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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가 10년 공들인 ‘역사 전쟁’…시민 상식 앞에 무릎 꿇다

등록 : 2014.01.07 19:59수정 : 2014.01.0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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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마이크 든 이)가 7일 오후 서울 공덕동 서부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학사 교과서 폐기와 서남수 교육부 장관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이날 회견에는 교학사 교과서의 왜곡 서술로 피해를 입었다며 해당 교과서의 배포를 금지해달라고 서부지법에 가처분신청을 낸 독립운동가 유족과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 제주 4·3사건 유족들도 참여했다. 이날 서부지법에서는 가처분 신청과 관련한 첫 공판이 열렸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시민에 막힌 교학사 교과서] 

금성교과서 ‘좌편향 딱지’로 시작
뉴라이트 대안교과서 발간하기도

교학사 교과서까지 이르렀지만
숱한 오류에 친일·독재 미화
학생·학부모·교사·시민들 거부
학교 14곳, 교학사 채택 철회시켜

이른바 보수 학자들이 만든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의 채택률이 0%대에 머무는 것으로 결론이 나면서, 우파세력이 10년여에 걸쳐 벌인 ‘역사 교과서 투쟁’이 시민의 상식 앞에 무릎을 꿇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03년 금성출판사의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를 두고 ‘좌편향’ 딱지를 붙인 것으로 시작된 보수세력의 ‘역사 전쟁’이 참패한 모양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7일 시·도교육청 등을 통해 한국사 교과서 채택 현황을 집계한 결과, 전국 고교 2370곳 가운데 아직 최종 확인이 끝나지 않은 서울 지역을 제외하고 교학사 교과서를 선택한 것으로 파악된 학교는 경북 청송여고 단 한 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친일과 군사독재를 미화하고 숱한 오류 논란에 시달린 교학사 교과서가 학교 현장에서 선택받지 못한 채 몰락한 셈이다.

 

교학사 교과서의 출현에 대해 역사학계에서는 일부 보수학자들이 10년 전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온 역사 전쟁의 결실이라고 설명해왔다. 보수세력은 2003년 금성출판사 교과서를 두고 ‘좌편향’이라며 논란을 일으킨 데 이어, 2008년 뉴라이트 계열의 교과서포럼 인사들이 친일·독재미화 등으로 논란이 된 <대안교과서-한국 근현대사>를 발간하기도 했다.

 

이어 2011년 11월 이주호 당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교과서에 등장하는 ‘민주주의’란 문구를 ‘자유민주주의’로 교체하라는 장관 명령을 발동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정부는 교과서 집필 기준에서 ‘대한민국이 해방 뒤 친일파 청산에 대해 노력했다’는 부분을 빼기도 했다. 이 때문에 당시에도 <대안교과서> 같은 친일·독재 미화 성격의 ‘보수 교과서’가 등장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지수걸 공주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지난해 계간 <역사비평> 겨울호(통권 105호)에서 “교과서포럼은 2008년 <대안교과서> 출판 시 ‘책을 내면서’에서 자신들의 역사관을 담은 교과서를 만들어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고 싶다는 야심을 드러낸 바 있는데,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는 그 결실에 해당하는 작품”이라고 규정했다.

 

이렇게 등장한 교학사 교과서는 새누리당의 지지를 받았다.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해 9월 ‘근현대사 역사교실’ 모임을 열어 교학사 교과서 저자인 이명희 공주대 교수가 강연하도록 하는 등 교학사 교과서의 후원자 노릇을 했다. 아울러 일부 보수단체는 공문이나 광고문 형태로 지역 학교장 등에게 교학사 교과서를 선택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쏟아냈다.

 

하지만 보수세력의 노력에도 시민들은 교학사 교과서를 외면했다. 특히 일부 학교들이 이를 선택했다가도 학생·학부모 등 교육 주체의 항의에 밀려 다른 교과서로 변경했다. 이런 학교들은 7일 현재 파악된 결과 모두 14곳에 이른다.

 

변화가 시민들의 손에서 시작됐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경기도 수원 동우여고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한 재학생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주제로 쓴 대자보는 학교에서 10분 만에 떼어냈지만 주변에 큰 울림을 주며 연쇄반응을 일으켰다. 교사가 교장 등에게 외압을 받았다며 양심선언을 하는가 하면, 동문들의 대자보 시위 등으로 이어졌다.

 

교학사 교과서 철회 여부를 두고 막판까지 진통을 겪던 전북 전주 상산고도 7일 채택 철회를 밝혔고, 같은 날 파주의 한민고는 전면 재검토 결정을 내렸다. 특히 교육부가 이들 학교에 대해 이례적인 특별조사를 벌이며 사실상 현상유지를 압박했음에도 먹혀들지 않았다.

 

하일식 연세대 교수(한국 고대사)는 “일본에서 역사왜곡 교과서인 ‘후소사 교과서’ 파동이 일었을 때 채택률이 0.039%였다. 자신들이 행한 식민통치를 미화하고 다른 나라를 침략한 행위를 찬양하는 교과서가 일본에서조차 1% 미만이었는데, 우리나라는 그 침략을 당하고 식민지배를 받은 나라인데도 친일 미화 교과서 채택률이 1%에 이를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듣고 오히려 놀랐다”고 말했다. 하 교수는 “학생·학부모·교사·시민사회가 이성적인 판단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보지만, 반대로 학계에서 오류·부실 덩어리라고 지적했는데도 15곳이나 되는 학교의 관리자들이 이를 채택했다는 점은 걱정스러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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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비정상' 분간 못하는 정권

'민주화' 회복, 나라 정상화의 핵심 명제

[오홍근의 '그레샴 법칙의 나라']<93> '정상·비정상' 분간 못하는 정권

오홍근 칼럼니스트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4-01-08 오전 9:45:03 

 

 

 

 

 

 

 

 

 

 

 

새해 벽두부터 떠오른 '정상·비정상'이란 화두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우리 사회에 번지고 있는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놓자며 시작된 이야기다. 엊그제 기자회견에서도 대통령은 비정상의 정상화를 역설했다. 그 사흘 전인 3일 청와대 영빈관의 신년인사회에서 대통령이 강조한 "불의와 타협하지 말라"한 지시도 비정상을 배격하고 정상화를 이루자고 말한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사실은 적지 않은 사람들이 어느 게 '정상'이고 어느 게 '비정상'인지 혼란스러움 속에서 당혹감을 느끼고 있는 게 주목되는 대목이다. 비정상이야 정상화 되는 게 순리이지만, 비정상을 일삼아 오던 쪽에서 오히려 큰소리로 정상화를 외치는 것이 이상해 보이기 때문에 나오는 소리 같다.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역설한 '비정상의 정상화'는 경제 분야 설명에서 강조되었으나, 그 전제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비정상이었고 그 비정상은 집권 기득권층에서 주로 이뤄진 행태였다.

다른 것 다 제쳐두고라도 우선 지난 한 해 내내 온통 나라를 뒤흔든 저 엄청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도 바로 두말할 나위 없는 비정상 아니던가. 그 비정상은 MB 정권에서 박근혜 정권으로 이어진 새누리당 연속 정권이 생산해 낸 초대형 의혹 사건이었다. 모든 과정이 온통 비정상 투성이였다.

원세훈 씨를 재판에 회부하지 못하도록 외압을 행사한 것도 비정상이었고, 원세훈 씨 기소했다고 검찰총장을 몰아 낸 것도, 국정원의 추가 범죄 사실 밝혀 냈다하여 담당 수사검사를 찍어 낸 것도 물론 분명한 비정상이었다. 국민들의 관심을 눈가림하기 위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불쑥 공개하는 등 잇달아 '일'을 저지른 남재준 국정원장의 '용감한' 시도도 비정상이었다.

대선 때, 어디에선가 그 대화록을 빼내 유세장에서 낭독하고 다닌 박근혜 후보의 총괄 선대본부장이 "대화록은 시중에 굴러다니는 '찌라시'에서 입수한 것"이라한 '당당한' 목소리도, 그런 그의 범법행위를 무혐의 처리한 이 나라 검찰의 '간 큰' 조치도 딱 떨어지는 비정상이었다. 정부 여당이 사력을 다해 지켜내려 한 것이 바로 '비정상 기득권'이었다. 한마디로 이 나라 국가정보원이 저지른 대선 부정사건은 총체적인 비정상으로 얼룩진 참사였다.

그런데도 이 정권은 정상과 비정상을 분간하지 못하는 듯하다. 자기들이 저지른 비정상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국민들을 향해서만 비정상을 정상으로 되돌리자고 말한다. "나는 바담 풍해도 너는 바람 풍하라"는 이야기다. 게다가 자신들이 해 온 일과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정상으로 되돌릴 생각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그게 문제다.

대통령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엊그제(6일) 기자회견에서도 "지금은 재판중이라 특검은 할 수 없다" 했다. 이석기 사건은 지금 재판중인데도 별별 조사 다 해놓고는 이쪽 사건은 계속 '재판중' 핑계를 대며 배후도 제대로 조사할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 특검 자체는 본질이 아닐 수도 있다. 대선 부정사건은 맨 처음 누가 모의하고 어떤 사람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이뤄낸 범죄인가를 투명하게 밝혀내는 게 핵심 사안이다.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도 그 대목이다.

그 궁금증 풀어 주는 게 정상화로 가는 길이다. 문제는 지금의 비정상 사태를 정상화 할 것인지에 대한 집권층의 의지다. 그것이 없어 보여서 비정상 소리가 나온다. 이 사태를 정상화 하자는 것은 대통령이 대표적인 비정상 행태로 지적한 '불법으로 떼쓰는 비정상 관행'도 아니고, '국익에 반하는 주장'도 아니다. 옳고 정상적인 목소리는 받아들이는 게 국익이다. 그것은 바로 소통이기도 하다.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정해 놓은, 잘못된 것 일수도 있는 기준을 잣대 삼으며, "두 말 말고 내 말 따르라"하는 것은 전형적인 불통이다. 비정상의 모습일 수밖에 없다. 쌍방이 서로 끊임없이 대화하고 설득하고 타협해 가는 게 소통이다. 그게 정상화의 도정(道程)이고 또 민주주의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그런 이야기 대신 경제 분야를 중점적으로 언급했다. 물론 경제 분야 중요하다.

그러나 잘된다 하더라도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배부른 돼지의 행복보다는 민주주의와 소통의 정상화가 훨씬 우선한다. 대선 부정사건이 진상 규명과정을 거치면서 정상화의 길을 밟아가야 하는 이유도, 그리고 치유돼야 하는 이유도 바로 패대기쳐진 이 나라 '민주화'의 회복이 그 무엇보다 소중한 명제이기 때문에 그렇다.

MB 정권과 박근혜 정권으로 이어지면서, 이 땅의 민주주의는 위축될 대로 위축되고 상처투성이로 전락해 있다. 물론 대통령의 '시계 거꾸로 돌리기'에서 더욱 가속화되었음을 모르는 이 별로 없다. 민주주의의 요체는 공정한 선거와 표현의 자유다. 그러나 공정선거는 국정원의 대선 부정에서 보았듯이 이미 찢길 대로 찢겨져 나갔다.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도 서글프게도 이미 거의 유명무실화 된지 오래다.

특히 언론을 통해 표출되는 표현의 자유는 민주정부 10년 이후 참담해진 모습으로 겨우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MB 정권 때 방송통신위원장 최시중 씨가 구축해 놓은 '숨통 조이는 구조'는 이 정권 들어서도 이어지며, 오히려 노골적인 탄압으로 '진화'하는 양상을 보이는 중이다. 비정상으로 치닫는 중이다. 다 알다시피 이른바 이 땅의 메이저 신문이라 하는 조중동은 종편이라는 약점 투성이의 '혹'을 하나씩 달고 있어서, 구조적으로 바른 소리를 할 수 없게 만들어져 있다.

애당초부터도 기득권 쪽 편을 드는 신문들 이었으나, '달인' 최시중 씨가 그렇게 판을 짜 놓으면서 사실상 언론계는 완전히 '평정'되었다. 특히 방송은 말 잘 듣는 사람을 사장에 앉혀놓고 원격조정의 끈만 잡고 있으면, 손쉽게 컨트롤된다는 최시중 씨의 전략이 정확하게 적중되어 있다.

최근 중앙일보 종편인 JTBC가 손석희 뉴스 프로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으나 이 정권의 방송통신위원회가 손 씨의 입을 틀어막기 위해 중징계 조치라는 칼을 뽑아 휘둘러댔다. '편파방송'이 사유라던가, 정권의 마음에 들지 않는 쪽 이야기를 '너무 많이' 보도한 게 이유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CBS 쪽에서도 칼 휘두르는 모습이 보였다. 기독교 방송이 뉴스를 못하게 할 것을 검토 중이란 소리가 나오더니 곧 이어 인기 MC 김현정 씨의 중징계가 추진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렸다.

역시 '편파방송' 때문이라 했다. 그러면서도 정권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소리는 아무리 많이 방송해도 편파방송이란 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사실은 이런 게 다 새로운 형태의 보도 지침이다. 가이드라인이다. "저렇게 방송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이렇게 방송하라"는 이야기다. 그래서일 것이다. 그렇게들 충실하게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의 저명한 신문 르몽드가 한국의 '안녕하십니까' 대자보 열풍을 소개했다는 소식을 한 케이블 방송이 보도하는 뉴스를 보았다. 대자보의 문제 제기 이후 대통령 사퇴를 주장하는 분신사태가 있었으며,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사태와 "어떤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정보기관의) 그런 활동은 큰 스캔들이 되었을 것"이란 르몽드의 견해 등은 쏙 빠지고 없었다. 이 나라 '이른바 언론'들은 그렇게 집권층의 기득권 수호를 위한 여론조작의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고 보는 게 옳다.

"허가 취소되는 방송이 나올 것"이란 협박성 소문도 떠돌고 있는 터다. 철도노조 파업 때 정부 측과 견해가 다른 전 코레일 사장 이철 씨는 최근 약속되었던 방송 인터뷰 3개가 갑자기 취소되는 '변고'를 당했다. 얼마 전 현대문학에 소설을 연재키로 했던 한 작가는 1회분 원고를 게재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작품 중 박정희 씨와 유신을 언급한 부분이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시인이며 작가인 또 다른 인사도 작품에서 박정희 씨와 유신을 거론한 부분이 말썽이 돼 연재를 거부당했다.

