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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폐막이냐, 계속되느냐…혼돈의 잼버리

  • 기자명 장슬기 기자 
  •  
  •  입력 2023.08.08 07:21
  •  
  •  수정 2023.08.08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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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폭염 속 가을 알리는 입추, 관련 풍경 사진기사로 전해

이정우 참여정부 천일야화, 중앙일보 비판보도 당시 노무현 반응 회고

흉악범죄 분위기에 공권력 행사 두고 이견 “경찰 물리력 행사 보장해야”vs“공권력 남용 말아야”

정부가 제6호 태풍 ‘카눈’ 북상으로 전북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참가자 3만6000여명을 수도권으로 대피시키기로 했다. <파행 잼버리, 사실상 ‘조기 폐막’>(한겨레 1면), <결국 멈춘 ‘잼버리’…대원들 흩어진다>(경향신문 1면) 등 일부 언론에선 잼버리가 정부의 준비 부족으로 사실상 종료 수순이라고 전한 반면 <새만금 떠나지만, 잼버리는 계속된다>(조선일보 1면), <새만금 잼버리, 이번엔 태풍 수도권으로 옮겨 이어간다>(중앙일보 1면) 등은 잼버리가 계속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태풍과 폭염으로 날씨가 좋지 않지만 8일은 절기상 가을이 시작하는 입추다.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을 맡은 이정우 경북대 명예교수가 한겨레에 ‘참여정부 천일야화’를 연재 중이다. 이 명예교수는 2003년 7월3일 중앙일보가 1면톱과 3면전면(1톱3전)에서 자신을 비판하는 기사를 썼는데 악의적이었다면서 당시 대통령이 “정면 대응하라”고 자신에게 힘을 실어준 내용을 회고했다.

최근 서울 신림역과 분당 서현역에서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 등으로 공권력의 대응이 주목을 받는다. 조선일보는 <“文정부 때 만든 ‘경찰 물리력 행사 규칙’ 현실에 안맞아, 다 바꿔야”>란 기사에서 “범죄 대응을 위한 물리력 행사를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한 반면 한겨레는 사설 <‘무차별 범죄’ 강경대응, ‘공권력 남용’ 신호 되지 말아야>에서 공권력을 남용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 8일 아침신문 1면 모음

 

태풍으로 잼버리 철수, 수도권 이동

잼버리 참가자들이 수도권으로 이동한다는 소식을 전하며 경향신문은 “156개국에서 참가한 잼버리가 준비 부족과 운영 미숙 논란만 남기며 예정된 기간의 중반부에 사실상 종료 수순을 밟게 됐다”며 “대회 부실을 둘러싼 책임 공방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도 “잼버리의 행사 취지와 스카우트 정신을 고려하면 대체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가 어떻든 행사 운영의 부실과 파행을 만회하기엔 부족해 보인다”고 보도했다.

참가자들은 8일 오전 10시부터 차례로 철수하고 모두 떠나면 새만금 야영장은 폐쇄된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자연재난 때문에 장소를 옮길 뿐이지 잼버리는 계속한다”며 “수도권을 중심으로 숙소를 확보하고 각 지자체와 연계해 관광,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각 시도지사에게 협조 요쳥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를 반장으로 정부 부처 장관들과 경찰청장, 서울시장 등이 참여하는 ‘잼버리 비상대책반’을 가동해 대원들의 수도권 이동과 숙식 등 비상계획을 차질 없이 시행할 것을 지시했다.

조선일보는 3면에서 <새만금서 마지막밤…‘장기 자랑’ 환호>란 사진기사에서 참가자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실었다. <K팝 콘서트, 11일 상암 월드컵경기장 유력>이란 기사에서는 아이돌그룹 뉴진스가 출연하기로 했고, 문화재청은 이들을 대상으로 수도권 궁궐과 조선 왕릉 입장료를 면제하기로 했다는 등의 내용을 전했다.

▲ 8일자 조선일보 기사

 

<“새만금, 덥긴했지만 일찍 떠나려니 아쉬워요”>란 기사에선 참가자들 반응 중 큰 문제가 없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제목에 올렸다. 기사에 보면 “이건 스카우트 정신이 아니야”라는 비판도 있지만 “새로운 경험 가로막혀 슬프다”는 반응도 있다. 일각에서 정부의 준비 부족으로 비판여론이 거센 것을 의식한 듯 전반적으로 별 문제가 없이 일정이 변경됐을 뿐이라는 정도의 톤이다.

이는 경향신문 등 보도와 대비된다. 경향신문은 <잼버리 불똥, 프로축구로도 튀었다>는 기사에서 “K팝 콘서트 일정과 장소가 잇달아 바뀌면서 한국 축구 최고 권위 대회인 대한축구협회(FA)컵 4강 일정이 변동되고, 이에 따라 팬들도 큰 혼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참가자들의 반응을 전하는 기사 제목도 <“이런 결말은 원하지 않았어요”>로 조선일보의 ‘아쉽다’는 정도의 분위기와 달랐다.

정부와 여권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한겨레는 사설 <잼버리 조기 철수, 남 탓 그만하고 마무리 최선 다해야>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잼버리 부실책임을 문재인 정부 탓으로 돌린 것을 인용하며 “정부·여당은 애초 ‘코로나19 이후 최초의 대규모 국제 행사’라고 떠들썩하게 의미를 부여하며 지난 1일 대통령 부부가 스카우트복을 입고 개막식에 참석하기도 했지만 허점투성이 운영 실태가 전세계에 알려지고 비난이 빗발치자 서둘러 발뺌과 책임 전가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한편 조선일보는 잼버리 관련 예산 사용을 문제 삼았다. 사설 <1171억 썼다는 잼버리가 이 모양, 사용처 철저 규명해야>에서 2015년 일본 세계 잼버리 대회 예산이 380억 원으로 한국이 3배 넘는 돈을 썼는데도 위생문제와 1000명 이상 속출한 온열환자, 의료진과 병상 부족 등 문제를 거론하며 “돈이 제대로 쓰이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했다. 또 전북도청 관계자 5명이 잼버리 성공 사례 조사 명목으로 6박8일간 스위스와 이탈리아 출장을 다녀왔는데 이들 나라는 잼버리 개최 경험이 없는 점을 지적하며 “국회 차원이든 감사원 차원이든 용처를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폭염 속 입추

 

8일은 절기상으로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추다. 관련해 다수 언론에서는 빨간 고추 말리는 모습이나 고추를 따는 농민들의 모습, 여물어가는 수세미 등을 사진으로 전했다. 이날 낮 기온이 37도까지 올라가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이 더울 것이라고 기상청은 밝혔다.

▲ 8일자 무등일보 사진기사

▲ 8일자 세계일보 사진기사

▲ 8일자 경북일보 사진기사

 

이정우의 참여정부 천일야화, 1톱3전의 폭탄

중앙일보가 2003년 7월3일 1면톱과 3면전면에서 비판한 내용은 이정우 실장은 유럽식, 노무현 대통령은 영미식으로 정부의 노사정책이 헷갈린다는 비판이다. 대통령과 정책실장이 서로 다른 소리를 내고 있다는 주장인데 이에 이정우 명예교수는 “내용을 보니 별 근거도 없는 의도적, 악의적 공격이었다”며 “삼성전자 공장 증설을 보류한데 대한 보복으로 나를 축출하려는 공작으로 보였다”고 했다.

당일 아침 8시반 국정과제회의 참석차 대전에서 회의를 하고 서울로 가는데 노 대통령이 불러 이렇게 말했다고 전했다. “내가 영미식으로 가야 한다고 이야기한 기억이 없어요. 설사 그랬다손 치더라도 그때 상황에 따라, 아마 미국 가서 주인 듣기 좋으라고 한마디 한 것이 어떻게 대통령 정책인가. 내용을 알아보고 정면 대응하세요. 나는 원래 후보 시절부터 유럽 모델을 선호했어요.” 그는 이어서 네덜란드, 스웨덴 노사관계에 관한 대화, 사표 낸 세명 비서관 후임도 의논했다고 전했다.

▲ 8일자 한겨레 기사

 

이른바 ‘1톱3전’이 이어지자 노 대통령은 “가서 싸우세요. 이정우 죽이면 노무현 죽이는 거라고 얘기하세요”라고 말해 옆에서 보던 나종일 안보실장이 단호한 어조에 놀랐다고 전했다. 중앙일보의 1톱3전 비판보도에 대해 노 대통령이 “이 실장, 어제 중앙일보 말이죠. 세상에 그런 데가 어디 있어요. 하도 화가 나서 내가 어제 밤에 잠을 잘 못잤어요”라고 한 일도 전했다. 이 명예교수는 “아니 나는 잘 잤는데 대통령이 잠을 설치다니. 이런 대통령을 위해서라면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썼다.

이정우의 참여정부 천일야화 다음화(28화)에서는 ‘언론과의 전쟁’을 다룰 예정이다.

흉악범죄 분위기에 공권력 대응 논란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난 4일 “흉기난동 범죄에 대해 총기, 테이저건 등 정당한 경찰 물리력 사용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했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7일 “범인 제압 과정에서 유형력을 행사했다가 폭력 범죄로 처벌된 일부 사례 때문에 경찰 등 법 집행 공직자들이 물리력 행사에 적극 나서기 어렵다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문재인 정부 당시 만든 규칙이 권총을 최후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조준은 대퇴부 아래로 한 것 등을 거론한 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가 “총을 쏘는 상황이면 절박하고 촌각을 다투는 때인데 굉장히 위협적이고 폭력적인 행위에 대항해 경찰도 위협을 느끼는 상황에서 이런 지침을 다 지키라고 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한 발언을 함께 전했다. 경찰관 개인이 최대한 면책돼야 한다는 주장도 함께 실었다.

▲ 8일자 조선일보 기사

 

한겨레는 “이런 메시지가 자칫 현행법의 한계를 넘는 물리력 행사까지 용인하겠다는 뜻으로 오인될까 우려된다”며 “최근 흉기 난동범 검거 때도 경찰의 물리력 사용 미진이 문제되진 않았다”고 사설에서 주장했다. 이어 “물리력 사용에 대한 일방적 강조는 되레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또 다른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했다.

 장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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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박영수 요청으로 최재경에게 특검 임명 부탁... 윤석열과 팀짰지"

김만배 녹취록과 박영수-최재경-윤석열의 특별한 인연... 최재경 "김만배 주장, 사실과 달라"

23.08.07 18:59최종 업데이트 23.08.07 19:00

▲ 대장동 민간개발업자의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거액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박영수 전 특별검사(특검)가 구속되자 검찰 고위직을 지낸 법조인이 탄식하듯 말했다. "인생무상이여~." 특수통 대부인 박 전 특검의 몰락은 검찰 흑역사의 한 장을 기록할 만한 일대 사건이다. 그만큼 그가 법조계에 남긴 발자국이 크기 때문이다.
 
박 전 특검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재직 중은 물론이고 퇴직 후에도 검찰 조직에 큰 영향을 끼쳤다. "영수파 두목"이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따르는 후배검사가 많았다. 이른바 '박영수 사단'에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 윤석열 대통령 등 당대 내로라할 만한 특수통 검사가 포진했다.
 
기자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 언론계에 남긴 흔적도 크다. 그는 기자들에게 밥 사고 술 사고 정보 주는 데 인색하지 않았다. 정치권 인맥도 화려했다. 청와대 사정비서관(김대중 정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노무현 정부) 등 요직을 지내고, 국정농단(박근혜 정부)이라는 역사적 사건의 특검을 맡게 된 데는 그런 배경이 있다.
 
박영수 특검의 탄생은 윤석열 대통령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윤 대통령이 특검 수사팀장을 지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국가정보원 여론조작 사건(댓글 사건)을 수사하다 좌천돼 지방 한직을 돌던 윤석열 검사에게 특검 합류는 재기의 발판이자 출세의 디딤돌이었다.
 
그 점에서 박 전 특검은 윤 대통령 탄생의 산파라 할 만하다. 그가 윤 대통령을 수사팀장으로 발탁하지 않았다면, 차장검사급이 문재인 정부의 첫 서울중앙지검장이라는 파격 인사의 주인공이 되는 일도 없었을 테고, 뒷날 검찰총장에 이어 대통령에 오르는 일도 없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당시 박영수 변호사가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추천 후보인 조승식 변호사를 제치고 특검으로 임명된 데는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의 강력한 추천이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 정설이다. 정치권과 청와대에서 "통제가 안 되는 인물"이라며 조 변호사를 껄끄럽게 여긴 점도 중요한 이유였다.
 
이와 관련해 대장동 민간사업체인 화천대유 대주주이자 머니투데이 법조팀장 출신인 김만배씨의 주장이 눈길을 끈다. 김씨는 2021년 9월 15일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과 나눈 대화에서 박 변호사가 특검으로 임명되는 데 자신의 역할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박 변호사의 요청으로 최재경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을 만나 그를 특검에 임명해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다.
 
김만배 "박영수 특검 임명, 최재경에게 부탁했다"
 

▲ 2017년 3월 6일 당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대치동 특검사무실에서 90일간의 수사결과를 발표한 후 자리를 떠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 대화에서 김씨는 박 전 특검에게서 들은 얘기라면서 박영수-윤석열의 사전 교감설을 제기했다. 즉 박 변호사가 특검에 임명되기 전에 이미 두 사람 간 특검 참여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윤 검사에 대한 청와대의 우려를 의식해 박 변호사가 윤 검사로부터 자신의 지시를 잘 따르겠다는 다짐까지 받아뒀다고 주장했다.
 
