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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일상으로 다가온 신조어들

피터 안 기자 | 기사입력 2021/10/05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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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가져온 인류의 삶의 변화는 불과 2년여 사이에 일어났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엄청났다. 삶의 행동 양식은 물론 사람 사이의 예절과 법규까지 바꾸어 놓았고, 여기에 더해 이전에는 전혀 들어보지 못했던 생소한 용어들조차 이제 너무나 당연하게 들려온다.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 속 거리두기, 자가격리, 손씻기, 비말차단 마스크, 항체검사, 백신접종, PCR(현재까지 감염을 진단하기 위한 가장 정확한 검사) 등 의료용어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일종의 전문용어들이 이른바 코로나 시대 뉴노멀(New Normal)을 대표하는 용어들이 되었다.

 

또한 ‘애프터 코로나(After Corona, 코로나가 끝나 후)’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 코로나 이후)’ ‘위드 코로나(With Coronaㆍ코로나와 함께)’ ‘라이브 위드 코비드(Live with Covid, 코로나와 함께 살다)’ 등, 같은 것 같으면서 조금씩 다른 표현의 변천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전파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인해, 백신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의 박멸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것처럼 인정하고 살아가야하는 것 아닌가하는 뉘앙스까지 받게 된다.

 

어쨌든 당장의 위기가 지나간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의 대전환이 이뤄지리란 사실이 조금씩 실감나는 건 사실이다. 이런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세대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세대도 분명히 있다. 여기서 아직은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용어들과 그 뜻은 무엇인지 한번 알아보는 것도 좋겠다.

 

언택트(Untact)

 

‘언택트(untact)’는 접촉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에 부정적 의미를 더하는 ‘언(un-)’이 붙은 말이다. 우리말로는 ‘비대면’ 또는 ‘비접촉’이라 할 수 있다. 원래부터 있던 영어는 아니고 소비 경향 등을 뜻하는 신조어가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급속히 퍼진 것이다. 영어식 표현은 ‘contactless’나 ‘non contact’ 가 맞겠다. 사실 경제 용어로 먼저 쓰였다. 무인 키오스크나 비대면 계좌 개설, 챗봇처럼 실제 사람을 만나는 일을 피하는 기술을 ‘언택트 기술’이라 부른다.

 

온택트(Ontact)

 

‘온택트(ontact)’는 언택트(untact)에 온라인을 뜻하는 온(on)을 더한 것이다. 온라인을 통해 비대면으로 하는 각종 활동을 의미한다. 코로나 이후 줌(Zoom)을 통한 온라인 화상 미팅이 좋은 예이다. 코로나 이전에도 가수들의 ‘온택트 콘서트’나 정당의 ‘온택트 전당대회’ 등이 있어왔다.

 

줌(Zoom)

 

코로나 이후 줌(Zoom)을 한번쯤 사용해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코로나 시대 가장 큰 수혜를 본 기업이다. 재택근무가 일반화되면서 화상 미팅이나 온라인 강의에 널리 쓰이는 줌(Zoom)과 같은 서비스는 코로나 시대의 필수적인 도구가 됐다. 줌에서 파생된 단어들로 줌시대, 줌세대, 줌문화, 베이비주머스, 주머, 줌룰렛, 줌에티켓, 줌폭탄 등이 있다. 줌과 비슷한 서비스로는 웹엑스(Webex), 구글 미트(Google Meet), 마이크로소프트 팀즈(Microsoft Teams) 등이 있다.

 

디지털 에이징(Digital Aging)

 

눈부시게 발전하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노년의 삶을 더 건강하고, 더 즐겁게, 더 주체적으로 보내는 것을 의미한다. 스마트 기기와 각종 온라인 서비스의 발전은 여러모로 인류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이런 발전의 혜택이 꼭 젊은 세대에게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 이전에도 디지털 역량은 새로운 기회와 변화의 동력으로 주목받아 왔다. 

 

집콕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엄청난 공포와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제하는 강력한 방역 정책의 시행은 개인의 일상 또한 180도로 바꿔 놓았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해법이 바로 ‘집콕’ 또는 ‘방콕’ 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가족 전체가 집안에 머무르게 되는 일상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은데서 이르는 말이다. 여기서 파생된 언어들로는 집콕시대, 집콕문화, 집콕챌린지, 스테이앳홈챌린지, 투게더앳홈, 재택경제, 집콕콘텐츠, 코로나집밥, 집콕요리, 돌밥돌밥(돌아서면 밥 차리는), 돌밥모드, 달고나커피, 어페웨어(허리 위-upper 만 잘 차려 입으면 된다는 의미.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집에서 화상회의에 참여하는 회사원들이 상의만 신경쓰게 되면서 생겨난 신조어), 한편, 집콕문화의 부산물로 나타난 신어들도 몇 가지 있다. ‘확찐자, 작아격리, 살천지’ 등 오랜 집콕생활로 몸무게가 늘 수밖에 없는 상황을 희화하거나, ‘코로나이혼, 코로나디보스’ 등 오랫동안 함께 지내야만 하는 상황에서 부부간의 대립이나 갈등이 증가하였음을 보여 주는 서글픈 신조어다.

 

마테크(Martech)

 

‘마테크(Martech)’는 ‘마케팅(marketing)’과 ‘테크놀로지(technology)의 합성어로 일찍부터 기업의 비즈니스에 적용되어 시장을 이끌어 온 IT기술이 코로나 이후 마테크 수요가 급증하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코로나가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단연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이다.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대체하면서 사람들은 디지털 경험이 확장됐고, 그에 따라 기업들은 물론 각종 사회 시스템이 디지털 환경에 맞게 재편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디지털 전환은 초기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금융, 미디어 등 온라인 비즈니스가 활발한 분야에서 진행됐으나, 앞으로는 제조, 의료 등 오프라인 중심이던 산업군으로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딥러닝(Deep learning)

 

딥러닝(Deep learning)이란 발전된 컴퓨터 기술을 통해 인공지능(AI)을 빅데이터를 활용해 사람에 가까운 판단이나 행동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기술을 말한다. 딥러닝의 가장 큰 특징은 인공신경망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인공신경망은 마치 인간의 뇌처럼 인공지능의 계산방법을 네트워크처럼 만들어 더 정교한 판단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공신경망을 통해 ‘사과는 맛있다’ 사이에 수많은 다른 정보를 통해 판단을 하도록 만든다면 ‘새빨간 사과 -> 더 맛있다’, ‘검은 사과 -> 멍들었다’ 같은 판단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에프아이디오(FIDO, Fast IDentity Online)

 

‘신속한 온라인 인증’을 뜻하는 FIDO(Fast Identity Online)는 기존에 주로 사용하던 문자로 이루어진 아이디나 비밀번호가 아닌 사람의 지문, 홍채, 목소리, 정맥 등의 인체를 활용한 생체 인증 시스템을 말한다. 일일이 입력하기엔 다소 길었던 아이디와 패스워드의 불편함을 없애고 단어의 뜻과 맞게 신속하고, 안전하게 개인 인증을 가능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코로나 이후 손으로 직접 터치하지 않고도 슬쩍 손을 갖다 대거나 체온 감지로 작동되는 기술도 이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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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자 싸움에 대장동 개발 ‘설계’ 의혹 드러나나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1/10/06 08:10
  • 수정일
    2021/10/06 08:1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아침신문 솎아보기]
동아일보 “유동규, 일개 직원이든 측근이든 대장동 사업 본질 같아”
윤미향 후원금 유용에 신문들 “기가 찬다. 사퇴하라”
코스피 3000선 붕괴에 신문들 ‘우려’

2013년 당시 위례신도시 개발 민간사업자인 위례자산관리의 대주주 정재창씨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각종 편의 등을 제공받는 대가로 3억원의 뇌물을 건넨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했다. 이 과정에서 당시 동업하던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 등에게 총 150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드러났다.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는 각각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 5호 소유주다. 정씨는 150억원 중 120억원을 받았는데, 30억 원을 주지 않는다며 정 회계사 등을 상대로 지난 7월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6일자 동아일보 1면.
▲6일자 동아일보 1면.
▲6일자 아침신문 1면.
▲6일자 아침신문 1면.

동아일보 “유동규, 일개 직원이든 측근이든 대장동 사업 본질 같아”

동아일보는 1면 기사에서 “정재창씨는 2019, 2020년경 화천대유가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로 수천억원대의 배당금을 받은 사실을 알고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를 찾아갔다. 정씨는 위례신도시 개발 당시 남 변호사, 정 회계사와 동업했다. 정씨는 2013년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자 상임이사였던 유 전 사장 직무대리에게 편의를 제공받는 대가로 3억원의 뇌물을 건넬 당시 찍어놓은 현금 돈다발 사진 등을 보여준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사장 직무대리에게 돈을 주는 장면도 사진에 찍혔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6일자 동아일보 1면.
▲6일자 동아일보 1면.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함께 정씨의 요구에 대해 논의했고, “공개되면 좋을 게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정씨에게 돈을 주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김만배씨는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에게 “(정씨와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을 동업했던) 당신들이 내라”며 비용 분담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일보는 “정씨의 요구에 김씨와 남 변호사, 정 회계사 등은 비용 갹출 금액을 놓고 갈등을 빚었으며, 이는 정 회계사가 화천대유 관계자들의 대화 및 통화 내용을 녹취하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6일자 동아일보 3면.
▲6일자 동아일보 3면.

동아일보는 3면 기사에서 “검찰은 김만배씨와 남 변호사, 정 회계사 등이 유 전 사장 직무대리와의 유착 관계가 드러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정씨의 요구를 일부 들어준 것으로 보고 있다”며 “막대한 수익을 얻은 이들 입장에선 정씨의 폭로로 타격을 받기보단 옛 동업자에게 150억원을 지급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유 전 사장 직무대리에게 뇌물을 준 사실이 드러날 경우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도 뇌물공여죄의 공범으로 법적 처벌을 받게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이 서로 가까웠던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3면 기사에서 “‘논문이 완료되도록 지도해주신 성남시 이재명 시장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공사 측에 수천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는 2014년 5월 제출한 단국대 석사 학위 논문에서 이렇게 밝혔다”고 보도했다.

▲6일자 동아일보 3면.
▲6일자 동아일보 3면.
▲6일자 조선일보 4면.
▲6일자 조선일보 4면.

조선일보는 4면 기사에서 “이재명 경기지사는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측근이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이 지사와 유씨가 가까운 사이였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추진한 대장동 개발을 현재와 같은 민관(民官) 합동 방식으로 하는 것이 원래 유씨 아이디어였던 것으로 알려진 데 이어, 이 지사가 유씨를 격의 없이 대했고, 유씨도 ‘내 말이 곧 이재명의 말’이라고 하고 다녔다는 증언도 나왔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유 씨가 일개 직원이든 측근이든 대장동 사업의 본질은 같다. 이 지사 스스로도 ‘직접 사업을 설계했다’고 밝힌 만큼 민간 쪽엔 배당금 상한선을 두지 않도록 한 주주협약이 어떻게 결정됐는지, 어떤 지시와 보고가 오갔는지 규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6일자 동아일보 사설.
▲6일자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는 이어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공공과 민간이 결탁한 전대미문의 민간 특혜사업을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조력했음을 인정하고 대장동 사업의 기획자이며 최종 관리자로서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그러나 ‘사과할 일이 아니라 칭찬받을 일’이라며 유 씨의 ‘개인 일탈’, ‘마귀의 공작’으로 사건을 규정하고 있다. ‘배임이 아니다’라고 법적 책임에도 미리 선을 긋고 있다. 누가 뿌리이고 줄기인지, 누가 몸통이고 깃털인지의 실체는 검찰의 수사 의지와 역량에 달렸다”고 했다.

윤미향 후원금 유용 내역에 신문들 “사퇴하라”

윤미향 무소속(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시절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후원금을 고깃집과 요가강사비, 안마소 등에서 지출했다는 혐의가 검찰 공소장에 담긴 사실이 드러났다. 신문들은 윤미향 의원이 “사퇴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선일보는 6면 기사에서 “국민의힘·정의당 등 야당은 ‘후안무치하다’며 의원직 사퇴와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윤 의원은 ‘복리후생 목적 등으로 공금 처리된 것들’이라며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민주당은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6일자 조선일보 6면.
▲6일자 조선일보 6면.
▲6일자 서울신문 사설.
▲6일자 서울신문 사설.

서울신문은 사설에서 “무소속 윤미향 의원에 대한 검찰의 공소장이 뒤늦게 공개돼 국민의 억장을 무너뜨렸다. 공소장 범죄 일람표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후원금 등으로 조성된 정의연 자금을 윤 의원이 사적으로 유용한 사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는데, 사용처가 기가 막힐 따름”이라고 지적한 뒤 “이러고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볼 낯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아직 재판 중이지만 국회의원에게 부여된 높은 도덕 의식과 책무를 고려할 때 당장 의원직을 사퇴하는 게 맞다”고 조언했다.

▲6일자 국민일보 사설.
▲6일자 국민일보 사설.

국민일보도 사설에서 “공소장에 기재된 윤미향 무소속 의원의 횡령 내역을 보면 기가 찬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도울 목적으로 모금된 돈을 사적인 용도로 쓴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들이다. 공소장에 적힌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면 파렴치한 범죄”라고 비판한 뒤 “윤 의원은 횡령 사실을 부인하며 검찰의 공소 사실을 확정된 범죄로 치부하지 말 것을 언론에 요구했다. 재판에서 가려지겠지만 윤 의원은 무엇 때문에 그렇게 당당한지 모르겠다”고도 지적했다.

국민일보는 이어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들, 수사를 통해 드러난 혐의만으로도 위안부 할머니와 후원자 등 많은 이들에게 큰 상처를 입혔으니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 윤 의원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 지난 6월 부동산 비위 의혹이 드러나 더불어민주당에서 출당 조치된 윤 의원은 8월에는 ‘윤미향 셀프 보호법’(위안부 단체 명예훼손 금지법) 발의에 가담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윤 의원이 물러나지 않고 버틴다면 국회에서 의원직 제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도 사설에서 “앞으로 재판에서 시시비비가 가려질 것이다. 그렇더라도 윤 의원이 국회의원 신분을 유지한 채 재판정에 서는 건 옳지 않다. 곽상도 의원도 아들의 50억 퇴직·상여금 문제로 의원직을 사퇴키로 했다. 정치인의 도덕성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이렇게 높아졌다. 윤미향 의원의 혐의가 이들보다 중하면 중하지 덜하지는 않다. 당장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스피 3000선 붕괴에 신문들 ‘우려’

지난 3월24일 이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코스피 3000선이 붕괴됐다. 5일 코스피지수는 장을 열자마자 3000선이 무너졌다. 오전 한때 2940선까지 내려앉았다가 기관 매수에 힘입어 낙폭이 줄었다. 하지만 결국 전 거래일보다 57.01(1.89%)포인트 떨어진 2962.17로 마감했다.

▲6일자 국민일보 1면.
▲6일자 국민일보 1면.
▲6일자 조선일보 8면.
▲6일자 조선일보 8면.

조선일보는 8면 기사에서 “글로벌 공급망 문제로 인한 부품과 원재료 수금 차질 등으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가속도가 붙고, 코로나 사태 이후 지속된 저금리 시대가 내년부터 막을 내릴 것이라는 우려 등이 겹치면서 세계 금융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내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개시, 중국 최대 민영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 파산 위기와 전력난에 시달리는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 치솟는 국제 유가 등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는 악재들이 늘어나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증시는 10월 들어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언론들은 세계적으로 금융 시장이 흔들리고 있으니 국내에서도 대비를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국내 가계부채 비율을 우려했다. 세계일보는 사설에서 “국내 경제 불안 요인도 산적해 있다. 경기가 좀체 살아나지 않는 가운데 물가와 금리의 상승 압력은 커지는 데다 새로운 악재가 돌출하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1800조원을 넘는 가계부채는 최대 리스크로 꼽힌다. 금융당국이 금리를 올리거나 대출을 조이면 경제 전반에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을 줄 수 있다. 이미 한국은행의 선제적 금리 인상 전망 등으로 국채를 비롯한 채권 금리는 연일 상승세”라고 했다.

▲6일자 한국일보 사설.
▲6일자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도 사설에서 “이미 1800조원도 넘는 가계부채는 한국 경제의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한은이 물가 상승과 집값 과열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섰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한계 상황 등을 감안하면 마냥 속도를 낼 수도 없어 진퇴양난”이라고 우려하며 “이미 대선 정국에 돌입한 정치권은 정쟁에 몰두하고 있다. 청와대 메시지에서도 위기 의식을 찾긴 힘들다. 관계 부처와 금융 당국이라도 한눈팔지 말고 초복한 위기인 ‘퍼펙트스톰’에도 견딜 수 있는 방파제를 점검하는 등 선제적 조치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개인도 리스크 관리에 신경 쓸 때”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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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요즘 선보인 무기들과 관련해

[아침햇살146] 북한이 요즘 선보인 무기들과 관련해

 

이형구 | 기사입력 2021/10/05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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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한달 새에 순항미사일, 철도기동미사일, 극초음속 미사일, 신형 반항공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군사무기들의 군사, 정치적 의미를 살펴보자.

 

1. 군사적 의미

 

1) 미사일 소개

 

9월 11일, 12일 신형 순항미사일 발사

 

조선중앙통신은 9월 13일 “우리 국가의 영토와 영해 상공에 설정된 타원 및 8자형 비행궤도를 따라 7,580초를 비행하여 1,500㎞ 계선의 표적을 명중했다”라며 순항미사일 발사 소식을 보도했다. “이 과정에 세부적인 부분 시험들과 수십 차례의 발동기 지상분출 시험, 각이한 비행시험, 조종유도시험, 전투부 위력 시험 등을 성과적으로 마쳤다”라고 밝혔다.

 

우리가 미사일 하면 흔히 떠올리는 탄도미사일은 로켓엔진을 써서 포물선을 그리며 빠르게 날아간다. 이와 다르게 순항미사일은 제트엔진을 써서 마치 비행기와 같이 비행하는 미사일이다. 유용원 군사전문기자는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보다 속도가 느리고 위력은 떨어지지만 비행고도가 낮아 탐지가 어렵고 정확도는 뛰어나다”라고 설명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국장은 9월 17일 “순항미사일은 우리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방어체계로 맞서기는 매우 힘들다”라고 토로했다.

