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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체포방해’ 윤석열 유죄 확정은 상식의 확인”

민주노총, “‘인간방패’ 자처 국힘 의원들 예외없이 수사해야”

  • 기자명 이광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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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7.10 07:11
  •  
  •  수정 2026.07.10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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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2일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윤석열 일당 엄중 처벌'을 요구하는 시민사회단체. [사진-한반도평화행동]
지난 2월 12일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윤석열 일당 엄중 처벌'을 요구하는 시민사회단체. [사진-한반도평화행동]

9일 대법원(제3부 주심 이숙연)이 ‘경호처를 동원한 체포방해’ 등과 관련 윤석열 측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징역 7년)을 확정한 데 대해, 시민사회가 “상식의 확인”, “사필귀정”이라고 반겼다.

참여연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공수처 수사권에 대한 논쟁을 종식하고, 대통령이 군사상 비밀이나 국가안보를 내세우더라도 정당한 사법적 절차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는 법치국가의 원칙을 확인한 것”이라고 짚었다.

“12.3 내란이 일어난지 583일이 지나서야 나온 내란우두머리 윤석열의 첫 유죄 확정 판결로, 누구도 법위에 설수 없다는 상식이 새삼 확인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는 “(윤석열은) 법원의 판단보다 자신의 아집과 궤변을 내세우며 경호처 직원들에게 물리력을 행사해 공수처 수사관들을 막으라고 강요했고, 총기 사용을 종용했으며, 비화폰 단말기 삭제 등 불법적 증거인멸 지시도 주저하지 않았”으나 “법원은 1심부터 일관되게 공수처의 수사권과 법원의 영장이 모두 적법하다며 윤석열의 주장을 배척했다”고 짚었다.

“이번 확정 판결을 계기로 12.3내란의 불법성과 12.3내란 수사의 정당성을 뒤집으려는 억지 주장은 힘을 잃었다”며 “윤석열의 억지 주장에 부화뇌동해 2025년 1월 당시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스크럼을 짜며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을 가로막았던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이번 대법원 확정판결을 계기로 국민 앞에 사죄하고, 체포방해 불법행위를 옹호하고 가담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다그쳤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도 ‘성명’을 통해 “늦었지만 사필귀정”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는 이 사건이 내란의 본류가 아닌 ‘체포방해’라는 곁가지 혐의에 대한 판단”이라며 “진짜 심판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 그 본류 재판에서 더욱 엄중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동시에 “무엇보다 이번 판결의 의미는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그날 한남동 관저 앞에서 벌어진 것은 ‘불법 체포에 대한 저항’이 아니라 ‘적법한 공권력 행사에 대한 조직적 방해’였다는 사실이 최종적으로 확정된 것”이라며 “그렇다면 그 방해를 몸으로, 말로, 조직적으로 주도한 자들 역시 같은 잣대로 단죄되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2025년 1월 6일, 체포영장 집행을 막기 위해 한남동 관저 앞에 몰려가 인간방패를 자처한 국민의힘 의원은 장동혁, 나경원, 윤상현, 송언석을 비롯해 확인된 이만 45명에 달한다”고 짚었다. 

“나경원, 김기현, 권영진, 윤상현 의원은 이미 종합특검에 의해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되어 조사가 진행 중”이나 “나머지 의원들에 대해서도 예외 없이 수사해야 한다”며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이 법 앞의 평등 원칙을 비껴가는 방패가 될 수 없다”고 촉구했다.

정치권에서도 반응했다. 

더불어민주당 부승찬 대변인은 “이번 판결은 12·3 불법 비상계엄을 일으킨 윤석열에 대한 대법원의 첫 판결”이고 “국가권력을 사유화해 정당한 영장 집행과 수사를 가로막은 행위에 대법원이 유죄를 확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2심 징역 7년 선고는 특검이 구형한 10년에 미치지 못했는데 이는 사안의 중대성과 국민의 눈높이에 비춰볼 때 아쉬움이 남는다”면서도 “사법부의 이번 판결로 헌정질서를 무너뜨린 권력자도 법의 심판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고 짚었다.

조국혁신당 임명희 대변인은 “사필귀정의 당연한 결과”이나 “윤석열 측은 졸속 심사라며 재판소원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사법 절차의 정당성을 수호해야 하는 사법부의 고충과 피로감이 깊어질 듯하다”고 꼬집었다.

진보당 손솔 수석대변인은 “이제는 한남동 관저로 달려가 내란 수괴의 체포를 육탄 방어했던 부역자들 차례”라며 “아직도 국회를 활보하는 윤상현, 김기현, 권영진 등 ‘인간 방패’ 공범들이 최근 피의자로 무더기 입건되어 수사 심판대 위에 서 있다”고 정조준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 사건에 대한 공식논평 없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형사소송법 개정안’, 언론단체 등에서 우려해온 ‘개정 정보통신망법 시행’ 등에 대한 정치 공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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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건국 기념일에 ‘적색 공포’ 되살려낸 까닭

한승동 에디터

sudohaan@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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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

  • 입력 2026.07.08 17:40

  • 수정 2026.07.08 23:02

  • 댓글 0

로버트 라이시 “중간선거에 더 쓸 카드가 없어서”

"트럼프 네오파시즘, 악의적 나르시시즘이 문제"

공산주의적 국가통제 시도하고 있는 건 트럼프

인텔, 오픈AI, 유에스 스틸 등 민간기업 지분 요구

‘반미 친중 종북’ 타령 방불케 하는 공화 반공카드

매카시즘은 공화당이 꾸민 ‘뉴딜 정책’ 폐기 공작

젊은미국인 67% 사회주의, 40% 자본주의 선호

미국인 56% “미국 50년 안에 자유국 지위 상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미국 건국 250주년 기념일 하루 전인 7월 3일 워싱턴에서 열린 '신앙과 자유 정상회의'에서 종교 보수주의자들을 대상으로 연설하고 있다. 가디언 7월 7일

“트럼프는 왜 ‘공산주의자’를 공격할까? 더 이상 쓸 카드가 없기 때문이다.”

빌 클린튼 정부 때 노동부장관을 지낸,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 공공정책 명예교수 로버트 라이시가 7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쓴 칼럼 제목이다. 라이시는 경제와 외교, 이민 정책에서 모두 실패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망 신통찮은 중간선거에서 전세를 뒤집기 위해 꺼낸 마지막 카드가 민주당과 당원들을 공산주의자로 모는 ‘빨갱이 몰이’ 반공주의 캠페인이라고 직격했다.

“물가 상승률이 임금 상승률보다 높아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더 가난해지고 있기 때문에 경제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다. 이란과의 전쟁은 참담한 실패였고, 관세 정책도 완전히 실패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도 (그가 큰소리쳤던) ‘하루(24시간)’ 안에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에 외교 정책에 대해서도 얘기할 게 없다. 그의 단속과 대규모 추방 정책은 엄청난 반발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에 이민정책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수 없다.”

따라서 중간선거에서 쓸 카드로 남은 게 무엇이겠는가?

“그는 가장 오래된 우익 수법인 민주당원들(특히 새롭게 떠오르는 젊고 패기 넘치는 민주당 정치인들)을 공산주의자라고 비난하는 데 기대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 민주주의에 위험한 인물이다.”

트럼프는 독립선언서 서명 250주년 전 날인 7월 3일, 미국 건국 영웅들이 거대한 암벽에 새겨진 러시모어 산에서 한 기념연설에서 독립선언서 내용을 비틀어 “공산주의는 생명, 자유, 행복 추구의 정반대다. 그것은 죽음, 폭정, 악의 추구다”라며 “우리는 그들이 승리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라이시는 오늘날 미국인들이 사회주의나 공산주의보다는 트럼프의 새로운 파시즘(neofascism)을 더 걱정하고 있다면서, 트럼프의 유일하게 확고한 신념은 “악의에 찬 나르시시즘이라는 고대 이데올로기에 대한 믿음”라고 쏘아붙였다.

 

미국 건국 250주년을 하루 앞둔 7월 3일 워싱턴, 제퍼슨, 시어도어 루스벨트, 링컨 등 미국의 건국 영웅들이 새겨진 라시모어 산 암벽을 배경으로 연설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그는 이날 연설에서 공산주의자를 공격하면서 '적색 공포'를 되살려 냈다. 가디언 7월 7일

250주년 건국 기념식서 되살려낸 ‘적색 공포’

가디언의 7일 기사(“트럼프가 민주당을 ‘공산주의자’로 몰아세우면서 되살아난 적색 공포”)에 따르면, 트럼프와 그의 공화당 동맹들은 “뉴욕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민주사회주의자들과 그들의 가까운 진보동맹들이 (11월 중간선거) 예비선거에서 승리한 뒤”, “존 버치 협회(반공주의 우익단체)에서 사용했던, 이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진부한 용어를 동원하여 민주당원들을 공산주의자로 낙인찍으려는 대대적인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다.

공산주의식 국가통제 주도하는 건 트럼프

가디언 기사는 그러나 사상최대 규모의 정부통제를 민간산업에 확대하고 있는 것은 트럼프의 공화당 정권이라며, 중앙통제식 공산주의 방식을 도입하고 있는 것이 누구냐고 물었다.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종합반도체제조회사 인텔의 지분 9.9%를 보유하면서 최대 단일 주주가 됐다. 트럼프는 반도체법(Chips Act)의 자금을 전용하여 경영난에 빠진 인텔을 그런 식으로 구제한 뒤 인텔의 지분 5%를 추가로 매입할 수 있는 워런트(warrant, 특정 기업의 주식을 미리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증서)도 보유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시작 이후 “국가가 국유화한 수십 건의 투자 사례 중 하나”일 뿐이다. 미국정부는 MP 머티어리얼스(MP Materials Corp.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본사를 둔 희토류 소재가공 기업)의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으며, 국방부는 이 희토류 생산업체의 최대 주주다.

에너지부는 리튬 아메리카스(Lithium Americas, 네바다주 북부의 세계 최대 리튬 매장지 ‘태커 패스’ 프로젝트를 개발 중인 캐나다 기업) 지분 5%, 그리고 GM과의 합작 투자 회사인 태커 패스(Thacker Pass)의 지분 5%를 보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제철의 유에스 스틸(US Steel) 인수를 승인할 때, 국가안보를 이유로 철강 회사의 일부 산업 결정에 대해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황금주’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오픈AI(OpenAI)는 정부에 지분 5%를 양도하는 방안을 행정부와 논의 중이다.

“대통령은 관세를 마치 몽둥이처럼 휘둘러 백악관 정책이나 자신의 개인적인 변덕에 따라 특정 산업이나 민간기업을 보호하거나 처벌해 왔다. 반도체 설계 및 인공지능(AI) 개발 서비스 기업 엔비디아와 반도체 제조회사 AMD는 중국 내 칩 판매 수익의 15%를 미국 정부에 지불하기로 합의한 뒤에야 고가의 AI 칩 수출 허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트럼프의 반공산주의적 발언은 우익 언론 전반에 걸쳐 되풀이되고 있다.”

‘반미 친중 종북’타령 방불케 하는 미국 공화당 반공캠페인

폭스뉴스 진행자 제시 워터스는 시카고 시장인 민주당 진보주의 정치인 브랜든 존슨 등을 “미국을 묻어버리려는 냉혈한 혁명가들”이라 비난했고, 하원의장 마이크 존슨은 폭스뉴스 선데이에서 조란 맘다니 뉴욕 시장 등을 향해 “야만인들이 문 안에 들어왔다”며 민주사회주의를 “우리 정부 체제 전체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맷 모워스 전 백악관 고문은 “이것이 바로 공산주의자들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모습”이라고 했다.

‘프로미티언 액션’의 극우 논평가 바버라 보이드는 100년 전에 사망한 이탈리아 마르크스주의자들(안토니오 그람시 등)과 뉴욕시장 맘다니를 연결시키려는 동영상에서 “많은 공화당원들은 이것이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인들이 사회주의자를 싫어하기 때문에 중간선거에서 승리하기가 더 쉬워질 것이라고 말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이 ‘빨갱이 몰이’를 중간선거 전략으로 채택하고 있다는 명백한 자백처럼 들린다.

민주당 등 진보세력을 “미쳤다”(crazy)고 주장하는 보이드의 결론은 이런 것이다.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가 재창조하고 있는 미국 문화를 우리 국민이 자각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건국 250주년을 기화로 중간선거 판세 뒤집기를 위해 미국의 우익들이 총궐기라도 한 듯한 모양새다.

동아시아의 동맹국에서 선거 때마다 벌어지고 있는 우익세력의 ‘반미 친중 종북’ 타령이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매카시즘은 공화당이 꾸민 ‘뉴딜 정책’ 폐기 공작

로버트 라이시는 칼럼에서, ‘공산주의’가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 뒤 “좌파를 압박하기 위해 동원된 공포의 단어”였다면서 1950년대 초 위스컨신 주 상원의원 조지프 매카시의 이른바 ‘매카시 선풍’의 참극을 거론한 뒤 “매카시즘은 공화당이 전후 (민주당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주도한) 뉴딜 정책을 없애기 위해 벌인 노력의 부산물이었다”고 썼다.

“(당시) 공화당은 1946년 중간선거를 ‘공화주의와 공산주의의 싸움’으로 묘사했고, 공화당 전국위원회 위원장은 연방 관료들이 ‘분홍색 꼭두각시’들로 가득 차 있다고 주장했다.”

KKK단원 출신인 미시시피 주 상원의원 시어도어 빌보는 민주당원이었음에도 다인종 노동조합의 시민권 옹호활동을 “북부 공산주의자들 소행”이라 비난했고, 미시시피 주 민주당 하원의원 존 엘리엇 랭킨은 노조의 남부 조직화운동을 “공산주의 음모”라며 그것이 흑인들에게 더 많은 투표권을 줄 것이라는 인종차별 발언을 일삼았다. ‘빨갱이 몰이’는 민주당도 그렇게 갈라 놓았다.

그 결과 1946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상하 양원 모두 장악력을 잃었고, 매카시는 상원의원으로 출세했다. 캘리포니아 주에서 ‘공산주의자 색출’을 정치적 도구로 활용하는 법을 터득한 젊은 공화당 변호사 리처드 닉슨은 하원의원이 되고 4년 뒤엔 상원의원이 됐으며, 대통령까지 됐다.

하지만 바람이 꺼지자 매카시는 거의 하룻밤 사이에 무너졌다. “매카시의 전국적인 인기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3년 뒤, 상원 동료들의 비난과 당내 배척, 언론의 외면을 받은 매카시는 48세의 나이에 만취한 채 술에 찌들어 세상을 떠났다.” 닉슨도 결국 워터 게이트 사건으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매카시의 수석 변호사였던 로이 콘은 살아남아 1970년대부터 트럼프의 사업적, 정치적 세계관을 형성하는데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 법률고문이자 인생 멘토가 됐다., 그는 법무부 변호사 시절 줄리어스 로젠버그와 그의 아낸 에델 로젠버그 부부를 소련 간첩혐의로 기소해 부부 모두를 사형에 처하게 만든 공로로 명성을 얻은 이른바 ‘악마의 변호사’였다.

반공주의 캠페인에 기대고 있는 트럼프의 머리 속에는 ‘매카시 선풍’의 기억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을 것이다.

