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한 생명이 꺼져가고 있습니다.

한 생명이 꺼져가고 있습니다.
(서프라이즈 / 꺾은 붓 / 2013-03-11)

 


 

 

 

1분 1초가 위급한 상황입니다.
지금 여의도 새누리당사 건너편에서는 한 생명이 시나브로 꺼져가고 있습니다.

 

그것도 인생을 살 만큼 산 노인네도 아닌 앞길이 구만리 같은 3-40대 의기의 젊은이가 우리 국민과 정치권의 양식에 호소하며 9일째 모든 음식물은 물론 생명의 기본인 물마저 거부하고 스스로 생명의 마지막 불꽃을 불사르고 있습니다.

 

언제 꺼질지 모르는 거센 바람 앞의 가냘픈 한 자루의 촛불입니다.

 

그는 거창한 요구조건을 내걸지 않았습니다.

 

철벽이나 다름없는 새누리당과 박근혜에 대하여는 요구하는 것도 없습니다. 단지 18대 대선에 전 국민의 여망을 등에 업고 야권 대선후보로 나섰던 <문재인 의원>과, 우리사회의 대표적 양심세력집단인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에 단 한 가지 조건만을 요구조건으로 내 걸고 자신의 요구가 관철 될 때까지 죽음을 각오하고 칼바람이 몰아치는 여의도 빌딩 숲길 한 모퉁이에서 가냘픈 마지막 호흡을 힘겹게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 의로운 젊은 분의 나이와 이름은 모르겠으나 <춘몽>으로 알려진 분입니다. 그에게 2013년의 봄은 아름다운 꿈을 꾸는 <춘몽>이 아니라 진실과 거짓사이에서 목숨을 내 걸고 싸워야 하는 <악몽>의 봄입니다.

 


18대 대선!

 

전 국민이 알고 있듯이 국정원과 경찰이 선거에 직간접적으로 개입을 한 관권선거로서 명백한 부정선거다.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되는 나라 같았으면 투표와 개표가 100%정확하게 이루어 졌다 해도 엄정중립을 지켜야 할 관이 선거에 개입한 사실 하나만 갖고도 그 선거를 관리한 행정부의 수반은 바로 탄핵을 당해야 하고, 선거는 원천무효가 되어 재선거를 실시해야 되는 사안입니다.

 

두 번째로 동영상과 명백한 증거가 있듯이 개표에서의 수많은 의혹과 불법개표가 자행 되었고, 그 모든 것을 떠나 법이 정한 수개표를 하지 않은 것만 갖고도 명백한 부정개표입니다.

 

부정개표 역시 선거와 개표를 관리한 행정부수반은 바로 탄핵감이고, 선거는 원천무효로서 부정에 의해 당선을 강탈한 후보는 당선무효와 함께 형사 처벌 대상입니다.

 

춘몽님의 요구조건은 당선을 강탈하여 다시 집권여당이 된 새누리당이나 박근혜 후보에게 무엇을 요구한다는 것 자체가 굴욕으로 생각하고 아무것도 요구치를 않습니다.

 

단지 문재인후보에 대하여 이러한 명백한 불법선거와 개표부정에 대하여 <선거무효>를 선언하든가, 그게 아니라면 최소한 <진상조사>만이라도 선언하고 나서라는 것입니다.

 

역시 우리 민주화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민주화를 견인한 양심세력의 대표집단인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에서라도 <진상조사>를 할 것을 모임의 명의로 선언을 하고 진상조사에 나서달라는 것입니다.

 

춘몽님의 요구조건은 그렇게 해서 18대 대선 결과를 뒤집어 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서 18대 대선의 선거와 개표결과를 도저히 흔쾌하게 받아들일 수가 없으니 진상조사만이라도 해 보자는 것입니다.

 

문재인의원이나 민변에서 <진상조사>에 착수하겠다는 성명만 발표하면 춘몽님은 바로 단식과 농성을 풀고 일상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입니다.

 

그런 춘몽님의 요구조건을 전화로 전해들은 문재인의원은 자신을 후보로 밀어주었던 민주당에서 먼저 나서지 않고, 이제 와서 진상조사를 요구한다는 것은 선거패배를 인정하였던 후보로서 선거결과에 불복하는 것이 되어 최소한 민변에서라도 나서주면 거기에 따르겠다는 아주 소극적이고 궁색한 의사표시 정도만 하고 있답니다.

 

민변에서는 아직까지 아무런 입장표명이 없습니다.
여기서 필자는 문재인의원과 민변의 잘잘못을 따질 의사는 전혀 없습니다.

 

다만, 하나 분명히 주장하고 싶은 것은 꺼져가는 생명을 어떤 일이 있더라도 살려놓고 보아야 한다는 주장만을 하고 싶습니다.

 

우리 사회, 아니 우리 국가가 저 생명을 그냥 가게 내버려 둘 권한은 그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춘몽님을 무조건 살려놓고 보아야 하는 무한의 책임과 의무만 있을 뿐입니다.

 

필자는 여기서 문재인 의원과 민변에 대하여 읍소합니다.
죽어가는 한 생명을 살려 주십시오!
죽어가는 사람을 살려놓고 보아야 한다는데 다른 조건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무조건 춘몽님을 살려놓고 잘잘못과 책임과 진실은 그다음에 밝혀도 되는 것입니다.

 

문재인 의원이여!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여!
죽어가는 한 생명을 살려 주십시오!
무조건 살려 주십시오!

 

춘몽님의 건강상태를 살피고 요구조건을 알아보기 위해 필자와 <서울의 소리>편집인 백은종씨와 몇 분의 지인들이 춘몽님을 찾았을 때(3월 10일 오후 8시쯤)는 어둠이 내리깔린 여의도 에는 오는 듯 하던 봄이 다시 물러가고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었고 길 건너 새누리당사 앞에는 춘몽님을 관찰하는 경찰이 아닌 새누리당사를 항상 지키고 있는 어린 전경들 7-8명이 무심한 얼굴로 오가는 사람들을 살피고 있었고, 이름 모르는 남녀 뜻있는 시민들 대여섯 분이 춘몽님을 찾아와서 대화를 나누며 위로를 하고 건강을 살피고 있었습니다.

 

이미 서울의 소리 백은종 편집인은 여의도로 출발을 하기에 앞서 경찰에게 춘몽님의 위급한 상황을 알려주고 떠났으므로 최소한 경찰이 그 주변을 관찰을 하고 있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춘몽님을 관찰하는 경찰은 없는 듯했습니다.

 

그렇다고 경찰보고 춘몽님의 의로운 단식투쟁을 물리력을 동원하여 강제로 저지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공권력이라 해서 그럴 권한은 없습니다.

 

다만, 최소한 경찰이 주위에서 춘몽님을 관찰을 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119구급차나 응급차 하나라도 대기시켜 놓아야 이게 최소한 사람 사는 사회에서의 당연한 공권력의 도리이자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길 건너 새누리당사 건물의 전면에 걸어 놓은 “국민의 삶이 활짝 핍니다.”라는 커다란 현수막이 불어오는 칼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그 현수막 바로 앞에서는 활짝 핀 젊음이 죽음의 내리막길을 굴러 내려가고 있어도 거들떠보는 사람은 춘몽님과 뜻을 같이하는 힘없는 몇 분의 시민뿐이었습니다.

 

춘몽님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란 말인가?

 

문재인의원이여!
당신이 국민에게 약속했던 게 “사람이 먼저”였잖습니까”
법, 규정, 체면, 절차를 떠나 우선 사람을 먼저 살려놓고 보십시오!
당신이 나서지 않으면 한 생명이 죽습니다!

 

국민여러분!

 

필자에게는 춘몽님의 목숨을 건 저 투쟁이 옳고 그름을 판단할 만한 식견도, 지혜도, 정보도, 자료도 없습니다.

 

다만 춘몽님이 그 어떤 경우에도 불행한 일을 당해서는 안 된다는 그 엄연한 사실 하나만 알고 있을 뿐입니다.

 

춘몽님이 만에 하나라도 불행한 일을 당한다면 동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은 모두다 죄인이고 공범입니다.

 

저희들 몇 사람만의 힘만 가지고는 안 됩니다.

 

국민 여러분들께서 문재인의원과 민변으로 하여금 춘몽님을 살릴 수 있는 길을 찾게 해 주시기를 간곡히 당부합니다.

 

춘몽!
당신은 가셔서는 안 됩니다.
아니 가실 수가 없습니다.

 

비록 노무현도 보내고, 용산철거민도 보내고, 쌍용자동차의 20분 이상의 노동자도 피눈물로 떠나보냈지만, 당신만은 결단코 지켜 드릴 것입니다.

 

활짝 웃는 낯으로 털털 털고 일어나 우리와 함께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에서 행복을 함께 누립시다.

 

춘몽!
춘몽!!
춘몽!!!

 

 

 

꺾은 붓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버려진 마구간, 자폐아들의 놀이터 될까

[창간 특별기획:마을의 귀환-영국편⑩]'로컬리티(Locality)' 워크숍 참관기

13.03.12 09:33l최종 업데이트 13.03.12 09:33l

 

 

2013년 현재, 한국에서는 '위험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대안으로 '마을공동체'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선언하고, 밀고, 짓는 토건국가'가 아닌, '소통하면서 서로를 살리는 마을을 만드는 돌봄사회'로 패러다임을 전환하자는 것입니다. <오마이뉴스> '마을의 귀환' 기획은 이러한 생각에 공감하면서 지난해 8월 시작됐습니다. 서울, 부산, 대구 등 한국 도시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마을공동체 만들기를 생생하게 조명하면서, '마을공동체가 희망'이라는 것을 보여주고자 노력했습니다. '마을의 귀환' 기획팀은 <오마이뉴스> 창간 13주년을 맞아 민관이 협력해 '지속가능한 마을만들기'를 진행하고 있는 영국식 마을공동체 만들기 모델을 찾아갑니다. [편집자말]

[특별취재팀: 글 홍현진·강민수 / 사진 유성호]
 

로컬리티의 혁신담당관인 제스(Jess)가 21일 오전 영국 런던 성 누가 커뮤니티 센터(St Luke’s Community Centre)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마을을 어떻게 개조할 것인가' 주제로 참가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2월 21일, 영국에서의 마지막 아침이 밝았다. 취재팀 마지막 일정은 마을만들기 사업체 연합(Development Trust Association)인 로컬리티(Locality)의 워크숍. 750개 회원단체가 있는 로컬리티는 정부·지자체·기업의 빈 공간을 장기적으로 빌려 커뮤니티에 활용하는 '에셋 매니지먼트(Asset Management)'를 실현하고 있다.

런던 중심가의 '성누가 커뮤니티 센터(St Luke's Community Centre)'에서 열린 이날 워크숍은 영국 남동부 지역의 마을공동체들을 대상으로 열렸다. 인접 지역의 마을공동체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고민을 나눌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로컬리티의 혁신 디렉터(Director of Innovation)인 제스 스틸(Jess Steele)은 워크숍을 시작하면서 다음과 같이 화두를 던졌다.

"오늘 함께 생각하려는 것은 '지역(Local)'이 도대체 뭐냐는 거예요. 사람들은 런던, 해크니, 에딘버러 등을 지역이라고 말하죠. 그것보다 더 작은 단위가 필요해요. 관리체계에 따라 지정된 게 아니라 주민들이 주체적으로 정한 개념이 필요해요. 지도상에 나타나지 않은 것도 지역이 될 수 있어요. 지역의 경계선은 주민들이 정하는 거죠."

마을만들기에 필요한 것, '절약정신', '성급함', '사교성'
 

21일 오전 영국 런던 성 누가 커뮤니티 센터(St Luke’s Community Centre)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참가자들이 마을의 안 쓰는 공간과 비어 있는 건물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각 마을공동체 대표자들은 4개의 둥근 테이블에 3, 4명씩 둘러앉아 제스의 말을 경청하면서 중요한 것들을 메모했다. 참가자는 15명. 대부분 로컬리티 회원이다.

제스는 국가 주도의 대규모 도시 재생 사업과 주민 스스로 진행한 마을 사업을 비교하면서 '좁살 크기'의 작은 커뮤니티에 필요한 덕목, 세 가지를 강조했다. 바로 절약정신, 성급함, 사교성이다.

"큰 사업에서는 절약이 좋은 일이라는 걸 못 느껴요. 쓸 수 있는 돈이 많을수록, 쓸데없이 보도블록을 바꾸는 일이 일어나는 거죠. 성급함도 미덕이 될 수 있어요. 5, 6년 걸리는 국가 사업은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만 점점 갖게 하죠. 남들이 해주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성급함을 통해 우리가 직접 실현할 수도 있어야 해요. 마지막으로 사교성. 커뮤니티는 재미가 있어야 하는 거죠. 사람들이 모여서 차 마시고, 샌드위치 만들어 먹는 것도 좋아요. 거창하지 않아도 재미가 있으면 가치가 있는 거죠."

이날 워크숍 주제는 '마을을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Self-Renovating Neighbourhood)'다. 마을의 인적 자원과 물적 자원을 활용해서 마을만들기를 하는 것이다. 먼저 참가자들은 워크숍 참가 이유와 하는 일을 자유롭게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영국 남동부 해안지역인 람스게이트(Ramsgate)에서 온 자넷(Janet Fielding)은 '모터하우스(Motor House)'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정원 가꾸기 모임으로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현재 항구 지역에 사용하지 않는 빈 공간을 커뮤니티가 어떻게 활용할 지 고민하고 있다

자넷은 "프로젝트 도중에 암에 걸린 것을 알게 됐지만 나를 대신해 이웃주민들이 6개월 동안 운전을 도와주고 요리를 해줬다"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쟈넷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처음부터 우리가 하나씩 만들어 가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펍, 공원, 마굿간... 마을의 '빈 공간', 어떻게 활용할까
 

21일 오전 영국 런던 성 누가 커뮤니티 센터(St Luke’s Community Centre)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참가자들이 각자 자신에게 가장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사진을 고르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소개를 마친 후 참가자들은 한쪽에 마련된 원형 테이블로 이동했다. 테이블에는 도시의 일상적인 풍경이 담긴 30여 장의 사진이 놓여 있다. 공사 중인 빌딩, 잔디가 깔려 있는 공원, 아이들이 놀고 있는 놀이터 등. 사람들은 이 중에서 자신에게 가장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사진을 한 장씩 골랐다. 그리고 그 이유를 공유했다. 우리도 한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자신을 50대라고 밝힌 탈랄(Talal)은 회색 건물에 '공사 중' 안내가 붙어 있는 사진을 골랐다. 핀 퓨처 개발신탁(Fin Future Development Trust)에서 일하고 있는 탈랄에게 이 사진은 현재 구상 중인 마을공동체 사업을 떠올리게 한다.

핀 퓨처 DT 사무실 앞 건물은 예전에는 유명한 펍(영국식 맥줏집)이었지만 최근에는 버려진 공간이 되었다. 탈랄은 이 건물을 마을만들기 사업체에서 이전 받아서 건물 옆에 자리잡은 기숙사 학생들에게 작업실로 빌려줄지, 친분이 있는 한 여성단체에게 수공예 작업실로 빌려줄지 고민 중이다. 버려진 펍은 주민들을 위한 공간이자, 마을만들기 사업체의 수익창출 모델이 될 것이다. 물론, 임대료는 저렴하다.

