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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아내린 히말라야 빙하와 '1.5도 목표'의 좌절…대응방안은?

[초록發光] 네팔의 복합재난 스펙터클과 글로벌 정의 프로젝트

이정필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6.09.11. 09:2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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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6일, 네팔과 중국(티베트)의 히말라야 국경 지대 보테코시 강 유역에서 빙하와 암석이 붕괴해 대형 산사태와 토석류 홍수가 발생했다. 많은 마을이 사라졌고 막대한 인명 피해를 낳았으며, 악조건에서도 구조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기후위기 대응을 상징하는 1.5도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경고가 나온 시점에 말이다. 우리는 산악 쓰나미라는 또 하나의 복합재난을 경험하고 있다. 올해 충청남도가 꾸린 '기후살인 방지 특별 TF'의 표현을 빌리자면 '기후살인'에 해당한다. 더 일반적인 용어로는 에코사이드(ecocide, 생태 학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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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수력 강국의 꿈과 회복탄력적 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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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로 인한 빙하 감소와 빙하호 확장, 영구동토층 퇴화, 사면 불안정, 강우 패턴 변화, 그리고 홍수, 산사태, 토석류의 위험은 수백만 명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네팔, 부탄, 티베트, 파키스탄, 인도 등을 포함하는 힌두쿠시-히말라야 산맥은 주요 위험 지역, 즉 글로벌 핫스팟으로 불린다. 2020년대 들어 빙하호 붕괴 홍수로 인해 수력발전 등 사회기반 시설에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네팔에서는 2021년 이후 몬순이 찾아올 때마다 홍수와 산사태로 수력발전 인프라가 피해를 입었다. 상상을 벗어난 치명적인 대참사를 보여주는 사전 징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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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홍수는 수도 카트만두에서 약 70㎞ 떨어진 트리슐리 강에 건설 중인 216MW급 어퍼트리슐리-1(Upper Trishuli-1) 수력발전소도 덮쳤다. 한국을 포함한 국제금융기관의 민관협력(Public Private Partnership) 방식으로 추진되고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가 개발에 참여한 공사 현장이다. 한국인 실종 노동자 9명을 포함한 구조 활동을 위해 한국 정부도 긴급구호대를 파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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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에서 복합재난 스펙터클이 루틴이 되는 현실에서 수색·구호와 함께 복구·재건 이슈에도 관심을 두어야 한다. 기후위기 시대, 빙하 붕괴와 수력발전이라는 서로 다른 자연의 변형이 만나는 관계에 대한 검토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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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은 국내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오랫동안 전력을 수입해 왔고 2018년 무렵 대부분의 지역에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 급속한 수력발전 건설 덕분에 2024년부터 수량이 풍부한 여름에는 잉여 전력을 인도와 방글라데시에 수출하기 시작했다(총 발전용량 3900MW). 하지만 이번 대홍수 피해로 운영 중이거나 건설 중인 수력발전과 송배전 인프라가 상당 부분 파손됐다(총 발전용량의 10%). 정치 불안 속에서도 수력 강국을 꿈꾸며 발전용량을 2030년 1만 4300MW, 2035년 2만 8500MW까지 확대할 계획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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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네팔은 전 세계에서 온실가스를 가장 적게 배출하는 국가에 속한다. 기후위기에 책임 수준이 매우 낮은 나라에서 탄소 불평등과 기후 부정의가 복합재난의 생생한 사건으로 전개되고 있다. 네팔 정부가 유엔 손실·패해대응기금(Fund for Responding to Loss and Damage)을 요청한 것은 정당하다. 기후위기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개발도상국과 빈국을 지원하기 위해 선진국 등 국제사회가 마련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기금 조성은 미흡하고 자금 배분은 미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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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후위기 전문 미디어 및 데이터 플랫폼 역할을 하는 클라이밋 와치(The Climate Watch)가 전하는 네팔 현장의 목소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네팔은 이 재난을 혼자서 감당해서도 안 되고, 감당할 수도 없다. 참사 이후 던져야 할 질문은 단순히 소실된 메가와트(MW)를 얼마나 빨리 복구할 것인가가 아니다. 재건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리적·경제적 위험을 과연 누가 부담할 것인가이다. 이제는 단순히 하나의 프로젝트가 몇 메가와트(M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가를 묻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네팔은 이제 자신의 인프라가 산악 지대의 가혹한 재해를 견뎌낼 수 있는지,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지, 재난 이후 지역 사회가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지, 그리고 프로젝트가 실패했을 때 그 막대한 비용을 과연 누가 부담할 것인지를 함께 물어야만 한다(The Climate Watch, Nepal's hydropower boom faces rising climate risks after deadly floods, 2026.9.6. 요약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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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자료 바로가기 : https://theclimatewatch.com/locals-watching-remains-of-mailung-khola-hydropower-project-in-rasuwa-photo-manish-ary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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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재난 스펙터클의 현장을 고려하면 복구·재건을 전망하는 건 불편한 일이다. 하지만 산악 주변국 대부분은 기후위기로 인해 예측 불가능성이 커진 그 강에서 수력발전을 확대하고 있다. 당장 해당 수자원을 포기할 수 없겠지만, 수력발전의 자금 조달, 건설 및 운영 방식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한 수로식 수력발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등의 발전원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제안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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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의 가속화…오버슈트와 티핑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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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파괴의 속도, 빈도, 강도와 규모를 달리하는 복합재난은 언제, 어디서 나타날까. 티핑포인트 리스크에 대한 적지 않은 예측과 경고가 있지만, 기후위기의 경향성에 따라 악화될 것이 분명하다. 전망은 갈수록 암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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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유엔은 <오버슈트 억제하기: 1.5도 초과 상승 전망과 정점 후 감소 경로 탐색>(Limiting Overshoot: Navigating exceedance of 1.5°C and pathways towards return)이라는 제목의 유엔환경계획(UNEP) 보고서를 통해 파리협정의 지구 온도 상승 1.5도 제한 목표를 달성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리고 현재 정책하에서 2.6도(1.9~3.6도 범위)가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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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맥락에서 보고서는 오버슈트 경로(Overshoot pathways)로 불리기도 하는 초과, 정점 후 감소 경로(Overshoot, peak and decline pathways)를 제안한다. 지구 온난화 수준(1.5°C)을 초과한 후 특정 기간이 끝나기 전(2100년 이전)에 다시 그 수준 이하로 되돌아가는 경로를 의미한다. 해당 경로에는 오버슈트의 규모와 발생 가능성이 포함되기도 한다. 오버슈트의 지속 기간은 다양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최소 수십 년 동안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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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슈트 경로는 다음 네 단계로 구성된다. 1) 1.5°C 초과 단계(Exceedance of 1.5°C): 지구 온난화가 1.5°C를 넘어서서 최고 정점에 도달하기 전까지의 기간. 2) 최고 정점 도달 및 유지 단계(Plateauing stage): 지구 온난화가 1.5°C를 초과한 최고 정점(peak warming)에 도달하여 하락하기 전까지 일정 기간 그 최대치에서 유지되는 기간, 3) 감소 단계(Decline stage): 지구 기온이 최고 정점에서부터 떨어지기 시작하는 기간, 4) 안정화 단계(Stabilization stage): 기온이 정점을 찍고 반전된 후 다시 1.5°C 이하로 되돌아와 이 수준에서 안정화되는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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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제6차 보고서에서 오버슈트 경로가 언급되기도 했으며, 기후위기 대응이 실패하고 있다는 운동적, 과학적 경고도 많았다. 그러나 1.5도 실패가 공식화한 것은 다른 차원의 충격이다. 충격은 공포를 낳기도 한다. 오버슈트 시나리오에는 티핑포인트를 돌파하여 인간과 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위험과 부정적인 영향을 수반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포함한다. 또한 1.5도 경로 복귀를 위해서는 탄소제거기술(CDR)을 통해 넷 제로(Net Zero, 탄소중립)가 아니라 넷 네거티브(Net Negative, 탄소순감)가 불가피한데, 탄소제거기술을 대규모로 도입하는 것은 실행 가능성과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도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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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수렴 & 신속한 탈탄소화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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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유엔이나 IPCC와 차별화된 비전과 전망도 존재한다. 올해 뤼카 상셀과 토마 피케티 등이 작성한 <글로벌 정의 보고서: 지구 한계 안에서 누리는 평등과 번영을 위한 계획>(The Global Justice Report: A Plan for Equality & Prosperity Within Planetary Boundaries)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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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세계적 차원의 재분배, 국제 금융 및 경제 질서의 심층 개혁, 에너지시스템의 근본적 전환, 소비 패턴의 실질적 변화를 결합하여 대안적인 시나리오를 제안한다. 특히 지구의 거주 가능성과 모두의 웰빙은 다음 세 축을 통해서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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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에너지시스템의 신속한 탈탄소화가 필수적이지만, 충족성(sufficiency) 원리가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다. 충족성은 노동 시간과 물질적 발자국의 급격한 감축, 그리고 소비 패턴, 식습관, 토지 및 산림 이용의 거대한 변화를 동반한다. 이에 더해 국가 내부와 국가 간의 소득, 자산, 권력 불평등을 획기적으로 줄이지 않고서는 탈탄소화나 충족성 실현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할 수도, 정치적 지지를 유지할 수도 없다. 이렇게 불평등 해소와 충족성 및 수렴을 분석의 중심에 둔다는 점에서 주류 모델링과 차별화된다. 결과적으로 지속가능한 수렴 & 신속한 탈탄소화 시나리오는 1.8도, 나아가 1.5도 수준으로 제한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지속가능한 수렴 & 신속한 탈탄소화 시나리오의 감축 요인. 출처 : The Global Justice Report(2026: 47)

오버슈트 경로와 글로벌 정의 프로젝트는 서로 다른 관점을 취하지만, 1.5도 목표 달성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준다. 최근 국내에서도 탄소중립기본법을 개정해 2035년 53~61%, 2040년 69~80%, 2045년 84~90%라는 중장기 감축목표를 설정했다. 목표 범위의 하한선도 문제지만 상향선은 또 다른 문제다. 수렴·감축 및 충족성 전환 원칙을 반영한 한국판 '글로벌 정의 프로젝트' 없이는 불가능할 것이다. 물론 미래 전망을 실현할 수 있는 사회적 힘이 뒷받침돼야 한다. 마침 전국탈핵순례(9월 1~16일)와 기후정의실천단(9월 7~11일)이 전국을 누비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26 기후정의 실천단 발대식 ⓒ 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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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빵' '더치페이' 대신 '도리기'라고 해 보면 어떨까

이창수 시민기자

maljigi@naver.com

토박이말 길잡이(큐레이터), 결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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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럿이 돈을 나눠 내어 함께 먹는 일을 우리말로

[오늘의 토박이말] 도리기

반갑습니다. 우리말의 결을 살려 마음을 보듬는 ‘토박이말 결지기’입니다.

 

[오늘의 토박이말] 도리기

앞서 ‘도르리’라는 말을 소개해 드린 적이 있습니다. 여러 사람이 차례로 돌아가며 먹거리를 내는 일을 ‘도르리’라고 합니다. 한 사람이 고기를 사고, 다음 사람이 회를 사고, 또 다른 사람이 다른 먹거리를 사는 식으로 차례를 이어 가는 것이지요. 오늘은 그와 소리도 비슷하고 뜻도 아랑곳한 말 '도리기'를 만나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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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이 자주 쓰는 말 가운데 ‘n빵’, '더치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럿이 함께 밥을 먹거나 무엇인가를 사고 난 뒤, 한 사람이 돈을 내고 사람 수대로 나누어 내는 일을 흔히 이렇게 부릅니다. 그런데 우리말에도 이 일을 나타내는 말이 있으니 바로 '도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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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돈을 내고 함께 먹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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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국어대사전과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도리기’를 조금씩 다르게 풀이하고 있지만 뜻은 서로 닿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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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사람이 나누어 낸 돈으로 음식을 마련하여 나누어 먹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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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과 같은 보기를 들고 있습니다.

"국수 도리기를 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3박 4일의 여행에서 식사는 모두 도리기를 했다." 라는 보기로 쓰임을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뜻을 알고 나면 어렵지 않습니다. 우리가 나날살이에서 참 자주 하는 일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그런데 막상 ‘도리기’라는 말을 알고 쓰는 분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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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빵’, '더치페이'라고 하던 일을 ‘도리기’라고 해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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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무들이 몇 사람 모여 밥을 먹었습니다. 한 사람이 셈을 하고 나서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이거 n빵하자.”

참 익숙하게 들리는 말입니다.

그런데 앞으로 이렇게 말해 보면 어떨까요?

“우리 도리기 하자.”

처음 듣는 사람은 “도리기가 뭐야?” 하고 물을지도 모릅니다. 그때 이렇게 알려 주면 됩니다.

“여럿이 돈을 나누어 내서 같이 먹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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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이 있는데 굳이 다른 말로만 쓸 까닭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나라에서 들어온 말이나 새로 생겨난 말이라고 해서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우리에게 이미 그 일을 나타내는 좋은 말이 있다면 찾아서 써 보는 것도 우리말을 살리는 한 가지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흐린 날에는 ‘부침개 도리기’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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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흐린 날에는 부침개 생각이 날 때가 있습니다. 비라도 내리면 더 그렇습니다. 동무에게 연락해서 말합니다.

“오늘 부침개 먹을래?”

몇 사람이 모여 부침개나 떡볶이를 사고, 재미로 사다리를 타서 누가 살 것인지 정하기도 합니다. 또는 몇 사람이 얼마씩 돈을 내어 먹거리를 마련할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 ‘도리기’라는 말을 써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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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떡볶이 도리기 했어.”