젊은 미국인 67%가 ‘사회주의’ 선호

라이시는 ‘트럼프의 문제’는 “그가 흠집 내고 싶어 하는 민주당의 주요 인사들이 공산주의와는 전혀 관련이 없을 뿐만 아니라 사회주의와도 거의 관련이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공화당이 공산주의자로 몰아가려는 조란 맘다니, AOC(촉망받는 젊은 여성 정치가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시애틀 시장 케이티 윌슨, 콜로라도의 미국민주사회주의자(DSA) 및 민주당 소속 진보성향 정치인 멜라트 키로스 등 수십 명의 정치인들이 대기업에 맞서고, 거액의 정치자금 부패를 척결하며, 평범한 미국인들의 실생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인기를 얻고 있다고 했다. 그 인기가 공화당에겐 차명타가 될 수 있다.

라이시는 이를 뒷받침하는 여론조사 결과들을 인용했다.

악시오스-제너레이션 랩이 젊은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67%가 ‘사회주의’라는 단어에 대해 긍정적이거나 중립적인 연상을 한다고 답한 반면, ‘자본주의’에 대해서는 40%만이 긍정적이거나 중립적인 연상을 한다고 답했다.

케이토(Cato) 연구소의 최근 전국 설문조사에서는 Z세대(청년세대)는 자본주의(45%)보다 사회주의(53%)를 더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인 56% “미국 50년 안에 자유국 지위 상실”

라이시는 Z세대가 자본주의에 점점 환멸을 느끼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며 말했다. “그들은 내 집 마련을 할 여유가 없고, 건강보험료조차 감당하기 어렵다. 고용시장은 끔찍하고, 가정을 꾸릴 형편도 되지 않는다. 여러모로 자본주의, 또는 현재의 체제라고 부르는 것이 무엇이든 간에, 그들을 실망시켰다. 그리고 그들은 미국의 미래다. 그래서 트럼프의 새로운 공산주의자 색출 공세가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

트럼프의 네오파시즘, 악의적 나르시시즘이 문제

라이시는 미국인들이 미국 체제 전반에 대해 생각할 때, 사회주의나 공산주의보다는 트럼프의 네오파시즘(neofascism)을 더 걱정하는 것 같다며 케이토 연구소의 또 다른 여론조사 결과를 다음과 같이 인용했다. “미국인의 56%가 정부 최고위층의 부패와 권력 남용으로 앞으로 50년 안에 미국이 자유국가로서의 지위를 잃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로버트 라이시 전 미국 노동부장관. 가디언 7월 7일

그리고 다음과 같은 통렬한 야유로 칼럼을 마무리했다.

“물론 트럼프 자신은 어떤 이념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는 자본주의에 대해 조금도 관심이 없고, 공산주의나 사회주의에 대해서도 걱정하지 않는다. 그의 유일하게 확고한 신념은 특히 악의에 찬 나르시시즘이라는 고대 이데올로기(ancient ideology called narcissism, of the especially malignant sort)에 대한 믿음이다.”

한승동 에디터 sudohaan@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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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엄마·아빠 나 돈 좀 빌려줘, 집 사게”···요즘 서울 2030의 자가 마련법 ‘부모돈 내산’

2030 서울 주택 매입액, 자기자금 비중 줄고

증여·상속·차입금 등 외부자금은 늘어

부모 의존 흐름 뚜렷···편법 증여 가능성 커

서울 송파구와 강남구의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문재원 기자

서울에서 내 집 마련에 나선 2030세대의 자금 조달 방식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본인이 모은 돈의 비중은 줄어드는 반면 부모로부터의 증여나 사적 차입 등 외부 자금 의존도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을’이라는 조세 원칙이 부의 대물림 앞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향신문이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실을 통해 8일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금조달계획서(외국인·법인 제외)’를 분석한 결과, 서울에서 본인 입주 목적으로 집을 산 20대의 총매입액 대비 자기 자금(예금·주식·채권 매각) 비중은 지난해 1분기 29.6%에서 올해 1분기 27.1%로 낮아졌다. 현재까지 집계된 최신 데이터인 올해 4~5월에는 24.9%까지 떨어졌다.

반면 증여·상속과 그밖의 차입금을 합한 외부 자금 비중은 같은 기간 15.1%에서 22.9%로 상승했고, 올해 4~5월에는 23.6%까지 올랐다. 자기 자금과 외부 자금의 격차는 지난해 1분기 14.5%포인트에서 올해 4~5월에는 1.3%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사실상 자기 자금과 외부 자금 비중이 비슷해진 셈이다.

30대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자기 자금 비중은 지난해 1분기 17.1%에서 올해 1분기 19.9%, 올해 4~5월 22.0%로 높아졌다. 하지만 같은 기간 외부 자금 비중 증가 속도는 9.1%, 15.7%, 17.3%로 더 빨랐다. 이에 따라 두 비중의 격차는 지난해 1분기 8.0%포인트에서 올해 4~5월에도 4.7%포인트로 좁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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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자금 비중이 늘어난 건 개인 간 차입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총매입액에서 개인 간 거래를 의미하는 ‘그 밖의 차입금’ 비중은 20대의 경우 지난해 1분기 5.2%에서 올해 1분기 10.2%로 두 배 가까이 늘었고, 올해 4~5월에는 11.0%까지 상승했다. 30대도 같은 기간 3.1%에서 6.8%로 높아진 데 이어 올해 4~5월에는 7.7%를 기록했다.

현행 세법상 부모에게 돈을 빌리더라도 법정 이자율(연 4.6%)을 적용해 차용증을 작성하고 실제 이자를 지급하면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물론 국세청이 연이자 규모가 자녀가 부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면 사실상 증여로 판단한다. 다만 국세청이 사후에 수많은 사인 간 금전 거래의 이자 지급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기는 쉽지 않아 편법 증여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증여·상속 자금 비중도 증가했다. 20대의 경우 총매입액 대비 증여·상속 자금 비중은 지난해 1분기 9.9%에서 올해 1분기와 4~5월 모두 12.6%로 높아졌다. 30대 역시 6.0%에서 올해 1분기 8.9%, 올해 4~5월 9.7%로 상승했다.

자기 자금의 구성도 달라졌다. 20대의 본인 예금 비중은 지난해 1분기 23.5%에서 올해 1분기 21.5%로 낮아졌고, 올해 4~5월에는 15.3%까지 감소했다. 30대도 같은 기간 14.4%에서 14.3%, 13.5%로 점차 줄었다.

반면 주식·채권을 처분해 마련한 자금 비중은 오히려 커졌다. 20대는 지난해 1분기 6.1%에서 올해 1분기 5.6%로 소폭 낮아졌지만 올해 4~5월에는 9.7%로 뛰었다. 30대 역시 2.7%에서 5.6%, 8.5%로 꾸준히 상승했다.

홍정훈 도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청년층의 주택 구입이 근로소득보다 부모의 자산 이전에 더 크게 의존하는 구조가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며 “증여세 완화 흐름까지 이어질 경우 부모 세대의 자산 격차가 자녀 세대로 이전되는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영문번역(English Trans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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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박서연 기자

  • 입력 2026.07.09 07:43

  • 수정 2026.07.09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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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7월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검은색 마스크를 쓴 채 입장하며 7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추진된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시행을 하루 앞둔 지난 6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내일부터 개정 정보통신망법, 소위 ‘입틀막법’이 시행된다. 결국 모든 국민의 입을 틀어막고 말 것이고, 이재명 반대하는 댓글은 온라인에서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9일 동아일보 칼럼은 “자신을 비판했다고 친한계 전 최고위원 김종혁에게 사실상 제명 중징계를 내렸던 당 대표로서 좌파정권 내로남불을 무색하게 한다”라고 비판했다.

허위정보법 반대 장동혁에 동아일보 “자신 비판한 의원 제명해놓고 내로남불”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이하 망법)은 지난 7일 시행됐다. 불법 또는 허위조작정보 유포자한테 최대 5배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는 시행령에서 구독자 수 10만 명 이상, 3개월 월별 합산 조회수 평균 10만 회 이상, 3개월간 3회 이상 정보로 수익을 얻은 자 등으로 가중 손해배상 적용 대상을 구체화했다. 언론사나 일부 유튜버 정도가 해당될 전망이다. 10억 원 과징금 역시 ‘사실이나 의견을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자’에게 부과된다. 망법 개장안은 이미 법원에 의하여 불법 또는 허위조작정보로 인정돼 유죄판결, 손해배상판결 또는 정정보도 판결이 확정된 정보를 2회 이상 유통한 경우 최대 1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방미통위는 8일 개정 망법 적용을 받는 규제 대상 플랫폼 9개를 지정 통보했다. 신영규 방미통위 방송통신이용자정책국장은 이날 경기 정부과천청사 방미통위에서 열린 ‘정보통신망법 개정 시행 관련 브리핑’에서 ‘허위·조작정보근절법’ 상 자율규제 가이드라인 마련 등 규제가 적용되는 플랫폼 사업자로 “국내 사업자는 네이버·카카오 그리고 네이트 그리고 디시인사이드가 해당된다. 해외 사업자는 구글·메타·엑스·틱톡. 총 8개 사업자가 해당 사업자로 판단돼서 지금 현재 해당 사업자에게 규제 대상이라고 해서 지정 통보를 한 상태”라고 밝혔다. 방미통위는 브리핑이 끝난 후 포털 다음 역시 규제 대상 플랫폼으로 추가 지정했다.

▲ 2026년 4월10일 김종철 방미통위원장이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첫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정안이 추진된 지난해 말부터 장동혁 대표는 개정 망법을 줄곧 ‘입틀막법’이라고 불렀고, 지난 6일에 이어 7일에도 “이재명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허위조작’이 되고, 이재명을 비판하면 ‘불법행위’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김순덕 동아일보 칼럼니스트는 9일 <장동혁, ‘입틀막법’ 반대할 자격 있나> 칼럼에서 “결국 제목을 바꿨다. 애초엔 ‘장동혁은 입틀막법 막을 자격 없다’로 붙일 작정이었다. 7일부터 시행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자기검열하게 만들었다. 만에 하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제목부터 허위정보라고 문제 삼을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해야 될까 봐 겁이 나서다”라고 운을 뗐다.

▲9일자 동아일보 칼럼.

이어 “물론 장동혁이 그럴 리 없다. 그는 법 시행 전날 검정 마스크까지 끼고 나와 ‘정보통신망법은 (이재명 대통령의) 공소 취소를 앞두고 레거시 언론은 물론 유튜버들의 입까지 모두 틀어막겠다는 것’이라고 공격했던 제1 야당 대표다. 백번 옳은 말씀”이라면서도 “그러나 장동혁이 이 정부의 언론자유 탄압을 비난하는 건 아재개그로 들린다. 자신을 ‘줄타기’ ‘양다리’ ‘파시스트적’이라고 비판했다고 친한(친한동훈)계 전 최고위원 김종혁에게 사실상 제명이란 중징계를 내렸던 당 대표로서 좌파정권 내로남불을 무색하게 한다”라고 비판했다.

여당이 ‘허위·조작정보 근절법’과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등을 강행하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순덕 칼럼니스트는 “무기력한 야당은 독재 뺨치는 암적(癌的) 존재다. 무능하고 무책임한 야당 대표는 혈세 먹는 식충, 민폐일 뿐이다. ‘보수 재건’까진 바라지도 않는다. 부동산 정책이 잘못됐다는 여론이 46%라는 지난주 갤럽 조사가 나왔는데도 자리 보전에 급급한 장동혁은 강성 지지층 집회나 찾아다니고 있다”라고 했다.

끝으로 “이 대통령이 방문 중인 튀르키예에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직전, 코미디언 데니즈 괵타슈가 체포됐다. 유튜브 열흘 만에 조회수 1100만 회나 기록한 정치풍자인데도 ‘대통령 모욕’과 ‘증오 및 적대감 조장’ 혐의를 피하지 못했다. 그 나라엔 언론과 사법 장악에 이어 2016년 ‘실패한 쿠데타’를 이용해 숙청과 개헌으로 3연임에 성공한 대통령이 있다. 장동혁이 제1 야당 동력을 계속 잡아먹는다면, 우리가 튀르키예처럼 될 수도 있다”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전당대회 앞두고 ‘감기약 성분’ 공세까지… 조선일보 “느닷없다”

8·17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대진표가 사실상 확정됐다. 김민석, 고민정, 송영길 의원이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했고, 정청래 전 대표의 출마 선언도 곧 이뤄질 전망이다. 본격적인 선거 운동을 앞두고 후보들이 공방을 벌이고 있다.

동아일보는 6면 <송영길 “안에서 위기 시작” 반청 출사표, 친문 고민정도 정청래 거리두기> 기사에서 “송 전 대표는 정 전 대표를 향해 ‘6·3 지방선거 책임론’을 제기했고, 고 의원도 정청래 지도부의 당내 소통 문제를 제기했다. 김 전 총리에 이어 송 전 대표가 출마 일성으로 정 전 대표를 정조준하면서 사실상 반청(반정청래) 연대가 가시화되는 흐름”이라며 “반면 당 대표 사퇴 직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찾아갔던 정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 의원의 독자 행보로 친문(친문재인) 진영과 연대가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라고 해석했다.

▲9일자 동아일보 6면.

친정청래계로 꼽히는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12·3 계엄 당일 김민석 전 총리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에 불참했다고 언급하며 “윤석열 계엄 해제 국회 표결에 왜 불참했나. 감기약을 드시고 주무셨다고 하는데 그 감기약 성분이 무엇인가”라고 날선 질문을 하기도 했다. 김민석 전 총리는 지난 7일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에서 누가 얘기하나?’ 사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무슨 꼭 대장동 때를 보는 것 같다”라고 반격했다.

이를 두고 9일 조선일보는 <부동산 걱정 한마디 없이 조선시대 사화 벌이는 집권당 전대> 사설에서 “조선시대에나 볼 법한 전근대적 적통(嫡統) 논쟁부터 벌어졌다. 상대방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계승자를 자처하자 과거 행적을 ‘파묘’하듯 파헤치는 낯 뜨거운 일들이 번갈아 일어났다. 서로를 ‘멸칭’으로 부르면서 감정 싸움을 벌였다”라며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지난 1일 오찬으로 과열된 분위기가 식는 듯하더니 잠시뿐이었다. ‘감기약 성분’ 논란도 느닷없다. 동반장 선거에서도 볼 수 없는 수준 낮은 정치 공세”라고 비판했다.

▲9일자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이어 “당 대표 선출 투표 방식을 둘러싼 갈등도 볼썽사납다.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는 지난 7일 기존의 ‘결선 투표’ 대신 ‘선호 투표’ 방식으로 결정했다. 경기 직전에 룰을 바꾼 셈인데, ‘선호 투표’는 친명계가 선호한다고 한다. 친청계가 강력 반발하고 결선 투표가 명시된 당헌·당규 위반이란 비판이 나오자 결국 재논의에 들어갔다”라고 지적하며 “2030 배려도 말뿐이고, 그들을 좌절케 한 부동산 규제와 고용난에 대한 담론은 실종됐다. 보완 수사권 존폐 문제도 국민 생활에 미치는 여파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강성 당원의 환심을 사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 2년 차에 실질적 국정 성과를 내겠다는 그들의 약속이 허망하게 들릴 뿐”이라고 했다.