매너하우스 개발신탁(Manor House Development Trust)의 케이트(Kate·26)는 낡은 건물이 있는 사진을 골랐다. 옆에는 녹지가 있었다. 탈랄과 같은 해크니 지역에서 온 케이트는 핀스버리 공원(Finsbury Park) 인근의 빈 공간과 녹지들을 어떻게 커뮤니티를 위한 공간으로 만들지 구상하고 있다.

20여년 간 구청 공무원으로 일한 키스(Keith Clear·66)는 고풍스러운 건물이 있는 사진을 팀원들에게 보여줬다. 이 역시 키스가 고민하고 '빈 공간'을 떠올리게 한다. 키스는 퇴직 후 메드웨이(Medway) 지역의 자폐아 자선단체인 '매직(MAGIC, Medway Autism Group and Information Center)'에서 일하고 있다. 그 자신도 발달장애가 있는 아이의 아버지다.

"어느 땅 부자가 자폐아 아들이 죽자 아들을 기리는 마구간을 지었어요. 마구간 옆에다 다른 장애인들이 와서 말 타고 노는 시설도 만들었죠. 그런데 구청 허가를 받지 않아서 현재는 비어있어요. 주인과 이야기해서 장애인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 싶은데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지 고민이에요."

쓱쓱 그리는 마을지도... 서울서 온 우리는 떠오르는 게 없네
 

21일 오전 영국 런던 성 누가 커뮤니티 센터(St Luke’s Community Centre)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참가자들이 '마을을 어떻게 개조할 것인가' 주제로 토론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이제 세 사람은 한 장의 종이에 자신의 마을지도를 그렸다. 대표적인 건물이 무엇인지, 그중 빈 건물이나 버려진 공터가 있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키스는 메드웨이 강(Medway River), 인근 대학, 장애인 단체들을 쓱쓱 그려 넣었다. 어찌나 상세한지, 감탄이 절로 나온다.

탈랄과 케이트가 그린 마을은 뜻밖에도 취재팀의 숙소 주변이었다. 두 사람이 일하고 있는 곳은 핀스버리 공원을 중심으로 마을만들기 사업을 벌이는 개발신탁 단체다. 두 장의 마을 지도를 보니 지난 9일간 바쁜 일정에 찬찬히 둘러볼 여유가 없던 숙소 인근이 한눈에 들어왔다.

취재진도 펜을 들고 전형적인 서울의 동네 지도를 그렸다. 다닥다닥 붙은 아파트, 단지에 딸린 상가, 그 사이에 끼어 있는 작은 놀이터, 어린이집. 더 떠오르는 게 없다. 세 사람이 그린 지도에 비해 초라했다.

머릿속으로 내가 살고 있는 마을의 지도도 그려본다. 마을버스 정류장, 빵집, 편의점, 슈퍼마켓, 호프집. 집에서 지하철역으로 가는 길에 체력 단련 기구와 미끄럼틀이 있는 공원이 있는데 이름이 기억나지 않았다. 지난해 8월부터 마을 취재를 했지만 정작 내가 살고 있는 마을을 들여다보지 못했다.

이렇게 자책하는 사이, 마을지도 그리기가 끝났다. 키스가 그린 마을지도를 큰 종이에 붙이고 제스가 제시한 물음표에 답을 찾아본다.

"Who might do it? (누가 할 수 있을까요?)
What might drive them? (무엇이 그들에게 동기가 될 수 있을까요?)
How will they benefit? (그들이 어떻게 도움이 될까요?)
How could the renovation happen? (어떻게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각 질문에 대한 답을 하나, 하나 찾아가면서 키스는 실마리를 찾았다.

"지도를 그려보니까 생각지 못하게 인적 자산이 있다는 걸 떠올렸어요. 바로 대학생들이에요. 학생들과 파트너십을 이룬다면 이 공간을 활용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거예요."

나머지 세 그룹의 발표가 끝나고 점심시간이 됐다. 이들에게는 식사도 중요한 관계맺기의 과정이다. 참가자들이 이야기꽃을 피우며 점심을 먹는 동안 취재진은 제스와 인터뷰를 했다. 회원들이 어려워하는 점은 무엇인지,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무엇인지 물었다.

"놀이터 그네 하나 설치하는 데 구청허가... 바보같다"

제스는 먼저 커뮤니티 활동에 제약이 되는 세 가지 장애물을 꼽았다. 책임감 없는 소유권과 관료제, 그리고 기부자들이다. 먼저 '책임감 없는 소유권'이란 토지, 건물에 대한 명목상의 소유권이 아닌 주인 의식을 갖는 소유권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의 부둣가는 파나마 국적의 한 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부지였어요. 그들은 영국법을 따르지 않고 부지에 대한 보험을 들지 않았죠. 부둣가가 불에 타 그 지역 사람들이 삶과 터전이 위험이 처했는데, 주인에게 어떤 벌금도 부과되지 않았고, 그 부지를 빼앗기지도 않았어요. 부지를 커뮤니티 소유로 전환하는 데 6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죠."

제스가 말을 이어갔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소유하고 있는 빌딩, 토지 등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는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어, 연기금의 대주주들은 150개의 빌딩을 소유하고 있지만 그 빌딩들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죠. 그 빌딩 안에 세입자가 살고 있는지 관심도 없고요. 상점이 많이 비어 있는 빌딩을 보면 지역 주민이 아니라, 은행, 연기금, 회사가 소유주예요. '책임감 있는 소유권'에 대한 의무가 있다면 그들이 관리를 전혀 안 하지는 않을 거예요."

두 번째는 관료제의 문제다. 건축 허가를 받거나 건물 용도를 전환하는 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지자체 관료들은 전문가만이 할 수 있다는 편견이 있어서 주민이 하는 일을 쉽게 못 믿는다는 것이 제스의 지적이다.

"예를 들어, 작은 상점 하나를 6개월간 청소년 센터로 사용하려고 했었는데, 비용이 5000파운드(약 814만 원)가 드는 침수 위험도 시험을 하라는 거예요. 상점을 청소년 센터로 바꾼다고 해서, 침수 위험이 커지는 것이 아닌데도 말이죠. 작지만 이런 바보 같은 규정들이 많아요."

"주부들이 아이들을 위해 그네를 설치하려고 했는데 과정이 복잡하다고 하소연하죠. 구청의 허락 없이는 불가능한 거예요. 관료제의 경직성은 '전문가만이 할 수 있다'는 편견에서 나오죠. 방치된 빌딩, 버려진 공간들에 대해서도 두 말할 나위 없어요."

세 번째는 사업 자금을 대는 기부자다. 영국에서는 마을 사업에 서너 개의 기부자들이 결합되기도 한다. 기부자들은 서로의 목적이 다를 수 있다. 때문에 지원금을 받는 입장에서는 기부자들의 복잡한 입맛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자금을 받는 것에서부터 사업 보고서와 관련한 복잡한 과정까지, 기부자 때문에 커뮤니티 단체는 어려움을 겪는다.

"마을 만들기, 이타심 버리고 사심 가져라"
 

마너하우스 개발신탁(Manor House Development Trust)의 케이트(Kate)가 21일 오전 영국 런던 성 누가 커뮤니티 센터(St Luke’s Community Centre)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조별 토론을 마친뒤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핀스버리 공원(Finsbury Park)의 녹지들을 어떻게 커뮤니티 공간으로 만들지 의견을 종이에 적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제스는 이번 워크숍을 만든 이유에 대해 "자신이 뭘 하는지 알고, 변화를 이끌어가는 데 능숙한 영웅들이 많다"면서 "그러나 이 영웅들은 좀더 큰 그룹과 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 능력이 부족해, 협력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스는 마을 활동에서 '이타심'을 버리고 대신 '사심'을 어떻게 실현할지 고민해야 한다는 조언을 하기도 했다.

"생각해봐요. 차에 치일 위기에 처한 아이를 위해 내 한 몸 던지는 것은 분명 자애로운 행동이지만 지속가능하지는 않잖아요. '이타심(Selflessness)'이 한쪽에 있다면, 그 반대편에는 '이기심(Selfishness)'이 있어요. 그리고 그 중간에 '사심(Self-interest)'이라는 게 있어요. 사심은 자기가 관심이 가고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을 직접 해보는 거예요. 마을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어떻게 사심을 움직여 나의 욕구를 공동의 욕구로 만들 것인가라고 생각해요."

'사심을 움직여 공동의 욕구로 만들라'는 제스의 말을 들으면서 워크숍 내내 자책에 시달리던 마음에 반짝 불이 들어왔다. 마을 활동이라는 것은 착한 마음, 이타심이 있는 이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은연중에 생각해왔던 것은 아닐까. 그러나 전문가 제스의 말대로 오히려 사심 충만한 이들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마을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

바쁘고 고단한 몸으로도 '사심'이 생기는 있는 곳이라면 우리는 기꺼이 발길을 옮기지 않는가. 인터넷 검색창에 사심이 담긴 키워드를 입력했다. 엔터를 누르자 푸릇푸릇하고 먹음직스러운 작물들이 자라나는 도시텃밭의 풍경이 펼쳐졌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북 “최후 결전 시각 왔다.”

 

 

 

북 “최후 결전 시각 왔다.”
 
"최고사령부는 최전선에 있다" 발표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3/03/12 [08:23] 최종편집: ⓒ 자주민보
 
 



▲ 노농적위대가 결사 항전을 선언하며 총을 받고 있는 모습 © 이정섭 기자
조선이 미국의 대북제재결의와 한미합동군사훈련에 강력 반발하며 정전협정과 불가침합의를 백지화 한다고 선언한 이후 키리졸브가 시작 된 11일 백지화를 선언하고 결전의 시각이 됐다고 밝혔다.

조선로동당 기관지인 로동신문은 “3월 11일, 바로 오늘부터 이 땅에서 간신히 존재해오던 조선정전협정이 완전히 백지화 되었다.”고 선언하고 “60년전 7월 27일 10시, 판문점에서 조인 되었던 조선에서의 적대적군사행동정지에 관한 협정이 하늘로 날아남으로써 지금부터 이 땅에서 어떤 사태가 벌어지겠는지 누구도 예측 할 수 없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로동신문은 “옹근 하나의 대륙을 황폐화시키고도 남을 핵무기를 가지고 대양을 건너와 어중이떠중이들과 야합하여 광란적인 전쟁광기를 부리며 이 나라의 하늘에 핵전쟁의 불구름을 몰아온 자들이 바로 미제”라며 한반도 전쟁위기 격화가 미국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 신문은 유엔결의와 한미합동 군사훈련을 언급하고 “조선정전협정의 완전한 폐기, 그것은 목숨보다 귀중한 민족의 자주권을 지켜 반미항쟁에 산악같이 일떠선 백두산대국의 담대한 정의의 선택이며 선군의 위력으로 삼천리강토위에 통일되고 번영하는 천하제일강국을 일떠세우려는 우리 천만군민의 억척같은 신념의 분출”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정의의 위업을 위해 일떠선 인민을 막을자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은 역사에 의하여 확증된 진리”라는 김정은 원수의 말을 전했다.

또한 미국이 한반도에서 저지른 역사적 범죄를 시대별로 알리고 “조국을 둘로 갈라놓은 철천지 원수도 바로 미제이며, 우리 공화국을 요람기에 압살하려고 침략전쟁의 불집을 일으킨 것도,전후 60년동안이나 우리의 발전과 행복을 가로막고 정전협정을 파기하면서 핵전쟁의 불구름을 계단식으로 확대해온 야만들도 가증스러운 불구대천의 원수 미제”라고 적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이제 더는 참을수 없고 더는 용서 할 수 없기에 이 나라의 천만군민이 세기를 이어 벼리고 벼려 온 정의의 장검을 들고 산악같이 일떠섰다.”며 “이제 벌어지게 될 거족적인 반미항쟁은 백년숙적 미제가 역사적으로 이 땅에서 저지른 전대미문의 죄악을 총결산하고 우리 인민의 가슴에 쌓이고 쌓인 원한을 통쾌하게 풀게 될 최후승리의 성전”이라고 전쟁의 의미를 부여했다.

아울러 “전민항쟁은 정의를 위해 불사신마냥 일떠선 선군조선의 무자비한 대응방식이다.

혁명의 수뇌부의 두리에 철통같이 뭉친 우리 군대와 인민의 힘을 당할 자 이 세상에 없다.”며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성명에 접하고 승리의 신심과 멸적의 투지에 넘쳐 반미핵 대결전에 진입한 우리 군대와 인민의 가슴마다에는 백두산천출위인들에 대한 다함없는 감사와 고마움이 넘치고 있다.”기세를 올렸다.

로동신문은 “위대한 당의 영도밑에 우리가 지난 수십년 동안 다져온 불패의 군력은 백년숙적 미국을 겨냥한 것이며 우리가 이제 이룩하게 될 최후의 승리는 악의 제국을 이 행성에서 송두리 채 없애버리고 조국통일의 축포성을 터칠 역사의 기적”이라며 전면전이 미국을 겨냥하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김정은원수에게 명령만 내려 달라며 “이것이 침략자들과의 판가리 대결전에 진입한 선군조선의 방방곡곡에서 터져 나오는 멸적의 외침으로 일단 명령만 내리면 적진을 단숨에 깔아뭉개며 달려나 갈 무적의 철갑대오가 동음을 높이고 있다.”고 말하고 “적의 아성을 단숨에 불바다로 만들 멸적의 기상으로 만장약 된 강철포신들과 전략로켓들이 침략의 무리들을 조준경에 빠짐없이 잡아넣고 발사순간을 기다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로동신문은 “적들이 우리의 푸른 하늘, 푸른 바다를 0.001㎜라도 침범한다면 추호도 용서치 않고 무자비한 불벼락, 상상할수 없는 강력한 징벌을 안길 결사의 각오를 안고 영용한 비행사들과 해병들이 최대의 격동상태에 있다.”며 “우리의 노동자, 농민, 지식인들은 물론 청년학생들도 한손에 총을 들고 정의의 반미항전에 용약 뛰어들어 원수들을 씨도 없이 쓸어버릴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해 북의 무력이 전시상태에 돌입했음을 시사했다.

이 신문은 “판가리 결전을 앞둔 이 시각 우리의 최고사령부는 최전방에 있다.”며 “적들이 우리를 조금이라도 건드린다면 천금을 주고도 살수 없는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고 전전선에서 정의의 조국통일 대진군을 개시 할 것에 대한 명령을 하달하겠다고 힘주어 하신 천출명장의 단호한 선언은 선군의 대지에 승리를 부르는 함성으로 메아리 치고 있다.”고 피력했다.

신문은 “ 땅에 다시는 정전이라는 말자체가 있을 수 없다.”며 “이 나라의 산과 강들에 심장의 피를 뿌리며 위대한 전승을 안아온 선열들의 넋을 더욱 빛내기 위하여, 우리의 사랑하는 후대들에게 영원한 강국의 존엄과 끝없는 행복의 노래를 안겨주기 위하여 이 나라의 남녀노소가 목숨을 걸고 전민항쟁에 떨쳐나섰다.”고 역설했다.

