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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은 왜 신포조선소 정박장에 나타났을까?

 
 
한호석의 진보담론 <136> 새로 공개한 북의 잠수함발사미사일 분석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4/11/03 [10:12]  최종편집: ⓒ 자주민보
 
 
▲ <사진 1> 이것은 신포항과 마양도를 촬영한 상업위성사진이다. 마양도는 난류와 한류가 교차하는 해역에 자리잡고 있어서 바다안개가 자주 낀다. 바다안개가 미국 정찰위성의 시야를 가려주는 것이다. 섬의 서북쪽에는 네 군데의 깊숙한 만들이 있고, 섬의 동남쪽에는 가파른 해안절벽이 있어서 잠수함기지를 건설하기에 천혜의 자연지리적 조건을 갖추었다. 북은 마양도에 거대한 해안동굴식 입구를 가진 지하잠수함기지를 건설하였는데, 지하정박장, 자하정비장, 지하조함장을 갖추었고, 기지방어를 위해 지대공미사일과 지대함미사일을 배치한 미사일기지들도 있다. 마양도 전체가 거대한 잠수함기지인 것이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마양도잠수함기지 밖에 내다놓은 미사일발사관


지난 8월 하순부터 미국의 일부 언론매체들이 북의 잠수함에 관한 새로운 사실을 몇 차례 보도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주목할 만한 관련정보의 흐름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극우성향 온라인 매체인 <워싱턴자유횃불(Washington Free Beacon)> 2014년 8월 26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가정보기관이 북의 잠수함에 설치되는 미사일수직발사관 한 기를 위성사진을 통해 포착하였다는 것이다. 그 보도기사는 미국의 정찰위성이 북의 미사일수직발사관을 언제, 어디서 촬영하였는지 언급하지 않았는데, 한국군 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동아일보> 2014년 9월 15일 보도가 구체적으로 밝혀주었다.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미국 첩보위성이 올해 초 함경남도 신포 앞바다의 마양도잠수함기지에서 미사일수직발사관으로 보이는 장비를 포착했다. (줄임) 수직발사관은 잠수함에 탑재되지 않고 지상에 거치된 상태로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는 것이다. 위의 두 가지 정보를 읽어보면, 지난 1월 미국 국가정보기관은 북의 마양도잠수함기지를 촬영한 정찰위성영상자료에서 미사일수직발사관 한 기를 발견하였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마양도잠수함기지는 어떤 곳일까? 함경북도 신포항 동남쪽에 있는 그 섬은 신포항에서 약 4km 떨어진 손에 잡힐 듯이 가까운 거리에 있다. 마양도의 행정구역은 신포시에 속해 있다. 그 섬의 면적은 8㎢이고, 둘레는 40km다. <사진 1> 난류와 한류가 교차하며 발생시키는 바다안개가 그 섬 일대를 자주 뒤덮기 때문에 미국 정찰위성의 시야가 가려질 뿐 아니라, 섬의 서북쪽에는 깊숙이 패인 만(灣) 네 군데가 육지쪽으로 입을 벌리고 있고, 동남쪽은 깎아지른 듯한 해안절벽이 이어지는 험한 지형으로 되어 있어서, 잠수함기지를 건설하기에 천혜의 자연지리적 조건을 갖춘 섬이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그 섬에서 외래침략군과 싸우는 조국수호전에 투입할 군마를 길렀기에 섬의 이름을 마양도(馬養島)라 불렀는데, 오늘날 북은 그 섬에서 조국통일대전에 투입할 잠수함 전력을 기르고 있는 것이다.


<연합뉴스> 2010년 5월 27일 보도에 따르면, 마양도잠수함기지는 “대규모로 지하화된 잠수함기지”다. 아니나 다를까 마양도잠수함기지를 촬영한 상업위성사진을 보면, 잠수함이나 군함이 정박하는 해상작전부두가 여섯 군데 있고, 기지방어를 위한 미사일기지가 세 군데 있고, 지하잠수함기지에서 해저로 드나드는 해안동굴식 출입구가 두 군데 있음을 알 수 있다. 한 마디로 말해서, 마양도 전체가 거대한 잠수함기지인 것이다.


1996년 9월 강릉잠수함사건 당시 한국군에게 피체되어 유일하게 생존한 북의 잠수함 조타수는 <조선일보> 2010년 5월 31일 기사에서 “함경남도 마양도 해군 4전대에 있는 잠수함수리소에 들어가면 북한 잠수함 집합소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의 목격담에 따르면, 마양도잠수함기지에는 잠수함을 은폐, 엄호하는 지하정박장만 있는 게 아니라 잠수함을 수리, 정비하는 지하정비장도 있는 것이다. 지하정박장과 지하정비장이 있으므로, 잠수함을 건조하는 지하조함장도 당연히 있다. 


그런데 이제껏 오랜 세월 동안 미국 정찰위성의 감시를 차단한 지하잠수함기지 안에서 잠수함의 건조와 무장탑재, 정박과 출동, 수리와 정비 등을 은밀히 진행해오던 북은 올해 초 잠수함에 설치하는 미사일발사관 한 기를 지하잠수함기지 밖에 내놓는 매우 이례적인 노출행동을 하였던 것이다. 북은 잠수함에 설치하는 미사일발사관 한 기를 실수로 지하잠수함기지 밖에 잠시 놓아두었던 것일까?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그 날의 이례적인 행동은 의도적인 노출이었다. 북은 미사일발사관 한 기를 미국 정찰위성에 일부러 노출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핵무기를 보유한 군사강국들은 자기의 전략무기를 외부에 노출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떤 특수상황에서는 적국에게 자기의 전략무기에 관한 정보를 넌지시 알려줄 필요도 있다. 적국을 심리적으로 압박하여 기를 꺾어놓기 위해 그렇게 하는 것이다.


북은 잠수함에 설치하는 미사일발사관 한 기를 의도적으로 미국 정찰위성에 노출함으로써 조선인민군 잠수함연합부대가 잠대지탄도미사일을 탑재한 강력한 잠수함을 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미국에게 넌지시 알려준 것이다. 올해 초 미국은 마양도잠수함기지 밖에 놓인 미사일발사관이 촬영된 정찰위성사진을 보고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북이 잠대지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잠수함을 운용하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마침내 실물로 확인하였기 때문이다. 북과 미국이 전쟁을 벌이는 경우 북이 사전에 은밀히 출동시킨 잠수함연합부대가 미국 본토를 공격하기 좋은 바다 속에 매복해 있다가 불시에 미국의 수도와 군사전략거점들을 향해 핵탄을 장착한 잠대지탄도미사일을 동시다발로 발사하면 미국의 멸망은 피할 수 없을 터이니, 미국이 충격을 받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북에는 노후화된 소형 잠수함들만 있다는 허위선전에 속아 넘어간 사람들에게는 잘 믿기지 않는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북은 잠대지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스텔스 핵공격잠수함을 자체 기술로 건조하고 운용하는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과 더불어 세계 최강의 잠수함강국이다. 일본도 자칭 잠수함강국이라고 하지만, 북의 잠수함 전력에 상대가 되지 않는다. 북의 놀라운 잠수함 전력에 관해서는 지난 6월 23일과 9월 15일 <자주민보>에 각각 실린 나의 글 ‘세계가 놀랄 북의 잠수함련합부대의 위력’(http://www.jajuminbo.net/sub_read.html?uid=16615)
과 ‘해수면 위로 떠오른 북의 핵공격잠수함’(http://www.jajuminbo.net/sub_read.html?uid=17667)에서 자세히 논한 바 있다.


올해 초 미국은 자국 정찰위성이 마양도잠수함기지 밖에 놓인 미사일발사관을 촬영하였다는 중요한 정보를 8개월이 지나도록 외부에 알리지 않고 쉬쉬하였다. 북이 세계 최강의 잠수함강국이라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이 싫었기 때문에 입을 다물어버린 것이다. 미국은 입을 다문 것만이 아니라 부랴부랴 대응책을 서두르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것이 바로 ‘합동항공 및 미사일방어 모의전쟁연습’이다.

 

▲ <사진 2> 미국 군부는 2014년 2월 10일부터 일주일 동안 하와이의 진주항-힉컴합동기지에 있는 제613공군작전사령부에서 일본자위대를 참가시킨 가운데 '합동항공 및 미사일방어 모의전쟁연습'을 실시하였다. 이것은 북이 잠수함에 설치하는 미사일발사관을 일부러 미국 정찰위성에게 노출한 것을 보고 놀란 미국이 일본을 끌어들여 대북미사일방어체계를 통합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실전급 모의전쟁연습을 부랴부랴 실시한 것이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미국 공군 웹사이트 2014년 2월 22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군부는 2014년 2월 10일부터 일주일 동안 하와이의 진주항-힉컴합동기지에 있는 제613공군작전사령부에서 일본자위대를 참가시킨 가운데 ‘합동항공 및 미사일방어 모의전쟁연습 V(Integrated Air and Missile Defense Wargame V)’를 실시하였다. 이 모의전쟁연습은 미국군과 일본자위대의 대북미사일방어체계를 통합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실전급 전쟁연습이었다. <사진 2>


하지만 일본자위대를 대북미사일방어체계에 끌어들여 북의 미사일공격을 막아보려는 미국군의 노력은 조선인민군 잠수함연합부대의 잠대지미사일공격 앞에서 헛고생으로 끝날 것이다. 왜냐하면 잠대지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기술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대지탄도미사일도 막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처지에 잠대지탄도미사일을 막아보려는 것은 공상과학소설에 나올 이야기다.

 

▲ <사진 3> 이것은 상업위성이 촬영한 신포조선소의 신축 시설물 영상자료다. 미국의 군사전문가 조셉 버뮤디즈는 이 시설물이 잠대지탄도미사일 연소시험을 위한 시험장일 것으로 추정하였다. 그러나 그 시설물은 연소시험장이 아니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신포조선소에 신축된 시설물은 연소시험장이 아니다


미국 정찰위성이 마양도잠수함기지 밖에 놓인 미사일발사관을 촬영한 때로부터 약 10개월 뒤인 지난 10월 28일 미국의 대북정보 민간웹사이트인 <38 노스(North)>에 조셉 버뮤디즈(Joseph S. Bermudiz, Jr.)의 글이 실렸다. ‘북코리아: 해상배치탄도미사일의 수직발사를 위한 시험시설이 포착되다’라는 제목의 글이다. 버뮤디즈는 미국에서 조선인민군 연구자로 알려진 군사전문가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라는 용어가 국제사회에서 널리 쓰이는데도, 거의 쓰이지 않는 해상배치(sea-based)탄도미사일이라는 모호한 용어를 굳이 선택한 것부터 좀 이상한 느낌을 준다.


그의 글에 따르면, 상업위성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연소시험을 위해 신포조선소에 신축한 연소시험장을 촬영하였다는 것이다. 또한 그의 글에 따르면, 2013년 9월에 촬영된 상업위성사진에서는 북이 기존의 작은 수직연소시험대를 철거하고, 그보다 더 큰 수직연소시험대를 건설하면서, 그 주변에 수직연소시험대와 관련된 여러 시설물들도 건설하기 시작하였음을 알 수 있는데, 그 공사는 2014년 4월에 끝났다는 것이다.


상업위성사진을 분석한 버뮤디즈의 주장에 따르면, 가로와 세로가 각각 약 35m, 약 30m인, 콘크리트로 포장된 연소시험장 한복판에 높이가 약 12m인 연소시험대(test stand)가 곧추 세워졌고, 그 옆에는 가로와 세로가 각각 약 41m, 약 32m인 공간에 정사각형 시험격실(test cell) 40개가 가득 들어찬 시설물이 신축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연소시험대로부터 북동쪽으로 약 25m 떨어진 곳에 가로와 세로가 각각 80m, 10m인 보호제방(protective berm)이 세워졌다는 것이다. <사진 3>

 

▲ <사진 4> 이 상업위성사진은 버뮤디즈가 연소시험장이라고 추정한 시설물을 찍은 사진을 확대한 것이다. 콘크이트로 포장된 마당 한복판에 약 12m 높이로 곧추 세워진 물체가 보인다. 버뮤디즈는 그 물체를 연소시험대라고 추정하였다. 그런데 연소시험장이라면 마땅히 있어야 할 화염방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이 시설물은 연소시험장이 아닌 것이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이처럼 버뮤디즈는 신포조선소에 신축된 그 시설물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연소시험장이라고 추정하였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그것은 오판이다. 아래와 같은 사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시험대에 수직으로 세워놓고 연소시험을 실시하면 엄청난 화염이 방출되는데, <사진 4>에 나타난 그 시험장에는 화염방출구가 없다. 화염방출구가 없으면, 화염이 사방으로 퍼져나가 화재가 발생하게 된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그 시설물이 연소시험장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둘째, 버뮤디즈는 자신이 보호제방으로 추정한 시설물이 연소시험에서 방출되는 화염과 후폭풍을 막아주는 차단물이라고 추정하였다. 그런데 그가 보호제방으로 추정한 차단물은 북쪽과 동쪽에만 축성되었고, 남쪽과 서쪽에는 없다. 보호제방을 축성하려면 동서남북으로 둘러싸야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데, 이상하게도 남쪽과 서쪽은 터놓았다. 그보다 더 이상한 것은, 제1부속건물과 제2부속건물이 연소시험장에서 각각 약 30m, 약 40m밖에 떨어지지 않은 근거리에 있고, 용도를 알 수 없는 건물 두 채가 연소시험장에서 약 8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데, 이 건물들은 모두 보호제방이 없는 공간에 세워졌다는 점이다. 연소시험에서 방출되는 화염과 후폭풍을 막아주는 차단물은 당연히 부속건물 앞에 세워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화염과 후폭풍이 방출되면 그 건물들은 당연히 화재를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그 시설물이 연소시험장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셋째, 그 시설물은 지난 4월에 완공되었는데, 완공된 이후 그 시설물에서 연소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연합뉴스> 2014년 11월 2일 보도기사에 따르면, 북은 지난 시기 지상실험시설과 해상실험시설에서 잠대지탄도미사일 수직발사실험을 계속 실시해왔다는데, 버뮤디즈가 연소시험장으로 추정한 그 시설물에서는 완공 후 반년이 지나도록 연소흔적이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그 시설물은 원래 그 자리에 있던 시설물을 철거하고 신축한 것인데, 철거된 옛 시설물이 연소시험장이었다면 이전에 그곳에서 연소흔적이 발견되었어야 정상이다. 그런데 철거된 옛 시설물에서도 연소흔적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런 정황은 그 시설물이 연소시험장이 아니라는 점을 말해준다.


넷째, 함경북도 북청군과 흥원군에 각각 인접한 신포시는 북측 동해안에서 손꼽히는 어항도시다. 신포명란젓과 북청명태가 신포의 특산물이다. 조선중앙통계국이 2008년에 실시한 인구조사에 따르면, 당시 신포시 인구는 15만2,759명이다. 신포조선소 인근에는 원양어업기지인 신포수산련합기업소와 대형 해산물가공공장들이 집결되어있고, 평양과 라진을 연결하는 평라선이 지나는 신포역도 있다. 그런 어항도시에서 잠대지탄도미사일 연소시험을 실시하여 폭음과 화염을 방출하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건설부지를 다른 데서 찾지 못해 하필 어항도시 안에 연소시험장을 건설하였겠는가! 


다섯째, 함경남도 신포시 인근에 마양도잠수함기지가 있기 때문에 미국 정찰위성은 그 지역을 일상적으로 감시한다. 중요한 군사시설을 미국 정찰위성에 절대로 노출하지 않는 북이 그처럼 미국 정찰위성의 집중감시를 받는 지역에 잠대지탄도미사일 연소시험장을 건설하였다는 버뮤디즈의 추정은 납득되지 않는다.


여섯째, 이미 오래 전부터 각종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잠수함을 운용해오고 있는 북이 이제 와서 잠대지탄도미사일 연소시험장을 또 다시 건설할 필요는 없다.


그렇다면 상업위성사진에 나타난 그 시설물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상업위성사진에 나타난 흐릿한 형태만 보고서는 알기 힘들다. 아마도 그 시설물은 신포조선소가 어선건조를 위해 세워놓은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 <사진 5> 이것은 지난 10월 초 상업위성이 신포조선소 정박장을 촬영한 사진이다. 처음 보는 잠수함 한 척이 정박해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 잠수함은 북이 1994년에 수입한 러시아산 골프급 잠수함을 해체, 역설계하여 이미 오래 전에 건조하여 그 동안 운용해온 수상배수량 4,000t급 잠수함이 아니다. 신포급 잠수함으로 부를 수 있는 이 잠수함은 북이 자체 기술로 건조한 골프급 잠수함보다 작은 수상배수량 3,000t급 잠수함인 것이다. 북의 골프급 잠수함에는 화성-10호 잠대지탄도미사일이 탑재되고, 신포급 잠수함에는 그보다 크기가 작은 또 다른 잠대지탄도미사일이 탑재된다. 그 두 미사일은 모두 전시에 핵탄을 싣고 미국 본토로 날아갈 초강력 전략미사일들이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신포조선소 정박장에 나타난 잠수함은 최근에 건조된 잠수함이 아니다


지난 2014년 10월 19일 <38 노스>에 흥미로운 분석기사가 실렸다. 버뮤디즈가 쓴 그 글의 제목은 ‘신형 잠수함 획득한 북의 해군(The North Korean Navy Acquires a New Submarine)’이다. 그 글에서 그는 외부에 ‘봉대보일러공장’으로 알려진 신포조선소의 정박장을 최근에 찍은 상업위성사진에 처음 보는 잠수함 한 척이 나타났다고 서술하면서, 상업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그 잠수함의 길이는 약 67m, 폭은 약 6.6m, 수중배수량은 900~1,500t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였다. <사진 5>


원래 신포조선소는 어선을 건조하는 곳이므로, 그 조선소의 정박장에는 잠수함이 정박하지 않는다. 북의 잠수함이 정박하는 곳은 바로 옆에 있는 마양도잠수함기지다. 그런데 왜 마양도잠수함기지가 아닌 신포조선소 정박장에 잠수함이 나타난 것일까?


