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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극과 친일파들이 국민과 전쟁을 원하고 있다고?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4/06/18 13:13
  • 수정일
    2014/06/18 13:1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버틸 때 버티고 협상할 때 협상…정치 그거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임두만 | 2014-06-18 09:30:38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골수 친일파 문창극은 나라를 위하여 국무총리 후보직을 사퇴할 의사가 없고, ‘위안부는 창녀이며 일본군의 협력자’라는 책을 쓴 세종대 박유하 교수는 “사과할 게 있어야 사과를 할 것 아닌가?” 라며 사과할 뜻이 없음도 말했다. 또 유우성 간첩조작사건을 위해 중국의 외교문서를 위조한 김씨도 나라를 위해 문서를 위조했단다. 이게 2014년 6월 17일 오후 4시에 포털의 뉴스창에 뜬 기사다. 그리고 이 기사가 말하는 것이 오늘날 이땅 보수라는 이들의 민낯이다.

국무총리실 공보담당인 이석우씨는 정부가 예정대로 국무총리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요청서를 계획대로 국회로 보낼 것이며 “오늘 총리 후보자께서는 청문회 준비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여당… 인 새누리당 기류가 급속히 나빠지고 있는데다 친박좌장이라는 서청원 의원이 후보자 사퇴를 요구하는 뉘앙스가 있는 발언을 함으로 정가에 문창극이 후보자를 사퇴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아 이를 진화하기 위함이란다. 결국 박근혜 김기춘 문창극 트로이카는 이번 사태를 정면돌파하겠다는 것이며 새누리당이 박근혜의 명령을 거역하지 못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는 뜻이다.

서청원 이재오 이인제 등 중진과 김상민 등 초선들의 반발이래야 찻잔 속의 태풍 정도라고 본다는 뜻이다. 때문에 이제 문창극을 둔 건곤일척 싸움은 국민과 박근혜-김기춘-문창극의 일전으로 변했다.

▲ 박유하 제국의 위안부

위안부를 폄하한 박유하도 마찬가지다. 박유하의 생각과 문창극의 생각은 다르지 않다. 그리고 이들을 옹호하는 보수라는 사람들의 생각도 같다.

이들의 일본에 대한 관점은 일본 때문에 한국이 근대화 되었고, 일본 때문에 미국이 한국을 돕고 있다는 거다. 즉 미국의 동북아 패권은 일본을 지켜야 가능하며, 한국은 이 범주 안에 있으므로 미국과 친하려면 일본과도 친하지 않을 수 없다는 거다. 이런 관점에서 한국의 반일감정은 불필요하다는 관점이 이들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다.

이 연장선에서 북한은 없어져서도 안 되며, 통일도 불필요하다는 사상이 나온다. 때문에 북한은 좀 더 호전적이어야 하므로 북한이 호전적이 아니라 평화무드로 나오는 것도 싫다. 주기적으로 NLL은 시끄러워야 하고 간첩사건도 사주 일어나야 한다. 그래서 없는 간첩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생긴 것이 유우성 간첩조작사건이다. 때문에 이 사건 재판에서 나타난 주요 피의자들의 진술은 엇갈릴 수밖에 없다.

이는 오늘(17일) 재판도 마찬가지였다. 국정원 김모 과장은 “김씨가 문서를 위조했지만 그 사실을 몰랐다”며 김씨에게 속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씨는 “국정원에서 문서를 위조하라고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국정원으로부터 유씨가 간첩이라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며 “대한민국을 해하는 사람을 처벌한다는 심정으로 문서를 위조한 것”이라고 밝혔다.

손석희의 말대로 이런 상황이라면 우리는 한 발 더 들어가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들어가보면 답은 확연하게 나온다. 즉 서로 죄를 덮어쓰지 않기 위하여 상대에게 떠밀고 있으나 어떻든 이 사건에서만은 약자가 국정원 협력자인 김씨라는 사실이다. 때문에 그의 말은 처절할 수밖에 없다.

국정원 직원들은 끝까지 몰랐다고 주장해야 한다. 그래야 국가기관이 특정인을 간첩으로 만들기 위해 증거까지 위조했다는 혐의는 벗을 수 있다. 이를 위해 협력자 김씨는 위조범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김씨 입장에서 보면 억울하다. 필요할 땐 부려 먹고 코너에 몰리니까 버림을 받았을 때의 처참함… 그래서 국정원이 시켰다라는 논지를 벗어날 수 없다. 판단은 법원이 하겠지만 우리 모두에게 이미 답은 나온 것이다.

문창극에 대한 답도 이미 우리 모두에게 나와 있다. 새누리당이 가장 신뢰한다는 여론조사가 여의도연구소 조사인데, 이곳의 조사에서 국민 71%가 문창극을 총리로 세우면 안 된다고 답했다. 이렇다면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그럼에도 박근혜-김기춘-문창극은 이를 뒤엎으려 한다. 국민은 필요 없고 자신들은 질 수 없다는 뜻이다.

“일본은 위안부 사과가 필요없다”고 서울대에서 발언했다 하여 국민적 지탄을 받은 문창극 같은 뻔뻔이도 그 발언에 대해 “피해를 입으신 분들에게 죄송하다”고 사과를 했다. 위안부 문제는 이처럼 국민정서 전체의 문제다. 위안부 문제는 독도문제와 같다. 이 두 가지 사안에서 일본에게 유리한 발언을 한 한국인은 누구라도 전체 국민의 공적이다. 그런데도 이를 뒤집으려고 하는 이가 박유하다. 따라서 박유하는 문창극보다 더한 뻔뻔이다.

결국 우리는 2014년을 이런 사람들이 이끄는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다. 거의 모든 국민에게 답은 분명한데 그것을 거역해도 지배세력으로 전혀 힘을 잃지 않을 수 있다는 믿음, 우리나라 국민들이 이 믿음을 박근혜, 김기춘, 문창극, 박유하, 국정원 등에게 심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으로? 선거로 그렇다. 아무리 개판을 쳐도 선거를 하면 지지 않으니까 이들에게서 그 믿음을 박탈시킬 수 없다.

그런데 다시 선거가 돌아온다. 이번에는 비록 국지전이지만 전면전과 같은 파괴력을 가진 전쟁이다. 현재 149석을 가진 새누리당의 의석은 공천헌금 문제로 제명을 의결한 유승우와 해운비리로 비서와 운전기사에게까지 배척을 당한 박상은까지 포함된 수다. 그리고 오는 26일 의원직의 유무가 걸린 대법원 재판을 앞두고 있는 정두언과 성완종도 이 수에 포함되어 있다. 이 두 사람의 정치생명이 어찌될지 모르나 이들이 의원직을 상실한다면 실질적 의석은 145석이다.

물론 중요한 투표에서 유승우나 박상은 그리고 정의화 의장이 야당 쪽에 표를 던지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경제부총리로 내정된 최경환도 있으므로 상시국회 정도로 볼 수 있는 상임위에서 이미 새누리당은 절대과반은 잃고 있는 셈이다. 결국 박근혜-김기춘-문창극 라인의 생명도 7.30재보선이 쥐고 있다는 결론이다. 그럼에도 저들은 두렵지 않다.

정두언 성완종까지 의석을 잃는다면 선거지역은 16곳이다. 그런데 상황이 어떻든 실질적으로 저들은 최소한 반타작은 노리고 있다. 반타작을 할 수 있다고 본다. 평택, 수원하나, 충북, 대전, 울산, 부산… 저들이 자신 있는 곳만 6곳이다. 거기다 김포 동작도 해볼 수 있다고 본다. 그럼 8곳이다. 서대문과 서산태안이 보궐선거 지역이 된다면 서산태안도 이길 수 있다고 본다. 그럼 9곳이다. 16곳이 선거지역이어도 9곳의 승리를 예측하고, 14곳이 치러진다면 8곳을 예측하고 있는데 두려울 것이 없다. 이런 계산이 문창극을 밀어붙이는 힘이다.

국민이 이기려면 저들에게 이 믿음이 깨져야 한다. 대통령이 잘못하면 잘못한다고 표로 대답해야 그렇게 된다. 그렇지 않고 저들의 계산대로 된다면 골수 친일파를 총리로 세워도 좋은 나라의 유권자라면 아예 일본 아베를 데려다가 대통령을 시키자는 것과도 같다. 골수 친일파도 용인하는 선거라면 아예 앞으로 독도가 자기 땅이라고 하는 일본 수상과 일본인들에게 맡기고 독도도 내줘야 한다. 말로는 아베는 죽일 놈, 독도는 우리 땅, 일제 강점기 착취는 도둑질 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그래서다 이번에야말로 재보선 전패를 저들에게 안겨줘야 한다. 그렇게 되면 19대 국회 후반기는 여소야대다. 국회의 동의 없이 할 수 있는 것은 정부로선 별로 없다. 이런 판을 만든 다음에 문창극 임명동의안 투표를 해야 한다. 틀림없이 물리적으로 가능하다.

임명동의안이 국회로 이송되는 날이 6월 17일, 이로부터 20일이면 7월 6일… 그러나 박지원이 위원장인 국회 인사특위가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으면 동의안 상정은 어렵다.

새누리당은 전례가 있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2006년 전효숙 헌재소장 임명을 거부하면서 국회 본회의장을 점거했다. 이에 갖은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후보자 지명 104일 만에 노무현 대통령은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지명을 철회했다. 무려 104일 3개월 하고도 10일이 넘었다. 그 기간 동안 우리나라는 헌법에 정해진 헌법재판소 소장을 공석으로 두었다. 대단한 한나라당이었다.

또 있다. 지난 2011년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의 천안함 폭침을 직접 보지 않았으니 확신할 수 없다”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야당이 추천한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선출안을 처리해주지 않아서 이 선출안은 무려 7개월을 끌었다. 당시 한나라당은 조용환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보고서 채택을 위한 청문특위 소집도 거부했다.

인사청문회법(9조)은 헌법재판관 9명 가운데 국회 선출 몫 재판관(3명)은 청문보고서가 본회의에 제출돼야만 선출안 표결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 후보자 선출안은 2011년 7월8일 이후 217일 만에야 표결에 붙여졌지만 결국 부결되었다. 한 달도 아니고 무려 217일… 장장 7개월이다. 이 기간 한나라당은 인사청문회가 끝난 조용환 후보자의 인준투표를 막은 것이며 끝내 부결시켰다.

이 전례가 있는데 새정치연합이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청문결과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는다고 크게 무리될 것은 없다. 관례 좋아하고 관행 좋아하는 새누리당 무리들이 아닌가? 이번에야 말로 야당이 제대로 각을 세워 물러터진 행동을 말아야 한다.

혹여 여당의 의원들 중 반란표가 나와서 부결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인준투표에 임해서는 안 된다. 7.30 재보선을 확실하게 이기고 인준투표에 임해도 임해야 한다. 책임총리가 뭔지도 모르는 대독총리 정도 한달 비운다고 나라 절딴나지 않는다.

인준 투표가 끝나지 않으면 정홍원 총리가 계속할 것이므로 총리 공백도 없다. 정치 그거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버틸 때 버티고 협상할 때 협상할 줄 알면 된다. 안철수 김한길 박영선 박지원… 당신들이 국민들 편인지 친일파 편인지 확실하게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8&table=c_flower911&uid=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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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식물·희귀 나비…서울 도심서 하룻새 777종 발견

 
조홍섭 2014. 06. 18
조회수 249 추천수 0
 

서울숲 바이오블리츠 2014 행사 참가기
일반인과 전문가 500명이 하루 동안 서울숲 뒤져, 예상보다 다양한 생물

외래종과 도입종이 많았지만 북방계·남방계 식물도 나와, 제비도 번식

 

bi2-1.jpg» 서울숲 연못의 나무다리를 걸으며 새와 습지 식물을 조사하고 있는 참가자들.

 
“귀를 기울여 보세요. 무슨 소리가 나지요?”
 

지난 14일 박찬열 국립수목원 박사가 서울숲 습지를 가로지른 나무다리 위에서 참가자에게 물었다. 자동차 소음이 밀려왔다. 하지만 곧 ‘짹짹~’하는 제비 소리가 들렸다. 7~8마리의 제비가 날렵하게 하늘을 날았다. 참가자들은 “어릴 때 보고 처음 본다”며 신기해했다.
 

서울숲과 중랑천에서 먹이와 집 재료를 구해 인근 다세대 주택에 둥지를 튼 제비들이다. 서울숲은 북촌 한옥마을과 용산 공원 근처인 삼각지와 함께 서울 도심의 주요한 제비 서식지이다.
 

제비 말고도 큰부리까마귀, 민물가마우지, 그리고 맹금류인 황조롱이를 10~20분 사이에 볼 수 있었다. “생태계가 살아 있는 증거”라고 박 박사가 설명했다.

 

bi3-8.jpg» 서울숲 옆 성수동 다세대 주택 처마에 둥지를 튼 제비. 사진=박찬열 국립수목원 박사

 

bi2-2.jpg» 바이오블리츠 참가자들이 박찬열 국립수목원 박사와 함께 서울숲에 설치한 새 둥지를 살펴보고 있다. 숲이 무성해지면서 둥지 주인은 참새에서 박새로 바뀌었다.

  

■ 바이오블리츠란 어떤 행사?
 