신문은 “백두의 넋으로 벼려진 정의의 보검은 세기를 이어 쌓이고 쌓인 원한과 분노를 총폭발시켜 침략과 약탈의 원흉을 무자비하게 징벌 할 것”이라며 “최고 사령관기를 높이 날리며 우리의 강토와 우리의 존엄, 우리의 미래를 결사수호하기 위한 전민항쟁에 떨쳐나선 천만군민의 필승의 기상은 하늘에 닿고 있다.”며 “최후의 승리는 위대한 천출명장의 두리에 일심단결 된 우리 군대와 인민의 것”이라고 조미대결전에서의 승리를 장담햇다.

한편 미국은 북의 강경입장에 대해 핵우산으로 미국은 물론 동맹국(한. 일)을 보호하는 일이라는 강경 입장과 대화와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논의 등의 입장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6.15남측위, 비상시국 기자회견 열어 (전문)

 

"전쟁은 절대 안돼"
6.15남측위, 비상시국 기자회견 열어 (전문)
 
 
2013년 03월 11일 (월) 15:18:43 조정훈 기자 whoony@tongilnews.com
 

 

   
▲ 6.15남측위가 11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비상시국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전쟁은 안됩니다' 손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북측의 '정전협정' 백지화 선언 속에서 한.미 연합군사연습인 키리졸브 연습이 11일 시작된 가운데,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이하 6.15남측위, 상임대표 김상근)는 "전쟁은 절대 안된다"는 긴급 호소문을 발표했다.

6.15남측위는 11일 오후 1시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전쟁위기 해소, 한반도 평화를 위한 비상시국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한반도 전쟁방지를 위한 긴급 호소문'을 통해 "이 땅에서 더 이상의 전쟁은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금 한반도가 다시 전쟁 위기 속으로 치닫고 있다.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오게 되었는지 참담한 마음"이라며 "모든 전쟁이 그랬듯이, 그것은 의도하지 않은 채 우발적으로 시작되었다. 전쟁하면 이길 수 있다는 식으로 표방되는 남북 당국의 목소리에 참화의 위험이 담겨 있다"고 우려했다.

그리고 "더욱 심각한 것은 이번 위기상황은 미국이 직접 연결되어 있는 대치상황"이라며 "남북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담보로 벌이는 이 무모한 행위를 더는 두고 보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한.미 양국을 향해 1992년 팀스피리트 훈련 중지를 예로 들며 "한미당국은 한미연합 키리졸브 군사연습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북한을 향해 "정전협정 백지화, 불가침합의 무효화 등을 즉각 철회하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기 위한 논의를 바로 시작해야 한다"며 "이 주장을 누가 먼저하느냐 하는 것은 지금 중요하지 않다. 한반도 비핵화를 이루고 한반도를 항구적 평화상태로 전환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 평화협정 논의"라고 주장했다.

또한 "지금 전쟁고조의 구조는 북미간 적대관계이다. 남북관계를 이 구조속에서 독립시켜 틀을 흔들 방안을 찾아야 한다"면서 대통령 특사 파견을 포함한 남북대화를 제의했다.

이들은 "6.25의 참화를 기억하는 민족이 바로 우리이다. 그 어떤 말도 전쟁을 합리화시킬 수 없다. 소중한 것은 생명"이라며 "전쟁은 절대 안된다"고 호소했다.

 

   
▲ 손미희 전국여성연대 공동대표(왼쪽)와 전준호 대한불교청년회 중앙회장이 호소문을 읽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김상근 6.15남측위 상임대표는 기조발언에서 "최근 들어 한반도 상황이 위기국면이 가장 고조되어 있는 시점이다. 걱정하면서 나왔다"며 "전쟁이 날 수도 있는 상황에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김 대표는 "방아쇠를 긋는 사람은 살인을 시작하는 것이다. 전쟁은 살인이다. 한반도에는 다시 살인의 역사가 시작될 위기"라며 "북의 책임도 있지만 책임을 전쟁으로 몰고가는 것도 똑같은 행위이다. 어쨌든 평화를 위해 대화하고 풀고 그래서 전쟁이 아닌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복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도 "위기국면이 고조되고 있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평화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 의장은 "이런 때일 수록 평화를 정착시키고 남북간 민중들이 평화롭고 안정되게 사는 방향에서 고민하고 대화해야 한다"며 "이 땅에 평화 안정을 위해서 민간은 국민의 뜻을 헤아려서 평화만들기 운동을 해야한다. 평화를 위해서 힘쓰자"고 말했다.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도 "서로 적대적인 이해관계와 감정이 누적되면 언젠가 싸우기 마련이다. 우리 민족은 수천 년 전부터 할아버지 땅에 따로 나라를 세우면 전쟁을 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고 평화체제는 평화협정을 맺는 것"이라며 "분단고착의 대화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남쪽 언론, 민중들이 어떤 목소리를 내느냐가 중요하다. 대화를 위해 나서자"고 강조했다.

 

   
▲ 김상근 6.15남측위 상임대표가 참가자들의 발언을 들으며 고심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이날 기자회견에는 통합진보당, 진보정의당 등 야당이 참석, '전쟁 반대' 목소리를 이어갔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전쟁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오늘 당장 어디서 총소리가 날지 알 수 없다"며 "우리 정부는 물론이고 미국과 북이 동시에 상대를 자극하는 말과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 남북 양측이 벌이고 있는 군사훈련 모두 동시에 중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대북 특사 파견을 요청하며, "서로를 향한 적대적 발언을 거두고 겨눈 총부터 내려놔야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제남 진보정의당 국회의원도 "한반도 전쟁위기를 대화로 대전환해야 한다. 상호 적대와 제재는 남북공멸의 길을 열어줄 뿐"이라며 "전쟁을 염두에 둔 전쟁연습을 중단하라. 남북관계를 평화의 관계로 관리하도록 평화의 손을 내밀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상근 6.15남측위 상임대표, 이창복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 이광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 등 시민사회단체와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 김제남 진보정의당 국회의원 등 정당에서도 참석했다. 민주통합당은 심재권 의원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국회 일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 기자회견에는 6.15남측위를 비롯해 시민사회 대표들이 참가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한반도 전쟁방지를 위한 긴급 호소문> 전쟁은 절대 안 됩니다.

지금 한반도가 다시 전쟁 위기 속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외교와 정치가 사라지고 상대를 위협하는 군사 행동과 위험한 언술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 정전협정까지 무력화되는 사태 전개는 군사적 긴장의 일상화와 충돌의 위험성을 크게 높이는 절대적 위기의 상황입니다. 전쟁이 일시 중단된 '정전'상태의 한반도에서, 쌍방의 무력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정전협정마저 백지화된다면 전쟁의 위험을 제어할 수단을 상실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오게 되었는지 참담한 마음입니다.
지금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는 북측의 태도에 대해 많은 국민들은 우려하고 있고 반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이명박 정부 시절 한미 양국의 ‘실패한 정책’도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합니다. 대화와 협상을 배제하고 제재만을 취해 온 정책은 상대에게 선택의 여유를 주지 못합니다.
이 과정에서 평화협정 논의가 실종되었습니다. 남북과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이 모여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를 시작하자고 합의한 때가 2005년 9월 19일입니다. 도대체 8년이 다 되도록 반반한 대화 한번 못해 보고 오늘에 이르러서는 전쟁을 걱정하게 한 책임을 누구에게 물어야 한단 말입니까?

국민여러분!
위기입니다. 모든 전쟁이 그랬듯이, 그것은 의도하지 않은 채 우발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전쟁하면 이길 수 있다는 식으로 표방되는 남북 당국의 목소리에 참화의 위험이 담겨 있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번 위기상황은 미국이 직접 연결되어 있는 대치상황이라는 점입니다. 남북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담보로 벌이는 이 무모한 행위를 더는 두고 보아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요구합니다.

서로를 자극하는 일체의 군사행동을 양측 모두 중지하십시오.
우리는 우리 겨레가 만들어 온 평화의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 팀스피리트로 명명되던 연례적 한미군사훈련을 중지하는 결단 속에서 북미대화의 물꼬를 열었던 1992년을 기억해야 합니다. 여전히 군사독재의 암운이 드리워져 있었던 노태우 정부 시절의 일입니다.
이 교훈대로 한미당국은 한미연합 키리졸브 군사연습을 중단하고 북측은 정전협정 백지화, 불가침합의 무효화 등을 즉각 철회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한미당국과 북측은 일체의 군사행동을 중지하고 평화를 위한 대화로 나서야 합니다.

평화협정 논의를 하자고 지금 당장 표명 하십시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기 위한 논의를 바로 시작해야 합니다. 평화협정은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할 수 있는 유력한 방안인 동시에, 불안한 정전상태를 항구적인 평화상태로 전환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절차입니다. 이 주장을 누가 먼저 하느냐 하는 것은 지금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간 한미양국이 선핵폐기만을 외친 채 평화협정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취해 온 결과 무엇이 남았습니까? 북이 선제핵타격을 공언하는 작금의 이 엄청난 사태를 전쟁으로 막을 수 있다는 것입니까? 한반도 비핵화를 이루고 한반도를 항구적 평화상태로 전환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 평화협정 논의입니다.

남북대화를 제안하십시요.
지금 전쟁 고조의 구조는 북미간 적대관계입니다. 남북관계를 이 구조속에서 독립시켜, 틀을 흔들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평화를 선도하는 일, 한국 정부가 할 수 있습니다. 과거 책임에서 자유로운 새 정부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그 첫길이 대통령 특사 파견입니다.

국민여러분!
이 땅에서 더 이상의 전쟁은 안 됩니다.
6.25의 참화를 기억하는 민족이 바로 우리입니다.
그 어떤 말도 전쟁을 합리화시킬 수 없습니다. 소중한 것은 생명입니다.
국민평화기구를 만듭시다. 종교와 정당, 시민사회가 합심하여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여기 걸릴 우리의 표어는, "전쟁은 절대 안 됩니다" 가 될 것입니다.

2013년 3월 11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자료제공-6.15남측위)

 

 
조정훈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전체 인민은 병사, 온 나라가 최전선" 선언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3/03/11 09:24
  • 수정일
    2013/03/11 09:2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북, 당,.성. 근로단체 긴급 작전회의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3/03/11 [08:12] 최종편집: ⓒ 자주민보
 
 

▲ 로동신문이 당. 근로단체들이 긴급 작전회를 열고 전시 상황에 필요한 내용을 토의했다면서 이 사진을 게재했다. © 이정섭 기자

조선이 정전협정과 불가침조약을 백지화 한다는 11일을 앞두고 로동당을 비롯한 각급 기관 단체들이 긴급 작전회를 열고 전시에 필요한 사항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로동당 기관지인 로동신문은 11일 ‘전체 인민은 병사, 온 나라는 최전선’이라는 기사를 통해 “각지 당 및 근로단체조직들, 노농적위군과 붉은청년근위대는 결전태세에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로동신문은

‘우리는 애당초 이렇게 하려 하지 않았다.
이 땅은 애당초 이렇게 되지 않을수도 있었다.
하지만 오늘 조선의 전체 남녀로소가 병사가 되였다.
평화롭던 이 땅의 모든 전역이 최전선이 되였다.
도적을 보며 가만있을 주인이 어디에 있겠는가.’라며

“오늘 이 땅은 미제와 그 추종세력들의 불법무도한 날강도 행위로 하여 전쟁마당으로 화하였다.”고 전쟁위기를 불러 온 것이 미국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신문은 “위대한 김정일대원수님께서 한평생 선군혁명 영도의 길에 계시면서 품들여 마련해주신 선군의 총대를 더욱 억세게 틀어쥐고 조국의 안전과 혁명의 전취물을 수호하며 이 땅위에 통일된 강성국가를 일떠 세우려는 것은 우리 당의 확고한 결심이며 의지”라는 김정은 원수의 말을 싣고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성명에 접한 온 나라 군대와 인민이 전민항쟁의 성전에 용약 떨쳐나섰다. 조선의 산과 들이 성새가 되고 전호가 되었다. 천금주고도 살수 없는 절호의 기회를 조국통일성전으로 이어가려는 전체 군대와 인민이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의 명령만을 기다리며 전시태세에 있다.”며 결전 태세에 진입했음을 감추지 않았다.

신문은 “백두산대국, 선군조선의 정신력과 무장력이 얼마나 위대한 승리를 안아오는가를 세계앞에, 역사앞에 보여줄 때는 왔다.” 조미 대결전이 목전에 왔음을 확인했다.

또한 “우리는 여기에서 무진 막강한 영웅적조선인민군의 군사적 위력에 대해서는 구태여 말하지 않는다. 자주권을 생명으로 간직한 인민, 평화를 그토록 사랑하는 인민이 손에 총을 들었다.”며 “반세기가 넘는 장구한 세월 참고 참아온, 다지고 다져 온 분노와 복수의 총탄이 재워진 정의의 총대, 최후승리의 총대”라며 복수의 한을 털어 놓았다.

▲ 로동신문이 게재한 전시 돌입 상태를 알리는 사진 © 이정섭 기자

로동신문은 “당, 근로단체 조직들이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성명이 발표된 즉시 각지당 조직들과 근로단체조직들에서 긴급협의회들이 일제히 진행 되었다.”며 이 회의에 “성, 중앙기관 당조직들과 도,시,군(구역), 연합기업소당위원회들, 공장, 기업소, 협동농장당조직들, 과학, 교육, 문화예술, 보건, 출판보도부문 당 조직들을 비롯한 전당의 모든 당조직들에서는 조성된 정세에 대처하여 일군들과 당원들과 근로자들이 고도의 격동상태에서 전쟁에 대처할 만단의 준비를 갖출 것에 대한 문제들이 토의 되었다.”고 말하고 단순히 협의회가 아니라 결전을 앞둔 작전회의들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회의들에서는 최고사령부의 작전적의도에 따라 모든 당조직들이 전시에 수행해야 할 제반 문제들이 구체적으로 토의 결정 되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청년동맹중앙위원회를 비롯한 근로단체조직들에서는 “긴급회의들에서 토의 결정 된데 따라 일제히 전투동원태세에 들어갔다.”고 게재했다.

신문은 “미제와 그 추종세력들의 반공화국 제재를 선전포고로 간주한 선군조선의 남녀노소가 조선인민군 입대, 복대를 열렬히 탄원해 나서고 있다.”며 “자강도, 함경남도, 평양시, 황해북도, 평안남도, 남포시를 비롯한 각 도,시들에서 보내온 소식에 의하면 총을 잡을 수 있는 모든 사람들이 인민군대 입대, 복대를 탄원해 나서고 있다”는 지역 소식을 전했다.

이 매체는 “우리 노농적위군과 붉은 청년 근위대의 힘만으로도 침략자 미제를 단숨에 짓뭉개버릴 수 있다. 방아쇠에 끼운 손가락을 뽑고 싶지 않다. 오직 명령만을 기다릴 뿐”이라는목소리를 알렸다.

로동신문은 결전태세에 돌입한 각 지역 기관 단체에 속한 사람들의 반향을 전하며 “신문은

이제 세계는 백두산대국의 위대한 정신력과 무진 막강한 군력이 어떤 역사적 사변을 안아오는가를 똑똑히 보게 될 것”이라며 “전체 인민이 병사가 되고 온 나라가 최전선이 되여 무섭게 일떠선 선군조선의 위력을 당 할 자 이 세상에 없다.”고 장담했다.