버뮤디즈는 신포조선소 정박장에 나타난 잠수함이 러시아의 킬로급(Kilo-class) 잠수함이나 라다급(Lada-class) 잠수함과 외형이 비슷하다고 했는데, 그것은 그 잠수함의 함수가 러시아의 킬로급 및 라다급 잠수함들의 함수와 마찬가지로 달걀처럼 둥그렇게 생겼다는 뜻이다.

   
신포조선소 정박장에 매우 이례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잠수함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정보는 지난 11월 2일 남측 언론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남측 정부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그 보도기사에 따르면, 북은 러시아산 골프급(Golf-class) 잠수함을 수입하여 해체, 역설계하는 방식으로 신형 잠수함을 건조하였다고 하면서, 자신이 말하는 잠수함은 위에서 언급한 버뮤디즈의 글에 나오는, 얼마 전 신포조선소 정박장에 모습을 드러낸 바로 그 잠수함이라고 하였다.


러시아산 골프급 잠수함을 해체, 역설계하는 방식으로 건조한 북의 잠수함을 북에서 어떤 이름으로 부르는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으므로, 이 글에서는 편의상 골프급 잠수함이라 부른다. 또한 얼마 전 신포조선소 정박장에 모습을 드러낸 북의 잠수함을 북에서 어떤 이름으로 부르는지도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으므로 이 글에서는 편의상 신포급 잠수함이라 부른다.

 
위에 인용한 언론보도에서 남측 정부소식통은 북의 신포급 잠수함이 골프급 잠수함과 동일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북의 잠수함개발사에 대해 무지한 남측 언론매체들은 남측 정부소식통의 그 말을 믿고 북의 골프급 잠수함과 신포급 잠수함이 동일한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하였지만, 그것은 오보다. 북의 골프급 잠수함과 신포급 잠수함이 서로 다른 종류의 잠수함들이라는 사실을 논증하려면 아래와 같은 정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 러시아산 골프급 잠수함의 수상배수량은 2,800t이고, 함체길이는 98.4m이고, 함체너비는 8.2m이다. 북은 러시아산 골프급 잠수함을 해체, 역설계하는 방식으로 자국산 골프급 잠수함을 건조하였는데, 그것은 복제가 아니라 개량이었다. 북의 골프급 잠수함은 러시아산 골프급 잠수함보다 크기가 좀 더 크게 설계되었던 것이다. 북의 골프급 잠수함과 러시아산 골프급 잠수함이 어떻게 다른지를 말해주는 정보는 아래와 같다.

▲ 1995년 4월 25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신형잠수함에 대해 보고를 하는 김광진 차수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북에서 건군절을 맞은 1995년 4월 25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신형 잠수함 모형 앞에서 당시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이었던 김광진 차수의 보고를 받는 장면을 촬영한 기록사진이 조선혁명박물관에 보존되어 있는데, 그 사진에 나타난 북의 신형 잠수함 모형은 함체 등부에 2층 공간을 얹는 방식으로 수직공간을 크게 확장한 잠수함이다. 러시아산 골프급 잠수함에는 미사일발사관을 3문밖에 설치하지 못하지만, 북이 개발한 골프급 잠수함에는 미사일발사관 10문이 설치되었다. 수상배수량 4,000t급인 북의 골프급 잠수함은 함체길이가 약 110m이고, 함체너비가 약 13m인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대해서는 지난 9월 15일 <자주민보>에 실린 나의 글 ‘해수면 위로 떠오른 북의 핵공격잠수함’(http://www.jajuminbo.net/sub_read.html?uid=17667)에서 자세히 논한 바 있다.


그런데 며칠 전 남측 정부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북의 신포급 잠수함은 수상배수량이 2,500~3,000t, 함체길이가 약 67m, 함체너비가 약 6.6m로 추산된다는 것이다. 함체길이와 함체너비에 대한 추산은 버뮤디즈의 글에서 따온 것이고, 수중배수량은 버뮤디즈의 엉터리 추산을 그대로 인용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크게 증대시켜놓은 것이다. 버뮤디즈는 신포급 잠수함의 수상배수량을 900~1,500t으로 추산하였는데, 너무 엉터리로 추산한 것이다.


러시아산 골프급 잠수함의 수상배수량은 2,800t이고, 함체길이는 98.4m이고, 함체너비는 8.2m이고, 나의 추산에 따르면, 북의 골프급 잠수함의 수상배수량은 약 4,000t이고, 함체길이는 약 110m이고, 함체너비는 약 13m이다. 그런데 신포급 잠수함의 수상배수량은 2,500~3,000t이고, 함체길이는 약 67m이고, 함체너비는 약 6.6m라고 하니, 러시아산 골프급 잠수함이나 북의 골프급 잠수함과 비교해서 너무 큰 차이가 난다. 이런 차이는 북의 골프급 잠수함과 신포급 잠수함이 서로 다른 종류의 잠수함들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둘째, 북이 골프급 잠수함을 개발하기 시작한 때는 1995년이다. 그런데 <연합뉴스> 2014년 11월 2일 보도기사에서 남측 정부소식통은 북이 러시아산 골프급 잠수함을 해체, 역설계하는 방식으로 신포급 잠수함을 건조해 “최근에 진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언급한 ‘최근진수설’은 앞뒤가 맞지 않는 소리다. 북은 러시아산 골프급 잠수함을 1994년에 수입하였고, 1995년부터 개발하기 시작했는데,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2014년에 진수했다니 도무지 말이 되지 않는다. 북이 러시아산 골프급 잠수함을 해체, 역설계하여 그보다 더 성능이 좋은 골프급 잠수함을 만들어내기까지 20년이 걸리지 않은 것은 분명하고, 북의 잠수함건조경험과 잠수함건조기술을 생각하면, 아무리 늦춰 잡아도 7~8년 뒤에 자국산 골프급 잠수함을 건조했던 것으로 보인다.


북의 골프급 잠수함이 2002년부터 2003년 사이에 건조되었다면, 북의 신포급 잠수함은 언제 건조되었을까? 지금까지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매우 제한된 정보만 가지고서는 신포급 잠수함의 건조시기를 추정하기 힘들다. 다만 북의 신포급 잠수함이 최근 몇 해 사이에 건조된 것이 아니라, 오래 전에 건조된 것이 분명해 보인다. 신포급 잠수함은 신형 잠수함이 아닌 것이다. 그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신포급 잠수함에 탑재하는 잠대지탄도미사일이 이미 존재한다는 사실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신포급 잠수함에 잠대지탄도미사일을 싣는 장면이 포착되다


지난 11월 2일 남측의 주요언론매체들은 북의 신포급 잠수함이 진수는 되었지만, 거기에 탑재할 잠대지탄도미사일은 아직 완성되지 못했다고 일제히 보도하였다. 북이 신포급 잠수함에 탑재할 미사일을 발사하는 실험을 지상과 해상에서 수십 차례나 실시하였으나 아직 실험성공에 이르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지상실험시설과 해상실험시설의 규모와 실험진행속도를 보면 앞으로 1~2년 안에 잠대지탄도미사일 수직발사관실험이 완료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남측 주요언론매체들의 이런 보도행태는 그들이 북에 관한 보도기사에서 상투적으로 사용하는 전형적인 미완성설이다. 


미국과 남측은 북이 신형 무기를 공개할 때마다 그 무기는 아직 완성된 것이 아니라는 식의 미완성설을 날조하여 퍼뜨렸다. 화성-10호 중거리미사일이 공개되었을 때도 그러했고, 주체식 미싸일요격종합체가 공개되었을 때도 그러했고, 화성-13호 대륙간탄도미사일이 공개되었을 때도 그러했고, 신형 방사포가 공개되었을 때도 그러했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다. 그들은 이번에 북이 신포급 잠수함에 탑재할 잠대지탄도미사일을 일부러 미국 정찰위성에 노출하였는데도, 그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어 버리고, 앞뒤가 맞지 않는 상투적인 미완성설을 또 다시 꺼내놓은 것이다.


상투적인 미완성설을 논파할 유력한 증거는 지난 2014년 10월 19일 <38 노스>에 실린 버뮤디즈의 글 ‘신형 잠수함 보유한 북의 해군’에 나오는 상업위성사진에서 발견되었다. 그 상업위성사진에는 기다란 상자처럼 생긴 물체를 신포급 잠수함에 싣기 위해 부두에서 잠수함 사령탑 쪽으로 놓아둔 모습이 나타났다고 한다. 이것 역시 북이 미국 정찰위성에게 드러낸 의도적인 노출행동이었다.


버뮤디즈는 그 물체의 길이가 약 8.4m이고, 너비가 약 65cm인 것으로 추산하였다. 그 기다란 상자 속에는 무엇이 들어있었던 것일까? 버뮤디즈는 그 기다란 상자에 미사일이 들어있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섣불리 단정했지만, 잠수함에 싣는 물건들 가운데 그처럼 길이가 긴 물건은 미사일밖에 없다. 그것은 미사일을 무기고에 보관하거나 무장탑재를 위해 운반할 때 사용하는 상자이고, 그 속에는 길이가 약 8.2m이고, 지름이 약 60cm인 잠대지탄도미사일이 들어있었던 것이다. 미사일이 아니라 어뢰가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북의 잠수함에 탑재되는, 길이가 7.2m이고, 지름이 53.3cm인 533mm 중어뢰는 그 상자의 크기와 어울리지 않는다.

 

▲ <사진 6> 1960년대에 미국이 만든 1세대 잠대지탄도미사일 폴라리스가 잠수함 수중발사대에서 발사되어 하늘로 솟구치는 장면이다. 북은 이런 종류의 잠대지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초강력한 잠수함대를 운용하고 있다. 잠대지탄도미사일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축소판이므로, 잠대지탄도미사일을 보유한 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운용한다는 뜻이다. 현재 전략잠수함과 잠대지탄도미사일을 보유한 핵강국은 조선,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 여섯 나라밖에 없다. 최근 인도가 잠대지탄도미사일 개발을 추진하는 중이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북이 원래 잠대지탄도미사일로 개발한 화성-10호는 길이가 12m이고, 지름이 1.5m이므로, 위에서 언급한 상업위성사진 속의 잠대지탄도미사일보다 길이가 약 4m, 지름이 약 90cm 더 길다. 그러므로 신포급 잠수함에 탑재되는 잠대지탄도미사일은 화성-10호와 같은 종류의 미사일이 아니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신포급 잠수함에 탑재되는 잠대지탄도미사일은 화성-10호보다 크기가 작은, 북이 이제껏 공개하지 않은 또 다른 잠대지탄도미사일인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 잠대지탄도미사일은 미국이 만든 잠대지탄도미사일들 가운데 크기가 가장 작은 1세대 잠대지탄도미사일인 폴라리스(Polaris)보다도 크기가 조금 더 작다. <사진 6> 폴라리스 사거리는 4,600km이므로, 신포급 잠수함에 탑재되는 잠대지탄도미사일 사거리는 약 3,000km인 것으로 추정된다.


수상배수량 4,000t급인 북의 골프급 잠수함에는 화성-10호 잠대지탄도미사일이 탑재되고, 수상배수량 3,000t급인 신포급 잠수함에는 화성-10호보다 작은 또 다른 잠대지탄도미사일이 탑재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그 날 신포조선소 정박장에서 조선인민군 잠수함대는 미사일상자에서 잠대지탄도미사일을 꺼내 신포급 잠수함에 탑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북의 골프급 잠수함에 탑재되는 잠대지탄도미사일과 신포급 잠수함에 탑재되는 잠대지탄도미사일은 모두 전시에 핵탄두를 싣고 미국 본토로 날아갈 핵탄미사일들이다. 북의 골프급 잠수함과 신포급 잠수함은 미국을 벌벌 떨게 만드는 핵공격잠수함들인 것이다. 미국이 북의 잠수함들이 쏘는 핵탄미사일들을 막아낼 아무런 수단을 갖지 못했다는 점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게 닥치는 핵탄피격위험은 증폭된다. 그들은 핵탄피격위험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공포를 느끼게 된 것이다.


북은 2014년 1월 잠수함에 설치하는 미사일발사관 한 기를 마양도잠수함기지 밖에 일부러 놓아둠으로써 잠대지탄도미사일이 탑재된 잠수함을 보유하였음을 미국에게 넌지시 알려주었고, 지난 8월에는 그 잠수함기지에서 4km 떨어진 신포조선소 정박장에 신포급 잠수함을 정박시켜놓고 그 잠수함에 잠대지탄도미사일을 싣는 장면까지 미국에게 보여줌으로써 미국이 느끼는 핵탄피격위험을 더욱 증폭시켜놓았다. 북이 시간이 지날수록 전략무기 노출강도를 차츰 높여가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다. 그러면 다음번에는 북의 잠수함이 어떤 놀라운 모습으로 미국을 경악과 충격에 몰아넣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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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당당한 대안 제시보다 꼼수만 노리는 정부

예산안 12월 2일 국회 자동통과법? 현실화 가능성은 제로
[홍헌호 칼럼] 
 
입력 : 2014-11-03  09:25:35   노출 : 2014.11.03  09:41:15
 

1. 일부 정치학자들은 정치를 일컬어 ‘사회적 자원 배분권을 둘러싼 권력투쟁’이라 정의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국회의원들이 정부 예산안을 본격적으로 심사하는 11월은 이들에게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는데요. 특히 올해에는 국회법이 개정되어 여야가 예결위에서 11월말까지 합의를 하지 못할 경우 예산안이 12월 1일 국회 본회의에 ‘자동부의’되고, 12월 2일까지 자동상정되어 표결이 이뤄질 것이라 기대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몇 %나 된다고 봅니까?

⇒ 개정된 국회법,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의 규정에 비춰 보면 그럴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봅니다. 개정된 국회법(제85조의3)을 보면 ‘예산안 등 본회의 자동부의 등’에 관한 내용이 나오는데요. 이 조항을 보면 국회의원들이 이 법을 만들 때 교묘하게 ‘자동부의’, ‘자동상정’을 피할 수 있는 출구를 만들어 놓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와 여당이 과거와 같이 날치기를 시도하지 않는 이상, 일부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과 같이 예산안이 12월 1일 국회 본회의에 ‘자동부의’되고, 12월 2일까지 자동상정되어 표결이 이뤄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2. 그렇게 보는 근거가 있나요?

⇒ 개정된 국회법(제85조의3)을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국회 예결위는 11월말까지 예산안과 부수 법률안 심사를 마쳐야 한다. 만약, 그 때까지 심사를 마치지 못하면 12월 1일 본회의에 자동부의된 것으로 본다. 다만, 의장이 여야 원내대표들과 합의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한다.’ 이것은 <여야 합의가 안 되면> 12월 1일 예산안 등이 본회의에 자동부의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3. 여야 합의가 안 되었다 하더라도 의장이 단독으로 본회의에 부의하거나 상정할 가능성은 없나요?

⇒ 그럴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봅니다. 국회법(제85조의3의 3항)을 보면 이런 내용도 나옵니다. ‘같은 제목의 예산 부수 법률안이 둘 이상일 경우 (의장은) 그 중 하나만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조항에 따르면 법률안과 동일한 효력을 지니는 예산안도 여야가 서로 다른 예산안을 제시하며 다툴 경우 의장이 그 중 하나만을 골라서 부의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것은 과거의 날치기와 별반 다를 게 없기 때문에 의장이 이와 같은 무리수를 둘 것 같지는 않습니다.  

   
▲ 국회 본회의장. ⓒ 연합뉴스
 

4. 여야 합의가 없는 한, 또는 여당의 날치기가 없는 한, 12월 2일까지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되고, 자동 상정되어 표결에 이르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거군요? 

 그렇습니다. 

5. 올해 예산안 심사과정에서 가장 큰 쟁점은 어떤 것이 될 것 같습니까?

⇒ 세출 부문에서는 지방교육 예산이, 세입 부문에서는 담뱃세, 주민세 등 서민증세가 가장 큰 쟁점이 될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정부가 전면전을 예상하고 야당을 겨냥해 선제공격을 했는데요. 세출 부문에서는 야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누리과정 확대 공약 때문에 지방교육청에 재정위기가 도래했다는 비판을 하자, 정부는 오히려 지방교육재정 교부금을 삭감하며 초강수로 맞서고 있습니다. 또 세입부문에서는 야당이 담뱃세, 주민세 인상을 서민증세라 규정하고 반대하자, 정부는 담뱃세 인상으로 인한 세수 증가분 전부를 중앙정부 세수로 돌리며 본격적인 논쟁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6. 정부가 이와 같이 초강수를 둔 이유가 무엇입니까?

 정부가 수비로 맞서기보다는 본격적인 논쟁을 시도하는 것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누리과정 비용 논란에 있어서도 야당이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문제삼자, 정부가 무상급식 등 무상복지가 지방교육재정을 어렵게 하고 있다며 맞불을 놓고 있습니다. 또 담뱃세 인상 논란에 있어서도 야당이 담뱃세 인상을 서민증세라 규정하고 반대하자, 정부는 국민건강을 위해 담뱃세 인상이 필요하다는 일부 여론을 등에 업고, 공격적인 서민 증세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7. 이와 같은 정부의 공세적인 태도에 대해 야당은 어떻게 맞서고 있습니까?  

 누리과정 비용과 관련하여 야당은 박 대통령 공약 이행으로 인한 비용은 전액 중앙정부가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박 대통령 누리과정 확대 공약 이행으로 인한 시도 교육청 비용은 최근 3년간 1조6천억원에서 3조9600억원으로 2조3600억원이나 증가했는데요. 야당과 시도 교육청은 이 비용 전부를 중앙정부가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담뱃세, 주민세 인상 등과 관련하여 야당은 서민증세보다 부자감세 철회가 우선이라는 입장입니다. 저희 연구소가 추정한 바로는 MB정부 이후 법인세 감세로 연간 10조원의 세수 공백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따라서 야당은 서민증세보다 감세 철회가 더 시급하다고 주장합니다.

8. 박 대통령의 누리과정 확대 공약 이행으로 시도 교육청 비용이 크게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내년에 시도교육청에 교부하는 교육재정 교부금을 1조원 이상 줄였다고 합니다. 정부가 이런 행보를 보이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정부는 세 가지 이유를 들어 교육재정 교부금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첫째, 초중고 학생수가 줄고 있고, 둘째, 교사 월급이 국제 수준이 비해 높으며 셋째, 시도 교육청의 예산 불용액, 이월액이 지난 6년간 연평균 4조원 이상이었다는 것을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누리과정 확대 공약 이행으로 인한 시도 교육청 추가 비용이  연간 2조 4000억원이나 급증한 상황에서 내년 교육재정 교부금을 1조원 이상 줄이는 것은 모든 상황을 충분히 고려한다 하더라도 납득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9. 정부는 담뱃세 인상으로 인한 세수가 2조8000억원에 이를 것이라 했습니다. 그런데 그 세수 대부분을 중앙정부 세수로 채울 것이라 해서 또 논란이 되고 있지요?

