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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없이 민주 없다”… 국민주권정부의 성공 조건

  • 기자명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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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6.02.20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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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설명절을 맞아 “국민이 원하는, 국민이 주인인 ‘국민주권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며, 국가 운영 방향은 국민의 의사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는 민주주의의 원칙을 다시 천명한 것이다. 박근혜·윤석열 탄핵 과정에서 한국 사회가 확인한 핵심 가치 또한 국민주권이었다.

과연 이재명 정부는 ‘국민주권시대’를 열 수 있을까.

선거를 통한 정권교체가 가능해졌다고 국민주권이 저절로 실현될 수는 없다. 국민이 정책 방향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선택이 실제 정책으로 집행될 수 있어야 한다. 국민이 정부를 선택하더라도, 정부가 자주적으로 정책을 집행할 수 없다면 그 선택은 실질적 효력을 갖기 어렵다. 여기서 ‘국민주권시대’를 규정하는 하나의 전제가 등장한다. 바로 자주권이다.

주권은 대내적으로는 국민주권(민주), 대외적으로는 국가주권(자주)으로 구분할 수 있다. 국가가 외부 강대국의 전략과 이해에 구조적으로 종속되어 있다면, 국민이 선택한 정책은 언제든 외부 압력에 의해 수정되거나 제한될 수밖에 없다. 그 순간 민주주의는 절차만 남은 형식적 체제로 축소된다.

자주권이 침탈될 때 민주주의가 훼손되는 사례는 국제사회에서 반복되어 왔다. 지난 1월, 미국은 베네수엘라 국민이 투표로 뽑은 대통령을 납치함으로써 국민주권을 유린했다. 브라질에서는 트럼프가 부패 혐의로 수감된 친미 성향의 전직 대통령을 석방하라며 고율 관세로 압박했다. 이란과 쿠바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독재 국가’ 낙인을 찍어 수십년 동안 경제봉쇄와 체제 전복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동맹국의 처지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은 동맹국을 상대로 국방비 증액, 무기 강매, 대미투자 강요, 생산시설 미국 이전 압박, 대중국 무역 차단 등을 공개적으로 요구한다. 동맹국 국회에 입법을 강요하고, 자국 기업의 비리를 감추기 위해 동맹국의 사법기관을 협박한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무역·투자 조건을 미국 국익에 복종시킨다.

 

만약 한 국가의 통상 정책과 산업 전략이 외부 강대국의 이해에 따라 조정되고, 안보 정책이 자율적 판단이 아닌 외국군의 전략에 종속된 방향으로 귀결된다면, 국민이 선거를 통해 선택한 후보의 정치·외교·경제 노선은 온전히 실행되기 어렵다. 공약은 존재하되, 구조적 제약 속에서 후퇴하거나 변형되는 상황이 반복된다. 이재명 정부가 임기 내 환수를 공약한 전작권 문제가 대표적이다.

군사주권 문제는 이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전작권이 주한미군사령관 손에 있는 조건에서 안보 정책은 구조적 제약을 안고 출발한다. 안보 의존은 외교 의존으로, 외교 의존은 통상·산업 정책의 제약으로 연결된다. 이처럼 국방에서 자주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민생 정책 역시 외부 환경에 의해 제약될 수밖에 없다.

경제민주화도 주권과 분리할 수 없다. 한국은 외형상 선진 경제로 평가받지만, 기술무역수지의 구조적 적자, 핵심 부품·소재의 해외 의존, 주요 기업 지분의 외국인 집중, 달러 자본의 은행 지분 잠식과 높은 가계부채 구조는 경제주권의 취약성을 보여준다.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와 금리 조정은 국내 금융시장과 가계부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외부 경제권력이 국내 경제 정책을 제약하는 이런 현실은 자주성과 경제민주화가 결코 분리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한국이 고도로 발전한 자본주의 국가라고 해서 종속성이 사라졌다고 볼 수 없는 이유다.

요컨대 “자주 없이 민주 없다”는 명제는 낡은 이념의 산물이 아니라 지금 이재명 정부가 헤쳐나갈 시대적 소명이다. 자주권이 확보되지 않으면 국민주권이 제한되고, 민주주의는 확보된 자주권만큼만 성장하기 때문이다. 이제 ‘민주’와 ‘자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동시 과제가 되었다. 이재명 정부가 국민주권시대를 열 수 있느냐도 결국 ‘자주권’ 여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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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청중의 서울선언문 "AI님은 정말 좋겠어요, 다 가르쳐주잖아요"

[현장] '글로벌 오마이포럼' 대통령 축사, 김민석·트리스탄 해리스 기조연설... 서울선언,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26.02.20 09:55최종 업데이트 26.02.20 17:31

  • : 20일 오후 5시 20분]

초등생 청중의 서울선언문 "AI님은 정말 좋겠어요, 가르쳐주잖아요"

▲서울선언 발표20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 26주년 기념 글로벌 오마이포럼 2026 'AI 권력의 시대 -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에서 참가자들이 각각 세운 서울선언이 발표되고 있다.이정민

'글로벌 오마이포럼 2026'의 마지막은 '나의 서울선언'이 장식했다.

이날 참석한 연사와 시민들은 AI 시대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종이에 적어냈고, 그 가운데 6명이 낸 의견은 현장에서 직접 발표됐다.

올해 중학교에 들어간다는 김다올 군은 "AI님은 정말 좋겠어요, 온 세상 똑똑한 사람들이 만들고 가르쳐주잖아요"라고 적어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박천웅(20)씨는 "모두가 제공된 AI정보로 인해 부의 창출이 독점되는 아이러니한 시대를 넘어 또 다른 평등, 더 발전된 민주주의로 만들어갈 때"라고 썼다.

초등교사 임정연씨는 "아이들이 디지털시대의 좁은 길을 안전히 걸어갈 수 있도록 비판적, 민주적 태도에 빛을 켜주는 등대지기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시민 김주희씨는 이세돌 교수와 비슷한 생각을 했다며 "핸드폰이 나왔을 때 우리는 핸드폰에 지배당하나 싶었는데 잘 사용하면서 살아가는 것처럼, AI시대가 와도 잘 활용하고 발전할 것 같다"고 썼다.

▲서울선언 발표20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 26주년 기념 글로벌 오마이포럼 2026 'AI 권력의 시대 -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에서 참가자들이 각각 세운 서울선언이 발표되고 있다.이정민

한편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는 "여러분이 적어낸 선언문은 오마이뉴스가 모두 종합해 일주일 이내 하나의 '서울선언'으로 만들 예정"이라며 "여기에는 여러분이 썼던 단어만 들어가고 AI에 의해서는 단 한 자도 들어가지 않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래는 오 대표 개인의 '나의 서울선언문'이다.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는 AI 빅테크 책임자들에게.

그들을 방조하는 각국의 정부 책임자들에게.

오연호의 <나의 서울선언>

불가피하다고 말하지 말라

어쩔 수 없다고 말하지 말라.

나도 모르겠다고 말하지 말라

당신들이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지

그것의 좋은 점뿐 아니라 위험성도 설명하라.

당신들이 하고 있는 일의 위험성을

당신도 통제할 수 없다면 그것을 솔직하게 말하라.

그 일을 중단하고, 앞으로 벌어질 일에 당신은 어떤 책임을 질건지 문서로 설명하라.

우리한테 설명하지 못하는, 책임질 수 없는 일을

편리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팔지마라.

한 그릇의 된장찌게를 파는 식당 주인도 책임을 진다.

당신의 브레이크 없는 질주가 우리를 어디로 끌고가는지, 편리와 효능뿐 아니라 위험성까지 투명하게 설명하라, 그래서 우리가 주체적으로 선택하게 하라.

그럴 수 없다면 지금 당장 멈춰서서 브레이크를 달아라.

당신들이 쓰는 데이터는 그동안의 인류가 만들어온 우리의 숨결이다.

그 우리의 것으로, 우리 몰래, 당신들도 모르는, 책임 질 수 없는 일은 하지 말라.

우리에게 설명하라

당신들은 어떤 세상을 만들고 싶은지 우리에게 설명하라.

그 세상은 우리의 자녀들도, 당신의 자녀들도 행복할 수 있는 것인지 말하라.

20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 26주년 기념 글로벌 오마이포럼 2026 'AI 권력의 시대 -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에서 참석자가 나의 서울 선언문을 작성한 뒤 제출하고 있다.유성호

[4신 : 20일 오후 4시 5분]

AI에 이겨본 유일한 사람 이세돌 "인간의 스토리 여전히 중요"

이세돌 전 바둑기사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 26주년 기념 글로벌 오마이포럼 2026 'AI 권력의 시대 -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에서 '알파고 대전 그후, AI와 나의 인생'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유성호

마지막 세션 첫 번째 순서로 올라온 이세돌 울산과학기술원 특임교수(프로바둑 9단)는 10년 전인 2016년 알파고와의 세기의 대결을 벌여 1승 4패를 했던 경험을 상기하고, "알파고 때 이미 AI가 할 일과 인간이 할 일이 나뉘어졌다"면서도 "기준을 정하고, 방향을 정하는 등 마지막을 정하는 건 결국 인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대결을 앞두고 알파고의 5개월 전 기보를 보니 저와 대국하기에는 많이 부족해 보여 준비를 잘 하지 않았다"라며 "그러나 그 5개월 후 알파고가 어느 정도 올라올지가 중요한 건데 과거만 보고 판단해 버린 것이다. 우리는 이런 실수를 반복하는 것 같다. 미래를 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 바둑에서 사람이 AI를 이길 수 없다. 바둑만이 아니다, AI가 각 분야를 차지하고 있다"라고 현 상황을 짚은 뒤, "AI를 이길 수는 없지만 AI 시대를 살아가는 법으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을 주문했다.

그가 강조한 것은 바로 개성, 감정, 스토리다.

"지금 바둑기사들은 AI에게 배운다. 그렇다면 과거 명승부를 펼친 대국은 의미가 없는 걸까? 그 대국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난 그것에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건 바둑만이 아니다. AI가 각 분야를 점점 차지하고 있는데 그 안에 개성, 감정, 스토리는 없다. 음악, 미술, 문학에도 AI가 도입되지만 그 안에 개성, 감정, 스토리는 없다."

이 교수는 "난 AI 찬성론자"라며 "준비만 철저히 한다면 AI 시대를 살아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세돌 전 바둑기사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 26주년 기념 글로벌 오마이포럼 2026 'AI 권력의 시대 -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에서 '알파고 대전 그후, AI와 나의 인생'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유성호

맹성현 교수 "인간의 AI 가축화 우려, 인간다운 경험과 협업이 해법"

맹성현 태재대 기획부총장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 26주년 기념 글로벌 오마이포럼 2026 'AI 권력의 시대 -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에서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까'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유성호

맹성현 태재대 기획부총장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 26주년 기념 글로벌 오마이포럼 2026 'AI 권력의 시대 -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에서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까'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유성호

맹성현 태재대 교수(카이스트 명예교수)는 "AI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인간을 변화시키는 에이전트"라며 "많은 사람들이 AI에 의존을 한다, 그러다보니 인간이 AI의 가축이 된다, 자기 스스로 가축화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인간의 AI 가축화' 현상을 우려했다.

맹 교수는 이같은 인간의 가축화를 방지하고, 인간이 AI와 공존하기 위한 해법들도 제시했는데, AI가 하지 못하는 '인간다움'에서 진정한 공존 해법이 있다고 했다. 그는 "인간은 생물체이기 때문에 느낌을 가질 수 있고 경험을 가질 수 있다"며 "AI는 그냥 전략을 짜고 바둑을 둘 뿐이지 거기에 느낌이라는 건 없다. 느끼지 않으면 욕망도 없고 호기심도 없고 자기 의식도 가질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인간이 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이고 협업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너무나 중요하다"면서 "사람 간의 협업도 중요하지만 AI와 공존을 하는 능력은 우리가 키울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인간하고 AI하고 같이 갈 수 있는 그런 환경을 저희가 만들어 나가야겠다"고 말했다.

맹 교수는 "(AI로) 생산성이 갑자기 100배가 되어버렸다. 여태까지 한 가지 기능만 했다면 이제는 10가지를 동시에 할 수 있다"며 "한 가지만 전공하는 게 아니라 20가지 정도 다른 분야의 전문성을 얕게라도 알고 있어야 AI를 부릴 수 있다. 그러면 혼자서 재무, 영업, 마케팅을 다 하는 1인 기업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3신 : 오후 3시 15분]

김미경 대표 "AI로 지식격차 커질듯... 물처럼 공기처럼 공공재여야"

김미경 아트스피치커뮤니케이션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 26주년 기념 글로벌 오마이포럼 2026 'AI 권력의 시대 -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에서 '내가 체험한 AI, 4060이여 두려워 말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유성호

김미경 아트스피치커뮤니케이션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 26주년 기념 글로벌 오마이포럼 2026 'AI 권력의 시대 -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에서 '내가 체험한 AI, 4060이여 두려워 말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유성호

이날 오후에 이어진 'AI시대, 교육과 리더십의 미래' 세션은 스타 강사 김미경 MK유니버스 대표의 강의로 시작했다.

현재 189만 명의 구독자를 가진 유튜브 'MKTV'를 이끄는 김 대표는 AI를 '인프라'로 정의하고, "AI는 기술이 아니라 문명이다. 인류 문명이 전기를 동력으로 편하게 살기 시작하지 않았나"며 "AI도 똑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강의를 하면 전문인력을 고용해 3일 동안 내용을 정리했는데 이제 AI를 이용해 1시간 30분이면 정리할 수 있더라, 최근 코딩을 배워 3일만에 휴대폰 앱도 만들었다"며 실제 AI를 활용한 경험을 공유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AI를 유로로 쓰느냐 무료로 쓰느냐에 따라 지식격차가 심해질 거라 예상한다"며 "이런 문명이 시작되면 안 된다. 그렇기에 AI는 물처럼 공기처럼 공공재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AI는 건강보험제도처럼 국민 오천만 명이 다 쓸 수 있는 지적 공공재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인간이 이 문명의 주체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교진 장관 "AI 아닌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소중하다"

▲연설하는 김성천 교육부 정책보좌관김성천 교육부 정책보좌관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 26주년 기념 글로벌 오마이포럼 2026 'AI 권력의 시대 -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이정민

▲연설하는 김성천 교육부 정책보좌관김성천 교육부 정책보좌관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 26주년 기념 글로벌 오마이포럼 2026 'AI 권력의 시대 -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이정민

김성천 교육부장관 정책보좌관은 오후 두 번째 기조연설에서 "아직도 '18세의 함정'에 빠져 있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 어느 대학에 갔느냐를 훈장처럼 여기기도 한다"면서 "하지만 AI시대에서는 이런 것이 깨져야 한다. 정답 찾기 교육에서 벗어나 스스로 질문하는 학생, 청년들을 길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보좌관은 그러면서 "학창 시절에 내신 성적, 수능 결과 하나 가지고 훈장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지만, AI시대에는 그런 것들이 다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라면서 "AI를 잘 활용하되 알고리즘에 종속되지 않는 아이들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학습과 판단과 생각하기를 AI에 외주화하는 것을 경계해야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동영상으로 행한 연설에서 "AI가 아니라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소중하다"면서 "질문할 줄 아는 능력, 비판적 사고 같은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을 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짚었다.