24시간 동안 생물의 모든 분류군 전공자와 일반인이 함께 특정지역의 생물종을 조사하는 행사이다. ‘블리츠’란 전쟁과 스포츠 용어로 일시에 공격한다는 뜻이다. 한 곳에 40~50명의 박사급 전문가가 몰려 벌이는 ‘고급 보물찾기’이다. 15분에 한 종씩 사라지는 생물다양성 보전의 시급성과 중요성을 일반인에게 일깨우고 특정 지역의 생물상 변화를 추적하는 학술적 목적을 지닌다. 미국, 영국, 캐나다, 대만 등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국립수목원이 2010년부터 해마다 열고 있다.

 

bi1-1.jpg» 대도시에서는 처음 열린 2014 바이오블리츠 서울숲 행사장 모습.

 

2014년 바이오블리츠  행사가 서울 성수동1가 서울숲에서 14~15일 동안 열렸다. 국립수목원이 주최한 이번 행사는 깊은 산속에서 열린 이제까지와 달리 대도시 한가운데 공원에서 처음 열렸다. 서울숲에는 과연 얼마나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을까.
 

중랑천 쪽 은행나무 숲길 가장자리를 나지막한 낯선 식물들이 뒤덮고 있었다. 작고 노란 꽃의 에나멜 광택과 잎 모양은 미나리아재비를 닮았지만 바닥을 긴다.

 

양종철 국립수목원 연구사가 “여기 있을 식물이 아닌데…”하고 놀라워한다. 우리나라에선 백두산에서만 기록이 있을 뿐 남한에서는 처음 발견된 기는미나리아재비였다.
 

bi3-2.jpg» 북방계 식물인 기는미나리아재비가 서울숲에 자라고 있는 모습을 양종철 연구사가 가리키고 있다.

 

이 식물은 중국 동북부, 일본 홋카이도, 러시아 캄차카, 몽골, 시베리아 등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북서부 등에 분포하는 북방계 식물이다. 대체 이 식물은 어떻게 서울숲에 왔을까.

 

양씨는 “숲을 조성하면서 들여온 다른 식물에 묻어왔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더라도 이곳 환경에 살아남은 것이 특이해 지켜볼 가치가 크다”고 했다. 기는미나리아재비는 독성이 있어 가축이 먹지 않는데, 건초와 함께 번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숲이 오랜 기간 경마장이 있었던 것과 관련이 있을지 모른다.
 

bi3-3.jpg» 비수리와 괭이비싸리의 잡종인 넌출비수리. 남부 지방에만 있는 식물이다.

 

남부 지방에만 사는 식물인 넌출비수리도 발견됐다. 비수리와 괭이싸리의 잡종인 이 식물은 제주도와 진도 등 남해안에 분포한다. 이 식물이 어떻게 서울숲까지 왔는지는 역시 미스터리다.
 

조성한 지 얼마 안 되는 연못에서는 희귀한 곤충이 발견됐다. 바로 고추잠자리다. 우리가 흔히 ‘고추잠자리’로 부르는 고추좀잠자리보다 크고 개체수도 드물다.

 

고추잠자리 수컷들은 연못을 나누어 차지한 영역을 빙빙 돌면서 침입하는 다른 고추잠자리를 맹렬하게 내쫓으면서 암컷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흥식 농림축산검역본부 박사는 “휴전선 근처 같은 잘 보전된 습지에서나 보는 고추잠자리의 번식행동을 이런 인공환경에서 관찰할 수 있다니 놀랍다”라고 말했다.
 

 bi3-1.jpg» 안정된 습지에서만 서식하는 고추잠자리가 서울숲에서도 번식을 하고 있었다.

 

서울숲은 조선시대 왕의 사냥터이다가 일본 강점기 때 농경지로 개발됐고 이어 유원지, 경마장, 공해 공장지대, 골프장 등을 거쳐 마침내 2003~2005년에 숲으로 조성됐다. 자연성이 남아있으리라고 기대하기 힘든 환경이다. 그러나 만 하루 동안 이곳을 조사한 생물 전문가들은 “기대 안 했는데 뜻밖에 많은 생물을 만났다“고 입을 모았다. 

table.jpg

물론 생물종은 깊은 산과 다른 양상을 나타냈다. 외래종과 원예종 등 사람의 손길을 탄 생물이 많았다. 도로공사 절개지에 심은 중국산 낭아초를 비롯해 도깨비가지, 단풍잎돼지풀, 서양등골나물, 가시박 등 외래종이 곳곳에 자리 잡았다. 너른 잔디밭은 토끼풀과 서양민들레 등 도입종으로 뒤덮였다. 
 

bi3-4.jpg» 외래종인 도깨비가지

 

옮겨 심은 자생식물도 다양했다. 울릉도에 사는 섬초롱꽃을 비롯해 마가목·모감주나무·산딸나무·함박꽃나무 등이 자리 잡았고, 남쪽 지방에 흔한 팽나무와 북방계 잣나무도 사이좋게 서 있었다.  해외로 유출돼 원예종으로 개발된 유명한 미스킴라일락도 눈에 띄었다.
 

곤충 채집은 참가자들, 특히 어린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생물조사이다. 하지만 이번 행사에서 포충망과 흡충병, 삼각지 등 전문가들이 쓰는 장비로 곤충을 채집할 기회는 없었다. 곤충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한밤중 유인등을 켜고 진행하는 야간 곤충채집도 취소됐다.
 

그 이유에 대해 변봉규 한남대 교수는 “서울숲의 곤충다양성이 자연 숲의 절반 이하에 그치는 것은 숲을 조성한 역사가 짧기 때문이다. 곤충과 식물의 다양성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밝은 보름달이 떠 유인등에 곤충이 이끌리지 않은 요인도 작용했다.

bi3-6.jpg» 나비정원의 암끝검은표범나비. 여기서 탈출한 개체가 서울숲에서 발견됐다.

 

그러나 일부 곤충은 이미 자리를 잡았다. 소형이고 이동성이 뛰어난 벌 종류가 다양하게 발견됐다. 강원도 깊은 숲에나 있는 꽃벌인 어리뿔가위벌도 나왔다. 매우 드문 암끝검은표범나비도 채집됐는데, 이는 공원 안에 있는 나비정원에서 탈출한 개체인 것으로 추정됐다.
 

이번 행사에는 350명의 일반 참가자가 전문가 150명과 함께 걷고 이야기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생물에 관해 궁금하던 내용을 전문가에게 묻고 또 야장을 작성하는 등 조사방법을 직접 체험해 보는 기회도 얻었다. 일반인 참가자들은 첫날 프로그램을 밤늦게까지 진행하고서도 이튿날 새벽 5시 탐조활동에 100여명이 참가하는 열성을 보였다.
 

bi1-2.jpg» 다양한 분야 생물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행사가 밤늦도록 진행됐다.

 

bi1-4.jpg» 방송인 김미화씨가 진행한 생물다양성 모의 총회 모습.

 

bi2-3.jpg» 박주가리의 씨가 바람을 타고 확산하는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

 

bi2-4.jpg» 골목길 생태 조사. 대도시 뒷골목에도 다양한 식물이 분포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bi2-5.jpg» 나무의 종류와 지름 등을 재 야장을 작성하면서 전문가가 하는 조사방법을 배우는 참가자들.  

 

가족과 함께 행사에 참가한 이상문(46·서울 강동구 강일동)씨는 “평소 만나기 힘든 전문가와 직접 얘기를 나눠 유익했다. 도시에도 이렇게 다양한 생물이 사는지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이준성(강동중 1년) 군은 “무엇보다 골목길 식물 탐사가 평소 전혀 몰랐던 세계를 보여줘 기억에 남는다”라고 말했다.
 

15일 오후 2시 전광판의 시계가 24시간이 임박했음을 알리자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이유미 국립수목원장은 서울숲에서 조사한 생물종이 모두 777종이라고 발표했다. 이 원장은 “애초 500종 정도를 예상했는데 훨씬 다양한 결과가 나왔다. 머리로만 알던 생물다양성을 즐겁게 느낄 수 있었던 기회였다”고 말했다. 내년 바이오블리츠는 울산 대공원에서 열린다.
 
글·사진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바이오블리츠 또 언제 열리나

평창 당사국 총회 앞두고 서천, 평창서 잇따라 열려

bi1-5.jpg» 조사 24시간이 임박하자 이유미 국립수목원장이 참가자들과 카운트다운을 준비하고 있다. 바이오블리츠가 대중적인 생물조사 행사로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블리츠가 오는 9월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를 앞두고 생물다양성에 대한 시민의 의식을 높이는 주요한 행사로 잇따라 열린다.
 

오는 9월29~10월17일 열리는 이번 총회에는 194개 당사국 정부 대표는 물론 국제기구, 산업계, 비정부기구 등에서 약 2만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생물다양성협약은 기후변화협약과 함께 유엔의 양대 환경협약의 하나이며, 2년마다 열리는 당사국 총회는 생물다양성 분야 최대 규모의 국제행사이다.
 

환경부는 평창 로드맵과 평창선언문을 이끌어내는 등 총회의 핵심 의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보하는 것과 별도로 이번 총회를 계기로 생물다양성에 대한 국민의 의식을 높이는 것을 주요 목표로 세워 두었다.
 

이를 위해 심포지엄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열리는데,  이 가운데 시민의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해 바이오블리츠를 3차례 열 예정이다. 학생, 일반인, 전문가와 함께 다양한 생물종을 탐구하는 이 행사를 1차로 서울숲에서 연 데 이어 충남 서천의 국립생태원에서 8월 중 2차 바이오블리츠를 열고, 총회 직전인 9월에는 평창에서 다시 한 번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바이오블리츠는 일반인 참가자에게 매우 인기가 높고 지자체들도 주최를 원하고 있어 이번 일련의 행사를 거치면서 대중적인 환경체험, 생물다양성 인식 확산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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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원장 잠수함 부대 방문 왜?

“적함선 등허리 분질러 놓으라” 지시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4/06/18 [11:11]  최종편집: ⓒ 자주민보
 
 
▲ 잠수함 내부에서 잠만경을 보는 짐정은 제1위원장     ©


김정은 제1위원장이 오중흡 7연대 칭호를 수여받은 조선인민군 해군 제167군부대를 방문해 “기어드는 적함선 등허리를 분질러 놓으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방문을 받은 군부대 해병들은 “결전의 그날이 오면 한 몸 그대로 어뢰가 되여 원수들을 바다 속에 모조리 수장해버리겠다”고 결의했다.

연합뉴스와 국내외 언론들은 조선중앙통신과 로동신문 등 북 언론 매체들을 인용해 지난 16일 김정은 제1위원장의 활동 소식을 보도하며 이같이 전했다. 

연합뉴스는 북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동해 잠수함 부대인 제167군부대를 방문, 직접 잠수함에 올라 훈련을 지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보도했다며 김 제1위원장의 시찰에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변인선 총참모부 제1부총참모장 겸 작전국장이 동행했으며 김명식 해군사령관, 해군 제597연합부대 부대장인 진철수 소장(별 1개), 부대 정치위원 남천학 소장 등이 이들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 군부대 식당에 들러 부대원들의 식생활 개선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잇는 김정은 제1위원장     ©



이 신문은 제167군부대는 해군 제597연합부대 소속으로 보이며 제597연합부대는 함경남도 낙원군에 사령부를 둔 동해함대사령부로 알려졌다며 김 제1위원장이 직접 잠수함을 탄 모습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모든 해병을 만능 해병으로 준비시켜 적 함선의 등허리를 무자비하게 분질러 놓으라"고 강조하고 "해병들이 조국땅을 멀리 떠나 망망대해 작전수역에 가서도 당과 혁명을 목숨바쳐 사수하는 바다의 결사대로서 사명을 다하기 위한 정치사상 교양사업을 강화하라"고 당부했다.

김 제1위원장은 부대 식당과 교양실 등을 돌아보며 후생·복지 사업을 점검하고 잠수함 730호와 748호에 쌍안경과 자동보총을 선물했다.

또 다른 언론들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군부대 해병들에게 부대의 연혁사를 잘 알려주어 그들이 위대한 수령님(김일성 주석)과 장군님(김정일국방위원장)의 영군업적이 아로새겨져 있는 초소에서 복무하는 긍지와 자부심을 안고 싸움준비완성에 지혜와 열정을 다 바치도록 하여야 한다”는 말과 함께 수중 종합 훈련실에서 어뢰돌격훈련을 비롯한 여러 가지 실내훈련을 번 다음 잠수함 748호의 내부격실들을 돌아보고 직접 실동훈련을 승선지도 했다고 밝혔다.

 
▲ 김정은 제1위원장이 현지지도를 끝낸 후 지휘관과 부대원들과 기념 사진을 찍었다.     ©



또한 김정은 제1위원장은 잠수함 748호의 해병들이 훈련을 잘하였다고 높이 치하하고 군부대의 싸움준비완성과 잠수함들의 수중작전능력을 비상히 강화하고 기지를 현대화, 요새화하는데서 나서는 과업들을 제시했다.