참 재미있는 말이지 않습니까? 국수를 먹었다면 국수 도리기, 묵을 먹었다면 묵 도리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먹는 것에 따라 앞에 말을 붙이면 되니 쓰기도 어렵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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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르리’와 ‘도리기’는 어떻게 다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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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말이 비슷하게 들리다 보니 헷갈릴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두 말을 이렇게 나누어 기억해 보면 어떨까 합니다. 차례로 먹거리를 내면 ‘도르리’, 돈을 나누어 내어 함께 먹으면 ‘도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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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를 들어 내가 먼저 고기를 사고, 다음 사람이 회를 사고, 또 다른 사람이 다른 음식을 산다면 ‘도르리’를 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여러 사람이 얼마씩 돈을 내어 함께 국수를 사 먹거나 지짐을 사 먹었다면 ‘도리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구별해 놓고 보면 두 말의 쓰임이 한결 또렷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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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나면 쓸 수 있는 우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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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기’라는 말을 처음 만나신 분도 계실 것입니다. 저는 이런 말을 만날 때마다 우리가 쓰지 않는 말이 아니라, 몰라서 못 쓰는 말이 참 많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는 여럿이 함께 밥을 먹고 돈을 나누어 내는 일을 자주 합니다. 그런데 그때마다 다른 말을 쓰다 보니 정작 우리말로 그 일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을 잊고 있었던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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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토박이말을 알아가는 일은 낯선 말을 억지로 외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미 하고 있는 일에 어울리는 우리말을 하나씩 찾아가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도리기’도 그렇게 한번 찾아 써 볼 만한 말입니다. 오늘 동무들과 함께 먹을 일이 있다면, “이번에는 도리기로 하자.” 하고 한번 말해 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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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조금 낯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번 쓰고, 또 한 번 쓰다 보면 어느새 자연스럽게 입에 붙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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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

여러분은 ‘도리기’라는 말을 들어 보신 적이 있나요? 동무들과 함께 먹고 돈을 나누어 낼 때 ‘n빵’이라는 말을 쓰셨다면, 오늘부터 한 번쯤 ‘도리기’라고 말해 보면 어떨까요? “오늘은 떡볶이 도리기 하자.” 이렇게 말해 보는 것부터 시작해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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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생각]

우리가 몰라서 쓰지 못했던 우리말을 하나씩 찾아 쓰는 일도 우리말을 살리는 작은 실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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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토박이말]

▶ 도리기

뜻: 여러 사람이 나누어 낸 돈으로 음식을 마련하여 나누어 먹는 일.

보기: 동무들과 얼마씩 돈을 내어 떡볶이 도리기를 했습니다.

오늘 한마디: “오늘 저녁은 우리 도리기로 먹자.”

 

[토박이말 길잡이] 결지기 이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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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도 ‘피터팬 아빠’ 애도…“지원제도 더 촘촘히”

고경주기자

  • 수정 2026-09-10 22:53

5일 별세한 전경철씨와 아들 제원씨. 오른쪽은 전씨가 남긴 영상 편지. 전경철씨 제공, 출판사 ‘이야기장수’ 인스타그램 갈무리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자폐성 발달장애가 있는 아들을 키워오다 최근 세상을 떠난 ‘안녕, 피터팬’의 저자 전경철씨를 추모하며 발달장애인에 대한 복지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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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에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오직 아들의 앞날을 걱정했던 아버지의 눈물이 우리 모두의 마음을 울렸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아들의 내일을 걱정한 피터팬 아빠의 사연은 장애인 자녀를 둔 많은 부모의 마음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부모가 곁에 없어도 자녀가 홀로 남겨지지 않고, 보통의 일상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며 이날 정부가 발표한 발달장애인 돌봄을 위한 범정부 대책을 소개한 기사를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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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최중증 발달장애인 24시간 통합돌봄과 발달장애인 주간활동 참여를 확대하고, 공공후견인 제도를 비롯한 지원을 더욱 촘촘히 이어가겠다”며 “한 걸음씩, 그러나 멈추지 않겠다. 피터팬 아빠 고 전경철님이 마지막까지 걱정했던 아들의 내일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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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0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1호기에서 내려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날 보건복지부는 고용노동부, 교육부 등 7개 부처와 함께 마련한 ‘발달장애인 돌봄 국가책임제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장애인 양육지원 이용 시간과 대상자를 늘리고, 지역사회에서 자립할 수 있도록 공공일자리를 확대하고 직무역량 강화를 돕는 내용 등이 담겼다. 16개 시·도에 지역장애아동지원센터를 신규 설치하고, 지역발달장애인지원센터가 통합사례관리의 중심기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도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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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가 있는 아들을 홀로 돌보며, 아들과 같은 ‘피터팬’을 위한 보금자리를 꿈꿔온 전경철씨는 암 투병 끝에 지난 5일 밤 7시50분께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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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주 기자 go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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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기’ 용혜인에 세계일보 “뒷북 해명 수습? 볼썽사나워”

[아침신문 솎아보기] 용혜인 사퇴 거부에 중앙일보 “시종일관 항변 치중”

증인 0명 김승원 후보자 청문회… 한겨레 “조국 청문회도 증인 11명”

이재명 대통령 연임 개헌 입장 밝히나… 조선일보 “명확히 정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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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윤수현 기자

  • 입력 2026.09.11 07:34

▲ 2024년 4월24일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국회 소통관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버티기에 나섰다. 장관 후보자직은 물론 의원직을 사퇴할 뜻도 없다고 밝혔다. 주요 일간지에선 “이 정도 수준의 나쁜 여론을 돌파하고 장관이 된 사례는 찾기 힘들다”(중앙일보), “청와대는 난감한 분위기가 역력하다”(조선일보), “부적절한 변명”(세계일보) 등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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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용혜인 논란… 중앙 “기본소득당 원내정당 유지하려는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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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 후보자는 지난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과 기본소득당을 향한 의혹을 정면 반박하며 장관 후보자와 의원직 사퇴의 뜻이 없다고 밝혔다. 용 후보자는 “비전과 포부에 대해 국민의힘은, 그리고 미디어에서는 묻지 않았다”며 “작은 정당의 현실을 비아냥대며, 억측과 악선동만 난무했다.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조차 억측과 악선동에 휩쓸리는 경향이 벌어지는 것에 대해 안타까운 심경”이라고 했다. 용 후보자는 보조금 수령을 위해 유령 시도당을 창당했다는 의혹, 일감 몰아주기 의혹, 언더조직 활동 당시 성차별을 묵인했다는 의혹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으며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검증이 아닌 폭력”이라고 했다.

▲9월11일자 중앙일보 1면 보도

하지만 언론은 11일 보도와 사설을 통해 여전히 용 후보자를 비판하고 있다. 중앙일보는 1면 <뭐가 문제냐는 용혜인> 보도에서 “용 후보자가 기자회견을 예고하자 정치권에선 ‘이재명 대통령 귀국에 맞춰 후보직을 자진 사퇴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었다”며 “하지만 이런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34분 동안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 선 용 후보자는 제기된 의혹을 하나하나 반박하며 시종일관 항변에 치중했다”고 했다. 또 중앙일보는 “비판 여론과 장관직 임명 문제는 별개라는 태도는 ‘내로남불’ 비판을 불렀다”며 “이 정도 수준의 나쁜 여론을 돌파하고 실제 장관이 된 사례는 찾기 힘들다”고 했다.

▲9월11일자 조선일보 4면 보도

조선일보는 4면 <용혜인 “사퇴? 그게 자리 나눠먹기… 野현역 지명한 취지 읽어야”> 보도에서 “민주당에선 ‘용 후보자가 여권에서도 자진사퇴, 지명철회 요구가 거세지니 작정하고 대통령에게 메시지를 보낸 것 아니겠냐’는 말이 나왔다. 실제 민주당 등 여권 핵심 인사들은 용 후보자 측에 자진사퇴를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며 “청와대는 난감한 분위기가 역력했다”고 했다.

▲9월11일자 한국일보 5면 보도

한국일보도 5면 <용혜인 부부도 모자라… 줄줄이 셀프인사 ‘패밀리 기본소득당’> 보도에서 “용 후보자 남편 당직 임명으로 불거진 기본소득당의 ‘가족정당’ 논란이 당내 주요 보직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라며 “당직자 간 가족관계가 얽혀 있는 상황에서 인사발령 안건 논의 과정에 배우자가 직접 배석하는 등 지도부 내 ‘가족 셀프 인사’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기본소득당 중앙당 당직 인사발령에서 인사 대상자 가족이 안건 논의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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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는 용 후보자 논란으로 선거제도 개편 논의가 시작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겨레는 4면 <용혜인이 띄운 위성정당 논란… 선거제 개편 논의 불씨되나> 보도를 통해 “용 후보자의 ‘장관-비례대표 의원 겸직’ 주장을 계기로 위성정당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당 내부에선 선거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고 했다.

▲9월11일자 세계일보 사설

사설을 통한 비판도 이어진다. 세계일보는 <“野 의원 지명 취지 읽으라”는 용혜인, 궤변 아닌 용퇴를> 사설에서 “(용 후보자 기자회견은) ‘가족 정당’, ‘보조금 쇼핑’, 유령 시도당 의혹 등 각종 의혹과 논란에 대한 구체적 해명이나 진솔한 사과, 책임지는 자세를 기대한 국민을 무시한 궤변”이라며 “각종 의혹과 논란에 대한 명쾌한 해명도 없었고, 인사청문회 일정조차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느닷없는 문제 제기에 호응할 국민이 과연 몇 명이나 있겠는가. 자기 입장을 합리화하기 위한 부적절한 변명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세계일보는 “‘청문회에서 소명하겠다’며 침묵으로 일관하고, 기본소득당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강변하다가 뒷북 해명으로 악화한 여론을 수습하려는 모양새도 볼썽사납다”며 “자신과 당의 안위가 아닌 국민의 눈높이를 살펴야 한다”고 했다.

▲9월11일자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는 사설 <위성정당 출신인 용혜인 후보자가 야당 의원이라니…>에서 “(용 후보자는) 국회의원과 국무위원의 겸직은 법률로 허용된다며 지역구 의원과 달리 비례대표 의원만 장관이 되면 사퇴하는 관례는 정치인들 사이의 자리 나눠먹기가 아니냐는 반론을 폈다. 그러나 이는 대의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과 비례대표 제도의 본질을 왜곡한 궤변에 불과하다”며 “의원직 사퇴를 거부하는 것은 자신이 속한 기본소득당을 원내 정당으로 유지하려는 셈법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중앙일보는 “용 후보자는 왜 여권 내부에서도 의원직 사퇴 불가피론, 더 나아가 낙마 불가피론까지 나오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기 바란다”고 했다.

▲9월11일자 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사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가 ‘위성정당’ 해법 아니다>에서 “(국민의힘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 주장은) 위성정당의 원조 격인 국민의힘이 자신들의 책임을 가리고 문제의 본질을 비켜 가려고 하는 퇴행적인 해결책”이라며 “여야는 이제라도 23대 총선에서 위성정당의 재등장을 막고 선거제도의 비례성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준연동제 비례대표제가 아닌 위성정당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증인 0명 김승원 청문회… 한겨레도 “조국 청문회도 증인 1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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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 후보자뿐 아니라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과 민주당의 태도 논란도 크다.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 등이 제기된 상황이지만 민주당은 야당의 증인 요구를 거부했다. 김승원 후보자 청문회는 증인 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또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김 후보자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한동훈 의원 자격정지를 추진하겠다는 언급을 했다.

▲9월11일 한국일보 5면 보도

한국일보는 5면 <국민 과반, 김승원 임명 반대… 與 내부서도 정면돌파 회의론> 보도에서 “문제는 김 후보자를 둘러싼 국민 여론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민주당 일부에서도 정면돌파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이 ‘정치 검찰 잔재 청산’ 프레임을 앞세워 진영 결집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전통 지지층의 엄호 여론이 강하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고 했다.

▲9월11일 한겨레 사설

이와 관련 한겨레는 사설 <김승원 청문회, 증인 불러 검증하는 것이 정도다>에서 “증인 없이 그의 해명만 듣고 국민들이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여당이었던 문재인 정권 때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의 요구에 따라 11명의 증인을 채택한 바 있다. 지금도 그렇게 못 할 이유가 없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9월11일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은 <의혹 눈덩인데 김승원 ‘무증인’ 청문회, 당치 않다> 사설을 통해 “눈덩이처럼 커진 의혹을 적당히 뭉개고 가려는 게 아니라면 민주당이 이래선 안 된다”며 “민주당 말대로 야당 의원이 검찰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주장이 비상식적이고 ‘윤석열 검찰조차 기소하지 못한 사건’이라면 검찰이 김 후보자를 기소유예 처분한 사유를 들어보자고 민주당이 먼저 주장하고 나서야 정상이다. 그것만으로도 의혹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9월11일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김민석 민주당 대표의 처신을 문제삼았다. 조선일보는 사설 <‘韓·李 OUT’ ‘吳 유죄 99.9%’, 가벼운 與 대표 언행>에서 “김민석 대표가 한동훈, 이진숙 의원에 대해 ‘국회에 있으면 안 될 분’이라며 ‘제명’과 ‘자격 정지’를 언급했다. 한 의원이 공개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검증 자료는 ‘법적 위반’이고, 이 의원의 5·18 관련 토론회는 위헌적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라며 김 대표가 발의한 ‘의원 출석정지 1년 확대’ 법안에 대해 “의석수로 1년 출석 정지를 연속으로 밀어붙이면 사실상 ‘제명’이 된다… 위헌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9월11일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도 사설 <‘야당 의원 아웃’, 법으로 할 수 있다는 집권당 대표>에서 “국회의원도 잘못이 있다면 징계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사실관계를 명확히 가린 다음 법과 절차에 따라 책임을 묻는 방식이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고 다수 의석을 앞세워 중징계를 설계하는 건 입법권의 정치적 남용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026년 9월9일 프랑스동포 간담회에서 자신의 임기가 헌법상 명확히 제한돼 있다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KTV 영상 갈무리

이재명 대통령 연임 발언 논란에 조선 “정치적으로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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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연임에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프랑스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나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죽어도 연임 안 하겠다는 말을 못 하는 것이 본심”이라며 연임용 개헌 논란을 제기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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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는 1면 <연임·개헌·파병 ‘정국 난맥’에 직접 등판> 보도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다음주께 기자회견을 열어 연임 개헌과 개각 논란, 호르무즈해협 파병 등에 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10일 알려졌다”며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국정 지지도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이 대통령이 직접 설명하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9월11일 한국일보 4면 보도

한국일보도 4면 <개각·파병 등 과제 산적… 李대통령, 추석 전 입장 밝힐 듯> 보도를 통해 “국내 정치로 돌아온 이 대통령 앞에는 개각 후폭풍을 비롯해 굵직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며 “이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 후임 인사와 수도권 집값 문제 등 정책 과제도 수두룩하다… 연임하지 않겠다는 명시적 언급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진다”고 했다.

▲9월11일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사설 <어차피 현실성 없는 연임 개헌, 이쯤에서 논란 매듭짓자>에서 “연임용 개헌 논란은 대통령과 여권이 자초한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기자회견 등 공개 석상에서 이 문제에 대해 더 명확하게 정리할 필요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대통령 연임은 법률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모두 불가능하다”며 “더구나 대통령 지지율이 40%를 밑도는 정치적 환경 속에서 현직 대통령의 연임을 위한 개헌이 추진 동력을 갖춘다는 것은 전혀 현실성이 없다”고 밝혔다.

