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요새 이외수의 고민 "MB를 어떻게 응징할까"

 
[촛불에게 길을 묻다] 이외수 소설가②

17.01.24 05:40 | 글:김병기쪽지보내기|영상:정대희쪽지보내기|편집:김지현쪽지보내기

▲ 이외수 작가가 책을 냈다. 찢으면 엽서가 되고 가지고 있으면 포켓용 책이 되는 연애시첩이다. 그의 언어처럼 변화무쌍하다. ⓒ 정대희

'트통령'(트위터 대통령) 이외수 작가(71)는 언어의 연금술사다. 140자 제한의 트위터 공간을 자유자재로 활보한다. 서슬 퍼런 풍자와 해학, 유쾌 통쾌한 한 줄 '사이다 문장', 나무젓가락으로 그린 감성적인 그림과 글씨는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그는 우리나라 최초로 100만 팔로어를 돌파했고, 지금은 230만 명의 대군을 거느리고 있다. 

대통령급 1인 미디어

지금까지 날린 트윗양도 1만8500여 개에 달한다. 그렇다고 노 작가의 작업 공간이 180자 트위터 원고지에 갇혀 있는 건 아니다. 최근 그가 날리는 성난 트윗과는 향기가 180도 다른 감성적인 책 한권도 냈다. <이외수의 연애시첩, 더 이상 무엇이>(김영사). 한 장씩 찢으면 엽서가 되고, 가지고 있으면 포켓용 책이다. 
 
▲ 이외수 트위터 ⓒ 이외수

그는 장편소설도 쓰고 있다. 제목은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다. 이미 원고지 1048매를 썼다고 했다. 오는 4~5월께 2권까지 마무리하고 카카오페이지에 연재한다고 했다. 주인공은 식물과 소통(채널링)이 가능한 30대 은둔형 외톨이다.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조상을 두고 있는 친일파의 후손인데, 물려받은 엄청난 재산을 부끄럽게 여겨 정의를 구현하는 데 쓰는 '정동언'(鄭東彦)이다.       

"이명박을 어떻게 할까?" 

"식물과 대화하는 정동언은 식물로부터 사회악에 대한 제보를 받고 식물들의 힘을 빌려서 악을 응징합니다. 식물은 소망의 생명체입니다. 동물은 욕망에 가까운 생명체이죠. 욕망이 비대한 생명체들의 시체는 냄새가 지독합니다. 물질적인 요소가 썩었기 때문이죠. 거기에 비물질적인 정신과 영혼이 썩으면 악취가 진동합니다.  

정동언은 제일 먼저 고양이를 학대한 사람을 응징하는 데, 그 뒤 부패한 정치인, 교수, 언론인 등을 응징합니다. 여기에는 민초정론지라는 언론사가 나오는 데, 고등학교 선생님 출신의 기자가 등장합니다. 

폭력배의 위협을 받고 경제적으로도 탈진한 김종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모델입니다. 정동언과 함께 4대강을 죽인 학자와 언론인들을 응징하는데, 마지막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어떤 방식으로 응징할지, 상상력을 펴고 있습니다." 

이래서 그는 김종술 기자와 열심히 소통하고 있다. 김 기자의 페이스북을 퍼 나르고, 때론 문자와 전화로 4대강 사업의 민낯을 파악하려고 애쓰고 있다. 지난 5일 <오마이뉴스>가 그를 인터뷰하던 날에도 김종술 기자는 자리를 함께했다.

그는 영향력이 대통령급인 1인 미디어 군단이다. 그가 돌직구 트윗을 날리면 몇 분도 안돼서 수많은 언론들이 받아 적는다. 그에게 소통의 비결을 물었다. 

"모든 사람과 소통을 시도하지는 않습니다. 일방통행은 소통이 아니죠. 양방통행이어야 합니다. 편협한 사람과는 불통합니다. 정치 문화적으로 이기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도 사양합니다. 그 외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응대합니다. 악플도 외면하지 않고 화끈하게 맞짱을 떠줍니다."  

가령 이런 식이다. 
 
▲ 이외수 트위터 ⓒ 이외수

'기레기' '부역언론'도 응징할 것

1인 미디어인 그는 세월호 때에는 '기레기'(기자 쓰레기의 약칭),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시대의 '부역언론'에게도 할 말이 많았다. 

"누구를 위한 언론인가? 이게 중요하죠. 국민을 대변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언론 기본 정신은 차치하고 육하원칙이라는 기본조차 망각하고 창작에 가까운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속칭 찌라시라 일컬어지는 언론뿐 아니라 주요 언론이라고 하는 곳도 매한가지입니다. 책상에서 받아쓰기만 하는 언론들, 적어도 웹서핑이라는 소양만이라도 가졌으면 할 정도입니다. 그러니 같은 기사를 숱하게 양산하고 있죠. 조작 허위 기사도 많습니다. 

이제 촛불을 든 국민들이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 대구나 부산 등 요지부동의 콘크리트 지지자들도 박근혜와 부역자들을 증오할 정도로 달라졌습니다. 언론이 변하지 않는다면 부역언론을 심판할 겁니다."

그는 "국정농단과 '언론농단'의 시대에 옥석을 가려 국민을 대변하는 언론을 살려야 한다"면서 오마이뉴스에 매월 1만원의 자발적 구독료를 내는 10만인클럽 회원 가입 홍보 영상을 선물로 주었다. 



"국민과 늘 가까이 있는 신문, 늘 친근한 느낌을 주는 신문, 오마이뉴스 잘 아시죠. 이번 광화문 촛불 시위 때 KBC MBC가 쫓겨나는 상황에서도 오마이뉴스는 모든 청중들로부터 대 환영을 받았습니다. (오마이뉴스) 10만인팬클럽 모집하는 것을 알고 계시죠. 많이 가입해주시고 후원해 주십시오. 언론이 죽으면 역사가 죽습니다. 역사가 죽으면 국가 전체가 죽는 것과 같습니다. 언론들은 우리들의 눈, 코, 입, 귀를 대신하는 매체입니다. 힘을 실어주십시오. 오마이뉴스 파이팅!"

☞10만인클럽 가입하기 

쓰는 자와 읽는 자
▲ 트통령(트위터 대통령) 이외수 작가의 좌우명은 이렇다. “쓰는 자의 고통이 읽는 자의 행복이 될 때까지” 그는 71세의 나이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고통스럽게 글을 쓰고 있다. ⓒ 정대희

지난 5일 2시간여 동안 이외수 문학관에서 인터뷰를 마치고 나왔더니 날씨가 매웠다. 바로 옆쪽이 야외전시관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113개의 자연석에 시를 새겨 넣은 돌들의 숲(시석림). 눈이 쌓인 첫 번째 시비에는 그의 좌우명이 적혀 있다.    

"쓰는 자의 고통이 읽는 자의 행복이 될 때까지"

쓰는 자와 읽는 자. 230만 팔로어와 독자들은 그의 유쾌통쾌상쾌한 글을 읽는 자이다. 그는 오늘도 트위터와 장편 소설, 시와 그림, 붓과 나무젓가락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쏘는 자이다. 71세의 나이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고통스럽게 쓸 수 있는 동력은 읽는 자들의 행복이다. 

[촛불에게 길을 묻다] 이외수 소설가① 이외수의 일침 "박근혜 코 길이는 지구 7바퀴 반..."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특집> 뉴스프로가 소개하는 반기문 외신만평

 
 
반기문, 이런 사람입니다. 세계가 다 아는 반기문이 대통령 되면 안 되는 이유
뉴스프로 | 2017-01-23 12:01:41  
 


 

<특집> 뉴스프로가 소개하는 반기문 외신만평
-반기문, 이런 사람입니다.
-세계가 다 아는 반기문이 대통령 되면 안 되는 이유
-아랍권에선 인권 외면한 반기문 비난 조롱 넘쳐나

한국으로 귀국한 뒤 연일 어록과 실록을 쌓아가고 있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대한 조롱과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뿐만 아니라 외신에서도 반기문 전 총장이 재임 시 인권을 외면하고 미국과 이스라엘, 사우디 등의 이익을 대변한 일로 격렬한 비난과 조롱을 받았던 일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반 전 총장에 대한 평가는 이미 한국의 여러 언론에 보도가 되어 새롭지도 않지만, 다시 소개하자면 이코노미스트 ▲“반기문은 최고로 아둔한 역대 최악의 총장 중 한 명” ▲포린 폴리시(FP) “유엔을 ‘무의미한’ 단체로 만든 총장” ▲월스트리트저널(WSJ) “유엔의 투명인간” ▲워싱턴포스트 “반 총장이 이끄는 유엔은 무너지고 있다” ▲가디언 “유엔을 심각하게 약화시킨 사무총장” ▲뉴욕타임스 “놀라울 정도로 유명무실한 인물” 등 일일이 열거하기에도 힘이 들 정도다.

이 외에도 반기문 전 총장에 대한 부정적이고 조롱적인 평가는 차고도 넘쳐 미국의 푸들<폴리티코>, ‘Slippery eel=미끄러운 뱀장어’ -<ABC> 인터뷰 중 – 등 조롱의 대상이 되기까지 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훌륭한 세계 대통령과는 거리가 먼 평가들이다.

그런 가운데 아랍권에서 반기문 전 총장을 격렬하게 비난하고 조롱하는 만평들이 새삼스럽게 주목을 받고 있다. 아랍권, 특히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언론에 집중된 반기문에 대한 이런 격렬한 비난은 아랍권에서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며 인권과 전쟁의 참상 등을 외면한 데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만평들은 미국과 이스라엘, 친 서방 아랍권인 사우디를 비롯한 아랍국가들이 예멘과 팔레스타인에서 저지른 악랄한 민간인 학살을 반기문이 외면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애당초 예멘 내전으로 어린이 550여 명을 포함한 민간인 학살에서 사우디 등이 들어있던 아동 인권 침해국 명단에서 사우디와 아랍연합군 명단을 제외하자 아랍권에서 격렬한 반발이 일며 나온 만평들이다.

특히 반 전 총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유엔 전체를 생각해야 한다며 “이 일로 집 전체를 태워버릴 수 없다”, “나에게 암시됐듯 여러 국가가 유엔에 지원금을 주지 않는다면, 수백만 명의 또 다른 아동이 큰 고통을 겪게 될 가능성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며 사우디의 지원금 때문에 그러한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을 시인해 비난을 더욱 증폭시켰다.

UN 소속의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조차 국제앰네스티와 옥스팜 등의 20개 인권단체와 함께 반 사무총장 앞으로 공개서한을 보냈다. 8일 전달된 이 서한에서 인권단체들은 “충격을 받았다”며 사우디와 아랍 연합군을 다시 명단에 올리라고 요구했지만, 반기문 당시 유엔사무총장을 이를 외면했다.

아랍권이 쏟아낸 만평들은 반기문을 말로 표현하고 이스라엘이 그 등에 올라타 죽은 비둘기(평화)를 매달고 채찍으로 몰고 있는 것에서부터 (달리 결론을 내릴 수 있나요?라고 묻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학살당한 피 흘리는 아랍인을 끌고 가는데 심판복을 입은 반기문이 호루라기를 입에 물고 외면하고 있는 그림, 사우디가 돈으로 반기문의 입을 틀어막고 있는 것(사우디 돈이 반기문의 입을 틀어막을 수 있다면 유엔이 (보다 가난한 나라를 위해) 발언할 때 이를 신뢰할 수 있겠나?고 묻고 있다), 이스라엘이 반기문의 혀를 잡고 악수를 나누는 그림(가자 공격에서 친이스라엘 입장을 취하는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을 비난하는 이란-이라크 만평), 미국을 상징하는 침대에서 편하게 잠이 든 반 총장을 해머로 내리치려 하는 지구인의 모습 등 아랍 언론들의 격렬한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만평들은 반기문 전 총장에 대한 아랍권의 증오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것임을 알게 해주고 있다. 또한, 반기문 전 총장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직설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지구의 많은 아랍권, 수많은 유수언론, 인간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 수많은 인권단체들로부터 비난을 받는 사람을 대통령이 된다면 그 즉시 대한민국은 이들로부터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 되는 나라가 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의 평화를 위해 노력한 세계 대통령이 아니라 미국의 이익을 위해 푸들을 마다치 않았던 자로 세계가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반기문인 것이다. 반기문이 왜 대통이 되면 안 되는지를 아랍권을 비롯한 많은 세계인들이 알고 있는데 대한민국 국민들만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뉴스프로가 특별히 마련한 반기문 외신만평, 뉴스프로가 소개한다.

영문 번역 감수 : 임옥

달리 결론을 내릴 수 있나요?

Israeli International Foreign Minister Banki Moon tries hard for peace(?) by his concrete steps against any massacres on the Earth.

이스라엘 국제외무부장관 반기문은 지구 상에서 벌어지는 학살에 대해 견고한 조처를 취하며 평화(?)를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을 중동 상황에 대해 거듭 “우려를 표현하는” 앵무새로 그린 사우디 만평

사우디 돈이 반기문의 입을 틀어막을 수 있다면 유엔이 (보다 가난한 나라)에 대해 발언할 때 이를 신뢰할 수 있겠나?

나는 우려한다, 나는 깊이 우려한다, 나는 충격을 받았다, 나는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

다양한 경고성 발언에도 불구하고 감정 표현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그려지는 반기문의 침묵하는 외교가 인권감시단의 비판을 받고 있다.

오늘의 만평: 반기문이 이스라엘을 어린이 인권 침해 블랙리스트에서 제외시키다.

가자 공격에서 친이스라엘 입장을 취하는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을 비난하는 이란-이라크 만평

사우디 공격과 예멘에 대해 미국의 지시를 받아 쥐죽은 듯 침묵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비난하는 이란-이라크 만평

유엔 수장이 예멘 어린이 살해자 블랙리스트에서 사우디를 제외시키다

사우디의 폭력이 수백 명 예멘 어린이들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는 보도가 있은 후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은 사우디 정부의 정치적 압력에 굴복하고 사우디를 어린이 인권 침해자의 블랙리스트에서 제외시켰다.

#Cartoon @Operamundi – @UN says eating insects could fight world hunger!

세계의 굶주림을 퇴치하는 방책으로 벌레를 먹으라는 유엔!

사무총장이 내 이름이고 부패는 내 게임이야

유엔이 미국무성의 분과이며 반기문은 꼭두각시라는 내 주장을 여실히 보여주는 그림!!

이스라엘은 자신을 방어할 권리가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학살 외면하는 반기문

(아랍에미리트 신문 알 이티하드)

사우디가 예멘에서의 인권 침해를 은폐하는 동안 미국은 수수방관했다

미국 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예멘에서 잔인무도한 행위를 저지르도록 허용했고, 그런 다음 유엔이 침묵을 지키도록 압력을 행사했다.

Next secretary-general: no charisma required

차기 유엔 사무총장: 카리스마는 요구되지 않음

나약한 수장: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반기문의 별 볼 일 없는 유산

어떤 국제 분쟁도 이스라엘 점령에서 만큼 반기문의 반역자적인 태도를 더 분명히 보여줄 수는 없었다.

난민과 이주민에 관한 유엔 정상회담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9&table=c_sangchu&uid=813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운명의 갈림길에 끌려나간 아메리카합중국 제45대 대통령

<개벽예감 235>운명의 갈림길에 끌려나간 아메리카합중국 제45대 대통령
 
 
 
한호석 통일학연구소장 
기사입력: 2017/01/23 [08:10]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미국의 공포지수를 포화상태로 끌어올리는 미증유의 핵무력시위 
2. 공포감 가중시킨 조선의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2발
3. 북극성-1에서 북극성-2로 질적 비약 이룩한 2016년
4. 북극성-1은 3,000km 날아가고, 북극성-2는 더 멀리 날아간다
5. 3,000톤급 잠수함, 9,600톤급 잠수함, 10,000톤급 잠수함
6. 운명의 갈림길에 끌려나간 아메리카합중국 제45대 대통령

▲ <사진 1> 미국의 공포지수가 최근 급상승하였다. 2017년 1월 9일부터 12일까지 미국 전역에서 1,169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그런 사실이 확인되었다. 특히 조선을 위협적인 존재라고 응답한 비율은 러시아를 제치고 86%까지 치솟아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하였다. 2015년 3월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조선을 위협적인 존재라고 응답한 비율은 34%밖에 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무려 86%로 수직상승하였다. 미국의 공포지수가 86%에서 100%로 더 상승하여 포화상태에 이를 때까지 조선은 미국에 대한 핵무력시위를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예견된다. 조미핵대결은 최종국면에 진입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미국의 공포지수를 포화상태로 끌어올리는 미증유의 핵무력시위

 

2017년 1월 9일부터 12일까지 미국 전역에서 1,169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여론조사결과가 2017년 1월 13일 <로이터통신>에 보도되었다. 그 여론조사결과는 미국의 공포지수가 최근 급상승한 전례 없는 현실을 보여주었다. 


구체적으로 알아보면, 그 여론조사에서 러시아를 위협적인 존재라고 응답한 비율은 82%를 기록하였다. 2015년 3월에 실시된 똑같은 설문내용의 여론조사결과에서 러시아를 위협적인 존재라고 응답한 비율은 76%이었는데, 지금은 82%로 급상승한 것이다.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조선에 대한 미국인들의 급격한 인식변화다. 그 여론조사에서 조선을 위협적인 존재라고 응답한 비율은 러시아를 제치고 86%까지 치솟아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하였다. 미국인들은 러시아보다 조선에게 더 큰 위협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주목되는 것은, 2015년 3월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조선을 위협적인 존재라고 응답한 비율은 34%밖에 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무려 86%로 수직상승하였다는 점이다.

 
미국인들이 조선에게 느끼는 위협감이 약 9개월 만에 34%에서 86%로 수직상승한 여론조사결과는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 그것은 지난 1월 1일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발사시험을 예고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후통첩을 받은 미국이 핵공포에 떨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무엇을 예견할 수 있는가? 미국의 공포지수가 86%에서 100%로 더 상승하여 포화상태에 이를 때까지 조선은 미국을 옥죄는 강력한 핵무력시위를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예견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발사시험을 예고한 사실상의 최후통첩을 미국에게 보낸 것은, 지난 23년 동안 지속되어온 조미핵대결을 올해 안에 끝내버릴 결심을 세우고 미국 본토에 대한 핵공격능력을 물리적으로 입증, 과시할 미증유의 핵무력시위를 전개하고 있음을 뜻한다.


나는 지난 1월 9일 <자주시보>에 발표한 글 ‘23년 간의 조미핵대결, 마침내 최종국면에 들어서다’에서 지금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화성-14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태세에 진입시켜놓고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발사명령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런데 이 글을 집필하고 있는 지금, 조선은 화성-14보다 더 강력한 미사일을 언제든지 곧바로 시험발사할 상태로 자행발사대에 실어놓고 미국을 옥죄는 강력한 핵무력시위를 계속하는 중이다. 미국은 겉으로는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태연하게 행동하려고 애쓰지만, 며칠 전까지만 해도 조선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시각에 맞춰 그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을까 하고 그야말로 노심초사하였다. 하지만 조선은 그 미사일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시각에 맞춰 발사하지 않고, 발사대기상태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조선이 화성-14보다 더 강력한 미사일의 발사대기상태를 계속 유지하면서 미국의 공포지수를 100% 포화상태로 끌어올리고 있는 전례 없는 핵무력시위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전개되는 것일까?   

 

 

2. 공포감 가중시킨 조선의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미국 텔레비전방송 <팍스 뉴스> 2017년 1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하와이 진주항(Pearl Harbor)에 배치되어 있던 해상배치 엑스밴드 레이더(sea-based X-band radar)를 “조선의 핵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하와이와 알래스카 중간쯤 되는 북태평양 해상으로 “급파하였다(dispatched)”고 한다. 9억 달러짜리 50,000톤급 해상배치 엑스밴드 레이더는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2,000km 밖에서 탐지할 수 있다고 하는데, 당시 그 보도기사만 읽었을 때는 미국 국방부가 왜 지난 1월 9일에 갑자기 그 거대한 레이더를 북태평양 해상으로 급파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로부터 열흘이 지난 1월 19일 미국 국방부가 해상배치 엑스밴드 레이더를 급파한 내막이 언론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미국 국방부가 그 레이더를 북태평양 해상으로 급파한 까닭은, 미국 정찰위성이 조선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신형 탄도미사일이 이동하는 현장을 포착하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과 일본의 언론매체들이 여러 날에 걸쳐 산만하게 보도한 내용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 지난 1월 8일 미국 정찰위성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신형 탄도미사일 2발이 자행발사대에 각각 1발씩 실려 평안북도 어느 지역을 이동하고 있는 현장을 촬영하였다.  
(2)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탄도미사일 2발은 남포시 천리마구역 잠진리에 있는, 조선에서 가장 현대적인 미사일생산시설을 갖춘 잠진군수공장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3)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신형 탄도미사일의 동체길이는 약 12m이다.  
(4) 미국군 정보당국은 처음에 그 정체불명의 탄도미사일 2발이 화성-14 같은 기존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조립될 1단 추진체라고 보았다가, 나중에는 말을 바꿔 기존 대륙간탄도미사일들보다 사거리가 조금 짧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고 하였다. 
(5) 지난 1월 21일 새벽 그 탄도미사일을 실은 자행발사대 2대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시각에 맞춰 평안북도에서 평양 북쪽으로 남하하였고, 거기서 발사대기상태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조선인민군 전략군 미사일부대들은 미국 정찰위성의 감시를 차단하기 위해 위장과 은폐를 기본전술로 펼치고 있는데, 그런 그들이 신형 탄도미사일을 실은 자행발사대 2대를 미국 정찰위성이 감시활동을 집중하는 민감한 시기에 위장도 하지 않은 채 보란 듯이 이동시킨 것은 미국 정찰위성에 자기 모습을 일부러 노출한 무력시위 이외에 다른 게 아니다. 이런 정황은 트럼프 행정부를 정조준한 조선의 핵무력시위가 이미 지난 1월 8일부터 시작되었음을 말해준다. 조선은 말을 하지 않고 행동으로 강력한 핵무력시위를 벌이며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압박도수를 최고로 높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이야기가 좀 이상하게 흘러갔다. 미국 정찰위성이 지난 1월 8일부터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있는 그 탄도미사일은 동체길이가 약 12m밖에 되지 않으므로, 동체길이가 15.9m인 준중거리탄도미사일 화성-7보다 훨씬 짧은데도, 미국군 정보당국은 그 탄도미사일을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고 인정한 것이다.

▲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사진 2> 위쪽 사진은 러시아가 2013년에 실전배치한 최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불라바(Bulava) 발사장면이고, 아래쪽 사진은 프랑스가 2010년에 실전배치한 최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M51 발사장면이다. 이 두 미사일의 사거리는 각각 8,300km 이상이므로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분류되는데, 동체길이는 불과 12m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미국 정찰위성이 감시 중이라는, 동체길이가 약 12m인 정체불명의 탄도미사일은 조선이 아주 최근에 개발한 최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인 것이 분명하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일반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동체길이는 20m가 넘는데,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신형 탄도미사일의 동체길이는 왜 그렇게 짧은 것일까? 준중거리탄도미사일보다 동체길이가 약 4m나 짧은 초소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있을까?


협소하고 밀폐된 공간에 들어가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동체길이가 그처럼 짧은 법이다. 예컨대, 러시아가 2013년에 실전배치한 최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불라바(Bulava)의 동체길이는 12.1m이고, 프랑스가 2010년에 실전배치한 최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M51의 동체길이는 12m이다. 이 두 미사일의 사거리는 각각 8,300km 이상이므로 당연히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분류되는데, 동체길이는 불과 12m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맥락을 인지하면, 미국 정찰위성이 감시하고 있는, 동체길이가 약 12m인 그 정체불명의 탄도미사일은 조선이 아주 최근에 개발한 최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인 것이 분명하다. 다시 말해서, 조선은 최신형 잠수함탄도미사일을 각각 1발씩 실은 자행발사대 2대를 미국 정찰위성이 집중적으로 감시하는 민감한 지역에 출동시켜 즉응발사대기상태를 계속 유지하면서 트럼프 행정부를 정조준한 핵무력시위를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원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해수면 아래서 잠항하는 잠수함에서 수중발사하는 전략무기인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전략잠수함 수직발사관에서 발사대기상태에 들어가더라도 미국 정찰위성은 수중의 움직임을 포착하지 못하기 때문에 무력시위효과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그래서 조선은 최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2발을 이례적으로 자행발사대에 실어놓고 이리저리 이동시키며 발사조짐을 드러냄으로써 미증유의 핵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3. 북극성-1에서 북극성-2로 질적 비약 이룩한 2016년

 

미국의 공포지수를 100% 포화상태로 끌어올리고 있는 조선의 최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어떤 것일까?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면, 지난해 조선이 진행한 지상분출시험을 다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조선은 2016년에 대출력 고체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을 세 차례 진행하였다. 이를테면, 2016년 3월 23일 “대출력 고체로케트발동기 지상분출 및 계단분리시험”을 진행하였고, 2016년 4월 8일 “새 형의 대륙간탄도로케트 대출력발동기 지상분출시험”을 진행하였으며, 2016년 9월 19일 “새 형의 정지위성운반로케트용 대출력발동기 지상분출시험”을 진행한 것이다.


주목되는 것은, 위에 열거한 지상분출시험들에서 각각 사용된 대출력 고체로켓엔진들의 쓰임새가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조선의 언론보도에서 뚜렷이 구분된 것처럼, 4월 8일 지상분출시험을 진행한 대출력 고체로켓엔진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되는 엔진이고, 9월 19일 지상분출시험을 진행한 대출력 고체로켓엔진은 신형 정지위성운반로켓에 장착되는 엔진이다.