與, 보완수사권 폐지 강행… 중앙일보 “여당서도 신중론, 무작정 밀어붙이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가 지난 8일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 폐지하고 경찰로 수사 주체를 일원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전체회의에 상정하고 오는 10일 법안심사1소위원회에서 심사하기로 의결했다. 이 의결은 국민의힘이 퇴장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이뤄졌다. ‘장윤기 사건(광주 여고생 살인사건)’ 관련 경찰의 수사 은폐·축소 정황이 검찰의 보완수사로 드러나면서 민주당 주도로 추진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두고 비판 및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9일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등은 이 소식을 다루며 “여당 내서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라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1면 <보완수사권 폐지법 與, 신중론에도 강행> 기사에서 “하지만 민주당 홍기원(경기 평택갑)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힘없는 억울한 피해자를 최소화하는 수준의 보완수사권을 남겨둘 여지는 없는지 심도 있는 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했다. 김남희(경기 광명을) 의원은 법사위에서 전남광주 여고생 피살 사건을 언급하며 ‘이번 사건처럼 경찰이 피의자 측과 내통하거나 증거를 폐기하는 유사한 사건을 방지하거나 문제를 찾아낼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어떤 수사기관도 무소불위 권력을 휘둘러선 안 되고,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면 안 된다’고 했다”라며 민주당 내에서 나오는 신중론을 보도했다.

▲9일자 조선일보 4면.

▲9일자 중앙일보 사설.

관련해 중앙일보도 사설 <여당 내부에서도 나오는 보완수사권 폐지 신중론>에서 “강경파가 속도전을 주장하고 있지만, 부작용을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만큼 무작정 밀어붙일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치밀하게 보완책을 마련하지 않고 보완수사권을 폐지할 경우 일반 형사사건에서 피해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여고생 살해범 사건은 검찰의 보완수사 과정에서 단순 살인이 아닌 성폭행 목적의 사건이었음을 밝혀냈고, 그 이후 경찰 간부인 장윤기의 아버지와 수사팀의 유착과 증거인멸 정황이 드러났다” 라며“보완수사권의 필요성을 증명하는 이런 사건이 발생했는데도 민주당이 전당대회를 앞둔 선명성 경쟁에 빠져 피해자가 생겨날 상황을 방치한다면 책임을 방기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당 대표 직무대행을 겸하는 한병도 원내대표가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는 민주당의 확고부동한 원칙’이라고만 반복하는 것은 유감”이라며 “홍기원 의원을 비롯해 왜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검수완박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힘없는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개혁인데, 보완수사권을 완전 박탈하면 사회적 약자가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오는지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사건에 한해 보완수사권을 인정하자는 주장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증거인멸 위험성이 크거나 공소시효 만료가 임박한 경우, 수사를 담당한 경찰의 중대한 인권 침해가 있는 경우 보완수사를 폐지했을 때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중앙일보는 또한 “이재명 대통령은 제한적인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을 언급했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어제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피해자가 억울하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신이 그러하다면 최종 입법 권한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국회가 결정하는 대로 맡겨두겠다고 하는 것은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라면서 “국정에 무한 책임을 지는 정부와 여당이 지금이라도 함께 부작용을 최대한 완화하는 대안을 모색하기를 기대한다”라고 했다.

한국일보도 1면에 여당 내 신중론을전했고, 이어지는 3면 <경찰 부실 수사로 구속됐다 석방… 보완수사 없었다> 기사에서 보완수사권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사례들을 전했다. 예컨대 “2023년 경기 안산시에선 60대 남성 A씨가 13세 아동을 유인해 성폭행한 사건이 있었다. 경찰이 가족의 신고를 접수했는데, 피해 아동은 수치심에 피해 사실을 제대로 진술하지 못했다. 결국 경찰은 피의자인 A씨 주장만을 근거로 아동 성매매 혐의로만 검찰에 사건을 넘겼다”라며 “하지만 검찰의 판단은 달랐다. 수원지검 안산진청은 A씨를 추가 조사하는 과정에서 구강성교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은 피해 아동으로부터 상세한 피해상황 진술을 받아낼 수 있었고, A씨를 미성년자 강간 혐의로 구속해 재판에 넘겼다”라고 했다.

▲9일자 한국일보 3면.

▲9일자 한겨레 3면.

이 외에도 “경찰에서 구속된 뒤 수사 오류가 확인돼 풀려난 사례도 있다. 2021년 충남 서산에서는 외국인 피해자를 스토킹한 혐의로 C씨가 구속됐다. 검찰은 사건을 송치받은 뒤 피해자가 술김에 허위 신고를 했다는 자백을 받았다”라며 “이 과정에서 경찰이 피해자로부터 처벌불원 의사를 확인하고도 그대로 송치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C씨의 구속을 취소하고 석방했다”라고 전했다.

한겨레도 3면 <민주, 보완수사권 폐지 속도전…“심도있는 숙의” 당내 신중론도> 기사에서 “8·17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주자들이 일제히 신속 처리를 주문한 가운데 당내에선 ‘숙의’가 필요하다는 공개 의견도 나왔다”라며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이날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나와 ‘지금 당이 최대한 빨리 진행해서, 할 수 있다면 7월 말까지라도 (법 개정을) 끝내는 것이 좋다’고 시점을 못박았다. 정청래 전 대표도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당내 이견이 노출되면 수사·기소 분리 대원칙에 대해 의심을 살 수 있다’며 ‘전면 폐지에 대해 더 이상 당에서 논란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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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가 서울아파트 올렸다? 윤석열 때 14억 찍고 되레 12억으로 떨어졌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6/07/09 08:12
  • 수정일
    2026/07/09 08:12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부동산 실거래가로 본 이재명 정부 1년] ② 이재명 정부 때 집값이 올랐나

허환주 기자 | 기사입력 2026.07.09. 07:35:50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1년. 그동안 부동산 관련 여러 정책을 내놓았다.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했다. 또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종료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각종 데이터와 수치는 부동산 가격의 '역대 최고치'를 가리킨다.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이 되레 부동산에 불을 붙이고 있다고 비판한다. <프레시안>은 한국도시연구소와 공동으로 전국 주택 실거래가와 최고가 경신을 주도한 수도권 100대 아파트를 분석해 현재의 부동산 가격이 이재명 정부 들어서 올랐는지, 부동산 규제가 과연 부동산에 불을 붙인 게 맞는지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

(부동산 실거래가로 본 이재명 정부 1년 바로가기 ☞ : 클릭)

이재명 정부 들어서 집값이 천정부지로 올랐다는 비판이 연일 나온다. 현 정부가 출범한 2025년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1년 간 서울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이 역대 최고치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언론에서 공표되는 각종 수치도 이를 뒷받침한다. 근거도 명확하다. 주택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수요-공급'의 불균형이 집값 상승을 더욱 가파르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18년 출범한 문재인 정부 때와 매우 비슷한 양상이다. 다만, 실제 집값이 이재명 정부 들어서 급격하게 올랐는지는 한 번 따져볼 일이다.

<프레시안>이 한국도시연구소의 '전국 실거래가 분석보고서(2006~2026년 4월)를 분석한 결과, 전국 주택은 물론 서울 주택 및 아파트는 윤석열 정부(2022년 5월~2025년 4월)인 2023년부터 급등해 정권 말기인 2025년 1~2분기 최고점을 찍었다.

반면, 그렇게 올랐던 집값은 이재명 정부(2025년 5월)가 들어선 2025년 하반기부터 하락하기 시작했고 이는 2026년 1분기까지 이어졌다가 올해 4월부터 다시 상승 조짐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윤석열 정부 때 최고점을 찍은 뒤, 이재명 정부 들어서 내림세에 있던 주택 가격이 올해 4월에 다시 오름세를 보였다는 게 정확한 분석이다.

▲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2025년 1분기 최고점 찍고 그해 4분기 12.2억 원으로 하락

세부적으로 보면 서울 주택의 경우, 2022년부터 하락한 이후 2023년부터 급등해 2025년 1분기 11.6억 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2026년 1분기 8.8억 원까지 하락했으나 4월에 9.5억 원으로 다시 상승했다. 전국 대부분 시도에서 2026년 1분기 대비 4월 호당 매매가가 하락한 반면, 서울만 상승곡선을 그렸다.

거래가 활발한 아파트로 범위를 좁혀보면 곡선은 좀 더 가팔라진다. 전국 아파트 호당 매매가는 2019년 3.5억을 찍은 이후 2022년까지 유지 및 하락했으나 2023년 4억 원, 2024년 4.6억 원으로 급등했고 2025년 2분기 5.5억 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하락한 가격은 2026년 1분기 4.9억까지 떨어졌고 2026년 4월 5.5억 원으로 다시 최고점을 찍었다.

서울 아파트의 경우 2021년 10억을 초과했다 2022년 9.7억으로 하락한 뒤, 다시 상승해 2025년 1분기 14.2억 원으로 최고점을 찍고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그해 4분기 12.2억 원으로 하락했다. 2026년 1분기에도 하락 기조는 이어져 11.1억 원까지 떨어졌으나 4월에는 11.9억 원으로 다시 상승했다. 11.9억 원은 최고점을 찍은 2025년 1분기보다는 낮은 가격이다.

경기 아파트의 경우 2025년 1분기 5.5억 원에서 2분기 6억 원으로 상승해 최고점을 기록했으나 3분기 5.9억 원, 4분기 6억 원, 2026년 1분기 5.8억 원, 2026년 4월 6억 원까지, 6억 원 내외에서 거의 변화가 없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 2025년 4분기 최고치 이후 적게나마 연속 하락

전국과 서울의 전월세 가격도 주택 가격 그래프와 거의 비슷한 궤적을 보이고 있다. 전국 주택의 호당 전세가는 2026년 1~4월 3.2억 원으로 2025년 대비 1% 상승했고, 세부적으로 보면 2026년 4월에는 3.1억 원으로 2026년 1분기 3.2억 원에 비해 하락했다.

서울 주택의 호당 전세가는 2011년 1.8억 원에서 2025년 4분기 5억 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2026년 1분기 4.6억 원으로 2021년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또한 올해 4월에도 4.5억 원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국 아파트 호당 전세가는 2011년 1.6억 원에서 2025년 4분기 3.8억 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2026년 1분기 3.7억 원, 4월 3.6억 원 등 계속 하락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호당 전세가도 마찬가지다. 2011년 2.5억 원부터 계속해서 오른 가격은 2025년 4분기 6.4억 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하고 2026년 1분기 6.18억 원, 4월 6.17억 원으로 적게나마 연속 하락했다.

ⓒ한국도시연구소

서울 아파트 월세가, 올해 4월 최고점 찍어

전국 주택 호당 월세가가 그리는 그래프도 비슷하다. 2011년 45.3만 원이었던 월세가는 2025년 4분기 62.6만 원(전고점)을 찍고 2026년 1분기 59.2만 원으로 하락했으나 2026년 4월 62.7만 원으로 상승했다.

서울의 경우, 주택 호당 월세는 2011년 56.4만 원에서 2022~23년 2년 연속 전년 대비 10% 이상 상승했고 2025년 3분기 80.1만 원으로 최고점으로 기록했다가 2026년 1분기 76.4만 원까지 하락했으나 2026년 4월 81.3만 원으로 최고점을 기록했다.

전국 아파트 호당 월세는 2011년 63.3만 원에서 2020년 60.2만 원까지 소폭 등락을 반복하다 2021년부터 큰 폭으로 상승해 2025년 4분기 87.1만 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2026년 1분기는 84.8만 원으로 하락했으나 4월에는 88.5만 원으로 다시 최고점을 찍었다.

서울 아파트 호당 월세가도 2021년~2022년 크게 상승한 이후 2923년 3분기 170.2만 원으로 최고점을 기록했다. 이후 2026년 1분기 166.4만 원으로 하락했지만 4월 다시 182.2만 원을 최고점을 찍었다.

"오세훈의 강남3구 규제 완화가 고가 아파트 시장 만들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서울 아파트를 비롯한 주택 가격이 윤석열 정부인 2025년 상반기에 최고점을 찍은 것을 두고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2023년부터 서울 아파트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었다. 그것이 누적돼 왔다"면서 특히 "2025년 2월 오세훈 시장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던 강남3구 등을 풀어주었다가 다시 지정하는 정책을 펼쳤는데, 이 변수가 고가 아파트들의 '100억 시장'을 만들었고 그것이 당시 주택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최 소장은 2025년 하반기, 즉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고 몇 개월 후에 집값이 하락세로 전환한 것을 두고는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고 6.27 대책과 10.15 대책을 발표한 효과가 11월~12월에 나왔던 것"이라며 "이후 2026년 2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폐지가 나오면서 부동산 안정세가 3월까지 이어진 것으로 해석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정부는 주택담보대출 총액을 소득과 관계없이 억 원으로 제한하고 구입자금 및 전세자금 대출 한도를 낮추는 6.27 대책과 강남3구와 용산구에 지정되어 있던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서울 전역과 과천시 하남시 성남시 용인시 수지구 수원시 장안구 영통구 팔달구 의왕시 안양시 동안구 광명시로 확대하는 10.15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최 소장은 2026년 4월에 다시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선 이유를 두고는 "그동안 이재명 정부는 대출 규제 등으로 부동산 상승에 대한 브레이크는 잡았으나 후속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서 다시 부동산 가격이 오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라며 "7월에 나오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종합적인 대책으로, 시장에 충격을 줄 수준으로 나와야 한다"고 주문했다.

허환주 기자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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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오지 마라”…미셸 스틸 거부 기자회견

이영석 기자 | 기사입력 2026/07/08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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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행동이 8일 오후 2시 주한 미 대사관 앞에서 ‘미셸 스틸 거부’ 기자회견을 열고 “극우 인사 미셸 스틸은 한국에 오지 마라!”라고 했다.

 

  © 촛불행동

 

윤경황 서울촛불행동 공동대표는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며 “(미국이) 이재명 정부 전복 작전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미셸 스틸을 주한 미 대사로 보내려고 한다”라면서 “외교관이 아닌 미국판 윤 어게인, 전쟁 사신으로 들어오는 미셸 스틸을 거부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셸 스틸을 한국에 보낸다면, 주권자 국민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미국에 경고했다.

 

또 청와대를 향해서는 “미셸 스틸 신임장을 받지 마라!”라고 요구했다.

 

권오혁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미셸 스틸은 주한 미국 대사 중 사상 최초로 만장일치 인준에 실패했다. 지난 6월 초 상원 인준안이 55대 39로 통과”되었고 “백악관에서 트럼프에게 임명장을 받지 못하고 국무부 청사에서 국무부 서열 3위에게 임명장을 받았다. 임명장을 받은 사실도 미국 정부의 공식 발표가 아니라 미셸의 남편이 찍은 SNS를 통해서 확인되었다”라며 “얼마나 초라한가? 미국 정부도 국내외 반대 여론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한봄 모스 탄 체포단 단장은 “모스 탄보다 더 위험한 자, 내란 극우세력이 환영하는 지휘자가 곧 한국에 발을 들인다. 바로 이례적인 초고속 인준을 거쳐 신임 주한 미국 대사로 부임하는 미국판 윤 어게인 미셸 스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란 선동의 앞잡이 모스 탄에 이어 미셸 스틸까지 한국으로 보내는 미국의 저의는 분명하다”라며 “촛불로 세운 이재명 정부를 무너뜨리고, 미국의 입맛대로 움직일 극우 내란 정권을 부활시켜 전쟁 정권을 세우려 하는 것 아닌가?”라고 일갈했다.