이들 사태가 외압 때문이었는지 자체 검열 때문이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외압이 있었건 없었건 이 나라에서는 적어도 그런 비열한 풍토가 조성되어 가고 있거나, 어느 구석에서부터인가 그런 관행이 굳어져 가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검찰은 법인카드를 개인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김재철 전 MBC 사장을 '약식기소'하면서, 김 씨의 그 같은 범법사실을 고발한 간부들은 '불구속 기소'했다. 바야흐로 언론 대책을 위한 총력체제가 가동되고 있는 느낌까지 든다. 물론 비정상이다.

다큐멘터리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의 상영중단은 이 나라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가 어느 수준에 있는지를 웅변해 주는 극명한 사례로 떠올라 있다. 상영 이틀 만에 모든 극장에서 일제히 내려진 이 '신기한' 조치가 외압 없이 이뤄진 '정상적'인 일이었다고 믿는 사람 거의 없다. 다 알다시피 천안함 사태는 '북한의 소행'이라 믿지 않는 사람은 그 순간부터 종북좌빨의 낙인이 찍히는 희한한 잣대가 되어있다.

그 같은 엄중한 사안을 놓고 정부는 발표내용에 의문을 제기하는 국내외 학자들에게 납득할 수 있는 답변을 내놓지 못한 채, 종북좌빨 딱지 부착에만 매달리는 모습이다. 분명히 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남과 북 어느 쪽을 편들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결론이 어느 쪽으로 나든 진실은 규명되는 게 옳다. 아울러 <천안함 프로젝트>가 일제히 내려진 경위에 대해서도 반드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그게 비정상의 정상화다.

화성시 기산성당에서 신부 50여 명과 신자 600여 명이 관권 부정선거를 규탄하고, 박근혜 정권의 회개와 퇴진을 촉구하는 의사를 '표현'중이던 시국미사 현장에, 보수단체 회원들이 몰려들고, 한 회원이 '권총'으로 신자들을 위협하는 절망적인 사태가 벌어졌다. '권총'은 모의 권총으로 밝혀졌으나, '권총'을 차고 있던 가죽 주머니에는 실탄도 꽂혀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일 시국미사 반대집회에 참가한 한 보수단체 회원이 권총을 들고 위협하고 있다. ⓒ미디어몽구


새누리당 중앙당의 고위 당직자는 이 시국미사에 대해 "사제단은 정치집단'이라고 본질과 다른 소리를 했다. 문제는 정권 반대의사를 표현하는 현장에 '권총'까지 협박용으로 등장하는 현실이 기막히다는 이야기다. 어쩌다 이 나라가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는지 집권층은 대답을 내놓아야 한다. 이러고도 계속해서 '정상'과 '비정상' 타령만을 늘어놓을 것인지 말해야 한다.

누가 뭐래도 선거는 공정해야 한다. 하늘이 두 쪽 나도 표현의 자유는 보장돼야한다. 그게 민주주의 한다는 나라가 갖춰야할 최소한의 기본이다. 비정상은 안 된다. 정상으로 가야한다. 지금 이 나라에서 가장 절실한 정상화 과제는 '민주화'의 회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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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조사 시민의 힘, 끝나지 않은 새만금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4/01/08 12:36
  • 수정일
    2014/01/08 12:3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김정수 2014. 01. 08
조회수 641 추천수 0
 

새만금 조사 10년 이어온 시민생태조사단, 마지막 물막이 허탈감 딛고 다시 개펄로

죽어가는 생명들 기록 고통, 비바람 속에서도 고집스런 새만금 행
 
 

sae3.jpg» 지난달 8일 군산에서 열린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10주년 심포지엄에 참석한 시민생태조사단원들이 2003년 봄 삼보일배가 시작됐던 해창개펄을 찾아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새만금을 지키려는 염원을 담아 세운 장승들은 이들 뒤에 아직 버티고 서 있지만, 개펄은 이미 매립돼 황무지로 바뀐 모습이다. 사진=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2003년 12월7일 일요일 아침. 시민, 학생, 환경단체 활동가 등 40여명이 만경강 하구 야미도와 비응도 사이 바다가 방조제로 막힌 뒤 하루가 다르게 말라가는 새만금 개펄을 찾았다. 생물학을 전공하지 않았어도, 학위가 없어도 새만금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조사원으로 참여할 수 있는 시민생태조사가 시작된다는 소식에 전국에서 모인 이들이었다.

 

시민조사단원들은 제각기 관심 분야에 따라 물새팀, 저서생물팀, 식물팀, 동물팀, 문화팀, 영상팀 등으로 나뉘어 간척사업의 영향으로 변화해가는 생태계와 주민들의 삶의 모습을 꼼꼼히 기록했다. 조사 활동에 들어가는 비용은 시민조사단원들이 내는 참가비로 충당됐다. 
 

 

이렇게 출발한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활동이 지난달로 만 10년, 120회의 조사를 채웠다. 조사단 활동 참가자 수는 초기에는 조사 때마다 거의 빠지지 않는 핵심 참가자 20여명을 포함해 30~40여명에 이르렀으나, 점차 줄어들어 10명이 채 안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참가자가 아무리 적어도, 태풍이 올라오고 눈보라가 몰아쳐도 매월 첫째 토ㆍ일요일 1박2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조사 자체를 거른 적은 없었다. 
 

 

sae4.jpg» 지난해 9월 금강 하구 유부도를 찾아가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줄어든 철새들의 이동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벌이고 있는 시민생태조사단 물새팀 참가자들. 사진=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시민생태조사는 새만금 간척사업 반대운동을 해오던 사람들 사이에 퍼져 있던 무력감과 허탈감을 딛고 출발했다. 2003년 봄에서 초여름 사이 종교인과 환경운동가들은 새만금 해창개펄에서 서울까지 삼보일배 고행을 이어가며 새만금을 살리자고 호소했다.

 

환경단체들은 새만금 사업 취소소송을 제기해 법정 투쟁을 벌이는 한편, 공사 현장에 들어가 중장비를 가로막고 삽으로 방조제를 파내기까지 하며 온몸으로 저항했다. 하지만 정부는 요지부동이었고, 법원은 정부 손을 들어줬다. 새만금 사업에 반대하던 사람들은 삼보일배가 끝난 지 열흘도 지나지 않은 2003년 6월 새만금의 숨통을 죄는 4호 방조제가 막히는 것을 속절없이 지켜봐야 했다.

 

새만금 싸움은 끝난 게 아니냐는 생각들을 했습니다. 충격과 패배감이 컸지요. 하지만 그렇더라도 새만금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꾸준히 지켜보고 기록하고 알리는 일은 해야 하고, 그것을 시민들의 힘으로 해내자는 생각들이 모였습니다.”


당시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로 시민생태조사단 기획에 참여했던 박선영(38) 환경생태연구재단 국제협력팀장의 말이다. 방조제를 다시 여는 싸움이 남았다는 인식과, 변화하는 새만금에 대한 기록이 언젠가 새만금을 되살려내는 무기가 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허탈감에 빠져있던 이들을 일으켜 세운 것이다.

 

sae5.jpg» 세계적 희귀종 저어새 무리가 새만금 갯벌을 찾았다. 갯벌은 아직 살아있다. 사진=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군산대 환경공학과에 재학 중 생태조사단 첫 조사에 참여해 최근까지 조사단 물새팀 실행위원으로 활동해온 오동필(39)씨는 “새만금 같은 광범위한 지역의 생태를 전문가들이라고 1년만 조사해서 결론을 내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개발에 맞서 새만금을 다시 살리기 위해서는 꾸준히 조사자료를 축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들을 했다”고 말했다.
 

 

시민생태조사단이 새만금을 오가는 동안 간척 공사도 빠르게 진행됐다. 2006년 3월 환경단체와 주민들은 대법원에서 패소했고, 다음달 총연장 33.9㎞에 이르는 방조제의 마지막 물막이 공사가 끝내 마무리됐다. 다시 허탈감과 패배감이 밀려왔다.

 

주요 환경단체들은 새로운 현장을 찾아 새만금에서 떠나가기 시작했다. 4대강사업을 둘러싼 논쟁이 가열되면서부터는 새만금은 사람들의 뇌리에서 거의 사라진 듯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시민생태조사단 사람들의 새만금행은 고집스레 이어졌다. 새만금에서 죽어가는 생명들에게 한 약속을 저버릴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10년은 지켜보자고 했습니다. 최종 물막이가 완료된 뒤 새만금에서 상처받은 주민들과 급속히 피폐해지는 환경을 대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10년은 채우자고 새만금에 한 약속은 지켜야 한다고 서로 격려하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시민생태조사단 문화팀 실행위원인 김경완(44) 신안문화원 사무국장의 말이다.
 

 

시간이 갈수록 새만금 생태조사는 조사단원들에게 즐거움보다는 고통으로 변해갔다. 서울에서 주말마다 새만금으로 내려가 조사에 참여했던 어린이책 작가 이성실(51)씨는 이렇게 말했다.

 

방조제가 모두 완공된 뒤 우리는 밀물도 썰물도 사라진 개펄에서 조개와 고둥과 갯지렁이들의 죽음만을 기록해야 했습니다. 발이 푹푹 빠져 힘들게 걸어야 했던 개펄이 바닷물과 만나는 물끝선까지 딱딱하게 굳어, 그 위로 자동차를 타고 달려갈 때 많이 괴로웠습니다. 그렇게 마른 땅은 모두 조개들의 무덤이었습니다. 이런 것을 보려고 계속 새만금에 와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시민생태조사단은 지난달 10년 동안의 활동을 간추린 ‘새만금 생명 보고서’를 내놨다. 이 보고서에 앞서 4권의 활동 보고서로 새만금에서 사라져가는 생명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말라버린 개펄에서 사라진 먹이를 찾다 탈진해 죽어간 많은 새들, 환경영향평가에서 고려되지 않은 수달의 서식과 안타까운 죽음 등은 꾸준히 새만금을 찾아간 이들이 아니었다면 알려질 수 없었다. 집단 작업인 보고서 이외에 다양한 개인 작업의 결과물도 나왔다.

 

조사단 출범 당시 목포대 문화인류학과 대학원생이었던 김 사무국장은 새만금 간척으로 삶터를 빼앗긴 사람들의 이야기로 석사학위 논문을 썼다. 문화팀에서 활동한 동화작가 김회경(50)씨는 새만금을 찾는 철새를 다룬 동화 <도요새 공주>에 새만금의 안타까운 실상을 담아냈다.
 

 

sae6.jpg» 전북 군산 새만금전시관 앞 개펄에 내려 앉아 쉬고 있는 도요물떼새들. 지난해 이곳에 방수제가 지어지면서 개펄이 사라져 더이상 볼 수 없는 모습이 됐다. 사진=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보고서에 제시된 생태조사단 물새팀의 조사 결과를 보면 2003년 12월부터 2013년 11월까지 만 10년 동안 새만금 지역에서 도요ㆍ물떼새류는 87%나 감소했다. 도요ㆍ물떼새 가운데 가장 크게 감소한 종인 붉은어깨도요의 개체수는 새만금 지역에서 10년 사이에 98%나 줄어들었다.

 

2006년까지만 해도 새만금 지역에서 8만6000여마리 가량 관찰되던 것이 2007년 겨울부터 급감하기 시작해 지난 겨울에는 1000여마리 밖에 관찰되지 않았다는 것이 시민생태조사단의 조사 결과다. 새만금에서 붉은어깨도요가 사라진 시기는 2006년 방조제 최종 물막이가 끝나 갯벌이 급속히 마르기 시작하던 시기와 일치한다.

 

이렇게 사라진 붉은어깨도요는 다른 어느 곳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2006년 이전까지 우리나라 서해안을 사이에 두고 호주, 뉴질랜드와 시베리아, 알래스카로 이어지는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EAAF)에서 가장 흔한 종의 하나였던 붉은어깨도요는 결국 2012년부터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멸종위기종 목록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sae1.jpg

 

시민생태조사단의 조사는 비전문가들이 빈약한 조사 장비로 엄밀하고 일관된 조사 매뉴얼 없이 한 것이다. 학계나 전문가들이 보기에 대단치 않은 것일 수도 있다. 조사단원들도 보고서에서 “10년 활동의 결과가 미미한 것 같아 부끄럽고 아쉽다. 긴 시간 새만금을 봐 왔지만 우리가 새만금을 지키는데 별 한 일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속상하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학자들과 전문가들이 모두 떠난 새만금을 포기하지 않고 국내 첫 시민생태조사를 10년 동안이나 지속한 것의 의미는 가볍지 않다.
 

 

일본 도호쿠대학 종합학술박물관의 사토 신이치(44) 박사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새만금에서 진행된 시민생태조사는 조류, 저서생물, 갯벌문화 등의 다양한 조사를 동시에 진행함으로써 전문가에 의한 부분적 조사에서는 얻을 수 없는 폭넓은 고찰이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었다”며 “일본에서도 시민에 의한 갯벌조사는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10년간이나 계속해 온 사례는 없다.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여러분의 노력을 진심으로 존경한다”고 밝혔다.

 

그는 2000년 5월 환경단체들의 한일갯벌공동조사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20여차례 새만금을 찾아 일본의 이사하야만 간척과 새만금 간척사업을 비교 연구하고 있는 갯벌 패류 전문가다.
  

새만금과의 약속을 지킨 생태조사단은 지난달 7일 군산시 청소년수련원에서 연 10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마지막으로 문화팀과 물새팀만 비정기적 활동을 계속하고 나머지팀의 활동은 접기로 했다. 오동필 실행위원은 “생태조사단 활동의 ‘시즌1’이 끝난 셈이다. 필요한 부문에 대해 매월 정기조사 대신 중요 시점에 조사를 하는 방식으로 ‘시즌2’가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지금 새만금은

 

sae2.jpg» 위성사진으로 본 새만금 지역의 모습. 맨 위는 새만금 방조제 공사가 막 시작된 직후인 1992년, 가운데는 방조제 공사가 절반 이상 진행된 2001년, 맨 아래는 방조제 물막이가 모두 끝나고 성토ㆍ보강 공사가 진행되던 2008년에 찍은 것이다. 방조제가 모두 막힌 2008년 사진에서 보면, 맨 아래 쪽 전북 부안에서 시작된 직선이 1호 방조제, 그 위의 긴 직선이 2호 방조제, 그 다음의 좀 굵은 직선이 3호 방조제, 거기서 군산 지역까지 이어진 제일 긴 직선이 4호 방조제다. 사진=새만금개발청

 

새만금 사업은 전북도의 군산시와 김제시 부안군 앞바다를 가로지르는 33.9km의 방조제를 쌓아 그 안쪽의 갯벌과 바다를 땅과 호수로 만드는 사업이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땅은 서울시 면적의 절반에 가까운 283㎢, 호수는 118㎢에 이른다.