이어 김제1위원장은 “지휘관들과 해병들이 우리 조국 땅을 호시탐탐 노리는 가증스러운 원수들의 실체를 똑똑히 알고 오직 싸움할 생각으로 가슴 불태우며 싸움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 군 당국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잠수함 방문을 두고 “조선인민군의 잠수함 능력을 과시하려는 것이다.”라고 발표했으나 18일 조선 로동당 기관지인 로동신문은 논평에 서 미국이 남측 동해상에 이즈스함 2척을 배치했다고 밝혀 이번 김정은 제1위원장의 잠수함 현지지도는 이에 대한 강력한 경고로 받아들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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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조직 국가안전처 편입, 국민을 더 위험하게 만든다"

 
[119를 구하라①] 고진영 소방발전협의회장 인터뷰
14.06.18 08:50l최종 업데이트 14.06.18 08:50l

 

 

지난 5년간 모두 29명의 소방관들이 순직했다. 안타까운 사고가 날때마다 정부는 소방관들의 처우개선을 약속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 직후 정부는 소방방재청 해체, 소방기구의 국가안전처 편입을 주요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정부의 구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99%의 소방관을 지방직 공무원 신분으로 묶어둔 채 재난 컨트롤타워만을 바꾸겠다는 것은 근본적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오마이뉴스>는 앞으로 4회에 걸쳐 이 문제를 짚어본다. [편집자말]
"국가의 안전 서비스는 국민 모두가 동등하게 누려야 할 헌법상 권리이며 국가가 당연히 책임져야 하는 공공적 책무다. 하지만 소방직의 대다수가 지방직인 탓에 소속 지자체의 재정 여건에 따라 인력과 장비 면에서 큰 차이가 나고 있다. 제2의 세월호 참사를 막기 위해서라도 소방직의 국가직 전환은 반드시 필요하다." (고진영 소방발전협의회 회장)

전국의 소방관들이 부글부글 끊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대통령이 언급한 국가개조의 불똥이 그동안 묵묵히 임무를 수행해온 자신들에게 튀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는 소방방재청 해체 및 국가안전처 신설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지금의 소방방재청은 없어지고 소방조직은 새로 생기는 국가안전처 산하로 편입된다. 

정부는 개정안에서 "강력한 재난안전 컨트롤타워 구축을 통해 종합적이고 신속한 재난안전 대응과 수습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안전행정부, 소방방재청·해양경찰청 등에 분산된 재난안전 관리 기능을 통합 관리하는 국가안전처를 국무총리 소속으로 설치한다"고 밝히고 있다. 

1인 시위에 나선 소방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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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방관이 위험하면 국민도 위험"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화재진압복을 입은 소방관이 지방직인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 '현장대응 소방인력 증원' '낡고 부족한 장비 현대화' 등을 요구하며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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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부의 구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당장 당사자들인 소방관들이 소방방재청 해체 반대와 국가직 전환 요구를 외치며 1인 시위에 나섰다. 

지난 2003년 대구지하철 방화 사건의 교훈으로 이듬해인 2004년 재난관리 전담기구인 '소방방재청'이 설립된 이후, 10년간 줄기차게 요구해온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은 외면한 채로 정부가 추진하는 재난안전 컨트롤타워를 구축한다는 것은 '속빈 강정'이라는 것이 일선 소방관들의 주장이다. 

현재 전국의 소방공무원 3만9519명(지난해 12월 31일 기준)중 국가직은 322명으로 1%가 채 되지 않는다. 이들을 제외한 3만9197명(99.2%)의 소방공무원들이 지자체 소속이다. 지자체의 소방본부는 시·도지사의 관할아래 있다. 소방예산도 1.7%의 국가 지원을 제외하고는 지방 예산으로 충당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재정 자립도가 높은 지자체와 그렇지 못한 지자체 간에는 소방 예산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고, 재정 상태가 열악한 지자체의 소방본부는 안전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예산이 부족한 지역의 소방관들이 자비로 소방용품을 구입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소방 차량 등 안전 장비의 노후화다. 지난 4월 소방방재청이 발표한 소방장비통계집을 보면 진압·보호장비의 총 노후율은 평균 22.8%로 2013년의 12.5%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경북(38.3%) 대전(35.2%) 인천(31.4%) 서울(29.4%) 창원(28.8%) 전북(28.7%) 강원(28.3%) 대구(27.8%) 전남(24.0%) 충북(22.7%) 순으로 장비노후도가 심각했다. 또 전국 소방차량 5682대 중에서 내용연수가 지난 차량은 1202대로 21.15%에 달했다. 

부족한 소방 인력도 지방직이 가지고 있는 한계다. 인력이 부족한 지방에선 혼자 출동해 화재진압을 하는 소방관이 많다. 규정에 따르면 소방펌프차 1대를 운용하는 데는 4명의 소방관이 필요하지만, 이런 최소 조건을 충족하는 곳은 전국적으로 10%밖에 불과하다. 이런 노후 장비와 인력부족이 결국은 소방관들의 목숨뿐만 아니라 국민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국가·지방직 이원화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현재의 소방 지휘 체계가 정부가 내놓은 개정안에서도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여전한 숙제를 남기고 있다. 각종 화재나 구조·구급 상황, 자연재해, 사회재난, 원자력사고, 대형 시설붕괴에 일사분란하게 대응하기 위해선, 군과 경찰같이 소방공무원도 국가직으로 신분을 일원화해 단일 지휘체계를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소방 서비스의 질, 지자체 별로 천차만별" 

<오마이뉴스>는 지난 11일 광화문 광장에서 일선 소방관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는 소방발전협의회 고진영 회장(전북 군산소방서 소방장)을 만났다. 16년째 소방공무원으로 재직 중인 고 회장은 "지난 5년간 전국에서 소방관이 29명 순직했고 1626명이 다쳤다, 소방이 위험하면 국민이 위험에 처할 수 밖에 없다"며 소방관 국가직 전환의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고 회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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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는 소방관을 국가직으로 7일 오후 서울 세종로 광화문 광장에서 소방관들의 모임인 소방발전협의회의 회장인 고진영 전북 군산소방서 소방장이 도심 더위속 두꺼운 방화복을 입고 지방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시위는 지방직인 소방관의 신분을 국가직 공무원으로 전환해 보다 효율적이고 지역 모두가 평등한 소방서비스를 제공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기획됐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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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방공무원이 언제부터 국가직과 지방직으로 이원화 된 것인가.
"예전 내무부 소속으로 잠시 국가직이었던 시기가 있었다. 그후 지자체와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1970년 정부조직법 개정과 함께 소방업무가 지자체로 넘어가면서 지방직으로 전환됐다. 그 후 종종 국가직 전환 이야기가 나왔지만 번번히 예산 다툼 문제로 지방직으로 굳어졌다. 소방이 어떤 식으로 운영되어야 국민의 안전을 보호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려는 없이 예산 문제가 우선이었다. 소방 부문이 워낙 힘이 없는 조직이다보니 점점 홀대받았던 것이다."

- 소방관 1인시위 피켓에 '안전도 빈부격차가 있다'고 써 있다.
"전체 소방공무원들은 대부분인 99%가 지방직에 속해 있다. 따라서 인력이나 장비나 예산 그 모든 부분을 지방 예산으로 충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가가 소방예산의 1.7% 정도를 부담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지방 예산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소속 지자체의 지방 재정자립도에 따라서 소방관들의 처우가 굉장히 차이가 난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119지역대의 경우 1998년도에 들어온 차를 운용하고 있는데, 이 차를 내용연수 10년을 훨씬 넘겨 16년째 사용하고 있다. 출동할 때마다 과연 이 차로 정상적으로 현장에 대응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을 하게 된다. 소방은 국민 누구나 평등하게 보장받아야하는 국가 서비스인데, 재정자립도에 따라 서비스의 질이 달라진다면 이것은 헌법에도 위배되는 것 아닌가."

- 지자체에 따라선 과거에 지급했어야 할 초과근무 수당을 아직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들었다.
"지난 2009년 5000여명의 소방관들이 3년치 초과근무 수당을 지급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고 지금도 일부가 진행 중에 있다. 2교대 근무 기준으로 1인당 3000~4000만원 수준이다. 일반직 공무원은 오후 6시 이후 추가로 근무하면 수당을 받는다. 하지만 소방관은 업무 성격 자체가 항상 초과 근무를 할 수밖에 없다. 

사실상 초과근무가 아니라 정식 근무시간이다. 2010년부터 소방관의 3교대 근무가 실시된 것도 지자체가 누적된 초과근무 수당을 감당할 수 없었던 이유가 크다. 그런데 과거 100명이 2교대를 했다면, 3교대로 같은 인력이 투입되려면 150명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사람은 충원하지 않고 2교대하던 100명을 그대로 3교대로 나눠 놓았으니, 업무강도와 근무여건이 악화되었다." 

- 정부는 총리 소속의 국가안전처 산하로 소방조직이 가면 소방공무원들의 위상이 더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전혀 동의할 수 없는 이야기다. 대구지하철 참사의 교훈으로 지난 2004년 소방방재청이 생길때도 정부는 똑같은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사실상 개선된 점이 없었다. 지금까지 대형재난이 발생하면 항상 재난 컨트롤타워만을 바꿔왔는데, 이건 수박 겉핥기나 마찬가지다. 정말 중요한 부분은 현장인데, 국민의 생명을 책임지는 현장의 소방관들을 지방직으로 남겨두고 위의 재난 컨트롤타워만을 변화시키는 것은 (윗사람들의) 자리이동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소방조직이 국가안전처로 편입되는 것은 조직만 비대해질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한다."

- 새누리당 윤상현 사무총장이 "신설되는 국가안전처 차관을 소방방재청 출신이 맡도록 하겠다"는 언급도 했다. 
"현장 소방관들에게는 크게 와 닿지 않는 얘기다. 우리에게는 그것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현장의 인력이 확충되고 노후화 장비를 해결해서 인명을 구조하는 여건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 정부는 대부분의 국가들이 소방은 지자체 소관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소방 공무원이 하는 업무가 국가 사무인지, 지방 사무인지 전문가들이 분석한 것을 보면 전체 업무의 48%가 국가 사무이고, 26%가 공동사무, 지방 사무는 23~24% 밖에 되지 않는다. 국가안전처로 들어가면 예산도 늘고 인력도 증원될 것이라는 여당 의원의 주장도 있지만, 소방공무원이 지방직인 한 구조적으로 그렇게 될 수 없다. 지방직 공무원은 행정직과 소방직으로 나뉘어 충원하는데, 소방공무원을 증원시키려면 일반 공무원 인력을 축소시켜야 한다. 하지만 예산인사임명권을 가진 행정직 공무원들이 제살을 깎으면서까지 소방공무원을 증원하지는 않는다."

- 소방 현장 여건이 개선되지 않은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현장 경험이 없는 행정직들이 현장을 알 수는 없다. 아무리 설명을 해도 여러 해 경험을 통해 체득되는 경험과 지식들을 현장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이해할 수는 없다. 현장 경험 없는 행정직들이 시스템을 점검하거나 개선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이것이 제대로 되겠는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 빠진 것이다. 소방업무는 그 특수성을 알고 있는 소방관들이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국민 여러분들께서 이 문제에 더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우리 소방관들이 재난 현장을 지킬 테니, 우리들이 더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 지금까지 많은 소방관들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려다 희생되었지만 우리는 더 많은 국민들을 구하고 싶다. 반드시 그런 소방관이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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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월드컵을 원하지 않는다' 왜?

 
 

 

 

 


6월 18일 오전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팀이 러시아와 경기를 합니다. 브라질 월드컵 경기 응원을 위해 서울 시내 곳곳에서는 6월 17일 저녁부터 교통 통제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실종자가 아직도 12명이나 남아 있는 상황에서 월드컵 거리 응원을 하는 모습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그래도 축구 응원은 다르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누가 옳고 그르다는 얘기는 함부로 하지 않겠습니다. 그것은 각자의 가치관과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어제저녁부터 거리 응원을 위해 도로를 통제하는 한국과 다르게 브라질에서는 '우리는 월드컵을 원하지 않는다' (Não Queremos a Copa)라는 시위대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벌어지고 있습니다. 

브라질 월드컵에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브라질 국민이 월드컵을 원하지 않는 이유' 

브라질 국민이 월드컵의 브라질 개최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현재 브라질의 경제 상황이 너무 안 좋기 때문입니다. 브라질 경기가 어느 정도로 안 좋은지 보여주는 대목이 바로 '토마토' 가격입니다. 
 

 

▲ 브라질 여성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가 토마토를 짓밟는 모습을 묘사한 브라질 언론사

 


브라질의 토마토 가격은 몇 년 사이 무려 150%가 올랐습니다. 한국의 주식인 쌀이나 김치처럼 브라질에서 토마토는 없어서는 안 되는 음식 재료입니다. 

브라질 음식에 많이 사용되는 토마토 가격이 엄청나게 오르니, 토마토를 아르헨티나,파라과이 등에서 밀수하는 사람들이 생겨날 정도입니다. 

토마토뿐만 아니라 각종 물가가 높아지니 브라질 국민들의 생활고는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2013년 6월초 브라질 상파울로 주는 버스요금을 3헤알에서 3.2헤알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한국 돈 100원에 불과한 돈이 인상됐다고 시위까지 한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브라질 서민에게는 굉장한 부담되는 액수입니다.

대중교통 요금 인상이 불거지자 브라질 국민들은 이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브라질이 과연 월드컵을 개최하는데 돈을 써야 할 필요성이 있는지에 대한 반문이 나왔습니다. 
 

 

 


브라질 정부는 이번 월드컵 개최를 위해 경기장 건설 등에 100억달러 (한국돈 10조 2,400억원) 이상의 비용을 지출하고 있습니다. 국민은 지금 당장 토마토가 비싸 먹지 못하고, 타고 다닐 버스요금이 올라 걸어 다니는 모습과는 너무 대조적입니다. 

브라질 국민은 지금 브라질에 필요한 것은 월드컵이 아니라 높아가는 물가와 복지 등 '생존'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월드컵을 반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 룰라가 시작한 월드컵, 왜 끝이 이상해지고 있는가?' 

