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Issue & Talk | 제6차 좌담회] 공공기관 임원인사 이대로 좋은가?

 

http://soe.kipf.re.kr/kor/communication/IssueTalk_View.aspx?serial_no=94&rnum=2
[Issue & Talk | 제6차 좌담회] 공공기관 임원인사 이대로 좋은가?
“일부 임원은 대통령의 지명 후 검증방식으로, 일부는 현 공모절차의 실효성 강화로”

■ 일시․장소: 2013년 1월 15일 / KIPF 1층 소회의실
■ 사 회: 박진 KIPF 공공기관연구센터 소장
■ 참석자(가나다 순):
김애실(한국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박평록(수자원공사 총무관리처 인사팀장)
이민호(한국행정연구원‘KIPA’, 정부간관계연구실장)
허경선(KIPF 공공기관연구센터 부연구위원)
■ 정 리: 김보은 KIPF 공공기관연구센터 연구원
■ 차 례:
1. 공공기관 임원인사의 현황과 문제점
2. 임원 임명방식의 대안 모색
3. 새 정부에게 바란다
 
1. 공공기관 임원인사의 현황과 문제점
박진(사회자) KIPF 공공기관연구센터 소장
: 새 정부가 수립되는 시기에 현행 공공기관 임원인사에 대해 전반적으로 평가해 보고,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대해 논의하고자 합니다. 특히 공공기관 임원선출에 대한 새로운 대안에 대해 집중 토론해 보고자 합니다. 그에 앞서, 과거 정부와 현 정부를 포함하여 공공기관의 임원인사와 관련한 전반적인 평가와 쟁점을 말씀해 주시지요.
김애실 한국외대 명예교수: 저는 현행 공공기관 임원인사의 문제점으로 극심한 성별 불균형 문제와 낙하산 인사 문제를 들고 싶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공공기관 임원의 여성비율은 9.1%로 국제무대에서의 한국의 경제적 위상에 걸맞지 않는 후진국 수준입니다. 우리나라 공공기관의 근로자중 여성의 비율은 30%를 조금 넘습니다. 그러나 공공기관 기관장의 5%, 상임이사의 2.3% 비상임이사의 11%만 여성으로, 여성의 임원 진출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말해줍니다. 공공기관 임원인사에서의 성별불균형 문제는 남녀고용평등을 위한 법과 제도는 있지만 공공기관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시행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되는 문제입니다. 예를 들면, 공기업·준정부 기관의 인사운영에 관한 지침에는 “비상임이사 임명 시 여성비율을 30% 이상 임명하도록 노력해야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그러나 비상임이사 중 여성비율은 공기업이 5%, 준정부기관이 13%에 불과합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해 남녀고용 평등을 위해서 적극적고용개선조치를 해야 하는 공공기관 사업장이 255개입니다. 그런데 이들 사업장의 여성 관리자 비율은 9.9%로 민간기업의 여성 관리자 비율 16.1%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공공기관 임원인사의 성별불균형 문제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므로 실효성 있는 해결방안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낙하산 인사 문제는 임원인사 제도나 절차의 문제라기보다는 임명권자의 의지의 문제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허경선 KIPF 공공기관연구센터 부연구위원: 작년에 연구과제로 “실제 공공기관 내에서 임원추천위원회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해 인터뷰를 하게 되었습니다. 공공기관과 전문가 인터뷰를 15개정도 하였는데, 하나같이 말씀해주시는 부분이 “제도자체는 잘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로 운영하는 입장에서 어차피 정해져 있는 후보를 다시 증명하는 것이기 때문에 효과성 자체는 크지 않으면서, 기관의 비용이나 시간이 과다하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렇다면 임원추천위원회를 없애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다들 반대하였는데요, 제도 자체는 매우 중요합니다. 기관장이나 감사 임명 시 검증하는 절차를 반드시 강화하긴 해야 하나, 이미 정해진 사람을 보내주고, 그 사람을 뽑아야 하는 전제에서 시작한다면, 어떠한 검증절차라도 타당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이민호 KIPA 미래전략연구본부 실장: 과거 낙하산 인사라고 하면, 군출신, 정치인으로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관료출신이 정치계로 갔다 학계로 가는 등의 커리어이동성이 많아지면서, 이것을 어떠한 경로로 보아야 할 지에 대해서 애매해지고 있습니다. 즉 정치적 임용이 “좋다 혹은 나쁘다.”를 떠나서 정치적 임용을 어디까지 볼 것인가 하는 그 범위 설정이 흐려진 추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90년대 초 정치적 임용이 경영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친다라는 연구들을 하였으나, 이제는 정치적 임용이라도 전문성이 충분하다면 높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연구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즉 정치적 임명성 보다는 전문성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이렇다면, 결국 공공기관 임원 인사에는 전문성에 대한 평가가 중요하게 되고 이러한 전문성은 개별 기관의 내부지배구조를 통해서 훨씬 적절히 평가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처럼 외부지배구조에 의해 정해져 있는 사람을 내부에서 다시 검증하는 시스템은 제도자체의 원래 취지를 잘 반영할 수 없습니다.