김현수 교수 "AI가 연결의 도구? 단절의 도구? 결정할 순간에 와있다"

▲'AI 시대 학생·교사·학부모의 정신건강' 강연하는 김현수 교수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교수가 2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오마이포럼 'AI 권력의 시대 :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에서 'AI 시대, 학생·교사·학부모의 정신건강을 묻다(부제-우리는 더 연결될까 단절될까)'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남소연

▲'AI 시대 학생·교사·학부모의 정신건강' 강연하는 김현수 교수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교수가 2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오마이포럼 'AI 권력의 시대 :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에서 'AI 시대, 학생·교사·학부모의 정신건강을 묻다(부제-우리는 더 연결될까 단절될까)'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남소연

이어 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교수는 "해방 이후 초등학생 자살률이 제일 높은 수치인 요즘, 그 자리엔 부모도 없고 사회도 없지만 인공지능은 있다"며 "가족마저 취약해진 지금, AI가 사람의 대체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AI가 관계의 지형과 정서 상태, 나아가 우리의 멘탈까지 바꿔놓고 있는 시대다. 갈등은 싫고 거부·거절 당할 위험이 없는 AI에 의존하는 아이들도 많아지고 있다"며 "기술이 발전할수록 '연결'이 더 중요해진다는 걸 알아야 한다. 사람만이 줄 수 있는 온기를 어떻게 줄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시대에 정신이 건강해지려면 우리가 더욱더 인간다워져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청소년(13~18세) 고민상담 대상을 묻자 '친구'가 27%로 1위, '어머니'는 26.2%, '인공지능' 7.3%, '아버지' 6.5%로 나타났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공유하며 인공지능이 인간과의 소통에 우선하는 결과로 나타났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섭식 장애 환자에게 보기 좋은 몸매를 이유로 다이어트를 권유하거나, 우울증 환자에게 공감적 동의를 하며 '죽는 것이 낫다'는 취지로 전했다며 AI로 인한 정신건강 피해 사례를 들었다.

김 교수는 "AI가 연결의 도구가 될지, 단절의 도구일지 결정해야 하는 순간에 우리는 와 있다"며 강연을 통해 "데이터로 학생의 마음을 읽는 교사, 또 AI로 자녀와 함께 놀고 더 대화하는 부모가 되자" 고 강조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 26주년 기념 글로벌 오마이포럼 2026 'AI 권력의 시대 -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에서 'AI시대, 누가 인간다움과 민주주의를 지켜낼까'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유성호

[2신 : 20일 오후 1시 50분]

김민석 총리 "K-민주주의의 나라 대한민국이 AI민주주의 논의해야"

20일 오전 <오마이뉴스> 창간 26주년 기념 글로벌 오마이포럼 2026 'AI 권력의 시대 -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 첫 번째 기조연설자로 나선 김민석 국무총리는 "인간이 신이 되고자 했던 시도들이 진보의 방향이었다"며 "그러나 영화 <혹성탈출>에서 유인원이 인간을 지배해듯이 AI가 인간을 지배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질문도 해봐야 한다"는 화두를 던졌다.

이어 "K-민주주의의 나라 대한민국은 AI시대에 인간다움과 민주주의 논의를 선도해야 할 글로벌 사명을 갖고 있다"며 "한국은 12.3 내란 극복처럼 시민참여 민주주의가 작동되고 있어 K-AI 민주주의의 모델을 제안하고 확산시킬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오늘 포럼에서 발표될 '나의 서울선언'에 들어갈 한 두 문장을 뽑아 달라는 오 대표의 제안에 "서울(Seoul) 선언이 결국은 저는 소울(soul) 선언이 되면 좋겠다"며 "AI 시대를 관통하는 AI 윤리, AI의 기준을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숙제이고 그것이 서울에서 출발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조연설하는 김민석 국무총리김민석 국무총리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 26주년 기념 글로벌 오마이포럼 2026 'AI 권력의 시대 -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이정민

트리스탄 "AI의 미래는 정해지고 불가피한 게 아니라 우리의 선택에 달려"

트리스탄 해리스 인간 중심 기술센터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 26주년 기념 글로벌 오마이포럼 2026 'AI 권력의 시대 -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에서 '누구를 위한 AI인가'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유성호

트리스탄 해리스 인간 중심 기술센터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 26주년 기념 글로벌 오마이포럼 2026 'AI 권력의 시대 -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에서 '누구를 위한 AI인가'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유성호

거대 IT 기업의 착취 구조를 내부에서 고발하고, 기술 윤리 운동을 주도해 '실리콘 밸리의 양심'으로 불리는 트리스탄 해리스 인간중심기술센터 대표는 두 번째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트리스탄 대표는 "인공지능(AI)은 데이터 센터 안의 천재들이 모여있는 국가"라고 비유했다. 그러나 그는 이어 소셜미디어(SNS)의 실패를 되짚으며, AI 시대에 인간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자세히 소개했다.

그는 "AI가 안전보다 시장이 앞서는 경쟁, 통제되지 않은 힘, 혼돈과 중앙집권 사이에 있다"며 "우리는 그 사이 '좁은 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리스탄 대표는 또 "지혜에는 절제가 필요하다"면서 "미래는 이미 정해지고 불가피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김대식 교수 "지금 초등생은 10-15년뒤 경력 쌓을 기회도 없이 AI와 경쟁해야"

김대식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 26주년 기념 글로벌 오마이포럼 2026 'AI 권력의 시대 -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에서 '새로운 종의 탄생? AI 제국주의는 부활하는가'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유성호

김대식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 26주년 기념 글로벌 오마이포럼 2026 'AI 권력의 시대 -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에서 '새로운 종의 탄생? AI 제국주의는 부활하는가'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유성호

오전 마지막 기조연설자로 등단한 김대식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AI(인공지능)가 인간의 특정 능력을 대체한다면, AGI(범용 인공지능)는 잠재적으로 인간의 모든 능력, 특히 사회, 경제, 정치적으로 의미 있는 인간의 지적 능력을 대체하는 기계"라면서 "AI는 우리가 특정 능력을 예측하면 교육을 잘 시켜 인간이 피해가면 되지만, AGI는 더는 인간이 피해갈 수 없다. 모든 분야와 일자리에 AI가 도입되면 우리의 미래 계획은 숨는 게 아니라 AI가 있다는 걸 전제로 생존하는 방법을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리는 인간의 능력과 노동력으로 경력을 쌓을 기회가 있는 마지막 세대"라면서 "AGI 발전 속도를 봤을 때 지금 초등학생이 노동시장에 들어가는 10년, 15년 뒤에는 경력을 쌓을 기회조차 없이 인공지능과 경쟁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 초등학생이 가장 먼저 해야 되는 것은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지, 뭘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좀 냉철한 분석을 한 다음 거기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대식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와 김민석 국무총리, 트리스탄 해리스 인간 중심 기술센터 대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 26주년 기념 글로벌 오마이포럼 2026 'AI 권력의 시대 -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에서 '새로운 종의 탄생? AI 제국주의는 부활하는가'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유성호

▲김민석 국무총리와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김민석 국무총리와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 26주년 기념 글로벌 오마이포럼 2026 'AI 권력의 시대 -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이정민

한편, 오전 기조연설자-오연호 대표의 4자토론에서 김민석 총리는 <오마이뉴스>와 트리스탄 대표 회사 이름(Center for Humane Technology)을 딴 '오마이 휴메인 AI 포럼'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는 "'오, 나의 인간적인 AI 포럼'이 될 것 같은데, 그 뜻은 지혜롭고 선하고 인류 기여적인 AI를 세팅하는 노력을 한다는 것과 앞으로 만들 대한민국 민관 거버넌스의 한 축을 하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1신 : 20일 오전 9시 55분]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 26주년 기념 글로벌 오마이포럼 2026 'AI 권력의 시대 -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유성호

오연호 대표 "AI는 누굴 위한 것? 우리는 더 행복해질까?"

AI(인공지능) 시대, 인간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기 위한 오마이뉴스 창간 26주년 기념 글로벌 포럼이 문을 열었다.

오늘 포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국내외 AI 전문가들의 기조연설이 이어진다. 오마이뉴스는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 진행되는 포럼 1부를 < 오마이TV >와 < KTV >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할 예정이다.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는 20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포럼 개회사에서 "창간 26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새로운 대전환기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며 "AI시대, 이 모든 변화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무엇을 위한 것인가? 그래서 우리는 더 행복해질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오 대표는 "AI는 인터넷의 등장 때보다 수백 배 더 큰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며 "잘만 활용하면 인간을 이롭게 하는 도구이자 친구가 될 수 있지만 위험성도 적지 않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어느 때보다 깨어있는 시민의 참여와, 책임감 있는 정부와 기업, 그리고 각 분야 전문가들의 토론과 연대가 절실하다"며 AI 시대에 적응하고 개척하는 작업에 세계인들이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은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이 대독한 축사에서 "오마이뉴스 창간 26주년과 창간 기념 글로벌 언론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2000년 창간한 오마이뉴스는 모든 시민이 기자라는 모토로 언론계의 그야말로 지각 변동을 일으켰다"며 "민주 시민들이 다양한 시각으로 뉴스를 생산하고 함께 나누는 매체를 지향하며 대한민국 언론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또 "지난 2024년 12월 3일 밤 이 땅의 민주주의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오마이뉴스는 발 빠른 현장 태풍계로 국민의 눈과 발이 되어 주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지금 세계는 인공지능으로 촉발돼 문명사적 대전환기에 놓여있다"며 "새로운 기술의 등장과 보유, 사회 전반의 구조적 변화는 물론 개인과 공동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인간 본연의 가치를 지키고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나갈 방안을 함께 찾아야 할 시대적 소명은 바로 우리 앞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 26주년 기념 글로벌 오마이포럼 2026 'AI 권력의 시대 -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축사를 대독했다.유성호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 26주년 기념 글로벌 오마이포럼 2026 'AI 권력의 시대 -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축사를 대독하고 있다.유성호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러한 시점에 'AI 권력의 시대,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라는 표현으로 개최되는 글로벌 포럼은 매우 시의적절"하다며 "창간 당시 정보화 물결을 활용하여 저널리즘의 새 장을 열었던 것처럼 오마이뉴스가 인공지능 대변혁을 우리 공동체의 또 다른 기회로 가는 일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인공지능 대전환기에 모두가 성장과 도약의 미래로 만들어가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김동연 경기도 지사와 이한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의 축사도 이어졌다.

▲축사하는 김동연 경기도지사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 26주년 기념 글로벌 오마이포럼 2026 'AI 권력의 시대 -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이정민

▲축사하는 이한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이한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 26주년 기념 글로벌 오마이포럼 2026 'AI 권력의 시대 -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이정민

▲오마이포럼 참석한 김민석-트리스탄 해리스-이한주2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오마이포럼 'AI 권력의 시대 :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에 참석한 인사들이 박수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대통령의 '정책 멘토'로 불리는 이한주 대통령 정책특별보좌관,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 김민석 국무총리, 트리스탄 해리스(Tristan Harris) 전 구글 윤리담당 최고책임자.남소연

김민석 국무총리와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 트리스탄 해리스 인간 중심 기술센터 대표, 김대식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김미경 아트스피치커뮤니케이션 대표, 김성천 교육부 장관 정책보좌관, 이세돌 전 바둑기사, 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과 의사, 맹성현 태재대 기획부총장 등 참석자들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 26주년 기념 글로벌 오마이포럼 2026 'AI 권력의 시대 -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유성호

2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 26주년 기념 글로벌 오마이포럼 2026 'AI 권력의 시대 -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에서 참석자들이 트리스탄 해리스 인간 중심 기술센터 대표의 기조연설을 듣고 박수를 치고 있다.유성호

2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 26주년 기념 글로벌 오마이포럼 2026 'AI 권력의 시대 - 인간다움과 민주주의의 미래'에서 참석자들이 트리스탄 해리스 인간 중심 기술센터 대표의 기조연설을 듣고 박수를 치고 있다.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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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평화 만드는 노력 남북이 함께 하길”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6.02.19 17:07
  •  
  •  수정 2026.02.19 17:19
  •  
  •  댓글 0
서울 삼청동 청와대 춘추관 2층 브리핑룸. [통일뉴스 자료사진]
서울 삼청동 청와대 춘추관 2층 브리핑룸. [통일뉴스 자료사진]

“접경 지역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삼가고, 평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을 남북이 함께 하기를 바란다.”

19일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북한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의 ‘담화’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가 “정부는 남과 북이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의 길로 나가길 기대한다”면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와 별도로, 통일부 당국자는 “우리 정부의 무인기 사건 관련 유감표명과 재발방지 조치 발표에 대해 북한이 신속하게 입장을 밝힌 것에 유의한다”고 밝혔다.

그는 “어제 통일부장관이 발표한 재발방지 조치들은 남과 북 모두의 안전과 평화를 지키기 위한 것이므로 정부는 이를 책임 있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다시한번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김여정 부부장은 “나는 정동영 한국 통일부 장관이 18일 우리 국가의 령공을 침범한 한국측의 무인기도발행위에 대해 공식 인정하고 다시 한번 유감과 함께 재발방지 의지를 표명한데 대하여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남과 북의 책임 있는 당국자들이 간접적이지만 긍정적 소통을 한 셈이다. 다만, 남북 간 직접 소통과 대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여전히 낮아 보인다. 

‘김여정 담화가 화해 제스처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말 자체로 이해해 달라”며 “유의하고 있다”고 되풀이했다. ‘9차 당 대회에서 의미 있는 대남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켜보겠다”는 태도를 견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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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그록발' SNS 규제 고삐에…"미, 우회 접속안 개발 중" 보도

로이터 "타국민에 법 어기라고 장려하는 꼴"…머스크 AI 그록 성착취 이미지 탓 영국 '48시간 내 삭제' 새 법

김효진 기자 | 기사입력 2026.02.20. 06:03:14

유럽 각국이 아동 소셜미디어(SNS) 접속 중단을 활발히 논의하고 유해 콘텐츠 차단에 힘을 쏟고 있지만 미국이 우회 접속 방안을 개발 중이라는 보도가 나와 타국 법률 무력화 시도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18일(이히 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미 국무부가 혐오 발언과 테러 선전을 포함해 유럽 등 각국 정부가 금지한 소셜미디어 콘텐츠를 열람할 수 있게 하는 온라인 포털을 개발 중이라고 이 계획에 정통한 소식통 세 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당국자들이 트래픽이 미국에서 발생한 것처럼 보이도록 가상사설망(VPN) 기능을 포함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하고 사이트 내 사용자 활동은 추적되지 않을 거라고 설명했다. 미 정부 쪽은 이를 검열 대응책이라고 주장 중이라고 한다.

소식통들은 새라 로저스 국무부 공공외교 차관이 이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고 지난주 뮌헨안보회의에서 공개될 예정이었지만 국무부 당국자, 변호사 등의 우려로 연기됐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관련해 국무부는 유럽을 겨냥한 검열 우회 프로그램을 갖고 있지 않다고 설명하면서도 "디지털 자유는 국무부의 우선 순위이며 여기엔 VPN과 같은 개인정보 보호 및 검열 우회 기술 확산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발표 연기에 대해서도 부인했고 내부 변호사들이 우려를 제기했다는 것도 부정확하다고 덧붙였다.

통신은 이러한 정책이 추진된다면 미 정부가 타국 시민들에게 그 나라 법을 어기라고 장려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무역, 우크라이나 전쟁,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그린란드 야욕으로 이미 악화된 미-유럽 관계에 더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짚었다.

<로이터>를 보면 미 국무부에서 유럽 디지털 규제 부문을 담당했던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 유럽센터의 케네스 프로프 선연구원은 이 계획을 유럽의 규정과 법률에 대한 "직접적 공격"으로 규정하고 이는 "유럽에서 자국 법을 무력화하려는 미국의 시도로 인식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머스크 AI 그록 성착취 이미지 탓 유럽은 SNS 규제 고삐

유럽은 소셜미디어상 유해 콘텐츠 차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xAI의 인공지능(AI) 챗봇 그록이 아동·여성 성착취 이미지 생성·유포 탓에 비판을 받으며 영국은 기술기업(IT)들이 인터넷에서 학대적 이미지를 48시간 내 삭제하도록 하는 법을 추진 중이다. 19일 영국 정부 보도자료를 보면 키어 스타머 영 총리가 제안한 이 새로운 법안은 기술기업들이 동의 없이 공유된 이러한 콘텐츠를 탐지하고 삭제할 것을 요구한다. 이행하지 않을 경우 기업들은 전세계 매출의 최대 10%를 벌금으로 부과 받거나 영국에서 서비스가 차단될 수 있다. 이미지가 여러 플랫폼에 공유돼 있더라도 피해자는 한 번만 신고하면 되고 이후 모든 플랫폼에서 해당 이미지가 삭제돼야 한다.