▲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사진 3> 위의 사진들은 2016년 3월 23일 조선이 진행한 대출력 고체로케트발동기 지상분출 및 계단분리시험의 장면들이다. 위쪽 사진은 대출력 고체로켓 계단분리시험을 진행하기 직전에 촬영된 것이고, 아래쪽 사진은 대출력 고체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이 진행되는 장면이다. 그날 조선이 시험한, 새로 개발된 대출력 고체로켓엔진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 장착되는 신형 엔진이다. 바로 그 고체로켓엔진을 장착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2016년 4월 23일과 8월 24일 수중발사시험에서 각각 발사되었다. 그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북극성-2다. 북극성-1에는 액체로켓엔진이 장착되었고, 북극성-2에는 고체로켓엔진이 장착되었다. 조선은 불과 1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북극성-1과 북극성-2를 잇달아 개발한 것이다. 요즈음 조선에서 '만리마속도로 폭풍쳐 내달린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런 기세가 느껴진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좀 의아한 것은, 3월 23일 지상분출시험을 진행한 대출력 고체로켓엔진은 어디에 쓰이는 것인지 밝히지 않고 넘어갔다는 점이다. 이것은 3월 23일 지상분출시험을 진행한 대출력 고체로켓엔진이 대륙간탄도미사일도 아니고 위성운반로켓도 아닌 제3발사체에 장착되는 것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정지위성운반로켓 이외에 대출력 고체로켓엔진이 장착될 제3발사체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밖에 없다. 그러므로 2016년 3월 23일 조선은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 장착될 대출력 고체로켓엔진을 지상에서 분출시키는 시험을 진행한 것이 분명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대출력 고체로켓엔진이 장착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2016년에 새로 개발된 신형 전략무기라는 사실이다.


조선이 2015년 5월 8일에 진행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수중발사시험현장 보도사진을 보면, 해수면을 뚫고 출수하는 순간 공중에서 점화되어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서 분사되는 화염의 끝부분이 퍼져나가지 않고 한 곳으로 모아지는 비파형으로 나타났으므로 액체로켓엔진을 사용한 것이 분명하다. 액체로켓엔진이 장착된 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동체에는 ‘북극성-1’이라는 큼지막한 글씨가 쓰여 있었다.


그런데 조선이 2016년 4월 23일과 8월 24일에 각각 진행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수중발사시험현장 보도사진들을 보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서 분사되는 화염의 끝부분이 모아지지 않고 넓게 퍼져나가는 확산형으로 나타났으므로 새로 개발된 대출력 고체로켓엔진을 사용한 것이 분명하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새로 개발된 대출력 고체로켓엔진에는 새로 개발된 대출력 고체추진제가 사용되는 법인데, 대출력 고체추진제를 사용한다는 말은 추진제 연소시간이 매우 길어져 사거리가 매우 길게 늘어났다는 뜻이다.


새로 개발된 대출력 고체로켓엔진이 장착된 그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동체에는 ‘북극성’이라는 큼지막한 글씨가 쓰여 있었다. 이런 정황은 조선이 액체로켓엔진을 사용하는 북극성-1을 개발한 데 이어 대출력 고체로켓엔진을 사용하는 북극성-2를 잇달아 개발하였음을 말해준다. 그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동체에는 ‘북극성’이라고만 쓰여 있었으나, 개발순서에 따른 숫자로 표기하면 그것은 북극성-2였던 것이다. 놀랍게도, 조선은 불과 1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그처럼 두 종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잇달아 개발한 것이다.

▲ <사진 4> 이 사진은 조선이 새로 개발한 강력한 고체로켓엔진이 장착된 북극성-2를 촬영한 것이다. 이 사진을 유심히 살펴보면, 동체표면에 약간 돌출된 형태로 부착된 전선로가 길게 이어지다가 검은색 화살표로 표시된 부분에서 끊겼음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그 끊어진 부분이 1단과 2단이 분리되는 부분이다. 이것은 북극성-2가 2단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2016년 3월 23일 조선은 북극성-2에 장착될 2단형 대출력 고체로켓엔진을 지상에서 분출시키는 시험에 성공하였고, 2016년 4월 23일과 8월 24일에는 2단형 대출력 고체로켓엔진을 장착한 북극성-2를 잠수함에서 각각 수중시험발사하는 시험비행에 성공을 거두었다. 이것은 조선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개발기술이 2016년에 질적으로 비약하였음을 말해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특히 주목되는 것은, 조선이 2016년 3월 23일에 진행한 대출력 고체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을 언론에 공개하면서 “대출력 고체로케트발동기 지상분출 및 계단분리시험”을 진행하였다고 서술한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계단분리시험이란 대출력 고체로켓이 2단형으로 설계되었음을 뜻하는 것이다. 실제로 북극성-2를 촬영한 보도사진을 유심히 살펴보면, 동체 표면에 약간 돌출된 형태로 부착된 전선로(cable duct)가 길게 이어지다가 중간에 끊어진 부분이 보이는데, 바로 거기가 1단과 2단이 분리되는 부분이다.


다시 말해서, 2016년 3월 23일 조선은 북극성-2에 장착될 2단형 대출력 고체로켓엔진을 지상에서 분출시키는 시험에 성공하였고, 2016년 4월 23일과 8월 24일에는 2단형 대출력 고체로켓엔진을 장착한 북극성-2를 잠수함에서 각각 수중발사하는 시험비행에 성공을 거두었던 것이다. 이것은 조선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개발기술이 2016년에 질적으로 비약하였음을 말해준다.

 

 

4. 북극성-1은 3,000km 날아가고, 북극성-2는 더 멀리 날아간다

 

일반적으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성능을 거론할 때, 가장 중시하는 것은 사거리가 얼마나 긴가 하는 문제인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조선보다 먼저 개발한 5대 핵강국들은 자국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비밀에 부치고 있어서 세상에 알려진 것은 군사전문가들이 추정한 사거리뿐이다. 신흥 핵강국으로 등장한 조선도 자국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비밀에 부치고 있으므로, 서방측 군사전문가들이 언급한 북극성-1의 사거리도 역시 추정값이다. 북극성-1의 사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말해주는 자료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2007년 1월 초 연방의회에 제출한 ‘북조선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조선은 1990년대에 소련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R-27을 수입해 성능개량사업을 추진한 끝에 사거리가 2,500km가 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개발하였다고 지적한 바 있다. R-27은 액체로켓엔진을 사용하는 미사일이었으므로, 조선이 R-27의 성능을 개량하여 오래 전에 만들어낸 첫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도 북극성-1처럼 액체로켓엔진을 사용하는 미사일이었다. R-27의 사거리는 2,500km이므로, 조선이 그 미사일의 성능을 개량하여 사거리를 늘였다면 3,000km에 이른 것으로 생각된다. 주목되는 것은, 조선이 이미 오래 전에 사거리가 3,000km 되는 강력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개발하였다는 사실이다.

▲ <사진 5> 이 사진은 2015년 5월 8일에 진행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수중시험발사에서 북극성-1이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장면이다. 북극성-1에서 분사되는 화염의 끝부분은 비파형으로 모아지는데, 액체로켓엔진이 장착된 것이 분명하다. 북극성-1은 무게가 650kg 나가는 핵탄두를 탑재하고 3,000km를 날아간다. 조선은 1990년대 초 소련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R-27을 수입하여 성능개량을 거듭한 끝에 사거리가 3,000km 정도인 강력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오래 전에 개발하였다. 그렇게 경험을 축적해온 조선이 얼마 전에 북극성-1을 만들었으니 그 사거리는 최소 3,000km가 되는 것이 분명하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채연석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교수의 분석을 인용한 <연합뉴스> 2015년 10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북극성-1에 무게가 650kg 나가는 탄두가 탑재되는 경우 사거리가 2,800km로 추정된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추정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왜냐하면 무게가 650kg 나가는 핵탄두를 장착한 R-27의 사거리가 2,500km인데, 그런 R-27의 성능을 개량하여 사거리를 3,000km로 늘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오래 전에 만든 조선이 최근에 북극성-1을 만들면서 사거리를 되레 2,800km로 줄였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치에 맞게 다시 생각하면, 무게가 650kg인 핵탄두를 장착한 북극성-1의 사거리가 3,000km에 이른다고 보아야 옳다.


북극성-1의 사거리가 3,000km라면, 2016년에 개발된 신형 대출력 고체로켓엔진을 장착한 북극성-2의 사거리는 얼마나 더 긴 것일까?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중국이 자국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연장한 성능개량사업을 참조할 수 있다. 중국이 생산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의 이름은 쥐랑(巨浪)인데, 길이가 10.7m이고, 지름이 1.4m인 쥐랑-1A의 사거리는 2,500km이고, 길이가 13m이고, 지름이 2m인 쥐랑-2의 사거리는 8,000km다. 쥐랑-2의 사거리가 그처럼 3.2배나 길어진 까닭은 2단형 로켓인 쥐랑-1A와 달리 쥐랑-2는 3단형 로켓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북극성-1과 북극성-2의 설계상 차이는 무엇일까? 북극성-1에 비해, 북극성-2의 지름과 길이가 얼마나 더 길어졌는지는 언론보도사진에 나타난 모습을 보고 판단하기 힘들다.

▲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사진 6> 위쪽 사진은 북극성-2가 발사된 직후 해수면을 뚫고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장면이다. 북극성-2에서 분사되는 화염의 끝부분이 모아지지 않고 퍼지는 것은 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 고체로켓엔진이 장착되었음을 말해준다. 아래쪽 사진은 고각으로 발사된 북극성-2가 최고정점에 도달한 순간, 가파른 상승곡선으로 표시된 비행궤도를 보여준다. 북극성-1의 사거리는 3,000km로 추정되고, 북극성-2의 사거리는 5,500-6,000km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사거리가 5,500km를 넘는 탄도미사일은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분류되므로, 북극성-2는 전략잠수함에서 발사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물론 조선이 2016년에 개발한 북극성-2는 그 이전에 개발된 북극성-1에 비해 사거리가 길게 늘어났으나, 2단형 로켓이므로 그 사거리는 3단형 로켓만큼 길지 않다. 북극성-1의 사거리는 3,000km로 추정되고, 북극성-2의 사거리는 5,500~6,000km로 추정된다. 나는 2016년 9월 5일 <자주시보>에 실린 글 ‘잠수함탄도미사일 ‘북극성’의 거대한 움직임이 시작되었다’에서 러시아과학원 동방연구소 선임연구원 바실리 카쉰(Vasily Kashin)의 추정자료를 인용하여 북극성-2의 사거리가 3,000km라고 서술한 바 있는데, 그것은 북극성-2의 사거리가 북극성-1의 사거리 3,000km보다 훨씬 더 길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카쉰의 추정을 그대로 인용한 것이었으므로 대폭 수정되어야 한다.


2016년 8월 24일 조선이 북극성-2 수중발사시험을 진행하였을 때, 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500km를 날아가 동해 한복판에 있는 일본방공식별구역에 떨어졌는데, 이것은 5,500~6,000km에 이르는 사거리를 줄이기 위해 고체추진제를 아주 조금 넣고, 비행고도를 500km 이상으로 높여 고각발사를 하였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거리가 5,500km를 넘는 탄도미사일은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분류되므로, 사거리가 5,500~6,000km인 북극성-2는 전략잠수함에서 발사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시험발사준비사업이 마감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힌 대륙간탄도미사일은 화성-14보다 더 위력적인 극강의 전략무기인 북극성-3이다.  

 

 

5. 3,000톤급 잠수함, 9,600톤급 잠수함, 10,000톤급 잠수함

 

조선이 ‘북극성’ 수중발사시험에서 사용한 고래급 잠수함(신포급 잠수함이라고도 부름)은 크기가 작아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수직발사관을 1문만 장착하였고, 수중작전능력도 제한되어 있어서 태평양 한복판까지 멀리 항해하여 작전하기 힘들다.


‘북극성’을 싣고 태평양 한복판까지 멀리 항해하여 작전하려면, 3,000톤급 잠수함을 가져야 하는데, 조선은 이미 오래 전부터 3,000톤급 디젤전동식 잠수함을 운용해오고 있다. 조선의 막강한 잠수함전력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을 극도로 꺼려하는 미국이 관련정보를 철저히 은폐하고 있기 때문에 조선이 보유한 3,000톤급 잠수함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것뿐이다.


조선이 3,000톤급 디젤전동식 잠수함을 운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데일리안> 2014년 9월 16일 보도기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보도기사에 따르면, 1990년대 초 조선이 러시아에서 수입한 잠수함 여러 척 가운데 미사일수직발사관을 장착한 3,000톤급 잠수함도 있었는데, 조선은 당시 러시아에서 수입한 3,000톤급 잠수함 2~3척을 실전배치하여 운용해왔다고 한다.

▲ <사진 7> 위의 사진은 지난날 프랑스가 운용하였던 3,250톤급 짐넛(Gymnote) 잠수함을 촬영한 것이다. 프랑스 해군은 이 디젤전동식 잠수함을 1966년부터 1986년까지 20년 동안 운용하였다. 이 잠수함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수직발사관 4문이 있는데, 그 수직발사관에서 사거리가 3,000km인 M-1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조선이 운용하고 있는 3,000톤급 디젤전동식 잠수함 5-6척에도 사거리가 3,000km인 북극성-1을 발사하는 수직발사관 4문이 장착되었다. 하지만 조선은 이제껏 3,000톤급 디젤전동식 잠수함을 외부에 공개한 적이 없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동아일보> 2016년 4월 26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은 소련에서 독립한 공화국들로부터 3,000톤급 잠수함 2척을 2004년과 2012년에 각각 1척씩 수입하여 신포선박수리공장에서 개조를 이미 끝냈는데, 그 잠수함들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수직발사관이 4문씩 장착되었다고 한다.


<연합뉴스> 2016년 8월 31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은 2008년 러시아에서 수입한 3,000톤급 잠수함을 개조하는 사업을 추진해왔는데, 2016년 말까지 개조를 끝낼 것이고, 그 잠수함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수직발사관이 4문씩 장착된다는 것이다.


<자유아시아방송> 2017년 1월 5일 보도에 따르면, 신포시 어항동 언덕에 오르면, 신포선박수리공장에서 건조된 3,000톤급 잠수함을 멀리서 육안으로 관측할 수 있다고 한다.


위에 열거한 사실들을 정리하면, 조선이 현재 운용하고 있는 3,000톤급 디젤전동식 잠수함은 1993년 초에 수입, 개조한 2~3척, 2004년에 수입, 개조한 1척, 2008년에 수입, 개조한 1척, 2012년에 수입, 개조한 1척을 합해 모두 5~6척이다.


조선의 ‘북극성’은 미국 본토를 불시에 수중에서 타격할 극강의 핵공격수단인데, 전시에 조선이 그런 ‘북극성’을 수중에서 발사하여 미국 본토를 타격하려면, ‘북극성’을 싣고 멀리 이동할 전략잠수함을 가져야 한다. ‘북극성’을 10발 이상 싣고 멀리 이동하여 장거리작전을 벌이는 전략잠수함은 10,000톤급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북극성’을 10발 이상 실을 위력적인 신형 전략잠수함이 조선에서 자체 기술로 건조되고 있다는 사실은 <로동신문> 2016년 9월 1일 보도기사에서 밝혀졌다. 보도기사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우리식의 위력한 전략잠수함건조와 탄도탄제작을 위해 10여 차례나 위험천만한 시험발사장에 나오시여 의논도 해주시며 희생적인 헌신과 눈물겨운 로고를 깡그리 바쳐오셨다”고 한다. 이 보도기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극성’을 개발하는 사업과 함께 “우리식의 위력한 전략잠수함”을 건조하는 사업도 정력적으로 지도하였음을 말해준다.


조선이 ‘북극성’을 4발 탑재하고 태평양작전구역의 미국군기지들을 타격하려면 3,000톤급 디젤전동식 잠수함으로 충분하지만, 미국 본토를 타격할 ‘북극성’을 10발 이상 싣고 태평양과 대서양까지 멀리 항해하여 장거리작전을 전개하려면 10,000톤급 전략핵잠을 가져야 한다.


나는 2016년 8월 1일 <자주시보>에 실린 ‘완공 앞둔 북의 만톤급 전략핵잠기지’라는 제목의 글에서 조선이 러시아에서 1993년에 수입한 9,600톤급 전략핵잠 2척을 개조하여 운용해왔고, 1995년부터 전략핵잠을 자력으로 건조하는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하여 20년이 지난 오늘 10,000톤급 전략핵잠 3척을 보유하였다고 서술한 바 있다. 그런데 지금 조선은 이미 보유한 10,000톤급 전략핵잠 3척 이외에 ‘북극성’을 10발 이상 싣는 10,000톤급 신형 전략핵잠을 추가로 건조하는 중이다. 


<자유아시아방송> 2017년 1월 5일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0,000톤급 전략핵잠을 건조하라는 지시를 2014년에 내렸다고 한다. 주목되는 것은, 지금 조선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력적인 지도 밑에 건조하고 있는 “우리 식의 위력한 전략잠수함”은 독자적인 기술로 건조하는 10,000톤급 최신형 전략핵잠이라는 사실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가장 정력적으로 지도하고 있는 국책사업은 10,000톤급 전략핵잠건조사업이다. 위에 인용한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0,000톤급 전략핵잠건조사업에 “희생적인 헌신과 눈물겨운 로고를 깡그리 바쳐오셨다”고 하였는데, 이것은 조선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력적인 지도 밑에 10,000톤급 전략핵잠건조에 역량을 집중하여 최대로 박차를 가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사진 8> 위의 사진은 함경남도 신포시에 있는 신포조선소 인근에서 지난 7년 동안 진행되어온, 10,000톤급 전략핵잠이 들어가는 두 개의 유개형 정박시설이 나란히 건설되고 있는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이 정박시설은 길이 150m, 폭 10m이다. 신포조선소에는 위의 정박시설 이외에 길이가 160m, 폭이 30m인 대형정박시설이 있고, 신포선박수리공장에도 길이가 180m, 폭 25m인 대형정박시설이 있다. 이 정박시설은 2014년에 규모를 크게 확장한 것이다. 지금 조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력적인 지도 밑에 10,000톤급 전략핵잠을 건조하는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략핵잠이 건조되고 있는 곳은 신포에서 바다 건너 마주보이는 마양도해군기지이다. 그 해군기지는 지하화되었으므로 미국 정찰위성이 10,000톤급 전략핵잠이 건조되는 모습을 촬영할 수 없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첫째, <자유아시아방송> 2017년 1월 5일 보도에 따르면, 청진조선소에서 선발된 잠수함건조기술자들과 우수한 제관공들이 가족과 함께 신포선박수리공장으로 이주하여 “새로운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 새로운 잠수함이란 10,000톤급 전략핵잠을 뜻한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은 다른 조선소에서 잠수함을 건조하던 기술자들과 기능공들을 신포선박수리공장으로 이주시켜 10,000톤급 전략핵잠건조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둘째, <자유아시아방송> 2017년 1월 5일 보도에 따르면, 함경남도 신포에 있는 신포조선소 도크(dock)는 길이 160m, 폭 30m이고, 신포선박수리공장 도크는 길이 180m, 폭 25m인데, 2014년에 시설규모를 대폭 확장한 신포선박수리공장 도크에서 10,000톤급 전략핵잠을 건조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보도기사에서는 건선거(dry dock)와 계선거(impounded dock)를 구분하지 못했는데, 건선거는 선박 또는 잠수함을 건조하는 곳이고, 계선거는 선박 또는 잠수함이 정박하는 곳이다. 위의 보도기사에 나오는 신포조선소와 신포선박수리공장에 있는 대형 도크들은 전략핵잠을 건조하는 건선거가 아니라 전략핵잠이 정박하는 계선거라고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신포조선소 인근에서 지난 7년 동안 건설되어온 10,000톤급 전략핵잠이 들어가는 두 개의 유개형 도크(roofed dock)도 건선거가 아니라 철제구조물을 지붕처럼 덮은 계선거들이다. 이에 대해서는 2016년 8월 1일 <자주시보>에 실린 나의 글 ‘완공 앞둔 북의 만톤급 전략핵잠기지’에서 상세히 서술한 바 있다. 


<뉴데일리> 2015년 2월 13일 보도에 따르면, 전략핵잠은 신포에서 바다 건너 마주보이는 마양도해군기지에서 건조되고 있다고 한다. 마양도해군기지는 거대한 지하기지이므로, 미국 정찰위성은 그 지하에서 전략핵잠이 건조되는 모습을 촬영할 수 없다.

 

 

6. 운명의 갈림길에 끌려나간 아메리카합중국 제45대 대통령

 

위에서 논한 조선의 잠수함전력에 관한 요점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 조선은 사거리가 5,500~6,000km에 이르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북극성-2를 개발하였다는 사실. 
(2) 조선은 북극성-2보다 더 최근에 개발한 북극성-3을 발사대기상태에 진입시켜놓고 이리저리 이동시키는 핵무력시위를 전개하면서 미국의 공포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사실.
(3) 조선은 3,000톤급 전략잠수함 5~6척, 9,600톤급 전략핵잠 2척, 10,000톤급 전략핵잠 3척을 운용하고 있다는 사실. 
(4) 조선은 10,000톤급 전략핵잠건조와 전략핵잠정박시설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사실.


위에 열거한 사실들은 핵탄두를 장착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북극성’을 여러 발씩 실은 조선의 전략잠수함부대가 출동하는 경우 태평양지역의 모든 미국군기지들을 초토화할 엄청난 핵공격능력을 발휘하게 된다는 뜻이다. 그보다 더 놀라운 사실은, 해수면 아래 깊은 바닷속을 잠항하여 태평양 또는 대서양 한복판에 나간 조선의 전략핵잠들이 불시에 수중에서 잠수함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순간, 미국 본토를 지켜준다는 미사일방어망은 무용지물로 된다는 점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의 전략잠수함부대만 출동해도 미국과의 최후결전에서 이길 수 있을 것으로 예견된다. 


위에서 서술한 것처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발사시험을 예고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최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북극성-3이다. 갓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에게는 화성-14도 무서운 전략무기인데, 그보다 훨씬 더 무서운 극강의 전략무기 북극성-3이 출현한 것이다. 


조선이 한 손에 화성-14를, 다른 한 손에 북극성-3을 쥐고 미국 본토에 대한 핵공격능력을 최강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은, 동방의 핵강국이 미증유의 핵무력시위로 조미핵대결을 최종국면에 진입시켰음을 말해주는 놀라운 사변이다. 지난 23년 동안 지속되어온 조미핵대결은 전략적 균형이 깨져나가는 최종국면에 들어섰으므로,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

▲ <사진 9> 이 사진은 2017년 1월 20일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가 비가 내리는 가운데 취임연설을 하는 장면이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두 갈래로 갈라지는 운명의 갈림길에 서 있다. 올해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를 예고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후통첩이 그를 운명의 갈림길로 끌어낸 것이다. 동방의 핵강국을 상대로 미국이 멸망하는 전쟁의 길을 택하든지 아니면 동방의 핵강국에게 굴복하여 조미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주한미국군을 완전히 철군함으로써 미국이 살아남는 생존의 길을 택하든지 그가 마지막으로 결정해야 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대통령 취임식 직전 트위터에 “모든 게 오늘부터 시작된다!”고 쓰고 나서 백악관에 들어간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운명의 갈림길에 서 있다. 올해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발사시험을 예고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후통첩이 트럼프 대통령을 마침내 운명의 갈림길로 끌어낸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는 아메리카합중국 제45대 대통령이 결정해야 한다. 동방의 핵강국을 상대로 미국이 멸망하는 전쟁의 길을 택하든지 아니면 동방의 핵강국에게 굴복하여 조미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주한미국군을 완전히 철군함으로써 미국이 살아남는 생존의 길을 택하든지 그가 마지막으로 결정해야 한다. 

 
트위터 페이스북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조계종 총무원장 출마 선언한 명진 스님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7/01/23 10:47
  • 수정일
    2017/01/23 10:4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강제징용자 유골 금강산 신계사 봉환 추진하겠다” 조계종 총무원장 출마 선언한 명진 스님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승인 2017.01.23  01:23:06
페이스북 트위터

“바름을 세우는 것 그것이 지금 시대의 자비”

   
▲ 촛불 정국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진 스님과 14일 인사동 한 전통찻집에서 정유년 신년인터뷰를 가졌다. [사진 - 조천현]

파사현정(破邪顯正), 삿된 것을 깨고 정의로움을 드러낸다는 경구를 올해의 화두로 삼았다는 명진 스님(68)은 “파사가 현정이다”, “삿된 것을 부수면 바름은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지고 있는 촛불 정국에 대해 “바름을 드러내려고 애쓸 것 없이 잘못된 것을 때려부수고 무너뜨리면 올바른 세상은 오게 돼 있”다며, “바름을 세우는 것 그것이 지금 시대의 자비”라는 법문(法門)을 내놓았다.

구속수사 여부로 온 국민의 눈총을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깊은 관심을 보였다는 스님의 자서전적 구도기 『스님은 사춘기』에서 보듯 명진 스님은 수행자로서 진지한 길을 걸어왔지만 이에 못지않게 활발한 사회적 활동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 14일 서울 인사동 한 전통찻집에서 가진 <통일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스님은 “3차 때 빼곤 계속 촛불집회에 나가고”있다며, “한국 사회에 쌓여온 적폐를 한꺼번에 청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왔다. 망설이지 말고 그동안의 부패와 비리와 부정한 것들을 몰아내고 환골탈태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때”라고 일갈했다.

또한 “절망적인 세상에 대한 분노가 표출되는 데는 역설적으로 박근혜와 최순실이 제일 큰 공로가 있다”며 “나는 ‘하야가’를 들으면서 ‘저게 부처님 경전이다. <하야경>, <탄핵경>이다’라고 명명도 했다”고 했다.

더 나아가 “손석희를 대통령으로, 김제동을 국무총리로, 박영수를 법무장관으로 삼자고 말했다”면서 “잘하고 있는 특검의 박영수는 법무장관, 윤석렬은 검찰총장, 김미화는 문화관광부 장관... 내가 조각을 다 해놨다”고 큰 웃음을 터트리며 “그런 꿈을 꾸고 살아야 하지 않겠냐”고 특유의 해학과 낙관주의를 드러내기도 했다.