브라질 월드컵을 개최한 사람은 지지율 89%에 빛나는 '룰라' 대통령입니다. 좌파 대통령으로 브라질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많은 존경을 받고 있는 룰라는 브라질이 월드컵을 개최할 수 있도록 하고 퇴임했습니다. 
 

 

 


룰라 대통령은 한국 언론에서도 가장 많이 주목을 받았던 외국 대통령 중의 한 명입니다. 그를 조명하고 그의 업적을 찬양하는 언론과 방송은 수도 없었습니다. 

룰라 대통령이 최저임금을 인상하여 빈민층을 구제하고 합리적으로 진보와,보수를 사로잡은 리더십도 있었지만, 그의 성공 뒤에는 그 무엇보다 '경제'가 있었습니다.

사실 룰라 대통령을 가리켜 억세게 운이 좋은 사람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만큼 그의 재임 시절 2009년을 제외하고는 세게 경제가 좋았고, 브라질의 수출도 2배 이상 증가했었습니다. 
 

 

 


룰라 대통령 재임시절 물가는 낮아지고. 계속 성장하던 브라질 경제는 그의 퇴임이후 걷잡을 수 없이 망가지기 시작했습니다. 

2013년 2월 브라질 식품,음료 부문 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9.9%까지 올라갔고, 2012년 경제성장률은 2009년 이후 최저인 0.90%에 불과했습니다. 

룰라 대통령의 뒤를 이은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생필품에 붙는 9.25%의 연방세를 없애면서 감세 정책을 펼쳤지만, 망가지는 경제를 회복하기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룰라 대통령의 재임 시절, 브라질은 많은 성장과 발전을 했지만, 실제로 브라질의 가장 큰 문제인 빈부격차와 교육, 복지, 노동 등의 문제점을 완전히 바꾸지 못했고, 이것이 지금 나타나고 있습니다. 

' 월드컵은 세상을 바꿀 수 없다. 그러나 정치는 가능하다' 

브라질의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가 빈민가의 마약 갱스터와 치안 문제,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무차별적인 살상과 개선되지 않는 근본 원인입니다. 
 

 

 


브라질에서 하루 평균 총기사고로 사망하는 사람이 평균 108명이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총기 사고 대부분이 경찰과 범죄조직 간의 총격전으로 사망합니다. 

브라질은 군경 소속의 특공대를 빈민가에 투입하여 범죄조직을 소탕하려고 하지만 실제 이 과정에서 죽는 사람은 빈민가 시민들입니다. 

브라질 특공대와 범죄조직간의 총격전은 단순히 권총 등의 총기가 아니라, 자동기관총, RPG, 수류탄 등 거의 시가전을 방불케 합니다. 

엄청난 화기와 인력을 투입하면서 왜 브라질은 빈민가의 범죄조직을 소탕하지 못할까요? 그것은 브라질 사회에 뿌리 박힌 부패 때문입니다. 빈민가 사람들은 뇌물 받는 경찰이나 범죄조직이나 별 차이가 없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브라질 국민은 어떤 나라보다 축구를 좋아하고 월드컵을 즐기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에게 월드컵은 경제 성장을 갖다 주는 마술쇼가 아니라, 오히려 자신들의 삶을 망가뜨리는 괴물로 변해버렸습니다. 

월드컵을 전후로 많은 시위대가 월드컵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다행히 월드컵 기간 동안 시위가 이전보다는 줄어들고는 있습니다. 

그러나 월드컵이 끝나고 더 망가질 브라질 경제를 생각하면 시위는 훨씬 더 거세질 수도 있습니다. 
 

 

 


브라질은 10월에 정,부통령과 함께 전국 27개 주의 주지사, 연방 상원,하원 의원 등을 선출하는 선거를 합니다. 현 브라질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정치적 후견자로 있는 룰라 전 대통령은 벌써 선거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좌파 대통령으로 국민의 지지를 받았지만, 다시 불어닥친 브라질의 위기 속에서 진퇴양난에 빠진 룰라 전 대통령과 호세프 대통령이 선거에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월드컵이 주는 만족과 기쁨, 희열은 우리에게 감동까지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감동과 희열 속에만 무조건 빠져 있기보다는 월드컵 경기를 통해 정치가 어떻게 변화되고 어떤 의미를 주는지도 우리가 함께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월드컵은 세상을 바꿀 수 없지만, 정치는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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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극 사퇴도 하나님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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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창극 사퇴" 김복동 할머니 청와대앞 1인 시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88세)가 17일 오전 청와대앞에서 "극우 친일적 신념을 가진 자를 후보로 지명한 대통령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게 큰 상처를 줬다"는 피켓을 들고 문창극 총리 후보자 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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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17일 낮 12시 45분]

"자기가 하나님 하도 좋아하니 이렇게 물러나는 것도 하나님 뜻이다 하고 깨끗이 물러나는 것이 욕을 더 안듣지 싶습니다" 

17일 오전 9시 청와대 분수대 앞, 흰색 모시 옷을 곱게 차려 입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88) 할머니가 힘겹게 말문을 열었다. 그의 양 손에는 '문창극 후보자는 후보직 자진 사퇴하라', '대통령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게 큰 상처를 줬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이 들려있었다. 지나가던 한 중국인 관광객이 핸드폰으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사퇴 촉구' 청와대 앞 1인 시위를 벌이는 김 할머니의 모습을 담기도 했다. 

김 할머니는 30여 분 동안 진행된 피켓 시위 내내 입을 굳게 다문 채 정면을 응시하다가 간혹 손으로 입을 가리고 기침을 했다. 옆에서 할머니를 지켜보던 김동희 한국정신대문제협의회(아래 정대협) 사무처장은 "요즘 할머니의 건강이 좋지 않다"며 안타까워 했다. 

그러나 문창극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기 위해 1인 시위까지 나선 김 할머니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김 할머니는 "그 소리(문 후보의 위안부 발언)를 듣고 난 뒤로 잠을 제대로 못잤다"며 1인 시위까지 나서게 된 심경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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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창극 사퇴" 김복동 할머니 청와대앞 1인 시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88세)가 17일 오전 청와대앞에서 "극우 친일적 신념을 가진 자를 후보로 지명한 대통령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게 큰 상처를 줬다"는 피켓을 들고 문창극 총리 후보자 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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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복동 할머니 1인 시위 구경하는 중국 관광객 청와대 관광 중인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김복동 할머니 1인 시위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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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할머니는 문 후보자의 위안부 발언 사과에 대해서도 "그게 사과입니까, 변명이나 하려고 나왔겠지"라고 비판했다. 또 "자기 딸이 잡혀갔더라도 그런 망언을 하겠냐"며 "입에 발린 소리는 하지도 말라. 우리는 그 사과를 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할머니는 문 후보자를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경을 피력했다. 그는 "대통령은 얼마든지 똑똑한 사람을 뽑을 수 있을텐데, 자기 앞에 있는 사람만 자꾸 뽑으려고 하니까 이런 불상사가 일어나는 거 아니냐"며 "당을 떠나서 훌륭한 사람이 얼마든지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지금 (일본의) 아베(총리)는 손뼉치고 좋다고 야단일 것"이라며 "우리(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위해서 일하고 있는 일본 사람들이 낙심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문창극 후보 사퇴 촉구' 청와대 앞 1인 시위는 정대협에서 주최했고, 시민과 대학생 8명이 김 할머니에 이어 1인 시위에 나섰다.

"사죄도,배상도 말라고? 그런 개 같은 소리 하는 자가 총리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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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복동 할머니 "문창극 사퇴하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88세, 사진)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창성동 정부청사 별관앞에서 '대한민국은 친일파 총리 필요없다'는 현수막을 들고 친일 및 민족비하 발언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문창극 총리 후보자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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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창극 사퇴 촉구 퍼포먼스 기자회견 참석자가 문창극 총리 후보자 가면을 쓰고 청사앞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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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일파' 격파하는 각시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창성동 정부청사 별관앞에서 '대한민국은 친일파 총리 필요없다'는 현수막을 들고 친일 및 민족비하 발언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문창극 총리 후보자 사퇴를 촉구했다. 각시탈을 쓴 참가자가 문창극 후보자를 규탄하며 '친일파'를 격파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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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일파 총리 필요없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89세)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창성동 정부청사 별관앞에서 '대한민국은 친일파 총리 필요없다'는 현수막을 들고 친일 및 민족비하 발언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문창극 총리 후보자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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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앞 1인 시위를 마친 김복동 할머니는 승합차를 이용해 정부서울청사 별관 앞으로 이동했다. 김 할머니가 도착한 시간은 오전 9시 40분 경,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사퇴는 없다'는 의지를 거듭 피력하고 집무실로 출근한 지 30여 분이 지난 뒤였다. 

문창극 후보자의 집무실 앞마당엔 '대한민국은 친일파 총리 필요없다'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깔렸다. 김복동 할머니와 함께 전국여성연대, 6.15 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 한국진보 연대, 인권중심사람 등 24개 시민단체 회원들이 열을 맞춰 플래카드 뒤로 섰다. '친일 발언 문창극 국무총리 지명 철회 촉구' 기자회견이 시작됐고, 중앙에 선 김복동 할머니가 먼저 발언을 시작했다. 

"며칠 동안 분해서 잠을 못 잤다"고 입을 뗀 김 할머니는 "어떻게 동네 반장만도 못한 사람을 총리를 시키려고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위안부 피해자에게) 사죄도 하지 말고, 배상도 하지 말라니, 그런 개 같은 소리를 해서 되겠느냐"며 "(문 후보자가) 사람이라면 깨끗이 물러나야 한다"라고 성토했다. 

발언을 마친 김 할머니는 갈라진 목소리로 "물러가라", "당장 물러가라"고 외쳤고, 시민단체 회원들도 김 할머니를 따라서 구호를 복창했다. 이들은 "박근혜 정권은 문창극 총리 지명 즉각 철회하라", "문창극 총리 지명자는 자진 사퇴하라", "친일파 총리지명 박근혜 정권 규탄한다" 등 구호를 외치며 하늘을 향해 굳게 쥔 주먹을 힘껏 뻗었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이창복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는 "국민 통합에 도움되지 않는 문창극 후보는 즉각 사퇴하길 바란다"며 "문 후보자는 한반도 통일을 위해서도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박석운 진보연대 공동대표는 "근혜 수첩이 너무 낡아서 아베 수첩을 잘못 써서 인사 참극이 났나 생각했다"며 "거듭되는 문창극씨의 쓰레기 같은 행각이 언론에 공개적으로 폭로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무슨 배짱으로 인사청문회를 요청하고 출국해 버렸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박근혜 대통령에게 직접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도 했다.

박래군 인권중심사람 소장은 "(문 후보자가) 일제가 저질렀던 인권유린에 대해서 눈감는 발언을 한 것은 상상 이상"이라며 "그런 사람이 국무총리가 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기자회견 말미엔 각시탈 분장을 한 사람과 문창극 후보의 가면을 쓰고 '친일파' 푯말을 든 사람이 나와서 문 후보자의 총리 지명을 비판하는 상황극을 선보였다. 각시탈을 쓴 사람이 문창극 후보의 가면을 쓴 사람의 '친일파' 푯말을 격파하는 것으로 상황극은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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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양대노조 “우리 파업, 종료 아니라 중단”

사장 선임 이사회 앞두고 ‘특별다수제-사추위’ 제안…18·20일 이사회가 논의될 지 주목
 
입력 : 2014-06-16  16:07:09   노출 : 2014.06.16  16:30:52
 
KBS 이사회 규정에 따르면 사장이 해임되고 1개월 내에 이사회는 신임 사장을 선임해야 한다. 길환영 전 사장이 지난 9일 박근혜 대통령의 재가로 사장직에서 해임됐으니, 1개월 중 벌써 일주일여가 지났다. KBS 이사회는 오는 18일 이사회를 열어 사장 선임 절차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문제는 여당추천이사 7명, 야당추천이사 4명으로 구성된 KBS 이사회 구조다. KBS 사장은 이사회 과반수 찬성으로 선임되는데 이 경우 제2의 길환영 사태가 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때문에 이사회를 이틀 앞둔 16일 KBS노동조합(위원장 백용규·KBS노조)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권오훈·KBS본부)를 비롯해 KBS 사내 직능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제2의 길환영’을 막기 위한 두 가지 제도적 장치를 요구했다.

KBS 내부 구성원들이 요구한 2가지 제도적 장치는 특별다수제와 사장추천위원회다. 특별다수제는 현 과반수 찬성을 요구하는 이사회 규정을 변경해 2/3 이상 찬성으로 사장을 선임하는 등 사장 선임과 같은 특별한 경우만 다수의 합의를 통해 선임하는 방식이다. 영국 BBC와 일본 NHK, 독일 ZDF 등이 이와 같은 방식으로 사장을 선임한다고 KBS 구성원들은 주장했다.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앞 계단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양대노조 위원장 등이 이사회에 특별다수제 도입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렇게 될 경우 여당추천이사들 끼리의 합의로만 사장을 선임할 수 있는 방식에서 벗어나 야당추천이사들의 동의도 필요해진다. 이렇게 함으로서 KBS 신임사장은 정치적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고 신임 사장도 여권과 청와대의 눈치만 보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현재 이사회 구성상 과반으로 사장을 뽑는다면 제2, 제3의 길환영이 KBS 사장으로 올 수밖에 없다”며 “국회에서 방송법을 바꿔야 하지만 30여일 앞으로 다가온 차기 사장 선임까지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당리당략에 매몰된 정치권이 이 시간 내 합의를 도출해내리라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이사회가 먼저 특별다수제를 채택하라”고 요구했다.

