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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황분석] 미군은 방어망을, 이란은 작전망을 노렸다

  • 기자명 박재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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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6.07.18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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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이란 공습이 일주일째 이어진 가운데 양측의 전략적 목표가 한층 선명해지고 있다. 미군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는 이란 남부의 군사·보급 기반을 집중 타격하고, 이란은 중동 전역의 미군 지휘·공중작전 체계를 겨냥하며 맞대응하고 있다.

 

단순히 공격 횟수가 늘어나는 것을 넘어 양측이 상대의 전쟁 수행 능력을 구성하는 핵심 체계를 직접 겨냥하는 양상이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가 공개한 영상 사진 속에 미군이 발사한 '코르세어'(Corsair) 무인 수상정 세 척이 이란 반다르아바스 해군기지에 명중해 폭발이 일어나고 있다. ⓒ뉴시스
미 중부사령부(CENTCOM)가 공개한 영상 사진 속에 미군이 발사한 '코르세어'(Corsair) 무인 수상정 세 척이 이란 반다르아바스 해군기지에 명중해 폭발이 일어나고 있다. ⓒ뉴시스

미군, 이란 남부 방어·보급망 집중 공습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17일 엑스(X)를 통해 이란에 대한 여섯 번째 연속 공습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전투기와 무인기, 군함을 동원해 정밀유도무기로 이란의 해안 감시시설과 방공망, 군수지원 기반시설, 해군 전력 등 군사목표 수십 곳을 타격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공습은 호르모즈간주와 반다르아바스 등 이란 남부에 집중되고 있다. 반다르아바스는 이란 정규 해군과 혁명수비대 해군의 핵심 거점이자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는 전략 요충지다. 미국은 이 지역의 감시·방공·해군 전력을 약화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통제력을 떨어뜨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군은 교량에 대한 공습도 이어가고 있다. 알자지라는 남부 지역 교량이 병력과 장비, 연료와 군수품을 해안으로 이동시키는 핵심 수송로라며, 교량 공격은 이란군의 증원과 보급을 차단하려는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공격 대상에는 철도와 통신시설, 급수시설, 주거지역 등 민간 기반시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군수망 차단을 명분으로 한 공습이 민간인 피해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혁명수비대, 미군 지휘·공중작전망 선별 타격

이에 맞서 혁명수비대는 ‘나스르 2 작전’을 통해 중동 전역의 미군 작전망을 선별적으로 타격하고 있다고 이란 국영통신 IRNA는 전했다.

가장 주목되는 내용은 미 중부사령부 지휘부의 이동이다.

IRNA는 혁명수비대 성명을 인용해 미군이 지난해 카타르 알우데이드 공군기지 공격 이후 추가 타격을 피하기 위해 CENTCOM 지휘부를 요르단 알아즈라크 공군기지로 옮겼다고 보도했다. 또 알아즈라크 기지가 이란과 팔레스타인, 레바논 등을 겨냥한 미군 공중작전의 새로운 지휘거점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혁명수비대는 탄도미사일과 드론으로 알아즈라크 기지의 공중급유기와 F-35, F-15, F-16 전투기를 공격해 여러 대를 파괴하거나 손상시켰다고 밝혔다.

 

IRNA는 또 혁명수비대 제19호 성명을 인용해 시리아 알탄프의 미군 특수작전 지휘시설을 기습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격은 이란 남동부 이란샤흐르 밤푸르 지역에서 미군의 공격으로 숨진 장병들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알탄프는 시리아·이라크·요르단 접경지역에 있는 미군 전진기지다. 혁명수비대는 이곳의 레이더와 특수작전용 헬기를 파괴하고 미군 병력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란의 대응 범위가 걸프지역 공군기지를 넘어 시리아 내 특수작전과 병력 이동 거점으로 확대된 것이다.

이와 함께 IRNA는 혁명수비대가 쿠웨이트의 미사일 방어 레이더와 무기고,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발사대와 예비 미사일을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카타르 알우데이드 기지에서는 장거리 레이더와 전략 공중급유기를 타격했다고 전했다.

혁명수비대 발표를 종합하면 공격 목표는 레이더와 지휘시설, 공중급유기, 전투기, 하이마스, 특수작전기지로 이어진다. 미군의 탐지·지휘·급유·화력·특수작전 능력을 구성하는 핵심 자산을 단계적으로 겨냥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호르무즈 넘어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전쟁의 파장은 군사 영역을 넘어 에너지 수송로로 번지고 있다.

혁명수비대는 지난 15일 성명에서 “적들이 세계 원유와 가스 수출로를 차단한 이상 미국과 동맹국들에 이익이 되는 다른 원유·가스 수출로도 차단될 수 있다”며 “역내 원유와 가스 수출은 모두를 위한 것이거나, 아니면 그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닐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동문제 전문가들은 이를 이른바 ‘이슬람 저항의 축’의 일원인 예멘 안사르알라 운동(통칭 후티 반군)을 통한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란 프레스TV에 따르면 안사르알라 고위 관계자는 지난 13일 사우디아라비아가 예멘에 대한 공격을 계속할 경우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폐쇄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홍해와 아덴만을 연결하는 전략적 수로다. 호르무즈 해협과 함께 중동산 원유와 아시아·유럽 간 해상 물류가 통과하는 핵심 요충지다. 두 해협이 동시에 불안정해질 경우 국제 에너지 시장과 해상 운송망에 미치는 충격은 더욱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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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8.15 전국집중 촛불을 광주에서!”…200차 촛불 열려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6/07/18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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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탄핵과 내란적폐세력 청산, 사회대개혁과 국민주권 실현을 위해 4년 넘게 지속해 온 촛불대행진이 대망의 200차를 맞았다. 

 

  © 이영석 기자


촛불행동은 18일 오후 4시 대법원 인근 서초역 8번 출구에서 ‘내란청산 국민주권실현 200차 전국집중 촛불대행진’을 진행했다. 

 

‘참정권침해 전문범죄자 조희대를 탄핵하고 수사하라!’라는 부제로 열린 이날 집회에는 전국에서 연인원 3,5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새벽에 울린 호우특보를 뚫고 한 자리에 모였다. 

 

사회를 맡은 김지선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윤석열이 당선된 직후부터 시작된 촛불은 국민이 모든 것을 책임져 온 역사였다. 이재명 정부를 만들고도 내란 청산의 가장 앞장을 책임지고 있는 곳이 바로 이곳 촛불대행진”이라고 강조했다. 

 

또 “되돌아보면 광장이 들끓고 범국민적 항쟁이 일어났을 때만 민주정부가 건설되어 왔다. 광장을 비웠을 때마다 개혁은 좌절됐고 선거도 패배했다”라면서 “내란 청산도, 검찰개혁도, 국민주권 실현도 이 광장의 힘으로만 가능하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구호를 선창하며 집회를 시작했다.

 

“참정권침해 전문범죄자 조희대를 탄핵하고 수사하라!”

“검찰수사권 완전 박탈하고 검찰개혁 완수하자!”

“미국 방해 물리치고 호남반도체 성사하자!”

 

▲ 김지선 공동대표.  © 이영석 기자

 

촛불대행진에서 나온 주요 발언

 

권오혁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대국민 학살을 기획했던 내란세력, 정치검찰이 또다시 머리를 쳐들고 촛불혁명을 뒤집으려고 발악하고 있다”라며 “조희대 사법부가 이재명 대통령 재판 재개까지 노리고 있다. 또 내란의 주도 세력이었던 정치검찰이 조중동, 국힘당과 함께 보완수사권을 사수하기 위해 최후 발악을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 “미국이 이재명 정부를 사면팔방에서 공격하고 있다”라며 “관세 압박, 안보 협박, 쿠팡 공세, 이제는 호남 반도체 계획까지 무산시키려고 날뛰고 있다. 촛불혁명의 전진을 방해하는 미국의 내정간섭과 이재명 정부 전복 공작을 진압해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유창민 전남광주촛불행동 상임대표는 “이번 호남 반도체 사업은 오래된 호남 차별의 역사, 영호남 분열 통치 전략을 청산할 매우 의미 있는 첫걸음이다. 그런데 이 호남 반도체 투자를 미국과 국힘당이 대놓고 반대한다”라며 “호남 차별과 지역 분열 정책으로 대대로 권력을 누려온 국힘당의 통치 질서가 완전히 무너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남광주촛불행동은 호남 반도체 성사를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결성과 범국민 서명을 제안”하며 “다가오는 8월 15일 전국집중 촛불대행진을 광주에서 개최할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태원참사 희생자 박가영 씨의 어머니인 최선미 홍성군 의회 의원은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4년이 되어 간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묻고 있다. 왜 아직도 진실은 밝혀지지 않고 있는가?”라며 “내란 청산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검찰개혁도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라고 지적했다. 

 

▲ 왼쪽부터 권오혁 공동대표, 유창민 상임대표, 최선미 의원.  © 이영석 기자


김종찬 한국외국어대학교 민주동문회 회장은 “현재 집권 여당이 보이는 행태는 우리에게 실망감을 넘어 미래에 대한 불안감까지 들게 하고 있다”라며 “누가 잘하나 경쟁이 아니라 처음에는 내가 누구의 적자냐 하는 적자 논쟁을 시작으로 해서 지금은 서로 헐뜯고 비난하는 구태 정치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검찰이 보완수사를 하거나 재수사한다고 해서 더 잘 되라는 법은 하나도 없고 그동안 나쁜 짓을 훨씬 더 많이 했다”라면서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피해자들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 일을 동시에 우리가 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가 할 일이 얼마나 많은가? 지금 이 순간에도 서민들과 소상공인들과 청년들은 집권 여당의 따뜻한 정책을 기다리고 있다. 내란세력 척결도 아직 멀었다”라면서 “이렇게 투쟁하고 연대하고 힘을 모아야 할 일이 너무나 많은데 범민주 진보세력 일각에서 서로 멸칭과 모욕을 주고받으면서 너무나 극심한 분열을 하고 있다. 국민이 다 지켜보고 있다. 아주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최혁진 국회의원(무소속)은 “국회가 당장 보완수사권을 철폐하면 된다”라며 “우리가 검사들에게 보완수사권을 남길 거냐 말 거냐, 대통령의 뜻이 뭐냐 이런 걸로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뭐 있겠나? 그 시간을 낭비하다가 조희대 탄핵 시기를 놓침으로써 지금 우리는 중앙선관위에 장동혁 같은 자들이 개소리하는 거를 듣고 있지 않나?”라고 외쳤다. 

 

또 “검찰개혁을 위해서도, 경찰개혁을 위해서도, 호남을 포함한 대한민국 모두가 균형 발전으로 지방에서도 어깨 펴고 살 수 있는 그런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이재명 정부를 지켜내자”라고 호소했다. 

 

▲ 왼쪽부터 김종찬 회장, 안진걸 소장, 최혁진 의원.  © 이영석 기자


촛불합창단 홍상선, 촛불자봉단 박하늘, 촛불풍물단 정유경 씨가 200차 전국집중 촛불대행진 결의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우리는 영원한 건설노동자 양회동 열사의 유지를 받들어 기어이 윤석열을 끌어내렸다”, “우리는 영원한 촛불자봉단 조일권 선생님의 정신으로 싸워왔고, 지금도 내란 청산과 자주·민주, 국민주권 실현을 위해 싸우고 있다”라며 “우리의 목표는 주권자 국민이 나라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희대를 탄핵하고 검찰개혁 완수하자” ▲“이재명 정부 공격하는 미국을 제압하자” ▲“애국민주의 촛불광장을 확대하자” 등의 목표를 다짐했다. 

 

집회를 마치고 참가자들이 강남역까지 행진했다. 

 

▲ 왼쪽부터 홍상선, 정유경, 박하늘 씨.  © 이영석 기자

 

▲ 촛불합창단이 여는 공연으로 「촛불답게」, 「조희대 탄핵쏭」을 불렀다.  © 이영석 기자

 

▲ 강남서초촛불행동 합창단이 「다시 만난 세계」를 불렀다.  © 이영석 기자

 

▲ 백금렬 촛불밴드가 「뱃놀이」, 「강원도 아리랑」, 「락 아리랑」을 불렀다.  © 이영석 기자

 

▲ 대진연 노래단 빛나는청춘이 「국힘당 해산송」, 「봄꽃으로 햇빛으로 단풍으로 흰 눈으로」, 「강물처럼」, 「좋지 아니한가」를 불렀다.  © 김영란 기자

 

촛불국민에게 듣는 200차 촛불대행진 소회

 

“아직 내란 청산이 제대로 된 건 없지만 그나마 지금 여기까지라도 온 게 촛불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내란의 뿌리를 하나도 남김없이 뽑을 때까지 끝까지 멈추지 말고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인천에서 온 김성희 씨)

 

“쉼 없이 1차부터 200차까지 달려왔는데 그동안 이 광장을 지켜주시던 모든 시민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 앞으로 더 힘차게 전진합시다.” (촛불자봉단 조윤배 씨)

 

“촛불집회를 안 나오는 주에는 몸이 축 처져요. 그런데 촛불집회를 오면 기운이 펄펄 나서 다음 주까지 살 힘이 생겨요. 고마움의 표시로 촛불집회 시민들과 함께 먹으려고 음식을 준비해서 오는 거예요. 함께하는 시민들 너무나 고맙습니다.”(촛불집회에 늘 음식을 준비해서 오는 김순영 씨)

 

“200차까지 오신 분들 너무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우리가 원하는 자주독립국가, 국민이 주인 되는 나라 끝까지 만들기 위해서 끝까지 함께하도록 합시다.”(강남서초촛불행동회원 이은기 씨)

 

“함께 해주신 분들께 너무 감사드리고, 200차 촛불집회까지 이끌어준 촛불행동 집행부에 감사드립니다. 힘들고 지칠 때도 많았지만 촛불은 저에게 소화제이자 위로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동지로서 끝까지 광장에서 함께 하겠습니다.”(촛불같이 조은정 씨)

 

  © 이영석 기자


“지난 4년 동안 그냥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에 가장 큰 의미를 둡니다. 그리고 함께해 준 촛불풍물단 동지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조희대를 탄핵하고 수사할 때까지 국민과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촛불풍물단 이철주 씨)

