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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20일 혁신안 통과에 야권의 미래가 걸렸다

 
 
 
민주적 의사결정구조 확립이 혁신의 본질
 
조시형 | 2015-07-16 15:05:5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제일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최대 문제는 민주적 의사결정구조가 취약하다는 점입니다. 즉 국민의 일반의사는 물론 구체적인 생활상의 요구에 둔감하다는 것입니다. 민주적 정당의 가장 중요한 대의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것이죠. 그 이유는 현역 국회의원이 자기 지역구에 당비 대납 등의 방식으로 유령당원을 만들어 국회의원후보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한 지위를 누려왔고 그러다 보니 국민의 진정한 의사에 충실하기보단 자기들만의 이너서클을 통해 금뱃지를 사수하는 데 집착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지난 통합진보당의 내홍과정에서 드러난 것과 똑같은 문제가 새정치민주연합에도 존재해왔음을 의미합니다.

그 동안 누구도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고 덮어만 두고 십 수년이 경과한 지금 김대중 노무현과 같은 걸출한 인물이 부재한 상황에서 현역 국회의원 개인의 기득권만 강화되고 당 자체는 점점 국민적 지지를 상실해왔던 것입니다. 집권당의 실정에 따른 반사이득만 가지고 금뱃지만 따면 이후엔 그저 보신주의에 빠져 정치인의 사명을 망각하고 귀족적 특혜에 안주해왔던 것입니다.

그런 인사들이 또 지역을 관리하기 위해 부정한 정치자금을 받아먹고 자본과 정권의 눈치만을 살펴서 설설 기니 제대로 된 대정부 견제에 번번이 실패하고 변죽만 올리다가 꼬리를 뺀 것입니다. 지난 대선 부정문제와 세월호 사건에서 야당이 그토록 몸을 사렸던 이유도 사실은 이런 취약한 정당구조에 근본적 원인이 있었습니다. 멸사봉공의 공직정신이 멸공봉사의 탐욕으로 퇴락했습니다.

이번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가 마련한 혁신안의 핵심은 이런 부패하고 사리를 탐하는 인사에 대한 객관적 검증과 이들을 아래로 부터 민의에 의해 걸러낼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 데 있습니다.

(미권스 무기수님이 정리한 혁신안 내용)

그 유력한 수단으로 첫째, 당비대납으로 만들어진 유령당원을 철저히 걸러내서 진성당원과 일반 유권자에 의한 상향식 경선입니다. 둘째, 부정부패에 연루된 당직자와 후보자의 당원자격을 박탈하는 것입니다. 부패한 인사들이 원천적으로 입후보 할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것입니다. 또한 현역 국회의원의 경선특혜를 막기 위해 지역위원장직을 선거일 120일 전에 사퇴하도록 한 겁니다. 이렇게 해야 개별 지역구 차원에서 정치에 입문하려는 신진 인사들이 최소한의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째, 현역 국회의원, 중소지방의회의원, 지자체단체장등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평가위원회를 구성하여 그 임기기간의 실적에 대한 두 차례의 평가를 하겠다는 겁니다. 그 평가위원은 전원 당 외부인사로 구성하여 공정성을 보장하고 그 평가지수는 이후 공천과정에 반영하겠다는 것입니다.

그 외에도 계파 간 협의체에 불과했던 최고위원회를 폐지하고 국민의 실질적인 의사와 이익을 대변할 수 있도록 지역, 직능, 세대, 부문의 대표로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겠다는 것입니다. 그 구성방식의 상세는 아직 미정이지만 이게 실현될 수 있다면 아주 획기적인 민주적의사결정기구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겁니다. 사실상 국민과는 괴리된 정파들 간의 싸움판으로 전락한 최고위원회가 국민적 의사와 요구를 직접 반영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당 재정과 공천권등 사무의 전권을 움켜쥐고 그 힘으로 당대표의 전횡과 독선을 뒷받침하던 사무총장제를 폐지하고 기능과 역할에 따라 5개의 본부장 체제로 분권화하겠다는 겁니다. 공천권을 배제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이렇게 되면 사무총장을 둘러싼 계파대립과 갈등을 막을 수 있고 홍보, 기획전략, 민생, 재정 등의 실무에만 전담할 수 있게 됩니다.

종합적으로 보아서 그동안 문제 되었던 제일 야당 새정치민주연합의 근본적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처방을 내린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말 다행인 것이 언론의 왜곡 과장 보도와는 다르게 새정치연합 내부 구성원 다수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지난 21일 새정치연합 당무위원회에서 당무위원 66명 중 46명 참석(41명 출석, 5명 서면 동의)해서 82% 찬성으로 통과되었다는 점입니다. 이는 7월20일에 있을 당 중앙위원회에서도 통과전망이 밝다는 점을 시사해서 고무적입니다.

이제 오랜 산통 끝에 제대로 된 혁신안을 낳았습니다. 문제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지속적으로 야당의 분열을 갈망하는 세력의 공작을 저지하는 것입니다. 벌써 진작부터 새누리 정권재창출을 기도하는 조중동과 종편에선 혁신안의 구체적 내용의 효과에 대해선 함구하고 계파 간 갈등으로 자꾸 몰아가고 있습니다. 당 내외 기득권 인사들을 지속적으로 섭외 인터뷰하여 혁신위와 혁신안을 친노 세력들의 패권주의 공고화로 여론몰이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야당 분열을 유도하려고 안달입니다.

둘째, 이에 편승해서 마찬가지로 친노와 비노의 대립인양 호도하고 자신들의 기득권 사수에 안주하려는 당내 기득권 세력의 발호입니다. 대개는 자본의 떡고물에 오염된 부패한 인사들이 김대중 대통령과 호남 민심을 왜곡하여 개혁과 반개혁 전선을 자꾸 영호남지역대립으로 나아가 친노 패권문제로 호도하여 혁신을 막으려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공중파와 제도 언론은 물론 이른바 진보언론에서 조차 그런 프레임을 확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두 가지 문제다 당 차원의 적극적인 홍보와 선전이 더 필요합니다. 이왕 혁신위원이 된 거 이를 적극적으로 알려야 할 책무가 혁신위원 개개인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끔찍한 이명박그네 새누리 정권의 반민주적이고 나아가 온통 나라를 감시체제로 만들고 있는 현재 제일 야당 새정치연합의 진정한 혁신이 절실한 이유입니다. 그게 단지 당의 문제가 아니라 이 나라의 미래가 달렸다는 절박한 사명감을 가져야 할 이유인 것입니다.

(새정치연합 초재선 모임 ‘더좋은 미래’의원들 혁신안 지지성명발표)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6&table=c_jshpapa&uid=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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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잠수함발사 미사일 실험 파장

북한의 잠수함발사 미사일 실험 파장

김종대 2015. 07. 16
조회수 274 추천수 0
 

작년 3월 동해에서의 북한의 노동미사일 발사험과 올해 5월 북한이 신포 앞바다에서 실시한 잠수함발사미사일(SLBM) 시험은 한국의 안보주의자들 여론을 정확히 세 개로 쪼개버렸다. 

  첫째는 북한의 노동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가 시급히 필요하다는 언필칭 ‘사드파’의 주장이다. 이 주장에는 공군 예비역 장성들이 열광적인 지지를 보낸다. 그런가하면 육군 출신인 박휘락 국민대 교수도 여기에 가세한다. 

  둘째는 이미 북한은 잠수함으로 배후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므로 사드와 같은 방어무기는 실효성이 없고 수중 킬체인(미사일 사전요격시스템)으로 북한의 잠수함기지를 선제타격하거나 잠수함 작전을 차단하는 게 더 시급하다는 ‘킬체인파’의 주장이다. 여기에는 해군 예비역 장성들이 열광적인 지지를 보낸다. 그런가하면 전 통일연구원장 출신인 김태우 박사가 지대지, 공대지, 함대지 미사일로 구성된 ‘3축 타격체계’ 이론을 제시하며 유사한 선제타격론을 제시한다. 이 주장은 사드와 같은 방어능력이 아니라 킬체인과 같은 공격능력이 북한을 억제하는 데 더 결정적이라는 판단에서 나온다. 

  셋째는 변화무쌍한 북한의 전략에 일일이 대응하는 사드나 킬체인과 같은 무기체계는 모두 소용이 없고,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한 궁극적인 억제력으로 한국이 핵무장을 선택하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핵무장파’다. 이 주장은 조갑제 전 월간조선 사장과 한나라당 대표를 지낸 정몽준 의원이 총대를 매고 있다. 여기에 최근 최근 조선일보 양상훈 논설위원도 가세한다. 이 주장의 요체는 남과 북이 서로 대등한 핵을 통해 ‘공포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 최상의 전략적 안정제라는 주장이다. 필요하다면 국제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하고 한미동맹의 균열도 감수할 수 있다는 결의가 필요하다.

01SLBM.jpg
 지난 5월 8일 북한이 공개한 SLBM 발사 사진. 현재 이 사진의 진위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올해 초까지는 첫 번째가 가장 우세했고, 이달 초부터 두 번째가 부각되기 시작하다가, 최근에는 세 번째 주장에 힘이 실리는 중이다. 이렇게 한국 사회에서 어떤 군사전략을 선택할 것인가로 갑론을박하면 북한은 중요한 전략적 이점을 얻는다. 먼저 혼란을 겪는 한국은 전쟁의 양상을 결정지을 ‘결정적 작전’(decisive operation)에 국방의 에너지를 집중하지 못해 자원을 낭비하게 된다. 게다가 한국의 핵무장론은 미국이 제공하는 핵우산을 신뢰하지 못하는 한국이 독자적 핵무장의 길로 간다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한-미 동맹에는 심각한 균열이 생긴다. 이걸 왜 북한이 마다하겠는가? 

  더군다나 이런 주장 중 무엇이 옳으냐는 걸 논의하는 건 의미가 없다. 북한은 한국의 군사전략을 잘 관찰 한 후에 자신의 군사전략을 바꾸어버리면 그만이다. 그러면 어제 옳았던 것이 오늘은 틀린 것이 되고 내일은 또 알 수 없는 상황이 된다. 다만 어떤 군사전략이 채택되느냐에 따라 더 많은 자원을 배분받을 수 있는 조직이 달라진다. 한국군이 사드를 도입하게 되면 한국 공군은 이제껏 육군에 대한 지원군으로서 보조적인 위치에 불과하던 위상을 탈피하여 일약 중심군으로 도약할 수 있다. 해상․수중 킬체인을 구축한다는 건 해군에게는 일종의 복음이다. 해상초계기, 이지스함, 잠수함을 더 많이 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군사전략과 조직의 이익

 

  '정체불명'의 무기를 앞세운 북한의 위력시위는 국내 안보론자들에게 뜨거운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그들을 분열로 이끌었다. 과연 무엇이 북한으로 하여금 공포를 체험하도록 할 수 있는 수단이냐를 선택하는 문제로 군사전략에서 분화 현상이 나타났다. 이들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로 위신을 높이는 데 반해 한국은 추락하고 있다고 본다. 그렇게 잃어버린 자아상, 즉 “우리는 끊임없이 협박을 당하지만 북한을 징벌할 수 없다”는 열등의식과 자괴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렇게 자존감에 상처를 입으면 무언가 새로운 권위를 향한 강렬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수단을 필요로 한다. 그것이 어떨 때는 사드로, 킬체인으로, 핵무기로 몰려다니는 이유가 된다.
  그런가하면 지대지 미사일로 북한을 타격하는 군사전략을 채택한다면 유도탄사령부를 갖고 있는 육군에게는 축복이 된다. 현무 1, 2, 3 미사일을 모두 구비하고 각종 감시정찰 자산을 확충함으로써 공군을 제치고 여전히 육군이 중심군으로 기능할 수 있다. 아직까지 군으로부터도 환영받지 못하는 주장은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론 하나뿐이다. 한국이 핵무장을 한다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이기도 하지만 전략 핵군을 창설하여 장군 보직을 늘릴 수 있다는 계산법이 아직은 한국군에서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핵 통상무기를 증강하면 부대가 창설되고 지휘관 보직이 늘어나며 국방비를 증액할 수 있는 아주 합리적인 대안이라고 믿기 때문에 그들은 각자 취향에 맞는 북한의 위협을 강조하기에 바쁘다. 
  그런데 미국은 이와 다른 계산을 한다. 떠오르는 중국을 견제하는 전략목표를 고수하는 미국은 중국의 코앞에 사드를 배치하는 데 자존심을 건다. 그 표면적 명분이 중국 견제가 아니라 북한의 노동미사일 위협으로부터의 한국 방위이기 때문에 미국은 북한의 잠수함발사미사일(SLBM) 위협 가능성을 일축하고 오직 노동미사일에만 시선을 집중한다. 5월 8일 북한의 SLBM 발사 시험에 대한 미 합참 제임스 윈펠드 차장의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세미나에서의 언급은 이렇다. “몇 주 전에 우리는 북한이 자신들의 SLBM 실험을 격찬하는 것을 봤다. 다행스럽게도 북한의 SLBM 실험은 그들의 영리한 영상 편집자만큼 가지 못했고 북한의 선전꾼들은 우리를 믿게 하고 싶었던 것 같다. 북한이 SLBM 능력을 개발하려면 몇 년은 더 걸릴 것이다(And just a few weeks ago, we saw Pyongyang raving about a test of its submarine launched ballistic missile capability. Fortunately, they've not gotten as far as their clever video editors and spin-meisters would have us believe. They are years away from developing this capability).”


02SLBM.jpg

사드 배치 검토를 밝히고 있는 스카파로티 주한미군 사령관


 스카파로티 주한미군 사령관은 THAAD를 한반도에 배치하는 문제를 한미 양측이 각각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데 비해, 제임스 윈펠드 미 합참차장은 한국의 우려를 존중하고 이 문제를 매우 조심스럽게 다루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원하지 않는 한 THAAD 배치는 없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공포의 균형은 한반도 안정?

