의 투쟁에 그치는 것이 아닌 것이다.


교섭으로 우리의 현안 문제를 정말 해결할 수 있을까?

이는 정말 시대착오적 교섭만능주의, 또는 노무현에 대한 여전히 굴욕적 애정구걸이라고 생각한다. 지부 교섭이든 본부 교섭이든 교섭 내용 자체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현장에서 교섭 미이행이 매번 발생하고 있고,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교섭 사항 미이행에 제대로 대응할 수도, 대응할 법제적 조건도 갖춰어져 있지 않는데, 뜬금없이 교섭으로 전교조의 교육 현안을 해결하려는 수정안이 통과되었다는 것은 작금의 전교조 수준이 어느 정도까지 이르렀는지를 보여주는 뼈 아픈 일이다.

 

하반기는 공무원노조의 노동3권 쟁취를 위한 투쟁이 놓여져 있다. 공무원노조와 연대하는 하반기 투쟁은 그 동력에서 투쟁 수준에서 예전과는 질적 차원이 다른 투쟁이다. 우리는 이번 대대의 수정안 결의로 인해 연대 투쟁이라는 운동의 도약의 기회와 구걸교섭을 맞바꾸게 되었다.  결국 교육의 위기를 논하고 돌파구를 찾으려는 대의원대회가 전교조의 위기를 만들 것이라 생각한다. 

수정안을 제출한 동지들의 생각이 교섭만능주의에 빠져 있음을 깨닫고 반성하기를 바라며, 지금이라도 교섭주의로 도배된 수정안이 투쟁을 위한 안으로 고쳐지기를 강력히 희망한다.

 

[동엽]

과연 그런가
그런가? 과연 그런 것인가? 수정안을 낸 사람이 현 정권에 교섭을 통해 구걸하는 사람들인가? 교섭 만능주의에 빠진 사람들인가? 나는 아직 정확하게 대대 회의록을 읽지 않아서 판단내리기 힘들지만 밑에 있는 글을 읽자면 한 쪽은 무조건 옳고 한 쪽은 무조건 틀렸다는 내용 뿐이다.
  그렇다면 이번 본부의 투쟁안과 방법은 모두 옳았던 것인가? 나는 수백 쪽에 달하는 본부의 일꾼 연수 책자를 읽으며 상당히 괴로웠다. 도대체 이 짧은 기간에 그 많은 투쟁을 달성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어리석어 보였고 여물지 않은 대안들도 곳곳에 있었다. 게다가 내가 속한 현장을 생각하면 한숨밖에 나오지 않았다. 어떻게 조합원들과 함께 투쟁에 나설 것인가에 대한 묘안도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본부는 너무 자신감에 차 있었다. 투쟁을 일으킬 주객관적 조건이 성숙해 있다는 정책 실장의 발언을 접하며 나는 솔직하게 절망했다. 이렇게  지회의 부장인 나와 본부의 실장과는 엄청난 시각 차이가 존재하는구나 아마도 이 차이가 지회 간부와 평조합원의 차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투쟁하자고 외치는 사람들은  옳은 길을 가는 사람들이고 투쟁을 받아들이기 힘든 조합원은 잘못된 길을 걷는 사람들인가?
 문제는 왜 그렇게 되었는가?를 찾는 일이 아닐까? 본부의 사업 방향과 방법에 문제가 있다면 그것을 빨리 인정하고 다른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전교조의 미래를 위해 옳지 않을까?
 끝으로 한 가지만 덧붙인다면 제발 '구걸'이니 이런 말을 쓰지 않았으면 한다.  그래 놓고 그 사람을 향해 '동지'라고 부르면 진심으로 애정을 느끼겠는가? 차라리 주먹을 들이대고 싸우자고 하는 것이 훨씬 솔직한 방법 아닌가? 우리 곁에는 말 없이 전교조를 바라보고 답답해 하고 지지하는 숨은 그늘이 많다. 용어 하나도 이곳에서는 좀더 신중했으면 한다.
 