   
▲ 하야가, 탄핵가가 <하야경>, <탄핵경>이라는 명진 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사진 - 조천현]

지난해 연말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올해 10월 치러질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스님은 “개성공단이 경제공동체의 미래를 상징한다면, 금강산은 마음의 화해를 상징하는 곳”이라며 “남과 북이 같이 할 수 있는 일로 일제 36년 동안 징용으로 끌려갔던 분들의 유골을 금강산으로 모셔오는 일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봉은사 주지를 맡고 있던 2007년 일본 홋카이도에서 발굴된, 이례적으로 신원이 확인된 유해 네 구를 모셔와 봉은사에서 위령제를 지내고 망향의 동산에 안치한 인연으로 일본 각지의 사찰에 합사된 신원미상의 강제징용자 유골을 봉환하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스님은 “조계종 총무원장 출마를 선언하면서 조계종이 남북화해를 위해 이런 문제를 좀 풀어나가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일본을 향한 문제도 있지만 우리 안의 친일 역사에 대한 단죄와 청산이 동시에 필요하다”고 짚었다.

대한불교 조계종에서 남북관계를 담당하는 민족공동체추진본부(민추본) 본부장을 맡아 남북 민간교류에 앞장섰던 명진 스님이 새로운 정국을 맞아 다시 남북 불교계 교류의 전면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계종 총무원 호법부로부터 등원 명령을 계속 받고 있는데 대해서는 “자승(조계종 총무원장) 주변에 측근으로 있는 사람들이 탱화 도둑놈, 간통한 놈, 모텔 소유하면서 지하에다 룸살롱 운영하는 놈, 장가가서 쌍둥이 낳은 놈 등이 몰려 있다”며 “그런 것들을 비판한 나를 징계한다는 것이다. 그걸 보고 도둑놈이 몽둥이 든다고 표현하는 거다. 자승의 행위는 적반하장”이라고 반박했다.

이재용 부회장과의 인연에 대해서는 “내가 봉은사 주지일 때 두 번 찾아왔고, 내 책 『스님은 사춘기』를 번역해서 불교신자인 스티브 잡스한테 권하고 싶다고 관심을 가진 때도 있었다”고 밝히고 “나는 구속이냐 불구속이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부끄러움을 느끼고 창피하게 생각하고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스로를 불살라 공양을 올린 정원 스님 장례일인 14일 오전, 서울 인사동 한 전통찻집에서 인터뷰를 마친 명진 스님은 서둘러 정원 스님 영결식과 12차 촛불집회에 참석했고, 이후 이재용 부회장의 불구속에 대해서는 추가로 전화인터뷰를 가졌다.

파사현정, “삿된 것을 부수면 바름은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

   
▲ 명진 스님은 파사현정(破邪顯正)을 새해 화두로 삼았다고 말했다. [사진 - 조천현]

□ 통일뉴스 : 2017년 정유년 새해에 덕담과 화두를 부탁드린다.

■ 명진 스님 : 2016년에서 2017년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한국 사회에 쌓여온 적폐를 한꺼번에 청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왔다. 망설이지 말고 그동안의 부패와 비리와 부정한 것들을 몰아내고 환골탈태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때다.

그래서 올해 화두를 파사현정(破邪顯正)으로 삼았다. ‘삿된 것을 파하고 정의로움을 드러낸다’고 표현하는데, 나는 그렇게 둘로 가르지 않고 “파사가 현정이다”, “삿된 것을 부수면 바름은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이다”라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바름을 드러내려고 애쓸 것 없이 잘못된 것을 때려부수고 무너뜨리면 올바른 세상은 오게 돼 있다. 바름을 세우는 것 그것이 지금 시대의 자비다.

□ 촛불 민심이 해를 넘겨 가며 타오르고 있다. 민심은 무얼 원하고 있고, 어떻게 귀결돼야 한다고 보나?

■ 한국 사회의 오랜 적폐에 대한 분노가, 불평등에 대한 분노가 폭발한 것이라고 본다. 특히 정치권력과 재벌과의 유착 관계가 도화선이 됐다. 전관예우 이름 아래 돈 많은 사람들은 고위직에 있던 검찰 출신을 변호사를 써서 지은 죄가 없어지거나 경감되는 평등하지 못한 세상을 만들었다.

이걸 청산해야 하는데 너무나 쉬운 말로 표현해준 게 정유라다. “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돈도 실력이야.” 나는 이 말이 정유라의 말이 아니고 한국사회에서 그동안 부패 기득권 세력들이 갖고 있던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었다고 생각한다. 돈도 실력, 한발 더 나가면 돈이 실력, 더 나가면 돈만 실력이다. 돈 앞에 인격이고 도덕이고 룰이고 다 없다는 거였다.

지금 그런 세상이 돼 버렸지 않나. 여기에 대한 분노가 이화여대 입시를 통해 폭발한 거다. 무엇보다 공정해야할 대학에서 입시부정이 조직적으로 저질러진 것 아닌가. 최순실이라는 찜질방이나 다녀야 할 강남 아줌마가 국정을 농단하고 한국사회를 농락한 것에 대한 분노가 시민들로 하여금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오도록 한 것이다.

여기에 고위층 자녀의 병역특혜, 혼맥과 인맥, 학연으로 연결된 사람들끼리 밀어주고 당겨주면서 재벌의 아들은 재벌이 될 수 있고 고위층 자녀들은 고위층이 될 수 있는 불공정한 사회를 타파하자는 목소리도 담겨져 있다고 본다.

절망적인 세상에 대한 분노가 표출되는 데는 역설적으로 박근혜와 최순실이 제일 큰 공로가 있다. 해방 이후 이렇게 적나라하게 기득권 부패세력들의 부도덕한 행위가 드러나 본 적이 없었다. 그동안은 적당하게 감춰지고, 법정에서 무죄 판결받고 나오면서 없어져 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지금은 특검에 의해서 밝혀지기도 하고, 국민들의 분노 속에서 언론사들이 탐정같이 조사를 해서 밝혀내기도 하면서, 해방이후 쌓인 적폐, 누적된 비리‧부패의 고리들이 드러나고 있다.

“손석희를 대통령으로, 김제동을 국무총리로, 박영수를 법무장관으로”

   
▲ 지난해 11월 26일 5차 범국민행동에 세월호 유가족들과 함께 행진하고 있는 명진 스님. [사진제공 - 명진스님]
   
▲ 14일 인터뷰 직후 광화문 광장 정원 스님 영결식장에서 헌화하고 있는 명진 스님. [사진 - 조천현]

□ 경찰버스에 붙인 스티커를 뗀다든가, 거리를 청소하고, 비폭력 시위를 강조하는 촛불집회 분위기를 어떻게 보나?

■ 나도 3차 때 빼곤 계속 촛불집회에 나가고 있는데, 처음에는 ‘아니, 촛불 들고 소리지르고 해서 바뀌겠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50만이 넘어서고 100만이 되면서 촛불 자체에 힘과 질서가 생겼다.

처음에는 청와대 쪽 경찰차벽에 사람들이 올라가고 말리고 그랬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비폭력 시위가 갖는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유모차 끌고 나오고, 아이들 무등을 태워 나오는 아빠들을 보면서, ‘만약에 폭력적 상황이었으면 아이들을 데리고 나왔을까’ 이런 생각이 드는 거다.

힘이 없어서도 아니고 국민이 약해서도 아니다. 국민들은 여론을 통해서 상대방의 무릎을 꿇게 만들고 잘못을 빌게 만들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에 폭력적으로 변하지 않는 자신감 같은 것이 보이더라. 굉장히 자랑스럽다. 세계 역사를 보더라도 이런 시위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하야가’를 들으면서 ‘저게 부처님 경전이다. <하야경>, <탄핵경>이다’라고 명명도 했다. 좋은 세상을 향해서 가고자 하는 끝없는 바람의 소리가 부처님 앞에 올리는 공양이고 촛불이고 그런 거다.

□ 촛불집회도 틀이 짜이고 대통령 탄핵이라는 흐름도 잡혔는데, 실제로는 황교안 대행체제가 여러 영역에서 강고하게 유지되고 있다. 특히 사드 배치, 역사교과서 문제 등은 오히려 서두르는 흐름으로 가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 박근혜가 임명한 황교안도 탄핵당했다고 봐야 한다. 지금 박근혜에 의해서 임명됐던 국무위원들은 다 탄핵을 당한 거다. 그 잘못을 물어야 하는데 나라의 혼란을 막기 위해 임시적으로 탄핵을 유보한 상태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현상유지를 위한 조치만 해야한다.

그런데 사드 문제나 국정교과서 문제나 ‘위안부’ 문제, 전부다 국민들이 이해 못하는 것을 추진하려고 하기 때문에, 부메랑이 돼서 그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특히 사드 문제는 주무장관들인 국방부 장관, 외무부 장관도 모르는 상태에서 졸속으로 진행됐다. 록히드 마틴 등의 로비가 최순실을 통해 연결되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인데 나라를 바로잡기 위해서 이것도 파헤쳐야할 사항이지 마구잡이로 밀어붙일 일은 아니다.

그런데 박근혜와 보수기득권은 어떻게든 자기 정책을 끝까지 밀어붙이려고 할 것이다. 헌재의 탄핵심판이나 법원의 재판과정에서도 마찬가지다.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

□ 그나마 촛불이 타오르고 있고 특검이 잘 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 잘 하고 있는 게 아니라 특검이 희망이다. 촛불만으로는 이게 될 일이냐? 특검이 밍기적 거리고 뭉개고 있으면 어떡할 건가? 그래서 손석희를 대통령으로, 김제동을 국무총리로, 박영수를 법무장관으로 삼자고 말했다.

앵커브리핑으로 국민과 소통하는 손석희, 성주 사드 반대 촛불집회에 가서 “헌법 1조, 헌법 2조”하면서 딱 부러지게 이야기하는 김제동, 얼마나 멋진가. 헌법 정신에 그렇게 투철한 사람이 어딨냐? 또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황교안 보다 몇 백 배 훌륭한 총리감이다. 왜 꼭 정치한 놈들만 해야 하나? 그런 꿈이 이뤄지는 세상으로 가기 위해서 우리가 노력하는 거잖나.

잘하고 있는 특검의 박영수는 법무장관, 윤석렬은 검찰총장, 김미화는 문화관광부 장관... 내가 조각을 다 해놨다.(하하하) 그런 꿈을 꾸고 살아야 하지 않겠나.

“4대 강국은 통일되는 걸 원치 않는다”

   
▲ 명진 스님은 국제정세와 남북관계에 관한 질문에도 막힘없이 답했다. [사진 - 조천현]

□ 새해는 밝았지만 정권은 아직 안 바뀌어 불투명한 상황이다. 새해 정세 전망에서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미국 트럼프 정권의 등장이다. 트럼프의 대외 정책에 대해서는 아직은 ‘아무도 모른다’고 하는데, 정치적 분석이 아니라 스님의 직관으로는 어떻게 전망하나?

■ 북에 대한 공격도 불사하겠다는 정도의 사람을 지금 안보보좌관으로 갖다 놨다. 북쪽도 어떻게 보면 미국이라는 강대국에 대해 대들고 있는 세계에서 유일한 나라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해서 쏠 수도 있다는 위협을 계속 가하고 있다.

북에 대한 공격은 단순하게 리비아나 이란, 이런 데를 공격하는 것과는 의미가 좀 다르다. 왜냐하면 한반도라는 지형적 위치가 있고, 북이 핵을 갖고 있다는 것, 그리고 멀어졌다 가까워졌다 하지만 뒤에 중국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북을 공격하지 않겠다는 반어로 봐야 한다. 북쪽 보고 협상에 나서라는 메시지로 봐야 한다. 그렇다고 북쪽이 대번에 협상에 나올 형편은 아니지 않나? 어느 시기가 되면 트럼프의 지지율이 꺾이면서 협상을 통해 북핵 포기를 조정해내는 입장으로 선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 남측 탄핵과 대선 정국이 마무리되지 않아 다소 이르지만, 올해 남북관계를 어떻게 전망하나? 남북관계도 새로운 전기를 맞을 수 있다고 보나?

■ 우리 국민이 갖고 있는 희망, 촛불혁명 같은 좋은 기운들이 한반도에 퍼지면서 남북문제도 다음 정권이 들어서면서 잘 풀리지 않을까 희망한다. 나는 낙관론자다.

한반도가 분단이 돼서 북은 핵을 개발하고, 남은 사드를 들여놓고 양쪽 모두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시키고 있다. 사상과 이념을 떠나 단순하게 보자. 분단이 고착화 되고 남북이 준전시 상태일 때 이익을 보는 집단은 누구고 손해를 보는 집단은 누구냐? 한반도를 에워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4대 강국은 통일되는 걸 원치 않는다.

북쪽은 핵을 자위적 수단으로 보고 인민들이 의식주에 어려움을 겪더라도 체제 유지를 위해 핵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민들에게 돌아가야 될 경제적 혜택이 핵으로 들어간다. 남쪽은 안 그런가? 우리도 남북대치 때문에 들어가는 40조의 국방예산이 교육이라든지 복지에 투자되면 한국 사회가 많이 바뀔 것이다.

‘남북, 일제 강제징용자 유골 금강산 신계사 봉환해야’

   
▲ 2013년 8월 북해도포럼의 도노히라 스님과 함께 강제동원 희생자 추모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 - 명진스님]
   
▲ 파월 장병이었던 명진 스님이 2015년 7월 베트남 민간인 학살 현장을 방문해  참회의 절을 올리고 있다. [사진제공 - 명진스님]

□ 스님도 예전부터 남북교류에 앞장 서 왔는데, 새로운 국면에서 어떤 역할을 할 계획인가?

■ 우선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부터 재개해야할 것이다. 개성공단 재개에 대해선 할 수 있는 일이 크지 않지만 금강산관광 재개 관련해서는 불교가 할 일이 있을 것으로 본다. 남북화해의 기운을 받아 금강산 신계사를 복원해 뒀기 때문이다. 올해가 신계사 복원 10주년이 된다.

개성공단이 경제공동체의 미래를 상징한다면, 금강산은 마음의 화해를 상징하는 곳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남과 북이 같이 할 수 있는 일로 일제 36년 동안 징용으로 끌려갔던 분들의 유골을 금강산으로 모셔오는 일을 하려고 한다.

일제시대 강제 징용으로 끌려갔지만 신원 확인도 제대로 되지 않은 채 도쿄, 홋가이도 등 일본 각지 사찰에 합사돼 유골로 모셔져 있는 분들이 있다. 남에서도 끌려가고 북에서도 끌려간 분들이다. 그래서 북쪽으로 모셔도 안 맞고 남쪽으로 모셔도 안 맞다.

신계사 복원 10주년을 맞는 올해 남북이 함께 이 문제를 풀어가면 어떤가 싶다. 새 대통령이 뽑히면 이 문제를 가지고 면담을 신청하려고 한다.

□ 일제 징용자 유골을 금강산 신계사로 봉환하는 일을 구상한 계기는?

■ 홋카이도에 이치조지(一乘寺)의 도노히라 요시히코(殿平善彦) 스님이 2006년도에 유해를 발굴했는데 이례적으로 하동과 구례 출신 네 분의 신원이 확인됐다. 네 분을 모셔와야 하는데 한국에서 받을 곳이 없어 내가 주지로 있던 봉은사로 모셔서 위령제를 지내고 망향의 동산에 안치했다.

그런 인연으로 도노히라 스님 쪽에서 그런 요구를 한 적이 있다. 그러나 내가 조계종 민추본(민족공동체추진본부) 본부장도 물러나고 남북문제에서 손을 떼게 돼 섣불리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연초에 조계종 총무원장 출마를 선언하면서 조계종이 남북화해를 위해 이런 문제를 좀 풀어나가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 또 하나는 일본 문제다. 특히 12.28‘위안부’ 합의와 부산 소녀상 문제가 현안이다. 아베의 신군국주의화도 심화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일본도 미국 못지않게 중요한 국가다.

■ 앞서 강제징용으로 끌려가신 분들 얘기도 했지만 아직 일본과 우리는 청산하지 못한 역사가 남아 있다. 이걸 덮고는 해결되지 않는다. 독일은 유대인학살에 대해 브란트 수상이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일본 역시 그런 진정한 사과가 필요한 것이지 10억 엔이란 돈으로 역사를 거래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우리사회에서 일본에 대한 문제는 일본을 향한 문제도 있지만 우리 안의 친일 역사에 대한 단죄와 청산이 동시에 필요하다. 그게 안 되었기 때문에 일본을 향해 제 목소리를 못내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일본에 대한 문제는 한‧일관계만이 아니다. 북‧일관계도 있고 남북관계도 있다. 남북이 한 목소리로 일본을 상대할 문제다. 남북 공동으로 일본에 대처해나가면서 서로 화해의 기운을 높이는 것도 좋은 길이라 여겨진다.

총무원장 출사표, “남북통일운동에 불교계가 앞장서겠다”

   
▲ 눈덮힌 오대산. [사진제공 - 명진스님]
   
▲ 지난해 가을 아산 외암마을. [사진제공 - 명진스님]

□ 조계종 총무원 호법부의 출두 명령은 어떻게 된 건가?

■ <오마이뉴스>와 지난해 11월 22일 강원도 월정사에서 인터뷰를 했다. 그때 촛불은 타오르는데 불교계는 참여가 좀 저조했다. 그래서 내가 자승 원장 자체가 권력지향적이라고 비판했다.

이명박의 하수인 소리까지 들었던 사람이고, 박근혜 때도 자승의 최측근 하나가 청와대 행정관으로 들어가 있다. 그런 식으로 정치권력하고 밀접하게 돼 있는데 촛불에 나오겠느냐 이렇게 비판했다. 그 동안 조계종에 대해 비판을 강하게 해왔는데 그걸 빌미 삼아 징계 절차를 밟으려는 것 같다.

□ 일반적인 조계종에 대한 비판보다는 자승 총무원장 스님과 각을 세운 것이 크게 작용했나?

■ 그렇게 본다. 조계종 자체를 비난한 건 별로 없다. 다만 자승 주변에 측근으로 있는 사람들이 탱화 도둑놈, 간통한 놈, 모텔 소유하면서 지하에다 룸살롱 운영하는 놈, 장가가서 쌍둥이 낳은 놈 등이 몰려 있다.

이런 것에 대해서는 종단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입도 뻥끗 못하거나 솜방망이처벌하면서 그런 것들을 비판한 나를 징계한다는 것이다. 그걸 보고 도둑놈이 몽둥이 든다고 표현하는 거다. 자승의 행위는 적반하장이다.

   
▲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에 나서면서 “남북통일운동에 불교계가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사진 - 조천현]

□ 조계종 호법부는 계속 등원하라고 부르고 있는데, 응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

■ 3차로 17일까지 등원하라고 또 문자가 왔다. 3차 등원 때도 안 가면 호법부에서 내 징계를 결정할 거다. 초심호계위원회에 넘기면 초심호계위원회에서 받아서 재판하는 거다. 거기서 나오라고 출두 요구를 할 것이다. 또 안 나가면 자기들이 공권정지든지 제적이든지 해서 재심으로 넘긴다. 재심이 대법원이다. 재심에서 결정나면 징계가 결정되는 거다.

□ 시간이 흐르고 정권이 바뀌면 끝나는 것 아닌가?

■ 계속 가겠지만 나는 자기들이 자기 발등 찍는 거라고 본다.

□ 자승 총무원장도 정권이 바뀌면 힘이 빠질 것 아닌가?

■ 그런데 워낙 정치적으로 줄을 잘 서고 지금도 여기저기에 줄을 댄다는 소리가 파다하다.

□ 봉은사 주지로 있다가 나와서 단지불회를 만들고 조계종과 척을 지기도 했는데, 총무원장 출마는 약간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왜 총무원장에 도전하는 건가?

■ 그동안 쓴 소리를 많이 해왔는데 그만큼 애정이 있어서다. 총무원장 출마는 비판을 넘어 정말로 좀 바뀌었으면 하는 열망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몇 가지 공약을 가지고 있다.

첫째, 봉은사에서와 같이 모든 재정을 투명하게 오픈시키겠다. 둘째, 천일 동안 매일 조계사에서 법회를 주도하겠다. 그러니까 법문하겠다는 거다. 그리고 천일 동안 아침, 점심, 저녁으로 참회의 108배를 하겠다. 그동안 불교가 국민여망에 따르지 못 했고 불자들에게 실망을 준 잘못을 참회하는 거다.

그리고 우리 민족의 비극인 분단의 비극을 통일의 희망으로 바꾸기 위해 남북통일운동에 불교계가 앞장서겠다. 마지막으로 이 공약이 안 지켜질 경우에 나는 즉시 원장직을 내놓겠다는 이 다섯 가지 공약을 걸고 원장 출마를 하려는 것이다.

조계종은 대중의 열망인 직선제를 외면하고 간선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간선제로 치러지더라도 나보다 더 좋은 공약을 내걸고 나온 사람한테 투표를 해라는 것이다. 조계종이 어느 정도의 수준인가를 내가 리트커스 시험지가 돼 보겠다.

기존 선거운동은 개인별로 찾아다니면서 돈쓰는 방식으로 해왔는데 나는 일체 그런 것 없이 공약만 가지고 선거를 한번 해보겠다.

□ 총무원장 선거는 언제고, 임기는 몇 년인가?

10월에 선거가 있고 임기가 4년인데, 원장이 되면 나는 완전히 말년이 고생길로 가는 거다. 내가 지금 예순 여덟인데, 원장이 되면 예순 아홉이고, 천일기도 끝나면 일흔 셋이다.

그렇게 4년간만 하면 조계종 개혁의 발판은 만들어지지 않겠나 본다. 인사정책을 공평하게 해서 정말 수행자다운 사람들을 포교할 수 있는 자리에 보내고, 재정을 투명하게 하고. 원장이 직접 법당에서 매일 108배 참회하고... 나는 봉은사에서 이미 했으니까.

가능성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보통 원장선거 끝나고 대선으로 가지만 조기대선을 치르면 대선 끝나고 원장 선거로 간다. 집권세력이 어디가 되느냐에 따라서 불교계도 영향을 받을 거다. 불교도 희망을 만들어야하지 않겠나.

이재용 불구속, “돈이 많으면 뭐하겠나”

   
▲ 세월호 유가족 유민 아빠 김영오 씨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명진 스님. [사진제공 - 명진스님]
   
▲ 촛불집회에서 아이들과 함께 포즈를 취한 명진 스님. [사진제공 - 명진스님]

□ 추가로 질문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불구속 처리돼 최근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스님이 이 부회장과 인연이 있다고 들었다.

■ 내가 봉은사 주지일 때 두 번 찾아왔고, 내 책 『스님은 사춘기』를 번역해서 불교신자인 스티브 잡스한테 권하고 싶다고 관심을 가진 때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만나서는 “존경받는 기업인이 돼라. 세상이 돈이 다가 아니지 않느냐. 국민들이 존경하는 기업인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해줬다.

□ 정경유착이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재용 부회장이 이번에도 구속을 피해가고 있다.

■ 나는 구속이냐 불구속이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기소됐다는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고, 세계적인 스마트폰 기업의 이미지가 떨어질 대로 떨어진 거다. 부끄러움을 느끼고 창피하게 생각하고 깊이 반성해야 한다.

보잘 것 없는 강남 아줌마네 식구들 뒷바라지를 한다고 몇 번씩 찾아다니면서 반도체 작업장에서 일하다 직업병에 시달리다 돌아가신 분들에 대해서는 야박하게 대했던 것이 삼성이다. 기업이 가져야할 도덕성조차 없어진 것이다.

이번에 삼성이 대통령의 말을 들었다고는 하지만 자기 기업의 이익 때문에 그런 거다. ‘공갈‧협박’은 본인들의 이야기고 다들 먼저 접촉해서 최순실을 만났을 것으로 본다. ‘세금 감면내지는 상속세 줄여 받는다’, 그동안 말이 많았다.

법조계 전관예우는 화이트칼라의 가장 더러운 범죄행위이고, 정경유착은 정치계와 경제계가 밀착해서 부정부패를 저지른 가장 구조적인 권력형 범죄행위다. 한국의 가장 대표적인 기업인 삼성의 3세 계승자 이재용의 기소를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돈이 인간의 절대적 가치는 아니다. 그런데 이재용은 청문회에 나와서 누가 봐도 뻔한 거짓말을 해야 하는 처참한 몰골을 보였다. 재벌이면 뭐하고 돈이 많으면 뭐하겠나. 깊이 반성했으면 좋겠다.

 
 
 
 
 
김치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그 여성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2017 대한민국 심폐소생술⑥] 엄마라는 이름의 노동, 그 가혹한 현실

17.01.23 07:13l최종 업데이트 17.01.23 07:13l

 

 


한 여성이 죽었다. 공무원이었고, 복직한 후 주 7일을 꼬박 출근하며 내내 야근했다. 세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로 미루어 봤을 때 그녀는 집에서도 거의 쉬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주말을 아이들과 보내기 위해 일요일 오전 5시에 출근했던 그녀는 지난 15일 비상계단에서 쓰러진 채 발견되었다. 

이 뉴스를 보고나서, 얼마 전 네이버 사장으로 발탁된 한성숙 씨의 인터뷰가 떠올랐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여성들도 프로야구 선수처럼 일에 임했으면 좋겠어요. 더 높은 타율을 낸 타자가 더 많은 연봉을 받는 논리를 인정해야 한다는 거죠. 그러한 맥락에서 비롯된 처우를 '차별'이라는 카테고리에 넣어 바라보는 것은 조금 위험한 것 같아요." 

이 두 가지 사건은 여성을 향한 시각과 실제 여성이 살아내는 삶 사이의 괴리가 얼마나 깊은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나는 임신 기간 동안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약 5개월 정도 밤늦게까지 야근과 주말 출근에 매달렸다. 임산부가 일정 시간 이상 야근하는 건 불법이기 때문에, 야근계를 정식으로 올리지 못하고 일해야 했다. 그러니 당연히 야근 수당은 없었다. 프로젝트 동안 함께 고생했던 선배들 역시 후배인 내가 야근 수당을 받지 못하자 그들도 야근계를 올리지 않았다. 정작 리더는 이러한 일에 모르쇠로 일관하며 '왜 임산부가 야근을 해? 야근 하지마~' 라며 영혼 없이 말하곤 했다. 우리끼리만 애틋한 프로젝트였다. 프로젝트 막바지에 접어들 무렵, 나는 결국 조산 위험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아기는 40주 0일까지 끝까지 버티다 나왔다. 이미 열린거나 마찬가지였던 자궁 입구에 힘껏 매달려 준 아기에게 고마웠지만, 아기와 달리 나는 육아휴직 1년조차 버티지 못하고 회사를 나와야 했다. 소문으로만 듣던 구조조정이었고, 내용은 육아휴직자 전원 전환 배치였다. 배신감과 자괴감에 퇴사를 선택했다. 5년 남짓 일했던 직장의 소지품을 모두 쓸어 담았는데 상자 하나도 다 채우지 못했다. 반쯤 빈 상자를 허탈한 마음으로 터덜터덜 들고 나왔다. 그리고 아기가 6개월 되던 때, 다른 회사로 복직했다.