 

  이런 미국의 관점으로 본다면 5월에 존 케리 국무장관을 비롯한 미 국무부차관보, 미 합참차장이 한 목소리로 한반도 사드 배치를 외친 배경도 이상할 것이 없다. 미사일방어(MD) 중국과의 대결승전에 앞서서 대비한다는 게 미국의 확고한 전략이라는 건 미 합참의 국가군사전략서(NMS) 최신판에서 이미 천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21세기의 패권의 능력이 지난 20세기의 핵 공격능력이 아니라 핵미사일을 무력화하는 방어력에서 창출된다고 믿고 있다. 북극권 상공은 그러한 대결승전이 벌어지는 특설 링이며 그 주변의 스칸디나비아 반도와 유럽 일부, 일본, 한반도는 특설 링을 에워쌓는 전략적 지점이 된다. 

  여기에 사드와 같은 요격체계를 배치하여 미사일방어 네트워크로 묶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전략적 과제는 없다. 지정학의 정점이자 미사일 전쟁이 벌어지는 북극권에서 패권을 장악하는 필수불가결한 조치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한국 언론이나 전략가들이 3축 이론이니, 킬체인을 떠드는 걸 아마추어로 취급하는 미국의 시각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의 미래 군사전략은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비라는 전략(戰略)이 아니라 강대국 정치와 조직의 이익이라는 정략(政略)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어떤 전략․정략이건 동아시아에서의 분쟁적 요인을 확대하여 국방비를 대폭 늘리는 확실한 이익에는 차이가 없다. 
  여기서 초래되는 국가의 혼란과 스트레스는 잘못 관리될 경우 집단의 광기로 발전할 수 있다. 2차대전 당시에 일본군은 눈앞의 손쉬운 승리에 현혹되어 정치권력이 통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전쟁의 광기를 향해 치달았다. 그 과정에서 분출되는 잔인함과 야수성은 상대방에게 공포를 강요할 수 있는 위력적인 수단이었다. 공포를 선호하는 군사전략은 그 스스로도 통제되기 어려운 비합리적인 충동을 내포하는데, 여기서 국가는 매우 높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순수한 의미의 군사전략은 미세한 폭력의 파동을 극단으로 밀어붙이는 것이고, 여기에 전쟁의 과학, 전쟁의 본성이 있다. 군사사상가인 클라우제비츠에 의하면 그것은 우연과 도박을 감수하는 행위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가운데 무엇이 진짜 위협인지 식별할 수 없는 안개와 같은 상황, 거기서 낯선 새로운 것이 끊임없이 등장하는 긴박함의 연속에서 극단의 선택으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 바로 전쟁이다.
  이런 전쟁의 그림자 속에서 합리와 이성으로써 전쟁의 논리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두려움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두려움에 빠지지 않는 것이 시민의 가장 큰 권리”라고 말한 적이 있다. 공포에 질린 대중처럼 통치하기 손쉬운 대상도 없다. 북한이 제공하는 공포를 수용하기를 거부하고 무시해버리는 전략은 전쟁의 광기를 통제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의미에서 안보세력이 불만스러워하는 시민의 안보불감증이라는 것이 사실 이 나라 안보의 가장 큰 자산이다. 북한이 강요하는 공포를 무시할 수 있는 자신감이 시민들 사이에 형성되어 있다는 의미에서 그렇다. 북한이 두렵지 않기 때문에 그나마 국가가 이 정도 안정을 유지하고 민주주의 기본틀이 유지된다는 안보의 역발상이 필요하다.

  김종대 디펜스 21+ 편집장 jdkim20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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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가지 않을 분단체제 유지전략

<분석과전망>북한에 대해서는 반북공세를 진보역량에 대해서는 종북공세를

 

 

 

 

 

<그동안 이희호 여사의 방북 그리고 전경련의 남북경제교류 5대원칙 천명 등과 관련하여 그것들을 구조적으로 막는 것으로 박근혜정부의 반북공세와 종북공세 등을 자주 거론해왔습니다

그렇지만 양념으로만 취급할 수는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그 반북공세와 종북공세에 대한 정치적 본질을 보다 명료하게 정리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었습니다

반북공세는 분단체제의 유지 종북공세는 분단체제 극복세력에 대한 방어 정도로 정리해보았습니다- 글쓴이 주>

 

 

통일체제는 이미 원칙도 이념도 방도도 다 준비되어있는 것

 

흔히 박근혜대통령의 대북정책을 두고 남북관계를 파탄시켰다는 평가를 하곤한다그러나 이는 현실적으로 접근하면 매우 순진한 발상이다그러한 평가에는 박대통령이 결단을 하면 남북관계를 개선할 수도 있다는 전제가 깔려있다박대통령의 대북정책은 박대통령의 성향을 가지고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박대통령의 대북정책은 분단체제가 현 시기에 이르러 맞닥뜨리고 있는 현실과의 관계 속에서 바라보아야할 보다 근본적인 문제인 것이다.

 

통일의 과정은 흔히 세 단계를 거치게 된다. ‘상호인정이 그 첫 단계다그에 기초하여 남북화해협력이라는 2단계가 열리게 된다그러한 전반의 과정을 거쳐 완전 통일단계에 이르게 된다이는 남이든 북이든 그리고 우리사회에서 보수정권이든 개혁정권이든 상관없이 공히 마찬가지로 확인되는 사안이다.

 

그동안 남북이 합의한 내용들에는 조국통일운동을 벌여나가는데 있어서 삼아야할 기본 이념으로부터 원칙 그리고 방도에 이르기까지 온갖 것들이 온통 다 확보되어있다.

 

7.4공동성명에는 언제까지라도 들어야할 조국통일운동의 원칙이 천명되어있다통일운동의 기본 이념으로서 우리민족끼리를 비롯하여 통일방안 등 조국통일로 가는 이정표가 되는 것이 6.15공동선언이다. 10.4선언에는 그 실천적 방도들이 그야말로 깨알같이 적시되어있다.

 

이것들은 통일의 흐름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통일의 첫 단계인 상호인정에 대한 자세와 태도 문제라는 것을 보여준다남북관계 개선의 문제 그리고 통일의 문제는 모든 것이 다 준비되어있는 만큼 중요한 것은 이것 저것 가리지 않고 그 시작 즉, ‘상호인정을 떼는 것에 있는 것이다.

 

그 상호인정에 대해 그러나 결코받아들이지 않는게 박근혜 정부다박근혜정부가 관심을 갖는 대목은 통일의 과정이 아니라 분단체제의 관리이고 유지다.

박근혜정부가 대북정책인 <한반도신뢰프로세스>를 가지고 그 어느 정부 보다 반북공세에 집중하는 것은 이것이 아니고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박근혜정부는 분단체제 관리유지를 위해 아울러 반북공세에 종북공세까지 전면적으로 결부시켜놓는다박근혜정부는 종북공세를 통해 분단체제를 극복할 진보역량의 진출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왜곡하려한다.

 

분단체제 유지를 위한 반북공세로서의 <한반도신뢰프로세스>

 

<한반도신뢰프로세스>는 처음에는 그 상호인정을 기본으로 해서 출발한 것이었다. <한반도신뢰프로세스>에 남북이 합의한 7.4공동성명과 91년 남북기본합의서 그리고 6.15공동선언 등을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대목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다.

 

 

시민사회단체 등을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했던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특히 박근혜대통령이 의원시절 방북을 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한 것이 <한반도신뢰프로세스>와 결부되면 전반 대북정책은 이명박 정부의 강경한 그것과는 다를 것이 결정적으로 예측되기도 했다.

 

<한반도신뢰프로세스>는 이명박정부의 극단적인 대북강경책이었던 <비핵개방3000>에 대한 부정적인 문제의식을 갖는 것이었다그렇다고 김대중정부의 대북화해정책인 <햇볕정책>을 수용한 것은 물론 아니었다.

공학적으로 접근하면 이명박정부의 <비핵개방3000>과 김대중정부의 <햇볕정책>의 중간 쯤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 <한반도신뢰프로세스>였다.

 

<한반도신뢰프로세스>를 실제로 기획한 인사는 이화여대 최대석 교수였다박근혜정부 출범 시기 인수위원회에 들어가 외교안보통일분야를 책임졌다.

 

그렇지만 최 교수는 인수위에서 끝까지 가지 못하고 만다중도에 낙마한 것이다최 교수는 인수위를 떠나면서 지금은 말할 수 없다는 말을 남겼다당시 언론보도를 보면 최 교수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많은 전문가들이 <한반도신뢰프로세스>가 <비핵개방3000>과 차별성을 가지려면 적정한 시기에 5.24대북제재를 해제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는 최 교수의 입장이 문제가 되었을 것으로 추정했다근본적으로는 그 정책의 기저에 깔려있는 상호인정이 문제였을 것이었다.

 

분단체제의 본질과 특성을 누구보다도 잘 꿰차고 있는 미국이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이 돌았다그에 따르면 분단체제에서 중간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아는 미국으로서 인수위 내의 친미라인을 동원하여 최 교수를 찍어내렸다는 것이었다.

 

대북정책이 전향적이었던 것은 선거용으로 제시되었던 것이었을 뿐 선거가 끝나자 용도폐기된 것이라는 말도 동시에 돌았다.

 

중요치 않다중요한 것은 그때 <한반도신뢰프로세스>가 그 안의 신뢰를 쫓겨나는 최 교수의 외투뒷자락에 실어서 내보내고 그 자리에 대결을 받아들여 한반도대결프로세스로 재정립되었다는 사실이다. <한반도신뢰프로세스>는 출범하면서부터 이명박 정부의 강도 높은 대북대결정책이었던 <비핵개방3000>과 동일해져버렸던 것이다.

 

<한반도신뢰프로세스>를 통한 박근혜정부의 반북공세 강화는 분단체제 유지를 위하는 데에서 가장 기본에 해당하는 정치운용이다.

 

분단체제를 극복하려는 진보역량에 대한 공격으로서의 종북공세

 

박근혜정부는 반북공세를 강화하면서도 그것에 종북공세를 결부시켜내는 데 그 어떤 다른 정부 보다 큰 힘을 쏟았다.

 

 

이명박 정부 때 일반화되고 득세하게 되었던 것이 종북몰이였다천안함을 북한이 공격했다는 정부발표에 대해 합리적 의심을 제기하는 국민들은 북한에 가서 살아라라는 욕을 들어야했다천안함 사건을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과학자들에 대해서도 종북공세는 가만 있지 않았다.

종북공세는 합리적 의심으로 표현되는 국민의 알권리 영역은 물론 과학의 영역조차도 자유스럽게 뚫고 들어가 유린하고 파괴하는 위력을 보여준 셈이었다.

 

 

그러나 그 종북공세는 박근혜정부에 들어서서 종북이데올로기 차원으로까지 격상되는 모양새를 보여준다.

 

통합진보당 강제해산 사건에서 대표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통합진보당 강제해산사건은 분단체제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법적 제도적 사회적 기재를 총동원하여 성립시킨 희대의 정치사건이다.

 

재미동포 신은미 교수와 희망포럼 황선 대표의 통일콘서트를 종북콘서트로 명명한 사람이 보수단체도 새누리당의 반북정치인도 아닌 박대통령 자신이었다는 것도 종북공세가 얼마나 치열하게 구사되고 있는 지를 잘 보여준다.

 

종북공세가 종북이데올로기 차원으로 격상되어 구사되는 과정은 종북공세의 과녁이 국민일반이 아니라 진보역량에 있다는 것을 또렷히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다.

 

진보역량에 대한 종북공세를 강화한 데에는 김대중노무현정부 시기 남북화해흐름이 갖는 폭발성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6.15공동선언이 발표되는 즈음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대중 대통령과 술을 마시면서 이른바 원샷을 권했던 일이 있었다젊은이들은 물론이고 중년들에게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사건이었다열풍 수준이었다.

6.15공동선언문에 나오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친필사인인 이른바 백두산필체도 언론에 끊임없이 회자되었다.

 

이를 두고 통일운동가들은 민족의 저력이라는 개념으로 설명을 했다분단을 극복할 수 있는 사회심리적 지반이 어떻게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지를 볼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역으로 보자면 분단체제가 얼마나 허약한지를 보여주는 것들이기도 했다당시 한나라당의 이회창 대표가 6.15공동선언 발표 뉴스를 보다가 TV를 꺼버렸다는 것에서 확인되는 것이 이것이다민족의 저력 앞에서 반세기 이상 한국사회를 지배해온 반북이데올로기가 맥을 못 추는 것을 직접 보면서 분단체제가 내보인 단말마적인 반응이라고 할 수 있었다.

 

분단체제는 김대중노무현정부 시기 남북화해 흐름을 경험하면서 반북공세만으로는 자신을 유지한다는 것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가졌을 것이었다이명박정부 시기 들어 어느 순간 종북공세가 나오고 득세를 하게 되는 정치적 배경이 바로 이것이다.

종북공세는 따라서 한국사회에서 진보역량의 진출을 막지 않고서는 분단체제가 유지될 수 없을 것이라는 분단체제의 위기의식의 표현으로서 본질을 갖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하에서 심각하게 생존의 위협을 생생하게 경험했던 분단체제하기에 분단체제는 이후에도 자신을 유지관리하기 위해 반북공세를 기본에 놓고 여기에 진보역량의 진출을 종북공세로 막게되는 일을 중단 없이 계속해서 지속하게 될 것이다.

 

역사의 합법칙상 오래가지 않을 것은 물론필연이다

민족적 저력을 미국이 언제까지고 막을 수는 없을 것이며 진보역량에 망라될 민중의 힘 역시 언제까지 종북공세로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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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찜찜한 파기환송, 영리한 대법원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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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15/07/17 07:58
  • 수정일
    2015/07/17 07:5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원세훈 대법원 선고 해설] '선거운동' 유무죄 판단 미뤘지만... 사실상 면죄부

15.07.16 19:09l최종 업데이트 15.07.16 20:39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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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순일, 김소영, 김창석, 박보영, 이상훈, 민일영, 양승태(대법원장), 이인복, 김용덕, 고영한, 김신, 조희대, 박상옥 대법관.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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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공직선거법·국정원법 위반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다시 돌려보냈다. 여느 형사사건처럼 유죄 또는 무죄취지의 판단은 없었다. 그저 한 마디를 했을 뿐이다.