 

[왈왈]

"수정안=교섭주의"가 아니라면 그 근거는?
글쎄,,, 동지라고 불렀기에 비판을 하면 안 된단말인가...
제가 수정안을 왜 교섭주의라고 지칭하는 지에 대해서 의견을 달리한다면 이에 대해 왜 교섭주의가 아닌지에 대한 의견과 비판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현장의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은 중집안의 정세판단이 잘못되었다는 지적인 것 같은데,,, 이는 제가 중집안을 지지한다고 판단에서 나온 말인 것 같은데 저는 중집안을 지지한다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수정안의 문제를 지적하고자 했을 뿐입니다. 중집의 판단이 전적으로 옳았다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수정안이 제출된 그 사고의 배경이 교섭주의라고 지적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합법화 된 이후 수 많은 교섭을 해왔다. 그런데 그 교섭이 미이행되고 있다. 아주 많이... 그런데, 우리는 이 미교섭 과제를 해결하고 있지 못하다. 왜냐하면 단체행동권이 없고, 법적으로 우리는 우위에 위치하고 있지 못하기에 그렇다. 그래서 심지어는 교섭의 불필요성까지 말하는 이가 있는 정도이다. 이러한 지경에서 교섭으로 해결해야한다는 주장은 투항이나 다름없고, 구걸이나 다름없다고 다소 격한 언어로 표현했다. 격한 언휘의 선택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좀 격하구나라고 생각해주면 되는 것이다.
나는 우동엽 선생님이 내가 지적하는 수정안을 교섭주의로 판단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지적해준다면 생산적인 토론이 되리라 생각한다.

하반기는 공노조의 노동3권 쟁취 투쟁과 함께 놓여지기에 우리는 강력한 연대의 기회를 갖게 되었다. 나는 이 하반기가 연대의 투쟁 고리에서 강력하게 추진되기를 바랄 뿐이다. 이번 하반기의 강력한 투쟁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리라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교섭으로도 어차피 해결될 것은 아닐 것이다. 단지 투쟁을 통해 조직의 동력이 살아나기를 바라며 조직의 상하가 소통되어지고 이를 통해 민주주의를 확보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래서 평조합원인,, 지회의 간부도 아니고 단지 분회에서 연락업무를 맡고 있는 내가 판단하는 대대 수정안에 대한 의견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하반기는 이러한 의견들의 총화과정으로 강력한 투쟁이 전개되기를 바란다. 그것이 전교조가 숨쉬는 길이라 생각할 뿐이다.

 

 

[동엽]

다시
내가 접한 수정안의 핵심 내용은 ' “하루 연가투쟁으로 중집안을 이끌어 내기는 어렵다”며 ‘사립학교법 개정 투쟁을 핵심사업으로 하고, 표준수업시수 법제화 요구를 단체교섭투쟁으로 집중’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제출했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교섭만능주의라고 한다면 이상하다. 표준수업시수 법제화 투쟁은 이미 상반기에 투쟁을 전개했었고 사립학교법은 두말 할 필요도없을 정도로 계속 투쟁해 왔던 사안이다. 수정안의 핵심은 본부가 제안한 4대 투쟁에 동력이 실릴 정도로 현장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것이며 그래서 사학법 개정 투쟁을 중심으로 표법 투쟁을 단체 교섭으로 내 놓은 것이다. 즉 본부안과 수정안의 최대 차이는 정세를 보는 시각의 차이다.
 수정안에 표법을 단체교섭안으로 내놓았다고 그것이 교섭 만능주의로
단정되는 것은 무리 아닌가? 교섭 만능주의는 이번 수정안이 아니라 지금까지 전개되어 온 모든 교섭을 놓고 따져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나는 수정안을 지지하는 사람 중 한 명인데 구걸이라는 말을 보니 사실 밥맛이 싹 달아나더만.... 나는 구걸보다는 자발적 가난을 택하려는데.. 쩝쩝

 

 

[왈왈]

수정안의 정세인식이 '문제' 맞습니다.

수정안의 첫머리는 이렇게 시작하고 있습니다.

"하반기 투쟁의 핵심 과제를 사학법 개정투쟁을 중심으로 한 개혁입법투쟁과, 표준시수 법제화 요구를 중심으로 한 단체교섭투쟁으로 집중하고, 현장 활동력 강화를 위한 기본사업을 대폭 강화한다."

즉, 사립학교법 개정 투쟁은 개혁입법을 위한 대중투쟁으로 진행하고 표법은 교섭을 위한 토대를 구축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설정의 전제는 현 정세를 개혁적 국면으로 바라보고 개혁입법 청원과 그 연장성의 사회적 합의에서 교섭 성사를 이야기 하고 있는 것입니다.
수정안을 낸 동지들과는 달리 현재의 상황은 개혁입법청원이나 사회적 합의가 노동자의 일방적 희생을 전제하는 것에서 진행되는 신자유주의적 합의 요구이기에 청원투쟁과 교섭투쟁은  운동성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그러한 맥락에서 민주노총의 사회적 합의 논의가 내년으로 미뤄진 것도 그 때문입니다.
정세의 요구가 노동자의 입장에서 엄중함에도 불구하고, 정세의 오류로 인해 수정안은 청원과 교섭을 방법론으로 제시했다는 것을 문제로 지적하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전교조 위기에 대한 인식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조합원 감소, 현장에 영향력 있는 교사들의 이탈 현상이 심해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으며, 지부, 지회 연수에 참여하는 활동가들의 열기가 현저히 떨어지고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이런 위기 상황이 계속된다면, 그 결과는 1-2년 후 조합원의 급격한 감소, 중견 활동가의 이탈 심화, 활동가의 의욕 상실 등으로 현상화 되며, 전교조에 재기 불능의 타격을 주지 않을까 우려한다. 
.......