 

“여기 계신 분들이 자랑스러우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우리가 아직도 아스팔트에 있다는 게 비감이 느껴집니다. 국회의원들이 검수완박 빨리하고 사회대개혁으로 매진해서 시민들이 더 고생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은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대전에서 온 김성숙 씨)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으니까 더 힘냅시다. 우리가 모두 해낼 테니까 믿음을 갖고 끝까지 함께 갑시다.”(촛불대행진 깃발 담당 이선호 씨)

 

“200차가 될 동안 엄청 많은 국민이 한뜻으로 모여서 이어져 왔다는 게 너무 대단하게 느껴졌고, 지금 정의를 지키는 일에 기여할 수 있어서 뿌듯합니다. 앞으로도 더 자주 나오겠습니다.”(20대 대학생)

 

“노원중랑촛불행동과 촛불합창단 외에도 많은 촛불동지와 함께 지금도 온갖 핑계와 대항을 이어오는 내란 잡범들과 검찰 잔당을 확실하게 제압하여 온전한 민주 대한민국을 만드는 싸움을 지치지 않고 이어가야겠다고 결심하게 됩니다. 우리 촛불은 지치지 않고 주권자 한 명, 한 명이 제대로 된 주권을 행사하는 온전한 민주 대한민국 실현을 향해 나갑시다.”(촛불합창단 신영선 씨)

 

▲ “나는 원래 중도고 (정치에) 냉담했었는데 올해 칠순인데도 촛불 나오면서 열심히 하는 젊은 사람들에게 배우고 미래가 있겠다 싶어 뿌듯하고 기특하고 예쁘다.” -경기도 안성 참가자.  © 이영석 기자

 

▲ “반도체 단지 설치해서 잘 살 수 있는 광주가 만들어지게끔 촛불동지들이 힘차게 도와달라.” -전남광주 참가자.  © 이영석 기자

 

▲ “오늘 200차 맞이했는데, 2,000차, 20,000차를 함께 하겠다.” -대전 참가자.  © 이영석 기자

 

▲ “심우정, 지귀연 때문에 왔는데 지금 정치권에서는 뭐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촛불이 국회 가야 해결될 일 아니겠나.” -부산 참가자.  © 이영석 기자

 

▲ “검찰은 분명히 해산시켜야 하고 수사권도 완전히 박탈하자.” -강원도 춘천 참가자.  © 이영석 기자

 

▲ “200차가 오기까지 우리의 마음과 뜻과 삶이 녹아 있는 촛불행동은 우리의 북극성이기도 하고 내비게이션이기도 하고 우리의 삶이다.” -최지연 천안아산촛불행동 공동대표.  © 이영석 기자

 

▲ “국힘당 해산을 위해 다음 총선에서 촛불후보가 대구 달성군에 출마해서 이진숙을 몰아내야 한다.” -대구 참가자.  © 이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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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원전 한국에 얼마나 더 지을 수 있나

강홍석 시민기자

jjhskang@gmail.com

이론화학자/이론 재료과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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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 가까운 원전 확대는 위험부담 너무 커

김성환 장관의 전력 수요 예상 30GW 지나쳐

'AI 규모화 법칙' 작동하지 않을 떄 가정해봐야

중국 ‘ 타우 규모화’ 신개념 반도체공정 대비를

영남에도 원전 대신 태양광 발전 고려했으면

AI 데이터센터 유치하는 것이 목표여선 안 돼

 

지상발생기와 항공기를 이용해 요오드화은을 뿌리는 인공강우 개념도(공개 도메인)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 당시, 방사성 물질에 의한 피해가 동북쪽 650㎞에 위치한 모스크바 상공에까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당시 소련 정부는 급히 인공강우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대기의 이동 통로에 해당하는 벨라루스와 러시아 서부지역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피해지역의 인구밀도는 우리나라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다. 벨라루스 국가 전체의 인구밀도도 우리나라의 12분의 1에 불과하다. 6기의 영광 한빛원전에서 광주 및 서울까지 거리는 각각 50㎞와 250㎞에 불과하다. 더욱이 8기의 고리 및 신고리원전에서 울산이나 부산까지는 25㎞에 불과하다. 사고가 나더라도 대비할 시간도 없고, 인공강우도 무의미하다.

그런데도, 우리 국민들은 걱정이 별로 없는 듯하다. 전기가 필요하면 원전을 지으면 된다는 식이다. 불과 60여년 사이에 이룩한 세계 6위권의 경이적인 경제 성장과 세계적 수준의 제조업도 원전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수 있다. 이를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전을 계속 지어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때가 한참 지났다고 본다. 그리고 이제라도 원전에 의지하지 않는 행동에 나서야 할 때다. 이는 결코 정치 논리가 아니다. 위험 부담이 너무 크기 떄문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전남광주 서구 전남광주통합특별시청을 찾아 호남권 반도체 산단 전력 공급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2026.7.16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독재, 부패, 그리고 거기에 부역한 이들 때문에 트라우마를 겪은 민주시민은 이재명 정부의 출범을 누구보다 반겼다. 그리고 아직 1년 밖에 안된 정부이기에 잘잘못을 가려 비판하기엔 이르다는 생각에 일말의 우려를 애정으로 넘기고 지켜본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용인과 호남 반도체 산단과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등에 ‘확정적으로 늘어날 전력 수요’만 30GW라고 밝혔다고 한다. 이 전력 수요가 정말 확정적인가? 현재 우리나라 전체의 평균 전력인 70GW의 무려 43%에 이르는 30GW의 새로운 수요가 대체 무엇 때문에 시급히 필요한가? 확인할 길이 없지만, 용인과 호남의 반도체 산단에 각각 15GW 및 6.3GW, 그리고 AI 데이터센터(AIDC)에 8GW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이 추측에 잘못된 점이 있으면 지적해 주기 바란다.

 

정부가 서남권에 800조원, 충청권에 81조원을 투자하는 등 3대 메가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힌 29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모습.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충청권에 81조원을 투자해 패키징 거점으로 육성한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차세대 디스플레이 생산 거점인 아산·천안캠퍼스를 기반으로 10년간 100조원 상당의 대규모 투자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2026.6.29. 연합뉴스

먼저 반도체 산단에 21.3GW의 전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그만한 양의 반도체 생산시설을 짓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말로 용인에 15GW급의 반도체팹을 지을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정부 차원에서 국민에게 설명하기 힘든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다. 참고로 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회사인 ‘마이크론’이 뉴욕주의 ‘클레이(Clay)’에 건설 중인 4개의 반도체공장은 약 1.9GW의 전력을 사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이라면 우리나라는 마이크론에 비해 11배 이상의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고자 하는 것이다. 정말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그렇게나 많을 것인가? 현재 HBM 및 DDR이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언제까지 갈 것인가?

그리고 AI 산업에 필요한 자본투자가 언제까지 증가하기만 할 것인가? 혹시 거대언어모델(LLM)의 성능에 대한 ‘규모화의 법칙(scaling law)’이 언제까지나 성립할 것이라고 보는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이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피력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다시 상기하고자 한다. LLM의 파라미터를 나타내는 실수는 이진법 컴퓨터에서는 유한한 정확도와 이에 따른 오차를 갖는다. 이와 관련하여 훈련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전파(back propagation)’에 필요한 미분을 수행하는 과정을 살펴 보자. 이 과정은 매우 복잡한 사슬규칙(chain rule)’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 유한한 정확도의 실수에 대해 이를 계산할 때 미세한 오류들이 계속 축적된다. 1조 개 이상의 파라미터를 사용하는 경우, 그 부정적 효과는 심각하게 커질수 있다. ‘과학자의 눈’ 코너의 앞선 기고문인 “데이터 많이 넣으면 AI가 인간의 지능 갖게 될까?”의 글을 참고하기 바란다. AI 전문가인 카메론 울프(Cameron Wolf)는 “규모화에 의한 성과는 결국 영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리 정부와 AI 산업계도 그의 경고에 귀 기울이기를 바란다.

미국의 신경과학자이자 AI 연구자인 뉴욕대학 명예교수인 게리 마커스(Gary Marcus)에 따르면, 최근 LLM의 발전은 규모화에 따른 것이 아니라 논리적 과정을 명확히 따르는 ‘Symbolic AI'(기호 AI)를 기존의 기계학습 알고리즘과 적절히 혼합시킨 ‘신경망-기호(neuro-symbolic) AI'를 발전시킨 때문이라고 한다. 심지어 그는 ‘오픈AI의 샘 올트먼(Sam Altman)이 마치 ’규모화의 법칙‘이 계속 성립할 것처럼 환상을 심어 투자자를 계속 끌어 모은다고 비판한다. 마커스의 지적처럼 이 법칙이 한계에 이르러 자본 투자가 더 이상 증가할 수 없을 때 우리 반도체산업은 어떻게 될 것인가? LLM이 아닌 시각데이터를 훈련시키는 '데서는 특별히 다른지 모르겠다.

 

중국 상하이의 2026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행사장에 중상통신(ZTE)의 OEX 슈퍼노드가 전시돼 있다. 2026.7.17

더욱이 맹렬하게 자립을 추구하고 있는 중국이 메모리 반도체를 자립하는 경우에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최근 중국은 반도체 소자의 크기만 줄이는 ‘무어의 법칙‘ 대신에 소자간 통신 시간을 단축시키는 ’타우 규모화(tau-scaling) 법칙‘을 내세웠다. 이 새로운 개념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서 ’논리 접힘'(logic folding)이라는 3차원적 적층 방법을 제시하였다. 이를 이용하면 극자외선(EUV) 노광장비가 없이도 2031년까지 1.4나노급의 반도체를 제조할 수 있다고 화웨이는 전망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오는 27일 ’창신메모리(CXMT)’는 상하이 중권거래소에 상장하여 최대 15조원의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낸드플래쉬 메모리를 제조하는 ‘양쯔메모리(YMTC)’도 상장을 추진 중이다. 현재 기술적으로 몇 단계 앞서 있는 우리나라 반도체 회사들에게 큰 도전이 될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이다. 앞선 전력수급 계획에 이에 대한 고려도 반영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다음으로, 서남권 반도체단지에 필요한 6.3GW에 대해서는 최근 ‘과학자의 눈’에 '서남해안 반도체 단지에 원전 건설만 답인가?' 제목으로 기고했다. 즉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전라남도의 ‘리‘ 단위 농지 및 주거시설에 태양전지를 설치하여 EES와 연계하면 겨울철에도 최소 6GW의 전력을 24시간 공급할 수 있으며, 추후 태양전지 기술의 발전에 따라 9GW까지도 가능하다고 설명하였다.

풍력 및 이미 설치된 태양광 전력을 포함하지 않고도 그렇다는 것이다. 영남은 호남에 비해 면적이 57% 더 넓으므로, 같은 전력을 더 쉽게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18기나 되는 원전을 더 이상 짓지 않고도 영남의 AI산업에 안전하게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굳이 경북 영덕에 1.4GW급 원전 2기를 신규로 짓는다고 한다. 과연, 언제까지 원전을 지을 것인가?

 

‘Meta’의 ‘하이퍼리온(Hyperion)’ 데이터센터가 뉴욕 맨해튼에 포개진 가상의 모습(마크 저커버그 제공)

마지막으로 2029년까지 AIDC에 8GW의 전력이 필요하다는 근거는 무엇일까? 우선 이 사업의 주체가 누구인지 명확하지 않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충청, 영남, 호남, 강원권에 AIDC를 분산해서 세우는 데 필요한 전력이라고 한다. 분산의 개념 자체는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SK는 총 15GW 규모의 AIDC를 여러 지역에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1차적으로 5GW를, 이후 10GW 규모를 짓겠다는 것이다. 지난 13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AI기업인 ’메타(Meta)’는 루이지아나주에 짓고 있는 ‘하이퍼리온(Hyperion) AIDC'에 500억 달러 이상 투자해 5GW급으로 확장시킨다고 한다. SK가 계획하는 AIDC는 이 규모의 거의 3배에 이른다.

혹시 구글 등 미국 하이퍼스케일러의 대규모 AIDC를 유치하고자 함인가? 최근 구글이 칠레에 AIDC를 세우려다 주민의 반대에 부딪혀 중단한 일을 참고하기 바란다. 지속가능 경영을 지원하는 ’TRELLIS’의 지난 5월 27일치 온라인 기사에 따르면, 칠레 사법부는 이 센터가 연간 70억 리터의 상수용 물을 사용할 것이라고 예상하여 이런 판결을 내렸다. 한정된 양 때문에 주민의 식수 이외 용도로 사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아일랜드는 정전 우려 때문에 수도 더블린 근처에 데이터센터를 제한하기로 하였다. 미국의 12개 이상 주는 새로운 데이터센터 건설 허가를 일시적으로 유예하는 조치를 발의하였다. 그런데, 국토가 좁고 인구밀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어디나 전력과 물의 문제가 함께 있다. 따라서 많은 AIDC를 유치하는 것만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된다. 꼭 필요한 것인지, 그리고 우리의 자원이 감당할수 있는지, 신중히 옥석을 가려야 한다. 의욕을 앞세우기 전에, 할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냉정하게 구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참고문헌

1. 타우 규모화

https://www.huawei.com/en/news/2026/5/ieee-iscas-tau-scaling

2. 메타의 Hyperion datacenter

https://www.reuters.com/business/meta-expands-louisiana-data-center-5-gigawatts-compute-capacity-2026-07-13/

3. TRELLIS의 2026년 5월 27일자 온라인 기사

https://trellis.net/article/data-centers-ground-zero-ai-backlash-what-must-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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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올여름 가장 많은 비” 300㎜…이미 지반 약해져 더 유의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6/07/18 09:28
  • 수정일
    2026/07/18 09:2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최원형기자

  • 수정 2026-07-18 08:06

3:14

토~일 중부지방 중심 큰비…중대본 가동

지난해 8월 집중호우가 내린 광주광역시 남구 백운광장 인근 상가와 도로가 물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오는 주말,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예상된다. 특히 토요일 새벽 등 취약한 시간에 시간당 50~80㎜의 집중호우가 퍼부을 수 있다. 제헌절이 낀 연휴라 평소보다 실외활동이 많을 것이 예상되기 때문에 침수, 산사태 등 안전사고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17일 기상청은 수시 예보 브리핑을 열고 “18~19일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강하고 많은 비가 오며, 일부 지역에는 ‘호우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될 가능성이 있다. 호우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18~19일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강원도 100~200㎜(많은 곳 300㎜ 이상), 충청권 80~150㎜(많은 곳 250㎜ 이상), 전라권 30~80㎜(많은 곳 100㎜ 이상), 경상권 50~100㎜(많은 곳 150㎜ 이상), 제주도 5~30㎜ 등이다.