박평록 수자원공사 총무관리처 인사팀장: 임원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열게 되면, 이사회 준비부터 공공기관 운영위원회 추천 등 임명까지 약 2개월이 소요됩니다. 작년의 경우, 비상임이사 교체 등으로 임원추천위원회가 4번 구성되어 운영되었습니다. 특히, 임추위는 절대적인 시간 소요가 필요한 업무로 이렇게 되면, 8개월을 임원추천위원회 운영에 치중하게 됩니다. 임원추천 업무로 1년의 거의 반 이상을 쓰고 있는 셈입니다. 따라서, 공공기관 임원 선임 프로세스 중 형식적인 요소는 과감히 생략하거나 간소화하여 효율성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입니다.
김애실(한국외대): 저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적이 있습니다. 공운위는 해당 공공기관의 임원추천위원회에서 3내지 5배수로 추천한 공공기관 임원 후보자들을 2배수로 심의·의결하여 임명권자에게 추천하는 기능을 합니다. 저는 임원 후보자 심의과정에서 낙하산으로 의심되는 후보의 전문성과 능력, 자질 등에 따른 적격성 문제로 “공운위 위원을 계속해야 하는가?”회의를 느끼기도 했습니다. 모든 낙하산 인사가 부적격자는 아닙니다. 낙하산 인사로 의심은 되지만 전문성과 경력, 리더십 등 타 후보에 비해 뛰어난 후보를 부적격자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후보의 적격성여부를 떠나서 낙하산 인사는 임원 선임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기회의 평등 원칙을 깨는 사회악이기 때문에 지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임원추천위원회의 절차를 걸쳐 공운위에 상정되는 임원후보자들의 심의는 문제가 없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가끔 공운위의 장시간의 열띤 토론에도 불구하고 부적격자로 여겨지는 사람을 2배수 임원후보자로 임명권자에게 추천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공운위에 비토권이 없기 때문입니다. 임원추천위원회는 3배수 내지 5배수로 임원후보자를 선정하여 추천하는데, 불가피한 경우, 3배수 미만으로 후보자를 선정·추천할 수 있습니다. 또 임추위가 공개모집 응모자· 추천된 자에 대해 심의한 결과 적격자가 없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후보자 모집을 다시 실시해야 합니다. 또 임명권자 또는 임명제청권자도 추천된 후보자 중에서 적격자가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해당 공공기관에 임원후보자 재추천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운위에서는 심의 과정에서 적격자가 2배수 미만일 경우, 해당 공공기관에게 임원 후보자 재추천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이 없습니다. 공공기관 임원인사에서 낙하산에 의한 부적격 후보를 비토할 수 있는 기능을 공운위에 부여하는 적절한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진(사회): 부적격자를 막지 못하는 것은 공운위의 한계네요. 그럼 부적격자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 까요?
허경선(KIPF): 실제로 공모를 하고, 심사를 하는 경우 심사기준에 적격자를 선정할 때, 주관적인 기준을 사용합니다. 이에 대한 주관적인 기준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명문화되어 있는 기준이 필요합니다. 특히 전문성 부분에서 기관이나 공운위가 볼 때, 적합성을 판단할 수 있는 엄밀한 조건을 명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며, 이를 명문화해야 합니다.