 이런 위기의 심화 현상이, 합법화 이후, 우리 주체 역량으로 감당하기 힘들며 성과를 내오기 힘든 투쟁 과제를 당위를 앞세워 대중에게 투쟁을 강요하는 방식으로 투쟁 사업을 진행해온 데 주요한 요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조합원의 감소와 연수의 열기 부족 등등의 현상적 문제가 발생한 이유가 "당위를 앞세워,,,대중에게 투쟁을 강요"했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대중이 이해하고 감당할 수 있는 투쟁만 하자는 얘기인가. 이야말로 조직을 위기로 빠뜨리는 대중추수주의가 아닌가. 투쟁과 명분과 당위가 분명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의식 수준이 이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높아지기를 기다리자. 과연 이러한 제안이 운동가의 발상인가 하는 것이다.
의식은 자발적으로 높아지지 않는다. 투쟁을 통해서, 목적의식적인 교양을 통해서 높아지는 것이다. 그래서 교섭은 교섭대로 진행하더라도 대중투쟁을 병행해야 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학생회, 학부모회, 교사회 등의 법제화 문제나 교선보 등의 문제를 당장의 실현 가능성이 없으므로 조직내 교양과 교육으로 한정하는 것이 정말 올바른 방법인가?
사립학교법 개정은 법개정이 눈 앞에 와 있으니 올해 안에 현실화의 가능성이 있어서 대중투쟁으로 배치하고, 나머지는 올해 안에 현실화의 가능성이 없으므로 교양 또는 선전전으로 대치한다는 것인데, 사립학교법 개정 투쟁이 지금의 현실화까지 왔다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 과정은 거저 온 것이 아니다. 지속적인 투쟁 속에서, 연대 속에서 진행되어 온 것이다. 이에 대해 전혀 돌아보지 않고, 조합원들이 부담스러워하니까 투쟁의 축소,, 교양으로 가는 것인데, 교양인들 그냥 되던가? 나의 경험으로는 투쟁이 배치되었을 때 조합원은 가장 치열하다. 집회에 참석하고 안 하고의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투쟁이 배치되었을 때 조합원 동지들을 토론하고 치열해지는 것을 합법화 이후 나는 계속 보아왔다.
그리고 교사평가와 입시제도 개선 문제를 공론화 수준에서 진행한다고 하였는데, 공론화 수준이란 것이 뻔하지 않는가. 성명서 한 두 번 내는 것일테고, 그나마 신문이나 언론에 날 리도 없고,, 과연 이것이 전교조 운동이고 교육운동인가.

전교조 조직의 위기는 조합원들을 주체로 세우지 못하고 대상으로 만드는 그간의 사업 작풍이 문제였다면 문제일 것이다. 조합원들을 주체로 세우는 방법이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해 여전히 자신 없는 담론이기에 무어라 말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이번 대대 수정안에 대한 나의 생각은 정세적 오류와 방법적 개량이 문제임을 지적하고 싶을 뿐이다.

좋은 제언과 반론 바랍니다.

 

 

[동엽]

부족하지만 답변입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간만에 이런 논의를 하니 숨통이 트이는 느낌입니다. 그럼 몇 가지만 이야기하겠습니다.