'다시 원점에서.'

대법원은 항소심 재판부(서울고법 형사6부·재판장 김상환 부장판사)가 잘못된 증거 판단에 기초해 사실관계를 정리했다고 밝혔다. 재판장 양승태 대법원장은 "대법원은 법률심이기 때문에 사실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정원 심리전단의) 사이버활동이 정치관여행위 및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 그 실체에 관한 원심 판단의 당부를 살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환송한다, 이 판결은 관여법관 전원의 견해가 일치했다"는 그의 목소리가 대법정에 울려 퍼졌다.

날아간 시큐리티 파일, 원점으로 돌아간 사건

대법원이 문제 삼은 대목은 '시큐리티'와 '425지논'이란 제목의 텍스트(txt)파일이다. 국정원 심리전단 안보3팀 5파트원 김아무개씨의 이메일에서 나온 두 파일에는 국정원이 사용한 트위터 계정 정보와 해당 계정으로 올린 글 관련 자료 등이 담겨있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파일들을 기초로 검찰이 주장한 트위터 계정 1257개 중 716개를 심리전단 직원들이 사용·관리했다고 인정했다. 또 여기서 나온 트윗·리트윗글 27만 4800개를 국정원의 사이버활동으로 파악했다. 이 사실관계는 항소심 재판부가 원세훈 전 원장의 국정원법 위반은 물론 공직선거법 위반혐의까지 유죄로 판단하는 데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

그런데 시큐리티 파일과 425지논 파일은 1심(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이범균 부장판사)에선 증거로 인정받지 못한 자료였다. 당시 재판부는 두 파일이 발견된 이메일의 주인공 김아무개씨를 증인으로 불러 그가 진짜 작성자인지 아닌지 확인했다. 검찰 조사 때 작성사실을 인정했던 김씨는 법정에서 "기억이 안 난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 진술을 받아들인 재판부는 시큐리티 파일과 425지논 파일을 증거로 인정하지 않았고, 원 전 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혐의에는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씨의 진술 번복을 의심했다. 또 그의 다른 이메일 본문에서 동일한 트위터 계정 정보 등이 나왔고 메일 작성시간이 평일 업무시간대라는 데에 주목, 1심과 다르게 판단했다. 비록 김씨는 부인했지만, 정황상 그가 업무용으로 만든 자료로 보이는 만큼 형사소송법 315조 2호가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한 '업무상 필요로 작성한 통상문서'라는 것이었다. 재판부는 또 이 파일들은 '기타 특히 신용할 만한 정황에 의하여 작성된 문서(형사소송법 315조 3호)'에도 해당하므로 당연히 증거능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항소심의 결론에 동의하지 않았다. 

"425지논 파일의 상당 부분은 출처를 명확히 알기 어려운, 매우 단편적이고 조악한 형태의 언론기사 일부와 트윗글 등으로 이뤄져있고, 시큐리티 파일의 트위터 계정은 그 근원이나 취재 경위 등이 불분명하다. 두 파일이 업무수행과정에서 작성된 문서여도 그 내용을 실제로 어떻게 활용했는지 알기 어렵다. 

다른 심리전단 직원 이메일에서 비슷한 문서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정도 두 파일이 심리전단 활동을 위해 관행적 또는 통상적으로 작성된 문서가 아님을 보여준다. 나아가 두 파일에는 업무상 무관하게 수집·기재한 것으로 보이는 신변잡기적 글과 격언 등도 포함됐으며 그 양도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두 파일은 형사소송법 315조 2호와 3호의 '당연히 증거능력이 인정되는 문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이 판단은 1심과 같다. 그리고 시큐리티 파일과 425지논 파일을 날린 1심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 가운데 트위터 계정은 175개, 트윗·리트윗글은 11만 3621개만 인정했다. 결국 두 파일은 이 사건에서 원세훈 전 원장의 지시로 국정원의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정치개입·선거운동이 벌여졌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주요 기준이었던 셈이다.

판단 미뤘지만... 1심 재판부 손 들어준 대법원

16일 양승태 대법원장도 이 파일들이 항소심 판결의 "결정적·핵심적 증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파일의 증거능력은 배제해야하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내는 게 맞다고 했다. 대법원은 정확히 원 전 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유무죄를 두고 1심과 항소심이 엇갈렸던, 끝내 다른 판단을 내놓게 만들었던 부분만 문제 삼았다.

또 사건의 실체,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는 고법에서 파기환송심이 끝난 다음에 따지겠다고 했다. 어느 쪽이든 유무죄를 판단할 경우 불어닥칠 후폭풍을 피해가는, 영리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대법원의 취지는 '공직선거법 무죄' 판결을 내린 1심 재판부의 손을 들어준 것과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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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보수단체 회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지난 2월 9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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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원세훈 전 원장은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출석한 이동명 변호사는 선고 뒤 '대법원이 공직선거법과 국정원법 유무죄 판단을 아예 하지 않은 점을 어떻게 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판단을 미룰지 몰랐다"며 "대법원은 '아직 모르겠다'는 논리인데, 납득할 수 있지만 섭섭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약 10분 동안 기자들에게 대법원 판결 관련 견해를 밝히는 내내 미소를 띠고 있었다. 1심 판결이 뒤집히고, 원 전 원장이 법정구속됐던 항소심 선고날과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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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ㅣ박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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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북공세 종북공세에 옭죄어있는 전경련의 남북경제교류 신 5대원칙

남북경제교류에서 경제계의 선도적 역할은 가능할 것인가?

<분석과전망>반북공세 종북공세에 옭죄어있는 전경련의 남북경제교류 신 5대원칙

 

 

 

 

 

 

 

남북경제교류에서 선도적 역할을 강조하는 전경련의 남북경제교류 신 5대원칙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의 방북이 다음달 5일로 확정되어 있는 가운데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남북경제교류 신() 5대 원칙을 발표하여 남북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더욱 더 높혀놓고 있다.

 

 

전경련은 15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남북경제교류의 뉴 패러다임과 경제교류 활성화'를 주제로 연 세미나를 통해 '대화의 진전과 조화', '남북 상호이익', '남북 산업 장점 결합', '북한의 자기 주도적 경제개발','주변국의 참여와 지지 확보'를 남북경제교류 신() 5대 원칙으로 제시를 했다.

 

세미나에는 돋보이는 내용들이 적지 않았다특히 박찬호 전경련 전무가 개회사를 통해 "남북관계에 있어 과거 지원과 압박이라는 패러다임을 뛰어넘어 상호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경제중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한 말은 정치외교논리와는 전혀 다른 논리구사법이라는 점에서 단연 주목할만하다.

 

정치논리를 뛰어넘는 것은 토론에 나선 김영수 현대아산 관광경협본부장에게서도 확인된다. "남북관계 개선이 경제교류 활성화의 전제조건이라고 하지만역으로 경제교류가 남북관계 개선을 이끌 수도 있다는 적극적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발언한 것이다.

 

길정우 새누리당 의원의 발언과 직결되는 주장이었다길 의원은 "경제계가 남북경제교류 협력을 추진하면서 정부의 선제 조치를 기다리는 자세로 일관한다면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이라며 "현 단계에서 구체적인 로드맵을 작성하고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경제계의 선도적인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이날 남북경제교류 신 5대원칙은 물론이고 세미나에서 거론된 모든 것들은 남북경제교류에 대한 경제계의 독자성 즉선도적 역할을 강조한 것들이었다.

 

남북경제교류에서 경제계의 선도적 역할은 과연가능할 것인가?

 

통일의 과정은 흔히 세 단계로 정리되어 설명되곤한다. ‘상호인정이 그 첫 단계다그에 기초하여 남북화해협력이라는 2단계가 열리게 된다그러한 전반의 과정을 거쳐 완전 통일단계에 이르게 된다.

 

통일정책과 관련 노태우정부나 김영삼정부 그리고 김대중정부 노무현정부는 말할 것도 없고 이명박 정부 그리고 박근혜 정부에게서도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골자가 이것이다.

 

이것들은 통일의 흐름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통일의 첫 단계인 상호인정에 대한 자세와 태도문제라는 것을 보여준다모든 것이 다 준비되어있는 만큼 중요한 것은 그 시작을 떼는 것에 있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정부당국이 해야할 가장 첫 번째의 것이 상호인정이다그리고 여기에 기초하여 경제인이 추진해야할 것이 두 번째 단계인 남북화해협력에서의 경제교류인 것이다.

 

이에 따라 전경련의 남북경제교류 5대원칙은 경제계가 남북협력 할 자세가 되어있다는 것을 밝히는 것이자 정부당국에게 상호인정을 하는 첫 단계의 문을 열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된다.

 

그러나 현실은 그 요구가 현 시기에 있어서는 무망할 것임을 여실히 보여준다경제계가 남북경제교류에서 자신의 선도적 역할은 제아무리 강조한다해도 정부당국의 반북공세와 종북공세가 그 앞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한반도신뢰프로세스>는 <한반도대결프로세스>로 종북몰이는 '종북이데올로기'로 

 

박근혜정부의 대북정책인 <한반도신뢰프로세스>가 통일의 첫 단계인 상호인정을 정면에서 부정하고 있다는 것에서 그것은 먼저 확인된다.

 

<한반도신뢰프로세스>는 처음에는 그 상호인정을 기본으로 해서 출발한 것이었다. <한반도신뢰프로세스>에 남북이 합의한 7.4공동성명과 91년 남북기본합의서 그리고 6.15공동선언 등을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대목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에 따르면 <한반도신뢰프로세스>는 이명박정부의 극단적인 대북강경책이었던 <비핵개방3000>과 김대중정부의 대북화해정책인 <햇볕정책>에 대한 비판적인 문제의식을 그 기저에 깔고 출발한 것이었다공학적으로 접근하면 이명박정부의 <비핵개방3000>과 김대중정부의 <햇볕정책>의 중간 쯤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 <한반도신뢰프로세스>였다.

 

그러나 그 중간을 분단체제는 허용하지 않았다.

 

<한반도신뢰프로세스>를 실제로 기획한 인사가 이화여대 최대석 교수였다최 교수는 박근혜정부 출범 시기 인수위원회에서 외교안보통일분야를 책임지고 있었다그렇지만 최 교수는 인수위에서 끝까지 가지 못하고 중도에 낙마하고 만다.

당시 많은 전문가들이 <한반도신뢰프로세스>가 <비핵개방3000>과 차별성을 가지려면 적정한 시기에 5.24대북제재조치를 해제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는 최 교수의 입장이 문제가 되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때 <한반도신뢰프로세스>는 그 안의 신뢰를 쫓겨나는 최 교수의 외투뒷자락에 실어서 내보내고 그 자리에 대결을 받아들여 <한반도대결프로세스>로 재정립되었다.

 

 

이처럼 박근혜대통령의 대북정책인 <한반도신뢰프로세스>는 반북공세의 원천으로서 남북 간 상호인정을 원천적으로 부정하는 결정적 요인이다.

이는 남북교류에서 경제계의 독자성이니 선도적 역할이니 하는 것들은 아예 설자리가 없다는 것을 반증한다.

 

 

 

반북공세에 이어 종북공세의 득세 또한 경제인들이 남북교류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불가능하게 하는 또 하나의 근거가 된다.

 

 

박근혜정부는 그 반북공세에 종북공세를 결부시켜내는 데 그 어떤 다른 정부 보다 큰 힘을 쏟았다.

 

 

이명박 정부 때 일반화되고 득세하게 되었던 것이 종북몰이였다그러나 그 종북공세는 박근혜정부에 들어서서 종북이데올로기 차원으로까지 격상되는 양상을 보여준다.

통합진보당 강제해산 사건에서 확인할 수 있다통합진보당 강제해산사건은 분단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분단체제가 갖고 있는 모든 법적 제도적 사회적 기재를 총동원하여 만들어낸 희대의 정치사건이다.

 

대북용으로서의 반북공세와 국내용으로서의 종북공세를 적절하게 결부시키게 되었을 때 나올 법한 정치현상의 최 정점을 이처럼 박근혜정부는 모자람 없이 보여준 셈이다.

 

북한을 대놓고 욕을 하라그러면 그대는 종북이 아니다

종북공세가 공세차원을 넘어서서 종북이데올로기로 격상되었다는 것을 잘 상징해줄 법한 말이 이것이다.

 

이처럼 남북 간 상호인정을 부정하는 것은 박근혜정부가 <한반도신뢰프로세스>를 한반도대결프로세스로 전환시켜 반북공세를 강화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종북공세를 종북이데올로기 수준으로까지 격상시켜 강화하는 것으로 구조화되어있는 것이다.

 

이것들은 전경련이 남북경제교류 신 5대원칙을 발표하고 독자적으로 남북경제협력을 주창하는 것들이 박근혜정부의 반북공세와 종북공세가 누그러뜨려지지 않는 한 그저 원론의 강조 혹은 말 장난에 불과한 것임을 보여준다.

 

박근혜정부가 경제계의 움직임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이때껏 무수하게 확인했던 것처럼 박대통령의 입에서 확인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반북공세와 종북공세에 대해 어떤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는가에 달려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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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정치자금법위반 혐의로 중환자 김승교변호사 집도 압수수색

검찰, 정치자금법위반 혐의로 중환자 김승교변호사 집도 압수수색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5/07/16 [10:18]  최종편집: ⓒ 자주시보
 
 
▲ 말기암 투병 중인 김승교 변호사 치료 운동을 위해 여러 의료기구를 갖추어 놓은 거실에서 컴퓨터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수사관들     © 자주시보

 

▲ 가족이 압수수색을 하러 온 검찰 관계자로부터 들은 혐의 내용     © 자주시보

 

▲ 김승교 변호사 자택 압수수색을 하러 10여명의 수사관들이 여러대의 차량을 가지고 왔다.     © 자주시보

 

검찰은 여러대의 차량과 10여명의 수사관을 보내 16일 세곡동 김승교 전 통합진보당 최고위원의 집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영장의 혐의 내용은 딱 하나 통합진보당 최고위원 시절 정치자금법 위반이었다.