 현행법에 따르면 담뱃세 세수 중 62%는 지방세로, 38%는 국가수입으로 징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의 담뱃세법 개정안을 보면 담뱃세 추가 세수 중 100%가 국가수입으로 징수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즉, 정부 주장을 들어보면 담뱃세 인상으로 국세인 개별소비세 세수가 1조7000억원 이상 확보될 것이라 합니다. 또 정부 주장을 들어보면 담뱃세 인상으로 국가수입인 건강증진 부담금 수입이 8000억원 이상 확보될 것이라 합니다. 이 두 가지를 합치면 국가수입이 2조5000억원 이상인데요. 국세인 부가가치세 세수도 3000억원 가까이 확보되기 때문에 2조 8000억원 전액이 국가수입으로 들어갑니다. 야당과 지자체들은 정부의 이런 시도가 터무니없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10. 정부가 상당히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정부가 왜 이런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봅니까?

 정부가 야당과의 여론전을 앞두고 전략적으로 초기에 강한 협상안을 내놓은 것 같습니다. 누리과정 비용의 경우에도 정부 입장에서는 내줄 돈이 많지 않기 때문에 야당과 시도 교육청의 기대치를 최대한 낮추고 협상에 임하는 것이 좋다고 본 것 같습니다. 정부 의도대로 야당과 시도 교육청의 초기 기대치를 최대한 낮출 경우, 나중에 협상 결과는 정부에게 유리하게 나올 수 있습니다.

즉 초기 기대치를 최대한 낮추면 협상 결과 수준도 낮아지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돈을 적게 내 주고 야당과 시도 교육청의 체면을 세워줄 수 있습니다. 담뱃세 인상의 경우에도 정부는 유사한 전략을 구사하는 것 같습니다. 일단 담뱃세 인상안 목표치를 최대한 높여서 야당과 흡연자들의 거부감을 최대화한 후, 나중에 협상과정에서 중간 정도의 타결을 모색하는 겁니다. 

즉 초기 목표치를 최대한 높이면 협상 결과 수준도 높아지기 때문에 최초에 목표치를 낮게 세워 중간 정도의 협상 결과를 얻는 것보다 정부가 훨씬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정부의 이와 같은 꼼수가 매우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긴다는 것입니다. 정부가 투명하고 정정당당한 대안을 제시하기보다 꼼수만 노리는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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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이 지켜야 하는 것은 ‘진실’입니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4/11/03 12:02
  • 수정일
    2014/11/03 12:02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영화 ‘제보자’ 실제 주인공들, 지금은 뭐하나 봤더니
 
언론인이 지켜야 하는 것은 ‘진실’입니다
 
임병도 | 2014-11-03 08:39:48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2005년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 논란’을 다룬 영화 ‘제보자’가 누적 관객 170만 명을 넘었습니다. 방송국 PD가 줄기세포 논문 조작에 대한 제보를 받고, 진실을 파헤치는 취재 과정을 다룬 영화 ‘제보자’는 상영 전부터 화제를 몰고 왔습니다.

영화 ‘제보자’는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사건이 어떻게 세상에 알려지게 됐고, 과연 진실이 어떻게 왜곡되고 숨겨지는지 그 과정을 현실과 너무 똑같을 정도로 생생하게 묘사됐습니다.

많은 관객들이 영화 '제보자'를 보고 당시 사건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영화 속 주인공들은 지금 무엇을 하며 살고 있을까요?


‘방송을 못하고 쫓겨난 PD들’

영화 ‘제보자’에는 줄기세포 논문 조작을 제보하는 심민호(유연석 분)라는 인물과 이를 취재하는 윤민철 PD(박해일 분), 이장환 박사 (이경영 분)와 이성호 팀장(박원상 분) 등이 등장합니다.

윤민철 PD는 MBC PD수첩 '황우석 신화의 난자 의혹'편을 취재한 한학수 PD가 실제 주인공입니다. 한학수 PD는 영화 속 윤민철 PD처럼 취재와 방송 과정에서 엄청난 압박과 고통을 받았습니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 한학수 PD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한 PD는 10월 31일에 '신사업개발센터'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이름도 생소한 ‘신사업개발센터’는 MBC가 교양국을 폐지하면서 PD들을 비제작부서로 보내기 위해 만든 신설부서입니다. 결국, 그는 PD수첩과 같은 프로그램을 현재는 만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장환 박사와 함께 줄기세포를 연구하다 논문조작을 제보한 심민호 팀장(유연석 분)의 실제 주인공은 류영준 교수입니다. 당시 신경외과 레지던트로 근무했던 류영준 교수는 제보와 함께 원자력병원에서 쫓겨나 1년 반 정도 실직했습니다. 이후 병리학과로 전공을 바꿨고, 고대구로병원 병리학과장의 도움으로 겨우 병원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에 강원대 교수로 채용됐습니다.

방송국 책임 PD로 윤민철 PD를 격려하고 지원했던 이성호 팀장(박원상 분)은 PD수첩 책임PD였던 최승호 PD가 모델입니다. 최승호 PD는 ‘4대강 사업’이나 ‘검사와 스폰서’ 등을 제작하며 ‘PD수첩’을 이끌었지만, 2012년 파업참여로 MBC에서 해고됐고, 현재는 대안언론 뉴스타파 앵커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결국, 영화 ‘제보자’에 나왔던 실제 주인공들은 모두가 인생에서 쓴 맛을 겪고 있는 셈입니다. 진실을 알린 대가가 고작 좌천과 해고였습니다.


‘MBC,시청자의 눈과 귀를 막기 위해 교양국을 폐지하다’

MBC는 ‘핵심 역량의 집중과 확대, 조직 혁신으로 효율성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조직 개편’이라는 이유를 내세우며 ‘교양국’을 폐지했습니다.[각주:1]

교양국을 폐지하면서 MBC는 PD수첩에서 맹활약을 보였던 PD들을 교육발령이라는[각주:2] 명목으로 현직에서 모두 퇴출시켰습니다. ‘신사업개발센터’,’뉴미디어포맷캐발센터’ 등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지조차 짐작도 못할 부서에 PD들을 배치했습니다.

MBC는 국내 최초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으로 MBC에서 ‘왔다 장보리, 무한도전, 진짜 사나이’ 다음으로 시청률이 높은 '불만제로'도 폐지했습니다. MBC는 ‘불만제로’ 폐지는 없다고 하더니 방송 3일 전에 갑작스럽게 방송을 폐지하겠다고 통보하기도 했습니다.

고발프로그램을 없애고 나온 프로그램이 외주제작사가 제작하는 아침 방송을 재탕하거나 맛집 등을 소개하는 등의 일상만 다룬 ‘오늘 저녁’(가칭)이라고 합니다.

‘숫자데스크’처럼 뉴스를 더 재밌고 쉽게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보도하는 기자를 쫓아내는 이유는 시청자의 눈과 귀를 막겠다는 의도입니다. MBC는 예능과 드라마를 통해 수익만 올리는 장사꾼으로 살겠다고 공언한 셈입니다.


‘방송이 무너져도, 이제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시대’

이번 MBC의 ‘부당 전보’와 ‘언론 탄압’은 권재홍 부사장을 위원장으로 대부분 밀실에서 논의됐습니다. [각주:3]

권재홍 부사장은 지난 2012년 MBC 노조원 때문에 다쳐 뉴스 진행을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동영상을 보면 권재홍 앵커는 청경 40여 명에게 둘러싸여 유유히 걸어나갔습니다. [각주:4]

앵커에서 보도본부장으로 이제 부사장으로 승승장구한 권재홍 부사장은 그나마 MBC를 지켰던 PD와 기자들을 모두 쫓아내고 있습니다. 권력을 찬양한 언론인은 성공하고, 권력을 비판한 언론인은 불이익을 받는 시대임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제 이런 일에 대해서 국민들은 당연하다며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언론노조가 파업해도 국민은 외면하고[각주:5] 다른 언론은 보도조차 잘 하지 않고 있습니다.

영화 ‘제보자’에서는 국익과 진실이라는 두 가지가 대립합니다. 국익이 우선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과연 국민들이 진실을 알고 싶어 할까?'라는 논리를 펼치기도 합니다.

고 리영희 선생은 ‘내가 종교처럼 숭앙하고 목숨을 걸고 지키려 하는 것은 국가가 아니라 진실이다. 진실에 입각하지 않은 애국은 거부한다’ 생전에 밝히기도 했습니다.

언론인이 지켜야 하는 것은 ‘진실’입니다. 그 진실을 위해 목숨을 걸고 노력한다면 우리 국민들도 그들을 지켜줄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진실을 지키려는 언론인도 그런 언론인을 지켜주는 국민도, 내부의 비리를 말하는 고발자도 없다면 대한민국은 진실을 말할 수도 알려지지도 않게 됩니다.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언론과 두려움으로 내부 비리를 말하지 못하는 사회만 계속 존재한다면, 어느 날 당신이 목이 터져라 진실을 말해도 그 진실은 감춰지게 될 것입니다.

1. 미디어오늘 http://goo.gl/Ot6loY
2. MBC는 교육발령을 받은 기자와 PD들을 상대로 신천교육센터에서 요리 강습 등을 시켜 ‘신천 교육대’라고 불기기도 한다.
3. 문화방송 언론노조 http://goo.gl/OwGo7f
4. 오마이뉴스 http://goo.gl/Ulsr5l
5. 언론노조의 파업이 성공하지 못한 배경에는 언론노조의 문제점도 분명 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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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의 죽음과 환자 안전

한 해 1만7000명! 또 다른 '신해철'이 죽는다

[서리풀 논평] 신해철의 죽음과 환자 안전

 

 

 
신해철의 죽음과 환자 안전
 
가수 신해철의 갑작스런 죽음은 충격이다. 정확한 사정은 알 수 없다. 수사를 한다고 하니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알려진 것만 하더라도 '사고'가 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유명인의 죽음이니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사고다. 벌써 '찌라시'에 내용이 올랐다지만 한낱 흥밋거리로 시종할까 걱정스럽다.
 
사고가 명확한 만큼 유명인이 아니라 한 개인으로도 경과와 전후 사정을 밝히는 일은 필요하다. 논평을 작성하는 이 시각까지 여론은 해당 병원이 잘못했을 것이라고 의심하는 쪽이다. 그러나 다들 짐작하듯이 이런 일에 잘잘못을 가리는 일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그 많은 의료 소송의 경과와 결과를 보라.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생기는 것을 흔히 '의료 사고'라 부른다. 치료 때문에 다른 병이나 심각한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에 해당한다. 어떤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어떤 때는 사고라 해야 하는지 딱 부러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흔히 이렇게 부르니 그대로 따른다.
 
꼭 누가 잘못을 해야 의료 사고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언뜻 이해하기 어렵지만 논리로는 당연하다. 건강과 목숨은 많은 사고와 우연에 노출되어 있고, 병원 안이라고 피해가지 않는다. 성형수술을 하러 입원했다가 전혀 상관없는 심장마비를 경험할 수도 있는 법.
 
치료 과정에서 의료 전문가의 잘못이 있으면 '의료 과오'라고 한다. 아주 가끔 황당한 사례로 소개되는 반대편을 수술했다는 잘못은 극단적인 과오다. 이미 말했지만 과오와 사고가 늘 일치하지는 않는다. 잘못이 있었더라도 모두 사고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잘못한 것이 없어도 사고는 생길 수 있다.
 
사고와 과오를 두고 무엇이 어때야 바람직한가를 묻는 일은 부질없다. 이상적으로는 잘못한 일이 없어도 생기는, 정말 피할 수 없는 사고를 빼고는 의료 사고가 없어야 한다. 그러나 그게 말처럼 쉬울까.
 
그러나 문제가 복잡하고 어렵다고 그냥 있을 수는 없다. 무엇보다, 누구나 의료 사고에 노출되어 있는 현실이 엄중하다. 개인의 큰 불행을 줄이는 노력을 마땅히 감당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의료 사고와 과오를 완전히 없애지는 못해도 줄일 수는 있다. 특히 여러 가지 잘못이 겹쳐야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예방에 주목하게 만든다.
 
ⓒ프레시안(손문상)

ⓒ프레시안(손문상)

우선 기본 전제 하나. 나라마다 의료 사고와 과오의 빈도가 다르다. 우연이 아니라 사회적 현상이며, 의료 환경과 제도에 따라 달라진다는 뜻이다. 개인의 주의와 노력을 넘어 사회 전체로, 그리고 제도로 보완할 여지가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이번의 사건에서 얻어야 하는 교훈을 살펴보는 것이 우리의 임무다. 여유가 충분치 않은 만큼 많은 이유와 조건들 가운데에 무관하지 않을 일부분만 다룬다. 그리고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조건과 환경이 관심사다.
 
첫 번째로 '주치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주치의라는 용어는 아무래도 상관없다. 제도인지 문화인지도 유연하게 생각하자. 평소 꾸준히 접촉이 있고 건강과 질병 상태를 잘 알고 있으며 필요할 때 적절한 조치와 안내를 해 줄 수 있는 의료 전문가를 말한다.
 
이제 고인이 된 신해철씨는 어땠는지 모르지만, 한국 사람 대부분은 주치의가 없다. 혼자 판단하거나 가족을 비롯한 비전문가의 말에 의존하며 그나마 중구난방이다. 건강에 문제가 생겼거나 검진에 이상이 발견되었다고 할 때 사람들의 행동은 그냥 '혼란'과 '당황'의 수준을 넘는다. 문제가 여럿이고 복잡하면 가장 나쁘다.
 
주치의가 할 수 있는 긍정적 기능은 분명하다. 우선 꾸준히 건강과 질병 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크다. 당연히 질도 비용도 유리하다. 2014년에 미국에서 발표된 '상용 치료원'의 효과 연구를 보자(상용 치료원(regular source of care)은 주치의 대신 영어권에서 많이 쓰는 표현인데, 사람과 기관을 모두 포함한다).
 
연구자들은 "절반 이상의 외래를 응급실로 갔던" 비율을 잣대로 삼았다. 이런 행동은 평소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고(못하고) 문제가 생기면 응급실로 달려간 것을 뜻한다. 상용 치료원이 있는 사람은 그런 비율이 8.1%에 지나지 않았지만, 없는 사람은 21.6%나 되었다. (☞관련 자료 : The Impact of Insurance and a Usual Source of Care on Emergency Department Use in the United States) 주치의가 없고 외래를 주로 응급실로 가는 사정의 앞뒤에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상상하고도 남는다.
 
서울백병원의 김경우 교수 팀이 2013년 조사한 결과를 보면 한국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도 비슷하다. (☞관련 기사 : '상용 치료원' 있으면 의료 이용 횟수-비용 준다) 상용 치료원이 있는 쪽이 응급실 이용과 입원 횟수가 더 적고 의료비도 덜 썼다. 실천은 미흡하지만, 잠재적 이익은 클 것이라는 뜻이다.
 
신해철, 그가 겪었던 앞뒤 사정은 아직 잘 모른다. 처음 어떻게 치료를 결정했고, 왜 그 병원을 찾게 되었으며, 어떤 이유로 입·퇴원을 반복했는지 알지 못한다. 주치의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더더구나 알 수 없다. 따라서 주치의의 존재와 역할을 그의 사고 원인으로 연관시키는 것은 억지다.
 
다만, 이것 한 가지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이번 사고가 아니라 일반적 경우와 경향성. 어느 환자나 마찬가지다. 치료를 할지 하면 어떻게 할지 잘 결정하고, 지속적으로 관찰, 추적하며, 새로운 문제가 생길 때 잘 조정하면, 의료 사고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문제가 복잡하고 어려울수록 더욱 그렇다.
 
둘째로, '의료 전달 체계' 논의를 되살려내야 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가 진료를 받았던 곳은 몇 가지 치료만 주로 하는 '전문 병원'이었다고 한다(정부가 지정한 전문 병원이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전문 병원은 장점이 있지만 좋지 않은 점도 있다. 몇 가지 질병만 보고 그 치료만 담당하기 때문에 다른 문제에는 당연히 전문성이 떨어진다. 전문성도 그렇지만, 자기 영역이 아니면 다른 질병이나 치료는 관심을 덜 기울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그리고 위험하다!).
 
복잡한 문제를 가진 환자라면 시야가 좁다는 것이 사고(그리고 과오)의 확률을 더 높인다. 전문 영역은 늘 더 중요하게, 다른 문제는 관심 밖으로 미룰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아주 특별하지 않으면 아무래도 협력과 조정, 종합적 판단, 환자 의뢰가 소홀해지기 쉽다.
 
이 문제 역시 이번 사고와 직접 연관이 있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전문 병원이 가진 한계와 위험은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우리의 의료 전달 체계가 진작 정비되어 있었다면 또 어찌 되었을까. 의원과 중소 종합병원, 대형병원의 역할 분담과 네트워킹(이것이 '의료 전달 체계'다)을 다시 정비해야 하는 이유다.
 
세 번째로 의료 기관의 인력 문제를 지적해야 하겠다. 질도 중요하지만, 의료 인력 부족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 그 가운데서도 간호사 인력 부족이 두드러진다. 중소병원의 실상은 그 가운데서도 더 심하다.
 
의료 인력 부족이 의료 사고의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은 굳이 더 말해야 할까. 특히 일상적으로 환자와 접촉하는 간호 인력의 중요성은 두 번, 세 번 강조해도 모자란다. 인력이 부족하면 사고와 과오를 예비하는 위험을 충분히 그리고 제 때에 보고 들을 수 없다.
 
이 문제 역시 이번 사고와 연관이 있는지 잘 모른다. 그러나 일반적 경향으론 좋은 인력이 충분히 있을수록 사고는 줄어든다. 인력 부족 문제는 오랜 기간 다양한 해법들이 논의해 왔으나 아직 뚜렷한 효과가 없다. 다른 무엇보다 환자의 안전과 의료의 질을 생각하는 쪽으로 정책 기조를 전환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필요하다면 그 고질적인 진료비(의료 수가) 문제도 근본적으로 손을 봐야 할 것이다.
 