1. 현재의 정세가 엄중한 것이냐 아니면 개혁적 국면에 불과한 것이냐
   우리 나라에서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사회적 합의'가 노동자의 일방적 희생을 전제로 한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이른 바 신자유주의적 합의 요구라는 것도 동의하고요. 그런데 문제는 이런 일방적 합의를 깨부술 전략면에서 노동 운동 진영이 상당히 취약하다는 생각을 자주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올해 전개되었던 상당수 투쟁(지하철, 현대차, 병원노련, 엘지 정유 등)이 신자유주의를 부수는 방향으로 전개되지 못했습니다. 파업에 들어가자마자 서둘러 교섭을 타결하거나 심지어 사실상의 백기를 들고 투항하는 모습까지.... 정말 안타까운 일이지만 현재의 정세가 엄중함에도 불구하고 노동자 대투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왜? 그럴까요? 나 또한 지금의 시기가 우리 나라의 노동 운동의 미래를 좌우할만큼 엄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세계 자본으로의 완전한 편입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그 고리를 끊지 못하는 상황이 참으로 답답합니다. 그런데 이런 사실을 뻔히 아는 노동 운동 진영이 왜 전면적 투쟁을 못하고 있는 겁니까?
   저는 그 원인이 투쟁이냐 아니야 또는 엄중하냐 개혁적이냐가 아니라 확실한 전략이 뭐냐를 노동자들이 묻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술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전략에 확신을 보내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87년 이후 노동운동 진영이 괄목한 성장을 했다고는 하지만 전체 노동자의 10%에 불과한 조직률에 IMF 그리고 구조 조정을 겪으면서 노동자들은 파도처럼 밀려오는 자본의 힘에 체념하고 있습니다. 전체 임노동자의 50%가 계약직인 상황에서 자본의 논리, 신자유주의 경제주의를 넋나간듯이 쳐다보고 있는 것이지요. 그럼 나머지 임노동자의 50% 그 중에서 10%의 노동조합 조직원들이 이런 상황을 타개하려는 투쟁을 전개했느냐? 물론 어렵게 투쟁을 전개해 왔지만 역시 전력 투구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알게 모르게 귀족 운동이니 하며 대기업 노조를 바라보는 굴절된 시각까지 등장하고 있지요. 이 역시 전략의 부족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확신을 주지 못하는 것이지요. 그렇게 투쟁해서 그 다음에 무엇을 쟁취하려는가? 어떤 이익이 돌아오는가? 한 마디로 살림살이가 나아지는가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 쉽게 움직이려 들지를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현 정세가 엄중하든 개혁적인든 신자유주의에 맞서 노동 운동 진영에서 제시하는 전략(사실 이건 철학이기도 합니다)이 부족하기 때문에 노동자가 투쟁의 전면에 나서길 꺼려하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2. 전교조의 위기에 대한 인식
  조합원의 감소, 연수의 열기 부족 등 현상적인 문제가 '당위를 앞세워 대중에게 투쟁을 강요'했다는데 사실 아닌가요? 이걸 대중이 이해하고 감당할 수 있는 투쟁만 하자로 해석하는 것은 지나칩니다. 위의 지적은 '조합원을 주체로 내세우지 못하고 대상으로 만드는 사업 작풍'과 같은 말 아닌가요?
 전교조 합법화 이후 전교조는 민주적인 의사 결정 구조를 가지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습니까? 저는 미미했다고 생각합니다. 민주적인 의사 결정 구조를 가지기 위해서는 분회-지회-지부-본부의 계선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가장 토대가 되는 분회와 지회가 숨 쉴 여유, 학교 현장과 지역에 뿌리를 내릴 여유를 줬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우리는 정말 숨가쁘게 달려갔습니다. 몇 년을 노력해서 겨우 조합원을 모으고 분회 결성을 했는데 천차만별인 조합원들을 향해 저는 계속해서 투쟁을 이야기했습니다. 엄중한 정세를 이야기하고 교육 현안을 이야기하고 지속적인 분회 총회를 요구하고 투쟁에 나서라고 독려했지요. 그런데 지금 제 곁에 투쟁으로 단련된 동지는 한 명도 보이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슬펐고 나중에는 분노했고 급기야 체념했습니다. 이런 것이 무슨 전교조 분회고 전교조 운동이냐고. 목적의식적인 교양, 투쟁을 안 했던가요? 투쟁이 배치되었을 때 조합원들이 치열해진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나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저는 그 투쟁이 아무리 옳다고 하더라도 '준비 안 된 투쟁', '당위성만 앞세운, 그래서 따라오라는 투쟁'이 가져오는 피해를 곳곳에서 경험하고 느꼈습니다. 입시 제도 개선에 대해서 예를 들어 봅시다. 우리 나라 교육의 모든 폐해가 집중된 곳이 입시 제도입니다. 그런데 전교조는 얼마나 전략적으로 대안을 준비하고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나요. 매년 백화점식으로 문제 나열만 하고 정작 중요한 입시 제도 개선에 대해서는 올 상반기에서야 전교조 내부에 공론화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이 전교조의 입시 제도 개선안을 국민 보고 조합원 보고 믿으라고 하면 누가 믿습니까? 선생님은 전교조의 입시 개선안을 대안으로 확신하십니까? 이런 겁니다. 투쟁에 대한 준비, 그 투쟁에 대한 정확한 대안과 신뢰를 본부가 주지 않을 때 조합원은 쉽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불신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위기라는 진단에 저는 동의하는 겁니다. 누가 위원장이 되든 이제 전교조는 차분하게 근본부터 생각해야 하는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대대에서 본부 투쟁안이 부결되었건 수정안이 가결되었건 아예 관심을 끊는 조합원이 다수입니다. 이래서야 무슨 조직이 의미가 있습니까? 전교조의 이념과 철학에서부터 저는 다시 밑으로의 전교조 운동이 시작되어야 조직의 위기를 뚫고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3. 끝으로
 두서 없는 이야기를 했는데 사실 제 이야기의 핵심은 투쟁안이나 수정안의 내용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전교조의 철학, 우리 운동의 철학에 대해 말하는 겁니다. 그래서 헌수 샘의 이야기에 뚜렷하게 초점을 맞추지 못했을 수도 있네요. 제 고민의 핵심은 철학이고 이념입니다. 이게 튼튼하지 못하니까 운동을 삶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평생을 다잡기 위해서 평생을 남을 모시기 위해서 철학을 더욱 튼튼하게 하는 것, 철학이 없다면 찾는 것이 모든 투쟁의 뿌리라 생각합니다. 샛길로 빠진 저를 너그러이 봐 주시기 바랍니다.