2016년 11월 중순 국회를 통과한 특검법안은 여야 합의로 추천하는 관례와 달리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2야당인 국민의당이 합의해 2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그중 한 명을 임명하도록 했다. '촛불 여론'에 눌린 새누리당이 특검 추천권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애초 정치권에서 특검 후보로 거론된 사람은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 채동욱 전 검찰총장, 이석수 전 청와대 특별감찰관,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 등이었다. 하나같이 박근혜 정부에서 '수난'을 당한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정치적 부담과 결격사유 등으로 사전 검토 과정에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후보군에서 탈락했다. 최종적으로 대검 중수부장 출신 박영수 변호사와 대검 형사부장을 지낸 조승식 변호사가 추천됐다. 조 변호사는 조폭들 사이에서 "해방 이후 최고 악질 검사"라는 평을 들었던 강력수사의 대부였다.
 
박 변호사가 특검으로 임명된 데는 정치적 역학관계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검찰 재직 시 강골 검사로 신망이 높았던 조 변호사에 대해서는 민주당 내에서도 기대와 우려가 엇갈렸다. 정치적 색깔 없이 원칙대로 수사한다는 평이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한 셈이다. 그에 비해 박 변호사는 친화력과 유연성, 특수부 경력 등이 장점으로 꼽혔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요직을 지낸 점도 민주당을 안심시켰다.
 
민주당은 이른 시일 내에 특검을 발족하기 위해 국민의당과 타협할 필요가 있었다. 조 변호사를 민주당 몫으로 추천하기는 했지만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았던 이유다.
 
박지원과 박영수 두 사람은 김대중 정부 때부터 각별한 친분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뒷날 조 변호사는 내게 "언론 보도를 통해 (특검 후보 추천을) 알았을 뿐 민주당에서 어떠한 연락도 받은 바 없다"고 털어놓았다.
 
김만배씨의 특검 관련 주장은 주관적이고 상식적이지 않다. '대장동 녹취록'에서도 드러났듯이 김씨 특유의 허세나 허풍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박영수 전 특검, 최재경 전 민정수석과 가까운 사이였던 게 사실이고, 두 사람 다 이른바 '50억 클럽' 명단에 포함됐다는 점에서 진위를 가려볼 필요는 있을 듯싶다.
 
전국언론노조위원장을 지낸 신학림씨와 김씨는 언론계 선후배 사이다. 한때 같은 언론사에 몸담으며 가깝게 지냈던 두 사람은 그날 1시간 12분 동안 대화를 나눴다. 두 사람의 대화 내용 중 일부는 제20대 대통령선거일을 사흘 앞둔 2022년 3월 6일 <뉴스타파> 보도를 통해 공개됐다. <뉴스타파>에서 신씨를 인터뷰하면서 녹취록과 음성파일을 공개하는 형식이었다.
 
주된 화제는 대장동 사건이었고, <뉴스타파> 보도도 여기에 초점을 맞췄다. 특검 임명과 관련된 내용은 이번에 <오마이뉴스>에서 처음 공개하는 것이다. 다음은 녹취록에서 해당 부분만 발췌한 내용이다. 괄호 안 글은 신씨가 문맥상 의미를 감안해 보충한 것이다.
 
녹취록 "윤석열이 자기(박영수) 지시 잘 따르겠다고 약속을 했대"
 
김만배(이하 김): (박)영수 형이 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특검(특별검사) 됐는지 알려줄까? 아니 여기다 안 적고... 왜, 우리 고문이야. 맨날 출근해. 할 일이 없어서...
신학림(이하 신): 제주도 사람 아니야?

김: 응. 할 일이 없어서. 왜냐하면 이제 끈 떨어졌는데 영수 형을 누가 찾아가냐고, 형. 변협 회장도 떨어지고 칼도 맞았는데. 맨날 (사무실) 오는데, 하루는 "만배야, 형 특검 좀 해야 되겠다. 너 가서 (최)재경이한테 가서 얘기해 가지고 형 특검 좀 시켜줘라!"
신: 최재경(민정수석)이?
김: 응.
신: 최재경이?
김: 의형제거든 나랑.
 
(사적인 내용이라 중략)
 
김: 그런데 이제 재경이 형이랑 금방 또 통화했어.
신: 최병렬 집안 아니야?
김: 그래서 형(최재경)이 어디 있녜?(있냐고?). 그래서, 난 지금 신학림 위원장 만나려고 기다리고 있다고.
신: 금방 그랬단 말이야?
김: 아이 그럼.
 
(사적인 내용이라 중략)
 
김: 나랑은 더 되게 친해, 옛날부터. 그랬더니 응, 저 최재경한테 얘기 좀 해서...
신: 그러면 최재경이가 청와대 있을 때?
김: 청와대에 있을 때. 그래서 내가... 그런데, (박)영수 형이 이러는 거야. 내가 석열이...
신: 아이 참, 나하고도 연결될 뻔... (웃음)

김: 그런데 (박)영수 형이 이러는 거야. 내가 (윤)석열이 뎃고(데리고) 재순이랑 특검 해서... (내가) "형(박영수), 대통령(박근혜)이랑 재경이 형이 석열이 형 (특검) 한다면 좋아하냐, 안 하지? 형 끝 아니지? 나중에 공수처장이나 해! 특검 할 생각 하지 말고." (박영수가) "아니야, 나 특검한대. 명예회복을 (윤)석열이 시켜주고."
신: 특검하는 것 자체가 명예회복이 되는 거라고 생각한 거야, 박영수는.
김: 응. 그리고 (박영수가) 윤석열도 (특검팀에 소속) 시켜주겠대. 그래서 내가 "형, 석열이 형 하면 안 되지!" 그러니까 자기가 잘 통제하고 자기한테 와서 자기 지시 잘 따르겠다고 약속을 했대.

신: 윤석열이가 박영수한테?
김: 음음. 여기서...
신: 박영수는 미리 그걸 알고 (특검) 팀을 짠 거구먼!
김: 짰지! 왜냐하면 내가 대통령하고도 가깝고, 재경이 형이 거기 있다는 걸 (박영수가) 알았으니까...
신: 응.

김: 응. 그래서 "그러면 대통령은 어떻게 할 건데?" 그러니까, (박영수가) "잘 수사해서 국민들한테 잘 설득할 수 있게" 이렇게 하겠대. 그래서 (내가) 재경이 형 찾아가서 "형, 영수 형이 찾아왔는데 특검 하고 싶대. 그런데 어차피 누구 시켜야 되는데, 우리가 잘 아는 사람을 시키는 건 나쁘지 않잖아?" 그러니까 (최재경이) "박(영수) 부장님이야 그렇지 옛날에 우리가 모셨으니까!" (내가) "그런데 형, 잘 생각해! 내가 볼 때 배신할 거 같애" 이렇게 얘기를 했지.
신: 최재경이한테?
김: 응. 그래서. 특검 얘기가 없을 때야, 응. 그래서 이제 (내가 최재경한테) "이제 대통령을 설득해서 야당 안을 무조건 받자, 그래야지 공정하게 갈 수 있으니까!" 그래서 박영수가 (특검이) 된 거지!

 
(녹취록에 언급된 '재순이'는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사정비서관을 지낸 이재순 변호사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박영수-최재경-윤석열의 친분
 

▲ 2011년 10월 4일 오후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한상대 검찰총장이 'BBK 사건' 관련 질의에 답변을 하는 가운데, 2007년 대선 당시 'BBK 사건' 수사지휘 검사였던 최재경 중앙수사부장(가운데 뒷편)이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 권우성

 
박 전 특검과 최 전 수석, 윤 대통령의 친분은 널리 알려져 있다. 사적으로도 가깝지만, 공적인 인연도 각별하다. 2006년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을 함께 수사했던 게 대표적 사례다. 검찰에서 수사, 그것도 언론 주목을 받는 대형수사를 같이한 인연은 동지적 관계로 이어질뿐더러 향후 인사에도 영향을 끼친다.
 
당시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 근무하던 윤석열 검사는 대검 중수부 요청으로 현대차 비자금 수사팀에 합류했다. 당시 중수부장이 박영수 검사장, 주임검사가 최재경 중수1과장이고, 수사를 조율하고 언론을 상대하는 수사기획관이 채동욱 검사였다. 수사팀은 정몽구 회장을 구속하며 언론의 화려한 조명을 받았다. 변방에 머물던 윤 검사는 이 수사가 끝난 뒤 검찰연구관에 임명돼 중앙무대인 대검으로 진출한다.
 
이명박 정부 출범 직전 BBK 특검팀에서 활약한 윤 검사는 이후 승승장구했다. 특수부 검사라면 누구나 한 번쯤 맡고 싶어 하는 대검 중수부 과장을 두 차례나 지냈다(2과장, 1과장). 윤 대통령이 주임검사로서 대장동 사업 비리의 씨앗이라는 부산저축은행 비리사건을 수사한 것이 이 무렵이다. 윤 검사가 중수1과장일 때 그의 직속상관인 중수부장이 최재경 검사장이었다.
 
부산저축은행그룹 회장의 인척인 조우형씨는 정치권 금품 로비에 관여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되자 박영수 변호사를 선임했다. 이때 박 변호사를 조씨에게 소개해준 사람이 바로 검찰 출입기자이던 김만배씨다.
 
수사팀은 조씨를 참고인으로만 조사하고 기소하지 않았다. 그런데 조씨는 당시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가 주도한 대장동 사업 민간업체에 1155억 원의 불법 대출을 알선하고 수수료로 10억 원을 챙긴 상태였다. 수사팀은 이를 알았는지 몰랐는지, 조사도 하지 않았다.
 
조씨는 2015년 수원지검 수사팀에 의해 같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2년 6개월의 실형이 확정됐다. 그에 따라 2011년 중수부가 봐주기 수사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당시 불법대출은 수사 대상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김만배씨는 2014년 조씨의 주선으로 대장동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듬해 자산관리회사인 화천대유를 설립했는데, 박 변호사를 고문으로 영입했다. 조씨는 화천대유 자회사인 천화동인 6호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12년 7월 '특수통의 꽃'으로 불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꿰찬 윤석열 검사는 그해 11월 '검란'에 가담하기도 했다. 당시 한상대 검찰총장과 최재경 중수부장이 중수부 폐지를 놓고 충돌하자 중수부 사수론자인 최 부장 편에 서서 총장을 물러나게 하는 데 한몫한 것이다.
 
2014년 인천지검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난 최재경 변호사가 민정수석에 임명된 것은 2016년 10월 31일. 임명장 수여식은 11월 18일이었다. 최 수석은 그로부터 나흘 뒤인 11월 22일 사표를 냈다. 하루 전인 21일 김현웅 법무부 장관이 사의를 밝힌 걸 감안하면 사실상 동반사표였다.
 
겉으로는 박근혜 대통령을 최순실씨의 공범으로 확정하고 피의자로 입건한 검찰(특별수사본부) 수사에 책임을 지는 모양새였으나 '검찰총장 해임' 또는 '수사지휘권 발동'을 요구한 대통령에 대한 항명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김 장관 사표는 며칠 만에 수리됐으나 최 수석은 12월 9일에야 사직할 수 있었다.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였다.
 
정치권에서 국정농단 특검 논의가 이뤄진 것은 최 변호사가 민정수석으로 재직할 때다. 그해 11월 17일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30일에 특검이 임명됐기 때문이다.
 
물론 청와대가 수세에 몰린 터라 국회 뜻을 존중할 수밖에 없었을 테지만, 형식적으로는 대통령의 임명권 행사가 최종 절차였던 만큼 민정수석의 판단이나 조언이 작용했을 거라는 게 상식적 판단이다. 하지만 최 수석이 사의를 표명했던 터라 특검 임명에 별 영향력을 끼치지 못했을 거라는 시각도 있다.
 
박 특검은 임명된 지 하루 만인 12월 1일,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를 특검 수사팀장에 임명했다.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와 관련해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외압'을 폭로한 후 징계를 받고 좌천됐던 윤 검사가 '돌아온 장고'가 되는 순간이었다.
 
현재 삼성전자 법률고문인 최재경 변호사는 김만배씨의 주장에 "그 사람 얘기일 뿐"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김씨와의 친분은 인정했지만, 특검 임명과 관련된 주장은 부인했다. "특검 문제는 청와대로 넘어오기 전 이미 정치권에서 결정된 거나 마찬가지였고, 당시 나는 사표를 냈기에 특검 임명에 관여할 처지가 아니었다"는 취지였다. 김씨와 그 문제로 만난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웃으면서 "그런 기억이 없다"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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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격다짐·재생에너지 외면…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사상누각’ 되나

평택 공장 잇는 송전탑 주민 반대 의견 또 ‘묵살 조짐’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예정지인 경기도 용인시 남사읍. 2023.03.15. ⓒ뉴시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위한 전력 공급 방안이 여전히 안갯속이다. 전력망 구축이 전제되지 않는 대규모 산업 단지 계획은 불확실성이 크다. 앞서 평택 반도체 공장의 전력망 구축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무시한 사업 강행으로 갈등이 격화한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가 기본적인 전력망 계획도 없이 무분별하게 용인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발표해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평택 반도체 단지와 경기 남부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전력 수송망 구축 작업이 진행 중이다.

500kV 북당진-고덕 초고압 직류송전(HVDC) 2단계 사업은 올해 12월 준공을 목표로 한다. 북당진과 고덕에 변환소를 각각 설치하고, 송전선로 34.2km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당진화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평택 고덕산업단지에 들어선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으로 보내기 위한 목적이다.

당초 2015년 준공 계획이었으나, 공사가 지연됐다. 송전선로가 지나는 당진 지역 주민들 반발이 거셌다. 당진화력발전소부터 북당진 변전소까지 이어지는 송전선로를 깔기 위해서는 80여 개의 철탑(송전탑)이 건설된다. 주민들은 건강권과 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송전선로를 지상이 아닌 지중에 설치할 것을 요구했다. 지중화하면 송전탑을 세우지 않아도 된다. 한국전력은 비용 부담을 이유로 거부했다. 당진시가 북당진 변환소에 대한 건설 허가를 내주지 않자, 한국전력은 소송을 제기했고, 3년에 걸친 소송 끝에 대법원은 2017년 한국전력의 손을 들었다.