 

아내 황정화 변호사는 수사관들이 혐의라고 말한 구체적 내용을 받아 적어보니 회계 보고서에 영수증 누락, 정책 용역비를 해당 용역회사에 지급하지 않고 당비로 유용한 혐의 등 대부분 회계 과련 문제들이었다고 한다.

 

"이런 실무적인 문제가 없는 정당이 과연 있을까 싶고, 설령 이를 문제로 삼는다고 해도 최고위원이 이런 일에 관계할 리가 전혀 없는데 남편 김승교 전 최고위원을 포함 통합진보당 주요 간부 67명에 대한 일제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있다고 하니 기가 막힌다."

 

아내 황정화 변호사는 이렇게 말하면서 김승교 변호사가 어제 병원에서 복수를 빼느라는 이뇨제와 알부민을 투약받아 밤에 16번이나 화장실에 갔다. 잠을 제대로 자지도 못했는데 압수수색 소식까지 듣게 되어 충격과 분노가 너무 크다며 세상에 이런 나라가 또 어디 있을까 싶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아내는 남편이 현재 폐에도 물이 차고 헤모글로빈 수치가 100 이하면 비정상인데 40까지 떨어져 병원에 입원 수혈주사 등 치료를 받고 있었다며 어서 가서 담당의사가 아침 회진을 오면 이후 치료 일정에 대해 상의해야 하는데 이렇게 압수수색이 길어지니 가지도 못하고 답답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수사관들은 영장이 떨어져서 어쩔 수 없이 집행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가족들의 사정을 고려하여 아이들이 등교한 후에 압수수색을 실시했고 병원을 찾아가 직접 본인에 대한 압수수색만은 하지 않는 등 김승교 변호사가 위중한 환자인 점을 고려하여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고등학교 딸아이 노트북까지 장시간에 걸쳐 강도높은 압수수색을 현재도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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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지향의 신당, 국회 안에서 꿈틀거리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 “난파된 한국정치, 어디로 갈 것인가” 토론회
 
임두만 | 2015-07-16 10:21:1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새정치민주연합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신당론 상당수는 기득권 유지하려는 이야기”라며 세간의 신당론을 폄하했다. 그러나 세간은 신당을 막으려는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나 김상곤 위원장 같은 이들을 두고 “기득권을 유지하려 추하게 군다”고 평가한다. 그만큼 이제 야권의 재편을 위한 신당 논의는 아무도 막을 수 없는 상수가 되었다.

이런 가운데 15일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는 의미있는 하나의 토론회가 개최되었다. 언론협동조합 <프레시안>과 <복지국가소사이어티>가 공동 주최한 “난파된 한국정치 어디로 갈 것인가>란 주제의 토론회가 그것이다. –낡은 정치의 타파와 복지국가 정치의 길-이란 부제가 붙은 이 토론회는 적은 수가 모였으나 뜨겁고 열정적이었다.

▲국회 의원회관 세미나실에서 개최된 복지국가 토론회 © 임두만

주제 발표에 나선 이종오 전 명지대 교수(전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는 현 정치권에 대해 신랄하고도 가차없는 평가를 통해 정치권 재편, 특히 야권 재편을 주문했다. 이 전 교수의 주제발표를 두고 토론에 나선 토론자들도 모두 한 목소리로 ‘대안정당’을 말했다.

다만 그 대안정당이 가치중심이냐 이익중심이냐, 가치중심이면 지금껏 정치권에서 가치추구를 위해 노력한 진보정당들과 어떤 차별화를 둘 것이며, 이익중심이면 현 새정치연합과의 관계설정을 어떻게 할 것이며 어떤 방식으로 새정치연합을 뛰어넘을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췄다. 이날 토론회의 주요 부분을 압축 중계한다.

발제 : 이종오 전 명지대 교수(전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

▲발제자인 이종오 전 명지대 교수 © 임두만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수많은 현안 가운데 메르스 사태보다 더 심각한 것은 한국정치의 혼란상일 것이다. 오죽하면 정치실망, 정치혐오를 넘어 ‘정치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한 국민이 38%나 되겠는가?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정치의 무관심층은 30%대를 웃돌며 기존 정당을 비토하지만 실제로 한 여론조사는 정치가 없어도 무방하다. 아니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답한 응답자가 38%란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이런 심각한 현실은 경제적 위기와 사회적 상황이 겹치는 부분으로 우리의 공동체가 붕괴되고 있다는 징조다. 즉 정치권이 나라에서 생긴 모든 문제가 자기문제임을 자각하고 해결해야 하는데 정치권 자체가 불신을 받으므로 해결능력을 상실했다. 정당이 공동체적 이익을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각기 자기당의 이익을 위해 싸운다. 그러므로 유권자는 정치권 싸움은 우리와 관계가 없다는 상태로 변질되었다. 정치권이 국민들에게 정치를 외면하게 만든 것이다.

그런데 이를 살피면 궁극적으로 이러한 폐해는 양당제에서 기인했다.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지금까지 유지된 양당제는 정당이나 정치권이 국가를 어떻게 끌고 나가서 발전시키겠다는 목적이 없이 자기들 정치세력의 유지만을 목적으로 해왔다. 그리고 지금 그런 행태는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이란 거대보수양당으로 이어져 가장 극악한 폐단을 낳고 있다.

실제 유럽은 양당제가 갖는 폐해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정당들이 존속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따라서 다당제가 자리를 잡고 연합정치가 이제는 당연한 일이다. 영국의 보수당과 노동당을 제외한 여타 국가들은 거의 모든 국가가 다당제로 총선을 치르고 연합정권을 구축한다. 하지만 우리는 독과점이다. 완충장치가 없다. 특히 87년 체제 이후 지역주의 정당으로 굳어짐으로 더욱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렇게 자리 잡은 보수 양당 체제는 정부와 여당이 어떤 잘못을 해도 국민이 이를 제어할 방법이 없도록 한다. 실제 인천 아시안게임, 평창 동계올림픽 같은 거대 스포츠 이벤트를 위한 예산낭비와 국토 환경파괴는 심각한 문제를 노정하고 있지만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문제를 다 안은 채 흘러가기만 한다.

더 큰 문제는 4대강 사업이나 자원외교라는 이름의 예산낭비다. 이런 엄청난 문제가 있음에도 여야 구분 없이 문제를 지적하는 척 하지만 그냥 면죄부를 주고 마는 한 몸 정당으로 보일 정도다. 즉 제 정당들이 자기들 이익을 위해서는 치열하게 싸우지 실제 국민이나 국가의 장래를 위한 문제는 한 몸으로 움직인다. 이런 문제가 극단적인 양당제의 폐해다.

87체제 후 민주주의를 쟁취했다고 하나 실상은 비민주적 민주주의의 정착이었다. 이런 비민주적 민주주의의 정착은 결국 정당 지도자가 권위주의 직위로 변질되었다. 그럼에도 이런 문제를 실제 국민들도 정치인들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여야의 싸움이 결국은 권력이라는 권위만 놓고 싸우는 형국으로 변한 것이다.

향후 우리 정치가 어디로 갈 것인가를 놓고 확실한 목표를 점하지 못한 것이 현재 한국정치의 문제인데 이런 원초적인 문제를 놓고 고민하는 정당이 없다. 따라서 당연히 대안정당이 필요하냐는 질문이 나온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필요하다이다. 그러면 할 수가 있나?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얼음을 깰 수 있나? 깨야하는데 깰 비책 방책이 있나?이다.

그 방책은 ‘월등한 우월’외에는 없다. 결국 새로운 대안정당은 기성정당에 비해 월등하게 우월해야 한다. 정치인들의 정당이 아니라 사회 속에 뿌리내리는 민주적이고 탈권위적인 민초정당이지만 월등하게 우월한 인재풀, 월등하게 우월한 정책이란 무기를 장착해야 한다. 그것을 유권자에게 각인시키면 가능성이 있다. 그것을 할 수 있느냐다.

제1토론자 : 이철 전 의원

▲이철 전 국회의원 © 임두만

발제해주신 이정우 교수의 논지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따라서 그 논지에 반대되는 토론을 준비한 것은 아니다. 다만 현재 우리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해결방식은 선거관계법의 개정이어야 하는데 이게 가능할지 의문이다. 즉 현재의 정당법이나 공직선거법이 다당제를 막고 있지는 않지만 신진정치세력이 들어갈 수 있는 틈을 주지 않고 있다. 이런 법률들의 개정에서부터 정치의 변혁이 시작되어야 하는데 그게 요원하다.

정당 안에서의 권위주의 문화를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 옳다. 그러나 그 또한 정당이나 정치세력의 1인 지배체제 극복은 언론부터 되어야 한다. 즉 새로운 정치세력이 등장한다고 하면 그걸 누가 추진하느냐 누가 참여하느냐는 사람… 명망가 위주의 보도가 기형적 정치문화를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 가치정당을 추구한다고 하더라도 그 가치를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명망가가 누구누구 참여하는지 그것이 우선인 언론보도를 뛰어넘지 않으면 신생 정치세력은 탄생부터 힘들다. 이 땅에 무수한 신진정치세력이 태동했다가 사라진 이유다.

이걸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이를 유권자 운동으로 극복할 수 있겠나? 우리의 유권자 운동이 가장 활발했던 것이 낙선운동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보면, 또 역사적 평가로 보더라도 이 운동은 성공도 실패도 아니다. 시작될 때 대대적이었으나 시간이 가면서 그대로 유야무야인데 이를 다시 어떤 동력으로 끌고 갈 것인가? 이에 대한 답도 찾지 못하고 있다.

돌아보면 박근혜 대통령은 매우 훌륭한 선거운동을 했다. ‘경제민주화’란 이슈 선점에서부터 ‘노인연금 무조건 20만 원 지급’ 같은 디테일 공약까지 선거를 이기기 위한 방책은 다 훌륭했는데 당선 후 이런 공약들을 모두 폐기하는 현실이지만 이를 추궁할 수 없다. 외국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무 문제가 없다.

이처럼 공약을 하고 당선된 당선자가 공약을 지키지 않아도 그냥 넘어가는 국민에게 어떤 방식의 유권자 운동이 가능할 것인가? 에 대한 의문,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대안정당이 출현한다 해도 이를 어떻게 정착시킬 것인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는 1인 정권을 지탱하는 국정원 검찰 경찰을 이대로 두고 새로운 정치를 가능하게 할 것인지… 세간에는 야당의원 80여 명이 국정원과 검찰에 약점이 잡혀있으므로 국정원과 검찰의 지금 같은 무소불위 일방통행을 제어하지 못한 게 아닌가 의심한다. 이를 해소하려면 정말로 부패가 없어져야 하는데 이를 두고 복지국가를 추구하는 기차정당의 성공이 가능할 것인지 의문이 있다.

제2 토론자… 김영순 서울 과학기술대 교수 (내가 만든 복지국가 대표)

▲김영순 교수 © 임두만

현재의 문제를 극복하는 길이 과연 신당창당인가에 대해 깊은 숙고가 필요하다. 현재의 문제를 극복하는 길이 새로운 대안정당 건설이란 답을 두고 말하는 것…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의 문제에 직면했다고 보면 된다. 결국 관점은 지금 무엇이 필요한가에는 다들 동의하는데 그것을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가로 가면 각론에서 각각의 길로 갈라지는데 여기에 답이 필요하다,

현재의 진보정당들도 이런 가치의 구현을 위해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 이를 어떻게 넘을 것인가? 새정치연합과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할 것이며 현 진보정당과는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해 좀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지역주의의 근본적 책임은 이를 이용, 동원하는 정치인들에게 있으나 볼모가 된 지역 유권자들 역시 그 단단한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이 벽을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정책정당, 가치정당으로 변모하면 유권자들이 호응해 줄 것인가? 진보정당의 지지부진은 정책정당 가치정당으로의 변모를 갖지 않아서인가?

제3 토론자 : 고원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고원 교수 © 임두만

발제자의 발제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특히 가치정치와 가치정당의 출현에 전적으로 환영한다. 한국정치가 후진정치로 불리는 이유가 바로 정당들의 가치실종이다. 정치에 가치와 노선이 없으면 사회문제의 해결도 비전도 감동도 없다.

한국에도 많이 알려진 <프레임 전쟁>의 저자 레이코프는 “성공한 정치인들은 이수보다 가치를, 구체적 정책보다 가치의 전달을 중시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대다수 한국 정치인들은 가치와 비전과 노선이 왜 중요한지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노무현 돌풍이나 안철수 현상은 바로 원칙과 상식의 가치가 지켜지는 사회에 대한 대중의 열망이 뚜렷이 투영된 것이었다. 2008년 촛불집회는 생활 속 가치인 ‘건강한 삶’ 즉 인간의 존엄과 안전한 먹거리를 추구하는 권리라는 ‘가치’의 문제와 결합된 것이었다. 하지만 야권-진보는 ‘가치’보다 보수패권주의를 대체할 대안으로서 구조적 한계를 보이고 있다.

가치정치가 뿌리를 내리려면 세력교체가 반드시 일어나야 한다. 기존의 호남+486(민주화투쟁세력)+공공대기업 조직화 된 노동자그룹의 기반에서 청년+비정규직+공동체시민이 연대하는 새로운 정치세력 기반으로 이행해야 한다. 특히 청년세대의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 청년세대는 가장 진보적이고 합리적인 미래한국을 대표한다. 청년정치에 전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제4 토론자 : 하수정 올로프 팔메 저자

▲하수정 작가 © 임두만

양당제 기반이 정치의 후진 요소라고 하시는데 영국과 미국도 양당제, 북유럽도 시민당/기만당, 사민당/온건당 중심의 연정 정권으로 크게는 양당제라 할 수 있다. 스웨덴의 경우 당별로 큰 정책의 차이는 없다. 선거 때마다 기존 복지의 근간을 흔들지 않되 각각 당마다 자신들이 더 잘할 수 있다며 운영의 효율성을 두고 유권자의 표를 얻기 위한 경쟁을 한다.