 

 

[왈왈]

수정안에 대해서 말씀해주셨으면...

우선 마지막에 저의 글에 대한 답글로 촛점을 맞추지 못한 것 같다는 말씀은 사실입니다. 제가 지회 게시판에서 처음부터 지금까지 이야기하고 온 것은 철학의 문제이거나 주체의 역량 문제가 아니라 "왜 수정안이 문제인가" 입니다.

지금 우동엽 선생님은 수정안의 문제 지적에 대한 반론 제기에 있어서, 처음에는 '표현의 문제'를  지적해주셨고, 여기에 대해 저는 표현의 격함의 문제말고 수정안에 대한 문제인식에 대한 답변을 부탁드렸습니다. 그래서 올라온 글이 '정세인식의 차이'를 말한 글이었고, 이에 대해 왜 정세적 오류인가에 대해 수정안의 항목들을 들어가며 다시 반론을 제기했고 그에 대한 고견을 부탁드렸습니다.

그런데, 우동엽 선생님은 수정안 얘기를 하지 않고 철학을 이야기 해오셨습니다. 그 안에는 대기업 노조 중심의 노동운동의 문제도 있고 우리의 교육 철학을 뿌리부터 세우자는 정말 당위적인 얘기도 있었습니다.

우동엽 선생님의 당위적인 얘기에 공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제가 문제로 지적하는 것은 수정안이고, 수정안에 배여 있는 우리 노동운동의 한 흐림이라고도 볼 수 있는 사회적 합의의 개량적 논의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에서 수정안에 대한 문제인식을 드러낸 것입니다.

수정안에 대한 비판이 중집안의 지지의사도 아니고 철학의 부재를 도외시하겠다는 것도 아닙니다. 지금 이 토론이 생산적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그래서 계속 써야 하는 것인지 꽤 생각을 해보았스니다- 논의가 계속되려면 수정안에 대한 얘기로 한정되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여전히 수정안이 교섭주의에서 맴도는 몽상적 안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교섭주의가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일정한 답변을 해주셨습니다. 교섭주의가 문제라면 이번 수정안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 이전의 교섭도 문제라고 말씀해주셨는데, 공감합니다. 이전의 교섭도 문제임을 인정합니다.

 

다음으로 남는 부분은 몽상적이라는 저의 판단에 대한 반론이어야 할 것 같습니다. 교섭의 미이행을 해결할 수 없기에 교섭을 통한 합의란 결국 자족적 수준에 머물 것이며, 우리의 교육 개혁 내용에서의 후퇴로의 합의가 되어 결국 우리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입니다. 그간에 ys와 dj 시절부터 계속 되었던 사회적 합의가 그런 식이었으니 말입니다.

 

수정안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제시한 것이고, 우동엽 선생님은 저의 그 비판적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말씀이시니, 저의 수정안에 대한 비판이 어떤 점에서 문제인지를 지적해주시기 바랍니다.