 

참가자들은 마지막으로 미셸 스틸의 얼굴이 인쇄된 종이를 구겨서 던지는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한편 광주전남대학생진보연합, 광주전남촛불행동, 국민주권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당도 이날 오후 2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광주청사 5층 예결위회의실에서 ‘미셸 스틸 주한 미 대사 부임 반대’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촛불행동

 

아래는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기자회견문]

극우 인사 미셸 스틸은 한국에 오지 마라!

 

트럼프 정부의 주한 미 대사인 미셸 스틸이 워싱턴 D.C.의 국무부 청사에서 엘리슨 후커 국무부 정무차관 주재 아래 취임 선서를 했다. 이제 곧 미셸 스틸이 주한 미 대사로 부임하게 된다.

 

우리는 미셸 스틸 주한 미 대사를 거부한다.

윤석열을 만난 날을 ‘내 생애 가장 위대한 날’이라고 했던 미셸 스틸은 외교관이 아니라 윤석열을 지지하고 부정선거론을 설파하며 국내 극우세력과 한통속인 미국판 윤 어게인이다.

 

최근 미국 의회는 법사위 보고서에서 한국이 쿠팡 등 미국 기업을 차별하고 있다고 했으며, 백악관 당국자는 ‘쿠팡이 이재명 정부에 의해 표적으로 지목되고 있다’, ‘불공정 무역관행을 용납하지 않겠다’라는 성명까지 직접 보냈다. 이미 미셸 스틸은 미국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범죄기업 쿠팡을 두둔하고 한국의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계획에 대해서도 투자 재원과 이행 계획까지 따지겠다며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다. 미셸 스틸이 한국에 들어온다면, 외교관이 아니라 식민지 총독 행세를 하며 이재명 정부를 공격하고 한국 경제를 수탈할 것은 불을 보듯 훤하다.

 

또한 미셸 스틸은 부임도 하기 전에 한·미·일 동맹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대놓고 한일관계 개선에 대해 압력을 가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점은 한·미·일 동맹의 성격을 군사동맹으로 규정하고 인도·태평양지역에서의 군사행동에 한국을 동원하겠다는 속내까지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이미 미국은 ‘킬웹’ 구상, ‘다영역 태스크포스(MDTF)’ 개념 등을 밝히며 주한미군기지를 병참기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한마디로 주한미군기지를 병참기지로 만들어 대놓고 대만전쟁과 한반도전쟁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미국의 전쟁 구상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전쟁 준비를 감시, 감독하러 오는 미셸 스틸은 외교관이 아니라 전쟁 사신이다.

 

미셸 스틸은 국내 극우세력을 선동하여 이재명 정부를 전복시키고 전쟁 정부를 세우기 위한 소요 사태를 지휘할 것이 분명하다.

 

미국은 지방선거 투표일을 앞두고 부정선거 음모론자 모스 탄을 한국으로 보내 국내 극우세력들의 부정선거 난동을 부추기더니, 이제는 대놓고 미국의 이재명 정부 전복 작전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미셸 스틸을 주한 미 대사로 보내려고 한다.

 

우리는 외교관이 아닌 미국판 윤 어게인, 전쟁 사신으로 들어오는 미셸 스틸을 거부한다.

 

미국에 강력히 경고한다.

미셸 스틸을 한국에 보낸다면, 주권자 국민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극우인사 미셸 스틸은 한국에 오지 마라!

청와대는 미셸 스틸 신임장을 받지 마라!

전쟁사신 주한극우대사 미셸 스틸 거부한다!

 

2026년 7월 8일

촛불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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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식아, 너도 해봐"…권력 앞에 무릎 꿇은 학자의 고백

김성수 시민기자

wadans@empas.com

현 <반헌법열전 편찬위원회> 조사위원, 저서에 [함석헌 평전], [고문과 학살의 현대사], [해외입양 그 이후], [폭력의 역사], [김성수의 영국 이야기], [조작된 간첩들], [함석헌: 자유만큼 사랑한 평화]. 퀘이커교도. 전 <씨알의 소리> 편집위원. 한국투명성기구 사무총장, 진실화해위원회,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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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읽는 『반헌법행위자열전』 황산덕 편

부친이 사상범이라 판사 임용 안돼 도청 근무

한일협정 비준 반대 가담했다가 서울법대 파면

성균관대 총장 부임 뒤 법무부장관 부름 받아

"국가가 부를 확률 0.03%…자리 거절 못할짓"

오글 목사 추방, 인혁당재건위 진실 덮는 역할

사회안전법 제정 지휘, 문세광 사형 집행 결재

문교부 장관 시절 호국단 창설, 국민의례 강요

전두환과 신군부 지지해 10·27 법난 자금 지원

2026년 봄, 영국에서 『반헌법행위자열전』 3권을 펼쳤다. 황산덕(黃山德, 1917~1989) 항목에서 가장 인상적인 일화는 제자이자 문학평론가 권영민의 회고다. 법무부장관이 된 옛 스승에게 "그렇게도 자신을 미워하던 정권 밑에서 일하는 기분이 어떠냐"고 묻자 황산덕은 이렇게 답했다.

"짜식아, 너도 해봐! 자리 제의를 거절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그러고는 덧붙였다.

"국가에서 부를 확률이 0.03% 정도밖에 안 되고, 이를 거절한다는 것은 국민 된 도리로 못할 짓이지."

14년간 권력에 맞서다 대학에서 쫓겨났던 사람의 입에서 나온 가장 솔직하고도 가장 비참한 자기변호였다.

1917년 평안남도 양덕 출생, 3·1운동가 아들에서 학문의 길로

황산덕은 1917년 6월 18일 평안남도 양덕에서 부유한 집안의 장손으로 태어났다. 아버지 황경환은 1919년 3·1운동을 준비하다 구속돼 징역 1년 6개월을 치른 독립운동가였다. 황산덕 자신은 1943년 일본 고등문관시험 행정과와 사법과에 모두 합격해 학병 징집을 면했지만, 아버지의 사상범 전력 때문에 해방될 때까지 판사임용이 되지 않아 경상북도청 말단관리로 지냈다. 친일과 항일의 경계선에서 가장 모호한 위치에 있던 인물이었다.

 

황산덕(반헌법행위자열전 편찬위)

세계사 속의 동류, '비판자에서 옹호자로'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영국에서 이 장면을 들여다보면 비슷한 궤적의 인물이 떠오른다. 비시 프랑스의 일부 자유주의 지식인들 중에는, 처음에는 페탱 정권에 강하게 비판적이었다가 점차 회유와 압박 속에서 체제에 협력하게 된 경우가 있었다. 황산덕의 옛 동료 양호민은 이 변화를 정확히 "코페르니쿠스적 회전"이라 불렀다. 천동설을 믿던 사람이 갑자기 지동설로 돌아서듯, 14년간 권력에 맞서던 지식인이 하루아침에 권력의 나팔수가 됐다는 것이다.

 

황산덕 교수와 고재욱 주필의 구속 소식을 전한 동아일보 1962년 8월 4일자 1면 머리기사

1965년, 정치교수로 파면되다

황산덕의 초기 경력은 떳떳했다. 1962년 박정희 군사정권의 헌법 개정 절차를 강력히 비판하며 "제정이 되면 새로운 정부가 등장하는 것"이라고 논파했고, 이 글로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김종필의 직접 신문을 받은 뒤 구속 기소됐다. 1965년에는 한일협정 비준반대 선언에 참여했다가 '정치교수'로 몰려 14년간 몸담은 서울법대에서 파면됐다. 학문의 라이벌이었던 유기천이 자신에게 고분고분하지 않은 황산덕을 정치교수 명단에 넣어 해직시켰다는 뒷이야기까지 전해진다.

 

1962년의 김종필(위키미디아)

1974년 "마음이 내키지 않는 일"이라며 입각하다

황산덕의 운명을 가른 결정은 1974년 9월이다. 성균관대 총장으로 부임한 지 한 달도 안 됐을 때, 박정희(1917~1979)는 그를 법무부장관으로 불렀다. 황산덕은 회고록에서 "내가 싫어하던 박 대통령과 김종필 총리 두 사람의 밑에 들어가 장관이 된다는 것은 마음이 내키지 않는 일"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거역하면 총장직도 교수직도 위태로워질 것이라는 두려움, 그리고 과거 정부에 시달렸던 쓰라린 경험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그를 움직였다.

 

1974년 박정희. 뒤는 차지철.(대통령기록관)

1974~1975년, 인혁당재건위 8명의 사형, 고문을 부정하다

황산덕의 반헌법 행위 정점은 1974년 민청학련·인혁당재건위 사건이다. 그가 법무부장관에 취임한 직후 8명에게 사형이 확정됐다. 1974년 12월, 인혁당 사건 고문사실을 폭로한 미국인 선교사 조지 오글(George Ogle, 1929~2019) 목사를 박정희에게 직접 추방 건의해 실현시켰다. 1975년 2월에는 인혁당재건위 관련자들의 고문주장을 공식적으로 허위라고 부정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1975년 4월 8일 대법원 상고기각, 18시간 만에 8명의 사형이 집행됐다. 법철학자이자 형법학자였던 사람이, 가장 명백한 사법살인 앞에서 진실을 덮는 역할을 한 것이다.

 

인혁당 재건위 사건 피해자 유족들이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2.9.12. 연합뉴스

1975년, 사회안전법, 문세광 사형 결재

같은 시기 황산덕은 사회안전법 제정을 지휘해 사상범 전력자를 재판 없이 법무부장관 명령만으로 종신 구금할 수 있게 만들었다. 1974년 12월에는 8·15저격사건 문세광의 사형집행을 결재했다.

 

1974년 8월 15일 문세광이 국립극장에서 열린 광복 29주년 기념식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저격했지만 실패하고 육영수 여사가 피격돼 사망했다. 2005.1.20. 연합뉴스

1976~1977년, 문교부장관으로 파시즘적 교육 체제를 세우다

법무부장관에서 문교부장관으로 자리를 옮긴 황산덕은 교육 영역에서도 유신체제 강화에 앞장섰다. 학생회 대신 국방의식을 강조한 학도호국단을 부활시켰고, 국기에 대한 경례·국민교육헌장 암송 등 전체주의적 의례를 학교 현장에 정착시켰다.

 

황산덕(반헌법행위자열전 편찬위)

전두환 정권, 신군부 지지, 10·27법난 자금지원

1980년 신군부 집권 이후에도 황산덕은 대한불교진흥원 이사장으로서 불교계를 탄압한 10·27법난을 자행한 신군부의 불교정화기획자문회의에 자금을 지원하고, 민정당 창당 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 독실한 불교도였으면서도, 불교 탄압의 주체였던 군사정권에 또다시 부역한 것이다.

 

10·27법난 당시.(나무위키)

영국에서 2026년을 생각한다

영국에서 비시 프랑스의 '변절 지식인' 연구는 한 가지 공통된 결론에 도달한다. 가장 흔한 변절의 경로는 거대한 신념의 전향이 아니라, 작은 두려움과 작은 타협이 쌓이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황산덕은 권력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권력을 거역할 용기가 없어서 무너졌다. 그 정직한 고백이 오히려 섬뜩하다.

2024년 12월 3일 윤석열(1960~ )의 비상계엄 선포를 영국에서 생중계로 보며 나는 황산덕의 그 말을 떠올렸다.

"국가에서 부를 확률이 0.03%인데, 거절하면 그것이 마지막이야."

권력의 부름을 거역하지 못하는 그 인간적 나약함이, 8명의 목숨을 빼앗는 사법살인에 침묵하는 것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역사의 법정에는 공소시효가 없다. 그리고 그 법정의 방청석에는 우리가 앉아 있다.

참고문헌

반헌법행위자열전 편찬위원회, 2026, 『반헌법행위자열전 1~4』, 사회평론아카데미

 

반헌법행위자열전 편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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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정치 압박을 시민의 이름으로 분쇄해야

기자명

  •  이경렬 전 대사
  •  
  •  승인 2026.07.08 07:13

백악관의 마가(MAGA), 국무부의 민주인권노동국(DRL), 공화당 의회, 복음주의 네트워크 등 트럼프 워싱턴의 여러 권력축이 이재명 정부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우선 DRL의 라일리 반즈 차관보와 줄리 터너 부차관보 대행, 백악관 신앙사무국 연락관이 최근 6월 부산 세계로교회를 방문해 손현보 목사와 면담하고 예배에 참석했다. 손현보는 윤석열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세이브코리아’의 지도자다. 한국 정부가 공직선거법 위반 문제로 다루는 사안을 미국이 종교 자유라는 명목으로 한국 정부의 법 집행 정당성을 흔드는 외교적 개입이다.

 

정동영 장관 발언 논란과도 연결된다. 정 장관의 북한 구성 핵시설 언급을 두고 미국은 정보공유를 일부 제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구성 핵시설 존재는 이미 논문과 언론보도로 알려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이 사안은 정 장관이 상징하는 평화공존, 대북 유연노선, ‘평화적 두 국가론’에 대한 견제로 작동한다. 정 장관은 “감성적 통일론보다 현실에 기초한 평화적 두 국가론이 유일한 방책”이라고 주장했고, 통일부도 이를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의 현실적, 실용적 이행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이익은 영원한 남북 적대체제다.

쿠팡 문제는 더 노골적인 압박 사례다. 미 의원 54명은 4월 한국 정부가 쿠팡 등 미국 기업을 차별한다고 주장하는 공개서한을 보냈고,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민감도 낮은 데이터 유출”로 규정하면서 한국 정부의 대응을 “박해”로 표현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쿠팡, 디지털 무역장벽, 온라인플랫폼법, 손현보 목사 등 미국 정부가 동시에 다루는 현안”이 있고, 이들이 핵추진잠수함·농축·재처리 문제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했다. 그래서 우리가 주권을 내려놓으라는 얘기인가. 위 실장은 우리 자원봉사자 납치에 대해 이스라엘 편을 들기도 했다. 미 하원 법사위는 7월 1일 스태프 보고서를 내고 한국 정부가 쿠팡을 포함한 미국계 기업을 차별적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셸 스틸 대사 건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 트럼프는 4월 13일 미셸 스틸 전 하원의원을 주한 미국대사로 지명했고, 6월 17일 상원이 그 지명을 인준했다. 스틸은 청문회에서 한국의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약속의 재원과 집행 방식을 따져보겠다고 했다. 그녀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던 종전선언에 극렬히 반대했고, 대만해협 유사시 주한미군은 물론 한국군도 출동해야 한다고 강변하는 자다. 스틸의 의미는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투자, 대중국 견제, 대북 강경 기조를 한국 현장에서 밀어붙일 정치형 대사라는 것이다. 단단히 손 봐야 할 인간이다.

미국은 이재명 정부를 향해 네 개의 압박 축을 동시에 가동하고 있다. 하나는 종교자유 프레임을 통한 국내 보수 세력 접촉이다. 잠실 폭동을 배후 지원하기도 했다. 둘째는 정동영 발언을 계기로 한 국내 자주세력 거세의 공작이다. 셋째는 쿠팡, 온라인플랫폼법, 디지털무역장벽을 둘러싼 통상 압박이다. 그리고 넷째는 미셸 스틸 대사 인선을 통한 압박의 제도화다. 모두 이재명 정부의 자율적 정책을 제약하려는 술수들이다. 한국의 진보정부를 동맹 내부의 순응적 파트너로 길들이려는 것이다. 요는 우리의 단호한 배격 의지와 결기다.