▲9월11일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도 사설 <이 대통령, 연임 개헌 입장 국민 앞에 분명히 밝히길>에서 “논란이 확산되는데도 침묵을 지켜오던 이 대통령이 우회적으로나마 입장을 밝힌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현행 헌법상 임기 제한 규정을 재확인하는 원론적 언급에 그친 점은 아쉽다”며 “이 대통령이 조만간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 앞에서 분명한 입장을 밝히기 바란다. 연임 개헌·공소취소 논란에 명확히 선을 긋고, 호르무즈 파병 및 법무부·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문제 등에 대해서도 진솔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9월11일 한국일보 칼럼

이준희 한국일보 고문은 칼럼 <꿈도 꾸어선 안 될 李 대통령 연임>에서 “이 대통령은 말 한마디, 정책·인사 하나하나가 다 사법리스크 회피책으로 의심받는다. 이 굴레를 쓰고는 남은 긴 기간 대통령다운 힘과 국정동력을 유지키 어렵다”며 “때로는 버리고 잊는 게 더 얻는 방법이다. 연임을 포함해 의심받는 모든 사안들을 깨끗이 정리하는 게 오히려 사법리스크를 줄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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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표’ 전략 들고나온 트럼프… 경향 “연방법 위반 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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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미국 텍사스에서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렸다. 11월3일 열리는 중간선거를 위해 마련된 자리로,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공화당이 상하원 선거에서 승리할 시 모든 미국 시민에게 5000달러(한화 약 670만 원)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공화당 선거 승리를 위해 1조3500억 달러(한화 약 1808조 원)를 사용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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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9월11일 조선일보 1면 보도

주요 언론은 텍사스 전당대회 현장을 취재했다. 조선일보는 1면 <‘트럼프 쇼’에도 빈자리 수두룩 “선거 이기면 5000달러씩 지급”> 보도에서 “‘보수의 본진’ 텍사스에서 열린 이날 전당대회는 처음부터 끝까지 ‘중간선거용 트럼프 쇼’로 기획됐다. 하지만 전당대회가 시작된 지 3시간이 넘은 오후 6시 반에도 2만명 수용 규모 경기장 상단 관중석은 여전히 빈자리가 더 많았다”며 “트럼프의 연설이 2시간 가까이 이어지자 오히려 일부 지지자들은 먼저 행사장을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9월11일 경향신문 8면 보도

경향신문은 8면 <트럼프 “승리 땐 성인 시민에 5000달러씩”… ‘매표’ 공약까지> 보도에서 “선거를 앞두고 사실상 ‘매표’ 공약까지 남발한 셈”이라며 “그는 배당금의 재원과 지급 방식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 같은 공약은 투표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자금 지출을 금지하는 연방법 위반 소지가 크다”고 했다. 또 경향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부정선거를 하고 싶어한다는 근거 없는 주장도 반복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기대했던 규모의 열광과 환호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트럼프 대통령의 동원력이 약해졌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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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맞서 싸워야”...호르무즈 파병 강요 트럼프 규탄 촛불문화제 열려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6/09/1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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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란 기자

 

10일 오후 7시 30분 주한 미국 대사관 인근인 광화문역 2번 출구에서 호르무즈 파병을 강요하는 미국을 규탄하는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이날 오후부터 긴급농성을 시작한 ‘파병강요 국제깡패 트럼프 규탄 시민학생 농성단’(농성단)이 촛불문화제를 주최했다.

 

파병을 강요하는 미국에 분노한 시민 100여 명이 촛불문화제에 참여했다.

 

촛불문화제 사회를 본 김한봄 청년촛불행동 대표는 “미 대사관 앞에서 농성하고 매일 촛불문화제를 시작한 이유는 분명하다. 미국이 명분 없는 침략전쟁에 파병을 강요하며 트럼프가 이재명 정부를 협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을 침략전쟁의 하수인으로 동원하려는 트럼프의 파병 강요를 용납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이 “파병 강요, 국제 깡패 트럼프를 규탄한다”, “침략전쟁 파병 강요 미국을 규탄한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촛불문화제를 시작했다.  

 

  © 김영란 기자

 

권오혁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트럼프는 이란전쟁이 자기의 구상대로 풀리지 않자 지난 3월 14일부터 한국 등 5개 나라를 콕 집어서 자기를 도와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미국의 무기가 고갈되고, 전쟁 피로가 누적되고, 국내에서 트럼프의 정치적 위기가 더욱 심각해지자 소위 동맹국들에 대한 트럼프의 압박이 더 폭주하고 있다. 이것이 이번에 더욱 본격화된 파병 압력의 배경”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미국이 자기의 패권을 위해 벌인 침략전쟁에 끌려 들어갈 이유가 0.0001%라도 있는가. 우리가 패전이 명백한 미국의 총알받이가 되라는 트럼프의 미친 소리를 들어줄 이유가 있는가”라며 “대한민국에 파병을 강요하고 위헌을 강요하는 트럼프를 주권자 국민 앞에 반드시 무릎을 꿇리자”라고 했다.

 

나현민 강남서초촛불행동 회원은 “파병 군인의 전투 여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살인자를 돕는 것은 살인과 다르지 않다. 매국노를 돕는 일은 매국과 다를 바 없다. 자기 손으로 살인하지 않았다고 해도, 자기가 직접 반민족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해도 범죄를 도운 자에게 죄가 없다고 표현하지 않는다”라며 “직접적으로 전투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이 전쟁 범죄와 무관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이 범죄에 관여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오로지 파병하지 않는 것뿐이다. 미국에 맞서는 것뿐”이라고 역설했다. 

 

윤경황 서울촛불행동 공동대표는 “금수만도 못한 놈이라는 말이 있다. 미국은 이미 금수만도 못한 국가가 되었다. 금수만도 못한 놈들이 벌인 침략전쟁, 학살전쟁에 우리를 끌어들이려 한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라며 “이제는 정말 미국과 엮인 악의 고리를 끊어 내야 할 때이다. 우리가 모두 미국과의 종속적인 관계를 정리할 때라고 외쳐야 한다”, “정부는 주권자 국민을 믿고 명분 없는 침략전쟁에 동참을 강요하는 미국에 맞서 싸워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염미례 영등포양천강서촛불행동 공동대표는 “다가오는 11월, 미국의 중간선거가 있다. 트럼프는 지지층 결집을 위해 해외에서 성과를 보여줄 무언가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대한민국 청년들을 침략전쟁의 총알받이로 쓰겠다는 것”이라며 “우리 청년의 목숨을 남의 나라 선거 승리를 위한 계산서에 올려놓을 수는 없다. 대한민국 국군은 트럼프의 선거 용병이 아니다. 우리 아들딸은 미국 중간선거의 소모품이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윤겨레 대진연 회원은 “한국을 호구로 보고 설치는 깡패 미국으로부터 주권을 수호하는 일은 생존의 문제가 되었다. 이제는 미국과 이별해야 한다”라며 “얼마 전 트럼프가 일방적으로 한미연합훈련 축소를 결정했던 날 우리는 한미관계의 실체를 보았다. 나라의 존망을 결정하는 군사주권이 남의 나라 대통령에게 있다는 그 처참한 사실을 직면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군사주권이 미국에 있는 한 전쟁은 필연이다. 미국이 일으킬 전쟁에서 우리 군인들이, 우리 땅이 미국 뜻대로 이용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 때문에 전쟁이 날 판인데 전쟁 시에 국군의 작전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인 전시작전권도 미국에 있다. 전작권을 돌려받는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기 방어”라며 “정부와 민주당은 지금 파병 검토를 하고 있을 게 아니라 전작권 환수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이 미 대사관을 향해 함성을 지르며 촛불문화제를 마쳤다.

 

농성단은 평일 오후 7시 30분에 촛불문화제를 개최한다.  

 

▲ 왼쪽부터 권오혁 공동대표, 나현민 회원, 윤경황 공동대표.  © 김영란 기자

 

▲ 염미례 공동대표(왼쪽), 윤겨레 회원.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국민주권당 당원, 대진연 회원이 율동을 하고 있다.  © 김영란 기자

 

▲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이 율동을 하고 있다.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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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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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팔아 돈 모아 가난을 연구하고 색칠한 찰스 부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6/09/10 07:57
  • 수정일
    2026/09/10 07:57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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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시민기자

wadans@empas.com

현 <반헌법열전 편찬위원회> 조사위원, 저서에 [함석헌 평전], [고문과 학살의 현대사], [해외입양 그 이후], [폭력의 역사], [김성수의 영국 이야기], [조작된 간첩들], [함석헌: 자유만큼 사랑한 평화]. 퀘이커교도. 전 <씨알의 소리> 편집위원. 한국투명성기구 사무총장, 진실화해위원회,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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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의 통계 만들고 노령연금법 주춧돌 깔아

"런던노동자 4분의 1 극빈" 조사결과 더 심각

17권짜리 대작 「런던 시민의 삶과 노동」 남겨

금색 부유층~검은색 극빈층 일곱 빛깔로 색칠

런던 가가호호 방문 조사 도운 비어트리스 웹

그의 지적 흥미 채운 것이 영국 사회학의 씨앗

라운트리 '빈곤선'과 맞물려 구조적이란 결론

이념보다 사실, 예상이 틀렸을 때 인정한 태도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대영제국의 런던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였다. 하지만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더러운 빈민가를 품은 도시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 두 얼굴을 하나의 지도에 담아버린 괴짜가 있었으니, 그 이름이 찰스 부스(Charles Booth, 1840~1916)다. 직업은 사업가, 취미는 통계, 인생 후반부 사업은 가난을 낱낱이 까발리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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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는 원래 배 장사꾼이었다. 리버풀에서 태어나 형 앨프리드와 증기선 회사를 차려 꽤 많은 돈을 벌었다. 사업 수완이 좋았으니 이대로 살았으면 평범한 부자로 죽었을 텐데, 이 양반은 유별나게도 "런던에 가난한 사람이 정확히 몇 명이고 왜 가난한가?"라는 질문에 꽂혀버렸다. 계기는 어느 사회주의자가 "런던 노동자의 4분의 1이 극빈층"이라 주장한 데서 시작됐다. 부스는 이 주장이 과장이라 믿고, 직접 반박할 요량으로 조사에 나섰다. 결과는 본인 예상을 완전히 뒤엎었다. 실제 빈곤율은 그가 반박하려던 수치보다 훨씬 높은, 런던 인구의 30퍼센트를 웃돌았던 것이다.

 

찰스 부스(위키피디아)

지도에 가난을 입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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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가 남긴 최대유산은 17권짜리 대작 「런던 시민의 삶과 노동」이다. 조사원들을 거리마다 보내 집집이 벨을 누르게 하고, 소득과 직업과 생활형편을 캐물었다. 그 결과물을 지도 위에 색깔로 표시했는데, 금색은 부유층, 검은색은 최하층, 그 사이를 일곱 단계로 나눠 칠했다. 런던의 거리 하나하나가 부와 빈곤의 등고선을 입은 셈이다. 이 지도를 보면 잘사는 동네와 못사는 동네가 담벼락 하나 사이로 붙어 있는 경우가 허다했다. 부자와 빈자가 한 나라 한 골목에서 서로 다른 세상을 살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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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업을 도운 조수 중 한 명이 훗날 더 유명해진 비어트리스 웹(Beatrice Webb, 1858~1943)이다. 그녀는 부스의 친척이자 동료로 빈민가 조사에 뛰어들었다가 아예 사회개혁 운동가로 전업해, 남편 시드니 웹(Sidney Webb, 1859~1947)과 함께 페이비언 협회를 이끌고 런던정경대학까지 세운다. 부스의 취미생활이 뜻밖에 영국 사회학의 씨앗이 된 셈이다.

 

1889년 부스가 만든 런던 화이트채플 지도의 일부. 붉은색 구역은 '중산층, 유복한' 지역을, 검은색 구역은 '준범죄적' 지역을 나타낸다(위키피디아)

 

부스가 색으로 표시한 런던의 빈곤 지도 범례(위키피디아)

숫자 하나가 정책을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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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시기 요크에서는 시봄 라운트리(Seebohm Rowntree, 1871~1954)가 자기 고향을 상대로 똑같은 조사를 벌여 최소한의 영양 섭취를 기준으로 삼은 "빈곤선" 개념을 만들었다. 부스와 라운트리의 조사가 겹치며 도출된 결론은 하나였다. 가난은 게으름의 결과가 아니라 늙거나 병들거나 실직했을 때 사회가 아무런 안전망을 제공하지 않는 구조의 문제라는 것. 이 결론은 곧 정치를 움직였다. 재무장관 데이비드 로이드 조지(David Lloyd George, 1863~1945)는 부스의 자료를 들고 의회를 설득해 1908년 노령연금법을 통과시켰다. 영국 복지국가의 첫 벽돌이 통계표 한 장에서 나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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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던지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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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에서도 빈곤과 복지를 둘러싼 말싸움은 끊이지 않는다. 그런데 그 논쟁의 상당수가 통계보다 신념으로 굴러간다. 누구는 복지확대가 나라를 망친다 하고, 누구는 부자 증세가 만병통치약이라 한다. 정작 "실제로 얼마나 많은 이들이 어떤 이유로 가난한가"를 발로 뛰며 확인하려는 노력은 뒷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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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가 놀라운 이유는 그가 원래 복지 확대론자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오히려 복지확대를 반박하려고 나섰다가 자기 손으로 만든 자료 앞에 무너졌다. 이념보다 사실을 앞세운 태도, 자기 예상이 틀렸을 때 결과를 인정한 태도, 이것이 한국정치와 언론에 가장 부족한 덕목 아닐까. 기초연금이나 최저임금, 기초생활보장제도 같은 정책을 두고 벌어지는 논쟁에서도, 누구의 확신이 아니라 누구의 조사가 더 촘촘한지를 따져 묻는 문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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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부스의 지도는 부자 동네와 가난한 동네가 얼마나 가까이 붙어 있는지를 시각적으로 드러냈다. 서울의 강남과 그 뒷골목, 재건축 아파트와 쪽방촌이 지하철 한두 정거장 거리에 공존하는 현실도 다르지 않다. 다만 한국은 아직 그 격차를 부스처럼 정직하게 지도로 그려 시민 앞에 내놓은 적이 없다. 불편한 진실을 색칠해 보여주는 용기, 그것이 백 년도 더 전에 어느 배 장사꾼이 남긴 가장 값진 유산이다.

 

런던 SW7, 그렌빌 플레이스 6번지에 있는 찰스 부스 기념 파란색 명판(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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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옥토버 서프라이즈'? 호르무즈 파병은 이재명 지지율에 치명타 될 것!