두 번째 장치는 사장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다. 여야추천 이사들이 사장 후보를 내정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단체, 언론단체들이 함께 참여하는 사추위를 구성해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자는 것이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이사회에 부여된 사장 임명제청권의 실질적 권한은 보장하면서 사추위에서 후보자들을 철저히 검증해 정치 독립적이고 공정방송을 보장할 수 있는 인물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사회에 두 가지 제도를 요구하며 “우리는 파업을 끝낸 것이 아니라 잠정 중단한 것”이라고 압박했다. KBS 이사회는 18일과 20일 회의를 열 예정인데, 20일 회의는 19일로 예정된 KBS 내 직능단체들의 토론회 결과를 이후에 진행될 예정이어서 토론회 결과를 의제로 삼을지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규환 야당추천이사는 “20일에 일정을 잡은 것은 19일 토론회에서 나오는 얘기들을 경청해서 그 내용도 같이 논의를 하자는 뜻”이라며 “18일 이사회는 첫 만남인 만큼 간담회 형태로 일정을 논의하게 될 것이고 구체적인 방법은 20일 논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용규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양한 의견이 모여 방송법 개정안에 3년 이내 정치권 경력이 있는 사람은 KBS에 들어올 수 없고, KBS 사장의 인사청문회를 하기로 했지만 우리가 그토록 외치던 특별다수제는 여야 정치싸움에 묻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다시 법을 바꾸기에는 차기 사장 선임 시기가 너무 짧고 그나마 인사청문회 등 법 적용조차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백 위원장은 “그래서 이번 이사회에서 사장을 뽑을 때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여야 논의 취지, 길환영 사태에 대해 KBS 구성원들이 한 목소리를 냈던 취지를 반드시 녹여내야 한다”며 “이번 사태의 근본적 해결을 원한다면 이사회는 반드시 특별다수제를 채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오훈 본부장은 “길환영 사장의 해임으로 1단계 투쟁은 끝났다”며 “2단계는 정권으로부터 KBS를 독립시키기 위해 권력의 눈치를 안보는 사장을 뽑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권과 사장의 간섭 없이 공정한 방송을 하는 것”이라며 “청와대와 국회가 추천하고 임명한 이사들이 길환영을 뽑은 만큼 정치권도 KBS 사태에 책임이 있으니 KBS가 더 이상 청와대 부역방송, 불공정 편파방송을 다시 못하도록 할 책임도 정치권에 있다”고 말했다.

권 본부장은 “우리가 요구하는 특별다수제는 독립적이고 민주적인 KBS사장을 뽑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며 “사추위 역시 사장후보에 자질과 자격을 검증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말했다. 권 본부장은 “분명히 말하지만 양대 노조는 파업 종료가 아니라 파업을 잠정 중단했다”며 “길환영 사장의 해임이 청와대와 정권으로부터 사사건건 이루어진 부당한 지배와 간섭에 대해 책임을 물은 것이라면 당연히 후임 사장을 뽑는 절차부터 바로잡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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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법외노조? 전교조의 지혜 필요하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4/06/17 05:51
  • 수정일
    2014/06/17 05:51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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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별강의 하는 조희연 서울교육감 당선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당선자가 11일 오전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학교 피츠버그홀에서 '한국의 포스트 민주화, 시민사회, 지식인의 역할'을 주제로 고별강의를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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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당선인이 16일 법원에 고용노동부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아래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를 취소해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오는 19일 법원은 전교조의 노조 지위를 결정하는 판결을 내린다.

지난해 9월 노동부는 전교조에 '해직자의 전교조 노조 가입을 허용하고 있는 규약을 시정하지 않으면, 노조로 보지 않음을 통보하겠다'고 전했다. 전교조는 규약 시정을 거부했고, 노동부는 전교조가 법외 노조임을 통보했다. 이후 전교조는 11월 서울행정법원에 노동부의 법외노조 통보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가처분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전교조에 따르면, 지금까지 조희연 당선인을 비롯해 13명의 진보 교육감 당선인 전원이 탄원서를 제출했다. 또한 학부모를 비롯한 시민 4424명, 교사 2만7323명도 탄원서를 제출했다. 

"전교조의 지혜가 필요하다"

조희연 당선인은 지난 14일 탄원서를 작성해, 16일 법원에 이를 제출했다. 그는 탄원서에서 "인수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전교조 추천 인사와 더불어 교총 추천 인사도 함께 포함시켰다, 앞으로도 교육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함께 듣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라면서 "우리 아이들 모두를 보살피려면 어느 한쪽의 지혜만으로는 부족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한데 모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교조가 법적 지위를 상실한다면, 교육 현장의 다양성이 손상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백년지대계라는 교육의 현장에는 다양한 지혜가 필요하다"라면서 "전교조의 지혜도 필요하고, 교총의 지혜도 필요하다, 이 점을 재판부에서 깊이 헤아려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조 당선인은 이어 "전교조가 법외노조로 지위가 바뀜에 따라, 교육 현장에서 갈등이 필요 이상으로 더 깊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라면서 "교육 현장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선의로 경쟁하는 걸 넘어, 갈등과 대립의 골이 심화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아이들이 입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조희연 당선인 인수위는 탄원서를 두고 "이번 탄원서 제출은 '친전교조'라는 프레임으로 볼 게 아니라, '교육 현실의 개혁을 위해 교육 외적 이슈로 각 교육 주체가 몸살을 앓는 일을 사전에 방지하도록, 사법부가 갈등 조정의 균형추 구실을 해 달라'고 요청하는 데 의미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전교조, 법외노조 된다면 교육현장에 혼란 생길 것"

한편, 지금껏 진보 교육감 당선인 13명 모두 탄원서를 제출했다. 6·4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광주·강원·전남·전북 교육감은 지난해 10월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했고, 이날 전남교육감과 9명의 교육감 당선인들도 탄원서를 내놨다.

이재정 경기교육감 당선인은 탄원서를 통해 "전교조가 법외노조가 된다면 교육현장은 큰 갈등과 혼란이 불가피해질 것이고, 교육계 전반의 공감 또한 요원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전교조 해직교사 출신인 이청연 인천교육감 당선인은 "합법화된 후 전교조가 해직교사 문제로 큰 갈등과 사회적 물의를 빚은 것은 없었다"라면서 법외노조 처분의 취소 판결을 요청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장하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그는 "전교조가 법외노조가 아닌 합법노조로서 활동하면서 한국 교육의 소금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현명하신 판단을 부탁한다"라고 밝혔다.

다음은 조희연 당선인의 탄원서 전문이다. 

[전문]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통보취소소송과 관련한 탄원서
사건번호: 2013 구합 26309 법외노조통보처분취소

존경하는 재판장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서울특별시교육감 당선인 조희연입니다.

사법 정의를 통해 대한민국의 헌법과 민주주의를 지켜 오신 재판장님의 노고에 깊은 감사와 존경을 표합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법외노조통보취소소송에 대한 판결을 앞두고, 서울 교육을 책임지게 될 교육감 당선인으로서 재판부에 간곡히 탄원 드립니다.

저는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이 나라 사람들이 모두 부모의 마음이 되었다고 느꼈습니다. 끔찍하게 희생당한 아이들을 생각하며, 누군들 부모의 마음에서 아파하지 않았겠습니까.

저는 서울특별시교육감 당선인 신분이 되면서, 다시는 이런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우리 아이들 모두를 부모의 마음으로 보살피는 교육정책을 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저는 서울특별시교육감직 인수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전교조 추천 인사와 더불어 교총 추천 인사도 함께 포함시켰습니다. 앞으로도 교육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함께 듣기 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 우리 아이들 모두를 보살피려면 어느 한쪽의 지혜만으로는 부족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한데 모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전교조가 법적 지위를 상실한다면, 교육 현장의 다양성이 손상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백년지대계라는 교육의 현장에는 다양한 지혜가 필요합니다. 전교조의 지혜도 필요하고, 교총의 지혜도 필요합니다. 이 점을 재판부에서 깊이 헤아려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저는 전교조가 법외노조로 지위가 바뀜에 따라, 교육 현장에서 갈등이 필요 이상으로 더 깊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교육 현장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선의로 경쟁하는 걸 넘어, 갈등과 대립의 골이 심화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아이들이 입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사안에 대해 재판부가 지혜로운 판결을 내려주실 것이라고 믿어 의심하지 않습니다. 1980년대 이후 대한민국이 아시아에서 부러움을 살 정도로 민주주의를 발전시켜올 수 있었던 데에는 사법부의 기여가 무엇보다 크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가 다양한 갈등으로 중요한 고비를 겪을 때마다, 대한민국의 사법부는 사회갈등 요인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는 전향적인 판결을 끌어냄으로써 이 나라의 민주주의의 폭을 더 넓혀왔습니다.

모쪼록 이 문제가 교육 현장의 갈등을 증폭시키지 않도록, 사법부가 사회 갈등 통합의 균형추 구실을 해주시기를 간절히 기원하며, 솔로몬과 같이 지혜로운 판결을 내려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언제나 건강하시고 건승하시길 기원합니다.

2014. 6. 14.

서울특별시교육감 당선인 조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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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극 사태, 국민vs정부 친일vs반일의 싸움이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4/06/17 05:31
  • 수정일
    2014/06/17 05:31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문 해명 기자회견 궤설과 변명 일색, 그래도 친일 비호하는 여당
 
육근성 | 2014-06-16 11:15:04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박 대통령의 인사 불통갈수록 점입가경이다첫 국무총리 내정자인 김용준은 부통산 투기의혹과 두 아들 병역면제 논란으로 낙마했고안대희 내정자는 5개월 간 20억원의 수입을 챙겼다는 전·현관 예우 의혹이 제기되며 자진사퇴했다.

두차례 총리후보자 낙마... 문창극 경우는 차원이 다르다

총리내정자로서 세 번째 사퇴압박을 받고 있는 문창극의 경우 이전 두 사례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최악이다투기병역전관예우 등 익히 들어봤던 개인적 차원의 의혹이 아니다아직도 상처가 온전히 아물지 않은 일제 수탈과 식민지배를 정당화하고, 6.25전쟁과 4.3항쟁을 크게 곡해하는 등 국민정서에 반하는 현대사 참극을 획책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 내정자의 친일 발언은 일본 극우파의 망언으로 착각할 정도다이에 대해 국제사회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일본 언론들은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분위기다극우매체들은 문창극은 진정한 한국의 지성인이라며 영웅대접을 하고 있다.

일본 언론의 태반은 매일 문창극 발언을 대서특필하면서 한국 식민지배는 하나님의 뜻이라는 기사를 쏟아낸다. ‘유행어로 등극할 정도다극우성향의 산케이신문은 식민지배는 신의 뜻이라고 말하는 수상 후보위안부 문제 사과 받을 필요 없다라는 자극적인 제목으로 보도했다.  

 

외신도 대서특필중국은 노골적 불만 표출

정권의 나팔수인 TV조선도 우려를 표할 정도다. TV조선은 중국 관영 환구시보가 문창극 발언은 도를 넘는 친일한국인 폄하 발언이라며 반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또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을 전하며문 후보자에 대해 우리말로 매국노를 뜻하는 한간이라는 단어까지 쓰면서 심한 욕설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 <AP통신> <교도통신등 주요 외신들은 문창극 발언은 잘못된 것이며박근혜 정부는 이런 인사를 단행함으로써 중대한 잘못을 범하게 됐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도 문 내정자는 해명 기자회견을 자청했고청와대와 여당은 그를 두둔하며 임명 절차를 강행할 기세다새누리당은 문창극 발언을 적극 비호하는 것도 부족한지 잘했다며 찬사를 보내고 있다.제주 4.3항쟁은 반란이라는 문 후보의 주장 역시 수용하는 듯한 태도다문 후보자의 국가관은 매우 애국적이고 본받을 만하다고 입을 모은다.

<TV조선까지 '문창극 참사'를 우려하고 나섰다>

철면피를 쓴 이들이다국민을 제 발치 아래 두고 멋대로 농락하고 있다. 2012년 총선. 자신들이 열세라고 판단한 새누리당이 몸을 잔뜩 낮출 때였다강남을에서 출마한 이영조 후보자에 대해 제주 4.3항쟁을 폭동이자 공산주의자의 반란이라고 주장한 적이 있다는 이유로 공천을 취소했다. 4.3사건을 두고 이때는 '항쟁' 저때는 '반역'이라고 해석하는 저들. 정파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역사적 사실조차 멋대로 재단하는 데 서슴없다.

문창극 해명 기자회견궤설과 변명 일색

당사자인 문창극 내정자의 해명 기자회견궤설과 변명으로 친일매국 발언 논란을 누그려뜨리려고 갖은 수사를 다 동원했다엎질러진 물을 주워 담아 보겠다는 거다그의 해명을 반박해 보겠다.

문창극: “갑자기 제가 반민족인 사람이 돼 버렸다... 놀랍고 이해할 수 없다.”

=>일제식민지배 정당화와 위안부 관련 발언이 실언이 아니라 자신의 신념의 발로라는 사실을 스스로 실토한 셈이다실언에 대한 단순 비난이 아니라 옳다고 굳게 믿었던 신념이 전국민적 비판에 직면하니 놀랄 수밖에.

문창극: “문제의 강연은 저희 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

=>교회는 치외법권 지역이고 교회에서 말한 것은 면책되는 건가교인비교인 할 것 없이 모두 국민이다아무리 교회라 해도 엄연한 역사적 사실을 뒤집을 권한은 없다하나님의 뜻으로 일제식민지배를 정당화하다니하나님의 뜻이 강포한 일제의 뜻과 같다는 얘긴가.