 

김동엽 북한대학교대학원 교수는 “이번 발사가 시험발사였고 직선으로 날아간 것이 아니라 북한 내에서 타원 및 8자형 비행궤도를 그렸다는 점에서 완성시 실제 최대 사거리는 미국의 토마호크(최대사거리 2,500km)급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실제 제원 상 비행속도도 토마호크와 비슷한 마하 0.7 이상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동엽 교수는 북한의 신형 순항미사일을 높게 평가하며 “북한이 비행거리, 시간 등 세부 정보를 공개한 것 역시 자신들의 억지력을 과시하기 위한 다분히 의도적인 행위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순항미사일에는 일본의 반응도 뜨겁다. 고이즈미 유이(小泉悠) 도쿄대 첨단과학 기술센터 특임 조교수는 “한국을 공격하려면 (사거리가) 500㎞에서 800㎞이면 충분하다. 북한에서 1천500㎞라면 한반도 외부가 목표가 된다”라며 “주요한 표적은 일본, 특히 일본에 주둔하는 미군 기지 등이 될 것이 아니겠냐”라고 말했다. 고다 요지(香田洋二) 전 일본 해상자위대 자위함대 사령관은 “첫째로는 일본 국내의 고정 표적, 두 번째로는 침입하는 미군 항공모함 부대 등을 표적으로 상정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순항미사일에 소형 핵무기를 탑재해 사용할 수도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월 조선노동당 8차 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상용 탄두 위력이 세계를 압도하는 신형 전술로케트와 중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비롯한 첨단 핵전술무기들을 연이어 개발함으로써 믿음직한 군사기술적 강세를 틀어쥐었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핵전술무기’로 설명했다는 점에서 순항미사일에 핵탄두를 실으려 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즉 북한은 소형화된 핵탄두를 단 순항미사일로 레이더에 잡히지 않고 정밀타격할 수 있다는 뜻이다.

 

 

 

 

9월 15일 철도기동미사일 발사

 

9월 16일 조선중앙통신은 “철도기동미사일연대는 철도기동미사일 체계 운영규범과 행동 순차에 따라 신속 기동 및 전개를 끝내고 받은 화력 임무에 따라 조선 동해상 800㎞ 수역에 설정된 표적을 정확히 타격하였다”라며 철도기동미사일 시험발사 소식을 전했다.

 

철도기동미사일은 말 그대로 열차에 미사일을 싣고 발사하는 체계이다. 보통 미사일 발사 시험을 보면 발사장에서 발사대에 세운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미사일을 차량에 싣고 이동한 뒤 차량에 부착된 발사대를 세워서 발사한다. 북한은 철도기동미사일을 공개함으로써 미사일 운반 및 발사수단을 다양화했음을 보여주었다.

 

철도기동미사일의 경우 발사 수단이 다양해짐으로써 북한의 미사일을 방어하기에 곤란해졌다는 점에서 위력적이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미사일 기지 주변 몇㎞ 내에서만 움직여야 하는 TEL(차량이동식미사일발사대)과 달리 열차는 철도가 놓인 곳이면 어디든 빠르게 달려갈 수 있다”라며 “어디서 쏘는지 예측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9월 16일 “북한이 기차에서 미사일을 싣고 다니다가 쏠 경우 모든 철도 위에 무인정찰기를 띄우지 않는 이상 사실상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대응하기가 매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미사일 열차는 일반 열차와 구분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파악하기 더 어렵다.

 

유용원 군사전문기자는 “도로 중심으로 북 탄도미사일을 추적하는 기존 한·미 미사일 감시·타격 체계의 허점을 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챠량이동식미사일은 발사 장소는 대체로 기지 주변으로 한정된다. 따라서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사전에 탐지하기 위해 미사일 기지에서 들락거리는 차량을 위주로 감시하면 된다. 그런데 철도기동미사일이 공개되면서 미사일 기지뿐만이 아니라 북한의 기차 전체를 감시해야 하게 된 것이다.

 

김동엽 교수는 “기차에 실어 산속에서 발사하는 것은 무기체계에 대한 완성도와 신뢰성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라면서 “(탄도미사일) 마지막 전력화 단계에 와 있음을 과시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철도기동미사일은 소련이 한때 가지고 있었으나 소련이 해체되면서 폐기됐다. 러시아는 철도기동미사일을 다시 보유하기 위해 2020년 실전배치를 목표로 재개발하고 있었는데 2017년 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어 중단했다. 철도기동미사일은 미국도 갖고 있지 않다. 현재는 중국만이 유일하게 가지고 있다.

 

 

 

 

9월 28일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극초음속 미사일이란 마하5 이상의 속도를 내는 미사일을 말한다. 조선중앙통신은 9월 29일 “소리 속도의 5배(마하5) 이상의 속도를 내며, 지구 어디든 1시간 이내에 타격할 수 있다”, “핵탄두 탑재도 가능하다”라고 시험발사한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을 소개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도입한 암풀(앰플)화된 미사일 연료 계통과 발동기의 안정성을 확증했다”, “탄도미사일에 탑재되는 극초음속 활공체는 발사 후 분리돼 저고도 활공을 벌여 목표물을 타격하기 때문에 레이더 포착과 요격이 매우 어렵다”라고 밝혔다. 

 

김동엽 교수는 9월 29일 “앰플화는 밀봉을 통해 액체연료를 오래 보관하는 방법”이라며 “과거 구소련에서도 로켓의 앰플화를 통해 배치 기간을 20년까지 늘릴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액체연료가 가지고 있는 발사 전 주입이라는 단점을 극복하고 출력 등 장점을 이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극초음속 미사일 연구개발 사업은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제시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 전략무기 부문 중 최우선 5대 과업이었다고 한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1분이면 한국 남부지역까지 도달해 매우 위력적이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9월 29일 “북한의 스커드 미사일은 발사 직후 한국 남부 지역까지 도달하는 데 약 5분이 걸리지만, 음속 5~6인 극초음속 미사일은 같은 거리 비행에 약 1분이 소요된다”라며 “1분이라는 시간은 미사일 방어체계에 경보를 울릴 시간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경보가 채 울리기도 전에 피격당한다는 뜻이다.

 

베넷 연구원은 이어서 “북한이 이번에 시험발사를 주장한 극초음속 미사일은 단거리용으로, 마지막 단계에서 조종을 할 수 있다는 게 큰 차이점”이라며 “(빠른 속도에 회피 기동까지 가능해)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한다”라고 설명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전쟁의 판도를 통째로 바꿔 놓는 ‘게임체인저’로 꼽힌다. 트루 톰슨 싱가포르국립대 리콴유공공정책대학원 초빙연구원은 “극초음속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한다면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고 그건 엄청난 경우”라고 했다. CNN은 9월 29일 “아시아 지역의 군사 방정식을 바꿀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전 배치한 나라로는 중국과 러시아가 있다. 미 육군은 극초음속 무기를 개발 중이지만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 미 육군은 2030년에 극초음속 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이 목표다.

 

 


 

9월 30일 신형 반항공미사일 발사

 

반항공미사일은 비행기나 미사일 등 하늘에서 오는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미사일이다. 미국의 패트리엇 미사일이나 사드 같은 미사일방어체계(MD)가 반항공체계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의 국방과학원은 시험발사로 “쌍타조종기술과 2중 임펄스 비행발동기를 비롯한 중요 새 기술 도입으로 미사일 조종 체계의 속응성과 유도 정확도, 공중목표 소멸 거리를 대폭 늘린 신형 반항공미사일의 놀라운 전투적 성능이 검증되었다”라고 밝혔다.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은 “기존 고체 추진제 연소방식은 제1단 추진제를 다 연소하면 그것을 분리·이탈시키고 제2단 추진제를 연소하는 식인데, 이중 임펄스 로켓엔진은 제1단 로켓과 제2단 로켓 사이의 차단벽을 자동으로 제거하면서 제2단 로켓을 자동으로 점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호석 소장은 “기존 다단계 점화식 로켓엔진의 제한성을 뛰어넘은 새로운 개념의 로켓엔진”이라며 “기존 고체 추진제 연소방식의 기술공학적 한계를 뛰어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신형 반항공미사일을 러시아의 S-400이나 S-500급으로 평가한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S-400·500급으로 추정되지만, 일부 형상이 달라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일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고 김동엽 교수도 “러시아판 사드라고 불리는 중장거리 대공방어시스템인 S-400과 비교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김동엽 교수는 S-400은 항공기는 물론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까지 요격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으며 스텔스전투기를 탐지 및 요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400은 미국의 대표적인 방공미사일인 사드보다 성능이 월등히 뛰어나다. 중국도 러시아의 S-400 미사일을 수입해서 방공체계를 운용한다. 만약 북한의 신형 반항공미사일이 다음 세대 미사일인 S-500급이라면 더 비교할 것도 없다. 북한이 세계 최정상급 방공망 개발에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2) 평가

 

북한이 보여준 4종 미사일은 현재 가지고 있는 나라가 몇 되지 않을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미 당국이 예상치 못할 정도로 새롭기도 했다. 그래서 미국은 아직도 북한이 발사한 무기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9월 30일 “북한이 무엇을 했고 어떤 기술을 이용했는지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글렌 밴허크 미 북부사령관 겸 북미항공우주방어사령관도 “정보당국이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를 했다는 북한 주장을 여전히 평가 중인 것으로 안다”라고 밝혔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더욱 위력적인 건 실전 성격이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이언 윌리엄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방어 프로젝트 부국장은 지난 3월 “순항미사일은 매우 다른 종류의 공중 위협”이라며 “북한이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을 섞어 쏘는 상황은 매우 위험하다”라고 말했다. “북한이 순항 미사일로 레이더를 무력화한 뒤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한국은 제대로 대응할 수 없게 된다”라는 것이다. 

 

실제로 한미 당국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다가 북한의 보도를 보고 알았다. 그렇다면 윌리엄스 부국장이 지적한 대로 북한이 순항미사일로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의 레이더를 공격한 뒤 조종이 가능한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하면 1분 안에 주요 기지를 모두 정밀폭격해 무력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 뒤엔 북한 철도기동미사일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사될 것이다. 미국의 반격은 반항공미사일로 방어한다. 북한이 보여준 4종의 미사일이 전쟁 발발 시 펼쳐질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한 달 사이에 보여준 4종의 미사일 때문에 한반도 군사전략을 온통 수정보완해야 하게 생겼다.

 

북한이 이렇게 실전적 성격이 강한 미사일 시험발사를 단행하고 공개하는 것은 미국을 상대로 일방적인 승리를 거두려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북한의 군사전략을 ‘미국이 공격하면 우리도 미 본토를 공격한다’라는 걸 입증함으로써 공포의 균형을 이루려는 것으로 해석한다. 그러나 북한의 군사전략이 단지 이뿐이라면 북한은 미 본토 공격용 무기인 ICBM 시험발사만 때때로 해주면 그만이다. 

 

북한이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다는 걸 입증한 뒤 군사행동을 멈췄더라면 미국은 북한의 위협을 적정 수준에서 관리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이번에 미사일 4종을 공개한 것처럼 한반도에서 직접 충돌이 일어났을 때 미군을 일방적으로 제압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려 하고 있다. 그러니 미국은 심각한 위협을 느끼는 것이다.

 

3) 미국과 비교

 

북한의 행보에 반해 미국은 관성적인 대응밖에 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8월 11일 대륙간탄도미사일 미니트맨3을 시험발사했고 9월 17일에는 미국의 SLBM 트라이던트2를 시험 발사했다. 

 

미니트맨3은 1970년에 실전배치된 무기로 50년이 지난 옛날 무기다. 미니트맨3은 너무 오래된 나머지 정상작동 여부를 확신할 수 없어 매년 정기적으로 시험발사를 해 성능을 확인해야 하는 처지다. 트라이던트2도 1990년에 배치되어 30년이나 지났다. 미국이 이런 무기를 시험발사한들 특별히 더 위협적으로 다가올 게 없다.

 

미국의 첨단무기는 무엇이 있을까. 최근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사들이고 있는 무기는 F-35 스텔스전투기다. 한국은 F-35를 40대가량 구매했으며 총 60대에서 100대까지 구매할 예정이다. 2017년 록히드마틴 보고서에 따르면 F-35의 가격은 1천 60억 원이었다. 한국은 2019년 F-35를 처음 배치했는데 불과 2년만인 2021년, 미국이 성능 개량을 하자며 업그레이드 비용으로 3천억 원을 지불하라고 통보했다. 날강도가 따로 없다.

 

그런데 F-35는 첨단 무기가 아니다. F-35는 미국이 2015년 처음으로 배치한 신형 전투기이긴 하다. 하지만 F-35는 2005년에 배치된 F-22의 저가형 모델로 개발된 무기이다. 휴대폰에 비교하면 F-35는 최신형 최고급 휴대폰이 아니라 최신형이긴 하지만 사양이 낮은 저가 보급형 휴대폰이다.

 

F-35 외에 미국이 내세우는 첨단무기로 무인기가 있다. 미국은 2020년 1월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 거셈 솔레이마니를 무인기 공습으로 살상한 바 있다. 그런데 무인기는 소규모 테러용 무기로 전쟁을 좌우하는 결정적 무기라고 할 순 없다.

 

기술적으로도 불완전해서 올해 8월 29일 아프간에서는 미군이 IS 대원이라며 무인기로 한 차량을 폭격했는데 실제로는 민간인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인권단체 리프리브는 2014년 “미국 정부가 쫓고 있는 파키스탄의 적들은 24명인데, 이 가운데 지금까지 드론 공격으로 제거한 건 6명밖에 안 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드론을 이용한 수십 차례 폭격으로 민간인 874명이 숨졌다. 테러리스트 한 명 제거하는 데 100명 넘는 민간인이 무고하게 희생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쯤 되면 첨단무기라기보다 민간인 학살 무기라고 불려야 적합할 듯하다. 

 

미국이 무인기 개발에 매달리는 건 강력한 무기여서가 아니라 군인들이 죽음을 두려워해 전투에 나서길 기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1년 테러와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미군 지원자가 급감했다. 이에 미국은 기준 미달 신병 허용 비율을 확대했다. 그 결과 2006년에서 2007년 사이에 전과가 있는 신병의 수가 육군에서 2배 증가하는 일도 있었다. 그래서 미국은 전투를 기피하는 병사들 때문에 잦은 오폭 사고에도 어쩔 수 없이 무인기를 써야 하는 처지다.

 

미국이 내세우는 다른 첨단 무기로는 레이저 무기가 있다. 미 해군은 레이저를 방어 미사일 대체용으로 이용하고 있다. 2021년 말까지 구축함 9척을 레이저로 무장할 계획이다. 미 공군과 육군도 레이저 무기를 사용하고 있거나 개발 중이다.

 

그런데 이들 무기는 아직 성능이 좋지 못하다. 미 해군이 장착한 레이저 무기는 150kW급으로 수 초간 명중시켜야 드론을 파괴할 수 있는 수준이다. 미 공군과 육군이 사용하고 있는 레이저 무기는 해군의 3분의 1 수준인 50kW이다. 현재 레이저포는 대체로 적군의 시력을 훼손하는 소형무기로 사용된다.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을 정도의 파괴력을 가지려면 아직 갈 길이 요원하다. 

 

출력을 높이더라도 거리가 멀어질수록 레이저의 위력이 급격히 약해지는 것도 문제다. 미사일이 웬만큼 가까워져야 비로소 요격을 시도해볼 수 있다. 레이저포는 고출력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전력을 대량으로 소모하는 것도 문제다. 그래서 미 해군은 구축함 하나에 레이저포를 1대 설치하는 게 고작이다. 결국 지금의 레이저포로는 미사일 요격에 실패하기에 십상이고 미사일이 여러 기가 날아올 경우 1기를 요격하는 데 성공한다 쳐도 미국의 구축함은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미국이 스타워즈식 미래전쟁에 돈을 쏟아부으며 제자리걸음을 하는 동안 다른 나라들이 첨단무기 분야에서 미국을 앞서나가게 되었다. 2018년 2월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미국이 지난 8년 동안 F-35 전투기 단 한 종류를 개발하는 동안 러시아, 중국, 북한 등 경쟁국 및 적국은 34종의 새로운 핵 운반 시스템을 개발했다”라고 밝히면서 미국이 첨단무기 개발 경쟁에서 패배했음을 인정했다.

 

북한은 신형 순항미사일, 철도기동미사일, 극초음속 미사일, 신형 반항공미사일 개발에 성공해 첨단무기 분야에서 치고 나가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8차 당대회 결론에서 “핵전쟁 억제력을 보다 강화하면서 ‘최강의 군사력’을 키우는데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북한은 이 발언을 실현해나가고 있다.

 

아마 북한은 앞으로도 계속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지금 공개하고 있는 미사일은 올해 초 8차 당대회에서 언급한 무기들이다. 당시 북한은 지금까지 공개한 미사일 4종 말고도 주력탱크, 자행평곡사포, 반장갑무기, 다탄두개별유도기술, 현대화된 중형잠수함, 핵잠수함, 전자무기, 무인타격장비, 정찰탐지수단, 군사정찰위성을 언급했다.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보도를 보면 북한은 8차 당대회에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 전략무기 부문 중 최우선 5대 과업을 선정한 듯한데, 극초음속 미사일 외에 나머지 4개가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앞으로 북한이 보여줄 신형 무기가 아직 많이 남아 있는 것이다.

 

2. 정치적 의미

 

북한이 최근 선보인 4종 미사일은 정치적으로는 어떤 의미를 지닐까?

 

1) 국방력 강화

 

북한의 4종 미사일 공개는 무엇보다 북한이 자기 자신을 지키는 의미가 있다. 국방력 강화는 북한으로선 굉장히 커다란 의미다. 

 

1945년 해방과 동시에 분단이 되면서부터 북한은 늘 미국의 핵공격 위협을 받아왔다. 상시로 핵공격 위협을 받으면서 북한은 늘 긴장상태에 놓여 있었다. 북한은 일거수일투족을 조심해야 했다. 미국은 북한을 정찰기나 인공위성으로 늘 지켜보면서 핵시설 가동 움직임은 없는지 지켜보거나 심지어 열병식 준비를 하는지도 관찰한다. 

 

이런 긴장상태가 북한 경제에도 피해를 주었을 것이다. 박한식 조지아대 명예교수는 2019년 5월 한겨레에 “나는 이른바 남쪽의 ‘팀스피릿훈련’(1976~93) 기간 중에 북한에 머물며 상황을 지켜본 적이 여러 번 있었다”라며 “남쪽에서 팀스피릿훈련이 시작되면 북한은 곧바로 전쟁상태에 돌입한다. … 전쟁 상태에서 일상생활은 전면적으로 마비된다. 팀스피릿훈련이 주로 농번기여서 북한은 농사 준비도 전혀 할 수 없게 된다”라고 경험담을 소개하기도 했다. 