[월간 프레시안] 박동규 변호사 "북미정상회담 가능성, 적극적으로 높여야"

전홍기혜 기자 | 기사입력 2026.09.10. 05:2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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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가 한미관계의 최대 현안으로 부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여러차례 한국을 직접 거명하며 이란전 지원 거절에 대해 "기억해 두겠다"는 위협성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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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참여포럼 법률위원장, 이민자 보호교회 네트워크 고문변호사 등으로 활동하는 박동규 변호사(뉴욕주)는 9일 <프레시안>과 화상 인터뷰에서 "청와대의 고심은 십분 이해하지만, 절대로 참전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반대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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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내에서도 이란전 찬성 여론 25%에 불과...호르무즈 파병 반대 이유 3가지

박 변호사는 파병을 반대하는 3가지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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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국제법과 미국 국내법 모두를 위반한 '불법 침략 전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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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쟁은 유엔헌장 제2조 4항의 무력 행사 금지 원칙은 물론, 1949년 제네바 협약과 1998년 로마 규정이 금지한 민간인 고의 살해 및 전쟁 범죄에 해당합니다.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전쟁 범죄로 재판에 회부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의회 통보조차 생략했습니다. 이런 명분 없는 잠재적 전쟁 범죄에 대한민국이 동참할 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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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미국 전체 국민의 이란전 지지율은 25%에 불과하는 등 미국내 여론도 부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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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로이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전체 국민의 이란전 지지율은 25%에 불과하며, 공화당원 내부에서도 적극 찬성한다는 의견이 48%에서 30%로 폭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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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우리 헌법에 반할 뿐 아니라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 등 국내 정치에 미칠 파장이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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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헌법 제5조(국제평화 유지 및 침략 전쟁 부인)와 제66조(대통령의 헌법 수호 및 평화통일 의무) 등 파병 결정 시 심각한 위헌 소지에 휘말릴 것입니다. 파병이 몰고 올 정치적 파장은 파국적입니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 급락은 물론, 향후 총선과 대선 등 국내 정치 지형 전체를 흔들 심각한 폭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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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김정은보다 절박하다...북미 정상회담 가능성 넓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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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 시절 이라크 파병 당시에도 안보와 한미동맹이 명분이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정상회담을 제안했다는 사실이 이재명 정부가 호르무즈 파병을 어쩔 수 없이 고민하게 만드는 조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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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변호사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의 말을 인용하며 "가능성이 몇 퍼센트인가보다 그 가능성을 어떻게 늘려갈 것인가를 봐야 한다"며 우리가 적극적으로 나서 이슈를 끌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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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관람자가 아니라 분단과 전쟁의 피해를 입고 있는 직접 당사자입니다. 절박함의 차이가 해결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한반도 평화의 주역이자 당사자는 바로 우리'라고 선언한 것이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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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 정계에서는 북미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매우 높게 점치고 있다.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 빅터 차 CSIS 한국석좌는 물론 대북 초강경파인 존 볼턴 전 안보보좌관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평양 방문이나 11~12월 회담 가능성을 언급했다. 박 변호사가 강조한 부분은 트럼프의 '절박함'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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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에 '트럼프는 정상회담을 원하지만 김정은은 필요 없다'는 기사가 실리기도 했습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최저 지지율로 사면초가에 몰린 트럼프에게 북미정상회담은 이란전, 우크라이나 전쟁 실패를 반전시킬 가장 안전하고 현실적인 '외교적 대박' 카드입니다. 물론 북한도 기대할 것들이 확실히 있습니다. 핵보유국 지위의 사실상 인정과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라는 대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미 극우의 '공작정치', 이재명 정부 겨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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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한미 극우세력의 존재다. 부정선거 음모론자인 모스 탄 리버티대 교수는 지난 5일 전광훈 목사 등 극우세력 집회에 참석해 노골적으로 "윤석열 복귀"를 주장하는 등 노골적으로 한미 간에 균열을 내려고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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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변호사는 특히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 부소장을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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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고든 창이나 애니 첸 같은 인물만 알려져 있지만, 진짜 위험한 인물은 플라이츠입니다. 그는 CIA 고위 공직자 출신이자 하노이 노딜을 주도한 존 볼턴의 비서실장이었던 그는 한마디로 '공작의 달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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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츠는 CPAC(미국 보수주의 정치행동회의)의 핵심 인물로, 2020년 한국 총선 때부터 음모론을 주장하고 한미의원연맹 방미단에 협박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극우 인사다. 최근에는 쿠팡 사태 등을 고리로 이재명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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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진짜 위험한 이유는 '두 얼굴'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겉으로는 북미 회담을 지지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이재명 정부의 위성락 안보실장과도 비공개로 만났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의 본질은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와 한국 국회의 원자력·무역 관련 장벽 제거입니다. 언제든 존 볼턴처럼 회담판을 엎을 수 있는 인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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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변호사는 이재명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이 이런 극우들의 움직임에 대체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위 실장이 노무현 정부 시절 "자주파 놈들 싹 갈아 마셔야 한다", "무조건 친미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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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변호사는 ▲조지아주 한국인 노동자 불법 구금 사태 ▲ 미 극우 인사들의 한국 정부에 대한 허위 사실 유포 ▲쿠팡 사태 등 한국 정부와 국민들이 피해를 본 위기 상황들에 대해 외교부와 안보실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면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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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옥토버 서프라이즈', 한반도 운명 가를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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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옥토버 서프라이즈'가 북미정상회담이 되느냐, 아니면 미국 내 비상계엄이나 전술핵을 동원한 국지전이 되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바뀝니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말처럼 '한 곳에서의 불의와 전쟁은 모든 곳의 평화를 위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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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변호사는 북미정상회담 성사가 중요한 또다른 이유로 11월에 있을 중간선거를 꼽았다. 중간선거에서 불리한 판세를 뒤집기 위한 '옥토버 서프라이즈' 중에서 긍정적인 이벤트는 북미정상회담 밖에 없다. 나머지는 미국 민주주의 뿐아니라 세계 평화에 악영향을 끼칠 꼼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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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변호사는 이런 이유로 이재명 대통령이 밝힌 '페이스메이커(Pacemaker)'의 의미가 보조자가 아니라 적극적인 촉진자, 견인자, 선도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인터뷰는 영상으로도 볼 수 있다.

"기억하겠다"는 트럼프의 협박! 호르무즈 파병 논란이 가져올 파장... 미 중간선거 앞둔 '옥토버 서프라이즈', 한반도 운명 가를까 ①ㅣ박동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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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기자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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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프랑스 국빈방문 마무리…하원의장·OECD 총장과 협력 논의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6/09/10 07:20
  • 수정일
    2026/09/10 07:2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서영지기자

  • 수정 2026-09-10 01:15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9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하원의장 공관에서 열린 브룬 피베 하원의장과 면담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파리/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9일(현지시각) 마티아스 코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을 접견하고 인공지능(AI)·디지털 전환 등 분야에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 일정을 끝으로 3박5일간 프랑스 순방을 마무리하고 귀국길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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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시내의 한 호텔에서 코먼 총장을 접견하고 “오이시디가 지난 30년간 우리나라의 경제· 사회 발전 과정에서 중요한 동반자 역할을 해왔다”며 “앞으로도 축적해 온 경제·사회·과학기술 분야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번영과 인류복지 증진을 위한 오이시디의 논의와 활동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고 강유정 수석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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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코먼 총장은 “한국이 오이시디 가입 뒤 개발원조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발전하고, 수출 분야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등 눈부신 성장을 이룬 것은 전 세계에 많은 영감이 되었다”고 화답했다. 코먼 총장은 또 한국이 올해 오이시디 각료이사회 부의장국을 수임하는 등 오이시디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하며, 한국의 적극적인 참여와 기여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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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과 코먼 사무총장은 세계 경제가 인구구조의 변화와 저성장,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기술혁신과 공급망 재편 등 복합적인 도전과제에 직면한 만큼 객관적 분석을 바탕으로 공통의 해법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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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는 브룬 피베 프랑스 하원의장과 면담을 하고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하원의장 공관 집무실에서 “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환경에서 국민의 의사를 정치에 반영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핵심”이라며 “이 과정에서 의회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말했다고 강 수석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프랑스와 한국이 모범적 민주주의 국가로서 경제발전 및 첨단산업 확대 등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는 데는 자유와 평등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가 든든한 기반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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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피베 하원의장 쪽으로부터 마카롱을 선물받고 “이렇게 귀한 걸”이라고 말했다. 또 마카롱을 먹고 하원의장에게도 권하며 “너무 맛있어요.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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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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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대홍수의 경고... 전문가들이 말하지 않은 해법 '네 가지'

[소셜 코리아] 말뿐인 기후정의 넘어 책임 있는 행동에 나설 때

26.09.09 17:33ㅣ최종 업데이트 26.09.09 17:33

한국의 공론장은 다이내믹합니다. 매체도 많고, 의제도 다양하며 논의가 이뤄지는 속도도 빠릅니다. 하지만 많은 논의가 대안 모색 없이 종결됩니다. 소셜 코리아(https://socialkorea.org)는 이런 상황을 바꿔 '대안 담론'을 주류화하고자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근거에 기반한 문제 지적과 분석 ▲문제를 다루는 현 정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거쳐 ▲실현 가능한 정의로운 대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소셜 코리아는 재단법인 공공상생연대기금이 상생과 연대의 담론을 확산하고자 당대의 지성과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기사에 대한 의견 또는 기고 제안은 social.corea@gmail.com으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기자말]

▲지난달 26일 네팔 누와코트 지역의 트리슈리 바자르에서 갑작스러운 홍수가 발생한 후, 강변을 따라 진흙탕물에 집들이 부분적으로 잠겨 있다.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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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기 힘든 장면이 TV에서 쏟아져 나왔다. 진흙과 암석이 섞인 흑갈색 물의 덩어리. 그것은 마치 거대한 동물 같았다. 포효하는 이 물의 괴물은 산에서 달려와 시설과 마을, 버스와 사람들을 순식간에 삼켰다. 그러고는 원한이 풀렸다는 듯 잠잠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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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6일 발생한 네팔 산사태는 여러 면에서 충격적이다. 우선, 빙하·빙벽 붕괴로 인한 피해의 규모가 역대 최대이다. 9월 4일 기준 사망자 약 1280명, 실종자 약 4760명, 파손 주택 수 약 7500채, 이재민 약 160만 명... 죽은 사람, 죽었을지 모르는 사람만 6천 명에 육박한다. 이 가운데 600명 정도가 외국인이니, 그저 '네팔 사태'만으로 부르기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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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홍수, '경고성 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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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놀라게 하는 건, 사건의 단기성이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피해가 일어났음에도, 피해가 발생한 시간은 경악스러울 정도로 짧았다. 그만큼 물의 운동은 고속이었다. 얼마나 빨랐을까? 붕괴 발생 지점부터 렌데콜라 계곡을 따라 국경 지역까지 20~22km 정도를 달려가는 동안 (7분간) 괴물의 평균 속도는 시속 180km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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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고속성은, 어떤 원인의 느린 축적이 재앙적 결과물로 한꺼번에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하기에 우리에게 공포감을 준다. 질 나쁜 생활이 수십 년 쌓이다가 어느 날 암 선고라는 청구서를 우리 앞에 들이밀 듯, 온실가스 문제에 대한 미온적 대응이 쌓이고 쌓이다 어느 날 붕괴적 기후 재난으로 우리에게 닥치는 것은 아닐까? 화면 속 흙탕물 괴물을 자꾸만 보게 되는 것은, 우리가 이런 의구심에 젖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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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번 사건은 '경고성 파국'이라고 봐야 한다. 경고성 파국이란, 회복 불가능할 정도의 실제 파국은 아니지만 그런 파국이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경고하는 수준의 파국적 사건을 말한다. 이런 경고성 파국도 그 자체로 엄청난 재앙이니 일어나서는 안 되지만, 안타깝게도 앞으로 인류사회를 각성하게 할 것은 계속해서 이러한 경고성 파국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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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산의 일각, 히말라야는 왜 무너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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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현지시간) 네팔 중북부 바그마티주 누와코트 지역의 데비가트에 토사들이 쌓여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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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네팔 산사태가 충격적인 것은, 이것은 빙산의 일각이기 때문이다. '빙하호 홍수(GLOF, Glacial Lake Outburst Flood — 빙하가 녹아 생긴 호수가 둑이 터지듯 붕괴하며 발생하는 홍수)'와 '빙석·암반 붕괴형 홍수' 두 가지 유형의 사건이 21세기 들어 히말라야 지역에서 여러 차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빙하호는 히말라야 전역에 최소 3천 개, 최대 3만 개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연구자마다 호수의 크기 기준이 달라서 결괏값이 다르다). 이 가운데 최소 70개는 위험하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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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사태의 원인은 정말로 지구온난화일까? 붕괴가 시작된 곳은 랑탕 리룽산의 한 빙벽(해발 5200미터 지대)으로 추정된다. 이 빙벽을 붕괴시킨 힘은 무엇일까? 빙벽 내부를 채웠던 일부 얼음이 녹아내리면서, 그리하여 내부의 결정 구조가 느슨해지면서 빙벽이 무너지기 시작했으리라는 것이 중론이다. 결국 트리거는 지구의 고온인 셈이다. 저 흙탕물 괴물의 무서운 고속 운동에서 우리가 보는 것은, 어떤 몸, 자극된 몸이다. 인간들에 의해 뜨거워질 대로 뜨거워진 지구, 그리하여 끝내 행동에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지구, '우리의 가장 큰 적'(제임스 러브록)이 되고 만, 자극된 지구의 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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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우리가 해야 할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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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 기후정의행진 조직위원회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919 기후정의행진 선포식 기자회견'을 열어 메가 프로젝트 중단과 대안사회로의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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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 초대된 여러 전문가가 이런저런 말을 내놓고 있다. 지구온난화를 원인으로 볼 수 없다는 억지 주장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사태의 구체적 원인과 근본적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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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우리가 할 일이 무엇이냐는 앵커의 결정적 질문에는 시원한 답변을 찾기 어렵다. 인프라를 바꾸고 경보시스템을 만들어 골든타임 안에 대피하게 해야 한다는 정도가 주된 대책으로 논의되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것이 근본 대책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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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배출량이 매우 적은 네팔인들이 북반구 부국의 온실가스 배출 행위의 희생양이 되고 만 상황, 즉 기후불평등 문제를 언급하는 사람은 그나마 다소 낫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도 문제의 지적에 그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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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녕 우리는 이것 이상을 말할 수 없는 것일까? 앞으로 이런 수준의 재앙이 한국에도 일어날지 모르니 피해 최소화를 위해 대비하는 것 이상으로 우리가 할 일은 없는 걸까? 지구와 네팔인, 희생자들의 영령은 우리에게 결단 어린 행동을 청구하고 있다. 어떤 행동일까? 이와 관련해 여러 전문가의 입에서 아직 나오지 않은 말, 그러나 듣고 싶은 말을 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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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시적이고 통합적인 기후 재난 관리 기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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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다수의 사망·실종자가 나오는 기후 재난의 경우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예우가 중요하지만 어려울 수 있음을 이번 사태는 일깨웠다. 국내에서 이런 대참사가 발생할 경우, 희생된 분들의 존엄성을 끝까지 보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재난 시 사망자 시신 관리에 관한 국제 매뉴얼에 충실해야 하지만, 그 외에도 장례(매장), 희생과 피해의 보상 등과 관련한 기준과 방안을 미리 마련해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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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누가 이런 일을 맡아서 해야 할까? 작금의 사후 약방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가동)식 재난 대응 방식은 폐기했으면 한다. 기후 재난 뉴노멀 시대가 도래했음을 충분히 인정하고, 유럽 국가들처럼 항시적이고 통합적인 기후 재난 관리 기구를 운영해야 한다. 지금은 재난안전관리본부, 소방청, 해양경찰청 등으로 담당 기구가 쪼개져 있다. 각 지역의 위험 분석, 피해 최소화를 위한 시설물, 인프라, 자연 등의 조정, 핵심 인프라 보호, 재난관리자 교육, 경보시스템 보완, 구조와 복구, 구조·복구 역량(군부대, 소방청, 자원봉사자 등)의 관리, 희생자 관리, 국가 차원의 피해보상 체계 구축과 집행 등이 주요 업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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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사적 대전환을 이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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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손실과 피해 대응기금(FRLD, 2023년 시작)에 내는 한국의 기여금을 대폭 늘려야 한다. 그리하여 이번처럼 기후불평등이 분명할 경우, 불평등으로 인한 억울함이 조금이라도 더 씻기도록 애써야 한다. 한국이 2024년 제2차 FRLD 이사회를 계기로 발표한 신규 출연금(약속한 금액)은 700만 달러(약 93억 원)에 불과하다. 2024년 <네이처>에 발표된 한 연구가 추산한 연간 기후변화 피해 금액(3950억 달러)의 0.002%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한국이 경제적 부국이라면, 부국다운 행동을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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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근본적으로 기후위기는 현 문명의 위기이고, 따라서 문명사적 전환을 요구한다. 빙하가 녹는 문제는 단순히 RE100을 달성한다고, 발전소나 공장, 건물에서 화석연료 연소량 줄인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자본주의 구조 자체를 조정하는 식의, 경제 전체의 '방향 이동'이 아니라면 이 문제는 계속해서 우리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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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구조적 해결책만이 해법인 것도 아니다. 다량의 온실기체 배출로 귀결되는 무분별한 식사, 상품·에너지 소비, 여행, 오락 행위 등 개인들의 행위 자체가 '경제 문제'와 깊이 연루되어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개인들의 행위 선택은 욕망, 미감, 에토스, 생각 등 마음의 움직임이기도 하다. 인간과 세계에 관한 생각인 우주론은 특히 중요하다. 그러니까 마음, 개별 행동, 전체 경제 구조가 하나의 몸을 이루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 전체의 몸이 바뀌지 않는 한, 지구의 고온 문제가 해결되기는 요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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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체의 바뀜은 어떤 식으로 가능할까? 번데기가 나비가 되는 식의 인간 변화로만 가능하지 않을까. 우리 자신의 마음이 변하지 않고, 좋은 삶에 관한 우리의 감각 자체의 변화하지 않고서는 '빙하가 녹는 문제'의 해소는 결코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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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의 문제는 생사의 문제가 되었다. 성숙의 문제는 생존의 문제가 되었다. 무너진 빙벽의 잔해물을 잔뜩 거느리고 우리의 시야로 육박해오는 저 흙탕물의 괴물은 바로 이것을 알아차리라고 다급히 촉구하는 것은 아닌가. 늦지 않았다. 머리를 맞대고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이야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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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영 경희대 기후-몸 연구소 연구원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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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 우석영은 지구철학자 이자 저술가이다. 지구철학, 한국생태철학, 생명미학, 지구문학 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경희대 기후-몸 연구소(연구원), 배곳 산현재(기획위원), 한신대 생태문명원(연구위원), 생태적지혜연구소(학술위원)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 존재만으로', '기후 돌봄'(공저), '기후위기행동사전'(공저), '불타는 지구를 그림이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낱말의 우주', '철학이 있는 도시', '동물 미술관'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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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글은 <소셜 코리아>(https://socialkorea.org)에도 게재됐습니다. <소셜 코리아> 연재 글과 다양한 소식을 매주 받아보시려면 뉴스레터를 신청해주세요. 구독신청 : https://socialkorea.stibee.com/subscri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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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홍수 #기후정의 #기후불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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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는 “파병 강요” 규탄, 정부에는 “파병 거부” 촉구…601개 정당·단체 나서