한편 조선이 결전태세에 진입한 가운데 한미 당국은 북의 공격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미군 앞에 서면 작아지는 그대 이름은 검찰

 

앞에서는 ‘수사 중’, 뒤로는 ‘출국 방조’
 
오주르디 | 등록:2013-03-10 11:26:30 | 최종:2013-03-10 11:56:12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인쇄하기메일보내기
 
 


 

 

황당한 뉴스를 접했습니다. 하지만, 놀라지는 않았지요.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그러려니 넘길 수 있는 무감각이 자라났나 봅니다. 검찰이 수사를 받고 있는 미군 피의자들에게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허락을 해줬답니다. 수사한다며 변죽만 울리다가 슬그머니 사건을 마무리 지으려는 수법이 또 등장한 것이지요.


미군이 대한민국 국민에게 수갑을 채운 사건

지난해 7월 경기도 평택 미군기지(K-55) 부근 로데오 거리에서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집니다. A상병 등 미군 헌병 7명이 주차문제로 시비를 벌이던 대한민국 국민 3명에게 수갑을 채웠습니다. 그리고 부대 앞까지 끌고 갔습니다.

경찰이 미군들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건 같은 해 8월. 그런데 문제는 검찰이었습니다. 사건을 넘겨받은 수원지검 평택지청은 7개월이 지나도록 아무런 수사결과를 내놓지 않았습니다. 그리 복잡한 사건이 아닌데도 말입니다.

단순한 사건을 7개월이 지나도록 붙들고 있다면 뻔한 얘깁니다. 미군 측과의 마찰 등을 우려해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으려 했다는 것밖에 달리 이해할 수 없습니다. 미군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지는 검찰입니다.


수사 ‘질질’…조사하는 미군들 출국도록 허락

경찰 조사에서 ‘시민들의 항의에 위협을 느껴 공무집행 차원에서 수갑을 채웠다’고 주장하며 혐의 사실을 부인했던 미군들이 검찰 조사에서는 대부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도 검찰은 시간만 끌었습니다.

그러더니 아예 미군들이 본국으로 돌아가도록 허락까지 해줬습니다. 한국 근무기간 종료, 아내의 병간호 등의 이유로 미군 7명 중 일부가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순차적으로 한국을 떠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수사 중인 피의자가 합법적으로 도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셈입니다.

사건 송치 이후 7개월 동안 검찰은 “수사 중이다”‘라는 말만 되풀이해 왔습니다. 지난 4일이면 미군들 일부가 이미 본국으로 돌아간 시점입니다. 이때도 검찰은 상투적인 말만 늘어놓았습니다.


앞에서는 ‘수사 중’, 뒤로는 ‘출국 방조’

지난 4일 <연합뉴스>는 수원지검 평택지청과 인터뷰를 합니다. 7개월이 지나도록 기소여부조차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를 묻자 민영선 평택지청장은 여전히 “빨리하려고 하는데 수사 절차상 수사가 길어지고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뒤로는 미군들의 출국을 방조하면서 겉으로는 시치미를 뗀 것이지요.

미군들이 검찰의 동의하에 출국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검찰이 해명에 나섰습니다. 해명이라기보다 황당한 변명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출국한 미군들에게 확인서와 보증서를 받아 수사 진행에는 문제가 없다.”는 게 검찰의 해명입니다. 검찰은 또 “(조사 중이던 미군들이) 중범죄를 저지르지 않아 출국정지 사유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검찰이 태도가 이중적입니다. “우리 국민에게 수갑을 채운 것에 대해 혐의 없다고 판단한 게 전혀 아니다”며 미군들의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돌아서서는 ‘미군들을 처벌하기 어렵다’는 태도를 보이니까요.


“확인서-보증서 있으니 문제없다”… 해괴한 주장

“확인서와 보증서를 받아 놓았으니 수사에는 문제가 없다.” 해괴한 주장입니다. 개인이 작성한 확인서 등은 ‘내가 이런 약속을 지키겠다’는 것을 밝힌 것에 불과합니다. 확인서 만으로 법적인 구속력이나 강제할 수 있는 절차가 발동되지 못할 거라는 얘깁니다.

출국한 미군들이 제출했다는 확인서와 보증서가 어떤 건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설령 그 서류가 강제력을 담보해 준다 해도 결국 소용없는 휴지조각이 돼버릴 게 분명합니다.

출국한 미군들을 한국으로 소환해 재판을 하자면 한국 측이 미군 측에 ‘재판 관할권 포기 요청’을 해야 하고 미군 측이 이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하지만 이를 받아들인 사례는 여태껏 단 한 차례도 없었습니다.


비난 면피용…? 검찰 해도 너무 한다

미군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지는 검찰 덕분에 미군 감축에도 불구하고 미군 범죄자 수는 크게 늘었습니다. 노무현 정권 때는 미군 범죄 발생 빈도가 미군 110~120명 당 1명 꼴이었던 것이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며 대폭 늘어나 70~80명당 1명(2010년 기준)이 됩니다.

미군 범죄가 증가하는데도 불기소율은 크게 높아집니다. ‘미군 봐주기’가 판치고 있다는 것이지요. 노 정권 때 30%였던 불기소율이 MB정권 들어 55%(2010년)까지 높아졌습니다. 재판회부율(구공판 비율)은 두 배 이상 줄어들었습니다.

검찰이 제출받았다는 ‘확인서와 보증서’의 역할은 무얼까요? 수사 절차를 담보할 수 없는 종이 몇 장을 왜 받아 놓으려 했을까요?

휴지조각이나 다름없는 서류지만 그래도 받아 놓아야 했던 이유가 있을 겁니다. 대한민국 국민에게 수갑을 채운 미군들의 출국을 방조했다는 국민적 비난을 비켜 가기 위한 방패막이가 아니었을까요?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국민 건강 좀먹는 어둠의 세력, 그 정체는?

[서리풀 논평] '의(醫)-산(産)-언(言)' 복합체

시민건강증진연구소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3-03-11 오전 7:29:27

 

스무 명 가까운 전문의가 한 자리에 모였다. 어려울 텐데 참 용하다. 아니면 역시 방송이 힘이 센가. 이들이 모여 앉아 낯익은 연예인들과 의학 지식을 겨룬다. 또 다른 종합 편성 채널에서는 단골 출연하는 부부 의사가 나왔다. 다른 전문가와 함께 의학정보를 설명하느라 애를 쓴다.

그런가 싶더니 홈 쇼핑 채널 역시 비슷한 얼굴들이 나타나 열심히 건강 식품을 설명한다. 방송인지 광고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그뿐 아니다. 의학 전문가라면서도 그 범위를 넘어 나날이 영역을 넓힌다. 건강이나 의학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인기' 프로그램에서도 재주 있는 사람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전에도 아주 없던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채널이 늘어나고 경쟁이 심해지면서 의학 프로그램의 인기는 더 높아졌다. 생활 정보 프로그램이니 '인포테인먼트' 형식이니 하면서 주력 상품이라도 된 느낌이다.

'정통' 의학 프로그램도 여전히 성업 중이다. 공중파든 케이블이든, 그리고 영역이 무엇이든 한두 꼭지쯤 의학이 들어가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다. 의학 전문 채널도 있었던 것 같은데, 사정이 이러니 오히려 역할이나 인기가 시들하다.

방송만 그런 것도 아니다. 신문의 의학 면이야 오래 전부터 있던 것이니 이젠 자연스러운 일상과 같다. 쉬우니 어려우니 광고니 공익이니 하지만, 꿋꿋하게 한결 같다. 방송에 비해 우직하거나 안이하게 보이는 것이 문제라면 문젤까.

그냥 가볍게 지나갈 수도 있다. 어차피 웃어넘기면 그 뿐이라고 생각해도 된다. 정보의 질로 보자면 단편적이고 휘발성이 강해 큰 영향이 없다고 하는 말이 맞을 것이다. 신문보다는 방송이 그렇고, 방송 중에서도 오락성이 강할수록 더 하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다. 무슨 식품이 몸에 좋다고 방송이 나간 다음 날 시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다들 짐작하는 대로다. 의사가 한번 방송을 '타려고' 그렇게 기를 쓰는 이유도 뻔하다. 신문에 소개된 최신 요법은 채 검증되기도 전에 입소문을 타고 전국의 환자를 움직인다.

이러니 다들 언론을 활용하려고 온갖 노력을 다하는 것이다. 때로는 은밀하게 또 다른 때는 아예 노골적으로 언론과 기사에 줄을 댄다. 많은 세계 최초와 최고, 그리고 한국 최초와 최고가 이렇게 만들어지고 또 소비된다.
 

▲ 한 공중파 방송의 인기 의학 드라마의 한 장면. ⓒimbc.com


흔히 쉽게 한국 언론의 수준 미달을 말한다. 그러나 선진국 언론이라고 해도 근본적으로 다르지는 않다.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렇다고 자본주의와 시장 경제에서 으레 있는 사소한 부작용으로 치부할 수도 없다.

봐야 할 문제는 더 근본적이다. 추상적으로 말하면 언론은 한 사회의 '정신적 생산 수단'을 통제하는 역할을 한다. 즉, 사람들의 관심을 정하고 사물을 보는 눈을 틀 지우는 것이다. 당연히 사회적 권력관계의 균형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

건강과 의료를 다루는 한국 언론의 시선 역시 마찬가지다. 어떤 것에 관심을 둘 것인가부터 해석과 해결 방법에 이르기까지 모두 더 큰 권력을 치우치게 반영한다. 몇 가지 특성만 보자.

첫째, 많은 건강 문제와 질병을 '개인화'한다. 문제의 원인은 물론이고 해결 방법까지 개인의 노력과 책임을 앞세운다는 뜻이다. 언론의 주된 소비자가 개인이라는 것을 명분 삼지만, 알게 모르게 문제 많고 의지 약한 개인을 윽박지른다.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사, 잦은 음주…. 어느 프로에나 등장하는 건강 위험 요소다. 개인이 가진 문제고 결국에는 개인이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누가 모를까. 그렇지만 이들 요인은 한 꺼풀만 벗기면 생활의 근본 조건과 뗄 수 없다. 개인의 과제인 동시에 구조의 문제라는 뜻이다. 그러나 언론이 다루는 개인은 흔히 구조와 분리되어 진공 속에 있다.

해결을 개인에 의존하는 것도 다르지 않다. 온갖 스트레스 해소법은 난무하지만 노동 조건은 한 줄 배경으로 구색을 맞추는 정도에 머문다. 한참 유행인 힐링 열풍도 그렇다. 생각하기 나름이고 마음 공부가 필요하다는 처방 이상을 보기 어렵다.

둘째로, 의료 역시 상품이라는 논리를 충실하게 가르친다. 영리법인 병원이나 민간 보험을 적극 옹호하는 것은 의료보다는 본래의(?) 기능이라 치자. 좁은 의미의 건강이나 의료만 하더라도 언론의 관심은 첨단, 최고, 최대, 최초에 한없이 쏠려 있다. 한 마디로 돈 되는 것이 중심을 차지한다.

이에 비하면 예방이나 건강 증진이 주장하는 꾸준하고 일상적 실천은 설 자리가 없다. 동네의 일차 의료도 마찬가지다. 뉴스거리로는 맹물처럼 심심하고 그렇다고 토크쇼에 나올 매력도 없다. 언론과 의료 어느 쪽으로도 구매력이 떨어지는 경제적 약자, 장애인, 취약 집단, 비수도권을 다루는 것이면 더 말할 것도 없다.

언론은 흔히 대중의 관심을 탓한다. 뉴스와 오락 프로그램이 소비되려면 독자와 시청자의 구미에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언론도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에 맞출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기자나 피디를 비난할 필요는 없다. 언론의 행동을 둘러싼 구조가 본디 그런 것이다. 자본은 끝없이 시장을 확장하려고 하고, 욕망과 선호를 새롭게 만들어낸다. 그것들은 당연히 계급적이고 불평등하다. 언론 역시 열심히 시장에 봉사할 뿐이다.

셋째, 많은 것을 새로 의료의 대상으로 만드는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현상을 영어로는 '메디칼리제이션'이라고 하고 의료화라고 번역한다. 의료가 상업화되는 순간 나타나는 중요한 사회 현상이다.

용모와 관계된 성형 수술은 다시 말할 필요도 없다. 공부가 부진한 것이 어느새 학습 '장애'가 되었고, 부부가 관계를 회복하는 것은 부부 '치료'의 영역으로 취급된다. 요즘은 취업이 큰 관심사니, 조만간 회사형 인간으로 개조하는 의학 프로그램이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지식과 기술이 발달해서 새로 진단과 치료를 하게 된 것, 예를 들어 중풍 환자가 전과 달리 모두 시티를 찍는다고 탓하는 것이 아니다. 의료화된 것들이 주로 상품과 돈과 연관된 것에 주목해야 한다.

더 많은 의학 기술과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결핵 문제는 개선이 몹시 더디다. 더 많이 의료화가 진행되었어야 할 만성 정신 질환은 오랜 기간 방치되고 있는 것도 비슷하다. 상품성이 약하고 돈벌이가 시원찮기 때문이다.

여기에 언론이 무슨 책임이냐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의료화는 의사와 병원의 사사로운 자가 발전이 아니다. 일차적으로는 새로운 시장을 찾는 의료 산업이 의료화 경향을 주도한다. 그러나 새로운 소비자를 찾는 언론의 이해관계 역시 작다고 할 수 없다. 의료 산업과 언론이 공생관계에 있는 것이다.

군산(軍産) 복합체라는 말을 살짝 비튼 '의산(醫産) 복합체'란 말은 1980년 미국 하버드 의대 교수인 아놀드 렐만이 처음 사용했다. 의사와 병원, 보험 회사, 제약 기업, 의료 기기 업체, 다른 사업체가 서로 긴밀하게 연결하여 만드는 이해관계 네트워크를 뜻한다.

이들은 서로 긴밀한 관계를 갖고 협력하면서 공공 보건 정책과 제도를 통제하고 영향을 미치려고 한다. 물론, 공익보다는 사사로운 이익을 위한 것이다. 군산 복합체의 핵심인 무기 산업을 생각하면 이 말이 의도하는 것을 이해하기 쉽다.

지금 한국의 상황에서는 의산 복합체에 한 가지를 더 보태야 한다. 언론이 제3의 행위자로, 의산 복합체가 작동할 수 있도록 촉매 또는 접착제 구실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의산 복합체는 '의-산-언' 복합체라는 말로 바꾸는 것이 좋겠다.

건강 측면에서 언론의 제 기능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이것이다. 흔히 언론 개혁과 대안 언론을 말한다. 하지만 '의-산-언' 복합체라는 시각에서 보면 그 개혁의 목표는 공정성이라는 오랜 과제를 넘어선다.

시장을 넘어 공공성을, 상품을 넘어 형평성을 제대로 살려 낼 때 언론이 제 구실을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다. 전문성의 불균형보다는 참여하고 같이 결정하는 새로운 힘의 균형이 작동해야 한다. 의-산-언 복합체는 해체되고, 민(民)-'의'-'산'-'언' 복합체가 그 자리를 대신하기를 바란다('의', '산', '언'은 새롭게 바뀐 의, 산, 언을 뜻한다).
 