스타머 총리는 "검찰총장 시절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폭력이 초래하는, 종종 평생 지속되는 상상할 수 없는 고통과 트라우마를 직접 목격했다"며 "온라인 세계는 21세기 여성과 소녀에 대한 폭력과의 전쟁 최전선이다. 정부가 챗봇 및 나체화 도구에 긴급 조치를 취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리즈 켄달 영 기술장관은 "기술기업들이 면책 받던 시대는 끝났다"며 "인터넷은 여성과 소녀들이 안전하게 존중 받으며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페인도 인공지능이 생성한 아동 성학대 콘텐츠 유포 혐의로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17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검찰에 이러한 혐의로 엑스(X), 메타, 틱톡에 대한 수사를 지시했다고 밝히고 "이 플랫폼들이 우리 아이들의 정신 건강, 존엄성, 권리를 훼손하고 있다. 국가는 이를 용납할 수 없으며 이들 거대기업에 대한 면책은 끝나야 한다"고 못 박았다.

유럽 각국은 지난해 12월 호주가 16살 미만 아동·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사용을 금지한 뒤 유사한 조치를 검토 중이다. 18일 독일 도이체벨레(DW) 방송을 보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정치권에서 제시된 16살 혹은 14살 미만 소셜미디어 사용 금지안에 대해 "많은 공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14살 미만 아이들이 하루에 5시간 이상 화면을 들여다보며 모든 사회화가 이를 통해 이뤄진다면 젊은층의 인격적 결함이나 사회성 문제에 놀라선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랑스 하원에선 지난달 15살 미만의 SNS 금지 법안이 통과돼 상원으로 넘어갔다. 그리스, 영국, 덴마크, 스페인, 네덜란드 등 다른 유럽국들도 아동의 소셜미디어 접근 금지 조치를 논의 중이다.

미국선 SNS의 의도적 아동 중독성 유발 혐의 재판

한편 미국에선 소셜미디어의 의도적 아동 중독성 유발에 대한 재판이 벌어지고 있다. 소송에서 원고 쪽은 "10대들을 사로잡으려면 그들을 10대 초반부터 끌어들여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2018년 인스타그램 내부 문건, 10대 사용자를 포함한 이용 시간 증대를 목표로 언급한 2015~2022년 메타 내부 문서, "인스타그램은 마약이다. 우린 기본적으로 마약 밀매자"라고 언급한 내부 직원 이메일 등을 제시했다.

<로이터>, <파이낸셜타임스>를 보면 해당 재판으로 18일 미 로스앤젤레스 소재 캘리포니아주 1심 법원에 출석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혐의를 부인하며 원고 쪽이 "잘못된 해석"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메타가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여러 서비스 버전 구축을 위해 여러 논의"를 했고 13살 미만 어린이용 인스타그램 개발 논의도 있었지만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회사가 더 이상 플랫폼 이용 시간에 대한 내부 목표를 설정하지 않으며 "유용성"과 "가치"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해명했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가 강박적 사용을 유도하도록 설계돼 어릴 적부터 중독으로 인한 정신 건강 문제를 겪었다고 주장하는 20살 캘리포니아 여성이 제기한 이 소송에서 틱톡과 스냅은 이미 합의에 도달했고 인스타그램 및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만 피고로 남아 있다. 유사한 소송이 줄줄이 제기된 상태로, 이 소송의 향방이 다른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8일(현지시간)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소셜미디어(SNS)의 아동 중독성 유발 재판 관련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소재 법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 밖에 도착했다. ⓒ로이터=연합뉴스

김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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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계몽령'이 성경인가?…지귀연의 현실 인식 우려

김성진 기자

mindle1987@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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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조

  • 입력 2026.02.19 22:30

  • 수정 2026.02.19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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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적으로 계엄은 내란 아니"라는 지귀연

"성경 읽는다는 이유로 촛불 훔칠 수 없다"?

'경고성 메시지 계엄' 주장 정당화할 여지 줘

'사후 비상계엄 포고문 작성' 등 드러났지만…

"절차 위반 어디까지 문제 삼을지 어렵다"

이진관 "친위쿠데타 독재 됐다"고 했는데…

지귀연은 장기독재 계획 공소사실 인정 안해

79세 한덕수도 사실상 정상 참작 안했는데

"65세 비교적 고령"이라며 기계적 양형 판단

김용군·윤승영 등 국헌문란 인식 없다고 무죄

부작위 등 지적한 앞선 재판부 판단보다 후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지귀연 부장판사가 1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판결 선고 주문을 낭독하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26.2.19. 연합뉴스

전직 대통령 윤석열에 대해 1심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하면서 12·3내란 발생 443일 만에 첫 사법 판단이 이뤄졌지만, 지귀연 재판부의 선고에서 드러난 현실 인식은 향후 내란을 정당화할 수 있는 여지를 준 것 아닌지 우려를 낳는다. 앞서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강하게 질타하며 징역 23년의 중형을 선고한 같은 법원 이진관 재판부의 판단과도 차이가 컸다.

"원칙적으로 계엄 자체는 내란 아니다"

사후 비상계엄 포고문 등 드러났지만…

"도대체 어디까지 절차 위반인 것이냐"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5부의 지귀연 부장판사는 19일 오후 윤석열의 내란 우두머리 사건 선고 공판에서 대통령의 비상계엄 권한 행사가 국헌문란 목적 내란죄에 해당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원칙적으로는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자체는 내란죄에 해당할 수 없다"며 "사법 심사의 대상이 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또 계엄 선포의 형식적·실체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형법 91조 2호에 따라 국헌문란 목적 내란죄가 성립된다는 견해에 대해서도 "일단 실체적 요건을 갖췄는지 여부에 대한 대통령의 판단은 존중돼야 한다"며 "이를 섣불리 사법심사 영역으로 가져오는 것은 자칫 필요한 경우 판단을 주저하게 만드는 저해 요소가 될 수 있으며, 절차적 요건을 따지는 것도 도대체 어느 정도까지의 절차 위반을 문제로 삼을 수 있는지 (따지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다만 지 부장판사는 "비상계엄의 선포로도 할 수 없는 권한의 행사, 그것이 헌법이 설치한 기관의 기능을 상당 기간 저지하거나 마비시키려는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면, 이는 헌법이 정한 권한행사라는 명목을 내세워서 실제로는 이를 통해 할 수 없는 실력 행사를 하려는 것에 다름 아니"라며 "형법 91조 2호가 적용되는 국헌문란 목적 내란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저녁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밤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계엄군이 국회 본청으로 진입하고 있다. 2024.12.4. 연합뉴스

지 부장판사의 설명을 종합하면, 윤석열이 일으킨 12·3내란은 국회나 사법부 등 헌법기관의 기능을 침해하는 목적의 비상계엄 선포이기 때문에 내란죄가 성립한 것이지, 원칙적으로 계엄의 요건을 갖췄는지 여부에 따라 내란죄가 성립되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12·3내란 당시 대통령실에서 '사후 비상계엄 선포문'을 만드는 등 절차적 정당성을 뒤늦게 갖추려고 한 행위 자체가 스스로 실체적·형식적 측면에서 계엄의 불법성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재판부는 그 자체로는 문제 삼을 수 없다고 인식한 셈이다.

또한 계엄법에서 정한 전시·사변이나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가 아님에도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한 데 대해 "일단 대통령의 판단은 존중돼야 한다"고 한 부분은 지 부장판사의 현실 인식이 평범한 국민들의 인식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준다.

"성경 읽는다는 이유로 촛불 훔칠 수 없다"?

'경고성 메시지 계엄' 주장 정당화할 여지 줘

"정당성에 대해 별도 논의하자"며 단서 남겨

아울러 지 부장판사는 야당의 줄탄핵·예산삭감 등에 따른 국가위기를 타개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한 계엄이었다는 윤석열 쪽의 주장을 배척하면서, "국가위기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이를 바로잡고 싶어 했던 것은, 그 정당성 여부에 관한 판단은 별론(별도논의)으로 하더라도, 동기나 이유, 명분에 불과할 뿐이지, 이를 군을 국회에 보내는 등의 목적이라고 볼 수 없다"며 "성경을 읽는다는 이유로 촛불을 훔칠 수 없다"고 질타했다.

그러나 목적이 정당하다고 하더라도 수단이 위법적이면 안 된다는 비유로 사용한 "성경을 읽는다는 이유로 촛불을 훔칠 수 없다"는 표현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자칫 계엄의 목적이 '경고성 메시지 계엄' '계몽령'이었다는 윤석열 쪽 주장을 정당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 부장판사가 남긴 "(내란의) 정당성 여부에 관한 판단은 별론(별도논의)으로 하더라도…"라는 단서는 향후 내란을 일으킨 목적에 대해 재판단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것처럼 읽힌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해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26.2.19 [서울중앙지법 제공. 연합뉴스

이진관 "친위쿠데타 독재 됐다"고 했는데…

지귀연은 장기독재 계획 공소사실 인정 안해

윤석열이 장기 독재를 위해 1년 전인 2023년쯤부터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를 제압할 의도로 내외적 여건을 조성했다는 공소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장기 독재 계획의 증거로 제출된 '노상원 수첩'을 증거로 인정하지 않은 점도 지 부장판사의 안일한 인식을 보여준다. 이는 '세계사적으로 친위 쿠데타는 독재가 됐다'는 이진관 부장판사의 판단과 비교했을 때도 차이가 크다.

앞서 이 부장판사는 한 전 총리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하며 "세계사적으로 살펴보면 '친위 쿠데타'는 많은 경우 성공하여 권력자는 독재자가 됐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과 같은 기본권은 본질적으로 침해됐으며, 국가의 경제와 외교는 심각한 타격을 받았고, 독재자의 권력이 약해지는 시기가 되면 내전과 같은 전쟁이나 정치 투쟁으로 국가와 사회 전반이 회복하기 어려운 혼란에 빠지는 사례를 많이 볼 수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79세 한덕수도 사실상 정상 참작 안했는데

"65세 비교적 고령"이라며 기계적 양형 판단

또한 이 부장판사가 만 79세인 한 전 총리에 대해 양형에 참작하지 않고 강하게 질타하며 중형을 선고한 것과 비교하면, 내란 우두머리인 윤석열에게 ▲ 65세로 비교적 고령인 점 ▲이전에 범죄 전력이 없고 장기간 공무원으로 봉직한 점 ▲아주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는 점 ▲물리력의 행사를 최대한 자제시키려 했던 점 ▲실탄 소지나 직접적인 물리력 폭력을 행사한 예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점 ▲대부분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간 점 등 여러 이유를 들어 사형에서 무기징역으로 감경한 것 역시 사법부의 기계적이고 안이한 판단을 그대로 보여준다.

특히 윤석열이 내란을 주도해 대한민국의 정치적 위상과 대외 신인도를 하락시키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혔음에도 별다른 사과도 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지지자에게 "싸우자"며 계속해서 체제 전복을 꾀한 점이나, 여러 차례 재판에 불출석한 점 등을 고려하면 강하게 질타했어야 마땅했다.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1심 선고 공판에서 이진관 부장판사가 발언하고 있다. 2026.1.21. 연합뉴스

이와 함께 지 부장판사는 양형과 관련해 "수많은 군과 경찰 관계자들에게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라며, 윤석열 등에 의해 내란에 동원된 군인·경찰·공무원의 고통에 대해 길게 언급하기도 했다. 소극적으로 행동하며 내란에 동참하지 않았던 군인과 경찰 등을 고려했을 때 납득이 되는 지적이지만, 일반 국민들이 받은 정신적 고통이나 트라우마 등에 대해 평가가 없었다는 점은 내란의 직접적인 영향을 일부 관료 사회에만 국한한 것처럼 보인다.

이 부장판사가 "12·3 내란 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고 내란 행위 자체는 몇 시간 만에 종료되긴 했으나, 이는 무장한 계엄군에 맨몸으로 맞서 국회를 지킨 국민 용기에 의한 것"이라며 한동안 목이 멘 듯 말을 잇지 못했던 장면과도 비교되는 대목이었다.

김용군·윤승영 등 국헌문란 인식 없다고 무죄

부작위 등 지적한 앞선 재판부 판단보다 후퇴

이 밖에 지 부장판사는 이날 전직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 김용군과 전직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 윤승영에 대해서는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지 부장판사는 김용군에 대해 "피고인 노상원의 계획에 공모 가담한 사실 자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했고, 윤승용에 대해선 "방첩사, 체포조 지원 등의 행위가 국회 활동을 저지하거나 마비시켜 국회가 사실상 상당 기간 그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들려는 목적 하에 이루어지는 행위임을 (피고인들과) 공유하거나 인식하겠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했다. 국헌 문란의 목적에 대해 인식이 부족했다는 판단이다.

이는 이 부장판사가 적극적으로 내란 중요임무 종사에 가담했는지 여부보다 충분히 예상 가능한 상황에도 권한을 적극 활용하지 않는 행위(부작위)가 결과적으로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막대한 국가적 피해를 입혔다는 점을 강조한 것과 비교된다.

또한 같은 법원 형사합의 32부의 류경진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평균적 법 감정을 가진 사회 일반인으로서도 윤석열, 김용현 등의 비상계엄 선포 및 그에 따른 후속 행위에 위헌, 위법적인 요소가 있었음은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고 보인다"며,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국헌 문란 목적을 알고도 가담했다는 취지로 판단했는데, 이와 비교해도 지 부장판사의 판단은 크게 후퇴한 것으로 보인다.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전직 국방부 장관 김용현에게는 징역 30년을, 같은 혐의로 기소된 전직 국군정보사령관 노상원에게는 징역 18년을 각각 선고했다. 왼쪽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징역 30년),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징역 18년), 조지호 전 경찰청장(징역 12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징역 10년), 목현태 전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징역 3년). 괄호 안은 이날 선고받은 형량. 2026.2.19.

"내란 우두머리 '최저형' 무기징역 선고"

"엄중한 심판 내리라는 국민 명령 외면"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윤석열 무기징역 선고 직후 국회에서 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 우두머리 법정형은 최고 사형, 최저 무기징역밖에 없다"며 "내란 우두머리에 해당하는 '최저형' 무기징역"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나라의 근간을 뿌리째 뒤흔든 내란수괴에게 조희대 사법부는 사형이 아닌 무기를 선고함으로써 사법 정의를 흔들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 법 감정에 반하는 매우 미흡한 판결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사형이 아니라 무기로 양형을 고려한 이번 지귀연 재판부가 말했던 '범행이 치밀하게 계획된 것도 아니고 대부분의 시도가 실패로 끝난 점, 전과가 없고, 공직을 오래 수행하고, 비교적 65세의 고령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무기를 했다'는 것은 이미 이진관 재판부에서 탄핵 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귀연 재판부가 이런 판결을 내린 것에 대해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내란 세력에 엄중한 심판을 내리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은 끝내 외면당했다"고 토로했다.