 

 

[동엽]

하하, 다시 올립니다
그렇죠, 헌수 샘이 답을 바라는 수정안의 내용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를 하지 않고 철학 이야기를 했으니... 쩝쩝. 근데 제 관심이 온통 그 쪽으로 기울어 있다보니 모든 문제가 경사되어 보입니다. 당분간 이 경사가 평형을 이루기에는 시간이 걸리 듯 하네요, 죄송합니다.
 부족하지만 수정안에 대한 제 생각을 말씀드리지요. 제가 수정안을 지지한다고 한 것의 가장 큰 이유는 주체적 역량을 너무 고려하지 않는 본부나 중집에 대한 반발이지요.(이런 판단의 배경에 내가 속한 분회라는 좁은 경험적 근거가 작용하고 있으니 오판일 가능성도 높겠죠)  사실 강력한 투쟁이라고 제시된 총투표를 통한 릴레이연가투쟁이나 대중연가투쟁의 일정을 방학 중에 읽으면서 정말 어떻게 해야할 지 자신이 전혀 안 섰습니다. 9월 1일부터 시작하라는 본부의 일정표를 보면 현장과 너무 동떨어진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현 정세는 엄중하고  애초에 제시된 투쟁 내용 중에 중요하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렇죠! 눈 앞의 사학법 개정, 표법쟁취 투쟁, 교원평가 지방직화 저지, 수능폐지와 대학평준화, 공노조와의 연대 투쟁을 통한 노동3권 쟁취 투쟁 그러나 이 모두가 현장에서 해설하고 인식하고 함께 나아가려면 정말 계획적인 노력이 상당 기간 필요한데 저는 자신이 없더라고요.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고. 그러려면 또 불과 15일 정도에 이것을 해설하고 공감대를 형성시켜야 총투표의 의미를 살릴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었습니다. 양산지회 일꾼 연수를 마치면서 온통 머리 속에는 그 방법을 찾으면서 저의 한계를 실감하고 있었지요. 그런 와중에 투쟁안이 부결되었다니 한편으로는 슬펐고 한편으로는 기뻤습니다.
 슬픈 이유는 이제부터 시작될 조직의 흔들림 때문이었고 기뻤던 이유는 좀더 여유를 가지고 분회와 지회를 쳐다볼 수 있겠구나 하는 이유에서지요.
 수정안의 내용 크게 두 가지에 맞추어져 있던데 하나는 사학법 개정 투쟁에 집중한다는 것과 표법투쟁을 교섭을 통해 이루어낸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사학법 투쟁은 별 다른 이견이 없을 것 같고요. 표법 투쟁은 사실 저도 토론할 자신이 없습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제가 본부 사이트에 올라온 다양한 의견들을 죄다 읽어봤는데 표법투쟁과 배치기준 투쟁의 명확한 차이점, 그리고 이때까지 진행해 온 표법 교섭은 결국 배치기준으로 전환된 것으로 아는데 수정안은 배치기준을 아예 배제하고 표법만을 교섭안으로 삼으라는 안이었기에 저는 상당히 혼란스럽습니다.  본부를  흔들려는 의도도 포함된 것 같기도 하고...뭐, 설마 그렇기야 하겠습니까만..., 어차피 교섭을 통해 얻을 것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머리가 지근거립니다)  
 그리고 나머지 투쟁(입시, 공노조와의 연대, 교원지방직화, 교원평가 등)을 아예 빼라는 내용으로 읽히지는 않습니다. 설혹 수정안이 그렇게 되었더라도 중집이 현명한 판단을 통해 적절한 수위의 투쟁을 전개해 나가겠지요. 저는 위원장의 서신을 통해 그런 면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계속해서 제가 문제 삼는 것은 현장의 역량을 준비하는데 시간을 더 할애해 달라는 겁니다. 아니, 시간뿐만 아니라 그 방법을 모색해야 하고 실천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결국 다시 제 사고의 중심으로 돌아와 버렸습니다. 글을 쓰면 쓸수록 이 논의의 뿌리가 수정안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수정안을 지지하지만 그 내용에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대대의 결정을 존중하면서 또 다시 본부와 중집의 투쟁 방향을 따르는 것이 좋다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고요. 이 수정안 파동이 근본부터 다시 보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사회적 합의에 의한 노동운동이 개량이냐 아니냐를 수정안만으로 따지기에는 참 곤란하고요. 제가 그 수정안에 참가한 것도 아니고 수정안에서 판단한 정세 분석에 모두 동의하는 것도 아니니 더욱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런 개량의 흐름은 전교조만 보고 판단되기도 어렵고 전체 노동 운동의 흐름을 놓고 판단해야 하니 더 어렵네요.
 이번 논의를 통해 제 자신은 더욱 더 철학에 매달려야 하겠다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저에게 무척 좋은 자성의기회를 던져 준 헌수 샘에게 또 감사드리고요. 헌수 샘이 걱정했던 것처럼 수정안을 가지고 생산적인 논의가 더 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언제 시간이 나면 세상을 바라보는 문제, 운동의 방향, 삶의 방향 등을 놓고 술 한 잔 합시다. 할 말이 많은데 이렇게 글로 쓰니 정리가 더 잘 안되네요, 늘...쩝쩝