산업부가 오는 2024년 말까지 준공하겠다고 밝힌 345kV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 사업은 현재도 갈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당초 목표는 2012년 준공이었다. 해당 사업으로 당진시에 추가되는 송전탑은 총 27개다. 현재 당진에는 500개 이상의 송전탑이 설치돼 있다. 당진시 주민들은 “더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가 지나가는 소들섬에는 멸종위기 1급종 흰꼬리수리 등 다양한 야생동물이 서식한다. 당진시가 환경부 동의를 얻어 지난해 야생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당진시와 주민들은 소들섬을 지나지 않도록 섬을 둘러싼 호수에 지중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한국전력은 사업을 강행했다. 당진시는 송전탑 공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송전선로 진입로 공사에 대해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 한국전력은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지난달 2심에서 한국전력이 승소했다. 당진시는 즉각 상고했고, 현재 재판 절차가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뉴시스
수도권 전력 25% 쓰는 용인 클러스터, 전력망 계획은 불투명

지난 3월 정부가 발표한 용인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도 대규모 전력을 필요로 한다. 삼성전자가 2042년까지 300조원을 투자할 계획인 용인 클러스터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 반도체 생산시설과 200여 개의 반도체 팹리스·소재·부품·장비·기업들이 순차적으로 들어설 예정이다. 일간 전력수요는 2029년 0.4GW를 시작으로 점차 증가해 2042년 이후 총 7GW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단 조성과 기업투자가 마무리되는 2050년 전력 수요는 10GW 이상일 것으로 관측된다. 일간 10GW는 수도권 내 역대 최대 전력 수요량의 4분의 1 수준이다.

정부의 용인 클러스터 전력망 계획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2036년까지의 계획을 담은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용인 클러스터 구축 계획을 발표하기 전에 수립됐다. 정부는 우선 기존에 계획된 동해안-수도권 송전선로 건설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서해안 해상을 활용해 송전선로를 연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호남권 발전소에서 남는 전력을 끌어오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호남 지역에는 한빛 원자력발전소를 비롯해 여수·삼천포·하동 석탄발전소가 가동 중이다. 송·변전 설비 구축이 불가피하다. 현재 호남 지역에서 수도권으로 이어지는 송전선로는 신옥천-세종, 청양-신탕정 2개뿐이다.

용인 클러스터를 위한 송전망 건설 과정에서 평택 반도체 단지의 전력망 구축 사례와 같이 송전탑 건설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차준국 당진참여연대 회장은 “기업이 발전소 인근에 공장을 짓든가 해야지, 장거리 송전선로를 연결하면 지역 주민들 피해가 크고, 전력 손실도 커 비효율적”이라며 “주민들과 환경 피해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용인 클러스터 전력망 구축 과정에서 철탑 이슈가 전국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로서는 주민들이 대항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 관련 소송도 송전탑 자체가 아닌 진입로 공사에 대한 다툼으로, 대법원 판결에서 당진시가 승소하더라도 송전선로 사업 진행을 막지는 못한다.

전원개발촉진법은 한국전력(전원개발사업자)이 산업부에 송전선로 등 전원개발 시행 승인을 신청하기 전에 주민공청회를 거치도록 하고 있으나, 주민 의견이 반영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지자체와 환경부 등 관계기관으로부터 얻어야 할 각종 인허가 절차가 산업부 승인으로 갈음된다. 산업부 승인만 이뤄지면, 한국전력은 주민들과 지자체 의견을 무시하고 사업을 강행할 수 있다. 이견이 조율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이 진행되다 보니 갈등이 심화하고,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지도 못한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전원개발촉진법을 폐지하고, 관련 인허가 절차를 제대로 거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으나, 통과되지 못한 채 임기 만료 폐기됐다.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 관련 소송에서 당진시 측 대리인을 맡은 하승수 변호사는 “건설 편의에 초점을 둔 전원개발촉진법은 민주성과 투명성, 주민 참여성이 결여됐다”며 “용인 클러스터 전력망 구축에 앞서 전원개발촉진법 폐지나 전면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어마어마한 전력을 어디서 끌어다 쓸지 계획도 없이 무분별하게 산업 단지 구축 발표부터 했다”면서 “향후 새로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전탑 공사가 진행 중인 당진시 우강면 소들섬. ⓒ당진시청


재생에너지 안 쓰면 수출길 막히는데, LNG·원전 쓰라는 정부

발전원도 문제다. 용인 클러스터가 산업 경쟁력을 갖추려면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높여야 한다. 삼성전자 반도체 고객사인 애플은 협력사들이 2030년까지 RE100을 달성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RE100은 공장에서 쓰는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100% 대체하겠다고 선언하는 캠패인이다. 자발적인 캠페인이지만, 고객사의 탈탄소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면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50년까지 세계 모든 사업장에서 100% 재생에너지 전환을 달성할 방침이다. 먼저 2027년까지 모든 해외 사업장에서 재생에너지 전환을 완료한다. 2020년 미국, 유럽, 중국에 이어 지난해 베트남·인도·브라질 사업장에서 재생에너지 전환을 완료했다. 한국에서는 DX(세트) 부문 사업장에서 재생에너지 전환이 이뤄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탄소중립 청사진을 담아 발표한 신환경경영전략의 연장선에서 향후 용인 클러스터 구축 시 탄소중립 계획을 수립·이행할 것”이라면서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하는 가운데 고객사와도 탄소중립 관련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평택 공장을 비롯한 한국 내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재생에너지 전환은 더디다. 반도체 생산은 여타 스마트폰·가전 생산보다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한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전체 사업장 전환율은 31%인데, DS(반도체) 부문만 보면 23%에 그친다. 전환이 완료된 해외 사업장을 빼면 한국 반도체 사업장의 전환율은 더 낮아진다. 삼성전자가 평택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 설치 규모는 시간당 0.4MW 수준이다. 평택 사업장 2단지 전력 수요만 하루에 2GW로 추산돼, 태양광 발전 설비는 턱 없이 모자란 상황이다.

국가 차원에서 추진되는 재생에너지 전환 정책은 국제 무역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역내로 들어오는 수출품의 제조 과정에서 EU 기준을 초과하는 탄소배출량에 대해 배출권을 구매하도록 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2026년부터 시행한다. 철강과 알루미늄 등 6개 품목부터 적용하는데, 점차 범위가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는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만 규제 대상에 올라가 있으나, 앞으로는 사용 전력의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 즉 간접 배출도 규제할 가능성이 크다. 배출권 구매는 일종의 관세 장벽으로 작용하게 된다. 용인 클러스터의 재생에너지 전환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생산 제품을 수출할 때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진다.

삼성전자가 RE100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 정부는 거꾸로 간다. 용인 클러스터 전력 공급을 위해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와 소형모듈원자로(SMR) 신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10차 전기본에 제시된 2030년 기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21.6%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확대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한다. 임재민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은 “RE100 선언 기업에 LNG와 원전을 쓰라고 하는 건 앞뒤가 안 맞다”며 “정부의 전력망 TF 논의를 보면 재생에너지 관련 내용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계획된 재생에너지 발전량으로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RE100을 선언한 다른 기업 수요까지 충족하기 어렵다”며 “산업 경쟁이 심화할수록 재생에너지 비중이 거래 장벽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RE100 달성이 가능한 해외에 사업장을 짓는 식으로 대응할 수 있으나, 국가 차원에서는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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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잼버리, 전북은 얻을 거 다 얻었으니 다행이라 생각하나

정희준의 어퍼컷] 새만금 잼버리, 무능과 무책임의 완벽한 결합

정희준 문화연대 집행위원  |  기사입력 2023.08.08. 05:12:05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개최 준비가 전반적으로 지지부진해 논란이 이어지던 시기, 박근혜와 최순실의 국정농단사태가 터지고 게다가 올림픽이 최순실의 먹잇감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올림픽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급격히 식었다. 엎친 데 덮친 격, 유럽에선 북한의 도발 위협 때문에 불참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때 강원도에서 이런 말이 돌았다.

 

"이제 사회간접자본(SOC) 얻을 거 다 얻었으니 올림픽 반납하면 안 되나?"

 

이게 바로 강원도의 올림픽 유치 속내였다. 그들이 원했던 것은 올림픽 그 자체가 아니었다. 강릉까지 연결된 KTX와 서울양양고속도로 등 올림픽을 이유로 건설된 사회간접자본이었다. 결국 사회간접자본 때문에 국제적 이벤트들이 '이용'되는 것이다. 

 

혹시 전북도 "얻을 건 다 얻었으니 다행"이라 생각하나 

 

이번 새만금 잼버리는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국제행사였다. 준비가 안 된 수준이 아니라, 엉망진창이었다. 선진국으로 질주하던 대한민국이 외국인들을 초대해놓고 이들에게 끔찍(horrific)하고 더러운(dirty) 경험을 선사한 것이다.

 

참가자가 158개국 4만3000명이다. 대부분 청소년인데 참가비가 무려 120만 원이다. 그러나 비행기값, 용돈 등을 포함하면 실질적 경비는 1인당 1000만 원에 가까워진다. 그래서 아이 하나 잼버리에 참가시키기 위해 온 가족이 함께 절약하는 것이다. 지금 '전세계의 온가족'이 분노하는 중이다. 

 

조직위가 지금 K-팝 콘서트 한 방으로 전세를 역전시키려 하는 사이 전북도는 혹시 ‘얻을 건 다 얻었다’며 자위하고 있지는 않나 궁금하다. 전북도가 세계스카우트대회를 유치한 이유가 무엇일까? 활용에 애를 먹는 새만금 간척지의 매립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었나? 많은 이들이 의심하듯 새만금 국제공항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위해 잼버리가 필요했던 것 아니었나? 실제 문재인 정부 당시 잼버리 참가자들을 위해 신공항을 빨리 건설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예타 면제가 필요하다 해서 정부가 이를 면제해주기까지 했다. 

 

결국 염불보다 잿밥이었나? 

 

그러나 전북도는 참가자들 위해 꼭 필요하다며 신공항은 예타 면제만 받아 놓고는 착공도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어처구니 없게도 대회 메인센터 공사는 내년 완공될 거라고 한다. 야영지로 진입하는 도로도 폐막을 앞둔 지금 여전히 공사 중이다. "인허가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고 조직위가 해명했다는데 어처구니가 없다. 전북은 새만금에 기업 유치 홍보하면서 '간척지이기 때문에 인허가 문제가 없다'고 떠들지 않았나. 

 

전북은 자기들이 원했던 사회간접자본을 위해 세계스카우트대회를 이용한 것이다. 사실은 이 대회에 참여하는 세계 각국의 청소년들을 자신의 이해 충족을 위해 이용한 것이고 결국 이들은 전북에 의해 착취되고 소중한 꿈이 희생된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래서 중앙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 것인데 중앙 정부마저 책임을 방기했다.

 

무능과 무책임의 완벽한 결합 

 

실무 책임이 있는 전북과 이를 관리감독하고 지원해야 할 중앙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이 합쳐져 발생한 사례다. 실력과 책임감 중 하나만 작동해도 이런 참사는 발생하지 않는다. 한 참여자 학부모는 언론 인터뷰에서 "문제가 아닌 게 하나도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 정도면 직무유기 같아요"라고 말했다.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참여자 제보를 받겠다고 나서기에 이르렀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다수의 정치인들과 언론, 시민단체가 그렇게 경고를 해왔음에도 이를 무시해온 중앙 부처와 전북의 행태는 기괴하기까지 하다. 결국 이들은 행사는 방편이었을 뿐 정작 행사를 '잘' 치르는 데는 아무 관심이 없었다. 

 

수도권 이외 지자체들은 이러한 국제행사를 외면할 리가 없다. 그럴수록 대형 행사는 중앙 부처의 관리감독과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 금번 사태는 한 지자체가 국제행사를 이용해 사회간접자본을 탐하다가 행사를 망쳐버린 사례이자 무능, 무책임한 중앙 및 지역 정부가 참가자인 각국 청소년들의 희망을 뭉개버린 것이라 평할 수밖에 없다. '전세계 온가족'의 분노는 덤이다. 