이민호(KIPA): 전문성 기준을 통해 적격자를 어떻게 선정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기관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논의입니다. 자꾸 제도자체를 필요 없다고 몰고가면서 전문성 검증의 가능성이 떨어지고 있는데 이런 것을 보완하는 체계로 임원추천위원회가 보충해 주어야 합니다. 각자 기관에 있는 사람들이 그 적정성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미리 임추위에서 책임지고 걸러질 방향이 필요합니다. 즉 제도자체가 무력화되는 것을 지양하고, 현실화시켜서, 요건을 규정화하고, 공운위에 비토권이나 새로운 인원을 2배수 추천할 수 있는 권한 등을 제시하고, 단기적으로는 임추위가 영향력이 있게끔 임원추천 숫자를 줄여 적합성 있는 사람을 더 추리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김애실(한국외대): 저도 이 박사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적격자를 선발하기 위한 현행 제도 자체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임원추천위원회의 심사 과정과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심의·의결 절차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하느냐 못하느냐의 문제입니다. 공공기관의 기관장은 반드시 공개모집 혹은 공개모집·추천방식 병행의 방법으로 하게 되어 있습니다. 임원 선임 결과에 대해서 비판을 하면서도 후보자를 추천하는 과정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하지 못하고 잘못된 관례를 답습하면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인사 청탁을 하는 후보나 공공연한 비밀로 알려지는 낙점 후보자에게는 구체적 불이익을 주고 투명하고 객관적인 절차와 기준에 따라서 후보자의 역량을 평가는 원칙이 통하는 사회를 향해 조금씩이라도 나아가야겠지요.

 

2. 임원 임명방식의 대안 모색
박진(사회)
: 현행 공공기관 임원인사의 적격성, 높은 비용과 제도의 실효성, 여성임원 비율 등에 대한 의견을 주셨습니다. 결론은 공모 후 임추위와 공운위를 거치는 현행 제도가 실효성이 낮다는 것이네요. 그렇다면 현행 제도를 유지하면서 실효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할까요, 아니면 아예 다른 제도를 도입해야 할까요? 임원인사에 대한 다섯 가지 대안을 제시해 보겠습니다. 여러분들의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대안1) 대통령이 한 명을 지명하여 임추위에서 검증
박진(사회)
: 현행 제도는 임명권자는 전면에 나타나지 않으면서 사실상 내정을 하는 방식이라 책임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지요. 그렇다면 아예 장관 등 정무직 임명처럼 후보자를 지명하고 검증을 받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의 대안입니다.
이민호(KIPA): 대통령이 사전 정보 없이 직관적으로 선임한다는 것은 문제입니다. 또한 아무리 정보가 있다고 하더라도 많은 공공기관의 특성에 맞는 전문가를 다 알 수 있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 않을까요? 또한 청와대 안에서도 불특정 라인이 있기 때문에 대통령 혼자 공공기관 임원을 낙점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김애실(한국외대): 오래 전에, 정권이 바뀌면 그 정권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리가 오만 개나 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정권 교체기에 낙하산 인사 논란이 빈번한 이유가 공공기관 임직원 자리를 마치 정권의 전유물로 여기는 잘못된 관행과 무관하지 않다는 말입니다. 집권당이 바뀌지 않은 현시점에도 새 정부 출발하면 보직을 그만 둘 가능성에 대비하는 공공기관 임원들이 있을 것입니다. 대통령이 모든 공공기관의 임원을 임명하는 제1 안은, 임명권자의 책임성이 더 커지는 장점은 있으나 공공기관의 임원직을 정권의 전리품으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에 반대합니다.
박평록(수자원): 공공기관의 임원인사에 국가정책 등 공익적인 측면이 배제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이 국민에게 약속한 공약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적임자를 찾아 직접 임명한다는 측면에서, 어찌보면 공약이행의 강력한 실행력을 구축하고자 하는 방향일수도 있습니다. 물론, 논공행상에 따른 비(非) 전문인력의 낙하산 인사 배치는 문제이지만, 대통령의 임명 권한 자체가 문제가 될 수는 없습니다. 아울러, 행정안전부는 국가인재 DB 구축을 통해 전문가 인력 풀 등을 확보하고 있어, 각 기관별로 비상임이사 후보자 등의 추천을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에서 이런 잘 갖춰진 시스템을 활용한다면, 전문성과 국가 정책을 잘 추진할 수 있는 임원을 충분히 검증할 수 있기 때문에 대통령이 부적격자를 임명할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杞憂)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허경선(KIPF): 임추위나 공운위를 만든 것이 청와대가 임원인사에 대한 책임을 지기 싫어서인 부분도 어느 정도 포함 될 것입니다. 한 명씩 기관장을 청와대가 임명할 경우, 그 기관장이나 임원이 잘못했을 때의 비난과 책임이 모두 청와대로 오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청와대가 그런 위험을 안으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청와대가 결정할 경우, 그 임원에 대한 성과나 리더십을 사후적으로 검증하겠지만,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공운위, 청와대 모두의 부담이 될 것입니다.