 

북한으로선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것도 간단한 일이 아니다. 전시에 공격당하면 원자력발전소가 핵폭발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핵융합발전소도 마찬가지다. 노동신문은 2010년 5월 “조선 과학자들이 핵융합 반응을 성공시켰다”라고 보도한 바 있다. 2015년엔 민족통신 노길남 대표가 북한 과학자들이 핵융합발전소를 건설 중이라며 “언젠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기념비적 발전소가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소식을 전한 바도 있다. 

 

아직 진위를 확인할 수 없지만 여태껏 핵융합 기술을 상용화한 나라는 아무 데도 없다. 북한이 실온에서 핵융합하는 등의 상용화 기술을 가지고 있다면 세계사적인 사변이며 이 기술은 활용처도 무궁무진하다. 그래서 어떤 해외 동포는 북한이 핵융합기술을 극비 무기에 적용했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융합핵전자탄을 가지고 있다거나 핵융합엔진을 장착한 잠수함이 있다거나 핵융합기술을 이용해 비행체를 만들었다는 등이다. 이들은 북한이 공개하는 무기는 이미 최신 기술이 아니며 핵융합무기 같은 진짜 극비 병기는 철저히 숨겨두고 있다고 주장한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핵융합은 인공태양 기술이라고도 불리는데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막대한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 북한이 만약 정말 핵융합 기술을 가지고 있다면 당장 이 기술을 전력발전에 이용하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핵융합발전소를 건설하려 해도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 원자력발전소처럼 자칫 미국의 폭격을 받으면 발전소가 거대한 핵폭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북한이 핵융합발전소를 건설한다고 하지만 어디에 건설하는지 전혀 추적이 안 된다.

 

이처럼 북한은 미국의 위협 때문에 여러 제약을 받으며 국력을 소모한다. 그런데 북한이 자기를 확고부동하게 방어할 수 있는 무기체계를 갖게 되면 북한의 발목을 잡던 제약을 없앨 수 있다. 북한에 있어서 방어는 그만큼 중대한 일이다.

 

북한이 자유로워지게 되면 북한 사회엔 긴장이 가셔지고 북한 국민은 미국에 승리를 거뒀다는 자신감 속에 더욱 유쾌한 생활을 하게 될 것이다. 경제적으로는 경제건설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되고 국방기술을 민수로 돌려 엄청난 기술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북한은 인공위성 기술,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 등 첨단 과학기술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 첨단 과학기술 영역에서 더욱 발전해나가게 될 것이다.

 

2) 미국 압박

 

북한의 미사일은 미국을 압박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9월 30일 미국이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고자 시도하는 일이 있었다. 성명 발표는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무산됐다. 북한은 “미국과 추종세력들의 대규모 합동군사연습과 빈번한 공격용 무기 시험들에 대해서는 함구무언 하면서 우리의 정상적이고 계획적인 자위적 조치들을 걸고 들었다”라며 명백한 이중기준이라고 반발했다.

 

이런 일을 지켜보다 보면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러시아와 중국은 실전배치를 했고 미국도 개발 중인 무기다. 누구나 개발하고자 하는 무기인데 미국은 유독 북한을 문제 삼는다. 이점을 생각하다 보면 미국이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하든 말든 놔두면 되는데 왜 자꾸 도발이라고 해서 문제를 키우는지 의문스러워진다.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이 일을 키워주는 게 고마운 일인지도 모른다. 미국은 북한의 무기가 위협적이라며 떠들지만 사실 북한을 제지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 이 경우 미국이 북한이 얼마나 큰 위협인지 떠들수록 북한의 위상만 높여주는 결과를 낳는다. 미국 덕에 북한은 세계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앞서 살펴봤듯 신무기를 개발한다고 해서 무조건 위협이 되는 건 아니다. 러시아가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했다고 해서 한국이 당장 심각한 안보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 러시아랑 특별히 대립할 일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기 때문이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이 문제가 되는 건 미사일 그 자체 때문이 아니다. 미국이 북한을 적대하기 때문에 문제처럼 여기는 것이다. 미국은 북한의 체제를 전복시키고 공격하려 한다. 북한이 신형 첨단 무기를 개발하면 미국은 북한을 공격하려다 오히려 역공당할 수도 있다. 그래서 미국이 북한 미사일에 위협감을 느끼게 되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도발’이라고 비난하는 것이다.

 

이를 보면 미국이 느끼는 ‘위협’은 스스로 매를 버는 꼴이다.

 

미국이 한국에 미군과 무기를 배치하지 않고 한미 연합훈련도 하지 않는 등 대북적대행위를 안 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북한이 미사일을 쏴서 미 전투기를 격추하거나 괌 포위사격을 하진 않을 것이다. 미국이 위험에 빠질 일이 없다. 만약 미국이 아무런 적대행위도 하지 않는데도 북한이 미국을 공격하면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완전히 고립되고 자멸하게 될 것이다. 

 

반대로 미국이 북한을 적대하면 북한에 정당방위의 명분을 주는 게 된다. 정당방위는 형법에서도 인정받는 권리다. 북한은 미국의 정찰기를 격추한다거나 괌 포위사격을 해도 미국으로부터 위협을 받았기 때문에 정당방위라고 주장할 것이다. 

 

북한이 공격하면 미국도 보복공격해야 하는데 이마저 쉽지 않다.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로 핵공격을 하면 대응할 방법이 없다. 결국 미국은 북한의 공격에 대응하지 못한다. 

 

그래서 미국은 북한 미사일에 위협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어떻게든 이 위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이런 압박은 미국이 자초한 것이다.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간단하다. 북한과 미국은 2018년 싱가포르 북미공동성명에서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자고 합의했다.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기 위해선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수교를 맺으며 주한미군을 철수하면 될 것이다. 주한미군에 대해서 말하자면 북한과 미국이 적대관계를 끝내겠다면서 코앞에 미군을 계속 주둔시킨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주한미군 철수 자체가 북한을 공격하지 않겠다는 뜻을 증명하는 하나의 조치이다. 1979년 미국이 중국과 수교를 맺을 때도 대만에 있는 미군을 철수했다. 

 

미국은 이 3가지를 하면 북한 미사일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북미 수교는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을 파산시키는 대신 전 세계 평화번영에 부합한다. 북한과 미국이 대결 끝에 둘 중 한 나라가 초토화되는 것보다는 수교를 맺고 공존하는 게 훨씬 좋은 일이다. 북한과 미국이 수교를 맺으면 미국도 안전해져서 좋고 한국과 북한도 평화를 실현하고 통일의 길을 열 수 있으니 좋다. 그리고 세계 평화와 번영을 실현할 계기가 만들어지니 인류 차원에서도 환영받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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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노동자의 최대 불행은 자기 정당 없는 것

  • 기자명 강호석 기자
  •  
  •  승인 2021.10.05 17:07
  •  
  •  댓글 0
 
 
 

[연재] 진보와 집권 사이 (3)

87년 6월항쟁이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열었고, 10년 후 김대중 대통령의 당선으로 결실을 맺었다. 촛불항쟁 10년은 과연 어떤 정치를 창조할까.  [편집자]

(1) 집권욕 약하면 진보 아니다
(2) 정권교체보다 체제교체가 절실한 이유
(3) 한국 노동자의 최대 불행은 자기 정당 없는 것
(4) 항쟁과 선거는 양날의 칼

돈이 돈을 버는 사회를 자본주의라 부른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노동은 자본의 이윤 극대화를 위한 착취 대상에 불과하다. 2천5백만 한국 노동자에겐 미안한 이야기지만, 우리 사회의 숨길 수 없는 현실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는 생존을 위해 투쟁하고, 자본가는 이윤을 위해 노동 착취를 멈출 수 없다. “노동자 자본가 사이에 결코 평화란 없다”라는 노랫말은 이런 자본주의 실태를 반영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을 많이 착취할수록 이윤은 극대화한다. 자본 투자가 가장 많은 곳과 노동 착취가 가장 심한 곳은 늘 일치하기 마련이다. 한국을 비롯한 미국식 자본주의 국가들의 최대 투자처가 주식시장과 부동산 개발이라는 사실에서 우리 사회 착취구조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주식과 부동산 거품이 부른 노동자 이중 착취

한국경제에 주식시장이 확대하면서 외국인 투자 비율이 40%를 넘겼다. 한마디로 세계적 투기자본들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돈 냄새를 맡았다는 소리다.

이제 주식시장은 해외 투기자본의 놀이터로 전락하고, 이 과정에 죽어나는 쪽은 개미(일반 주식투자자)들이다.

개미들의 주식 투자금은 대부분 노동의 대가로 받은 임금이기 때문에 주식시장은 결국 노동자의 이중 착취구조를 만들게 된다. 특히 성실한 노동으로는 극단적 자산 불평등을 극복할 수 없게 된 개미들은 빚투(빚을 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을 감행했기 때문에 그 피해액은 추산조차 힘들다. 만약 실패하면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린다.

현재 한국 사회를 좀먹는 또 다른 착취구조는 부동산 시장이다.

가령 월 매출 1천만 원인 편의점의 평균 임대료는 350만 원이다. 최저임금 ‘알바생’ 2명의 임금에 해당한다. 8시간 일하는 점장보다 더 많은 돈을 건물주가 불로소득으로 챙겨가는 셈이다. 사실 여기까지는 너무 오래된 관행이라 착취라고 인식조차 못 한다.

문제는 아파트에서 발생한다. 내 집 마련을 위해 3억 원을 대출한 노동자 부부는 설사 가계 수입이 월 500만 원이 돼도 58년 동안은 월 100만 원으로 생활해야 한다. 평생 일한 대가, 아니 미래의 노동까지 은행과 부동산 개발업자에게 저당 잡히는 꼴이다.

주식과 부동산 거품이 부른 노동자 이중 착취구조는 결국 미국식 신자유주의를 신봉한 보수정치의 퇴행적 결과다.

한국 노동자의 최대 불행은 자기 정당 없는 것

대장동 토건 비리는 한국 노동자의 최대 불행은 자기 정당이 없는 것이라고 웅변한다.

거대 양당이 신봉하는 신자유주의는 ‘부모 잘 만난 것도 능력’이기 때문에 국회의원 아들이 50억 원의 퇴직금을 받아도 처벌할 수 없다. ‘사유재산’은 신성하기 때문에 검사 친척에 150억 원을 상납한 도적떼도 징벌할 명분이 없다. 대가성 여부는 이미 어둠에 가려졌기 때문이다.

외세와 결탁한 정경유착 구조를 그대로 둔 채 세워진 문재인 정부가 적폐 청산이라는 촛불의 명령을 수행하기란 애초에 불가능했다.

주식과 부동산 거품처럼 자본주의 사회에서 착취 구조가 고착되고, 불평등이 심화할수록 노동자의 저항은 그만큼 강력해지는 법이다. 하지만 저항이 아무리 강해도 노동자 민중의 자기 정당이 없으면 ‘죽 쒀서 개 주는 꼴’을 면치 못한다. 87년 6월항쟁이 그랬고, 2016년 촛불항쟁이 그랬다.

아직도 지난 시기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실패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패배주의에 빠져 민주당 류를 기웃거린다면, 이는 이중 착취로 신음하는 노동자에 대한 배신이다. 또한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기층에서 조직하지 않고 선거 이벤트를 통한 기적에 의존한다면, 이는 노동자의 불행을 보고도 외면하는 것이다.

이중 착취의 제물이 된 이 땅의 노동자라면 미국식 신자유주의 정당들과 결별하고, 일하는 사람들의 정당에 들어가 노동자 자신의 직접정치를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더뎌 보이지만 이 길이 가장 정확한 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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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놀자·배민' 플랫폼, 줄줄이 국감 증인으로 호출...관전 포인트는

기사등록 :2021-10-05 06:48

올해 국감 최대 화두 '플랫폼 기업'...'야놀자·배민' 상생방안 마련 등 질의
배보찬 대표, 정무위·방통위 증인 출석...과도한 광고비·수수료 등 집중 질의
김범준 배민 대표, 2년 연속 국감 출석...골목상권 침해 문제 지적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 배달앱 ′배달의민족′과 숙박앱 ′야놀자′의 수장들이 올해 국회 국정감사 출석 명단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막판 증인 채택 작업에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과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가 빠지면서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 배보찬 야놀자 대표가 국감장에 서게 된다.

올해 국감 최대 화두는 사업 분야를 넓혀가고 있는 '플랫폼 기업'에 대한 검증인 만큼, 이들의 골목상권 상생방안과 소상공인 권익 보호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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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윤재옥 정무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정감사계획서 채택의 건을 상정하고 있다. 이날 정무위에서는 2021년도 국정감사계획서 채택의 건 및 증인-참고인 출석요구의 건(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등을 처리했다. 2021.09.16 leehs@newspim.com

◆ 배보찬 대표, 정무위·방통위 증인 출석...과도한 광고비·수수료 등 집중 질의

5일 업계에 따르면 배보찬 야놀자 그룹경영부문 대표는 이날 열리는 국회 정무위원회(정무위)와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방통위) 증인으로 채택됐다.

배 대표는 ▲야놀자의 숙박업주 대상 과도한 광고비·수수료 착취 문제 ▲가맹 파트너사에 대한 불공정행위 의혹 ▲숙박앱 광고상품 노출 위치 ▲광고상품 발행시 지급되는 쿠폰발행 등 불공정행위 의혹 ▲이중적 지위 ▲일감 몰아주기 ▲성인 미인증 ▲경쟁자 배제 등에 대해 질의받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야놀자가 입점한 숙박업체로부터 받는 수수료와 광고비 논란이 중점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야놀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발 빠른 디지털 전환을 통해 견고한 매출 성장세와 함께 영업이익 개선을 이뤄가고 있다. 하지만 야놀자 등장 이후 숙박업계가 흘리는 피눈물은 다달이 증가하는데 나 홀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야놀자는 입점 숙박업체로부터 예약 건당 평균 10%대, 광고비는 최대 300만원을 받고 있다. 제휴점에 따라 광고비를 더한 실제 수수료는 40%대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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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2021.10.01 shj1004@newspim.com

그 결과 야놀자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대비 17% 증가한 2888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109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2월 야놀자 등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한 기업 978개사를 대상으로 정책 수요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온라인 플랫폼 이용료에 관한 질문에는 '부담된다'는 응답이 66.1%에 달했으며 광고비 역시 부담된다는 응답이 66%에 육박했다.

'이용료가 적정하다'는 응답은 13.0%에 불과했지만 온라인플랫폼에 바라는 점은 '수수료 인하'라고 답한 업체가 80%를 차지했다. 온라인플랫폼 이용 시 플랫폼 사로부터 '부당행위를 경험했다'는 응답은 47.1%에 달했고 부당행위 유형으로는 '수수료와 거래절차 관련 유형'이 91.8%를 차지했다.

최근 불거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문제도 거론될 예정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야놀자, 스타일쉐어, 집꾸미기, 스퀘어랩 등 4개 사업자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처분을 의결했다.

야놀자는 5만2132건 유출로 과징금 5690만원과 과태료 3000만원을 부과받은 바 있다. 야놀자를 포함한 이들 업체는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사용하면서 접근권 관리를 소홀히 해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AWS 관리자 접근 권한을 인터넷주소(IP)로 제어하지 않아 접근 권한만 확보하면 외부에서도 고객의 정보를 열람하거나 유출할 수 있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불거진 플랫폼 회사의 문어발식 사업확장에 따른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이 꾸준히 지적된 만큼 충분한 상생 방안 마련 등이 절실하며 이에 근거한 자료들이 충분히 마련돼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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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이사가 지난 2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을지로위원회와 배달의민족-자영업자 상생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02.15 kilroy023@newspim.com

◆ 김범준 배민 대표, 2년 연속 국감 출석...골목상권 침해 문제 지적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역시 과도한 수수료 착취와 골목상권 침해 등에 대해 집중 질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자영업자 상생방안, 노동자들의 처우 등에 대해서도 다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오는 5일 과방위, 7일엔 산자위 증언대에 선다. 현재 배민의 창고형 마트업 'B마트'와 식자재 납품업 '배민상회'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동네 편의점과 슈퍼마켓을 위협하고, 중소기업이 다수 진출해 있는 식자재 납품 등 B2B 시장까지 넘보고 있단 이유에서다. 이에 국감장에서 관련 질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 수수료 체계에서 배달의민족이 입점업체로부터 받는 수수료는 약 9~15%다. 오픈리스트 수수료는 건당 매출액의 6.8%, 울트라콜은 깃발 1개(지역)마다 월 8만8000원이다. 단건배달 배민1 건당 수수료는 12%다.

또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B마트는 골목상권 침해 지적을 받고 있다. B마트는 도심 물류센터를 거점으로 배달앱으로 주문한 생필품·식품을 30~1시간 이내 배달하는 퀵커머스 서비스다.

라면과 우유 등 식품은 물론 화장지, 세제까지 총 7000여 가지 상품을 판매하는데 판매 상품 대부분이 골목상권의 편의점·수퍼마켓 등에서 판매하는 상품과 겹친다. 이에 '쿠팡 시장침탈 저지 전국 자영업 비상대책위원회(쿠팡 대책위)'는 이르면 이달 중 퀵커머스와 식자재 납품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해 달라고 동반성장위원회에 요청할 계획이다.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상품 매출(B마트) 부문 매출액은 전년보다 328% 증가한 2187억원으로 집계됐다. B마트 지난해 주문 건수는 1000만건, 취급 품목은 5000개로 확대됐다.

여기에 올해 코로나19로 배달 주문이 급증하면서 배달기사의 안전과 처우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오른 상황이다. 지난 8월에 배달기사(라이더)가 교통사고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따. 특히 건당 수수료로 수익을 얻는 구조에단건배달, 빠른배달 등 업계 경쟁이 과열해지면서 라이더들이 사각지대로 몰리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는 참고인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박정훈 라이더 유니온 위원장이 이번 사항에 관해 집중 질의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감에서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 이슈가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이들 기업에 대한 문제를 강도 높게 지적할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를 계기로 급성장한 이들 기업들이 현재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파악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상생 방안 마련이 절실한 때"라고 강조했다. 

shj100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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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시통화 성사”

국방부, “동·서해지구 군통신선 완전 복구”

  • 기자명 이승현/이광길 기자 
  •  
  •  입력 2021.10.04 11:27
  •  
  •  수정 2021.10.04 17:15
  •  
  •  댓글 1
 

‘10.4선언’ 14주년인 4일 오전 9시를 기해 남북 통신연락선들이 일제히 복원됐다. 