 

스포츠와 대중문화 뿐 아니라 세상사에 관심이 많아 정치 주제의 글도 써왔다. 인간의 욕망과 권력이 관찰의 대상이다. 연세대학교 체육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미네소타대에서 스포츠문화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미래는 미디어가 지배할 것이라는 계시를 받아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동아대 체육학과 교수, 부산관광공사 사장을 지냈다. <미국 신보수주의와 대중문화 읽기: 람보에서 마이클 조든까지>, <스포츠코리아판타지>, <어퍼컷>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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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원장, 사흘간 대구경 방사포탄 등 군수공장 현지지도

당 군수공업정책 핵심목표 수행 상황 파악..'대만족 표시'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3.08.06 19:38
  •  
  •  댓글 0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사흘간 대구경 방사포탄 생산공장을 비롯한 중요 군수공장을 현지지도하면서 구체적인 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더 높은 수준의 현대화를 주문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사흘간 대구경 방사포탄 생산공장을 비롯한 중요 군수공장을 현지지도하면서 구체적인 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더 높은 수준의 현대화를 주문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사흘간 대구경 방사포탄 생산공장을 비롯한 중요 군수공장을 현지지도하면서 군수공업 분야 핵심목표 수행 여부를 파악하고 더 높은 수준의 현대화를 주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6일 "김정은동지께서 8월 3일부터 5일까지 대구경 방사포탄 생산공장을 비롯한 중요군수공장들을 현지지도하시면서 당의 군수공업정책의 핵심목표수행 정형을 '료해'(파악)하시였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초대형 대구경 방사포탄 생산공장 △전략순항미싸일과 무인공격기 '발동기'(엔진) 생산공장 등 중요 군수공장을 둘러보고 △새로운 약전(弱電)기구공장 건설 현장 등을 현지지도하면서 △새로운 계렬의 저격무기와 △중요 전략무기대차 생산실태를 파악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지금까지 국방력 강화의 성과로 개발된 무기들이 중요 군수공장에서 대량생산될 뿐만 아니라 자체적인 핵심기술에 바탕을 두고 정밀하게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는 실력과시의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초대형 대구경 방사포탄 생산공장에서 "초정밀 대구경 방사포탄의 계렬생산능력 조성을 위한 생산공정 전반에 대대적으로 새로운 설비들과 측정장치들을 도입하여 정밀 가공능력을 제고하고 자동화를 실현하였으며 로동환경조건을 비약적으로 일신"한 것에 대해 '당정책의 정확한 집행'이라고 평가하면서 커다란 만족을 표시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김 위원장은 초대형 대구경 방사포탄 생산공장에서 "초정밀 대구경 방사포탄의 계렬생산능력 조성을 위한 생산공정 전반에 대대적으로 새로운 설비들과 측정장치들을 도입하여 정밀 가공능력을 제고하고 자동화를 실현하였으며 로동환경조건을 비약적으로 일신"한 것에 대해 '당정책의 정확한 집행'이라고 평가하면서 커다란 만족을 표시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먼저 초대형 대구경 방사포탄 생산공장에서 "초정밀 대구경 방사포탄의 계렬생산능력 조성을 위한 생산공정 전반에 대대적으로 새로운 설비들과 측정장치들을 도입하여 정밀 가공능력을 제고하고 자동화를 실현하였으며 로동환경조건을 비약적으로 일신"한 것에 대해 '당정책의 정확한 집행'이라고 평가하면서 커다란 만족을 표시했다.

특히 '수평강력선압기'를 무조건 개발 도입하려는 당의 의도대로 '단일추진관을 선압'하는 능력을 조성한 것에 대해 "우리의 힘, 우리의 기술에 의거한 생산공정의 현대화수준을 높여 제품의 질을 제고하는데서 관건적인 작용을 하는 대단히 자부할만한 일"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수평강력선압기(旋壓機)란 금속 소재를 나사모양으로 운동시키면서 필요한 형이 되도록 압착 가공하는 회전 프레스 공작기계. 

정확도와 안전성, 생산성이 높아 자동차, 항공, 조선, 건설 등 다양한 사업에서 사용되고 있는데, 북한은 자체 기술로 이 회전 프레스를 도입해 중간 이음새없이 만들어진 '단일추진관'을 생산, 적용하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단일추진관을 적용하면 방사포의 사거리가 늘고 정확도는 향상되며, 발사속도가 빨라지고 유지보수도 용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양한 측정장치를 도입해 포탄품질관리의 과학성 보장 △추진관 열처리 시간 단축 △생산성 향상을 위한 과학기술적 대책을 세운 것, 그리고 △전투부 생산공정과 '안정타부'(安定舵部, 선박, 비행기, 자동차 따위에서 흔들림을 감소하여 자세를 안정되게 하는 장치) 생산공정, 발사관 제작의 제관, 조립공정에서 제품의 정밀성 보장과 동시에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자동화, 정밀화를 높은 수준에서 실현한 것 등에 대해서도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새로운 탄종을 계열생산하기 위한 시설 확충 등 '능력조성사업'과 '국방경제사업'의 중요 방향을 제시했다.

새로운 약전기구공장 건설 사업을 현지지도하는 자리에서는 건축공사 진행상황을 보고받고 '현대화된 약전공업의 본보기공장' 답게 생산공정 배치와 (생산)'능력' 문제도 파악했다.

김 위원장은 이 공장을 "우리나라 군수공업의 선봉에 선 핵심공장"이라고 하면서 현대적으로 건설하는 방향과 방법을 제시했다.

약전(弱電)이란 강전(强電)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신호나 정보를 취급하는 통신공학, 전자공학, 계측공학 등과 같이 전력 소모량이 작은 부문을 뜻한다.

약전기구공장은 '전기통신설비, 전자설비 그리고 거기에 쓰는 전자관, 반도체소자, 절연물, 부속품들을 생산하는 약전공업부문'(조선말대사전) 중 무기체계에 들어가는 반도체 소자 등 군수공장의 수요를 담당하는 공장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새로운 계열의 저격무기 생산실태를 파악하는 자리에서 '경량화와 집중성 보장은 저격무기개발과 생산의 기본 핵심지표'라고 하면서, "우리 군인들의 체질적 특성과 전투적 성능을 만족시킬수 있게 새로운 형식, 새로운 구경의 저격무기들을 만들어낼" 것에 대한 강령적 과업을 제시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김 위원장은 새로운 계열의 저격무기 생산실태를 파악하는 자리에서 '경량화와 집중성 보장은 저격무기개발과 생산의 기본 핵심지표'라고 하면서, "우리 군인들의 체질적 특성과 전투적 성능을 만족시킬수 있게 새로운 형식, 새로운 구경의 저격무기들을 만들어낼" 것에 대한 강령적 과업을 제시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새로운 계열의 저격무기를 직접 사격해 보는 김정은 위원장.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새로운 계열의 저격무기를 직접 사격해 보는 김정은 위원장.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새로운 계열의 저격무기 생산실태를 파악하는 자리에서는 "변화된 전쟁양상에 맞게 인민군대 전선부대들과 유사시 적후에서 무장투쟁을 하게 될 부대들이 휴대할 저격무기를 현대화하는 것은 전쟁준비에서 가장 중차대하고 시급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 '경량화와 집중성 보장은 저격무기개발과 생산의 기본 핵심지표'라고 하면서, "우리 군인들의 체질적특성과 전투적성능을 만족시킬수 있게 새로운 형식, 새로운 구경의 저격무기들을 만들어낼" 것에 대한 강령적 과업을 제시했다.

전략순항미사일과 무인공격기 엔진 생산공장을 현지지도하면서 김 위원장은 "최근 우리가 새로 개발한 전략무기들을 기술적으로 보다 세련시키고 계렬생산하는데서 공장이 누구도 대신할수 없는 중요한 몫을 맡고 있다"며 '무기체계구성에서 핵심요소인 엔진의 성능과 신뢰성 제고', '생산능력의 빠른 확대를 위한 방도적 문제' 등을 구체적으로 지시했다.

엔진 제작에 필요한 각종 자재보장을 확고히 해서 엔진 생산에서 속도와 질과 양을 모두 철저히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생산공정은 더 높은 수준에서 현대화·과학화·정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중요전략무기대차 생산공장을 지도하면서 '생산공정 현대화와 생산능력 제고에 힘을 넣어 발사대차 생산을 힘있게 추진"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김 위원장은 중요전략무기대차 생산공장을 지도하면서 '생산공정 현대화와 생산능력 제고에 힘을 넣어 발사대차 생산을 힘있게 추진"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전략미사일을 비롯한 중요전략무기대차의 당면 생산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금까지 공장에서 진행한 계획수행 상황과 중장기 샐산실태를 구체적으로 파악한 김 위원장은 "공장에서 대형발사대차 생산을 국가방위력강화를 위한 최중대 사업으로 정한 우리 당의 의도에 맞게 생산토대를 튼튼히 구축하고 생산공정 현대화와 생산능력 제고에 힘을 넣어 발사대차 생산을 힘있게 추진"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국방공업발전의 기본열쇠는 군수로동계급의 정신력을 최대한 발양시키는데 있다"며, 이들의 생활조건 보장에도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사흘동안 진행된 김 위원장의 중요 군수공장 현지지도에는 조용원 당 조직비서, 김재룡 당 규율비서, 조춘룡 당 군수공업부장, 김여정 당 부부장, 박정천 전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동행했으며, 해당 공장에서는 김정식·홍영칠·김영학 등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들과 공장 책임일꾼들이 김 위원장을 함께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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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잼버리’ 국제적 망신에도 ‘우리 잘못 아닌데?’ 면피 급급한 정부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jamboree2023.be
한국에서 열리고 있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폭염 대책 부실, 간척지 배수 문제 등으로 국제적인 질타를 받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 문제를 제기하거나 뒤늦게 일회성 대책을 내놓는 등 책임을 면피하려는 정부·여당에 각종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잼버리에서의 폭염 대책 필요성은 작년부터 제기됐다. 작년 10월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해 세계잼버리 조직위원장인 김현숙 여가부장관에게 “폭염이나 폭우 대책, 또 영내외 프로그램 점검해야 된다”고 지적하고, “세계잼버리 예정 부지에 배수가 안 되는 상황 보고 받았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철저히 준비하지 않으면 어려운 역경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시 김 장관은 “차질 없이 준비하도록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당시 이 의원이 제기한 우려가 그대로 현실이 됐다.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가 수백명 발생했고, 배수가 되지 않는 간척지에 텐트가 쳐져 있는 광경은 국제적으로 조롱거리가 됐다. 급기야 최대 인원이 참여하고 있는 영국과 미국 대표단은 캠프장에서 조기 철수해 반쪽 행사로 전락하고 있다.

세계잼버리 조직위원회는 대회가 열리는 국가의 정부 관료들 중심으로 구성된다. 이번 대회는 한국에서 개최되는 만큼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현숙 여가부 장관, 김윤덕 국회의원, 강태선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 등 5인 위원장 체제로 구성됐다.
대회를 준비하고 운영하는 주체인 ‘조직위’는 사실상 한국 정부나 다름없는 셈이다.

그러데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4일 새만금 대회 현장을 둘러보고 나서 내놓은 말은 가관이었다. 한 총리는 “세계 잼버리 진행과 관련해 지금부터 중앙정부가 전면에 나서서 안전관리와 진행을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마치 기존에는 정부와 무관한 일이었는데, 문제가 발생했으니 불가피하게 개입한다는 뉘앙스의 말이다. 그렇다면 세 개 부처 장관은 이름만 조직위원장에 올려놓았다는 말일까.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행안부, 문체부, 여가부 장관이 공동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이들은 중앙정부가 아니냐. 이들이 대회를 엉망으로 만들어놓고 있는 동안 한 총리는 무엇을 했는지 답하라”며 “이제와 중앙정부가 챙기겠다는 한 총리의 말은 전형적인 유체이탈이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 일대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영식에서 전 세계 스카우트 대원들의 꿈과 도전을 응원하며 종이비행기 날리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3.08.02. ⓒ뉴시스

심지어 대통령실 고위관계자가 “준비기간은 문재인 정부 때였다. 전 정부에서 5년 동안 준비한 것”, “실무 준비는 지자체가 중심이 돼서 한 것으로 보고받고 있다”고 말했다는 보도까지 나온 상황이다.

이전 정부와 야당 소속 도지사가 있는 전북도에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반응이다.

여당도 이런 반응에 편승해 정부 책임론을 흐리는 데 주력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책임소재를 굳이 따지자면 문재인 정부와 전현직 전북도에 있지 않겠나”고 말했다.

민주당 홍성국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잼버리 대회 논란에서도 여지없이 전 정권 탓이 등장했다”며 “잼버리 대회의 주무부처는 여가부다. 대통령 내외까지 개영식에 참석해 전폭 지원을 약속한 정부는 대회를 악몽으로 만들어놓고 무슨 할 말이 있어 전 정부 탓을 하느냐”고 꼬집었다.

홍 원내대변인은 “한술 더 떠 국민의힘은 전 정권과 전북도의 부실 준비 탓이라며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밝히겠다며 문책을 시사했다”며 “윤석열 정부 들어와 발생한 크고 작은 사건에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책임 떠넘길 희생양만 찾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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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는 북한 인권을 말할 자격이 없다

국회는 입법권 통해 정부의 남북 관계 훼손 막아야

23.08.07 07:54l최종 업데이트 23.08.07 07:54l

 

1948년, 세계인권선언은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로우며 그 존엄과 권리에 있어 평등하다. 인간은 천부적으로 이성과 양심을 부여받았으며 서로 형제애의 정신으로 행동하여야 한다"고 선언하였다. 인권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권리로 인식되고 있다.

다만, 우리에게 인권은 여전히 논쟁적이다. 바라보는 시각과 인식에 따라 인권은 다르게 해석되거나 정치적 도구로도 활용된다. 인권을 있는 그대로의 가치로 바라보고 지켜내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말이다. 필자는 이 기사에서 윤석열 정부의 북한 인권 정책이 얼마나 허구적이고 기만적인 것인지 드러내려 한다.
   

큰사진보기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김영호 통일부 장관 임명장 수여식에 입장하고 있다. 2023.7.28
▲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김영호 통일부 장관 임명장 수여식에 입장하고 있다. 2023.7.28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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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이상한 인권관

윤석열 정부에서 인권은, 개념은 하나이지만 전혀 다른 가치로 활용된다. 윤석열 정부에서 북한 인권은 그 말만 들어도 가슴이 뜨거워지는 상징어이다. 북한 인권이라는 숭고한 가치 아래 윤석열 대통령부터 정권의 모든 대오가 오늘도 북한 인권 투사가 된다.

 
하지만 '북한 인권'에서 '북한'을 떼버리면 얘기가 달라진다. 특히 국내에서 인권이란 단어만큼 윤석열 정부가 터부시하며 듣기 싫어하는 단어도 없을 것이다. 솔직히 윤석열 정부는 '인권'과 친화적이지 않다. 누구나 아는 얘기고 공감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스스로도 인권을 얘기할 때면 머쓱해진다.