정 대표는 "2심, 대법원까지 남아있는 만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불꽃 같은 눈동자로 감시할 것"이라며 "내란의 티끌 하나까지 법의 심판대로 모두 세우고 우리 곁에서 우리를 괴롭혔던 과거와 결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차 종합특검을 통해서 노상원 수첩에 대한 진실도 밝혀내고 윤석열 내란 수괴가 법정 최고형을 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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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무기징역’ 단죄… 조선일보는 “민주당도 헌법 지켜라”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6/02/20 08:38
  • 수정일
    2026/02/20 08:38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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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조선 “계엄에 정권 잡은 민주당, 독단적 국정 운영”

동아·중앙은 “尹 망상에서 깨어나라” “尹, 판결 받아들여야”

선고 당일 침묵한 장동혁, 한겨레 “사과는 상식적 요구, 질질 끌 일인가”

 

기자명윤수현 기자

  • 입력 2026.02.20 07:32

  • 수정 2026.02.20 07:33

▲ 지난 19일 무기징역 선고를 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로 무기징역이라는 단죄를 받게 됐다. 주요 일간지들은 20일 이번 판결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은 하루빨리 망상에서 깨어나라”(동아일보), “사형이 선고되지 않은 점이 아쉽다”(한국일보), “반헌법·반민주에 철퇴를 내린 판결”(한겨레)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윤 전 대통령·국민의힘과 민주당을 함께 비판하는 양비론적 태도를 보였다. 조선일보는 민주당이 “계엄 덕분”으로 정권을 잡게 됐다면서 “독단적 국정 운영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윤석열 무기징역에 조선일보는 “민주당도 헌법 지켜라”

서울중앙지방법원 지귀연 부장판사는 지난 19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2024년 12월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444일 만의 형사 판결이다. 내란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지만, 1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주요 계획이 대부분 실패로 돌아갔으며 고령이라는 이유로 구형보다 낮은 형량을 선고했다. 주요 일간지는 20일 1면에 윤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 소식을 다뤘다. 아래는 1면 기사 제목이다.

▲20일자 주요 일간지 1면. 클릭 시 큰 화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경향신문 <“국헌문란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무기징역>

국민일보 <내란에 단죄… 윤석열 무기징역>

동아일보 <“내란 우두머리” 尹 무기징역>

서울신문 <“국회 마비 시도가 내란”… 윤석열 무기징역>

세계일보 <“12·3 계엄 선포는 내란”… 윤석열 무기징역 선고>

조선일보 <윤석열 1심서 무기징역… “내란 우두머리죄 성립”>

중앙일보 <윤석열 1심 무기징역>

한국일보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사형 면했다>

한겨레 <‘내란 수괴’ 윤석열 무기징역>

▲20일자 조선일보 2면 기사.

조선일보는 4면 <선고 순간 얼굴 굳어진 尹… 방청석 “윤 어게인” 외침엔 씁쓸한 미소> 기사에서 “지 부장판사가 ‘12·3 비상계엄은 국헌 문란 목적이 인정되는 폭동 행위’라고 규정하자, 윤 전 대통령과 변호인들의 표정은 회반죽을 얼굴에 바른 듯 굳었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또 조선일보는 2면 <엇갈린 법조계 “합당한 판결” “특검 시각에만 매몰”> 기사에서 이번 판결에 대한 법조계 비판이 나온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재판부가 특검 주장을 그대로 따랐다는 의견도 나왔다”며 “법리적으로는 내란죄가 성립하지 않는데, 거대 야당과 특검 눈치를 봐서 유죄를 선고했다는 취지”라고 했다.

▲20일자 한겨레 3면 기사.

한국일보는 3면 <막대한 피해 인정했지만… “대부분 계획 실패” 사형 아닌 무기징역> 보도에서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중 물리력 행사를 최대한 자제시켜 대규모 유혈사태까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 결국 법정 최고형은 선택지에서 제외했다”며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사형 선고는 책임의 정도, 형벌 목적에 비춰 누구나 정당하다고 인정할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만 허용된다”고 했다. 한겨레는 ‘윤석열 봐주기’ 논란을 제기했다. 한겨레는 3면 <지귀연 판사 ‘윤석열 봐주기’ 논란> 보도에서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12·3 내란이 장기 독재 계획의 산물이라는 점도 부정해, 향후 항소심에서 치열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내란 범죄의 동기와 계획성을 둘러싼 쟁점에서 1심 재판부가 ‘관대한 결론’을 내놓으면서 항소심에서 치열한 다툼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20일자 조선일보 사설.

주요 일간지들은 사설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에 집중했지만, 조선일보는 윤 전 대통령과 민주당을 함께 비판하는 양비론적 모습을 보였다. 조선일보는 <이제 국힘은 尹에서 벗어나고 민주당은 헌법 지키길> 사설에서 “이번 판결은 윤 전 대통령은 물론 여야 모두에 헌법의 엄중함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며 “국민의힘에 상식 있는 사람들이 남아 있다면 이제는 윤 전 대통령과 완전히 단절하고 보수 정도로 돌아가 국민 신뢰를 다시 얻는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조선일보는 “그래야 민주당으로 완전히 기울어진 정치 균형을 되찾고 정상적인 민주 정치가 이뤄질 수 있다”면서 “윤 전 대통령의 계엄 덕분으로 정권을 잡게 된 민주당은 헌정 질서 회복을 국정 1순위로 내세웠다. 그러나 실제로는 사법부를 노골적으로 협박하고, 내란재판부법을 만들고, 이제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 증원법, 법 왜곡죄까지 추진하고 있다. 모두 심각한 위헌 논란을 안고 있다”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중형 선고는 이런 과거를 끝내는 전환점이 돼야 한다. 권력을 잡았다고 헌법과 법률을 무시하며 독단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것도 중단돼야 한다”고 했다.

▲20일자 동아일보 사설.

다른 일간지는 법원 판결의 의미를 전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동아일보는 <“12·3은 내란” 세 재판부의 일치된 판결… 더 무슨 말이 필요한가> 사설을 통해 “이번 판결에는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실패 이후 보여준 언행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12·3이 내란에 해당한다는 것은 내란 사건과 관련된 3개 재판부의 일치된 판단이다. 더구나 이번 재판부도 지적한 것처럼 군과 경찰의 중립성이 크게 훼손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는 등 유형무형의 피해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하루빨리 ‘망상’에서 깨어나는 것만이 엄청난 죗값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길”이라고 밝혔다.

▲20일자 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재판부가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를 축소하려 했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12·3 내란 ‘목적’이 빠진 윤석열 무기징역 선고> 사설을 통해 “재판부는 ‘비상계엄 선포 자체는 대통령 고유 권한이라 사법 심사 대상이 안 된다’, ‘장기 집권 목적은 인정 안 된다’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주장을 폈다”며 “윤석열이 국회의 기능을 상당 기간 마비시킨 목적이 장기 집권이 아니라면 대체 무슨 이유로 그랬다는 건가. 재판부가 내란 행위를 최대한 축소해주려는 의도가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겨레는 “이번 판결은 앞서 한덕수 전 총리에게 중형을 선고한 이진관 재판부로 인해 잠시나마 위안을 느낀 국민들에게 사법부의 내란 단죄 의지를 다시 의심하게 한다”며 “항소심에선 더욱 엄정한 판결을 기대한다”고 했다.

▲20일자 경향신문 사설.

재판부가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하지 않은 점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경향신문은 사설 <‘윤석열 내란’ 무기징역, 헌정사 유린 철퇴 내리다>에서 “현직 대통령이 일으킨 초유의 반헌정·반민주 범죄에 철퇴를 내린 역사적인 판결”이라며 “민주주의·헌정질서를 유린하고 역사의 시계를 1인 독재 시대로 되돌리려 한 범죄의 중대성, 국격 추락부터 경제 위축·무정부 상태 조성·사회적 갈등 증폭·국민적 불안감 조장까지 국가와 국민에 끼친 피해의 심각성, 이 땅에서 다시는 이런 범죄가 재발하지 않도록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점을 두루 감안하면 설혹 사형이 선고됐더라도 놀랍지 않다”고 했다.

한국일보도 사설 <‘내란 우두머리’ 무기징역… 이제 계엄 늪 헤어나 미래로>를 통해 “주요 혐의가 모두 인정됐음에도 법정 최고형(사형)이 선고되지 않은 점은 아쉽지만, 중형 선고로 내란 행위에 대한 엄중한 단죄를 확인한 셈”이라며 “양형은 상급심에서 더 다퉈봐야겠지만,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헌법을 유린한 대통령을 법봉을 빌려 주권자인 국민의 힘으로 단죄한 것에 다름없다는 점에서 의미는 크다”고 평가했다.

▲20일자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는 <헌정 질서의 중요성 재확인한 윤석열 무기징역 선고> 사설에서 “윤 전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은 1년3개월 만에 나온 법원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다시는 헌정 질서가 훼손되지 않도록 미래를 고민하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며 “더불어민주당이 사형이 선고되지 않은 것에 유감을 표명하며 ‘국민과 사법부가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를 다시 한번 실감케 한다’고 주장한 것도 근시안적인 대응이다. 고심 끝에 내렸을 재판부의 판결을 수용하지 않고, 이를 빌미로 정략적인 사법부 비난에 앞장서는 것은 집권당으로서의 올바른 자세라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송언석 원내대표의 귓속말을 듣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윤석열 절연 못하는 장동혁… 동아 “사과하는 게 상식적 도리”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 선고 당일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에 국민의힘 소장파 의원들이 지난 19일 입장문을 내고 “장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과거의 망령에 사로잡혀 있는 ‘윤 어게인’ 세력과 즉각 절연하라”고 요구했다. 장 대표는 20일 이번 재판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20일자 동아일보 4면 기사.

동아일보는 4면 <“尹어게인 공멸”에도 장동혁 입장 발표 미뤄… 국힘 내분 격화> 보도에서 “20일 입장 발표를 예고한 장 대표가 명확한 절윤 메시지를 내놓지 않으면 한동훈 전 대표 제명과 배현진 의원 당원권 정지 등으로 가속화된 (국민의힘의) ‘심리적 분당’ 상태가 더 심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며 “일각에선 (장 대표가) 강성 유튜버 등을 의식해 입장 발표를 늦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장 대표가 20일 절윤을 명확하게 선언하지 않을 경우 분열은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20일자 동아일보 사설.

주요 일간지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선고 당일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하겠다는 메시지를 내지 않은 점을 문제로 꼽았다. 동아일보는 사설 <張 대표, 지금이라도 ‘尹 어게인’과 절연 분명히 밝히라>에서 “윤 전 대통령과 국정의 책임을 함께 졌던 국민의힘이 불법 계엄이 우리 민주주의에 미친 해악을 국민 앞에 조목조목 밝히고 제대로 사과하는 것이 상식적인 도리다. 다시는 이런 과오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 윤 전 대통령은 물론 그를 추종하는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겠다고 분명히 천명해야 한다”며 “이런 과정 없이 장 대표가 6월 선거를 앞두고 아무리 변화와 쇄신을 주장해 봐야 그 진정성에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20일자 서울신문 사설.

서울신문도 사설 <이 지경에도 ‘尹 절연’ 뜸들이는 국힘, 가망 있다 하겠나>를 내고 “장동혁 대표는 ‘잘못된 과거와의 결별’ 같은 우회적 표현만 반복하더니 이제는 ‘절연은 충분히 했고 전환이 중요하다’고 한다. 무슨 소리인지 모를 언어유희”라며 “이런 모습으로 당명을 바꾼다 한들 쇄신 동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러니 안이한 당명 교체 작업만으로는 되레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당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20일자 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윤석열 유죄 선고에도 ‘절연’ 언급조차 없는 국민의힘> 사설에서 “1심 법원의 중형 선고가 내려졌음에도 또 ‘여러 의견들을 보고 메시지를 낼 것’이라며 장 대표의 공식 입장 표명을 다음날로 미뤘다”며 “민주 헌정을 유린한 내란 폭거에 대해 당시 여당이던 국민의힘이 분명히 사과하고 내란 세력과 절연하라는 게 지금 국민 다수의 요구이다. 이 상식적인 요구에 응답하는 게 이토록 어렵고 질질 끌 일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상렬 중앙일보 수석논설위원은 칼럼 <유령과 싸우는 국민의힘>에서 “국민의힘은 어제 12·3 계엄 1심 재판에서 내란 우두머리죄가 인정돼 무기징역이 선고된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끊지 않았다. ‘절윤’은 선고가 나오기 전에 진작 했어야 한다”며 “장 대표는 6·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부산시장 선거 결과에 자신의 정치생명이 달렸다며 보수 지지층 결집을 외친다. 그러나 민심을 한참 잘못 읽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수석논설위원은 “정당이 시대의 과제에 손 놓거나 시대정신을 붙잡지 않으면 민심이 떠나가는 법이다. 이미 그 징후가 도처에서 뚜렷한데 장 대표의 국민의힘만 모르는 것 같다”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9·19 복원 선언한 이재명 정부 “북한은 핵 위협 하는데”

이재명 정부가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나섰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18일 민간 무인기 대북 침투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뒤 9·19 남북 군사합의 일부 복원을 선제적으로 검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9·19 남북 군사합의는 군사분계선 부근에서 군사 훈련과 비행, 해상 완충 구역 내 함포 및 해안포 실사격 등을 금지하고 있다.

▲20일자 한국일보 사설.

이를 두고 한국일보는 북한이 원하는 방식으로 끌려가는 것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北은 핵 탑재 방사포 위협하는데 우린 감시 빗장 풀어서야> 사설을 통해 “북한이 핵 위협을 하는데 정부는 감시·정찰 빗장까지 풀려는 참”이라며 “북한의 변화 없이 우리만 일방적으로 9·19 군사합의 복원을 추진하는 건 섣부르다. 애초부터 논란이 컸던 비행금지 구역이 다시 설정될 경우 우리 장병을 위험에 노출시키고, 대북 작전 역량도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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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도 <9·19 복원 조치에도 北 어깃장… 일방 양보 우려된다> 사설에서 “9·19 합의에는 군사분계선 일대 군사연습을 중지하고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는 내용도 담겼다. 방어 역량마저 스스로 제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번지는 이유”라며 “너무나도 당연히 긴장 완화와 관계 개선은 한쪽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다. 통일부는 남북 관계의 큰 그림을 그리되 관계 개선의 토대를 다지는 노력부터 차근차근 해 나가기 바란다”고 밝혔다.

▲20일자 국민일보 사설.

국민일보는 <군사적 긴장 완화 외면하는 北, 9·19 복원 서두르는 정부> 사설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19일 ‘공화국 남부국경 전반에 대한 경계강화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북한은 우리와의 군사 대결 완화 노력에 관심이 없다. 안보에 대한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우리 스스로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는 게 과연 옳은 일인가”라고 지적했다. 국민일보는 “9·19 군사합의를 밥 먹듯이 어긴 건 북한”이라며 “전 정부의 대북 강대강 기조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맞지만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야 하는 국가 안보를 양보나 선의의 자세로 접근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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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준형 의원 “미국의 ‘안보 수탈’과 주권 침해, 전작권 환수로 뚫어야”

  • 기자명 강호석 기자
  •  
  •  승인 2026.02.19 21:22
  •  
  •  댓글 0
 
 
 

전략적 후퇴와 ‘안보 수탈’의 서막
중남미를 휩쓴 ‘충격과 공포’의 실체
파편화되는 세계와 달러 패권의 임계점
일본의 착시와 한국의 ‘주권 침해’
‘느리게, 함께, 당당하게’
전작권 환수, 더는 미룰 수 없는 주권국가의 시금석

트럼프발 ‘정치적 자연재해’가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베네수엘라 대통령 납치라는 전대미문의 사건부터 한국의 입법권과 영토 주권을 침해하는 노골적인 내정간섭까지, 일극 패권의 몰락 과정은 유례없이 거칠고 폭력적이다. 본지는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을 만나 파편화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한반도가 나아가야 할 자주적 길을 물었다.

ⓒ 김준 기자
ⓒ 김준 기자

전략적 후퇴와 ‘안보 수탈’의 서막

올해 1월 발표된 미국의 국방전략서(NDS)는 본토 방어와 서방구(Western Hemisphere) 우선주의를 명시하며 전략적 중심축의 이동을 알렸다. 김준형 의원은 이를 트럼프식 고립주의와 군부 강경파 사이의 타협 산물로 분석한다.

김 의원은 “NDS 발표가 늦어진 것은 고립주의를 주장하는 트럼프·콜비 측과 확장적 억제를 주장하는 루비오·헥세스 측의 모순된 입장을 타협했기 때문”이라며 ,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자율성을 주는 듯 보이나 실상은 돈은 돈대로 내고 몸은 몸대로 중국 견제의 천병 노릇을 하라는 ‘안보 수탈’의 성격이 짙다”고 경고했다.