이날 아침 북측이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뜻을 받들어 해당 기관들에서는 10월 4일 9시부터 모든 북남통신련락선들을 복원하기로 하였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남북은 이날 오전 9시 1분부터 3분까지 남북 직통전화를 통해 통화를 진행했으며, 남측 연락대표는 "남북간 통신연락선이 복원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통신연락선이 복원된만큼, 남북관계의 개선이 새로운 단계로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라고 했다.

아울러 이전처럼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5시에 양측이 정기통화를 하고, 사안이 발생할 경우 수시로 통화할 것을 제안하였으며, 북측도 이에 호응했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5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마감통화도 정상적으로 이루어졌다.

통일부는 4일 입장문을 통해 “오늘 오전 9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개시통화가 이루어지면서 남북 통신연락선이 복원되었다”며, “정부는 남북 통신연락선이 연결됨으로써 한반도 정세안정과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토대가 마련되었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또 “정부는 남북간 통신연락선의 안정적 운영을 통해 조속히 대화를 재개하여 남북합의 이행 등 남북관계 회복 문제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실질적 논의를 시작하고, 이를 진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방부도 “4일 09시 동·서해지구 군통신선을 완전히 복구했다”고 확인했다. 

현재 광케이블을 통한 남북 군사당국 간 유선통화 및 문서교환용 팩스 송·수신 등 모든 기능이 정상적으로 운용되고 있으며, “서해지구 군통신선을 이용한 서해 우발충돌방지를 위한 서해 불법조업어선 정보교환도 정상적으로 진행했다는 것.

다만 “북한은 우리 해군 경비함이 ‘국제상선공통망’을 활용한 시험통신에는 응답하지 않았다”면서 “우리측은 앞으로 ‘국제상선통신망’을 통한 남북 함정간 시험통신도 계속 시도할 예정”이라고 했다. 

국방부는 “군통신선은 남북 군사당국간 소통을 위한 기본 수단으로서 필요시 다양한 전통문 교환을 통해 우발적 충돌방지 등에 기여하여 왔다”며, “이번 남북 군사당국간 군통신선 복구조치가 앞으로 한반도의 실질적 군사적 긴장완화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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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빙하에 숨은 80만 년의 비밀

[신진화의 백 투더 퓨처] 들어가며

21.10.05 07:05l최종 업데이트 21.10.05 08:46l
캐나다 앨버타 대학교 지구과학 고기후 박사후 연구원으로 있습니다. 과거는 미래의 열쇠입니다. 미래 이산화탄소 농도를 예측하기 위해 과거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빙하 속에 기록된 80만 년 동안의 과거 이산화탄소 농도 기록을 여러분께 읽어드리겠습니다.[기자말]

아침에 일어나면 일기예보 보듯, 하와이 마우나 로아 관측소(Mauna Loa Observatory)에서 측정한 전날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확인합니다(https://keelingcurve.ucsd.edu). 이산화탄소 농도를 말할 때 하와이 마우나 로아 관측소에서 측정한 데이터를 사용합니다. 그 이유는 세계에서 가장 긴 데이터이기 때문입니다.

1958년 3월 미국인 킬링 박사(Charles David Keeling)가 세계 최초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측정을 시작해 지금까지 측정되고 있습니다. 킬링 박사의 이름을 따 이 데이터를 '킬링 곡선'(Keeling Curve)이라고 합니다.

마우나 로아 연구소에서 측정한 전날 이산화탄소 농도를 확인해 보니 412.8ppm 였습니다(2021년 9월 16일 기준). 412.8ppm(parts per million)이란 우리가 대기에 손을 뻗어 공기 분자 백만 개를 손으로 잡았을 때 그중 이산화탄소 분자가 412개가 있다는 뜻입니다.

하루마다 계절마다 온도가 다르듯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매일매일 다르며 계절에 따라 다릅니다. 광합성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봄과 여름에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내려가고, 광합성 양이 줄어드는 겨울에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올라가는 경향을 보여줍니다. 북반구는 남반구와 계절이 반대다 보니 이산화탄소 농도 패턴이 반대이고, 육지 면적이 더 넓어서 계절 변화도 남반구보다 더 뚜렷합니다.
 

 남극
▲  남극
ⓒ 최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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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동안에도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끊임없이 변화되다 보니 1년 치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평균을 내어 그 해의 농도를 계산합니다. 그래서 2021년 올해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내년에 알 수 있습니다. 작년(2020년) 마우나 로아에서 측정한 이산화탄소 농도는 413.94ppm였습니다. 처음 측정한 1958년의 이산화탄소 농도 315ppm보다 약 100ppm 많은 수치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1958년에 비해 공기 분자 100만 개 중 이산화탄소 분자가 100개 더 많아졌습니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한다는 의미는 지구 온도가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구에 도달한 태양에너지는 다시 지구 밖으로 일부 나가게 되는데 이때 열에너지가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기체에 붙잡혀 나가지 못하고 지구에 머물게 됩니다. 그래서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증가할수록 이전보다 많은 열에너지가 우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지구 대기 온도를 높이게 됩니다. 이렇듯 뜨거워지는 지구의 온도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미래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에 대한 연구가 필요합니다.

타임머신 인류 활동으로 인해 대기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양을 예측하는 것 자체도 힘든 데다, 자연적으로 해양·육상 생물권(terrestrial biosphere)에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소비하기도 하고 반대로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으로 배출할 수 있기 때문에 미래 이산화탄소 농도를 예측하는 일은 어렵습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대기와 해양·육상 생물권의 반응 결과입니다. 그러나 육상과 대기는 빨리 반응하는 데 반해 심해와 대기는 반응하는 데 수천 년이 걸릴 정도로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대기와 다른 탄소 저장소들과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간 스케일로 연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현존하는 데이터는 60여 년밖에 안되므로 대기와 다른 탄소 저장소들과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 데이터를 과거로 연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과거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할 순 없지만, 자연이 우리 과학자들을 위해 타임머신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바로 남극 빙하입니다. 빙하를 들여다보면, 하얀 얼음 속에 공기방울들이 보이는데요. 이 공기 방울 속에 우리가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는 과거의 대기가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공기방울을 터트리면 과거 이산화탄소 농도를 복원할 수 있습니다.
 
 남극과 펭귄
▲  남극과 펭귄
ⓒ 최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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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남극 빙하 코어로 80만 년 전까지 데이터를 복원했습니다. 우리가 현재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역사 공부를 하는 것처럼, 지구의 현재 상황과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 과거를 알아야 합니다. 과학자들은 왜 지금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급격히 증가했다고 하는 것일까요? 이에 대해 남극 빙하에 기록된 과거 80만 년 동안의 이산화탄소 데이터를 통해 긴 호흡으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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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방어망 돌파하는 신비로운 속도와 절묘한 활공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1/10/05 09:13
  • 수정일
    2021/10/05 09:1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개벽예감 463] 미사일방어망 돌파하는 신비로운 속도와 절묘한 활공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1/10/04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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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김정은 총비서가 제시한 5대 당면과업 가운데 세 번째 과업

2. 화성-8형의 우월한 앰플기술과 조종로켓기술 

3. 극초음속활공체의 절묘한 전방위 기동성

4. 미일동맹군의 미사일방어망, 6분 만에 돌파한다

 

 

1. 김정은 총비서가 제시한 5대 당면과업 가운데 세 번째 과업

 

지금으로부터 8년 전인 2013년 6월 5일 나는 평양 만경대구역에 있는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을 참관했다. 무장장비관 개관식이 진행된 때로부터 1년 2개월이 지난 무렵이었다. 연건축면적이 50,000㎡나 되는 방대한 공간에 전시된 수많은 무장장비들을 모두 살펴보려면 사흘이 걸리는데, 그날 내게 주어진 참관시간은 3시간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중무기실과 전략로케트관만 참관하는 수밖에 없었다. 

 

사람 눈에는 아는 것만큼만 보인다는 말이 있는데, 나는 무장장비관을 참관하면서 그 말이 무슨 뜻인지 깨달았다. 조선인민군이 보유한 각종 무장장비들에 관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더 많았던 나는 무장장비관을 참관하는 동안 인식의 한계를 절감했다. 그 경험은 나의 관심을 군사부문으로 이끌어간 결정적인 계기로 되었다.     

 

무장장비관을 참관하고 뉴욕으로 돌아온 나는 2013년 7월 2일부터 7월 30일까지 ‘무장장비관 견문록’이라는 제목의 연재물 다섯 편을 <자주민보(당시 명칭)>에 발표했다. 그 가운데서 2013년 7월 22일에 발표한 ‘무장장비관 견문록 (4) 6종의 전략미사일과 2종의 전술미사일’이라는 제목의 글 속에 이 글의 주제와 연관되는 내용이 들어있다. 8년 전 무장장비관에 전시된 화성계렬 미사일들은 화성-1, 화성-3, 화성-5, 화성-6, 화성-7, 화성-9, 화성-10, 화성-11, 화성-13이었다. 이상하게도 화성-2, 화성-4, 화성-8, 화성-12는 전시되지 않았다. 당시 조선의 미사일에 대해 매우 제한적인 지식과 정보밖에 갖지 못했던 나는 그 네 종의 화성계렬 미사일들이 왜 전시되지 않았는지 해설강사에게 물어보지 못했다. 물어볼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린 내게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았지만, 세월이 퍽 흐르는 사이에 그 아쉬움은 희미한 기억 속으로 멀어져갔다. 

 

그런데 희미한 기억 속으로 멀어져간 화성-8형은 8년이 지난 어느 날 불현듯 현실 속에 나타났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조선국방과학원은 2021년 9월 28일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하였다고 한다. 8년 전 무장장비관에서 그 존재를 찾아볼 수 없었던 화성-8형이 오늘 극초음속미사일이라는 놀라운 모습으로 등장한 것이다. 극초음속(hypersonic speed)은 마하(Mach) 5~10에 이르는 속도를 뜻하는데, 대기 중에서 음속보다 5~10배 더 빠른 엄청난 속도다.

 

나는 2020년 4월 6일 <자주시보>에 실린 ‘미국의 제한핵전쟁도발, 누가 억제할 것인가?’(http://www.jajusibo.com/50007)라는 제목의 글에서 조선이 극초음속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조선이 미국보다 한 발 앞서 극초음속활공체를 개발할 것인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서술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 조선이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함으로써, 극초음속미사일부문에서 조선이 미국과 겨루고 있다는 나의 주장이 입증되었다. 

 

미국 해군은 2020년 6월 극초음속미사일 1단 로켓엔진 성능판정시험을 진행했는데, 첫 번째 시험발사는 2022년으로 예정되었다. 미국에서 개발하고 있는 극초음속미사일이 완성되면, 미국 해군과 육군에 각각 실전배치될 것이다. 미국 공군도 극초음속미사일을 개발하는 중인데, 2022년 말에서 2023년 초에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나는 2021년 1월 25일 <자주시보>에 실린 ‘핵무력을 고도화하는 투쟁, 세상을 놀라게 한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 사업총화보고 중에 극초음속활공체를 “가까운 기간 내에” 만들겠다고 언명한 김정은 총비서의 결심과 관련하여 아마도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조선은 그런 예상을 2~3개월이나 앞질러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 참 대단하다는 평가가 절로 나온다.  

 

극초음속미사일은 미사일공학기술의 최고결정체다. 20세기가 초음속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극초음속의 시대다. 극초음속미사일개발기술은 미사일부문을 뛰어넘어 항공우주부문에 적용된다. 극초음속미사일을 만들어내면 세계 최고 수준의 군사과학기술패권을 장악할 수 있다. 오늘날 미사일강국들이 극초음속미사일을 만들기 위해 치렬한 개발경쟁을 벌이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일반탄도미사일에는 탄두(warhead)가 장착되지만, 극초음속미사일에는 극초음속활공체(hypersonic glide body)가 장착된다. 조선에서는 탄두부를 전투부라고 부르고, 극초음속활공체를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라고 부른다. 이 글에서는 편의상 극초음속활공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2021년 10월 현재, 극초음속미사일을 실전배치한 나라는 전 세계에서 로씨야와 중국뿐이다. 로씨야가 실전배치한 극초음속활공체는 아반가르드(Avangard)이고, 중국이 실전배치한 극초음속활공체는 둥펑(東風)-ZF다. 미국, 프랑스, 인디아, 브라질이 로씨야와 중국의 뒤를 추격하면서 극초음속활공체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무서운 속도로 각종 첨단미사일을 속속 개발하고 있는 조선은 올해 치렬한 국제경쟁무대에 뛰어들어 미국과 경쟁하고 있다. 

 

▲ 위의 사진은 2021년 9월 28일 조선국방과학원이 자강도 룡림군 도양리에서 진행한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장면이다. 화성-8형 탄도미사일 상단부에 극초음속활공체가 탑재되었다. 극초음속미사일은 미사일공학기술의 최고결정체다. 20세기가 초음속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극초음속의 시대다. 극초음속미사일을 만들어내면 세계 최고 수준의 군사과학기술패권을 장악할 수 있다. 김정은 총비서는 극초음속미사일개발을 가장 중대한 사업으로 여기면서 그 개발사업을 직접 지도해왔다.  


극초음속활공체를 독자적으로 개발하지 못하는 프랑스는 미국의 기술지원을 받으며 극초음속순항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는데, 2021년 10월 현재 시제품도 아직 만들지 못했다. 인디아는 2020년 9월 7일 극초음속순항미사일에 장착되는 스크램젯엔진(scramjet engine) 시험을 진행했다. 브라질은 첫 번째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2022년에 시행할 예정이다. 일본은 2026년에 극초음속활공체를 완성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 개발은 “당중앙의 특별한 관심 속에 최중대사업으로 간주되여”왔다고 한다. 당중앙의 특별한 관심이라는 말은 김정은 총비서의 특별한 관심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극초음속미사일 개발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인 김정은 총비서는 극초음속미사일개발을 가장 중대한 사업으로 여기면서 그 개발사업을 직접 지도해온 것이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개발은 2021년 1월 초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에서 제시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의 전략무기부문 최우선 5대 과업”에 속한다고 한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1년 1월 8일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에서 사업총화보고를 하면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을 언급했는데, 특별히 전략무기부문에서 최우선적으로 수행해야 할 5대 당면과업을 제시하였다. 5대 당면과업을 최우선적으로 수행한다는 말은 2022년까지 완료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정은 총비서가 제시한, 내년까지 완료할 5대 당면과업은 다음과 같다. 

   

1) 각종 전술핵탄두 및 초강력 열핵탄두 증산  

2) 개별유도식 다탄두 제작기술 완성

3)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 개발

4)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지상배치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5) 신형 핵잠수함 건조 및 잠수함발사 장거리탄도미사일 개발

 

2021년 1월 8일 김정은 총비서는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에서 “신형 탄도로케트들에 적용할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2021년 9월 28일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가 마침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2019년 9월 28일 조선국방과학원이 진행한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는 김정은 총비서가 제시한 5대 당면과업 가운데서 세 번째 과업을 수행한 것이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한 결과, “목적하였던 모든 기술적 지표들이 설계상 요구에 만족되였다”고 한다. 이것은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러면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에서 나타난 놀라운 현상들을 하나씩 고찰해보자.   

 

 

2. 화성-8형의 우월한 앰플기술과 조종로켓기술 

 

조선국방과학원은 2021년 9월 28일 오전 자강도 룡림군 도양리에서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한 발이 발사되었다. 한국군 합동참모본부 발표에 따르면,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 발사시각은 오전 6시 40분경이라고 한다. 

 

그런데 한국군 합동참모본부는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 발사점을 알지 못해서, 처음에는 “내륙에서” 발사되었다고 얼버무리다가 나중에는 자강도 전천군 무평리 일대에서 발사되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이 발사된 곳은 전천군 무평리가 아니라 룡림군 도양리다. 룡림군 도양리와 전천군 무평리는 약 20km 떨어져 있다. 한국군 합참본부가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 발사점을 파악하지 못한 까닭은, 1,500~2,000m에 이르는 높은 산들이 솟아있는 룡림군 도양리에서 발사했기 때문이다. 험준한 산악지대의 어느 협곡에서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이 발사되었으므로, 한미련합군 감시레이더가 발사점을 포착하지 못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조선국방과학원은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이 자강도 룡림군 도양리에서 발사되었다는 사실만 밝혔고, 그 미사일에서 분리된 극초음속활공체가 어떤 방향으로 날아가 낙탄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래서 한미련합군은 화성-8형에서 분리된 극초음속활공체가 어느 방향으로 날아갔는지 알지 못했고, 어디에 낙탄했는지는 더욱 알 수 없었다. 매우 난감해진 한국군 합참본부는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이 룡림군에서 “동쪽으로” 발사되었다고 얼버무렸다. 

 

한미련합군은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의 발사점을 파악하지 못한 것만이 아니라, 비행방향과 낙탄점도 파악하지 못했으므로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전혀 가늠조차 수 없었다. 발사점, 비행방향, 낙탄점을 모르면서 어떻게 미사일 비행거리를 추산할 수 있겠는가. 그래도 명색이 한국군 합동참모본부인데, 조선이 발사한 미사일의 비행거리를 전혀 모른다고 발표하여 망신을 당할 수는 없어서, 그들은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 비행거리가 200km 미만이라고 얼렁뚱땅 둘러대고 말았다. 

 

만일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에서 분리된 극초음속활공체가 자강도 룡림군 도양리에서 동쪽으로 200km가 채 되지 않는 곳에 낙탄했다면, 함경북도 김책시 주변에 떨어진 것인데, 이것은 말이 되지 않는 소리다. 2021년 9월 29일 <동아일보>는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이 약 450km 날아갔다고 보도했는데, 그것이 더 합당한 추정으로 보인다. 그런 보도내용에 근거하면,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에서 분리된 극초음속활공체는 함경북도 해안에서 동쪽으로 약 250km 떨어진 동해상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의 비행거리를 추산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조선국방과학원이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을 시험발사한 목적은 비행거리를 측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극초음속활공체의 성능을 판정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극초음속활공체가 설계상 요구대로 비행하는지를 판정하려면, 함경북도 각지에 배치된 조선인민군 감시레이더들이 비행궤적을 면밀히 포착해야 했다. 그래서 조선국방과학원은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의 비행거리를 대폭 축소하여 발사한 것이다. 