 

새만금 방조제 공사는 1991년 11월 시작돼 시민환경단체들과 갯벌을 삶터로 하는 지역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가운데 2006년 4월 만경ㆍ동진강 하구와 바다를 완전히 차단하는 마지막 물막이가 이뤄졌다. 세계에 가장 긴 방조제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이 방조제는 이후 보강 공사와 성토 작업 등을 거쳐 2010년 4월 준공됐다.
 

 

정부는 애초 미래의 농지 부족에 대비해야 한다며 새만금 간척사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사업이 본격 진행되면서 부족한 농지 확보는 대규모 지역개발 사업을 위한 명분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정부는 1989년 기본계획에서는 간척지 100%를 농지로 사용하겠다고 했으나, 2007년 방조제 물막이가 모두 끝나자 간척지의 농지 비중을 72%로 줄었다. 1년 뒤인 2008년 내부토지개발 기본 구상을 변경해 이를 다시 30%로 줄였다. 나머지 70%의 용지에는 첨단산업단지, 신재생에너지단지, 관광레저단지, 국제업무단지, 과학연구단지, 배후도시 등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새만금에서는 호수와 간척지를 나누는 방수제 건설, 연결도로 건설, 농업용지 조성 등의 내부 개발사업이 진행중이다. 2020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인 내부 개발사업은 정부와 전북도의 기대와는 달리 민간업체의 참여가 저조해 지지부진한 상태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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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기자회견, 신상철 강연 51.6%의 비밀

김현철, 朴기자회견 혹평 속 지원사격?
 
장유근 | 2014-01-08 11:55:59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같은 물이라도 마시면 독으로 변하는 곳…

갑오년 새해를 맞이하자마자 대한민국에서는 재밌는(?) 일이 지천에 널렸다. 새정치를 하겠다는 안철수가 유신독재자의 묘를 참배를 하지않나, 독재자의 딸내미는 기자회견장에서 커닝페이퍼를 들여다 보지 않나. 새누리당 황우여나 김무성이는 왜곡시킨 교과서 안 팔린다고 방방 뜨질 않나. 종편에서는 뜬금없는 통일논의는 물론 조중동 등 친정부 언론은 박근혜의 발언 한마디에 사운을 걸 정도로 생존경쟁에 사투를 벌이고 있는 형국. 개콘도 이런 개콘 본 적 없을 정도다. 사정이 이러하자 이틀 전 박근혜가 기자회견을 빌어 커닝페이퍼를 들여다 본 게 망신살을 뻗치며,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 씨는 박근혜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고 전한다.

"대통령의 기자회견, 국민들은 무얼 느꼈을까…지난 대선시 지지한 51%는 필경 답답함을 느꼈을 것이고, 반대한 49%는 분노를 느꼈을 것. (또 통일은 대박 이다 라는 말에)집권 10개월 만에 한다는 소리가 실현 가능성 없는 아버지 흉내나 내고 불통은 끝까지 짊어지고 가겠다니, 쪽박은 시간문제."

현철 씨의 이같은 발언은 조중동 등 매체를 타고 '독설'로 포장됐다. 아마도 그의 발언에 독설로 보이는 건 '쪽박은 시간문제' 정도랄까. 굳이 대박과 쪽박의 차이를 견주어 보면 쪽박은 망하거나 망해가는 형국. 따라서 댓글정권은 곧 망하게 될 것이라는 악담이자 독설이다. 참 기분좋은 예언이다. 그렇다면 현철 씨의 트윗을 통해 전파되고 있는 독설의 전부는 팩트일까…그의 악담 속에 감추어진 불편한 진실을 되짚어 보거나 속 마음을 들추어 보는 게 본 포스팅의 목적이다.

어쩌면 적지않은 사람들이 현철 씨의 주장 속에 담긴 "지난 대선시 지지한 51%는 필경 답답함을 느꼈을 것이고, 반대한 49%는 분노를 느꼈을 것"이란 말에 별로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으로 사료된다. 현철 씨의 주장에 담긴 51%:49%는 매우 의미심장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쪽박'에만 눈이 쏠려 있는 것. 따라서 지지자와 반대자의 함수관계를 조근조근 좁쌀 씹듯 살펴보고자 하는 것이다.


18대 대선은 '총체적 부정선거'다
 
박근혜는 지난 대선에서 국가기관의 정치개입(댓글사건)에 힘입어 51.6%라는 득표로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중요한 건 선관위가 발표한 최종 투표결과는 51%가 아니라 51.6%라는 점이다. 51.6%의 상징적 의미는 '박근혜의 애비 박정희가 쿠데타를 일으킨 날을 의미하는 것이자, 국가기관이 개입한 무언의 약속 담긴 것'이라는 게, 천안함의 진실을 전국 곳곳으로 전파하고 있는 신상철 전 민군합동조사단 민간위원(진실의 길 대표)의 주장사실이다.

*신상철 강연 '51.6%의 비밀'을 담은 동영상(제작: 주권방송)

방송에는 정론직필을 거부한 채 권력에 아부하고 알아서 기는 방송 3사와 종편과 조중동만 있는 게 아니다. 깨어있는 젊은이들이 똘똘뭉쳐 끼니만 겨우 해결하며 '진실의 길'에 올인한 <주권방송>도 있었다. 그분들이 귀한 시간을 쪼개어 신 선생과 함께 천안함의 진실과 지난 18대 대선의 총체적 부정선거를 고발하고 있었던 것이다. 주권방송으로부터 장시간 촬영된 신상철 선생의 강연 중에 '51.6%의 비밀' 일부에 해당하는 부분을 옮겨보니 이랬다.

"(중략)…자, 대선 때 보겠습니다. 이 핸드폰이 누구 핸드폰이냐면 박지원 민주당 의원의 핸드폰입니다. 한국 리서치 결과에 문재인 47%, 박근혜 42%…삼성그룹의 자체 조사는 문재인 50.8% 박근혜 48.6%, KBS,YTN,청와대 자체 조사에서도 능히 앞서…그 당시에 대선 결과는 모든 관련 레포트들은 문재인 후보가 앞서는 걸로 나옵니다.그러나 결국엔 졌죠. 51.6%대 48%로 졌습니다. 대선이 부정선거라는 데 대해 10가지 사례에 대해 분석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제일 첫 번째로 50대 투표율이 89.9%라고?…(동영상 타임라인 0:35:30 위치/1:14:24) 처음부터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이거는 존재할 수 없는 투표율입니다…(하략)"

신 선생의 강연을 담은 영상을 끝까지 다 열어보시면, 매우 구체적인 논리로 지난 대선이 총체적 부정선거였음이 밝혀지고 있다. 그는 이미 51.6%의 비밀에 대한 논거를 모두 갖춘 채 지방으로 순회 강연을 다니며, 천안함의 진실과 더불어 지난 대선의 부정선거를 고발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51.6%의 상징적 숫자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상략)…왜 51.6에 맞추어야 했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당신 이기게 해줄게'라고 이야기를 한다면, 그거는 약속을 하기 힘들죠. 그죠?…(중략)할 수가 없을 거라고 봅니다. 왜?…(PPT를 가리키며) 이것 때문에…당신이 51.6%로 이기게 해줄게…라고 한다면 명확하게! 내가 그것을 만들어 준 것이 입증이 되고, 함께 공범 관계가 확실하게, 끈끈하게 엮이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51.6%를 만들기 위해서 처절한 노력을 하는 과정에 통계학도 무시하고 데이터의 흐름 조차도 무시하는, (PPT를 가리키며)이게 포착이 되어 잡혀버리는 겁니다. 이거는 빼도박도 못할 겁니다…(하략)"

아마도 단 한 번 만이라도 신 선생의 강연을 들어보신 분들이라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지난 대선의 부정선거 폐해가 신년 기자회견의 꼴불견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이명박과 박근혜와 새누리당 무리들이 지은 죄가 워낙 커서 국가기관을 동원해 부정선거를 획책했던 지, 뒷감당을 못해 똥오줌을 못가리는 형국인 것이다. 그런 판국에 현철 씨가 한마디 거든 것인데 그가 말한 독설 가운데는 해독제(?)도 동시에 들어있었던 것이다. 이런 걸 '양다리 화법' 내지 '김영삼가(家)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김현철, 朴기자회견 혹평 속 지원사격?
 
주지하다시피 김영삼 전 대통령은 민주시민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군정종식을 외치며 쿠테타 세력 내지 반민주 세력과 손을 잡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배신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이명박 정권 당시 발생한 천안함 사건에서는 광주학살범 전두환과 함께 아무런 근거도 없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은 채 '북한에 의한 폭침임'을 증언(?)해 준 황당한 적도 있었다. 전직 대통령이라는 자들이 함부로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를 반복하는 사이에 나라가 국론분열에 휩싸여 있는 것.

맺겠다. 일반에 알려진 현철 씨의 정치적 성향은 애비와 다르게 민주당(야당) 쪽에 기울어져 있다고 한다. 그러나 적지 않은 사람들은 부전자전일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으며 필자 또한 그와 별로 다르지 않다. 호박꽃에 수박 달리는 거 봤나…현철 씨의 독설 가운데 '쪽박'은 옳은 표현이거나 그렇게 돼야 마땅하다. 그러나 그의 발언 속에서 쪽박을 대박으로 완전하게 환원 시켜줄 수 없는 잘 못 된 발언이 있었던 것이다. 그건 매우 위험한 발언이자 조중동까지 끌어들여 전파하게 한 불순해 보인 정치적 발언이다.

"지난 대선시 지지한 51%는 필경 답답함을 느꼈을 것이고, 반대한 49%는 분노를 느꼈을 것"

이 발언은 박근혜와 새누리당에 면죄부를 주는 매우 계산된 정치적 발언이라 할 수 있다. 박근혜의 신년 기자회견을 비판하는 발언 속에 댓글사건 언급없이 '박근혜를 지지한 국민이 51%였다'는 픽션을, 은연중에 부정선거를 정당화 시키는 단수 높은 '논픽션'으로 포장한 망언일 수가 있다는 것. 신상철 선생의 진심어린 마음을 담은 특강을 포스트에 담은 알짜배기 이유다.

그런 말이 있다. 같은 물이라도 양이 마시면 젖이 되고 배암이 핥으면 독이 된다'는 말. 정치인들의 말을 믿는 것 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소시민들은 그저 최악을 피해 차악을 선택할 뿐이다. 조선일보가 한 때 5.16군사쿠데타를 <호외>로까지 발행했지만, 지금은 박근혜와 이명박 등 비민주 반민족적 세력들의 <호구>라는 게 차마 믿기지 않는 현실이다. 니들이 짱돌을 맞고 싶어 환장한 때라는 것. 잘 새겨들어라.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5&table=dream_jang&uid=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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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권, '부패지수' OECD 34개국 중 27위

 
 

 

 


1월 6일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신년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18분간의 신년 구상 발표에서 3분의 2가량을 '경제 활성화'와 '민생' 분야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신년기자회견에서 '경제'라는 단어만 무려 24번이나 언급했습니다. 이는 집권 2년 차 박근혜 정권의 핵심은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에 있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어떤 일이든 경제만 잘되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된다고 말하고, 국민도 '맞아 경제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경제 활성화에 담긴 심각한 문제는 언론에서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언론이 알려주지 않는 '경제'라는 단어 속에 숨겨진 위험성을 조사해봤습니다. 

' 박근혜 정권, 부패인식지수 OECD 34개국 중 27위'

지난 2013년 12월 3일, 국제투명성기구는 '부패인식지수' 순위를 발표했습니다. '부패인식지수'는 각 나라의 공무원과 정치인들 사이에 부패가 어느 정도로 존재하는지에 대한 인식을 수치화한 것으로 국가 청렴도와 기업 경영, 신용 평가 등의 영향력을 끼치는 중요한 데이터 중의 하나입니다. 
 

 

 


한국은 2013년 국제투명성기구가 조사한 부패인식지수에서 OECD 국가 34위 중 27위를 했습니다. 2012년 27위와 변동은 없지만, 34개국 중에서 27위는 하위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세계 177개 국가 중 45위에서 46위로 하락했으며, 점수도 56점에서 55점으로 떨어졌습니다. 국제사회는 박근혜 집권 1년, 한국의 부패는 더 늘어났다고 평가했습니다. 
 
국가청렴도지수 1단위 상승 →국내총생산 (GDP) 2.64% 상승
국가부패인식지수 1단위 감소 → 해외투자 0.2% 상승


(사회적 청렴과 국가경쟁력간 연관선 분석 연구 보고서. 한국개발연구원)

국제투명성기구의 '부패인식지수'가 얼마나 중요하느냐면, 부패국가로 인식되면 해외자본 유치는 물론이고, 자국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때 굉장한 마이너스 요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한국이 OECD 평균 수준만큼 부패가 사라지면 1인당 GDP가 138.5달러 늘어나고, 연평균 성장률도 0.65% 상승합니다. (현대경제연구원)

이토록 중요한 대한 뉴스가 박근혜 정권 집권 1년차인 2013년 12월에는 별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MB정권과 별 차이가 없는 부패 정권' 

한국의 부패인식지수가 OECD 34개국 중 27위를 했다는 사실은 경제 민주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증거도 됩니다. 

공무원과 공직자의 부패는 뇌물을 주는 기업이 있기 때문이고, 이런 범죄 커넥션이 제대로 청산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부패인식조사 순위가 2008년 40위에서 2009년과 2010년은 39위로 올랐습니다. 그러다가 2011년 43위로, 다시 2012년 45위로 하락했습니다. 

2012년 한국의 부패인식지수가 45위로 떨어진 이유는 대통령 최측근이었던 최시중,박영준의 비리와 대통령의 형 이상득의 저측은행 관련 구속 때문이었습니다. 

1년이면 순위가 바뀔 수 있는데, 2013년에도 순위가 변동되지 않았다는 뜻은 단순히 대통령의 최측근 비리뿐만 아니라 현재 대한민국 공무원, 정치인들이 '부패 공화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가 됩니다. 

' 사라진 경제 민주화, 남은 것은 오직 돈에 환장한 사람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소액주주의 독립적 사외이사 선임 시스템', '다중대표소송 도입' 등이 포함된 진보성향의 경제민주화 공약을 약속했습니다. 

'독립적 사외이사 선임 시스템'은 미국 상장기업에서 투명경영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제도로, 실제로 독립 이사(감사위원) 1명으로도 부족해, 현실적인 운영 방안이 계속 제기됐던 문제입니다. 