복직한 내가 싸워야 했던 건 그 무엇보다도 나 자신이었다. 복직 이후에도 나는 계속 우울에 빠져 있었다. 내가 무능했기 때문에 조직으로부터 내쳐졌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 고민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서라도 더 열심히 일을 하거나 자기계발 하고 싶었지만, 지금 당장은 그 모든 것이 불가능했다. 업무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했는데, 야근과 밤샘 업무가 많은 남편 직업의 특성 상 아이를 맡길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아기를 돌보아야 하므로 남자인 남편이 야근을 선점하면 나는 야근을 할 수가 없었다. 남자처럼 일하라? 남자가 그렇게 일을 할 수 있는 건 아이가 혼자서 잘 크기 때문이 아니라, 그 대신 아내가 아이를 돌보기 때문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4명 중 1명 꼴로 육아휴직 후 일자리를 잃는데 육아휴직 사용자의 비율은 여성이 압도적으로 높다. 경력단절 여성 비율이 3명 중 1명 꼴로 높은 것 또한 이 연장선 상의 문제로 파악될 수 있다.  그런데도 여성들을 향한 비난은 어딜가나 들려온다. 칼퇴하는 엄마들, 야근을 미루는 상사, 카페나 식당에서 '발견'되는 맘충들까지.

애쓰며 살지 않으면 어디론가 쓸려 가 버릴 것 같아 두렵다. 모두 그 자리에 있는데 나만 회사를 떠나야 했던 것처럼, 노력하지 않으면 또 다시 지워질 것 같아 괴롭다. 그렇지만 아내와 엄마라는 자리는 나를 순순히 사무실에 앉혀 두지 않는다. 세 아이의 엄마였던 그녀는 분명 아이들이 자고 난 이후에 잠들었다가, 아이들이 아직 깨기 전인 새벽 서너시부터 일어나 출근 준비를 했을 것이다. 고통, 피로, 죄책감.. 그녀의 출근 가운데 스며들었을 감정들이 낱낱이 상상된다.

한성숙 씨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결혼과 육아라는 시기를 거치면서 훅 사라져버린 여성 인재가 너무 많았어요." 그런 여성을 향해 '버티라'고 말하는 그 단순한 논리에서 나는 다시 절망스러운 대한민국을 마주한다. 이 여성의 죽음을 두고 "아이 기르는 엄마에게 10시부터 4시까지 단축 근무"를 말하는 정치인이나, "여성들이 잘 버텨내길" 바란다는 기업인이나 자신들이 생각하고 고민해야 할 몫을 너무 쉽게 타인에게 전가해버린다. 특히 전자는 육아를 '엄마'의 일로 한정 짓고 '엄마'라면 응당 일보다 아이를 택할 것이라는 낡은 가부장적 사고 아래 여성의 노동권을 침해한다. 그 여성들은 왜 사라졌을까? 그녀들 스스로 일 대신 육아를 선택했을까? 조금만 생각해도 답이 나오는 질문이다.

학창 시절 공부도 잘하고 
특별 활동에도 뛰어나던 그녀 
여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입시에도 무난히 
합격했는데 지금은 어디로 갔는가 

감자국을 끓이고 있을까 
사골을 넣고 세 시간 동안 가스불 앞에서 
더운 김을 쏘이며 감자국을 끓여 
퇴근한 남편이 그 감자국을 15분 동안 맛있게 
먹어치우는 것을 행복하게 바라보고 있을까 
설거지를 끝내고 아이들 숙제를 봐주고 있을까 
아니면 아직도 입사 원서를 들고 
추운 거리를 헤매고 있을까 
당 후보를 뽑는 체육관에서 
한복을 입고 리본을 달아주고 있을까 
꽃다발 증정을 하고 있을까 
다행히 취직해 큰 사무실 한켠에 
의자를 두고 친절하게 전화를 받고 
가끔 찻잔을 나르겠지 
의사 부인 교수 부인 간호원도 됐을 거야 
문화 센터에서 노래를 배우고 있을지도 몰라 
그리고는 남편이 귀가하기 전 
허겁지겁 집으로 돌아갈지도 

그 많던 여학생들은 어디로 갔을까 
저 높은 빌딩의 숲, 국회의원도 장관도 의사도 
교수도 사업가도 회사원도 되지 못하고 
개밥의 도토리처럼 이리저리 밀쳐져서 
아직도 생것으로 굴러다닐까 
크고 넓은 세상에 끼지 못하고 
부엌과 안방에 갇혀 있을까 
그 많던 여학생들은 어디로 갔는가

-  그 많던 여학생들은 어디로 갔는가 / 문정희

☞ 당신의 이야기도 '뉴스'가 됩니다. 지금 시민기자로 가입하세요!   ✎ 시민기자란?

덧붙이는 글 | 본 기사는 미디어오늘,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홈페이지에 게재됩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수갑 찬 김기춘, 박정희서 시작해 박근혜서 끝나다

 
1961년, 쿠데타와 함께 공직 시작한 김기춘, 그리고 2017년

박세열 기자
2017.01.22 21:21:45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했던 구시대의 상징,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손에 채워진 수갑은 강렬한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의해 구속된 김 전 실장은 22일 오후 블랙리스트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그의 손에는 수갑이 채워져 있었다. 넥타이는 매지 않았다. 미결수용자로 인신 구속 상태인 김 전 실장의 자해 등을 막기 위한 조치 중 하나다. 그는 구치소에서는 수의를 입고, 이날과 같은 외출 시에는 사복을 갈아입을 수 있다. 
 
그의 공직 인생은 박정희에서 시작해, 박근혜에서 끝났다. 
 
5.16쿠데타가 발생하기 불과 7개월 가량 전인 1960년 10월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한 김 전 실장은 박정희 쿠데타 정권과 함께 화려한 공직 생활을 시작한다. 그리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과 함께 2017년 1월, 수갑을 차고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수갑을 찬 채, 블랙리스트 관련 수사를 받기 위해 22일 오후 검찰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의 삶은 굴절된 현대사 그 자체였다. 박정희 정권 하에서 유신 헌법 기안에 참여하고, 중앙정보부 대공수사부장으로 취임해 반독재 인사들을 잡아들였던 김 전 실장은 전두환 정권이 들어선 후에도 승승장구했다. 1986년 검사장으로 승진했고, 민주화 물결이 지나간 후 노태우 정권 하에 검찰총장, 법무부장관을 지냈다. 각종 시국 사건을 기획했고, 정권에 대한 반대파는 법치의 이름으로 가차없이 처단했다. 
 
김영삼 정부가 들어선 후에도 그는 낡은 지역주의를 이용한 '초원복국집 사건'으로 "우리가 남이가"라는 말을 유행시켰다. 그리고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갔다. 독재정권에 부역했던 그는 단죄받지 않고, 1996년 정치인으로 변신한다. 국회의원 배지를 달게 된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한나라당 소속 국회 법사위원장으로, 노 전 대통령의 탄핵 소추위원이 돼 역사의 물결을 돌리려 노력하기도 했다.  
 
그의 삶은 한편의 영화였다. 최근 개봉한 <더킹>에서 정우성 씨가 열연한 한강식 부장검사가 내뱉은 대사를 떠올릴 수 있다. 후배 검사 앞에서 "내가 곧 역사야!"라며 눈을 뒤집고 호통치는 그 모습이다. 한강식 부장은 김기춘 씨를 떠올리게 한다.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했다. 아니,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았다고 착각했다. 그러나 김기춘의 시계는 달랐다. 56년 전부터 지금까지, 부녀 대통령을 모시면서 기득권 체제와 독재 체제를 유지시키기 위해 사용했던 그 비열하고 낡은 방식을 여전히 사용했다. 이미 무뎌진 칼을 여전히 휘둘렀다.  
 
권력의 부스러기를 한평생 취하고 살았던 그가, 이제 수갑을 차고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정희 정권에서 시작해, 박근혜 정권까지, 56년간 대한민국 현대사를 왜곡시켰던 문제적 인간의 처참한 말로다. 수갑 찬 김기춘, 이 사진은 2017년 현재 대한민국의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박세열 기자 ilys123@pressian.com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다음 대통령, 연합 정치 안하면 '동물 정치' 된다

 
[기고] '포스트 87년 체제'의 선거제도-정당정치 ②
선학태 전 전남대 교수
2017.01.22 12:42:50
 
이 글은 87년 체제의 한계와, 극복 방안을 서술한 선학태 전 전남대 교수의 두번째 글이다. '승자 독식' 양당제 구조의 폐혜에 관한 '진단'은 다음 링크에서 찾아 볼 수 있다. 
 
'포스트 87년 체제'의 선거제도-정당정치 ① 
 
해법 : 선거제도-정당정치 패러다임 교체
 
먼저, 권력분점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승자독식 소선거구제의 안티테제는 권력분점 비례대표제이다. 이점에서 국회의원 선거제도는 이념·노사·계층·지역·세대 등 다층적 균열이 제대로 조직·대표되도록, 정당 득표율-의석점유율 간 비례성을 극대화하는, 권력분점 '연동형 비례대표제'(정당명부 비례대표제-소선거구제 연동)로 개혁돼야 한다.
 
권력분점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 중심의 비례대표제와 지역 중심의 단순다수대표제 간의 유기적인 연계 기제가 작동하여 계층·세대·생태 대표성과 지역대표성이 절묘하게 조합될 수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재벌 경제력 집중, 노동시장 이중구조, 청년실업, 비정규직차별, 소득·부 양극화, 수도권-지방 불균형 등 공공악재를 혁파하는 의원 의정활동을 촉진하는 제도적 인센티브이다. 바꿔 말하면 비례대표제 하의 의원들은 협소한 지역(구) 예산·이권·특혜를 챙기는 '골목정치'의 브로커가 아니라, 경제민주화-복지국가-경제성장 등 전국민적 전사회적 공공재 확대의 정책의제화와 입법화에 충실한다. 
 
둘째, 이념블록 다당제. 권력분점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사회적 기반에 뿌리를 두고 비전·정책을 차별화하는 이념블록 다당제를 유인한다. 이념블록 다당제는 한국사회의 노사·계층·이념·세대·환경·지역 등 복합적인 갈등과 분열을 조직·대표하는, 균형 잡힌 '보수우파-중도-진보좌파 블록'으로 재편되는 '무지개' 정당체제이다. 
 
다당제를 하부구조로 하는 '보수우파-중도-진보좌파 블록'의 정당체제는 각각 30% 안팎 분포의 '진보좌파 vs 중도 vs 보수우파' 블록으로 다원화되고 있는 우리사회의 이념적 스펙트럼 현상을 투영하는 '포스트 87년 정당체제'이다. 
 
이념블록 다당체제에선 이념적 '색깔'에 따라 정치인들의 '교통정리'가 이뤄진다. 진보좌파 인사는 진보좌파 정당으로, 중도인사는 중도정당으로, 보수우파 인사는 보수우파 정당으로 이동, 정체성이 차별화된 정당체제가 구조화된다. 
 
이념블록 다당제 하의 유권자들 당선 가능한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전략적 투표가 아니라 정당의 정강정책을 보고 표를 주는 진성투표를 행사한다. 무엇보다 이념블록 다당제 하에선 지역주의 정치는 마치 봄날 눈 녹아 내리듯이 사라질 것이다. 지역주의 정치는 비단 지역개발 차이와 인사차별의 시정만으로 극복될 수 없다. 이건 노무현 정부 하에서 확연히 검증되었다. 탈(脫)지역주의 정치는 가치와 정책비전에 기초한 '탈지역적 계급·계층·생태·세대' 중심의 이념블록 다당체제의 제도화로 접근해야 한다. 지역 유권자가 가치·정책 프로그램을 보고 정당을 선택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셋째, 이념블록 교차 연합정치. 연동형 비례대표제-이념블록 다당제 하에선 노동·저소득층의 이익을 대표하며 복지정치를 선호하는 진보좌파 정당도, 계층적 중간집단과 이념적 중도층을 대표하며 실용주의 정치를 지향하는 중도정당도, 기업·상류층의 이해를 대표하며 성장정치를 선호하는 우파정당도 국회권력을 독과점하는 패권정당이 되는 것이 제도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념블록 다당제는 정당 간 권력분점·공유를 유인한다. 바꿔 말하면 국회 과반의석을 점유한 정당이 부재하는 다당체제는 통상 정책지향, 공직지향, 득표지향의 연합정치를 유인하는 제도적 인프라이다. 
 
이념블록 다당제는 행정부·국회의 정책의제화·입법화 과정에서 교차적 협조가 아니면 파국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따라서 진보좌파-중도, 보수우파-중도, 진보좌파-보수우파 등 이념블록을 뛰어넘는 다양한 유형의 이념블록 교차 연합정치가 제도화된다.
 
이런 시나리오는 실제로 현실화되었다. 소선거구제-양당제-집권당단독정부 중심의 영국식 웨스트민스터 모델을 지향했던 뉴질랜드의 정당정치는 1993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후 웨스트민스터 정당정치 패턴으로부터 이탈하는 중대한 변형을 경험했다.
 
즉 6개 정당이 의회에 진출하여 진보좌파-중도-보수우파 구도의 이념블록 다당체제가 창출됐고, 어떤 정당도 의석 과반을 획득하지 못해 국민당/뉴질랜드제1당 연립정부(1996~99), 노동당 주도 연립정부(1999~2007) 등 이념블록을 넘나드는 연합정치가 제도화됐다. 
 
연합정치에서 이른바 '회전축' 정당의 역할이 중요하다. '회전축' 정당은 의회 과반의석을 형성하는 캐스팅보트를 쥐고 때론 진보좌파 정당, 때론 보수우파 정당, 때론 중도정당을 연정파트너로 번갈아 선택하는 등 이념블록을 넘나드는 연합정치의 절묘한 권력 균형추 역할을 한다. 
 
예컨대 독일의 이념블록 다당제에선 '회전축' 연합정치가 제도화돼 있다. 기민당·사민당, 좌-우 양대 정당 중 어느 정당도 구조적으로 과반의석을 획득할 수 없어 소수정당의 협력 없이는 독자적으로 정부구성이 어려운 구도가 통상적으로 나타난다.
 
이 때문에 양대 메이저 정당 간 경쟁구도에서 역설적으로 소수정당인 자민당과 녹색당이 정치적 균형추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기민당과 사민당은 경쟁적으로 피벗정당인 자민당 혹은 녹색당을 연정파트너로 획득하려 한다. 이처럼 독일의 비례대표제-이념블록다당제는 이념블록 교차의 연합정치를 제도화한다. 
 
이념블록 교차의 연립정부는 노동과 자본을 동등하게 대표하며 노사(정) 파트너십의 안정적 작동을 견인한다. 노사(정) 대화에서 정책교환이 이뤄진다. 사용자단체는 법인세 인하, 노동유연화 등 친자본적인 정책만을 요구할 수 없으며, 지배구조개선-중소기업상생협력 등 양보·화답 스탠스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노동도 전면무상의료・재벌해체 등 포퓰리즘 정책만을 밀어붙일 수 없고, 대신 임금인상 자제, 노동유연성 등 친기업적 정책의 수용이 불가피하다.
 
예컨대 덴마크·네덜란드·핀란드 이념블록 교차의 연합정치는 유연안정성 모델이라는 '황금 트라이앵글'을 창출하는 노사정 대화를 촉진시킨 정치적 동력이었다. 비유럽국가 브라질의 룰라 좌파 대통령(2002~2010)의 좌우 초이념 블록 연립정부도 빈민-서민 복지정책과 친기업적 신자유주의 정책을 동시에 수용하는 노사정 대타협을 유도하곤 했다.
 
연정 대통령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유인하는 다당제-연합정치는 대통령제와의 제도적 조합이 불가능하다는 비판이 있다. 다당제-연합정치는 내각제와 제도적 친화성을 가지는 반면, 다당제-연합정치-대통령제는 행정부-입법부 교착상태로 국정마비 등 대통령제의 리스크를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따라서 양당제-집권당단독정부-대통령제가 통치능력·효율성을 향상시키는 최상의 제도적 조합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연립정부는 의원내각제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대통령제 하의 연립정부는 대통령 소속정당이 의회에서 과반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는 소수정당일 경우에 구성된다. 연립정부-대통령제 조합이 불가능하거나 '예외적' 현상은 결코 아니다. 연합정치-권력구조 관계에 필연적 논리나 제도적 인과성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국정운영 패러다임을 협치-연정 모델로 전환시킬 필요조건인 정치적 인프라, 즉 '여소야대 5당체제'라는 정치적 하드웨어는 구축되었다. 금년 조기대선에서 어느 정당, 누가 집권해도 여소야대국회-소수파대통령 구조에 맞닥뜨릴 것이기 때문에 집권당 단독정부 구성으로 국정안정을 기대하는 건 환상이다. 집권당-야당 간 교차적 협치 혹은 연립정부를 구성하지 않으면 정치적 파국·공멸을 피해 갈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소수파 대통령의 국정운영의 전략적 옵션은 야당-대통령 간 교착상태를 돌파하기 위해 야당과의 협치 공간, 아니면 연립정부 구성을 탐색하는 것 외에 다른 탈출구가 없다. 사실 박근혜 정부의 패착은 권력분점의 협치를 하라는, 작년 4·13 총선 민심이 던진 준엄한 메시지에 제대로 순명하지 않는데서 비롯된다. 
 
그러나 앞서도 지적했듯이 현재의 여소야대 5당 체제는 사회적 뿌리를 둔 이념적 차별성을 갖고 시스템에 의해 만들어진 견고한 다당체제라기 보다는, 대권 주자 간 권력투쟁과 정파적 이해 차이 등으로 인해 급조된 일과성의 '예외적 구도'일 가능성이 높다. 한마디로 5당 체제가 제도적으로 구조화된 것이 아니다.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불안정한 구조이다. 그래서 이 글은 권력분점 연동형 비례제-이념블록다당제-연합정치의 제도화를 주장한 것이다. 
 
연합정치는 권력독식의 제왕적 대통령제를, 권력분점의 연정 대통령제(coalitional presidentialism)로 전환시킨다. 연정 대통령제는 의원내각제와 유사하게 작동하며 한국 대통령제의 아킬레스건인 대통령-국회(야당) 간의 정책·입법 교착상태를 완화하는 제도적 연결고리이다. 
 
참고로 브라질 연정 대통령제를 소개한다. 브라질의 비례대표제-다당제-연합정치는 한국형 연합정치의 설계에 의미심장하다. 사실 브라질 '1988년 헌법'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용인했다. 그래서 종종 미국 주류 정치학자·정치인들에 의해 최악의 제도적 디자인으로 혹평했다. 그러나 브라질 정당정치는 개방형비례대표제-대선결선투표제-이념블록다당제-연합정치-연정대통령제를 매우 정상적으로 작동시키고 있다. 
 
예컨대 브라질의 사민당 소속 카르도소(1995~2002) 대통령은 중도정당과 보수정당들, 그리고 노동자당의 룰라 대통령(2003~2010)과 호세프 대통령(2010~2016 전반기)은 중도좌파에서 중도우파에 이르기까지 이념적 스펙트럼이 다양한 초블록 연정 시스템을 작동시켰다. 초블록 연정은 대통령 소속 정당을 비롯한 어떤 정당도 자신의 정책만을 고집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연정 파트너 정당 간의 정책조율·교환 메커니즘을 통해 대통령-의회 간 입법교착을 돌파했다. 
 
비례대표제-연합정치-권력구조 관계 
 
'대통령 4년 중임제 vs 분권형 대통령제 vs 내각제' 등 권력구조 중심의 택일적 개편이 개헌 논쟁의 핵심 의제가 돼서는 안 된다. 권력구조의 작동양식은 선거제도-정당정치 패턴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프랑스 소선거구제-분권형 대통령제(2000년 개헌 이후)와 영국 소선거구제-내각제는 일반 통념과는 달리 사실상 여야 간 협치 시스템이 붕괴되는 양극적 블록정치로 작동한다. 반면 브라질 비례대표제-4년중임 제왕적 대통령제는 좌-우 블록 경계를 넘나드는 정당 간 연정 시스템에 의해 작동한다. 이 사례들은 협치형 헌정체제란 권력구조 그 자체가 아니라 정당 간 권력분점을 견인하는 비례대표제-연합정치에 의해 설계될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한다.
 
단언컨대, 개헌을 통해 4년중임 대통령제, 분권형 대통령제, 의원내각제 중 어떤 정부형태로 개편해도(금년 대선에서 어느 정당, 누가 집권해도) 선거제도-정당정치가 비례대표제-연합정치로 전환되지 않으면 국회는 식물·동물 국회, 행정부와 충돌하는 악순환을 피해 갈 수 없을 것이다. 
 
권력 집중과 분산은 정부형태가 아니라 선거제도-정당체제의 종속변수에 불과하다. 본래 권력집중형 권력구조는 대통령제가 아니라 국회의 다수파가 행정부와 국회 모두를 장악하는 내각제이다. '소선거구제+내각제'(영국), '소선거구제-정당명부비례대표 병립제+내각제'(일본)인 경우 집권당이 사실상 행정부와 입법부 모두를 장악·통제하는 제왕적 총리가 등장한다. 
 
그럼에도 내각제가 권력 분산형으로 보이는 이유는 내각제 국가들이 대체로 다당제를 유인하는 비례대표제를 도입, 복수 정당으로 연립정부를 작동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현행 제왕적 대통령의 폐해로 인해 권력구조 개헌이 불가피하다면 대안적 분권형 권력구조는 국가의 지정학적 리스크 관리에 성공한 핀란드식(2000년대 이전) '대통령 우위 분권형 대통령제'를 제안한다. 그러나 핀란드 '대통령 우위 분권형 대통령제'의 안정적 작동은 분권형 대통령제 그 자체 때문이 아니라, 비례대표제-연합정치와의 연동을 통해 가능했음을 주목해야 한다. 
 
핀란드 비례대표제-다당체제는 득표율·의석율에서 30%를 상회하는 지배정당을 허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핀란드 정당정치는 연립 과반내각 혹은 연립 과대규모내각으로 작동하며, 역대 내각은 좌우블록 정당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연합정치이다. 이러한 이념블록 교차의 연정은 의회-행정부 협치 공간을 확장하고 대통령·총리가 어느 정당 출신이든 상관없이 대통령-총리 간 권력 갈등 및 정책갈등을 조정하는 기제이며, 각 정당이 자신의 특정 이념적 정향에 입각한 정책프로그램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정치적 공간을 구조적으로 허용하지 않는다.
 
선거제도-정당정치 혁신의 선차성 
 
선거제도-정당정치는 정부유형·이념성-국회·행정부관계-노사정관계-시장경제유형-조세·복지국가유형을 규정하는 강력한 임팩트를 투사하며 민주주의 발전의 지렛대로 작용한다.
 
건물에 비유하면 선거제도는 '주춧돌'이고 정당체제는 '기둥'이며, 권력구조는 '지붕'에 불과하다. 주춧돌과 기둥을 발본적으로 갈아치우겠다는 강렬한 문제의식 없이, 달랑 지붕만 바꾸려는 '헌법개정'은 절대로 올바른 수순이 아니다. 개헌론자들이 명심해야 할 대명제이다. 확언하건대, 연동형 비례대표제-이념블록다당제-연합정치는 4년 중임 대통령제, 분권형 대통령제, 의원내각제 등 어떤 권력구조와도 조응이 가능하다. 
 
촛불항쟁의 저변에는 '대한민국 혁명'을 달성하라는 열망이 관류한다. "대한민국 세상을 갈아 뒤엎는 새판짜기"의 유일한 방법은 비례대표제가 유인하는 정당정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 외에 다른 도리가 없다. 권력분점 연동형 비례대표제-이념블록다당제-연합정치의 제도화야말로 한국민주주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가는 협치형 헌정체제의 하부구조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정치적 민주주의와 사회경제적 민주주의가 선순환하는 '포스트 87년 체제'를 그랜드 디자인해야 한다.  
 
지구가 평평하지 않고 둥글다는 패러다임 전환이 신대륙을 발견했듯이 권력분점 연동형 비례대표제-이념블록다당제-연합정치는 경제민주화-복지국가-사회통합을 조합하는 대한민국의 '해 뜨는 지평선'을 열어 갈 것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트럼프 북과 대화에 나서지 않을 수 없을 것

트럼프 북과 대화에 나서지 않을 수 없을 것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7/01/21 [14:07]  최종편집: ⓒ 자주시보
 
 

 

 

도널드 트럼프 새 미국 행정부가 20일(현지시간) 출범과 동시에 국방 안보 관련 입장을 백악관 누리집에 올렸는데 그 핵심이 강력한 미군 건설이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 '시퀘스터'(자동예산삭감 조치)를 끝낼 것"이라면서 "우리 군대를 재건할 계획이 담긴 새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히고 특히 "우리는 미래 국방 수요에 대비한 계획을 짤 수 있는 수단을 군 수뇌부에 제공할 것"이라면서 "아울러 이란, 북한과 같은 국가들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최첨단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로써 북미대화는 물건너가고 미국의 군사패권주의가 다시 부활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 오히려 이는 미국이 북미대결전에서 궁지에 몰리게 되었다는 증거일 뿐이다. 이란의 미사일은 사실상 북 미사일 복제판이기 때문에 결국 미국은 북의 핵미사일을 심각한 위협으로 여기고 있음을 인정한 것과 같다. 그 미사일 방어시스템 개발에 대해 트럼프가 취임일성으로 내뱉은 것이다. 얼마나 북의 핵미사일에 대한 우려가 컸으면 이랬겠는가.

 

소련도 중국도 미국 본토를 직격할 핵미사일이 있지만 북과는 차원이 다른다.