지역에 따라 강수가 집중되는 시간대가 다르고, 취약한 시간에 시간당 50~80㎜로 쏟아질 수 있다. 18일 새벽부터 오전 사이에는 경기 남부와 수도권, 강원 중·남부 내륙·산지, 충청권 등에, 18일 밤부터 19일 새벽 사이에는 강원도, 충청권, 전라·경상권 일부 지역에 주로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장마철 많은 비로 지반이 약해진 상황이라 토사 유출, 산사태, 낙석·축대 붕괴가 있을 수 있으며, 짧은 시간 강한 비로 계곡·하천에서 하천 수위가 급상승할 수 있으므로 접근을 자제하는 등 안전사고에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정체전선 위에서 작은 크기로 빨리 생성됐다가 빨리 소멸하며 ‘송곳 호우’를 뿌리는 ‘중규모 저기압’의 발달이 이번 비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16~17일 북쪽 건조공기와 남쪽 습윤공기 사이에 발달한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충청권, 남부지방과 제주도 등에 비를 내린 상황인데, 18일 새벽부터는 정체전선 위에서 중규모 저기압이 발달하며 중부지방 중심으로 강하고 많은 비를 뿌리는 모양새다. 여기에 강하게 부는 남서풍이 남쪽의 고온다습한 수증기를 비구름 내부로 더 많이 끌어올리는 효과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밤부터는 중규모 저기압이 다시 한번 발달하며 많은 비를 뿌리고, 이후 중규모 저기압과 분리된 정체전선이 남쪽으로 향하며 강수 집중 구역도 점차 남쪽으로 이동해갈 전망이다.

다음 주 월요일인 20일에도 전국에 비 소식이 있는 등 당분간 장마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광연 예보분석관은 “다음 주 토요일인 25일까지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비가 올 전망이고, 이후에도 강수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올여름 들어 가장 많은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가동하고 취약지역에 현장상황관리관을 파견하는 등 비상대응에 나섰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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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화'의 진짜 이유…'신봉건주의'의 시대, 그리고 현대판 '농노들'

[박세열 칼럼] 우리가 지금 '자본주의'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게 아니라면?

박세열 기자 | 기사입력 2026.07.18. 03:56:24

홈플러스가 파산의 벼랑끝에서 작은 불씨 하나를 살려냈다. 하지만 결국 홈플러스는 가혹한 구조조정을 겪어야 할 것이고, 엄청난 숫자의 노동자들이 길바닥으로 떠밀려 나올 것이다. 이 자본주의의 '우화'에서 우린 문제의 근본을 짚어야 한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기업 사냥'으로 시작된 '홈플러스 스토리'는 우리에게 익숙한 '자본주의의 신화'를 해체한다. 금융자본이 멀쩡하게 운영되던 기업을 차입매수(LBO) 방식으로 사들여 기업의 인수자금을 부채로 떠넘긴 후 자산을 매각하고 직원을 해고하는 방식은 전혀 자본주의적이지 않다.

일찍이 민주주의와 자유주의 체제에서 한계에 봉착한 자본은, 금융 기술을 진화시켜 물리적 국경을 무용지물로 만들고, 역내 주권을 해체하는 방식을 통해 글로벌 신자유주의로 진화했다. 과거엔 국가가 자본을 통제했다면, 이제 국가는 자본의 하위 파트너에 불과하다. 이런 금융 자본주의와 '빅테크 기업'의 플랫폼 경제가 맞물리면서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과거의 '자본주의적 상식'에 반하는 일들은 수없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현대 자본주의의 운동법칙이 중세의 봉건주의처럼 변하고 있다는 분석에 솔깃해졌다.

자본은 이제 중세 영주처럼 군다. 사모펀드와 같은 많은 '순수 자본 덩어리'들은 영지를 찾기 위해 세계를 배회하다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기업을 습격해 해체한다. 또 어떤 생산 수단도 소유하지 않은 거대 플랫폼 영주들(우버, 배민, 에어비앤비, 페이스북, X, 인스타그램 등)은 시장의 길목에 서서 현대판 농노(이용자)들의 지대를 '수수료'라는 이름으로 빨아먹는다. 그 플랫폼 영주들에게 무기(자본)을 대는 건 벤처 자본과 사모펀드들이다.

미국의 정치학자 조디 딘은 <자본의 무덤>(하승우 번역, 이상북스)을 통해 이런 세상을 '신봉건주의'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세상은 지금 혁신, 경쟁, 이윤, 축적, 노동과 같은 자본주의의 '운동 법칙'들을 부수는 중이다. 우리는 자본은 축적되며, 경쟁, 혁신, 이윤을 위해 재투자되고, 그 과정에서 노동자들은 '노동력'을 팔아 자본가들에 의해 고용되며, 그렇게 만들어진 상품이 다시 노동자들에 의해 소비된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 이 상식들은 뒤틀리고 파괴되어 간다.

인류가 집단 지성으로 내린 '자본주의'란 규정에서 이탈하고 있는 자본주의라면, 우리는 그걸 계속해서 '자본주의'라고 부를 수 있을까? 우리는 '자본주의'로 규정할 수 없는 어떤 단계의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를테면 자본은 더이상 재투자를 위해 축적되지 않는다. 자본은 이제 '부'가 되기 위해 축적되고, 단지 축적되기 위해서 축적된다. 파리경제대학 세계불평등연구소(WIL)가 공개한 ‘2026 세계불평등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10%가 부의 75%와 소득의 53%를 차지했다. 50%는 부의 2%와 소득의 8%를 보유한다. 1995년 이후 30년 동안 극소수 상위 계층(0.001%)의 자산은 연 8% 이상 늘었는데, 하위 50%는 연 2~4% 늘었다.

축적된 부는 더이상 생산하지 않는다. 노동자는 공장에서 물건을 만드는 대신, 점점 가사나 미용과 같은 개인적 편의를 돕는 서비스업(돌봄, 배달, 청소 등)에 종사한다. 세계은행 통계에 따르면 세계 주요 국가들이 만들어낸 국내 총생산의 50%이상이 이런 서비스업에서 생긴다. 미국에서 1970년대 제조업 노동자들은 20% 이상이었지만, 트럼프가 처음 당선된 2016년엔 고작 8%에 불과했다. 미국의 경우에 70% 이상이 서비스업이다. 100만 명에 달하는 변호사들의 페이퍼 워크, 월마트, 우버, 아마존 같은 곳에서 배달, 하역, 물품분류 등의 업무가 '생산'으로 분류된다. 상품은 이제 무형의 어떤 것이 되고, 수많은 노동자들은, 월가 빌딩이나, 실리콘 밸리에서 클릭 몇 번으로 수천억 원을 다루는 사람들만큼이나 '실질적 생산'과 관련 없는 일을 하고 있다. 이걸 '하인 경제'(Servant Economy)라 부를 수 있다.

'상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없는 실리콘밸리의 사업가들은 이제 '서비스'를 내걸고 '구독 경제(Subscription Economy)'로 이동한다. 소유의 개념을 이용과 체험으로 바꿔치기 하면서 사람들(판매자와 구매자)을 '플랫폼'이라는 봉건 영지에 종속시키고, 양 쪽으로부터 수수료와 구독료를 챙긴다. 이들은 시장을 창출하는 게 아니다. 시장에 '플랫폼'을 씌우고, 그 진입로에 '건달'을 세워둔채 통행료를 받고 있는 것에 가깝다. 테슬라는 이제 '자율주행'을 이용하기 위해 매월 15만 원의 구독료를 받을 예정이다. IT 테크 기업들은 전 세계 사람들이 수천년간 생성한 데이터를 거의 공짜로 학습해 AI를 구축해 놓고, 전 세계의 사람들에게 매달 구독료를 받아 챙긴다. 이런 구독료가 없으면 AI기업은 수익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경쟁과 혁신과 이윤 창출은 약탈과 점유, 그리고 지대추구로 변하고 있다. MBK의 고려아연 인수 시도처럼, 사모펀드는 이제 '멀쩡하게 운영되는 기업'을 사들이려 한다. 홈플러스는 MBK가 사들인 후 망가져 파산 위기에 처했다. 비용 절감을 위한 가혹한 구조조정을 통해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은 또 다시 '긱 이코노미', '하인 경제'로 흡수될 가능성이 높다. 마치 산업혁명 시절이나, 한국의 개발시대에 저곡가 정책으로 농민들이 땅, 혹은 소작지를 잃고 몸뚱이 하나를 남겨 '도시 노동자'로 유입됐듯이.

최근 한국에서 벌어진 '타다' 논쟁의 본질은 택시를 한 대도 소유하지 않은 IT기업이 택시 시장을 통째로 삼키려 했던 사례다. 우버는 미국의 택시 시장을 장악한 후 요금을 후려치고 노동자가 아닌 '드라이버 사장님' 들에게 수수료를 떼 간다. 얼마 전 있었던 '배달 라이더'의 노동자성을 인정한 한국의 판결은 그 약탈 속에서 노동자가 내지른 구조 신호가 우연히 법망에 걸려 표출된 사건이다.

배달은 전형적인 '긱 이코노미'이자 '서번트 이코노미'다. 배달업계는 요리사(음식점 점주)의 생산에 전혀 기여하지 않으면서도 요리사와 라이더에게서 돈을 떼 간다. 쿠팡과 같은 기업은 그 생태계에서 생산자와 노동자의 관계를 이용해 이윤을 뽑아낸다. 이걸 우린 '계약'이라 부른다. 하지만 이 계약 형태는 동등한 노동계약이 아니라, 봉건 영주와 농노의 '주종관계'와 같은 계약이다.

봉건 영주처럼 '플랫폼 영주'들은 사람들을 고용하지 않으면서 그들의 신체를 통제하고, 친절도를 측정하며, 일할 '기회'를 제공해준 대가로 '수수료'를 받아 챙긴다. 생산수단(배달 오토바이) 구매와 유지 비용은 노동자가 부담한다. 노동자(사장님?)의 벌이 수준은 점점 낮아지고, 그러면 '편한 시간에 원하는 만큼만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아 '투잡', '쓰리잡'을 뛰게 된다. 비슷한 방식으로 영업하는 에어비앤비는 방을 단 한칸도 사들이지 않지만, 플랫폼에 종속된 '집주인'들과 '여행자'들 양쪽에서 수수료를 떼 가면서 전 세계 도시의 집값과 임대료를 치솟게 한다. '무주택자'와 '세입자'는 도시 밖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이것은 자본주의의 모습이 아니다. 봉건영주의 '수탈'에 더 가까운 행태다.

자본주의가 봉착한 위기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것이 암호화폐 사업이다. 이 사업은 막대한 지구의 에너지를 사용하면서도 아무것도 생산해 내지 않는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채굴하고 사고 파는데 매달리고 있다. 기괴한 풍경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다. 암호화폐 광풍은 2000년대 신자유주의가 추구한 금융자본주의(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거의 사망할 뻔 했던)의 어떤 은유 같은 것이라고 할까. 이름을 붙인다면 '헛것 경제(Nothing Economy)' 쯤 될 수 있겠다.

더이상 새로운 걸 생산해내지 않은 자본. 우리가 사는 세상은 자본주의가 아니라 '자산주의', 혹은 '신봉건주의'에 가깝다. 사모펀드와 투자은행, 벤처 자본이 만들어낸 테크기업들과 노동자는 이제 영주와 농노의 관계, 주군과 봉신의 관계에 가까워지고, 세상은 혁신과 경쟁이 아니라 약탈과 지대 추구의 시대로 변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인류 역사의 첨단에 서 있다는 생각, 자본주의가 역사 발전의 최종 단계일 것이라는 생각, 이런 모든 게 다 착각이 아닐까. 우리가 만들어낸 세계가 어디 쯤 와 있는지, 우린 스스로의 좌표를 자가진단 할 수 있을까? 자본주의는 지금 한계에 봉착해서 새로운 운동 법칙을 구축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시스템이 '발전'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이 시스템은 정치를 약화시키고 우리의 주권(Sovereignty)을 점점 종주권(Suzerainty)으로 대체한다. 세상은 소수의 '자산(기술)보유 계급'과, 절대다수의 '서비스노동 계급'으로 분화되고 있다.

트럼프의 등장이나 민족주의적 극우의 전 세계적 부상은 우연이 아니다. 극우의 입장에서 보자. '신사협정'을 부순 건 '자본'이 먼저다. 정치가 약화되면서 체제에 대한 불만은 점점 쌓여 간다. 불평등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무기력함과 함께, 그들은 무엇인가 '약탈'을 당하고 있다고 느낀다. 극우가 (트럼프의 방식과 같은) '보호주의'나 '폐쇄주의', '배타적 민족주의', '민주주의에 대한 부정'에 열광하고 환호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 있다. 그들 입장에서 '리버럴리스트'들은 '내로남불'을 일삼는 비겁한 족속들이다.

자본주의는 이제, 경쟁과 혁신이 아니라, '신봉건주의'적인 불평등과 약탈로 대변되고 있다. 전 세계적 극우화의 원인, 특히 청년들의 극우화 원인은 바로 여기에 있다. 문제는 시스템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AP=연합뉴스

박세열 기자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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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시대, 기술혁명에 대한 관점

  •  김성혁 민주노동연구원 원장
  •  
  •  승인 2026.07.17 13:58
  •  
  •  댓글 0
 
   
 

1. AI 기술혁명과 인류의 미래

AI가 급속하게 인간의 모든 영역에 도입되고, AI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AI와 인류의 미래에 대한 낙관론·비관론이 치열하게 논쟁 되고 있다. 주요 이론들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 기술결정론

자크 엘륄은 기술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자기만의 내부 논리와 법칙에 따라 스스로 진화하므로, 기술은 막을 수 없는 맹수와 같다고 보았다. 따라서 인간은 기술을 통제하지 못하고 기술 문명에 의해 정체성과 자유를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닐 포스트먼은 기술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우리의 사고방식, 문화, 사회 구조 자체를 재편성하는 환경이라고 보았다. 특히 TV나 스마트폰이 단지 정보를 전달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집중력, 대화 방식, 정치 문화까지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으므로, 기술은 중립적이지 않으며 문화를 지배하는 환경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기술이 인간의 목적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인간이 기술의 논리에 복종하게 되는 현상을 경계한다.