중남미를 휩쓴 ‘충격과 공포’의 실체

1월 초 발생한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납치 사건에 대해 김 의원은 “말 안 들으면 어떻게 당하는지 보여줌으로써 다른 나라를 제압하려는 의도”라고 짚었다. 특히 이는 트럼프의 ‘힘을 통한 평화’라는 명분 아래, 지상군 투입 없이 정밀 타격이나 요인 암살로 항복을 받아내려는 전략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쿠바에 대한 군사적 압박 역시 루비오 국무장관의 사적 ‘미션’과 결합해 고조되고 있다. 김 의원은 “루비오는 쿠바 정권 붕괴를 자신의 사명으로 여기는 인물”이라며 , “베네수엘라와 멕시코로부터의 공급줄을 끊어 쿠바의 목줄을 죄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쿠바가 중국이나 러시아에 모든 것을 주고서라도 살아남으려 하는 돌발 상황을 부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 김준 기자
ⓒ 김준 기자

파편화되는 세계와 달러 패권의 임계점

미국의 이란 압박과 중남미 정책은 역설적으로 미국의 전략적 파산을 불러오고 있다. 김 의원은 현재의 다극화를 ‘파편화(Fragmentation)’로 정의하며 , “미국이 스위프트(SWIFT) 시스템을 제재 수단으로 남용한 역사가 누적되어 중국 등이 대안을 마련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파편화는 다자주의로 갈 가능성과 각자도생의 전쟁으로 치닫는 문명의 끝장이라는 양 갈래 길 앞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동에서는 “미국이 이란을 너무 몰아붙인 결과 사우디조차 이란과 손을 잡으려 하는 등 반트럼프 전선이 형성되어 미국의 영향력이 실질적으로 파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의 착시와 한국의 ‘주권 침해’

일본 다카이치 정부의 재무장 행보에 대해 김 의원은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트럼프의 ‘돈로 독트린’에는 동맹에 대한 배려가 없다”며, “미국의 전적인 지원 없는 일본은 4강에 들지도 못하며, 트럼프는 일본으로부터 뽑아먹기만 할 뿐”이라고 분석했다.

오히려 시급한 것은 한국을 향한 미국의 노골적인 내정간섭이다. 최근 DMZ법 제정에 대한 유엔사의 개입과 쿠팡 규제를 둘러싼 압박을 두고 김 의원은 “미국에 의해 한미 동맹의 특별한 관계라는 명분은 깨진 지 오래”라며 “미국은 우리를 혈맹이 아니라 뺏을 게 많은 나라로 보고 있다”고 일갈했다.

ⓒ 김준 기자
ⓒ 김준 기자

‘느리게, 함께, 당당하게’

김 의원은 자연재해와 같은 트럼프의 압박에 맞서 ‘느리게, 함께, 당당하게’라는 3대 대응 원칙을 제시했다. 미국이 요구하는 관세나 입법 사안에 대해 시간을 끌며 속도를 조절하고(느리게), 호주나 캐나다 등 유사한 처지의 국가들과 다자적 연대를 구축하며(함께), 우리가 가진 자본과 기술력을 지렛대 삼아 주권을 수호해야 한다(당당하게)는 것이다.

전작권 환수, 더는 미룰 수 없는 시금석

김 의원은 다가오는 3월 ‘자유의 방패’ 훈련이 한반도 정세를 결정지을 시금석이라고 보았다. 그는 “비핵화와 군사 훈련이 존재하는 한 북한과의 진짜 대화는 없다”며, 역설적으로 비용 절감을 원하는 트럼프의 속내를 이용해 전작권을 조속히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은 조속히 전작권 전환 조건을 기한으로 바꿔야 합니다. 미국 리스크가 역사상 가장 커진 지금, 이 기회를 놓치면 자주권 회복의 길은 영영 멀어질 수 있습니다.”

미국 중심의 일극 체제가 무너지는 대전환기,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는 것만이 민중의 삶과 평화를 지키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 김준 기자

[일문 일답]

Q1. 2026년 NDS의 핵심 내용은 무엇입니까?

이번 NDS(국방전략서) 발표가 두 달이나 늦어진 것은 고립주의를 주장하는 트럼프·콜비 측과 확장적 억제를 주장하는 루비오·헥세스 군부 강경파 사이의 모순된 입장을 타협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는 미주 대륙으로의 전략적 축소를 원하지만, 군부는 여전히 중국과 러시아를 향한 확장적 태세를 유지하려 합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백을 메우기 위해 동맹국에 천문학적인 비용 분담을 요구하고 중국 견제의 최전선 방패막이 역할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즉, 미국은 우리에게 전략적 자율성을 주는 듯 보이나 실상은 돈은 돈대로 뜯어내고 몸은 몸대로 중국 견제의 ‘시다바리’로 쓰겠다는 ‘안보 수탈’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유라시아 패권 전쟁에서 밀려난 미국의 궁색한 생존 전략입니다.

Q2. 베네수엘라 마두로 납치 사건의 의도는 무엇입니까?

마약 척결은 허울 좋은 명분일 뿐, 본질은 미국의 말을 듣지 않으면 주권 국가의 수장이라도 어떻게 당하는지 전 세계에 보여주려는 ‘충격과 공포’ 요법입니다. 트럼프는 베네수엘라 석유 자원이 자국의 것이라고 자랑하며 힘을 과시하고 싶어 했고, 루비오는 중남미 독재 정권을 뿌리 뽑겠다는 십자군적 사명감을 이번 작전에 투영했습니다. 미국은 대규모 지상군 투입 없이 요인 납치나 정밀 타격만으로 항복을 받아내는 조폭적 행태를 보였으며, 이는 국제법과 주권을 정면으로 유린한 명백한 침략 행위입니다. 이를 통해 미국은 중남미에 대한 지배력을 재확인하고 반미 정권들에게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입니다. 중국이나 러시아도 오히려 미국의 이런 무리수가 다른 곳에서 자신들에게 전략적 여유를 줄 것이라며 반길 상황입니다.

Q3. 쿠바에 대한 고강도 압박이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쿠바 난민 2세인 루비오 국무장관의 개인적 복수심과 정치적 미션이 국가 전략으로 둔갑한 결과입니다. 루비오는 쿠바 정권 붕괴를 자신의 일생 최대 과업으로 여기며 베네수엘라와 멕시코로부터의 공급줄을 차단해 쿠바의 목줄을 완전히 죄려 합니다. 하지만 쿠바는 현재 미국에 실질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 무해한 상태이며, 이러한 무리한 압박은 오히려 쿠바가 중국이나 러시아에 모든 것을 내주고서라도 살아남으려 하는 극단적 상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너무 몰아붙이면 무슨 짓을 할지 모르게 만드는 법인데, 이는 미국에 더 큰 안보 리스크를 불러오는 전략적 패착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Q4. 미국의 중동 정책이 파산했다는 진단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정확한 진단입니다. 미국은 단기적으로 이란을 때리며 승리하는 듯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중동에서 탈출하는 형국입니다. 트럼프의 무분별한 압박은 역설적으로 평생 앙숙이었던 사우디와 이란이 손을 잡게 만드는 등 광범위한 ‘반트럼프 전선’을 형성시켰습니다. 미국이 이스라엘에만 매몰되어 중동의 전략적 균형을 깨뜨린 결과, 친미 정권들조차 미국의 중동 정책에 반기를 들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미국은 스스로 만든 경제 제재의 늪에 빠져 중동 내 지배력을 상실하고 있으며, 이는 일극 패권이 중동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파산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사건입니다.

Q5. 그린란드 자원 문제와 유럽 동맹의 균열을 어떻게 보십니까?

그린란드 문제가 갑자기 부상한 것은 순전히 지하자원 이권 때문입니다. 트럼프의 ‘던노(Dorm-lo) 독트린’은 오직 지하자원과 이권이 있는 지역에만 집착하며 기존 동맹의 가치를 철저히 무시합니다. 그린란드를 자산으로 규정하고 덴마크와 유럽의 주권을 무시하는 행태는 나토(NATO) 동맹의 원칙을 뿌리째 흔드는 짓입니다. 유럽은 미국이 더 이상 안보의 수호자가 아니라 자국 이익만 챙기는 약탈자로 변했음을 깨닫고 환멸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러한 조폭적 자원 확장주의는 유럽 국가들을 각자도생의 길로 밀어내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미국을 전 세계로부터 고립시키는 촉매제가 되고 있습니다.

Q6. 탈달러와 다극화는 불가역적인 변화입니까?

불가역적인 변화가 맞습니다. 미국이 달러 금융망(SWIFT)을 제재 수단으로 남용한 역사가 누적되어 각국이 대안을 마련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이미 달러 의존도를 10% 이하로 낮췄고, 브릭스(BRICS) 국가들은 원유, 가스, 디지털 화폐를 기반으로 독자적인 금융망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다극화는 세계가 협력하는 다자주의가 아니라, 각자도생하며 전쟁이 계속 일어나는 ‘파편화’(Fragmentation)의 길로 들어선 상태입니다. 이는 인류 문명이 다자주의로 진화할지, 아니면 전쟁을 통한 끝장으로 치달을지 결정되는 양 갈래 길이자 거대한 정세의 전환점입니다.

Q7. 다카이치 정부의 재무장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다카이치는 아베를 흉내 내며 재무장을 외치지만, 트럼프의 ‘돈로 독트린’에는 일본을 비롯한 동맹에 대한 배려는 없습니다. 트럼프는 일본으로부터 비용만 뽑아먹을 뿐, 과거처럼 전폭적인 군사적 지원을 할 생각이 없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미국의 전적인 지원 없이 독자적으로 4강에 들 실력이 없으며, 지금의 행보는 착시에 가깝습니다. 오히려 위험한 것은 미국이 일본을 부추겨 중국과 맞서게하면서 자신들은 뒤로 빠지는 구도입니다. 이는 동아시아의 긴장을 고조시켜 의도치 않은 충돌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일본이 미국에 모든 것을 내주고도 토사구팽당하는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Q8. 한미합동군사훈련과 전작권 환수 중 무엇이 시급합니까?

비핵화와 한미 합동 군사훈련이 존재하는 한 북한과의 진짜 대화는 불가능합니다. 현재 북한은 군사 훈련 중단을 대화의 선제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으며, 훈련이 강행될수록 전쟁의 가능성보다는 영구적 분단과 적대감이 고착화될 것입니다. 우리는 역설적으로 비용 절감을 원하는 트럼프의 성향을 이용해야 합니다. “비용은 우리가 다 낼 테니 대신 전작권을 다오”라고 협상하여, 전작권 환수 조건을 ‘조건’에서 ‘기한’으로 바꿔야 합니다. 지금이야말로 미국의 ‘전쟁 하청 기지’에서 벗어나 자주 국방의 시금석인 전작권을 환수할 마지막 기회입니다.

Q9. 유엔사의 DMZ법 개입에 대한 대책은 무엇입니까?

유엔사의 DMZ법 개입은 냉전 세력이 한국의 자주적 움직임을 차단하려는 명백한 주권 침해입니다. 유엔사는 한반도를 반중 최전선 항공모함으로 유지하려는 냉전의 유물이며, 한국의 입법권을 유린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습니다. 국회는 인지 부조화에서 벗어나 미국이 우리를 더 이상 혈맹이 아니라 ‘뺏을 게 많은 나라’로 보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입법부는 즉각 항의 결의안을 채택하고 유엔사의 월권행위를 제어할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하며, 대한민국 영토 주권이 국민에게 있음을 당당히 선포하는 자주적 결기가 필요합니다.

Q10. 경제 내정간섭에 대한 대응 원칙은 무엇입니까?

자연재해와 같은 트럼프의 압박에 맞서 ‘느리게, 함께, 당당하게’라는 3대 원칙을 견지해야 합니다. 미국의 관세 협상이나 입법 요구에 서둘러 굴복하지 말고 절차를 늦추며 시간을 벌어야 합니다. 또한 호주, 캐나다 등 유사한 처지의 국가들과 다자적 연대를 구축해 미국이 우리를 각개격파하지 못하게 막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이 가진 기술력과 지전략적 가치를 지렛대 삼아, 미국 없이는 죽는다는 공포에서 벗어나 주권을 당당히 요구해야 합니다. 우리가 미국의 목줄을 쥐고 있을 수도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실리를 챙기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Q11. 다극화 시대, 외교적 자율성의 핵심은 무엇입니까?

전략적 자율성의 핵심은 미국 리스크를 관리하며 ‘자주권’을 실체화하는 전작권 환수에 있습니다. 일극 패권이 몰락하고 파편화되는 시대에 미국에만 매달리는 외교는 자살 행위입니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세계가 나아가는 흐름에 올라타 브릭스 가입까지 고려하는 유연함이 필요합니다. 우리 사회에 자주 담론이 형성될 수 있는 계기와 기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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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3000m 계주 완벽한 역전 레이스... 쇼트트랙 첫 금

▲쇼트트랙 여자 계주 금메달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낸 한국 최민정과 김길리 등 선수들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최민정, 김길리(이상 성남시청), 노도희(화성시청), 심석희(서울시청)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은 1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전에서 4분4초014의 기록으로 이탈리아, 캐나다를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개최국 이탈리아가 4분04초107로 은메달, 캐나다가 4분04초314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로써 한국은 여자 3000m 계주에서 통산 일곱 번째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또 남자 1000m 임종언(고양시청)의 동메달, 남자 1500m 황대헌(강원도청)의 은메달, 김길리의 여자 1000m 동메달에 이어 이번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네 번째 메달 소식이자 첫 금메달이다.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의 최가온(세화여고)에 이은 한국 선수단의 이번 올림픽 두 번째 금메달이기도 하다.

한국, 중반 위기 딛고 극적인 역전 레이스

이날 한국은 캐나다, 이탈리아, 네덜란드와 함께 결승 레이스를 벌였다. 시작 구간에서 한국이 가장 빠른 스타트를 보이며 1위를 차지했다. 두 바퀴째에서 캐나다가 1위로 올라섰다.

20바퀴를 남기고, 네덜란드가 속도를 내면서 2위 자리를 차지했다. 한국은 세 번째 위치에서 경기를 운영했다.

16바퀴를 남긴 상황에서 네덜란드가 갑자기 넘어지는 상황이 발생했지만, 최민정은 가까스로 중심을 유지하며 넘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영향을 받은 한국은 캐나다-이탈리아의 선두 그룹과 다소 벌어졌다.

하지만 한국은 크게 벌어진 격차를 조금씩 줄여나가기 시작했다. 1위 캐나다, 2위 이탈리아, 3위 한국의 구도가 유지되던 상황에서 캐나다가 5바퀴를 남기고 다소 삐끗하면서 주춤했고, 이틈을 타 최민정이 빠른 스퍼트로 2위 자리를 꿰찼다.

이후에는 이탈리아와의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였다. 두 바퀴를 남겨두고 마지막 주자 김길리가 엄청난 가속력을 올리며 선두 자리를 탈환했다. 결국 김길리는 1위 자리를 빼앗기지 않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한국은 앞서 열린 총 9번의 올림픽 여자 3000m 계주에서 무려 금메달 6개를 따낼만큼 전통의 효자종목이었다. 1994 릴레함메르 대회부터 1998 나가노, 2002 솔트레이크, 2006 토리노까지 4연패의 신화를 달성했다. 2010 벤쿠버 올림픽에서는 실격 판정을 받으며 메달권 입성에 실패했다.