 

이영석 기자 | 기사입력 2026/09/09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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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파병을 반대하는 각계 기자회견이 9일 오후 1시 주한 미국 대사관 맞은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열렸다.

 

기자회견은 정당들과 종교, 평화, 민중, 인권, 노동 등 각계 시민단체들을 포함한 601개 정당·단체가 공동 주최했다.

 

  © 민주노총

 

“미국은 호르무즈 파병 강요 말라!”

“이재명 정부는 호르무즈 파병 단호히 거부하라!”

 

참가자들은 미국의 호르무즈 파병 강요를 규탄하고 이재명 정부에 파병 거부를 강력히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대미 투자, 관세 폭탄, 쿠팡 등 경제 의제와 한미연합훈련 축소까지 지렛대로 삼아 (파병)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라며 “대한민국 주권자들은 미 트럼프 정부의 부당한 압박과 간섭을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또 이재명 정부를 향해 “만일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파견한다면, 이는 ‘선박 보호’나 ‘국민 보호’ 조치가 아니라 명백한 ‘전쟁 동참’ 파견이다”, “호르무즈 해협에 우리의 군사적 자산이 투입되는 순간 대한민국은 사실상의 참전국이자 교전 당사국으로 전락하게 될 뿐”이라며 “미국의 부당한 파병 요구를 단호히 거부하라”라고 요구했다.

 

  © 민주노총

 

기자회견에서는 정치인들과 각계 단체 대표 및 성원들이 릴레이 1분 발언을 이어갔다.

 

김형연 조국혁신당 의원은 “한미동맹이 헌법 위에 서 있을 수는 없다”라며 이재명 정부에 “호르무즈 파병 검토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면서 “대한민국이 서야 할 곳은 침략전쟁의 뒤편이 아니라 평화의 최전선”이라고 역설했다.

 

윤종오 진보당 의원은 “민주당 지도부가 소속 의원들에게 파병에 대한 개인 의견을 밝히지 말라고 한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정부의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파병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국민 앞에 분명히 밝히고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라고 당부하면서 이는 “정부를 흔드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국민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국민주권정부를 지키고 바로 세우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의 원경 스님은 “우리 국민에게 섶을 지고 불 속으로 뛰어들라고 하다니 용서를 할 수 없다”라며 “트럼프는 파병 요구를 즉각 중단하고 우리나라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은 좌고우면할 것이 아니라 즉각 파병 거부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국 천주교 남자수도회의 양두승 신부는 “군사적 대응은 다시 또 다른 군사적 대응을 불러온다”라고 경고하며 “우리나라는 호르무즈에 군함을 보내는 국가가 될 것인가? 아니면 분쟁 당사자들이 대화하도록 돕고, 민간인 생명을 보호하며, 국제 사회의 평화적 해결을 촉진하는 국가가 될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홍정 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대표의장은 “이재명 대통령은 대한민국 헌법 5조 1항이 명시한 대로 침략전쟁을 부인하고 국제 평화 유지를 위해 노력해야 할 성실의 의무 외에 다른 권한을 지니고 있지 않다”라며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민국 국군을 파병하라는 전쟁 범죄자 트럼프의 요구를 단호히 거부하고, 이란 침략전쟁을 영구적으로 종전할 것을 요구하라”라고 촉구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재명 정부는 국민주권정부를 표방할 것인지, 트럼프주권정부를 표방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라며 “관세 폭탄으로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실제 폭탄으로 이란 민중을 학살하고, 말 폭탄으로 동맹들을 겁박하는 트럼프에게 단호하게 노(No)라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했다.

 

▲ 발언자들.  © 민주노총

 

참가자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미 대사관 앞부터 청와대까지 행진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준비한 ‘침략전쟁규탄 파병반대 공동행동’은 시민의 힘으로 파병 결정을 막아내겠다는 뜻으로 오는 12일 서울 종로에서부터 미 대사관을 거쳐 청와대까지 시민대행진을 진행할 계획임을 밝혔다.

 

그리고 파병 반대 서명 등 시민들의 뜻과 요구를 모아내기 위한 활동도 이어갈 것임을 강조했다.

 

시민대행진은 12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르메이에르 빌딩 앞에서 시작될 예정이다.

 

한편 7일부터 호르무즈 파병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매일 저녁 7시 미 대사관 앞에 모여 청와대까지 행진하는 ‘파병 반대 평화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평화행진은 서울자주통일평화연대, 전국민중행동 자주평화통일위원회가 주최해 1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호르무즈 파병을 반대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 민주노총

 

  © 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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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노총

 

  © 민주노총

 

  © 민주노총

 

아래는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기자회견문] 미국은 호르무즈 파병 강요 말라! 이재명 정부는 단호히 거부하라! 

주권자 시민의 힘으로 침략전쟁 동참을 반드시 막아내자! 

 

오늘 우리는 불법적 침략전쟁의 한 당사자가 될 것이냐의 중대한 기로 앞에서 평화와 주권을 향한 절박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감행한 불법적인 이란 침략전쟁은 전 세계를 고통에 빠뜨린 가운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세계 인류의 목소리는 단 하나, 불법적인 침략전쟁을 당장 중단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침략전쟁을 이어가기 위해 동맹국들에게 끊임없이 군사 지원을 요구하고 있으며, 대한민국을 향한 공개적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이제 정부는 ‘군사적 기여를 논의 중’이라며 파병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미 트럼프 정부는 호르무즈 파병 강요 말고 침략전쟁을 중단하라! 

 

지금 미국 행정부가 파병을 서두르는 이유는 명백하다. 이란의 완강한 저항 속에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국제 사회의 지원이라는 정치적 전리품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은 국제법을 위반한 명백한 침략전쟁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을 가져올 유일한 방법은 침략전쟁을 멈추고 종전을 향한 외교적 협상을 재개하는 것뿐이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대미 투자, 관세 폭탄, 쿠팡 등 경제 의제와 한미연합훈련 축소까지 지렛대로 삼아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의 패권전쟁을 위해 타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희생시키는 동맹에 대한 반감이 계속 높아지고 있음을 제대로 직시해야 한다. 대한민국 주권자들은 미 트럼프 정부의 부당한 압박과 간섭을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강력히 경고한다. 

 

미 트럼프 정부는 호르무즈 파병 강요 말고 침략전쟁을 당장 중단하라! 

 

이재명 정부는 파병 요구 단호히 거부하라! 

 

우리 헌법은 5조 1항에 “대한민국은 국제 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고 못 박고 있다. 이란 전쟁은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한 침략전쟁이며, 만일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파견한다면, 이는 ‘선박 보호’나 ‘국민 보호’ 조치가 아니라 명백한 ‘전쟁 동참’ 파견이다. 정부는 영·프 주도의 국제협력체를 핑계로 ‘상선의 안전’을 명분 삼으려 하지만, 교전 중인 호르무즈 해협에 우리의 군사적 자산이 투입되는 순간 대한민국은 사실상의 참전국이자 교전 당사국으로 전락하게 될 뿐이다. 이미 이란은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군대나 군사적 자산을 파견한다면, 이는 이란을 향한 직접적인 군사 행동이자 전쟁 참여로 간주하겠다”고 공개적으로 강력히 경고하고 있다. 

 

현재 정부 일각에서는 ‘9월 말까지 파병 동의안 상정, 처리’ 등 철저히 미국 측의 요구가 반영된 시간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 정부의 관료들이 미국의 요구에 발맞춰 우리의 주권과 안전을 미국의 정치적 제물로 바치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지난 이라크 파병의 참담한 결과를 우리는 똑똑히 기억한다. 정부는 미국의 부당한 파병 요구를 단호히 거부하라! 만약 미국의 압박에 굴복해 끝내 파병을 강행한다면, 걷잡을 수 없는 정권의 위기와 추락을 면치 못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 

 

미국의 강압적 파병 요구를 좇아 경제와 안전, 평화를 송두리째 파괴하는 길을 선택할 수 없다. 우리의 청년들을 부당한 침략전쟁의 희생양으로 내어줄 수는 없다. 

 

우리는 깨어있는 주권자들의 굳건한 연대와 강력한 저항으로 호르무즈 파병을 반드시 막아낼 것이다. 모든 양심적인 시민들과 굳게 연대하여, 주권자 시민들의 힘으로 이 땅의 주권과 평화를 반드시 지켜낼 것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불법 공격과 침략 규탄한다!

미국은 파병을 강요 말라! 이재명 정부는 단호히 거부하라! 

국민의 생명이 최우선이다! 침략전쟁 파병을 반대한다!

우리 청년들을 죽음의 바다로 내몰 수 없다! 한국 정부는 침략전쟁에 협력 말라!

주권자와 헌법의 이름으로 요구한다. 정부는 미국의 압박에 굴복 말고 파병 요구 거부하라! 