북과 미국은 현재 전쟁중이다. 정전 즉, 전쟁을 잠시 중단하고 쉬고 있는 상황이며 언제든 어느 일방이 선전포고 없이 선제공격을 가해 전쟁을 개시해도 침략이 아니기에 국제법 위반이 아니다. 그래서 불의의 타격을 가해 연평도를 북이 불바다로 만들었지만 국제법적으로 전혀 문제를 삼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그런 상황파악도 하지 못하던 당시 이명박 정부는 유엔에 북의 침략행위를 고발하네 어쩌네 하다가 미국으로부터 질책만 받았었다.

 

현재 미국의 45조원이나 들여 개발 배치 중인 지상발사요격미사일 시스템도 북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막지 못한다고 미국 과학자와 국방부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주변 동맹국과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용도로 일단 개발하여 배치는 하고 있지만 그 실효성은 의문투성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돈을 많이 투자해도 당장은 이런 수준을 벗어날 수 없다. 시간과 돈을 들여 효과적인 요격미사일을 개발한다고 해도 북은 또 그 기간 더 예리하고 강력한 미사일을 개발할 것이기 때문에 요격시스템만으로 북의 핵미사일로부터 미국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첨단미사일 방어시스템 개발은 미 국민과 동맹국 안심용일뿐이고 미국 지배세력들이 발뻗고 잘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북과 협상을 통해 북미평화협정을 맺는 것 외에는 없다고 본다.

트럼프의 북 미사일 방어시스템 개발을 취임일성으로 터트린 배경에는 이런 그림이 깔려있는 것이다.

하기에 북미대화가 물건너 갔다고 단정짓기는 아직 이르다.

 

물론 2월말부터 시작되는 키리졸브 훈련이 지난해처럼 대대적으로 진행되면 북은 바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육상과 수중에서 마구 단행할 것이다. 트럼프 당선자에게는 악몽과 같은 일이 벌어지게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등에 미국이 과도한 군사비를 대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를 축소하겠다는 입장도 취임과 동시에 밝혔는데 이는 선거 공약으로 언급했던 개입주의 축소를 실제 추진하겠다는 의사표현으로 보인다.

이는 사실상 미국의 군사패권을 축소 혹은 포기하겠다는 것과 같다. 군사패권의 몰락은 경제패권, 이념패권의 몰락을 초래하지 않을 수 없다. 군사패권이 이를 지탱해주는 핵심기반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각 지역, 각 대륙이 자주적인 흐름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 전세계 자주화가 본격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결국 트럼프가 말하는 강군 미군 건설은 미 본토라도 지킬 수 있는 군대를 만들어보겠다는 것인데 사실상 북의 핵미사일 위협 때문에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결국 트럼프는 북과 대화를 추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것 없이 키리졸브-독수리 합동훈련을 진행한다면 북의 핵탄두대륙간탄도미사일이 미본토 상공을 지나가는 악몽과 같은 상황을 피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이재용, '광화문구치소'에 갇히다 분노한 촛불시민 35만 명 재벌사로

 

[13차 촛불집회 현장] 지난 주말보다 2배 많아... 친박 단체도 서울광장서 천막 농성

17.01.21 17:46l최종 업데이트 17.01.21 22:42l

 

 

광화문구치소 갇힌 박근혜, 이재용 ‘박근혜 즉각퇴진 및 조기탄핵 제13차 범국민행동의 날’인 21일 오후 광화문광장에 모였던 시민들이 종각 부근 옛 삼성타워앞에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에 항의하며 구속촉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삼성, 롯데, SK 앞으로 향하는 '광화문구치소' ‘박근혜 즉각퇴진 및 조기탄핵 제13차 범국민행동의 날’인 21일 오후 광화문광장에 모였던 시민들이 국정농단 및 정경유착 관계자들 처벌을 촉구하며 ’광화문구치소’를 끌고 종로와 을지로 부근 SK, 롯데, 삼성 건물앞으로 행진하고 있다.ⓒ 권우성
삼성, 롯데, SK 앞으로 향하는 '광화문구치소' ‘박근혜 즉각퇴진 및 조기탄핵 제13차 범국민행동의 날’인 21일 오후 광화문광장에 모였던 시민들이 국정농단 및 정경유착 관계자들 처벌을 촉구하며 ’광화문구치소’를 끌고 종로와 을지로 부근 SK, 롯데, 삼성 건물앞으로 행진하고 있다.
▲ 삼성, 롯데, SK 앞으로 향하는 '광화문구치소' ‘박근혜 즉각퇴진 및 조기탄핵 제13차 범국민행동의 날’인 21일 오후 광화문광장에 모였던 시민들이 국정농단 및 정경유착 관계자들 처벌을 촉구하며 ’광화문구치소’를 끌고 종로와 을지로 부근 SK, 롯데, 삼성 건물앞으로 행진하고 있다.ⓒ 권우성
삼성, 롯데, SK 앞으로 향하는 '광화문구치소' ‘박근혜 즉각퇴진 및 조기탄핵 제13차 범국민행동의 날’인 21일 오후 광화문광장에 모였던 시민들이 국정농단 및 정경유착 관계자들 처벌을 촉구하며 ’광화문구치소’를 끌고 종로와 을지로 부근 SK, 롯데, 삼성 건물앞으로 행진하고 있다.
▲ 삼성, 롯데, SK 앞으로 향하는 '광화문구치소' ‘박근혜 즉각퇴진 및 조기탄핵 제13차 범국민행동의 날’인 21일 오후 광화문광장에 모였던 시민들이 국정농단 및 정경유착 관계자들 처벌을 촉구하며 ’광화문구치소’를 끌고 종로와 을지로 부근 SK, 롯데, 삼성 건물앞으로 행진하고 있다.ⓒ 권우성
[4신(최종): 21일 오후 10시] 
분노한 촛불시민들, 지난 주말보다 2배 많은 35만 명 운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됐다. 갇힌 곳은 한때 삼성생명이 소유했던 종로타워 앞 '광화문 구치소'다. 

21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13차 범국민행동(촛불집회) 본 대회를 마치고 행진에 나선 촛불시민들은 종로·남대문로를 이용해 롯데백화점 앞을 거쳐 종로타워 앞 종로1가 사거리에 닿았다. 

시민들이 "이재용을 구속하라", "유전무죄 웬 말이냐" 등의 구호를 외치는 가운데, 파란색 수의를 입고 이재용 부회장 가면을 쓴 이가 모형 감옥인 광화문 구치소 앞에서 섰다. 광화문 구치소에는 삼성 로고와 함께 '박근혜와 공범 이재용 구속', '강압 아닌 뇌물 이재용 구속' 펼침막이 나붙었다. 

곧 '촛불구속영장 선고문'이 울려 퍼졌다. 퇴진행동 관계자가 방송차량 위에서 낭독하기 시작한 것이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범죄 사실은 다음과 같다. 삼성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에 대한 국민연금의 찬성 대가로 최순실 및 미르·K스포츠재단에 자금을 출연하여 국민연금에 수천억의 손실을 끼쳤다. 삼성 경영승계를 돕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지시하고, 청와대 수석이 수첩에 받아 적어 보건복지부 장관과 국민연금 기금관리본부장에게 합변 찬성을 도우라고 전달했다. 

그 대가로 이재용 부회장은 코레스포츠와 220억 상당의 계약을 체결하고, 미르·K스포츠재단에 204억을 출연했으며, 스포츠영재재단에 16억을 지원했다. 그럼에도 이재용 부회장은 국회 청문회에서 정유라 지원에 대해 사전에 몰랐다 위증했다. 뇌물은 회삿돈 96억을 횡령해서 마련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노동자들의 피와 땀을 갈취해서 뇌물로 갖다 바친 것이다. 

삼성은 앞장서서 간접고용 노동자를 고용하고, 산업재해를 은폐하고, 하청업체 노동조합을 파괴했다. 국민들에게 갈취한 돈으로 사리사욕을 채운 대통령과 삼성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 이번에는 2008년 삼성특검처럼 면죄부를 주지 않을 것이다. 국민의 명령으로 뇌물죄를 적용해야 한다. 촛불의 명령으로 삼성 이재용 부회장을 구속한다."
촛불시민, 삼성 이재용 구속 촉구 ‘박근혜 즉각퇴진 및 조기탄핵 제13차 범국민행동의 날’인 21일 오후 광화문광장에 모였던 시민들이 종각 부근 옛 삼성타워앞에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에 항의하며 구속촉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촛불시민, 삼성 이재용 구속 촉구 ‘박근혜 즉각퇴진 및 조기탄핵 제13차 범국민행동의 날’인 21일 오후 광화문광장에 모였던 시민들이 종각 부근 옛 삼성타워앞에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에 항의하며 구속촉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권우성
촛불시민, 삼성 이재용 구속 촉구 ‘박근혜 즉각퇴진 및 조기탄핵 제13차 범국민행동의 날’인 21일 오후 광화문광장에 모였던 시민들이 종각 부근 옛 삼성타워앞에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에 항의하며 구속촉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촛불시민, 삼성 이재용 구속 촉구 ‘박근혜 즉각퇴진 및 조기탄핵 제13차 범국민행동의 날’인 21일 오후 광화문광장에 모였던 시민들이 종각 부근 옛 삼성타워앞에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에 항의하며 구속촉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권우성
"국정농단, 정경유착 처벌" 촉구 촛불행진 ‘박근혜 즉각퇴진 및 조기탄핵 제13차 범국민행동의 날’인 21일 오후 광화문광장에 모였던 시민들이 국정농단 및 정경유착 관계자들 처벌을 촉구하며 종로와 을지로 부근 SK, 롯데, 삼성 건물앞으로 행진하고 있다.
▲ "국정농단, 정경유착 처벌" 촉구 촛불행진 ‘박근혜 즉각퇴진 및 조기탄핵 제13차 범국민행동의 날’인 21일 오후 광화문광장에 모였던 시민들이 국정농단 및 정경유착 관계자들 처벌을 촉구하며 종로와 을지로 부근 SK, 롯데, 삼성 건물앞으로 행진하고 있다.ⓒ 권우성
분노한 시민들 "뻥! 뻥!" ‘박근혜 즉각퇴진과 조기탄핵을 촉구하는 13차 범국민행동의 날’인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최순실, 김기춘, 삼성 이재용 등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며 시민들이 공차기를 하고 있다.
▲ 분노한 시민들 "뻥! 뻥!" ‘박근혜 즉각퇴진과 조기탄핵을 촉구하는 13차 범국민행동의 날’인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최순실, 김기춘, 삼성 이재용 등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며 시민들이 공차기를 하고 있다.ⓒ 권우성
이재용 부회장 가면을 쓴 이가 광화문 구치소에 갇히자, 촛불 시민들은 환호성을 울렸다. 삼성 백혈병 피해자를 상징하는 반도체 노동자 복장을 한 시민단체 '반올림' 회원들도 이 모습을 지켜봤다. 이들은 삼성 반도체·LCD 사업장에서 직업병 등으로 숨진 79명의 명단을 종로타워 앞에 펼쳐놓기도 했다. 

시민들은 이재용 부회장 구속 퍼포먼스에 앞서 명동 롯데백화점 앞에서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속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명동을 찾은 수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은 사진을 촬영하며 이 모습을 지켜봤다. 

한편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내려와 박근혜, 바꾸자 헬조선, 설맞이 촛불 13차 범국민행동'에는 연인원 서울에만 32만 여명, 전국 35만 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함박눈이 오고 혹한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지난 주말 촛불집회보다 2배가 많은 인파가 몰린 것이다. 지난 19일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영장 기각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친박‧보수단체인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 총궐기대회'(탄기국)도 이날 밤부터 서울광장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천막이 철거될 때까지 농성을 계속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이들은 집회를 하던 중 서울광장 한복판에 소형 텐트 30동을 빙둘러서 기습 설치했다.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은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천막이 철거되지 않으면 우리도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며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여러분이 교대로 텐트를 지켜주셔야 한다"고 호소했다.

[3신: 21일 오후 8시 45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광화문구치소' 입감식 열려 
 
박근혜 퇴진 13차 촛불집회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내려와 박근혜 바꾸자 헬조선 설맞이 촛불-13차 범국민행동의 날'에 참석한 시민들이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며 촛불을 들어보이고 있다.
▲ 박근혜 퇴진 13차 촛불집회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내려와 박근혜 바꾸자 헬조선 설맞이 촛불-13차 범국민행동의 날'에 참석한 시민들이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며 촛불을 들어보이고 있다.ⓒ 유성호
매서운 혹한 속 박근혜 퇴진 제13차 촛불집회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내려와 박근혜 바꾸자 헬조선 설맞이 촛불-13차 범국민행동의 날'에 참석한 시민들이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재벌도 공범이다며 구속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 매서운 혹한 속 박근혜 퇴진 제13차 촛불집회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내려와 박근혜 바꾸자 헬조선 설맞이 촛불-13차 범국민행동의 날'에 참석한 시민들이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재벌도 공범이다며 구속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유성호
박근혜 퇴진 촉구 박 터뜨리기 퍼포먼스 시민들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며 박 터뜨리기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 박근혜 퇴진 촉구 박 터뜨리기 퍼포먼스 시민들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며 박 터뜨리기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 유성호
촛불 시민 "특검 힘내라"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내려와 박근혜 바꾸자 헬조선 설맞이 촛불-13차 범국민행동의 날'에 참석해 시민들이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특검 수사가 위축돼서는 안 된다는 응원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촛불 시민 "특검 힘내라"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내려와 박근혜 바꾸자 헬조선 설맞이 촛불-13차 범국민행동의 날'에 참석해 시민들이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특검 수사가 위축돼서는 안 된다는 응원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유성호
광화문 담벼락에 비춰진 세월호참사 미수습자 이름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내려와 박근혜 바꾸자 헬조선 설맞이 촛불-13차 범국민행동의 날'에 참석한 시민들이 세월호 미수습자의 이름을 레이저 불빛으로 광화문 담벼락에 비추며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 광화문 담벼락에 비춰진 세월호참사 미수습자 이름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내려와 박근혜 바꾸자 헬조선 설맞이 촛불-13차 범국민행동의 날'에 참석한 시민들이 세월호 미수습자의 이름을 레이저 불빛으로 광화문 담벼락에 비추며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유성호
21일 오후 8시쯤, 13차 촛불집회를 마친 30여 만 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이 '재벌 총수 구속'을 외치며 삼성 SK 롯데 재벌사 앞으로 도심 행진을 시작했다. '촛불은 계속된다, 박근혜는 퇴진하라'고 적힌 대형 플래카드를 든 시민들이 앞장을 섰고, 각 재벌 총수들을 체포해 가두기 위한 '광화문구치소'가 뒤를 따랐다. 

실제 명동 롯데백화점 앞에 도착한 시민들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광화문구치소 입감식을 진행했다. 지난해 9월 검찰이 신동빈 회장에 대해 1700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당시 영장실질심사를 맡았던 조의연 판사가 이를 기각시켰다. 조 판사는 지난 19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도 기각시켜 시민들의 분노를 샀다. 

이외에 태평로 삼성본관 빌딩, 종로 SK 본사 앞에서도 촛불시민들이 '광화문구치소'에 각 재벌총수들을 체포해 가두는 퍼포먼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13차 촛불집회 참여한 시민들 ‘박근혜 즉각퇴진 및 조기탄핵 제13차 범국민행동의 날’인 21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 13차 촛불집회 참여한 시민들 ‘박근혜 즉각퇴진 및 조기탄핵 제13차 범국민행동의 날’인 21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권우성
촛불광장에 세워진 '블랙리스트' 김기춘, 조윤선 모형 ‘박근혜 즉각퇴진과 조기탄핵을 촉구하는 13차 범국민행동의 날’인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항의하며 문화예술인들이 만든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조윤선 장관의 모형이 세워져 있다. 김 전 비서실장과 조 장관은 이날 오전 구속되어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상태이다.
▲ 촛불광장에 세워진 '블랙리스트' 김기춘, 조윤선 모형 ‘박근혜 즉각퇴진과 조기탄핵을 촉구하는 13차 범국민행동의 날’인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항의하며 문화예술인들이 만든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조윤선 장관의 모형이 세워져 있다. 김 전 비서실장과 조 장관은 이날 오전 구속되어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상태이다.ⓒ 권우성
'김기춘 조윤선 구속 환영' ‘박근혜 즉각퇴진과 조기탄핵을 촉구하는 13차 범국민행동의 날’인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부근에서 한 시민이 ‘문화계 블랙리스트’ 혐의로 이날 새벽 구속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구속을 환영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 '김기춘 조윤선 구속 환영' ‘박근혜 즉각퇴진과 조기탄핵을 촉구하는 13차 범국민행동의 날’인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부근에서 한 시민이 ‘문화계 블랙리스트’ 혐의로 이날 새벽 구속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구속을 환영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권우성
[2신: 21일 오후 7시 10분]
강추위에도 16만 촛불... 삼성 SK 롯데 재벌사 앞 행진

살을 에는 영하의 강추위 속에서도 박근혜 즉각 퇴진, 재벌 총수 구속을 요구하는 촛불시민들의 열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430억 원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처음 열리는 집회에서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퇴진행동 측은 "오후 6시 현재 13차 범국민행동에는 눈 때문에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고 앉을 수도 없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연인원 15만 명이 운집했다"고 전했다. 박근혜 조기 탄핵은 물론 이재용 구속 기각을 규탄하며 영장을 재청구해야 한다는 촛불시민들의 목소리는 본행사 이후 행진에서 더 크게 울려 퍼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촛불시민들은 박근혜 즉각 퇴진과 헌법재판소의 조기탄핵 인용,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사퇴를 요구하기 위해 청와대 인근과 헌법재판소를 향해 행진한다. 특히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할 때,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황교안 사퇴'를 촉구하는 프로그램이 예정돼 있다. 청와대 인근과 헌법재판소 앞에서도 각종 구호를 외친 뒤, '박 터뜨리기' 퍼포먼스를 진행한다. 

촛불시민들은 또 재벌 총수 구속을 촉구하는 도심 행진을 진행한다. SK, 삼성, 롯데 재벌사 앞에서 구호 함성과 함께 '광화문구치소'를 만들어 각 재벌총수들을 체포해 가두는 퍼포먼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주최 측은 "법원의 이재용 부회장 구속 영장 기각에 항의하고, 박근혜 정권의 핵심 공범이자 정경유착 몸통인 재벌 총수들의 구속을 촉구하는 도심 행진"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후 5시 30분쯤 보수단체 회원 100여 명이 "빨갱기 손석희를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서울시 중구 서소문 중앙일보 사옥 진입을 시도해 경찰과 실랑이를 벌였다. 그러나 JTBC는 지난 2015년 초 마포구 상암동 DMCC(멀티콘텐트센터)로 사옥을 이전했고, 손석희 사장이 진행하는 '뉴스룸' 등도 상암동 사옥에서 제작된다.

[촛불시민 한 마디] 
# "친정엄마가 나가자고 해서... 촛불은 절대 꺼지지 않는다" 
- 서동희씨(41)씨 : 친정엄마(61), 6살 아들, 2살 딸과 함께 촛불을 들었다

"항상 참여하고 싶었는데, 애와 부모님과 살다보니 못 나왔다. 친정엄마도 나와서 촛불집회에 힘을 싣고 싶었는데, 그렇게 못했다. 그런데 오늘 엄마가 '춥고, 눈이 많이 와서 사람 안 오니까, 우리가 가서 자리 채웠으면 좋겠다'고 해서 힘들지만 나왔다. 항상 아이가 뉴스를 보고 저한테 물어보면 설명해줬는데, 현장에 나오니까 너무 좋다. 아이에게 민주주의가 이런 거라는 게 직접 와 닿을 것 같다.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된 것은 너무 화가 난다. 모든 국민이 알고 있는데, 눈 가리고 아웅도 아니고. 모든 국민들이 비슷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법도 재벌 편이라는 생각 밖에 안 든다. 이렇게 국민이 열 세 차례 걸쳐 촛불집회를 했고, 몇 달 동안 모든 주말을 바쳐서 나오는데, 이런 식으로 판사가 (영장을) 기각시킨 데에 너무 화가 난다. 우리 법조계도 멀었다고 생각한다. 국민 소리 들어야 하는데. 이럴 때 일수록 시민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 

제가 회사 다니는데 회사 사람들 이야기 들어보면, 매주 (촛불집회) 나오는 거 힘들지만 마음만은 나오고 싶어한다. 촛불은 절대 꺼지지 않을 거다. 반드시 이번에 정권 바꿔야 한다. 박근혜 퇴진해야 한다. 최선을 다하고 마음으로 응원하겠다."
 친정엄마, 자녀들과 함께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13번째 촛불집회에 참석한 서동희씨.
친정엄마, 자녀들과 함께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13번째 촛불집회에 참석한 서동희씨.ⓒ 선대식
# "이재용 불구속은 재벌 봐주기... 국민 분노 커질 것" 
- 김보경(33)씨 : 남편, 5살 아들과 함께 촛불을 들었다

"젊은이들이 이런데 관심 많이 가져야 하고, 절대 촛불이 꺼지지 않도록 나와야 할 것 같다. 저는 자주 나왔다. 5번 정도 나왔다. 아기 때문에 못 나올 때가 많았다. 사람들이 조금씩 관심 떨어지니, (저라도)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날씨 안 좋아도 계속 나올 생각이다. 

이재용 불구속은 재벌 봐주기다. 이런 모습을 보일수록, 국민 분노는 커질 것이다. 어차피 이재용이 구속되든 안 되든, 대세는 기울었다. 조의연 판사가 이재용을 구속하지 않아도 모든 적폐를 청산하는데 큰 지장은 없을 것이다. 분노하는 마음이 꺼지지 않도록 저도 열심히 나오겠다."

[1신: 21일 오후 5시 45분] 
영하 날씨에 눈발 흩날려도... "재벌 총수 구속하라"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13번째 촛불집회에 참석한 박점보(71)씨가 '조의연 판사님, 법복을 벗으시고, 재벌 변호사 하시길'이라고 쓴 현수막을 들어보이고 있다.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13번째 촛불집회에 참석한 박점보(71)씨가 '조의연 판사님, 법복을 벗으시고, 재벌 변호사 하시길'이라고 쓴 현수막을 들어보이고 있다. ⓒ 최경준
'조의연 판사님, 법복을 벗으시고, 재벌 변호사 하시길' 

수원에 살고 있는 박점보(71)씨가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13번째 촛불집회에 참여하려고 준비해온 현수막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현수막을 활짝 펼쳐 들고 일찍부터 광장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있는 박씨의 머리와 어깨 위로 연신 함박눈이 쌓였다. 

지난 19일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시킨 사법부와 담당 판사에 대한 문제점을 알리고 싶었다고 한다. 박씨는 "재벌은 풀어주고, 서민은 잡아들이는 법은 전혀 공평하지 않다"면서 "특히 이 분(조의연 판사)은 재벌들에게만 약한 것 같다"고 분노했다.

박씨뿐만이 아니다. 눈발이 날리는 영하 날씨에도 광화문광장에 몰려드는 수만 명의 시민들 사이에서는 연신 '재벌 총수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실제 이날 촛불집회의 주요 기조는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촉구와 함께 430억 원 규모의 뇌물 혐의를 받은 이재용 부회장의 영장 기각에 대한 강력한 항의가 될 예정이다.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1월 마지막 촛불집회를 '내려와 박근혜, 바꾸자 헬조선, 설맞이 촛불 13차 범국민행동의 날'이라고 명명했다. 

이날 집회는 오후 4시 민중총궐기 투쟁선포대회, 오후 5시 사전발언대 행사에 이어 오후 6시 본행사, 오후 7시 30분 행진 순서로 진행된다. 기존 집회처럼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 헌법재판소의 박 대통령 파면 결정,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사퇴 등이 핵심적인 요구 사항이다. 여기에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을 촉구하는 발언이 많이 준비돼 있다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다.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 등이 법원 규탄과 구속 촉구 발언을 할 예정이다.  

특히 본행사 후 저녁 행진 코스에 대기업들의 본사 앞을 거치는 경로가 추가됐다. 태평로 삼성본관빌딩, 을지로 롯데 본사, 종로 SK 본사 등으로 촛불 행렬이 지나간다. 퇴진행동은 "SK, 삼성, 롯데 재벌사 앞에서 구호와 함성과 함께 '광화문구치소'에 각 재벌총수들을 체포해 가두는 퍼포먼스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설은 민주주의 회복햄세트와 함께' ‘박근혜 즉각퇴진과 조기탄핵을 촉구하는 13차 범국민행동의 날’인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한복을 입은 시민들이 ‘민주주의 회복햄세트’ '이석기 석방햄' ‘김기춘 구속햄’ ‘조기퇴진세트’ 등을 들고 있다.
▲ '설은 민주주의 회복햄세트와 함께' ‘박근혜 즉각퇴진과 조기탄핵을 촉구하는 13차 범국민행동의 날’인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한복을 입은 시민들이 ‘민주주의 회복햄세트’ '이석기 석방햄' ‘김기춘 구속햄’ ‘조기퇴진세트’ 등을 들고 있다.ⓒ 권우성
유재선(64, 사업)씨는 "그동안 촛불집회에 한 번도 안 빠지고 계속 나왔다. 이게 나라냐? 열 받고 화가 나서 계속 나왔다"며 "다행이 김기춘과 조윤선은 구속됐지만, 이재용이 구속되지 않은 것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당장 구속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씨는 이어 "오늘은 눈이 많이 오니까, 왠지 세월호 참사 때 희생된 아이들이 자꾸 생각나서 좀 슬픈 마음으로 참석했다"며 "촛불집회 참여 시민들이 좀 줄었지만 그 열기는 절대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퇴진행동은 '촛불 참가 호소문'을 발표하고 "1000만 촛불은 정치의 주인이 누구인지 분명히 보여줬지만, 아직 목적지에 닿지는 않았다"며 "명절에 앞서 광장에 모여 헬조선을 바꿀 용기와 지혜에 관해 이야기하자"고 전했다.
박근혜 탄핵 반대 맞불집회 21일 오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제10차 박근혜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 총궐기 대회'에서 보수단체 회원과 시민들이 대통령 탄핵 반대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 기각을 촉구하고 있다.
▲ 박근혜 탄핵 반대 맞불집회 21일 오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제10차 박근혜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 총궐기 대회'에서 보수단체 회원과 시민들이 대통령 탄핵 반대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 기각을 촉구하고 있다.ⓒ 유성호
한편 이날 오후 2시부터 종로 대한문 앞에서 친박·보수단체 모임인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 총궐기대회'(탄기국)가 태극기 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박사모는 집회 참가자들로부터 박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와 엽서를 받아 청와대에 전달하는 '백만 통의 러브레터' 이벤트를 가지기도 했다. 