○ 기술 만능론과 낙관론

빌 게이츠는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삶을 개선하고 기후 변화, 질병, 불평등 등 인류의 모든 중요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스페이스X 등이 인류의 미래를 구할 것으로 기대하며, 10년 이내에 AI로 인해 엄청난 부가 창출되어 복지가 보장될 것이므로 노후 준비를 위해 적금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AI로 인해 유토피아가 도래하므로 규제나 우려보다는 무제한적인 기술 발전을 옹호한다.

○ AI 회의론과 인류 종말론

AI가 도입되면 인간의 통제력이 사라져 대량실업, 감시사회, 인간소외, 노동착취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는 이론이다. 스탠리 코안, 엘리에저 유드코프스키는 초지능 AI가 인간을 통제할 가능성이 커지므로 개발 자체를 중단하거나 강하게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AI 인간 협력·증강론

AI를 인간의 대체자가 아니라 인간의 능력을 확장하고 증강하는 협력자로 보는 관점이다. 최근에는 이 관점이 국제기구, 학계, 정책 분야에서 가장 폭넓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AI는 계산·검색·분석·반복 작업을 담당하고 인간은 목표 설정·가치 판단·윤리적 책임·창의성·공감 능력을 담당하는 상호보완적 협업을 지향한다. 이를 위해서는 AI가 인간을 통제하는 기술이 아니라, 인간이 최종 결정권을 가져야 하며, AI는 설명할 수 있고, 언제든 인간이 개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이론들은 장단점이 있으므로 어느 하나를 절대화할 수는 없다. 새로운 기술의 도입 양상은 국가 관습과 제도, 인간 역량, 기술 수준 등이 종합적으로 결합하여 사회적으로 결정된다. 인류 역사를 볼 때 농업혁명, 산업혁명 등 기술혁명은 인류의 진보에 크게 기여해 왔으나, 기술을 사용하는 사회와 제도의 수준에 따라 불평등과 차별이 발생하기도 했다. 문제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노사관계 또는 사회의 착취구조이다.

2. 컴퓨터·인터넷과 인공지능의 대중화 비교

 

AI는 기존 기술과 달리 심각한 문제점이 많으므로, 도입을 중단해야 한다는 태도에 대해, 기존 컴퓨터·인터넷 도입과 비교하여 반론한다.

방 한 칸을 가득 채우던 컴퓨터 부품이 손톱만 한 칩 하나로 줄어들어, 개인이 소유할 수 있는 크기와 가격의 컴퓨터가 만들어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면서, 약 20년에 걸쳐 아래와 같이 컴퓨터 대중화가 진행되었다.

칩의 소형화(마이크로프로세서) → 쓰기 편한 컴퓨터(애플 II의 마우스, 아이콘) → 저렴한 보급형 컴퓨터(IBM PC) → 인터넷의 결합이 차례로 이어지며 지금의 1인 1 컴퓨터 시대

먼저 컴퓨터와 인공지능 대중화의 공통점은, 인터페이스 혁신이다.

새로운 기술이 일반인이 쉽게 쓸 수 있게 된 순간, 폭발적으로 대중화 시대가 도래했다. 초기 컴퓨터 GUI(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시커먼 화면에 복잡한 명령어(CLI)를 타이핑해야 했다. 그러다 마우스로 아이콘을 클릭하는 GUI(Windows, Mac)가 나오면서 컴맹도 컴퓨터를 쓸 수 있게 되었다.

AI의 자연어(LUI)를 보면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AI를 쓰려면 파이선 코딩하고 수학 알고리즘을 알아야 했다. 하지만 LLM(대규모언어모델)의 등장으로 인간의 일상어(프롬프트)를 통해 AI를 제어하는 LUI가 완성되면서, 문과생도 노인도 AI 전문가처럼 결과물을 뽑아낼 수 있게 되었다.

<컴퓨터와 AI의 대중화 과정 비교>

다음으로, 컴퓨터·인터넷과 인공지능 대중화의 차이점은, 소유 형태와 속도에 있다.

컴퓨터는 구매를 통한 물리적 소유가 필요하나, AI는 네트워크 접속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보급 속도에서 컴퓨터·인터넷은 20~30년이 소요되었지만,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AI는 수개월에서 수년이면 가능하다.

<컴퓨터와 AI 대중화 과정의 차이점>

또한 컴퓨터 대중화의 인프라 기반 위에서 AI 대중화가 전개되었다.

컴퓨터의 대중화로 인해 인류가 인터넷을 쓰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빅데이터(디지털 텍스트와 이미지 등)가 지구상에 무한히 쌓였고, 이 데이터를 통째로 학습한 LLM이 탄생할 수 있었다. 컴퓨터 대중화는 인프라와 데이터를 다지는 과정이었고, AI 대중화는 그 토양 위에서 지능을 꽃피우는 과정이다.

컴퓨터는 인간의 육체적 노동(계산, 문서 작성 등 사무노동)을 대체하였다면, AI는 인간의 정신적 노동(추론, 창작, 기획)을 도우며 대중화되고 있다.

3. 컴퓨터·인터넷과 인공지능의 문제점과 해법에서 유사점

인공지능을 신비화하거나 거부하는 경향에 대한 반론으로, 컴퓨터와 인공지능 시대를 비교하여 인공지능 문제점 해소 방향을 시사한다.

<인터넷·컴퓨터와 인공지능 문제점의 공통점과 차이점>

위의 표와 같이 인공지능은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으나, 과거 기술혁명처럼 다양한 해법이 제도화되면서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기술의 도입은 빅테크기업 등 AI 관련 기업의 이윤 추구가 아니라, 노동자·시민에게 유익하고, 공공성을 강화하고, 국가 주권(기술 종속 탈피, 데이터 주권)을 수호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기술을 언제 어떻게 도입할 것인가는, 그 사회에 사는 인간들의 몫이다. ‘기술결정론’, ‘기술 만능론’, ‘AI 종말론’ 등은 인간이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독재자 출현이나 계급·착취 사회가 강화될 때 나타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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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보완수사권 신중론 어디까지…백낙청 "근시안적"

김호경 에디터

haojing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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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외적 허용" 여당 소수 의견이지만 확산 기류

여성단체와 피해자들의 호소, 여론조사 등 영향

"폐지 입장 변화 없지만 우려 반영해야" 항변도

백낙청 "여성단체들의 존속 주장 이해 힘들어"

"경찰 못 미덥다고 검찰 수사권 살려두면 안 돼"

한인섭 "보완수사권이 피해자 보호 방안? 잘못"

서보학 "검사가 사회적 약자 편? 참 웃긴 얘기"

정부는 고강도 경찰 비리 근절, 통제 강화 발표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유튜브 '백낙청TV' 방송 화면 갈무리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신중론이 점점 고개를 들자 검찰 부활의 그 어떤 불씨도 남겨선 안 된다며 철저한 개혁을 요구하는 학계 및 법조계 인사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물론 여당에서도 보완수사권 전면 존치를 주장하는 의원은 없다. 성폭력·아동학대·스토킹 등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와 보이스피싱·다단계 등 민생 범죄에 관해 보완수사권을 남기자면서도 그 범위가 모호하고 검사에 의해 악용 가능성이 높아 가장 문제가 되는 홍기원 의원의 형소법 개정안은 홍 의원을 포함해 불과 11명이 공동 발의해 법안 발의 최저 요건인 10명을 겨우 넘겼다. 일각에서는 '외교관 출신인 홍 의원이 법안을 주도한 것 같진 않다'며 배후를 의심하기도 하지만 홍 의원은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공부를 정말 많이 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대한변호사협회 의견도 들었다"며 "월요일(13일) 아침에 개정안을 들고 의원실을 찾아다니면서 직접 설득했다"고 말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노동자회, 장애여성공감 등 6개 여성단체가 "형사소송법 개정이 피해자에게 개악이면 안 된다"며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할 때 동참해 항의 문자 폭탄을 받고 있는 김동아 의원의 경우 "보완수사권 폐지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해명하면서 "여성과 장애인 등 피해자 단체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우려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 왜곡되는 상황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항변한 바 있다. 진보당 손솔 의원도 "기자회견에 참석한 저를 두고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반대했다고 여러 차례 단정했다. 사실이 아니다"라며 "검찰의 과도한 권한을 끝내는 개혁과 피해자의 권리를 더 강하게 보장하는 개혁은 함께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미 지난달 25일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 입장으로 최종 정리했다"고 공식 발표한 정부 방침이 달라진 것도 아니다. 대다수 언론의 집중포화 속에서 바통을 이어받은 민주당 역시 지난 9일 보완수사권은 폐지하고 보완수사 '요구권'을 강화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히 경찰의 '장윤기 사건' 축소·은폐 파문을 계기로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여론의 반발이 크니 보완수사를 예외적으로 허용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는 기류여서 이러다 완전 폐지는 물 건너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는 것이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 등 여성단체 관계자들이 더불어민주당 김남희, 김동아 의원, 진보당 손솔 의원과 함께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검찰개혁에 따른 형사소송법 개정에 대한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단체 기자회견'을 열고 "형사소송법 개정이 피해자에게 개악이 돼서는 안 된다"고 밝히고 있다. 2026.7.13. 연합뉴스

앞서 거론한 국내 대표적 여성단체들의 반대, 부산 돌려차기 사건과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등 강력범죄 피해자 및 유족들의 잇딴 호소, 보완수사권 유지 응답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오는 여론조사들, 민변 변호사들조차 다수가 보완수사권을 일부 또는 전부 존치해야 한다는 의견 조사 결과가 공개된 점 등이 민주당 의원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어 '검수완박'을 조속히 확실하게 매듭짓길 고대하는 이들의 불안감을 더욱 깊게 하고 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14일 민주당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검찰개혁 '마지막 퍼즐'을 완성해야 한다"고 공언했지만 결과를 낙관할 수 없는 국면이다.

이에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15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검찰의 수사권 박탈을 확인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이 마지막 고비에 이르렀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 '신중'론이 대두하고 있지만 김용민 민주당 의원과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나름 섬세한 보완책을 담아서 공동 발의한 원안이 최종 확정되기를 믿고 기대한다"며 한겨레 이재성 논설위원의 칼럼 <수사권 없는 공소청이 '경찰 통제' 더 잘한다> 링크를 공유했다.

백 교수는 이어 "개혁적인 여성단체들이 검찰의 보완수사권 일부 존속을 주장하고 나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성범죄 사건에 둔감하기로는 경찰이나 검찰이나 사법부나 대동소이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고 이 땅 기득권자들의 뿌리 깊은 관행인데, 앞으로 수사 당국과 공소 당국, 재판부, 그리고 여성단체를 포함한 시민들의 끈질긴 노력으로 개선하고 끝내 뿌리를 뽑아야 할 과제다. 경찰이 미덥지 않다고 검찰의 수사권을 어떤 형식으로든 살려놓자는 근시안적 판단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소위 '추-윤 갈등' 때를 비롯해 오랫동안 다른 기성 언론들과 마찬가지로 '검찰 받아쓰기'와 '친검' 논조로 지탄을 받기도 했지만 백 교수가 거론한 이재성 논설위원은 검찰개혁을 강하게 주장해온 몇 안 되는 내부 필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이 논설위원은 해당 칼럼에서 "검찰과 국민의힘과 다수 언론은 보완수사권이 사라지면 '장윤기 사건' 같은 경찰의 부실 수사와 사건 암장을 걸러낼 수 없을 것처럼 선동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라며 "수사기관의 수사를 법적으로 심사하고 통제하는 기소 기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으므로 더 유능한 게이트키퍼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형사소송법 개정에 대한 반발이 계속되는 핵심 이유는 성폭력을 비롯한 각종 형사 사건에서 피해자가 소외되는 제도의 한계, 피해자를 외면하는 수사기관의 태도에 있다. 검찰 해체로 인해 새로 발생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장윤기 관련 증거인멸 및 축소 수사는 이른바 '제 식구 봐주기'라는 권력기관 범죄의 전형인데, 검찰이 이 분야의 '끝판왕'이라는 사실은 새삼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호·김용민·서영교 의원과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이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검찰개혁과 관련해 형사소송법 개정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6.26. 연합뉴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찰 수사 내부비리 근절 및 민주적 통제 강화 관련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홍석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도 배석했다. 2026.7.16. 연합뉴스

백 교수가 언급한 대로 검사의 수사 및 보완수사권을 완전 삭제하면서도 '섬세한 보완책'을 담은 형사소송법 전면 개정안은 이미 마련돼 있다. 지난달 26일 민주당 김용민,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이 대표 발의하고 서영교·김영호·최혁진 의원 등이 공동 발의자로 참여한 개정안은 검사의 수사 및 보완수사권을 규정한 형소법 제196조를 통째로 삭제하는 대신 같은 조항 번호에 '수사인권보호관' 규정을 신설하는 등 시민사회에서 숙의해온 내용들을 대거 반영하고 있다. 민주당이 9일 당 차원에서 발의한 법안도 경찰 수사권 남용을 통제할 다양한 대안을 담고 있고 국회 법사위에서 법안 심사를 통해 추가적인 보완책 또한 논의 중이다.