 

 

[왈왈]

감사..
감사합니다. 어쩌면 투정에도 가까운 후배의 칼날에 성실히 답변해주셔서...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이 정도의 논의가 겨우 두 사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양산의 전교조 운동은 '위기'라는 것입니다. 우리 분회에서 미력을 다할렵니다. 다음에 정말 술 한 잔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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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양하기와 지향하기

※이 글은 <학부모와 함께하는 학교운영위원회>라는 교육 월간지에서 청탁을 받아 쓴 초고이다. 쓸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원고료가 있다고 해서 쓰기로 했는데(^^), 영 맘에 들지 않는다. 어쩌면 전부 새로 쓰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아직 송고 하지 않았고 있는데, 조금 시간이 남았으니 더 고민해보고...

 

           지양하기와 지향하기

 

                                                           양산여고 교사 이헌수

 

  지양이란 '더 높은 단계로 오르기 위하여 어떠한 것을 하지 아니함.' 또는 '어떤 사물에 관한 모순이나 대립을 부정하면서 도리어 한층 더 높은 단계에서 이것을 긍정하여 살려 가는 일.'을 말한다.
지향이란 ' 생각이나 마음이 어떤 목적을 향함.' 또는 '동기(動機)인 목적의 관념에 대하여, 그것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수단 및 예상되는 결과의 관념을 이름.'을 말한다.
  우리의 학교를 돌아보면 지양하는 것은 무엇이고 지향하는 것은 무엇인지가 불분명하다. 아주 편하게 비교육적인 것을 지양하고 교육적인 것을 지향한다고 하면 되겠지만, 그렇게 말하는 것은 교육적인 것의 가치(철학적) 판단을 배제한 공문구이거나 동어반복의 오류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학교 안만이 지양과 지향이 불분명한 것은 아닌 듯하다. 학교를 둘러싼 교육 관련 제집단도 이 불분명함에서 벗어나지 못하였거나, 심지어는 지양만 있고 지향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예를 들어 '학사모'라는 단체의 경우는 지향은 없고 '전교조 지양'만이 존재하는 듯해 보인다.
  여기서 교육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가치(철학적) 판단을 논한다면 길어지거나 논란만 많아질 뿐 실제적인 의미는 잃어버릴 것으로 생각되기에, 나의 가치 판단 속에서 지양해야 되는 것에 대한 대략과 지향해야할 것에 대한 나름대로의 상(像)을 말해보고자 한다.
  지금까지는 교육정책이 학교에 현실화 되는 과정을 보면 교육부→시도교육청→지역교육청→학교로 이어지는 수직적 관료체제를 통해 배타적이고 관료적으로 진행되어 왔다. 이 구조를 배타적이라 하는 이유에는 이 구조의 사이사이 어디에서도 교육의 주체는 항상 들러리일 수밖에 없기에 그렇다. 이로 인해 교육 제반의 민주화와 자치가 불가능하거나 왜곡되었고, 이로 인한 비현실적이거나 비민주적인 교육정책이 강행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비민주성에 의해 우리의 학교 교육은 '대안'이라는 이름에도 밀리고, '공교육'에서도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판단이 전적으로 옳다면, 한 가지는 분명해진다. 지양해야 하는 것은 바로 배타적 정책결정구조와 관료행정이라는 것이다. 교육 주체들(교사, 학부모, 학생)에게 실질적인 교육 정책 결정 구조에 의사를 개진하고 관철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주는 것, 관료적 행정의 독점적인 감독적 지위를 지원의 체제로 바꾸는 것이어야 한다는 지향을 얻을 수 있다.
  이에 언급한 지향을 현실화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몇 가지를 말해보고자 한다.