미국은 한국의 진보정권 출범 시마다 압박정책을 펼쳤다. 노무현 정부 시절 가장 상징적인 압박 사례는 이라크 파병이었다. 노무현은 결국 두 번에 걸쳐 파병하며 굴복했다. 주한미군 재배치와 전략적 유연성 문제로도 압박한 미국은 결국 주한미군을 대중국 전략자산으로 확장하는데 대체로 목적을 달성했다. 아울러 미국은 북핵 문제에 대한 유화적 접근을 시도하던 한국을 무릎 꿇리고 북한 인권 담론을 정치화했다. 한미 FTA와 미국산 쇠고기 문제 역시 미국이 한국의 숭미적 관성과 자기 비하를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사례다.

문재인 정부 때의 압박 양상은 더 노골적이고 다층적이었다. 먼저 트럼프는 한미 FTA를 “끔찍한” 협정이라 부르며 재협상을 요구해 관철했다. 이어 트럼프는 2017년 9월초 조선이 6차 핵실험을 실시하자 김정은을 “로켓맨”이라고 부르며 조선을 위협하면서 한국의 대북 유화책을 저지하려 했다. 이어 트럼프는 2018년 한국 정부가 5·24 조치 해제 가능성을 언급하자 “그들은 우리의 승인 없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한국을 조롱했다. 그해 11월에 출범한 한미워킹그룹은 미국이 한국의 남북협력을 통제하기 위한 조직이었다.

 

미국의 한국 진보정권 압박은 구조적으로 반복됐다. 노무현 정부에는 자주외교와 평화번영 정책을 동맹 재편과 대북 강경프레임으로 제어했고, 문재인 정부에는 평화프로세스를 제재, 워킹그룹, 방위비 증액 압력, 한미일 군사협력으로 제어했다. 현재 이재명 정부를 향한 압박도 그 연장선이다. 미국은 한국 진보정부가 한반도 평화, 대미 자율성, 국내 규제 주권을 넓히려는 순간마다 동맹관리라는 이름으로 정책공간을 좁히려 한다. 압박의 목표는 한국 정부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여지를 줄이는 것이다. 한마디로 우리 주권을 짓밟자는 얘기다.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은 분명하다. 반미 감정이기 전에 국가 정상화다. 동맹을 당장 끊자는 얘기가 아니라 동맹을 숭미로부터 수단으로 돌려놓자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국익은 미국의 세계전략에 자동 편입되는 데 있지 않다.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고, 남북 적대를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낮추며, 우리 기업과 시민의 권리를 우리 법으로 지키고, 중국·미국·일본·러시아 사이에서 한국의 선택권을 보존하는 데 있다. 이것이 진짜 대한민국이다. 남의 전략 속 하위 부품으로 사는 나라가 아니라 자기 국민에게 책임지는 나라다.

정부의 대응도 선명해야 한다. 첫째, 미국의 국내정치 개입성 접촉에는 조용한 유감 표명을 넘어 공식 항의와 기록을 남겨야 한다. 둘째, 통상·안보·대북정책을 한 묶음으로 엮어 압박하는 방식에는 사안별 분리 원칙으로 맞서야 한다. 쿠팡 문제는 개인정보와 플랫폼 규제의 문제이고, 대북정책은 한반도 평화의 문제이며, 핵추진잠수함과 농축·재처리는 한국 안보의 문제다. 미국이 이를 한 바구니에 넣어 흔들 때 우리는 더 잘게 나누어 법과 원칙으로 대응해야 한다. 셋째, 정부는 모든 협의 내용을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 이면합의 절대불가다.

국민의 자세도 달라져야 한다. 미국이 압박하면 한국 정치권 일부는 늘 “괜히 미국을 자극하지 말라”고 외친다. 신중함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굴종의 다른 이름이다. 시민은 정부가 미국과 싸우는지, 아니면 미국 뒤에 숨는지를 감시해야 한다. 보수와 진보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의 법 집행을 외국 권력이 흔드는 순간, 그것을 허용하는 세력은 더 이상 애국을 말할 자격이 없다. 주권은 추상적 구호가 아니다. 누가 우리 법을 정하고, 누가 우리 평화를 결정하며, 누가 우리 시장의 규칙을 쓰느냐의 문제다. 우리 자신이어야만 한다.

역사는 작은 나라가 큰 나라의 압력을 무조건 따라야만 살 수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드골의 프랑스는 미국과 동맹을 유지하면서도 미국의 지휘 아래 들어가는 것을 거부했고, 핵과 외교와 군사노선을 자기 손에 쥐려 했다. 그것은 고립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프랑스가 프랑스로 우뚝 서게 하는 결기였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미국과 협력할 수 있다. 그러나 굴종은 안 된다. 한국이 한국으로 남으려면 미국이 허락한 대한민국이 아니라 시민이 세운 대한민국이어야 한다. 정부가 머뭇거리면 시민이 밀고, 미국이 압박하면 시민이 분쇄해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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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제 이후 "손님이 돈 아닌 사람으로 보였는데"…그 제도, 국회가 또 미뤘다



[인터뷰] 100일 넘게 고공농성 중인 고영기 택시지부 대림교통분회 사무장

최용락 기자 | 기사입력 2026.07.07. 21:26:41

 

인천의 한 시내 중심가, 좁고 높은 도로교통 통신탑 위에 택시노동자가 살고 있다. 그가 지내는 곳은 너비 50센티미터 남짓한 철망이 원형으로 이어진 공간이다. 몸 한 번 편히 누이기 어려운 그곳에서 고영기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대림교통분회 사무장은 100일을 보냈다. 한낮 온도가 37도에 이를 때도 있다. 지나는 차들이 내뿜는 소음에 잠을 설치기도 한다.

 

"혈압이 160까지 올랐더라고요. 마음은 괜찮았는데, 몸이 아니라고 알았나 봐요." 건강은 어떠냐고 묻자 고 사무장이 답했다. 고공농성을 하며 상한 것은 혈압만이 아니다. 다리 근육도 눈에 띄게 줄어 얼마 전부터는 고공에서 운동을 시작했다.

 

고 사무장이 고공에서 버티는 이유는 '택시월급제' 때문이다. 택시노동자 김재주 씨의 510일 고공농성을 계기로 2019년 만들어진 택시월급제법의 시행을 정치권은 7년 넘게 유예하고 있다.

 

농성 97일차인 지난 3일 인천 남동구 국회 교통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의원의 지역사무실 앞 25m 높이 도로교통통신탑을 찾았다. 그 아래 동료들이 지키고 있는 천막 농성장에서 통신탑 위에서 지내는 고 사무장에게 전화를 걸어 그간의 이야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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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농성 중인 고영기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대림교통분회 사무장. ⓒ프레시안(최용락)

농성 97일차인 지난 3일 인천 남동구 국회 교통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의원의 지역사무실 앞 25m 높이 도로교통통신탑을 찾았다. 그 아래 동료들이 지키고 있는 천막 농성장에서 통신탑 위에서 지내는 고 사무장에게 전화를 걸어 그간의 이야기를 들었다.

 

20년차 택시노동자가 말하는 사납급제의 문제

 

20년 차 택시노동자인 고 사무장은 2006년 11월 지금 회사인 대림교통에 입사했다. 운전을 좋아했기에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전북 전주로 이사해 처음에는 "알바"라고 생각하고 일을 시작했다. 그랬는데 어느덧, 택시 회사가 평생직장이 됐다.

당연하게도 그가 다니는 회사에도 사납금제가 시행되고 있었다. 사납금제는 법인 택시기사가 매일 정해진 금액을 회사에 납부하고, 그 나머지를 갖는 제도다. 택시노동자들이 매일매일 사납금만큼의 빚을 지고 일을 시작하는 꼴이다.

 

그러니 택시노동자들은 마음이 급해진다고 고 사무장은 설명했다. 한 시간이라도 빨리 사납금을 채워야 '내 돈'을 벌 수 있으니, "신호 위반 100% 다 하고, 과속 운전 100% 다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손님이 손님으로 보이겠나. 다 돈으로 보이지"라고 그는 한탄했다.

 

사납금을 회사가 일방적으로 정하는 것은 아니었다. 노조가 있으면 노조와 합의 하에 정한다. 하지만 고 사무장이 가입한 택시지부가 아닌 다른 택시노조는 대부분 택시노동자의 방패막이 돼주지 못했다.

 

"택시 회사에는 노조가 없는 회사가 거의 없어요. 그런데 노조 조합장들이 때 되면 사납금을 올리는 데 동의해줘요. 100명 일하는 회사에서 하루 4000원을 올려줬다고 쳐요. 한 달이면 1000만 원, 1년이면 1억 2000만 원 '꽁돈'이 생기는 거에요. 그 돈 일부가 어디로 가겠어요. 택시 노동자들만 피 빨아 먹히는 거죠."

 

이런 현실을 바꾸고자 고 사무장의 동료이기도 한 택시노동자 김재주 씨가 2017년 9월부터 510일 간 고공농성을 했다. 그 결과 2019년 운송수입금 전액을 회사가 관리하되, 택시노동자에게 주 40시간 이상 노동시간을 보장하고 그에 따른 급여를 주는 것을 골자로 하는 택시발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이후 법안 시행은 유예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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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1월 26일 택시회사의 전액관리제(완전월급제) 도입을 요구하며 전북 전주시청 망루에서 510일간 농성을 해왔던 김재주(오른쪽 세번째) 민주노총 택시노조 전북지회장이 동료들과 함께 망루에서 내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택시월급제 시행 후 "친절해지고 사고 줄었다"

 

지금 고 사무장은 전국적으로도 드문, 월급제를 적용받는 택시노동자다. 소수노조라는 한계를 딛고 오랜 대화와 싸움을 이어온 끝에, 7년여 전 사업장 내 조합원들에게 적용되는 월급제 시행을 이뤄냈다. 200만 원대의 기본급을 보장받고, 일정 금액을 넘는 운송수입금의 일부를 노사가 합의한 비율에 따라 양자가 나눠 갖는 식이다.

월급제 시행 이후 기본급이 보장되며 마음이 안정되니, 먼저 손님을 대하는 태도가 변했다고 고 사무장은 말했다. 이제야 "손님을 돈이 아닌 손님으로 보게 됐다"는 것이다.

 

"사납금제 때는 손님을 빨리 내려주고, 빨리 다시 태우는 데만 신경썼어요. 이제 아니에요. 택시에 탄 손님이 즐거워야 내가 즐거워요. 할머니가 무거운 짐을 들고 계시면 친절하게 실어드릴 수 있어요. '골목으로 좀 더 들어가달라'는 요청에도 흔쾌히 응할 수 있게 됐어요. 어떨 땐 제가 '조금 더 들어가드릴까요'라고 묻기도 해요. 그러면 손님들도 고마워하시죠. 택시 일하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걸 그때 알았어요."

 

사고도 줄었다. 택시월급제 시행 이후 고 사무장은 조합원들의 사고내역을 정리한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신호위반 등 무리한 운행을 하지 않게 되니, 사고가 90% 줄었다"고 그는 자신했다. 그렇다고 택시노동자가 버는 돈이 줄어든 것도 아니었다. 택시월급제를 시행해도 매출 저하가 없도록 제도를 설계했다.

 

혹시 월급제 시행과 함께 택시회사의 수입이 줄진 않았을까. 이에 대해서도 노사는 합리적인 방책을 마련했다.

 

"많은 사람이 '월급제 하면, 놀고 먹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아니에요. 저희 단협에는 예를 들어, 전주에서 일하는 택시노동의 평균 운송수입이 한 시간에 2만 원이라고 하면, 그보다 현저하게 낮은 경우 징계를 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있어요. 손님이 많은 날도, 적은 날도 있으니 일정 기간 평균이 기준이에요. 노사가 대화로 풀면, 합리적인 월급제 설계 얼마든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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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월급제 시행 촉구 농성장. ⓒ프레시안(최용락)

월급제 미루면서…노동부도, 국회도 농성장을 찾지 않았다

 

그런 택시월급제가 전국적으로 시행돼 다른 택시노동자도 그 혜택을 보는 것은 고 사무장의 오랜 바람이다. 택시노동자가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위해 꼭 필요한 일임을 직접 체감했기 때문이었다.

 

정치권 반응은 달랐다. 고 사무장이 고공에 오른 지난 3월 29일, 올해 8월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던 택시월급제 시행을 또 한번 유예하려는 국회 움직임이 있었다. 고공에 오르기 전부터 국토교통위원장인 맹 의원을 포함한 민주당 의원들과 수 차례 면담을 가졌지만 소용 없었다.

 

이어 4월 26일 국회는 끝내 택시월급제 시행을 2년 유예하는 내용을 담은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고 사무장이 고공에 오른지 29일째 되던 날이었다. 그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의원도 농성장을 찾지 않았다.

 

당시 심정을 묻는 말에 고 사무장은 "분노스러웠다"고 답했다. 택시노동자 김재주 씨가 510일 고공농성을 했을 때 정치권이 한 택시월급제 시행 약속이 "그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술책이었나"라고도 물었다.

 

절차적으로도 문제가 있었다. 정치권은 택시월급제 시행 유예 이유로 택시업계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들었다. 고 사무장은 그 과정에서 택시회사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자료만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2년 전 국회가 택시월급제 시행 유예의 명분을 만들려 돈 들여서 TF를 만들었어요. 거기에 회사가 낸 자료를 보면, 200~300킬로미터 운행한 택시의 매출이 0원인 경우가 너무 많았어요. 정확한 매출 계산을 위해 카드 결제 자료를 달라고 요구했지만 '죽었다 깨어나도 공개 못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국회의원들이 '투명하게 자료를 공개해라. 아니면 원칙적으로 시행하겠다'고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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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월급제 시행 촉구 농성장. ⓒ프레시안(최용락)

"억울한 현장 노동자의 목소리, 한번만 살펴봐달라"

 

앞으로도 고 사무장은 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월급제 시행을 촉구하는 의미도 있지만, 바로잡아야 할 택시업계의 문제가 또 있다. 미터기 등을 통해 노동시간 측정이 가능한데도, 택시노동자에게 간주근로시간제를 적용하는 문제다.

 

간주근로시간제는 노동시간 측정이 어려운 경우 노사가 합의한 시간이나, 통상적으로 필요한 시간만큼 일한 것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이를 유지하는 한, 10시간 일 시키고 임금은 3, 4시간 어치, 그것도 최저임금 정도만 주는 사납금제의 모순을 드러내기 어렵다고 고 사무장은 강조했다. "시행령 제정으로 할 수 있는 일인만큼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도 짚었다.

 

물론 택시월급제에 대한 꿈도 버리지 않았다. 고 사무장은 "국회 택시월급제 TF 자료를 한 시간만 들여다보면, 회사가 엉터리 자료를 냈다는 걸 바로 알 수 있다"며 "대통령이 꼭 이 문제를 들여다 봐주면 좋겠다. 현장에서 억울하게 일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한 번만 진지하게 들어달라"고 호소했다.

 

그런 변화를 위해서는 더 많은 시민의 관심이 필요하다. 고 사무장이 인터뷰 말미에 꺼낸 말도 시민들을 향했다.