 

미사일의 비행거리를 축소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80도 이상 고각으로 발사하여 비행거리를 축소하는 방법인데, 그렇게 하면 미사일의 정점고도가 대기권을 훌쩍 벗어나 1,500km 이상 높아지게 된다. 활공은 대기권 안에서 가능한 물리적 운동이므로, 극초음속미사일의 정점고도는 30~40km 정도로 매우 낮아야 하고, 따라서 고각으로 발사할 수 없다.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의 정점고도는 약 30km로 매우 낮았다. 다른 하나는 미사일 연료통에 연료를 가득 채우지 않고 비행거리를 축소하는 방법이다.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는 연료를 조금만 넣고 비행거리를 축소하는 방법으로 시행되었다.  

 

일부 남측 언론매체들은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이 30km 고도까지 상승한 것이 무슨 공학기술적 한계 때문에 생긴 이상현상이 아닐까 하고 의혹의 눈초리를 보냈지만, 그런 반응은 극초음속미사일이 원래 그처럼 낮은 고도로 비행한다는 기본상식조차 알지 못한 무식한 행동이었다.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은 탄도미사일과 극초음속활공체로 구성되었다. 그러므로 극초음속미사일의 성능을 파악하려면 탄도미사일 성능과 극초음속활공체 성능을 구분하여 고찰해야 한다. 조선의 언론매체가 간략하게 보도한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의 성능 중에서 우선 탄도미사일 성능부터 고찰해보자. 

 

▲ 위의 사진은 2021년 9월 28일에 진행된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장면을 담은 조선의 언로보도사진을 확대하여 미사일 하단부 분사구를 좀 더 자세히 볼 수있게 한 것이다. 위의 사진이 보여주는 것처럼, 미사일 하단부 중앙에 커다란 추진로켓분사구 1개가 있고, 그 주위에 동서남북 방향으로 작은 조종로켓분사구 4개가 달려있다.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에 장착된 커다란 추진로켓엔진은 80톤포스의 강한 추력을 내는백두산로켓엔진이다. 2017년 8월 말 조선이 발사한, 백두산로켓엔진을 장착한 화성-12형 장거리탄도미사일은 일본렬도 상공을 넘어 북태평양으로 멀리 날아갔다.  

 

1) 조선의 언론매체는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의 탄도미사일 성능을 판정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능동구간에서 미싸일의 비행조종성과 안정성을 확증”하였다고 간략하게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탄도미사일의 비행구간은 상승비행단계(boost Phase)⟶중간비행단계(midcourse phase)⟶말기비행단계(terminal phase)로 구분되는데, 위의 인용구에 나오는 능동구간은 상승비행단계와 중간비행단계를 뜻한다. 그러므로 능동구간에서 미사일의 비행조종성과 안정성이 확증되었다는 말은, 상승비행단계와 중간비행단계에서 탄도미사일의 비행자세를 제어하여 안정적으로 비행했다는 뜻이다. 세계 정상급 미사일제조기술을 가진 조선에 있어서 탄도미사일의 비행자세를 제어하여 안정적 비행상태를 보장하는 기술은 이미 오래 전에 개발, 완성한 기술이다. 

 

그런데 탄도미사일이 능동구간에서 비행할 때, 비행자세를 정밀하게 제어하려면 미사일 하단부의 동서남북 방향에 4개의 조종로켓을 각각 달아놓아야 한다. 조종로켓 4개의 분사방향을 조절하면, 미사일의 비행속도와 비행자세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장면이 담긴 보도사진을 보면, 미사일 하단부 중앙에 커다란 추진로켓분사구가 1개 있고, 그 주위에 동서남북 방향으로 작은 조종로켓분사구 4개가 달려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에 장착된 커다란 추진로켓엔진은 백두산로켓엔진이다. 2016년 9월 20일 로켓엔진지상분출시험을 통과한 백두산로켓엔진은 당시 화성-12형 장거리탄도미사일에 장착되었다. 백두산로켓엔진은 80톤포스(ton-force)의 강한 추력을 낸다. 백두산로켓엔진에 관해서는 2017년 9월 4일 <자주시보>에 실린 나의 글 ‘화성-12형 북태평양으로 날려보낸 2017년형 백두산로켓엔진’에서 자세히 논한 바 있다. 

 

2)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에서 주목되는 공학기술적 성과들 가운데 하나는 액체연료를 앰플(ampoule)에 담은 것이다. 앰플은 밀봉된 유리용기를 뜻하는 말이다. 조선에서는 암풀이라는 로씨아말을 사용한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에 “처음으로 도입한 암풀화된 미싸일연료계통과 발동기의 안정성을 (이번 시험발사에서) 확증하였다”고 한다. 

 

미사일에 사용되는 액체연료는 적연질산(Red-Fuming Nitric Acid) 같은 맹독성 화학물질이다. 그런 맹독성 화학물질이 미사일의 연료통과 배관에 들어간다. 배관은 연료통에 들어있는 액체연료를 엔진분사실로 보내주는 도관이다. 그런데 맹독성 화학물질을 연료통과 배관에 장시간 보관하면, 접촉면이 부식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미사일은 액체연료차량으로부터 액체연료를 주입받은 다음 곧바로 발사되어야 한다. 하지만 미사일이 대형화되어 액체연료를 주입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발사징후가 노출될 위험이 커진다. 발사징후가 노출되면, 선제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런 난제를 완벽하게 해결해준 것이 앰플기술이다. 연료통과 배관의 내부접촉면을 유리로 만들어 맹독성 화학물질의 부식작용을 방지하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간단해보이지만, 연료통과 배관의 내부접촉면을 전부 유리로 만들고, 그 바깥쪽을 특수합금강으로 제작하는 앰플기술은 난도가 매우 높은 기술이다. 조선은 그런 고난도 기술을 완성하여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에 도입했다. 

 

고난도 앰플기술을 개발, 완성한 조선은 앞으로 화성계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 직전에 액체연료를 주입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액체연료를 앰플화된 연료통에 주입한 화성계렬 미사일을 만들어 미사일부대에 실전배치하였다가, 발사명령을 받으면 5분 안에 신속하게 발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앰플화된 액체연료를 사용하면, 고체연료를 대신하는 대체효과를 얻을 수 있다. 

 

 

3. 극초음속활공체의 절묘한 전방위 기동성

 

중요한 것은,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의 탄체길이와 탄체지름을 파악하는 일이다. 그런데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장면을 촬영한 조선의 언론보도사진에서 미사일발사차량을 찾아볼 수 없다. 아마도 5축10륜 발사차량에서 시험발사를 진행한 것으로 생각되는데, 언론보도사진에서 그런 사실을 확인할 수 없는 것이다. 만일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이 5축10륜 발사차량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솟구쳐 오르는 장면을 보여주는 사진이 있으면, 군사전문가들은 발사차량의 차체크기와 대조하여 미사일의 탄체길이와 탄체지름을 대략 추산할 수 있다. 하지만 조선은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의 탄체길이와 탄체지름을 외부에서 추산하지 못하도록 발사차량이 나타나지 않는 각도에서 촬영된 언론보도사진만 외부에 공개했다. 

 

그러나 또 다른 추산방법이 있다.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 하단부에 달려있는 추진로켓엔진분사구의 지름이 90cm이므로, 그 길이와 대조하여 탄체길이와 탄체지름을 대략 추산할 수 있다. 그런 식으로 추산하면,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의 탄체길이는 약 15m, 탄체지름은 약 1.6m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추산은 무슨 의미를 가지는가? 

 

2019년 10월 1일 중국이 열병식에서 공개한 둥펑(東風)-17 극초음속미사일의 탄체길이는 11m인데, 조선이 이번에 시험발사한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의 탄체길이는 약 15m로 추산된다. 이것은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이 둥펑-17 극초음속미사일보다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선이 개발과정에서 해결해야 했던 가장 어려운 공학기술적 난제는 화성-8형 탄도미사일에서 분리된 극초음속활공체의 유도기동성(guided maneuverability)과 활공기동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화성-8형 탄도미사일에서 “분리된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의 유도기동성과 활공비행특성을 비롯한 기술적 지표들을 확증하였다”고 한다. 이 말이 무슨 뜻인지를 알려면, 다음과 같은 사전이해가 필요하다.

 

극초음속미사일은 30~40km 정점고도까지 올라갔다가 낙하하기 시작하여 18~20km 구간에 이르면 조종로켓엔진이 잠시 정지되어 수평으로 활공한다. 그러다가 로켓엔진이 다시 작동하면 갑자기 수직으로 상승하고, 기동방향을 좌우로 바꾸면서 활공한다. 

 

▲ 위의 사진은 2021년 10월 현재 미국 해군이 개발하고 있는 극초음속미사일의기본구조를 보여주는 개념도다. 이 극초음속미사일의 사거리는 2,500km다. 이 극초음속미사일이 개발, 완성되면, 미국 해군과 미국 육군에 각각 실전배치될 것이다. 미국 해군은2020년 6월 극초음속미사일 1단 로켓엔진을 시험했는데, 첫번째 시험발사는 2022년으로 예정되었다. 위의 사진에 나타난 극초음속활공체의 기본구도를 보면, 극초음속활공체첨두는 원통형 삼각뿔이고, 아래쪽에 동서남북 방향에 4개의 날개가 달렸다.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의 극초음속활공체도 그와 유사한 모양일 것이다. 발사된 후 탄도미사일에서 분리된 극초음속활공체는 상하좌우로 기동하면서 활공하다가, 타격대상을 향해 마하8~10에 이르는 극초음속으로 돌진락하한다.  


조선이 보유한 변칙비행전술미사일은 상하로 기동하면서 추력비행을 하지만(pull-up maneuverability), 조선이 개발한 극초음속활공체는 상하좌우로 기동하면서 활공한다. 참으로 절묘한 활공기동이다. 이처럼 활공방향을 상하좌우로 바꾸며 날아가는 전방위 기동성(omnidirectional maneuverability)이야말로 화성-18형 극초음속미사일이 보여주는 절묘한 특성이다. 

 

극초음속활공체가 활공구간에서 비행하는 속도는 마하 4~7이다. 2021년 9월 29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한국군 합참본부는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의 비행속도가 “마하 4~7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발표했다는데, 그것은 화성-8형 탄도미사일에서 분리된 극초음활공체가 상하좌우로 기동방향을 바꾸며 날아간 활공구간의 비행속도를 감시레이더로 측정한 것이다.  

 

절묘하게 활공하는 극초음속활공체가 타격대상 가까이 접근하면, 무시무시한 속도로 타격대상을 향해 돌진락하한다. 돌진락하속도는 마하 8~10에 이르는 극초음속이다. 조선의 극초음속활공체는 약 15km 고도에서 돌진락하를 시작했기 때문에, 한미련합군 감시레이더는 돌진락하를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 지구표면의 곡률과 높은 산들은 한미련합군 감시레이더가 쏘는 레이더전파를 가로막는다. 그처럼 신비로운 속도와 절묘한 활공으로 날아가는 조선의 극초음속활공체는 한미련합군이 감시레이더로 포착하지도 못하고, 미사일방어망으로 막을 수도 없다. 

 

 

4. 미일동맹군의 미사일방어망, 6분 만에 돌파한다

 

최근 조선에서 개발된 여러 타격수단들은 적대세력의 미사일방어망을 완전히 무용지물로 만드는 특출한 무기체계들이다. 이를테면, 변칙비행조종방사포, 변칙비행전술미사일, 장거리순항미사일, 철도기동미사일, 극초음속미사일, 신형 반항공미사일 등이다. 이것은 한미련합군과 미일동맹군의 미사일방어망을 돌파하는 매우 우수한 무기체계들이다. 

 

그런 특출한 타격수단들이 개발되어 조선인민군 전략군에 속속 실전배치되고 있으므로, 전략군에서 복무를 하는 미사일전문병도 대폭 증원되어야 한다. 2021년 10월 1일 <데일리 NK>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2020년 가을철 정보기술학원 졸업생들이 대거 전략군에 초모(招募)되었고, 올해 2021년 가을철 조선인민군 초모사업에서 전략군이 차지하는 비중은 사상 처음 40%로 대폭 증가되었다고 한다. 전략군이 날로 증강되고 있는 것이다. 

 

그것만이 아니다. 조선국방과학원은 이번에 개발한 극초음속미사일개발기술을 더욱 발전시키고 있다. 그렇게 해야 로씨야, 중국, 미국과 벌이는 극초음속미사일개발경쟁에서 조선이 뒤쳐지지 않을 것이다. 2021년 8월 24일 중국 언론매체들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은 초강력한 바람을 인공적으로 일으켜 마하 30의 고극초음속을 실험하는 풍동(wind tunnel)을 2022년에 완공할 것이라고 한다. 고극초음속(high-hypersonic speed)은 마하 10~25에 이르는 속도인데, 중국은 고극초음속을 뛰어넘는 비행속도를 시험하려는 것이다.  

 

세계 미사일강국들과 겨루고 있는 조선은 기술연구와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1년 1월 5일 <데일리 NK> 보도에 따르면, 조선국방과학원 산하에 극초음속로케트연구소가 설립되었다고 한다. 4개 부서, 7개 연구실로 편성된 극초음속로케트연구소에는 연구사 약 300명이 근무하는데, 극초음속활공체와 함선탑재형 레이저무기를 개발하는 당면과업이 그들에게 주어졌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극초음속활공체는 극초음속순항미사일에 장착하는 극초음속활공체를 뜻한다. 지금 조선은 폭격기와 함선에 탑재할 극초음속순항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

 

2021년 3월 31일 <데일리 NK> 보도에 따르면, 우수한 국방과학기술인재를 양성하는 김정은국방종합대학에 지난 3월 16일 극초음속미사일을 연구하는 학부가 신설되었다고 한다. 이런 사정을 보면,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을 개발한 조선에서 스크램젯엔진을 장착한 극초음속순항미사일을 개발하는 연구사업이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요즈음 조선인민군 전략군에는 절대적으로 우세한 미사일들이 속속 실전배치되고 있다. 한미련합군과 미일동맹군이 감시레이더로 포착하지 못하고, 미사일방어망으로 막을 수도 없는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미사일은 절대적으로 우세하다는 평가를 받을만하다.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도 그런 미사일들 가운데 하나다. 

 

▲ 위의 사진은 조선의 미사일공격을 막아보겠다고 하면서 일본자위대가 도꾜 신주꾸에 있는 방위성 청사 앞에 배치한 미국산 미사일방어체계의 요격미사일발사차량을촬영한 것이다. 누가봐도 너무 허술해보인다. 저렇게 허술한 미사일방어망으로는 전시에조선이 발사하는 장거리순항미사일과 극초음속미사일을 단 한 발도 막을 수 없다. 미국의 핵우산을 믿고, 조선과 중국을 자극하면서 동북아시아정세를 날로 격화시키는 전범국가 일본은 경거망동을 중지하고 자중해야 한다.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은 미일동맹군의 미사일방어망을 6분 만에 돌파할 것이기 때문이다.  

 

절대적으로 우세한 미사일들이 조선인민군 전략군에 실전배치되는 추세에 맞게 미사일기지도 확장 또는 신축되고 있다. 2021년 9월 29일 <데일리 NK>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사령부는 자강도 전천군 리만로동자구에 전략군 1개 연대가 주둔할 미사일기지공사를 2021년 6월말부터 시작하여 최근에 완료했고, 지난 9월 24일 전략군 1개 연대가 완공된 미사일기지로 이전, 배치되었다고 한다. 자강도 전천군 리만로동자구는 이번에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가 진행된 자강도 룡림군 도양리에서 서쪽으로 약 10km 떨어진 곳이다.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올해 2021년 말까지 전천군 북쪽에 있는 성간군에도 1개 연대를 이전, 배치하라는 최고사령부의 명령을 받았다고 한다. 이것은 조선인민군 전략군 미사일부대들이 대폭 증강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조선의 변칙비행조종방사포와 변칙비행전술미사일은 사거리가 한반도를 벗어나지 못하므로, 한미련합군을 타격할 무기체계인 것이 분명하고, 조선의 장거리순항미사일과 극초음속미사일은 사거리가 한반도를 벗어나므로, 미일동맹군을 타격할 무기체계인 것이 분명하다.  

 

이번에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을 발사한 자강도 한복판에서 일본 도꾜 중심부 신주꾸(新宿)구에 있는 일본 방위성 청사까지 직선거리는 약 1,270km인데, 자강도 한복판에서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을 쏘면 약 7분 만에 일본 방위성 청사까지 날아간다. 만일 강원도 원산으로 이동하여 쏘면 약 6분 만에 일본 방위성 청사까지 날아간다. 

 

극초음속활공체에는 재래식 탄두도 들어갈 수 있고, 전술핵탄두도 들어갈 수 있다. 어느 것을 사용할 것인가 하는 선택권은 조선이 행사한다. 

 

그런데 일본자위대와 주일미국군은 전시에 자기들을 향해 신비로운 속도와 절묘한 활공으로 날아오는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을 막아낼 방어수단을 전혀 갖지 못했다. 2017년 4월 25일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전시에 조선의 미사일공격에 대처할 일본의 대응시간은 10분이라고 했는데,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오늘 일본의 대응시간은 6분으로 줄었다. 미국의 핵우산을 믿고, 조선과 중국을 자극하면서 동북아시아정세를 날로 격화시키는 전범국가 일본은 경거망동을 중지하고 자중해야 한다.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은 미일동맹군의 미사일방어망을 6분 만에 돌파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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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구속에 ‘또다른 몸통’ 찾기 검찰 수사 주목

[아침신문 솎아보기] 대장동 의혹 첫 구속사례 유동규씨…화천대유 유리하게 설계한 혐의
이재명 경기지사 대장동 의혹과 관련한 첫 유감 표명…이재명 지사에 사과해야 한다 사설
 
 

5일 아침신문 1면은 일제히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유동규씨의 구속에 초점이 맞춰졌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강제 수사에 착수한 지 5일만에 첫 구속자가 나온 것이다. 검찰은 유씨가 대장동 사업을 자산관리사 화천대유에 유리하게 설계하고 대장동 등 개발 사업자들로부터 8억원 등을 받은 혐의를 적용했다.

언론은 1면에 해당 소식을 일제히 다루고 사설에서도 대장동 의혹과 관련한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자회견을 다뤘다. 이날 사설들은 4일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자회견에서 나온 “제가 사과할 일이 아니라 칭찬받아야 할 일”, “한전 직원이 뇌물 받으면 대통령이 사퇴하느냐” 등의 발언을 비판하는 논조가 많았다. 이 지사가 유감을 표명하긴 했지만, 신문들은 이 지사가 의혹에 대한 설명을 충분하게 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썼다.