모든 것을 뭉뚱그려 환자의 안전 문제라 하면, 경고가 나온 지는 오래 되었다. 예를 들어 미국 병원에서 예방할 수 있는 안전사고로 사망하는 환자 수가 한 해 4만4000명에서 9만8000명에 이른다는 것(1999년 미국의학연구소 보고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다.
 
더 하면 더 했지 한국이라고 다를까. 외국과 같은 비율로 추산하면 한 해 동안 1만7000여 명의 환자가 예방할 수 있는 안전사고로 사망할 것이라고 한다(울산대 의대 이상일 교수). 그러나 이에 대한 관심과 조치는 아직 빈약하다. 치료의 조건과 환경, 제도의 측면에서는 더 그렇다.
 
다들 젊은 신해철의 죽음을 애석해한다. 인력으로는 어쩔 수 없었던 것으로 결론이 나면 그나마 마음이 덜 아프지 않을까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 하더라도 그리 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예방할 수 있었고 피할 수 있었던 사고가 될 가능성이 크다.
 
어디 신해철 뿐이랴. 그 누군들 목숨 귀한 것으로 치면, 그리고 피할 수 있는 사고의 억울함으로 치면 예외가 있을까. 이렇게라도 그의 죽음을 모두를 위한 교훈으로 바꾸어야 할 것 같다. 개인의 노력도 노력이지만, 의료사고를 예방하고 줄이는 '사회적인 것'을 발전시킬 계기로 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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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들 "특별조사위·특검 독립성 우려"

 

"한계 있지만 여야합의 존중"... 연내 특별조사위 구성 등 5가지 제안

14.11.02 21:45l최종 업데이트 14.11.02 22:39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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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경기도미술관에서 세월호참사 가족대책위원회가 전명선 위원장(왼쪽에서 2번째), 유경근 대변인(오른쪽)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여야가 합의한 세월호특별법안을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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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한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 "한계는 있지만 존중한다"고 밝혔다. 다만 ▲ 연내 특별조사위원회 구성 ▲ 시행령 및 시행규칙 제정에 유가족 적극 참여 보장 등 다섯 가지 요구사항을 발표하며 본회의 통과 전 여야가 법안에 반영해 줄 것을 호소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아래 가족대책위)는 2일 오후 6시부터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경기 안산 화랑미술관 1층 강당에서 회의를 열고 세월호 특별법을 수용 여부를 논의했다. 이날 총회에는 유가족 230명이 참여해 입장 발표를 위해 의견을 모았으며, 수용 여부를 두고 별도의 표결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별조사위원회·특검의 독립성 우려 된다"

가족대책위는 여야가 지난 10월 31일 극적으로 합의한 세월호 특별법의 한계를 지적하며 "10.31합의안은 성역 없는 진상규명을 보장하기에는 불충분하고 미흡한 방안"이라고 밝혔다. 총회 후 기자들과 만난 전명선 가족대책위 위원장은 먼저 진상조사를 담당할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독립성을 우려했다. 

전 위원장은 여당 추천 상임위원이 조사위원회의 사무처장을 겸한 부위원장을 맡도록 한 점을 지적하며 "정부와 여당이 조사위원회의 인력과 예산을 통제하는 것은 성역 없는 진상조사를 하는 데 장애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참사 관련자가 조사위원회의 조사를 거부할시 과태료 3000만원을 물리기로 했던 기존 양당의 합의가 1000만원으로 하향조정 된 점을 두고 "처벌 수위가 낮아지면서 조사위원회의 조사범위와 권한이 축소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사와 기소를 담당하는 특별검사후보군 추천에 유가족 참여가 배제된 점도 한계로 지적했다. 전 위원장은 "여당이 유가족들이 반대하는 인물은 추천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은 지난 합의보다 진전된 사항"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여전히 집권여당에 특검 추천권을 보장한 것은 특검의 독립성을 제약하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여야 합의한 특별법에는 여야가 특검후보군 4명을 추천하면 특검추천위원회가 이들 중 2명을 지목하고, 이 두 명 중 한 명을 대통령이 최종 선택하는 방식이다. 

"수용도 반대도 할 수 없는 상황... 진상규명 과정 지켜볼 것"

가족들은 이 같은 한계에도 여야 합의안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이다. 가족대책위의 반대 여부와 상관없이 여야가 합의한 특별법이 오는 7일 본회의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가족대책위는 이런 상황에서 별도의 입장을 밝히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봤다. 

가족대책위는 수용 혹은 반대 의사를 밝히는 것 대신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요구사항을 발표하고 "여야가 법안 통과 전 적극적으로 수용해 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가족들의 요구사항은 ▲ '10.31 합의안'의 미흡한 점 개선 ▲ 국회 본회의 날 여·야·정부·유가족·국민청원인 대표가 모여 '진실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대국민 서약식' 거행 ▲ 연내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구성 ▲ 시행령 및 시행규칙 제정과 이와 병행될 위원회 조직 구성에 세월호 가족들의 적극적인 참여 보장 ▲ 생존자, 피해자의 배․보상·지원 논의 참여 등이다. 

가족대책위는 향후 "각계 전문가들과 함께 민간 조사 기구를 구성해 법 제정 직후 시작될 특별조사위원회 구성에 대비하고, 진상조사 과정을 적극적으로 검토·감시․제안을 하는 활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가족대책위가 앞서 지적한 한계로 성역 없는 진상규명에 심각한 장애가 초래된다면 국민들과 함께 특별법 개정운동 등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국민들에게는 "유가족의 손을 놓지 말고 끝까지 함께 해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전했다.
태그:세월호 가족대책위, 본회의, 특검, 세월호 특별법 태그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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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으로 본 북한

北 선전.선동 최고 권위지 <노동신문>[친절한 통일씨] <노동신문>으로 본 북한
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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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1.02  21:3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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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남북관계를 담당하는 기자들은 매일 아침 출근해서 먼저 찾아보는 신문이 있다. 바로 <노동신문>이다. 북한 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북한의 현재 상황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북한을 다루는 기자들에게 정독은 필수다.

<노동신문>은 1945년 11월 1일 창간한 <정로(正路)>를 전신으로 한다. 그래서 매년 이 날을 <노동신문> 창간일로 삼고 있으며, 올해는 창간 69주년이 되는 해다. 그리고 이를 기념해 1970년부터 이 날을 출판절로 삼고 있다.

북한을 다루는 기자들과 연구자들의 1차 자료로 활용되는 <노동신문>은 과연 어떤 매체일까.

먼저, 북한은 <로동신문>으로 표기하지만, 여기서는 두음법칙에 따라 우리식 표기에 따라 <노동신문>으로 통칭하고자 한다.

   
▲ 지난달 14일 40여일 만에 모습을 보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실린 <노동신문>. [자료사진-통일뉴스]

<노동신문> 창간의 역사와 현재

<노동신문>은 제호에서 밝히듯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기관지이다. 그래서 우리는 당 기관지라고 부르며 북한에서는 '당보'라고도 한다.

<노동신문>은 1945년 11월 1일 평양에서 창간된 <정로(正路)>를 전신으로 한다. <정로>는 '바른 길'이라는 뜻으로 '정로사(正路社)'에서 소형판 2면의 주간지로 발행됐다.

그러다 1946년 초부터 5일간, 격일간 등으로, 같은해 3월 14일부터 소형판 4면, 5월 28일부터 대형판 2면으로 발간됐다. 매회 1천부 씩 발간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조선공산당 중앙조직위원회 기관지였던 <정로>가 발간되던 당시에는 <새날>, <3.1월간>, <서광>, <종소리>, <철혈> 등이 있었지만 이는 당 기관지의 성격을 지닌 출판보도물이 아니었다.

명실상부한 당 기관지로 출발한 <정로>는 발간 당시 <선봉>, <전진>, <봉화>, <전위> 등의 이름을 두고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일성 주석은 "오늘 우리나라에 조성된 복잡한 정치정세에서 인민대중에게 당의 노선을 잘 알려주고, 그들을 옳은 길로 인도하는 것은 당의 중요한 임무이다. 그 길로 대중을 인도한다"는 의미로 <정로>라 명명했다.

1945년 11월 1일 세상에 나온 당 기관지 <정로>에는 김일성 주석이 직접 교정했다는 사설과 함께, '토지문제에 대한 결정'이 실렸다.

<정로>에서 활약한 대표적인 인물은 카프 시인이던 박팔양으로 편집부장을 지냈으며, 이후 <노동신문> 부주필로 활동했다.

   
▲1950년에 6월 27일자 <노동신문>. 초기 신문은 세로쓰기였으며, 1946년 9월 <정로>와 <전위>를 합쳐 발행됐다.  [자료출처-신문과방송 2010년 7월호]

<정로>가 북조선공산당 중앙조직위원회 기관지였던 만큼, 북조선공산당이 조선노동당으로 확대 개편되면서 <정로>는 <노동신문>으로 이름을 바꾼다. 1946년 8월 북조선공산당과 신민당이 합당하면서 <정로>와 신민당 기관지 <전위(前衛)>도 합쳐졌으며, 1946년 9월 1일부터 <노동신문>이 발행됐다.

<노동신문>을 발행하는 '노동신문사'는 현재 평양시 중구역에 자리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1946년 11월 5일부터 대형판 4면으로 <노동신문>을 발행, 1974년부터 6면으로 지면을 늘려 지금에 이른다. 지난 2001년 12월 1일자로 지령 2만호를 기록했으며, 2일 현재 2만4천719호에 이르렀다.

<노동신문>은 중질지를 사용, 대형판으로 발행되는데, 1950년대까지 세로쓰기 형태였다. 이후 한글전용 가로쓰기를 채택, 1971년까지 천리마체(고딕체)를 사용했다. 그러다 1972년 김일성 주석 생일 60돌을 맞아 청봉체(명조체)로 바뀌었다.

기사 본문은 청봉체 6포인트, 최고지도자 활동과 노작 등은 청봉체 8포인트, 일부 토막자료는 청봉체 6포인트 이하로 정하고 있다.

신문 편집은 각 단 19자 원칙으로 하며, 최고지도자 활동 4단, 공식문건 5단, 주요 행사보도 6단, 논설 6~7단 등 규칙을 정하고 있다. 표제는 한 행으로 하되, 2~3행을 넘기지 말아야 하며, 줄을 바꾸는 경우에는 표제 문장의 내용과 띄어쓰기를 고려해야 한다.

<노동신문>은 내부 검열을 거쳐 내각 직속 출판지도총국 신문과, 당 중앙위원회 선전선동부 신문과의 검열을 거친 후 '평양종합인쇄공장'에서 인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동신문사 청사. 2013년 3월 청사 전면에 김일성.김정일 초상화가 걸렸다.  [자료사진-통일뉴스]

대개 발행 전날 정오까지 기사가 마감되고, 오후 5시경 초판이 인쇄된다. 연중무휴 조간체제로 발간되는 <노동신문>은 하루 150만부가 발행되며, 우편통신원을 통해 학교, 협동농장, 직장 등에 집단적으로 배달된다. 개인 구독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가격은 약 6천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신문>은 1985년, 1995년에 각각 김일성훈장을 받았고, 1985년 6월 국제기자동맹으로부터 국제기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노동신문>의 구조와 내용

<노동신문>의 구조는 어떠할까. 흔히 신문의 지배구조에 따라 해당 신문 발행의 목표와 내용이 달라진다고 한다.

<노동신문>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기관지'라는 말처럼 '노동신문사'는 당 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와 선전선동부의 지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체계상 <노동신문>의 최고책임자는 책임주필로, 위상은 내각 부총리급에 해당 정치적 위상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인 역대 책임주필은 김일성대 부총장 겸 문화선전부 부상을 지낸 태성수, 북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상무위원이던 기석복, 당 후보위원을 지낸 리문일 등이 있다. 최근에는 최칠남에서 윤우철을 거쳐 현재는 리영식이 책임주필을 맡고 있다.

책임주필 밑에는 부주필이 있는데 10명에서 50명까지로 구체적인 숫자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외에도 부사장 겸 주필, 주필, 부주필, 초급당비서가 있다.

그리고 당역사교양부, 당생활부, 사회주의교양부, 공업부, 농업부, 과학문화부, 조국통일부, 국제부, 사진보도부, 사회문화부, 특화기자부, 혁명교양부 등 10개 부서가 있다.

   
▲노동신문사 조직도. (통일부 발간 2014인명록 참고) [자료정리-통일뉴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당생활부, 이론선전부, 공업부, 농업부, 남조선부, 국제부, 사진부, 지방서한부, 상업재정경제획부, 군사부, 문예부, 과학교육부, 건설운수부, 보도부, 조사연구부 등으로 세분화 되어 있는 분석이 있다.

여기에 편집국 산하에는 편집부, 교정부, 특수편집부, 논평원실, 특파원실이 있으며, 총무국 산하에는 조지계획부, 업부무, 보급부, 출판부, 경리과, 기요문서과 등이 있다.

구체적인 신문사 인원은 파악되지 않았지만 1백여 명의 소속 기자, 20여 명의 특파원, 20여 명의 지방통신원, 그 밖에 사진기자, 교정원, 편집원, 인쇄기술자, 노동자 등 약 3백여 명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1천여 명에 가까운 직원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이 소개하는 <노동신문>의 기치는 무엇일까. 북한 정치상식은 <노동신문>을 두고, "김일성 주석께서 항일혁명투쟁의 불길 속에서 몸소 마련하신 혁명적 출판물의 빛나는 전통을 이어받고 불멸의 주체사상과 그 구현인 주체적 출판보도사상을 지도적 지침으로 하여 주체의 혁명위업을 대를 이어 끝까지 완성해나가는 데 적극 이바지하는 것을 사명으로 한다"고 소개한다.

그리고 "수령의 혁명사상, 주체사상의 요구대로 자연과 사회, 인간을 개조하고 전당과 전체 인민을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장군의 두리(주위)에 철석같이 묶어 세우며 당 대열의 정치사상적 통일을 보장하기 이해 투장하는 것"을 기본임무로 한다. 또한, "주체사상을 지도적 지침으로 삼고 혁명위업을 완성하는데 이바지하는 것"을 사명으로 규정한다.

즉, <노동신문>은 김일성 주석으로 대표되는 당 창건 역사와 궤를 같이 하고 있으며, 당의 노선과 정책을 해설하고, 사회와 인간을 혁명적으로 개조하며, 당의 조직 강화와 유일사상 체계를 확립하는 임무를 띄고 있는 선전매체이다.

   
▲ 2014년 11월 2일자 <노동신문>. 2면(왼쪽)은 정치교양, 6면(오른쪽)은 국제정세의 내용으로 편집된다. [자료사진-통일뉴스]

이를 토대로 <노동신문>은 최고지도자와 관련된 자료들을 실으며 주체사상과 혁명전통, 사회주의 애국주의 주제 등 여러 가지 기사와 글을 편집해 싣는다.

그리고 사상, 기술, 문화의 3대 혁명 수행에 나서는 이론실천적 문제, 공업, 농촌경리, 건설, 교육문화를 비롯한 사회주의 건설의 모든 분야에서 이룩되는 성과들, 3대 혁명 붉은기 쟁취운동 등 대중운동을 다룬다.

또한, 최고지도자의 주체적인 당 건설 사상과 방침을 해설한 글을 싣고, 당 조직과 일꾼들의 사업경험을 소개.선전한다.

이에 따라, <노동신문>은 당 기관지로서 당의 지시서, 당의 공식적 대변자의 역할을 수행하며, 북한 내 출판보도물 가운데서도 지도적 위치에 있는 만큼 품위있게 무게있고 점잖게 편성된다.

<노동신문> 1면은 정치면으로 최고지도자의 담화문이나 현지지도, 외빈 접견, 축전 교환 등의 활동이 담긴다. 그리고 사설과 주요 정치논설, 경제, 문화, 건설, 남한 정세 및 대외관계 분야 주요 보도가 실린다. 한마디로 1면은 정치성과 보도성이 가장 높은 면이다.

그 다음은 2면이다. 2면은 정치교양면으로 1면과 유사하게 품위를 높여, 정치적 성격 자료와 함께, 이와 내용이 비슷한 정치교양문제 자료를 게재한다.

3면은 경제면으로 편성형식을 호소성과 선동성이 강하게 적용되며, 4면은 공산주의 교양면으로 내용을 전반적으로 문화성있고, 교양적 의의가 작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5면은 남한 정세기사이고 6면은 국제뉴스 면이다. 5면과 6면은 되도록 많이 정세자료를 싣고, 북한의 주장을 드러내 대외 호소성과 선동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북한 선전.선동 최고 권위지, <노동신문>

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북한의 사상을 최전선에서 선전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런 점에서 <노동신문> 제호 옆에 내걸린 구호들은 북한이 현재 무엇을 중시하는지 엿볼 수 있다.

<노동신문> 제호 양 옆에는 구호가 상시적으로 실려 있는데, 왼쪽은 고정구호, 오른쪽은 제호구호로 구분된다.

<노동신문> 제호 왼쪽 상단에는 '전세계 로동자들은 단결하라!'라는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 구호가 고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2003년부터 삭제, 게재되지 않고 있다.

그 밑에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주체사상으로 튼튼히 무장하자!',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혁명 사상 만세!' 등의 구호가 내걸렸다.

하지만, 김정은 시대 들어 고정구호도 바뀌는데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의 혁명사상으로 철저히 무장하자!'는 구호가 상시적으로 사용된다.

   
▲ <노동신문> 제호 양 옆에는 구호가 게재된다. 구호는 좌측 고정구호는 큰 변화가 없으나, 우측 제호구호는 시대별, 상황별 내용이 다르다. [자료사진-통일뉴스]

<노동신문> 제호 오른쪽에는 제호구호로, 구호 내용은 시기는 물론 북한이 중시하는 정책에 따라 다양하다.

1950년 한국전쟁 시기에 발행된 <노동신문>은 세로쓰기였던 점을 감안, 당시 제호구호는 '우리의 전체 력량을 우리 인민군과 전선을 원조함에 돌리라!'이다.