이후 2014 소치, 2018 평창 대회에서도 연속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은 지난 2022 베이징 대회에서 3연패에 도전했지만 네덜란드에 밀려 은메달에 그쳤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단 한 개의 금메달도 따내지 못할만큼 과거의 올림픽과 비교하면 아쉬운 행보를 보이고 있었다. 특히 여자 대표팀의 부진은 예상 밖이었다.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 최민정이 500m, 1000m 결승에 오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김길리가 1000m에서 동메달을 딴 게 전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은 지난 15일 열린 여자 3000m 계주 준결승 2조에 편성돼 캐나다, 중국, 일본을 가볍게 물리치며 압도적인 전력을 뽐낸 바 있다. 당시 최민정은 4바퀴를 남긴 상황에서 선두 자리를 빼앗았고, 마지막 주자 김길리가 1위를 놓치지 않으며 가장 먼저 결승선으로 들어왔다. 그래서 이번 여자 3000m 결승에서 금메달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가장 어려운 상대는 네덜란드였다. 이번 시즌 랭킹 1위이자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바 있다. 그러나 네덜란드, 캐나다, 이탈리아와 치열한 경쟁 끝에 결국 한국이 시상대 맨 위에 섰다.

최민정, 한국 동계올림픽 역대 최다 메달리스트 등극...심석희, 8년 만에 메달

최근 10여년 동안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간판은 최민정과 심석희였다. 두 선수는 각각 1998년, 1997년생으로 20대 후반의 적지 않은 나이다. 사실상 전성기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건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여자 대표팀은 지난해 10월 2025-2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1차 대회 여자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합작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최민정과 심석희는 이미 올림픽 여자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낸 경험을 갖고 있다.

이 가운데 최민정은 한국 올림픽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앞선 2018 평창 대회에서 2관왕(1500m, 3000m 계주), 2022 베이징 대회 1500m 금메달과 1000m, 3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따낸 바 있는 최민정은 이날 금메달을 추가하면서 한국 동계올림픽 역대 최다 메달리스트가 됐다.

쇼트트랙 전이경, 박승희, 이호석, 스피드스케이팅 이승훈(이상 5개)을 넘어 올림픽 메달 6개로 단독 1위로 올라섰다. 또한, 전이경(금4개)이 보유하고 있는 최다 금메달과도 타이를 이뤘다.

심석희도 8년 만에 메달을 획득했다. 2014 소치 대회에서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 여자 1500m 은메달, 여자 1000m 동메달을 따낸 데 이어 2018 평창 대회 여자 3000m 계주에서도 정상에 오른 심석희는 8년 만에 금메달을 추가하는 감격을 맛봤다.

한국 쇼트트랙의 미래로 불리는 2004년생 김길리도 첫 올림픽 출전에서 두 번째 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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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최민정김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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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불법계엄 반대 ‘대한국민’ 노벨평화상 추천에 “인류사의 모범”

입력 2026.02.19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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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2·3 불법계엄 1년을 맞은 지난해 12월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빛의 혁명 1주년, 대국민 특별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2·3 불법계엄에 반대한 대한민국 국민이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된 데 대해 “인류사의 모범이 될 위대한 대한국민의 나라, 대한민국이었기에 가능했다. 대한민국은 합니다”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18일 밤 엑스에 <12·3 계엄 막은 대한민국 국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됐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며 이같이 적었다. 지난해 7월 세계정치학회 서울총회에 참석한 김의영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와 세계정치학회장·유럽정치학회장을 지낸 외국 대학 교수들, 남미정치학회장인 외국 대학 교수가 불법계엄을 막아낸 대한민국 ‘시민 전체’를 지난달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는 보도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3일 불법계엄 1년을 맞아 발표한 대국민 특별성명에서 “세계사에 유례없는 민주주의 위기를 평화적인 방식으로 극복해낸 우리 대한국민들이야말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할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성명에서 “만약 대한국민이 민주주의를 살리고 평화를 회복하며 온 세계에 민주주의의 위대함을 알린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는다면 갈등과 분열로 흔들리는 모든 국가들에게 크나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당시 “우리 국민들께서 평화적인 수단으로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불법계엄을 물리치고 불의한 권력을 몰아낸 점은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길이 남을 일대 사건”이라며 “민주주의 제도와 평화적인 해법이 주권을 제대로 행사하는 국민을 통해 실현될 때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를 입증해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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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이 전자발찌?…"진실은 덮고 악의적 가짜뉴스만"

김호경 에디터

haojing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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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발찌 차고 출판기념회' 오보에 법적 대응

조선일보, TV조선, 채널A, 문화일보 등이 대상

"고의성 명백해…정정보도 했어도 민형사소송"

"결국 이재명 대통령 공격하려 나를 타깃 삼아"

"문화일보는 사설에 허위사실 쓰고도 모른 척"

"법치 훼손한 건 사건 조작한 검찰, 난 피해자"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전자발찌를 차고 북콘서트를 열었다는 지난 12일 TV조선 '뉴스9' 리포트 화면 갈무리. 김용 페이스북

김용 전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자신에 대해 '전자발찌를 차고도 출판기념회를 열었다'는 요지로 오보를 낸 조선일보와 TV조선, 채널A, 문화일보 등에 법적 책임을 철저히 묻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중 문화일보를 제외한 언론사들은 뒤늦게 '전자발찌' 관련 대목을 기사나 사설에서 삭제하고 일부는 정정보도를 하기도 했지만 그에 관계없이 김 전 부원장은 민형사 소송을 끝까지 진행하겠다고 못박았다.

김 전 부원장은 검찰의 조작 기소라는 일관된 항변에도 불구하고 대장동 민간업자 일당에게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가 지난해 8월 19일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가 보석 청구를 받아들이면서 석방됐다. 보석 조건엔 ▲보증금 5000만 원 ▲도망 또는 증거 인멸 행위 금지 ▲주거 제한 ▲3일 이상 여행을 하거나 출국할 경우 법원 허가 취득 등이 있었지만 위치추적 전자발찌 부착에 관한 내용은 일절 없었다.

김 전 부원장은 18일 시민언론 민들레와의 통화에서 "(전자발찌 부착 등 허위사실 보도의) 고의성이 워낙 명백하니까 저뿐만 아니라 저를 몇 년째 도와주고 있는 변호사들도 크게 분개하고 있다"며 "해당 기사를 삭제하거나 정정보도를 했더라도 거기에 개의치 않고 특히 TV조선과 채널A에 대해서는 최대한 책임을 물으려고 한다. 이미 방송을 다 했기 때문에 변호사들이 캡처를 해뒀다"고 밝혔다.

이어 "그 언론사들이 제 사건을 모를 리가 없다. 제 보석 조건을 이미 자기들이 다 보도를 했었다"면서 "작년에 보석으로 나올 때부터 계속 악의적으로 기사를 쓰더니 이렇게까지 가짜뉴스로 허위사실을 보도하는 것은 제 사건이 아무래도 이재명 대통령과 연관이 되니까, 자기들이 사법부에 앞서서 전위부대처럼 저를 타깃으로 공격하는 것 같다. 사실은 대통령을 공격하려고 밑자락을 까는 것이다. 그래서 저도 이번에 세게 조치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15일 TV조선의 '김용 북콘서트' 정정보도 화면 갈무리

지난 15일 채널A의 '김용 북콘서트' 정정보도 화면 갈무리

아울러 "문화일보에 대해서도 같이 법적 조치를 할 것"이라며 "문화일보는 심지어 사설에 허위사실을 기재하고도 모른 척하고 그대로 두면서 신경을 안 쓰고 있다. 아주 악의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민형사 소송을 같이 진행한다. 일부 언론에 대해서는 설 연휴 전에 관련 보도가 나오자마자 변호사들이 조치를 했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연휴 끝나자마자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문화일보는 지난 13일 <요란한 김용 출판회와 李 공소취소 모임, 법치 조롱하나>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제 분신 같은 사람'이라고 했던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12일 출판기념회에 국회의장, 여당 대표와 현역 국회의원 50여 명 등이 몰렸다고 한다"며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2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보석으로 석방된 상태인데, 위치추적 전자발찌까지 차고 국회에서 요란한 출판기념회를 연 것도, 여당 권력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는 것도 비정상이다. 정치 권력만 잡으면 법치는 뒷전이라고 과시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이 사설은 아직도 문화일보 홈페이지와 포털 사이트에 그대로 게재돼 있다.

조선일보의 경우 14일자 사설 <징역 5년 최측근 출판기념회 "민주당 의원총회 방불">에서 "그의 유죄가 확정되면 다음 수사 대상은 불법 자금의 최종 수혜자인 이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다. (…) 법치가 제대로 지켜지는 나라라면 김 전 부원장 같은 행동은 보석 취소 사유가 되고 재수감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김 전 부원장은 앞으로도 '전자발찌'를 찬 상태로 전국을 돌며 출판기념회를 열겠다고 한다. 지금 법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다"고 썼다가 문제가 되자 '전자발찌'를 슬그머니 빼고 해당 문장을 "그런데 김 전 부원장은 앞으로도 전국을 돌며 출판기념회를 열겠다고 한다"로 수정했다. 따로 정정보도는 하지 않았다.

김 전 부원장은 "저들은 의도적이다. 작년에 보석으로 나왔을 때부터 제가 조금만 움직이면 제 이야기를 엄청나게 다뤘다. 그러나 한 번도 제대로 객관적인 입장에서 기사를 쓴 적이 없다. 제가 무슨 몇억 원을 받았으면 그중 돈 천만 원이라도 쓴 걸 밝혀야 하는데 1심 때부터 우리가 얘기했던 건 다 덮어버렸다"면서 "제가 출판기념회를 해서 법치주의를 훼손했다고 한다. 그러나 법치주의를 훼손한 건 사건을 조작한 검찰이고, 검찰 의견대로 판결한 판사들이다. 나는 피해자인데 정말 말이 안 된다"고 울분을 토했다.

 

지난 13일 문화일보는 사설에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위치추적 전자발찌까지 차고 국회에서 요란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고 주장했다. 네이버 화면 갈무리

앞서 김 전 부원장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조선일보, TV조선은 법적 책임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정치검찰의 조작은 저의 1심 재판 시작부터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알 수 있는 내용이었다. 이미 드러난 진실들에 대해 한 번이라도 지면이나 방송에서 제대로 취재했는지 기대하지도 않고 궁금하지도 않다"면서 언론들이 외면한 진실을 다음과 같이 열거했다.

-2022년 10월 유동규가 진술을 바꾸고 석방 이후 검찰의 '진술 자판기'가 된 상황들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으로 11억 8천만 원을 받아 무기징역까지 가능한 뇌물 사건을 검찰이 기소조차 하지 않고 덮어준 사실

-내연녀의 포르쉐 구입에 현금을 제공하고 현금을 흥청망청 사용했던 자금의 출처에 대한 사실들

-남욱 등 민간업자들이 검찰의 지속적인 협박과 회유에 의해 검찰이 요구하는 "형들에게"라는 말을 만들어낸 사실

-정치검찰의 요구에 따라 법정에서 위증한 사실들(대장동 재판에서 법정 증언)

-최순실 특검, 버닝썬 게이트 등 수많은 사건에서 검찰이 증거로 사용한 구글 타임라인이 김용 사건에서 부정된 이유

-김용의 항소심이 끝나고 공동피고인으로 재판정에 섰던 남욱과 정민용이 재판을 마친 뒤 김용의 법정구속을 보고 '이렇게도 판결이 나는구나'하고 놀랐다는 대장동 재판에서의 법정 증언 등등

 

대장동 개발 민간업자 일당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로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된 후 보석으로 석방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20일 경기도 화성시 마도면 화성직업훈련교도소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8.20. 연합뉴스

이어 김 전 부원장은 "무수한 정적 사냥을 위한 정치검찰의 조작 사실들에 대한 한 차례의 객관적인 취재와 진지한 언급이라도 있었는가. 그런 조선일보, TV조선이 저의 북콘서트를 보도하면서 '전자발찌'를 찬 범죄자가 활동한다고 맹비난하고 있다"며 "저는 전자발찌는커녕 전자팔찌도 하고 있지 않다. 저의 보석 조건은 작년 석방시 대대적인 보도를 통해 쉽게 알 수 있다. 저는 3일간 주거지를 벗어나지 말라는 가벼운 보석 조건이 있을 뿐"이라고 어이없어했다.

그러면서 "반역사적이고 가짜뉴스로 언론·방송의 본질을 흐리고 있는 조선일보와 TV조선, 그리고 채널A, 문화일보와 YTN 등 매체 및 담당 기자에 대해 가장 강력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다.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에 의한 처벌은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및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한다.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도 비방 목적이 분명한 경우 중형을 피할 수 없다"며 "언론과 방송으로서의 최소한의 사실 확인도 외면하고 악의적으로 가짜뉴스를 남발하는 이들 매체에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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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김여정 또 통했나…南 무인기 침투 재발방지 대책에 김여정 "높이 평가"

정동영 장관 유감 표명 이후 담화로 간접 대화 이어가는 남북…'적대적' 두 국가 관계 완화될까

이재호 기자 | 기사입력 2026.02.19. 08:02:17 최종수정 2026.02.19. 08:02:18

남한 민간인의 무인기 침투에 대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정부 차원의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방지 조치를 발표한 데 대해 김여정 북한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본인 명의의 담화에서 "높이 평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무인기를 둘러싸고 남북이 사실상 간접적 대화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19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 부부장이 18일 "나는 정동영 한국 통일부 장관이 18일 우리 국가의 령공을 침범한 한국측의 무인기도발행위에 대해 공식 인정하고 다시한번 유감과 함께 재발방지의지를 표명한데 대하여 높이 평가한다"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김 부부장은 "당연히 자기스스로를 위태하게 만드는 어리석은짓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재삼 강조하지만 그 주체가 누구이든, 어떤 수단으로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주권에 대한 침해행위가 재발할 때에는 끔찍한 사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위협이 아니라 분명한 경고"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과 같은 엄중한 주권침해도발의 재발을 확실히 방지할 수 있는 담보조치를 강구하는것은 전적으로 한국 자체의 보존을 위한 것으로 된다"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김 부부장은 "우리 군사지도부는 한국과 잇닿아있는 공화국 남부국경전반에 대한 경계강화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며 “적국과의 국경선은 마땅히 견고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과 같은 엄중한 주권침해도발의 재발을 확실히 방지할 수 있는 담보조치를 강구하는것은 전적으로 한국 자체의 보존을 위한 것으로 된다"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김 부부장은 "우리 군사지도부는 한국과 잇닿아있는 공화국 남부국경전반에 대한 경계강화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며 “적국과의 국경선은 마땅히 견고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18일 정동영 장관은 "정부는 설 명절 연휴 초 안보관계장관 간담회를 통해서 이재명정부의 공식 입장을 표명하기로 결정했다"며 "윤석열정부 때의 무인기 침투와 별도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정부는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북측에 대해 공식적인 유감을 표하는 바"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 장관의 무인기 관련 유감 표명은 이번이 두 번째로, 그는 지난 10일 명동성당에서 열린 1500차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미사'에서 축사를 통해 "이 자리를 빌려 무모한 무인기 침투와 관련하여 북측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는 바"라며 남한 민간인의 무인기 침투에 대해 완곡한 사과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에 김 부부장은 12일 '한국당국은 주권침해도발방지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이다'라는 제목의 담화를 통해 "나는 새해벽두에 발생한 반공화국무인기침입사건에 대하여 한국 통일부 장관 정동영이 10일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시한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라며 "나는 이를 비교적 상식적인 행동으로 평가한다"라고 말하며 이에 호응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2023년 12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적대적 두 국가’ 선언 이후 북한이 남한의 언행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 평가를 내놓은 것은 당시 담화가 사실상 처음이었다고 평가되는 가운데, 김 부부장은 18일 담화에서 이보다 더 적극적인 표현을 사용하며 정 장관의 입장 발표에 대한 의미를 부여했다.

이는 12일 담화에서 북한이 요구했던 부분에 대한 정 장관의 응답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담화에서 김 부부장은 "한국당국은 자초한 위기를 유감표명같은것으로 굼때고 넘어가려 할것이 아니라 우리 공화국령공침범과 같은 엄중한 주권침해사건의 재발을 확실히 방지할수 있는 담보조치를 강구해야 한다"라며 재발방지를 위한 후속조치를 촉구했다.