다음은 5일 아침에 발행하는 전국 단위 주요 종합 일간지 1면의 대장동 의혹과 관련한 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부동산·공정…대선 뒤흔드는 태풍 대장동”
국민일보 “‘투자한 뒤 유원홀딩스 망하게…’돈세탁·뇌물창구로 설계 의혹”
동아일보 “이재명 ‘대장동 개발이익 5503억 환수’ 檢(검)은 ‘유동규, 성남시민에 수천억 손해’”
서울신문 “김만배 소환 초읽기…檢‘대장동 의혹’ 규명 속도전”
세계일보 “김만배 곧 소환…또다른 몸통도 추적”
조선일보 “유동규, 성남개발公에 수천억 손해입혀”
중앙일보 “‘한전 직원 수뢰하면 대통령이 사퇴하나’ 이재명의 선긋기”
한겨레 “유동규팀 공모지침안, 확정 하루 전에야 담당부서 넘겨”
한국일보 “유동규 넘어…대장 쫓는 대장동 수사”

▲5일 주요 일간지 1면 모음.
▲5일 주요 일간지 1면 모음.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중요 인물인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기획본부장이 구속되면서 검찰 수사가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신문들은 유동규씨의 구속과 함께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기자에 대한 구속을 예상했다. 또한 대장동 사업을 최종 승인한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조사도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언론 기사를 종합하면 4일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전담 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전날 구속한 유동규씨를 상대로 대장동 사업의 수익 배분 구조를 설계한 경위와 의도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유씨는 시행사 ‘성남의뜰’ 주주 협약서에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넣지 않아 민간 사업자가 4000억대의 이익을 챙겼지만 성남시는 1800여억원의 이익을 얻게 한 혐의(배임)를 받고 있다. 검찰은 유씨가 화천대유 측에 유리하게 사업 설계를 해주는 대가로 11억여원을 받았고 700억원의 배당 수익도 챙기려 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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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조선일보 1면. 

대부분의 신문들이 유동규 구속에 이어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 이재명 경기지사에도 수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특히 서울신문과 세계일보는 1면 기사 제목을 김만배 소환에 초점을 맞췄다. 서울신문 1면은 “수사팀 출범 5일 만에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구속한 검찰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인 김만배씨 관련 진술과 증거 분석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일보는 1면에 “검찰은 김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사업 편의제공을 대가로 대장동 개발이익의 25%를 건네기로 한 정황도 포착해 진위 확인에 나서는 등 ‘대장동 이권 고리의 윗선’ 등 또다른 몸통이 있는지도 추적 중”이라고 전했다. 김씨의 투자금액이 실제로는 얼마되지 않을 가능성을 두고 개발사업 과정에서 김씨의 역할과 화천대유 관련 수상한 자금흐름 등이 조사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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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세계일보 1면. 
▲5일 서울신문 1면.
▲5일 서울신문 1면.

나아가 신문들은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수사도 이뤄질 것이라 예상했다. 한국일보는 1면에 “성남시장 당시 대장동 사업을 최종 승인했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든 검찰 조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썼고, 국민일보는 사설에서 “산하기관 간부에 불과한 유씨 혼자만 민간 사업자 선정 과정이나 수익 배당 구조 설계 등에 관여했다고 믿기는 어렵다. 검찰은 당시 시장이었던 이재명 경기지사를 포함해 성남시 고위관계자들의 관여 여부에 대해 철저히 수사를 벌여야 할 것”이라고 썼다.

경향신문은 1면에서 해당 의혹이 여권뿐 아니라 야권으로도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경향신문은 1면에서 해당 사건에 대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연관성’에 대해 “부동산 개발특혜 의혹이라는 본류와 연관된 의혹은 제기돼 있지 않다. 다만 문제의 인물들과 얽힌 ‘카르텔’ 의혹이 있다”며 부친의 부동산 거래 의혹을 언급했다. 또한 “윤 전 총장과 가까운 박영수 전 특검이 아번 의혹의 주요 인물로 떠오른 점도 변수”라며 “박 전 특검에 대해 사법처리 수순을 밟을 경우 윤 전 총장에게도 화살이 돌아올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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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경향신문 1면. 

또한 검찰 수사가 이 지사에 끼칠 영향에 대해 “이 지사는 본선 진출 티켓을 거의 손에 쥐었다. 검찰 수사결과는 민주당 대선 후보가 뽑히는 오는 10일 전에 나오기 어렵다. 영향이 제한적”이라면서도 “문제는 대선 본선이다. 수사 결과 이 지사 본인이나 주변의 혐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 표심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날 사설에서는 각 신문 특유의 논조와는 상관없이 4일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자회견에서 이 지사가 의혹에 대한 충분한 설명은 하지 않고 유감만 표명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신문들은 유감 표명을 넘어 국민에 대한 사과를 해야한다고 봤다.

다음은 5일 주요 일간지의 사설 제목이다.
경향신문 “‘대장동 키맨’ 유동규 구속, 사업 설계·뇌물 의혹 밝혀야”
국민일보 “대장동 핵심 유동규 구속, 윗선과 로비 철저히 파헤쳐라”
동아일보 “유동규 구속에도 ‘안타깝지만 사과할 일 아니다’라는 이재명”
서울신문 “‘대장동 키맨’ 유동규 구속, 이재명 지사 포괄적 사과 해야”
세계일보 “측근 배임·수뢰 혐의로 구속됐는데 사과 안 한다는 이재명”
조선일보 “대장동이 ‘칭찬받을 일’이라는 李지사, 강변 궤변 말고 설명을”
중앙일보 “이재명 유감 표명, 진상 규명 협조해야”
한겨레 “유동규 구속, 이재명 지사 ‘진솔한 설명’ 필요하다”
한국일보 “박영수 인척이 받은 100억원 검찰이 불법성 수사해야”

동아일보 사설은 “이 지사와 유씨는 10년이 넘는 오랜 기간동안 이전저런 인연으로 얽혀온 사이이며 억지 논리”라며 “성남시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지휘감독 책임은 성남시장에게 있다. 설령 몰랐다고 해도 유감 표명 정도로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이 지사가 국민 앞에 사과를 해야한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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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동아일보 사설. 

세계일보도 “측근 배임·수뢰 혐의로 구속됐는데 사과 안 한다는 이재명”이라는 사설을 쓰고 “집권여당의 대선 후보답게 대장동 의혹을 둘러싼 질문에 겸허하고 성실한 자세로 답해야 한다. 꼬리 자르기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특별검사 수사를 수용하는 등 사건 실체를 규명하는 데 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썼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대장동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추진한 대표적 개발 사업으로, 이 지사 스스로 ‘직접 설계했다’고 했었다. 그런 사업에서 민간업자가 8000억원대의 천문학적 특혜를 얻고 측근의 뇌물·배임 비리까지 나왔는데 단순히 ‘직원 관리 책임’만 지겠다고 한다”며 “사리에 맞지 않는 말장난으로 책임을 피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5일 조선일보 1면.
▲5일 조선일보 1면.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이 지사가) 검찰엔 ‘신속히 진상규명을 해 달라’고 했지만 협조 움직임은 없다. 오히려 민주당이 관련 증인 채택을 모조리 막아섰고, 경기도와 성남시도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고 이 지사가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썼다.

한겨레나 서울신문도 이 지사가 사과를 해야한다고 봤다. 한겨레는 이날 사설에서 “유 전 본부장이 사리사욕을 위해 돈을 받아 챙겼다면 개인 비리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배임죄는 사정이 다르다”며 “이번 사건의 ‘본류’라 할 수 있는 수익 배분 설계와 맞닿아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그동안 대장동 공영개발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직접 관여했다고 밝혀온 점에서 이 지사의 책임론이 불거질 수도 있다”고 썼다.

이어 “이 지사가 유 전 본부장과의 관계뿐 아니라 사업 추진 과정에서 왜 관리가 안 됐는지 등에 대해 더 진솔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그게 유력 대선 주자로서 책임 있는 자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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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한겨레 사설. 

서울신문 역시 “사업비 규모가 1조 5000억원에 달한 대장동 개발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추진한 최대 역점 사업의 하나였다는 점에서 관리책임만 인정할 게 아니라 국민에게 도의적인 책임에 대해 포괄적으로 사과하는 게 맞다”고 이 지사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봤다.

경향신문의 경우는 사설에서 “검찰 수사는 유씨의 윗선, 곽상도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를 그만두며 받은 50억원이 대가성 뇌물인지, 박영수 전 특검 자녀 등과 법조인 특혜 여부도 밝혀져야 한다”며 이 지사뿐 아니라 다양한 측면에서 수사가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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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병 드는 것도 서러운데 산재 승인도 쉽지 않은 노동자들

[6411 사회극장] ⑥ 산업재해

이를 위한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노회찬재단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협력 운영하고 소셜 디자이너 '두잉'이 진행하는 '6411 사회극장'입니다.

 

'사회극'은 집단이 공유하는 문제를 탐색하는 작업입니다. 참여자들은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사회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이에 기초해 역할놀이를 합니다. 그리고 인식의 개선과 확산 때로 문제 해결 방법을 모색합니다. 심리상담 전문가가 이 과정을 함께합니다.

 

'6411 사회극장'을 준비한 우리는 '사회극'을 통해 올 한해 여성, 비정규직 등 사회적 약자들이 겪고 있는 삶의 문제를 조명하려 합니다. 이를 기록으로 남겨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하려 합니다.


 

어쩌면 당사자들의 시선 속에 그들의 삶을 개선할 소중한 단서가 담겨 있을지도 모릅니다.


 

여섯 번째 기록은 노동자들과 함께 산업재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사회극입니다.


 

"급식노동자 몸은 목부터 발바닥까지 종합병원이에요."


 

임채정(51,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경남지부 노동안전위원장 (창원지회장)) 씨는 14년 차 급식 노동자다. 노조 전임을 하기 전에는 고등학교에서 일했다. 초등학교는 학생 145명당, 중학교는 120명당, 고등학교는 100명당 1명씩 조리실무사가 배치됐다. 임 씨가 일한 고등학교에선 6명이 600명의 점심과 저녁을 지었다. 오전 8시 출근해 재료를 검수하고 업무지시를 받은 뒤 12시 20분에 점심 배식을 했다. 배식이 끝난 뒤가 더 전쟁터다. 식판, 음식을 담았던 스테인리스통 등을 씻고 급실실 전체를 청소한다. 이 일은 오후 2시 30분까지 끝내야 한다. 오후 3시부터는 저녁밥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점심이야 10분 만에 먹죠. 후루룩 말아먹는 거죠. 동료들이랑 눈 마주칠 시간도 없어요." 저녁까지 맡은 날은 오후 7시 30분, 점심까지만 맡은 날은 오후 4시 30분에 퇴근했다.


 

임 씨는 일찍 퇴근한 날엔 병원 순례를 돌았다. 한의원에서 침을 맞고 정형외과에서 물리치료를 받았다. 손목터널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밤에 쥐가 나면 풀리지 않아 다시 잠들지 못했다. 어깨, 팔, 손목을 계속 움직여야 하니 무리가 왔다. 통배추를 자르다 손가락 근육이 끊어지기도 했다. 돼지고기 두루치기를 하면 30kg 넘는 고기를 계속 저어줘야 타지 않는다. 기계가 있어도 재료를 눌러 넣어줘야 한다. 식판 애벌 세척하는 데 1시간 넘게 걸린다. 요리할 때는 상체를 15도 앞으로 숙이는 수밖에 없다. 그러니 허리, 어깨, 손목 안 아픈 곳이 없다. 다행히 그는 하체가 튼실한 편인데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동료들이 많다. "산재로 어깨, 손목, 팔목은 승인이 잘 나는데 무릎은 계속 불승인이에요."

 

2008년 38살에 한식조리 자격증을 따고 급식노동을 시작했다. 오후 4시 30분이면 퇴근하니 아이 키우면서 다닐 수 있을 거 같았다. 당시에 기본급 80만 원 받았다. 여름엔 에어컨이 돌아도 소용없었다. 물앞치마에 고무장갑까지 끼고 일하다 보면 하루에 옷을 6~8번씩 갈아입어야 했다. 최소한 인원으로 수백 명이 먹을 음식을 만드는 데는 '합'이 중요했다. 사이가 끈끈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었다. 50대 언니들은 막내인 그를 친동생처럼 대해줬다. 멤버들끼리 눈빛만 봐도 통했다.


 

9년 넘게 함께 일했던 이 멤버들은 이제 모두 흩어졌다. 지난해 다른 학교로 전보됐다. 임 씨는 전보조처 이후 사고 소식을 더 자주 들었다. 학교마다 조리 방법이나 배치가 다르다 보니 사고가 일어났다. 식판 400개를 배식대로 돌리다 식판이 쏟아져 손가락 절단된 사례도 보고됐다. "모두 기계 같이 일해야 그 인원으로 배식을 마칠 수 있어요. 동료들끼리 호흡을 맞추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몰라요. 그런데 현장 상황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전보 발령을 내버려요. 인원 충원 이야기하면 그 인원으로도 배식하고 있지 않으냐고 그래요. 사람을 인건비로만 생각하는 거죠."

 

그는 올해 초 경남교육청과 함께 10개 학교 환경실태조사를 나갔다. 10개 학교 모두 유해연기 등을 빨아들이는 후드를 제대로 달지 않았다. "유방암, 갑상샘암, 폐암 암 환자가 많아요. 저희가 3년 투쟁해서 폐암만 업무 연관성을 인정받았죠." 지난 2월 근로복지공단은 조리 중에 나오는 연기인 이른바 '조리 흄'이 폐암을 일으킬 수 있다며, 폐암으로 숨진 급식실 노동자에 대해 산업재해를 인정했다. "폐암 걸린 분이 있는데 산재신청을 안 하겠대요. 학교에 피해 줄까 봐, 또 복귀했을 때 눈치 보일까 봐. 어깨 수술한 분이 계셨는데 근로복지공단에서 당사자에게 현장 사진을 찍어오라고 요구하기도 했어요." 그는 노조 전임을 맡은 뒤 17개 시도, 15군데를 돌며 산재 교육을 했다. 


 

'골병' 드는 노동에 임금은 박하다. 기본급이 184만 원, 위험수당이 5만 원 나온다. 10년 차 정도 되면 월 250만 원 정도 받는다. 그나마 오랜 '투쟁'으로 오른 액수다. 그래도 그는 급식노동을 그만둘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학교에서 우리 집 아이 또래들을 보면 제 자식 같아요. 우리 애들 밥 해주는 마음으로 하는 거죠. 설거지하고 있는데 졸업반 아이들이 3년 동안 고마웠다고 찾아왔어요. 그럴 땐 눈물이 나요."


 

1만1166명이 2015년부터 6년 동안 산업재해로 숨졌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5114건이 재판에 넘겨졌는데 이 중 29건만 금고 이상 실형을 선고받았다. 떨어지고 끼고 질식해서 숨지고 있지만, 중대재해처벌법은 5인 이하 사업장은 적용대상에서 빼지는 등 누더기가 됐다. 지난 25일 창원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에 노동자 10명이 6411 사회극장 '죽지 않을 권리'에 참여하려 모였다. 우체부, 환경미화원, 조선사 노동자이거나 노조에서 산재 관련 업무를 맡은 사람들이다. 급식노동자인 임채정(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경남지부 노동안전위원장 (창원지회장)) 씨도 그 중 한 명이다. 그들 앞에 촛불 20여 개가 일렁였다. 즉흥극을 만들며 타인의 입장에 서보는 이 날 사회극장에서 10명은 먼저 떠난 이들의 슬픔과 소망을 대신 전했다. 최대헌 '밸런스라이프' 대표, 오진아 '소셜디자이너 두잉' 대표가 진행을 맡았다.

 

뇌출혈, 근골격계 질환, 화상곁에 있는 산재
 

 

두 그룹으로 나뉘었다. 6명은 주변에서 산업재해 사고를 본 적이 있고 그 경험이 자신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는 그룹에 섰다. 나머지는 주변에서 산재사고가 일어난 적이 없거나 자신에게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쪽에 섰다.

 

"저는 집배원이에요. 집배원들이 장시간 근무 탓에 뇌출혈, 심정지로 숨지고 있어요. 오토바이 사고가 빈번해요. 지난 5년 동안 100명 넘게 돌아가셨어요."


 

"우리 회사에서는 한 해에 산재사고가 20건 정도 일어나요. 산재 보고서 보면 다 비슷해요. 작업자가 잘못했다, 안전하지 않은 행동을 했다 그래요. 사람이라면 누구든 실수하잖아요. 근본적으로 설계를 개선해야 하는데 아무도 강제하지 않아요."


 

"저는 환경미화원이에요. 여러 사고가 많이 일어나요. 쓰레기 수거할 때 돌아가는 청소차 회전판에 튕긴 병뚜껑을 눈에 맞아 시력이 떨어지기도 하고요. 근골격계 질환은 흔해요. 제가 노조 사무위원이다 보니 어떻게 하면 우리 조합원들이 재해를 덜 겪게 할 수 있을까 심각하게 고민하게 돼요."


 

"저는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지회 소속이에요. 근무한 지 11년 됐어요. 비정규직은 아파도 아프다고 말 못하는 처지예요. 국가에서 의무사항으로 정해놓은 위험성 평가 같은 것들은 우리한테는 해당이 안 돼요. 산재가 나와도 산재가 아니었어요. 우리는 사람이 아니고 부속품이기 때문에 자비로 치료하고 무급으로 생계를 유지했어요. 2017년 노동조합이 생기면서 많이 바뀌긴 했어요. 아프면 아프다고 이야기할 수 있고 아파도 가족의 일상이 깨지지 않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활동 하면서 느낀점이 많아요."


 

"저는 세 가지 죽음을 경험했어요. 1999년 제가 대학교 3학년 때 아파서 치료 중인 노동자가 현장 복귀하라는 말을 듣고 너무 힘들어 자살한 사건이 있었어요. 두 번째로는 조선소 폭발사고로 숨진 시신을 봤어요. 의사가 질식으로 사망했다고 하더라고요. 유해가스 속에서 얼마나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을까. 마지막은 한 활동가의 죽음이었어요. 부산중공업에서 지게차에 깔려 사망하셨어요."