'다중대표소송제'는 재벌 총수가 회사 자금 수천억 원을 빼돌려 회사와 주주들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을 때 소액주주들이 다중대표소송제를 통해 소송을 낼 수 있는 제도입니다. (실제로 손길승 전 SK 회장이 SK해운 자금 수천억 원을 빼돌렸을 때 다중대표소송제가 됐다면 배상 책임과 처벌 양상이 달라졌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부패와 경제민주화를 구축할 수 있는 이런 제도들이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초에는 이루어질 듯했습니다. 각종 상법 개정안등이 제안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불과 몇 달 후, 이런 법안들은 재벌들의 반발에 후퇴하기 시작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기업 총수들과 만난 자리에서 '입법이 쏟아지고 있는데,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입법이 되면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고, 이후 법무부 등은 상법개정안 등에 대한 공청회를 모두 연기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의 부패 지수가 아시아에서도 높은 이유는 재벌의 범법행위를 처벌하지 못하는 검찰의 무능력과 법안의 부재에 있습니다. 정치인과 공무원들이 재벌들과 야합하여 정치자금을 받고, 재벌을 위한 법안을 만들거나 재벌을 규제하는 법안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기 때문입니다. 

아이엠피터는 열심히 노력하여 정당한 돈을 버는 기업의 활동은 보장하되, 각종 특혜와 권력으로 무장한 재벌이 공무원,정치인과 야합하여 벌이는 '부패 대한민국'이 되는 것은 반대합니다. 

2014년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계속해서 '경제'를 강조했습니다.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이유로 무조건 재벌의 손을 들어주지 않아도, 부패만 척결하면 충분히 경제 성장이 될 수 있는 정당한 방법이 있습니다. 

정당한 방법보다 재벌과 손을 잡고 경제를 살리겠다는 대통령이 있는 한, 한국의 부패는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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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시국미사 “박근혜 씨, ‘민의’ 아닌 ‘댓글’ 대통령”

천주교 수원교구 “민주주의 원칙 부정선거와 양립 못해”… 보수단체, 성당 안팎 “박근혜 정권 사수” 소란
 
입력 : 2014-01-06  17:32:13   노출 : 2014.01.07  08:35:06

 

2014년 새해를 맞아 처음으로 열린 박근혜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천주교 수원교구 시국미사에서 신부들이 박 대통령을 두고 “국정원 국방부에 의한 댓글 대통령이지 민의에 의한 대통령이 아니다”라며 “치명적인 민주주의 위기를 방관하는 것은 독재를 정당화하는 공범”이라고 역설했다.


6일 시국미사가 열린 경기도 화성시 기산성당(천주교 수원교구) 안팎에서는 대부분 고령의 보수단체 회원 30여 명이 미사내내 시국미사를 규탄하는 한편, 일부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신부와 몸싸움을 벌이는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 이날엔 박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취임이후 처음으로 개최한 날이기도 해 회견 중에 자신이 키우는 개를 소개한 발언이 시국미사 참여 신부의 말씀 가운데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이날 오후 천주교 정의구현 수원교구사제단과 천주교 수원교구 ‘공동선 실현 사제연대’ 사제들 주최로 열린 ‘관권 부정선거 진상규명 및 박근혜 정권의 회개와 퇴진을 촉구하는 수원교구 시국미사’에서 수원교구 소속의 조한영 여주성당 주임신부는 박근혜 정권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미사 마지막 순서로 참석한 사제와 신부들이 '이명박 구속! 박근혜 회개!'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조 신부는 현 여당과 정부에 대해 “대의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있다”며 “박근혜씨는 이명박 정권의 국정원, 국방부 사이버사령부에 의한 댓글 대통령이지 민의에 의한 대통령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삼권분립과 대의민주주의를 훼손하고 부정한 현 정권은 정당성이 없다”며 “이것이 5·16 군사쿠데타에 이은 12·19 사이버쿠데타”라고 규정했다. 조 신부는 자신들이 이렇게 나서게 된 이유에 대해 “이런 치명적인 민주주의 침해를 침묵으로 방관하는 것은 독재를 용인하는 것이고, 정당화하는 공범이 되는 것”이라며 “양심의 자유는 독재와 양립할 수 없으며, 민주주의 원칙은 부정선거와 양립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조 신부는 박근혜 정권 아래 추진되고 있는 민영화 조치를 두고 “이명박 정부와 정통성 없는 현 정권의 폐해는 정치민주주의 심각한 후퇴와 함께 경제민주주의 몰락을 가속화하는 민영화의 독단적 추진”이라며 “철도와 의료를 비롯한 공공부문의 사유화”라고 지적했다.

 
조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복음의 기쁨에서 언급한 ‘신자유주의의 경제적 불평등은 현대사회에서 배제된 이들을 잉여의 존재로 전락하게 만들었다’는 말한 것을 들어 “오이시디 국가중 공공사회복지 지출이 꼴지인 나라에서 공공분야 민영화하겠다는 것은 공공재를 사유화해 민간부문처럼 경쟁시키고 가난하고 힘없는 국민을 배재하여 국민을 잉여로 만들겠다는 말”이라며 “하느님께서 인간에 주신 자유는 양심에 따라 살라고 주신 것이지 탐욕에 따라 살라고 주신 것은 아니다”라고 성토했다. 조 신부는 “탐욕은 우상숭배이며, 하느님이 주신 모든 재화는 독점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자신을 원칙주의자로 강조한 것에 대해 조 신부는 “박근혜씨의 원칙은 자신만의 독선”이라며 “하느님의 뜻과 교회의 사회적 가르침에도 어긋나며 당연히 인간의 양심에도 위배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양심이 우리에게 연민과 측은한 마음으로 가난하고 어려움에 빠진 형제들을 자신처럼 여기라 하며, 공정하고 공평하고 명예를 추구할 뿐 아니라 자명한 사실과 진실을 추구하라고 가르친다”면서도 “그러나 박근혜씨의 원칙은 힘없는 이들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 정치경제적 불공정과 불공평, 사실에 기초한 합리적 의심마저 종북으로 모는 정치선동, 공동선을 헤치는 사유화를 원칙으로 여기고 있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이를 두고 그는 “ 박근혜씨 개인의 불행이자 국가적 불운”이라며 “양심의 심판과 하느님의 공의로운 심판이 당신을 기다린다”고 평했다.

박 대통령을 향해 조 신부는 “양심에 따라 천심에 따라 회개하는 것이 우리 모두가 함께 사는 길”이라며 “박근혜씨는 이미 드러난 명백한 사실에 따라 이명박 정권에서 자행한 비리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처벌해야 하며, 마땅한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천주교 ‘수원교구 공동선 실현을 위한 사제연대’ 대표를 맡고 있는 서복원 신부는 인사말씀에서 “정말 시대의 아픔을 어떤 식으로든 함께 나누는 이들이 있다한다면 희망을 갖고 있다”면서 이날 박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진돗개 ‘새롬이와 희망이’를 거론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언급한 ‘희망이’에 대해 “박 대통령이 언급한 이름은 개 이름”이라며 “사람이 희망이지 개가 희망은 아니겠죠”라고 풍자했다. 

사제들은 이날 시국미사 마무리에서 성명낭독을 하는 대신 프란치스코 교황의 연설 장면을 엮은 동영상을 방송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영상에서 신자들에게 “용기를 내라고 말하고 싶다”며 “그저 지나가는 아름다운 말에 그치지 않게 모든 행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다음과 같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연설 동영상이 공개됐다.

“우리는 여러분과 우리 모두의 지력을 합해 연대감을 갖고 역사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야만 한다…하느님은 세상의 중심에 우상을 두길 원하지 않는다.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해나가는 사람을 중심에 두기 원하지만 오늘 이 체제에는 윤리가 없고 그 핵심에는 우상이 있다. 이 체제에 기대고 있는 건 경제적이고 우상 숭배적이며, 쓸모없다 여기는 것들은 모두 버리고, 노인도 폐기처분하고, 젊은이도 폐기처분한다…우리가 원하는 체제는 그 중심에는 돈이 아니라 사람이 있기를 원한다”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embedded&v=7rRWIvwN2Mc

 
특히 교황은 신자들에게 “삶을 발코니에서 관망하지 말라”, “도전이 있는 곳, 삶을 살고자 지금보다 발전시키고자 애쓰는 이들이 도움을 청하는 그곳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사 도중 참가자들은 “관권부정선거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 이명박을 구속하라”, “참민주주의 유린하는 박근혜 정권은 회개하라”는 구호를 성당 본당 내에서 외치기도 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한 노인 미사 마무리 도중 들어와 “박근혜 정권 사수하자”고 소리를 지르다가 행사 주최측에 의해 끌려나가기도 했다.

이밖에도 활빈단 등 보수단체 소속 고령의 회원 30여 명은 미사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성당 밖에서 “대통령 퇴진미사가 웬말이냐”, “북한정권과 부화뇌동하는 정의구현사제단을 북으로 추방하라”, “교황청은 가짜신부들을 파문하라”는 손팻말과 구호를 외치다가 미사가 끝날 무렵에 성당 마당 내로 들어와 욕설과 반말을 하는 등 소란을 피웠다.
 

   
미사를 마치고 나오는 사제와 신도들에게 극우단체 회원들이 '종북신부 가짜신부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몸싸움을 벌였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embedded&v=rk4kpIKjA0c

이 과정에서 60대로 보이는 한 보수인사는 미사가 끝난 뒤 성당 앞 마당까지 들어와 ‘군대는 다녀왔느냐’고 묻는 김인국 신부에게 “야 나 군대 다녀왔다, 이게 종교냐, 대한민국 부정하는 종교가 무슨 놈의 종교냐”고 소리를 지르며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를 두고 김인국 신부는 “저 사람들의 무모함 뒤에 저들이 자기 신념에 따라 목소리를 내는 것처럼, 착한 사람들도 저들의 10분의 1이라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얼마나 용감하지 않느냐. 미사 내내 떠들 정도로 성실하다”고 촌평했다. 김 신부는 “저들에게 내가 ‘고정수입은 있느냐’ 등을 물었다”며 “저들도 불쌍한 사람들”이라고 평가했다. 
 

   
기산성당 인근 지하철 병점역 앞에 새누리당이 붙인 현수막
이치열 기자 truth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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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선거’라면서 왜 ‘대통령 하야’는 말하지 않을까

[서평]부정선거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부정선거’라면서 왜 ‘대통령 하야’는 말하지 않을까
 
耽讀  | 등록:2014-01-07 09:08:28 | 최종:2014-01-07 09:28:56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국민이 원한다면 대통령직을 사임하고 선거를 다시 하겠으며 내각책임제 개헌을 하겠다."

1960년 4월 26일 독재자 이승만이 발표한 하야 성명 일부입니다. 그는 다음 날 대한민국 4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 사흘 후 하와이로 망명했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살아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 땅을 밟지 못했습니다(박정희 정권은 그가 1965년 7월 19일 숨지자 국립묘지에 안장함). 그런 이승만은 아직도 수구세력에게 '건국 대통령' 또는 '국부'로 추앙받고, 심지어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은 "세종과 맞먹는다"고 했습니다. 그런 그가 12년 동안 머물렀던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이유는 40일 전에 치러진 4대 정부통령 선거 때문입니다.


'일찌기 없던 공포분위기'… 3·15 부정선거

그해 3월 15일 <동아일보> 1면 머리기사 제목은 <일찌기 없던 공포분위기>였습니다. 선거일이 15일이었는데도 '투표'는 이미 14일부터 시작됐습니다. 대한민국 땅덩어리가 넓어 시차가 12시간 이상 났기 때문이 아닙니다. 자유당 정권은 대통령 이승만과 부통령 이기붕 이름이 기표된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었습니다. 선거일인 15일에는 투표용지 20장을 넣거나 자유당 당원들은 기표소까지 들어가 감시했습니다. 기표소까지 따라 들어와 '감시'했으니 <동아일보> 1면 머리기사가 헛말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투표자수보다 이승만과 이기붕 득표수가 더 많았다니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독재자 이승만이 민주공화국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입니다.

독재자 박정희도 '부정선거'를 저질렀습니다. 전두환도 이승만과 박정희보다는 못했지만, 군인을 동원한 부정선거를 시도했습니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대통령 선거가 '부정선거'로 규정받은 적은 없었습니다. 물론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을 당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한나라당은 대통령 선거가 '부정선거'이기 때문에 탄핵을 시도한 것이 아니라 열린우리당을 지지한 발언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년 내내 '부정선거' 의혹에서 단 하루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부정선거, 불공정선거로 치러진 대선에 불복하는 것이 민주주의 실현"

장하나 민주당 의원이 지난 8일 개인 성명을 통해 한 발언입니다. 그는 이어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가 총과 탱크를 앞세운 쿠데타로 대통령이 되었다면, 국정원과 사이버사령부를 동원한 사이버 쿠데타로 바뀌었다는 것만 다를 뿐"이라며 "다가오는 6월 4일 지방선거와 같이 대통령 보궐선거를 치르게 하는 것이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내년 지방선거 때 보궐선거를 주장했습니다.


박근혜, 1987년 이후 처음으로 '부정선거' 비판받아

'부정선거', '대통령 퇴진'은 지난 1년 동안 익숙한 단어이지만, 현직 국회의원 입을 통해 나온 것은 처음이라 파장은 컸습니다. 당연히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대선불복이냐"로 반박합니다. 이미 박근혜 대통령도 "난 국정원에 도움 받지 않았다"고 말했고, 야당 대표를 앞에 두고 "내가 댓글로 당선됐느냐"고 분노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중 어느 한 사람도 지난 대선이 "공정선거"였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유는 이미 검찰이 시간이 부족해 121만 건만 공소장에 기록했을 뿐, 국정원 직원들이 2200만 건을 트윗 또는 리트윗 한 것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 부정선거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 책보세

민주선거가 정당성을 갖는 이유는 '공정성'입니다. 공정성은 국가기관이 개입하지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 18대 대통령 선거는 국정원과 군사이버사령부가 SNS를 통해 개입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국가보훈처도 동영상을 제작해 박근혜 후보는 긍정적으로, 문재인 후보는 부정적으로 홍보했습니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18대 대통령선거는 '공정선거'가 아니라 부정선거입니다.

그런데 부정선거라는 말만 꺼내도 "대선불복"이라며 "유권자를 모독하는 것"이라고 매도합니다. 이제 당당하게 말할 때가 됐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부정선거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책보세)입니다.