문창극: “조선민족이 게으르다고 한 말은 제 얘기 아니라...비숍 여사의 기행문에...”

=> 요망한 변명이다처음 논란이 됐을 당시 강연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내가 한 말이 아니라 윤치호가 한 말이라고 했다가 윤치호는 친일파의 괴수라는 비난이 일자 비숍 여사의 말을 인용한 거라고 둘러댄 것이다자신의 주장에 선명성을 부여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사법이 인용이라는 건 초등학생들도 안다.

문창극: “일본에 대한 저의 인식은 여러분들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 듣기에 참담하다국민 전부가 당신처럼 친일적이라는 얘긴가아니다절대 다수의 국민들은 당신과 크게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애국 국민을 왜 욕되게 만들려 하는가국민들이 들고 일어나 명예훼손으로 고소해야 자중하겠는가.

문창극: “(자신의 위안부 발언을 언급하며진실한 사과가 전제되지 않고 금전적 배상에 치우친 것 같은 당시 협상을 지적한 것

=> 위안부 할머니들이 통곡할 발언이다단 한번도 금전적 배상을 먼저 요구한 적 없다정부 입장도 마찬가지였다진정한 사과를 요구해온 위안부 할머니들을 배상 몇푼 받아내기 위해 시위를 해온 것처럼 매도하다니.

문창극: “식민지배와 남북분단은 하나님의 뜻...같은 믿음 가진 사람들과 나눈 종교적 인식이었다.”

=> 문 내정자와 소속 교회는 어찌 하나님의 뜻을 이토록 잘 헤아리는가. ‘하나님의 뜻이 아니다사견일 뿐이다하나님에 빗댄 개인적 견해에 불과하다는 얘기다일제식민지배와 남북분단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증거나 비유가 성경을 통털어 어디에 있는지 말해보라하나님 이름을 팔아 자신의 친일사관과 비뚤어진 반공이념을 주장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다.

문창극: “식민지배와 분단이라는 시련을 통해 우리 민족이 더 강해졌다.”

=>시련을 당한 피해자 입장에서 바라본 시각이 아니다가해자를 합리화하고 두둔하려는 목적에서 출발한 억지논리다더 강해졌다면 그건 우리민족의 노력과 역량 덕분이다가해자 덕분이 결코 아니라는 얘기다팔을 부러뜨려 놓고 내 덕분에 뼈가 더 튼튼해졌지 않느냐고 말하는 거나 다름없다궤변이다.

문창극: “(노 대통령 죽음에 대해국가 원로가 극단적 방법 택한 것은 적절치 못했다...”

단순이 자살에만 초점을 맞춘 주장이다죽음에 이르게 한 이명박 정권의 표적수사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다그가 진정 팩트를 중시하는 기자였다면 자살인 만큼 국민장으로 치룰 필요도 전직 대통령으로 예우할 이유도 없다는 식의 주장은 펴지 않았을 것이다.

문창극: “지금 문제 되고 있는 것들은 모두 언론인 시절 언론인으로써 한 일

신문기자가 경력의 전부인 사람이다다급해지니 자신의 경력을 스스로 부정하는 발언을 한다언론인 일 때의 문창극과 그렇지 않을 때의 자신이 완전히 다를 수 있다는 주장을 펴다니. 심각한 이중인격자가 아닌 이상 불가능한 일이다.

문창극: “공직자가 되면 그에 맞는 역할과 몸가짐을 할 것

=>총리가 되면 일제식민지배 합리화와 황당한 6.25전쟁 발발론그리고 4.3항쟁 망언 등을 입에 올리지 않겠다는 얘기다. 그럼 기자일 때는 그런 망언을 떠드는 게 언론인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는 말인가올바른 언론인들도 많다이들을 욕되게 하지 말라.

문창극: “저의 진심을 여러분께서 알아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 평소에는 친일매국 발언을 하다가 궁지에 몰리니 진심이 아니었다고 읍소한다평소에 해오던 주장이 자신의 철학과 신념이고위기에 몰렸을 때 하는 얘기를 변명이라고 한다변명을 진심으로 왜곡해서 이해해 달라는 건가.

국민여론은 문창극 사퇴와 박근혜 사과그런데도 임명절차를 밀어붙일 기세다박근혜 정권이 국민과 일전을 불사하려나 보다자신이 내정한 총리후보자를 관철시키기 위해 국가의 정체성을 지키려는 국민과 한바탕 전쟁을 치루겠다는 정부전 세계가 웃을 일이다.

일제식민지배에 항거하는 국민과 일제침략를 정당화하려는 정부와의 한판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황당하고 참담한 싸움이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2&table=c_aujourdhui&uid=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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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구 꼴통, 종북 빨갱이란 말 없애는 게 목표"

[박인규의 inter-viewㆍ1] 화쟁 코리아 100일 순례 마친 도법 스님

서어리 기자(정리)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4.06.17 04:45:44

 

 

 

 

 

 

 

 

"이 땅에서 진실을 묻는 것은 금기처럼 여겨져 왔습니다"

밀양 송전탑, 쌍용자동차, 강정 마을…. 도법스님은 그동안 사회 도처의 '문제적 현장'을 누벼왔다. 그는 어떤 갈등 현장이든 사람들이 둘로 나뉘어 있다고 했다.

"어딜 가도 찬성과 반대, 이쪽 아니면 저쪽이에요. 결국은 어떤 문제든 목소리 크고 힘센 쪽이 아닌 쪽을 끌고 갑니다. 그러면 다시 진 쪽에선 힘을 기르고 그렇게 다시 대결하면서 소모적인 분열이 반복돼왔습니다. 또 다른 길을 찾아볼 수조차 없습니다."
 
▲도법스님(왼쪽)과 박인규 언론협동조합 프레시안 이사장. ⓒ프레시안(손문상)

▲도법스님(왼쪽)과 박인규 언론협동조합 프레시안 이사장. ⓒ프레시안(손문상)


걸어서 1000km… 좌우 대립의 현장에 피어난 '화쟁' 정신

지난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화쟁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난 도법스님은 취재진에 시원한 차부터 권했다. 그도 차 한 잔을 음미하고 숨을 고른 다음 말했다. 이날 나눈 얘기는 그렇게 차 한 잔을 마시면서 천천히 곱씹어봐야 하는 내용이었다. '본질'에 관한 얘기였으므로.

도법스님이 보기에 대한민국은 상처투성이 국가다.

"나라 곳곳에 온통 반목과 불신이 자리 잡고 있어요. 해방 이후부터 상처와 응어리들이 풀리거나 치유되지 않고 그냥 쌓여 있습니다. 진실을 보지 않은 채 오직 상대를 부정하는 식으로만 문제를 풀어왔으니까요."

진실을 바로 보는 눈을 가리고 반목의 악순환을 만든 원흉은 '진영 논리'다. 한쪽에선 이 사회의 모든 문제의 근원을 '친일파', 또 한쪽에선 '종북 세력'의 문제라고 말한다. 진영 논리가 이처럼 공고한 이상, 이 사회에선 어떤 진실도 억압·왜곡될 수밖에 없다는 게 도법스님의 문제의식이다.

그는 길 위로 발을 내디뎠다. 화해를 위한 걸음이었다. 지난 3월 2일 제주 한라산 백록담에서 첫걸음을 뗀 후 지난 10일까지 그를 주축으로 한 순례단은 전국 방방곡곡을 다녔다. 독립운동의 현장, 동족상잔의 현장, 민주화의 현장, 산업화 현장을 돌았다. 좌우 대립 희생자를 위한 합동 위령제를 봉행하고, 국민통합 문화제도 개최했다. 순례단이 도보로 움직인 거리만 1000km에 달한다.

순례길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04년부터 '생명평화탁발순례'를 했다. 생명과 평화를 주제로 한다는 점에서 내용은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생명평화탁발순례가 '가치'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순례는 좀 더 구체적인 방법론을 고민해보자는 취지가 강했다.

도법스님은 뿌리 깊은 갈등을 해소할 방법의 실마리를 불교 사상에서 찾았다. 바로 '화쟁'이다. '다툼을 화해시킨다'는 뜻으로, 신라 원효대사가 전파한 사상이다.

그는 원효의 화쟁 사상을 설명하는 정신으로 '개시개비(皆是皆非)'를 꼽는다. 개시개비란, 다 옳기도 하고 다 그르기도 하다는 뜻이다. 즉, 어떤 입장도 전적으로 옳거나 전적으로 그른 것은 아니며, 각 주장이 부분적으로 맞을 수 있음을 인정하는 깨달음의 경지다.

"경상도에서는 '박정희 제일', 전라도에서는 '김대중 제일'입니다. 그러나 박정희와 김대중이라는 인물을 평가할 때, 각각 산업화와 민주화의 측면에서 공이 있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박정희의 모든 업적이 온전히 공은 아닙니다. 김대중도 마찬가집니다. '저 놈도 다 나쁘진 않구나'라고 인정하는 것, 그것이 개시개비입니다. 결국 제 목표는 이런 태도 속에서 '수구 꼴통', '종북 빨갱이'같은 극단적인 언어가 사라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프레시안(손문상)

ⓒ프레시안(손문상)


"세월호 참사, 대통령 탓만 해서 해결될 일 아냐"

화쟁, 즉 다툼을 해소하기 위해 무조건 자신의 입장을 굽혀야 하는 건 아니다. 다만 자신의 입장과는 상관없이 진실을 드러내고 본질을 찾아야 한다. "외양간을 고치려면 제대로 고치자"는 것이다. 그는 좌우 대립의 문제를 '민족의 눈'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친일(親日)도 반일(反日)도 사실 조선이 식민지로 전락했기 때문에 생긴 것들이었습니다. 원죄는 식민지로 전락한 상황인 셈이죠. 그렇다면 우린 민족에서 해답을 찾아야 합니다. 친일한 사람도 민족 구성원이었습니다. 민족의 눈으로 이 문제를 바라보고 풀 기회를 찾아야 합니다. 어차피 같이 살 사람들이 아닙니까. 문제를 좀 더 본질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그는 세월호 참사 또한 좀 더 근본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고 풀어야 한다고 했다.

"세월호에 탄 사람들이 다 내 가족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유가족 입장에서는 선장이, 해경이 내 가족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청와대 입장에서도 배에 탄 사람들이 내 딸이고 내 남편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이건 문명사적인 문제입니다. 따져보면 이 사태가 오기까지 신자유주의 문제, 자본주의 문제가 다 걸려 있다고 봐야 합니다. 생명과 공동체의 가치를 투철하게 짚어야 할 때입니다. 모든 책임이 대통령에게만 있는 건 아닙니다. 전국민적 반성과 성찰이 필요한 때입니다. 적어도 이번만큼이라도 과거를 답습하는 않는 방식으로, 범국민적으로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세월호 사고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서울 청계광장에 모인 시민들. ⓒ프레시안(손문상)

▲세월호 사고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서울 청계광장에 모인 시민들. ⓒ프레시안(손문상)


세월호 선장과 해경을 이해하고, 친일 행적 과거가 있는 이들을 포용하자는 주장. 거칠게 말하면 '가해자도 포용해야 한다'는 태도는 많은 이들의 반감을 일으키는 게 사실이다.

그는 지난 4월 순천에서 열린 합동위령제에서 만난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유가족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나이가 80세가 다 된 유가족이 저에게 눈물을 흘리면서 말씀하시더군요. '내 부모를 죽인 사람들 충원탑에 오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길 와 보니 가슴에 엉켜있던 게 녹는 것 같다, 고맙다'고 했습니다. 복수하는 게 자식 된 도리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어쩌면 부모님도 잘했다고 생각할 거라며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피해자가 가해자를 이해하고 용서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치유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모든 '화쟁'을 피해자의 선의에 맡길 수 없는 일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진실을 찾는 일이다. 일방의 주장만으로 진실은 세워지지 않는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함께 진실을 그려 나가야 한다. 도법스님은 이 점에서 인종 갈등 해소를 위해 '진실과 화해위원회(TRC)'를 만들고 가해자 증언을 다수 이끌어낸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공적을 높이 평가했다.

"만델라를 다룬 영화를 봤는데, '진실을 드러내면 우린 죽는다'라는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만델라는 백인들에게 진실을 드러내도 피해를 받지 않을 거라는 믿음을 주는 데 성공했습니다. 만델라도 대통령이 돼서 한 일인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왜 우린 그렇게 되지 않았을까요.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도법스님은 진실을 제대로 마주하기 위해 "일단 만나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순례 중 틈틈이 '좌우'를 대표하는 이들을 만나 화쟁의 길에 함께할 것을 권유했다.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 홍사덕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대표, 변용식 조선일보 발행인, 정영무 한겨레 대표이사, 송영승 경향신문 대표이사,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 등을 만났다.

다들 도법스님의 뜻에 수긍하는 눈치였지만 실천으로 이어지기까진 쉽지 않았다. 특히 보수, 우파 쪽은 더욱 어려웠다. 한국자유총연맹 쪽에 좌우 합동위령제 참석을 권유했지만, 김명환 총재는 결국 응하지 않았다.
 