또한 다른 보수단체 모임인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도 오후 2시 청계광장에서 태극기 집회를 연 후 탄기국의 집회에 합류했다. 경찰은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 간 충돌을 예방하려고 이날 서울 도심에 1만 명이 넘는 경력을 투입했다. 

[특별취재팀] 
취재 : 최경준, 안홍기, 선대식, 곽우신
사진 : 권우성, 유성호
편집 : 김시연(데스크), 장지혜
SNS : 박종근 / 모이 : 노수빈 
오마이TV: 장윤선, 김윤상, 황지희, 김종훈, 박소영, 조민웅, 홍성민, 안정호, 김혜주
 
☞ 당신의 이야기도 '뉴스'가 됩니다. 지금 시민기자로 가입하세요!   ✎ 시민기자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조윤선 구속, 거짓말·뻔뻔함·심판이 朴과 공통점

헌법에 보장된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 헌법 파괴자들
 
임병도 | 2017-01-21 09:47:38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조윤선 장관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구속영장이 발부돼 구속됐습니다. 조윤선 장관의 구속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 형식으로 풀어봤습니다.

◊ 조윤선 장관이 구속된 정확한 혐의는 무엇인가요?
♦ ‘직권남용’입니다. 특검팀은 조 장관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현 정권에 비판적인 인사들에게 정부가 지원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넣었다는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특검팀은 조윤선 장관이 국회 청문회에서 ‘블랙리스트를 본 적도 없다’는 식으로 증언한 부분에 대해서는 ‘위증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에 포함했습니다.

특검팀은 김기춘 전 실장이 블랙리스트의 설계자이자 총감독이고, 조윤선 장관은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있으면서 리스트 작성에 상당 부분 관여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김기춘 전 실장은 ‘블랙리스트를 본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
조윤선 장관은 ‘블랙리스트는 문체부 장관 취임 이후 처음 알게 됐지만, 작성 경위 등은 모른다고 부인했었습니다.

◊ 조윤선 장관의 구속, 현직 장관으로서는 처음인가요?
♦ 판사가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판단하기 전에 피의자를 심문하는 제도를 ‘구속영장실질심사’라고 합니다. 이 제도는 1997년부터 시작됐는데, 도입 이후 현직 장관이 피의자 심문을 받은 것은 처음입니다. 왜냐하면 현직 장관들은 대부분 구속 영장이 청구되기 전에 사임하거나 경질됐기 때문입니다.

95년 당시 이형구 노동부 장관도 뇌물혐의로 구속영장 청구 직전 사임해 구속됐고, 99년 김태정 법무부장관도 취임 2주 만에 경질돼 구속됐었습니다.

조윤선 장관은 사퇴하지 않고 영장심사를 받았고, 구속됐기 때문에 현직 장관으로서는 처음입니다.

◊ 문체부 직원들이 조윤선 장관에게 “나가달라”며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고 하는데, 왜 장관직을 사퇴하지 않고 있죠?
♦ 장관이 사퇴하는 방법에는 ‘대통령의 해임’이나 자진 사퇴가 있습니다. 만약 대통령이 해임하지 않으면 국회에서 ‘해임 건의안’을 제출해 통과시켜 대통령이 승인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그러나 역대 장관들은 해임건의안이 통과되면 스스로 사퇴를 하기도 합니다. 마지막이 진짜 스스로 사퇴하는 방식입니다.

문체부 직원들이 조 장관에게 사퇴를 건의했고, 직원들의 의견을 들은 조 장관은 깊이 생각해본 뒤 자신의 거취를 정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조윤선 장관은 이미 청문회에서 “블랙리스트에 관해서는 제 책임이 아닌데 은폐할 이유가 없다. 장관직을 부끄럽지 않게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사퇴 요구를 일축하기도 했었습니다.

현직 장관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구속된 모습을 본다면 지금이라도 사퇴를 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 상황이라 더불어 민주당은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대통령이 직무 정지된 상황이기 때문에 황교안 대행이 처리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 장관직을 유지하면 구속된 상황에서도 급여가 나온다고 하는데, 진짜인가요?
♦ 사퇴나 면직되지 않는 한 구속됐어도 장관직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장관이 유지되기 때문에 월 1천만 원 가량의 급여도 계속 지급됩니다.

대한민국 정무직 공무원(선거로 취임하거나 임명할 때 국회의 동의가 필요한 공무원:감사원장,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장관, 국가정보원장 등)은 구속됐다고 ‘직위 해제’나 ‘징계’ 등에 관한 규정이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일반 공무원은 구속되면 직위해제가 됩니다.

◊ 언론에서는 블랙리스트 작성을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시켰다고 조윤선 장관이 자백했다는 보도가 있었죠? 그런데 조 장관은 그렇게 진술을 한 적이 없었다는 문자 메시지를 배포했는데, 누구 말이 맞나요?
♦ 조윤선 장관이 자백했다는 내용은 특검팀 조사과정에서 흘러나온 얘기입니다. 조 장관은 ‘김기춘 비서실장의 지시에 따라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고 신동철 비서관이 실무를 담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순수히 자백한 것은 아니고, 자백에 가까운 진술을 확보했다고 봐야 합니다.

조 장관이 김기춘 전 비서실장에게 떠넘기는 모습은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모습과 유사합니다. 강압에 의한 자금 지원이었다는 주장이었죠. 조 장관도 왕실장이라고 불리는 무서운 상사의 명령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관여했다는 식으로 진술하지 않았냐고 봅니다.

◊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영장 기각으로 이번에도 기각될 수 있다는 예상도 있었는데, 어떻게 구속영장이 발부됐을까요?
♦ 특검팀이 김 전 실장의 자택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CCTV 영상이나 서류, 휴대전화 등에는 상당량의 정보가 삭제된 상태였습니다.

형사소송법 201조는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70조 1항 구속의 사유에 해당하면 구속영장을 청구해 받아 피의자를 구속할 수 있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70조 ‘구속의 사유’를 보면 ‘피고인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 때’와 ‘도망할 염려가 있는 때’에는 구속할 수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이미 증거 인멸을 한 정황이 있었습니다.

블랙리스트 관련자 4명에 대한 영장이 청구돼 김종덕 전 장관, 정관주 전 차관, 신동철 전 비서관 등 3명은 이미 구속된 상황이기 때문에 범죄가 있었다는 증언이나 물증도 확보됐다고 봐야 합니다.

실제로 성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 사유를 밝혔습니다.

◊ 성창호 판사가 “세월호 책임 대통령이라는 사람들 뇌구조 한번 보고 싶다”는 글을 썼다고 하는데, 진짜인가요?
♦ 성 판사가 작성했다고 알려진 글은 사실이 아닙니다. 일부 언론에서 팩트 체크 없이 내보낸 오보이기도 합니다. 또한 ‘박사모’ 등에 글을 썼다고 하는데 이도 정확한 사실은 아닙니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조의연 판사의 아들이 삼성에 취업했다는 글도 사실이 아닙니다. 조 판사는 아들이 없기 때문입니다.

판사가 법리가 아닌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판단하는 점은 분명 경계하고 비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비난을 위한 허위 사실의 가공은 오히려 정당한 비판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조윤선 장관이 종편에 출연해 ‘민음,창의력, 끈기가 박근혜 대통령과 자신의 공통점’이라고 밝혔다. ⓒ채널A 캡처

 

조윤선 장관은 서울대를 나와 사법시험에 합격해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로 활동하다 한국씨티은행 부행장에서 국회의원, 청와대 정무수석, 여성가족부 장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까지 ‘여대생이 가장 닮고 싶은 여성’ 등에 뽑히던 인물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근접 거리에서 보좌하면서 ‘박근혜의 여자’로 불리면서 ‘믿음·창의력·끈기가 박근혜 대통령과 자신의 공통점’이라고 말했던 조윤선 장관. 그러나 두 사람의 공통점은 ‘거짓말’,’뻔뻔함’에 이어 국민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헌법에 보장된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 헌법 파괴자들을 향한 법의 심판이 더 강력하고 단호하고, 공정하게 이루어지길 기대합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243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집 나간 진태 잡으러" 춘천시민 상경투쟁

 
[13차 촛불]"집 나간 진태 잡으러" 춘천시민 상경투쟁춘천시민 함박눈 맞으며 "춘천 망신 김진태는 사퇴하라"
 
 

"춘천시민 소원이다 김진태는 사퇴하라!" , "쪽팔려서 못 살겠다 김진태는 사퇴하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제13차 촛불집회 '내려와 박근혜 바꾸자 헬조선 설맞이 촛불'이 열린 21일 오후 4시께 보신각 앞에선 100명이 넘는 춘천 시민이 모여 '박근혜 퇴진! 김진태 아웃!'을 외치는 상경투쟁을 벌였다. '국민우환 춘천망신 김진태 사퇴 촉구 춘천시민 결의대회'를 진행하는 동안 함박눈이 내려 '김진태OUT' 깃발, '김진태 사퇴' 손팻말, 촛불 등을 손에 들고 보신각 앞에 선 춘천 시민들 머리와 어깨 위로 숫눈이 소복이 쌓였다. 

이날 모인 '박근혜정권퇴진 춘천시민행동'은 추운 날씨에 몸을 풀고자 '하야가'를 '떼창'하며 집회 시작을 알렸다. 이들은 지난 1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축하한다'고 했다"며 "매번 김진태 개소리(이하 '망언'으로 대치) 쪽팔린다"고 규탄했다.  

사회자가 "촛불정국의 한 페이지 장식하고 있는 '춘천 70 개띠모임'" 소속이라고 소개한 김모씨는 "우리는 '망언'하는 김진태 한 사람만 문다"며 "지역구인 춘천에 거의 있지도 않고 서울에서만 지내는"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 사퇴를 촉구했다.   

이날 버스 3대, ITX 기차, 자가용 등을 타고 서울 촛불집회에 온 이들은 "춘천 시민들은 김진태가 지역에서 한 일은 기억 안 나고, 그가 한 말만 기억난다"며 '막말 김진태', '박근혜 대통령 호위무사 김진태'로 알려진 그에게 춘천 시민이 더욱 분개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마이크 잡아보는 것도 처음"이라고 운을 뗀 한 남성은 "김기춘, 조윤선 구속되는 것 확인하려고 새벽 3시 반까지 잠도 못 잤다"며 "박근혜는 퇴진하라 즉각!"이란 구호를 외치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그는 자신을 일흔이 넘은 44년생 시민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보신각 집회엔 현재 춘천 시민뿐 아니라 과거 춘천에 살았던 이들도 함께했다. 지금은 경기도 광주에 살고있다는 김모씨는 "춘천에서 정말 재밌게 살았는데 춘천 망신 김진태가 다 시킨다"라고 추운 날씨에도 집회에 참석한 동기를 밝혔다. 

춘천 석사동에 사는 송모씨는 "온 국민이 세월호참사로 억장이 무너지는데 김진태는 세월호 인양을 반대한 '쓰레기 의원' 중 한 명이다. 세월호 유가족을 종북세력으로 몰기도 했다"고 말했다. 전직 교사라고 밝힌 그는 "청소년들이 촛불집회에서 발언하는 것을 두고 김진태는 '청소년 뒤에 종북주의 교사있지 않겠냐'라고 말하는 등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을 폄훼했다"고 분노하기도 했다.

"김진태는 강원도의 망신"이라고 한 강릉 시민 남모씨는 "초등학교 교사를 하다보니 말 잘 듣고 공부 열심히 하는 애들이 어느 순간 예뻐지더라. 그런데 김진태 의원도 분명 공부 잘 하는 학생이었을 거다. 아이들 제대로 가르치겠다.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 주변을 보듬는 게 무엇인지 가르치겠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김진태 의원은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고 촛불 폄하 발언을 한 바 있다. 이후, 때마다 쏟아지는 그의 망언이 춘천 촛불민심에 휘발유를 끼얹으며 그 어느 도시보다 촛불이 꿋꿋이 타오른 춘천은 '촛불의 성지'로 손꼽힐 정도다. 

'춘천표' 손팻말.
'춘천표' 촛불.

 

 

이명주 기자  ana.myungjulee@gmail.com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icon21일 설맞이 촛불로 어둠의 재벌천국에 맞선다icon[기자노트] 격동의 가을, 촛불의 미학icon적폐는 쌓였고, 촛불은 뜨겁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속보]전농 정치세력화 만장일치 승인


20일 대의원 총회에서 노농빈 진보대통합당 추진 승인

전국농민회총연맹이 20일 오후 열린 대의원 총회에서 정치세력화 방침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전농은 이로써 노농빈 대중단체가 주도하는 진보대통합당 건설 추진에 동참하는 것을 공식노선으로 채택하게 됐다.

허수영 기자  heoswim@naver.com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기사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이재용 구속영장 기각에 법률가들 노숙농성 돌입

이재용 구속영장 기각에 법률가들 노숙농성 돌입
 
 
 
편집국
기사입력: 2017/01/20 [23:43]  최종편집: ⓒ 자주시보
 
 
▲ 법률가들이 이재용 구속영장 기각에 분노하며 노숙농성에 들어갔다. (사진 : 퇴진행동)     © 편집국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법원의 판결에 분노한 법률가들이 20일 오후부터 서초구 법원삼거리에서 초유의 노숙 농성에 돌입했다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법률팀과 법률가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용에 대한 영장기각결정을 묵과할 수 없어 오늘 이재용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와 발부를 촉구하며 시국농성에 들어간다고 밝혔다이들은 법으로 포장한 거짓을 발가벗겨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법률전문가들인 법률가들이 먼저 나서야 한다고 농성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낮 1230분 기준 총 68명의 법률가가 노숙농성에 참여한다노숙농성은 설 연휴 이전인 25일까지 진행하고 이후 일정은 추가 논의 후 결정된다이들은 법원영장기각 결정의 부당성과 영장재청구에 동의하는 법률가들의 연명을 모아 특검에 제출해 영장 재청구를 촉구할 예정이다또한 농성기간 동안 변호사법학교수들의 거리강연을 통해 법원결정의 거짓을 법리적으로 대중적으로 폭로하고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법률가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법원은 정경유착 단절에 대한 촛불의 요구를 묵살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이들은 조의연 판사가 이재용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배경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며 영장기각은 촛불정국을 죽은 권력인 박근혜 탄핵으로만 축소하려는 사법부의 내심을 공공연히 표명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평가했다.

 

나아가 법률가들은 특검은 이재용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해야 하고법원은 즉각 발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이들은 조의연 판사 영장기각사유로 든 뇌물죄 성립에 대한 소명부족’, ‘피의자의 주거 및 생활환경 고려’, ‘뇌물 수수자에 대한 조사 미비’ 등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하며 조의연 판사가 밝힌 영장기각사유는 국민여론의 뭇매를 피해가기 위한 변명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그동안 법원이 경제를 고려한다는 이유로 기업인들의 온갖 추악한 범죄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을 해왔던 관행이 오늘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불러왔다며 법원은 이재용에 대한 구속영장발부가 수십 년간 누적된 정치권력과 재벌간 밀월관계를 일소함과 동시에 국민들의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저녁 7시 "정경유착 주범 이재용을 구속하라"는 제목의 촛불집회가 열렸다. (사진 : 퇴진행동)    © 편집국


농성참가자들은 이날 저녁 7시 ‘430억 뇌물준 이재용 구속영장 기각에 분노하는 촛불집회를 열었다한편 경찰은 농성을 위한 천막 설치를 막아 농성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퇴진행동은 이 사회 특권을 보호하겠다며 공권력을 무자비하게 휘두르는 법원과 경찰의 행태가 오늘 이렇게 생생히 드러났다고 규탄했다. 

 

▲ 경찰이 천막설치를 방해해 농성장이 아수라장이 되었다. (사진 : 퇴진행동)     © 편집국


---------------------------------------------------------------

[기자회견문]

 

이재용 영장기각 규탄농성에 들어가며

 

어제 새벽 455분경 조의연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삼성 이재용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적어도 이번만큼은 해방 후 수십 년간 지속된 정경유착의 상징인 삼성의 이재용이 구속되는 것을 온 국민이 기대했다그러나 조의연 판사는 이러한 기대를 철저히 배신했고국민들은 비참한 아침을 맞이해야했다우리는 조의연 판사의 이재용에 대한 영장기각결정을 묵과할 수 없어 오늘 이재용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와 발부를 촉구하며 시국농성에 들어간다.

 

첫째법원은 정경유착 단절에 대한 촛불의 요구를 묵살하지 말아야 한다.

 

먼저우리는 조의연 판사가 이재용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배경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국민들의 성난 비판여론에 직면할 것을 알면서도 영장을 기각하면서까지 법원이 지키고자했던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의 진상을 낱낱이 밝히고 연루자들을 처벌하는 것이 법원에 부여된 역사적 역할이다그 과정에 성역은 없어야 하고이재용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는 그 가늠자였다그러나 조의연 판사는 구속영장 기각으로 법원의 역사적인 역할과 책무를 외면했다.

 

촛불의 힘으로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의결됐다국민들의 요구는 이미 박근혜 퇴진-최순실 구속을 넘어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가능케 한 정경유착의 고리를 단절하는 것에 이르렀다특검은 경제보다 정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재용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그러자 촛불국면에서 박근혜전선의 한축을 담당했던 보수언론이 발 빠르게 삼성의 경영공백한국경제 전체 위기 운운하며 구속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시작했다이에 부응하는 전격적인 영장기각은 촛불정국을 죽은 권력인 박근혜 탄핵으로만 축소하려는 사법부의 내심을 공공연히 표명한 것이나 다름없다탄핵가결과 무관하게 정권과 재벌의 추악한 거래관계를 과 판결의 이름으로 보호하겠다는 것인가이것이 자신들이 지키겠다는 법과 원칙이란 말인가?

 

법원은 무능한 청와대의 반헌법적 국정농단에 분노하여 시작된 촛불이 전 국민적 행동으로 확산될 수 있었던 것은 정유라 사건에서 드러난 특혜와 불공정에 대한 분노 때문이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생활고 때문에 5,200원을 훔친 20대 청년은 구속하면서 탐욕을 채우기 위해 430억 원의 뇌물공여와 횡령을 저지르고 국민연금에 수천억 손실을 가져다주기까지 한 정경유착 기업의 총수는 구속하지 않는 사법부를 누가 신뢰하겠는가정경유착 철폐라는 역사적 대의를 저버리고 권력과 재벌의 보호자를 자처하는 사법부를 향한 촛불의 심판은 더욱 뜨겁고 엄중해질 것이다촛불은 정경유착의 청산을 촉구한다법원은 촛불 민심에 반하는 과오를 다시는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둘째특검은 이재용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해야 하고법원은 즉각 발부해야 한다.

 

조의연 판사는 영장기각사유로 대가관계 등 뇌물죄 성립에 대한 소명부족을 들고 있다과연 그러한가?

 

특검의 압수수색언론보도에 의하더라도 삼성그룹의 최순실 일가에 대한 특혜지원과 재단법인에 대한 출연이 이재용의 삼성그룹 내 지배력 강화를 위한 대가였음이 명백하다또한 뇌물죄 성립과 별개로 이재용이 회사 돈을 횡령해 최순실 일가를 지원한 것은 자명한 사실이 아닌가이재용이 자신의 범죄행위를 감추기 위해 국회청문회에서 일관되게 위증했다가 번복하는 과정을 전 국민이 지켜봤고삼성관계자들의 진술은 엇갈리고 있다대체 어떤 소명이 더 필요하단 말인가법리적인 다툼의 소지가 있어 영장을 기각했다는 것 또한 말장난에 불과하다법리적인 다툼이 없는 사건이 대체 어디 있겠는가.

 

알려진 바로는 기각사유에 피의자의 주거 및 생활환경 고려’, ‘뇌물 수수자에 대한 조사 미비가 포함돼있다삼성그룹에서 절대적인 지배력을 가지는 자가 바로 이재용이다삼성비자금사건 등에서 보인 삼성의 조직적인 증거인멸의 역사와 이재용의 국회청문회에서의 위증은 향후 증거조작과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이재용의 생활환경은 오히려 구속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임에도 이재용에게는 기각사유가 된 것이다한편 뇌물죄의 경우 통상 공여자에 대한 수사 후 이를 토대로 수수자를 조사한다더군다나 뇌물 수수자인 최순실은 특검 소환에 한 차례도 응하지 않았고박근혜 대통령은 불소추특권 뒤에 꽁꽁 숨어있다이런 상황에서 뇌물 수수자에 대한 조사 미비를 기각사유로 삼는 것은결국 삼성을 비롯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연루 재벌들을 모두 봐주겠다는 법원의 의지의 표명이 아니라 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조의연 판사가 밝힌 영장기각사유는 국민여론의 뭇매를 피해가기 위한 변명에 불과하며부족한 것은 범죄혐의에 대한 소명이 아니라영장기각사유에 대한 소명이라 확신한다.

 

그동안 법원이 경제를 고려한다는 이유로 기업인들의 온갖 추악한 범죄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을 해왔던 관행이 오늘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불러왔다주요 외신들은 이번 사건이 한국의 사법 체계가 과연 재벌의 범죄를 엄단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알아볼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그러나 영장이 기각되자 한국에서 재벌에 대해서 관대한 역사가 또 되풀이됐다고 보도했다법원은 이를 심각하게 부끄러워해야 한다역사가들은 2017년 이재용에 대한 구속영장사건에 대한 사법부의 태도를 기록할 것이다법원은 이재용에 대한 구속영장발부가 수십 년간 누적된 정치권력과 재벌간 밀월관계를 일소함과 동시에 국민들의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재용에 대한 영장을 기각한 조의연 판사는 친재벌적인 이력을 자랑한다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의 배임횡령 혐의가 문제됐을 때 핵심관계자들에 대한 구속영장은 발부하면서 신 회장의 구속영장은 기각했고가습기살균제 사망사건에서 존 리 옥시 전 대표배출가스 조작사건에서 박동훈 전 폭스바겐 사장의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했다증거의 조직적 은폐가 가능하고가장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할 기업 총수들에게 일관되게 관대했던 조 판사의 이력은 법원과 재벌의 암묵적인 유착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것이다법원은 진정한 정의의 수호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자정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고이재용에 대한 영장발부가 그 첫걸음이 될 것이다.

 

이에 우리는 특검이 이재용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하여야 하며법원은 법정 요건에 따라 구속영장을 발부할 것을 촉구한다.

 

 

2017. 1. 20.

이재용 영장기각에 분노하는 시국농성 제안 법률가 일동(68, 1. 20. 12시 30분 기준)

[변호사 권두섭권영국김경민김남주김도희김동현김상은김성진김용민김인숙김자연김재왕김정인김종귀김진형김차곤김필성김하나김한규(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류민희류하경박호동변형관서선영설창일안혜림여연심오민애오현정유광옥윤지영이광철이덕우이덕춘이예건이오영이원호이재화이종희임승규전민경조지훈조혜인채희준천낙붕최현정하주희현근택 (48)

법학교수김은진 원광대김종서 배재대김재완 방송대박지현 인제대서보학 경희대송기춘 전북대엄순영 경상대오길영 신경대오동석 아주대윤애림 방송대이계수 건국대이호중 서강대조국 서울대최정학 방송대 (14)

법학연구자김경석김영남노진석윤현식이호영최한미 (6)] 

 
트위터 페이스북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7년 한반도 정세, 3월이면 판가름 날 듯

2017년 북한 신년사 분석과 전망 (2)
장창준  |  1coreacenter@gmail.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승인 2017.01.20  22:51:43
페이스북 트위터

장창준 / 겨레하나 평화연구센터(준)

겨레하나 평화연구센터(준)에서 올해 북한 신년사를 분석한 두 개의 글을 보내왔습니다. 하나는 북한 경제의 전망과 관련된 ‘과학기술을 제1순위로 배치한 배경과 북한 경제 전망’이고, 다른 하나는 한반도 정세와 관련된 ‘2017년 한반도 정세, 3월이면 판가름 날 듯’입니다. 통일뉴스는 두 차례에 걸쳐 게재하고자 합니다. / 편집자 주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2017년 신년사를 발표했다. 2013년부터 육성 연설을 통해 발표해 왔으니 ‘김정은 육성 신년사’는 올 해로 5년차를 맞는다. 지난 해 북한 신년사를 분석했던 대부분의 ‘북한 전문가’들은 좌절을 맛보아야 했다. 지난 해 신년사에서 핵시험을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북한이 마지막 해를 맞는 오바마 정부에 대한 유화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그 같은 분석이 나온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북한이 ‘수소탄 시험’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그 이후 북한은 수차례에 걸쳐 방사포 발사, 중거리・단거리 미사일 발사, SLBM 미사일 발사 등을 단행함으로써 ‘북한 전문가’들의 분석을 무색하게 했다.
 
1년 전의 좌절 때문이었을까? 2017년 분한 신년사에 대한 ‘북한 전문가’들의 분석은 조심스럽다 못해 단조롭기까지 하다. ‘평이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표현만을 놓고 본다면 ‘평이하다’는 평가가 틀리지 않다. 올해 신년사에 나타난 대남, 대미 메시지는 특별하지 않다. 김정은 위원장은 남측 당국을 향해서 ‘군사적 충돌과 전쟁 위험을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주문했다. 미국을 향해서는 ‘대조선 적대정책을 철회할 용단’을 주문했다. 그동안 북한이 강조해왔던 ‘조국통일대전’이라는 표현도, ‘핵-경제 병진노선’이라는 표현도 등장하지 않았다.