 

"고공농성을 하다 보면, 손을 흔들어주시는 분, 차창을 내리며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러면 힘이 나요. 그런 분이 더 많아지면 좋겠어요. 선전전 말미에 늘 시민 여러분에게 인터넷 검색창에 택시 고공농성 6글자를 쳐달라고, 한 번만 살펴봐 달라고, 얼마나 억울하고 기가 막힌 사연이 있는지 봐달라고 이야기해요. 저희 목소리가 청와대에 전달될 수 있도록, 함께 목소리 내주시는 시민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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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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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인마을 8500억 부실대출 폭탄, 오세훈·전성수 인허가가 불씨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6/07/08 08:26
  • 수정일
    2026/07/08 08:26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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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민 내쫓은 땅에 100억대 고급주택 공사 강행

시행사 헌인타운개발 지난해 이자만 994억원, 순손실 467억원

서초구, 주민 동의 없는 환지예정지에 재산세 부과하며 매각 압박

시행사 배후에 최은순 그림자, 실종된 대출금은 대선자금 의혹까지

2026-07-08 07:20:09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이 8500억원 부실대출의 임계점에 다다랐다. 시공은 롯데건설이 맡았고 평당 분양가는 1억3000만원이다. 한 채에 50억~130억원짜리 초고급 주택 222세대가 들어선다. 그런데 착공 1년 반이 지나도록 분양 계약이 성사된 물량은 열 가구를 넘지 못한다. 대출 이자만 해마다 800억원씩 불어난다. 원주민들은 자기 땅에서 쫓겨난 채 재산세 고지서를 받고 있다.

 

이자만 연 800억, 8500억 대출은 이미 바닥났다

 

시행사인 헌인타운개발의 재무는 이미 무너지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466억원이었다. 그런데 이자비용으로만 994억원이 나갔다. 그 결과 46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총 차입금은 9000억원대에 이르고, 여기서 발생하는 이자가 매년 800억원 규모다. 분양이 막힌 상태에서 이자만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공사도 지지부진하다. 착공은 2024년 초에 시작됐다. 그러나 올해 1분기 말 공정률은 28.4%에 그쳤다. 지난해 말 21.1%에서 7.3%포인트 오르는 데 머물렀다. 222세대 규모 사업치고는 속도가 나지 않는다. 공사비조차 정상적으로 지급되지 못하는 정황이 확인된다.

 

분양은 사실상 멈춰 있다. 사업에 문제가 많다는 사실이 시장에 퍼지면서 계약을 꺼리는 분위기다. 착공 이후 계약이 성사된 물량은 열 가구를 넘지 못한다. 정작 8500억원 대출은 공사에 제대로 쓰이지 못한 채 대부분 소진됐다.

 

주민 정착 사업이 개발업자 분양 사업으로 뒤집혀

 

헌인마을은 1960년대 한센인들이 모여 살던 마을에서 출발했다. 이후 가구단지로 바뀌었고, 2003년부터 개발이 시작됐다. 원래 이 사업은 환지 방식이었다. 주민들이 자기 땅에 다시 집을 짓고 살도록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도시개발사업은 재건축·재개발과 법리가 다르다. 김한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도시개발은 공공성이 강한 개발"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전문 변호사인 김 대변인은 서초갑 지역위원장이기도 하다. 원칙적으로 국가나 지자체, LH·SH 같은 공공이 시행 주체가 돼야 한다고 했다. 예외적으로 토지 조합에 개발 권한을 주는 것이 도시개발법이라는 설명이다.

 

지금 헌인마을에서 원주민은 모두 빠졌다. 사실상 한 개 개발업자가 사업을 독식하고 있다. 조합은 껍데기만 남았고, 헌인타운개발이 실질적 시행 주체다. 주민 정착을 위한 사업이 일반 분양 사업으로 성격을 바꿨다.

 

땅 주인 쫓아낸 자리에 재산세만 날아왔다

 

원주민들은 세입자가 아니라 자기 땅을 가진 토지 소유자다. 그런데도 새벽에 들이닥친 철거반에 의해 쫓겨났다. 주민들이 손수 돌을 날라 지었다는 헌인교회도 헐렸다. 자기 땅 위에 롯데건설이 기초공사를 하고 건물을 올리는 상황이 벌어졌다.

 

여기에 재산세까지 부과됐다. 서초구는 2024년 처음엔 등기부상 토지에 재산세를 매겼다가 취소했다. 이후 조합이 일방적으로 정한 환지예정지를 기준으로 재산세를 다시 부과했다. 재산 압류도 이뤄졌다. 그러자 제3자가 압류 사실을 알고 원주민을 찾아와 땅을 팔라고 압박했다는 사실이 취재 결과 드러났다.

 

견디다 못한 주민들은 거꾸로 서초구청에 토지사용료를 청구했다. 자기 땅에 남이 건물을 짓게 허가해줬으니 사용료를 내라는 것이다. 서초구청의 답변은 부서 사이를 오갔다. 재산세과 담당자는 환지 절차의 적법성을 묻자 "그건 이제 그 과가 다르죠"라고 답했다. 확인해달라는 요구에는 "아니 그걸 제가 왜 확인합니까"라고 했다.

 

도시계획과의 답변도 다르지 않았다. 담당 주무관은 "환지가 날 때 토지 동의서는 필요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조합이 주민 동의 없이 환지예정지를 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근저당이 남아 있고 소유권이 그대로인 상황을 짚자 "그래서 뭘 말씀하시는 건데요"라고 되물었다.

 

집단환지 아니라는 서울시, 신청서엔 지분 쪼개기

 

가장 큰 쟁점은 환지 방식이다. 원주민들은 대부분 3층까지 지을 수 있는 2종 전용주거지역에 살았다. 그런데 이들에게 지정된 환지예정지는 단층 수준의 1종이었다. 같은 값어치로 바꿔줘야 하는 등가성 원칙이 깨졌다.

 

집단환지는 원래 막혀 있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09년 개별환지만 허용하고 집단환지는 불허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주민 정착이라는 사업 목적을 분명히 한 조건이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공동주택을 짓는 집단환지 방식으로 진행됐다.

 

서울시와 서초구는 집단환지가 아니라고 부인한다. 서울시는 "개별환지에서 집단환지로 바뀌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환지계획인가 신청서를 보면 한 개 필지에 여러 명의 지분이 얽혀 있다. 공동주택 부지를 지분으로 나눠 가진 전형적인 집단환지 형태다.

 

분양가 규제를 피한 흔적도 나온다. 30세대 이상을 분양하려면 분양가 심의를 받아야 한다. 헌인타운개발은 토지를 여러 신탁사로 쪼개 넘긴 뒤, 블록마다 24세대·18세대·15세대씩 30세대 미만으로 건축허가를 받았다. 그 결과 분양가 심의를 피해 평당 1억3000만원짜리 분양이 가능해졌다.

 

환지계획인가 공문 자체에도 의문이 남는다. 인가가 처리되던 날 담당 주무관과 팀장이 휴가로 자리를 비웠다. 결재는 다른 직원의 대리 결재로 채워졌다. 서울시 감사에서도 환지계획 인가가 부적정하다는 지적이 나와 담당 공무원 징계가 요구됐다.

 

이 문제는 최재란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이 시정질문으로 짚었다. 최 의원이 실시계획 변경의 문제를 따지자 오세훈 시장은 답변 대신 "고소하시라"고 맞받았다. 최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낙선했다.

 

오세훈 실시계획 변경, 그리고 최은순의 그림자

 

사업이 뒤틀린 출발점은 2021년 8월이다. 보궐선거로 취임한 오세훈 시장이 헌인마을 실시계획을 변경했다. 이 변경으로 2종 지역 환지의 최소 면적 기준이 크게 올라갔다. 원주민들은 자기 몫의 2종 환지를 받을 수 없게 됐다. 큰 땅을 미리 확보한 개발업자만 2종 지역을 가져갈 수 있게 됐다.

 

땅을 독식한 헌인타운개발의 지배구조를 따라가면 이름 하나가 나온다. 헌인타운개발은 어퍼하우스헌인의 100% 자회사다. 어퍼하우스헌인은 신원종합개발 최대주주인 우진호씨가 장악한 회사다. 김순구씨는 우진호씨를 두고 "삼부토건 회장 아들 후계자였던 조시현을 통해 최은순이 꽂아놓은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최은순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장모다. 서울시는 "삼부토건이나 김건희씨가 배후에 있다는 내용은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더 큰 의혹은 사라진 돈이다. 8500억원 대출 가운데 지금 남은 잔액은 거의 없다. 김순구씨는 "아무리 계산해도 최소 3500억원에서 최대 4200억원의 행방을 알 수 없다"고 했다. 실종된 자금의 시기가 윤 전 대통령의 대선 기간과 겹친다는 것이 뉴탐사가 제기하는 의혹이다. 개발을 빙자해 받은 대출이 대선 자금으로 흘러간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 사업의 부실 대출은 뉴탐사가 2024년 12월 3일 방송에서 다루던 사안이다. 그날 방송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중단됐다. 당시 썸네일에는 "헌인타운개발 8500억 대출, 제2 옵티머스 사태 조심"이라는 문구가 걸려 있었다. 8500억원 대출의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옵티머스 사태 때도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었다.

 

서초구청장 전성수씨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전 구청장은 윤 전 대통령의 공천 개입으로 당선됐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원주민들은 자기 땅의 원상 복구와 부당이득 반환, 재산세 원상 회복을 요구하며 소송을 예고했다. 서울시는 여전히 집단환지가 아니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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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보다 식량 구하기가 더 어렵다"

'7.7 전국농민대회' 연 농민의길, 농민의 정당한 노동가치·지속가능한 농업 대책 촉구

  • 기자명 서영빈 기자 
  •  
  •  입력 2026.07.07 23:59
  •  
  •  수정 2026.07.08 04:45
  •  
  •  댓글 0
 
'7.7 전국농민대회'를 마친 농민들이 동화면세점에서 청와대까지 도심 행진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7.7 전국농민대회'를 마친 농민들이 동화면세점에서 청와대까지 도심 행진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이재명 정부는 농민의 정당한 노동가치를 보장하고, 농민 중심 농정으로 대전환하라!"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를 비롯한 8개 주요 농민단체로 구성된 '국민과 함께하는농민의길'(농민의길)은 7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7.7 전국농민대회'를 열고 농자재값 폭등과 농산물 가격폭락으로 인해 크게 흔들리는 농가 생계의 실상을 알리고 성난 '농심'을 표출했다.

본 대회에 앞서 양파, 참외 등의 농산물을 생산자가격으로 시민들에게 판매하는 사전행사가 진행됐다. 

이날 양파의 '행사용 나눔 가격'은 1.5kg당 1,000원으로 책정됐다. 판매 부스에서는 플래카드를 통해 kg당 양파의 농가 '수취가'(농가가 물건을 판매하여 실제로 손에 쥐는 금액)가 650원인 반면, 소비자가격은 1,700원으로 약 2.6배 차이가 난다는 사정을 알렸다.

윤일권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윤일권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윤일권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대회사에서 △'공정가격제' 즉각 도입 △수입 개방형 농업정책 변경 △ CPTPP 가입 추진 철회를 강력히 요구했다.

윤 의장은 먼저 농산물의 가격 결정 권한이 생산자인 농민에게는 일절 없다고 하면서 농산물 '공정가격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름값, 농자재 가격이 몇배나 올라도 판매가격에 반영하지 못하고, 공판장과 농협이 법원 판사처럼 결정하는 가격을 받는다"라며 "생산비에 못 미쳐도, 내 주머니에서 하차비를 더 내줘야 해도, 아무 소리 못 하고 팔아야 했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공정가격제'가 도입되어야 농업인들이 농업경영을 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령화되고 빈곤에 허덕여서 소멸 위기에 처한 농민과 농업, 농촌을 일으켜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정가격제'란 농산물 생산비를 국가가 보전해 농가의 적정 임금을 보장하는 제도. 농업계에서는 '농민 최저임금제'로도 통한다.

 '국민과 함께하는농민의길'(농민의길)은 7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7.7 전국농민대회'를 열고 농자재값 폭등과 농산물 가격폭락으로 인해 크게 흔들리는 농가 생계의 실상을 알리고 성난 '농심'을 표출했다.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국민과 함께하는농민의길'(농민의길)은 7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7.7 전국농민대회'를 열고 농자재값 폭등과 농산물 가격폭락으로 인해 크게 흔들리는 농가 생계의 실상을 알리고 성난 '농심'을 표출했다.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농민의 길이 산지에서 공수해 온 양파. '폭등한 농업생산비 국가가 책임져라!'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농민의 길이 산지에서 공수해 온 양파. '폭등한 농업생산비 국가가 책임져라!'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양파 판매부스에서 시민들에게 양파를 판매하는 모습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양파 판매부스에서 시민들에게 양파를 판매하는 모습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윤 의장은 이어 정부의 농산물 '수입 개방형 정책'에 대해 "더 이상 공산품 수출을 위해 농산물을 내주는 바보 같은 짓은 멈춰야 한다"고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기후 재난과 전쟁이 일상화된 지금은 석유나 반도체보다 식량을 구하기 어려운 시대"라고 하면서 "국가가 농업을 중시하는 농정을 펼쳐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정부가 추진하는 메가톤급 자유무역협정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시도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무역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논리로 CPTPP 가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일본 후쿠시마 원전 지역 등의 수산물에 대한 검역 완화를 선결 조건으로 요구할 것이 뻔하다"는 것.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호소했다.

CPTPP란 일본 주도로 아시아·태평양 11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무역협정이다.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은 농민 권익 확보를 위해 △농자재 지원 예산 확대 △ 주요 농산물에 대한 생산비 보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농민들의 절절하고 정당한 요구가 실현되는 그날까지 먹거리와 농업의 가치를 인정하는 시민들의 뒷배와 연대의 힘을 무기 삼아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김재하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 엄정애 정의당 부대표, 최영찬 빈민해방실천연대 공동대표, 장혜정 한살림연합회 농산물위원회 위원장이 연대사를 이어갔다.

청와대 앞 '농산물 반납식'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청와대 앞 '농산물 반납식'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본 대회를 마치고 오후 3시부터 동화면세점에서 청와대까지 1,500 여명의 농민과 시민들이 함께하는 행진이 이어졌다. 청와대에 도착한 농민과 시민들은 트럭에 싣고 온 양파와 애호박, 가지 등 농산물을 도로에 쏟아붓는 '농산물 반납식'을 벌였다.

이날 '농산물 반납식'에는 '양배추 1개 500원', '가지 1개 140원', '오이 1개 180원'이라는 문구가 적힌 '근조' 포스터가 농산물 옆에 나란히 배치됐다.