<프레시안>은 시민건강증진연구소가 매주 한 차례 발표하는 '서리풀 논평'을 동시 게재합니다. (사)시민건강증진연구소는 "모두가 건강한 사회"를 지향하는 비영리 독립 연구기관으로서, 건강과 보건의료 분야의 싱크탱크이자 진보적 연구자와 활동가를 배출하는 연구 공동체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바로 가기)
 
 
 

 

/시민건강증진연구소 필자의 다른 기사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북한 전쟁 예상 시나리오 '소청도 점령작전'

 

 

며칠새 전쟁 관련 보도가 부쩍 늘었습니다. 보수언론뿐만 아니라 TV뉴스에서도 일제히 북한의 전쟁 위협론에 대해 보도하면서 당장이라도 전쟁이 일어날 듯한 보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전시 분위기”…해외출장·여행 금지 (KBS뉴스)
北 "남북 불가침 합의 폐기"‥'전면전 준비' 언급 (MBC뉴스)
"전례 없을 대규모" 北, 해안포 900문 꺼내…(중앙일보)
연평도 포격부대 간 김정은 "적진을 아예 벌초해버리라" 對南 협박 (조선일보)
"휴전선 얼마나 위험하길래…"北 전면전 대비" (한국경제)
[속보]北 "최후 명령만"…김정은 도발하나 (서울신문)


언론이 북한의 전쟁 위협론을 보도하는 이유는 단순한 정치적 계산만은 아닙니다. 그것은 북한이 연일 내보내는 성명이 과거보다 더욱 수위를 높여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지난 3월 5일 오는 11일부터 '정전협정 백지화'를 발표하고 6일 핵을 선제 사용하겠다는 내용을 7일에는 제2의 조선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하고 8일에는 11일부터 판문점 통신선을 차단하고 그 시각부터 정전협정과 남북 불가침 선언을 전면 무효로 하겠다고 했습니다.

급기야는 8일자 노동신문에서는 "이미 타격목표를 확정한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비롯한 각종 미사일들이 핵탄두들을 장착하고 대기상태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과거와 다르게 연일 수위를 높여가는 북한의 발언과 움직임 속에서 '전쟁 위협론'은 단순한 엄포용이 아니라 실제 전쟁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진짜 전쟁은 일어날 것인가?'

오늘 포스팅의 핵심은 전쟁이 진짜 일어날 것인가에 대한 '아이엠피터' 스스로의 궁금증 때문에 시작됐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설마 하는 마음은 있겠지만, 진짜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는 불안한 요소가 있기 때문에 그 궁금증을 따져보자는 뜻에서 작성하게 됐습니다.

자료를 찾고 조사하면서 아이엠피터가 내린 결론은 전쟁은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전면전이 아닌 지형을 선정한 소규모 타격 위주의 전쟁이 될 것으로 봅니다.
 

 

▲ 2010년 11월23일 북한이 대연평도를 향해 포격을 가해 해병대원 2명,민간인 2명 사망자가 발생했다. 출처:연합뉴스

 


북한이 전쟁을 한다면 전면전의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지난 2010년 '연평도 포격' 사건처럼 서해 5도 내지는 소규모 지역을 선정하여 장사정포 내지는 소규모 특수부대와 함정을 통한 타격이 될 것 같습니다.

'아이엠피터'가 비록 소규모이지만 전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이유는 북한의 김정은 때문입니다.

김정은이 북한의 새로운 지도자로 나섰지만, 아직 백프로 완벽한 체제를 갖춘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어떤 변수가 일어날 경우 그의 지지 세력이 이탈되거나 쿠데타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김정은은 미사일 발사와 같은 무력적인 시위와 발언을 통해 북한 내 주민과 군부를 외부의 적에 대항하는 수법을 통해 다른 생각을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북한 김정은이 해군부대를 시찰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단순히 김정은이 내부단속용으로 전쟁 위협론을 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현재 북한의 엘리트 계층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그것은 김정은의 행동이 그저 엄포용으로 끝낸다면 엘리트 계층이 그의 유약함을 공격할 것이고, 그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김정은은 최소한 연평도 포격과 같은 소규모 전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에 김정은이 직접적인 도발을 하지 않으려고 해도, 긴장 관계에 있는 무력 대치 상황에서는 상황이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아도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해 우발적인 국지전 군사충돌 양상까지도 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
 

 

 


1993년 상황과 지금은 굉장히 유사합니다. 당시 팀스피리트 훈련, 핵확산금지조약 탈퇴를 시작으로 준전시상태를 선포했던 모습은 현재의 북한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그러나 당시는 김일성과 김정일이 살아있던 시기였고 전면전 확산에 대한 위험으로 정밀 공습이 무산됐었습니다.

김정은의 치밀한 계산하에 전쟁이 일어나느냐 아니면 우발적인 군사충돌이 나오느냐의 차이가 있지만, 지금 한반도는 그 어느 때보다 전쟁의 위험성이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전쟁이 발생하면 어떤 식으로 나올지는 아래에서 다시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밀 공습 '작계 5026' VS 전면전' 작계 '5027'

전쟁이 발생하면 한국과 미국은 북한에 대응하기 위해 작성해둔 작전 계획에 따라 움직이게 됩니다.보통 작계 50이라는 넘버 뒤에 각 상황에 맞춰 작전계획이 수립되어 있습니다.
 

 

 


'작계 5026'은 정밀공습계획으로 지금과 같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 등에 대응하기 위해 제1차 북핵위기 당시 작성된 계획으로 영변 핵시설은 물론이고 미사일기지,장사정포대 등의 북한 주요 군사 시설을 정밀 타격하는 작전계획입니다.

'작계 5027'는 전면적에 대응하기 위한 군사작전 계획으로 한반도에 전면전이 발생하면 다음과 같은 단계로 한국과 미국은 대응하게 되어 있습니다.
 

 

 


전면전이 시작되면 미군과 한국은 서울을 우선하여 사수하기 위한 방어선을 구축합니다. 그 후 2단계로 북한의 주요 거점을 항공기와 미사일 등의 다양한 무기를 통해 타격하고, 북진을 위한 3단계 작전을 시행합니다. 이후 한반도에서 북한 정권을 무너뜨리고 한국 내 통일 정부를 만들려는 계획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계 5028'은 소규모 특수전을 위한 작전 계획이고, '작계 5029'는 북한의 자체 붕괴에 대비하기 위한 시나리오이고, '작계 5030'은 북한의 붕괴를 유도하기 위한 심리전,교란 작전으로 보면 됩니다.

전면전을 대상으로 한 '작계 5027'이 가동될 가능성은 낮습니다. 북한도 전면전은 원치 않고 있으며, 핵 발사를 시작으로 전면전이 시작되면, 한반도가 초토화되는 것은 물론이고, 미국과 중국,러시아,일본 강대국들의 패싸움장이 될 가능성이 높아 생각하기도 무섭습니다.

지금 북한의 전쟁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은 북한 핵시설과 미사일 기지 등을 정밀 타격하는 '작계 5026'과 북한의 계속되는 핵 위협을 아예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작계 5030'이 있습니다. 북한 세력을 붕괴시키는 '작계 5030'은 중국의 반발로 이루어질 가능성은 낮지만, '작계 5026'은 진행될 수 있다고 봅니다.

'북한의 '소청도 점령작전'

연평도 포격을 사건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지만, 그것도 엄연히 소규모 전쟁에 속합니다. 한국과 북한이 대규모 확전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멈추었지, 만약 전면전을 강행할 마음이 있다면 '연평도 포격'을 시작으로 제2의 한국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었습니다.

문제는 아무리 전면전을 원하지 않아도 북한과의 무력 대치 상황에서 우발적인 국지전 군사충돌이 일어나면, 그 일대 민간인과 군인의 사망은 물론이고, 한국의 사회적 혼란과 경제적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아이엠피터'가 예상하는 북한의 전쟁 시나리오는 '서해5도 점령 작전'입니다. 북한이 서해5도 중의 한 개 섬을 선정하여 북한군 특수부대가 점령하는 전쟁입니다.
 

 

 


'아이엠피터'는 서해 5도 섬 중의 하나로 소청도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우선 백령도와 연평도와 같은 규모의 섬은 점령하기에는 주둔하는 해병대 병력이 있기 때문에 단순 기습으로 점령이 어렵습니다. 그러나 소청도의 경우 주둔하는 해병대원의 규모가 작고 백령도에서 소청도로 지원하기에는 병력수송용 함정이 마땅히 없습니다. 유사시에 IBS(군용 고무보트)를 가지고 지원을 할 수는 있지만 방어하고 있는 북한군을 상대로 소수의 해병 소수가 상륙작전을 벌이기에는 위험요소가 너무 많습니다.

이런 이유로 북한군이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해 5도에 일시에 포격을 가하면서 잠수정과 공기부양정을 통해 소청도 점령이 이루어지지 않겠느냐는 예상을 해봅니다.

북한군이 소청도를 점령하면 북한은 일단 모든 포격을 멈추고 대대적인 '승전' 찬양을 하고 민간인을 인질로 후퇴하거나 협상을 통해 다시 한번 '정전' 내지는 '남북불가침 협상' 등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약 북한군의 소청도 점령이 성공한다면 김정은의 강력한 지도자 위상 확립은 물론이고, 유엔 안보리 제재, 북핵협상 등에서 유리한 지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봅니다.
 

 

▲서해 무도와 장재도를 시찰한 김정은. 출처:MBC 뉴스.

 


북한 김정은이 얼마 전에 서남전선 장재도와 무도를 시찰했습니다. 이곳은 연평도 포격 도발을 한 북한군 포대가 있는 곳입니다. 아이엠피터는 북한 김정은이 도발한다면 오히려 연평도가 아닌 백령도와 소청도라고 보는 이유가 같은 곳을 두 번 이상 공격하지는 않으리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즉 김정은이 서남전선을 공개적으로 시찰한 이유도 잘 생각해봐야 한다는 뜻입니다.

아이엠피터가 북한의 전쟁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이에 대한 한국과 미군의 작전계획을 포스팅하는 이유는 어떤 전쟁 시나리오가 맞아떨어지는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소규모 전쟁이지만 행여나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시나리오를 대비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이 기회를 통해 제대로 된 국방력을 쌓자는 의미입니다.

작계 50으로 시작하는 한반도 작전계획 모두가 대한민국 스스로 붙인 이름이 아니라 미군의 세계 각 지역 사령부에 부여하는 작전계획 명칭입니다. 즉 미군 태평양사령부 작계에 붙는 숫자가 50이고 우리 한국은 철저히 5026부터 5030까지 부여된 미군의 한반도 전쟁 작전에 따라 장기판의 졸처럼 무조건 미군의 명령에만 따라야 합니다.

북한의 김정은이 자신의 독재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벌이는 전쟁 위협이 그저 말로 끝나면 좋으련만 젊은 나이의 김정은이 보여주는 무력시위가 언제 우발적인 군사 충돌로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런 북한의 위협에 대한민국은 언제나 미국의 전쟁 계획에 맞춰 모든 것을 해야 합니다.
 

 

▲연평도 포격이 있던 2010년 11월23일과 다음날 조선일보 1면. 출처:조선일보

 


연평도 포격이 있던 2010년 11월23일 조선일보는 1면에서 김태영 국방장관이 북한 핵위협에 대해 가능한 모든 대응방안에 대해 미군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하는 언급했던 내용을 다뤘습니다. 그러나 그날 대한민국은 조선일보의 말처럼 공격당했습니다.

전쟁은 단순히 핵전쟁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소규모 전쟁도 전쟁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마치 수도 서울이 공격당해야 전쟁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쟁은 늘 작은 곳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연평도 포격이 일어나리라고 그 누가 예상했습니까? 전쟁은 소규모이든 대규모이든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예상되는 모든 전쟁 예측에 대한 방어력을 강화해야 함은 물론이고, 그에 따른 평화적 해결책과 차후 한반도의 미래까지도 준비해야 합니다.

설마 전쟁이 일어나겠느냐는 생각을 하는 국민도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설마가 진짜로 바뀔 때 나오는 불안과 혼란, 충격, 피해는 엄청납니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간절한 소망을 하고 있어도 전쟁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한 번쯤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북, “만단의 준비 끝” 선언

 

북, “만단의 준비 끝” 선언
 
“명령 내리면 즉시적인 섬멸 타격”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3/03/11 [02:13] 최종편집: ⓒ 자주민보
 
 


▲ 지난해 4월 15일 태양절 열병식에 모습을 드러낸 화성 13호, 북 언론이 만단의 준비는 끝났다는 기사에서 이사진을 보여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 이정섭 기자


조선인민군사령부가 정전협정을 백지화 하겠다고 선언한 11일 조선은 만단의 준비가 끝났다며 명령만 내려 달라고 최고사령관에게 요청해 주목된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 기관지인 우리민족끼리는 11일 ‘만단의준비는 끝났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최고사령관동지이시여 명령만 내리시라! 단숨에 달려가 원수미제 이 땅에서 소탕하고 조국을 통일하리라!”고 강조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지난해에 이어 최근 또다시 장재도방어대와 무도영웅방어대를 시찰하신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김정은원수님께서는 방어대 군인들이 만단의 전투진입 태세를 갖추고있는데 대하여 커다란 만족을 표시하시였다.”며 “경애하는 원수님께서는 장재도방어대와 무도영웅방어대 군인들이 적들의 일거일동을 경각성 있게 주시하고 있다가 우리의 자주권이 행사되는 수역 또는 지역에 단 한발의 포탄이라고 떨어진다면 지체 없이 섬멸적인 반타격을 가함으로써 조국통일대전의 첫 포성, 신호탄을 쏘아 올리라고 말씀하시였다.”며 김정은 원수의 말을 의미 있게 보도했다.

이 신문은 “경애하는 원수님께서는 전선부대들을 비롯한 육군, 해군, 항공 및 반항공군, 전략로켓군 장병들이 우리 식의 전면전을 개시할 만단의 준비가 되어있다고 하시면서 적들이 예민한 수역에서 우리를 또다시 조금이라고 건드리는 망동질을 해댄다면 천금을 주고도 살수 없는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고 전 전선에서 정의의 조국통일 대진군을 개시할데 대한 명령을 하달하겠다”고 한말을 강조하고 “다치면 터질 것만 같은 일촉즉발의 첨예한 정세가 조성된 준엄한 시각에 경애하는 원수님께서 또다시 진행하신 서남전선 최남단 섬방어대들에 대한 시찰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성명에 접하고 원수들과의 전면대결전에 진입한 천만장병들의 가슴마다에 무한한 힘과 고무를 안겨 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문은 “우리의 영토에 단 한발의 포탄이라도 떨어진다면 즉시적인 섬멸적반타격을 안기고 조국통일대전으로 이어가라고 하신 경애하는 원수님의 명령에 접한 우리 군대와 인민은 조선인민의 철천지 원수인 미제침략자들을 남김없이 소탕하고 조국통일을 이룩할 만단의 결전진입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전쟁 오나수에 필요한 모든 준비가 끝났음을 시사했다.

또한 “도발에는 즉시적인 대응타격으로, 침략전쟁에는 정의의 조국통일대전으로!, 이것이 우리의 원칙적립장이며 확고한 의지”라며 “적들이 무모한 전쟁연습으로 우리의 의지를 시험해보려고 하는 것은 섶을 지고 불속에 뛰여드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망상”이라고 피력했다.