 

"온몸이 종합병원이 되는 직종이 급식노동이에요. 손가락 절단, 화상 사고야 많이 봤지요. 치료는 힘들지, 임금은 없지, 산재 인정 과정이 길어지면서 포기하고 학교 복귀하시는 분들 많이 봤어요."


 

이들이 모인 공간 벽엔 흰 얼굴들을 그려 넣은 검은 천이 걸려 있었다. 얼굴들은 비어있다. 최대헌 사회자는 참가자들에게 이곳에 누구를 초대하고 싶은지 물었다. 산재로 세상을 떠난 사람, 산재를 인정받았으나 여전히 아픈 사람….

 

"2008년에 돌아가신 선배가 생각나요. 작업하다 청소차에 끼어 돌아가셨어요." 

 

"예전에 급식소에서 볶음 요리하다 큰 솥에 떨어져 숨진 분이 계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분을 초대하고 싶어요."


 

"친구가 2년 전 금요일에 동료들하고 조퇴했다가 그날 뇌출혈로 쓰러져 아직 병상에 있어요. 일의 연장이 아니라고 해서 산재 인정을 못 받았어요."
 

 

"광주 집배원이 추석 전에 오토바이 사고로 다쳤어요. 추석 때 많이 바쁘거든요. 아픈데도 출근 강요당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분도 계세요." 

 

"학교에 영어회화전공강사라고 있어요. 이분들은 1년 계약직이에요. 고용이 불안하다보니 갑질 피해를 많이 겪어요. 그중 한분한테 교무주임이 밤에 전화해서 그랬대요. '선생님 섹스 좋아하세요?' 저는 터트려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고용이 불안정하다보니 피해자가 문제 삼길 바라지 않았어요. 저는 그 피해자를 초대하고 싶어요."

 

참가자들은 한 사람씩 나와 초에 불을 붙였다. 검은 천 위 흰 얼굴들을 촛불이 밝혔다.


 

"이제 그분들은 우리와 함께 있습니다. 그분들이 우리에게 무슨 부탁을 할 거 같나요."(최대헌 사회자)

 

"생명이 중요하니까...생명은 가장 첫째니까... 더 이슈화시키고.."


 

한 참가자는 목이 메 문장을 다 끝내지 못했다.


 

"다치지 말고 아프지 말고 죽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 말할 거 같아요."


 

"가족들의 안녕과 편안함을 바랄 거 같아요."


 

"돌아가신 지 오래된 분들은 포기하셨을 거 같아요. 아직도 세상이 이런 걸요. 저희한테 세상을 바꿔달라고 더 이상 말씀 안하실 거 같아요. 차라리 이러실 거 같아요. 네 능력껏 죽지 말고 다치지 말라고."

 

사람으로 대해주면 마음의 상처는 안 남을듯


 

이제 본격적인 즉흥극에 들어갈 시간이다. 참여자들은 산재를 둘러싼 네 그룹으로 나눠 앉았다. 당사자, 가족, 사측, 노조다. 눈을 감았다 뜨며 머리에 떠오르는 대로 그 역할 속으로 들어갔다.


 

산재 당사자 역할을 맡은 두 사람이 각각 다른 상황을 상상했다.


 

"저는 근골격계 질환으로 요추 3번, 4번 수술하고 거동이 불편한 사람입니다. 산재 1차 불승인이 났고 재심을 고려하고 있어요."


 

그러자 노조 쪽 역할을 맡은 참가자가 말했다.


 

"노조에 와서 상담하고 접수부터 세밀하게 하셔야지. (옆에 앉은 노조 역할 다른 참가자가 자기가 전달을 못 한 거라고 상황을 바꿔버린다. 잠시 당황) 2차 승인 될 때까지 최선을 다해서 노조가 같이 하겠습니다."

 

산재 당사자 역할 참가자가 물었다.

 

 

"조합이 일관성이 있습니까? 집행부에 따라 바뀌는 거 아니에요?"


 

사측 역할을 맡은 참가자가 따졌다.


 

"회사에서 일하면서 다친 거 맞아요? 집에서 테니스 친 거 아니에요?"


 

산재 당사자 역할을 맡은 두 번째 참가자는 대못으로 손을 찔린 상황을 설정했다.


 

"신경에 조금 문제가 생겼는데 산재 신청할지 말지 고민 중입니다. 공상처리 받으면 앞으로도 회사랑 별일 없이 지낼 수 있을 거 같은데 산재 신청했다가 회사와 관계가 불편해질까 봐 걱정이 됩니다."


 

노조 쪽 역할을 맡은 참여자는 이렇게 받았다. 


 

"저는 이런 고민이 잘못된 거 같아요. 교통사고 나면 당연히 자동차 보험으로 처리되잖아요. 일하다 다치고 아프면 산재로 처리하는 게 당연한 권리예요. 절차를 갖춰서 산재처리를 해야 회사에서 더 만만하게 보지 않아요. 갈굼은 본인이 감수할 수 있으면 하고 힘들면 노조와 함께 대처해야죠."


 

"노조에서 확실하게 같이 해주신다면 저도 같이 갈 의향은 있는데 얼마 전 직장동료 보니까 꼭 그렇지는 않은 거 같아요."


 

사쪽 역할을 맡은 참가자들은 이 상황이 반갑다.


 

"우리 파워가 커질 거 같은데요. 저런 노조를 왜 믿나? 우리를 믿어야지. 우리야 말로 가족으로 생각하지."

 

'현실 연기'에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졌다. 가족들이 목소리를 냈다. 아들 역할을 맡은 참가자는 다친 '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했다. 

"제가 대학 갈 때까지만 회사 잘 다니셨으면 좋겠어요."


 

사회자는 피해 당사자 역을 맡은 참가자 2명에게 지금 기분을 물었다.


 

"혼자가 된 거 같아요. 절 진정으로 걱정해주는 사람은 없는 거 같아요. 제 손을 더 잡아 줬으면 좋겠어요. 사고 난 뒤에도 그전과 똑같이 대해준다면 그 삶을 충분히 견디고 살아갈 수 있을 거 같아요. 손을 예전처럼 못쓴다고 눈치 주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사원1, 조합원1 아빠1 이렇게만 보지 말고 사람으로서 따뜻한 말 한마디 손 한번 건네 줬으면 좋겠어요. 사람으로 대해준다면 몸의 상처는 남아도 마음의 상처가 안 남을 거 같아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원동력을 얻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산재신청 간소화, 홍보가 필요해


 

참여자들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 무엇이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 고민했다.


 

"노동자들이 산재신청 절차를 잘 모르는 거 같아요. 특히 노조가 없는 중소 사업장에는 홍보나 교육 캠페인이 필요한 거 같습니다." 

 

"지금은 산재 신청자가 업무로 인한 재해인 걸 입증해야 하는데 이를 사업주가 업무로 인한 게 아니라는 걸 증명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병원에서 환자에게 무슨 일을 하는지 추가로 묻고 직업환경과로 넘겨 자동으로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재승인이 나와야 합니다. 지금은 피해자가 동영상 직접 촬영하고 재해조사표 작성해서 제출해야 해요. 산재 시스템 전반을 간소화해야 합니다."
 

 

"노조에서 산재 승인을 받은 동영상 자료 등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비슷한 사고가 났을 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거 같아요. 집행부가 누가 됐든 산재 관련 노하우는 축적이 되도록 독립기구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제가 교통사고를 한 번 당했는데 그 뒤로는 반대쪽에서 차가 오면 운전을 못 하겠더라고요. 회사에서 다친 분들이 심리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줘야 해요."


 

"복귀 뒤에 같은 업무를 할 수 없는 상황이면 회사에서 적절하게 업무변경을 시켜줘야 합니다. 꼭 필요한 부분이에요. 노조와 사측이 협의해 제도를 만들어야 해요."


 

여러 개선책을 쏟아낸 참가자들은 이제 검은 천 위 흰 얼굴들 앞으로 돌아왔다. 그 앞에 놓은 촛불들을 하나씩 껐다. 죽지 않고 다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약속의 의미였다.


 

산재 사고 사망은 OECD 최고 수준인데 발생률은 OECD 평균 1/4?


 

- 통계로 보는 한국사회 산재 은폐 현실과 산재 승인 과정의 어려움


 

산재 신청과 심사 과정의 어려움에 대한 6411 사회극장 참가자들의 말은 통계로도 드러난다. 한국사회에서 발생한 산재 3건 중 2건은 은폐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질병 재해자 10명 중 4명 가량은 산재를 신청하고도 승인받지 못한다.

 

일단 눈 여겨 봐야 할 것은 산재 사고 사망률과 발생률의 차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지난해 9월 발표한 <OECD 국가의 건설업 산재 사망사고 실태 비교 분석>을 보면, 2017년 한국의 노동자 10만 명 당 사고 사망자는 3.61로 OECD 회원국 중 5위(회원국 평균은 2.43)였다. 반면, 한국의 산업 사고 발생률은 OECD 평균의 1/4 정도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두 비율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한다. 사망 사고는 감추기 어렵다. 사망에 이를 만큼 큰 산재 사고가 아니면 신고조차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망 사고만큼은 아니지만 은폐가 어려운 '치명적 산재 사고(발생일로부터 1년 이내에 사망이 발생한 산재 사고)' 수도 전문가들의 설명을 뒷받침한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15년 한국의 노동자 10만 명당 치명적 산재 사고 수는 5.3으로 OECD 회원국 중 멕시코(8.2)와 터키(6.9) 다음으로 많았다.


 

실제 산재 은폐 건수를 추정할 수 있는 자료가 있다. 김정우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이 지난 2월 발표한 논문 <노동조합은 산업재해 발생과 은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서 2011년 ~ 2017년 사업체 패널조사 자료를 분석해 산재 은폐 비율을 66.6%로 집계했다.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3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산재 은폐·미신고 적발현황'을 보면, 최근 5년 산업재해를 은폐하거나 신고하지 않고 건강보험 진료를 받다 적발된 건수는 18만 9721건이다.

 

은폐의 문턱을 넘어 근로복지공단에 신고된 산재는 대부분 승인받는다. 근로복지공단이 2019년 발표한 '최근 10년간 산재 통계'를 보면, 2018년 산재 인정률은 91.5%다. 

 

 

단, 질병 산재로 한정하면 이야기가 다르다. 2018년 근로복지공단은 업무상 질병 인정률은 63%에 그쳤다. 종류별로 보면, 정신질병 73.5%, 근골격계질병 70%, 기타 64.8%, 뇌심혈관계질병41.3% 등이다.

 

질병 산재를 신청하고 승인하기까지 긴 기간이 걸린다는 점도 한국 산재 보상 제도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지난해 업무상 질병의 산재 처리 기간은 평균 172일이었다. 산재 처리 기간이 길어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에게 돌아간다.


 

노동계에서는 업무상 질병 인정까지 최장 8단계를 거쳐야 하는 근로복지공단의 까다로운 심사 과정이 산재 피해자의 어려움을 가중한다고 비판하며 이의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


 

최용락 기자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100114282253834#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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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확진 2천86명, 주말 두번째 규모…수도권 확산세 지속

지역 2천58명-해외 28명…누적 31만8천105명, 사망자 3명↑ 총 2천507명
서울 736명-경기 678명-인천 128명-경북 97명-경남 65명-대구 58명 등
주말 검사수 감소에도 89일째 네 자리수…어제 의심환자 3만431건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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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3일 신규 확진자 수는 2천명대 초반을 기록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2천86명 늘어 누적 확진자가 31만8천105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2천248명)보다 162명 줄었다.

 

최근 1주일간 2천200∼2천800명대 확진자가 나온 것에 비해서는 다소 줄어든 것이지만, 보통 주말·휴일에는 검사 건수 감소로 확진자 수도 대폭 줄기 때문에 확산세가 꺾인 것으로 보긴 어렵다.

 

1주일 전인 지난달 26일(2천769명)에는 추석 연휴 여파로 확진자 수가 이례적으로 2천700명대까지 치솟으면서 주말 기준 최다를 기록했다.

 

2천86명 자체는 토요일 확진자(발표일 기준 일요일)로는 지난달 26일에 이어 두 번째 규모다.

 

더욱이 이번 주말 개천절 대체공휴일 연휴에 이어 다음 주말 한글날 대체 연휴까지 맞물리면서 추가 확산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를 오는 17일까지 2주 더 연장했다. 다만 결혼식·돌잔치·실외체육시설 등의 인원 제한 기준을 접종 완료자 중심으로 일부 완화했다.

 

◇ 지역발생 2천58명 중 수도권 1천529명 74.3%, 비수도권 529명 25.7%

 

지난 7월 초 시작된 4차 대유행은 석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이어지면서 하루 확진자는 지난 7월 7일(1천211명) 이후 89일 연속 네 자릿수로 집계됐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1주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만 보면 일별로 2천382명→2천289명→2천884명→2천562명(당초 2천563명에서 정정)→2천486명→2천248명→2천85명을 기록해 매일 2천 이상 나왔다.

 

1주간 하루 평균 약 2천420명꼴로 나온 가운데 지역발생 확진자는 평균 2천393명 수준이다.

 

이날 신규 확진자의 감염경로를 보면 지역발생이 2천58명, 해외유입이 28명이다.

 

지역발생 가운데 수도권은 서울 732명, 경기 671명, 인천 126명 등 총 1천529명(74.3%)이다.

 

비수도권은 경북 96명, 경남 64명, 대구 55명, 강원 50명, 충남 44명, 대전·충북 각 41명, 부산 33명, 전북 29명, 전남 25명, 광주 22명, 울산 17명, 세종 7명, 제주 5명 등 총 529명(25.7%)이다.

 

◇ 해외유입 28명…위중증 10명 늘어 총 346명

 

해외유입 확진자는 28명으로, 전날(27명)보다 1명 많다.

 

이 가운데 6명은 공항이나 항만 검역 과정에서 확인됐다. 나머지 22명은 경기(7명), 서울(4명), 대구·충북(각 3명), 인천(2명), 울산·경북·경남(각 1명) 지역 거주지나 임시생활시설에서 자가격리하던 중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지역발생과 해외유입(검역 제외)을 합치면 서울 736명, 경기 678명, 인천 128명 등 수도권이 총 1천542명이다. 전국적으로는 17개 시도 전역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사망자는 전날보다 3명 늘어 누적 2천507명이 됐다. 국내 평균 치명률은 0.79%다. 위중증 환자는 총 346명으로, 전날(336명)보다 10명 늘었다.

 

전날 하루 선별진료소에서 의심환자 등을 검사한 건수는 3만431건으로, 직전일 4만8천474건보다 1만8천43건 적다. 직전 평일인 지난 1일 5만1천967건보다는 2만1천536건 적다.

 

이와 별개로 전국의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실시한 검사는 총 7만3천466건이다.

 

현재까지 국내 정규 선별진료소에서 이뤄진 코로나19 진단 검사 건수는 총 1천467만5천127건으로 이 가운데 31만8천105건은 양성, 1천315만4천144건은 음성 판정이 각각 나왔고, 나머지 120만2천878건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누적 양성률은 2.17%(1천467만5천127명 중 31만8천105명)다.

 

한편 방대본은 지난달 30일 서울의 중복 집계 사례가 확인됨에 따라 1명을 누적 확진자 수에서 제외했다.

 



[출처] 경기신문 (https://www.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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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대장동 의혹' 핵심 유동규 구속…"증거인멸·도망우려"

기사등록 :2021-10-03 21:09

유 전 본부장, 지난 1일 체포 후 연이틀 고강도 조사…결국 구속
신병 확보한 검찰, 수사 속도 전망…'윗선' 개입 여부 입증될까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이른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겸 사장직무대리가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이동희 부장판사는 3일 오후 9시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등 혐의를 받는 유 전 본부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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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후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사업을 총괄하며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화천대유 등 민간업자들에게 큰 수익이 돌아가도록 수익금 배당 구조를 짠 혐의를 받고 있다. 2021.10.03 yooksa@newspim.com

이 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한다"고 전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의혹 사건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차장검사)은 지난 1일 오전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던 유 전 본부장을 체포한 뒤 이틀에 걸쳐 피의자 신분 소환조사를 진행한 뒤 2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후 이 판사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유 전 본부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던 유 전 본부장은 이날 법정에 출석했다.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은 심문 전 법원 앞에서 배임 혐의 인정 여부를 묻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언론에 보도된 '700억원 수수 약정설'에 대해선 "그런 적 없다"고 부인했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사업 시행을 맡은 '성남의뜰' 주주 구성과 수익금 배당 방식을 설계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측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대장동 개발 수익이 흘러간 것으로 의심받는 유원홀딩스의 소유주로도 알려져 있다.

유 전 본부장은 화천대유 측에서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화천대유 자회사인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 파일에 이 같은 정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유 전 본부장은 조사 과정에서 "돈을 받았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달 29일 검찰의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자신의 휴대전화를 던지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바 있다.

대장동 의혹 핵심인물인 유 전 본부장이 구속되면서 검찰 수사에 더 속도가 붙을 전망된다. 다만 검찰이 결정적 증거인 유 전 본부장 휴대전화 확보에 실패하면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 '윗선' 개입 여부 입증에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또 다른 핵심 주동자로 지목되는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가 해외로 출국한 부분도 역시 수사 한계성으로 지적되고 있다.

kintakunte8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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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논란에도 이재명으로 더 결집... 본선 직행 17만표 남았다

2차 슈퍼위크·인천 경선 '이재명 압승' 누적 득표율 54.9%, 이낙연 34.3%

21.10.03 18:29l최종 업데이트 21.10.03 19:42l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3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인천 순회합동연설회 및 2차 슈퍼위크 행사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3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인천 순회합동연설회 및 2차 슈퍼위크 행사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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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체: 3일 오후 7시 30분]

"때릴수록 저 이재명은 더 단단해집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3일 오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민주당 인천지역 순회경선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2시간 여 뒤 발표된 '2차 슈퍼위크, 인천 경선 투표' 결과, 이 지사의 압승이었다. 그는 "국민의힘이 가짜뉴스로 '이재명 죽이기'를 시도하지만 이재명은 때릴수록 단단해진다"는 자신의 말을 증명했다.