그런데 우리는 양당제가 문제라기보다 상대를 적대시 하는데 더 문제가 있다. 이런 정치, 그래서 이제는 이런 현상이 정치권만의 문제로 남은 것이 아니라 국민 전체의 메커니즘으로 자리를 잡았다. 어려서부터 우열반 등 등급을 나누고, 그에 따라 사춘기를 지나면서 특목고 자사고 일반고로 클라스가 나뉘어진다. 이런 사회에서 교육을 받고 자란 국민들에게 합의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을 들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가치정당을 말하시는데 유럽도 사민당 중도당 온건당 모두 이익집단에서 출발한 이익정당으로 이익집단 지지기반을 가지고 있다. 전형적 가치정당이라 할 녹색당, 해적당 등은 이미 성장에 한계가 있어 유명무실해져 간다. 오히려 유럽은 청년유니온에서 가능성을 본다.

제5 토론자 : 김대현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실장

▲김대현 정책실장 © 임두만

얼마 전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원내대표를 사퇴하면서 사퇴의 변으로 헌법 제 1조 1항을 말했다. 자신은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헌법 1조 1항의 가치를 지키고자 노력했다는 변이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여당의 원내대표 조차 헌법의 가치를 되새겨야 할 정도로 헌법적 가치인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

김영삼 정부가 OECD가입을 선진국에 들어가는 길이라며 유혹, 국민들을 선진국 바람에 빠트렸다. 그러나 OECD가입은 우리에게 금융시장 개방, 노동시장 유연화라는 세계화의 덫을 놓고 말았다. 국회는 새벽에 변형근로제, 정리해고제, 근로자파견제 같은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을 날치기로 통과시킴으로 그 덫이 우리의 발목을 잡았다.

그렇게 잡힌 발목 때문에 1년도 안 되어서 IMF 구제금융 사태를 불러왔으며 이로 인해 우리 사회는 ‘적자생존의 정글’에서 ‘각자도생’ 해야 하는 지경으로 몰아넣었다. 이 사태가 가져온 폐해들, 높은 범죄율과 한번 낙오한 사람의 불안사회는 결국 세계 최대의 자살률 국가라는 부끄러움에 직면했다. 출산률의 세계최저, 3포세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인 청년세대의 방황과 질곡, 고령화는 빠르게 진행되는데 노인복지는 후진국 수준… 지금 우리가 맞닥뜨린 현실이다.

문제는 정치다. 보수 양당이 움켜 쥔 정치 헤게머니는 결국 승자독식이란 제왕적 대통령제 아래에서 다른 어떤 대안도 설 자리를 어렵게 한다. 이런 현상은 사회의 다양한 집단과 개인에 대한 이해와 요구를 수용할 수 없도록 한다. 소선거구제와 양당제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한계다.

이를 극복하려는 것이 신당운동이며, 필연적으로 신당운동은 선거제도 개혁을 통한 낡은 정치의 타파가 필요하다. 소선거구제와 단순다수득표자의 대표제는 새로운 정치세력의 등작을 막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선거제도의 개혁이야말로 새로운 세력의 현실정치 진입에 필요한 길이다, 이러한 제도개혁이 선행되어야 정치권 교체라는 선순환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결국 이 토론회를 통한 결론은 현재의 우리정치는 세력교체가 필요하며, 그 필요한 세력교체를 어떻게 할 것이며 누구로 할 것인가라는 숙제를 남겼다. 이 숙제는 다음의 토론회에서 결론을 내보일 것이라고 토론회가 끝난 뒤 김대현 정책실장은 말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8&table=c_flower911&uid=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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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정원 해킹'에 인권 프레임 짠 배경은?

 
[시사통] '남 일' 아닌 '내 발등의 불'로 인식시키겠다는 의도
시사통2015.07.16 09:31:03
 
 
새정치연합의 안철수 의원이 다시 링 위에 섰습니다. 당의 '국정원 불법사찰의혹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습니다. 지난해 7.30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공동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1년 만에 정치 전면에 다시 등장한 겁니다. 
 
안철수 위원장의 첫발은 제대로 뗀 듯합니다. 사고의 관성과 정치의 관성에 끌리지 않고 적절하게 판을 짜고 있는 듯합니다. 
 
안철수 위원장이 어제 기자들과 만나 강조한 건 '인권'이었습니다. 진상규명, 재발방지책 마련과 함께 '혹시 있을지 모를 도·감청에 대한 국민 불안 해소'를 진상조사위의 3대 활동기조 가운데 하나로 꼽았습니다. 이어 국정원 불법사찰 의혹사건은 "국민 인권과 관련한 문제이니 여당도 함께하는 국회차원의 특위 구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요. 안 위원장이 조만간 진상조사위 명칭을 '국민 인권'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바꿀 계획이라는 전언도 들려오고 있습니다. 
 
안 위원장의 '인권' 프레임 설정은 매우 적절합니다. 이번 사건을 '강 건너 남의 일'이 아니라 '내 발등에 떨어진 불'로 느끼게 함으로써 국민의 광범위한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겠다는 것이기에 매우 적절합니다. 
 
비교사례가 있습니다. 대선 때 불거져 1년 넘게 이어졌던 국정원의 댓글공작사건인데요. 사건의 진상은 국민주권 행사과정을 왜곡·훼손하는 불법적이고도 반민주적인 작태였지만 국민전선은 쉬 형성되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규탄집회가 열리고 노숙농성이 전개됐는데도 더 많은 국민의 분노어린 참여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박근혜 정권의 '대선 불복' 프레임과 국민의 '내 표는 아니다'는 자기 확신이었습니다. '대선 불복' 프레임은 '그래서 대선을 다시 치르자는 건가'라는 반문을 낳았고, 내가 한표 행사하는 데 국정원 댓글의 영향을 받은 바 없다는 식의 '내 표는 아니다'라는 확신은 '그래봤자 대선 결과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겠는가'라는 예단을 낳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반문과 예단은 국민으로 하여금 국정원의 댓글공작사건을 1인칭 주인공 시점이 아니라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바라보게 만들어버렸습니다. 
 
이번에 불거진 국정원의 해킹사건도 자칫 이런 프레임에 갇힐 수 있습니다. 문제의 RCS를 2012년 총선 직전에 사들였고, 대선 직전에 추가 주문한 사실이 밝혀지고 있는 터라 이런 프레임 설정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국정원 해킹사건이 '선거' 프레임 하나에만 의지해 다뤄지면 물타기와 자르기의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이전의 댓글공작사건과 대충 버무림으로써 사안의 선도를 떨어뜨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 책임을 원세훈에게로 몰아 꼬리자르기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안철수 위원장의 '인권' 프레임은 이런 가능성과 우려를 씻어내는 유효적절한 정치적 도구입니다. 지난해 말의 '사이버 망명'에서 확인하지 않았습니까? 국민의 엿보기와 엿듣기에 대한 원초적 불안감을 안고 살아갑니다. 이런 원초적 불안은 사실로 확인되는 순간 거대한 분노로 연결됩니다. 안철수 위원장이 위원장직 수락의 변으로 내놨던 '혹시 있을지 모를 도·감청에 대한 국민 불안 해소' 발언은 바로 이런 정서적 줄기를 건드린 것입니다. 
 
아울러 조사의 초점을 대선 이후 해킹 공작에 맞추게 되면 '인권' 문제는 구차한 설명이 필요없는 선험적 문제로 부각됩니다. 극히 일부만 파악된 ‘해킹팀’ 관련 문건에서 2012년 대선 이후의 해킹 흔적들이 나오고 있기도 하고요. 대표적인 게 <미디어오늘> 기자를 사칭한 해킹 시도 인데요. 이 공작이 시도된 시점은 2013년 10월이었습니다. 
 
안철수 위원장의 '인권' 프레임은 정치공학적 설정을 넘어 본질적 접근이기도 합니다. 만에 하나라도 국정원의 해킹 대상에 대공 용의점이 없는 민간인이 한 명이라도 끼어있는 게 밝혀진다면 그 순간 국정원은 국민이 응당 누려야 하는 사생활의 권리를 침해한 것이 됩니다. 국정원이 <미디어오늘> 기자를 사칭한 이메일에 악성코드를 심어 엿보려 한 대상이 재미 과학자인 안수명 박사인 사실이 드러난 게 웅변합니다.  
 
안철수 위원장의 '인권' 프레임은 본질적 차원에서도, 전략적 차원에서도 적절한 접근입니다. 방향을 제대로 잡은 것입니다. 남는 문제는 동력입니다. 바로 팩트겠죠. 세간에서 흥미로워하고 기대하는 게 바로 안철수 위원장의 '전문성'인데 이게 어떻게 발휘돼 얼마만큼의 팩트 동력을 조달할 수 있는지 지켜볼 일입니다.  
 
이 기사는 7월 16일 <시사통> '이슈독털' 내용입니다. (☞바로 가기 : <시사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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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용 해킹이라더니... SKT 이용자는 왜 당했나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5/07/16 10:17
  • 수정일
    2015/07/16 10:1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단독] 해킹 팀 서버 분석 결과, '메르스 피싱'에 국내 IP 걸렸다

15.07.16 08:31l최종 업데이트 15.07.16 08:31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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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가 해킹 팀의 안드로이드폰 보안공격 서버의 액세스로그 파일을 분석한 결과, 지난 6월 한달 동안 국내 IP가 이 서버에 접속한 사례 네 건을 발견했다.
ⓒ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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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아래 국정원)은 이탈리아 해킹 팀(Hacking Team)의 PC·모바일 감청 솔루션 구입·운용을 인정하면서도 북한의 해킹에 대비한 연구용이며 국내를 감청 대상으로 한 일은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해킹에 동원된 서버를 분석한 결과, 감청 대상엔 국내 이동통신망 가입자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이 감청 타겟(목표)이 된 스마트폰에 스파이웨어를 심기 위한 피싱 URL을 보내고, 감청 타겟이 이 피싱 URL에 접속하면 스파이웨어가 설치된다. 이 과정에서 꼭 필요한 게 스파이웨어를 전송할 서버다. 

해킹을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 해킹 팀 관련 파일에는 이 회사가 운영한 몇 개의 서버의 파일과 디렉토리가 그대로 남아 있다. 그 중엔 'Exploit_Delivery_Network_android'라는 서버가 있는데 직역하면 '안드로이드폰에 보안취약점 공격을 전달하는' 리눅스 서버다. 국정원이 보낸 피싱 URL을 누르면 이 서버에 접속, 스파이웨어에 감염된다. 

동시에 스파이웨어를 전송한 서버에는 접속한 기기의 IP가 남는다. 스마트폰은 물론 인터넷이 되는 휴대전화라면 인터넷 접속시 이동통신사로부터 IP를 부여받는다. 이 IP가 해킹 팀의 서버 로그기록에 남게 된다. 

<오마이뉴스>가 해킹 팀의 안드로이드폰 보안공격 서버의 액세스로그 파일을 분석한 결과, 지난 6월 한달 동안 국내 IP가 이 서버에 접속한 사례 네 건을 발견했다. 그 중 두 건은 국정원의 주문에 따라 만들어진 피싱 URL에 의한 접속이 확실시 된다. 

SKT 갤럭시노트2, 스파이웨어 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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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OIS 정보검색에서 나온 IP 정보. 해킹 팀의 보안공격 서버에 접속한 IP가 SK텔레콤에 할당된 국내 IP확인된다.
ⓒ KISA/KR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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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세스 로그파일 중 6월 4일 오전 6시 32분 28초부터 33분 24초(서유럽 표준시) 사이에 기록된 내용은 "IP 223.62.169.2가 'http://188.166.5.201/docs/7ZSBlX/fwd'에 접속, adOLva.apk 파일을 전송하는 데에 성공했다"라고 축약된다. 세부적으로는 이 IP를 가진 기기가 SHV-250S, 즉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2라는 정보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 스마트폰이 접속한 'http://188.166.5.201/docs/7ZSBlX/fwd'라는 주소는 국정원용 아이디 devilangel(데빌엔젤)이 같은 달 3일 해킹 팀에 주문해 만든 피싱 URL과 일치한다. 데빌엔젤의 주문에 해킹 팀은 6개의 피싱 URL을 만들어줬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이 주소다. 

메르스에 대한 공포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을 때 메르스 관련 정보를 가장했던 바로 그 피싱 URL이며, 데빌엔젤이 실전용으로 주문한 것이다(관련기사 : 메르스·떡볶이 URL, 국정원이 던진 '피싱' 미끼?).

이 갤럭시 노트2의 IP 223.62.169.2는 국내 1위 이동통신사업자 SK텔레콤이 할당받은 IP로 확인됐다. 즉 'SK텔레콤에 가입된 갤럭시 노트2 스마트폰이 메르스 정보를 가장한 피싱 URL에 접속, 스파이웨어에 감염됐다'고 정리된다.  

'국내 감청 없다'는 국정원장 말, 무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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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킹 팀의 안드로이드폰 해킹에 쓰인 보안공격 서버의 액세스로그파일의 일부. 접속 대상 피싱 URL은 국정원 아이디 데빌엔젤이 주문한 것으로, 접속자 IP 223.62.212.18은 SKT에 할당된 국내용 IP로 확인됐다.
ⓒ 안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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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한 사례는 6월 17일 자 로그에서도 발견된다. 이날 오전 10시 46분께 'http://188.166.5.201/docs/uPz4mj/fwd'에 접속한 모델명 GT-N7100(갤럭시 노트2 3G 모델)도 스파이웨어 감염까지 성공했다. 이 갤럭시 노트2가 접속한 주소는 데빌엔젤이 6월 16일 해킹팀에 주문해 제공받은 중국 포르노 사이트 위장 피싱 URL 주소 다섯 개 중 하나와 일치한다. 