시민 발언부터 '농산물 반납식'까지 내내 자리를 지킨 '피린' 남태령아스팔트동지회 활동가는 "농민들도 먹고 살아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싸게 팔면 어떻게 살 수 있겠나. 이걸 직접 가져와서 파는 모습을 보니 어려움을 더욱 체감할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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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 꿈꾸던 수재가 조봉암 사법살인·경향신문 폐간

김성수 시민기자

wadans@empas.com

현 <반헌법열전 편찬위원회> 조사위원, 저서에 [함석헌 평전], [고문과 학살의 현대사], [해외입양 그 이후], [폭력의 역사], [김성수의 영국 이야기], [조작된 간첩들], [함석헌: 자유만큼 사랑한 평화]. 퀘이커교도. 전 <씨알의 소리> 편집위원. 한국투명성기구 사무총장, 진실화해위원회,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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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읽는 『반헌법행위자열전』 홍진기 편

가장 뛰어난 사람이 권력에 충성할 때

결과가 얼마나 끔찍할 수 있는지 증명

한일회담서 식민지배 논리 반박했지만

경향신문 폐간 법적 근거도 만들어내

법무장관 때 총장 안 거치고 검사 압박

3·15 부정선거 항의 시위에 발포명령

두 차례 사형 선고 받았지만 감형 받아

삼성그룹 이건희 승계의 일등공신으로

2026년 봄, 영국에서 『반헌법행위자열전』 3권을 펼쳤다. 홍진기(洪璡基, 1917~1986) 항목의 부제 목록이 그의 생애를 압축한다.

"이승만 정권의 유능한 관료로. 조봉암 사법살인으로 이승만 정적제거. 경향신문 폐간을 주도해 언론탄압. 마산시민을 빨갱이로 몰아. 4·19 발포 총책임자로 사형선고 받았으나 곽영주와 달리 살아남아. 이건희 삼성왕국이 있게 한 장본인."

대통령 후보였던 정적을 죽이고, 신문을 폐간시키고, 시민의 봉기를 빨갱이로 몰고, 발포를 명령해 사형선고를 받았다가 살아남아, 결국 삼성그룹의 설계자가 됐다.

 

홍진기(반헌법행위자열전 편찬위)

1917년 서울 왕십리 출생, 경성제대 수재, 학자의 길을 접다

홍진기는 1917년 3월 13일 경기도 고양군 한지면(현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에서 태어났다. 경성제국대학 예과와 법문학부를 졸업한 그는 일본 고등문관시험에 합격했음에도 임용신청서를 내지 않고 학자의 길을 택해 경성제대 법문학부 조수로 사법연구실에 배속됐다. 1942년 그의 논문은 조선인이 쓴 논문으로는 두 번째로 경성제대 학술지에 실렸다. 그러나 조선인 조수 제도가 없어지면서 학문의 길을 접고, 1943년 전주지방법원 판사가 됐다. 친일행위가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일제 판사 경력만으로 『친일인명사전』에 직위범(職位犯)으로 등재됐다.

 

홍진기(반헌법행위자열전 편찬위)

세계사 속의 동류, '능력 있는 관료'가 권력에 종속될 때

영국에서 이 장면을 들여다보면 비슷한 유형이 떠오른다. 독일의 한스 글로프케(Hans Globke, 1898~1973)는 뛰어난 법률가로서 나치 인종법의 시행세칙을 작성했고, 전후 서독에서도 고위관료로 활약했다. 홍진기도 똑똑하고 일을 잘하는 관료였다. 한일회담에서 일본의 식민지배 망언을 논리적으로 반박했던 그 두뇌가, 똑같은 정교함으로 경향신문 폐간의 법적 근거를 만들고 조봉암(1898~1959)을 사법살인으로 제거했다. 능력 자체는 가치중립적이지 않다. 누구를 위해 쓰이느냐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

 

1963년의 한스 글로프케(위키피디아)

1958년 4대 총선 부정선거 봐주기, 수사검사 직접 압박

법무부장관이 된 홍진기의 첫 반헌법 행위는 1958년 제4대 총선에서 자유당 선거사범을 무더기로 봐주는 불공정 처리였다. 더 충격적인 것은 풍문여고 공금횡령 사건에서, 그가 검찰총장을 거치지 않고 직접 서울지검 검사 김치열(1921~2009)과 담당 검사 이용훈(1932~2018)을 불러 수사를 압박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검찰청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행위였다. 야당은 법무부장관 불신임 결의안까지 제출했다.

 

홍진기(반헌법행위자열전 편찬위)

1958~1959년, 국가보안법 개악과 24파동

홍진기는 일제의 치안유지법을 능가한다는 비판을 받은 신국가보안법 개정을 강행했다. 국회 법사위가 욕설과 난투극으로 변한 '24파동'의 막을 올린 것도 그가 작성한 법안이었다. 무술경관이 의사당에 난입해 농성 중인 야당 의원들을 끌어낸 뒤 법안이 삽시간에 통과됐다. 미 국무부 문서에는 홍진기 자신이 "이 법은 야당억압을 의중에 두고 만든 것"이라고 고백한 기록이 남아 있다.

 

보안법안 3분만에 법사위 통과, 1958.12.20 경향신문

1959년, 조봉암 사법살인과 경향신문 강제폐간

홍진기의 반헌법 행위의 정점은 조봉암 사법살인과 경향신문 폐간이다. 1956년 대선에서 이승만(1875~1965)에게 위협적인 정적이 된 조봉암을 간첩·국가변란 사범으로 조작해 제거했다. 1심 판사 유병진이 국가변란·간첩 혐의에 무죄를 선고하자 정부는 당혹감 속에 대책을 논의했고, 홍진기는 항소심에서 이를 뒤집을 방법을 모색했다. 결국 조봉암은 1959년 7월 사형됐다.

같은 시기 그는 이승만의 정적 장면(1899~1966)의 핵심 지지기반인 경향신문을 일제 군정법령이라는 낡은 법으로 폐간시켰다. 법원이 정간처분 집행정지 결정을 내렸음에도, 공보실은 판결 7시간 만에 새로운 정간처분으로 맞섰다. 국무회의 비망록에는 폐간이 "이승만의 뜻"이었음이 명시돼 있다.

 

KBS 역사스페셜 – 반세기 만의 무죄판결, 조봉암 죽음의 진실 / KBS 20110421 방송

1960년, 마산을 빨갱이로 몰고, 4·19 발포를 지휘하다

내무부장관이 된 홍진기는 3·15부정선거에 항거한 마산 시민들의 봉기를 적색분자의 소요로 몰아갔다. 그리고 4월 19일, 경무대와 시내 일원에서 경찰의 실탄 발포로 1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책은 명시한다.

"이 사건의 최고책임자는 내무부장관 홍진기였다."

그는 세 차례 다른 재판을 받았다. 첫 재판은 무죄, 두 번째 특별재판소는 사형, 5·16쿠데타 후 혁명재판에서도 사형이 선고됐으나 상소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돼 사형을 면했다. 같은 발포책임자였던 곽영주는 처형됐다. 홍진기는 살았다.

 

4·19 혁명 당시 시위대(위키백과)

1963년 사면, 그리고 삼성의 설계자로

1963년 특별사면을 받은 홍진기는 이병철(1910~1987)에게 발탁돼 중앙일보를 창간하고, 동양방송 사장, 삼성그룹 계열사 이사를 거쳤다. 이건희(1942~2020)의 장인이 된 그는 이건희가 삼성후계자가 되는 길을 열었다. 발포명령자에서 삼성왕국의 설계자로, 그의 인생 후반전이 완성됐다.

 

1972년 이병철 선대 회장(오른쪽 세 번째)이 중앙일보 윤전기를 조작해 보고 있다. 이병철 회장 뒤에는 이건희 회장, 왼쪽 두 번째는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 가운데는 이재용 부회장 삼성그룹 제공

영국에서 2026년을 생각한다

영국에서 글로프케 같은 '능력 있는 부역자'들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명확하다. 뛰어난 법률 지식이 독재에 봉사할 때 그 피해는 평범한 부역자보다 훨씬 크다는 것이다. 홍진기가 학자의 꿈을 접고 권력의 길로 들어선 그 선택이, 조봉암의 죽음과 경향신문의 폐간과 4·19의 유혈로 이어졌다.

2024년 12월 3일 윤석열(1960~ )의 비상계엄 선포를 영국에서 생중계로 보며 나는 홍진기를 떠올렸다. 가장 뛰어난 사람이 권력에 충성할 때 그 결과가 얼마나 끔찍할 수 있는지를, 그의 생애가 증언한다. 그리고 그 끝이 어떻게 거대한 재벌의 설계자라는 영광으로 마무리될 수 있는지도.

역사의 법정에는 공소시효가 없다. 그리고 그 법정의 방청석에는 우리가 앉아 있다.

참고문헌

반헌법행위자열전 편찬위원회, 2026, 『반헌법행위자열전 1~4』, 사회평론아카데미

 

반헌법행위자열전 편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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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센느가 '일베'라고요?

[이모저모] 경상도 사람들 답답하구로…

곽재훈 기자 | 기사입력 2026.07.06. 22:02:09

답답해 죽겠다. 이 글은 '아무개가 일베이다/아니다'를 직접 논하는 글은 아니다. 그건 논란이 된 리센느 멤버 원이의 스마트폰 사용기록이라도 뒤져보기 전에는 알 방법이 없다. 다만 '와 무섭노', '(여기가) 도시노'라는 말이 통상적인 영남 방언의 용례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만 살핀다.

'교양있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현대 서울말'인 표준어는 의문형 어미가 의미에 따라 나눠지지 않는다. 다만 중세국어의 흔적인지 또다른 이유인지, 영남방언에서는 앞에 오는 말의 격과 의미에 따라 의문형 종결어미가 나뉜다. 어미 '-나/-노'는 용언인 동사·관형사와 결합하며, '-나'는 '예/아니오 질문(영어의 yes/no question), '-노'는 '의문사 질문(wh- question)'에 보통 쓰인다.

예시 : 니 밥 뭇(먹었)나? 뭐 뭇(먹었)노?

예시에서 앞의 질문은 예/아니오로 답하는 질문, 뒤의 질문은 내가 '무엇'을 먹었는지 주관식으로 답해야 하는 질문이다. '와 무섭다'라는 감탄의 의미를 전달하는 영남 방언은 표준어 그대로 '와 무섭다' 또는 '와 무시라(표준어의 '와 무서워라') 정도이다. 다만 앞에 온 '와'가 감탄사 '우와'가 아니라 '왜'라는 의문사의 영남 방언이라면 '와 무섭노'는 '왜 무섭지?'라는 뜻이 돼서 일반적 용법에 해당한다.

물론 원이는 거제 출신이니만큼 영남 방언의 네이티브라고 할 수 있는데(거제 야호!), 그 지역민도 때로는 말을 잘못 쓸 수 있다. "팔순인 우리 할머니도 '춥노', '비 오노' 자주 말씀하신다"는 주장도 있는데, 앞에 '왜 이리', '갑자기 뭔' 등이 생략된 게 아니라면 그저 그 분 또는 그 마을의 언어 습관이 보다 많은 영남인들의 통상적 언어 사용법과 다른 경우라 하겠다. 예컨대 한국인인 내가 실수로 비문(非文)을 썼을 수도 있는데 '한국인인 아무개가 이렇게 말하니까 그게 맞다'라는 말이 성립할 수는 없다.

다만 일부 연구자들은 의문사 없는 의문문이나 감탄문에서도 '-노'라는 어미가 쓰이는 일부 사례를 발견해 논문 등에 수록한 바가 있는데 예컨대 옷가게에서 옷을 입어보고 '작노'라고 혼잣말을 한다든지, '쟈는 아까 간다디만 아직 안 갔노'라고 말하는 등의 경우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 경우 역시 의미상 '왜'가 있는 편이 더 자연스럽기에(왜 작지? 왜 아직 안 갔지?), 언어의 실사용 과정에서 문법 변형이 일어났거나 또는 문장의 일부 요소가 생략된 것으로 보는 편이 더 설득력 있다.

'-나/-노'가 용언과 결합하는 어미라면, 체언(명사·대명사·수사)과 결합하는 영남 방언의 의문형 어미는 '-가/-고'이다. 이 때 역시 '-가'는 예/아니오 질문과, '-고'는 의문사 질문과 결합한다.

예시 : 여(여기)가 도시가? 무슨 도시고?

'여기가 도시가'는 예/아니오로 답하는 질문이고, '무슨 도시고'는 여기가 무슨 시·군인지 주관식으로 답하는 질문이다. '(와, 이곳이) 도시이구나' 라는 감탄의 의미를 전달하는 영남 방언은 '도시다', '도시네', '도시 아이가' 정도일 터이다. 만약 '여기가 도시냐?'를 묻는 질문을 영남 방언으로 한 것이라면 "도시가?"라고 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리고 한국어에서 의문문과 감탄문은 문장구조가 때로 거의 동일하다. '하늘이 파랗구나!' 같은 순수 감탄형 문장도 있지만, '방이 왜 이리 더워'라는 문장은 문맥에 따라 이 방이 더운 이유를 순수하게 묻는 의문문일 수도 있고, 방이 너무 더워서 짜증이 난다는 뜻일 수도 있다. 후자의 의미일 경우 이 문장은 감탄문이 된다. 그리고 이 문장을 영남 방언으로 옮기면 앞에 의문사인 '왜'가 붙었으므로 '와 이리 덥노'가 된다.

일베가 뭔지도 모르실 구순·백수 어르신께서 '덥노'라고 말씀하셨다면 앞에 '왜 이리'가 생략된 것으로 보거나, '덥네'라고 말씀하셔야 할 것을 더위 때문에 말씀을 잘못 하신 경우일 수 있다.

다수 언중(言衆)의 언어 사용 습관과 동떨어진 사투리를 잘못 말한 것이 바로 혐오와 등치될 수는 없다. 다만 2026년 현재 한국사회에서, '일베'라는 사회적 맥락, 전직 대통령과 그의 죽음을 희화화하려는 이들이 있다는 정치적 맥락 때문에 시민사회 공론장에서는 '대중에 대한 영향력이 큰 연예인이 이렇게 말하는 동영상을 올렸던데 우려된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정상적이지 않은 것은 대선주자급 정치인들이 아이돌 가수의 발언이 혐오인지 아닌지 본업도 아닌 문화컨텐츠 비평을 하고, 그에 대한 반박을 한답시고 경상도 사람 속 터지는 '가짜 사투리'로 현직 대통령을 비난하고 전직 대통령을 모욕하는 장면이다. 논란이 주로 진행되는 배경이 온라인 커뮤니티인 점을 감안해서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도시노', '무섭노' → 일반적 경상도 사투리는 아님.

-원이가 일베냐 → 그건 모름. 그냥 말실수 할 수도 있지.

-원이가 '무섭노'라고 하는 영상 올린 거 불편함 → 그럴 수 있음.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팬 입장에서 이해가 안 감 → 그럴 수 있음.

-거봐라. '-노' 쓰지 말라는 거 마녀사냥이네 → 그럴 순 없음.

-정치인들 참견 → 하지마.

전혀 무관한 듯 하지만 묘하게 연결되는, 배재고 사태에 대한 정치권의 끼어들기에 대해서도 한 마디. 모 정당 대변인의 다음과 같은 논평 제목이 너무도 적절하다. "학생들은 성숙하게 사죄했고, 국회의원은 미숙하게 화환을 보냈습니다." 첨언하자면, 화환이 아닌 비판을 보낸 이들도 딱히 잘한 것 같진 않다.