특히 “우리에게는 우리의 자주권과 성스러운 조국강토를 조금이라도 건드리는 자들은 설사 지구의 한끝에 숨어있다 해도 가장 무자비하고 즉시적인 타격으로 마지막 한 놈까지 깡그리 소탕해 버릴 수 있는 강대한 힘이 있다.”며 “최고사령관동지이시여 명령만 내리시라! 단숨에 달려가 원쑤미제 이 땅에서 소탕하고 조국을 통일하리라!라는 것이 인민군군인들의 신념이고 의지”라고 천명했다.

조선의 강경 입장에 대해 미국과 한국도 맞불을 톻고 잇어 한반도 정세는 전쟁 접경으로 다가서는 엄중함 속에 놓여 잇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김정은 정권은 소멸하고, 청와대는 산산이 박살나?

파국으로 치닫는 한반도... 위기 해소 대책은 없을까

13.03.09 17:00l최종 업데이트 13.03.09 21:40l

 

 

유엔은 8일 새벽 안전보장이사회 전체회의를 열어 북한 핵실험에 대한 제재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 AP=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북한이 미국에 대해 '선제핵타격권리'를 행사하겠다고 하자, 한국 국방부는 그럴 경우 "김정은 정권은 지구상에서 소멸될 것"이라고 받아쳤다. 국방부가 북한이 도발하면 '지휘세력'까지 응징하겠다고 하자, 북한은 "그 순간에 가증스러운 대결과 반역의 소굴인 청와대가 산산이 박살나고 불바다 천지가 될 것"이라며 맞섰다.

3월 11일 시작하는 '키 리졸브' 군사훈련이 고비

이 정도면 서로 주고받는 말들이 심해도 너무 심하다. 평화외교는 사라지고 전쟁위협만 난무하고 있다. 불행하게도 이런 극렬한 발언의 교환은 긴장의 최고점이 아니다. 당분간 남북한은 더 거친 말 공방을 벌일 것이다. 하지만 말로만 끝나지 않을 수가 있어서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오는 3월 11일부터 21일까지 실시되는 '키 리졸브' 한미합동군사훈련에 대해 북한은 '노골적인 군사도발 행위'라고 했다. 한미양국은 이 기간에 북한이 도발하면 "사정 없이 응징하겠다"고 강력 경고했다. 말로만 그칠 거 같지 않다. '키 리졸브' 훈련기간에는 미국의 핵잠수함까지 참여하여 핵실험을 한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예정이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 등 군사적 시위로 맞설 것이다. 긴장의 최정점을 향해 한반도 정세가 치닫고 있다. 성냥불 하나에도 삽시간에 불기둥이 생길 것 같은 조짐이다.

케네디 대통령은 1961년 유엔총회 연설에서 "핵무기는 인류에게 다모클레스의 검"이라고 말했다. 왕의 의자 위쪽에 한 올의 머리카락에 매달려 있는 한자루의 검, 그 검은 왕권에 대한 위협이다. 긴장이 고조되는 현재의 한반도 정세가 국민들의 행복과 번영을 위협하는 머리 위에 매달려 있는 '다모클레스의 검'이다.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결의안은 더욱 강력해졌다. 한국시간으로 8일 새벽 채택된 '유엔 안보리결의안 2094'는 회원국들에게 북한에 대한 제재를 의무화했다. 지금까지 결의안들은 권고 수준이었다.

북한의 반발도 더 강도가 세졌다. 북한은 '핵선제타격권리 행사', '정전협정 백지화', '남북불가침 합의 전면 무효화', '제2의 조선전쟁' 같은 용어를 사용하면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북한의 주장을 살펴보면 한반도에서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폐기하겠다는 것이다.

국민행복 위협하는 극렬한 언어의 교환

한국전쟁 이후 한반도는 수많은 위기를 겪었으나 지금처럼 극렬한 언어의 교환은 처음이다. 전쟁을 부르는 발언들이다. "대포가 쌓이면 터진다"는 서양속담이 있다. 말의 위협에 의한 긴장고조도 마찬가지이다. 우발적 충돌이라도 발생하면 평상시보다도 전쟁의 가능성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최근 조성된 정세는 북핵갈등 20년이 역사속에서 반복되어왔던 '위기-대화-합의-파탄-위기'의 패턴과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소지가 있다. '위기' 이후 대화를 복원할 수 있는 '신뢰'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감정만 상할 대로 상해 있다.

또 6자회담 참가국가들의 리더십이 변화한 상황이다. 위기 후에 대화를 복원할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아직까지 국가안보관련 주요 관계자의 인선이 마무리 되지 않았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공식 소집할 수도 없다.

미국은 이 정도는 아니지만 오바마 2기 행정부에서 대북정책을 담당할 주요 실무책임자들이 교체기에 있다. 이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팔을 겉어붙이고 나설 사람이 없는 것이다. 게다가 오바마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불신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김정일-김정은 체제에 항상 뒤통수만 맞았다고 생각한다. 미국 의회가 북한에 대해 가지는 인식은 민주-공화 가릴 것 없이 극우파에 버금간다.

핵과 미사일 능력강화하고 정전체제 흔드는 북한

북한의 위협이 '다종화', '고강도'로 변화한 것도 상황을 심각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다종화란 '핵과 미사일 능력 강화'와 '정전체제 흔들기' 등 다양한 위협을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고강도란 '핵선제공격', '제2의 조선전쟁' 등 과거보다 훨씬 더 섬뜩한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과거 한반도에서 있었던 어떤 위기상황보다도 긴장이 더 고조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일 시대의 선군정치에서 김정은 시대에는 당군관계가 정상화되고 있다. 당 중심의 구조로 바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현재의 위기 상황은 이 과정에서 밀린 북한 군부를 다시 전면에 불러내고 있다. 전면에 나선 북한군이 다종화된 고강도 위협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반대하는 세력이 있다면 추측하건대 그들은 숨도 못 내쉬는 지경일 것이다. 걷잡을 수 없는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으로 내달리고 있는 이유이다.

1990년대에도 북한이 '정전체제 흔들기'를 시도한 적이 있다. 정전협정을 차근차근 무력화시키는 전술을 구사했던 것이다. 정전협정은 △기구 △선과 구역 △규칙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전협정을 관리하는 '기구'는 군사정전위원회와 중립국감시위원회이다. '선'과 '구역'이란 군사분계선(MDL)과 비무장지대(DMZ)이다. '규칙'이란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정전협정에서 명시하고 있는 각종 조항들이다.

정전협정 60주년에 전시상태로 복귀

1990년대에 북한의 정전협정 흔들기는 먼저 '기구'를 무력화하는데서부터 시작했다. 먼저 군사정전위원회를 부정하고 1994년 5월에 '인민군 판문점대표부'를 설치했다. 1995년까지 중립국감독위원회를 철수시키는 등 단계적이고 체계적으로 정전협력을 무력화하는 조치를 취했다.

다음단계로 '선'과 '구역'을 부정했다. 1996년 4월 4일에는 조선인민군 판문점대표부 담화를 통해 "정전협정에 의한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의 유지 및 관리와 관련한 임무를 포기하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과 비무장지대(DMZ)를 출입하는 인원과 차량의 식별표지를 하지 않겠다"며 사실상 'DMZ 불인정'을 선언했다.

이후 1996년 4월 5일부터 7일 사이에는 무장병력 총 470여명을 판문점 지역에 투입하여 무력 시위를 했다. 정전협정의 '규칙'을 무시한 것이다.

지난 7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2010년 11월 연평도에 포격을 가했던 '장재도방어대'와 '무도영웅방어대'를 시찰하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8일 보도했다.
ⓒ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미국에 대한 최초의 선제핵공격 선언

북한이 최근 정전체제 백지화를 선언한 것은 이러한 90년대 정전체제 흔들기의 재판이다. 북한은 이미 그들이 만든 판문점 대표부의 기능을 중지시켰다. 90년대처럼 먼저 '기구'를 무시한 것이다. 앞으로 북한은 정전을 유지하는 '선'(군사분계선)과 '영역'(비무장지대)를 부정하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규칙'을 무시하는 도발을 시도할 것이다.

정전협정은 한국전쟁이 종료되지 않는 상태를 평화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장치이다. 정전협정을 백지화한다는 것은 안전핀을 뽑아내고 규칙을 없애버리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정전협정의 백지화는 전시상태로 복귀를 의미하는 것이다.

미국이 1945년 8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을 투하한 이후 미국에 대해 핵선제공격을 선언한 나라는 이제까지 없었다. 전쟁반대, 비핵화, 정전협정 준수, 불가침 선언 등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평화세력들이 줄기차게 주장한 것들이다. 그런데 북한은 이런 모든 주장들을 부정하는 발언을 하고 '선제 핵타격권리'를 행사하겠다는 엄포를 놓고 있다. 북한의 의도는 평화체제 협상을 위한 대미 압박용이지만 이런 방식으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지 미지수이다. 오히려 역효과가 날 가능성이 더 많다.

대개 핵무기를 보유하는 나라들은 핵무기를 가지고 상대방의 공격을 억제하겠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상대방이 핵공격을 할 경우 반격을 가해서 상대방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주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상대가 공격을 하지 못하게 미리부터 막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북한은 미국에 대해 선제핵공격을 하겠다고 했다. 실제로 북한이 선제핵공격을 할 경우 미국의 핵보복공격을 견딜 수 없게 될 것이다. 따라서 북한의 핵공격 위협은 선제공격용이라기 보다는 '최소핵억제'(minimum deterrence)이라고 할 수 있다. 소량의 핵무기를 가지고 자신을 공격하는 상대에 대해 절대적으로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하겠다는 것이다.

즉 선제공격이 가능하지는 않지만 선제공격을 공언함으로써 핵억제를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북한은 핵무기 사용을 협박하고 공갈해서 한국과 미국의 외교전략과 목표를 북한이 이익에 맞게 변화시키려고 하고 있다. 세차례의 핵실험으로 이런 강압 외교를 본격적으로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고 과시할 속셈일 것이다.

발등에 불을 끄고 '더 큰 외교'를 준비해야

전쟁은 우리의 모든 것을 앗아간다. 전쟁은 정치와 외교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위협의 수단이 되어서도 안된다. 마치 이솝우화에서 양치소년이 한 거짓말처럼 사람들의 위기감각을 무디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이 한반도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남과 북 그리고 미국과 중국의 당국자들이 긴밀하게 움직여야 한다. 지금 당장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달성하기 위한 거대한 전략이 필요한 때가 아니다.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 것이 급하다. 한미 양국에서 관련부처 담당자 인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 없는 '이'를 대신해서 '잇몸'이라도 나서야 한다. 더 이상 거친 언사를 남발해서는 안된다. 관련국가들의 최고위급들의 의사를 담은 물밑 접촉을 시작해서 냉각기를 만들어야 한다. 직접 나서기 어려우면 EU 국가들을 중재자로라도 내세워야 한다.

발등의 불을 끈 후에 다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전략을 수립하자. 북한의 위협에 대비하는 '더 큰 채찍'을 준비한다면 반드시 '더 큰 당근'도 함께 준비해야 한다. 그것이 한반도를 전쟁의 수렁에 빠지지 않게 하는 '더 큰 외교'가 될 것이다. 종국적으로 북미대화, 남북대화, 4자회담(남북미중 4개국 참가), 6자회담 등 다양한 대화채널을 용도에 맞게 가동하여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이루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김창수 기자는 통일맞이 정책실장을 역임하면서 '한반도평화포럼'과 '코리아연구원' 등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한반도, 항상 위기…대화 외 다른 방법 없다

 

 
 
한반도 전쟁 막은 것… 핫라인 그리고 남북회담
 
耽讀 | 등록:2013-03-10 10:59:32 | 최종:2013-03-10 11:00:08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인쇄하기메일보내기
 
 


 

 

“박정희 목따러 왔수다.”

1968년 1월21일 밤 북한 특수부대원 31명이 청와대를 습격하기 위해 침투했다. 이들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김신조가 다음 날인 22일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김신조는 기자회견에서 청와대 침투 계획을 설명하면서 “31명이 5명 또는 7명씩 6개조로 나뉘어 1조에서 5조까지는 청와대의 1층, 2층, 경호실, 비서실, 정문위병소의 격파를 분담하고 나머지 1개조는 습격이 성공했을 때 청와대 수송부의 자동차를 탈취해 문산까지 나가 임진강을 도강하는 것”이라고 했었다. 만약 성공했다면 한반도는 전면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1968년 한반도… 전면전 위기

청와대 습격 이틀 뒤인 23일에는 북한 원산 앞바다에서 미국 해군 정보선(情報船)인 푸에블로호와 그 승무원 83명이 나포된 ‘푸에블로호 피랍사건’(Pueblo Incident)이 일어났다. 자국민과 배가 북한에 피랍되었는 데도 미국이 북한을 폭격하지 못한 것은 당시 베트남전이 한창이었고, 워낙 많은 인원이 납치되었기 때문에 감행하기 어려웠다. 결국 그해 12월 23일 82명의 생존 승무원을 석방하는 타협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

또 그해 10월 30일부터 11월 2일까지 3차례에 걸쳐 북한의 무장 공비 120명이 울진·삼척 지역에 침투하여 12월 28일 소탕시까지 약 2개월간 게릴라전이 일어났다. 그 유명한 울진·삼척 무장공비 침투 사건이다. 군경과 예비군은 본격적인 토벌작전에 착수, 12월 28일까지 약 2개월간 계속된 작전에서 공비 113명을 사살하고 7명을 생포하여 침투한 120명 모두를 소탕했다.

우리 측도 군인, 경찰, 일반인 등 20여 명이 사망하는 희생을 치렀다. 두 달 동안 강원도에서 국지전이 벌어진 셈이다. 한 순간 판단이 전면전으로 치달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충격을 받은 박정희는 ‘향토예비군’을 창설한다.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때는 문세광을 통해 저격을 시도했지만, 미수에 거쳤다. 하지만, 부인 육영수 여사가 숨지는 비극이 일어났다.

한반도는 8년 후 또다시 전쟁 기운이 감돈다. 1976년 8월 18일 판문점 도끼 살인 사건이다. 공동경비구역 안에서 미루나무 가지치기 작업을 감독하던 미군 장교 2명을 북한군이 도끼로 죽였다. 사건 직후 주한미군사령부는 주한미군 장병들의 휴가취소와 부대복귀명령을 내렸다.


1976년 미군살해, 1983년 대한민국 대통령 암살 계획

이어 주한미군과 한국군은 데프콘 3호(경계상태돌입)를 발령하고, F-4전폭기, F-111전폭기 각 1개 대대를 한국기지에 배치했다. 핵항공모함 레인저호를 한국해역으로 이동, B-52폭격기를 출동시키고, 오키나와 주둔 해병대 1800명을 한국에 증파했다. 방아쇠만 당기면 전쟁이었다.

북한은 7년 후 또다시 대한민국 대통령 목숨을 노렸다. 1968년에는 직접 청와대를 겨냥했다면, 1983년에는 국외방문 중이 대통령을 노렸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그해 10월 9일에 일어났다. 북한은 전두환 대통령이 버마(현 미얀마)를 방문하자 아웅산 묘소에 폭탄을 설치해 터뜨렸다. 폭발 사고로 서석준 부총리, 이범석 외무, 김동휘 상공장관 등 각료와 수행원 17명이 순직하고 수십 명이 부상을 당했다. 분노한 전두환 대통령은 북폭을 계획했지만 포기했다.