 

2026년 9월 9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기자회견 공동주최 601개 정당·단체

 

(사)6월민주항쟁계승사업회, (사)경기민예총, (사)긴급조치사람들, (사)남북민간교류협의회, (사)민주언론시민연합, (사)정의 평화 인권을 위한 양심수후원회, (사)제주다크투어, (사)평화어머니회, (사)평화의 길, (사)한국YWCA연합회, (사)현장과 이론이 만나는 연구소 생태지평, 4.3범국민위원회, 4.9통일평화재단, 5.18공로자회전남도지부, 5.18민족통일학교, 5.18민족통일학교 강원지부, 5.18민주유공자유족회,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부상자회호남지부, 5.18유족회전남도지부, 6.15경기중부평화연대, 6.15목포자주통일평화연대, 6.15학술마당, 6.15구례지부, 6.15나주지부, 6.15담양지부, 6.15목포지부, 6월항쟁계승기념사업회, 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가짜유엔사해체를위한국제캠페인, 가톨릭농민회, 가톨릭농민회 광주교구연합회, 강동자주통일평화연대, 강원 청년문화공동체 '더나은', 강원기독교교회협의회, 강원민주재단, 강원생태네트워크, 강원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강원여성연대, 강제징집녹화선도공작진상규명위원회, 건약 광주전남지부, 건치 광주전남지부, 건치대구지부, 겨레의길 민족광장, 경기광주여성회,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경기민중행동,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경기여성단체연합, 경기여성연대, 경기자주여성연대, 경기자주통일평화연대, 경기정의평화기독교행동, 경기주권연대, 경기진보연대, 경기청년연대, 경기평화교육센터, 경남다른내일, 경남대동문공동체, 경남민주교수연대, 경남여성연대, 경남자주연합, 경남자주통일평화연대, 경남진보연합, 경남참교육동지회, 경남평화너머, 경북대학교민주동문회, 경일대학교민주동문회, 경주여성노동자회, 계명대학교민주동문회, 고양시민사회연대회의, 관악여성회, 광민회, 광주공감연대, 광주교육희망네트워크, 광주기독교교회협의회(NCC), 광주대학교 민주동문회, 광주민예총, 광주민족예술인단체총연합, 광주민청학련동지회, 광주불교연합회, 광주시민단체협의회, 광주여성노동자회, 광주여성회, 광주전남민주동우회협의회,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광주전남시국회의, 광주전남시민연대, 광주전남시민행동, 광주전남추모연대, 광주진보연대, 광주평화연대, 광주평화재단, 광주평화통일교육센터, 광주평화통일을여는사람들, 광주흥사단, 광주YMCA, 광주YWCA, 교육희망울산학부모회, 구로여성회, 구속노동자후원회, 국민주권당, 국민주권당 광주시당, 국민주권연대, 국민주권연대 광주전남본부, 군산우리땅찾기시민모임, 글모루, 기독여민회, 기본소득당, 기본소득당 광주시당, 김복동의희망, 김준배열사정신계승사업회, 김하영열사추모사업회(준), 나눔문화, 나라사랑청년회, 남녘현대사연구소, 남북평화나눔운동본부, 남양주여성회, 남해여성회, 노동당서울시당, 노원공동행동, 녹색당 서울시당, 노후희망유니온, 녹색연합, 뉴욕뉴저지시국회의, 다만세2030, 다른세상을 향한 연대, 단군민족평화통일협의회, 당진어울림여성회, 대경자주연합, 대경진보연대, 대구경북겨레하나, 대구경북대학생진보연합, 대구경북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대구경북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대구경북자주통일평화연대, 대구경북주권연대, 대구만찬, 대구여성노동자회, 대구여성회, 대구평통사, 대구평화통일실천연대, 대구한의대학교민주동문회, 대구YMCA,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대전자주통일평화연대, 대학무상화평준화전남운동본부, 대학문화유니온 강원지역위원회, 대한도덕회,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대한예수교 장로회 언약교회(한익스프레스 참사 고 김형주 님 유가족모임), 더불어맥미, 덕진지역자활센터, 독립유공자유족회, 독일 함부르크 촛불행동, 동두천옛성병관리소철거저지를위한공동대책위원회,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동학실천시민행동, 동학천도교보국안민실천연대, 뚜벅이,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무주미디어협동조합, 무주통일을여는사람들, 문향시, 미군철수투쟁본부, 미디어기독연대, 미주한인평화재단, 민들레, 민민운(민주당의 민주화 운동), 민자통 광주전남회의, 민족문제연구소, 민족문제연구소광주지역위, 민족문제연구소전북지부,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단체연대회의, 민족자주평화통일중앙회의, 민족종교협의회, 민족통일애국청년회, 민주노동자전국회의, 민주노동자전국회의 경기지부, 민주노련 경산지역, 민주노련 광성지역, 민주노련 광주상무지역, 민주노련 광주양동지역, 민주노련 구로금천지역, 민주노련 구포지역, 민주노련 김포지역, 민주노련 남동지역, 민주노련 남부지역, 민주노련 노량진수산시장지역, 민주노련 노량진지역, 민주노련 동대문중랑지역, 민주노련 동울산지역, 민주노련 동작지역, 민주노련 무안지역, 민주노련 부산기장지역, 민주노련 북동부지역, 민주노련 북부지역, 민주노련 북서부 지역, 민주노련 서강지역, 민주노련 서부지역, 민주노련 송파지역, 민주노련 수원지역, 민주노련 시흥지역, 민주노련 신매지역, 민주노련 안산동부지역, 민주노련 안산지역, 민주노련 여수지역, 민주노련 영동지역, 민주노련 영등포지역, 민주노련 오천지역, 민주노련 용인지역, 민주노련 울산지역, 민주노련 인천서부지역, 민주노련 인천지역, 민주노련 중부지역, 민주노련 지산지역, 민주노련 충청지역, 민주노련 푸른길지역, 민주노련 함안지역, 민주노점상전국연합, 민주누리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주주의자주평화대학생협의회,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민중민주당, 민청련동지회, 박동학열사추모사업회, 반민특위기념사업회, 방송통신대학민주동문회, 봉림문예사, 부산민중연대, 부산시국회의, 부산여성회, 부산자주통일평화연대, 부천시국회의, 부천시민연합, 부천여성노동자회, 분당여성회, 불교평화연대, 불평등한한미SOFA개정국민연대, 비핵평화시민연대, 빈민해방실천연대, 사)광주전남겨레하나, 사) 오월어머니집, 사) 우리민족, 사)생명평화일꾼 백남기농민기념사업회, 사)서울여성노동자회, 사)윤상원기념사업회, 사)전국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 사)평화통일시민연대, 사)한국인권교육원, 사)한몸평화, 사단법인 녹색교통운동, 사람과 교육, 사월혁명회, 사천여성회, 사회민주인권연대(사민련), 사회대전환연대회의,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살맛나는민생실현연대, 새로운100년을여는통일의병, 새언론포럼, 서울대학생진보연합, 서울민예총, 서울민중행동, 서울여성연대(준), 서울자주통일평화연대,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서울진보연대, 서울평화연대, 성남여성회, 세종강물, 세종민중행동, 세종여성회, 소나무당 광주시당, 손석용열사추모사업회, 송파연대회의, 수원6.15평화연대, 수원대학교 만화동아리 SCO, 수원여성노동자회, 수원일하는여성회, 수원지역목회자연대,시드니소녀의평화상연대, 시민모임 독립,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시민인권위원회, 시민평화포럼, 식민지역사박물관, 실천불교승가회, 아시아의친구들, 안산평화연대, 안성여성회, 안양나눔여성회, 안중근기념사업회광전지부, 양구민주단체협의회, 양산여성회, 어린이어깨동무, 언론소비자주권행동, 언론시국회의, 여민포럼, 여성농민회전북연합회, 여성환경연대,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열린사회를위한안동시민연대, 열린사회희망연대, 영남대학교민주동문회, 오월광장, 오월민주여성회, 오월을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 용인여성회, 우리겨레연구소, 우리동네노동권찾기, 우리학교와아이들을지키는시민모임, 울산민족예술인총연합, 울산여성회, 울산자주통일평화연대, 울산진보연대, 울산평화너머, 울산평화통일교육센터, 원광대학교민주동문회, 원불교 사회개혁교무단, 원불교 평화행동, 의정부시민사회연대회의, 이끌림청년회, 이천여성회, 익산민족예술인총연합, 익산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인권교육온다, 인천여성노동자회, 인천자주통일평화연대, 인천자주평화연대,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마창진시민모임, 자유언론실천재단, 자주민주통일민족위원회, 자주시대 길동무 '새날', 자주연합, 자주연합 광주지부, 자주와평화의시대 다른내일, 자주통일평화번영운동연대, 자주통일평화연대, 자주통일평화연대 언론본부, 자주통일평화연대여성본부, 자주통일평화연대청년학생위원회, 자주평화통일시민회의, 자주평화통일실천연대, 재) 해관문화재단, 적폐청산의열행동, 전공노 전남본부, 전교조 경기지부, 전교조 전남지부, 전국 예수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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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논설위원 “용혜인 삼류, 김승원 사류… 일류는 일류 고용한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개각에도 지지율 하락 지속

한겨레 “김승원·용혜인, 국정동력 살릴 수 있나”

강준만 교수 “李, ‘부정적 당파성’ 약발 떨어졌다”

한국 학생 문해력 우려, 읽기능력 역대 최저 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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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박재령 기자

  • 입력 2026.09.09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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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혜인 의원과 김승원 의원. 사진=용혜인 의원 페이스북, 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개각에도 지지율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이재명 정부에 대한 분석 칼럼이 이어지고 있다.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에 지명된 용혜인 의원을 삼류, 법무부 장관 후보에 지명된 김승원 의원을 사류로 규정하며 “삼류를 멀리하고, 일류의 목소리를 듣기 바란다”고 했다. 한겨레도 김승원·용혜인 후보가 국정동력을 살릴 수 있는 인사인지 묻는 사설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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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류 멀리하고, 일류 목소리 듣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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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정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9일 <삼류 전성시대> 칼럼에서 강선우 의원 대신 성평등가족부 장관에 지명됐던 원민경 장관을 젠더 폭력 피해자와 사회 약자를 보호해 온 변호사 출신 ‘일류’라고 평가했다. 대신 강선우 의원과 용혜인 의원은 여성계 입장에서 “정치 경력이나 대중적 인지도와 상관없이 그 분야의 삼류다. 전문가도, 실천가도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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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위원은 “정부든, 기업이든 리더가 일류인지 삼류인지 쉽게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함께 일하는 사람을 보면 된다”며 “이건희 삼성 회장이 위대해진 것은 일류를 뽑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돈과 힘만 있으면 누구나 일류를 잡으려고 노력할 것 같지만 의외로 아니다. 세상 어려운 게 일류를 쓰는 것이다. 경영진이 학연과 지연으로 똘똘 뭉친 ‘절반 동창회, 절반 향우회’ 같은 기업이 생각보다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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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류는 일류를 고용하고, 이류는 삼류를 고용한다. 삼류는 사류를 고용하고, 결국 조직에는 무능력자만 넘쳐나는 ‘멍청이 폭발 현상’이 일어난다.” 실리콘밸리의 격언을 인용한 선 위원은 “능력자를 고용하면 자리와 권위를 위협받을까 봐 자신보다 능력이 모자란 사람을 의도적으로 택한다는 것”이라고 해석하며 “정부 업무 보고 생중계를 보면 이 대통령이 왜 삼류를 필요로 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때로 ‘이것도 모르냐’고 질책하고, ‘임명을 취소할 수도 있다’는 아픈 농담을 던지고 웃는다. 들을 생각이 없는 리더에겐 굳이 일류가 필요 없는 것”이라고 했다.

▲ 9일자 조선일보 칼럼.

선 위원은 “이 대통령을 진짜 싫어하는 국민도 많다. 요즘 그들은 ‘김승원, 용혜인 둘 다 이대로 장관이 됐으면 좋겠다’고 한다. ‘부동산 정책도 원안대로 밀고 나가고, 이 대통령 공소취소도 끝내 강행했으면 좋겠다’고 한다. 민심에 불을 질러 정권이 무너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을 진짜 좋아하는 사람은 어떤 생각일까. 반대일 것이다. 이 대통령에겐 아직 시간이 있다. 삼류를 멀리하고, 일류의 목소리를 듣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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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김승원 의원에 대해선 한겨레에서도 우려 논조가 보인다. 한겨레는 <김승원·용혜인, 국정동력 살릴 수 있는 인사인가> 사설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국면에서, 국정 동력을 되살리는 계기가 돼야 할 개각이 오히려 국민들의 신뢰와 지지를 약화시키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양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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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는 “청와대는 두 후보자가 원칙적으로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무분별한 의혹 제기나 야당의 공세에 흔들릴 필요는 없다”며 “하지만 국민이 납득하기 어렵고 국정 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인사라는 판단이 든다면, 무조건 지켜보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국민 여론의 추이를 면밀히 살펴보며 너무 늦지 않게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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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윤석열 비판 칼럼, 재소환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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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로 떨어진 이재명 정부 지지율을 놓고 강준만 전북대 명예교수는 경향신문 칼럼에서 이재명 정부가 가진 ‘부정적 당파성’의 약발이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강준만 전북대 명예교수는 9일 <이재명, ‘부정적 당파성’ 약발이 떨어졌다> 칼럼에서 ‘부정적 당파성’을 “지지하는 당에 대한 긍정적 감정이 아니라 반대하는 당에 대한 부정적 감정에서 비롯된 당파적 행동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고 했다.

▲ 2022년 8월 강준만 교수 칼럼과 2026년 9월 강준만 교수 칼럼.

강준만 교수는 2022년 8월 <윤석열, ‘부정적 당파성’의 약발이 떨어졌다> 칼럼을 쓴 바 있다. 9일 칼럼에서 강 교수는 “이 주장을 또 써먹을 일이 4년 후에 생길 줄은 몰랐다”며 “이름만 바뀐, 같은 제목의 칼럼을 또 써야 한다는 건 비극이지만, 자기파멸을 재촉한 윤석열과는 다른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기대를 걸어보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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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교수는 “이재명은 윤석열과는 여러 면에서 크게 다르다. 윤석열은 문재인 정권에 대해 일부 유권자들이 갖고 있던 강한 반감의 수혜자였을 뿐, 이렇다 할 자기만의 ‘정치상품’은 없었다”며 “반면 이재명에겐 ‘일을 잘하고 유능하다’는 이미지가 있었다. 그건 상당 부분 그의 실체이기도 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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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교수는 과거 유시민 작가가 이 대통령의 강점으로 ‘일’ ‘영리’ ‘영민’ ‘머리’ 등을 꼽은 것을 놓고 “이재명은 정녕 ‘일잘러’인가? 윤석열과 비교해 평가하자면, 그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윤석열에 대한 ‘부정적 당파성’의 일환으로 강조된 ‘일잘러’ 이미지와 믿음이 이재명을 오만하게 만들어 역효과를 낸 점은 없을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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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교수는 “실용주의는 겸손을 필요로 한다. 6·3 지방선거 결과가 시사하듯이, ‘내란 종식 프레임’으로 정국 주도권을 유지해왔던 민주당 전략, 즉 ‘부정적 당파성’의 약발이 떨어졌기에 더욱 그렇다”며 “이젠 민주당이 강성·강공 전략을 재고할 때도 됐건만, 그게 영 쉽지 않은 모양이다. 그 전략을 줄곧 요구했던 기존 지지 기반을 지키고 강화해야 한다고 외치는 세력이 내부에 만만치 않게 버티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 9일자 경향신문 칼럼.