이에 정 장관은 18일 입장 발표에서 △항공안전법상의 처벌 규정 강화 및 남북관계발전법 상 무인기 침투 금지 규정 신설 △접경지역 평화 안전 연석회의 설치·운영 △9.19 남북군사합의 복원 선제적 검토·추진 등을 재발방지의 구체적 방안으로 발표했다.

이러한 정 장관의 입장에 대해 김 부부장이 “높이 평가한다”라는 반응을 내놓은 만큼, 남북 간 긴장 완화를 위한 정부의 후속조치에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15 경축사에서 9.19 합의의 선제적 복원을 추진하겠다고 했으나 아직 실현되지는 못하고 있다.

▲ 김여정 당 부부장. ⓒ로동신문=뉴스1

북한의 9차 당 대회를 앞두고 김 부부장의 담화가 나왔다는 측면을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이 남한을 '적대적'인 두 국가로 규정하는 수준까지는 이르지 않게 하기 위한 정부의 의도가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 장관은 18일 "다시 남북기본합의서의 정신을 잇고 확대·발전시키는 상태로 복원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에 입장 발표도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내일은 마침 평양의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우수'(雨水)다. 서로가 진정성을 갖고 마주 앉는다면 남북 간의 신뢰도 봄 계절에 얼음장이 녹아내리듯 회복될 것"이라며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재호 기자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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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성 계엄" vs "위헌적 내란", 윤석열 오늘 운명의 1심 선고

정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19 07:55

수정 2026.02.19 07:55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한 법원 1심 판단이 19일 나온다. 윤 전 대통령도 출석 의사를 밝히면서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은 작아지게 됐다.

검찰의 구형대로 재판부가 사형을 선고할지는 미지수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위헌·위법성이 없는 경고성 계엄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으며, 다른 피고인과 형평성을 고려할 때 사형보다는 무기징역에 법조계는 더 무게를 싣는다. 다만 포고령의 위헌성 때문에 유죄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했다.

■尹 "경고성 계엄" VS 법조계 "포고령도 위헌"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이날 내란 우두머리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를 내린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비상계엄에 대해 '경고성'이라고 줄곧 주장해왔다. 더불어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이용해 국정을 마비시켰기 때문에 이를 알리고자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계엄을 선포했다는 취지다.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 등 국가 기관에 군·경을 투입한 것도 출입 통제 등의 목적이 아닌 질서유지였다는 강변이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이같은 윤 전 대통령 측 논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계엄 선포 후 발표된 포고령이 판단의 결정적 배경이다. 국무회의 의결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을 문제 삼지 않더라도, 포고령 자체로 이미 위헌·위법적인 흠결이 갖춰졌다는 설명이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내란 판단의 핵심 판단 근거는 포고령"이라며 "포고령 자체가 워낙 위헌·위법적이라 내란 구성 요건에 맞아든다"고 밝혔다.

여기에 이미 앞선 재판에서 인정된 판단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했지만, 같은 법원 형사합의35부(백대현 부장판사)가 수사 범위를 인정했기 때문이다.

'비상계엄=내란' 결론도 이미 두 차례나 인정됐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징역 23년을 선고했던 같은 법원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징역 7년을 선고한 형사합의32부(류경진 부장판사) 모두 12·3 비상계엄은 내란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한 전 총리 재판에서 재판부는 비상계엄을 "위로부터의 내란"이라고 질타했다.

■무기징역 선고에 '무게'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를 사전부터 공모했고, 위헌·위법적인 계엄으로 법정 최저형을 내려선 안된다는 요지다.

반면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이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정치인 체포를 시도했어도 실제로 그 계획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무기징역을 선택할 것이라는 분석도 상당하다. 또 국회 군 병력 출동 등 여러 위헌적이고 위법적인 행동 과정에서 부상자나 사상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도 전두환 전 대통령의 내란 선고와 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12·3 비상계엄이 위헌·위법적인 것은 맞지만 전두환 전 대통령 재판과는 분명히 다른 점이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사실 사형까지 내다보기엔 어렵다"고 전했다.

다만 한 전 총리 판결처럼 '범죄 후 정황', 즉 일어나지 않았지만 일어날 뻔한 결과와 가능성에 대한 판단도 중요할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예컨대 군 병력과의 대치 과정이 실제로 심화됐다면 사상자가 나올 것이라는 '가능성'이 형량 결정의 열쇠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부장판사 출신의 또 다른 변호사도 "비상계엄으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결과와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지만 일어날 뻔한 결과도 굉장히 중요하다"며 "한 전 총리 재판에서 언급한 사실 자체가 중요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재판 연기 가능성은 '작아'

윤 전 대통령 변호인 측은 "관련 서면 제출은 모두 완료된 상태"라며 재판에 출석하겠다는 뜻을 이날 전했다.

그의 출석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만약 윤 전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고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 재판장이 이를 받아들여 선고 날짜를 뒤로 미룰 수 있다. 재판부가 강제로 윤 전 대통령을 구치소에서 인치하는 방법도 있지만 전직 대통령 신분 등을 감안하면 가능성은 낮다. 불출석 상태로 선고하려고 해도 이를 결정하는 별도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선고 연기에서 가장 큰 변수는 오는 23일로 예정된 법관 정기인사다. 내란 우두머리 재판을 맡은 지귀연 재판장도 인사 대상에 포함된 상태다. 따라서 재판장이 바뀌면 새로운 재판부가 기록을 다시 처음부터 검토하는 '공판 갱신'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시간은 상당히 미뤄질 수밖에 없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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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이후 수사 착수하는 2차 종합특검···수사 성패 가를 대목은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6/02/18 07:49
  • 수정일
    2026/02/18 07:49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수정 2026.02.18 07:14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2차 종합특검 특별검사에 임명된 권창영 변호사가 6일 서울 중구 법무법인 지평 사무실에서 취재진들과 만나 소감을 밝히고 있다. 정효진 기자

지난해 가동했던 3대 특별검사(내란·김건희·채 상병 특검)가 밝히지 못했던 의혹을 추가로 수사할 권창영 2차 종합 특검이 설 연휴 이후 본격 수사에 착수한다. 권 특검은 지난 세 특검 사건 중 내란 특검 사건에 가장 많은 수사 인력을 쏟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다만 김건희·채 상병 특검의 일부 의혹 사건 역시 마무리되지 않아 권 특검으로서는 해결해야 할 숙제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권 특검은 설 연휴 기간에도 수사팀을 구성하고 사무실을 마련하는 작업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일 임명된 권 특검은 최장 오는 24일까지 준비 기간을 거쳐 수사에 나서게 된다. 설 연휴 다음 주부터 바로 수사에 착수하게 되는 셈이다.

권 특검은 지난 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란 관련 사건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규모도 가장 방대하다”며 3대 특검 사건 중 내란 특검 사건에 특히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2차 종합 특검 법안에 명시된 총 17개 수사 대상 사건 중 내란 특검 사건이 7개에 달한다.

그 중에서도 수사 대상 사건 2호에 적힌 ‘잠수정 침투 의혹’이 눈에 띈다. 이는 계엄 직전에 대북 공작을 수행하는 국군정보사령부가 잠수정을 이용해 특수임무 요원을 북한에 보내 비밀 군사작전을 벌이려고 했다는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이 계엄 직전 실행한 북한 무인기 침투 작전처럼 북한의 공격을 유도한 뒤 이를 계엄의 구실로 삼으려고 이같은 작전을 기획했다고 의심한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정보사 등을 상대로 한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의혹이 불거졌다고 라디오 방송 등에서 여러 차례 밝혔다.

실제 12·3 불법계엄 관련 의혹을 수사한 조은석 내란 특검은 수사 중반 이런 정황을 발견하고 수사를 이어갔으나 결국 마무리 짓지 못한 채 사건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이첩했다. 현재는 국방부 특별수사본부가 수사 중이라고 한다. 권 특검이 이 작전의 실체를 밝히는 과정에서 작전과 불법 계엄과의 연관성이 추가로 드러난다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의 외환 의혹 사건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수도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등으로 구속기소된 김건희 여사의 첫 재판이 열린 지난해 9월24일 김 여사가 법정에 입정해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건희 특검 관련 사건으로는 ‘김건희 여사 수사 무마 의혹’이 주목된다. 이 의혹은 김 여사가 법무부로부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공천 개입 의혹 등 자신과 관련된 사건을 직접 보고 받으면서 관련 수사를 무마·은폐하려 했다는 내용이 골자다. 앞서 내란 특검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휴대전화를 압수해 분석하는 과정에서 그가 김 여사로부터 자신에 대한 수사 진행 상황을 묻는 메시지를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내란 특검은 박 전 장관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지만 이런 메시지 등이 수사 말미에 발견되면서 김 여사에 대한 조사는 거의 하지 못했다. 당시 김 여사를 수사하던 김건희 특검은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김 여사 휴대전화 잠금을 해제하지 못했고, 박 전 장관이 받은 메시지를 김 여사가 실제로 보냈는지 대조하는 작업도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

채 상병 특검 사건 중 권 특검이 규명해야 할 의혹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이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의 진상 및 관련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한 채 상병 특검은 사건의 핵심 인물 임 전 사단장에 대한 군·경 수사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 등 윗선의 압박이 있었다는 점은 밝혀내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왜 윤 전 대통령이 외압을 행사했는지는 설명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임 전 사단장에 대한 구체적인 구명 로비가 있었는지 역시 권 특검이 수사를 통해 밝혀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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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에 없는 '카메라 금지'… 외국인보호소는 왜 다시 '깜깜이' 됐나

일주일 단 2시간 휴대전화 허용, 카메라 금지에 가족 영상통화도 못해… 저항하던 이주민 자해도

손가영 기자 | 기사입력 2026.02.17. 14:29:57

지난 1월 말, 외국인보호소에 구금된 몇 이주민들이 일부 시민단체에 비슷한 내용의 팩스와 메일을 보내기 시작했다. "최근 보호소가 폰 카메라 사용을 금지했다. 견디기가 힘들다"며 "도와달라"는 긴급 호소문이었다.

"가족과의 단절 : 카메라 사용이 불가능해져 영상통화가 전면 금지됐습니다. 이곳 많은 사람들에게 자녀, 배우자, 부모의 얼굴을 직접 보는 것은 이 어려운 상황을 견디게 해 주는 유일한 정서적 지지입니다.

법적 서류 처리의 어려움 : 중요한 법률 문서나 공지 사항을 사진으로 촬영할 수 없습니다. 변호사에게 자료를 전달하거나 도움을 주는 지인에게 이메일로 서류를 보내는 게 거의 불가능해졌습니다. 저희의 사건 진행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책임성과 감시의 부재 : 보호소에서 발생하는 상황이나 환경을 기록할 수 없게 되면서, 저희는 더욱 취약한 위치에 놓였다고 느낍니다. 어떤 문제도 외부에 알릴 수 없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지난 1월 말부터 시민단체 '마중' 등에 팩스, 메일로 전달된 구금 이주민들의 호소문. 돌연 시작된 카메라 금지 조치로 가족들 얼굴을 보지 못하고, 필요한 법적 서류 작업을 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마중

글을 쓴 구금 이주민 벤자민 씨는 난민 신청을 준비 중이었다. 휴대전화 사용 시간은 1주일에 1시간씩 총 2번으로 제한됐는데, 이제 카메라 촬영 마저 막히니 변호사에게 보내야 할 서류를 제때 찍어 보낼 수조차 없어 애를 먹고 있었다.

법무부는 지난 2일부터 전국 외국인보호소·보호실의 구금(보호) 외국인의 휴대전화 카메라 사용을 금지했다. 휴대전화엔 상시 보안스티커를 붙여놔야 하며, 이를 제거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벤자민 씨는 '독방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를 보호소 직원에게서 들었다.

인터넷·폰, 일주일 단 두 번 허가

화성외국인보호소 경우, 구금 이주민들은 1주일에 2번, 1시간씩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쓸 수 있다. 한 달 총 8시간이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오전 10~11시 및 오후 4~5시에만 거실(방) 별로 돌아가며 쓴다. 휴대전화나 인터넷 등 통신 수단을 쓸 수 있는 '통신방'은 따로 지정돼 있다. 보호소는 이곳에서만 압수한 휴대전화를 배부해 준다. 와이파이는 제공되지 않는다.

다만 이는 일부 외국인보호소·보호실의 사정이다. 인천출입국·외국인청 보호실 등 일부 외국인 보호시설은 아직 내부 이주민들에게 휴대전화 사용 자체를 불허하고 있다.

화성외국인보호소도 2022년까진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2021년 6월 일명 '새우꺾기' 학대 사건을 계기로 규칙은 바뀌었다. 화성외국인보호소가 한 모로코 출신 이주민의 손발을 새우꺾기 자세로 뒤로 묶고 머리엔 두건을 씌운 채 독방에 장시간 방치한 사건이다.

법무부가 이에 2022년 4월 '개방형 보호시설' 등을 대책으로 발표하면서, 더불어 통신 수단도 조금씩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개방형은 보호소 내 철창이 제거되고, 낮에 보호소 내 상시 이동 등이 자유로운 특정 거실을 이른다. 전체 정원 중 소수 인원만 개방형에서 지낸다.

이주민들에게 인터넷과 휴대전화는 유일한 외부 소통 창구다. 영상통화로 가족과 지인 얼굴을 보고 안부를 나눴고, 바깥 풍경을 접할 수 있었다. 더욱이 임금체불, 산재 처리, 집 정리, 출국 준비, 난민 신청 등 각종 서류 작업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었다. "지극히 제한된 시간에 열악한 통신 환경에서 모든 일을 처리해야 하니 시간은 항상 부족했다"고 벤자민 씨는 밝혔다.

▲법무부 화성외국인보호소 명의로 내부에 배포된 공지문. 카메라 사용 금지 내용을 담고 있으나, 구체적인 이유 설명은 없다. ⓒ프레시안

그러다 갑자기 지난달부터 카메라 사용이 금지됐다. 화성외국인보호소의 이주민 A 씨는 지난달 27일경 사진을 찍던 중 해당 사진을 삭제하고 휴대전화를 다시 반납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부당하다며 반발하다 '지시불이행'으로 3일간 독방에 갇혔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 4일, 화성외국인보호소의 이주민들을 만나는 시민단체 '마중' 활동가에게 "독방에서 나온 뒤 인터넷·전화 사용 시간 차례가 다시 왔을 때, 직원들이 우리 방에서 나만 나가지 못하게 막으며 통신을 못 쓰게 했다"며 "억울해서 저항했으나, 직원 5명이 팔을 꺾고 제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 너무 억울하고 답답한 마음에 양손 손목에 자해를 했다"며 "독방은 지독하게 추워서 두 번 다시 들어가기 싫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이와 관련 13일 "A 씨는 휴대전화 사용 시간 이후, 외국인보호규칙 및 시행세칙에 따라 다시 반납해야 함에도 보호실에 몰래 반입했다"며 "이것이 적발돼 관련 법에 따라 특별계호(독방)를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동의를 받고 휴대전화를 열람해 보호시설과 다른 보호 외국인의 촬영 사진이 있는 걸 확인했다"며 "국가중요시설인 보호소 촬영과 촬영물 배포는 금지임을 설명하고 사진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법적 근거 희박"

화성외국인보호소는 최근 시민단체 마중 측에 '국가중요시설'이라고 카메라 사용 금지 이유를 밝혔다. 법무부는 외국인보호시설이 '통합방위법' 21조와 '보안업무규정' 32조 1항에 따라 국가중요시설 및 국가보안시설로 지정돼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통합방위법은 "적의 침투, 도발, 위협 등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 총력전 개념을 바탕으로, 국가방위요소를 통합·운용하는 통합방위 대책을 수립·시행하기 위한" 법이다. 보안업무규정 32조 1항은 "파괴되거나 비밀이 누설될 경우 전략적·군사적으로 막대한 손해가 발생하거나, 국가안보에 연쇄적 혼란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 시설, 항공기, 선박 등"을 국가정보원장이 국가보안시설로 지정할 수 있도록 정한다.