1950년 한국전쟁 후…한반도는 항상 위기

이후에도 ‘제1차연평해전’(1999년 6월 15일), ‘제2차연평해전’(2002년 6월 29일),’대청해전’(2009년 11월 10일), ‘연평포격’(2010년 11월 23일)처럼 북한 도발은 이어졌다. 2008년 7월에는 금강산 관광객을 사살까지 했다. 그렇다. 1950년 한국전쟁 이후 한반도는 단 한 순간 위기가 아닌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런 위기에도 한반도에서는 한국전쟁처럼 피비린내나는 전면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놀랍게도 박정희 전 대통령이 큰 역할을 했다. 박정희는 자신의 목숨을 노린 김일성과 대화 채널을 만들었다. 1971년 12월 이후락-김영주 사이에 핫라인을 설치한 것이다. 남북이 휴전선에서 충돌이 일어나면 핫라인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 전두환도 핫라인은 끊지 않았다.

그리고 2000년 6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에서 핫라인이 설치됐다. 임동원 전 국정원장은 자신이 지은 <피스메이커>에서 2000년 남북정상회담에서 핫라인 개설이 가장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임 전 원장은 2000년 8월 남쪽 언론사 사장단 방북을 비롯해 9월 김용순 비서의 남쪽 방문, 2002년 6월 서해교전, 10월의 2차 핵위기와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방미 추진, 2002년 4월과 2003년 1월 임동원 특사 방북 등 주요 현안은 모두 이 핫라인을 거쳤다고 밝혔다.


한반도 전쟁 막은 것… 핫라인 그리고 남북회담

결국, 남북간 대화 채널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 들어 대화채널은 끊겼다. 가족사이에 대화가 끊기면 온전한 가정이 아니다. 남북관계도 마찬가지다. 대화가 끊긴 이후 북한은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에도 불구하고 로켓발사와 3차핵실험을 강행했다. 판문점 전화도 끊겠다고 선언했다.

유엔안보리는 대북제재결의안을 채택했다. 그러자 북한은 남북 간의 불가침 합의를 전면 폐기한다고 선언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은 8일 오전 성명을 내 “조선정전협정이 완전히 백지화되는 3월 11일 그 시각부터 북남사이의 불가침에 관한 합의들도 전면 무효가 될 것이라는 것을 공식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북한은 안보리 결의가 채택되기 직전인 7일 오후 6시 외무성 성명에서도 “제2의 조선전쟁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며 “침략자들의 본거지에 대한 핵 선제타격 권리를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정부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북한이 도발하면 “지휘세력까지 응징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고 한국을 공격한다면 대한민국은 당연하고 인류의 의지로 김정은 정권은 지구상에서 소멸될 것”이라고 밝혔다.


2013년 남북한 ‘치킨게임’

‘치킨게임’으로 치닫고 있다. 겁많은 이가 먼저 운전대를 돌리면 진다. 북한도, 남한도 먼저 돌리지 않겠다면서 먼저 네가 운전대를 돌리라고 윽박지르고 있다. 심각하다. 대화채널이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뽑은 외교·안보라인을 보면 강경파밖에 없다. 대화 목소리를 낼 온건파가 보이지 않는다.

강경파만 득세하니 ‘강 대 강’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 작은 충돌이 국지전으로, 국지전이 전면전으로 비화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3일만에 북한을 초토화시킬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어리석은 자들도 있다. 3일만에 북한을 패퇴시킬 수 있어도 남한 역시 파멸이다.

파멸을 막는 유일한 길은 대화밖에 없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난 2004년 6.15 4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남북을 대표하고 있다. 우리가 마음 한번 잘못 먹으면 7천만 민족이 공멸한다. 그러나 우리가 민족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올바르게 문제를 풀어나간다면 우리 국민과 후손들은 축복받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감사할 것이다. 어느 길을 택할 것인가? 누구도 영원히 그 자리에 있는 사람도 없고, 영원히 사는 사람도 없다. 우리 민족을 위해서나 우리 자신들을 위해서나 오늘의 이 자리는 하늘과 우리 조상들이 우리에게 마련해 준 기회다. 반드시 성공적으로 문제를 풀자.”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제1비서가 새겨야 할 말이다. 두 사람 판단 잘못이 7천만 공멸로 이끌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김정은 제1비서는 한반도 하늘 아래 모든 사람들에게 죄 지으면 안 된다. 요즘 자신의 행보가 반민족, 반생명, 반평화임을 알아야 한다. 핵무기는 자주권이 아니다. 핵무기는 평화를 담보하지 않는다. 공멸로 이끄는 죄를 김정은은 짓지 말아야 한다. 박 대통령 역시 수구세력 주장에 흔들리지 말고, 냉철한 판단을 해야 한다.


다 죽고 나면 아무 소용이 없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지난 2007년 1월 23일 신년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평화를 위한 전략의 핵심은 공존의 지혜입니다. 화해와 협력, 공존을 위한 지혜의 요체는 신뢰와 포용입니다. 끊임없이 상대를 적대하고, 의심하고, 상대의 허물을 들추어 상대의 자존심과 불안을 자극하고, 사사건건 시비를 따지고 자존심을 세우려고 해서는 신뢰를 쌓을 수도 없고, 화해와 협력의 대화를 이어갈 수도 없습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대범한 자세로 상대를 포용해야 합니다. 대결주의로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습니다.”

그렇다, 대결주의는 길이 아니다. 공존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화해와 협력을 위한 신뢰와 포용이 가장 필요할 때. 한반도에 ‘너 죽고 나 살자’는 성립되지 않는다. 너 죽으면 나도 죽는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결국 너도 살고 나도 사는 길을 가야 한다. 냉전시대는 피스키퍼로 살았지만 냉전이 해체된 이후 피스메이커로 살아가고 있다는 임동원 전 국정원장의 <피스메이커>는 이렇게 끝맺음을 하고 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통일은 목표인 동시에 과정이다. 미․북 관계 개선과 북핵문제 해결과정에 병행하여 ‘남북경제공동체’ 건설 및 군비통제를 추진하면서 우리는 통일에 접근해가야 할 것이다. 우리가 당면한 과제는 ‘통일지향적 평화체제’를 구축하면서 ‘사실상의 통일상황’부터 실현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통일은 미래형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다.”

지구 상에서 가장 많은 핵무기를 보유한 미국과 소련은 지난 1962년 지구 파멸 직전까지 갔다. ‘쿠바 미사일 위기’ 사건이다. 당시 미국 합참과 공군은 선제공격을 주장했다.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그때 케네디 대통령은 측근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군인들의 주장은 엄청난 장점이 하나 있어. 그들이 하자는 대로 하면, 나중에 우리 중 아무도 그들이 틀렸다고 말해줄 수 없을 거야. 왜? 우리는 다 죽고 없을 테니까.” -3월 8일 <한겨레> [세상 읽기] 위기와 용기, 책임감

다 죽고 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북, 전승절. 건국절을 승리의 해로 맞을 것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3/03/10 11:00
  • 수정일
    2013/03/10 11:0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전쟁광신자 무자비하게 짓뭉개버리자” 결의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3/03/10 [08:42] 최종편집: ⓒ 자주민보
 
 

▲ 조선인민군최고사령부대변인의 성명을 지지하는 군민대회가 자강도에서도 열렸다. ©이정섭 기자

조선인민군최고사령부 대변인이 발표한 지난 5일 성명을 지지하는 평양시 연환모임에서 7.27 전승절을 승리의 축전으로 맞이하자고 결의한 이후 지역 연환모임에서도 같은 결의가 나와 주목 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9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성명을 지지하는 평안남도, 자강도, 함경북도 군민대회 진행되었다고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군민모임에 지방당, 무력, 정권기관, 근로단체일꾼들, 조선인민군, 조선인민내무군 장병들, 공장, 기업소, 협동농장, 대학, 전문학교의 일꾼들과 근로자들, 교직원, 학생들이 대회들에 참가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대회장의 모습을 소개한 뒤 각 지역 대회를 자세히 게재했다.

평안남도군민대회에서는 홍인범 도당위원회 책임비서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성명을 낭독한데 이어 조선인민군 장병들을 대표하여 군관 김창렬, 노동계급을 대표하여 2.8직동청년탄광 지배인 포희성, 농업근로자들을 대표하여 증산군협동농장경영위원회 위원장 최분희, 청년학생들을 대표하여 평성석탄공업대학 학생 조성철이 연설하였다고 섰다.

조선중앙통신은 연설들이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성명에 접한 우리 군대와 인민은 이 땅위에 전쟁의 불구름을 몰아오고 있는 미제와 그 추종세력들에 대한 멸적의 투지로 심장을 불태우고 있다”면서 “민족의 존엄과 나라의 자주권을 침해하려는 온갖 적대세력들의 무분별한 준동이 위험계선에 다달은 일촉즉발의 정세 속에서 우리 군대와 인민의 원수격멸의 의지를 내외에 힘 있게 선언한 최고사령부 대변인성명을 전폭적으로 지지 찬동 하였다.”고 알렸다.

중앙통신은 “도발에는 즉시적인 대응타격으로, 침략전쟁에는 정의의 조국통일대전으로!, 이것이 우리의 원칙적립장이며 확고한 의지입니다.”라는 김정은 원수의 말을 싣고 “인민군장병들과 도내 전체 일꾼들과 근로자들, 청년학생들이 또 한분의 백두천출명장을 모시여 반드시 이긴다는 억척불변의 신념을 지니고 위대한 김정은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중앙위원회와 금수산태양궁전을 결사 보위 할 것에 대하여 언급하였다.”고 전했다.

자강도에서는 류영섭 도당위원회 책임비서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성명을 낭독한데 이어 조선인민군 장병들을 대표하여 군관 조관수, 노동계급을 대표하여 도 직맹 위원회 위원장 정재선, 농업근로자들을 대표하여 강계시 농근맹위원회 위원장 김영도, 청년학생들을 대표하여 강계 제2사범대학 초급청년동맹위원회 위원장 강철림이 연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중앙통신은 “지금 우리 군대와 인민은 사회주의조선을 없애보려고 피눈이 되여 날뛰는 미제와 적대세력들의 무분별한 망동에 치솟는 분노를 금치 못하며 보복의 총대로 전쟁광신자들을 무자비하게 짓뭉개버리고 최후의 승리를 이룩할 일념에 넘쳐있다”고 강조했다고 알렸다.

연설자들은 “민족의 존엄과 자주권을 침해하고 나라의 최고리익을 위협하며 덤벼드는 백년숙적 미제와 천하의 역적무리인 동족대결광신자들과의 총결산을 더는 미룰 수 없다”면서 “그 어떤 대적도 마음 먹은대로 타격 할 수 있는 전략 로켓과 다종화된 핵탄을 가진 우리 군대와 인민의 무적의 기상과 위력을 진짜로 보여줄 때는 왔다”고 단호히 말했다.

청년학생들은 “최대의 격동상태를 견지하면서 조국보위와 사회주의강성국가건설투쟁에서 선군청년전위의 영웅적기상과 본때를 남김없이 떨칠 것”이라고 의지를 내보였다.

함경북도에서는 오수용 도당위원회 책임비서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성명을 낭독한데 이어 조선인민군 장병들을 대표하여 장령 홍봉철, 노동계급을 대표하여 김책제철연합기업소 1부기사장 허성욱, 농업근로자들을 대표하여 청진시 송평구역 룡호협동농장 작업반장 김수옥, 청년학생들을 대표하여 청진제2사범대학 학생 최영무가 연설했다고 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설자들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성명에 접한 우리 군대와 인민은 신성한 우리 공화국을 없애보려고 미쳐날뛰는 미제와 그 추종세력들에 대한 치솟는 분노를 안고 침략자들을 지구상에서 완전히 쓸어버릴 만단의 전투동원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성명에는 우리의 존엄과 자주권을 기어코 강탈하려고 발광하는 날강도 미제와의 최후결사전을 하루빨리 끝장내려는 천만군민의 의지와 필승의 선언이 담겨져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제가 남조선괴뢰들과 추종국가 무력까지 동원하여 강행하고 있는 합동군사연습은 철두철미 공화국을 압살하기 위한 가장 노골적인 군사적도발행위”라고 단죄했다.

이어 “민족의 자주권과 존엄, 나라의 최고이익이 침해 당하는 것을 뻔히 보면서 수수방관할 우리 군대와 인민이 아니며 결사의 각오로 충만 된 천만군민의 힘을 당 할 자 이 세상에 없다”고 확언했다.

인민군장병들은 “김일성-김정일 전략전술과 대담무쌍한 공격방식, 완벽한 실전능력을 체득한 일당백의 싸움꾼들로 튼튼히 준비하며 일단 명령을 받으면 원수들의 침략책동을 단호히 짓뭉개 버릴 것”이라면서 “도안의 노농적위대원들과 붉은청년근위대원들이 견결한 반제계급의식과 투철한 대적관념을 지니고 적들의 책동을 예리하게 주시하며 그 어떤 정황에도 대처 할 수 있도록 만단의 격동상태를 견지 할 것”에 대하여 언급했다.

장병들은 “군사중시기풍, 원군기풍을 더욱 높이 발휘하며 최후결전의 시각이 온다면 군대와 인민이 한 전호에서 어깨를 겯고 미제를 쳐 부시던 조국해방전쟁시기처럼 한마음 한뜻이 되여 원수들을 격멸 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연설자들은 특히“모두가 당의 두리에 일심단결하여 원수 미제를 비롯한 적대세력들의 무모한 침략전쟁책동을 단호히 짓부셔 버리고 공화국창건 65돐과 조국해방전쟁승리 60돐이 되는 뜻 깊은 올해를 자랑찬 승리의 해로 빛 내일 것”에 대하여 확인했다.

한편 조선은 지난 5일 조선인민군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을 지지하는 군민대회를 연이어 이어가며 한미는 물론 추종국에 대해 총대로 심판하겠다는 결의를 보이고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시민사회 주관, '한.미 군사훈련 중단 촉구 대회' 열려

 

"한.미 군사훈련 중단, 평화를 원한다"
시민사회 주관, '한.미 군사훈련 중단 촉구 대회' 열려
 
 
2013년 03월 09일 (토) 19:29:24 조정훈 기자 whoony@tongilnews.com
 

 

   
▲ 한국진보연대, 민중의힘, 노동자연대다함께 등 시민사회 단체가 주관한 '전쟁을 부르는 대규모 한미군사훈련 중단 촉구대회'가 9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 앞에서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시민사회는 "제재와 압박, 강도높은 전쟁연습은 군사적 충돌과 민족적 참사를 부른다"며 '평화'를 외쳤다.

한국진보연대, 민중의힘, 노동자연대다함께 등 시민사회는 9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앞에서 '전쟁을 부르는 대규모 한미군사훈련 중단 촉구 대회'를 열었다.