이재명 정부 비판 쪽으로 돌아선 유시민 작가에 대해 강 교수는 “‘일’ ‘영리’ ‘영민’ ‘머리’ 등을 내세우면서 이재명 지지를 호소했던 유시민이 ‘일’에 대해선 아무말 없이 엉뚱하게도 핵심 콘셉트가 ‘배신’인 ‘ABC론’을 들고나오면서 대통령을 향한 포문을 연 게 안타깝다”며 “이론과 추상의 세계에서 벗어나 구체적인 정책 문제로 들어가면 얼마든지 생산적인 논의와 합의가 가능할 텐데, 왜 소통이 불가능한 운동권 시절의 노선 투쟁을 끌어들이려는 걸까? 싸우는 양쪽 모두 이젠 ‘부정적 당파성’의 약발이 끝났다는 걸 깨달을 때에 비로소 소통의 문도 열릴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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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읽기 점수, 직전 검사 대비 하락 가장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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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실시된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한국 학생들의 읽기 점수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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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가 지난 8일 발표한 ‘PISA 2025’에 따르면 한국 학생들의 평균 점수는 과학 526점, 읽기 501점, 수학 522점이었다. OECD 38개 회원국의 평균은 각각 482점, 461점, 463점으로 한국은 회원국 중에서 과학 1∼3위, 읽기 1∼9위, 수학 1∼2위를 차지했다. 전체 91개 참여국 기준으로는 과학과 수학이 모두 5∼7위, 읽기 3∼13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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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SA는 만 15세 학생의 수학, 읽기, 과학 학력을 측정하는 성취도 조사로, 표본조사이기 때문에 모집단인 해당 국가의 순위는 오차 포함 ‘최고∼최저’ 범위로 제시된다. 직전 검사 대비 하락 폭이 가장 큰 영역은 읽기였다. 한국의 읽기 점수는 2022년 515점에서 지난해 501점으로 14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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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 2026년 9월9일자 경향신문 1면 기사.

동아일보는 <15세 읽기-수학 국제평가 역대 최저… 숏폼-AI가 막는 ‘문해력’> 사설에서 “한국 학생들의 절대적인 점수 하락도 문제지만 상대적인 순위는 더욱 우려되는 대목이다. 3개 과목 평균 점수 모두 최상위권에 있는 중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에 뒤처지는 것으로 집계됐다”며 “교육계에서는 쇼츠(1분 미만의 짧은 영상) 시청과 인공지능(AI) 이용으로 문해력이 떨어진 것이 학업성취도에 악영향을 주었다고 진단한다. 단편적인 정보와 AI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추론이 필요한 수학이나 과학 문제 해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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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는 “AI 시대에 문해력을 위한 독서 교육 강화는 세계적 추세다. 초등 저학년 단계부터 어휘력 격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체계적인 읽고 쓰기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며 “ 한국 초중고교생 1인당 공교육비는 OECD 회원국 평균의 1.7배나 된다. 막대한 재정이 기초학력 신장과 같은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는지 평가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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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와 유족의 시간은 멈추고 법원의 시간은 느리게 간다

[신당역 살인사건 4주기 연속기고] ③ 유족 대리 변호인의 소회

민고은 변호사(법률사무소 진서, 피해자 유족 대리인) | 기사입력 2026.09.09. 09: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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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에서 일하던 여성이 입사 동기였던 남성 직원에 의해 숨진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4주기가 되어간다. 비극의 반복을 막고, 젠더폭력과 괴롭힘 없는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해야 할 일을 담아 공공운수노조가 보내온 글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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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14일로부터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2022년 9월 14일 오전, 피해자분께 보낸 '내일 판결 선고 결과를 확인하는 대로 다시 연락을 드리겠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피해자분과 소통하던 카카오톡 방은 그대로 멈췄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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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발생하고 시간이 멈췄다'는 피해자, 유족의 이야기를 이 사건을 경험하기 전까지는 머리로 이해했지만 가슴으로 이해하지는 못했구나 생각했습니다. 그 순간에 머물러 그 슬픔을 감당하는 것만으로도 힘이 들어 시간이 멈췄다고 표현하는 것은 아닌지 짐작해봅니다. 가족의 사망 그 자체로 큰 슬픔에 빠질 수 있는 일인데, 거기에 강력범죄 피해까지 있다면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짧은 장례 기간, 장례를 치르는 것조차 큰 부담인데 수사에 협조하고 그 과정을 챙기는 것 또한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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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짧은 장례가 끝나고 피해자 유족은 재판에 참석하고 양형증인으로 출석해 재판부에 사건으로 인한 피해를 설명하며 미처 치르지 못한 장례를 치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최근 피해자 유족이 양형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해 자신의 피해에 대해 재판부에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절차 지연 등을 이유로 탄원서로 제출하라는 답변을 듣기도 합니다. 진술할 내용을 A4 5페이지 정도로 정리해 진술해도 시간은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데 탄원서로 제출하라는 답을 들을 때면 야속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피해자 유족이 어떠한 마음으로 재판에 참석하는지, 그들로서는 엄벌 탄원을 하는 것이 사망한 피해자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것을 한 번쯤은 헤아려줬으면 하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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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유족이 재판에 참석하더라도 진술할 수 있는 기회가 피고인만큼 많지는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유족은 그저 방청객과 다름없이 재판을 참관하고 옵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판사의 허가 없이 재판에 끼어들거나 피고인을 향해 소리치는 것이 행여나 재판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염려하는 마음이 커 재판을 참관할 뿐입니다. 하고 싶은 말이 없어 그저 눈물만 흘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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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언론 보도와 상관없이 모든 사건은 동일하게 처리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부정하고 싶었던 것이지만, 신당역 살인사건은 사건 발생부터 언론에 여러 차례 보도되면서 피해자 유족 대리인으로 형사절차에 참여하는 데 있어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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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에서 정하고 있는 피해자의 권리라 하더라도 수사기관의 판단, 법원의 허가가 필요한 경우 절차 지연 등을 이유로 형사절차 참여에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최근에는 2차 피해를 감수하더라도 형사절차 참여를 수월하게 하고자 피해자 유족이 피해자의 이름과 사진을 공개하고 피해사실을 스스로 공개하는 등 사건이 언론 보도가 되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제가 유족의 대리인으로 진행한 또 다른 사건에서는 유족분께 '언론 보도가 됐을 때 보도 취지와 무관하게 제3자로부터 다르게 해석되거나 2차 피해가 생길 수 있게 되고 그것이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방향이라면 더 큰 상처가 될 수 있다'고, '유족의 의지와 상관없이 언론 보도가 되었고 그 보도로 인한 2차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라면 그때 언론 인터뷰를 고려해보자'고 설명한 적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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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건의 진행 과정에서 형사절차에 참여하기 어려운 면도 분명 있었지만, 언론 보도를 활용하지 않아도 법원에서 제대로 판단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어 최선을 다했습니다. 제가 제출한 의견서의 수도 상당했고, 양형증인으로 유족분이 진술도 하고 마지막 기일에는 피해자 변호사로서 발언 기회를 얻어 검찰의 구형 이후 피고인 최후 진술 전 진술을 하기도 했습니다. 피해자 유족으로서는 어떠한 형량도 만족스러울 수 없지만 다행히 무기징역이 선고되었습니다. 2차 피해를 감수하더라도 언론 보도를 활용하고자 하는 피해자 유족의 마음은 백번 이해하지만, 그에 앞서 피해자 유족이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아도 되도록 수사기관과 법원이 형사사법시스템이 공정하고 신뢰할 만하다는 믿음을 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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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가 살아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면, 피해자 유족에게 만족할 만한 형량이란 없을 것입니다. 신당역 살인사건을 경험하기 전, 언론 보도를 통해 피해자 유족이 재판부를 향해 '당신 딸이어도 이렇게 판단했을거냐'며 울분을 토로하는 모습이 비춰졌을 때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법관이라면 자신의 딸이어도 동일하게 판단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할 정도로 차가운 마음을 가지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이 사건을 경험하고 피해자 유족분께 '사형이 선고되는 일이 많지 않다, 특히 최근엔 찾아보기 어렵다'고 설명 드리면서도 '사람이 사람의 생명을 앗아갔는데 왜 그 대가는 생명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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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최종적으로 무기징역이 확정되었지만 1심에서는 징역 40년이 선고되었습니다. 변호사로서 40년이라는 형량이 가볍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결과는 아니었습니다. 밖으로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 당시 '이런 것이 법이라면 이런 법을 믿고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자'고 설명하며 돈을 버는 이 직업이 부끄럽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변호사인 저조차도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이제는 '법원이 알아서 잘 판단해주겠지'라고 법원을 믿고 기다렸다가 생각보다 낮은 형량이 나왔을 때 강하게 울분을 토로하는 것이 이해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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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과정 속에서 판결문 속 범죄사실에 '사망하였다',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는 그 문구의 무게감과 이에 담긴 슬픔이 얼마나 큰 것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슬픔이 수사, 재판 과정에서 계속 이어지고, 슬픔이 너무 커 법원의 판결이 나올 때까지의 시간이 너무나 길게 느껴진다는 것도 알게 습니다. 법원의 판결은 사건에 대한 공식적인 판단이자 피고인이 행한 범행에 대한 무게를 결정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피해자 유족에게는 법원의 판결이 사건이 이제는 종결되었다는 인식을 하게 되는 신호가 되고, 이 사건을 어떻게 가슴에 담아둘 것인지를 정하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정도면 사망한 피해자를 위해 남아 있는 가족으로서 최선을 다했어'라고 생각하게 되는 상황, 받아들일 수 없는 형량이지만 어찌할 수 없기에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 등 다양한 상황이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듯 법원의 판결이 유족에게 위안이 되기도, 또 다른 상처가 되기도 한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 글이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행여나 재판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염려하여 그저 재판을 참관할 수 밖에 없는 피해자 유족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전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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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고인의 명복을 빌며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2022년 9월 14일 이후 두 달여간 추모문화제가 이어졌고 수많은 시민들이 신당역 화장실 앞 추모공간에 찾아와 헌화와 애도의 글을 남겼다. ⓒ공공운수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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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위기는 미래에 대한 믿음이 무너지는 것

박철 시민기자

pakchol@empas.com

샘터교회 원로목사. 시인. 부산예수살기 대표.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전 상임의장. 탈핵부산시민연대 전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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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적 위기로 바라보지 못하고 각각 대응 문제

잠시 질주를 멈추고 '어디로 가고 있나' 물을 때

사회 덮친 복합 위기 출구도 사람에게서 찾아야

사람이 존중 받고,권력이 군림하지 않는 사회로

평생 일한 사람들이 은퇴 이후 가난과 고립에 놓이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라고 할 수 없다. 노년의 빈곤은 개인의 준비 부족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과정에서 사회를 지탱해온 세대에게 사회가 어떤 책임을 다하고 있는가의 문제다. 사진 pixabay

한국 사회는 지금 여러 개의 위기를 동시에 통과하고 있다. 경제가 어렵다는 말만으로는 현재의 불안을 설명할 수 없다. 정치가 혼란스럽다는 말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다. 출생률 하락, 청년의 좌절, 노년의 빈곤, 주거 불안, 노동의 양극화, 지역의 소멸, 교육 경쟁, 기후위기, 공동체의 해체가 한꺼번에 밀려오고 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이러한 현상을 하나의 구조적 위기로 바라보지 못하고 각각의 문제로 나누어 대응하고 있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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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가 직면한 가장 큰 위기는 어쩌면 미래에 대한 믿음이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열심히 공부하고 성실하게 일하고 저축하며 집을 마련하고 가정을 이루면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는 오래된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부모 세대가 경험했던 상승의 사다리가 다음 세대에게는 더 이상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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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미루는 이유를 개인의 가치관 변화로만 설명해서는 안 된다. 집을 구하기 어렵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기 어렵다. 아이를 낳은 뒤 감당해야 할 교육비와 돌봄 비용도 두렵다. 경쟁에서 한 번 밀려나면 다시 올라서기 어렵다는 불안도 크다. 개인에게 출산을 설득하기 전에 사회가 아이를 낳아도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을 만들었는지 먼저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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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위기는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한 사람이 태어나고 성장하며 사랑하고 노동하고 늙어가는 삶의 조건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뜻이다. 출생아 수가 줄어드는 것을 걱정하면서도 청년들이 왜 미래를 포기하는지 묻지 않는다면 어떤 정책도 오래갈 수 없다. 노인의 삶도 심각하다. 평생 일한 사람들이 은퇴 이후 가난과 고립에 놓이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라고 할 수 없다. 노년의 빈곤은 개인의 준비 부족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과정에서 사회를 지탱해온 세대에게 사회가 어떤 책임을 다하고 있는가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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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노동 현실도 위기의 중심에 있다. 같은 일을 하면서도 고용 형태에 따라 임금과 복지가 달라지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원청과 하청 사이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 노동의 존엄을 말하면서 노동자의 삶은 갈수록 불안정해지고 있다. 일자리는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니다. 인간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며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타인과 관계를 맺는 중요한 통로다. 노동이 생존을 위한 경쟁으로만 전락하면 사람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설계하기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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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노동과 인공지능의 확산은 이러한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기술은 생산성을 높이고 삶을 편리하게 만들 수 있지만 그 이익이 누구에게 돌아가는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기술 발전이 소수에게 자산과 권력을 집중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한다면 기술은 해방의 도구가 아니라 새로운 불평등의 장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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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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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문제도 마찬가지다. 집은 인간이 살아가기 위한 공간이지 투기의 대상만은 아니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 주택은 오랫동안 강력한 자산 증식의 수단으로 기능해왔다. 집을 가진 사람과 갖지 못한 사람 사이의 격차가 세대 간 격차와 결합하면서 청년들의 박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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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가격의 문제를 넘어 주거의 권리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사람이 어디에서 태어났든, 어떤 부모를 만났든, 자신의 노동으로 안정된 공간에서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주거가 인간의 기본적인 삶을 보장하지 못한다면 사회적 연대 역시 약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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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또 다른 위기의 현장이다. 한국의 교육열은 높은 수준의 인적 자원을 만들어내는 힘이 되었지만 이제는 지나친 경쟁이 아이들의 삶을 압박하고 있다. 대학 입시를 중심으로 모든 것이 서열화되고 성적이 인간의 가치처럼 받아들여지는 순간 교육은 본래의 의미를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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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경쟁에서 이기는 존재를 만드는 일이 아니다.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타인을 존중하며 함께 살아갈 능력을 키우는 일이다. 성적과 대학의 이름으로 인간을 평가하는 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경제적으로 성장하더라도 사회는 더욱 황폐해질 것이다.

 

자유는 처음부터 모든 인간에게 허용된 권리가 아니었다. 그것은 시민들이 오랜 시간 권력과 특권에 맞서 확장해온 역사적 산물이었다.