ⓒ프레시안(손문상)

ⓒ프레시안(손문상)


순례를 마친 도법스님은 앞으로 1000일 동안, 진실을 밝히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 마련을 위해 '대한민국 야단법석'을 추진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 더 많은 양측 당사자들을 한자리에 모이게끔 설득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불교와 직접 이해관계 없는 사회적 의제를 갖고 뭔가를 하는 건 역대 종단에서 처음입니다. 역량이 부족하지만 이미 선언을 했으니, 차근차근 세월호 참사부터 '화쟁'으로 해결해 나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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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엄마 꿈속에 한번만 와줘…”

등록 : 2014.06.15 20:55수정 : 2014.06.1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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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사고로 숨진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4반 정차웅군의 어머니 김연실씨가 15일 저녁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 안 경기도미술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 사무실에서 시사만화가 박재동 화백이 그린 아들의 얼굴 그림을 만지고 있다. 안산/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세월호의 어린 영웅’ 정차웅군

보낼 수가 없구나, 너를 못 본다는 이 참담함에 좀 더 많이 안아줄 걸…좀 더 많이 사랑해줄 걸…

 

 

“미안하다, 얘들아~ 절대 잊지 않을게….”

 

세월호 참사 이후 많은 이들이 수없이 되뇌었던 말입니다. 하지만 어느덧 세월호가 우리 곁에서 멀어져 가고 있습니다. 사고 진상규명도 더디기만 합니다. <한겨레>는 세월호 참사 두 달을 맞아, 참사로 희생된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얼굴 그림과 부모의 절절한 심경이 담긴 글을 지속적으로 싣기로 했습니다. 이는 세월호의 슬픈 기억을 잊지 않겠다는 <한겨레>의 다짐이기도 합니다. 얼굴 그림은 시사만화가 박재동 화백이 그립니다.

 

 

차웅군 어머니가 아들에게

 

사랑하는 아들 차웅이에게.

 

웃으며 “잘 다녀오겠습니다” 하며 떠났던 수학여행이 너무나 길구나. 너를 보지 못하고 살아내는 날들이 하루하루 늘어만 간다. 아직 믿어지지 않는 현실이 너무나 가슴이 아프단다. 세상에서 이 엄마가 제일 예쁘고 사랑한다고 엄마의 보디가드가 될 만큼 컸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어 보이던 너의 모습이 가슴 찢어지게 그립고 보고프다.

 

“다녀왔습니다” 하며 문을 열고 들어올 것만 같은데 너를 보지 못한다는 이 참담함을 아빠, 엄마, 형아는 아직도 받아들일 수가 없구나. 많이 안아주고 사랑을 줬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에 와서 생각하니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구나. 모든 것이 아쉽고 후회스럽고 속상할 뿐이구나. 좀 더 많이 안아줄걸. 좀 더 많이 사랑해줄걸.

 

부족함 많은 엄마여서 미안하구나. 해준 것 없어 미안하구나. 지켜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하구나. 내 아들 차웅아. 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는 너. 이제는 그만 보내주고 엄마의 가슴에 묻으라 하는데 아직은 너를 보낼 수 없구나.

 

엄마의 꿈속에 한 번도 와주지 않는 아들아. 한 번만이라도 엄마에게 와주렴. 딱 한 번만. 너를 보지 않고서 너를 보낼 수가 없다. 이 엄마가 너무나 보고 싶고 그리운 아들아. 하루하루가 참 많이 힘들고 괴롭지만 너의 모습을 추억하며 그렇게 그렇게 살아가 볼게. 세상의 무엇과도 바꿀 수 없었던 너였기에. 아들아, 가슴이 참 많이 아프다. 사랑한다 아들아. 보고 싶다 아들아.

 


 

‘세월호의 어린 영웅’ 정차웅군

 

‘세월호의 어린 영웅’ 정차웅군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 2학년 4반 정차웅(17)군은 세월호 침몰사고가 난 4월16일 오전 10시25분께 침몰 해역에서 전남도 201호 어업지도선에 의해 발견됐다. 정군은 구명조끼를 입지 않고 있었다. 침몰하는 배에서 자신의 구명조끼를 친구에게 주고, 또다른 친구를 구하기 위해 맨몸으로 바다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정군은 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결국 이날 낮 12시20분께 숨졌다. 안타깝게도 정군은 세월호 사고의 첫 학생 희생자로 기록됐다. 검도 3단인 정군은 평소 의리가 있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었다고 친구들은 전했다. 세월호의 어린 영웅이었다.

 

4월22일 안산 고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정군의 가족들은 “세금으로 치르는 장례”라며 가장 값싼 장례용품으로 장례를 치렀다. 정군은 경기도 평택시 서호추모공원 납골당 101호에 친구들과 함께 안치돼 있다. 친한 친구들과 떨어지면 외로울까 봐 유가족들이 아이들의 유골 봉안함을 한자리에 모아 놓은 것이다. 정군은 5월 경남 남해로 아버지, 어머니, 대학생 형과 함께 1박2일 일정의 가족 여행을 가기로 돼 있었다.

 

안산/김기성 김일우 기자 player009@hani.co.kr

 

 

천근아 "세월호 유가족, 쉽게 잊힐까봐 두려운 고통" [한겨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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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2달째. 아직도 실종자가 12명이나 남아 있고… 계속되는 박근혜 퇴진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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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뉴스’에 질렸나요? ‘뉴스고로케’로 오세요

 
[미디어 스타트업을 만난다⑩] 대안언론만 모아보는 ‘뉴스 포털’, 뉴스고로케
 
입력 : 2014-06-12  15:07:08   노출 : 2014.06.15  17:11:28
 
2006년 창간한 미국의 온라인 매체 버즈피드는 현재 방문자 기준 세계 1위 뉴스 서비스다. 점점 많은 독자들이 기존 언론사가 아닌 새로운 미디어를 통해 뉴스를 소비하고 있다. 또한 뉴스 소비 형태의 변화에 따라 뉴스의 정의와 기자상도 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미비하지만 한국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 스타트업이 디지털 뉴스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미디어오늘이 한국의 미디어 스타트업을 만나본다. <편집자>

“네이버, 다음 같은 포털 말고 뉴스를 모아볼 만한 곳 없나요?” 
“좋은 기사 모아주는 뉴스 앱 추천 좀 해주세요”

네이버와 다음 포털이 아닌 새로운 뉴스 플랫폼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모바일 시대’에 많은 이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나를 찾아오는 기사’를 소비하지만, 여전히 기사를 모아둔 뉴스 서비스에 대한 요구도 상당하다.
 
   
▲ 뉴스고로케. 이미지=뉴스고로케 사이트 갈무리
 
‘뉴스고로케’는 기존 미디어에 실망하고 질린 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새로운 뉴스 플랫폼이다. 뉴스 포털과 같은 역할을 하는 이 사이트는 ‘충격고로케’와 ‘일간워스트’ 등으로 유명한 소프트웨어 개발자 이준행씨(29세)가 만들었다. 이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뉴스고로케 개설을 예고한 후 지난 5월 29일 사이트를 공개했다. 

“종전의 언론매체 기사 다 빼고, 그러나 더 훌륭한 나머지 새 매체들의 기사를 모아보니 훨씬 좋은 뉴스가 있었습니다. 그것들을 모아둔 새 뉴스허브, 뉴스고로케입니다.”

기성언론들은 온라인에서 낚시 성 ‘어뷰징’ 기사를 쏟아내고, 네이버 등 포털은 이런 언론의 행태를 (자의든 타의든) 방관했다. 사실 한국 언론의 환경은 ①광고수익을 쫓아 경쟁적으로 저급한 기사를 쓰는 언론, ②이런 유통 환경을 제공하고, 트래픽 경쟁을 막지 못한 포털, ③가십 기사에 트래픽을 몰아준 독자 등 생산-유통-소비에 이르는 전 단계에 원인이 있다. 특히 언론의 책임이 가장 크다. 이에 대해 이씨는 “그들은 이미 끝났습니다”라고 일갈했다. 

“기성언론의 저널리즘은 진작 죽었습니다. 그저 그런 ‘월급쟁이’들과 그들이 지배하는 ‘회사’만 남았죠. 사실 ‘충격 고로케’ 오픈 직후 한국 언론시장 메이저 3사라는 조선, 중앙, 동아일보가 되려 낚시 성 제목편집에 본격 뛰어들기 시작하면서부터 이 나라에 더 이상 저널리즘이니 언론으로서의 사명감이니 신뢰니 ‘제호에 대한 책임감’이니 하는 것들은 진작 내팽겨졌습니다.”

2013년 1월 이씨가 만든 ‘충격고로케’는 저널리즘을 버린 한국 언론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충격고로케는 ‘충격’, ‘경악’, ‘헉!’ 등 ‘낚시용 제목’을 단 기사를 집계해서 수치와 그래프로 보여줬다. ‘낚시 기사’를 가장 많이 쓴 언론에겐 매달 ‘충격상’, ‘알고보니상’, ‘숨막히는상’ 등을 수여했다. 충격고로케는 지난 5월 한국경제에게 “기사제목에 '충격 경악 결국 멘붕' 등의 문구를 가장 열심히 추가하여 한 달 간 144건의 낚시제목 기사를 송고, 경쟁사를 제치고 충격 부문 1등을 차지하였기에 그 노고를 치하하여 본 상장을 수여함”이라는 설명과 함께 충격상을 수여했다.
 
   
▲ 언론사들의 '낚시기사'를 모아서 보여주는 사이트 '충격고로케'. 이미지=충격고로케 사이트 갈무리
 
충격고로케가 화제가 되면서 언론계를 둘러싸고 자정 목소리도 높아졌지만, 기성언론은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뻔뻔하게 낚시 기사 경쟁을 이어갔다. 결국 이씨는 1년 5개월간 운영한 충격고로케의 ‘낚시 기사’ 집계를 지난 5월 29일 종료했다. 대신 그는 “한국 언론의 상황은 이제 전 국민이 다 이해하였고, 충격고로케 사이트는 퍼포먼스 사이트로서의 역할을 이제 다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죠.”라고 밝혔다.

이씨는 “나쁜 뉴스를 찾아내다 보니 모든 언론사들이 나쁜 뉴스를 생산하고 있음을 우리 모두 목격하였습니다. 이제는 뉴스고로케와 함께, 좋은 언론사, 좋은 뉴스를 찾아내주세요!”라며 뉴스고로케의 시작을 알렸다.
 
   
▲ 뉴스고로케. 이미지=뉴스고로케 사이트 갈무리
 
뉴스고로케는 대안언론의 기사를 ‘RSS 피드 방식’으로 수집해 제공한다. 슬로우뉴스, 뉴스페퍼민트, 웨이브, 에이코믹스, 아이돌로지, 공부하는가족 등 미디어 스타트업, 버티컬 웹진 등이 포함됐다. 방송 섹션은 뉴스K, 뉴스타파, 미디어몽구로 구성됐고, 기성언론 중엔 유일하게 언론비평 매체인 미디어오늘, 미디어스가 들어있다.

이씨는 “포털 뉴스를 차지하고 있는 중앙일간지, 지상파방송, 종편, 메이저언론들의 기사는 다루지 않습니다. 보다 심층적인 분석에 집중하고, 저널리즘의 가치를 고민하는 진짜 대안언론, 새로운 매체들의 기사 위주로 소개해 드립니다.”고 설명했다. 
 
   
▲ 뉴스고로케. 이미지=뉴스고로케 사이트 갈무리
 
비영리를 추구하는 뉴스고로케는 대안언론의 유통망이 되는 게 목적이다. 그래서 네이버, 다음과 달리 아웃링크만 제공해 독자들을 해당 언론으로 직접 연결해준다. “네이버식 ‘가두리 생태계’ 콘텐츠 수급”을 비판하며 트래픽을 통한 광고 수익을 가져가지 않겠다는 의도다. 이씨는 “해당 매체들의 자립을 돕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장치라 믿습니다. 뉴스 덧글 또한 해당 매체에 직접 남기도록 하여 책임있는 운영을 도모하고자 합니다.”고 덧붙였다.

기성언론에 비해 영향력이 미비한 대안언론들과 뉴스고로케가 한국 언론 환경을 완전히 개선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올바른 저널리즘을 추구하려는 언론과 이를 원하는 독자들을 연결해주는 대안 ‘뉴스 포털’의 역할로는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PP(Program Provider)는 넘쳐나는데 SO(System Operator)가 없었으니, 도리어 더 좋은 SO를 만들어보자는 것이 뉴스고로케의 의도”라고 밝혔다. 

“뉴스고로케에 소개되는 매체들에게 당장 큰 힘이 되지는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대체재’에 대한 지속적인 갈망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훗날 왜곡된 언론시장 환경이 변하는 데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이 채널이 또 다른 ‘리그’를 여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물론 당장은 메이저 언론사들과 네이버 등의 카르텔을 해체시키지는 못하겠지만, 조금씩 균열을 내는 씨앗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 뉴스고로케. 이미지=뉴스고로케 사이트 갈무리
 

아래는 뉴스고로케 운영자 이준행씨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 이력 등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했고, (졸업 후)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엔씨소프트, 네이버, SK플래닛 등에서 일했다. 지금은 프리랜서 개발자로 이런 저런 사이트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고등학생 때부터 프로그래밍을 했다. 

- 뉴스고로케를 쉽게 설명해 달라.
네이버, 다음 뉴스와 같은 포털인데, ‘조중동’, 한겨레, 경향 등 중앙일간지와 지상파, 종편방송을 빼고 대안매체로 구성된 뉴스 포털 사이트다. 정말로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포털의 보도 형태에 열 받아서 만들었다. 

- 비영리인가?
나 혼자 운영하고, 비영리 운영이 기본 방침이다. (지금은) 광고를 붙일 생각도 없다.
 