정부는 정부대로 보완수사권 폐지를 전제로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 권한을 확대하는 등 경찰 수사에 대한 통제를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전방위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찰의 장윤기 사건 은폐를 공식 사과하며 '경찰 수사 내부비리 근절 및 민주적 통제 강화'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홍석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도 배석했다.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가 아닌 보완수사 요구권만으로도 경찰 수사를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담화문을 통해 정부는 ▲경찰관 배우자, 직계 존·비속 사건에 대한 자진신고 및 상피제를 통해 제 식구 감싸기 관행 근원적 차단 ▲경찰관 연고지 유착 문제를 뿌리뽑기 위해 순환인사제 전면 도입 ▲국가수사본부장 직속으로 '내부비리수사대' 가동 ▲민간 조사관 중심으로 외부 감시·통제를 맡을 100여 명 규모의 '경찰 수사 인권 감찰·조사기구'를 국가경찰위원회에 설치 ▲경찰이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이행하지 않아 공정한 수사 진행이 어려울 경우 검사에게 수사팀이나 수사관서 교체를 요청할 수 있는 권한 부여 ▲공소시효 임박 등 중요 사건에 대해 공소청 검사의 합동협력수사 요청이 있을 경우 즉시 응하도록 제도화 등을 제시했다.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검사 권력 오남용 사례로 본 형사소송법 개정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와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함께 앉아 있다. 유튜브 '김용민의원 민트TV' 방송 화면 갈무리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검사 권력 오남용 사례로 본 형사소송법 개정 토론회'에서는 보완수사권 존치 논리의 허구성을 다각도로 비판하는 전문가들의 발제가 이어졌다. 토론회 좌장 및 사회를 맡은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범죄 피해자 보호는 아주 중요한데 그 피해자 보호를 보완수사권 차원으로 접근하는 것은 너무 잘못된 것”이라며 “검찰개혁이 촉발된 것은 검찰 수사가 누적된 적폐를 만들어내고 윤석열 내란으로까지 이어졌기 때문인데 지금 검찰 수사의 문제점에 대한 이야기는 싹 사라지고 경찰 수사의 문제점을 매일같이 1건씩 올리는 언론 플레이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검사의 영장 청구 검토 및 보완수사 요구 실질화 ▲경찰이 관여된 사건은 중수청이 수사 ▲독립기관으로 수사인권보호관 도입 ▲수사 과정의 영상 녹화 전면화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 완비 등 경찰 수사권 남용 견제를 위한 실효성 높은 방안들을 제시한 뒤 "범죄 피해자 보호에 대해 그동안 이론적 발전이 많이 됐고 연구와 논의가 한 30년 쌓여 있지만 보완수사권이 방안으로 언급된 경우는 전혀 없었다"고 단언했다. 아울러 안전권, 인격권, 알권리, 참여권, 조력권, 이의제기권 등 피해자의 6가지 권리를 열거하면서 "피해자 보호는 검찰의 보완수사 단계에서 비로소 등장하는 것이 아니고 경찰 수사의 첫 단계부터 수사의 마지막까지, 그리고 법원의 공판 절차 전체에 걸쳐 관철돼야 할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보완수사를 포함해 검찰의 사건 날조와 암장 등 수사권 남용 사례를 조목조목 짚으며 "검사가 사회적 약자의 편이라고 내세우는 건 참 웃긴 얘기"라고 일축했다. 서 교수의 발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문지석 검사가 2025년 10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용노동부에 대한 기후에너지환경고용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검찰 지휘부가 핵심 증거를 누락해 '쿠팡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무혐의·불기소 처분한 사실을 밝히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5.10.15. 연합뉴스

"2025년 쿠팡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불기소 사건도 고용노동청에서는 기소 의견으로 보냈는데 검찰 내부에서 묵살돼 결국 불기소된 것이다. 내부 고발 때문에 이것이 알려졌는데 핵심적인 압수수색 결과를 빼고 대검에 보고해서 허락을 받아 불기소했다. 장윤기 사건에서 경찰이 중요한 증거물을 누락시킨 거하고 똑같은 짓을 검사들이 한 거다.

뉴스타파에 대한 윤석열 명예훼손 혐의 사건은 법이 아니고 공개되지 않은 대검 내규를 가지고 자기들이 자의적으로 보완수사를 해서 언론사 기자들을 괴롭힌 사건이다. 사건의 동일성 또는 직접 관련성을 법에 넣어놓더라도 검사들은 그것을 무시하고 수사, 기소한다. 나중에 이것이 결국 법원에 의해 잘못된 수사였다고 판단이 돼서 공소 기각이 되거나 무혐의 날 때까지는 많은 시간 동안 많은 돈을 들이며 고생하게 된다. 이게 보완수사권을 행사하는 검찰의 파워다.

그다음에 순천 부녀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 사건인데 이것은 경찰이 사건을 송치한 이후에 검찰이 받아 가지고 부녀에 대해서 이상한 동기를 만들어내고 협박, 강압해서 사건을 사실상 만들어낸 것이다. 소설을 쓴 사건이다. 그래서 굉장히 오랫동안 감옥살이를 했고 결국 2025년에 재심에서 무죄가 났다. 김학의 긴급 출국금지 보복 기소 사건도 제가 언급했다.

2007년에 벌어진 수원 노숙인 소녀 살해 사건도 경찰이 허위 자백을 받아낸 사건인데, 검찰이 보완수사 단계에서 시정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받아서 기소한 다음에 별도로 가출 청소년 5명을 협박하고 회유해 허위 자백을 받아서 5명을 또 살인죄 정범으로 기소했다. 경찰이 체포했던 노숙인 2명과 검사들이 누명을 씌운 가출 청소년 5명 전부 다 무죄를 받았다. 그러니까 이런 사건들이 결국 검사가 수사권, 기소권을 다 갖게 되면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 대한 반론을 간단하게 말씀을 드리겠다. 이번 장윤기 사건 같은 경찰의 부실 수사는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이 있어야만 비로소 견제될 수 있다고 얘기하는데 그렇지 않다. 아까 한인섭 교수님도 말씀하셨지만 검사들이 기록을 잘 검토하고 문서화된, 표준화된 보완수사를 잘 요구하면 경찰의 부실 수사는 그 단계에서 다 걸러질 수 있다. 검사가 사건을 송치받아 검토하다가 수사기관의 위법행위, 불법행위를 발견할 경우에는 검사가 수사 의뢰를 할 수 있고 이걸로도 부족하다면 수사 의뢰를 받는 쪽에서 입건 전 조사나 수사 개시를 할 의무를 법에 규정하게 되면 충분히 수사기관의 불법행위를 견제할 수 있다.

검찰이 직접 보완수사를 해서 사건을 왜곡시켰을 때는 사후 통제 수단이 전혀 없기 때문에 경찰 수사처럼 이게 사후적으로 통제가 돼서 밝혀질 가능성이 전혀 없다.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의 경우 중요한 증거물이 누락된 것인데 그 실체가 지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누가 책임이 있는지 검사는 한 사람도 징계를 받거나 책임을 진 사람이 없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도 관련자들의 허위 진술을 강요, 협박, 공갈했다는 여러 정황이 드러나고 대장동 사건에서 녹취록이 조작된 게 다 드러나도 사후에 진상을 밝히기가 정말 어렵다. 이게 검찰 수사의 맹점이고 위험성이다.

최근에 검사가 뭐 피해자, 성폭행 피해자, 아동 피해자, 장애인 피해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의 편이라고 내세우고 있는데 누가 들으면 참 웃을 얘기이다. 역사적으로 많은 사례에서 보면 검사는 항상 강자의 편, 가진 자의 편, 높은 지위에 있는 자의 편을 들어왔다. 갑자기 이들이 피해자의 어떤 수호천사 역할을 자임하는 것은 정말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김학의 사건에서 성폭행을 당한 피해 여성들이 피눈물을 흘렸을 때 검사들이 피해자의 편에 섰는가? 한동훈 처남 진동균 검사가 후배 여검사를 성폭행했을 때 검찰이 이 사건을 덮었다. 사표 내고 나가서 대기업 이사를 하고 있다가 나중에 미투 사건으로 진동균 사건이 재조명 받으면서 결국 나중에 검찰에서 수사해 기소할 수밖에 없었던 사건이다. 여성단체가 왜 이런 사건에 대해서는 얘기를 안 하는지 모르겠다.

대표적인 민생 침해 사건으로 언급되는 다단계 투자 사기 사건도 보면 가해자들이 피해자들을 사기 쳐서 벌어들인 막대한 돈으로 전관 출신 변호사들을 선임하는데 다 고위직 검사, 특수부 검사 출신들이다. 이들이 막대한 의뢰비를 받아 전부 다 가해자 편을 든다. 피해자들은 돈을 사기당해 길거리에 나앉고 자살하고 이러는데 그 전직 검사 출신 변호사들이 그걸 치부의 수단으로 삼아 가해자 편을 들고 있다. 이런 현상을 두고 검사들이 과연 약자의 편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가.

수사, 기소가 완전히 분리되면 피해자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완전히 막히는가? 그렇지 않다. 한인석 교수님이 잘 말씀해 주셨지만 현재 법에도 충분한 대책이 들어가 있고 또 지금 법사위에서 논의하는 여러 안 중에서도 피해자들의 절차적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 장치를 계속 보강하고 있다. 그래서 검사의 보완수사권만이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안전판이라는 주장은 아주 잘못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검사들이 보완수사권에 왜 이렇게 집착을 하느냐. 결국은 수사조직, 인력, 예산 등 현재 검찰청의 수사 전력을 보존해서 기다리는 것이다. 5년이고 10년이고 기다렸다가 상황이 바뀌고 정부가 바뀌면 검찰청으로 다시 탈바꿈해 가혹하게 수사권을 행사해서 보복하겠다는 그런 전략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수사, 기소를 완전히 분리해서 검찰 권력을 해체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린다."

김호경 에디터 haojing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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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란 기자의 프로필 이미지 김미란 기자 mirani17@naver.com

  • 김미란 기자

  • 업데이트 2026.07.17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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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헌절 맞아 민주주의 가치 강조.. “시민의 참여와 연대로 끊임없이 지켜내야”

이재명 대통령이 매년 12월 3일을 ‘국민주권의 날’로 지정해 민주주의와 국민주권의 의미를 다음 세대까지 계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헌절 메시지를 올리고 “제헌절을 맞아, 헌법이 선언한 국민주권과 자유, 민주주의의 가치를 오늘날 우리의 삶 속에서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지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고 적었다.

이어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헌법의 가치와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권력을 사유화하려는 세력에 맞서, 국민 스스로 주권을 지켜온 치열한 역사였다”며 “우리는 오랜 역사를 통해 민주주의는 한 번 쟁취했다고 해서 영원히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참여와 용기, 그리고 연대로 끊임없이 지켜내야 하는 것임을 확인해 왔다”고 강조했다.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지난해 12월 4일 새벽, 서울 영등포구 국회 정문 앞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특히 “지난 2024년 12월 3일, 한밤중 선포된 비상계엄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 결코 과거의 일이 아니라, 오늘의 대한민국에서도 언제든 되풀이될 수 있는 현실임을 우리 모두에게 일깨줘 줬다”고 짚었다.

이어 “위대한 대한국민은 ‘빛의 혁명’을 통해 우리 헌법에 새겨진 국민주권 정신이 우리 삶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음을 온 세상에 증명했다”며 “국민주권정부는 이 위대한 역사를 반드시 기억하고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매년 12월 3일을 ‘국민주권의 날’로 지정해 그날의 의미와 정신이 다음 세대까지 온전히 계승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빛의 혁명’의 기록을 체계적으로 수집‧보존해 K-민주주의가 세계 민주주의의 모범으로 널리 확산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지난 월요일(13일) ‘빛의 위원회’를 출범했다”고 알렸다.

윤석열 탄핵 소추안 국회 표결을 하루 앞둔 지난 2024년 12월 13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통과 촉구 집회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이 대통령은 끝으로 한겨울의 매서운 추위를 뚫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켜낸 시민들에게 ‘감사장’을 전했다.

<이미지 출처=이재명 대통령 페이스북>

그는 “한겨울 아스팔트 위에서 은박담요 한 장을 서로 나누며 밤을 지새운 시민들, 혹시 모를 추가 계엄에 대비해 국회 앞을 지킨 청년들, 농민들과 함께하기 위해 남태령으로 달려가 연대의 손길을 내밀어 주신 수많은 국민들을 결코 잊지 않겠다.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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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떠도는 “ㅁㅍㅈ 삽니다”···이 대통령 지시로 ‘임신 중지’ 제도 공백 해소 기대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30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 13일 네이버 포털사이트 지식인으로 한 게시글이 올라왔다. 해시태그(#) 앞에 ‘미프진’을 붙여 올린 게시글엔 미프진을 구매할 수 있는 사이트를 묻는 내용이 담겼다. 다른 여성 커뮤니티에도 미프진의 초성 ‘ㅁㅍㅈ’을 검색하면 “ㅁㅍㅈ 삽니다”, “ㅁㅍㅈ 양도 가능하신 분” 등 임신중지약을 구하는 게시글들이 최근까지 잇따랐다. 미프진을 불법 경로를 통해 구하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초기 임신중지약인 미프진(성분명 미페프리스톤)의 국내 도입 방안 마련을 공개 지시하면서 이 같은 제도 공백이 해소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미프진과 관련해 “정부에 조금 어려움이 있더라도 적정하게 투약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는 쓰는데, 한국은 왜 멈춰 있었나

미프진은 세계보건기구(WHO) 필수의약품 목록에 등재된 의약품으로 프랑스와 일본 등 100여 개국에서 허가를 받아 사용되고 있다. WHO는 2005년 미프진을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했다.

국내 판권을 보유한 현대약품은 2021년부터 세차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지만 자료 보완 요청 등에 따라 심사를 자진 취하하거나 잠정 중단하면서 아직 허가를 받지 못했다. 식약처는 그동안 모자보건법과 형법 등 관련 법률이 먼저 정비돼야 임신중단 허용 범위와 위해성 관리 등을 제대로 심사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경구용 임신중단 약물 미프진, 그간 미프진은 여성이 자의로 임신을 중단할 권리의 상징으로 여겨져왔다. 게티 이미지

‘낙태죄’는 사라졌지만, 공백은 남았다

한국에서는 2019년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이후 미프진 도입 요구가 이어졌다. 헌재는 2년 안에 대체 입법을 마련하라고 주문했지만 정부와 국회는 종교계와 보수단체 등의 반발 속에 논의를 진전시키지 못했다. 결국 형법과 모자보건법 개정은 이뤄지지 않았고 미프진 도입 역시 5년 넘게 법적 공백 상태에 놓였다.