이 또 다른 갤럭시 노트2의 IP 223.62.212.18 또한 SK텔레콤이 할당받은 걸로 확인됐다. 데빌엔젤은 이 피싱 URL을 주문하면서 테스트가 아닌 실전용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은 공개된 자료에 남아 있는 지난 6월 한 달 동안의 액세스로그 파일만 분석한 결과다. 이 기간 국내 IP가 해킹 팀의 안드로이드 보안공격 서버에 접속한 경우는 두 건 더 있지만, 서버가 스파이웨어를 전송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원의 주문으로 만들어진 피싱 URL에 접속한 게 국내 이동통신사에 할당된 IP였다는 점은 '국내를 감청 대상으로 한 일은 없다'는 이병호 국정원장의 지난 14일 발언을 무색하게 만든다. '연구용'이나 '자체 테스트'로 강변할 수도 있겠지만, 피싱 URL 주문단계에서 이미 실전용이라고 밝혔다, 

또 메르스에 대한 공포가 확산될 시점에 메르스 관련 정보를 피싱에 활용한 점, 사기 수법에 즐겨 쓰이는 포르노 사이트 활용 등은 연구 목적이라기에는 무척 치밀하고 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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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16일 국정원용 아이디 데빌엔젤이 해킹 팀에 주문해 받은 안드로이드 공격용 피싱 URL 5개. 이 중 하나의 URL에 접속한 IP가 SK텔레콤 사용자로 확인됐다.
ⓒ WIKIlea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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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ㅣ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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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신뢰하는 정치인과 지식인들에게

 
 
악마의 폭식 세균전 - ②
 
김갑수 | 2015-07-14 14:13:48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미국을 신뢰하는 정치인과 지식인들에게
악마의 폭식 세균전 - ②


“학구적이고 솔직하다.” “인정 많고 친절하다.” “친미적이며 미국의 정신문화와 자연과학을 존경한다.”

이런 인물평을 받은 사람이 있다. 그는 어떤 부류의 사람일까?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이 정도라면 한국에서 나름 세평을 얻고 있는 정치인이나 지식인의 유형이 아닐는지? 참고로 이런 평가를 한 사람들은 미국의 정보 장교들이다. 그리고 이런 평가를 얻은 인물은 일본인 이시이 시로다.

 

 731부대장 이시이 시로                                   존 W. 파월

 

이시이 시로, 그는 누구인가? 그는 2차대전 당시 중국에서 731부대를 지휘했다. 이 세균전 부대원들은 중국 동북만 핑팡(平房)에서 연합군 포로들을 상대로 끔찍한 생체실험을 자행했다.

이시이 시로는 이 실험 결과를 미국 정부에 넘기는 비밀거래를 함으로써 전범 처벌을 모면했을 뿐 아니라 미국으로부터 상당한 금품 제공과 신분상의 우대를 받았다. 이런 무서운 사실은 1980년 존. W, 피엘 <중국리뷰> 편집인에 의해 최초로 폭로되었다.

731부대의 정식 명칭은 (이명박의 4대강을 연상케 하는) ‘수자원정화부대’였다. 미국인 학자 스티븐 엔디콧은 생체실험 희생자가 '최소 1만 명'이라고 증언하고 있다.(『한국전쟁과 세균전』 p. 75) 희생자들은 주로 전쟁 포로들이었다. 대부분이 중국군이고 일부 러시아군이 포함되었고 소수의 미국인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었다. 한국에서는 시인 윤동주가 일본군 생체실험에 희생되었다고 하는 주장도 제기된 바가 있다.

일본군의 생체실험은 극도로 반인륜적이었다. 이것은 그들이 실험 대상인 인간을 ‘마루타(통나무)’라고 불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미루어 짐작할 수가 있다. 그들의 실험 내용은 듣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끼친다.

그들은 포로들에게 치명적인 세균을 주입한 후 건강 상태를 관찰했다. 살아남은 포로들에게는 죽을 때까지 실험을 계속했다. 어떤 포로들은 야외에서 5미터 간격으로 말뚝에 묶였다. 그러고는 50미터 거리에서 탄저병, 콜레라, 페스트 등의 세균이 담긴 폭탄을 전류를 통해 폭발시켰다.

그들은 포로들이 어떻게 죽어 가는지 관찰했다. 이것은 치명적인 세균을 맞은 인간의 생명 기능이 어떻게, 얼마나 유지되는지를 관찰하는 것이기도 했다. 포로들은 극심한 고통 속에서 서서히 죽어갔다. 차라리 1차 폭발 때 파편으로 죽은 포로는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었다.

이런 실험을 한 사람들은 바로 일본의 과학자, 즉 지식인들이었다. 731부대장 이시이 시로는 자연과학 박사였으며 열정적인 노력으로 일본군 중장 계급까지 진급했다. 마루타 공장에서는 살아 있는 인간을 대상으로 한 생체해부실험도 마취 없이 자행되었다.

미국이 이런 731부대와의 비밀거래로 얻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미국 문서보관소에서 열람이 가능한 기록에 따르면, 미국은 시이시 시로 장군을 비롯한 부하 과학자들과 24차례의 인터뷰를 했으며, 이 인터뷰는 기록과 영상물 등으로 보관되었다.

이시이 시로는 자기가 직접 연구 작업을 벌인 보톨리누스, 브루셀라증, 가스 괴저, 비저, 페스트, 천연두 파상풍, 야토병 그리고 인플루엔자 등에 대하여 미국인에게 보고했다.

또 다른 주요인물 키타노 마사지 중장은 탄저병, 선(腺)페스트, 장티푸스, 진드기뇌염, 발진티푸스 등에 관해 보고했다. 이 밖에도 복어 독, 살모넬라, 쓰쓰가무시병 등에 관한 보고서도 제출되었다. 이 중 미국인에게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것이 탄저병과 콜레라와 발진티푸스였다.

일본 과학자들이 올린 보고서에는 800차례 이상 실시된 인체실험 관련 슬라이드 사진 8,000여 장이 첨부되어 있었다. 여기에는 탄저병 등에 관한 3건의 검시보고서도 있었다. 미국의 과학자들은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보고서를 만들었다.

미국 생물학전프로그램연구센터인 디트릭 기지에서 기초과학 책임자로 일했던 에드윈 힐 박사는, “이번 조사에서 수집한 증거는 생물학전의 많은 분야를 크게 보완하고 강화했다”고 말했다. “벼룩을 대상으로 한 일본인의 실험은 특히 뛰어났다”는 평가도 곁들여졌다.

그렇다면 왜 미국은 세균전에 집착하는가? 더구나 미국은 지구를 수십 번이나 멸망시킬 수 있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가? 미국 말로는 방어를 위한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미국의 적성국이라고 할 수 있는 과거의 소련이나 중국 그리고 북한 등에서 세균전을 도모했다는 어떠한 구체적 증거도 제시된 바가 없다. 오히려 세균전은 미국과 일본 말고도 영국, 프랑스, 캐나다 등에서 연구 실험한 증거는 남아 있다. 사실 미국이 베트남에서 대량으로 살포한 고엽제도 세균전의 범주에 든다.

세균전을 도모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은밀히 행할 수 있으며 증거를 남기지 않고 행할 수가 있다. 추후에 증거가 나오더라도 부인하면 된다. 또한 전쟁에서는 적군 병사를 죽이는 것보다 무기력하게 만드는 것이 더욱 효과적으로 상대에게 부담을 준다. 또한 세균전이 상대국에 미치는 심리적 공포는 대단히 무섭다.

하지만 이런 여러 이유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비용이 적게 발생한다는 점에 있다. 동일한 효과를 전제로 했을 때 미국은 원자폭탄 개발에 20억 달러를 쓴 반면 생물학무기 개발에는 6,000만 달러 밖에는 들이지 않았다. 비용으로 계산하여 세균무기는 핵무기에 비해 3%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처음 논의로 되돌아 가보자. 미국인들은 이시이 시로에게, ‘학구적이고 솔직하며 인정 많고 친절하며 친미적이고 미국의 정신문화와 자연과학을 존경한다.’라고 평가했다. 아마도 미국 명문대에서 학위를 마친 한국의 정치인이나 지식인들이라면 미국인의 이런 평가에 고무될 것이다. 예컨대 유승민 또는 정운찬 같은 분들은 어떨까?

 

 유승민                             유시민                               정운찬

 

미국 무기 도입의 선봉장 유승민은 위스콘신에서 석·박사 학위를 했다고 하는데 사실 위스콘신이야말로 미국 세균전 연구의 명문 대학이다. 최근 유승민과 이름이 비슷한 유시민 씨가 유승민에게 ‘엘리트’라고 규정했다. 얼마 전 유시민 씨는 서울대학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유주의와 다수결을 예찬하면서 “만약 우리 국민 다수가 미국의 51번째 주 편입에 찬성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끝으로 미국 명문 프린스턴에서 박사학위를 한 정운찬 전 총리는 어떤가? 그는 이명박 정부 시절 총리 청문회에서 “731부대를 압니까?”라는 질문에, “독립군 부대 아닌가요?”라고 답변했던 적이 있다. ‘학구적이고 솔직하며 인정 많고 친절하며 친미적이면서 미국의 정신문화와 자연과학을 존경하는’ 한국의 정치인과 지식인들 앞에서 할 말을 잊는다.

사진1) 731부대장 이시이 시로
사진2) 미국과 731부대의 비밀거래를 최초로 폭로한 존 W. 파월(참 착하게도 생겼다)
사진3) 미국 세균전 연구의 명문 위스콘신 출신 유승민, 사드 도입의 선봉장
사진4) 유승민을 엘리트라고 규정한 생활정치인 유시민. 그는 다수결이라면 한국이 미국의 51번째 주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사진5) 731부대를 우리나라 독립군 부대라고 한 프린스턴 박사 정운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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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도널드 그레그 <역사의 파편들>

책 리뷰 도널드 그레그 <역사의 파편들>(창비 2015)

이규정 2015. 07. 14
조회수 237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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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하순 서울 힐튼호텔서 열린 한국어판 출판기념회에서 연설 중인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

 

“북한은 붕괴하지 않을 것이다. 김정은은 젊고 아주 오랜 기간 북한을 통치할 것이다. 북한도 결국에는 통일이 있을 거라고 여기고 있다. 하지만 한국인 스스로가 하지 않고서는 누구도 그 일을 할 수 없다. 우리는 협조할 수만 있을 뿐이다”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는 지난 5월 하순  자신의 회고록 <역사의 파편들>(창작과비평, 2015) 출판 기념식에서 이렇게 남북관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1989년 한국에 부임했던 그레그 전주한 미국대사가 주목을 받은 이유는 그가 부임했던 당시 김대중 납치사건, 남한 내 전술핵 철수 등과 얽혀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천안함 사건에 대한 ‘소신발언’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천안함이 한국군 기뢰에 의해 침몰했을 가능성을 제기해 ‘반정부 인사’로 비춰지기도 했다.    
  흥미롭게도 1989년에 그는 대사로 부임할 당시 ‘미 제국주의자’라는 비난을 받았다. 그레그 전 대사가 주한 미국대사로 내정되자 국내 진보진영에서 그의 오랜 CIA 경력을 문제 삼았던 것이다. 그레그 전 대사가 CIA 서울 지국장으로 김대중 납치사건 등에 적극 개입한 것도, 천안함 사건에 대한 우리 정부의 발표를 불신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레그 전 대사는 어느 한 진영의 인사로 규정할 수 없는 이유다. 
 올 88살인 그레그 전 대사는 태평양세기연구소(PCI·Pacific Centurt Institute) 이사장으로 북한과의 비공식 접촉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는 2000년 이후 6번 평양을 다녀오며 북한과 독자적인 소통채널을 유지해왔다. 그가 주도한 북·미 민간 접촉은 공식접촉의 윤활유가 되기도 했으나 때로는 정치 논리라는 두터운 벽에 부딪쳐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 그의 회고록에서 한반도와 관련된 주요 대목을 살펴본다.           
 02_그레그와김.jpg  그레그 전  김대중 납치사건 구명 등 특별한 인연을 맺은 그레그 전대사와  김대중 전 대통령         