2017년 북한 신년사에 나타난 세 가지 새로운 입장
 
2017년 북한의 신년사는 남측 당국, ‘전체 조선민족’, 미국, 국제 사회에 대한 메시지와 함께 북한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각각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남측 당국과 전체 조선민족> : 첨예한 군사적 충돌과 전쟁위험 해소 위한 적극적 대책/거족적 통일운동의 전성기

   
 

<미국과 국제사회> : 대조선적대시정책 철회의 용단 내려야/자주·평화·친선의 대외정책 리념에 충실

   
 

2017년 신년사에 나오는 내용만으로 본다면 평이하다는 평가가 크게 틀린 것은 아니다. ‘비방 중상 중지, 전쟁 위험 해소, 무력증강책동 중단’등의 대남 메시지,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철회’, ‘전쟁연습소동’등의 대미 메시지 그리고 ‘자주, 평화, 친선의 대외정책 리념 충실’등의 국제사회에 대한 메시지는 해마다 반복되어온, ‘상투적인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내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첫째, ‘선제공격 능력 강화’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신년사에 ‘선제공격 능력 강화’라는 내용이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두 가지 전제 조건이 달려 있다. “핵위협과 공갈이 계속되는 한”, “우리의 문전앞에서 전쟁연습소동을 걷어치우지 않는 한”이라는 조건이 그것이다. 이 같은 조건은 올 해 신년사가 갖는 두 번째 새로운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둘째, “우리의 문전 앞에서 전쟁연습 소동을 걷어치우지 않는 한”이라는 표현은 ‘우리의 문전 앞이 아니라면’전쟁연습을 용인할 수도 있다는 뜻을 암시한다. 여기서 ‘문전 앞’이라는 표현은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는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의미는 ‘군사연습의 성격’과 관련된다. 즉 북한에 대한 침략적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가 여부이다. 두 번째 의미는 ‘군사연습의 장소’와 관련된다. 신년사에 명확한 기준이 제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북한과 지리적으로 얼마나 떨어져 있는가 여부이다. 즉 군사연습의 성격이 대북공격 성격이 아니라면, 그리고 북한과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하는 군사연습이라면 ‘자위적 국방력과 선제공격 능력을 계속 강화하는 조치’를 동결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해지는 대목이다.
 
셋째,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조국통일대전’이라는 표현도, ‘핵-경제 병진노선’이라는 표현도 등장하지 않았다. 이는 미국에서도 새로운 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고, 남측에서도 대선이 상반기로 앞당겨질 수 있는 분위기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즉 미국의 트럼프 정부와 상반기에 새롭게 등장하게 될 새로운 남측 당국을 자극할 수 있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미래에 있을지도 모를 ‘협상’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말자는 전략적 판단이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세 가지 새로운 내용이 북미 관계와 남북 관계에 어떻게 작용할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김정은 체제가 등장했던 지난 5년간의 북한 신년사를 비교, 분석하는 작업이 요구된다.

김정은 시대 5년, 어떤 일이 있었는가
 
김정은 위원장은 2013년부터 해마다 1월 1일 육성 신년사를 발표해왔다. 다섯 차례 발표된 김정은의 육성 신년사에 나타난 대남, 대미 입장 변화를 살펴보면 2017년 신년사에 새롭게 등장한 내용이 갖는 의미와 한반도 정세에서의 함의를 도출해 낼 수 있다. 지난 5년 동안의 신년사 내용의 변화 그리고 각 년도 별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중요 일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2013년의 신년사는 2017년 신년사와 유사한 대목이 가장 많다. 시기적으로 2013년은 미국에서는 오바마 2기 정부, 한국에서는 박근혜 정부라는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는 시기였다. 2013년 신년사는 미국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고, 대남 정책에서도 ‘북남 공동선언을 존중하고 이행’하고 ‘북남 사이의 대결상태를 해소’하자는 평이한 내용을 담고 있다. 즉 미국과 한국을 자극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이는 한국과 미국의 새로운 정부에 대한 ‘기대’까지는 아니더라도 ‘관망’의 기조에서 신년사가 발표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조선반도를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항시적인 긴장이 떠도는 세계 최대의 열점 지역으로 되고 있다”면서 미국이 추진하는 아시아회귀정책(Pivot to Asia)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북한의 입장에서 본다면, 2013년 상반기에는 북한의 우려가 현실화되었다. 주지하다시피 2013년 3월과 4월은 미국의 전략 무기가 총동원되는, 대대적인 한미연합군사연습이 실시되었고, 북한 역시 여기에 초강경으로 대응함으로써 북미 사이에 심각한 군사적 대결 양상이 전개된 바 있다.
 
주목해야 할 것은 2013년 6월 16일 국방위원회 명의의 ‘중대 입장’을 발표하고, “조선반도의 긴장 국면을 해소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이룩하”는 것을 의제로 하는 ‘조미 고위급 회담’을 제안했다는 사실이다. 당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위임에 따라’나온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트럼프 시대, 한미동맹 대차대조표 새로 짜라"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7/01/21 10:25
  • 수정일
    2017/01/21 10:2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트럼프 시대] 이혜정 교수 인터뷰 ②
 
2017.01.21 08:43:08
 
 

 

'트럼프 시대'가 열렸다. 지금껏 보아온 도널드 트럼프의 행보대로라면, 외교안보는 물론이고 정치, 경제 등 전 분야에서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시대의 개막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은 곧 70년에 걸친 전후 질서를 뒤흔든 사건이자, 신자유주의 30년의 변곡점으로 기록될 사건이다. 트럼프 시대가 세계와 한반도에 몰고 올 파장을 이혜정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와 짚어봤다. (☞ 1부 인터뷰 보기 : "美 시민들, 자국이 1%를 위한 나라임을 깨달았다")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트럼프 정부의 최대 목표는 무너진 미국 중산층의 부활이다. 제조업 부활이 이를 위한 방법론. 그러나 이 교수는 "미국의 제조업 비중(미국 GDP 대비 약 10%)이 전체 산업에 비해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에 제조업 부활로 중산층이 부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결국 트럼프가 내세운 공약은 내실 없는 구호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또 "트럼프 현상의 궁극적 본질은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공존이 가능하냐는 문제"라며 "노동자들에게 중산층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사회적 유동성을 보여줘야 하는데 지금은 유동성을 보여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중국 및 멕시코 등과 일전을 벼르는 '무역 전쟁'이 답이 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해서도 이 교수는 "미국이 (보복 조치로) 겁을 줘서 상대방이 겁을 먹고 꼬리를 내리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 다음 카드는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비관적으로 봤다.

이 교수는 "사실 중국의 위안화가 지금 그렇게 인위적으로 저평가되어 있지도 않고, 중국이 미국의 일자리를 가져간 것은 2008년 이전에 있었던 일이라서 이미 옛날이야기 됐다는 주장이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오히려 트럼프가 중국의 핵심 이익에 해당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건드린 데 대해 "트럼프가 이걸 협상카드로 쓰면 북핵이나 다른 이슈들이 다 망가질 수 있다"면서 "아무도 말리지 못할 수도 있고, 트럼프는 이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때까지 중국을 흔들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중국 입장에서) '하나의 중국'은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 중국은 경제적으로 약간의 손해를 감당할 수는 있지만, 하나의 중국을 흔드는 것은 용납하지 못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트럼프 시대의 군사안보적 변화는 유럽과 아시아에서 급속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는 이미 유럽연합(EU)와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에 대한 강한 불신과 동맹 재조정 방침을 밝혀 미국이 만든 전후 질서의 격변을 예고했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해 "미국 패권의 기존 주류 담론의 시각에서 보면 정말로 다 날려먹은 것"이라며 "주류 패권 세력이 그동안 작동시켜온 기존 안보질서에 타격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앞세운 트럼프 정부의 동맹의 경제적 구조조정 방침은 한미동맹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보수층 일각에서 제기되는 동맹 약화에 대한 우려보다 "한미동맹의 신성화"를 비판했다. 

그는 "미국 입장에서 보더라도 한국이 '냉전의 전초기지'로서 가지고 있던 프리미엄이 사라졌다"면서 "(한국은) 경제적으로 중국에 넘어가고 있는데 가치적인 측면에서는 미국의 동맹으로 전 세계로 나가려고 하기 때문이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 한국은 미국에 '올인'한 상황이 돼버렸다. 미국의 민주주의‧경제‧군사 모두 파국으로 치달았는데도 한국은 미국만을 바라보고 있다"며 "한미동맹의 강화는 한반도 지역의 안보 딜레마를 강화해서 북한의 핵무장과 사드 논란을 초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미 양국의 정권교체기와 맞물려 최대 현안이 된 사드 배치 문제의 해법은 없을까? 이 교수는 외교안보의 큰 그림이 양국 대통령과 외교적 결정을 거치지 않고 "주한미군사령관이 사드 배치 이야기를 처음 꺼내면서 사안의 전개가 거꾸로 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 뒤,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한미 FTA 재협상에 착수했다. (사드 배치도) 재협상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현재의 정치권에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촛불과 탄핵, 그리고 대선 정국을 어떻게 가져가느냐가 가장 큰 변수일 것으로 보인다"며 "이 힘을 추동해서 한국의 안보나 평화 위험 요인이 무엇이고 한미동맹에서 관성적인 것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와 그렇지 않은 문제가 무엇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한미 동맹의 '대차대조표'를 새로 짜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북한의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는 북한 핵문제도 앞으로의 상황 전개가 안개속이다. 이 교수는 "트럼프 진용을 보면 선제타격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 북한이 사전에 핵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다. 또는 북한이 핵을 사용할 경우 북한을 없애버리겠다는 생각도 있는 것 같다"면서 "선제 타격을 하든 사후 보복을 하든 공멸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한미동맹과 남북관계, 북핵 문제 등이 실타래처럼 꼬인 한반도 상황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망론의 밑바탕이 되고 있지만, 이 교수는 "최근의 반기문 신드롬은 이러한 남북관계나 아시아 지역 문제를 망각한 일종의 유체이탈을 배경으로 나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특히 10년 간 해외에서 유엔 사무총장을 지내 국내 사정에 어두운 반 전 총장의 대선 출마를 강하게 비판하는가 하면, '유엔 사무총장은 퇴임 직후 어떠한 정부직도 제공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한 유엔 결의를 상기시키며 "북한에게 유엔 결의안을 지키라고 강조한 전 사무총장 스스로가 유엔 결의안을 무시하는 중"이라고도 했다.

다음은 박인규 <프레시안> 협동조합 이사장이 진행한 이혜정 교수와의 인터뷰 전문.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예측불가능' 트럼프 시대, 어디로?  

프레시안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선거를 치렀고 인수위원회를 거쳐 이제 공식 취임한다. 정치인 혹은 지도자로서 트럼프를 어떻게 평가하나? 

이혜정 : 2015년 11월 트럼프는 본인이 쓴 <불구가 된 미국-어떻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인가>(Crippled America-How to Make Our Country Great Again)라는 제목의 책에서 본인이 성공한 이유를 명시했다. 그는 여러 이야기를 늘어놓았는데 그 중 대중들이 장벽과 이민 문제에 반응을 보여서 그 부분을 계속 건드렸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일단 던져 놓고 반응이 오면 그 이슈를 계속 가져가는 방식을 사용한다. 유세에 나온 열혈 청중들의 반응과 주류 미디어가 가장 민감해하는 부분을 계속 치는 전략이다. 그런 의미에서 트럼프는 TV쇼를 경험했기 때문에 순발력이 있는 사람이다. 주류가 미워하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잘 활용한다. 

이제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냐가 문제인데,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트럼프는 정해진 포지션이 아무것도 없다는 데에 주목한다. 트럼프는 본인이 유명해지면 그걸로 되는 사람이다. 따라서 그가 이야기했던 모든 정책 중에 불변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고 봐도 된다. 국무·국방 장관은 그나마 트럼프와 다른 이야기를 한다면서, 이 사람들이 트럼프를 잘 어르고 달래면 트럼프는 자기 입장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반대로 트럼프에게 우선순위로 각인된 특정 이슈는 주류가 아무리 트럼프 생각을 바꾸려고 해도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나의 중국'을 둘러싼 최근 트럼프와 중국의 갈등이 이런 경우라고 볼 수 있다.  

트럼프는 미국과 중국이 상호 의존하고 있지만, 중국이 미국에 의존하는 바가 더 크기 때문에 판을 흔들어서 미국에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고 가면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미국이 쓸 수 있는 여러 가지 카드 중 하나가 '하나의 중국'이고 중국이 가장 아파하는 부분인데, 지금까지 왜 그걸 협상카드로 쓰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 트럼프의 생각일 것이다. 

그런데 이걸 협상카드로 쓰면 북핵이나 다른 이슈들이 다 망가질 수 있다. 이건 아무도 말리지 못할 수도 있고, 트럼프는 이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때까지 중국을 흔들 수도 있다.   

프레시안 : 월러스틴 같은 경우는 트럼프가 기존 질서와 일정하게 타협하거나 혹은 아예 깨지거나 둘 중 하나라고 예측했는데, 홀로 제도 정치권에 진입한 트럼프가 미국을 자신의 뜻대로 바꿔낼 수 있을까?  

이혜정 : 앞서 언급했던 트럼프 우선주의, 백인 우선주의, 미국 우선주의라는 틀에서 접근해보자면, 트럼프 우선주의는 제도 정치권과 무관하게 본인이 알아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당선 이후 각료 인선 역시 결국 트럼프 우선주의의 반영이라고 볼 수 있는데, 트럼프는 우리로 치면 '듣도 보도 못한' 인물이기 때문에 내각을 구성할 수 있는 자기 사람이 없다. 

심지어 몇몇 사람들은 절대로 트럼프를 도와주면 안 된다고 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당선 이후에 조금 누그러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이건 트럼프 개인에 대한 믿음이라기보다는 미국 정치제도 하에서 계속 가져가야 할 대통령제를 존중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어쨌든 트럼프는 인재 풀이 없다. 워싱턴 싱크탱크 인사들을 전혀 활용하지 않았고 따라서 자신에게 충성을 보였던 몇몇 사람을 데리고 오는 식의 인선을 했다. 그러다 보니 대외정책 측면에서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인물이 아무도 오지 않았고, 군인이나 CEO 등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국내 정책 분야도 트럼프 측근들 위주로 채웠다.

 

  

물론 트럼프는 본인의 철학을 담은 어떤 정책적 옵션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래서 지금까지 이야기한 우려들이 다소 희망적으로 바뀔 여지는 있다. 이런 낙관론이 있기는 하지만, 국무장관과 국방장관 내정자가 정신 차리고 일을 수행한다고 해도 백악관 수석전략가 겸 수석 고문인 스티브 배넌이 사고를 칠 것이라는 우려와 비관론이 강한 게 현실이다. 그가 인종주의자에 극우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른바 '정치적인 올바름'(Politically correctness)에 상반되고 기존의 모든 전통에 반대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런 인물이 지근거리에서 트럼프의 귀를 잡아 버리면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다. 

트럼프의 가장 큰 과제는 제조업의 부활을 통한 중산층의 부활인데, 미국의 제조업 비중이 전체 산업에 비해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에 과연 제조업 부활로 중산층이 부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제조업 비중은 2010년에 10% 가량이다. 이는 고용 대비 비중으로 따지면 더 떨어지는데, OECD 기준으로 2009년 기준으로 10%가 채 되지 않는다. 즉, 제조업을 완전히 부활시켜도 전체 경제에는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결국 트럼프가 내세운 공약은 내실 없는 구호가 될 수 있다. 
 

▲ 중앙대학교 이혜정 교수 ⓒ프레시안(최형락)


경제적인 부문만 보면 트럼프는 공화당의 감세와 탈규제 정책을 그대로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또 민주당의 전통적 정책인 인프라 투자도 부동산 재벌답게 자기 전공인 양 호언장담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기존 자유무역 협정의 재협상을 통해서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런데 이 세 가지는 상충될 수 있는 것들이다.  

일단 트럼프가 이야기하는 감세는 사실 부자감세다. 이렇게 하면 그동안 공화당이 오바마 정부를 공격하던 재정적자 문제에 답이 없어지고 공화당이 표방하는 균형예산 정책과도 모순이 발생하게 된다. 

폴 크루그먼 교수는 정부가 케인즈 식으로 투자를 해야 한다고 했을 당시에는 미국 경제가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고, 지금은 완전 고용 상태에 진입했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이 상태에서 정부가 투자를 촉진하고 세금을 줄이면 정부와 민간의 투자금이 중첩돼서 정말로 정부가 예산 적자를 걱정해야 할 상황에 처할 수 있다. 크루그먼 교수는 바로 이 부분을 우려하고 있다. 

인프라 구축은 효과가 분명 있겠지만, 이를 위한 재정지출이 이자율 상승과 민간부분 투자위축,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인프라 구축 투자와 함께 에너지 사업을 촉진하겠다는 것이 트럼프의 공약이다. 이는 미국 안의 석탄, 석유 등 자원 개발을 최대화하겠다는 것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미국의 국제적 리더십에 반한다. 국내외적인 반대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실상 보호무역을 하겠다는 뜻을 밝힌 트럼프가 정말 무역 전쟁을 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미국이 겁을 줘서 상대방이 겁을 먹고 꼬리를 내리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 다음 카드는 무엇인지 모르겠다.  

"트럼프, 미국에 자해적 결과 낳을 수도 있다" 

프레시안 : 제조업을 미국으로 다시 들여온다고 해도 중산층 복원에는 큰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예측인데?  

이혜정 : 미국 사람들을 고용하고 미국산을 구매하라는 것인데, 이렇게 하면 제조업에서 좋은 일자리가 나온다는 뜻이다. 그런데 방금 이야기했듯이 제조업이 미국의 경제나 고용 비중의 10% 정도다. 큰 부분을 차지하는 사업이 아니다.  

트럼프가 현재 미국 무역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은 일견 일리가 있다. TPP가 계속 문제가 됐던 것은, 미국이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로펌이나 제약회사가 TPP를 통해 해외에 진출해서 이득을 볼 수 있다는 논리인데, 이 영역에 있는 사람들은 이득을 보지만 나머지는 별로 그렇지 않다는 데 있다.  

트럼프에 닥친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전 세계에서 저성장과 장기침체가 당연한 일이 돼버렸다는 점이다. 1990년대 이래 연평균 4%에 가깝던 세계경제 성장률이 2007~2008년 이후 1~2%로 주저앉았다. 이러한 저성장 국면이 상당히 오래 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일본의 이른바 '잃어버린 20년'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미 세계 경제의 총 규모보다 무역 규모가 줄었다는 통계치도 있다.  

또 트럼프는 중국과 무역 전쟁에서 이기려고 하는데 사실 중국의 위안화가 지금 그렇게 인위적으로 저평가되어 있지도 않고, 중국이 미국의 일자리를 가져간 것은 2008년에 있었던 일이라서 이미 옛날이야기가 됐다는 주장도 있다. 오히려 지금은 중국에서 금융위기가 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발 거품경제가 꺼지면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예측이다.  

중국은 현재 내수 위주로 경제를 꾸려가면서 내수와 지역경제를 묶겠다는 '일대일로'(一帶一路, One belt, One road)를 구상하고 있다. 동남아와 서남아시아, 유럽까지 길을 잇겠다는 것인데, 이 때문에 트럼프가 중국의 팔을 비틀어서 무역 전쟁을 한들 무엇을 얻을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한편으로는 미국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대한 대응 때부터 실수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있다. 중국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갈 것이냐는 문제를 둘러싸고 정치‧경제적으로 싸워야 한다는 입장과 타협해야 한다는 입장이 있고, 군사적으로는 견제하더라도 경제적으로는 타협해야 한다는 절충론도 있다. 절충론에 입각해 보았을 때 당시 미국이 실수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이다.  

처음에 중국이 AIIB를 만든다고 했을 때 미국은 다른 나라들에게 AIIB에 함께하면 미국의 궤도에 어긋나는 것처럼 선전해왔다. AIIB를 중국을 견제하는 수단으로 이용하면서, 마치 AIIB가 확장되면 미국 패권이 날아가 버리는 것처럼 인식했다. 하지만 영국이 AIIB 참여 선언을 한 이후 독일과 유럽 국가들에 이어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까지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미국의 선전은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규범과 제도 부분에서 중국과 함께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있다. 한국 내부에서 중국과 도저히 같이 갈 수가 없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근거 중 하나가 바로 이 부분이다. 우리는 민주주의 체제를 택하고 그 안에서 규범과 제도가 만들어지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으며, 국제 정치경제에서 통용되는 규범과 제도를 중국이 따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의 상황이 불확실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트럼프 시대의 미국은 중국보다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다수의 동맹국들과 함께 세계 질서를 주관해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신뢰성이 중요하다. 그런데 트럼프는 'unpredictability', 즉 예측불가능성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협상을 할 때 상대가 불안함을 느껴야 그 협상에서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트럼프는 미국이 동맹국이기 때문에 한국과 일본, 독일을 항상 밀어준다고 약속해서 이들 국가가 미군 주둔 분담금을 올리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시한다. 그래서 미군을 철수할 수 있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면 동맹국들이 벌벌 떨면서 분담금을 올릴 것이라고 판단한다. 실제 한국의 장명진 방위사업청장은 분담금을 올려주겠다며 여기에 장단을 맞춰주기도 했다.  

결국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가 됐을 때 이미 미국 민주주의나 미국 패권의 국내정치적 기반이 날아갔다고 한 것과 마찬가지로, 미국이 트럼프 집권 이후에 잘 나갈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신뢰성은 상당히 소실됐다고 봐야 한다. 규범‧제도 경쟁 측면에서 미국이 가지고 있던 상대적 우위가 날아가 버린 것이다. 

TPP 문제만 해도 그렇다. 미국은 TPP가 경제적 이익의 문제가 아니라고 선전해왔다. 사실 TPP는 아시아나 세계 경제에서 누가 미래의 규칙을 정할 것인가의 문제다. 그랬던 미국이 TPP를 포기한다고 선언했다. 신뢰성의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물론 종합 국력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인류 역사상 미국을 능가할만한 국가는 나오기 힘들다. 앞으로도 미국을 따라올 만한 국가는 별로 없어 보인다. 실제 미국은 지금도 인구가 계속 늘어나고 있고 인구 연령이 낮으며 최근 전체 이민자 수는 감소 추세이지만, 트럼프 시대의 백인 우선주의에도 불구하고 이민자의 유입은 일정하게 유지될 것이다. 

그러나 국가 단위로 미국이 1등이라는 것과 세계질서를 일정하게 운영하고 관리하는, 나머지 국가들의 존경과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국가라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국제적인 리더십 측면에서 보면 트럼프의 언행은 자해적인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높다.

민주주의, 자본주의, 세계 안보의 역진 

프레시안 : 트럼프 당선자가 최근 유럽연합과 나토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내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안보 전략의 주축이었던 대서양 동맹이 깨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있다. 트럼프는 다른 한편으로 러시아와는 일관되게 밀월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미국 대외 정책의 전통적 공식에서 벗어난 트럼프의 행보가 어떤 영향을 미치리라고 전망하나?

이혜정 : 트럼프의 그 언급은 테러 대응이 급한데 나토가 무슨 소용이냐는, 나토가 완전히 낡았다고 보는 트럼프의 반패권주의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발언이라고 본다. 

패권의 기존 주류 담론의 시각에서 보면 정말로 다 날려먹은 것이다. 시진핑은 다보스에서 자유무역을 강조하는데, 트럼프는 유럽연합의 해체를 전망하고 메르켈의 난민 정책을 비판하고 대서양 동맹의 기반을 전면적으로 거부한 것이다. 그나마 자유주의적이라고 볼 수 있는 미국 패권의 기반을 완전히 부정하는 '미친 짓'이다. 주류 패권 세력이 그동안 작동시켜온 기존 안보질서에 타격이 클 것이다.  

프레시안 : 월러스틴은 중국은 패권국가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하기도 했다.

이혜정 : 세계 자본주의의 성격 자체가 변했기 때문에 강대국이 순환해서 패권국가가 되는 시기는 끝났고, 새로운 사회체제를 만드는 투쟁의 시기가 시작되었다는 것이 1970년대 이래 월러스틴의 일관된 주장이다. 사회적인 움직임을 통해 새로운 자본주의를 만드는 데 각자가 열심히 투쟁하라는 의미로 읽힌다. 그걸 어떻게 할 것이냐는 본인이 있는 자리에서 열심히 고민하고 투쟁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것이다.  

1970년대 이후 미국의 레이건, 영국의 대처 이후로 계속돼왔던 신자유주의적인 대안은 끝났다고 봐야 한다. 세계화가 현실이고 세계화 이외의 대안은 없다는 주장은 저성장이 이른바 '뉴노멀'(New Normal)이 되면서 종료됐다.  

트럼프 현상을 아주 궁극적‧본질적으로 보면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공존이 가능하냐는 문제인데, 자본주의는 소수의 자본가가 다수의 노동 대중을 지배하는 시스템이다. 그리고 민주주의는 표를 많이 가진 사람이 권력을 얻는 구조다. 따라서 표를 행사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맑스 식으로 하면 허위의식을 갖게 만들든지, 아니면 이들에게 중산층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사회적 유동성을 보여줘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중산층이 붕괴되고 있어서 유동성을 보여줄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에 국경을 허물고 물건들이 다 들어오는 상황이 되면 시진핑이 오히려 자유무역의 주창자가 될 수도 있다(실제로 17일 스위스 세계경제포럼 기조연설에서 시진핑 주석은 자유무역을 강하게 옹호했다).  

트럼프가 중국과 무역 전쟁에서 2차 대전 이후 미국이 자유무역체제를 관리해온 방식, 즉 초기에는 원조나 일방적 시장 개방을 하다가 이후에는 특혜를 축소하고 상호주의 원칙을 강조하는 방식 정도만 한다면 중국은 '그래 까짓 거 우리가 좀 손해 볼 수 있지'라고 하면서 '일대일로 통해서 유럽이랑 남아시아 쪽으로 가면 돼'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하나의 중국'을 흔드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이건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 즉, 중국은 경제적으로 약간의 손해를 감당할 수는 있지만, 하나의 중국을 흔드는 것은 용납하지 못한다.  

프레시안 : 트럼프가 지금까지 미국이 세계를 경영해온 문법과 전혀 다른 문법을 들고 나올 수 있다는 것인가? 