노동단체에 대한 탄압, 여성가족부 해체로 대표되는 여성 인권에 대한 히스테리, 청소년 인권에 대한 몰이해, 이태원 참사 등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인권 인식의 부족 등 윤석열 정부는 인권과 다소 거리가 멀거나, 일반적인 인권 개념과는 다른 자신들만의 인권관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우리나라의 인권 문제가 단지 윤석열 정부만의 잘못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윤석열 정부가 국내 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준비나 비전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현실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사회 곳곳에서 권위주의가 강화되고 있으며 민주주의의 가치와 절차는 위축되고 있다. 그들이 민주주의나 자유, 인권의 '가치'를 내세우는 것이 한편의 블랙 코미디처럼 보이는 이유이다.
  
국내 인권보다 중요한 북한 인권?

그렇다면 질문하게 된다. 국내 인권에는 침묵하다 못해 인권의 후퇴를 가져온 정부가 왜 북한 인권에 이렇게까지 열을 올리는 것인가? 나는 윤석열 정부가 북한의 '인권'에 진심으로 관심이 있다고 믿지 않는다. 한국에서 인권에 침묵하는 정권이 북한의 인권에 진심일 이유가 없다.

너무 자의적인 것 아닌가 질문할 수 있다. 하지만 사실이 그렇다. 윤석열 정부의 북한 인권 정책은 구호에 그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북한 인권을 연일 제기해 온 것에 비해, 북한의 인권이 증진됐다는 성과는 솔직히 전무하다. 물론 국제 사회에서 북한 인권을 내세워 북한을 압박하고 북한인권보고서를 공개하는 등의 '노력'은 있었다. 하지만 그래서 북한 인권의 어떤 문제를 해결했나? 없다.

지난 7월 윤석열 대통령은 극우 인사인 김영호 통일부 장관을 임명했다. 북한체제의 전복을 주장하는 김영호 장관의 임명은 남북 대화가 이 정부 임기 내에, 최소한 김영호 장관 임기 내에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 인권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정부가 남북대화 자체가 불가능한 통일부 장관을 임명했으니 스스로 선택지를 지워버린 꼴이다.
  
큰사진보기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장관실에서 열린 납북자, 북한 억류자, 국군포로 관련 단체 대표 및 억류자 가족과의 면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장관실에서 열린 납북자, 북한 억류자, 국군포로 관련 단체 대표 및 억류자 가족과의 면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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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북한 정권이 싫어도 북한 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북한 당국의 협조가 필요하다. 한국보다 더 강력한 대북정책을 취하고 있는 일본조차도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일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남북이 함께 해결해야할 인권문제라 할 수 있는 이산가족 상봉도 대화를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김영호 장관 임명은 최악의 선택이 아닐 수 없다.

필자는 윤석열 정부가 진심으로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을 원한다면 중국 동북지역에서 지금도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탄압받고 있는 탈북자들, 특히 여성 탈북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 정부에 항의하고 대안을 마련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관련기사: "'북한인권' 지적한 윤 정부, 지금 진짜 필요한 건 '구체적 행동'," https://omn.kr/23jvn). 하지만 여전히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한 어떤 행동도 없다. 그저 "북한은 최악의 인권 국가다" 외치고 있을 뿐이다.

윤석열 정부의 행동하지 않는 인권 문제 제기는 기만이다. 필자는 인권에 '침묵'하는 것보다 인권을 '정치적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 더 큰 죄악이라 생각한다. 인권 문제에 관심 없는 윤석열 정부가 더 이상 인권을 정치적 도구로 휘두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북한 인권법' 개정으로 북한 인권 주무부처 교체해야

우리 법률에서 규정한 통일부 장관의 주 업무는 "통일 및 남북대화·교류·협력에 관한 정책의 수립, 통일교육, 그 밖에 통일에 관한 사무를 관장"(정부조직법 제31조)하는 것이다. 사실 북한 인권 문제를 통일부가 다루는 것은 남북대화와 교류·협력을 담당하는 기관으로서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다. 관련하여 필자는 북한 인권 문제를 법무부 혹은 국가인권위원회가 담당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관련 기사: "통일부는 무엇으로 존재하는가," https://omn.kr/20nze).

이를 위해 국회가 현행 '북한인권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통일부는 북한인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두 가지 업무 중, 대북 인도적 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북한 인권 관련 업무는 법무부(혹은 국가인권위원회)로 이양하자는 것이다. 법무부는 이미 북한인권기록센터의 자료를 보존·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해왔고 국가인권위원회 또한 인권의 도구화를 지양하고 인권 자체의 가치를 중심으로 국제사회와 협력하고 북한과 대화할 수 있는 기관이라 생각한다.

윤석열 정부는 김영호 통일부 장관 임명과 조직 개편(축소)으로 통일부의 위상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국회가 입법권을 활용해 정부의 폭주를 막고 북한 인권 문제가 더 이상 정치적 도구로 활용되지 않도록, 구호가 아닌 구체적인 행동으로 북한인권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정일영씨는 서강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연구교수입니다. 관심분야는 북한 사회통제체제, 남북관계 제도화, 한반도 평화체제 등으로, <한반도 오디세이>, <한반도 스케치北>, <북한 사회통제체제의 기원> 등 집필에 참여했습니다.

 
태그:#윤석열#북한인권#북한인권법#김영호#통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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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예감 550] 결정적 시기를 아직 택하지 못한 사연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3/08/07 [08:30]
  •  
 

<차례>

1. 징후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2. 결정적 시기를 아직 택하지 못한 사연

3. 지하 요새 출입문 파괴하면 전쟁에서 이긴다

4. 선제핵공격 불가 원칙 넘어선 훙-6N 전략핵폭격기

 

 

1. 징후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 중국인민해방군 육군.  © 신화망

 

최근 중국에서 대만해방전쟁이 임박했음을 알려주는 징후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이를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중국인민해방군 육군 동향

 

1) 동부전구 제71집단군 예하 제35중무장합동여단, 제73포병여단에 대만 서부지역을 타격할 신형 방사포들이 대거 배치되었다.  

2) 제1집단군, 제3집단군, 제12집단군, 제42집단군에 해상륙전대(상륙부대)와 항공륙전대(공수부대)가 각각 배속되었다. 

3) 저장성(浙江省)의 저우산(舟山), 푸젠성(福建省)의 핑탄(平潭)과 둥산(東山)에서 상륙전 연습이 각각 실시되었다.

4) 시가전에 관한 전술연구, 군사훈련, 작전준비를 계속하고 있다.

5) 동부전구, 남부전구, 북부전구, 중부전구에서 예비역부대와 민병대가 각각 군사훈련을 실시하였다. 

6) 푸젠성 해안지대에 해안방어 요새가 증설되었다. 

7) 저장성, 푸젠성, 광둥성(廣東省)에 도로와 철도가 각각 증설되었다. 

 

중국인민해방군 해군 동향

 

1) 항모타격단이 대만 동부 해역, 필리핀해, 괌(Guam) 근해에서 해상훈련을 실시하였다. 

2) 항모타격단, 구축함, 상륙함이 대만을 사방에서 포위하는 실전훈련을 실시하였다. 

3) 이지스 구축함들이 미사일발사훈련을 실시하였다. 

3) 저장성 닝보(寧波)에 있는 동해함대와 광둥성 잔장(湛江)에 있는 남해함대에 전투함과 잠수함이 각각 증강 배치되었다. 

4) 대만 주변 해역에서 정보수집함 활동이 증가하였다. 

5) 로씨야[러시아] 해군과의 합동해상훈련이 증가하였다.

6) 저장성, 푸젠성, 광둥성 항구들에서 민간선박을 동원한 해상민병대 군사훈련이 실시되었다.

7) 광둥성 잔장해군기지에서 구축함을 동원해 민간인들을 안전지대로 대피시키는 전시대피훈련이 실시되었다.

8) 조선소들에서 각종 전투함선 건조량이 급증하였다. 

9) 장쑤성(江蘇省)에서 하이난성(海南省)에 이르는 해안지대에서 항만확장공사가 진행되었다. 

 

중국인민해방군 공군 동향

 

1) 대만 동부 해안에서 800km 안에 있는 20개 공군기지에 전투기들이 증강 배치되었다. 

2) 전략핵폭격기들이 대만 주변 공역에 출동하여 장거리 비행훈련을 실시하였다. 

3) 공중급유기와 항모타격단 함재기가 공중급유훈련을 실시하였다. 

4) 대만 주변 공역에서 정찰기 및 전략무인정찰기 활동이 증가했다.

5) 푸젠성, 저장성, 광둥성, 장시성(江西省),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에서 전구비탄방어계통(戰區飛彈防禦系統, 미사일방어체계)이 강화되었다. 

6) 대만에서 800km 안에 있는 공군기지들과 민간공항들에서 시설강화공사가 진행되었다. 

 

중국인민해방군 로켓군 동향

 

1) 안후이성(安徽省)에 있는 제61미사일기지에 대만 전역을 타격할 단거리탄도미사일과 준중거리탄도미사일이 증강 배치되었다. 

2) 윈난성(雲南省)에 있는 제62미사일기지와 후난성(湖南省)에 있는 제63미사일기지에서 미사일발사 시설들이 대폭 보강되었다. 

 

중국에서 전시징집규정을 개정한 ‘징병공작조례’가 2023년 5월 1일부터 시행되었다. ‘징병공작조례’ 제9장에는 전시에 퇴역군인을 대거 징집해 그들을 과거 현역으로 복무한 부대에 충원하거나 그들을 과거 현역으로 복무할 때와 같은 유형의 군직에 충원한다고 규정되었다. 

스웨리예[스위스] 민간연구소인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가 2023년 3월 13일에 펴낸 ‘2022년도 국제 무기 이전 동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의하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기간과 2018년부터 2022년 기간을 비교했더니 중국의 무기 수입이 4.1% 증가했고, 무기 수출은 23% 급감했다고 한다. 미 제국, 로씨야, 프랑스에 이어 세계 4위 무기 수출국인 중국에서 무기 수입량이 증가하고, 무기 수출량은 급감한 것은 중국이 대만해방전쟁에 대비해 무기를 비축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국은 무기와 탄약만 비축하는 것이 아니라, 석유, 천연가스, 석탄, 식량, 의약품 같은 전시물자들과 부상자 치료에 필요한 인공혈장(혈액에서 혈구를 제외한 액상성분)도 비축하고 있다. 

 

 

2. 결정적 시기를 아직 택하지 못한 사연

 

 

중국인민해방군이 대만해방전쟁준비를 사실상 완료하고,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의 총공격 명령을 기다리고 있는 긴박한 상황에서 대만군은 중국인민해방군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한 방어력 증강에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다. 미 제국은 그런 대만군에 막대한 군사 지원을 퍼주고 있다. 이를테면, 2023년 6월 29일 미 제국 국방부는 대만에 4억 4,000만 달러(약 5,600억 원)에 이르는 각종 무기와 탄약을 판매하는 계약을 승인했다고 발표했고, 2023년 7월 28일 백악관은 대만에 3억4,500만 달러(약 4,400억 원)에 이르는 무상 군사 지원을 해주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고, 미 제국 의회는 바이든 정부의 2023회계연도 예산에 10억 달러(약 1조 2,800억 원)에 이르는 ‘대만안보지원예산’을 포함시켰다. 

 

거기에 더하여, 미 제국은 대만군이 북대서양조약기구 군대의 전술정보처리망 ‘링크(Link)-22'에 접속할 수 있도록 특별조치를 취했다. 그로써 미 제국은 공중, 해상, 수중에서 탐지된 많은 표적정보와 미 제국이 생각하는 전투계획을 대만군에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대만군이 결정적으로 중요한 군사정보를 얻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위에 열거한 사정을 보면, 중국이 대만해방전쟁을 뒤로 늦추면 늦출수록 중국은 불리해지고 대만은 유리해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중국이 대만해방전쟁을 뒤로 늦추면 대만은 미 제국의 군사 지원을 더 많이 받아 자기의 군사력을 대폭 증강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대만해방전쟁에서 중국인민해방군이 승리하더라도 대만군의 격렬한 저항을 진압하는 동안 많은 인명 손실과 민간 시설 피해를 입게 될 것이 분명하다.

 

중국이 이런 사실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대만해방전쟁의 결정적 시기를 아직 택하지 못하고 있다. 왜 그럴까?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사연이 있다.

 

우크라이나전쟁에서 드러난 것처럼, 로씨야군이 우크라이나군에 비해 압도적인 공격력을 갖고 전쟁을 벌였지만, 우크라이나군 수뇌부 7명을 생포하지 않았기 때문에 7일이면 끝냈을 전쟁을 1년이 넘도록 아직 끝내지 못하고 많은 인명 손실과 민간 시설 피해를 입고 있다. 만일 로씨야군이 개전 시각에 우크라이나 수도 끼이우[키이우]로 진격해 포위전을 벌이고, 전쟁을 지휘하는 우크라이나군 수뇌부 7명을 생포했더라면, 아마도 전쟁은 7일 만에 끝났을 것이다. 당시 로씨야군이 생포했어야 할 우크라이나군 수뇌부 7명을 열거하면, 대통령이며 최고사령관인 볼로지미르 젤렌스끼, 국방부 장관 올렉시 레즈니꼬브, 총사령관 발레리 잘루즈니, 총참모장 세르히 삽딸라, 육군 사령관 올렉산드르 싸르스끼, 공군 사령관 미꼴라 올렉시추끄, 해군 사령관 올렉시 네이즈파파다. 