 
대안2) 대통령이 복수로 지명하여 임추위에서 추천
박진(사회자)
: 위 대안 1에 비해 대통령이 복수로 지명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이렇게 되면 대통령의 부담은 좀 줄어드는 대신 임추위의 권한이 강화되겠군요.
박평록(수자원): 대통령이 한 명을 정해서 임명하는 방식보다는 복수로 추천하고 임추위 또는 이사회에서 심의한다는 것은 해당 기관에 자율권을 주겠다는 것이기에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이렇게 되면, 그 동안의 임원추천위원회의 권한과 책임이 강화되기 때문에 임추위의 구성부터 운영방식 등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임원추천위원회는 임원 추천이 필요할 때마다 새로 구성하는 방식임에 따라 책임성을 확보할 수 없기에 구성단계에서부터 선임과정에 대한 절차 및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운영단계에서는 비상설 기구화 등의 검토가 필요합니다.
이민호(KIPA): 수자원 공사의 경우는 정부에서 관심이 있기 때문에 그 분야 전문가를 추천해서 적격자를 추천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기타 공공기관의 경우는 복수로 기관에 추천해서 보내준다는 것이 모든 기관에 가능할까요? 주요한 공공기관은 가능하지만, 메이저가 아닌 기관은 어려울 것입니다. 또한 대통령이 찍어서 임추위에 회부하는 것은 top down식 의사결정 방법입니다. 의사결정체계가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야 하는 bottom up체계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현행 거버넌스 구조에서 이 대안을 공식화 하는 것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봅니다.
허경선(KIPF): 이 대안은 기관에서 사람을 추천하기 위해 정보를 수집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관의 인사검증 위원회와 공운위가 어느 정도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기관에 좋은 분이 추천되었을 경우는 배제하고, 부적격자가 왔을 경우, 기관에서 거부 혹은 비토를 놓을 수 있는 권한을 각 단계별로 주어, 기관의 자율적 판단을 할 수 있는 대안적인 장치를 마련해 놓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애실(한국외대): 현행 임원선임 방법은 공개모집, 추천방식, 공개모집·추천방식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 2안 역시 공공기관 임원 추천권을 임명권자가 모두 가지는 추천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임명권자는 배수 추천을 통해서 부적격 인사 임명의 부담은 벗을 수 있으나 임원 후보자 심사기구가 임명권자보다 더 강력한 권한을 가지는 비현실적인 개선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안3) 대통령이 1~2명을 지명할 것인지 혹은 현행 공모절차를 따를 것인지를 사안별로 선택
박진(사회)
: 현행 제도와 위 대안 1, 2 중 대통령이 사안별로 결정하도록 하자는 대안입니다. 지명할 사람이 있으면 지명을 하고, 없을 경우에는 공모로 간다는 의미입니다.
박평록(수자원): 어떤 사안에 선택을 한다는 것은 그 비교되는 안(案) 사이에 경중 등이 확실하지 않거나, 탄력적인 운영이 효과적일 때에 한해 예외적으로 적용된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공기업의 상임이사 임명권은 기관장에게 있으나, 특히 국민의 편익 및 생명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사업의 경우 주무부처의 장관이 컨트롤을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어 해당 임원인사를 공모로 진행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듯 기관의 의견을 존중하되, 인사 개입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유용한 제도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이와 같은 안이 도입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정부의 검증 및 제재 방안도 마련되어야 합니다.