이혜정 : 그렇기도 하고 과거 현재의 상황도 전혀 다르다. '스트레스 테스트'라는 논문이 있는데, 미국이 기본적으로 깔고 있던 전제들이 모두 깨졌다는 분석이다. 즉 미국의 대전략이 전제했던 것이 있는데, 이게 과연 맞는 이야기인지를 따져보는 글이다.(Hals Brand and Peter Feaver, <Stressig Testing American Grand Strategy>) 

논문에서 필자들은 전 지구적인 수준으로 보자면 여전히 미국의 군사력이 막강하지만 지역적인 수준에서는 점점 떨어진다고 분석한다. 그래서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어떻게 하지 못했다. 또 미국과 중국 관계에서 힘의 균형을 이야기할 때, 미국은 동맹이 많고 중국은 동맹이 없기 때문에 미국이 전 세계적인 힘의 관계에서 우위에 있다고 흔히 이야기하는데,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을 통칭) 등장 등으로 이러한 전제도 사라졌다고 지적한다.  

미국이 중국을 견인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을 것이고, 민주주의가 불가역적으로 진전된다는 전제 역시 현상적으로는 가역적으로 후퇴하고 있기 때문에 올바른 분석으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밖에 경제적으로 신자유주의나 세계화가 지속될 수 있는가, 기술적인 진보가 미국에만 유리한가 등등의 질문이 나온다.  

2015년 오바마 대통령이 국가안보전략을 내놨는데, 가치와 풍요와 안보가 같이 가는 것이 미국의 국가안보전략의 목표이고 핵심이라고 했다. 그런데 사실 이건 모든 나라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목표다.  

이걸 후쿠야마 식의 3단 논법에 놓으면 풍요(경제)가, 즉 미국식 신자유주의가 전 지구적으로 진행되고 그게 민주주의를 확산시키고, 민주주의 확산이 평화를 가져오는 이른바 '민주평화론'으로 해석할 수 있다.  

1990년대만 해도 이 세 가지가 다 같이 갈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는 세 가지가 함께 진행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오히려 지금의 상황은 민주주의 가치, 세계 자본주의, 세계 안보가 각각의 영역에서 역진, 후퇴가 발생하고 각 영역들의 역진이 서로 얽히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트럼프에 대한 비판도 이러한 지점에서 나온다. 트럼프가 각각 사안별로 이른바 '거래'를 해서  각각의 전투에서 이길 수도 있다. 그런데 그게 전쟁이라는 큰 판에서는 별로 의미가 없다. 전투에서 이기는 것이 미국의 종합적 국력이나 패권 이익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하는데 사안별로 연계가 되지 않기 때문에 전투 승리가 전쟁 승리로 이어지기 어렵다. 

한국 상황으로 좁혀서 생각해보면 한국은 사드 도입이라는 안보 문제 때문에 경제 문제에 태클이 걸렸다. 가치나 역사 문제 때문에 통화 스와프에 제동이 걸렸다. 가치, 민주주의, 자본주의, 지정학, 평화가 각각 잘되고 선순환하는 것이 1990년대의 희망사항이었다면 지금은 각각의 층위가 후퇴하고 악화되고 악순환으로 물려있다. 
 

▲ 중앙대학교 이혜정 교수 ⓒ프레시안(최형락)

  
"한미동맹 대차대조표를 다시 검토해야"

프레시안 : 한미 관계를 살펴보면 한미 FTA, 주한미군 분담금, 사드 배치 등이 구체적 사안으로 등장하고 있는데, 더 근본적인 것은 미국이라는 나라의 위상이 떨어지고 있는데 한국은 더 미국에 가까이 가려고 한다는 점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 집권 이후 이러한 양상이 강화되고 있다.   

이혜정 : 지금 제기한 세 가지 사안에 각각 무엇이 걸려있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한미동맹으로만 이야기하면 동맹에 대한 딜레마가 여러 가지 있다. 냉전시대 한국은 군사주권을 포기하는 대신 북한의 위협을 막기 위해 미국의 힘을 빌렸다. 한국의 국력이 상대적으로 북한에 비해 약했기 때문에 북한이 쳐들어올 때를 대비하기 위해 안보와 자주가 교환된 것이다. 

동맹에는 또 다른 딜레마가 있다. '연루와 방기' 문제다. 냉전 때도 이런 문제 때문에 동맹 간에 갈등이 벌어지기도 했다. 예를 들어 박정희 집권 시절 북한의 특공대가 청와대 뒷산까지 침투한 1.21 사태(김신조 사건)이 발생했다. 박정희 입장에서 보면 보복을 해야 하지만, 미국 입장에선 한국이 북한을 칠 경우 끌려들어가는 상황이 전개된다. 이건 미국의 이익에 맞지 않았다. 남북문제에 연루될 경우 미국의 국익에 손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남한의 보복을 막은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한국은 냉전 내내 주한미군 철수, 즉 미국이 동맹인 한국을 방기할 위험을 우려했다. 

냉전이 끝난 이후 한국은 새롭게 연루의 위험에 처했다. 이라크 전쟁이 그 예이다. 한국이 미국의 이라크 전쟁에 병력을 파견할 것인가의 문제 역시 미국이 벌이고 있는 전쟁에 연루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쟁을 일으켰다.  

사드 문제의 경우 중국은 아주 일정한 톤으로, 하지만 분명한 어조로 '선'을 넘어오면 보복하겠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 사드 배치는 주한미군사령관이 사드를 배치하겠다고 밝힌 것이 시작이었다. 사드 배치의 효용성 여부를 떠나 처음부터 형식‧절차가 잘못된 접근이었다. 

외교나 안보는 큰 그림이 그려진 상태에서 양국의 대통령, 국가안보보좌관, 외무부 장관 혹은 외무‧국방 장관 회담인 '2+2 회담' 등에서 결정이 내려지고, 여기에 맞춰 군을 통제해야 한다.그런데 이번 사안의 경우 주한미군사령관이 사드 배치 이야기를 처음 꺼내면서 사안의 전개가 거꾸로 된 측면이 있다.  

럼스펠드 식의 군사변환 시각에서는 한국에 미군을 붙박이로 둘 이유가 없다. 그런데 주한미군사령관 입장은 다르다. 한반도는 미군의 전선 중 하나인 곳이라, 정예 병력이 파견되고 별도의 수당도 받는다. 한미 동맹의 가장 제도화된 '군사 기술적인 유효성'이라는 판타지도 있지만 미군들에겐 일종의 직장, 철밥통이 돼버린 측면도 있다. 

다시 사드 배치 문제로 돌아가서, 제도적으로 한미 동맹이 우리를 옭아매는 측면도 있지만 자산의 측면도 있으니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는데, 지금 사드 국면은 주한미군사령관이 배치 발언을 시작하는 바람에 이러한 종합적 판단이 불가능해진 셈이다. 

프레시안 : 정권이 바뀔 경우 사드 문제 재협상의 여지가 있다고 보나?

이혜정 : 어쨌든 합의한 거니까 최소한의 성의를 보이는 게 맞다는 입장이 있다. 그런데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한미 FTA 재협상에 착수했다. 재협상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재의 정치권에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촛불과 탄핵, 그리고 대선 정국을 어떻게 가져가느냐가 가장 큰 변수일 것으로 보인다. 이 힘을 추동해서 한국의 안보나 평화 위험 요인이 무엇이고 한미동맹에서 관성적인 것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와 그렇지 않은 문제가 무엇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한미 동맹의 '대차대조표'를 새로 짜봐야 한다.  

한미 FTA 협상 문제도 다시 검토해봐야 한다. 한국의 경제적 의존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넘어가기 시작한 것이 2000년대 초반이다. 그 증거가 중국발(發) 마늘 파동이다. 이때부터 노무현 대통령의 고민이 시작됐다. 한미동맹의 관점에서 1960~70년대에는 한국이 미국 시장에 물건을 내다 팔고 원조를 받으면서 살았는데, 이제 미국에 소위 '몰빵'해서 한국 경제가 살아갈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 판명됐기 때문이다.  

미국 입장에서 보더라도 한국이 '냉전의 전초기지'로 가지고 있던 프리미엄이 사라졌다. 1997년 한국이 겪은 외환위기가 미국이 한국을 각별하게 봐주지 않는다는 걸 드러낸 사례다. 과거와 비교해보면, 한국이 1983~84년에 외채 위기를 겪었을 때 일본에서 40억 달러가 긴급 공수됐다. 미국이 이러한 결정을 내린 이유는 한국이 전초기지였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한미 동맹에서 정상적인 양태라고 보였던 조치들이 1997년에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렇게 동맹의 상황이 변한 상태에서 한미 FTA를 재협상할 것이냐는 결국 우선순위의 문제인데, 트럼프가 미국 안에서 해놓은 이야기를 보면 일단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부터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다음은 중국과 통상 문제가 될 것이다. 한미 FTA 재협상은 순위에서 밀릴 가능성이 크다.  

취임을 코앞에 두고 트럼프는 상당히 많은 일들을 굉장히 빨리 처리 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그렇게 보더라도 한미 FTA 재협상은 우선순위가 아니라고 추정할 수 있다. 물론 한국에서 계속 미국만을 맹목적으로 쫓아가는 정권이 들어선다면 한국 정부가 제 발로 미국에 굴종할 가능성도 있다. 

FTA 재협상을 위해 대차대조표도 다시 작성해봐야 하는데 이 계산이 쉬운 일은 아니다. FTA의 가장 큰 문제는 민간 기업이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할 수 있는 부분인데, FTA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논리도 미국 사기업의 이익을 위해 한국의 공익이 희생되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대목이었다. 이게 실제 실현된다면 한국 국가 경제의 이익과 신자유주의적인 이익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따져 봐야 한다.  

한미동맹은 신성불가침인가? 

프레시안 : 트럼프가 북핵 문제는 어떻게 다룰 것이라고 예상하나?

이혜정 : 냉전 때부터 미국은 이중 봉쇄를 했다. 남북이 서로를 때리지 못하게 봉쇄한 것인데, 일종의 안정자 역할을 한 셈이다. 그런데 지금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증강하면서 비대칭 위협을 높이고 있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는 문제가 아니라, 능력의 측면에서 어쨌든 막강한 한미 연합 전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은 막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지금 트럼프 진용을 보면 선제타격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 북한이 사전에 핵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다. 또는 북한이 핵을 사용할 경우 북한을 없애버리겠다는 생각도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이러한 군사적 억지 전략이 작용하면 한국은 끝이다. 북한에 핵과 미사일 개발을 저지할 수 없는 것이 냉전이 끝난 다음의 실상이고, 선제 타격을 하든 사후 보복을 하든 공멸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  

트럼프가 등장하기 직전,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으로 가기 직전, 한국의 보수는 두 가지 옵션을 내놓았다. 한 편으로 제재하고 한 편으로 대화하자는 투 트랙도 허용하지 않았던 강경론이었다. 구체적으로, 하나는 미국의 전략 핵 무기를 다시 갖다 놓자는 것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핵무장을 하자는 주장이었다. 트럼프가 자기 방식대로 하면 미국이 전략 핵무기를 가져다 놓을 테니, 대신 한국이 돈을 내라고 할 가능성이 높다. 전략폭격기든 항공모함이든 미국의 자산이 움직여야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미국의 군사전략가들이나 국방부 입장에서는 한국 정부가 돈을 낸다고 군 자산을 함부로 뺄 수 있냐고 반발할 수도 있다. 항공모함 11개를 가지고 지구 특공대를 만드는 게 미군의 기본적인 임무인데 그중에 하나를 왜 한반도 인근에 가져다 놓느냐며, 한국 정부를 달래는 목적으로 항모나 전략폭격기가 잠깐 한반도 인근에 진출했다가 빠지면 되는 건데 왜 상시 배치를 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결국 트럼프든 미국 군부든, 미국 입장에서 전략 무기 배치는 선택하고 싶은 옵션이 아니다.  

미국의 전략 무기들이 들어와서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막아낸다고 해도 문제는 발생한다. 이걸 실제로 쏘게 되는 상황이 되면 이미 그건 파국으로 접어드는 길이다. 지금 상황이 '굳건한 안보'만을 외쳐서 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프레시안 : 한국의 차기 대권 주자들은 대부분 사회‧경제적 불평등에 관심이 있지, 외교나 안보 사안에서는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인다. 특히 한미 동맹과 동북아 정세에 대해서는 새로운 관점이나 별다른 언급이 없다. 

이혜정 : 한국 사회 내에서 한미 동맹에 대한 신성화 작업이 너무 많이 진행된 결과다. 다만 이렇게까지 한미동맹이 중시되고 신성불가침의 영역으로 떠오른 시간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한국이 가지고 있는 지정학적인, 외교안보적인 정체성은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일본으로부터 독립했다는 탈식민 분단국가라는 정체성, 또 하나는 동아시아 또는 동북아의 지역 국가라는 정체성, 마지막으로 미국의 동맹이라는 정체성이다. 시기에 따라 특정 정체성이 더 강조됐는데, 미국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던 이승만 정부 시기에는 오히려 미국의 동맹이라는 정체성은 크지 않았다.  

일례로 1958년 외무부가 펴낸 <외무행정의 십년> 이라는 책의 목차를 보면 미국보다 일본, 중국, 필리핀과의 관계 설명이 먼저 나온다. 미국과 관계는 그 뒤에 등장한다. 이는 1990년 노태우 정부 시절 외교부가 펴낸 <한국외교 40년>에서도 그대로 유지된다. 지역 외교 문제는 아시아부터 등장하고, 그 다음에 주변 4강 외교나 미국과의 외교로 넘어간다. 

그런데 김대중 대통령 집권 시기에 출간된 1998년 책에는 지역보다 미국과 동맹이 먼저 언급된다. 4강 외교라는 틀 안에서 한미관계부터 먼저 등장한다. 냉전이 끝나면서 한국이 여러 가지 종류의 세계화의 덫에 빠졌는데 경제적으로 신자유주의 덫에 빠지면서 미국 일변도가 횡행하게 됐다. 이러면서 한국은 동아시아 또는 동북아 지역 국가라는 정체성보다 미국과 동맹이라는 정체성이 앞서기 시작했다. 이후 2008년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이러한 흐름은 더욱 강화됐다.  

1958년 책에는 미국이 한국을 배반했던 역사도 명시돼 있었지만, 2008년 이명박 집권 시기에는 이 역사가 싹 사라진다. 대신 미국이 한국을 살려줬다는 이야기가 먼저 나온다. 책의 순서 역시 미국과 동맹이 먼저 언급되고 지역 문제는 사라진다.

이를 통해 한국은 미국에 경제적‧정치적‧물질적으로 의존하던 때보다 그렇지 않을 때 오히려 정신적으로는 미국에 더 기대는 역설을 확인할 수 있다. 

"반기문 대선 도전, 유엔과 한국 정치에 모두 불명예" 

프레시안 : 1990년 탈냉전 환상에 빠진 것이 미국만은 아닌 것 같다. 한국도 피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이혜정 : 남한이 남북 체제 경쟁에서 이겼기 때문이다. 냉전 때 남한의 경제는 재벌 위주였지만 최소한의 복지는 했다. 북한이 '남한에는 판잣집이 있고 거지들도 있다'고 남한을 비난하는 선전을 해대니까 이를 무마하기 위해 오히려 복지를 더 챙긴 것이다. 

그런데 북한과 체제 경쟁이 끝난 이후에 보수의 논리는 북한을 흡수 통일하는 것밖에 없다는 식으로 흘러갔다. 문제는 남북 간 힘의 격차는 한국에 유리하게 작동했지만 중국과 일본, 중국과 미국의 힘의 격차는 반대로 작동하고 있고, 한반도는 중국이 정전협정의 당사자인데서 잘 알 수 있듯이 미중 세력권의 경계이다. 

지정학‧지경학적인 것과 가치나 제도의 교착‧착종이 작용하고 있는 셈인데, 여기서부터 헷갈리기 시작하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경제적으로 중국에 넘어가고 있는데 가치적인 측면에서는 미국의 동맹으로 전 세계로 나가려고 하기 때문이 문제가 생긴다. 

그리고 어떻게 해도 남한은 북한을 독자적으로 흡수통일할 능력이 없다. 보수 입장에서는 통일대전을 벌여서 일주일 만에 북한을 쓸어버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러다 보니 통일 정책도, 지역 정책도 사라지고, 탈식민 분단국가라는 정체성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프레시안 : 한국 외교와 한미동맹의 문제 등과 관련해 외교관 출신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그런 프레임을 대표하는 것 같다. 

이혜정 : 최근의 반기문 신드롬도 이러한 남북관계, 지역 문제를 망각한 일종의 유체이탈을 배경으로 나온 것 아닌가 한다. 반기문 전 총장이 어떻게 한국 문제를 알 수 있나? 이건 유엔이나 한국 정치에 있어서 모두 불명예스러운 일이다. 한국이 지금 이승만이나 김구가 와서 나라를 지켜줘야 하는 식민지 국가인가?  

10년 간 세계은행 총재를 한 김용이 미국정계에 뛰어드는 가설적인 상황을 생각해보자. '미국의 문제는 경제이니 세계은행을 10년이나 관장한 내가 세계경제대통령이다' 이렇게 외치면서 미국 대선에 뛰어들면 미국인들이 반기겠는가?  

반기문 전 총장은 1970년 외무부에 들어갔고 한국은 1991년 유엔에 가입했다. 그는 2006년부터 2016년까지 총장 자리에 있었다. 한국의 대통령이면 한국의 정치를 해야 하는데 한국의 바닥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정치에 끼어드나? 

반 전 총장이 성공적인 유엔 사무총장이었느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10년 동안 유엔을 책임졌던 사람이면 한국의 사정을 모른다는 게 문제다. 사실 10년 동안 사무총장 직책을 잘 수행했다면 한국의 현실에 대해 몰라야 맞다. 만약 잘 알고 있다면 이건 그만큼 사무총장 임무를 소홀히 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한 1946년 유엔 총회에서는 "유엔 회원국은 사무총장의 퇴임 직후 어떠한 정부직도 제공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무총장 자신도 그러한 직책을 수락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4대 총장인 쿠르트 발트하임, 5대 총장인 하비에르 페레스 데 케야르는 이 결의안에 충실했고 각각 퇴임 4년 후에 대선에 도전했다. 반면, 반기문 전 총장은 퇴임 직후 대선에 나올 준비를 하는,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 북한에게 유엔 결의안을 지키라고 강조한 전 사무총장 스스로가 유엔 결의안을 무시하는 중이다. 보수의 다음 대표가 없다보니 벌어지는 일이라고 본다.  

프레시안 : 미국이 세계 헤게모니를 잡아가는 과정에서 한국은 가장 긴밀하게 편입됐다. 그것도 전쟁까지 하면서 일종의 군사주의의 촉매가 돼버렸고, 정체성도 그렇게 만들어져버렸다. 그랬던 미국이 이제 '세계 경찰' 역할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트럼프의 당선이 가져온 미국의 변화, 세계 질서의 변화가 한국 위상에 대한 각성의 계기가 돼야하는데 전혀 그런 움직임이 없는 것 같다.  

이혜정 : 트럼프에 대해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는 'unprecedented', 선례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는 갑자기 튀어나온 인물이 아니다. 그럴만한 환경이 조성됐었고, 따라서 트럼프 집권은 단순히 트럼프 한 사람이 집권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것으로 봐야 한다.  

반기문 전 총장 이야기를 더 하자면, 그가 유엔에 있던 10년 동안 세상이 바뀌었다. 그래서 한국의 정치를 하겠다는 반기문의 해법을 알 수도 없고, 한국 역시 지난해 10월부터 뒤집어지기 시작해서 그 선례를 찾아보기 힘든 국면으로 전개되고 있다. 우리가 딛고 있었던 기존의 모든 것을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신자유주의의 선도자인 로렌스 서머스는 최근 경제가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한다. 그는 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복지를 늘리고 국가의 역할을 확대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서머스는 '책임있는 민족주의'라는 구호를 내놓았다. 서머스가 보더라도 신자유주의로는 더 이상 길이 없고 구체적인 경제 실적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주의자들은 분배를 먼저 하면 성장이 안 된다고 주장해왔지만, 지금은 시장에 맡겨두면 성장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 중앙대학교 이혜정 교수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1945년부터 시작된 미국 패권이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대외적으로 깨지기 시작했다. 이번에 트럼프 당선으로 미국 안에서 또 한 번 깨진 셈인데, 지금까지 미국이 이끌어 온 세계질서가 변화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혜정 : 박정희 향수를 향수로만 볼 수 있느냐는 문제가 있는데, 박정희 식 전략은 폐해가 컸지만 이랬든 저랬든 경제 지표가 올라가고 나라 국부가 커진 것은 사실이다. 미국으로부터 원조를 받은 것도, 미국이 수출 시장을 열어준 것도 맞는 일이다.  

그런데 그게 공짜였나? 노동자들의 희생, 민주주의의 희생이 수반됐고 베트남 전쟁에서 적지 않은 한국 국민들이 희생됐다. 또 이 때문에 제3세계를 상대로 하는 한국의 외교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한국이 탈식민이라는 정체성과 미국의 동맹으로서의 정체성을 바꿔버린 것이다. 일본, 북한과 얽혀있던 문제들도 그냥 넘겨버리고 미국의 동맹국이라는 정체성으로 국제사회에 나가게 된 것이다.  

그런데 그 한계가 1997년에 왔다. 박정희 식 경제 모델이 지속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정치‧경제적인 리모델링이 필요했는데 이게 잘못된 방향으로 진행되면서 양극화가 더 커졌다. 

김대중-노무현 정권 때는 남북관계와 지역 외교, 한미관계 등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가져야 한다는 문제의식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현재 한국은 미국에 '올인'한 상황이 돼버렸다. 

대학, 넓게는 지성계의 균형도 무너졌다. 1980년대만 해도 당시 대학가에는 미국, 한국, 일본, 유럽 등등에서 박사학위를 한 교수들이 많았다. 그런데 세계화 교육을 한다고 하면서 국제대학원을 만들었는데 전부 미국으로 가면서 오히려 지역 연구는 위축되는 결과를 낳았다.

특히 한국의 보수층은 가치적인 측면과 경제적 측면 모두 끝까지 미국과 함께 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런데 이는 한국이 처해있는 경제적인 바탕과는 반대로 간 것이다. 경제적으로는 중국 경제의 자기장에 빨려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민은 중국 경제의 자기장에 빨려 들어가지 않으면서 어떻게 생존을 도모할 것이냐의 문제였다. 그래서 이에 대한 견제책으로 한미 FTA를 추진했다는 분석도 있는데, 보수정권이 들어서면서 이러한 고민조차 사라졌다. 오히려 보수정권은 김대중-노무현 정권이 한미 동맹을 망가뜨렸기 때문에 이를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 미국의 경제와 민주주의는 가라앉기 시작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 군사력의 한계가 드러났고, 대침체로 경제위기를 겪었고, 최근 트럼프로 정치의 위기마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의 민주주의‧경제‧군사 모두 파국으로 치달았는데도 한국은 미국만을 바라보고 있다. 한국 사회 전체가 미국 중심의 세계화에 올인하면서, 지식이나 자기 정체성의 측면에서 지경학적, 경제적, 문화적으로 한반도와 지역의 현실을 무시하는 유체이탈을 한 셈이다.  

한미 동맹을 통해 한국은 냉전 시기 동안 안보적 측면을 강화했고 경제 발전을 이루기도 했다. 이걸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힘은 항상 일방주의적으로 작용했다. 그리고 미국과 한국은 양자동맹이었다. 미국이 이야기하는 유럽연합과 같은 자유주의적인 국제질서가 동북아에서도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미국의 패권이 동아시아에서 지역의 안정자 역할을 했을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한반도에서는 북한의 남침과 남한의 북침을 동시에 막는 이중 봉쇄를 통해서 안정자 역할을 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베트남 전쟁의 경우에는 지역의 불안정과 미국의 분열, 미국패권의 위기를 초래했다. 커스와 같은 미국의 전략가들은 한국전쟁에서 북진 결정이나 베트남 전쟁 개입을 미국이 승리에 도취되어 군사적인 과대 팽창의 오류를 범한 사례로 들기도 한다.

미국이 일정한 안정자로서 중국을 견인하고 일본도 일정하게 누르고 있다는 환상을 1990년대까지는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그것들이 하나씩 힘이 빠지고 2007년, 2008년 이후에 문제점들이 판도라의 상자처럼 하나하나씩 열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국은 이런 흐름과 반대로 움직였다. 역사를 길게 보면 너무나 황당한 상황이다. 

단순히 자주성만 잃었다면 괜찮다. 또 자주성을 잃고 안보를 얻었으면 그것도 나쁘지 않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미국이 냉전시대에 북한의 남침을 막는 것과 같은 안보를 제공해줄 수는 없다. 한미동맹의 강화는 한반도 지역의 안보 딜레마를 강화해서 북한의 핵무장과 사드 논란을 초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이야기했던 미국과 공유하는 가치, 정치제도, 인권 등과 함께 경제, 안보를 같이 한다는 것도 어그러졌고 박근혜 정부가 언급한 '아시아 패러독스'도 이미 끝난 이야기가 돼버렸다.  

아시아패러독스의 전제는 경제적으로는 상호 의존‧협력을 하지만 안보적인 측면에서 협력을 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그런데 트럼프가 집권하면서 미국은 경제적으로 중국과 무역 전쟁을 불사하고 있는 상황이고 한미 FTA 역시 재협상을 할 의사를 보이고 있다. 한미 간 경제적으로 상호 의존이 깨지는 상황에 도래한 것이다. 결국 동맹이 상수가 아니라 거대한 변수가 돼버렸다. 

동북아 평화구상을 통해 통일대박까지 가려면 한국의 경제력이 북한을 흡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한국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 지난 10월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한국의 제도가 북한보다 우월하기 때문에 북한 사람들에게 한국으로 넘어오라고 손짓 했는데, 체제의 우월성조차도 국정 농단으로 이미 다 까먹어버렸다. 

물론 여기서 변혁을 할 수 있는 광장의 힘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박근혜 정권이 스스로 먼저 무너진 것 역시 사실이다. 즉 지난해 10월 이전에 가지고 있었던 모든 정상상태의 전제가 다 깨져버린 것이다. 일종의 시스템이 혼돈에 빠진 상태인데, 이 구덩이가 깊으면 쉽게 빠져나오기 어렵다.

 

  

임경구 기자 hilltop@pressian.com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