수요는 사라지지 않았다. 다만 제도 밖으로 밀려났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21년 만 19~44세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 내 임신중지를 경험한 여성 602명 가운데 189명이 약물을 선택했다. 임신중지를 경험한 여성 세명 중 한명은 사실상 불법 경로를 통해 약물을 복용한 셈이다.

문제는 약이 아니라 ‘불법 유통’

미프진은 흔히 위험한 약물로 알려져 있지만 적절한 진료와 관리 아래 사용하면 심각한 부작용 위험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불법으로 거래되는 약들이다.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없고 유통기한이나 보관 상태도 알 수 없다. 의료진의 진료와 복약 지도도 필요하다. 이 때문에 의료계와 시민사회에서는 정품 미프진을 제도권 안으로 들여오는 동시에 안전하게 처방·복용할 수 있는 의료 시스템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온다.

2018년 8월 26일임신중단 합법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이 임신중단 약물인 ‘미프진’을 들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이제는 찬반이 아니라 안전한 제도를 논의할 때

프랑스에서는 미프진 도입 당시 반대 단체들이 “임신중지가 늘어날 것”이라며 반발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논의의 초점은 달라졌다. 2023년 4월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일부 약국에서 임신중지 약물인 미소프로스톨 공급에 차질이 생기자 사회적 관심이 ‘허용 여부’에서 ‘필요한 여성이 제때 안전하게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가’로 옮겨갔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도 미프진 도입 논의가 재개되면서 제도 설계와 의료체계 마련이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를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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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완수사권 유지' 여론 60% 넘었다…광주전라서도 과반 넘어

전 지역서 보완수사권 유지가 폐지 압도…李대통령 지지율52%

이대희 기자 | 기사입력 2026.07.17. 11:56:09

검찰 보완수사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60%를 넘었다.

17일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검찰 보완수사권 존폐에 관해 '경찰 견제, 부실수사 방지를 위해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61%로 나왔다.

'기소·수사 분리 원칙 따라 전면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23%에 그쳤다.

자신을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라고 답한 403명 가운데서도 보완수사권 유지 의견이 46%로 과반에 가깝게 나와 폐지(39%) 의견을 앞질렀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유지 81%, 폐지 8%였다.

이념성향별로 보면 진보층에서는 유지 46%, 폐지 42%의 의견이 각각 나와 팽팽한 양상을 보였다. 보수층에서는 유지 77%, 폐지 13%였다.

민주당의 지지 기반인 광주전라에서도 보완수사권 유지 의견이 55%로 과반을 넘었다. 폐지는 28%에 불과했다.

전국 모든 지역에서 유지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서울에서는 보완수사권 유지가 60%, 폐지는 19%였다. 대구경북에서는 유지 65%, 폐지 17%였다.

성별로 보면 남성층에서 유지가 64%, 폐지는 27%였고 여성층에서는 유지 58%, 폐지 19%였다.

이에 관해 한국갤럽은 "작년 9월 검찰청을 폐지하고 기존 검찰의 기소권·수사권을 나눠 담당할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하는 검찰 개편안에는 찬성 51%, 반대 37%"가 나왔으며 "당시 민주당 지지층은 82%가 찬성했으나, 이번 보완수사권 폐지안에는 그때만큼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전주 대비 1%포인트 하락한 52%였다. 2주째 1%포인트씩 하락했다.

부정평가는 2%포인트 올라간 37%였다.

정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이 40%, 국민의힘은 26%를 각각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11.1%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난 10일 검찰의 보완 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 심사가 시작된 가운데 여야를 비롯한 정치권, 검경, 법조계, 시민사회단체에 이르기까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모습. ⓒ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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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내일',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에 조건 필요없다...즉시 온전하게 추진해야"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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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6/07/17 16:46
  • 수정일
    2026/07/17 16:47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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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6.07.16 11:54
  •  
  •  댓글 1
 
오는 8월 2일 공식 출범 예정인 '자주와 평화의 시대, 다른 내일'(다른 내일)이 1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중앙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의 즉각적인 환수를 촉구했다. [사진-다른 내일 제공]
오는 8월 2일 공식 출범 예정인 '자주와 평화의 시대, 다른 내일'(다른 내일)이 1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중앙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의 즉각적인 환수를 촉구했다. [사진-다른 내일 제공]

오는 8월 2일 공식 출범 예정인 '자주와 평화의 시대, 다른 내일'(다른 내일)이 1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중앙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의 즉각적인 환수를 촉구했다.

전쟁 발발 한달이 채 지나지 않은 1950년 7월 14일 당시 대통령 이승만이 외교절차도 없이 서한으로 한국군에 대한 작전지휘권을 유엔군사령관에게 넘긴 후 76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자국 군대의 지휘를 온전히 하지 못하는 상황은 즉시 해결되어야 한다는 취지이다.

'다른 내일'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한미 양국이 전작권 '전환'(환수) 논의에서 "진전"이 있다고 언급하지만, 실질적인 환수 일정은 여전히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이 국방수권법(NDAA, (NDAA, 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을 통해 미 의회가 전작권 '전환' 과정을 엄격하게 통제하도록 해 한국 정부의 조기 전작권 '전환'구상에 제동을 걸고 있다며, 강력 비판했다.

군사 주권을 회복한다는 차원에서 '환수'가 마땅한 표현이지만, 굳이 '전환'이라는 용어로 전작권 이양의 본질을 흐린 것도 모자라 미국은  2026회계연도 NDAA에 전작권 이양 절차에 NDDA로 배정된 예산을 사용할 수 없도록 명시하고 한미 합의에 따른 절차를 국방장관이 90일마다 의회에 보고하도록 규정하는 등 전작권 환수에 언제든 개입할 여지를 남겨두었다는 판단이다.

다른 내일은 먼저, "전작권 환수는 주권 국가의 당연한 권리"라며, "미국은 주권 행사를 가로막는 오만한 검증 놀음을 멈추고 즉각적인 전작권 환수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연합사 체계 아래서는 우리 군의 독자적인 지휘가 불가능"하다며, "연합사를 해체하고 우리 군이 스스로 작전권을 행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미 당국을 향해 "전작권 환수를 명분으로 한 군비증강과 대중국 전초기지화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전작권 환수는 안보 불안을 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 땅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주권 회복의 핵심"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중원 서울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 [사진-다른 내일 제공]
이중원 서울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 [사진-다른 내일 제공]

다른 내일 제안자인 이중원 서울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는 "주한미군의 애초 역할은 정전 체계의 관리에 있었으나 이미 시효도 지났고 성격도 판이하게 바뀐 상황에서 이제는 한국에 대한 자주권을 인정하고 스스로 진퇴를 결정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말했다.

"미국은 더 이상 이 나라의 주권과 평화를 위해서, 그리고 남과 북이 하나되는 우리의 운명에 대해서 더 이상 간섭하지 말고 이 땅을 떠나애 한다. 더불어 그 상징적인 지렛대가 되는 전시작전통제권은 즉시 반환하고 권한을 쥐고 있는 한미연합사도 해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송영경 성공회대 총학생회장은 "동맹이라는 이름으로 한국군을 언제든 관리 통제할 수 있는 모든 체계는 전시작전권 환수와 함께 더불어 없어져야 할 것"이라며, "미국을 위해, 미국에 의해 한반도를 대중국 병참기지화하고 있는 한미연합사의 해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 전작권 환수 후 새로운 한미연합방위체제로 구상하고 있는 '미래연합사'는 이름만 바뀐 '한미연합사'라며,  '조건없는 온전한 전작권 환수 즉각 시행'을 목청껏 외쳤다. 문제의 핵심은 '자신의 군대는 스스로 지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지연시키는 장벽을 허물고 전작권을 국민품으로 되돌리기 위해 벽돌과 벽으로 형상화한 박스를 무너뜨리고 군사주권 회복을 상징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사진-다른 내일 제공]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지연시키는 장벽을 허물고 전작권을 국민품으로 되돌리기 위해 벽돌과 벽으로 형상화한 박스를 무너뜨리고 군사주권 회복을 상징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사진-다른 내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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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회담' 꿈꿨던 울란바타르서 이재명 평화 메시지

김성진 기자

mindle1987@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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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

  • 입력 2026.07.10 07:10

  • 수정 2026.07.10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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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회담 후보지서 한반도 평화·비핵화 언급

현지 인터뷰서도 "특별한 나라 몽골" 강조해

소련 이어 북한과 두번째로 수교 맺은 몽골

1·2차 북미회담 검토지로 진지하게 검토 돼

몽골 대통령 "남북 대화여건 조성 역할할 것"

한·몽골, 공동선언 채택해…'황금시대' 선언

핵심광물 협력 강화…CEPA도 원칙적 타결

이재명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울란바타르 정부청사에서 오흐나 후렐수흐 대통령과 공동언론 발표를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2026.7.9. 연합뉴스

남북대화 채널은 여전히 단절된 상태지만 트럼프의 '페이스메이커'라고 했던 이재명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후보지 중 하나로 진지하게 검토됐던 몽골의 수도 울란바타르에서 한반도 평화 메시지를 발신한 것은 비핵화 대화 실현 여부를 떠나 자못 '상징적'이다.

지난달 유럽순방 중 바티칸에서 레오14세 교황과 만나 한반도 평화 메시지를 발신했던 이 대통령은 국빈 방문 중인 몽골 울란바타르에서도 적극적으로 비핵화와 남북 관계 정상화에 대해 언급했다. 9일(현지시간) 공개된 몽골 국영 뉴스통신사 '몬짜메'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은 "남북 간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의 한반도 새 시대를 만들고자 한다"며 "이러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우리는 남북 교류 확대와 관계정상화 그리고 단계적 방식의 비핵화를 포괄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은 남북대화와 북미대화가 장기간 중단되어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때일수록 국제사회가 북한과 소통 채널을 유지해나가고 역내 평화를 논의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을 마련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몽골의 역할에 주목했다. 그는 "몽골은 한국과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공유하는 가까운 동반자인 동시에, 북한과도 오랜 전통적 우호 관계를 유지해 온 매우 특별한 나라"라며 "이에 더해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역내 주요국들과 균형 있는 관계를 유지해 온 몽골의 외교적 자산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몽골은 신뢰받는 평화 파트너이자 북한과도 소통하는 국가로서 역내 신뢰를 축적하는 데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몽골이 외교적 신뢰와 '울란바타르 대화'라는 중요한 자산을 바탕으로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에 더 큰 기여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울란바타르 대화'는 몽골 정부 주도로 2014년부터 열리는 동북아 다자 안보 국제회의로, 역내 정부·학계·국제기구 관계자 등이 참여해 동북아 평화와 안보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다. 이 대통령의 국빈 방문에 앞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3~6일 몽골 울란바타르 대화에 첫 해외 장관급 인사로 참석해 "남북 모두와 우호협력관계를 발전시켜온 몽골은 한반도·동북아 평화공존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라며 "몽골이 울란바타르 대화 등에 북한이 참여하도록 지속적으로 독려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청와대와 정부가 울란바타르에 나름의 '공'을 들이는 이유는 장소가 가지는 상징성과 특수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한과 오래된 수교국이자, 김정은 위원장이 특별열차편으로 이동 가능한 울란바타르는 2018년 6월과 2019년 2월 두 차례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서 모두 유력한 개최지 후보로 검토된 바 있다. 당시 1차 회담의 경우 미국이 경호·숙박시설 등을 이유로 거절하면서 싱가포르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2차 때는 몽골 측도 자국의 겨울 추위 탓에 개최가 어렵다는 뜻을 밝혀 최종적으로 베트남 하노이가 낙점됐지만, 울란바타르가 여전히 북미 대화가 이뤄지기에 매력적인 장소임은 여전하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지난 3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순방 일정 브리핑에서 "몽골은 과거 소련에 이은 두 번째 북한 수교국으로서 북한과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한반도 정세 진전에 기여할 수 있는 외교적인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나무위키

몽골 정부가 '울란바타르 대화'를 정례적으로 개최하고, 몽골의 전·현직 대통령들이 평화 중재자 역할론을 강조하는 것 역시 장소의 상징성이나 특수성에 더해 의미를 부여한다. 지난해 10월 경주 에이팩(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국을 방문한 차히아긴 엘벡도르지 전 몽골 대통령은 한국방송(KBS)과 인터뷰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울란바타르는 최적의 장소가 될 수 있다"며, 2026년 8월 몽골에서 제17차 유엔 사막화방지협약(UNCCD) 당사국총회(COP17)가 열린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북미가) 그 회의를 계기로 삼아도 좋을 것"이라고 했다. 엘벡도르지 전 대통령은 2013년 김정은 집권 이후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한 외국정상이다. 그는 '북미 사이에서 직접 회담 장소를 주선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엔 "우리 정부나 외교부, 외교관들이 그런 기회가 생긴다면 정말 기쁘게 생각할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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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흐나 후렐수흐 현 몽골 대통령도 이날 울란바타르 정부 청사에서 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가진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몽골은 평화를 중시하는 개방적이고 독립적이며 다원적인 외교정책에 따라 국제 및 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고, 당면한 도전 과제를 대화를 통해 해결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며, 엘벡도르지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몽골의 대화 중재자 역할론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저는 오늘 후렐수흐 대통령님께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협력 구상에 대해 말씀드렸고, 대통령님께서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에 대해 적극 공감해 주셨다"며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언제나 지지할 것이라는 뜻을 밝혀 주신 대통령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위성락 안보실장은 오후 몽골 현지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정상회담 결과 브리핑을 통해 "양국 정상은 한반도를 포함한 역내 평화와 안정이 양국 정부의 공동의 이익이라는 점을 확인하고, 한반도 정세의 진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실현 노력을 적극 지지한다고 했다"면서 "몽골 측은 북한과도 전통적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남북관계 개선 및 대화재개를 위한 여건이 조성될 수 있도록 필요한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몽골, 공동선언 채택…'황금시대' 선언

핵심광물 협력 강화…CEPA 원칙적 타결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한·몽골 정상회담 뒤 가진 공동언론발표에서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는 양국 정상이 '한몽 관계의 황금시대'를 함께 열어간다는 공동의 비전을 확인하고, 한몽 관계 발전의 지향점을 담은 공동선언을 채택했다는 것"이라며 "이번 공동선언은 한몽 양국이 30여 년간 쌓아온 우정과 신뢰 위에 앞으로의 시간을 '한몽 관계의 황금시대'로 만들어 나가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경제·통상·투자 협력을 확대하고 공급망과 핵심광물 분야의 협력을 강화했다"며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원칙적 타결을 계기로 2030년까지 한몽 교역 규모 10억 달러 달성을 위해 함께 힘을 모으겠다"고 전했다. 또 "에이아이(AI·인공지능)와 디지털 전환, 첨단 과학기술, 물류·인프라, 농업·축산, 보건·의료, 개발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호혜적이고 지속 가능한 협력의 폭도 넓혀갈 예정"이라며 "특히 보건·의료 협력은 양국 국민이 직접적으로 성과를 체감할 수 있는 분야인 만큼 제2 국립암센터 건립 사업을 비롯한 관련 협력을 통해 몽골 국민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울란바타르 정부청사에서 오흐나 후렐수흐 대통령과 공동언론 발표를 하고 있다. 2026.7.9.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10일 몽골에서 인술을 펼치며 항일 독립운동을 전개했던 이태준 열사의 기념관을 방문하고, 몽골에 거주하는 동포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어 몽골 국회의장과 총리를 접견해 '황금시대 공동선언' 이행 등을 위한 의회와 행정부의 지원 노력을 당부할 예정이다. 저녁엔 후렐수흐 대통령 초청 국빈 만찬에 참여한다.