이날 대회는 한.미 연합군사연습인 '키리졸브-독수리' 연습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 통과, 북한의 '11일 정전협정 백지화' 선언 등으로 조성된 한반도 긴장국면에 대한 우려에 따른 것이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초유의 위기국면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사소한 군사적 충돌이 전면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는 엄중한 시기"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은 "전쟁을 위한 군대도, 막대한 전쟁무기도 없이 민족의 모든 역량을 자주통일과 공동번영을 위해 쏟을 수 있는 미래를 희망한다"며 "제재와 압박, 강도높은 전쟁연습은 군사적 충돌과 민족적 참사를 부를 뿐"이라며 한.미 연합군사연습과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동북아 대한 패권을 유지하고 군사적 개입을 강화하기 위한 미국 주도의 대북 적대정책에 단호히 반대하며, 평화의 목소리를 높여내자"고 호소했다.

이어 "60년간 되풀이 되어온 전쟁위기를 청산하고 완전한 평화체제를 건설하기 위한 각계와 연대하여 실천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 정동익 사월혁명회 상임의장(왼쪽)과 최헌국 목사가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내는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주한미대사관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이날 대회 참가자들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앞으로 보내는 항의서한을 주한미대사관 측에 전달했다.

이들은 항의서한에서 "우리는 전쟁을 반대하며 평화를 사랑한다. 우리는 자칫 대참화를 불러올 '키리졸브' 한미합동군사훈련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한반도 문제의 유일한 해법은 대화와 협상"이라며 "수십 년간 되풀이 되어온 전쟁의 위험을 완전히 해소하기 위해서는 시급히 평화협정 체결 협상으로 나서야 한다. 미국이 결단한다면 평화를 위한 협상은 언제라도 시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미 카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사례를 언급, "북한과 대화에 나선다고 해서 미국의 체면이 상한다고도 볼 수 없다"면서 북.미 대화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한반도 전쟁을 불러오는 키리졸브 훈련을 강력히 반대한다. 전쟁은 해법이 아니며 미국도 이제는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면서 거듭 한.미 군사연습 중단을 요구했다.

 

   
▲ 군복을 입은 시민들이 한.미 연합 군사연습 중단을 촉구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이날 연설자로 나선 권오헌 민가협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은 "이제는 전쟁상태나 다름없다. 키리졸브 훈련이 이어질 적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권오헌 회장은 "어떤 누구도 현 상황을 중재할 사람이 없다. 남북, 북미가 대치국면에서 전쟁나면 피해는 우리 민족"이라며 "우리 민족이 다 죽고 나서 무슨 정의가 있고 평화가 있고 인권, 민주주의가 있느냐. 전쟁을 막아야 한다. 우리 민족 자체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은 당장 미국에 대해서 키리졸브 훈련 중단을 이야기 해야한다"며 "북에 밀사를 보내든 어떤 방법을 통해서라도 평화안정을 위한, 화해단합을 위한 자주통일을 위한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김미희 민주통합당 국회의원도 "전쟁반대와 평화수호는 거창한 이념이 아니다. 더불어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평범한 오늘과 내일을 지키려는 소박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북한의 정전협정 무효화 선언을 언급, "최소한의 안전장치마저 없어지는 상황에서 군사적 대치와 긴장은 어느 때보다 높다. 이런 정도라면 어느 한쪽의 작은 실수라도 전쟁이 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무력충돌은 결코 용인될 수 없다. 남북, 주변국 그 누구라도 한반도 평화를 깨트린다면 이해받을 수 없다"며 "전쟁의 공포에 온 국민이 시달리고 있다. 북한에 특사를 파견하고 먼저 대화에 나서라. 그것이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평화, 전세계 평화로 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대회는 박성환 밴드의 노래공연과 '대북 제재', '전쟁연습' 등의 내용이 적힌 송판을 격파는 태권도 퍼포먼스 등이 펼쳐졌으며 3백여명의 시민들이 참가했다.

한편, 시민사회단체들은 오는 11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앞에서 '한.미연합 키리졸브 전쟁연습 중단 한반도 평화수호 각계 공동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이어 같은 날 오후 1시 프레스센터에서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도 기자회견을 연다.

 

   
▲ '대북 제재', '전쟁연습' 등의 내용이 적힌 송판을 격파하는 태권도 퍼포먼스가 펼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박성환 밴드의 박성환 씨가 노래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한 참가자가 '평화원해? 대결정책그만!' 이 적힌 손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조정훈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남극 얼음 밑 보스토크 호수서 신종 박테리아 발견

남극 얼음 밑 보스토크 호수서 신종 박테리아 발견

 
조홍섭 2013. 03. 08
조회수 3250추천수 0
 

4천m 얼음 밑 보스토크 호수서 러시아 과학자 발견

"화성에 생물체 있다면 이런 미생물일 것"…목성 유로파, 토성 엔셀라두스 얼음 밑 유사

 

Nicolle Rager-Fuller _NSF_640px-Lake_Vostok_drill_2011.jpg » 보스토크 호수의 위치와 굴착 개념도. 그림=니콜 라저 풀러, 미국립과학재단

 

러시아 과학자들이 남극 대륙 한가운데 있는 거대한 얼음 밑 호수에서 과학계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종류의 미생물을 발견했다고 러시아 관영 <리아 노보스티> 통신이 8일 보도했다.
 

신종 박테리아가 발견된 곳은 남극에 100여 개가 있는 얼음 밑 호수 가운데 최대 규모인 보스토크 호수로, 수백만 년 동안 지구 외부 환경과 고립된 곳에서 새로운 생물체가 살고 있을 것으로 여겨져 1989년부터 굴착 조사가 이뤄져 왔다.

nasa_radasat image_Lake_Vostok_Sat_Photo_color.jpg » 미 항공우주국이 레이더 위성으로 촬영한 보스토크 호수의 모습. 사진=나사

 

지난해 러시아 과학자들은 얼음을 4㎞가량 굴착해 호수의 물을 채취했으며 여기서 미생물을 확인한 것이다. 세르게이 불라트 상 페테르부르크 핵물리학 연구소 유전자 실험실 연구원은 “모든 (외부) 오염 가능성을 배제한 끝에 세계의 (미생물) 데이터베이스 어느 유형과도 일치하지 않는 디엔에이(DNA)를 발견했다. 이 미생물은 미분류, 미동정의 생명 형태이다.”라고 말했다고 이 통신은 보도했다.
 

불라트는 또 “특정한 박테리아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는데, 그 박테리아와는 디엔에이의 유사성이 86% 이하이다. 유사성이 90% 이하이면 알려지지 않은 미생물이라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만일 이 미생물이 화성에서 발견됐다면 누구나 ‘화성에 생명체가 있다’ 라고 했을 것이다. 그런 박테리아가 지구에서 발견됐다.”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통신은 소개했다.
 

640px-Wostok-Station_core32.jpg » 남극 대륙 한 가운데 위치한 러시아의 보스토크 기지. 여기서 지구 표면에서 가장 낮은 영하 89도를 기록했다. 보스토크 호수 탐사의 기지이다. 사진=위키미디어 코먼스

 

보스토크 호수는 이곳 얼음 위에 1956년 보스토크 기지를 세운 러시아를 비롯해 미국 등 세계 여러 나라 과학자들이 높은 관심 속에 탐사를 계속했으며, 최근 외계 행성의 생물체 존재 가능성을 알 수 있는 시금석으로 주목을 받아 왔다.
 

토성 위성 엔셀라두스와 목성 위성 유로파는 얼음 표면 밑에 바다나 호수가 있을 것으로 믿어지는데, 그곳에 생명체가 있다면 어떤 형태일지, 어떻게 탐사할지 등을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외계 생명체 생존 비밀의 문, 남극에 있다).

 

보스토크 호수는 면적 1만 5000㎢로 러시아의 바이칼 호수와 비슷하며 수심은 800m인 담수호이다. 수백만 년 전 지각변동으로 움푹 파인 곳에 눈이 쌓인 뒤 지열로 녹아 형성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러시아 과학자들은 올 5월 보스토크 호수에서 새로운 샘플을 채취할 예정이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전쟁위기의 한반도, 그리고 우리에게 원로가 없다는 것의 아쉬움

전쟁위기의 한반도, 그리고 우리에게 원로가 없다는 것의 아쉬움
(서프라이즈 / 권종상 / 2013-03-08)


새벽에 참 흉흉한 꿈을 꾸다가 일어났습니다. 이곳 로컬 신문에 큰 활자로 '더 세컨드 코리안 워' 라고 박혀 있고 흑백사진으로 잿더미가 된 한국의 어딘가를 보여주는 걸 보고서 충격을 받았는데, 이게 꿈이었던 겁니다. 일어나보니 베갯잇이 젖어 있을 정도로 땀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황당한 꿈을 꾸게 된 배경엔 1983년 만들어진 핵전쟁의 참사와 그 이후의 지구의 모습을 다룬 영화 'The Day After'를 유튜브에서 우연히 발견하여 보았던 탓도 있을 것이고, 최근 북의 핵실험 성공과 예의 그 불바다 위협, 그리고 심지어는 북한이 투발체로 당연히 활용이 가능한 로켓, 그것도 미국까지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 탄도탄을 지니고 있다는 엄연한 사실 같은 것들이 제가 이런 꿈을 꾸게 한 매개체로 작용했는지도 모릅니다.

제 블로그 이웃님 한 분은 전쟁가능성에 대해 "인정하기 싫지만 한반도의 독립변수는 미국이며 그 다음이 중국"이라고 지적하고, 그 두 나라가 현재 의기투합해서 북을 제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교적 낙관적인 견해를 펼치신 후에, 자기 말이 미덥지 않을 경우 주식시장을 보면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물론 시장이 가장 먼저 '진짜 위협'을 감지하고 무슨 일이 있을 경우 제일 먼저 시장동향이 달라질 거란 사실은 충분히 납득이 가는 이야기이긴 했습니다. 이 이웃님께서는 여기에 덧붙여 미국이 전쟁을 일으키고자 해도 이미 시퀘스트 상황으로 제일 먼저 군 예산을 감축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 그리고 일본은 중국의 군비 증강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으며 중국은 지금까지 그 어느때보다도 군비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상황을 예로 들어주시며 전쟁 위험성은 별로 없다고 낙관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전쟁이란 변수의 의외성입니다. 물론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뺨 맞고도 아무짓도 못했던 무능한 이명박 정부가 전쟁을 막았네 어쩌네 하는 소리를 하고 계신 분도 있지만, 그건 다 미국의 계산이고 의도였지 절대 한국 정부의 결정이 개입될 여지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진짜 전쟁국면이었던 1994년, 우리에겐 당시 이런 상황을 맞아 아무런 대응도 못하고 있던 정부 대신 당시 영국에 유학하고 있던 김대중 전 대통령(당시 대선 낙선 후 정계은퇴 상황이었던)이 이 상황을 위기로 파악하고 결국 미국이 카터를 미국에 특사로 파견시키도록 하는 데 성공, 전쟁위기를 막아냅니다.

이때 클린턴과 미국정부는 이미 전쟁 도상 연습까지 마친 후였습니다. 만일 그때 전쟁이 일어났더라면 북한 뿐 아니라 한반도 전역이 초토화 될 수도 있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입니다. 즉, 전쟁은 '공멸'입니다. 하물며 북이 중장거리 핵무기를 확실히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 지금, 만일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 폐해는 한반도의 궤멸이 될 것입니다. 바로 그런 이유를 김대중 대통령은 들여다보고 있었던 겁니다.

물론 지금 미국이 군 예산을 삭감해야 하고 바로 직접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라도, 문제는 '일본'입니다. 언제든지 '자위대'가 아닌 '군'을 가지고 싶어하는 군국주의 일본. 우경화가 계속해 진행되고 있는, 더 정확히 말하자면 우경화를 정권이 계속해 음으로 양으로 조장하고 있는 일본이 미국의 대리전을 치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이 경우 한국군은 당연히 최전방의 선봉이 되겠죠. 가장 희생이 큰 병력이 될 겁니다. 물론 이게 만일 더 잔인한 수단을 사용하는 전쟁일 경우 굳이 전후방을 가린다는 게 의미가 없겠지만.

지금 북은 정전협정을 폐기한다는 등의 강경한 어조로 대남간접도발의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것은 사실 한국과의 대화보다는 미국과의 직접대화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북은 지금까지 휴전협정 당사자로서의 북미대화를 원해 왔지만 미국은 그 요구를 듣지 않았고, 오바마 정부는 천안함 사건 등을 핑계로 과거 클린턴 정부와는 달리 북미대화에 대해 거의 '생까는' 자세를 취해 왔습니다.

한반도에 이만한 긴장 덩어리가 생긴 가운데, 만일 그걸 국지전 정도로 풀어낼 생각을 하는 세력이 있다면 전쟁은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껏 한반도에 긴장이 생기면 그걸로 재미를 봐 온 이웃이며 적인 나라 일본은 1950년 한국전 발발로 인해 세계적 경제 강국이 된 그때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며, 지금 저렇게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는 박근혜 정부는 국지전 카드 한 방이면 바로 반대파들 모두를 잠재우고 전시체제로 전환하면서 지금까지 있어왔던 민주화의 결실 모두를 유신시절, 혹은 그 이전 이승만 정부 시절로 되돌릴 수 있다는 유혹을 받을 수도 있을 겁니다. 한국전쟁을 일으켰을 당시의 김일성의 나이인 김정은에게, 전쟁의 유혹은 '선친이 남긴 금단의 과일' 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문제는, 이런 불장난이 가시화될 때마다 우리에겐 다행히 누군가들이 있어 줘 왔습니다. 물론 '그들'이 다 성공한 것은 아닙니다. 38선을 베개삼아 그 한 몸 뉘겠다고 말한 백범 김구 선생, 그리고 몽양 여운형과 조소앙, 김규식 같은 거두들이 암살 등으로 그들의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 그 순간에 한국전쟁은 발발했고, 끝까지 외교적 노력을 통해 미국이 북에 특사를 파견하는 것을 성공시킨 김대중이란 인물이 있었을 때 제 2의 한국전쟁의 불씨는 꺼질 수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에겐 그런 역사적인 맥락을 파악하고 짚어줄 어른들이 계시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주변 모든 나라들과 심지어는 그 국민들이 모두 우경화 되고 있는 지금 이 시점이 계속해 과거 역사 한 점과 겹쳐 보인다는 것… 저는 그게 두렵습니다.

 

 

 

타임지를 뒤져보다가, 뉴욕타임즈를 잠깐 들여다봅니다. 로컬 뉴스들을 보고, 국제면을 보고… 뭐라고 딱 꼬집어 말하기 어려운 기운들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갑작스런 우경화, 그리고 그런 정세의 변화를 막거나 혹은 늦출 수 있었던 인물들이 점점 사라져가는 상황들… 김수환 추기경님,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같은 분들의 부재가 참으로 아쉽습니다.

세계 정세가 돌아가는 상황이 이렇게 심각하게 느껴지는 것은, 로컬 차원에서의 경제는 물론이고 세계 경제 자체를 거대한 양극화로 몰아가던 신자유주의가 한계에 이르렀고,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시대에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약탈적 자원수탈도 동시에 한계점에 다다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할 것입니다. 이런 돌아가는 여러 정황들이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는 것, 정말 걱정입니다. 그리고 평화는 '무엇을 주고라도 지켜야 할 가치' 입니다.

시애틀에서…

 

권종상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