 

2022년 2월 24일 결전의 시각, 끼이우로 통하는 국경지대에 집결해 있다가 공격 명령을 받은 로씨야군 공수부대는 끼이우 시내로 들어가 도시 중심부에 있는 대통령궁 인근까지 진격해 격전을 벌였었다. 미 제국군이 사용하는 군사용어를 빌리면, 그것은 참수타격(decapitation strike)이다. 한국에서는 참수작전이라는 용어를 쓴다. 우크라이나전쟁 개전 직후 젤렌스끼는 각료들, 무장경호원들과 함께 대통령궁 안에 들어박혀 있다가 탈출하지 못했다. 그러므로 만일 끼이우로 진격한 로씨야군 공수부대가 참수타격전을 완강하게, 끝까지 밀고 나갔더라면, 대통령궁을 점령하고 젤렌스끼와 각료들을 전원 생포해 항복을 받아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웬일인지 로씨야군 공수부대는 참수타격전 도중에 철수 명령을 받고 돌아섰고, 젤렌스끼와 각료들은 그 덕에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다. 젤렌스끼를 생포하기 위한 참수타격전을 마지막 단계에서 포기한 것은 우크라이나전쟁을 장기화시킨 결정적인 실책으로 되었다.

 

그런 로씨야군과 달리, 중국인민해방군은 개전 초기에 대만 총통 차이잉원(蔡英文)과 대만군 수뇌부를 전원 생포해 항복을 받아냄으로써 전쟁을 신속히 결속하기 위한 특별전투훈련을 계속해오고 있다. 중국 내몽골자치주 주르허(朱日和)에 홍콩 넓이만큼 큰 대규모 군사훈련 기지가 있는데, 바로 그 주르허 군사훈련 기지에 대만 총통부 청사 5층 건물을 1 대 1 크기로 똑같이 복제한 모의 건물이 서 있다. 2014년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최정예부대로 알려진 항공륙전대에 주르허 군사훈련 기지에 있는 총통부 모의 건물을 습격, 점령하는 참수타격훈련을 실시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날 총통부 모의 건물로 진격한 항공륙전대와 가상의 대만군 방어부대 사이에서 실전을 방불케 하는 격전이 벌어졌다. 참수타격훈련에서 항공륙전대가 습격전을 벌여 총통부 모의 건물을 점령했지만, 가상의 대만군 방어부대가 너무 완강히 저항하는 바람에 막대한 손실을 입었으며, 가상의 총통을 생포하는 데 실패했다. 그날 참수타격훈련에서 항공륙전대가 습격해오자 총통부 모의 건물 안에 있던, 차이잉원 역할을 맡은 가상의 총통은 총통부 청사를 방어하는 가상의 대만군 헌병부대가 난사하는 엄호사격 속에 장갑차를 타고 포위망을 뚫고 탈출해 가상의 대만군 전쟁지휘소로 황급히 피신했다. 가상의 총통이 일단 가상의 전쟁지휘소 안으로 들어갔으므로, 항공륙전대는 더 이상 그를 추적하지 못하고 훈련을 끝마쳐야 했다. 

 

대만군 수뇌부에 보고된 대만군의 전쟁 씨나리오에 의하면, 중국인민해방군의 공격이 임박한 경우 대만 총통 차이잉원은 총통 관저인 스린관저(士林官邸)에서 장갑차를 타고 탈출해 헝산지휘소(衡山指揮所)로 피신할 수도 있고, 총통부 집무실에서 비밀 갱도를 통해 국방부 청사로 이동한 뒤 헬기를 타고 탈출해 헝산지휘소로 피신할 수도 있다. 

 

그런데 2021년 1월 대만군은 국방부 청사에서 헝산지휘소로 직통하는 지하 비밀통로를 완공했다. 그러므로 차이잉원은 장갑차 또는 헬기를 타고 탈출하여 헝산지휘소로 피신하는 위험에서는 일단 벗어났다. 이것은 차이잉원과 대만군 수뇌부를 현장에서 생포해 항복을 받아내려던 중국인민해방군의 참수타격전이 실전에서 난항을 겪게 될 것임을 예고한다. 다시 말해서, 차이잉원과 대만군 수뇌부가 헝산지휘소로 피신한 이후 텅 비어버린 총통부 청사와 국방부 청사를 중국인민해방군이 점령해도 전쟁을 승리로 결속할 수 없게 된 것이다. 

 

 

3. 지하 요새 출입문 파괴하면 전쟁에서 이긴다

 

 

문제의 헝산지휘소는 지난 시기 중국 내전에서 패해 대만으로 도주한 당시 총통 장제스(蔣介石, 1887~1975)가 미 제국 군사고문단의 제안에 따라 타이베이 북쪽 다즈 지역에 있는 높은 산을 뚫고 건설한 거대한 지하 전쟁지휘소다. 1960년에 착공하여 22년 동안 공사를 벌인 끝에 1982년에 완공되었다. 헝산지휘소는 미사일공격, 핵공격, 생화학공격, 전자기파공격에 견딜 수 있는 지하 방호시설이다. 또한 헝산지휘소는 여러 갈래로 이어진 갱도망을 통해 다른 작전지휘소들, 군사 기지들과 연결되고, 공기와 전기, 물과 식량을 내부에서 자급할 수 있다. 그래서 헝산지휘소로 피신한 대만 총통과 대만군 수뇌부는 그 안에서 전쟁을 지휘하면서 미 제국군의 무력개입을 기다릴 수 있는 것이다. 

 

만일 전시에 중국인민해방군이 대만군을 격파하고 타이베이를 해방하면, 차이잉원과 대만군 수뇌부는 헬기를 타고 대만을 황급히 탈출해 대만 앞바다에서 대기하는 미 제국군 구축함으로 피신하여 원격지휘를 계속할 수도 있다. 

 

차이잉원과 대만군 수뇌부가 헝산지휘소 안에서 필사적으로 버티거나, 헬기를 타고 대만을 탈출해 미 제국군 구축함으로 피신하면, 미 제국군은 그 기회를 틈타 무력 개입을 감행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은 지금 우크라이나전쟁처럼 장기화되면서 엄청난 인명 손실과 민간 시설 피해를 입게 될 것이 뻔하다. 우크라이나전쟁이 가르쳐준 피의 교훈은 중국이 대만해방전쟁을 절대로 장기화시키지 않아야 하며, 무슨 수를 써서라도 신속히 결속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우크라이나전쟁을 심층적으로 분석한 중국인민해방군 수뇌부는 개전과 동시에 헝산지휘소부터 신속히 점령해 차이잉원과 대만군 수뇌부를 생포하고 항복을 받아내야 전쟁을 승리로 결속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헝산지휘소는 매우 견고한 지하 요새다. 전시에 중국인민해방군이 과연 그런 헝산지휘소를 점령할 수 있을까?

 

전시에 중국인민해방군 항공륙전대가 헝산지휘소를 습격, 점령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중국인민해방군이 실행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도는 항공륙전대가 헝산지휘소를 습격, 점령하는 게 아니라 로켓군이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을 발사해 헝산지휘소 출입문을 파괴해 버리는 것이다. 출입문이 파괴된 지하 요새는 더 이상 쓸모가 없으므로, 차이잉원과 대만군 수뇌부는 헝산지휘소로 피신하려던 것을 단념하고 갈팡질팡하다가 생포될 것이다.  

 

2023년 1월 6일 일본 마이니찌신붕 보도에 의하면, 미 제국과 일본의 전쟁기획자들은 중국이 대만과의 전쟁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그에 대한 대응책을 협의했다고 한다. 미 제국과 일본의 전쟁기획자들이 중국의 대만 핵공격을 막아낼 대응책을 아무리 생각해봤자 뾰족한 방책이 나올 리 없겠지만, 그들도 중국인민해방군이 헝산지휘소 출입문을 파괴하기 위해 핵무기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헝산지휘소의 위치는 이미 오래전에 세상에 공개되었다. 이것은 중국인민해방군이 헝산지휘소 타격좌표를 확보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와 달리, 조선인민군 전쟁지휘소의 위치는 알려진 바 없다. 따라서 미 제국군은 조선인민군 전쟁지휘소 타격좌표를 확보하지 못했다.   

 

미 제국 민간연구소인 천연자원 방어협의회(Natural Resources Defense Council)가 2001년 6월에 펴낸 ‘미국의 핵전쟁계획: 변화의 시기(The U.S. Nuclear War Plan: A Time for Change)'라는 제목의 책에는 로씨야군이 새로운 공법과 새로운 건축자재를 가지고 사상 최고 수준으로 견고하게 건설한 대륙간 탄도미사일 수직발사갱(ICBM silo) 덮개를 파괴하기 위한 선제핵타격 방도가 서술되었다. 그 책에 의하면, 미 제국군이 W88 핵탄두 또는 W76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을 발사해 로씨야군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수직발사갱 덮개를 파괴할 수 있다고 한다. W88 핵탄두는 폭발위력이 475킬로톤급인 전략핵탄두이고, W76 핵탄두는 폭발위력이 100킬로톤급 이하인 전술핵탄두다. 

 

위와 같은 맥락을 이해하면, 전시에 중국인민해방군이 500킬로톤급 전략핵탄두 한 발을 발사해 헝산지휘소 출입문을 파괴할 수도 있고, 100킬로톤급 이하의 전술핵탄두 4~5발을 연속 발사해 헝산지휘소 출입문을 파괴할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전시에 중국인민해방군이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로 헝산지휘소 출입문을 정밀타격해 파괴하려면, 지상에서 달리는 바퀴 달린 미사일 발사대차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훙(轟)-6N 전략핵폭격기에 타격정밀도가 높고, 사거리가 길며, 전략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을 탑재하여 캄캄한 밤중에 기습 발사해야 한다. 이것은 중국인민해방군이 기습적인 야간 선제핵타격으로 대만군 전쟁지휘소를 파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훙-6N 전략핵폭격기는 대만은 물론 일본 오끼나와(沖繩)와 미국령 괌(Guam)도 타격할 수 있는 중국의 핵심 전략자산이다. 항속거리는 6,000km이고, 작전 비행거리는 1,800km다. 

 

중국이 대만을 되찾을 결전의 시각이 오면, 훙-6N 전략핵폭격기는 타격정밀도가 높고, 사거리가 길며, 전략핵탄두가 장착된 공중발사 미사일을 싣고 출격할 것인데, 그게 바로 둥펑(東風)-21D 미사일이다. 이 미사일은 타격정밀도가 높아 원형공산오차(CEP)가 10m이고, 사거리는 1,450km로 길며, 200킬로톤급 핵탄두, 300킬로톤급 핵탄두, 500킬로톤급 핵탄두를 선택적으로 장착할 수 있다. 그러므로 중국인민해방군이 훙-6N 전략핵폭격기를 출동시켜 헝산지휘소 출입문을 정밀타격 한 방으로 깨부수려면, 500킬로톤급 전략핵탄두를 장착한 둥펑-21D 미사일을 훙-6N 전략핵폭격기에서 공중발사해야 한다. 

 

▲ 둥펑-21D 미사일.  © CCTV

 

 

4. 선제핵공격 불가 원칙 넘어선 훙-6N 전략핵폭격기

 

 

중국은 전 세계 9개 핵보유국들 가운데 선제핵공격 불가 원칙을 천명한 유일한 나라다. 1964년 10월 16일 중국은 미 제국, 로씨야, 영국, 프랑스에 이어 다섯 번째로 제1차 핵시험을 실시하고 나서, “어떤 상황, 어떤 때에도 핵무기를 먼저 사용하지 않겠다”라고 선언했다. 이것은 중국이 적국의 핵공격을 받은 경우에만 핵무기로 반격, 보복할 것이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선제핵공격을 하지 않겠노라고 선언한 것이다. 중국은 1964년 10월 이후 오늘까지 근 60년 동안 선제핵공격 불가 원칙을 폐기한다고 선언한 적이 없다. 그래서 국제사회에서는 중국이 지금도 선제핵공격 불가 원칙에 의거한 핵교리(nuclear doctrine)를 유지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중국이 선제핵공격 불가 원칙을 아직도 유지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착오다. 1964년 이후 60년을 지나면서 중국의 전략적 상황은 근본적으로 바뀌었고, 그에 따라 중국의 핵무기 사용 원칙도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을 수 없었다.  

 

중국이 1964년 이후 오늘까지 근 60년 동안 선제핵공격 불가 원칙을 폐기한다고 선언하지 않은 것은 선제핵공격 불가 원칙을 변함없이 유지한다는 뜻이 아니라, 선제핵공격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strategic ambiguity)을 유지한다는 뜻이다. 전략적 모호성이란 선제핵공격 능력을 충분히 가졌으면서도, 선제핵공격 의지를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음으로써 핵억제 효과를 발생시키는 책략을 의미한다. 또한 전략적 모호성이란 중국의 핵심 이익인 국가주권과 영토완전성이 위협을 받는 경우, 선제핵공격을 단행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중국은 영토완정을 실현하기 위한 대만해방전쟁에서 선제핵공격을 단행할 수 있는 것이다. 

 

중국이 대만해방전쟁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고 전쟁을 신속히 끝내려면, 차이잉원과 대만군 수뇌부를 생포해 항복을 받아내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위에 서술한 것처럼 500톤급 전략핵탄두가 장착된 둥펑-21D 미사일을 실은 훙-6N 전략핵폭격기를 야간에 은밀히 출격시켜 대만에서 약 300km 떨어진 공역에서 그 미사일을 기습 발사하여 헝산지휘소 출입문을 한 방에 깨부숴야 한다. 둥펑-21D 미사일을 약 300km 떨어진 거리에서 발사하면, 1분 40초 만에 대상물을 타격할 수 있다.

 

그런 방식의 선제핵타격으로 헝산지휘소 출입문을 깨부수면, 수송기를 타고 대만 상공으로 출동해 신속강습작전에 돌입한 중국인민해방군 항공륙전대는 최후의 피신처를 잃어버리고 공포에 질려 갈팡질팡하는 차이잉원과 대만군 수뇌부를 추적, 생포하고 항복을 받아내 대만해방전쟁을 신속히 결속할 수 있다. 