오는 11일엔 몽골 최대 명절인 나담 축제 개막식에 후렐수흐 대통령 내외와 함께 참석해 개막식을 관람한 뒤 몽골식 활쏘기 등 전통문화를 관전·체험하고, 고별 오찬으로 순방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김성진 기자 mindle1987@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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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변절자들의 매국을 또 다시 되풀이할 셈인가

기자명

  •  이경렬 전 대사
  •  
  •  승인 2026.07.10 06: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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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늑약이 체결된 후 일본군 장성과 공사관원들의 함께 찍은 기념 사진
을사늑약이 체결된 후 일본군 장성과 공사관원들의 함께 찍은 기념 사진

장지연은 1905년 11월 20일 <황성신문>에 「시일야방성대곡」이라는 제목의 논설을 싣고 을사늑약을 통곡하며 규탄한다. “이 날에 목 놓아 크게 운다”는 뜻이다. 장지연은 일본의 을사늑약을 “동양 평화”의 이름으로 포장한 침략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을사오적과 대한제국 대신들을 통렬히 꾸짖으며 그들을 “나라를 팔아먹은 자들”로 규정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국권 상실을 민족 전체의 노예화로 인식한다. 조약은 단순한 외교 문서가 아니라 “2천만 영혼”을 노예로 만드는 사건이라고 비난한다. 그러던 그는 10년이 가기 전에 철저히 변절한다.

이광수는 1919년 도쿄 유학생들의 독립운동에 참여하면서 「2·8독립선언서」를 작성했다. 조선이 일본의 식민 지배를 거부하고 독립국으로 서야 한다는 요구였다. 2·8독립선언은 국내 3·1운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이광수는 이후 상하이로 가서 신한청년당에 참여했고, 대한민국임시정부 기관지 <독립신문>의 사장 겸 편집국장도 맡았다. 그러던 그가 1938년 수양동우회 사건 이후 전향을 선언한다. 이후 그는 황민화운동과 창씨개명에 앞장서고, 대동아공영권을 지지하면서 징병제를 찬양하고 학병 지원 권유에도 참여했다.

최남선은 1919년 3·1운동 때 「기미독립선언서」를 발표한 사람이다. “조선이 독립국이며 조선인이 자주민”임을 세계에 선언하고, 조선 독립을 인류 평등, 민족자결, 세계 평화의 원칙 위에 세우려 했다. 최남선은 이 선언서를 작성한 일로 체포되어 복역했다. 그러나 그는 15년이 지나 완전히 변절한다. 그는 1936~1938년 조선총독부 중추원 참의를 지냈고, 만주국 건국대학 교수로 활동했으며, 일제 말기에는 「나가자 청년학도야」 같은 글을 『매일신보』에 싣고, 일본의 조선인 유학생 학병 지원을 권유하는 ‘선배 격려단’에도 참여했다.

시인 김동환의 대표작 <국경의 밤>은 두만강 국경 지대를 배경으로 한 장편서사시다. 일제 식민지 아래 국경 지대 조선 민중의 불안한 삶, 가난, 비애, 민족적 고통을 그린 작품이다. “아하, 무사히 건넜을까, 이 한밤에 남편은 두만강을 탈 없이 건넜을까?” 그 역시 일제 말기에 친일 문학과 전쟁동원 활동으로 급격히 기운다. 1943년 징병제가 시행되자 <매일신보>에 「님의 부르심을 받들고서」를 발표한다. 『친일인명사전』 기준으로 4,776명이 일제에 부역했다. 1942년 기준으로 조선의 관공리 수가 약 17.7만 명이었다는 연구에 따라 이들을 전부 부역자로 산입한다면 암담한 숫자다.

2023년 12월 국민의힘 비대위원으로 임명됐지만, 과거 노인 비하 발언 등 논란으로 하루 만에 사퇴한 민경우라는 자가 있다. 1987년 서울대 인문대 학생회장을 지냈고, 1995~2002년 조국통일범민족연합, 즉 범민련 남측본부 사무처장을 지냈으며,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된 이력도 있는 인물이다. 통일운동권에서 그는 ‘반미·자주·통일운동의 실무 책임자급 인물’이자, NL 노선 내부의 경험을 언어화한 사람이었다. 그러던 그가 2009년 무렵 NL 노선의 한계와 재구성을 주장하면서 운동권 비판 보수 논객으로 활동하게 된다. 현대판 대표적인 변절이다.

2025년 6월 3일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 41.15%의 득표율을 얻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역시 변절의 정치인이다. 노동운동, 사회주의, 반미 운동권 출신의 정치인이 보수적 한미동맹론자로 전환한 사례다. 그는 2025년 주한미국상공회의소 간담회에서 자신이 과거 “대한민국을 싫어하고 미국을 반대하는 반미주의자”였다고 말했고, “지금은 미국이 없으면 대한민국이 없다”는 취지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한미동맹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평화와 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제19·20·21대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2024년 제22대 총선에서는 국민의힘 서울 중구·성동구을 경선에서 이혜훈에게 패해 공천을 받지 못한 하태경도 과거 주사파 운동권 출신에서 변절한 사람이다. 한겨레는 2012년 하태경의 변화에 대해 “말 그대로 전향”이었다고 보도하면서, 그 이유로 사회주의 몰락과 민중당 실패 등을 거론했다. 그는 예컨대 2019년 지소미아 파기를 두고 “한미동맹 파기 선언이자 반미 선언”으로 규정하면서 주한미군 철수 카드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을사늑약은 느닷없이 떨어진 벼락이 아니었다. 그보다 앞서 사람들은 이미 외세 의존을 경계했고, 밀실 조약을 의심했으며, 황무지라는 이름으로 국토를 넘기는 일을 국권 상실의 징조로 보았다. <시일야방성대곡>은 그 모든 예감이 현실이 된 날의 통곡이었다. 1898년 독립협회와 관민공동회는 「헌의 6조」를 발표하고 “외세에 기대어 정치를 하지 말라”, “외국과의 조약이나 이권 양여를 밀실에서 처리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1904년 일본의 황무지개간권 요구에 대해서는 유생 21명이 배일통문을 전국에 돌리며 반대했다.

 

1904년 2월 체결된 한일의정서는 을사늑약의 전 단계였다. 이 조약은 일본이 대한제국 안에서 군사전략상 필요한 지점을 수용할 수 있게 하고, 대한제국이 일본 승인 없이 제3국과 협약을 맺지 못하게 하는 조항을 담았다. <황성신문>은 1904년 2월 24일 한일의정서 체결 내용을 보도했다가 게재금지 명령을 받자 이에 항의해 삭제된 기사의 활자를 거꾸로 인쇄했다. 을사늑약 체결 직전 일진회가 “한국은 일본의 보호국이 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선언서를 각 단체에 보냈을 때 국민교육회와 헌정연구회가 이를 반송하는 일도 있었다.

과거와 현재의 차이가 있다. 과거에도 변절자는 있었다. 그러나 한일의정서와 을사늑약을 아무 저항 없이 받아들인 것은 아니었다. 사람들은 외국 군대가 조선의 땅을 군사전략의 공간으로 삼는 일이 무엇을 뜻하는지 감지했고, 밀실 조약과 이권 양여와 보호국화의 위험을 경고했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한미상호방위조약과 주한미군 체제로 주권이 압살당하고 있음에도 정치적 저항은 희박하다. 자주와 통일을 말하던 자들은 미국을 주인국으로 떠받들고 있다. 식민의 전조 앞에서 저항했어도 조선이 나라를 잃은 판에 오늘의 상황은 더 말할 나위가 있을까.

한일의정서는 한미 상호방위조약과 흡사한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4조의 핵심 문구는 이렇다. “대일본제국정부는 전항의 목적을 성취하기 위하여 군략상 필요한 지점을 형편에 따라서 수용할 수 있다.” 일본군이 러일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보는 항구, 철도부지, 도로, 통신시설, 병참기지, 주둔지, 창고, 요새화 가능한 지역 등을 강제로 점유·사용한다는 얘기다. 조선의 독립과 영토를 지켜주는 대신 일본이 필요하다고 보는 땅은 그들이 마음대로 차지해 쓰겠다는 뜻이었다. 대한제국의 영토주권은 이 때 무너졌다. 한일의정서 이후 대한제국은 이미 식민지화 과정에 들어갔고, 군사적으로는 사실상 일본의 점령지처럼 다루어졌다.

한미상호방위조약 제4조는 이렇게 되어 있다. “대한민국은 미합중국의 육군·해군·공군을 대한민국 영토 안과 그 부근에 배치할 권리를 허여하고, 미합중국은 이를 수락한다. 그 배치는 상호 합의에 의하여 결정된다.” 핵심은 “수락”이다. 부탁을 받아들여 승낙했다는 말이다. “상호적 합의에 의하여”라는 말은 주권 국가 간의 외교문서처럼 구색을 맞춘 것에 불과하다. 이승만은 자발적으로 미국에 그들 군대를 우리나라 영토에 마음대로 들일 권리를 준 것이다. 그게 핵심이다. 갑과 을이 명확히 나뉜 순간이었다. 아무리 우리가 아니라고 해도 미국은 우리를 식민지로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많은 것이 그 순간에 이미 결정되어버렸다.

을사늑약 이전 일본이 “군략상 필요한 지점”을 차지할 수 있었던 조항이 대한제국의 군사주권 붕괴를 뜻했다면, 오늘의 한미상호방위조약 제4조 역시 한국 영토가 미국 군사전략의 배치공간으로 편입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차이는 하나다. 그때는 강압적 보호국화였고, 지금은 동맹이라는 이름의 합의된 종속이다. 군사주권의 관점에서는 식민성이다. 한국은 법적으로 미국의 식민지는 아닐지 몰라도 한미동맹과 주한미군 체제는 한국 영토와 군사주권 일부를 미국의 세계전략 안에 편입시키는 구조다. 사실상의 식민지라는 말이다.

과거에는 저항이라도 했다. 저항 없이 숭미만 남은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는가. 명실상부한 식민의 길이다. 길을 막으려면 자주를 말해야 한다. 동맹보다 주권이 앞선다는 뚜렷한 의식과 원칙을 세워야만 한다. 미국의 허락 속에 존재하는 나라가 아니라, 자기 판단과 자기 책임으로 서는 진짜 대한민국을 건설해야 한다. 일제 강점기 변절자들의 매국을 또 다른 이름으로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분명하고 더 힘찬 자주의식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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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까지 칭칭...제주바다 숨통 조이는 버려진 폐어구들

제주 해양보호구역 폐어구를 기록중인 프리다이빙 조사팀 ⓒ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제주 해양보호구역 내 폐어구로 인한 생태계 훼손이 다수 확인됐다.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은 시민과학 프로젝트 '폐어구 탐사대'가 수행한 조사 결과를 담은 <제주 해양보호구역 폐어구 조사보고서>를 9일 발표했다.

시민과학자 6명으로 구성된 '폐어구 탐사대'는 2025년 4월부터 10개월 동안 제주도 해양보호구역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보호구역별 폐어구 유형과 분포, 생태계 피해 규모에 대한 기초 자료를 구축했으며, 이는 국내 해양보호구역을 대상으로 폐어구 오염 실태를 체계적으로 조사·분석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제주 해양보호구역 폐어구 오염 실태 조사 결과(53개 지점) ⓒ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 해양보호구역 16개소, 총 50개 조사 지점 가운데 46곳(92%)에서 폐어구가 발견됐다. 조사 과정에서 총 37종 1661개의 폐어구가 나왔고, 폐어구에 얽혀 죽거나 다친 해양생물은 23종 183개체로 집계됐다.

피해 생물 가운데 6종은 남방큰돌고래, 밤수지맨드라미, 해송 등 해양보호생물로 확인됐다. 이는 해양생물보호를 위해 지정된 보호구역에서도 폐어구로 인한 생태계 훼손이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해양보호구역은 생물다양성이 풍부하거나 경관이 뛰어나 보전할 가치가 높은 해역을 법으로 지정해 관리하는 제도다.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감소에 대응하는 가장 효과적인 정책이라 평가되며, 정부는 2023년 발표한 제5차 국가생물다양성전략을 통해 2030년까지 전체 해역의 30%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제주도는 2025년 기준, 관할 해역의 11.6%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해 관리중이다.

바닷속 쓰레기, 낚싯줄이 가장 많아… 생태계 피해도 집중

해양보호구역 문섬에서 발견된 낚싯줄에 얽힌 큰수지맨드라미 ⓒ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낚싯줄을 수거하는 수중 조사팀 ⓒ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그러나 제주 연안에서는 폐어구로 인한 해양생물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제주 연안에서 폐사한 바다거북은 158마리로, 이 가운데 약 20%가 폐어구에 얽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제주 연안에 약 120여 마리가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는 2025년 한 해 동안 폐어구에 얽힌 개체가 4마리나 확인되는 등 보호종의 생존을 위협하는 주요 원인으로 폐어구 문제가 꼽히고 있다.