책은 "18대 대선에서 국정원, 군사이버사령부, 국가보훈처가 여론을 조작하여 선거에 개입한 상황을 청와대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어 "더불어 우리는 공정한 투표권을 상실 당한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다가오는 진실을 마주보지 못하고 외면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명백한 부정선거라고 해도 재선거를 요구하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을 무력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에 우리는 진정한 이 나라의 주권자임을 깨닫고 스스로 결단해야 함을 깨달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박 대통령, 가장 깨끗한 선거로 당선됐다고 말하지 못하나"

저자는 "선거의 공정성이 확고하게 지켜지지 않으면 그것이 바로 부정선거지, 공정선거가 아니고 부정선거도 아닌 상황이란 논리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맞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내가 댓글로 당선됐느냐고 반박합니다. 새누리당도 마찬가지입니다. 댓글 몇 개가 당선에 영향을 끼쳤느냐고 따집니다. 하지만 댓글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끼치지 않아도, 국정원이 댓글을 단 자체가 공정성을 무너뜨렸습니다. 부정선거입니다. 책은 이렇게 묻습니다.

"왜 박근혜 대통령이 역사상 가장 깨끗한 선거로 당선된 대통령이라고 말하지 못한다는 말인가? 왜 기껏한다는 말이 불복하지 말라고 말도 끝도 없이 고함지르는 것 뿐이란 말인가? 18대 대선의 공명정대함을 명명백백하게 밝혀 나 같은 불온세력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지 못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27쪽)

"대선불복이냐"는 시민과 야당을 급박하는 박근혜 정권은 지난 대선이 공정선거였는지 답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불복하지 말라는 힐난은 부정선거 여부와 무관하게 그저 현재의 권력에 복종할 것을 요구하는, 부정선거 의혹을 둘러싼 사실 관계를 고의적으로 외면하는 기만적인 언사"라는 비판을 받아 들여야 합니다.

<부정선거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는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는데 일부의 선거 부정이 무슨 문제가 되느냐'는 주장은 무엇보다 18대 대선 당시 공정선거를 장담하고 약속했던 여당과 정부의 고위관계자를 모욕하는 발언이지만 이 주장이 더 지독하게 모독하는 대상은 따로 있다"며 "예를 들어 그들의 말을 철석 같이 믿었던, 아니 믿을 수밖에 없었던 유권자들은 어떻게 되느냐"라고 반문합니다. 즉, 공정성을 훼손한 댓글 공작이야 말로 유권자 표를 모독했다는 비판입니다.

"관권을 동원한 명백한 선거부정이 벌어진 상황에서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변명을 무의식적으로라도 용납한다면 공정선거라는 개념은 마침내 무너지기 때문이다. 18대 대선의 선거 부정과 그 처리 과정 전체가 공정선거라는 개념이 이 땅에서 과연 성립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중대한 사태인 이유다."

공정성을 잃어버린 지난 대선이 '부정선거'라면 중대한 사태입니다, 그럼 이제 "부정선거라 하더라도 승복해야 한다"는 말입니까? 아니면 "당연히 하야하고 재선거를 실시하면 된다"는 말입니까? 장하나 의원 같은 경우 후자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부정선거라 하더라도 하야와 재선거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박근혜 대통령이 부정선거로 당선됐다고 말하는 사람도 "부정선거라 하더라도 하야와 재선거는 안 된다"에 방점을 찍고 있는지 모른다고 묻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가 부정선거라는 확신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들의 겁박에 무력해진 나머지 그들이 오히려 시인할까 바 겁에 질려 있다는 뜻이니까 말이다. 겉으로는 '부정선거라며 당장 책임을 져야 한다'며 분개하고 있지만, 실은 하야라는 경우 만큼은 두려워하고 있다는 뜻이다."(91쪽)

그러면서 "문제는 권력도, 보수언론도, 부정선거 가능성이 있는 18대선도 아니다. 문제는 괜한 갈등과 분란을 일으킨 우리 자신"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지금 바로 이 문제 앞에서서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짜 문제는 "대선불복이냐"는 말 한마디로 지난 1년을 버틴 박근혜 정권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하지만 부정선거라면 이 나라는 민주국가 아니라는 말에 우리는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부정선거라면 이 나라는 민주국가가 아니다

"공정한 선거가 치러져도 민주주의 국가이고, 부정선거가 저질러져도 민주주의 국가라면, 그것은 민주주의 국가 개념을 희화화하는 것에 불과하다. 부정선거가 일어났을 뿐 아니라 그것이 은폐되기 까지 한 땅을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 말하는 데 조금이라도 주저한다면, 이는 민주주의 국가가 라는 확신 때문이 아니라 그저 이곳이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는 고통스러운 진실을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100쪽)

문제는 지금 우리가 많이 무력해져 있다는 점입니다. "언론이 장악되고 민주주의가 훼손된 이 땅의 참혹한 현실을 견디며 우리가 지치고 무력해진 상태"입니다. "부정선거가 확증된다고 하더라도 권력이 이를 순순히 시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 또 권력의 그 후안무치한 태도에 자칫 저항이라도 한다면 무력한 우리들은 도리 없이 잔인하고 비열한 탄압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물러설 수 없습니다. 이런 두려운 현실이 우리 앞에 있지만 나아가야 합니다.

"본질적으로 투표권은 우리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공정선거를 통해 정당한 경쟁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는 유권자의 기대가 실현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기대권 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정의로운 일이기 전에 민주주의 국가의 시민이라면 당연히 감당해야 할 필연적 의무입니다."(본문에서)


부정선거 의혹 제기는 민주시민이 감당해야 할 의무

부정선거란 내게 주어진 한 표가 "내 의지를 실현할 기회를 근본적으로 강탈 당했음을 의미한다"면서 "간단히 말해 그것은 당신이 원하는 후보가 당선될 수 있었음에도 선거 부정으로 인해 그 가능성을 부당하게 탈취 당했다는 걸 뜻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당신이 박 후보를 찍지 않았다고 당당히 말하는 것이야말로 부정선거의 직접적 피해 당사자일 수 있는 당신의 억울함을 표출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방법이 아니냐"고 묻습니다. 그러므로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는 18대 대선이 부정선거라면, 논리적으로든 현실적으로든 하야와 재선거밖에는 다른 어떤 결론도 있을 수 없다고 믿는다."(237쪽)

이제 주권자인 우리는 스스로 결단해야 합니다. 비록 우리는 권력과 장악된 언론 때문에 무력감을 느끼지만, 무력감을 인정하고 '18대 대선은 부정선거인가?'라는 질문을 끝까지 지켜내야 합니다. 하야와 재선거가 누군가에게 요구하거나 부탁할 사안이 아닌 이 나라의 주권자인 우리 스스로 결단할 문제라고 <부정선거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는 말합니다.

"18대 대선은 혹시 총체적 부정선거였던 것은 아닌가? 무력한 우리 모두가 권력을 향해 이 질문을 서슴없이 던질 때, 동시에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 자신이 이 질문의 당사자라고 함께 선언할 때, 그리하여 자신이 값진 투표권 한 장을 지키려는 우리의 절규가 마침내 정당한 것으로 판명 됐을 때, 우리는 무력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바로 무력했기 때문에 이 질문을 끝까지 지켜낼 수 있었다고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254쪽)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news/mainView.php?uid=3193&table=byple_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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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박근혜 대통령, 이유를 알고보니 '경악'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첫 내외신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취임 후 316일 만에 열린 첫 기자회견이라 많은 국민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첫 기자회견은 혹시나 했더니 역시였습니다. 

정홍원 국무총리 등 내각과 김기춘 비서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을 양옆에 포진시켜 놓고 기자회견을 시작한 박근혜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80여 분 동안 진행됐습니다. 

박 대통령의 80여분 기자회견 동안 국민들의 뇌리 속에 남아 있는 단어는 '경제'와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말뿐에 불과했습니다. 


오늘은 청와대 출입 언론사들이 아주 즐겨 사용하는 제목 낚시 작성 기법인 '알고 보니 경악' 시리즈로, 박근혜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그 뒷얘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청와대 각본 감독, 박근혜 대통령 주연, 언론사 조연'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한 마디로 각본, 감독 청와대, 주연 박근혜 대통령, 조연 언론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사전에 모든 것을 각본으로 정해 놓고 그 틀에서 벗어나지 않고 연출했다는 점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구상 발표가 끝나자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손을 드는 기자가 별로 없었습니다. 기자들이 질문 시간에 손을 들지 않은 이유는 이미 사전에 어떤 기자가 질문할지 정해놓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미국도 대통령 기자회견에도 관행적으로 기자들의 질문에 순서가 있습니다. AP통신이나 유력 매체, 또는 고참 출입기자들 순서로 지목하고 질문을 합니다. 

여기서 미국과 한국의 다른 점은 미국은 기자들이 손을 다 들어도 고참 기자나 유력 매체 등의 영향력을 고려해 선택한다는 점이고, 한국은 자신의 입맛대로 이미 사전에 기자를 선정했다는 부분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기자회견 기자 질문 언론사 순서>

연합뉴스→ MBC→ 동아일보→ 매일경제→ 대구일보→ 뉴데일리→ 채널A→ 로이터→ 세계일보→ 중부일보→ YTN→중국 CCTV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기자회견 당시 질문을 했던 언론사를 보면 영향력에 따른 순서도 아니고, 단순히 박근혜 정권에 유리한 언론사만 선택했다는 점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진보 경향의 언론사라고 불리는 한겨레, 경향, 한국일보, 오마이뉴스 등은 아예 질문이 없었습니다. 일부 외신 기자들은 이런 청와대의 방식에 불만을 토로했다고 합니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기업체에서 홍보용으로 기자를 초청해 하는 행사와 별다른 차이가 없었던 이벤트에 불과했습니다. 

'고개 숙인 대통령, 이유는 대본을 보느라'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보면서 느낀 이상한 점은 박근혜 대통령이 질문한 기자의 얼굴을 쳐다보지 않고 계속 고개를 숙이고 답변을 했다는 점입니다. 

생중계로 진행되는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의 표정 하나하나는 신뢰와 안정성을 줍니다. 그래서 국민과 대화를 하듯 정면이나 기자들을 바라봐야 하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대화 기법에서 가장 나쁜, 고개 숙이고 말하기를 연출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자꾸 고개를 숙인 이유는 사전에 준비된 대본을 읽기 위해서였습니다. 청와대는 이미 사전에 질문할 기자들의 순서와 질문 내용을 작성해 놓고, 그 순서와 질문 내용에 따라서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사전에 질문지 내용이 있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자유질문처럼 보여 놓고 사전에 짜놓은 질문과 답변을 했다는 사실은 금요일 오후 녹화방송을 하면 되지, 굳이 바쁜 월요일에 생중계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마저 듭니다. 

왜냐하면, 사전에 질문 주제가 있어도 기자라면 최소한 국민이 알고 싶어 하는 목소리를 대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미국 '백악관 기자실의 전설'이라고 불리는 '헬렌 토머스'는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이라크 전쟁을 일으킨 진짜 이유가 뭔가? 석유냐, 이스라엘이냐?'라는 질문을 하기도 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말실수가 많아서 대본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대본이 있어도 최소한 국민이 궁금해하는 돌직구형 질문이 한두 개쯤은 나왔어야 했는데, 별로 그런 질문이 없었다는 점도 문제였습니다.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여기에 대통령 후원회장의 땅문제라든지, '북한이 핵을 보유한 상태입니까?'라는 직접적이고 민감한 질문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에 반해 박근혜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은 '1년 소회 밝혀달라','퇴근 후 뭐하나?'라는 식의 어처구니없는 질문만 나왔습니다. 

언론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백악관 기자회견과 청와대 기자회견만 비교해봐도 논문 한 편은 아주 쉽게 나올 정도로 박근혜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언론사를 홍보사로 뒤바꿔 놓았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불통'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이번 기자회견에서 '소통'을 강조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소통에 대해서 '수용만이 소통이라면 사회 왜곡', '진정한 소통은 적절한 타협과 다르라'는 말을 했습니다. 

소통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막히지 않고 잘 통함,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소통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을 관철해서는 될 수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이 생각하는 '소통'을 국민에게 알리기 바빴습니다. 이것은 소통이 아니라 주입식인 '강요와 명령'이지 결코 소통이 아닙니다. 

사전에 청와대의 연출과 각본에 따라 질문만 하는 기자, 대본을 보기 바빠 얼굴을 들지 못하는 대통령을 보면서, 고개를 숙인 이유가 부끄럽기 때문이 아니었느냐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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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호석소장 신년특집대담-2014년 한반도 어디로 가는가?(1부)

서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4/01/07 [02:41]  최종편집: ⓒ 자주민보
 
 
 


 
주권방송 신년특집대담 2014년, 한반도 어디로 가는가? 1부 2014년 한반도 정세전망
미주 통일학연구소 한소석 소장님을 모시고 2014년 한반도 정세를 전망해보는 특집대담을 마련했다.
남북 양측에서 발표한 남북관계와 관련한 입장을 분석하고 올해 한반도 정세를 분석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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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호석소장 신년특집대담-2014년, 한반도 어디로 가는가?(2부)

 
서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4/01/07 [02:49]  최종편집: ⓒ 자주민보
 
 
 


 
주권방송 신년특집대담 2014년, 한반도 어디로 가는가? 2부 북한의 경제현황과 전망
 
미주 통일학연구소 한소석 소장님을 모시고 2014년 한반도 정세를 전망해보는 특집대담을 마련했다.
 
2부에서는 마식령스키장으로 대표되고 있는 북한의 경제개발 현황과 전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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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는 댓글 대통령…민의에 의한 대통령 아니다”

천주교 사제들, 박근혜 정권의 정당성 전면 부정수원교구 시국미사 봉헌 “박근혜는 댓글 대통령…민의에 의한 대통령 아니다”
정현진 기자  |  regina@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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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1.06  18:2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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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은 우리에게 연민과 측은한 마음으로 가난하고 어려움에 빠진 형제들을 자신처럼 여기라고 말합니다. 양심은 공정하고 공평하며 공의를 추구하라고 가르칩니다. 양심은 자명한 사실과 진실을 추구하라고 가르칩니다. 양심은 공동선을 추구하라고 가르칩니다. 박근혜 씨의 원칙은 힘없는 이들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 정치 · 경제적 불공정과 불공평, 사실에 기초한 합리적 의심마저 종북으로 모는 정치선동, 공동선을 해치는 사유화를 원칙으로 여기고 있는 듯합니다. 박근혜 씨 개인의 불행이며 국가의 불운입니다.”

경기도 화성시 기산성당에서 봉헌된 시국미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회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울렸다.

6일 오후 2시 수원교구 공동선실현 사제연대와 정의구현 수원교구 사제단 주최로 봉헌된 시국미사에서는 서울, 인천, 안동, 전주, 대구, 청주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70여 명의 사제들과 200여 명의 신자들이 모인 가운데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기도했다.