 

훙-6 전략핵폭격기는 장차 대만해방전쟁을 신속한 승리, 압도적인 승리로 이끌 참수타격전의 총아로 떠올랐다. 그래서 중국인민해방군은 2021년 한 해 동안 훙-6 전략핵폭격기 60대를 대만 방공식별구역 안으로 출동시켰고, 2022년에는 무려 101대나 그 구역 안으로 출동시켰다. 2022년 12월 12일부터 24시간 동안 훙-6 전략핵폭격기 18대가 대만 방공식별구역 안으로 대거 출동한 적도 있었다. 올해 2023년에 언론보도에 나온 훙-6 전략핵폭격기 출동상황을 날짜순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월 1일 대만 서남부 공역에서 폭격연습

4월 8~10일 대만 포위 폭격연습 

4월 13일 야간 폭격연습

4월 19일 대만 북부 공역에서 폭격연습 

4월 21~22일 대만 동남부 공격에서 폭격연습

6월 6~7일 로씨야 전략핵폭격기와 함께 일본 주변 공역에서 합동 순찰비행 

6월 8일 대만 남부 공역에서 비행

6월 11일 대만해협 상공 비행

6월 19일 대만 포위하는 야간 폭격연습 

6월 30일 대만 주변 공역에서 비행

7월 4일 대만해협 상공 비행

7월 12일 대만 남부와 서남부 공역에서 폭격연습

7월 21일 대만 포위 비행

 

2008년부터 2016년까지 대만 총통을 지낸 마잉주(馬英九)는 2020년 8월 10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진행된 강연에서 중국의 대만공격전략은 단시간 안에 전쟁을 끝냄으로써 대만이 미 제국의 군사 지원을 기다릴 기회를 아예 없애버리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군사 상황을 보면 미 제국군은 전쟁이 일어나도 대만을 지원하기 위해 대만에 오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3년 전에 그렇게 발언했던 마잉주는 2023년 6월 24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조선일보 특파원과 대담하는 중에 “지금 대만은 전쟁에서 한 걸음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라고 우려하면서 “머리카락 한 가닥을 잡아당기면 몸 전체가 움직일 만큼 정세가 급박하다”라고 말했다. 

 

마잉주는 중국의 대만 공격이 임박했다는 사실을 위와 같이 언급했는데, 요즈음 중국의 대만 공격이 임박했다고 말하는 사람은 마잉주만이 아니다. 심지어 미 제국군 수뇌부 인사들이나 미 제국 전직 고위 관리들 중에도 중국의 대만 공격이 임박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누구나 예상하는 것처럼,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은 대만에 국한되는 국지전이 아니다. 전시에 미 제국은 대만을 수호한다는 거짓 명분을 내걸고 미 제국군을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로 출동시켜 중국인민해방군을 측면에서 공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제국이 그처럼 불법적으로 무력 개입을 감행하면, 중국 내전은 중미전쟁으로 비화, 확전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중국이 “무력침공을 당함으로써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를 상정한 ‘조중우호협조 및 호상원조에 관한 조약’ 제2조에 따라 조선은 “모든 힘을 다하여 지체 없이” 중국에 군사 지원을 제공할 것이며, 조선인민군은 삼천리 강토에서 영토완정을 실현하기 위한 ‘남반부해방전쟁’에 돌입할 것이다. 

 

이런 사정을 예상하면,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이 임박했다는 말은 곧 조선의 ‘남반부해방전쟁’이 임박했다는 말과 동의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중국인민해방군이 훙-6N 전략핵폭격기를 대만 인근 공역으로 출동시키는 선제핵타격 징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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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범죄' 대책에 조선 "미국 경찰처럼" 한겨레 "엄포만으론 못 막아"

  • 기자명 윤수현 기자 
  •  
  •  입력 2023.08.07 07:56
  •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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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법무부,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사법입원제 추진

경향 “형벌 포퓰리즘, 실효성 적고 오남용 소지도 커”… 사회적 고립 주목

조선, 미국 경찰 언급하며 “경찰 면책 확대… 흉악범 진압, 면책권 부여해야”

정부가 최근 잇따르고 있는 ‘묻지마 범죄’에 대한 대응책으로 강력 처벌을 내놨다. 법무부는 가석방이 적용되지 않는 무기징역형과 당사자·보호자 동의 없이 환자를 강제 입원시킬 수 있는 ‘사법입원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조선일보는 공권력 강화 등 묻지마 범죄에 대한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경향신문은 단속·처벌 등 단기적 대책이 아닌 중장기적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경향신문은 법무부의 이 같은 조치를 ‘형벌 포퓰리즘’이라고 칭했다. 특히 경찰은 흉기 소지 의심자에 대한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급박할 경우 경고 절차를 생략한 채 총기를 사용하겠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2면 <‘형벌 포퓰리즘’ 치닫는 정부…전문가들 “본질과 먼 땜질 처방”> 보도에서 “전문가들은 이런 대책이 실효성이 적고 인권침해나 공권력 오·남용의 소지도 크다고 지적한다”며 정부의 대처가 묻지마 범죄 본질과는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다.

▲8월7일 경향신문 2면.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사법입원제에 대해 “(정신질환자를) 집단혐오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미 강제입원 대상이 될 만한 사람들은 대부분 입원해 치료받고 있는 상황이다. 사법입원제를 한다고 과연 이 사태가 없어질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전문가들은 이상동기 흉악범죄를 ‘복지 영역’의 문제로도 인식해 사회 전반적인 영역에 걸쳐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8월7일 경향신문 사설.

또 경향신문은 사설 <통계·연구 없고 ‘뒷북 대응’ 급급한 묻지마 범죄>를 내고 “‘묻지마 범죄’로 뭉뚱그려 부르는 이 범죄들은 아직 명확한 정의도, 관련 통계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사건의 전형적인 특성이 없어 그간 학계에서는 진지한 연구·분석 대상이 되지 못했고, 경찰 통계로도 분류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범죄 양상에 대한 정확한 분석도 없이 강력 대응만 해결책으로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경향신문은 정부가 ‘사회적 고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2000년대 초부터 이상동기 범죄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일본은 범죄의 근본 원인을 ‘사회적 고립’으로 진단한다. 2021년 내각관방에 고독·고립 대책 담당 부서를 설치했고, 관련 통계와 범죄 동기도 꾸준히 모으고 있다. 급속하게 고령화하고 1인 가구가 증가하는 한국 사회도 고립 문제는 이제 남의 일이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범죄 단속·처벌에 그칠 게 아니라 중장기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상동기 범죄 사건의 전수조사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8월7일 한겨레 1면.

한겨레는 1면 <가석방 없는 종신형 검토에… “흉악범죄 예방 의문”> 보도에서 “전문가들은 범죄의 이면을 들여다보지 않는 이런 식의 ‘가장 쉬운 접근’이 범죄 예방을 위한 차분한 논의를 방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며 “무기징역 수형자에게 가석방 기회를 아예 차단하는 것이 교정 관리의 어려움을 부른다는 실무적 우려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또 한겨레는 4면 <정신질환 방치해 ‘서현역 비극’ 부른 듯… 국가치료 체계 절실> 보도에서 “환자가 자신과 타인을 해칠 위험이 큰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의료 자원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증상이 심각해 입원이 필요함에도 치료할 병원을 찾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커지고 있다는 우려”라고 했다.

▲8월7일 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사설 <무차별 범죄, ‘보여주기식’ 넘어 체계적 대책 강구해야>를 내고 “정부의 대응은 여전히 손쉬운 충격요법에 머물고 있다”며 “흉기 난동에 대해선 당연히 엄한 처벌이 뒤따라야 하겠지만, 처벌 강화라는 엄포만으로 무차별 범죄의 재발을 막을 수는 없다”고 했다. 한겨레는 “처벌 강화 논의는 당장의 분노를 달래는 임시방편은 될지 몰라도 오히려 재발 방지를 위한 차분한 대안 마련을 방해할 수도 있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무차별 범죄에 정부가 더욱 체계적으로 접근할 때가 됐다. 형사사법·복지·의료·교육 등 다양한 부처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기구를 꾸려 무차별 범죄의 직간접적 원인을 분석해내고 시급한 대책부터 중장기적 예방책까지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8월7일 조선일보 5면.

반면 조선일보는 정부의 강경 대응 기조에 발을 맞췄다. 정신질환에 문제의 초점을 맞춘 것이다. 조선일보는 5면 <분당 칼부림도, 교사 습격도… ‘치료 거부한 정신질환자’> 보도에서 “정신 질환자가 저지르는 강력 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다”며 “정신 질환자의 경우, 범죄율 자체는 일반인보다 높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일단 범죄를 저지르면 피해가 심각한 강력 범죄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경찰청에 따르면, 전체 강력 범죄에서 정신 질환자가 범인인 비율이 2012년 1.99%에서 2021년 2.42%로 증가했다”고 했다.

▲8월7일 조선일보 사설.

또 조선일보는 사설 <‘살인 예고’ 54명 검거, 테러 맞설 경찰 면책 확대를>을 내고 경찰이 범죄 예방을 위해 공권력 집행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대통령과 경찰청장은 흉악범죄에 대한 초강경 대응을 주문했지만, 현장 경찰관은 그러기 힘들다고 한 것이다. 실제 몇 년 전 난동 부리는 취객을 막으려다 다치게 한 경찰관이 독직 폭행 혐의로 기소되고, 5300만원을 합의금으로 물어준 일이 있었다”며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현장에선 경찰이 방어적,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미국 경찰의 사례를 들면서 “강력 범죄 대응에 주저하는 일선 경찰관들의 인식 자체가 바뀌지 않으면 시민 안전을 지킬 수 없다. 흉악범 진압을 위한 경우엔 경찰에 적극적으로 면책권을 부여하고, 법원도 정당한 업무 집행의 범위를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8월7일 중앙일보 1면.

잼버리 앞두고 해외 출장 99번 간 공무원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파행이 이어지는 가운데, 관계 기관 공무원들이 지난 8년간 99번의 해외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드러났다. 중앙일보 1면 <잼버리 배우러 가서 관광 즐긴 공무원들> 보도에 따르면 전라북도가 해외 출장 55회를 다녀왔으며, 이어 부안군·새만금개발청·여성가족부·농림축산식품부 순이다. 중앙일보는 “국내 후보지로 선정된 후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최지로 최종 확정되기까지 약 2년 동안엔 54회의 해외 출장이 있었는데, 대개 유치전 성격이었다. 유치 후엔 선진 문물 탐방 목적의 출장이 많았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부실한 출장이 다수였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2018년 5월 전라북도는 ‘세계잼버리 성공개최 키맨 면담 및 사례조사’를 하겠다는 목적으로 5명의 공무원이 스위스와 이탈리아를 6박 8일간 방문했는데, 실제 잼버리와 관련된 일정은 첫날 유럽스카우트 이사회 전(前) 의장 면담, 둘째 날 세계스카우트센터 방문 외엔 전혀 없었다”며 “셋째 날부터는 인터라켄과 루체른 등 스위스의 유명 관광지를 찾았고, 나머지 기간은 이탈리아의 밀라노와 베네치아를 찾았다. 애초 스위스와 이탈리아는 세계잼버리를 개최한 적도 없는 곳”이라고 비판했다.

▲8월7일 한겨레 사설.

잼버리 대회에서 성범죄 사건이 불거졌으며, 대회 관계자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겨레는 사설 <성범죄 부실대응 의혹까지, 잼버리 이어갈 역량 있나>에서 “국내 참가자 80명이 잼버리 조직위원회의 성범죄 부실 대응에 항의해 조기 퇴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참가자들의 건강과 안전보다 대회 강행 명분만 앞세우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했다. 한겨레는 “정부는 대회 강행 의지만 밝힐 것이 아니라, 참가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무엇이 최선인지 거듭 숙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8월7일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는 <정부도 지자체도, 여도 야도 “네 탓”이라는 잼버리 파행> 사설을 내고 “기대했던 수조 원 경제효과는커녕 국가 이미지에 지우기 힘든 생채기를 냈다. 이 와중에 정부도 지방자치단체도, 여도 야도 ‘네 탓’ 공방만 하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제대로 된 컨트롤타워만 있었으면 이 지경까지는 아니었을 것”이라며 “모의고사 격인 작년 프레잼버리는 왜 취소됐는지, 1,000억 원 넘는 예산은 어떻게 사용됐는지, 운영 부실 책임은 어디에 있는지 잘 따져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8월7일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 역시 <잼버리 망신은 여야 모두 탓, 정쟁이 더 꼴불견> 사설에서 “이번 대회를 유치한 것은 박근혜 정부이고, 이후 5년간 준비는 문재인 정부 몫이었지만 행사를 차질 없이 치러낼 직접적 책임은 당연히 현 정부에 있다”며 “민주당도 정부를 공격할 자격이 없다. 행사장 배수와 폭염 문제는 2016년부터 제기됐고, 대회 준비 예산 중 상당액이 전 정권에서 집행됐지만 문 정부는 나무 한 그루 심지 않았다”고 했다.

▲8월7일 한겨레 칼럼.

강준만 “진보언론의 보수 정권 비판, 대부분 ‘너 죽어라’”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는 보수 정권을 비판하는 진보언론의 기사·칼럼에서 생산적 논의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한겨레에 기고한 칼럼 <‘너 죽어라’ 비판과 ‘너 잘돼라’ 비판>에서 “‘너 잘돼라’ 비판은 드물다. 대부분 ‘너 죽어라’ 비판이다 보니 비판을 구경만 하는 사람들조차 비판이라고 하면 ‘너 죽어라’ 비판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풍토에선 성찰은 기대하기 어렵다. 아니 오류의 검증조차 불가능하다. ‘너 죽어라’ 비판의 논객들은 이성으로 싸우는 게 아니라 머릿수로 싸운다”고 했다.