조사 결과 제주 해양보호구역 바닷속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 침적 쓰레기는 레저 낚시용 낚싯줄이었다. 육상에서는 플라스틱 부표가 전체 해양쓰레기 중 34.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반면, 수중에서는 낚싯줄이 23.4%로 가장 많았다.

제주 해양보호구역 내 침적 쓰레기 중 폐어구 비율 ⓒ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낚싯줄은 무게와 부피는 작지만 해양생물에게는 가장 치명적인 폐어구로 나타났다. 전체 피해생물 중 99%가 낚싯줄에 얽힌 해조류와 산호류로 조사됐다. 또한 조사 기간 중 신도리 해양생물보호구역에서는 남방큰돌고래 1개체가 낚싯줄에 걸려 폐사한 사례도 확인됐다. 당시 사망한 개체에는 대물 낚시 채비가 얽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제주 남부 범섬·문섬·섶섬 주변 해역에서 레저 낚시로 인한 피해가 가장 많이 확인됐다(77건). 범섬·문섬·섶섬은 국내 최대 규모의 연산호 군락지로 천연보호구역, 해양생태계보호구역 등으로 지정되어 있다. 그러나 레저 낚시를 위한 입도가 허가되고 있으며, 연중 이용 밀도가 높아 피해 규모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가 보호구역 내 일부 지점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음을 고려하면 실제 피해는 더욱 빈번할 것으로 예측된다.

보호구역별 폐어구 유형 달라… 주변 어업·해양 이용 방식이 주요 원인

성산일출봉에서 발견한 어업용 낚싯줄에 얽힌 긴가지해송(천연기념물) ⓒ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보고서는 해양보호구역별 폐어구 발생 양상이 주변 해역의 어업 및 해양 이용 형태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먼저 제주 동부 성산일출봉 주변 해역에서는 연승 어업으로 인한 피해가 가장 두드러졌다. 연승 어업은 긴 주줄에 여러 개의 낚싯줄과 미끼를 달아 수중에 설치하는 어법이다. 성산일출봉 해역은 연산호와 해조류 군락이 발달하고 암반 지형이 복잡하게 형성되어 있어 밧줄이 쉽게 걸리는 환경이 조성돼 있었다.

조사 결과 다량의 어업용 밧줄과 낚싯줄이 해저 지형 및 해양생물에 얽혀 버려진 것이 확인됐으며, 천연기념물 긴가지해송과 멸종위기야생생물 둔한진총산호 등 법정보호종 피해도 여러 지점에서 발견됐다.

해양보호구역 신도리 해역에서 발견한 폐파이프. 장기간 방치되어 녹슬어 있다 ⓒ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제주 서부 대정읍 신도리 해역에서는 육상 양식장과 레저 낚시로 인한 피해가 집중적으로 확인됐다. 신도리 주변 해역은 제주 남방큰돌고래 서식지 보호를 위해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이지만, 낚싯줄에 얽히는 돌고래가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광어 미끼를 달아 돌고래 서식지까지 던지는 대물 낚시가 원인으로, 연안 곳곳에서 다량의 대물 낚시용 낚싯줄과 바늘이 발견됐다. 수중에서는 폐파이프 등 양식장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폐자재도 다수 확인됐다.

해양보호구역 범섬에서 수거한 낚시용 의자와 뜰채 ⓒ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제주 남부 범섬·문섬·섶섬 해역은 레저 낚시로 인한 영향이 가장 집중적으로 나타난 지역이다. 범섬·문섬·섶섬 해역은 연산호 군락 보호를 위해 천연보호구역과 해양생태계보호구역 등으로 지정돼 있지만, 낚시 목적의 입도가 허용되고 있다.

조사에서는 낚싯줄, 봉돌, 낚싯바늘 등 낚시 쓰레기가 다수 발견됐으며, 의자와 음식 포장지 등 생활 쓰레기도 다량 확인됐다. 보고서는 보호구역 내 낚시 이용객에 대한 활동 지침 및 인식 교육과 생태적으로 민감한 구역은 낚시 금지구역을 지정하는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해양보호구역 추자도 해역에서 발견한 가두리 양식장. 장기간 방치되어 연안으로 떠밀려 왔다 ⓒ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제주 북부 해역에서는 해상 양식장과 대형 어선에서 발생한 폐어구가 주요 오염원으로 확인됐다. 추자도 해역의 경우 방치된 해상 양식장에서 유실된 폐자재가 거머리말 군락지에 쌓이며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관탈도 해역에서는 대형 어선에서 발생한 폐어망이 주 오염원으로 나타났다. 관탈도 주변 해역은 외부 대형 어선이 침입하여 조업을 하면서 지역 어민과의 갈등이 발생하는 지역으로, 지역 어민 보호와 폐어구 발생을 줄이기 위한 관리 강화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 어선 10척 중 7척, 폐어구 관리제도 적용 제외

출항을 준비중인 제주 연안복합 어선. ⓒ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보고서는 폐어구 문제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후 수거뿐 아니라 발생 단계부터 관리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해양수산부는 2025년 4월 '수산업법' 개정을 통해 어구 실명제와 더불어 어구 견인제, 어구관리기록부 작성, 유실어구 신고제 등 신규 어구 관리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그러나 이들 제도는 대부분 근해어선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정작 해양보호구역에서 조업하는 일부 연안어선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한계가 있다.

특히 제주 연안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연안복합어선은 어구실명제와 어구관리기록부 작성, 유실어구신고제 적용 대상이 아니다. 연안복합 어선은 선상낚시와 연승어업, 통발어업 등 다양한 어법을 사용하는 선박으로, 조업 중 유실된 어구에 대한 기록이나 신고 의무 없이 해양보호구역을 포함한 연안 어디서든 조업이 가능한 실정이다. 2023년 기준 제주도 연근해 어선은 1931척이며, 이 중 1394척(72.1%)이 연안복합으로 등록돼 있다.

청정 바다 제주 이름 무색… 제주도정 해양생태계 관리 체계 미흡

제주 해양보호구역 현황(2025년) ⓒ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문제는 해양보호구역도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4년 기준 제주 해양보호구역 14곳 중 행정 계획에 따라 실제 관리가 이루어지는 지점은 한 곳 뿐이었으며, 추자도와 문섬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계획된 관리 예산의 1.3%만 집행되는 등 사실상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 레저낚시로 인한 피해가 가장 빈번하게 확인됐음에도, 제주도 해양보호구역 16곳 가운데 레저 낚시를 관리하는 제도나 지침이 마련된 곳은 한 곳도 없다.

지난 1일 제주도는 민선 9기 도정의 100대 정책 과제중 하나로 '기후변화 대응 및 제주 청정 해양 환경 보존 관리' 정책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해양환경 보호를 위해 2000억 원가량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정작 해양보호구역 관리 강화와 폐어구 발생 저감 방안 등 보호구역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은 포함되지 않았다.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은 "제주도는 전국에서 가장 넓은 해양보호구역을 관리중인 지자체지만, 지정 이후 실질적인 관리가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며 "해양보호구역이 실효성 있는 제도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생태적으로 민감한 구역에 대한 어업 관리와 이용자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중에서 발견되는 폐어구는 발생 원인을 비교적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어 발생 단계에서부터 예방하고 해역별 특성에 맞는 관리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며 "민선 9기 제주도정은 해양보호구역 관리와 폐어구 저감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 해양보호구역 폐어구 조사보고서> 전문은 파란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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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뇌관 결국 터졌나…미·이란 충돌 격화에 협상 '신기루'

로이터 "호르무즈, 이란에 이제 핵문제보다 우선 순위"…트럼프 "전면전 재개 생각 안해"

김효진 기자 | 기사입력 2026.07.09. 22:29:14

호르무즈 해협을 두고 미국과 이란이 거듭 무력 충돌하며 휴전이 위태로워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면전 재개를 꺼리는 듯 했지만 한층 강해진 충돌이 최종 합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불안정 국면 지속에 기여할 거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란에서도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전 최고지도자 장례식을 계기로 온건파에 분노가 쏟아지는 분위기다.

미 중부사령부는(CENTCOM)는 8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란 방공 체계, 해안 감시 시설, 미사일 및 무인기(드론) 저장 기지, 해군 역량, 해안선을 따라 위치한 군수 물자 수송 시설 등 약 90개의 이란 군사 목표물을 이틀째 공습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전날에도 이란혁명수비대(IRGC) 소형선 60척 이상을 포함해 80곳 가량의 군사 목표물을 타격했다. 중부사령부는 공습 목적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과 무고한 민간 선원을 공격할 수 있는 이란의 능력을 약화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7일 호르무즈 해협 상선 세 척 피격 계기로 이번 충돌이 시작됐다.

이란 국영 <IRIB> 방송은 이번 공습으로 호르무즈 해협 인근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 및 시리크, 코나라크, 차바하르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이에 더해 북부 골레스탄주의 한 다리도 적 발사체에 공습 당했다고 전했다.

이란은 곧바로 보복에 나섰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을 보면 혁명수비대는 9일 성명을 내 미군 공격 대응으로 쿠웨이트 아리프잔 및 알리 알살렘 기지와 바레인 주페어 및 셰이크 이사 기지 등 미군기지 4곳을 미사일과 무인기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후 이란군은 성명을 통해 쿠웨이트 패트리어트 방공망, 조기 경보 기지 역할을 하는 카타르의 위성 안테나, 바레인 미군 소유 연료 저장시설을 추가로 공격했다고 공개했다.

카타르 알자지라 방송은 이란 보건부를 인용해 이틀간 미군 공습으로 이란에서 14명이 숨지고 78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둘러싸고 미·이란이 2주 만에 유사한 충돌 국면으로 들어선 가운데, 종전 협상이 물거품이 되지 않을지 우려가 커진다. 종전 양해각서(MOU)는 호르무즈 해협 관련 안전 통항을 위해 "이란이 최선을 다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모호한 문구를 담았는데 이란은 이를 자국의 완전한 해협 통제로 해석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자유 항행을 주장하고 있다.

현 상황은 임시 봉합이 이뤄졌던 지난달 말보다 부정적이다. 일단 충돌 규모가 커지고 미국 쪽 대응이 더 강경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군의 이번 공격 횟수가 6월 말의 약 7배에 달한다고 짚었다. 미국은 군사 대응과 더불어 종전 합의에서 이란 쪽 핵심 경제적 이익이었던 원유 수출 제재 면제도 철회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종전 양해각서가 "끝난 것 같다"며 더 이상의 대화는 "시간 낭비"라고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장례식을 치르고 있는 이란 쪽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추모 행사에 모인 군중이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복수를 외치는 데 더해 협상파 정치인에 대한 공격까지 일어나고 있다. <뉴욕타임스>를 보면 협상파인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6일 추모 행사에서 "유화주의자에 죽음을"이라고 외치는 강경파 지지자들에 공격 당했다. 같은 날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도 추모 행사 도중 돌을 맞았다.

최근 몇 주간 수차례 공방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휴전의 뇌관임이 더욱 분명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이 이란에 "황금 무기"가 돼 이제 핵프로그램보다 더 우선순위가 됐다고 지적했다. 해협 통제를 위해 이란이 미국과의 새로운 긴장 고조까지 감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란 고위 소식통 2명은 통신에 해협 통제권 유지 고수가 세계 각국과 장기적 분쟁을 일으킬 위험이 있음에도 이란 정부 내에선 이 정책에 대한 이견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어떤 나라가 이처럼 중요한 영향력을 포기하냐는 것이다. 한 소식통은 "이란의 황금 무기인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빼앗으려는 시도가 있지만, 이는 절대 불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전쟁의 발단인 핵 문제조차 뒤로 미뤄졌다. 이란 고위 소식통은 <로이터>에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완전한 관리권을 미국이 받아 들이기 전까지 핵 문제에 대한 대화를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계기 튀르키예(터키) 앙카라에서 아흐메드 알샤라 시리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취재진에 "우린 핵물질을 확보한 거나 다름 없다. 너무 지하 깊이 묻혀 있어 꺼낼 장비를 가진 우리 말곤 아무도 그걸 파낼 수 없기 때문"이라며 이란 고농축 우라늄 반출 필요성을 경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 발언이 사실이라면 이러한 상태는 이미 지난해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때 만들어진 것으로, 미국이 이번 전쟁을 수행한 목표 중 하나가 희미해진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면전이 재개되진 않을 거라고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나토 정상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이란과의 전쟁이 다시 시작되냐는 질문을 받고 "다시 시작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매우 빠르게 종결될 것이고 우린 원유를 포함해 안전을 확보하는 것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군사 작전 "장기화"를 기대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휘발유값 급등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커진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등 핵심 사안에 대한 모호한 문구만 확보하고 이란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종전 양해각서에 합의한 트럼프 대통령의 처지도 변함이 없는 상황이다. 인기 없는 이란전이 길어지면 공화당의 부담이 커진다.

종전 합의 이후 빠르게 하락해 전쟁 전 수준으로 돌아갔던 국제유가도 이번 불안으로 급등했다. 국제유가 기준 브렌트유 9월 인도분 선물은 8일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전날보다 3.86달러(5.2%) 오른 배럴당 78.0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틀전(배럴당 72달러)에 비해 8% 이상 뛴 것이다.

전문가들은 최종 합의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로이터>를 보면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 조너선 파니코프는 "상황이 다시 전면전으로 돌아가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이제 영구적 출구 없이 폭력이 반복되는 '관리된 불안정'이 기본 상태가 됐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를 보면 발리 나스르 미 존스홉킨스대 중동학 교수는 "양해각서가 점점 신기루처럼 보이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외교 편집자 패트릭 윈투어는 "현재로선 전면전 복귀를 막는 유일한 제약은 그게 한 번 시도됐고 실패했다는 점"이라고 봤다.

▲9일(현지시간) 이란 북동부 마슈하드에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전 최고지도자 장례식에 참석한 여성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반대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김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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