김정일 시대 <노동신문>에는 '붉은기를 높이 들고 위대한 장군님 두리에 더욱 굳게 뭉치자!', '백두밀림에서 창조된 <고난의 행군> 정신으로 살며 투쟁하자!', '혁명적 수령관, 조직관, 군중관을 체질화한 참된 혁명전사가 되자!' 등 다양한 제호구호가 걸렸다.

2000년 이후에는 통일관련 구호도 나왔는데, '위대한 령장의 선군령도 받들어 조국통일 앞당기자!', '절세의 애국자이신 위대한 김정일 장군님을 높이 모시고 6.15공동선언의 기치따라 나아가는 우리 겨레의 거세찬 자주통일흐름을 가로막을 힘은 세상에 없다' 등이 있다.

2007년 10.4 남북정상회담 당시에는 '후대들에게 통일된 조국을 물려주자!'가 등장했고, 이어 '조국통일은 우리 민족의 민족최대의 소원'이라는 구호가 나왔다.

김정은 시대에도 <노동신문> 제호구호도 다양한 내용을 이루고 있는데, 장성택 해임을 결정한 당 중앙위 정치국 확대회의 보도 당일에는 '우리 당과 인민의 최고령도자 김정은 동지 만세!' 구호가 걸렸다.

이 밖에도 '위대한 김정은 동지따라 최후의 승리를 향하여 앞으로!(2013.9.3), '당의 령도따라 내나라, 내조국을 더욱 부강하게 하기 위해 힘차게 일해나가자!'(2014.11.2) 등이 있다.

제호구호가 시기별, 상황별 내용에 변화가 있지만, 국가명절에는 '조선인민의 모든 승리의 조직자이며 향도자인 조선로동당 만세!'라는 구호가 쓰인다. 이는 북한 내 권위지라는 성격상 북한이 제시하는 구호를 북한 주민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기능을 <노동신문>이 갖고 있다고 할 수있다.

실제, 북한이 내세웠던 '라남의 봉화'와 관련, "선군시대의 창조와 혁신의 불길인 라남의 봉화를 온 나라에 지펴가는 당의 목소리가 독자들의 심장을 격동시키고 있다"며 '라남의 봉화'라는 경제구호 홍보에 <노동신문>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노동신문>의 제호 양 옆에 나온 구호 외에도 1995년부터 매년 1월 1일 <조선인민군>, <청년전위> 등과 함께 게재하는 '신년공동사설'은 북한 최고지도자의 한 해 정책방향을 알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정론'을 통해 당의 정책방향을 설명한다.

   
▲ 노동신문사에 있는 김정일 친필비. [사진출처-우리민족끼리]

이러한 점에서 당 기관지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고, 그만큼 <노동신문>이 가진 권위는 북한 내 선전매체로서 위상을 높이는 효과를 준다.

그래서 때로는 <노동신문>을 두고 지라시라고 폄훼하기도 한다. 하지만 북한이 정책을 집약화 한 구호를 만들고, 선전.선동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나라라는 점에서 <노동신문>은 북한 사회를 읽는 중요한 도구이다.

남북관계와 북한을 다루는 기자들은 공통된 바람을 갖고 있다. <노동신문> 기자와 한번 진솔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다양한 성격의 매체에 소속된 기자들이 정보를 주고받고 의견을 교환하듯이, <노동신문> 기자들과도 만나 남북관계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싶어한다.

언론이 자신의 주장만 내세우는 선전도구가 아닌 이상, 서로를 이해하고 사회를 통합하는 도구라는 점에서 남측 언론들과 북측 언론, 그것도 북한의 권위지인 <노동신문>과 허심탄회하게 남북관계를 이야기하는 날은 언제 올까. 기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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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영상] 정부와 검찰은 밝히지 못하는 세월호의 진실
 
[200일 특집다큐]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다큐창작소  | 등록:2014-11-01 22:33:23 | 최종:2014-11-02 06:09:12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영상] 정부와 검찰은 밝히지 못하는 세월호의 진실
( 다큐창작소 / 연출: 김상규 / 2014-11-01)

 

세월호 참사 이후 대한민국은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했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이름만 바뀐 세월호를 또 다시 마주할 뿐이다.
언제까지 이렇게 불안함에 떨며 또는 망각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할 것인가.
이런 세상이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나부터, 우리부터 바뀌어야 한다.
이 영상은 세월호 참사의 근본적 원인과 구조활동의 문제점을 면밀히 검토하고 향후 개선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제작됐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수사결과가 발표됐지만 이번에도 꼬리자르기 수사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구조실패의 책임을 현장책임자 한 명에게 지우고 말았지만 이러한 미봉책은 결국 또 다른 참사를 야기할 뿐이다.

유가족과 국민들은 진실을 원하고 있다.
세월호가 왜 침몰했는지, 사고가 왜 참사로 확대됐는지, 무참히 사라져간 수많은 목숨들을 진정 구할 수 없었는지…
해경에게, 검찰에게, 정부에게, 대통령에게 되묻고 싶어한다.

세월호 참사 200일(11월 1일)을 맞아 다큐창작소에서는 세월호 특집 다큐멘터리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를 제작했다.
이 영상이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는 밑거름이 되어 소중한 가족을 잃어버린 유가족들의 한을 풀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구성/연출: 김상규
조 연 출: 최아람
나레이션: 정훈석

제작: 다큐창작소,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미디어팀, 세월호참사가족대책위원회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news/mainView.php?uid=3489&table=byple_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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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주권을 빼앗긴 나라의 비극 4]

한미연합사령관의 '기막힌' 발언, 이러고도 '주권' 말하나

[군사주권을 빼앗긴 나라의 비극 4] 한국대통령의 국군통수권③

14.11.01 12:02l최종 업데이트 14.11.01 13:58l

 

 

최근 박근혜 정부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사실상 무기한 연기한 것을 놓고, 군사주권 포기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전작권을 둘러싼 한반도 안보 문제가 주요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군사전문가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의 '군사주권을 빼앗긴 나라의 비극' 연재 글을 게재합니다. 이 연재 글은 김종대 편집장의 페이스북에도 실렸습니다. [편집자말]

만약에 한국 대통령이 한미연합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이래라 저래라" 지시를 해도 될까? 물론 해도 된다. 법적 지위는 연합(combined) 사령관이기 때문에 미군 대장이라도 한국 대통령과 미국 대통령 공동의 부하다. 부하에게 뭔 지시인들 못하겠는가? 

일일이 지시하기 귀찮다면 우리 합참의장에게 "연합사령관에게 이것 조치하라고 전달해라"라고 해도 된다. 연합사령관은 미 합참과 태평양사령부의 지시를 받는 예하부대 사령관으로 되어 있다. 그러니 우리 합참의장도 똑같이 지침을 준다고 해서 문제될 것이 없다. 

우리 국회의장이 연합사령관에게 "국회에 출석하여 보고하라"고 해도 될까? 아무 문제가 없다. 연합사령관은 주한미군사령관 자격으로 매년 미 상원에 출석하고 미 국방부와 미 의회 감사를 받는다. 우리가 방위비분담금을 주한미군에 주고 있으니까 회계 감사를 하겠다고 하면 감사를 받아야 한다. 

이래야 비로소 한국 대통령의 국군통수권이 보장되는 동등한 주권 행사이다. 이런 모든 게 법적으로는 가능하다는 의미의 그 '연합사령부'라는 명칭을 근거로 우리 보수안보세력들은 "동등한 주권이 행사되는 연합사령부에 주권의 문제는 없다"고 주장한다. 참으로 억지주장이 아닐 수 없다. 

'연합사령부에 주권의 문제는 없다'는 보수세력

앞의 회에서 소개한 전쟁 위기 상황에서 김영삼, 이명박 대통령이 연합사령관에게 "이래라 저래라" 지시를 하였는가?(관련 기사 : 김영삼과 이명박의 거짓말... 어쩜 이렇게 닮았나) 지시는커녕 눈치만 봤다. 미국이 전쟁을 벌일까봐 전전긍긍하는 게 한국 대통령이었다. 연합사령관은 항상 미 본토로부터 작전지침을 받으면서 우리 합참으로부터 지시를 받는 일은 단 한 번도 없다. 합참의장이 연합사령관과 동등한 자격으로 가끔 협의만 하는 정도다. 

2005년에 이런 일이 있었다.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와 한미군사위원회(MCM)에서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한 개념계획(CONPLAN)을 만든다"는 양국 합의를 위반하고 연합사령부에서 급변사태 대비 작전계획(OPLAN)을 작성하여 북한을 자극하는 빌미를 만든다는 첩보가 청와대에 들어왔다. 

이에 청와대가 "작전계획 작성을 중지하라"고 연합사에 통보하자 연합사령관인 리언 라포트 대장은 "이러면 동맹 깨자는 것"이라고 노골적인 협박성 발언을 하면서 미 정부 지침대로 작전계획 작성을 강행하려 했다. 그래서 한미 간에 갈등이 벌어졌다. 같은 시기에 주한미군이 한반도 방위임무와 무관한 동북아 분쟁 개입 위주로 전략과 교리를 수정하려 했다. 그 유명한 '전략적 유연성'이다. 

이를 국방부와 합참이 제지하지 못했다.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이 조지 부시 대통령을 만나 주한미군의 이런 일방적 조치를 항의했다. 그제서야 럼스펠드 장관 지시로 추가적인 검토가 중단되었다. 우리 국방부와 합참은 마치 남의 일처럼 방관만 했다. 

"한국정부에 정보 주면 북한에 흘러가..." 기가 막혔다
 

기사 관련 사진
▲  리언 라포트 전 주한미군 한미연합사령관
ⓒ 오마이뉴스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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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청와대가 주한미군에 뭔 불만을 전달하기라도 하면 라포트는 "이런 수모는 처음"이라는 둥, "동맹 깰거냐"는 둥 노골적으로 언론에 불만을 말하며 한국 정부 간섭을 배제하려고 했다. 미국 50명의 대장 중 한 명에 불과하고 태평양사령부 예하부대장에 불과한 자가 남의 나라에 와서 하는 말을 보라. 이것이 어떻게 연합사령관인가? 오히려 대한민국 총독에 가깝지 않은가? 

그걸 보고도 연합사령부에 주권의 문제는 없다고 하니 참으로 이해되지 않는 주장이다. 심사가 거슬린 리언 라포트는 이런 말도 했다. "한국정부에 정보를 주면 북한에 흘러가는 것 같다"며 군사정보가 청와대와 한국 합참에 누설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행보를 보인 것이다. 

2004년 윤광웅 청와대 국방보좌관을 만난 라포트는 "북한이 우리 작전계획을 알고 있는 것 같다"며 마치 청와대가 그 주범이 아니냐는 뉘앙스의 말을 했다. 하도 기가 막혀 이 일이 있고 난 다음 청와대·NSC는 "앞으로 대통령이 연합사령관을 만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마치 "너 혼자 마음대로 생각하라"는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말 안 듣는 연합사령관이 어떻게 연합사령관인가? 그런데 앞으로 우리가 연합사령부에 감사를 하겠다, 국회에 출석해라, 우리 합참의 작전지침을 받으라고 이야기하면 어떻게 될까? "당장 미군 빼겠다"고 나올 것이다. 그러면 한국 대통령은 기절을 한다. 

(다음 번에 계속, 이 글은 김종대 편집장의 페이스북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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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북삐라 살포 중단 없이 북남대화 없다”

北 “대북삐라 살포 중단 없이 북남대화 없다”조평통 성명 “대북삐라 살포 범죄자 처단할 것” (전문)
이계환 기자  |  k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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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1.01  23:5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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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최고 존엄을 악랄하게 훼손하는 삐라살포 망동을 중단하지 않는 한 그 어떤 북남대화도, 북남관계 개선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조선중앙통신> 1일발에 따르면,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성명을 통해 남측 탈북자단체가 지난달 31일 또다시 대북전단을 살포한 지 하루만인 이날 “위임에 따라 남조선당국에 다음과 같은 중대입장을 천명한다”면서 이같이 선언했다.

특히, 성명은 “삐라살포 문제는 단순히 제2차 북남 고위급 접촉과 관련된 문제이기 전에 우리의 최고 존엄과 관련된 중대 문제”라면서 “그것은(삐라살포 문제는) 괴뢰패당이 운운하는 것처럼 회담 외적인 문제가 아니라 회담의 운명을 좌우하는 가장 본질적이며 중핵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성명은 “우리는 이미 삐라살포 행위는 우리의 최고 존엄에 대한 가장 엄중한 도전이라는 것을 명백히 밝히면서 이러한 망동을 중지하지 않으면 제2차 북남 고위급 접촉은 물론 북남관계가 박살난다는 것을 준열히 최후통첩하였다”고 환기시켰다.

아울러, 성명은 “지어는(심지어는) 박근혜까지 나서서 인간쓰레기들의 삐라살포를 막을 수 없다고 공언하는데 이르렀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실명도 거론하며 비난했다.

남측이 제안한 지난달 30일 2차 남북고위급 접촉이 무산된 것에 대해 정당성을 부여한 것이다.

나아가, 성명은 “우리의 최고 존엄을 모독하는 삐라살포 망동을 제지하기는커녕 비호, 두둔, 조장하는 자들과 그 무슨 대화를 하고 북남관계 개선을 논의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면서 “남조선당국은 삐라살포 망동이 계속되는 한 우리와 마주앉아 대화할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고 일축했다.

이어, 성명은 “삐라살포 망동에 가담한 범죄자들을 온 민족의 이름으로 단호히 심판, 처단할 것”이라면서 “그 처단대상으로 살생부에 오른 자들은 우리가 이미 선고한대로 임의의 시각에 임의의 장소에서 무주고혼이 될 것을 각오해야 한다”고 위협했다.

아울러, 성명은 “남조선당국의 반공화국 삐라살포 행위를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들과 국제사회에 고소하여 강력한 규탄여론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면서 남측의 대북전단 살포 문제를 국제적 차원에서 대응할 것임을 시사했다.

성명은 “우리의 선의를 우롱하고 도전해 나서면서 모처럼 마련된 북남관계 개선의 기회를 차 던지고 겨레의 통일염원을 짓밟은 박근혜 패당의 죄행은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우리의 최고존엄에 악랄하게 도전해나선 괴뢰패당의 죄행은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것이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성명

지난 10월 25일 경기도 파주일대에서 삐라살포놀음을 벌리려다가 현지주민들과 진보,사회단체들을 비롯한 남조선각계층의 강력한 투쟁에 의해 저지당한 추악한 인간쓰레기들이 이번에는 여론의 눈을 피해 10월 31일 야밤삼경에 도적고양이처럼 경기도 포천일대에서 또다시 삐라살포행위를 감행하였다.
현장에 괴뢰경찰이 있으면서도 그를 전혀 제지하지 않았으며 괴뢰패당은 《막을 법적근거가 없다.》느니,《헌법상 보장된 권리》니 뭐니 하는 궤변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면서 인간추물들의 망동을 계속 방임,비호,두둔하고있다.
지어는 박근혜까지 나서서 인간쓰레기들의 삐라살포를 막을수 없다고 공언하는데 이르렀다.
우리는 이미 반공화국삐라살포망동이 제2차 고위급접촉뿐아니라 북남관계에 미칠 파국적후과에 대해 수차례에 걸쳐 엄중히 경고하였다.
남조선의 각계층과 광범한 여론도 북남사이에 위험한 군사적충돌을 가져올수 있으며 북남관계개선에 방해되는 삐라살포를 막아야 한다고 한결같이 주장하고있다.
그럼에도 괴뢰당국은 삐라살포를 계속 강행함으로써 정세를 극단적사태에로 치닫게 하고있다.
사실 지난 림진각일대에서의 삐라살포놀음도 남조선각계층의 한결같은 반대와 현지주민들의 격렬한 몸싸움으로 저지시켰으니망정이지 하마트면 군사적충돌사태까지 벌어질번 하였다.
지금 괴뢰패당이 삐라살포를 막을 법적근거가 없다고 하지만 그것은 한갖 구실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를 반대하는 인간쓰레기들의 반공화국삐라살포를 그 무슨 《표현의 자유》니,《민간단체의 자률성》이니 뭐니 하며 비호두둔하는 괴뢰당국이 청와대앞 광화문네거리에서 《세월》호참사를 규탄하는 민간단체들의 삐라살포에 대해서는 각종 법을 들씌워 야수적으로 탄압하는것을 무엇이라고 해야 하겠는가.
더구나 입만 벌리면 《국민여론》과 《국민정서》를 떠드는 괴뢰패당이 남조선의 민심과 여론이 한결같이 반대하는 반공화국삐라살포망동을 계속 비호조장하는것을 무엇으로 변명할수 있겠는가.
인간쓰레기들에게 괴뢰당국의 각 부,처가 서로 경쟁적으로 수백만US$씩 돈까지 대주며 삐라살포망동에 내몰고있다는 사실도 이번에 백일하에 드러났다.
괴뢰군부깡패들은 전연군부대들은 물론 공군비행단까지 비상대비태세에 들어가는 등으로 인간쓰레기들의 삐라살포놀음을 군사적으로 뒤받침해주고있다.
제반 사실은 남조선에서 인간쓰레기들에 의해 광란적으로 벌어지고있는 삐라살포놀음의 주범은 괴뢰당국이며 그 배후주모자는 박근혜라는것을 똑똑히 보여주고있다.
박근혜는 지난 시기 반공화국심리전에 리용해오던 애기봉등탑을 아래것들이 철거한데 대해서도 뒤늦게 알고 야단법석함으로써 자기의 대결적심보를 여지없이 드러냈다.
사실이 이러할진대 이제 북남관계에서 무엇을 해결할수 있겠는가.
우리는 이미 삐라살포행위는 우리의 최고존엄에 대한 가장 엄중한 도전이라는것을 명백히 밝히면서 이러한 망동을 중지하지 않으면 제2차 북남고위급접촉은 물론 북남관계가 박살난다는것을 준렬히 최후통첩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괴뢰패당이 더욱 도전적으로 인간쓰레기들의 삐라살포망동을 비호,두둔,조장하는 조건에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위임에 따라 남조선당국에 다음과 같은 중대립장을 천명한다.