                           
CIA 서울 지국장과 주한 미국대사 시절
                                                              
  1973년, 그레그가 서울에 온 것은 CIA 서울 지국장으로 부임하기 위해서였다. 베트남전쟁이 사실상 끝난 이 시점, 한·미관계는 삐거덕거리며 재정립되고 있었다. 미국이 박정희 정권에 이의를 제기했던 건 크게 두 분야다. 핵무기 개발 프로젝트를 비롯한 신무기 구입 프로젝트, ‘유신헌법’으로 대표되는 민주주의 후퇴 및 야당인사에 대한 야만적 탄압이다. 이런 이유로 1979년까지 박정희 정권은 미국과 긴장관계에 있었다. 
당시 그레그가 CIA 서울 지국장으로 부임하자마자 맞딱드린 건 ‘김대중 납치사건’이다. 1973년8월 그레그 당시 CIA 서울 지국장은 필립 하비브 미국대사로부터 긴급히 호출됐다. 하비브 대사는 김대중 당시 신민당 대표가 도쿄의 한 호텔에서 납치당해 행방을 모르니 CIA에 알아봐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그레그 전 대사는 CIA의 정보력을 이용, 다음날 김대중 대표가 납치 당해 이동하고 있는 곳이 ‘쓰시마 해협’이라는 대략적 위치까지 하비브 전 대사에게 전했다. 
미국 정부는 김대중을 살리려 했다. 문제는 어떻게 하면 확실히 김대중을 살릴 수 있는가였다. 당시 하비브 대사는 청와대에 김대중이 죽으면 한·미관계는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레그는 하비브 대사가 “불한당 같은 부류들이 비열한 짓을 시도했기 때문에, 대통령인 자기가 신속하게 개입해서 그것을 저지했다는 스토리를 꾸며내게 했다”며 “이런 방식을 취한 것은 ‘대통령의 체면을 살리는’ 것은 아시아에서는 늘 최우선의 관심사이다”라는 걸 하비브가 간파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회고록에서 그가 어떻게 김대중의 위치를 알았는지 등 CIA가 주도한 공작의 세부사항은 밝히지 않는다. 그러나 CIA 지부장으로 박정희 정권을 견제하고 실제로 김대중을 살릴 수 있었던 건 그의 뛰어난 정보 수집력 덕분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레그 전 대사가 여담으로 밝히고 있는 사례도 미국의 정보력에 허를 내두르게 한다. 그레그 전 대사에 따르면 박정희 정권은 미국 모르게 독일로부터 초소형 잠수함과 모함(mother ship)을 구매하려했다. 그레그 전 대사와 한국 주둔 미 해군은 한국 측이 소형 잠수함 구매사실을 실토하도록 유도했다. 한국군이 독일제 잠수함 시험훈련을 하는 순간에 미 해군 제독이 “방금 발견된 적 잠수함을 공격하기 위해서 미국 제트기들을 긴급 이륙시킬 것”이라고 통보한 것이다. 한국군은 자국 잠수함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CIA 서울 지국장 임기를 마치고 백악관 근무를 거쳐 그가 다시 한국으로 온 건 1989년9월이다. 이번에는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했다. 그런데 부임한 지 한 달도 못된 10월13일, 또 사건이 터진다. 미국 대사관저가 6명의 전국대학생협회(전대협) 결사대의 급습으로 50분간 점령당한 것이다. 그레그 전 대사는 17년이 뒤인 2006년 6명 중 4명을 만나 극진한 사과를 받는다. 그 중 1명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청래 의원이다. 
  그는 이 사건을 회고하며 일본과 한국을 비교한다. 지나친 일반화라는 비판을 받을 여지가 있으나 그레그 전 대사의 두나라를 보는 시각이 담겨 있다. 그는 “극도로 위험한 일본인 테러단체가 도검으로 무장한 채 미국 대사관에 난입한 적이 있었다. 그중 몇 명은 감옥에 갔지만, 여전히 위험하고 회개할 줄 모르는 인간들로 남아있다”며 이를 “두 나라의 완전히 다른 극명한 차이”라고 강조했다. 
  1990년1월 그레그 전 대사는 광주를 방문해 깊은 인상을 받는다. 광주항쟁 후 딱 10년이 흐른 시점이다. 그러나 여전히 “그 비극적인 광주항쟁의 후유증은 도시 전체를 뒤덮고 있고 미국은 전두환 대통령의 잔인무도한 시위 진압에 연루된 적이 없다는 것을 한국민에게 설득하는 데 실패 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방문 기간 중 “사과하러 왔냐”는 질문을 끈질기게 받았고 마지막 날에 미국의 일관된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광주 시민들의 적대심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답변을 던진다. 
  “나는 여러분에게 분명 사과할 일이 있습니다. 그건 우리가 너무 오래 침묵을 지켰다는 것입니다”
  광주항쟁이라는 극히 민감한 사안을 대하는 그레그 전 대사의 감각은 주목할 만하다. 그는 “그들은 내가 자기들의 원한을 정당한 것으로 인정한다는 것, 그래서 기꺼이 자기들과 대화를 하고 이야기를 들어주려 한다는 것을 알아주었다”라고 회고했다. 그는 이 경험을 북한과 대화할 수 있었던 이유를 연결시킨다. “나는 편지에서 단절된 대화를 복구할 필요가 있다는 말을 했을 뿐, 대화 단절의 책임을 그들에게 돌리지 않았다” 이런 태도는 북한을 상대하는 민간 외교관으로 그가 유지하고 있는 일관된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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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그레그 전 대사

 

 북·미 비공식 접촉 주도한 민간 외교관

 

  그레그 전 대사는 북한을 “미국 첩보활동의 역사상 가장 오래 지속되었던 실패”로 규정한다. 이는 미국이 공작, 비밀작전 등으로 중남미 국가에 타격을 준 방식이 북한에는 적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만큼 까다로운 국가며,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민간 외교관으로 북·미 비공식 접촉을 주도했던 그레그 전 대사의 역할이 어쩌면 그 모델 중 하나일 수 있다. 
  1992년 빌 클린턴이 대통령에 당선된 후 그레그 전 대사는 모든 공직을 내려놓고 민간 외교관으로 한반도와 새로운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뉴욕의 코리아소사이어티(TKS) 회장, 태평양세기연구소(PCI) 이사장을 지내며 그는 6차례 평양을 방문하며 북・미 비공식 접촉에서 큰 역할을 했다.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으로서 그레그 전 대사는 평양 관리들의 뉴욕 방문, 북한 외무상의 1999년 뉴욕시 외교협회 방문 등 북·미 접촉의 불씨를 이어나갔다. 그에 따르면 2000년 들어선 부시 행정부도 북·미 비공식 대화 통로 재건에 힘써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2002년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연설 이후에는 북·미 비공식 접촉도 여의치 않을 정도로 분위기가 험악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는 것으로 북·미 접촉을 시도한다.

  “나는 국무부에 내가 편지를 쓴 사실과 북한 방문 초청을 받은 것을 알렸다. 그전 같으면 그런 식으로 하지 않았겠지만, 틀림없이 북한 사람들이 나에게 누가 시켜서 그 편지를 썼느냐고 물을 것이 예상되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편지를 먼저 쓰고 나중에 정부에 신고한 것이다. 나는 편지를 쓴 것은 순전히 내 아이디어였다는 것, 그리고 내 편지는 어떤 종류의 공식적인 지위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사실대로 북한인들에게 말할 수 있어야 했다“

  그는 2002년4월 평양을 처음 방문한다. 이 때 그레그 전 대사는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리찬복 중장 등을 만난다. 그레그 전 대사와 이들 사이에서는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 미국의 군사역량 등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특히 그레그 전 대사가 1968년 북한 해안에서 작전을 하다 억류된 첩보함 푸에블로호 반환 문제를 거론하자 특히 김계관 부상은 “처음으로, 내가 말한 것을 종이에 메모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김은 푸에블로호 반환이 미국과 어떤 종류든 대화를 재개할 수 있게 해줄 방법의 하나라고 생각하는 게 분명했다”라고 보았다. 
  그로부터 6개월 뒤인 10월3일 김계관 부상은 그레그 전 대사에게 “되도록 빨리 평양을 방문해서 우리의 논의를 더 진행할 수 있도록 합시다”라는 말로 끝나는 편지를 보낸다. 푸에블로호 반환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처럼 보였지만 바로 다음에 변수가 생겼다. 마침 평양을 방문하고 있었던 제임스 켈리 국무부 차관보가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핵무기 개발계획을 공표하면서 비난의 수위를 높인 것이다. 
그레그 전 대사는 그 뒤 평양에서 다시 김계관 부상을 만났다. 김 부상은 켈리의 방문이 모든 것을 “거꾸로 뒤집어 놓았기 때문에” 푸에블로호 반환이 불가능해졌다는 의견을 전했다. 축소된 목표, 새로운 접근이 필요했다. 김정일 위원장과 강석주 외무성 1부상은 부시 대통령에게 북·미 고위급회담을 제안하는 친서를 그레그 전 대사에게 전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편지를 들고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을 찾아갔지만 “응답하지 않을 겁니다. 그랬다간 나쁜 버릇만 키워주는 게 될 테니까요”라는 반응만 듣고 만다. 
  그리고 북한과 대화의 끈을 유지하자는 정도의 제안도 번번이 정치논리에 막혀 좌절됐다. 그레그 전 대사가 처음 김정일 위원장에게 편지를 쓸 때 그것이 개인 행위임을 강조했던 것도 “관료가 개인이 주도하는 행동을 좌절시키는 건 너무나 흔한 일이”기 때문이었다. 2009년 김정은 제1비서가 대중 앞에 처음 나섰을 때도 그는 조 바이든 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김정은을 초청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나중에 그는 “공화당원들로부터 조롱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에 바이든이 내 제안을 묵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규정 디펜스21+ 기자 okeygun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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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용 해킹’이라는 국정원...그런데 서울대·갤럭시·카톡은 왜?

 

이병호 국정원장 “국내 해킹 없어” 해명에도 의혹은 그대로

김백겸 기자  최종업데이트 2015-07-14 20:54:34 이 기사는 현재 건 공유됐습니다

 

국가정보원이 이탈리아 해킹업체인 ‘해킹팀’으로부터 해킹 프로그램을 구입한 사실을 시인하면서 ‘대북·해외용’이라고 해명했으나 국내 활용 의혹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병호 국정원장은 14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2012년 1월과 7월 이태리 해킹사로부터 총 20명분의 RCS(Remote Control System) 소프트웨어 구입했다”고 밝히면서도 “국민을 대상으로 이런(해킹) 활동은 있을 수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이 국정원장은 “만약 그렇다면 어떠한 처벌도 받겠다”고 장담까지 했다.

하지만 ‘서울대’를 목표로 한 한글워드 파일에 해킹 프로그램을 심어 놓고, 국내 사용자가 많은 ‘갤럭시’ 기종의 해킹을 의뢰하는 등 국내 활용 정황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국정원이 스마트폰 해킹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이 1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
국정원이 스마트폰 해킹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이 1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양지웅 기자

▲북한 사람도 ‘서울대’ 다닌다? = 국정원(육군 5163부대)은 2013년 10월2일 이메일을 통해 ‘서울대 공과대학 동창회 명부’라는 한글 제목의 MS워드 파일을 ‘해킹팀’에 보내면서 “MS 워드의 보안 취약점을 이용하기 위한 샘플 파일을 첨부했다. 오늘 바로 회신을 달라”고 주문했다. 13시간 뒤 해킹팀은 악성 코드를 심은 동창회 명부 파일을 첨부한 이메일을 답신으로 보내면서 “본인(5163부대) 컴퓨터에서는 열지 말라”고 경고했다.

또한 국정원은 ‘Cheonan-ham (Cheonan Ship) inquiry’(천안함 문의)라는 영어 제목 워드 파일에도 악성 코드를 심어달라며 ‘미디어 오늘 조현우 기자’ 명의로 천안함 ‘1번 어뢰 부식 사진’ 관련 문의사항을 담은 한글워드 파일을 첨부한 이메일을 ‘해킹팀’에 보냈다. ‘조현우 기자’는 천안함 관련 의혹 기사를 다수 보도한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의 이름을 연상하게 한다.

이를 종합하면, 2013년 10월 초 국정원이 천안함 침몰 사건과 관련해 ‘서울대 공대 출신 전문가’들을 목표로 해킹을 시도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특히, ‘서울대’, ‘천안함’, 국내 언론인 ‘미디어오늘’ 등 관련된 키워드들도 북한보다 국내에 연관성이 많은 키워드들이다.

▲외국서도 팔리는 ‘갤럭시’...굳이 국내용을 보낸 이유는? = 국정원은 2013년 1월 당시 출시한 지 7개월이 지난 삼성의 ‘갤럭시 S3’ 스마트폰을 ‘해킹팀’에 보내 “‘갤럭시 S3’를 보낼 테니 음성 녹음 기능이 가능한지 확인해달라”고 의뢰했다. 더구나 지난달에는 최근 출시된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 S6’에 대한 해킹을 문의했다.

국내에서도 많이 쓰이는 ‘갤럭시’ 기종은 해외에서도 판매량 1,2위를 다툴 정도로 구하기 쉬운 기종이다. 그런데 왜 국정원은 굳이 국내에서 시판된 ‘갤럭시 S3’를 이탈리아로 직접 보냈을까.

이는 외국에서 사용하는 갤럭시 기종과 국내에서 사용하는 갤럭시 기종에 기본적으로 깔여있는 애플리케이션 등 사양이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즉, 스마트폰 해킹의 대상이 정확히 국내에 맞춰져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자료사진
자료사진ⓒ출처 : 온라인커뮤니티

▲간첩들이 ‘카카오톡’으로 연락? = 지난해 3월 '해킹팀' 직원들 사이에서 오간 ‘출장 보고서’란 제목의 이메일을 보면 국정원(육군 5163부대) 관계자는 당시 ‘해킹팀’을 직접 만나 ‘카카오톡’ 해킹 기술에 대한 진전 사항을 문의했다. 이메일에는 “한국이 이미 요청했던, 자국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카카오톡에 대한 (해킹 기능 개발) 진행 상황에 대해 물었다”고 기록했다. 이에 답변을 단 다른 이메일에는 “카카오톡 건에 대한 빠른 일처리를 재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정원이 ‘해킹팀’에 카카오톡 해킹을 위한 의뢰를 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다.

이에 대해 국정원 측은 정보위에서 “카카오톡에 대해서 문의한 것도 북한 대상 공작원들이 카카오톡도 쓰고 있어서 문의하고 기술개발하기 위해 (해킹팀과) 이메일을 주고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카카오톡 이용자 중 국내 가입자가 훨씬 많은 것을 고려하면 국내 사찰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

▲국내 백신 뚫을 방법 의뢰한 국정원 = 국정원은 지난 2월3일 ‘해킹팀’에 이메일을 보내 “설치한 에이전트가 안랩의 V3 모바일 2.0에 의해 악성 프로그램으로 검출됐다”며 분석을 의뢰했다.

국정원이 해킹팀으로부터 받은 해킹 프로그램이 안랩의 백신에 검출되는 문제가 발생하자 이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문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해킹팀’은 “유럽에서는 당신이 말한 백신을 구할 수 없다. 백신을 보내달라”고 요청한다.

‘V3 모바일 2.0’은 국내 보안업체인 안랩이 개발한 모바일 백신으로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 국내에서 많이 쓰이는 백신 중 하나다. 국정원이 굳이 외국에서도 잘 쓰지 않는 백신의 우회 방법을 문의한 정황 또한 국내에서 활용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지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다.

자료사진
자료사진ⓒ김광진 의원실

▲국내 대형 포털 블로그로 ‘스미싱’한 국정원 = 국정원은 ‘해킹팀’에게 감시대상의 스마트폰 등에 침투시키기 위한 ‘피싱URL’제작을 최소 87회 이상 '해킹팀'에 의뢰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은 국정원이 불과 보름 전인 지난 6월29일에도 이를 의뢰해 최근까지 감시 활동을 해온 것으로 판단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국정원이 구입한 RCS 프로그램은 감시대상의 통신기기(스마트폰, PC)에 바이러스프로그램을 침투시켜야 작동한다. 이를 위해 ‘해킹팀’은 국내 포털 네이버의 블로그 두 곳에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감염시킬 수 있는 악성 코드를 심었다. 이 블로그들에는 한글로 떡볶이 관련 글 등 맛집 정보와 지방자치단체의 행사 홍보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국정원은 악성 코드를 심어둔 ‘피싱 URL’을 감시대상에게 보내고, 대상이 여기에 접속하면 기기에 바이러스가 설치되도록 한 뒤 미리 지정해둔 블로그로 연결해 의심을 없애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정원이 해킹 프로그램의 목표라고 주장한 북한 공작원이 ‘떡볶이’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므로 이는 국내 불특정 다수 일반인을 해킹 대상으로 노린 것으로 볼 수있다.