   
▲ 수원교구 시국미사에는 전국에서 70여 명의 사제들이 모여 박근혜 대통령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한상봉 기자

“예수님은 정치권력의 형태보다는 하느님 나라의 주권, 곧 하느님의 말씀과 뜻이 중요했고, 천심을 따랐습니다. 예수님은 가장 비정치적이셨지만, 역설적으로 가장 정치적인 죄목으로 국가반역죄에 내리는 십자가형을 받으십니다. 그 사회가 하느님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고 신앙하지 않는 죄악과 죽음이 만연된 사회였음을 반증하고 있는 것입니다.”

   
▲ 조한영 신부

강론을 맡은 조한영 신부(수원교구 여주성당 주임)는 “죄악과 죽음에서 승리한 그리스도의 평화로써 이 사회의 안녕하지 못함을 치유하고자 한다”면서,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자 하는 양심이 ‘종북’이라는 정치적 죄목으로 처벌되는 세태를 꼬집고, 양심의 자유는 목숨 걸고 지켜야 하는 천부인권이며, 독재와 양립할 수 없다고 천명했다.

조 신부는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국가권력기관이 나서서 여론을 조작하고 민의를 왜곡시켰음이 분명한 사실로 드러났다. 현 여당과 정부는 이렇게 대의민주주의를 부정했다”고 비판하면서, “박근혜 씨는 국정원과 국방부 사이버사령부에 의한 댓글 대통령이지 민의에 의한 대통령이 아니며, 삼권분립과 대의민주주의를 훼손하고 부정한 현 정권에는 정당성이 없다”고 선언했다.

이어 조한영 신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원칙’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조 신부는 “박근혜 씨는 자신의 원칙에는 타협이 없음을 자주 언명하지만, 정작 민주주의 원리와 공동선을 위한 공공 분야의 원리를 무시하고 부정하는 원칙은 자신만의 독선”이라고 역설하면서, “박근혜 씨의 원칙은 힘없는 이들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 정치 · 경제적 불공정과 불공평, 사실에 기초한 합리적 의심마저 종북으로 모는 정치선동, 공동선을 해치는 사유화를 원칙으로 여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 신부는 박 대통령에게 “양심과 하느님의 뜻에 따라 회개하는 것이 우리 모두가 함께 사는 길”이라면서, “이미 명백히 드러난 부정선거를 철저히 조사하고 처벌해야 하며, 마땅한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민주주의 역사는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으로 일궈진 고통의 역사이며 인간의 존엄을 바탕으로 자유와 권리가 확대되어 온 희망의 역사입니다. 보다 평등하고 보편적인 인류애가 실현되는 사회를 위한 살아있는 역사입니다. 민주주의는 그 어떤 권력과 이해집단에 의해 파괴되거나 축소되어서는 안 되는 인류 역사 그 자체입니다.”

마지막으로 “박근혜 율리안나 자매가 회개하여 고해성사를 받고, 하느님의 자녀로서 하느님 나라를 위해 예수님의 충실한 제자로 거듭나기를” 기도했다.

   
ⓒ한상봉 기자
   
ⓒ한상봉 기자

수원교구 사제단은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민주주의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참담하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께서 뿌리신 정의와 평화의 씨앗은 이미 우리들의 삶 속에 자라고 있으며, 불의와 폭력에 맞서 일어서는 노동자, 안녕하지 못함을 고백하는 이들의 목소리에서 그 누구도 꺾을 수 없는 정의와 평화의 생명력을 확인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가 유신시대 냉전논리를 반복하며 자신들의 권력만을 지키려 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지난 대선 과정의 불법행위, 이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사건 축소, 왜곡 그리고 천주교 사제들에 대한 종북몰이 등은 불법과 부정한 방법으로 탄생한 박근혜 정권의 민낯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사제단은 최근 민영화를 막기 위한 철도 노동자들 파업에 대한 초강수 대응, 전교조와 공무원 노조 등 헌법에 보장된 노동권 무시, 밀양 송전탑 문제 외면 등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박근혜 대통령은 부정선거와 총체적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나야 하며, 혐오와 폭력의 정치로 인한 국론 분열과 민주주의 유린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기산성당 앞에서는 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모임과 활빈단 회원 등 30여 명이 시국미사에 대응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종북구현사제단은 해체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고 성당 진입을 시도하며 신자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미사에 참여한 기산성당 신자 김은아 씨는 “오래 전부터 시국미사에 참여하고 싶었지만 기회가 되지 않아 아쉬웠는데, 소식을 듣고 본당 미사에 참여했다”면서, “교구마다 집중 미사를 드리는 것도 좋지만, 더 많은 신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여러 본당에서 뜻을 모아 시국미사를 봉헌했으면 한다”고 바람을 말했다.

또 “역사적으로 볼 때, 진실과 진리를 외치는 것은 항상 종교의 몫이었다”면서 “오늘 성당 앞에서 시위하던 이들은 역사의 또 다른 피해자라는 생각에 안타깝다. 그러나 아직은 역사적 상처가 하느님의 말씀보다는 우선인 것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올해도 시국미사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며, 오는 27일에는 마산교구에서 시국미사를 봉헌할 예정이다.

   
ⓒ한상봉 기자
   
▲ 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모임과 보수단체 회원들이 성당 앞길에 현수막을 걸고 미사 내내 성당 밖에서 “종북사제 척결”을 외쳤다. 이들 중 일부는 미사 말미에 성당 안에서 “박근혜 정권 사수하자”고 구호를 외치다 끌려 나가기도 했으며, 미사 후 성당을 나서는 사제들을 가로막고 격렬하게 구호를 외쳤다. ⓒ한상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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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떠나야할 때는 언제인가

고진하 2014. 01. 05
조회수 954 추천수 0
 

 

신비의 샘, 나의 하루

 


그대가 불행의 기억에 사로잡혀 있을 때
그대의 삶이 타인에 대한 불평과 원망으로 가득할 때
아직 길을 떠나지 말라

 

그대의 존재가 
이루지 못한 욕망의 진흙탕일 때
불면으로 잠 못 이루는 그대의 밤이 
사랑의 그믐일 때
아직 길을 떠나지 말라

 

쓰디쓴 기억에서 벗어나 
까닭 없는 기쁨이 속에서 샘솟을 때 
불평과 원망이 마른 풀처럼 잠들었을 때
신발 끈을 매고 길 떠날 준비를 하라

 

생에 대한 온갖 바람이 바람인 듯 사라지고
욕망을 여읜 순결한 사랑이 
아침노을처럼 곱게 피어오를 때

 

단 한 벌의 신발과 지팡이만 지니고도 
새처럼 몸이 가벼울 때 
맑은 하늘이 내리시는 상쾌한 기운이 
그대의 온몸을 감쌀 때

 

그대의 길을 떠나라

        ―졸시, <상쾌해진 뒤에 길을 떠나라>

 

 

고진하풀잎이슬.jpg

 

 

  여명이 동트기 시작하면 나의 하루도 동틉니다. 하루, ‘신비의 샘’인 하루. 나는 창문에 어리는 새벽빛을 응시하며 소망해봅니다. 하루가 꽃처럼 활짝 피어나기를. 숱한 기억의 짐 말끔히 털고 하룻길 위로 휘파람 불며 걸어갈 수 있기를. 푸른 하늘로 가볍게 솟구치며 지저귀는 종달새처럼 해맑은 노래 앞세워 길 떠날 수 있기를.

  하지만 우리 앞에는 봄날의 오솔길처럼 호젓하고 평탄한 길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뾰족한 돌부리가 발끝에 채이기 일쑤이고, 길은 온통 엉겅퀴와 가시덤불로 덮이고, 질퍽거리는 진흙 웅덩이가 앞길을 가로막기도 하지요. 그럴 때면 에움길을 찾아내기도 하지만 어느 길에도 장애물은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인생행로를 높새바람과 거친 파도를 헤치며 가야 하는, 고해(苦海)라고 부르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일까요. 켈트족 그리스도인들은 이런 시를 남기고 있습니다.

  “신이여, 나의 새로운 하루를 축복하소서. 전에는 결코 나에게 주지 않았던 하루를. 그것은 당신 자신의 존재를 축복하는 일과도 같습니다.”(존 오도나휴, <영혼의 동반자>)

  이 기도시를 깊이 음미해 보면, 그들은 아침에 눈 뜨는 것 자체를 신의 선물로 여깁니다. 하루를 신의 선물로 이해하며 시작하는 그들의 마음속에 나태와 오만함 같은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오히려 고마움과 찬양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 뿐. 푹푹 한숨 쉴 일이 있어도 그것을 기도의 심호흡으로 바꾸고, 지난날의 어리석음의 마음밭에 뿌릴 하늘 지혜의 씨앗을 갈망하겠지요. 이처럼 하루를 신성한 공간으로 받아들일 때, 우리의 하루는 창조가 이루어지는 아름다운 공간이 됩니다.


  그러나 우리 삶의 나날은, 우리 가슴이 원치 않는, 마지못해 무엇에 끌려가는 듯한 순간들로 점철될 때가 많습니다. 이때 우리가 일하며 살아가는 공간은 새장으로 변하고 말지요. 새장에 갇힌 새를 생각해 보세요. 얼마나 가련합니까. 자유로움과 자발성을 박탈당한 채 전적으로 타의에 의해 살아간다면, 그것은 곧 새장에 갇힌 새의 신세에 다름 아니지요. 이 때 우리에게 신바람 나는 창조는 일어날 수 없습니다. 생의 젊음과 에너지의 소진만 있을 뿐. 그리고 그렇게 흘려보내는 나날은 영혼의 탈진을 일으켜 우리 삶을 빈 쭉정이처럼 만들고 말겠지요.
  ‘아, 짜증나. 이건 아닌데. 이건 내가 바라던 생이 아닌데. 뭔가 다르게 살고 싶은데......’
  이런 불평불만을 토로하면서도 우리는 쉽사리 자기를 가둔 새장을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질의 풍요로움 속에서도 우리 삶의 현실은 더 팍팍해져 버렸기 때문입니다. 오아시스 없는 사막처럼. 마음에 드는 직장을 얻는 건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고, 기본적인 생계를 꾸려가는 일조차 힘들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우리가 이런 일차원의 현실에만 묶여 있다면, 제우스에게 찍혀 여생 동안 끊임없이 산꼭대기로 바위를 밀어 올려야 하는 형벌을 받았던 그리스 신화 속의 시지프스 같은 운명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일차원적 현실 너머를 볼 수 있는 새로운 눈이 필요합니다. 좁은 새장에 갇힌 눈, ‘불행의 기억’에 사로잡힌 눈, 타인에 대한 ‘불평과 원망만 가득한’ 눈으로는 새로운 삶을 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는 다른 창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우리가 삶을 신비와 경이로움으로 이해하고, 무한한 가능성의 창을 통해 미래를 바라보는 일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삶과 세계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릴 수 있어야겠지요. 저 빛 한 오라기 들지 않는 동굴에 사는 눈먼 생물들처럼 세상을 어둡게만 바라보는 우리의 부정적 시각을 바꿀 수 있어야겠지요. 세상이 어두운 것은 남의 탓만 하고 내 삶을 아름답게 가꾸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 내 탓이기도 하다는 걸 깨달아야겠지요. ‘그대의 밤이 사랑의 그믐일 때 아직 길을 떠나지 말라.’ 그렇습니다. 내 존재가 ‘사랑의 그믐’이면 내가 몸담은 세상도 캄캄한 그믐일 수밖에 없으니까요.  
  우리 속에 이런 어여쁜 자각이 동트면 우리는 잠시 발걸음을 멈추어야 합니다. 그리고 나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위대한 수도승 마이스터 엑카르트가 말한 것처럼 “안에 있는 것으로 움직이는 것이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내 안에 삶의 여정을 지속해 나갈 만한 에너지가 충일한지? 내가 하는 모든 일에서 기쁨과 보람을 느끼고 있는지? 내가 만나는 사람들과 욕심 없는 마음으로 따스한 눈길을 나누며 사는지?

 

  쓰디쓴 기억에서 벗어나 
  까닭 없는 기쁨이 속에서 샘솟을 때 
   ………
  생에 대한 온갖 바람이 바람인 듯 사라지고
  욕망을 여읜 순결한 사랑이 
  아침노을처럼 곱게 피어오를 때

 

고진하흑백.jpg

 

 

  바로 이 때, 다시 여로에 올라도 늦지 않습니다. 내면에 넉넉한 에너지가 비축되어 샘처럼 솟아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때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지나치게 타인과 경쟁하는 마음입니다. 경쟁, 곧 다투는 마음은 우리를 무서운 속도전으로 내몹니다. 너무 서두르거나 빨리 움직이면 우리는 삶의 안정을 잃어버리고, 우리의 영적 성장은 멈추고 맙니다. 아프리카를 탐험한 한 남자의 이야기는 그것을 잘 보여줍니다.
  그 남자는 정글을 지나 여정을 서두르고 있었습니다. 그에게는 짐꾼 서너 명이 함께 걷고 있었습니다. 아프리카 토박이들이었지요. 그들은 사흘 동안 쉬지 않고 걸어갔습니다. 그런데 사흘째 되던 날, 이 토박이들은 털썩 주저앉아 움직이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 남자는 아프리카인들에게 서둘러 줄 것을 설득하려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마침내 그들에게 움직이지 않으려 하는 이유를 말해 보라고 다그치자, 그들 중의 한 사람이 대답했습니다. 
  “우리는 이곳까지 너무 빨리 달려왔습니다. 이제 우리 영혼이 우리를 따라올 시간을 주기 위해 기다려야만 합니다.”
  이 이야기가 주는 교훈은 매우 자명합니다. 분주한 생활에 끄달리다 보면, 자기 영혼을 돌보는 일을 놓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때 우리는 모든 일을 잠시 내려놓고, 그 동안 무시했던 우리 자신과 다시 만나야 합니다. 생각과 몸 사이에 생긴 괴리를 무시하고 길을 나서면 실족하기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자신과 만나야 한다는 것은 ‘잊혀진 신비’와 다시 가까워지는 정말 소중한 일입니다.
 