1. 우리의 최고존엄을 악랄하게 훼손하는 삐라살포망동을 중단하지 않는 한 그 어떤 북남대화도,북남관계개선도 있을수 없다는것을 알아야 한다.
삐라살포문제는 단순히 제2차 북남고위급접촉과 관련된 문제이기 전에 우리의 최고존엄과 관련된 중대문제이다.
그것은 괴뢰패당이 운운하는것처럼 회담외적인 문제가 아니라 회담의 운명을 좌우하는 가장 본질적이며 중핵적인 문제이다.
우리의 최고존엄을 건드리는자들은 그가 누구이건 그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다는것이 우리 군대와 인민의 철석같은 의지이고 확고부동한 원칙적립장이다.
우리의 최고존엄을 모독하는 삐라살포망동을 제지하기는커녕 비호,두둔,조장하는자들과 그 무슨 대화를 하고 북남관계개선을 론의한다는것은 상상도 할수 없다.
남조선당국은 삐라살포망동이 계속되는 한 우리와 마주앉아 대화할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공화국의 최고존엄을 조금이라도 훼손하는데 대해서는 추호도 묵과하지 않을것이며 극단적인 조치로 단호히 대응해나갈것이다.
남조선당국은 우리 혁명무력이 삐라살포놀음을 벌리는 경우 기구조준타격은 물론 그 본거지타격과 배후지휘세력타격까지 선포하였다는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2. 삐라살포망동에 가담한 범죄자들을 온 민족의 이름으로 단호히 심판,처단할것이다.
동족사이에 극도의 적대감과 대결을 고취하고 전쟁위험까지 불러오는 인간쓰레기들이야말로 이 땅에서 살아숨쉴수 없는 가장 극악한 범죄자들이며 천추에 용납 못할 역적의 무리들이다.
개만도 못한 인간오물들때문에 북남관계가 파탄되고 이 땅에 전쟁의 재난이 들씌워지게 되는 엄중한 사태를 더이상 용인할수 없다.
지금 삐라살포에 피눈이 되여있는 추물들은 하나와 같이 우리 공화국에서 죄를 짓고 도주한 중죄인들로서 그처럼 필사적으로 모략소동에 매달리는것은 북남관계가 개선되고 통일이 되면 제놈들이 첫번째 처단대상으로 되기때문이다.
우리 제도,우리 법앞에 죄를 짓고 도망친자들을 다스릴 권한은 우리에게 있으며 국제법과 관례를 보아도 남조선당국은 범죄자들을 우리에게 넘겨줄 의무가 있다.
남조선당국이 그것도 못하겠다면 우리는 인간쓰레기들을 단호히 쓸어버리기 위한 처단작전을 단행하게 될것이다.
그 처단대상으로 살생부에 오른자들은 우리가 이미 선고한대로 임의의 시각에 임의의 장소에서 무주고혼이 될것을 각오해야 한다.

3. 남조선당국의 반공화국삐라살포행위를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들과 국제사회에 고소하여 강력한 규탄여론을 불러일으킬것이다.
상대방을 반대하는 삐라살포행위는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전쟁행위이다.
이 세상에 괴뢰패당처럼 상대방의 최고존엄을 비방중상하는 삐라살포행위를 공공연하게 벌리는것은 그 어디에도 없다.
괴뢰당국의 비호밑에 지금 남조선에서 벌어지고있는 우리의 최고존엄과 우리의 제도,우리 인민을 헐뜯는 삐라살포놀음이야말로 국제법에 대한 악랄한 유린으로서 특대형반인륜적,반인권적범죄행위이다.
국제재판에 회부해야 할 장본인은 다름아닌 괴뢰패당이다.
우리는 보편적인 국제규범과 질서를 란폭하게 짓밟는 괴뢰패당의 반공화국적대행위에 대해 국제기구들과 국제사회에 고소하여 강력히 규탄단죄할것이다.
인류의 정의와 량심은 세계최대의 열점지역인 조선반도에서 벌어지는 비정상적이고 위험천만한 사태에 대해 응당한 관심과 주목을 돌리고 괴뢰패당의 삐라살포망동을 반대규탄하는 목소리를 높여야 할것이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들이 자기의 사명을 옳바르게 리행하려면 응당 남조선괴뢰패당의 공화국에 대한 엄중한 적대행위를 문제시해야 한다.
괴뢰패당의 반통일적,반민족적,반인륜적죄악은 온 겨레와 국제적인 규탄과 징벌을 면할수 없다.
우리의 선의를 우롱하고 도전해나서면서 모처럼 마련된 북남관계개선의 기회를 차던지고 겨레의 통일념원을 짓밟은 박근혜패당의 죄행은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것이다.

주체103(2014)년 11월 1일
평 양(끝)

(출처-조선중앙통신 2014.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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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평통 "위임에 따라 중대 입장 천명"

 
"본거지 지휘세력 타격, 살포자 처단작전 단행" 경고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4/11/02 [08:35]  최종편집: ⓒ 자주민보
 
 

 
북측이 남측의 대북전단으로 최고존엄을 훼손했다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중대입장을 첨명했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1일 성명을 통해 탈북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언급하며 우리의 선의를 우롱하고 도전해나서면서 모처럼 마련된 북남관계개선의 기회를 차던지고 겨레의 통일념원을 짓밟은 박근혜패당의 죄행은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도 밝혀 2차 남북 고위급 접촉도 무산 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잘 못된 남북관계가 전쟁으로 이어 질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내.외신들은 지난 1일 조선중앙통신을 인용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성명을 통해 남측 정부를 향해 탈북자 단체들의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중단시키지 않을 경우 본거지는 물론 배후 지휘세력까지 타격하겠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뉴시스는 '우리의 최고존엄에 악랄하게 도전해 나선 괴뢰패당의 죄행은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라는 제목의 이날 조평통 성명은 "'위임'에 따라 중대 입장을 천명한다"고 밝혀 면서 김정은 제1위원장의 뜻에 따라 작성된 것임을 시사했다.

 

조평통 성명은 지난달 31일 경기도 포천에서 민간 탈북자 단체가 대북 전단을 실은 풍선을 날려보낸 사실을 거론하면서 "우리의 최고존엄을 모독하는 삐라 살포 망동을 제지하기는커녕 비호, 두둔, 조장하는 자들과 그 무슨 대화를 하고 북남관계 개선을 논의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며 "우리의 최고존엄을 악랄하게 훼손하는 삐라 살포 망동을 중단하지 않는 한 그 어떤 북남 대화도, 북남관계 개선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것(대북 전단 살포)은 회담 외적인 문제가 아니라 회담의 운명을 좌우하는 가장 본질적이며 중핵적인 문제"라고 주장해 대북전단 살포가 님북 고위급 2차접촉의 장애가 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성명은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박근혜는 지난 시기 반공화국심리전에 이용해 오던 애기봉 등탑을 아래것들이 철거한 데 대해서도 뒤늦게 알고 야단법석함으로써 자기의 대결적 심보를 여지없이 드러냈다"며 대북전단 살포도 박 대통령의 배후 아래 이뤄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한 "남조선당국은 우리 혁명무력이 삐라살포 놀음을 벌리는 경우 기구 조준타격은 물론 그 본거지 타격과 배후 지휘세력 타격까지 선포하였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우리는 공화국의 최고존엄을 조금이라도 훼손하는 데 대해서는 추호도 묵과하지 않을 것이며 극단적인 조치로 단호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살포자들을 넘기지 않으면 처단작전을 단행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상대방을 반대하는 삐라 살포 행위는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전쟁행위"라며 "남조선 당국의 반공화국 삐라 살포 행위를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들과 국제사회에 고소해 강력한 규탄 여론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측의 조평통 성명은 크게 3가지로 요약 할 수 있다.

 

첫째, 대북전단이 계속 될 경우 그 어떤 남북대화도, 남북관계 개선도 있을수 없다는 것으로 조평통 성명은 삐라살포 문제는 단순히 제2차 북남고위급접촉과 관련된 문제이기 전에 우리(북)의 최고존엄과 관련된 중대문제로 회담의 운명을 좌우하는 가장 본질적이며 중핵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남측 당국의 삐라 살포가 계속되면 추호 묵과하지 않을 것이며 극단적인 조치로 단호히 대응해 나갈 것으로혁명무력은 기구조준타격은 물론 그 본거지 타격과 배후 지휘세력 타격까지 선포하였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경고다.

 

둘째는 '삐라 살포 망동에 가담한 범죄자들을 온 민족의 이름으로 단호히 심판, 처단할 하겠다는 내용이다. 

 

성명은 민족사이에 극도의 적대감과 대결을 고취하고 전쟁 위험까지 불러오는 인간 쓰레기들이야말로 이 땅에서 살아숨쉴 수 없는 가장 극악한 범죄자들이며 천추에 용납 못할 역적의 무리들이라며, 남북관계가 파탄되고 이 땅에 전쟁의 재난이 들 씌워지게 되는 엄중한 사태를 더 이상 용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대북전단 살포에 앞장 선 탈북자들이 통일이 되면 첫번째 처단대상으로 되기때문이라면서 국제법과 관례를 보아도 남측 당국은 범죄자들을 우리에게 넘겨줄 의무가 있다. 남측이 그것도 못하겠다면 우리는 인간 쓰레기들을 단호히 쓸어버리기 위한 처단작전을 단행하게 될 것이다.그 처단 대상으로 살생부에 오른자들은 우리가 이미 선고한대로 임의의 시각에 임의의 장소에서 무주고혼이 될 것을 각오해야 한다고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세번째는 남측 당국의 반공화국 삐라살포 행위를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들과 국제사회에 고소하여 강력한 규탄여론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은 상대방을 반대하는 삐라살포행위는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전쟁행위라면서 "괴뢰당국의 비호 밑에 지금 남조선에서 벌어지고 있는 우리의 최고존엄과 우리의 제도,우리 인민을 헐뜯는 삐라살포 놀음이야말로 국제법에 대한 악랄한 유린으로서 특대형 반인륜적, 반인권적 범죄행위"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국제재판에 회부해야 할 장본인은 다름아닌 괴뢰패당이라며 "우리는 보편적인 국제규범과 질서를 난폭하게 짓밟는 괴뢰패당의 반공화국적대행위에 대해 국제기구들과 국제사회에 고소하여 강력히 규탄 단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국제사회가 삐라살포에 관심을 돌릴 것을 주장하며 남측 당국의 반통일적, 반민족적, 반인륜적 죄악은 온 겨레와 국제적인 규탄과 징벌을 면할 수 없다고 거듭 경고했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강력한 성명의 참 뜻은 남측 정부에 적대적 자세로 전쟁도 감수 할 것인지 아니면 대화와 협력에 의한 남북 관계 개선으로 통일의 분위기를 만들 것인지를 선택 할 것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 돼 한.미 양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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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못할 세월”.. 세월호 200일 추모 영상제

 
‘동혁 엄마’ 김성실 씨 “미디어, 소리 없이 퍼지는 진실의 알림장 되길”
강주희 기자  |  balnews21@gmail.com
 
 
 

 

 

하얀 스크린 속 아이들은 노래를 부르며 달리고 있었다. 계절은 4월이었고, 교정은 분홍빛 벚꽃으로 물들었다. 봄 햇살을 맞으며 걷는 도언이와 예진이, 예은이, 시연이, 주이, 예슬이, 영은이 일곱 명의 여고생은 코끝을 스치는 바람에도 꺄르르 웃음을 참지 못했다. 나비를 보면 나비 춤을 추고, 꽃을 보면 꽃춤을 추었다. 스크린 밖 엄마는 그런 딸의 모습에 두툼한 검은 점퍼를 추스리며 눈물을 닦았다.

10월의 마지막 날인 3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는 ‘시민과 함께 하는 세월호 추모 영상제’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세월호 유가족을 비롯해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정지영 감독, 영화배우 문성근 씨 등이 참여했다. 퇴근길 시민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광장에 하나 둘 모여들었다. 한 두방울 떨어지던 가을비는 영상제가 시작할 무렵 신기하게 그쳤다.

영상제 사회를 맡은 백재호 감독은 “오늘 저녁에 비가 내린다고 했는데, 비가 오지 않고 날씨가 생각보다 따뜻해서 다행이다”라며 “한 어르신께서 ‘우리 아이들이 영상제 잘 치르라고 도와주는 거다’라고 하셨다. 정말 그런 것 같다”라고 말했다.

   
© 강주희

이날 영상제에는 본선에 진출한 10개의 작품이 상영됐다. 김은택 감독의 ‘유리창’을 시작으로 ‘그 날 그 때 그곳에’(감독 이승준), ‘잊지 않을게’(감독 김인영), ‘꿈’(감독 김홍경), ‘미안해 내가 못난 어른이어서’(감독 하헌기), ‘2반의 빠삐용들’(감독 박동국), ‘잊지 못할 세월’(감독 문지은), ‘The Striker vol.2’(감독 김인영), ‘유가족 직접 행동에 나서다’(감독 안경낀화원), ‘화인’(감독 김철민) 등이다.

 

시민들은 단원고 학생들의 생전 모습, 유가족의 오열과 눈물이 스크린에 나올 때 마다 숨을 죽이고 지켜봤다. 일부 시민들은 눈물을 흘리며 흐느끼기도 했다.

공모작 상영에 이어 416 영화인 단편프로젝트를 통해 만들어진 작품 6편도 상영됐다. 민병훈 감독의 ‘생명의 노래’, 김홍익 감독의 ‘잊지 말아줘요’, 백승우 감독의 ‘기도’, 이정황 감독의 ‘다녀오겠습니다’, 유성엽 감독의 ‘주홍조끼를 입은 소녀’, 김경형 감독의 ‘같이 타기는 싫어’ 등이 스크린을 물들였다.

   
▲ ©강주희

특히 백승우의 감독의 ‘기도’는 지난 7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46일간 단식 농성을 했던 ‘유민아빠’ 김영오씨를 연상시켰다. 세월호 천막을 지키며 점점 야위어가는 아빠와 그런 아빠를 만나러 지상에 내려온 딸의 짧은 대화는 이내 광화문 광장을 숙연케 했다.

 

퇴근길에 영상제를 찾았다는 직장인 신지현씨는 “영상을 보는 내내 미안한 마음에 어쩔 줄 몰랐다”고 말했다. 신씨는 “광화문 광장을 매일 지나지만 이 곳을 지키는 유가족과 많은 시민 봉사자들을 가까이서 보긴 오늘이 처음이었다. 내가 먼저 그 분들을 잊고 있는 것 같아 죄송스러웠다”고 밝혔다.

총 21편의 모든 영상이 상영된 후에는 시상식이 열렸다. 등수가 없는 모두가 1등인 시상식이었다. 유가족들과 영상제에 출품한 감독들은 함께 단상에 나가 영상제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유가족들은 감독들에게 직접 꽃을 달아주며 인사를 나눴다.

고 김동혁군의 어머니 김성실씨는 “추모 영상제에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시고 재능있는 분들이 많아서 깜짝 놀랬고, 울음을 참으면서 봤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 ©강주희

김씨는 “아이들을 허망하게 보내놓고 정말 많은 일을 겪는 것 같다. 우리 부모들은 익숙치 않는 옷을 입고 맞지 않는 자리에 있는 것처럼 많이 어색하다”며 “하지만 아이들이 남겨놓은 사명이 있고, 미디어라는 것이 소리 없이 퍼질 수 있는 알림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가족이 드릴 게 많이 없다. 알다시피 (유가족들이) 그리 뛰어난 사람들도 아니고 미리 준비해놓은 것도 없다. 하지만 끝까지 엄마, 아빠의 역할을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여기 출품하신 모든 분들을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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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왕산 보전, 아직 늦지 않았다

 
조홍섭 2014. 10. 31
조회수 1500 추천수 0
 

활강경기장 30% 벌목했지만 토양, 지하수, 미기후 등 생태계 본격 교란은 이제부터

공사 마치면 허가조건인 복원 불가능, 중단하고 생태계 복원 장기연구 장소로 활용해야

 

05159190_R_0_s.jpg» 평창동계올림픽의 활강경기장 건설을 위해 가리왕산 하봉 일대를 벌채한 모습. 사진=강재훈 기자

 

훤칠한 키에 북슬북슬한 은빛 수피가 멋진 왕사스레나무가 땅바닥에 누웠다. 능선의 모진 찬바람을 이기며 느릿느릿 100년 가까이 자란 신갈나무도 그 옆에 누웠다.  

 

장발을 단속하려고 바리캉으로 민 것처럼, 가리왕산 하봉은 벌목공사로 볼품없는 모습이 됐다. 공사 편의를 이유로 산 정상의 보호가치가 큰 나무부터 잘랐다. 공사 예정지의 나무가 30%쯤 베어졌으니 이제 숲을 보전하자는 얘기는 쑥 들어갈 것인가.
 

왕사스레나무2.jpg» 지난 겨울 하봉 일대에 늠름하게 서 있던 왕사스레나무. 사진=조홍섭 기자

 

앞으로 벌어질 환경파괴에 견주면 지금까지의 벌목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주장이 나온다. 늦은 것처럼 보이는 지금이 원상 복원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기 전에 공사를 멈추고 대안을 모색할 마지막 기회라는 것이다.
 

천연림으로 덮인 가파른 산을 시속 100㎞가 넘는 속도로 내달릴 스키장으로 만들려면 많은 공사가 필요하다. 슬로프를 만들기 위해 운영도로와 작업도로를 낸 뒤 각종 시설물을 짓고 곤돌라와 리프트를 세울 지주를 수십개 박아야 한다.

 

05160701_R_0_s.jpg» 벌목을 하기 위한 작업도로. 스키장을 조성하려면 더 가파른 곳에 작업과 운영을 위한 도로를 만들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터파기와 돋우기, 다지기 등이 불가피하다. 사진=강재훈 기자

 

이를 위해 발파, 흙깎기, 흙쌓기 공사와 땅 다지기가 필수적이다. 인공눈을 만들기 위해 하천에 댐을 만들고 그 물을 스키 슬로프로 끌어올릴 관을 묻는다. 
 

스키장이 완성되면 인공눈이 잘 만들어지도록 화학물질을 물에 첨가하고 만든 눈 표면을 다지기 위해 또 소금기 있는 화학물질을 살포한다. 나무를 모두 베어낸 뒤에도 산의 토양과 하천, 나아가 스키 슬로프 인근의 보호지역 전반에 영향을 끼칠 교란이 계속되는 것이다.
 