이 지사는 국민·일반당원 2차 선거인단 투표와 인천 경선 투표 모두에서 50%를 넘는 과반을 달성했다. 2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 지사는 58.1%의 지지를 얻었다. 인천 경선에서는 53.88%를 득표했다. 이제까지 누적 득표율로 이 지사는 54.9%를 기록했다. 2위인 이낙연 전 대표의 누적 득표율 34.3%와는 20.6%p 차이다. 이로써 이 지사의 본선 직행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오히려 투표율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3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인천 순회합동연설회 및 2차 슈퍼위크 행사를 마치고 지지자들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3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인천 순회합동연설회 및 2차 슈퍼위크 행사를 마치고 지지자들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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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는 투표 결과가 공개된 후 기자들과 만나 "과분한 지지를 보내주신 여러분께 감사하다"며 "부패세력, 토건세력과 싸워 불로소득을 최대한 환수하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으로 이해하겠다"라고 밝혔다. 대장동 개발 의혹이 득표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거 같다는 질문에는 "대장동 사건은 곁가지를 갖고 흔들어대지만 본류와 줄기는 국민의힘이 독식하려던 개발 이익을 고립돼있던 야당 기초단체장이 치열하게 싸워 개발 이익 일부를 국민에게 돌려드린 것"이라며 "(국민의힘의 네거티브로 인해) 오히려 투표율이 올라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대장동 의혹을 두고 '이재명 게이트'라 명명하는 국민의힘을 향해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며 "본인들이 부정부패를 하니 다른 사람도 그럴 것이라 보는 것이다, 도둑이 도둑 막은 사람을 비판하면 잠깐은 속을지 몰라도 국민이 '적반하장'이라 판단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곽 모 의원이 50억 받은 것도 이재명 설계 때문이라고 얘기했는데, 그 얘기가 이재명 아니었으면 200억~300억원 받는 건데 '이재명 설계 때문에 덜 받았다' 라고 들렸다"고 덧붙였다.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낙연, 시간 주어질까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3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인천 순회합동연설회 및 2차 슈퍼위크 행사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뒤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3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인천 순회합동연설회 및 2차 슈퍼위크 행사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뒤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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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를 달리고 있는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시간이 필요하다"고 호소했지만 선거인단·당원의 지지는 이 지사에게 쏠렸다.

이날 이 전 대표는 인천경선 연설에서 "대장동 사건 수사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어,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아무도 모른다"라며 '이재명 지사'에게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전 대표는 "우리에게는 판단의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을 갖기 위해서라도 결선투표로 갈 수 있도록 결단해달라"고 말했으나, 이날 투표 결과로 결선 투표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

이 전 대표는 결과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일주일 남은 경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2차 국민선거인단의 온라인·ARS투표 집계 결과, 유효투표수 29만 6114표 중 17만 2237표(58.17%)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이 전 대표는 9만 9140표(33.48%)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1만 7232표(5.82%)를, 박용진 의원은 7505표(2.53%)를 각각 얻었다.

인천지역 경선 결과 역시 이 지사가 53.88%(7800표) 지지를 얻어 1위를 달렸다. 이 전 대표가 35.45%(5132표)의 득표율로 2위, 추 전 장관이 9.26%(1341표)로 3위, 박 의원이 1.41%(204표) 득표율로 4위를 기록했다.

이날 인천 경선과 2차 국민선거인단, 다른 지역 경선 결과를 모두 합산한 총 투표자 수는 102만 2055명이다. 이 중 이 지사는 54.90%(54만 5537표)를 얻어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이 전 대표는 누적 득표율 34.33%(34만1076표)로 2위를 차지했고 뒤를 이어 추 전 장관이 9.14%(9만858표), 박 의원이 1.63%(1만6185표)로 3위와 4위에 올랐다.

마지막 경선에서도 이 지사가 과반 득표를 유지할 경우 이 지사는 민주당 대선 후보로 최종 결정된다. 전체 선거인단은 216만 6000여명, 여기에 현재까지 투표율 65.9%를 감안하면, 전체 투표자수는 142만명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54만 5537표를 얻은 이 지사로서는 과반(71만표)까지 17만표 가량을 남겨둔 상태다. 순회 경선은 9일 경기(16만명), 10일 서울(14만명) 지역 선거인단과 3차 선거인단(30만명)이 남아있다. 남은 선거인단 규모를 고려했을 때 이 지사의 과반 달성은 무난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 지사는 '본선 직행이 가시권 안에 들어왔다'는 질문에 "한 순간도 마음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이 전 대표는 '결선 투표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질문에 "동의하지 않는다,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생각한다"며 의지를 밝혔다.
 
큰사진보기 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인천 순회합동연설회 및 2차 슈퍼위크 행사에서 이재명(왼쪽부터), 이낙연, 박용진, 추미애 후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인천 순회합동연설회 및 2차 슈퍼위크 행사에서 이재명(왼쪽부터), 이낙연, 박용진, 추미애 후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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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문헌에 기초해 택한 것이 전병훈의 천부경”

[인터뷰] ‘단군천부경 100주년 전시회’ 기획한 이찬구

  • 기자명 김치관 기자 
  •  
  •  입력 2021.10.03 23:44
  •  
  •  댓글 0

천부경, 100년 전 전병훈의 『정신철학통편』에 첫 수록

개천절을 맞아 천도교 수원회관에서 ‘단군천부경 공개 100주년 기념전시회’를 진행하고 있는 (사)한국민족종교협의회 이찬구 단군천부경학술대회 집행위원장과 2일 인터부를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개천절을 맞아 천도교 수원회관에서 ‘단군천부경 공개 100주년 기념전시회’를 진행하고 있는 (사)한국민족종교협의회 이찬구 단군천부경학술대회 집행위원장과 2일 인터부를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전병훈의 『정신철학통편』이 북경에서 1920년에 발간됐고, 그 책에 천부경이 들어 있다. 그 책을 기준으로 작년이 천부경이 세상에 공개된 지 100주년인데, 코로나로 인해 올해 전시회를 하게 됐다.”

제4353주년 개천절을 맞아 10월 1일부터 25일까지 특별한 전시가 서울 천도교 수운회관 4층 대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단군천부경 공개 100주년 기념전시회’가 그 것.

(사)한국민족종교협의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단군천부경학술대회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찬구(66) 박사의 안내로 2일 오후 전시장을 둘러보고 인터뷰를 가졌다.

“천부경이 대중들한테 최근에 많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다만, 문헌상으로 봤을 때 천부경이 언제 어떻게 전수됐는지에 대해서는 불명확해서 사람들마다 견해가 각양각색이었다. 그래서 우리가 이번에 택한 것은 가능하면 확실한 문헌에 기초하려는 것이고, 그래서 택한 것이 전병훈 선생의 천부경이다.”

 이번 단군천부경 전시회의 핵심자료인 1920년 북경에서 발간된 전병훈의 『정신철학통편』 초간본(맨아래 왼쪽).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번 단군천부경 전시회의 핵심자료인 1920년 북경에서 발간된 전병훈의 『정신철학통편』 초간본(맨아래 왼쪽).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천부경 天符經’은 한자 81자로 적힌 우리 고유 경전으로 알려져 있지만 전승이나 판본이 불명확하고, 심지어 81자 글자까지 다른 경우도 있을 정도인데다 해석도 난해해 주류 강단학계 등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제에 항거해 항일무장투쟁을 전개한 민족종교 대종교는 천부경과 삼일신고, 참전계경을 우리 민족 고유의 3대 경전으로 삼고 있지만 대종교가 정식으로 천부경을 3대 경전에 포함시킨 것은 1975년이다.

이찬구 위원장은 “전병훈 선생은 1905년 을사늑약 이후 중국으로 망명해서, 지식인으로 어떻게 나라를 지킬 것인가를 고민했던 분으로, 특히 그분은 우리 역사에 대한 애정이 투철했던 분”이라며 “구한말 애국지사 윤효정이라는 분이 북경에 가서 전병훈 선생을 만나 천부경을 전해주는데, 1919년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윤효정의 북경행 여부는 확인된 바 없다.

서우 전병훈(曙宇 全秉薰, 1857-1927)은 평안남도 삼등현에서 태어나, 고종 29년(1892)에 의금부 도사, 대한제국 광무 3년(1899)에 중추원 의관을 지냈으며, 순종이 즉위하던 해(1907)에 관직을 버리고 중국 광동으로 건너가 정신연구에 몰두했다.(위키백과) 중국에서 도교 수련을 통해 도를 통했고, 중국 북경에 ‘정신철학사’를 건립, 기라성 같은 중국인 제자들을 이끌던 중국 지성계의 정신적 지도자였다.(소나무통신)

전병훈의 『정신철학통편』 에 실린 천부경 전문. [자료출처 - 국립중앙도서관]
전병훈의 『정신철학통편』 에 실린 천부경 전문. [자료출처 - 국립중앙도서관]

전병훈은 『정신철학통편』에서 “동방의 현인 선진 최치원(857∼?)이 말하였다. “단군의 《천부경》 팔십일자는 신지의 전문(篆文)인데 옛 비석에서 발견되었다. 그 글자를 해석해 보고 삼가 백산(白山)에 각을 해 두었다... 이 경문이 작년 정사년에야 비로소 한국의 서쪽 영변 백산에서 나왔는데 도인 계연수(?∼1920)가 산에서 약초를 캐다가 깊은 산골짜기로 들어갔는데 한 석벽에서 이 81자를 발견하고 조사(照寫)했다고 한다. 나는 이미 정신철학을 편성하고 바야흐로 인쇄에 맡길 것을 계획하였을 때 홀연 유학자 윤효정으로부터 천부경을 얻었는데 참으로 하늘이 주신 기이한 일이었다”고 적었다.(윤창대 역)

전병훈은 『정신철학통편』 출간을 앞둔 시점에 1917년 계연수가 묘향산 석벽에서 발견했다는 천부경을 윤효정으로부터 얻어서 이 책 맨 앞에 싣고 스스로 해석을 달아 1920년 출간했고, 이것이 문헌상으로 확인된 최초의 천부경이다.

전병훈의 이 책에는 캉유웨이(康有爲), 옌푸(嚴復), 왕슈난(王樹枏) 등 당대 중국 최고 지식인과 명사들의 찬사가 실려 있고, 구미 29개 나라의 150개 대학과 미국, 프랑스, 스위스 세 총통에게 배포되었다고 한다.(소나무통신)

이찬구 위원장은 전병훈 천부경 해석의 특징으로 내단학적 접근과 ‘만왕만래(万万來)’ 한자를 꼽았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찬구 위원장은 전병훈 천부경 해석의 특징으로 내단학적 접근과 ‘만왕만래(万万來)’ 한자를 꼽았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찬구 위원장은 “이 책이 북경대학 도서관에 있다는 것을 군산대 김성환 교수가 확인했다고 책에 썼고, 나도 컬럼비아대학 도서관에서 발견해 사진까지 찍어뒀다”고 말했다. 『정신철학통편』 원문은 국립중앙도서관 홈페이지(www.n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위원장은 “전병훈 선생은 천부경을 보자마자 전통 내단학(內丹學) 관점에서 인격 완성의 경이라고 본 것 같다”며 “예를 들어 ‘운삼사 성환오칠(運三四 成環五七)’을 자오묘유(子午卯酉) 즉 수승화강(水昇火降)으로 풀이하고 있다”고 특징을 짚었다.

천부경 해석은 우주론, 심성론, 수리학 등 다양한 관점으로 풀이되고 있지만 전병훈의 천부경 해석은 인체구조와 운행을 다룬 내단학의 견지에서 풀이하고 있다는 것.

또한 “‘만왕만래(万万來)’에 쓰인 한자는 전병훈 판본이 유일하고 이후 이시영 선생 등 만주지역 독립운동가들에게 전해졌고, 대종교 주해집에도 인용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국내 최초 수록은 1921년 단군교 기관지 『단탁』창간호에

계연수가 1917년 천부경을 발견했다는 묘향산 단군굴을 북측 화가가 조선화로 표현한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계연수가 1917년 천부경을 발견했다는 묘향산 단군굴을 북측 화가가 조선화로 표현한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찬구 위원장은 “『환단고기 桓檀古記』에 실린 천부경은 계연수 선생이 묘향산 단군굴 석벽에 최고운 선생이 새긴 것을 단군교에 공개했고, 1921년에 『단탁 檀鐸』이라는 잡지에 실음으로써 세상에 공개됐다”고 전했다.

1920년 전병훈의 『정신철학통편』에 천부경이 수록된 직후인 1921년 단군교 기관지 『단탁』 창간호에 “단군께서 태백산 단목 아래 강림하실 시 지래(持來)하신 천부경은 좌와 여(如)하니라”라는 설명을 덧붙여 천부경 전문을 실은 것.

『환단고기』는 계연수가 「삼성기 상」,「삼성기 하」,「단군세기」,「북부여기」,「태백일사」 5권의 책을 한데 묶어 해제한 책으로 「태백일사」 소도경전본훈에 천부경 전문이 실려있다. 그러나 1911년 발간됐다는 『환단고기』는 현존하지 않고, 계연수의 실존여부도 확인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환단고기』 중  「태백일사」 소도경전본훈에 천부경 전문이 실려있다(사진 왼쪽).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환단고기』 중  「태백일사」 소도경전본훈에 천부경 전문이 실려있다(사진 왼쪽).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1921년에 단군교 기관지 『단탁 檀鐸』 창간호에 실린 천부경 전문. [자료출처 - 국회도서관]
1921년에 단군교 기관지 『단탁 檀鐸』 창간호에 실린 천부경 전문. [자료출처 - 국회도서관]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환단고기』는 계연수의 제자 이유립이 1979년 편집 발간했지만 위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만약 1911년 발간된 『환단고기』 초판본이 발견될 결우 천부경 수록의 역사는 훨씬 더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1917년 계연수의 묘향산 석벽 발견설보다 앞서고, 이맥(1455-1528)이 지은 「태백일사」가 위서가 아니라면 16세기까지 소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찬구 위원장은 “우리 학계가 환단고기를 우선 위서로 치부해놓고 연구하려고 하니까 학문적인 진지한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계연수 생애도 오리무중에 빠져 있다”며 “일반인에게 ‘찾아서 가져와라. 그러면 입증해 줄께’는 학자의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진정한 학자라면 북경을 가든 러시아를 가든 관련 자료를 찾아야 한다”고 서운한 감정을 토로했다.

학계는 물론 우리 사회의 전반적 풍토는 단군이나 천부경, 환단고기 등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거나 백안시하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얼마전 ‘홍익인간’을 교육이념에서 삭제하자는 법률안이 제출됐다가 여론에 밀려 슬그머니 철회된 적이 있는가 하면, 법정 국경일 중 국회의장이 주재하는 제헌절을 제외하고 유독 개천절만 대통령이 아닌 국무총리가 기념사를 하는 관행이 굳어지고 있다.

‘백두산 천부경’, “진지한 자세로 연구할 필요가 있겠다”

민족단체와 민족종교 등은 2002년, 2003년 평양 단군릉에서 대규모 개천절 민족공동행사를 공동주최했다. 사진은 2003년 개천절 공동행사 모습. [자료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민족단체와 민족종교 등은 2002년, 2003년 평양 단군릉에서 대규모 개천절 민족공동행사를 공동주최했다. 사진은 2003년 개천절 공동행사 모습. [자료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해 3월 28일 백두산 장군봉마루에서 대종교 관련 유물인 1930년대 대리석판에 새긴 천부경과 단군을 상징하는 푸른색옥돌판이 발견됐다고 학자들의 고증 결과를 보도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해 3월 28일 백두산 장군봉마루에서 대종교 관련 유물인 1930년대 대리석판에 새긴 천부경과 단군을 상징하는 푸른색옥돌판이 발견됐다고 학자들의 고증 결과를 보도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이 위원장은 “작년 3월 북쪽에서 공개한 백두산 장군봉에서 발견된 대리석에 새긴 ‘백두산 천부경’은 우리 남측에서는 그동안 고려말 농은 민안부 선생의 책더미 속에서 나왔던 통칭 ‘농은 천부경’, ‘갑골문 천부경’과 같아서 깜짝 놀랐다”며 “농은 천부경을 발견한 후손이 천부경 제목은 자기가 썼다고 나에게 분명히 말했었는데, 이번 백두산 천부경에 천부경 한자가 다른 점으로 보아 진지한 자세로 연구할 필요가 있겠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바라는 게 있다면 묘향산 단군굴에 가서 맨 처음 최고운 선생이 천부경을 새겼다는 석벽을 확인해보고 싶다”며 “북쪽에서도 당군을 숭상하고 있으니까, 천부경 전시로 전국을 순회하고 북쪽에도 전시하는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찬구 집행위원장은 이번 단군천부경 전시회를 북쪽에서도 개최하고, 묘향산 단군굴에도 가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찬구 집행위원장은 이번 단군천부경 전시회를 북쪽에서도 개최하고, 묘향산 단군굴에도 가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번 전시회를 주최한 (사)한국민족종교협의회(회장 이범창)는 천도교, 대종교, 원불교, 갱정유도, 증산도 등 민족종교들이 참여하고 있고 북측 단군민족통일협의회(단통협)과 교류하며 2002년, 2003년 평양 단군릉에서 개천절공동행사를 치르기도 했다. 오는 22일 천부경 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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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의 어느 주점 앞에서..."너무 늦었잖아요"

[포토스케치]

원룸방을 뺀 돈으로 직원의 마지막 월급을 챙기고 스스로 생애를 마감했다는 한 자영업자의 가게 앞에 수백 개의 노란 포스트잇이 붙어 있었다. 

 

미안하다는 말은 따뜻했다. 그런데 그 말은 국가와 사회에서 나와야 하는 말이기도 했다. '최선을 다했다'가 아니라 '어쩔 수 없었다'가 아니라 '희생이  따르기 마련이다'가 아니라 '미안하다'. 

 

지난 달 30일 정부는 소상공인 손실보상안을 발표했다. 코로나 이전 대비 최대 80% 보상안이다. 보상이 충분할지, 사각지대 없이 지급될지, 빠르게 집행될지도 알 수 없지만, 뒤늦은 발표 뒤 마포의 그 주점이 떠올랐다. 조금만 더 버텼다면 달라졌을까 하는 마음은 허망한 것일까? 1일, 마포의 그 주점 앞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 코로나 쇼크는 자영업자들에게 큰 고통을 안겼다. 지난달 7일 서울 마포구에서 주점을 운영하던 한 자영업자가 주검으로 발견됐다. 그가 방을 빼고 빌린 돈으로 직원에게 월급을 준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사연은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최형락) 
▲ 자영업자들의 극단적 선택이 줄을 잇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소상공인의 대출이 급증했는데,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 대출보다 비은행권 대출이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빚은 더 빠르게 쌓이고 장사는 여전히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수렁은 더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손실보상안을 발표했다. 빠르면 이달 말부터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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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100121091007586#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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