김애실(한국외대): 어떤 공공기관은 현행 절차대로 임원선임을 하고 어떤 공공기관은 임명권자가 지명하는 제3안은 현재의 낙하산 인사나 부적격 인사 문제로 인한 사회적 비용과 갈등을 상당부분 해소하면서 임명권자가 책임지고 적절한 사람을 임명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공기관을 어떤 기준에서 나눌 것인지 구체적 기준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민호(KIPA): 어차피 대통령이 임명권한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인사권을 포기한다는 것은 다소 어폐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일부 기관에 대해 자신의 지명권을 공식적으로 포기하고 임추위를 통한 선출방식을 지지함으로써 선언적으로나마 낙하산 인사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부분도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즉, 대통령이 단순히 자신의 인사영향력을 철회하겠다는 것을 넘어 누군가로부터도 정치적 압력이 작용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수호자의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라면 일부 기관에 대해 대통령의 선택권을 주는 방안도 검토해 볼 만한 부분이 있습니다.
 
대안4) 대통령이 1~2명을 지명하는 기관과, 현행공모를 유지하는 기관을 미리 지정
박진(사회)
: 위 대안 3)은 대통령이 사안별로 선택하는 데에 비해 4)안은 미리 지정한다는 점이 다르네요. 아무래도 큰 공기업이 지명대상 기관이 되고 작은 준정부기관은 공모제를 유지하게 되겠지요.
허경선(KIPF): 어느 기관에 어느 자리는 임명, 지정으로 근거를 마련해서 국가의 어떤 정책과 밀접하고, 보완해야 하는지 혹은 협력의 정도 등을 고려하여 범위를 주어 그 부분에 대해서 임명권한을 행사하고, 그 외의 자리에 대해서 공모제가 실시되게 하는 경우인 이 대안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즉 공모가 필요 없는 기관에 대해서는 공모를 풀어서, 대통령이 직접 임명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죠.
김애실(한국외대): 저도 허경선 위원님의 의견에 동감합니다. 제 4안은 임원선임을 둘러싸고 있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해결해 보려는 실질적 대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임명권자가 지명하는 기관의 선정을 어디서 어떻게 할 것인지 등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평록(수자원): 대안 3보다는 인사의 예측가능성을 담보하겠다는 측면이 강한 합리적인 안입니다. 현재도 기관의 규모 등에 따라 공모제 및 임명제를 병행하여 운영 중입니다만, 공모제라도 형식적인 측면이 강하다면 비효율적 행정처리로 개선의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아울러, 기관의 특성도 중요하지만, 직위의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현행, 공기업의 경우 기관장이 임명하는 상임이사 이외에 기관장, 상임감사위원 및 비상임이사 직위는 공모제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특히, 비상임이사의 경우는 2년 임기로 교체 시기가 빨라 매년 이사회 개최, 임추위 운영 등의 물리적 시간이 소요되는 점 등을 감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작년, 모 일간지에서 연재기사로 다뤘던 공모제의 비효율성을 보더라도, 공모가 필요 없는 직위에 대해서는 대통령 또는 주무부처 장관이 임명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민호(KIPA): 모든 임원인사 과정에서 공모제를 실시하는 것에 따른 부작용은 많이들 공감하시는 부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한된 인적자원 풀에서 모든 임원인사에 대해 공모제를 실시하는 것은 오히려 대통령이 직접 지정하는 방식에 비해 비효율적인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기관의 특성에 따라 지정과 공모제를 미리 구분하는 것은 긍정적인 대안으로 여겨집니다. 다만 어떠한 기관을 지정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소 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즉, 대규모 공기업에 대해 직접적으로 지명하는 것은 어찌보면 현실적인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오히려 대규모 공기업일수록 투명한 공모제의 적용이 요구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기관의 중요도가 높기 때문에 대통령의 직접 지명이 효율적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중요도가 높은 만큼 투명한 공모제의 적용 필요성이 강조될 수 있을 것입니다.
 
대안5) 현행 공모제를 유지한 상태에서 실효성을 강화
박진(사회)
: 현행 제도가 실효성이 낮다는 공감은 이미 확인한 바 있으니 대안 5)에서는 실효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하여 주시면 되겠습니다.