Wongm_Snowmaking-mount-hotham.jpg» 인공설을 만드는 장치인 스노건. 가리왕산에 스키장이 들어서면 하천수를 품어올려 인공눈을 만드는 이런 스노건이 다수 설치될 것이다. 사진=Wongm, 위키미디어 코먼스

 

가리왕산에는 금강제비꽃, 땃두릅나무, 만년석송 등 희귀한 북방계 식물이 많다. 한라산과 설악산 등 1700m 이상 고산에 사는 만년석송이 가리왕산에선 1300m 고도에 분포한다. 내륙에서 유일하게 주목이 번식하는 곳이기도 한다.

 

그 이유는 이 산에 널리 분포하는 풍혈이라는 독특한 지형 때문이다. 밀양 얼음골에서 보듯 풍혈은 여름철 고온 충격을 완화하고 산의 습도를 높여주는 구실을 한다. 빙하기가 끝나 이곳으로 피난해 온 북방계 식물이 살아남은 까닭이다.

 

imgThumb.jpg» 희귀한 고산식물인 만년석송. 사진=박찬호, 한반도생물자원포털

 

05160703_R_0_s.jpg» 활강경기장 인근의 유전자원보호구역인 장구목이에서 이병천 박사가 풍혈 지역의 특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강재훈 기자

 

토양과 풍혈, 나무들이 얽혀 구축한 가리왕산의 독특한 생태계에서 한 곳에서 무너지면 그 파급효과는 연쇄적으로 이웃한 산림 유전자원 보호구역에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애초 산림당국이 가리왕산 유전자원 보호구역의 일부를 해제해 주며 내건 조건은 공사 뒤 보호구역으로 환원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대규모 스키장 조성공사를 마친 뒤 가리왕산이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고 믿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원주지방환경청도 환경영향평가를 협의해 주면서 “복원보다는 복구 개념이 적절하다”라고 밝혔을 정도다.

 

05159195_R_0_s.jpg» 가리왕산 하봉의 나무들은 안타깝게 벌채됐지만 아직 이곳 생태계가 돌이킬 수 없게 파괴된 것은 아니다. 사진=강재훈 기자

 

그렇다면 이미 벌목한 곳은 어떻게 할까.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천연림의 복원과정을 알아보는 장기 생태연구 장소로 쓸 것을 제안한다. 이병천 박사(우이령사람들 회장)는 “아직 토양이 훼손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리왕산의 풍혈, 전석지, 육산 지점의 식물이 어떻게 복원돼 나가는지 비교 연구하는 소중한 장소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토양구조와 지하수, 산의 미세기후까지 뒤흔든 뒤 복원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벌채는 안타깝기는 해도 자연적인 산불처럼 치유할 수 있는 교란이기 때문이다.
 

들메나무 120.jpg» 아직 벌채되지 않은 하봉 아래에 위치한 지름 120㎝인 들메나무 거목. 공사가 중단돼 이 거목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가리왕산 스키장 건설에는 1095억원이 든다. 복원에는 다시 1000억원이 필요하지만 복원 효과는 물론 예산 조달방안도 막막한 상태다. 적자 우려가 큰  평창 동계올림픽의 재정 부담을 덜기 위해서라도 여기서 공사를 멈춰야 한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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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한겨레신문 환경전문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로서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메일 : ecothink@hani.co.kr       트위터 : eco_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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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사만 26년 “재벌과 어울리되 비판 주저마라”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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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14/11/01 15:03
  • 수정일
    2014/11/01 15:03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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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문기자들 ①] 곽정수 한겨레 경제부 선임기자
 
입력 : 2014-10-31  15:03:29   노출 : 2014.11.01  09:48:10
 

미디어오늘이 ‘한국의 전문기자들’ 기획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저널리즘의 가치가 추락하고 선정적인 이슈 경쟁과 가십성 낚시 기사가 범람하는 시대, 격동의 취재 현장에서 전문 영역을 개척하면서 뉴스의 사각지대와 이면을 파고들고 저널리즘의 본질을 추구하는 ‘진짜 기자’들을 찾아 나서는 기획입니다. <편집자 주>

1988년 창간한 한겨레 공채 1기로 입사한 곽정수(53) 기자는 한국 언론 최초의 대기업 전문기자였다. 올해로 경제부 기자만 24년차다. 기자를 제너럴리스트(Genaralist)로 키워왔던 한국 언론에서 드문 경력이다. 

지난달 2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만난 곽 기자는 기자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기자의 부서를 자주 바꿔버리는 언론사의 인사 관행을 바꾸는 것과 함께 언론의 독립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 기자는 “기자가 꼭 써야 한다고 보는 사안에 대해 회사 방침과 맞지 않다거나 광고주와의 관계를 내세워 기사를 못 쓰게 한다면 전문성을 살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 곽정수 한겨레 경제부 선임기자. 사진제공=곽정수 기자

 

곽 기자는 한겨레가 2009년 이건희 삼성 회장의 사면·복권 문제를 제대로 지적하지 못하자 대기업 전문 기자를 반납했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곽 기자의 관심은 ‘재벌’이다. 곽 기자는 재벌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는다. 한국 재벌의 가족소유 경영체제에서도 노동자, 협력업체, 지역사회와 글로벌 사회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재벌개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곽 기자는 “독일의 가족 경영 기업들이 경제와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져서 경계의 대상이 아니라 박수의 대상인 이유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곽 기자와의 일문일답이다. 

-‘대기업 전문기자’ 타이틀을 처음 달았던 시기는 언젠가.
“2001년 봄 당시 편집국장의 지시로 동료들과 함께 전문기자 시스템에 대해 연구했고 그해 도입됐다. 한겨레 첫 전문기자는 조홍섭 환경 전문기지다. 나는 연수가 끝난 2002년 대기업 전문기자로 임명됐다. 전문기자가 되기 전부터 경제 분야를 계속 다뤄왔다. 처음에는 재벌 전문기자를 하려고 했는데 편집국장이 재벌이라는 용어보다는 대기업이 낫다고 했다.” 

-입사 이후에 계속 경제부에 있었던 건가. 
“한겨레 공채 1기로 입사했는데 사회부와 편집부를 3년 정도 거친 것을 제외하고는 27년 동안 경제부에만 있었다. 나와 함께 입사한 동기들 중에는 매년 소속 부서가 바뀐 경우도 있었다. 부서가 자주 바뀌면 전문성을 갖기 굉장히 힘들다. 난 회사가 의도했다고 보진 않는데 인사 면에선 결과적으로 혜택은 입은 셈이다.” 

-기자가 전문성을 갖추려면 인사 문제 외에 어떤 조건이 필요하다고 보나. 
“기자가 꼭 써야 한다고 보는 사안에 대해 회사 방침과 맞지 않다거나 광고주와의 관계를 내세워 기사를 못 쓰게 한다면 전문성 살릴 수 있겠나. 기자의 전문성은 권력과 자본, 광고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는 언론의 독립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난 한겨레가 어느 언론보다 독립성을 구현하는 언론사이기 때문에 전문기자로 성장할 수 있었다. 특히 재벌 문제기 때문에 그랬다.” 

-언론사가 기자의 전문성을 중요시한다면서도 다른 부서로 자주 발령되는 이유는 뭘까.  
“과거엔 기자는 스페셜리스트보다는 제너럴리스트여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제너럴리스트여서는 신문 경쟁력을 높일 수 없다. 일부는 제너럴리스트고, 나머지는 전부 스페셜리스트가 돼야 한다. 나이 70,80세에도 현장에서 뛰는 해외 기자들의 사례를 전설처럼 이야기하지만 우리라고 불가능하지 않다.”

-출입처가 정해져 있나. 
“재벌 정책을 주로 담당하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상시 출입처이고 삼성이나 현대차 등 재벌들도 두루 맡는다. 한겨레에는 ‘출입처에 얽매이지 말자’는 전통이 있다. 꼭 재벌문제가 아니더라도 재벌과 관련된 금융이나 정책 기사로 자유롭게 쓴다. 이건 다른 경제부 기자들도 마찬가지다.”

-폐쇄적인 대기업에 내부 취재원을 만들기가 수월치는 않을 것 같다. 
“주 취재원이 사람이다 보니 정확한 정보를 가진 내부 사람과 접촉해야 하고, 신뢰가 쌓여야 고급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러면서도 비판 기사를 쓴다. 기자는 ‘관계맺기’와 ‘비판’이라는 일상적 모순 속에서 산다. 재벌을 취재하는 후배 기자들에게는 ‘어울리는 걸 주저하지 말고, 비판하는 것도 주저하지 말라’고 말한다. 어울리지 않으면 취재가 안 되고, 어울렸다고 비판하지 않으면 언론의 역할을 할 수 없다.” 

   

▲ 지난해 8월28일 박근혜 대통령과 재벌 총수들은 청와대에서 오찬을 가졌다. (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대기업에 대해 많이 비판하니 당하는 쪽에서는 곽 기자를 많이 관리하려고 했을 것 같다.
“아무리 술을 많이 사줘도 비판 기사를 쓰니 본의 아니게 ‘저 사람, 인간성 안 좋다’는 말도 들었다. 술 먹을 때는 다 이해한다는 듯 하다가 기사는 정반대로 쓰니까. 기자의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취재원들에게 잘 보이려고 언론의 역할을 포기하는 순간 나의 존재 이유는 없어진다. 어디라고 말하지 않겠지만 어떤 기업은 아예 가까워지려는 노력 자체를 안 하더라. 무시하는 거다. ‘저 기자와 이야기해봤자 기업 정보만 나가지 득 될 게 없다’는 식이다.”   

-대기업을 오래 취재했으니 궁금한 걸 물어보겠다. 이건희 회장은 어떤 상탠가. 
“이건희 회장이 죽고 사는 문제는 의사가 아니고서는 말할 수 없다. 경제 기자의 관점에서 보면 경영자로서의 수명은 끝났다. 건강을 회복하더라도 경영복귀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삼성에 있는 사람들도 부정하지 않는다. 정확한 워딩이 ‘상식적으로 보면 그렇겠죠?’였다.” 

   

▲ 한겨레 9월20일자 머리기사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인터뷰 기사가 인상적이었다. 박 회장의 말처럼 탈세나 매임 등 고질적인 병폐가 있는 재벌이 변화하고 있다고 보나. 
“재벌에 대한 나의 문제의식은 ‘재벌이 잘 돼야 한국사회가 잘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적의 문제가 아니라 긍정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 내부도 서서히 변화하고 있다고 본다. 최근에는 재벌 개혁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더 커졌다. 박용만 의장은 변화에는 시간이 필요하니 인내심을 가져달라고 말한 것이고, 언론과 사회의 입장에서 보자면 좀 더 빠르게 변화해달라는 바람이 있을 것이다.” 
 
-가족소유 경영체제에서 변화가 가능한가. 
“한국사회에는 재벌에 대한 두 가지 편견이 있다. 한국 경제가 가족 소유경영을 바탕으로 한 재벌에 의해 발전했으니 공격하는 건 잘못됐다는 주장과 재벌 체제로는 한국 경제의 미래가 없다는 주장이다. 난 둘 다 잘못됐다고 본다. 독일이 세계 경제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이유는 ‘히든 챔피언’이 있기 때문인데 이 기업들의 출발은 모두 가족소유기업이었다. 이 지배구조는 안정된 리더십이라는 장점이 있다.” 

-독일의 기업들은 삼성공화국이란 말이 나올 만큼 사회 곳곳에 부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다. 
“독일의 기업들이 경제와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져도 경계의 대상이 아니라 박수의 대상인 이유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 재벌의 과제다. 경제민주화가 이슈가 됐을 땐 탈세나 배임을 저지른 총수들에게 법적인 책임을 묻자고 목소리 높이지만 벌써부터 사면 복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독일에서 이런 분위기가 없다.”     

   
 
 

-가장 개혁가능성이 높은 재벌은 어디라고 보나. 
“재벌개혁 과제 중 소유 지배 구조와 관련해서는 지주회사로 전환한 LG가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문제가 없는 기업은 아니지만 몇 년간 총수 관련 문제로 비판받은 일은 거의 없었다.” 

-언론계에는 한겨레가 일간지 중 삼성 광고 비중이 제일 높다는 말이 있다. 
“삼성 뿐 아니라 대기업 광고 의존도가 높다. 재벌과 광고로부터 독립하는 언론을 추구하는 한겨레의 한계이며 지속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광고 의존도가 높으면 기자들의 자기검열 분위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광고를 아예 받지 말자는 것과는 다른 문제다. 불가능할 뿐더러 그럴 필요도 없다. 광고에 종속되지만 않으면 된다.” 

-지난해 삼성이 백혈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올림에 협상을 제안했다고 쓴 기사에 대해 반올림 측은 오보라고 주장했다. 재벌을 비판해온 기자도 결국 재벌의 논리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삼성이 제안한 적이 없어야 오보가 된다. 반올림은 내가 삼성을 비판하더니 삼성의 언론플레이에 협조했다고 하더라. 하지만 기자라면 사실을 쓰는 게 맞다. 언론플레이라고 해서 쓰지 않아야 하나. 그렇다고 기사를 쓰지 않는다면 기자가 아니라 운동가다. 그리고 반올림과 관계하는 믿을만한 소식통을 통해 반올림의 반응에 대해 다 취재했다.” 

   

▲ 한겨레 2013년 1월9일자 1면 기사

 

-삼성을 출입하던 한겨레 기자가 삼성으로 옮겨갔다. 
“원론적으로는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다지만 어제까지 동료였던 기자가 오늘은 출입처였던 기업의 홍보실 간부로 가서 ‘기자님’이라고 하면 옮겨간 친구도 얼마나 힘이 들 것이며, 동료 기자도 얼마나 당혹스럽겠나. 이건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왜 기자들을 데려가는 지에 대해 기업들에 묻고 싶다. 좋게 말하면 기업이 사회 여론에 둔감하니 여론을 중시하는 기자를 데려다가 자기 변화의 촉매제로 쓰려는 목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여론의 압력을 교묘하게 빠져나가기 위해 데려간다. 기자를 속해 있었던 언론사 로비용으로 쓰려는 목적이라면 정말 바람직하지 않고 옮겨간 기자도 불행하다.” 

-대기업을 오래 취재했는데 이직 제안 받은 적 있나. 
“고민할 일이 없었다. 한번 쯤 있었을 법도 한데 왜 없었는지 나도 궁금하다.”(웃음) 

-다시 대기업 전문기자로 되고 싶은 생각이 있나.
“당연히 있다. 전문기자와 선임기자는 다르다. 전자는 전문성이 있는 기자로 임명한 것이고, 후자는 데스크 경험 등 일정 조건을 갖춘 시니어 기자들에 대해 붙여준 이름이다. 하지만 한겨레가 최근 몇 년 동안 전문기자를 뽑지 않았다.” 

-한겨레가 전문기자를 뽑지 않는 이유는. 
“부담스러워 그러지 않나 싶다. 예를 들어 임명한 전문기자가 자기 발전 측면에서 정체돼 있거나 그 분야에서 더 잘하는 후배 기자가 나타난다면 언론사는 전문기자를 바꿀 수도 있어야 한다.  쉽지 않은문제지만 전문기자 제도를 정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행정적인 어려움을 이유로 전문기자 제도를 제대로 시행하지 않는다면 기자의 전문성을 포기한 것이다. 전문기자들도 내부 경쟁을 용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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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군 “적은 아군 남자였다”

등록 : 2014.10.31 18:37수정 : 2014.11.0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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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직속상관의 지속적인 성추행과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자살한 오아무개 대위의 안장식과 하관식이 열린 4월8일 오후 대전 유성구 대전현충원에서 오 대위의 어머니가 동료 여군을 안은 채 오열하고 있다. 대전/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토요판] 정문태의 제3의 눈
(33) 여군의 신화와 현실

▶ 정문태 1990년부터 타이를 베이스 삼아 일해온 국제분쟁 전문기자. 23년간 아프가니스탄·이라크·코소보를 비롯한 40여개 전선을 뛰며 압둘라흐만 와히드 인도네시아 대통령, 훈센 캄보디아 총리 등 최고위급 정치인 50여명을 인터뷰했다. 저서로 <전선기자 정문태 전쟁취재 16년의 기록>(2004년), <현장은 역사다>(2010년)가 있다. 격주로 국제뉴스의 이면을 한겨레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지금껏 미군에서 성폭행이나 성추행 경험을 보고한 여군 가운데 장군이 된 이는 아무도 없다. 여군 79%가 성학대를 경험했다는 미군에서 7.1%에 이르는 여성 장군 가운데 단 한명도 피해 경험이 없다는 사실을 기적으로 볼 것까진 없다.

 

 

‘용감한 쿠르드 여전사…이슬람국가(IS)에 자살폭탄 맞서’ ‘노르웨이 2016년부터 여성 징병제 실시’ ‘현역 육군 중령 부하 여군 성폭행 혐의 구속’ ‘잠수함에도 여군 탄다. 이르면 2017년부터’ ‘여군 1만명 시대에 산부인과 군의관은 전원 남자’….

 

요즘 우리 언론이 여군한테 부쩍 눈길을 주는 모양이다. 10월 들어서는 신문과 방송 가릴 것 없이 모든 언론사가 거의 날마다 여군 뉴스를 퍼 날랐다. 여군이 갑자기 나타난 것도 아니고 여군 성학대 같은 고질적인 문제들이 10월에만 터진 것도 아닐 텐데, 무슨 유행인가 싶기도 하다. 여군에 대한 관심이야 굳이 나무랄 일도 아니지만, 심사가 좀 복잡하다. 어제는 여군 성학대 문제를 애처롭게 다루며 핏대를 올리더니 오늘은 은근히 여군을 내세워 군사주의를 부추기는 언론사들 태도가 그렇다는 말이다. 동정심과 군사주의, 이런 건 여군을 대하는 본질이 아닐뿐더러 그 둘은 상극이기도 하다.