   
▲ '충격고로케'에 이어 '뉴스고로케'를 만든 개발자 이준행씨. 사진=김병철 기자
 
- 뉴스고로케에서는 어떤 언론을 접할 수 있나?
뉴스고로케는 예쁘장한 ‘RSS 뷰어’다. 소셜미디어에서 주목받거나 커뮤니티에서 주목받는 매체들이 있다. 음악웹진, 교육잡지 같은 버티컬 매체가 많고, 슬로우뉴스 같은 팀 블로그도 있다. 방송은 뉴스K, 뉴스타파 등이 있다. 기성 언론사 중 매체비평지인 미디어오늘, 미디어스는 일부러 넣었다. 매체 비평 콘텐츠에 더 주목해야 하는 상황이라 넣어야 한다고 봤다. 

- 주요 독자층은 누구이며, 왜 그들로 정했나?
대안매체에 관심이 있고, 기존 보도에 진절머리가 난 사람들은 다 왔으면 좋겠다. 어르신들도 볼 수 있도록 문자 크기를 크게 했다. 딱히 누구를 ‘타깃’으로 하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 편집 알고리즘에 대해 설명해 달라.
(포함된 언론의) 모든 기사가 다 올라오지는 않는다. 대안언론 기사 중 오늘 가장 중요한 걸 뽑아야 한다. 일단은 최근 것 중에서 소셜미디어를 많이 타거나, 웹 커뮤니티에서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키워드’와 ‘관심을 가져야 할 키워드’를 보여줄 것이다. (알고리즘을 짜는 건 사람이니깐) 누군가가 보기엔 편향될 수는 있다.

뉴스고로케는 매체 다양성을 지향한다. 한 매체가 (화면을) 독점하지 않게끔 되어 있다. 매체 비평할 때 여러 신문을 비교하듯이 다양하게 나온다. 
 
   
▲ 뉴스고로케. 이미지=뉴스고로케 사이트 갈무리
 
- 기사는 실시간으로 추가되나? 하루에 편집은 몇 번 하나? 
‘인터벌’은 오전, 오후, 밤으로 하루 세 번으로 나눌 것이다. 편집은 모두 알고리즘이 알아서 한다.

- 지니뉴스과 같은 뉴스 서비스와는 다른 점이 있나?
비슷한 지향점이 있지만 (뉴스고로케처럼) 대안매체만 따로 구성한 서비스는 없다. 

- 네이버, 다음 뉴스와는 뭐가 다른가?
네이버, 다음이 소개하는 매체는 고만고만하다. 한국일보, 한겨레 등 일부는 잘하지만, 나머지는 다 ‘우라까이’ 기사를 쓰고 그대로 뉴스 포털에 반영된다. ‘인기 있는 기사’를 누르면 그 언론이 직접 취재한 것도 아니다. 포털 뉴스는 다 엉망이 돼서 뉴스의 질은 형편없다. 일간지가 가끔 긴 취재로 장문 기사를 쓰지만 포털(뉴스 첫 화면)에는 안 나온다. 그러다보니 포털에선 볼 게 없다. 

연합뉴스나 ‘조중동’을 좋아하는 분들은 그냥 포털에서 보면 된다. 좋은 관점을 주는 매체들을 주목 시켜주려면 (이런 포털도) 하나 더 있어야 하지 않겠나?

- 낚시 기사를 쓰는 건 언론인데, 포털 탓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방기하는 것에 대한 책임이 있다. 뉴스 소비가 포털에서 이루어지다보니 (헤게모니는) 유통하는 쪽으로 넘어갔다. 굉장히 지분한 것들이 언론사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음에도 언론은 책임을 못지고, 포털은 아무것도 안한다. 다들 이런 상황을 방치한다.

유통 매체도 민주주의와 사회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사람들이 (고양이 사진 등) 재밌는 콘텐츠를 찾기는 하지만 ‘이런 것(기사)도 보지 않을래?’라고 보여줘야 한다. 

사회가 제대로 돌아가게끔 돕기 위한 언론의 역할이 있다. 과거에는 TV, 신문이라면 이제는 인터넷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 포털도 그런 고민을 해야 하는데 안 한 것이다. 


- 포털의 인링크 방식과 다르게 아웃링크를 선택했다.
언론 매체가 각자 알아서 살아야지 특정 플랫폼에 얽매여서는 안된다. IT쪽에선 ‘봉이 김선달’처럼 중간 유통책으로 사업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

- 뉴스고로케가 추구하는 미디어의 상을 설명해 달라.
미디어를 소개하는 미디어다. 뉴스 미디어는 아닌 것 같고, 뉴스를 소개하는 미디어 정도로… 뉴스는 높은 품질을 보장하고, 굉장히 많은 수고와 노력이 들어가면 뉴스라고 할 수 있다. 내가 보는 뉴스는 그렇다. 

- 뉴스고로케 출시 예고에 업계의 관심이 컸다. 
전화도 많이 왔다. 국회에서도 동향 파악 차원에서 연락이 왔고, 데일리안에선 사장님이 관심을 가진다며 넣어달라는 전화도 왔다. 난 별 기대 안하고 취미로 만드는 수준으로 생각했는데 관심이 너무 많아서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주변에서) 기대를 하니깐 뭐라도 할 만한 걸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살을 더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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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극 총리 강행한다면 박정희 친일문제 논할 수밖에"

 

[인터뷰] '문창극 청문회' 위원장 맡은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14.06.15 20:50l최종 업데이트 14.06.15 21:31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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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5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지각사과'에 대해 "비겁하다, (문 후보자는) 어떤 말보다 국민과 역사 앞에 '사퇴'라는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2일 문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으로 내정됐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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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겁하다. 어떤 말보다 국민과 역사 앞에 '사퇴'라는 행동으로 (사과 의사를) 보여야 한다. 언론인 시절 언론인으로서 한 일이다? 그러니깐 기자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자기 삶을 전부 부정한 것 아닌가."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말이다. 박 의원은 15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지각 사과'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자신의 식민사관·극우성향 논란을 부른 언론보도에 대해 법적대응을 예고했던 그가 이날 갑작스레 기자회견을 자청해 진정성 없는 요식행위를 했다는 요지였다. 문 후보자가 맞이할 혹독한 가시밭길이 그려졌다. 박 의원은 지난 12일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의 요청을 받고 문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으로 내정된 상태다.

무엇보다 박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청와대의 (문창극 총리 카드) 강행 지시가 새누리당을 7·30 재보궐선거 패배로 이끌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성공하려면 문 후보자가 사퇴해야 한다"라고 경고했다.

또 "이렇게 되면 박 대통령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일 문제를 또 논하게 된다"라며 "인사검증을 해야 하는데 '대통령 심기검증'을 하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의 책임을 물었다.

국무총리실과 새누리당이 문 후보자의 식민사관 논란을 부른 교회 강연 동영상 전체를 공개하며 '일부 언론의 악의적 편집'을 주장하고 나선 것에 대해서는 "언어를 희롱하는 것으로 옳지 않다"라며 "국민이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박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 전문이다.

"일부 발언을 발췌·왜곡? 그러면 유병언도 '하나님의 시련' 받는 건가?"

- 문창극 후보자의 가장 큰 결격 사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그의 식민사관과 반민주적 사고다. 정체성에 문제가 있다."

- 식민사관 논란 발언은 잘 알려졌지만 '반민주적 사고'는 구체적으로 뭔가?
"문 후보자는 너무 이념적으로 편향돼 있다. '극우꼴통보수'다. 보수가 나쁜 게 아니다. 극우가 나쁘다. 진보에서도 극좌가 나쁜 것이다. 미국의 경우를 보자. 보수주의가 풍미(風靡)했던 1960년대 극단적 반공보수주의를 주창했던 배리 골드워터가 두 번이나 공화당 대선후보가 됐다. 그러나 국민들은 그를 선택하지 않았다. 극우였기 때문이다. 대신 합리적 보수였던 레이건을 대통령으로 선택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이념적 갈등이 심하다. 그런데 극우 성향의 언행을 했던 사람이 국무총리로 일할 수 있겠나."

- 일부 보수진영 인사들은 문 후보자의 정치적 성향을 문제 삼는 것을 '역색깔론' 아니냐고 지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역색깔론?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문 후보자의 발언이) 문제 있다고 보지 않나."

- 국무총리실과 새누리당은 식민사관 논란을 부른 문 후보자의 강연 동영상 전체를 공개하며 강연의 전체 맥락과 관계없이 일부 발언이 편집, 발췌돼 그 진의가 왜곡됐다고 맞불을 놓고 있다.
"그것은 언어를 희롱하는 것이다. 문 후보자는 전체 맥락이던, 일부 발언이던 간에 있을 수 없는 발언을 했다. 그런 식으로 얘기한다면 (현재 세월호 참사로 수배 중인) 유병언한테도 '하나님의 시련을 받고 있다'고 할 텐데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나. 유대인들도 '하나님이 시련을 줘서' 학살당한 것인가. 그런 주장은 언어를 희롱하는 것으로 옳지 않다."

- 문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새누리당 내에도 있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청문회를 강행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청와대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청와대의 (문창극 총리 카드) 강행 지시가 새누리당을 7·30 재보궐선거 패배로 이끌 것이다. 사실 6·4 지방선거보다 7·30 재보선이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게 더욱 중요하다. 만약 새누리당이 재보선에서 져서 과반수 의석을 유지 못한다면 지금처럼 국회가 박 대통령 지시를 받겠나. 새누리당이 굉장히 불안한 과반수 의석을 유지하더라도 국회 상임위는 여야 동수로 구성하게 된다. 국회 본연의 기능인 견제와 감시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문 후보자를 지키려다) 여권이 소탐대실하는 꼴이다."

"'대통령 심기 검증'한 결과... 김기춘 비서실장 사퇴 이유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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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퇴 압박받는 문창극 후보자 "일본의 식민 지배와 남북 분단이 하나님의 뜻이었다"고 표현한 과거 발언이 공개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기자들의 질문을 뒤로한 채 1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으로 출근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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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로 각종 여론조사 결과, '문창극 인사 후폭풍'이 감지되고 있다.
"MBN이 지난 12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국민의 65.6%가 '사퇴해야 한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에게 지명철회를 요구하는 것이다. 새누리당 지지층에서도 '사퇴해야 한다'는 답변이 42.8%나 된다. 오죽하면 성균관 유림들이, 일부 기독교인들이 (문 후보자를) 반대하겠나. 식민사관 소유자가 대한민국 총리 되면 되겠나. 그러면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가르칠 건가. 무슨 일본의 제2총리를 뽑는 것도 아니고.

특히 문 후보자가 위안부 문제와 관련, '일본으로부터 사과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한 것은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과 외교문제로 비화된다. 이쯤하면 문 후보를 일본으로 수출해서 일본 총리를 시키든가, (위안부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미국의 혼다 의원을 수입해서 총리시키는 게 나을 판국이다. 문 후보자마저 사퇴하면 국정운영에 혼란이 온다고 하는데 동의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을 후보자로 지명하면 된다. 무엇보다 지금 국민적, 역사적 저항이 크지 않나. 이렇게 되면 박 대통령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일 문제를 또 논하게 된다."

- 문 후보자의 청문요구서가 17일 국회로 제출된다. 청문회를 열지 말아야 한다고 보나.
"가장 최선의 방법은 청문요구서를 국회에 보내지 않는 것이다. 즉, 박 대통령이 지명철회를 하든가, 문 후보자가 자진사퇴해야 한다. 그러나 청와대가 강행하겠다고 하면 청문회를 해야 한다. 청문회를 보이콧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내 생각은 다르다. 야당이 소수이긴 하나 국민적 지지를 얻으면 이길 수 있다. 국민과 함께, 역사와 함께, 민족사관과 함께 가는데 이런 반민주적·반민족적·반역사적 식민사관 소유자를 총리로 앉힐 수 있겠나."

- 청와대나 여당이 우려하는 것은 연이은 총리 후보 낙마로 인한 조기 레임덕 아니겠나. MB정부 때도 '김태호 총리 후보 낙마'로 조기 레임덕 왔다는 평가가 있다.
"꼭 그렇게 볼 필요 없다. 김기춘 비서실장이 이번 인사검증 때 '안대희 중도낙마 쇼크'로 재산과 도덕성 검증만 본 것 같다. 그런데 역사관은 안 봤다. 인사검증을 해야 하는데 '대통령 심기검증'을 하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건 박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해야 할 문제다. 김 실장도 안대희 검증 실패에 이어 물러나야 할 이유가 또 하나 더 붙은 셈이다. (김 실장은) 빨리 물러나야 한다."

- 결국 김기춘 비서실장 '책임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인가?
"국민이 요구하고 있다. 대통령이 70% 지지율을 기록했다고 자랑했는데 지금 '한국갤럽' 정례조사를 보면 (서울 지역에만) 30%대로 추락했다. 문창극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성공하려면 문 후보자는 사퇴해야 한다. 그 길이 문 후보자 스스로를 보호하는 길이기도 하다."

-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은 최근 언론 기고에서 '문 후보자가 언론인으로서 했던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 햇볕정책에 대한 비판으로 인한 괘씸죄에 걸려 야권으로부터 공격받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동의할 수 없다. 햇볕정책은 얼마든지 비판할 수 있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에 대한 공격은 다르다. 문 후보자는 김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과 재산도피 의혹 등을 문제 삼았다. 그런데 모두 김 전 대통령 측이 (사실이 아니라고) 승소 판결을 받았던 것들이다. 그렇다면 문 후보자는 사과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남이 잘못하면 사과하라고 하면서 하지 않았다. 기자로서도 문 후보자가 바람직했는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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