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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의 과학

 

<수면의 과학>

감독; 미셸 공드리, 출연;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샬롯 갱스부르 등

 

보는 이를 전염시키는 흡입력강한 다큐멘터리영화 를 포함해, <이터널 선샤인>, <휴먼네이쳐>를 만들며 전세계에 두터운 공드리 팬을 만든 미셸 공드리의 네 번째 장편 영화 <수면의 과학>. 스폰지하우스에서 수입, 배급하고 있으며 지금 현재 국내 공드리 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영화는 마치 공드리의 2시간짜리 뮤직비디오를 보는 기분이랄까? 그의 판타지, 몽상 속에서 관객을 좌지우지한다. 꿈이 갖는 묘한 상상력의 세계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이 상상력넘치는 꿈의 '비과학적' 세계로 가득한 영화의 힘에 빨려들어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팬덤현상의 조짐도 보인다. 스테판 역의 멕시코 배우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이 너무 매력적이다. 영화 보는 내내 "귀엽다, 귀여워~" 소리지르던 여성분들의 목소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이 연기하는 스테판은 미셸 공드리 감독의 페르소나로 짐작된다. 그는 종종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며, 현실 속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몽상들을 '꿈'이라는 다른 화면, 다른 차원의 세계를 통해 실현시킨다. 영화는, 스테판의 세계에서 상상과 현실의 세계들의 변주곡 속에서, 그러다 종종 부딪치는 경계에서의 충돌들로 내러티브를 구성한다. 영화가 후반으로 이어져갈수록 영화를 보며 끊임없이 꿈과 현실을 구분하려고 머릿속의 복잡한 계산(그러나, 불필요했을지도 모르는!)을 반복하던 관객들도 그 경계와 구분이 무의미함을 무의식적으로 '의식'하게 될 것이다. (적어도 난 그랬다 ㅎㅎ)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적어도 꿈에서 즐거운 것들을 해내고 싶다는 생각. 꿈을 컨트롤하고, 내가 나만의 상상력으로 지배하는 다른 차원의 세계로 가꾸고 싶다는... 영화 <수면의 과학>은 공드리가 하고싶은 짓들을 맘껏 재현한 영화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런 '현실감넘치는' 꿈에 대한 영화를 만들순 없을 것이다.

 

중간중간에 인서트컷이 여러차례 들어가는데 그게 내러티브 전개의 순간들이다. 놓치면 재미가 많이 떨어질 것이다. 미셸 공드리 뮤직비디오의 현란한 편집에 심취된 적이 있었는데, 이 영화는 공드리 뮤직비디오의 영화판 버젼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터널 선샤인보다 훨씬 더 공드리비디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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