▲하필이면 왜 대선 전인가 = 국정원은 ‘해킹팀’으로부터 대통령 선거가 있던 해인 2012년 1월과 7월 해킹 프로그램을 구입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그해 인터넷 댓글로 대선에 개입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당시 국정원장인 원세훈 전 원장은 실형까지 선고받았다.

국군기무사령부에서도 2012년 10월로 대선 직전 21대의 감청장비를 사들였다. 공교롭게도 이 시기는 국군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 요원들이 적극적으로 대선에 개입했던 시기와 겹친다.

국정원과 국군이 해킹프로그램과 감청장비를 대선에 활용했다는 의심 제기되는 부분이다.

새정치연합 송호창 의원은 이에 대해 “대통령 선거가 있었던 그 해에 일어났기 때문에, 그리고 대량의 장비들을 구입한 목적이 무엇인지, 또 어떻게 활용을 했는지, 여기에 대한 것이 전혀 나오질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어떻게 사용됐는지 등이 기무사를 통해서 확인돼야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북용’이면 불법이 아닌가 = 국정원이 주장한대로 해킹 프로그램이 ‘대북·해외용’이라 하더라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대공 수사라고 하더라고 영장 발부를 받아야 한다.

또한 감청설비를 만들거나 배포하려는 자는 미래창조과학부장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5년 이하의 징역형의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또 국정원과 같은 정보수사기관은 감청 설비를 도입하면서 국회 정보위원회에 통보해야 한다.

국정원이 시도한 블로그를 이용한 악성 코드 감염 수법은 사회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스미싱’ 범죄 수법이므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도 위반된다.

더구나 현행법상 한국 정부기관은 감청 프로그램 구매를 직접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국정원이 국내 프로그램 업체인 ‘나나테크’를 대리인으로 내세워 프로그램을 구입한 것도 이러한 불법성을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이 국정원의 공식적인 해명에도 의혹들이 말끔히 풀리지 않자 정보위 위원들은 조만간 국정원을 직접 방문해 국정원의 주장을 확인할 방침이다. 정보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신경민 의원은 “저희들이 가지고 있는 의구심이나 언론이 지적한 문제점에 대해서 이 답변만으로 확정 지을 수 없기 때문에 국정원에 가서 확인하는 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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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한 평양국제공항 어떻길래...외신들 앞다퉈 보도

리모델링한 평양국제공항 어떻길래...외신들 앞다퉈 보도
 
 
 
nk투데이 김혜민기자 
기사입력: 2015/07/14 [13:53]  최종편집: ⓒ 자주시보
 
 

 

새로 리모델링된 평양 국제공항이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연합뉴스는 <로동신문>이 6월 25일 김정은 제1위원장이 새로운 평양 순안국제공항을 현지지도한 소식을 보도했으며 <조선중앙방송>은 7월 1일 신청사 준공식을 가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많은 외신들이 <로동신문>, <조선중앙방송> 등을 인용하여 평양 공항 신청사를 앞다투어 보도했다.

 

우선, 미국의 주요 방송언론들이 평양 공항의 리모델링 소식을 상세히 보도했다. 

 

미국 <ABC> 뉴스는 평양 공항 리모델링 소식을 <거대한 빵빠레와 함께 평양이 새 공항을 열다<With Great Fanfare, Pyongyang Opens New Airport Terminal)>란 제목으로 소개했다.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도 김정은 제1위원장이 '빛나는' 국제공항을 현지지도 했다면서 초콜렛 퐁듀 판매점, 와인바, 에스프레소 카페를 비롯하여 마즈바(Mars Bars) 등의 유명 브랜드 상품들을 판매하는 면세점이 있다고 보도했다.

 

 

 

 

 

<NBC> 뉴스방송 역시 신공항 준공식 테이프를 끊는 모습을 보여주며 스튜어디스들의 모습, 관광객들이 입출국절차를 밟는 모습 등을 방송으로 보도했다.

 

 

 

심지어 7월 3일 <CNN> 방송은 준공식 개최 3일 만에 기자가 직접 평양 신청사를 방문하여 영상으로 상점들을 보여주면서 공항에서 과일, 야채 등의 식품들도 판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평양 공항 리모델링에 대한 보도는 영국의 주요 방송언론들도 마찬가지였다. 

 

영국의 대표적인 방송 <BBC>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현지지도 소식을 전하면서 새로운 공항이 과거 공항에 비해 6배나 넓다고 소개했다.

 

영국 젊은 층이 가장 많이 찾는다는 신문 <가디언(Guardian)>도 <김정은 제1위원장의 기쁨 속에 평양 국제 공항은 착륙할 준비가 되어 있다(to the delight of supreme leader Kim Jong-un, Pyongyang International is ready for takeoff)>란 제목으로 <로동신문>이 공개한 사진들을 소개하였다.

 

또한, <로이터(Reuters)> 통신은 <북한의 반짝이는 새로운 공항에서 라떼와 마즈바를 판다(Lattes and Mars bars on sale at North Korea's gleaming new airport terminal)>라는 제목으로 신공항 청사의 내부를 상세히 소개하기도 했다.

 

 

 

이외에 영국의 주요 언론 <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 <데일리메일(The Daily Mail)>, <메트로(Metro)>,  <텔레그래프(The Telegraph)> 등도 평양 공항 리모델링 소식을 각각 보도했다. 

 

그밖에 캐나다 국영방송 <CBC>가 <북한의 새로운 멋진 공항 속으로(Inside North Korea's eerily swanky new international airport)>란 제목으로 8장의 공항 사진을 소개하는 등 <USNEWS>, <Parismatch>, <Ibtimes>, <Channelnews>, <Firstpost>, <Dailyherald>, <월스트리트저널> 일어판, <동양경제(東洋経済)>, <교도통신>, <홋카이도신문> 등 여러 나라 다양한 외신이 평양 공항 리모델링 소식을 보도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외신들이 새로운 평양공항을 앞다투어 보도하면서도 그 이용률이 얼마나 될지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현재 북한을 찾은 외국인들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 공항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올리고 있어 공항이용률이 얼마나 높을지를 추후 자연스레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혜민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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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용표, ‘5.24 해제, 북 사과 아니라 대화로 풀자’


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서, ‘비핵화, 남북관계 전제조건 아니다’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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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7.14  22: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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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용표 통일부장관이 14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남북 당국간 대화 재개를 강한 어조로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홍용표 통일부장관이 14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당국 간 대화 재개를 강한 어조로 촉구했다.

 

홍용표 장관은 14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 참석, 모두 발언에서 “남북한이 서로 도움이 되고 신뢰를 쌓는 사업을 위해 당국 간 대화가 필요하다. 북한이 하루 빨리 당국 간 대화에 나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홍 장관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한국정부의 정책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북한의 비핵화를 남북관계의 전제조건으로 걸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도 대답했다.

‘북한 비핵화와 남북관계 개선 간 선순환’이라는 정부 기조와 크게 달라진 내용은 아니지만 무게중심은 교류협력과 남북관계에 가 있는 표현이다.

홍 장관은 이어서 “한국 정부가 대화를 위해 노력하고 민간교류를 장려하듯이 비핵화 이전이라도 필요한 교류와 협력은 지속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인프라 투자 등 대규모 협력은 유엔 제재상 불가능하므로 북한이 비핵화에 진정성 있는 행동을 보이고 국제사회의 제재가 해제돼야 거기 맞춰서 투자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대북 제재의 불가피성과 그 효과에 대해 강조하기도 했지만 남북 당국 간 대화에 더욱 무게가 실린 언급은 계속 이어졌다.

기자간담회가 끝날 무렵에는 외신 기자들에게 “우리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해도 상관하지 않겠다. 북측에도 남측과 조건 없이 대화하라고 말해 달라”며 남북 당국 간 대화 실현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5.24조치 해제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북한이 천안함 폭침으로 장병들의 목숨을 앗아간 만큼 5.24조치의 해체를 위해서는 그에 필요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북한이 사과를 해야만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은 아니고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자는 입장”이라고 에둘러 대화를 통한 해결 의사를 표현하기도 했다.

또 “(5.24조치 해제는)북한의 행동에 대한 대응력, 작용과 반작용에 대한 문제인 만큼 만나서 대화를 해야 해결되는 문제이며, 아울러 정부는 5.24조치 하에서도 가능한 민간교류 등은 민족동질성 회복 등의 차원에서 허용하고 있고 앞으로 북한이 호응한다면 협력할 사업은 얼마든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 무소속대변지 주간 <통일신보>는 지난 1일 “‘'5.24조치’는 남북대화에서 논의할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며 “이러한 조치를 그대로 두고 남북대화를 운운하는 것은 속에 칼을 품고 겉으로 웃음짓는 위선”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질의·응답이 계속되는 동안 홍 장관은 5.24조치에 대해 “교역을 가로막기 위한 조치가 아니고 잘못된 북의 조치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장기적으로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거나 “남북관계를 틀어막자고 한 게 아니고 북한의 책임있는 행동을 유도해서 안정적으로 하자는 것”이라고 새롭게 해석했다.

의도는 그렇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는 교역이 가로 막히고 남북관계도 틀어 막힌 상태라는 것을 자인한 것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부정적이고 단정적인 결과라는 점에 주목하기 보다는 문제해결 과정에 조성된 장애이며 극복할 수 있는 과제라는 느낌이 들도록 완곡하게 표현한다는 인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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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갤럭시-카톡-네이버블로그, 국정원에 뚫렸다

이탈리아 해킹팀과 국정원이 주고받은 메일 중 해킹 활동 몇 가지
 
임병도 | 2015-07-14 08:48:54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국정원이 이탈리아 해킹팀의 지원과 서비스를 통해 최신 스마트폰과 네이버 라인, 카카오톡, 네이버 블로그 등을 통해 감청과 감시를 했다는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아이엠피터는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이탈리아 해킹팀과 국정원이 주고받은 메일 2566개를 조사했습니다. 조사 결과, 국정원은 이탈리아 해킹팀에게 감청과 감시 등에 필요한 자문을 받았고, 직접 다양한 스파이웨어를 사용한 정황도 포착했습니다.

 

이탈리아 해킹팀과 국정원이 주고받은 메일 중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국정원의 해킹 활동 몇 가지를 공개합니다.

 

 

2015년 3월 19일, 국정원은 해킹팀에게 '삼성 갤럭시 노트3 SM-900L, SM-900K, SM-900S'를 공격하기 위한 자문을 구합니다. 1 국정원은 단지 갤럭시 노트 시리즈뿐만 아니라, 삼성 갤럭시 S6와 LG 단말기 등에도 해킹 녹음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메일을 여러차례 보냅니다.

 

국정원은 스마트폰의 통화 녹음이 되지 않는다며 해킹팀에 메일을 보냈고, 해킹팀은 '음성녹음이 모든 폰에서 가능하지 않다'면서 일부 가능한 기종을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국정원은 한국에서 새로운 기종의 스마트폰이 나올 때마다 해킹을 시도했고, 만약 자신들이 구입한 RSC (원격감시 해킹 프로그램)로 감청이나 녹음이 되지 않을 경우, 지원을 빨리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아마 요새 간첩들은 새로운 스마트폰이 출시될 때마다 기기 변경을 하고, 국정원도 이에 발맞춰 최신폰을 해킹해 대북 정보를 수집하려고 했나 봅니다.

 

 

국정원은 이탈리아 해킹팀에게 구체적으로 스파이웨어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감시하는 작업을 의뢰한 것으로 보입니다. 2015년 4월 1일 메일을 보면, 국정원 담당자는 실제 2개의 사이트와 최종 사이트를 거론합니다. 2

 

평범해 보이는 네이버블로그를 클릭하면 스파이웨어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설치되는 형태입니다. 우리가 맛집이나 여행 블로그라고 믿고 클릭했지만, 실제는 스파이웨어가 설치돼 스마트폰의 모든 통화 내용이 녹음되거나 감청되는 것입니다.

 

해외나 국내에서 활동하는 간첩들이 한국의 맛집이나 여행 블로그를 보면서 오늘 저녁에는 뭐 먹을까 검색하고, 여행 일정을 짠다고 생각하니, 그냥 웃음만 나옵니다.

 

 

해킹팀 직원들 사이에 오간 출장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국정원이 한국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카카오톡 (해킹 기술)의 진전 사항을 물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3 국정원은 PC에 설치된 네이버 라인과 카카오톡의 메시지와 음성녹을을 빼낼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해달라는 메일도 보내기도 했습니다. 4

 

요새 네이버 라인과 카카오톡 단톡방 등은 모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입니다. 국정원이 카카오톡이나 라인의 메시지를 해킹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해킹팀이 해킹할 수 있도록 연구가 진행됐다는 점은 서비스 이용자들에게 엄청난 불안감을 초래합니다.

 

과연 국정원이 대북정보 수집을 위해 전세계 230여개국 1억 4천만 명의 사용자 5를 불안에 떨게 할 자격이 있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17조에는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지금 국정원이 벌이고 있는 모습은 헌법을 위배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합니다.

 

만약 국정원이 불법으로 국민의 어떠한 정보라도 수집하고 있다면 헌법을 위반하는 불법 기관으로 반드시 처벌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1.https://wikileaks.org/hackingteam/emails/emailid/25899
2.https://wikileaks.org/hackingteam/emails/emailid/27950
3. 해킹 프로그램 산 국정원, ‘카톡 검열’ 기능도 요청했다 2015년 7월 13일.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99952.html?_fr=mt1
4. 국정원, 국내 이동통신가입자 해킹 증거 나와. 뉴스타파 2015년 7월 13일.http://newstapa.org/27440 
5. 카카오톡 기준,. 이석우 대표가 들려준 카카오의 어제·오늘·내일. 2014년 4월 1일http://it.donga.com/17784/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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