민주주의가 권력을 견제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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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위기도 깊다. 민주주의는 선거를 통해 대표자를 뽑는 제도에 그치지 않는다. 권력을 감시하고 권리를 보호하는 제도, 권력기관 사이의 견제와 균형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권위주의 시대를 지나 상당한 발전을 이루었다. 그러나 민주주의의 제도적 형식이 존재한다고 해서 민주주의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권력이 자신에게 유리한 목소리만 듣고 비판을 불편해하며 시민을 정치적 동원의 대상으로 바라본다면 민주주의의 내면은 빈약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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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권력 자체보다 권력이 자신의 오류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다. 누구든 권력을 가지면 실수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잘못을 인정하고 수정할 수 있는가이다. 대통령도, 국회도, 정당도, 지방정부도 시민의 비판 앞에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 정당 역시 선거 때만 시민을 찾는 조직에서 벗어나야 한다. 시민의 삶을 듣고 정책으로 응답하며 내부의 잘못을 스스로 고칠 수 있어야 한다. 정당이 권력을 얻는 것을 최고의 목표로 삼는 순간 시민은 수단이 되고 정치는 권력 획득의 기술로 전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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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위기도 빼놓을 수 없다. 민주사회에서 언론은 권력을 감시하고 시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조회수와 구독자, 광고와 정치적 영향력이 중요한 기준이 되면서 자극적인 갈등과 분노가 뉴스의 중심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사회가 양극화될수록 언론은 더 차분하고 깊어져야 한다. 사실과 의견을 구별하고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걸러내며 권력자와 시민 모두에게 불편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언론이 진영의 확성기가 되는 순간 시민은 사실을 접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세계를 살아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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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대와 고립을 넘어 공동체를 회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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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의 또 하나의 심각한 위기는 혐오와 적대의 확산이다. 세대와 성별, 지역과 계층, 정치적 성향에 따라 서로를 적으로 규정하는 언어가 넘쳐난다. 상대방의 말을 듣기 전에 어느 편에 서 있는지를 먼저 확인한다. 민주주의에서 의견의 차이는 자연스럽다. 문제는 차이를 적대감으로 바꾸는 것이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틀린 사람으로 규정하고 그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기 시작하면 민주주의는 토론의 공간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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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의 해체도 심각하다. 도시화와 개인화가 진행되면서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아졌다. 사람들은 연결되어 있지만 외롭다. 수많은 사람과 온라인으로 접촉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고통을 이야기할 사람은 없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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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은 개인의 성격 문제가 아니다. 공동체가 약해질수록 고독은 사회적 문제가 된다. 인간은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존재다. 돌봄이 가족에게만 맡겨져서도 안 되고 시장의 상품으로만 취급되어서도 안 된다. 국가와 지역사회가 함께 책임지는 돌봄의 구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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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폭염과 집중호우, 산불과 가뭄, 생태계의 변화는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왔다. 그런데도 경제성장을 이유로 자연을 무한히 이용할 수 있다는 생각은 여전히 강하다. 자연은 인간의 소유물이 아니다. 인간 역시 자연의 일부다. 강을 콘크리트로 덮고 산을 깎고 숲을 없애면서 그 결과가 인간에게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생태계가 무너지면 결국 인간의 삶도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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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의 방향과 국가의 책임을 다시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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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의 개념도 다시 물어야 한다. 국내총생산이 증가하고 건물이 높아지고 소비가 늘어난다고 해서 인간의 삶이 반드시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살아가는지, 아이들이 얼마나 자유롭게 성장하는지, 노인들이 얼마나 존엄하게 늙어가는지, 노동자가 얼마나 인간답게 일하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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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역시 이 위기에서 자유롭지 않다. 종교가 세상의 고통을 외면하고 자신의 조직과 재산, 권위와 영향력을 지키는 데 몰두한다면 존재 이유를 잃게 된다. 교회와 사찰을 비롯한 종교 공동체가 사회의 약자와 고통받는 사람들의 곁에 서지 못한다면 신앙의 언어는 공허해진다. 종교의 본래 자리는 권력의 곁이 아니라 고통받는 사람의 곁이어야 한다. 가난한 사람, 해고된 노동자, 차별받는 사람, 돌봄에서 소외된 사람, 전쟁과 재난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종교의 사회적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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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한국 사회의 위기를 어떻게 넘어설 것인가.

첫째, 사람을 중심에 놓아야 한다. 경제성장이나 정당의 승리, 정부의 성과보다 인간의 존엄을 우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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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불평등을 줄여야 한다. 모든 사람이 똑같은 결과를 가져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출발선이 지나치게 벌어지지 않도록 사회가 책임져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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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민주주의를 생활 속으로 확장해야 한다. 선거 때 투표하는 것만 민주주의가 아니다. 직장과 학교, 지역사회와 가정에서도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권력을 견제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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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경쟁보다 협력의 가치를 회복해야 한다. 경쟁이 발전의 동력이 될 수 있지만 경쟁만으로 사회를 운영할 수는 없다. 인간의 삶에는 돌봄과 연대, 신뢰와 배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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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자연을 성장의 희생물로 삼지 말아야 한다. 기후위기 시대의 경제는 더 많이 생산하고 더 많이 소비하는 경제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삶을 가능하게 하는 경제여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에서 사회·문화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9.11. 연합뉴스

결론 : 위기의 출구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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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는 이미 많은 것을 이루었다. 가난한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성장했고 권위주의를 넘어 민주주의를 발전시켰으며 세계적인 경제와 문화의 역량을 갖추었다. 그러나 성취가 크다고 해서 앞으로의 길이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빠른 질주가 아니라 잠시 멈추어 서서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묻는 일이다. 무엇을 위해 성장하는가. 누구를 위한 정치인가. 왜 교육하는가. 노동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국가는 누구를 보호해야 하는가. 우리는 어떤 사회에서 늙고 죽기를 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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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경제성장률과 지지율, 주가와 집값의 숫자만 바라본다면 한국 사회의 깊은 위기를 놓치게 된다. 위기의 본질은 숫자 뒤에 있는 사람들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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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청년이 자신의 미래를 두려워하고 있다면 그것이 위기다. 한 노인이 가난 때문에 자신의 삶을 부끄러워한다면 그것이 위기다. 노동자가 내일 해고될까 두려워한다면 그것이 위기다. 아이가 성적 때문에 자신의 존재 가치를 의심한다면 그것이 위기다. 누군가가 차별 때문에 말할 수 없다면 그것이 위기다. 이웃의 고통을 보면서도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외면한다면 그것 역시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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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한국 사회가 회복해야 할 것은 성장률만이 아니다. 사람에 대한 믿음, 공동체에 대한 신뢰, 민주주의에 대한 책임, 미래에 대한 희망을 회복해야 한다. 사회는 제도와 건물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 안을 살아 있게 만드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다. 서로를 경쟁자로만 바라보던 시선을 이웃으로 돌리고, 약자를 실패한 사람으로 바라보던 시선을 함께 살아가야 할 시민으로 바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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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가 정말 위기라면 그 위기의 출구 역시 사람에게서 찾아야 한다. 더 많이 가진 사람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이 존중받는 사회, 성공한 사람만 행복한 사회가 아니라 누구도 삶의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는 사회, 권력이 시민 위에 군림하는 사회가 아니라 시민에게 책임지는 사회, 자연을 정복하는 사회가 아니라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 그것이 우리가 다시 세워야 할 한국 사회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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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끝이 아니다. 위기는 지금까지의 삶의 방식이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신호다. 그렇다면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더 빠르게 달릴 것인가, 아니면 멈추어 방향을 바꿀 것인가. 한국 사회의 미래는 결국 그 선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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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 시민기자 pakchol@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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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동 성학대 ‘반성해서’ 감형, 연인 죽었는데 ‘119 신고해서’ 집유…대법관 후보자의 양형 이유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 대법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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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대법관 후보자가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 사건과 교제폭력 사건의 항소심에서 여러 차례 감형 판결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2심에서 처음 피해자의 용서를 받는 등 사정이 달라진 게 아닌데도 피고인의 개인 사정을 고려해 형을 줄인 사례다. 여성과 청소년 대상 범죄에 관대한 판결을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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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성범죄 “합의했어도 중형 선고해야” 1심 깨고 “합의했으니 감형해야”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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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김 후보자는 2023년 수원고법에서 근무하며 미성년자 의제강간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 A씨에게 1심 징역 3년을 깨고, 징역 3년·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온라인 채팅에서 만난 13세 중학생을 속여 강간한 혐의를 받았다. 1심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면서도 “피해자가 미성년자임을 알고 있었던 이상 그 죄책을 온전히 부담해야 한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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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김 후보자가 재판장을 맡은 수원고법 형사3부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감형했다. 1심이 유죄로 판단한 미성년자유인은 “함께 있고 싶은 마음에서 한 행동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무죄로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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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자는 2022년에도 미성년자 성착취물 배포 등 혐의로 기소된 남성 B씨의 형을 징역 7년에서 5년으로 줄였다. 1심 법원은 “일부 피해자가 합의서를 냈지만, 죄책이 매우 무거워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후 김 후보자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며 형사처벌 전력이 없다”며 “원심의 양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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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형사사건에서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는지’가 중요한 양형 요소로 꼽힌다. 처벌보다 합의를 통한 피해자의 회복을 우선한다는 취지다. 1심에선 용서받지 못한 피고인이 2심에서 피해자와 합의하면 감형해주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김 후보자는 1심 재판부가 ‘합의를 감안해도 무거운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건에서 별다른 근거 없이 형을 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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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해 온 한 변호사는 “2심에서 사실관계나 양형인자가 달라지지 않았는데 감형하는 것은 미성년자 성범죄에 대한 후보자의 인식을 보여준다”며 “기계적인 양형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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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 자녀 있어서’ ‘상해치사 후 119 불러서’…교제폭력 사건도 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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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제폭력 사건에서도 가해자의 사정을 주요하게 반영해 형을 줄인 사례가 있었다. 김 후보자는 2018년 대전고법 청주재판부에서 근무할 때 전 연인의 집에 찾아갔다 거절당하자 흉기로 복부를 찌른 혐의(살인미수)로 기소된 남성에 대해 “피해자와 합의했고 미성년자인 자녀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이유로 1심의 실형을 징역 3년·집행유예 4년으로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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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듬해에는 연인을 수차례 폭행해 사망하게 한 20대 남성의 형을 징역 6년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으로 감형했다. 당시 김 후보자의 재판부는 가해자가 피해자 유족과 합의한 점, 범행 직후 응급조치를 하며 119 신고를 요구한 점 등을 유리한 사정으로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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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자는 지난해 서울고법에서 근무하며 한 여성에게 10달간 ‘발신자표시제한’으로 전화를 걸어 스토킹처벌법 위반으로 기소된 현역 군인에 대해서도 1심 벌금 300만원을 90만원으로 줄였다. 김 후보자는 “피고인은 변명하며 반성하지 않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면서도 “그동안 비교적 성실하게 복무를 해 왔다”고 이유를 밝혔다. 공무원은 성범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을 확정받으면 직업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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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은 “소위 온정적 판결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잘 알고 있고, 이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정에서 선처를 구하는 이들에게 ‘피고인을 용서할 수 있는 사람은 법관이 아니라 오직 피해자뿐’이라는 말을 해왔고, 중요한 요소로 고려했다”며 “항소심에서의 사정 변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고형을 정해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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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마크롱에 한강 책 선물하며 “진정한 ‘꼬뺑’”



서영지기자

  • 수정 2026-09-09 07:43

프랑스 최고 권위 ‘레지옹 도뇌르 대십자 훈장’ 받아

AI 활용 설정

이재명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8일(현지시각)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공동언론발표을 마치고 손을 맞잡고 있다. 파리/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8일(현지시각)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주최한 국빈만찬에 참석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국빈만찬 전 이 대통령에게 프랑스 최고 권위의 ‘레지옹 도뇌르 대십자 훈장’을, 김혜경 여사에게는 ‘국가공훈 대십자 훈장’을 수여했다고 강유정 수석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강 수석대변인은 “이는 한·프랑스 우호 관계 증진에 대한 기여를 높이 평가하고 우리 정상 부부에게 최고 수준의 예우를 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빈만찬에는 경제계와 문화계 주요인사 17명도 참석했다. 경제계에서는 한국경제인협회 류진 회장을 비롯해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엘에스(LS)그룹 구자은 회장,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 등이 참석했다. 문화계에서는 넥슨코리아 강대헌 공동대표, 에스엘엘(SLL) 박준서 대표, 부산국제영화제 박광수 이사장, 영화진흥위원회 한상준 위원장, 김윤지 한국콘텐츠진흥원장과 가수 화사가 참석했다. 화사는 국빈만찬이 끝날 무렵 단독 공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오늘 아침 헌화할 때 지평리 전투에 참여했던 참전용사들을 만났고, 그때 눈물이 왈칵 솟았다며 특별한 감회를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한·프랑스 수교 140년 동안 쌓아온 우정과 연대를 바탕으로 원자력·인공지능·반도체·양자기술·핵심광물·문화와 인적교류 등 미래 협력의 지평을 넓혀가자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이번 방문을 통해 마크롱 대통령과 ‘빵을 나누는 친구’를 뜻하는 진정한 ‘꼬뺑(copain)’이 된 것 같다며, 양국의 영원한 우정과 함께 만들어갈 빛나는 미래를 기원했다.

 

이 대통령은 마크롱 부부를 위한 선물도 준비했다. 먼저 이 대통령은 지난 4월 마크롱 대통령의 국빈방한 당시 우리 전통 현악기 공연을 관람했던 인연을 담아 ‘청자 가야금’을 선물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청자 가야금은 가야금을 청자로 축소해 제작한 공예품으로, 마크롱 대통령이 학창 시절 피아노 대회에서 수상하는 등 음악에도 조예가 깊은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또 마크롱 대통령이 국빈방한 당시 오찬사에서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소감에 등장하는 ‘금실’을 양국 관계에 비유했던 점을 떠올려 한강 작가의 서적 ‘작별하지 않는다’,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불어·한국어본을 전달했다.

 

아울러 브리지트 여사에게는 지난 국빈방한에서 프랑스 작곡가 모리스 라벨의 ‘쿠프랭의 무덤’ 악보 초판을 선물했던 데 대한 화답의 의미로,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연주한 ‘라벨 피아노 전곡집’과 삼베를 여러 겹 겹쳐 형태를 만든 후 옻칠과 자개로 장식한 나전 클러치백을 선물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이번 이 대통령의 국빈방문은 양 정상 간 신뢰와 친밀감을 바탕으로 한·프랑스 관계를 경제와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층 더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파리/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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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지 기자

안녕하세요. 정치부 서영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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