 잊혀진 신비, 곧 우리 존재의 원천이신 하느님과 만날 때, 우리는 길 나설 힘을 얻을 수 있으니 말입니다. 우리 영혼의 스승 예수도 그렇게 하신 흔적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지 않습니까. 수많은 무리와 함께 있다가도 홀연 무리를 빠져나와 홀로 산에 들어가곤 하셨지요. 그때 산은 당신이 하느님을 독대할 성소였겠지요. 그런 깊은 독대 속에서 한 방울 이슬에 새벽빛이 스미어 영롱하게 반짝이듯 자신의 숨결 속에 스미는 하느님의 현존을 생생하게 느끼실 수 있었겠지요. 하느님의 생생한 현존은 그분이 새로운 하루를 열어갈 생동하는 기운이었을 거구요. 
  오늘 우리도 홀로 그분과 대면할 마음의 성소를 마련해야겠습니다. 마음의 성소에 고요히 똬리를 틀고 기도나 명상을 통해 생명의 원천이신 분과 만날 때, 우리는 야생의 짐승들처럼 근육에 힘을 얻어 활기찬 삶을 시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발걸음을 떼어 하룻길을 힘차게 떠날 수 있을 것입니다. “맑은 하늘이 내리시는 상쾌한 기운”을 몸에 두르고, 새처럼 가볍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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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하
자유혼 예수, 노자, 장자, 조르바를 영혼의 길동무 삼아 강원도 원주 근교의 산골짜기에서 산다. 숭실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시를 가르쳤고, 대학, 도서관, 인문학카페, 교회 등에서 강의한다. <얼음수도원>, <수탉>, <거룩한 낭비> 등의 시집과 <이 아침 한 줌 보석을 너에게 주고 싶구나>, <목사 고진하의 몸 이야기>, <신들의 나라 인간의 땅: 우파니샤드 기행> 등 책을 냈다.
이메일 : solss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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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한경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

"친일과 독재 미화, 각종 오류...
채택률 1%, 교학사 교과서 신뢰도"

 

14.01.06 08:25l최종 업데이트 14.01.06 08:31l

 

 

기사 관련 사진
▲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 겸 부천여고에서 국사를 가르치고 있는 조한경 교사가 3일 오후 경기도 부천 원미구 부천여고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최근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했던 학교들의 잇따른 철회 결정에 대해 "가깝게는 내 아이들, 후배들이 배운다고 했을 때 느끼는 거부감이 표출되자, 학교에서 딱히 내세울 대응책이 없어 철회한 것이다"고 말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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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 달 31일 확인된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률이다. 고교 800곳 가운데 9곳만이 올해 교재로 선택했다. 나머지 99%는 친일과 독재 미화, 각종 오류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이 교과서를 거부했다. 

이제는 채택률 1%조차 유지할 수 없게 됐다.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의 교사와 학생·학부모들이 대자보나 양심선언 등을 통해 거세게 반발하면서 5일 현재 전주 상산고를 제외하고는 모두 채택을 철회했다. 보수 성향이 강하다는 경상도 지역 학교 5곳도 교학사 교과서를 올해 교재로 정했다가 곧바로 취소했다.

교학사 교과서 채택 논란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3일 조한경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경기 부천여고 교사)을 만났다. 전국역사교사모임은 역사과 교사들의 교육연구 공동체로 현재 1500여 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이 모임에는 교원단체 소속과 관계없이 다양한 성향의 교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좌편향' 논란 금성출판사 교과서도 채택률이 40%였다"
 


조한경 회장은 이번 교학사 교과서 논란과 관련해 "채택률이 곧 교과서에 대한 신뢰도"라고 설명했다. 1%도 선택받지 못한 교학사 교과서는 그만큼 교사를 비롯해 학부모·학생들로부터 전혀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명박 정부 때 '좌편향' 논란을 빚은 금성출판사 근현대사 교과서는 당시 채택률이 40% 정도였다. 그때와 비교해 보면 교학사 교과서에 대한 교사들의 평가는 매우 낮다고 볼 수 있다."

이어 조 회장은 "역사교사들은 한국사 교과서 8종 가운데 가장 좋은 교과서를 선택하기 마련인데, 교학사 교과서는 '가장 좋은' 교과서까진 아니었던 것"이라며 "교사들이 교학사 교과서가 아이들에게 가르칠 교과서로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한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22년 동안 중·고등학생에게 역사 과목을 가르쳐온 조 회장은 교학사 교과서가 '기본'이 안 돼있다고 꼬집었다. "역사교과서로서 지녀야할 교육철학이나 고민은 전혀 보이지 않고, 조급함과 증오라는 감정만 느껴졌다"는 지적이다. 

특히 교학사 교과서 집필진인 권희영·이명희 교수가 "현행 역사교과서는 모두 좌편향"이라는 생각을 갖고 집필을 시작한 게 가장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아이들에게 재미있으면서도 균형 잡힌 역사교육을 한다는 생각이 우선돼야 하는데, 이 집필진들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교육부의 수정 권고 전에는 '바닥빨갱이'란 표현이 나오기도 했다, 어디 무서워서 이 교과서로 아이들을 가르칠 수가 있겠나"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동안 여론의 도마에 오른 친일·독재 미화나 수백 개의 오류 역시 이런 문제점에서 불거진 결과라고 진단했다. 

집필진과 교학사는 한국사 교과서를 향한 차가운 시선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다양한 역사적 해석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이 교과서를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출판사와 집필진의 이같은 주장에 "다양한 교과서 중 하나로 인정을 받으려면 우선 기본부터 지켜야 한다"며 "오류도 많고 자료의 정확성도 떨어지는데 어떻게 아이들 역사교재로 쓸 수 있겠냐"고 일침을 놓았다. 

해당 교과서를 채택한 일부 고교 역시 "교육부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를 쓰는 게 뭐가 문제냐"고 반박했다. 이에 조 회장은 "정말 떳떳하다면 교내 교과서 선정 절차에 따라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하는 게 맞다"며 "하지만 몇몇 학교는 역사교사의 의지와 상관없이 교학사 교과서를 골랐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서 뒤늦게 채택 철회를 서두른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조 회장은 "교육부에서도 그동안 교학사 교과서를 살리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지만, 결국 교사들은 냉정한 평가를 내놨다"며 "교육부는 첫 단추를 잘못 끼웠지만, 교사들이 마지막 단추를 다시 제대로 꿰었다"고 덧붙였다.

"교학사 사태 이후 정부 움직임, 교사들이 예의주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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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 겸 부천여고에서 국사를 가르치고 있는 조한경 교사가 3일 오후 경기도 부천 원미구 부천여고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최근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했던 학교들의 잇따른 철회 결정에 대해 "채택률이 곧 교과서에 대한 신뢰도"라며 "1%도 선택받지 못한 교학사 교과서는 그만큼 교사를 비롯해 학부모·학생들로부터 전혀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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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자, 정홍원 국무총리와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뜬금없이 현행 검인정 교과서 체제를 국정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역사교과서를 두고 정치·사회적 갈등이 일어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조 회장은 "국정 역사교과서 체제로 전환하자는 건 그 체제를 처음 도입한 박정희 정권 때로 돌아가는 것과 다름없다"고 우려했다.

"검정과정에서 문제 있는 교과서를 걸러내고 수정하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절차를 거치는 교과서에 대해서 정부 스스로 문제 있다고 지적하면, 본인들이 진행한 검정 절차 역시 부실하다는 얘기가 된다. 제대로 된 검정 절차를 엄격하게 거친다면, 국정 체제를 논할 필요가 없다. 과연 국정 체제로 간다고 해서 정치·사회적 논란이 생기지 않을지 의문이다. 오히려 국정 체제로 전환 되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역사 교과서 내용이 수시로 바뀔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조 회장은 "역사교사들은 교학사 교과서 사태 이후의 정부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만약 정부가 국정 체제 전환을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면, 교사들의 반발이 상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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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 국정원은 박근혜 제1 버팀목

2013 한국 상황 총정리 ‘한국 불안 지속 되고 있어’
 
정상추 | 2014-01-06 10:03:47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르몽드, 국정원은 박근혜 제1 버팀목
-2013 한국 상황 총정리 ‘한국 불안 지속 되고 있어’
-국정원 정치, 경제, 언론 등 모든 분야 감시


세계적인 권위지이자 프랑스 제1의 신문인 르몽드가 이례적으로 한국의 몇 가지 주요 정치적인 사안들을 짚어 2013년을 총정리하며 깊은 우려를 나타내는 기사를 내보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기사는 ‘안녕하십니까?’ 대자보 열풍으로 기사를 시작해 한국사회 불안감의 전반적인 문제를 짚어내며 암울한 2013년을 정리하는 기사다. 이 기사는 한국의 불안감이라는 단어를 통해 한국정치상황과 사회를 들여다보고 있으며 이남종 열사의 유서 내용인 ‘두려움은 내가 가지고 간다’는 내용에 주목한 듯, 이 단어를 통해 기사를 풀어나가고 있다. 특히 이 기사는 이 불안의 가운데에 국정원이 있음을 주목하며 국정원이 박근혜를 받쳐주는 제 1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르몽드와 렉스프레스의 한국 담당기자인 메스메르 기자가 쓴 ‘Comment va la Coree du Sud ces jours-ci ?-요즘 한국은 안녕하십니까?’라는 제목의 이 기사는 “요즘 안녕들 하십니까?” 2013년 12월 경제학과 대학생 주현우씨가 고려대 게시판에 써 붙인 대자보 - 모택동 시절 중국에서 벽에 써 붙이던 신문과 같은 방식으로, 1980년대에 독재 반대세력들이 이용하던 손으로 쓴 벽보 -의 첫머리에 이 문구를 써 넣은 이후, 이 질문은 한국사회를 흔들고 있다’고 기사를 시작하며 ‘주씨의 자발적인 행동이 일으킨 반향은 박근혜의 사퇴를 요구하며 한 남자가 분신[死]할 정도로 지속되고 있는 불안을 증명해 준다. 그의 피켓은[유서는] “요즘 안녕들 하십니까 ?”라는 문구를 인용하고 있었다’고 이남종 열사의 분신항거도 전하고 있다.

메스메르 기자는 ‘서울 거리엔 경찰들이 대거 배치돼 있고, 정보기관(국가정보원, 국정원)이 끊임없이 계속 공론화되고 있는 것처럼, 여러 가지 징후들이 권력이 권위주의적으로 되어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지난 대선에서의 국정원 대량 트윗 유포가 “다른 어떤 민주주의 체제 하에서라도 그러한 행위는 문제가 됐을 것”이라는 한 외국인의 발언을 전했다. 철저한 감시하에 열리는 집회와 시위들이 거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평가한 이 기사는 “비밀기관이 정치에서 중심을 차지했다”며, “비밀기관이 박 여사의 제1 버팀목이다”라고 한 정치분석가의 지적을 빌어 보도했다.

이 기사는 국정원 사건을 둘러싼 채동욱 검찰총장 찍어내기, 박대통령 사퇴를 주장한 장하나 의원 등의 국회제명위기, 통진당 정당해체 헌법 재판소 기소, 나꼼수의 김어준, 주진우의 박지만 명예훼손 항소심 등의 사건을 언급하며 "국정원이 그 촉수를 정치, 경제, 언론에 이르는 모든 분야로 뻗고 있다”는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국정원 측근의 우려를 전했다.

메스메르 기자는 이어 ‘안녕하십니까?’ 대자보 부착을 둘러싼 교육부의 대자보 확산금지 명령과 전교조의 대립, 코레일 파업에 대한 무자비한 진압, 김기춘 비서실장과 남재준 국정원장 등의 안심되지 않는 박근혜 측근 등에 대해 기사를 이어가며 이러한 불안감이 주현우 학생으로 하여금 정치에 참여하게 했다고 분석했다. 메스메르 기자는 ‘페이스북(facebook.com/cantbeokay)을 통해 시작된 이 움직임의 열풍을 고려하면, 저항은 염려스러운 권위주의에 반발한 젊은이들에게서 특히 볼 수 있는 현상으로, 이는 권위주의가 분열을 심화시키고 사회•정치적인 폐쇄를 야기하기 때문이다’라고 장문의 기사를 마무리하고 있다.

이 기사를 쓴 메스메르 기자는 그 동안 르몽드와 렉스프레스에서 한국 담당기자로 나꼼수 관련 기사를 계속 쓰며 한국 언론의 심각한 상황을 알리고 박근혜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를 써왔다. 메스메르 기자는 한국의 촛불에 대해 처음부터 큰 관심을 보였으며 지난 여름엔 시위사진과 함께 촛불 집회를 상세하게 보도한 바 있다. 

다음은 정상추의 르몽드지 전문 번역이다.

번역 및 감수: Camelia Francez

사 바로가기 http://bit.ly/1bHrJrv

 


르몽드(Le Monde), 2014년 1월 4일자 


by 필립 메스메르(Philippe Mesmer) 

Comment va la Coree du Sud ces jours-ci ?


"요즘 한국은 안녕하십니까 ?"
 

 

Lors d'une manifestation d'etudiants pour la dissolution du service national de renseignement (NIS), 
le 21 juin a Seoul. | REUTERS/YONHAP 
국가정보원(국정원) 해체를 위한 학생들 시위, 6월 21일 서울에서. 로이터통신/연합통신 


≪ Comment allez-vous ces jours-ci ? ≫ La question agite la societe sud-coreenne depuis qu'un etudiant en economie, Joo Hyun-woo, l'a inscrite en tete d'un daejabo – affiche redigee a la main utilisee dans les annees 1980 par les opposants a la dictature sur le mode des journaux muraux de la Chine maoiste – placarde en decembre 2013 sur les murs de l'universite de Coree.


“요즘 안녕들 하십니까?” 2013년 12월 경제학과 대학생 주현우씨가 고려대 게시판에 써 붙인 대자보 - 모택동 시절 중국에서 벽에 써 붙이던 신문과 같은 방식으로, 1980년대에 독재 반대세력들이 이용하던 손으로 쓴 벽보 -의 첫머리에 이 문구를 써 넣은 이후, 이 질문이 한국사회를 흔들고 있다. 

S'adressant a sa generation, qui passe pour apolitique, Joo demandait : ≪ N'avez-vous pas de probleme a ignorer les questions politiques ? ≫ Il evoquait la greve des employes de Korail, qui redoutent une privatisation de leur entreprise, ainsi que le fonctionnement de l'Etat depuis l'election en decembre 2012 de la presidente conservatrice Park Geun-hye.


비정치적이라 간주되는 자기 세대에게 호소하며 주씨는, “정치문제를 모른 척하면서도 문제들 없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는 회사가 민영화되는 걸 두려워하고 있는 코레일 직원들의 파업과 보수 대통령 박근혜가 2012년 12월 당선된 이후 정부의 운영방식에 대해 언급했다.

UN MALAISE PERSISTANT

지속되는 불안

L'echo qu'a eu son initiative temoigne d'un malaise persistant au point qu'un homme s'est immole, le 1er janvier, en appelant a la demission de Mme Park. Il portait un panneau reprenant la phrase : ≪ Comment allez-vous ces jours-ci ? ≫


그의 자발적 행동이 일으킨 반향은 박근혜의 사퇴를 요구하며 1월 1일 한 남자가 분신[死]할 정도로 계속 지속되고 있는 불안을 증명해 준다. 그의 피켓[유서]은 “요즘 안녕들 하십니까 ?”라는 문구를 인용하고 있었다.