 

 

<직접적인 교육주체의 참여권 강화>


  교육 주체를 교사, 학부모, 학생이라고들 한다. 그러나 이 말이 실상은 '듣기에만 좋은 빈말'임은 누구나 안다. 교사는 학교 내에서 교육과정 편성이나 운영에 있어서 참여할 통로를 차단 당하고 있으며, 있다고 하더라도 형식적 절차 이상의 의미는 없다는 것이 학교 운영의 실제 모습이다. 학부모는 기껏해야 교사들 밥이나 사주며 뒤치다꺼리하는 정도의 역할 이상을 요구받지도 않을뿐더러, 인습적으로 그들은 그러한 요구를 하지도 않는다. 요구한다고 하더라도 수용될 리는 물론 없다. 학생은 교육 주체라기 보다는 교육의 대상으로서만 간주되며 언제나 훈육과 교도가 필요한 대상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의 분위기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제도의 개선이 가장 효과가 빠르고 실제적일 것이다.
  교사회를 법제화하여 일상적 학교 운영에 있어서 그 결정이 실효를 가질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평가할 수 있는 권한, 교원 인사와 관련(인사위원회)하여 자문적 성격이 아닌 실질적 권한을 갖도록 하여야 하는 것이다. 학교 운영위에서 교사 일반의 의사를 개진하고 관철시킬 수 있는 지위와 권한이 실질적으로 주어져야 하는 것이다.
  학부모에게는 학교 운영, 교육활동 전반에 대해서 '알권리'와 '평가할 권리'가 있어야 한다. 학교 제반 운영에 대한 알권리는 언제나 가능해야 하며, 학교 운영에 대한 학부모의 평가의 권리가 실질적 의미를 갖도록 배려되어야 한다. 물론 이에는 교사의 교육 활동에 대한 권리까지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부모회의 법제화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학생회는 교육의 대상으로서의 지위만이 아니라 주체로서의 지위를 주어야 한다. 학생회 임원 선출이 직선제로 이뤄져야 함은 물론, 피선거권에 대한 제한(성적과 관련한)은 없어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학생회에 예·결산권을 실질적으로 부여함으로써 학생회의 자치적 능력을 키워야 한다. 이에 나아가서 교사의 교육활동에 대한 평가권까지 고려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를 위해서는 학부모회와 마찬가지로 법제화가 선행 요건일 것이다.
  교육주체들에게 법적 지위를 부여함으로써 실질적 권한을 강화하는 것이 배타적 정책결정을 넘어서는 방법일 것이다. 물론 이러한 시행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여러 가지 우려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우려는 초창기의 시행착오이지 고착화되는 문제는 아니리라 생각한다.

 

 

<교직 사회의 수평화>


  학교의 구조는 교장→교감→부장교사→평교사로 이뤄지는 수직적 구조를 갖고 있다. 일부 교원단체에서는 여기에다가 수석교사까지 끼워 넣어서 수직적 구조를 더욱 강화하고자 하나 이는 전적으로 현 학교의 폐해를 심화시키는 결과만을 만들뿐이다.
  OECD 국가들의 학교 체제를 살펴봐도 우리 나라와 같이 수직적 구조를 갖고 있는 곳은 드물다. 교장의 우리 나라 학교 교육 체제의 본보기가 되었던 미국에서조차도 이와 같은 수직적 구조를 갖고 있지 않다.
  교직 사회의 수평화를 위해 필요한 최초의 조치는 교장선출보직제여야 한다.
  교장은 학교의 행정을 총괄하고, 일정 정도의 수업을 담당하도록 한다. 학교장은 교사의 학생 교육과 교사회, 학부모회, 학생회의 교육적 활동을 지원한다. 또한 교장은 학교자치의 정신에 입각하여 수평적 리더십으로 학예와 교무를 총괄하며 학교를 민주적으로 운영하도록 한다. 교장에 대한 선출·보직은 단순히 교육 주체들의 학교 참여의 통로가 열린다는 의미 뿐만 아니라 학교 내에서 교장에 대한 절대적 권력으로의 인식을 수평적 관계로의 인식의 전환을 가져 온다는 점에서 코페르니쿠스적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교장의 선출 보직에 이어 부장급 교사에 대해서도 선출·보직이 이뤄지게 될 것이고, 학교 전체적으로 선출·보직을 통한 인사의 원칙이 확립될 것이다. 이는 봉건적 가부장적 질서의 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학교 체제에 신선한 바람이 되어 많은 부분에서 실질적인 교육 개혁의 성과를 가져올 것이라 생각한다.

  개혁에 대한 많은 우려 중에서 권위의 상실로 인한 문제를 많이들 얘기한다. 선출·보직이니 학생들까지 평가의 권한을 주면 그렇지 않아도 땅에 떨어진 교권이 어찌 되겠냐는 둥의 얘기들을 한다. 그러나 권위는 강제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서는 앤서니 기든슨의 말로 대신하며 지금까지의 개혁적인 것으로 편향된 얘기들을 갈음한다.

 

"전통과 관습이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는 사회에서 권위를 확립하는 유일한 길은 민주주의를 통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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