ⓒpixabay.com

곽재훈 기자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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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언론의 무지·왜곡, 한국 반도체산업 위험하게 만든다

[반도체 특별과외] 호남권 반도체 산단 핑계로 52시간 규제 풀자? 보수 언론들의 낡은 노동관

26.07.07 06:57최종 업데이트 26.07.07 06:57

조선일보 1일 자 사설 <반도체 클러스터 "정권 임기 내 완공", 52시간 규제부터 풀라>조선일보 PDF

[사설] 반도체 클러스터 "정권 임기 내 완공", 52시간 규제부터 풀라 – 조선일보

[사설] '메가 특구' 주 52시간 예외 검토… 지역 국한할 이유 없다 - 동아일보

최근 보수 언론이 연이어 내놓은 사설 제목입니다. 마치 입을 맞춘 듯 반도체 산업을 살리기 위해 당장 주 52시간 근무제를 풀어야 한다고 외칩니다.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근로시간 유연화가 필요하니, 지금이라도 당장 규제라는 족쇄를 풀어줘야 한다'가 그들 주장의 핵심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주 52시간 근무제도를 없애고 노동자를 더 오래 일하게 만들면 대한민국 반도체의 경쟁력이 강화될까요? 해당 기업들은 진정 52시간 규제 해제가 핵심 쟁점이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반도체 산업의 생태계도, 현장의 현실도 전혀 모르는 무지의 소산일 뿐입니다.

애플이 보낸 협력업체 행동 수칙

저는 얼마 전까지 유럽 최대의 시스템반도체 회사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M)에서 10년 동안 매니저로 근무했습니다. 당시 저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부하직원들의 기술적 성과를 관리하는 것 못지않게, 그들의 근무 시간을 철저히 감시하는 것이었습니다. 지각이나 조퇴를 단속하기 위해서가 아니었습니다. 정해진 시간보다 일을 더 하는 것을 막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매주 금요일이 되면 관리 시스템을 켜고 팀원들의 누적 근로시간을 확인했습니다. 만약 어떤 엔지니어가 열정을 불태우며 주 60시간에 육박하게 일하고 있다면, 당장 연락해 강제로 퇴근시켜야 했습니다. 만에 하나 누군가 회사가 정한 노동시간을 초과하게 되면 매니저인 제가 직접 사유서를 써야 했으니까요.

이유는 단 하나, 글로벌 고객사들이 이를 엄격하게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미국 애플은 매년 협력업체들에게 반드시 지켜야 할 가이드라인인 "Apple 협력업체 행동 수칙 및 협력업체 책임 기준(Apple Supplier Code of Conduct)"을 업데이트하여 제공합니다.

2025년 버전 기준 109페이지에 달하는 이 문서에서 애플이 가장 촘촘하게 관리하는 항목이 바로 근무 시간 관리입니다. 애플의 기준에 따르면 일부 특수 직무나 예측 불가능한 긴급 상황을 제외하고, 연장 근로와 잔업을 모두 더해도 주당 근무 시간은 최대 60시간을 초과할 수 없습니다.

또한 협력업체는 매 5시간 작업 후 최소 30분의 식사 시간을 제공해야 하며, 기본적인 화장실 이동이나 물 섭취 같은 생물학적 휴식과 합리적인 종교적 편의(예: 기도 시간)를 무제한 유급으로 보장해야 합니다. 오리엔테이션, 생산 계획 회의, 일일 마감 회의 등 모든 의무 교육과 회의는 반드시 정규 교대 근무 시간 중에만 이루어져야 합니다. 심지어 출퇴근 기록을 위해 줄을 서거나 시설 출입 전 보안 검사를 통과하기 위해 대기하는 시간이 15분을 초과하면 이 또한 근무 시간에 포함해야 합니다.

애플은 이 기준을 서류로만 보내는 데 그치지 않고, 매년 전문 감사관을 파견해 불시에 실사를 벌입니다. 저 역시 매년 이 까다로운 실사에 대비해야 했습니다. 애플이 이토록 노동시간과 인권 관리에 집착하게 된 계기는 2010년을 전후해 발생한 최대 위탁생산 협력업체인 중국 폭스콘 공장의 연쇄 투신자살 사건이었습니다.

당시 폭스콘은 주당 100시간이 넘는 살인적인 강제 초과근무와 군대식 통제로 악명이 높았습니다. 특히 신제품 출시 시즌이 되면 엔지니어와 생산직 노동자들은 극심한 격무에 시달렸습니다. 이로 인해 젊은 노동자들이 연이어 목숨을 끊는 비극이 발생했으나, 사측이 내놓은 대책이 고작 '추락 방지용 그물망 설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전 세계적인 공분을 샀습니다.

비난의 화살은 원청인 애플로 향했고, 애플에는 '피 묻은 아이폰'이라는 오명이 붙었습니다.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은 애플은 이후 공급망 행동 수칙을 강화하고, 이를 위반하는 업체와는 즉각 거래를 끊는 강력한 페널티를 도입했습니다. 애플의 6대 핵심 규칙 중 첫 번째가 바로 '노동 및 인권'이며, 그 중심에 노동시간 준수가 있는 이유입니다.

팹(Fab: Fabrication Facility)은 제조 공장

여기서 보수 언론이 철저히 왜곡하고 있는 치명적인 현장의 진실을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사설들은 마치 주 52시간 규제 때문에 반도체 팹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기술 개발이 뒤처지는 것처럼 선동합니다.

그러나 반도체 생산 라인인 팹(Fab)은 석·박사급 연구 인력이 앉아서 밤새 연구를 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팹은 철저히 자동화된 설비 시스템 안에서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가동되는 제조 공장입니다. 팹이라는 단어 자체가 제조 공장(Fabrication Facility)에서 따온 거니까요.

반도체 팹 내부의 모습. 생산을 담당하는 오퍼레이터와 장비를 점검하는 엔지니어의 모습도 보입니다.이봉렬

애초에 교대 근무 시스템으로 3조 3교대 또는 4조 3교대로 조를 짜서 24시간 가동되는 제조 라인은 노동자 한 명을 밤새워 붙잡아 둘 이유가 없으며, 실제로도 그렇게 운영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반도체 공장 생산 수율이나 가동률은 주 52시간 규제 해제와는 눈곱만큼의 상관도 없습니다. 현실이 이런데도 보수 언론은 반도체 공장과 연구소의 개념조차 구분하지 못한 채, 그저 노동 규제를 풀기 위한 핑계로 반도체 산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것입니다.

RBA(책임감 있는 비즈니스 연합)라는 글로벌 무역 장벽

이러한 공급망 관리는 비단 애플만의 독특한 고집이 아닙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 역시 이와 유사한 협력업체 행동 수칙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수칙들은 노동시간 준수뿐만 아니라, 2030년까지 공급망 전반의 탈탄소화를 이루고 재생에너지로만 생산한 제품을 공급할 것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이토록 약속이나 한 듯 똑같은 목소리를 내는 중심에는 RBA(Responsible Business Alliance, 책임감 있는 비즈니스 연합)가 정한 국제 표준 규범이 존재합니다. RBA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산업 연합체인데, 과거에는 전자산업 중심이었으나, 현재는 자동차, IT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이 참여해 근로자 인권, 안전보건, 환경, 윤리 경영을 평가하고 개선합니다. 여기서 정한 행동 수칙은 글로벌 비즈니스의 헌법과 같이 작동합니다.

글로벌 공급망에서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돕는 세계 최대 규모의 산업 연합체인 RBA(Responsible Business Alliance)는 강령에 주당 근무시간을 60시간 이하로 못 박아 두고 있습니다.RBA

RBA는 회원사 모두가 반드시 지켜야 할 행동강령의 맨 앞에 노동 문제를 두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초과 근무를 포함하여 주당 근무 시간은 60시간을 초과할 수 없고, 모든 초과 근무는 자발적이어야 한다"고 못을 박고 있습니다. 이걸 우리 대기업이 어길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현재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인텔은 물론 대한민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RBA의 정식 회원사입니다. 우리 기업들 또한 이미 글로벌 무대에서 생존하기 위해 RBA의 수칙을 전적으로 따르겠다고 국제 사회에 공표하고, 그 규칙 체계 안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RBA 스탠더드를 따르지 않는 기업은 글로벌 입찰 단계에서 서류 심사조차 통과하지 못합니다. 이는 단순한 도덕적 권고가 아니라 실질적인 글로벌 무역 장벽이자 비즈니스 라이선스입니다.

삼성전자 협력회사 행동규범이 보여주는 진짜 주소

보수 언론의 사설만 보면, 국내 반도체 대기업들은 노동 규제 때문에 당장이라도 숨이 넘어갈 것 같고, 법을 어겨서라도 무조건 잔업을 시키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 시장의 현실은 전혀 다릅니다.

애플이나 구글로부터 협력회사 행동 수칙을 받고 따르는 삼성전자 역시 자사의 협력업체에게 "삼성전자 협력회사 행동규범"을 보내고 그대로 따를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2012년 초본을 발간한 이후 지속적으로 규범을 개정해 왔으며, 최근에는 '결사의 자유' 등 노동 인권과 윤리 조항을 일부 보완한 8.1 버전을 협력회사들에 배포했습니다.

삼성전자가 각 협력업체에 보낸 [삼성전자 협력회사 행동규범]을 보면 "표준 근로시간은 주당 48시간을 초과해서는 안 되고, 연장 근로를 포함한 주당 총 근로시간은 60시간을 넘어서는 안 되며, 모든 초과 근무는 자발적이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삼성전자

해당 규범의 서문에는 "본 규범은 RBA 행동규범과 세계인권선언, UN 기업과 인권 이행원칙(UNGPs), ILO 핵심협약 등 글로벌 기준에 기반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삼성의 규범 역시 '노동 인권'이 제일 먼저 등장하며, "표준 근로시간은 주당 48시간을 초과해서는 안 되고, 연장 근로를 포함한 주당 총 근로시간은 60시간을 넘어서는 안 되며, 모든 초과 근무는 자발적이어야 한다"고 못 박아 두었습니다. 애플의 조건과 일치합니다.

원청 기업인 삼성전자 스스로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공급망 전체의 노동시간을 통제하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진짜 주소입니다. 생태계는 이미 글로벌 표준의 궤도 위를 달리고 있는데, 보수 언론은 삼십 년 전 "새벽 세 시의 커피 타임" 시절의 패러다임에 갇혀 지면을 낭비하고 있는 셈입니다.

낡은 노동관으로는 결코 미래의 반도체를 설계할 수 없다

반도체 산업은 인간의 지성과 정밀한 시스템이 결합한 고도의 지식 집약 산업입니다. 엔지니어를 공장과 연구소에 가두고 밤새도록 쥐어짜 낸다고 해서 2나노, 1나노의 미세 공정 수율이 기적처럼 잡히고 AI 가속기의 혁신적인 아키텍처(구조)가 설계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첨단 기술의 창의성은 맑은 정신과 충분한 휴식, 그리고 인간 존중을 바탕으로 한 안전한 일터에서 비로소 도출됩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바보라서 노동시간에 상한선을 그어둔 것이 아닙니다.

조선과 동아의 사설은 반도체 산업을 걱정하는 척하지만, 실상은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의 규칙을 전혀 모르는 무지와 왜곡의 소산일 뿐입니다. 대한민국 반도체가 진짜 두려워해야 할 것은 주 52시간 제도가 아닙니다. 글로벌 고객사들이 요구하는 탄소중립과 RE100 기준을 맞추지 못해 공급망에서 퇴출당하는 것, 그리고 낡은 노동 환경에 실망한 핵심 인재들이 해외로 이탈하는 것입니다.

세계 시장의 룰을 거스르는 낡은 노동관으로는 결코 미래의 첨단 반도체를 설계할 수 없습니다. 보수 언론은 이제 반도체 산업을 노동 규제 완화의 도구로 삼는 억지 주장을 멈추어야 합니다. 시장의 진짜 규칙이 무엇인지 공부하는 것이, 대한민국 반도체를 돕는 유일한 길입니다.

#반도체 #주52시간근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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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핵잠, 남태평양서 SLBM 시험 발사...호주·일본 ‘발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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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6.07.07 06:53
  •  
  •  수정 2026.07.07 07:06
  •  
  •  댓글 0
     
 
6일 중국 핵잠이 남태평양에서 SLBM을 시험발사했다. [사진 갈무리-신화통신]
6일 중국 핵잠이 남태평양에서 SLBM을 시험발사했다. [사진 갈무리-신화통신]

중국인민해방군 해군 소속 전략핵잠수함이 6일 낮 남태평양 공해상에서 모의탄두를 탑재한 잠수함발사전략미사일(SLBM)를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신화통신]이 6일 발표했다. 

“이번 미사일 시험발사는 중국의 연례군사훈련에 따른 정례적 조치로 관련국에 사전통보됐다”면서 “이는 국제법과 국제 관례에 부합하고, 특정국가와 목표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시험발사에 동원된 핵잠수함과 SLBM의 세부 제원에 대해서는 알리지 않았다. 

[글로벌타임스]는 ‘094형’ 핵잠이 ‘쥐랑-2’(巨浪-2)를 발사한 것이라 분석했다. 사거리 8,000 km를 넘어가는 ‘쥐랑-2’는 지난해 9월 3월 ‘중국인민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시스트전쟁 승리 기념일’ 열병식 때 공개됐다.

주변국들은 SLBM 시험발사를 비롯한 중국의 군사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CNN]에 따르면, 윈스턴 피터스 뉴질랜드 외교장관은 6일 “오늘 중국이 남태평양에서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계획이라고 우리에게 통보했다”면서 “뉴질랜드는 이를 바람직하지 않고 우려스러운 상황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태평양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뉴질랜드도 중국이 남태평양을 미사일 능력 시험장으로 활용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피터스 장관은 중국 핵잠이 SLBM을 발사한 지역이 ‘라로통가조약’에 의거 1986년 지정된 ‘남태평양 비핵지대’ 해역이라고 짚었다. 

이 조약 ‘의정서Ⅱ’는 서명국들이 비핵지대 내에서 다른 국가 또는 그 영토에 대해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사용하겠다고 위협하지 않을 것을 요구하며, ‘의정서Ⅲ’은 비핵지대 내에서 핵실험을 금지하고 있다. 중국은 1987년 ‘의정서Ⅱ’와 ‘의정서Ⅲ’에 서명했다.

페니 웡 호주 외교장관은 해당 시험이 “지역 안정을 해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실험은 중국의 급속한 군사력 증강이라는 맥락에서 봐야 한다”며 “(중국은) 지역이 기대하는 의도에 대한 투명성과 보장을 결여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알아서 “의도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자위대 파견’ 발언 이후 중국의 거센 압박을 받고 있는 일본도 한 마디 보탰다. 외무성 성명을 통해 “점점 더 활발해지는 중국의 군사활동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중국을 향해 탄도미사일 시험을 재고하라고 촉구했다. 

뉴질랜드와 호주, 일본은 한국과 함께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인도·태평양 파트너국(IP4)이다. 올해 ‘NATO 정상회의’는 7일 개막한다. 중국 핵잠이 SLBM 발사일로 굳이 6일을 택한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한편, 6일 중국과 러시아는 산둥성 칭다오에서 “해상연합-2026”을 개시했다고 [중국군망]이 전했다. 

연합훈련은 병력집결, 항구계획, 해상훈련 3단계로 진행된다. 양국 참가 병력은 지난 5일 집결을 마쳤다. 6일 개막식 후 양국 해군은 지휘연습과 전술협력을 공동 진행했으며, 공동 지휘부는 해상훈련단계의 주요 훈련 내용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했다.

[중국군망]은 “다음 단계로, 훈련에 참가하는 함정은 칭다오 인근 공해상에서 연합정찰, 방공미사일 방어 등 여러 훈련을 조직하고 실제 무기사용 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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