이민호(KIPA): 전문성 기준을 통해 적격자를 어떻게 선정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기관차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자꾸 제도자체를 필요 없다고 몰고 가면서 전문성 검증의 가능성이 떨어지고 있는데, 이런 부분들의 전문성을 임추위가 보증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각자 기관에 있는 사람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요건을 규정화하고, 공운위에게 비토권 제시, 새로운 추천자 선임권, 순위평가와 코멘트, 정보제공 등에 대한 부분을 강화하여 임추위나 공운위의 영향력을 강화시키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허경선(KIPF): 사실 제도가 잘 되어 있다고 하지만 보완할 부분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임추위의 책임성 문제입니다. 현재 공운위는 계속 지속되는 형태이지만, 임추위는 모였다 흩어지기 때문에 임원추천에 대한 책임소재가 없습니다. 임추위를 비상설이 아니라 소위원회 등을 두어 그 안에서 인사에 책임을 지는 방향으로 인사를 할 수 있게끔 책임성을 강화해야 합니다. 둘째는 권한의 문제입니다. 임추위가 추천을 하더라도, 위에서 적격자가 없다고 판단할 경우, 돌려보냅니다. 이는 결국 임추위를 무력화시키는 기제로 작동하게 됩니다. 임추위의 권한 강화를 위해서 임추위가 추천한 사람은 특별한 제외사항이 없으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임추위의 권한을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됩니다.
김애실(한국외대):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현행 공공기관 임원선임 시스템 자체는 잘 만들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도는 잘 갖추고 있으나만 임원 선임을 둘러싼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운영이 제대로 되지않는 현실적인 문제에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박진 소장님께서 열거하신 다섯 개의 공공기관 임원선임의 방안 중에서 제 5안, 현행 절차를 유지하면서 운영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찬성합니다. 임원 후보에 공모한 사람이나 심사과정에 참여한 위원들이 이용당한 느낌이나 불만이 없도록 임원추천위원회 심사과정과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 의결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방안들을 모색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임명권자의 의지이고 그 다음은 임원추천위원회 위원들과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위원들의 책임과 권한의 강화입니다. 임원추천위원회에서는 기관의 특성과 임원의 직위별로 전문성과 능력을 객관적 절차와 기준에 따라서 후보자를 평가하는 시스템을 강화하고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는 적격자가 없거나 2배수 미만일 경우에는 임원 후보자 재추천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것 등은 현행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보완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박평록(수자원): 현 제도를 유지한다면, 올바른 운영을 위해 앞의 토론자들이 말씀하신 사항에 동감합니다. 모 일간지 연재기사 중 소 제목 이었던 “낙하산 1명과 들러리들…., 짜고 치는 게임”이 현 제도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단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공공기관 임원인사의 현 제도를 절차나 운영측면에서 좀 더 세밀하게 평가하고 검증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반면에, 이는 임명권자의 권한, 즉 재량의 여지를 축소하는 것이기에 어느 정도 범위까지 줄 것인지도 동시에 고려하여야 할 사항입니다.
 
3. 새 정부에게 바란다
박진(사회)
: 그럼 끝으로 공공기관 임원인사와 관련하여 새 정부에게 바라는 점을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애실(한국외대): 2013년 2월에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에서는 현행 공공기관 임원선임의 문제점들이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앞에서 저는 공공기관 임원의 심각한 성별 불균형 문제와 낙하산 인사 문제를 개선되어야 할 과제로 지적했는데 이 두 가지 문제가 향 후 5년 동안에 상당히 개선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낙하산 인사를 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고 공공기관의 여성임원 비율 확대를 약속했습니다. 임명권자의 강력한 의지가 문제 해결의 가장 큰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새 정부에 대한 건의로 저는 공공기관 임원인사에 초점을 두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여성발전기본법과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은 고용에서의 양성평등 실현을 위해서 적극적 고용개선조치를 취하도록 규정했고 2006년부터 적극적 고용개선조치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또 공공기관 임원인사 관련 규정에서는 비상임이사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 국회에서는 향후 5년 동안에 여성임원비율을 30%로 높일 것을 목표로 공공기관여성임원 목표제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양성평등에 관한 법과 제도는 현실보다 앞서 있습니다. 