이상현 변호사(법무법인 두루)는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통합방위법엔 출입 제한 관련 규정은 있지만, 촬영을 제한할 수 있는 조항은 없다"고 밝혔다. 또한 "일부 공항 등에서 촬영이 제한되는 경우가 있으나, 알다시피 공항의 모든 곳에서 촬영이 제한되는 것도 아니고, 그 통제도 '항공보안법' 같은 별도 법에 근거한다"며 "국가중요시설 개념은 모든 걸 자의로 제한할 수 있는 '도깨비 방망이' 같은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또 다른 예로 교정시설의 경우, '접견 시 촬영을 할 수 없다' 등의 내용이 법령에 규정돼 있다"며 "이런 명확한 법적 규정이 없다면 제한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출입국관리법, 외국인보호규칙 및 시행세칙 등 관련 법에 촬영을 금지하는 적확한 근거 조항이 없기 때문에, 카메라 금지의 법적 근거는 희박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내부 인권침해 기록 수단 실종

법무부는 휴대전화 사용 자체를 규제하는 것과 관련해 "출입국관리법(제56조6)은 보호시설 안전이나 질서, 피보호자의 안전·건강·위생을 위해 부득이할 경우 면회 등을 제한할 수 있다고 정한다"고 설명했다. 또 외국인보호규칙에 따라 "휴대폰은 타인과 시설을 촬영·녹화할 수 있거나, 화재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전자제품으로, 촬영·녹화 우려가 없는 별도 공간에서만 소지와 사용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상현 변호사는 "안전, 질서 유지 등의 이유로 부득이할 때만 사용을 제한한다는 것이지, 모든 걸 자의적으로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휴대전화는 외국인보호시설의 외국인들에게 정말 필요한 물건"이라며 "출국을 준비하는 외국인은 집, 짐 등을 정리하고 가족과도 연락을 상시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임금체불 피해자나 난민신청자 등 당장 출국할 수 없는 사람들에겐 더욱 중요하다"며 "외부와의 접촉과 소통이 원활해야 제대로 된 법적 절차를 받을 수 있다. 휴대전화 규제는 이를 전면 차단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윤정 마중 활동가도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실제로 난민신청자 등 외부와 긴밀히 소통하고 서류 작업도 해야 할 이들이 정말 큰 불편을 겪고 있다"며 "보호소는 카메라 사용을 요청하면 담당 직원 감독 하에 쓰도록 한다고 하나, 직원을 보려면 며칠을 기다려야 하고, 그사이 휴대전화를 쓸 수 있는 통신 시간은 지나가버려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고 내부 상황을 전했다.

이 활동가는 "외국인보호시설은 무기나 국가 안보와 관련도 없고 교정시설도 아니며, 단지 행정청이 자신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 놓은 행정적 보호시설일 뿐"이라며 "법무부가 자신의 치부(내부 환경)를 감추기 위해 국가중요시설이라고 이름만 붙인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스페인, 스웨덴 등의 외국인 보호시설은 휴대전화 사용이 자유롭고, 프랑스도 직원 감독하에 비교적 자유롭게 휴대전화를 쓸 수 있다. 이 활동가는 "근본적으로 보호시설이라면 폰을 규제할 필요도, 법적 근거도 없다.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지극히 폐쇄적인 지금의 보호소 구조에선 인권침해 가능성이 다분한데, 이를 기록할 수단을 모두 빼앗긴 셈이라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우려했다.

법무부는 비판과 관련 "외국인 보호시설은 철저한 보안관리가 필요한 공공시설로서 내부구조, CCTV 위치나 출입문 잠금장치 등의 보안장비, 경비 인력의 배치 등이 외부로 노출될 경우 도주, 기물파손, 화재, 보안 사고를 유발할 수 있어 부득이 그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보호 외국인의 휴대전화 카메라 사용은 함께 생활하는 다른 보호외국인, 시설 종사자의 얼굴, 생활 모습이 본인의 동의 없이 촬영되어 SNS 등에 유포되는 등 타인의 초상권 및 개인정보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화성외국인보호소 내부 거실을 막고 있는 철창의 측면 사진. 개방형 거실을 제외하면 이들은 이동의 자유가 없다. ⓒ프레시안

손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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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개혁정당 또는 다당제 생태계로의 갈림길에서

전지윤 사회운동가·연구평론가

misotolenin@gmail.com

사회운동가·연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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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정당

  • 입력 2026.02.17 14:50

  • 수정 2026.02.17 18:23

  • 댓글 2

역사적 변곡점에서 터진 합당 논란과 한국정치

보수언론과 기득권의 왜곡과 갈라치기 공작들

민주당 내부의 우려스러운 갈등과 대립의 양상

산술적 표 계산에 그친 정치공학적 접근의 한계

혁신당의 개혁적 가치 실종 우려와 미국의 경험

승자독식 양당 체제를 극복하고 다당제 정치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주제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결과를 발표하고 이언주 최고위원과 악수하고 있다. 2026.2.10. 연합뉴스

2026년 현재, 대한민국 정치는 이른바 ‘빛의 혁명’ 이후 새로운 정부가 집권한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국회 압도적 다수를 얻은 제1당 민주당과 선명한 개혁을 주장하는 제3당 조국혁신당의 관계는 단순한 정당 간의 역학 관계를 넘어선다. 이 두 세력은 윤석열 탄핵과 정권 교체라는 역사적 변곡점에서 중요한 일부로 함께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근 불거진 두 당의 합당 문제는 한국 사회 대개혁의 방향타를 어디로 꺾을 것인가와도 연관된 사안일 수밖에 없었다. 이 문제는 비단 두 당의 당원이나 지지자들만이 아니라 시민의 삶과 사회 정의의 실현 가능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만큼, 모두가 이 논의에 관심을 두고 의견을 개진할 정당한 자격과 이유가 있었다.

비록 현재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제안이 당내 반발에 부딪히며 합당 논의가 잠정 중단된 상태지만, 문제를 뒤로 미뤄둔 지금이야말로 지난 과정을 냉정히 복기해야 할 때라고 볼 수 있다. 이번 논란에서 나타난 대립과 갈등의 양상을 분석하고, 그것이 우리 정치에 던지는 본질적인 질문들을 탐구하는 것은 향후 한국 정치의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한 작업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주제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6.2.10. 연합뉴스

먼저, 이번 합당 논의가 생산적 토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뒤틀린 배경에는 무엇보다 기득권 카르텔과 보수 정치 세력의 개입과 입김이 있었다. 이들은 이재명 정부와 집권여당이 내부에서 균열을 일으키고 다른 진보세력과 갈라서며 흔들리기를 그 무엇보다 학수고대하고 있다. 내란 실패 이후 최악의 위기와 분열에 직면한 보수 세력에게는 그것이 유일하게 남은 정치적 희망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득권 카르텔의 핵심인 보수 족벌언론들은 지난 1년 동안 모든 정치적 현안을 ‘친명’과 ‘반명’, 혹은 민주당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의 ‘권력 암투’ 프레임으로 가둬왔다. 합당 문제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그들은 합당의 정치적 의미를 조명하기보다는, 누가 누구를 견제하고 제거하려 한다는 자극적인 음모론과 갈라치기 수법으로 끝없이 갈등을 부추겼다.

이는 족벌언론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상당수의 주류 언론 역시 정치를 정책과 노선의 경쟁과 대결이 아닌 권력을 위한 아귀다툼에 대한 스포츠 중계식 해설로 소비하는 게으른 생리를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언론의 프레임이 대중에게 설득력을 얻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조금이나마 그 먹잇감을 제공한 민주당 내부의 현실이 실제로 존재했다는 점을 뼈아프게 직시해야 한다.

지도부 차원에서도 충분한 교감과 상의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난 정청래 대표의 갑작스러운 합당 제안은 처음부터 반발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았다. 합당을 찬성하는 의원들조차 시기와 방식에 대한 이견을 드러내며 반발한 것이 사실이다. 정치적 실익이나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합리적 비판들이 제기됐다. 하지만, 음모론과 밀약설을 유포하며 반대하는 의원들도 있었다. 특히 이언주 의원이 보여준 태도는 상당히 심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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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합당을 두고 ‘숙주’, ‘알박기’와 같은 상대에 대한 비하적 표현을 서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사회주의”, “인민민주주의” 운운하며 색깔론까지 들고나왔다. 이는 이 의원이 과거에 몸담았던 국민의힘에서나 볼 법한 혐오 정치의 문법이었다. 이러한 이 의원의 논리에 동조하며 비슷한 입장을 취한 사람들이 드물지 않았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당무에 개입해서 합당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택할 수 없는 대통령의 처지를 악용해 자신들이 ‘명심(이재명의 의중)’을 대변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결국 민주당-혁신당 합당 문제는 진지한 정치적 토론과 논쟁으로 발전하지 못했고, 합당에 대한 당원들의 집단적 논의와 의사 확인 과정으로 나아가지도 못했다.

주로 민주당 내부 권력 투쟁의 양상으로 흐르며 갈등과 분열만 일으키다가 결국 브레이크가 걸렸다. 합당을 제안받은 혁신당은 이 과정에서 모욕과 무시를 당했고, 혁신당이 지향하는 정치적 가치와 정책에 대한 진지한 검토나 비판, 토론은 찾기 어려웠다. 여기에는 앞서 봤듯이 반대파의 문제점뿐만 아니라, 제안자인 정청래 대표 측의 절차적 문제점과 한계도 존재했다.

일부에서는 정 대표가 차기 당권과 대권 등을 노리고 그것에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합당을 추진한다고 비난했지만, 그보다는 정 대표 자신의 설명대로 ‘지방선거 승리를 통해 이재명 정부의 성공에 기여하겠다’는 의지 자체가 동력이었을 수 있다. 정 대표측은 이것을 '욕먹을 것을 각오하고 승부수를 던졌다'고 설명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8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26.2.8. 연합뉴스

진짜 문제는 그 판단의 기준이 지나치게 ‘정치공학’과 ‘선거 산수’에 머물러 있었다는 점이다. 정 대표는 박빙 지역에서의 승리를 위해 혁신당과의 표 합산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폈다. 하지만 정치는 단순한 산수가 아니라 복잡하고 다층적인 방정식이 작동하는 영역이다. 2022년 대선 당시에도 민주당은 열린민주당과 전격 합당하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

하지만, 그것은 당내 이낙연 세력과의 고질적인 불신과 갈등을 해결하지 못했고, 결국 대선은 미세한 차이로 윤석열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 단순한 물리적인 결합은 화학적 시너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또한, ‘민주당에 유리한 것이 반드시 한국 사회와 정치 발전에 유리한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이 빠져 있었다.

물론 그것이 일치하는 경우도 많고 그럴 때는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특정 정당의 이익을 위해 사회 발전의 과제가 뒤로 돌려질 위험이 있다. 실제로 한국 정치의 발전을 위해 시급한 것은 지난 탄핵 정국에서 민주당이 약속했던 정치 개혁안들이다. 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 결선투표제 도입, 비례대표제 강화, 중대선거구제 전면화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런 정치개혁 과제들은 이번 합당 논란 속에 다시금 안개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정청래 대표는 정치개혁 약속을 이행하라는 혁신당과 진보 정당들의 요구에는 묵묵부답이다가 갑자기 ‘합당’이라는 흡수통합 카드를 꺼냈다. 이는 혁신당이 지향해 온 고유한 가치들을 무화시킬 위험도 존재했다.

현재 민주당은 중도 확장을 명분으로 보수 인사를 대거 영입하며 이른바 ‘우클릭’에 대한 우려와 비판을 받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혁신당이 민주당이라는 거대 정당에 흡수된다면, 그들이 주장해온 사회권 선진국, 토지공개념, 차별금지법 제정 등 진보적 의제들은 당내 주류 논리에 밀려서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존재했다.

‘혁신당이 사회주의적인 토지공개념을 포기해야 합당할 수 있다’는 색깔론이나 펴면서 합당을 반대하던 이들 탓이 크겠지만, 정청래 대표와 측근들도 혁신당의 그런 진보적 가치와 정책을 수용하겠다는 의지를 별로 보이지 않았다. 물론 정 대표나 ‘합당이 평소의 지론’이라는 이재명 대통령은 혁신당이 민주당의 ‘왼쪽 날개’ 역할을 해주길 기대했을 수 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8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합당을 제안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설 연휴가 시작되는 13일 전에 민주당의 공식 입장을 결정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2026.2.8. 연합뉴스

보수 인사 영입으로 비대해진 우측으로 편향을 견제하고, 당 내부에 신선한 자극과 진보적 압력을 넣는 ‘메기’ 역할을 바랐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는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조국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일 뿐, 혁신당의 정책적 요구와 가치들을 어떻게 보호하고 계승할지에 대한 구체적 비전은 제시되지 않았다.

‘밖에서 쇄빙선 하지 말고 들어와서 키를 잡아라’라는 말은 매혹적이지만, 이미 거대 선박의 엔진과 조타실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그 키를 순순히 내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언주 의원 등이 쏟아낸 색깔론은 합당 이후 혁신당 출신들이 마주할 거대한 벽을 예고했다. 그런 점에서 합당을 찬성하는 일부 사람들이 제시하는 미국의 사례도 자세히 봐야 한다.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나 조란 맘다니(Zohran Mamdani) 같은 미국의 진보 정치인들이 민주당에 들어가서 기회를 잡으려고 하는 것은, 양당 구조를 벗어나 제3의 대안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이 극도로 제한되어 있는 미국 정치의 제도적 문제점과 구조적 현실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샌더스나 맘다니 같은 정치인들은 어쩔 수 없이 민주당에 들어갔다.

그들은 민주당 입당이 최종 목표가 아니고, 민주당보다 더 진보적이고 친노동자적인 새로운 정치적 대안을 건설하며 양당 구조를 극복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즉, 만약 민주당-공화당 양당 구조를 벗어나 제3의 진보 정당을 성공적으로 건설할 통로가 제도적으로 보장되어 있다면 다른 선택을 했을 것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민주당-혁신당 합당은 한국 정치의 양당 구조를 그대로 두거나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정치가 보여주듯이 양당 구조는 제도와 구조 때문에 쉽게 바뀌지 않을 뿐 아니라, 그 구조에서 기득권을 누리는 주류 양당이 그것을 바꾸려는 시도를 가로막는 경향이 있다. 물론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양당은 절대로 같지가 않다.

국힘은 극우 반동이지만 민주당은 중도적 보수-진보를 포괄한다. 하지만 제3의 대안이 등장하는 것을 꺼리는 점에서는 두 당이 비슷한 이해관계를 가지는 점이 있다. 만약 민주당이 혁신당을 흡수하면 양당 구조를 그대로 두고 거기 머물려는 경향이 더욱 강해질 것이다. 혁신당 왼쪽의 진보 정당들이 그 공백을 흡수하며 성장할 수도 있지만 역사가 보여주듯 당장은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한국 사회가 장기적으로는 국민의힘 같은 극우 정당을 소멸시키고 민주당과 더 왼쪽의 진보 정당들이 경쟁하고 협력하는 더 나은 정치 체제로 나아가길 바라는 입장에서도 민주당-혁신당 합당은 바람직한 대안으로 보기 어렵다. 결국 이번 합당 논란이 우리에게 남긴 과제는 분명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히 정당들의 통합을 통한 세 불리기가 아니다.

다당제 속에서 다양한 정치적 지향이 공존하면서 연합하고 경쟁하며 정치를 발전시킬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더 장기적으로는 민주당을 뛰어넘는 능력으로 대중의 더 큰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정치 세력이 등장해서 민주당을 발전적으로 대체할 미래의 가능성을 남겨놓기 위해서도 승자독식 속에서 유지되는 양당 구조가 아니라 그러한 구조가 더 낫다. 대립과 갈등을 피하면서 그런 방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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