Forte presence policiere dans les rues de Seoul, omnipresence dans le debat public des services de renseignement (National Intelligence Service, NIS), plusieurs indices temoignent d'une evolution autoritaire du pouvoir. Depuis un an, le NIS est accuse d'avoir agi au profit de la candidate Park. 


서울 거리엔 경찰들이 대거 배치돼 있고, 정보기관(국가정보원, 국정원)이 끊임없이 계속 공론화되고 있는 것처럼, 여러 가지 징후들이 권력이 권위주의적으로 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1년 전부터 국정원은 박 후보에게 도움이 되는 활동을 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A l'approche de la presidentielle, des milliers de tweets auraient ete postes par ses agents pour discrediter son adversaire Moon Jae-in. ≪ Dans n'importe quelle democratie, une telle pratique aurait fait scandale ≫, observe un bon connaisseur etranger de la politique sud-coreenne.


대선이 가까워 올 무렵, 상대후보 문재인을 비방하기 위해 [국정원] 요원들이 무수히 많은 트윗을 발송했다는 것이다. “어떠한 민주주의 체제 하에서도 그와 같은 행위는 문제가 됐을 것”이라고 한국 정치에 일가견 있는 한 외국인은 지적한다.

En Coree du Sud, les manifestations tres surveillees et les initiatives de l'opposition en faveur de la reforme d'un organisme qui n'a aucun droit de se meler de politique ont eu peu d'effet. La demission du patron du NIS, Won Sei-hoon, son inculpation en juin 2013 ainsi qu'une enquete parlementaire, qui s'est enlisee, n'ont pas clos le dossier. Le laborieux vote d'une loi le 31 decembre 2013, reste un progres limite.


한국에서는, 철저히 통제되고 있는 집회와 정치에 관여할 아무런 권리가 없는 기관을 개혁하기 위해 일어나는 반대행동들이 거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원세훈 국정원장의 사임과 지난 6월 그의 구속, 그리고 난관에 봉착했던 국정조사는 사건을 매듭짓지 못했으며, 12월 31일 겨우 통과된 법안은 빈약한 진전일 뿐이다. 

Mme Park, quant a elle, nie avoir profite de l'action des agents. Face aux critiques qui perturbent le travail des parlementaires, elle a demande aux services de se reformer. ≪ Elle devrait admettre que c'etait illegal ≫, note pourtant Moon Chung-in, politologue de l'universite Yonsei. Mais la presidente semble gagner du temps. ≪ Les services secrets ont pris une place centrale dans la politique, remarque une analyste politique. Ils sont le premier soutien de Mme Park. ≫ Cette constatation a incite le magazine d'investigation SisaIN a en faire du NIS l'≪ homme politique de l'annee ≫.


박 여사는 한편, [국정원]요원들 활동의 혜택을 받았음을 부인하고 있으며, 국회의원들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는 비판들에 직면하자 국정원 스스로 개혁하라고 요구했다. “불법이었음을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문정인 연세대 정치학자가 평가했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대통령은 시간을 벌고 있는 모양이다. “비밀기관이 정치에서 중심을 차지했다”며, “비밀기관이 박 여사의 제1 버팀목이다”라고 한 정치분석가는 지적했다. 이러한 확인된 사실은 탐사보도지 시사IN으로 하여금 국정원을 “올 해의 정치인”으로 선정하게 했다. 

Son omnipresence se ressent dans plusieurs affaires en 2013. Mal vu par la Maison Bleue (la presidence) pour son zele a enqueter sur le scandale de l'election, le procureur general Chae Dong-wook a ete la cible de revelations sur sa vie privee qui l'ont contraint a la demission le 30 septembre 2013. Pour l'opposition, la presidence a orchestre les fuites pour le faire tomber.


국정원의 편재(遍在)는 2013년 한 해 동안 있었던 여러 사건에서 감지할 수 있다. 선거문제에 관한 수사에 열을 올리는 것 때문에 청와대(한국 엘리제)가 곱지 않게 보던 채동욱 검찰청장은 사생활 폭로의 표적이 됐고, 그는 결국 9월 30일 부득이 사퇴해야 했다. 야권으로선, 채동욱을 쓰러뜨리기 위해 대통령이 정보 유출을 지휘한 것이다. 

DES PREUVES TRAFIQUEES

조작된 증거들

Deux deputes du Parti democrate (opposition), risquent l'exclusion de l'Assemblee nationale pour avoir critique la presidente d'une maniere jugee ≪ excessive ≫. Le Parti progressiste unifie (PPU) est menace de dissolution. L'un de ses elus est accuse de complot contre l'Etat. Les preuves fournies par les enqueteurs du NIS auraient ete trafiquees.


민주당(야당) 의원 두 명은 “막말”로 판단되는 방식으로 대통령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국회에서 제명될 위기에 놓여 있다. 통합진보당(진보당)은 해산 위기에 처해 있다. 의원들 중 하나가 반정부 음모를 꾸몄다는 혐의를 받고 있으나, 국정원 조사단이 제시한 증거들은 조작일 거라는 것이다. 

Enfin, bien qu'innocente en premiere instance, Kim Ou-joon et Shoo Chin-woo, animateurs du defunt populaire podcast Nakkomsu, risquent, en appel, la prison pour diffamation envers le frere de la presidente, Park Ji-man. ≪ Le NIS etend ses ramifications dans tous les milieux, politique, economique et mediatique ≫, s'inquiete un proche des services preferant garder l'anonymat.


끝으로, 1차 공판에서 무죄가 선포됐지만, 지금은 '작고한' 인기 팟캐스트 방송 나꼼수의 진행자 김어준과 주진우는 대통령의 남동생 박지만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항소심에서 수감될 위기에 처해 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국정원 측근은 “국정원이 그 촉수를 정치, 경제, 언론에 이르는 모든 분야로 뻗고 있다”며 우려했다.

Dans ce contexte tendu, le ministere de l'education a emis une directive pour mettre fin a la floraison d'affiches sur le theme ≪ Allez-vous bien ces jours-ci ? ≫. Il a justifie sa demarche par des ≪ inquietudes de voir des eleves perturber la fin de l'annee scolaire en s'exprimant sur des questions sociales par l'intermediaire d'affiches ≫. ≪ Les ecoles doivent former les citoyens d'une democratie ≫, a indique le syndicat des enseignants Ktewu, qui voit dans la defense d'affichage ≪ une interdiction de la liberte d'expression, droit constitutionnel fondamental ≫.


이러한 긴장된 맥락 속에서, 교육부장관은 “요즘 안녕들 하십니까 ?”를 테마로 한 대자보의 확산을 막기 위한 지침을 내렸다. “학생들이 대자보를 통해 사회문제에 대해 의견을 표출하느라 학기말이 혼란스러워지는 걸 보는 우려”라며 자신의 방안이 타당함을 주장했다. “학교는 민주주의의 시민들을 양성해야 한다”고 교원들의 노조인 전교조가 지적했는데, 전교조는 대자보 금지는 “헌법기본권인 표현의 자유에 대한 금지”라고 보고 있다.

La greve de Korail, terminee le 30 decembre apres vingt-deux jours de mobilisation, un record, a fait l'objet d'une repression musclee. ≪ Pour conserver le pouvoir, ecrivait le 23 decembre le quotidien de centre gauche Hankyoreh, l'administration Park a recours a la force. ≫ 


22일 간의 집회로 기록을 세운 후 12월 30일 막을 내린 코레일의 파업은 무자비한 진압의 대상이 됐다. 12월 23일 중도좌파 일간지 한겨레는 “권력 유지를 위해 박 정부는 무력을 동원한다”고 적었다.

De fait, l'entourage de la presidente ne rassure guere. Le secretaire general de la Maison Bleue, Kim Ki-choon, a travaille, du temps de la dictature (1961-1979) de Park Chung-hee, pere de l'actuelle dirigeante, a la presidence et dirige la lutte contre le communisme au sein de la KCIA, ancetre du NIS. De 1980 a 1982, il etait charge de la securite publique au parquet de Seoul. L'actuel patron du NIS, Nam Jae-joon, n'est autre que l'ancien chef d'etat-major des armees. 


대통령을 둘러 싼 측근들이 [국민을] 전혀 안심시키지 않는 게 사실이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은 현 대통령의 아버지 박정희 독재(1961-1979) 시절 청와대에 근무했으며, 국정원의 전신인 안기부 내에서 반공투쟁을 지휘한 인물이다. 1980년에서 1982년까지, 그는 서울검찰청에서 보안을 담당했었다. 현 국정원장인 남재준은 다름아닌 전 국군참모총장이다.

Le malaise a incite l'etudiant Joo Hyun-woo a s'engager. A en croire le succes du mouvement, lance sur Facebook notamment (facebook.com/cantbeokay), la contestation s'observe surtout chez les jeunes, en reaction a un autoritarisme inquietant car il accentue les clivages et provoque des blocages, sociaux et politiques.


이러한 불안이 주현우 학생으로 하여금 [정치에] 참여하게 했던 것이다. 특히 페이스북(facebook.com/cantbeokay)을 통해 시작된 이 움직임의 열풍을 고려한다면, 저항은 염려스러운 권위주의에 반발한 젊은이들에게서 특히 볼 수 있는데, 이는 권위주의가 분열을 악화시키고 사회•정치적 폐쇄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9&table=c_sangchu&uid=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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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신년 '기자회견'은 '긴급 재난경고'?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4/01/06 10:47
  • 수정일
    2014/01/06 10:47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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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오늘 10시 '신년 기자회견'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난주에는 한 내비게이션에 '긴급재난경고방송'이라고 나오기도 했습니다. 

요새 내비게이션은 온라인과 연동이 되어, 재난 상황실이 알려주는 재난 상황이나 폭우, 폭설, 교통사고 등을 실시간으로 알려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왜 생뚱맞게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긴급 재난경보방송'으로 나왔을까요? 

아마 정부가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을 대대적으로 홍보했고, 언론사가 이를 속보처럼 전파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헤프닝처럼 보이는 사건이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에는 혹시나 하는 불안감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재난경고방송'이 아닐까 생각되는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무엇이 두려운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쳐다보지도 않던 기자회견, 왜 갑자기?'

박근혜 대통령이 하는 신년 기자회견은 취임 후 첫 번째 기자회견입니다.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은 언론사 편집국장,정치부장,논설 위원 등과 청와대에서 식사하는 간담회를 한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국민 앞에 생중계로 진행되는 기자회견은 처음입니다. 
 

 

 


불통이라고 비판받았던 MB조차도 대통령으로 당선된 뒤에 공식 기자회견만 14회 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한 번도 하지 않다가 당선된 지 1년이 넘어서 처음으로 공식 생중계 기자회견을 하는 것입니다. 

아마 박근혜 대통령의 이런 기록은 역대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주목할만한 그녀의 특징으로 계속 남을 것입니다. 문제는 그녀가 왜 갑자기 안 하던 '신년 기자회견'을 했느냐는 점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더는 버틸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자신은 이슈에 대해 말을 했다고 하지만,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한마디 하는 것은 국민에게 직접 말하는 것이 아닌 '간접화법'에 불과합니다. 

이런 간접화법이 국민을 두려워해서인지, 아니면 자신이 스스로 떳떳하지 못하기 때문인지 속내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얼굴을 피하면서 버틸 수 있는 한계에 봉착했고, 그 결과 취임 후 첫 번째 생중계 기자회견을 하는 것입니다. 

' 지긋지긋한 북한의 위협과 국론분열'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하면, 집권 2년 차 국정 계획 등 다양한 얘기가 나올 것입니다. 그러나 그중에 절대 빠지지 않고 나올 얘기가 있습니다. 바로 '북한의 위협'과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라는 단어입니다. 

 

 

 


아마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위협이 가중되고 있으며, 한반도 위협이 존재하는 시기에 일부 시민들이 북한의 위협에 동조하는 국론분열을 조장할 것이다. 이런 국론분열 행동은 단호히 대처하면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계속 진행할 것이다'라는 말을 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두 가지 문제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도대체 무엇이냐는 점입니다. 

아무리 통일부가 제작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라는 자료집을 읽어봐도 '대북정책의 차별성' 내지는 북한과의 신뢰를 어떻게 만들어 '하나 되는 한반도'를 만들겠다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또 하나는 국론분열이라고 주장하는 시민들의 행동이 과연 국론분열이냐는 점입니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사회입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테러나 불법적인 방법 등을 제외하고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의 생각과 맞지 않는다고 국론분열이니 선동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독재국가나 왕권국가에서 통제의 수단으로 사용되는 어법입니다. 

자꾸 대통령이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국론분열'로 몰아가니 한국의 언론지수는 2012년 44위에서 2013년 50위로 하락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국론'은 필요가 없는 단어입니다. 북한처럼 독재국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 조마조마한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제발 말실수는 이제 그만'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은 대통령의 신년 정책구상 발표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식으로 70여 분간 생중계될 예정입니다. 

아마 이 방송을 보는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조마조마할 것입니다. 그것은 워낙 박근혜 대통령이 말실수를 자주 하기 때문입니다. 
 


말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워낙 말실수를 계속하니, 국민들은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녀가 말실수를 하느냐 아니냐를 놓고 내기를 하기도 합니다.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사상이나 철학, 국정운영 방식을 말하고 국민이 갑론을박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말실수가 화제가 되는 것은, 대통령의 자질이나 능력을 자꾸 의심하게 합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말실수는 대부분이 적어 놓은 원고가 아닌 상대방의 돌발 질문 등에 계속 벌어졌습니다. 그래서 아마 청와대 기자들은 사전에 질문을 미리 제출하고 박 대통령은 답변을 작성한 메모지를 준비하는 짜고 치는 고스톱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집권 1년,  대선 후보 시절 자신 있게 주장했던 '약속을 지키는 대통령'이라는 말은 그냥 거짓이 되었습니다. 새누리당이 집권했으나 경제도 민생도 나아지지 않고, 한반도 위협은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여전히 대선 부정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국민은 대통령의 입만 바라보며 해결책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지만, 그녀는 굳게 입을 다물고 국민의 눈을 똑바로 보지도 않고, 말하지도 않았습니다. 

대통령의 입이 드디어 열립니다. 그녀가 어떤 말을 할지 궁금하기도 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대국민 선전포고와 강경책'을 말하며, 그 자체로 국민에게 재난과 재앙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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