 

 

이슈타르에서 녹주부인까지

 

그러고 보니 우리 언론사들이 여군을 아주 ‘귀하게’ 다뤄 온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여군 이야기만 떴다 하면 눈을 부라린 채 지면과 화면으로 대접해 왔다. 여군이면 가십거리도 곧잘 뉴스로 둔갑했다. 그사이 여군은 조건 없이 예쁜 얼굴 잘빠진 몸매여야 한다는 게 언론사들 선택이었다. 여군, 즉 돈 되는 상품으로 여겼다는 뜻이다. 그러니 언론사들은 여군 성학대를 놓고 불같이 화를 내다가도 어느 틈엔가 비키니 입고 총 든 금발 여군 사진을 떡하니 올릴 만큼 간도 커졌다. 요즘 우리 언론사들 인터넷판을 한번 보시라. 예컨대 10월10일 부하 여군을 성추행한 혐의로 체포당한 육군 17사단장 뉴스판이다. <동아일보> 10월10일치 ‘육군 현역 17사단장 긴급체포, 성추행 피해 여군 위로해준다며 껴안고…’, <서울신문> 10월11일치 ‘육군 현역 사단장 긴급체포, 17사단장 집무실서 여군 성추행 행위 보니 경악’, <한국경제티브이> 10월12일치 ‘성추행으로 징역 6개월 수감 사례 보고도… 육군 17사단장 긴급체포’ 같은 기사들은 머리, 꼬리, 옆구리 할 것 없이 모조리 벌거벗은 여성 사진들에 포위당했다. <조선일보> 10월10일치 ‘육군 현역 17사단장 긴급체포, 부하 여군 성추행 혐의… 군 기강 비상’이란 기사 옆구리에는 ‘우리는 누구보다 강한 대한민국 특전사’란 사진에다가 ‘탄성 자아내는 허벅지’란 제목을 단 여성 연예인 사진을 붙여놓았다. 어쩌자는 건가? 뭘 말하고 싶은 건가? 이게 여군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비난해 온 대한민국 언론사들 얼굴이다.

 

하기야 남근중심주의 역사관을 바탕에 깐 신화나 전설에서도 어김없이 여전사들이 등장하는 걸 보면 여군은 꽤 오래된 상품이 아닌가 싶다. 메소포타미아의 이슈타르(야슈타르), 이집트의 아누케트, 힌두의 두르가, 아즈텍의 이츠파파로틀, 아마존의 펜테실레이아 같은 이들이 신화 속 여전사라면 삼한을 정벌했다는 일본판 진구황후나 을지문덕의 살수대첩을 거들었다는 녹주부인은 전설 속 여전사들이다. 역사시대로 넘어와서도 7세기 중동의 카울라 빈트 알아즈와르, 10세기 키예프의 올가, 11세기 고려의 설죽화, 13세기 몽골의 쿠툴룬, 15세기 프랑스의 잔 다르크, 16세기 타이의 수리요타이 같은 구국 여전사들이 대를 이었다. 20세기로 넘어오면 영국 식민지배에 맞섰던 가나의 야아 아산테와아, 농지를 요구하며 브라질 정부군에 맞섰던 15살 소녀 마리아 로자, 김원봉의 민족혁명당에 참여해 조선의용대 부녀대 대장을 지낸 이화림처럼 해방혁명전쟁에 앞장섰던 여전사들이 등장했다. 그런가 하면 발틱지역에서는 1980년대 러시아의 아프가니스탄 침공과 1990년대 체첸전쟁에 이어 올해 우크라이나 분쟁에서도 흰옷 입은 여성 저격수가 러시아군을 쏘아 죽였다는 화이트 타이츠 같은 현대판 전설도 나돈다.

 

시대와 장소 가림 없이 등장하는 이 여전사들 이야기는 모두 정사를 벗어나 부풀려졌고 거의 모두가 남장을 한 채 적을 무찔렀다는 극적 공통점을 지녔다. 이건 인류사에서 전쟁은 모조리 남자의 일이었다는 증거다. 그 남자들의 사업에는 초월적인 힘이 필요했고, 그 남자들은 숭배 대상인 어머니를 투영시킨 여전사라는 상품을 만들어냈던 셈이다.

 

 

역사 속의 여전사들 이야기 
대부분 정사 벗어나 부풀려져 
전쟁은 남자의 일이었다는 증거 
그 일엔 초월적 힘이 필요했고 
숭배 대상인 어머니를 투영시켜

 

노르웨이를 한국과 비교하며 
여성징병제 언급하는 건 어색 
노르웨이 양성평등 지수 3위 
117위 국가 한국이 흉내내는 건 
여성박해이자 집단자해 행위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여군들이 성폭행 범죄에 노출돼 있다. 징병제 실시로 전체 군인 중에서 33%를 차지하는 이스라엘 여군의 모습. AP 연합뉴스

 

 

성폭행 경험 밝히고 장군 된 경우 없어

 

이제 현실 속의 여군을 보자. ‘2012년 현역 여군 1만2100명이 성폭행이나 성추행 경험’ ‘퇴역 여군 37%가 두 차례 이상 성폭행 경험’ ‘퇴역 여군 14%가 집단 성폭행 경험’ ‘성폭행 피해를 보고한 여군 15% 미만’ ‘여군 79%가 성학대 경험’ ‘성폭행 가해자 40%가 상급 장교’ ‘성폭행 피해 고발자 62%가 보복 경험’ ‘성폭행 가해자로 고발당한 군인 80%가 명예제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참전 여군 4만8100명이 성적 외상 고통 호소’….

 

이게 우리 군이 신줏단지처럼 떠받들어 온 미국 군대의 여군 현실이다. 미국 국방부 2011년 통계에는 140만 미군 가운데 여군이 14.5%인 20만3천명으로 나와 있다. 장군 697명 가운데 7.1%인 69명과 장교 16.6%인 3만6천명이 여군이다. 미국은 공식적으로 여군의 전투 참여를 금지해 왔지만 2012년까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여군은 전사자 100명과 부상자 900명을 냈다. 이건 미국 군사 체계에서 이미 중대한 역할을 떠맡은 여군이 성적으로는 여전히 피해자에 지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오죽했으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참전 여군들이 “적은 (아군) 남자였다”고 입을 모았을까.

 

지난 4월 말 미국 국방부는 2013년 성폭행과 성학대가 1년 전보다 50% 늘었다고 밝히면서 성범죄 5061건 가운데 484건을 재판에 부쳐 376건에 유죄 판결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재판 회부도 유죄 판결도 모두 10%가 채 되지 않는다. 미국 국방부는 85% 웃도는 성폭행 범죄가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했다. 공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실제로 미국 국방부 2012년 비밀조사보고서는 성범죄가 2만6천건에 이른 것으로 추정했고 그 가운데 보고된 사례가 3374건에 지나지 않았다. 그 결과 지난 25년 동안 미국 군대 안에서 성범죄에 노출된 군인만도 남녀를 통틀어 50만명에 이르렀다.

 

미국 군대만 그런 것도 아니다. 1948년 독립 때부터 여군 징병제를 실시해 온 이스라엘에서는 여군 여덟 가운데 하나꼴로 성폭행과 성학대를 당해 왔다. 2014년 이스라엘 군 발표에 따르면 현역 군인 17만6500명 가운데 여군이 33%인 5만8천여명이다. 말하자면 적어도 하루에 여군 1명 이상이 성폭행이나 성학대를 당하고 있다는 뜻이다. 영국 군대도 마찬가지다. 영국군의 9.5%를 차지하는 여군 1만8천여명 가운데 10%가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올해 영국군 태도조사 보고서가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조금씩 차이가 날 뿐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여군들이 성폭행과 성학대를 당해 왔다. 이게 여군 현실이다.

 

우리 여군을 보자. 한국전쟁 중이던 1950년 8월 여자의용군 교육대 491명으로 출발한 우리 여군은 올 6월 말 현재 9228명으로 늘어났고 장교와 부사관의 4.7%를 차지한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2년 여군인권상황 실태조사 보고서는 여군 43%가 성차별을 경험했고 11.9%는 최근 1년간 성희롱을 당했다고 밝혔다. 올 10월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3년 6월까지 여군 성범죄 피해가 61건이라고 한다. 그 가운데 가해자가 실형을 받은 경우는 단 3건(4.92%)뿐이고 기소유예, 선고유예, 공소권 없음, 무죄가 39건(63.9%)이었다. 얼핏 보면 우리 여군의 성범죄 피해나 성학대 경험이 교범으로 여겨온 미국 여군보다 낮다. 그렇다고 한국군이 미군보다 더 도덕적이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그보다는 우리 군대의 성범죄 기소와 유죄 판결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대목을 눈여겨볼 만하다. 이건 우리 여군 성범죄 피해자들이 보고하기 힘든 환경이라는 뜻이다. 지금껏 미군에서 성폭행이나 성추행 경험을 보고한 여군 가운데 장군이 된 이는 아무도 없다. 여군 79%가 성학대를 경험했다는 미군에서 7.1%에 이르는 여성 장군 가운데 단 한명도 피해 경험이 없다는 사실을 기적으로 볼 것까진 없다. 성폭행이나 성추행을 당한 여군 가운데 15% 미만이 보고했을 뿐이니까. 과연 우리 여군은 어떨까?

 

 

당신들의 딸을 군대 보내고 싶은가

 

문제는 우리 사회다. 군대만 죽으라고 두들긴들 여군 사정이 나아질 수 없다. 군사주의 무장철학에 물든 사회가 여군 현실을 바로잡을 수 없다는 뜻이다. 좋은 본보기가 바로 노르웨이의 여성징병제를 대하는 눈길 아닌가 싶다. 10월20일 모든 언론이 노르웨이의 여성징병제 실시계획을 마치 세계적인 흐름이라도 되는 양 떠들어대자 또 여기저기서 여성징병제를 들고나온 모양이다. 여성징병제는 군가산제 같은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강골 남성들이 빼들었던 단골 메뉴다. 노르웨이와 한국을 견줘보자. 노르웨이가 현역 2만5천명에다 예비군 4만5천명을 지녔다면 한국은 현역 64만명에 예비군 430만명을 거느렸다. 인구로 따지면 5천만명인 한국이 500만명인 노르웨이에 10배지만 군사 규모로 따지면 70배가 넘는다. 이런 노르웨이를 한국에 맞대 놓고 여성징병제를 입에 올리는 건 너무 어색하지 않은가. 노르웨이를 본보기 삼아 한국의 여성징병제를 말해서 안 되는 까닭이 또 있다. 2014년 세계경제포럼(WEF)이 경제, 정치, 교육, 보건을 분야별로 조사해서 밝힌 ‘세계 성별차 보고서’에 따르면 노르웨이는 양성평등 지수가 142개국 가운데 3위였고 대한민국은 117위였다. 이처럼 여성 차별이 심각한 사회에서 여성을 모두 군대에 보내자는 건 한마디로 여성박해다. 집단자해 행위다. 우리보다 양성평등 지수에서 훨씬 앞선 영국(18위), 미국(23위), 이스라엘(53위)에서도 여군은 성범죄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정문태 국제분쟁 전문기자
21세기 세계시민사회의 화두는 군비 축소와 무장해제를 바탕에 깐 반전운동이다. 여성의 섬세함과 전문성을 보태 군대를 현대화시키자는 입에 발린 소리도, 여성을 징집해서 군대를 키우자는 희한한 소리도 모조리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짓이다. 지금 우리한테 시급한 건 1만 여군을 성폭행과 성추행과 성학대로부터 보호하는 일이다. 그래도 당신들의 딸과 누이를 모두 군대에 보내고 싶은가?

 

정문태 국제분쟁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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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현이 덕분에 희망 생겼지만, 남은 우린..."

 

[현장] 참사 200일 하루 앞둔 진도체육관... "수색 계속돼야 할 텐데"

14.11.01 09:24l최종 업데이트 14.11.01 09:24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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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황지현양의 가족이 떠난 다음날이자, 세월호 참사 200일을 하루 앞둔 31일, 진도실내체육관은 평소보다 더 어두웠다. 궂은 날씨만큼, 남은 실종자 가족의 얼굴도 어두웠다. 체육관 우측 중앙 부근엔 아직 지현양 가족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입던 옷가지, 덥던 이불, 먹던 간식이 잘 정리돼 놓여 있었다. 다만 자리 곳곳에 놓여 있던 지현양의 사진, 그림은 찾아볼 수 없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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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마지막 날, 진도에는 장대비가 쏟아졌다. 

고 황지현양의 가족이 떠난 다음날이자, 세월호 참사 200일을 하루 앞둔 10월 31일, 진도실내체육관은 평소보다 더 어두웠다. 궂은 날씨만큼, 남은 실종자 가족의 얼굴도 어두웠다. 얼마전부터 틀기 시작한 온풍기 소리가 '우우우웅' 하며 진도실내체육관의 빈공간을 채웠다.

체육관 우측 중앙 부근엔 아직 지현양 가족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입던 옷가지, 덥던 이불, 먹던 간식이 잘 정리돼 놓여 있었다. 다만 자리 곳곳에 놓여 있던 지현양의 사진, 그림은 찾아볼 수 없었다(관련기사 : 6개월 전 떠난 외동딸, 생일에 돌아오다).

월요일까지 수색 어려울 듯... "왜 이렇게 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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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황지현양의 가족이 떠난 다음날이자, 세월호 참사 200일을 하루 앞둔 31일, 진도실내체육관 앞에 장대비가 내리고 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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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30일 갑작스러운 기상악화로 중단된 세월호 수색은 이날도 진행되지 못했다. 현장 바지선 두 척은 궂은 날씨를 피해 팽목항에 돌아와있다. 구조 당국은 월요일(11월 3일)까지 수색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떠난 이는 한 명이지만 빈 공간은 훨씬 커 보였다. 오후 5시, 실종자 허다윤(단원고 2학년)양의 어머니 박은미씨와 실종자 양승진(단원고 교사)씨의 아내 유백형씨는 한 이불을 덮고 꼭 붙어 앉았다. 지현양 가족이 떠나 허전해진 가슴의 한 구석을 채우려는 듯, 박씨와 유씨는 나란히 앉아 서로를 위로했다.

앞서 진도실내체육관에 마련된 물리치료 부스에서 유씨를 만났다. 침대에 걸터앉아 멍하니 바닥을 바라보던 유씨는 기자와 눈이 마주치자 옅은 미소를 내보였다. 연신 "미안하다"라던 지현양 아버지를 꼬옥 안으며 "지현이 덕분에 희망이 생겼다"고 말한 실종자 가족들이지만 슬픈 표정을 감추진 못했다.

"(수색에) 탄력이 붙었을 때 계속해야 하는데. 비가 이렇게 쏟아지니까…. 지현이 찾은 건 정말 좋은 일이야. 근데 어쨌든 (남은) 우린 너무 슬프지."

가수 김장훈씨, 진도문화예술제 공연... 팽목항 문화제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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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황지현양의 가족이 떠난 다음날이자, 세월호 참사 200일을 하루 앞둔 31일, 진도실내체육관은 평소보다 더 어두웠다. 궂은 날씨만큼, 남은 실종자 가족의 얼굴도 어두웠다. 실종자 양승진(단원고 교사)씨의 아내 유백형씨가 물리치료실 부스의 침대에 걸터앉아 생각에 잠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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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권재근·혁규 부자를 기다리는 권오복씨는 뒷짐을 진 채, 체육관 이곳저곳을 거닐었다. 체육관 모니터에서 나오는 세월호 특별법 관련 보도를 보며 이런저런 말을 늘어놓던 권씨는 "지현이가 발견돼 놓았던 끈을 다시 잡았다"라고 말했다.

지현양이 발견된 4층 중앙 여자화장실은 구조 당국이 13차례 수색한 뒤, 수색 완료 선언을 했던 곳이다. 때문에 실종자 가족들은 "13차례 수색하는 동안 왜 찾지 못했나"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내 가족도 선내 어딘가에 있겠구나" 하는 희망을 품고 있다.

유백형씨는 "제발, 11월엔 철저히 수색작업을 진행했으면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지현양이 발견된 다음날인 10월 29일 기자회견을 열어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11월 수색방안을 전면 재검토한 뒤, 선내 전 구역을 대상으로 주도면밀한 수색계획을 조속히 수립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관련기사 : "'수색 완료' 지점서 실종자 발견... 수색계획 재검토해야").

한편, 세월호 참사 200일째 되는 날인 11월 첫날, '기억을 새기다'라는 제목의 추모 문화제가 진도에서 열릴 예정이다. 세월호참사 가족대책위, 투게더광산 나눔문화재단, 세월호 3년상을 치르는 광주시민상주모임이 기획한 이번 문화제는 1일 오전 2시 팽목항에서 열린다.

이들은 문화제에 앞서 5m 높이의 노란리본 조형물을 팽목항 방파제에 설치하기도 했다. 조형물은 투게더광산 나눔문화재단의 후원금과 국민들의 성금을 모아 제작했다. 

추석에 진도를 찾았던(관련기사 : '13번째 진도행' 김장훈 "올 추석은 진도가 큰집") 가수 김장훈씨는 1일부터 이틀 동안 진도에 머물며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고, 제39회 진도문화예술제에 힘을 보탠다. 김씨는 1일 오후 7시 진도군청 앞 철마공원에서 열리는 '군민의 날 축하의 밤' 행사와 2일 낮 12시 진도읍장에서 열리는 '진도장터 음악회'에서 공연을 할 예정이다.

10월 20일 김씨는 진도군청을 찾아 이동진 진도군수와 행사 관련 논의를 했으며, 같은 날 페이스북에 "진도에 가서 (실종자) 가족, 진도군민들과 사랑을 나누면 좀 평안해지겠죠"라고 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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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참사 200일을 맞아 가수 김장훈씨는 1일부터 이틀 동안 진도에 머물며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고 제39회 진도문화예술제에 힘을 보탠다. 김씨는 1일 오후 7시 진도군청 앞 철마공원에서 열리는 '군민의 날 축하의 밤' 행사와 2일 낮 12시 진도읍장에서 열리는 '진도장터 음악회'에서 공연을 할 예정이다. 김씨와 이동진 진도군수가 20일 진도군청 군수실에서 행사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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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참사 200일째 되는 날인 11월 첫날, '기억을 새기다'라는 제목의 추모 문화제가 열릴 예정이다. 세월호참사 가족대책위, 투게더광산 나눔문화재단, 세월호 3년상을 치르는 광주시민상주모임이 기획한 문화제는 1일 오전 2시 팽목항에서 열린다. 이들은 문화제에 앞서 5m 높이의 노란리본 조형물을 팽목항 방파제에 설치하기도 했다. 조형물은 투게더광산 나눔문화재단의 후원금과 국민들의 성금을 모아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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