문제는 정책을 시행하려는 의지와 구체적인 방안이 미흡하다는 것입니다. 여성 임원비율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몇 가지 제안하겠습니다. 첫째, 새 정부는 여성인재 10만 명 양성을 국정과제에 담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여성인력 데이터베이스를 활성화해야 합니다. 현재 한국양성평등진흥원에서 확보한 여성인력풀은 2만 명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수한 여성인력의 데이터베이스를 확대하는 작업을 추진함과 동시에 공공기관들이 해당 기관의 특성과 역할에 맞는 여성인력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여 임원후보자중 여성 비율을 30% 이상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둘째, 임원인사추천위원회에서는 추천하는 임원 후보자의 30% 이상이 여성이 되도록 하고 해당공공기관의 여성임원 비율이 현저히 저조한 경우에는 일정기간 동안 여성임원 추천비율 목표제 등을 시행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셋째, 공공기관 내부에서 여성이 임원으로 승진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현재 공공기관의 관리직에서의 여성 비율이 10% 수준이고 비상임이사 중 여성비율도 11%인 상황인데 앞으로 5년 내에 여성임원 30% 달성은 실현 불가능한 목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실현 불가능한 목표는 구호에 불과할 뿐입니다. 각 공공기관은 실현 가능한 목표를 연도별로 세워서 내부 승진자의 여성 비율과 외부 영입자의 여성비율을 동시에 높여가야 합니다. 내부 승진자의 여성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적극적고용개선조치의 실효성을 높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공공기관의 경영평가에서 성별불균형 개선의 비중을 확대하는 등 제도시행을 강화해야 합니다. 넷째, 공공기관 기관장의 확고한 성평등 의식과 일·가정양립 지원에 대한 대책의 실행을 강화하는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방안들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공공기관의 여성임원 확대는 법과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 실행에 대한 의지와 실효성 확보의 문제라는 점을 강조하며 새 정부의 강력한 정책추진력에 기대를 걸어봅니다.
박평록(수자원): 국가 정책을 집행하는 것은 완벽한 제도 이전에 ‘사람’입니다. 특히, 공공기관의 임원인사는 대통령의 공약을 집행하는 적임자를 선별하는 것이기에 그 중요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해당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절차적 측면을 중요시하는 현 공모제 임명방식의 제약에 의해 늦추어진다면 이 또한 국가적인 낭비 요소로 볼 수 있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절차적인 민주성 확보’를 통해 적임자를 선별할 것인지와 해당 임원에 적합한 인물이 있다면 ‘임명’을 통해 ‘효율(효과)의 인사’를 달성할 것인지의 딜레마를 선택하는 것은 대통령의 인사원칙을 세우는 첫 단추이기에 합리적인 결정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이민호(KIPA): 오늘 좌담회의 논의과정에서도 나타났지만, 공공기관 임원인사를 둘러싼 행태와 제도 간의 끊임없는 술래잡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습니다. 공운법의 제정을 통해 변화된 임원인사제도는 낙하산 인사의 근절이라는 목적에서 임추위와 공운위, 그리고 임명권자에 이르는 상향적 인사제도를 도입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의 운영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함께 제도의 무력함에 대한 비판도 충분히 고려해야 할 부분입니다. 제도의 운영방식을 개선하더라도 제도의 도입취지를 저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효과적인 인사제도의 개선이 이루어지길 희망합니다. 임명권자의 결심이 중요하다는 답을 쉽게 내어놓지만, 임명권자가 올바른 결심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통해 적절한 제약을 마련하는 것이 더 정확한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누구나 제도개선 과정에서 저지르는 실수이지만, ‘나부터’, 혹은 ‘나까지만’이라는 욕심을 버린다면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임원인사가 이루어질 수 있지 않을까 바래봅니다.
박진(사회): ‘공공기관 임원인사, 이대로 좋은가?’에 대한 답은 ‘그렇지 않다’인 것으로 의견이 모아진 듯 합니다. 공모 후 임추위, 공운위를 거치는 현행 절차는 사실상 내정된 인사를 사후적으로 추진하는 데에 그치고 있어 실효성은 없으면서 비용만 발생시킨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특히 인사의 투명성, 책임성이 결여되어 있는 점이 가장 큰 문제인 듯 합니다. 내정 혹은 낙하산의 문제도 없지는 않으나 그 보다는 누가 내정했는지를 모르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지금은 누가 내정했는지가 불투명하므로 부적격 인사를 부담 없이 내정할 수 있는 상황이지요. 다양한 대안들을 검토하였습니다만 공모할 자리와 임명권자가 지명하는 자리를 구분하자는 대안4)가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것으로 보이네요. 내정을 하더라도 누가 내정했는지는 알게 해야 한다는 건의를 차기 정부에 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