강준만 명예교수는 “매일 진보언론 기사, 특히 칼럼을 읽으면서 ‘너 잘돼라’ 비판이 얼마나 되는지 살펴보곤 한다”며 “나름 진정성을 갖고 윤 정권을 위해서 한 비판인데 그게 무슨 말이냐고 이의를 제기할 논객들이 많을 게다. 내가 보기에 문제는 논객들이 자신의 진보적 관점을 절대시하면서 하는 비판이라는 데에 있는 것 같다. 보수정권에게 왜 진보적 가치를 무시하느냐고 비판하는 게 얼마나 큰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강준만 명예교수는 진보 언론에서 성역과 금기가 많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문 정권 5년간, 아니 이후에라도 진보언론에서 문 정권에 대해 이의 제기를 했거나 비판적 주장을 한 칼럼이 몇개나 되는지 세보면 좋겠다”며 “각 분야에서 피눈물 나게 고생해온 진보의 용사들에 대한 예의를 강조하는 건 좋지만, 이게 일종의 부족주의로 전락하면서 아예 논의 자체를 금기시하는 풍토를 조성하고 말았다”고 했다. 강 교수는 진보언론에서 생산적 비판이 나오길 기대하며 칼럼을 끝냈다. 강 교수는 “진보언론에 ‘너 죽어라’보다는 ‘너 잘돼라’ 비판이 많아지기를 소망하는 건 불경스러운 욕심인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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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촛불대행진 1주년 8월 문화제…“나가자! 싸우자! 이기자!”

박명훈 기자 | 기사입력 2023/08/05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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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51차 촛불대행진이 서울시청-숭례문 사이 대로에서 5일 진행됐다. 연인원 8,000여 명이 함께한 이날 촛불대행진은 8월 문화제(부제: 무한조작 고속도로 가요제)로 풍성하게 꾸려졌다.

 

▲ 5일 촛불대행진에 함께한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 김영란 기자

 

구본기 촛불행동 공동대표가 “대한민국의 시스템이 아이스크림처럼 통째로 녹아내리고 있다. 이게 다 윤석열 때문이다. 나가자! 싸우자! 이기자!”라면서 “우리는 투쟁도 즐기면서 한다. 즐길 준비 되셨나. 싸울 준비 되셨나. 자 그러면 우리, 즐겁게 투쟁해보자”라고 문화제의 본격 시작을 알렸다.

 

▲ 무더웠던 이날, 촛불행동은 시민들에게 무더위를 날릴 시원한 차를 제공했다.  © 김영란 기자

 

▲ 이날 촛불행동은 시민들이 폭염을 피해 휴식할 수 있는 냉방 차량을 마련했다.  © 김영란 기자

 

촛불대행진에 자주 나오는 대학생들이 ‘시끄러운 아이들’로 한 팀을 이뤘다. 대학생들은 흥겨운 춤과 함께 「무조건(원곡: 박상철)」을 개사해 “퇴진 집회할 땐 나를 불러줘 언제든지 달려갈게. 낮에도 퇴진 밤에도 퇴진 언제든지 달려갈게”라면서 “사건, 사고, 참사 범죄자 석열 하아아안숨만 나오지만 지지율 폭락 민심은 폭발. 무조건 탄핵할 거야”라고 노래했다.

 

▲ '시끄러운 아이들'이 노래 공연을 하고 있다.  © 김영란 기자

 

▲ '시끄러운 아이들'이 공연을 하고 있다.  © 김영란 기자

 

「사랑의 재개발(원곡: 유산슬)」을 개사해「국힘의 재개발」을 노래한 이지현 씨는 국힘당,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씨,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비판·풍자하며 “검찰부터 언론까지 모조리 싹 다 갈아엎어 달라. 검사 같지 않은 검사, 법기술자들 재개발해 달라”라고 재치 있게 노래했다.

 

▲ 이지현 씨가 노래를 하고 있다.  © 김영란 기자

 

두루마기 차림을 한 장녹천 씨는「테스형(원곡: 나훈아)」을 개사한 「석열아」을 불렀다. 장 씨는 “어쩌다가 나라가 이 모양이 됐는지 공정, 상식, 정의는 어디 갔나. 석열아”라면서 “네가 말한 공정은 가족 비리였느냐. 검찰 독재 앞세워 무마하려 했느냐. 아 석열아. 국민들 가슴에 못질 말고 내려와”라고 노래했다.

 

▲ 장녹천 씨가 노래를 하고 있다.  © 김영란 기자

 

▲ 촛불대행진 공동대표단이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른 이들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 김영란 기자

 

‘지역촛불 장기자랑’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광주에서 올라온 김탁영 씨는 「사이다(원곡: 노라조)」를 개사해 “우리는 촛불 사이다. 오오 사이다. 가슴이 뻥 뚫린다. 갈증이 사라진다. 사이다. 우리는 촛불 사이다. 시원해. 사랑해. 너 좋아”라면서 “촛불집회 와 봤더니 사이다 있잖아”라고 노래했다.

 

▲ 김탁영 씨가 노래를 하고 있다.  © 김영란 기자

 

가수 우위영·정유경 씨, 성국 씨, 노래패 ‘맥박’도 촛불시민과 함께할 것을 다짐하며 공연을 펼쳤다.

 

우위영·정유경 씨는 “최근 두물머리를 품은 양평이 사리사욕의 대명사처럼 불리는 걸 안타깝게 생각한다”라면서 촛불시민들의 힘으로 남한강과 북한강을 잇는 평화의 두물머리를 되찾자며 「두물머리에서」를 불렀다. 

 

▲ 우위영 씨와 노래를 하고 있다.  © 김영란 기자

 

성국 씨가 무대를 내려가 방방 뛰며「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부르자 한목소리로 촛불시민들이 합창을 했다. 바로 이어진 「죽창가」 공연에서도 촛불시민들의 환호가 쏟아졌다.

 

▲ 성국 씨가 노래를 하고 있다.  © 김영란 기자

 

노래패 맥박은 “그 어느 때보다 큰 희망과 용기가 필요한 때”라며 자작곡 「부탁합니굥」을 불렀다. 맥박은 목청껏 “썩어. 썩어. 썩어. 속이 썩는다. 굥땜에 속이 썩는다. 핵폐기물 바다에 버린다더니 국민도 버리려는지 우리 생명은 우리 후손은 어찌하나요”라면서 “더 이상 안 돼 윤석열 안 돼 아무것도 하지 마. 사고 치지 마”라고 노래했다.

 

▲ 노래패 '맥박'이 공연을 하고 있다.  © 김영란 기자

 

발언에 나선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극우단체, 경찰의 방해에도 촛불행동 집회를 시작한지 내일로 정확히 1년이 된다. (촛불시민들) 덕분에 1년 내내 건강하게 평화롭게 집회를 해왔는데 너무 고맙고 감격스럽고 든든하다”라면서 “그 힘으로 저희들이 최근 밝혀낸 게 고속도로 게이트다. 이 게이트는 곧 윤석열, 김건희의 탄핵도로-구속도로가 되고 말 것이다”라고 외쳤다.

 

촛불대행진 1주년을 하루 앞둔 이날 촛불행동은 촛불시민들에게 전하는 감사영상을 통해 “촛불은 매주 강해졌다. 갖은 모함과 탄압에도 우리는 더 단단해졌다. ‘윤석열 퇴진’은 이제 모든 거리 모든 마을마다 넘치고 있다”라면서 “1년, 쉰 번의 토요일. 이제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믿는다. 1년을 한결같이 달려오신 촛불동지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전했다.

 

이날 구본기 촛불행동 공동대표가 진행한 구본기의 현장인터뷰에서 시민들은 ‘촛불시민의 단결’을 강조했다.

 

세종시에서 통기타 동아리를 함께하다가 촛불대행진에 온 시민들은 “저희 나이가 기성세대인데 행동하지 않은 양심은 양심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라면서 “그동안 행동을 못했는데 휴가도 없이 올라왔다. 윤석열 퇴진을 위해 힘을 합치자”라고 강조했다.

 

다른 시민은 “언론은 윤석열 눈치를 보고 보도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우리 촛불시민이 촛불집회를 알리는 언론이 되자”라며 “윤석열은 반드시 타도하고 응징해야 한다”라고 다짐했다.

 

한편 촛불행동에 따르면 이날 경찰은 폭염 피해를 막기 위해 마련된 냉방버스와 구급차를 견인하겠다고 한 것도 모자라, 운전기사에게 ‘면허를 정지할 수도 있다’고 사실상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제 내내 ‘촛불대행진은 집회·시위법 위반’이라는 경찰의 경고방송도 계속됐는데 이는 윤 대통령의 국정 기조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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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통선대, ‘반노동·반민생·반평화 윤석열 퇴진’ 깃발 올려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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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3/08/06 10:49
  • 수정일
    2023/08/06 10:49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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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24기 중앙통선대 일지] 첫 째날, 8월 5일

  • 기자명 부산=오은영 통신원 
  •  
  •  입력 2023.08.06 10:29
  •  
  •  댓글 0
 

부산 = 오은영 통신원 / 전교조 통일위원장

 

24기 민주노총 노동자 중앙통일선봉대 5개 중대장들이 힘찬 결의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 민주노총 중앙통선대]
24기 민주노총 노동자 중앙통일선봉대 5개 중대장들이 힘찬 결의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 민주노총 중앙통선대]

기세 좋게 모였다. 24기 민주노총 노동자 중앙통일선봉대(이하 중통대)가 모였다. 역대급 폭염과 병든 사회가 던지는 비통한 소식을 뚫고 모였다. 80여 명의 노동자들은 저마다의 사업장 애환을 바탕에 깔고 노동자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돌파구를 24기 중통대에 실어보겠노라고 다짐했다.

중앙통선대 기수였던 김광태동지가 감사패를 받고 있다. [사진 – 민주노총 중앙통선대]
중앙통선대 기수였던 김광태동지가 감사패를 받고 있다. [사진 – 민주노총 중앙통선대]

민주노총 부산본부 대강당에서 열린 발대식은 4기부터 23기까지의 중통대 깃발을 전시해 역사와 연륜을 느끼면서 시작되었다. 본인이 자랑스런 중통대 기수로서 그 깃발을 모아 보관해 온 김광태 동지는 “깃발을 뺏기면 모든 것을 뺏기는 것이다. 그동안 중통대 기수로서 자랑스러웠다”며 감사패를 받은 소감을 전하기도 하였다.

중대원들이 율동과 노래를 배우고 익히며 투쟁의 하루하루를 힘차게 준비하고 있다. [사진 – 민주노총 중앙통선대]
중대원들이 율동과 노래를 배우고 익히며 투쟁의 하루하루를 힘차게 준비하고 있다. [사진 – 민주노총 중앙통선대]

율동을 익히고 기본 규율을 익히는 교육시간의 우렁찬 포효, 중대별 시간에서 쑥스럽지만 더 많이 배우는 자세로 임하겠다는 각오의 진지한 표정들은 발대식을 지원한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의 표현대로 ‘아무리 여름이 뜨겁다지만 더 뜨거운’ 열기의 중통대 면모라고 할 수 있었다.

24기 중통대 총대장 조석제 민주노총 부산본부 수석부지부장이 비장한 결의의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민주노총 중앙통선대]
24기 중통대 총대장 조석제 민주노총 부산본부 수석부지부장이 비장한 결의의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민주노총 중앙통선대]

24기 중통대 총대장 조석제 민주노총 부산본부 수석부지부장은 “양회동 열사의 통한을 기억하고 노동자가 살 수 있는 세상은 자주적인 나라”라는 말로 이번 24기 중통대의 비장한 결의를 내비쳤다.

8부두 시민대책위원회 김은진 대표 미군의 세균실험실의 위험성을 고발과 주민들의 투쟁을 알리고 있다. [사진 – 민주노총 중앙통선대]
8부두 시민대책위원회 김은진 대표 미군의 세균실험실의 위험성을 고발과 주민들의 투쟁을 알리고 있다. [사진 – 민주노총 중앙통선대]
중통대 대원들이 부산 8부두 미군세균실험실앞에서 미군의 세균전부대 폐쇄를 알리는 펼침막을 담벼락에 붙이는 시위를 하였다. [사진 – 민주노총 중앙통선대]
중통대 대원들이 부산 8부두 미군세균실험실앞에서 미군의 세균전부대 폐쇄를 알리는 펼침막을 담벼락에 붙이는 시위를 하였다. [사진 – 민주노총 중앙통선대]

돼지국밥으로 저녁식사를 하고 찾은 중통대의 첫 번째 실천장소는 세균실험실로 악명 높은 부산8부두 행진 및 집회였다. 어느 새 중통대의 차림새만큼이나 의연한 태도로 쇠락해가는 미국의 전쟁 책동을 증명하는 이 곳의 아픔을 직면하였고, 그 어느 때보다 ‘이 땅은 미군의 전쟁기지가 아님’을 강조하게 하였다.

8부두 시민대책위원회 김은진 대표도 “남구의 일반 주민들조차 세균실의 위험성을 알고 자발적으로 1인 피켓팅을 하는 등 반대운동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듯이 청명한 하늘과 바다 사이에 사악하고 위험천만한 실험을 하는 8부두는 반드시 되찾아야 할 우리의 땅이고 조국이었다.

숙소인 기장 청소년문화예절학교에서 김은형 통일위원장이 ‘노동자가 왜 통일운동에 나서야 하는가?’를 주제로 강연했다. [사진 – 민주노총 중앙통선대]
숙소인 기장 청소년문화예절학교에서 김은형 통일위원장이 ‘노동자가 왜 통일운동에 나서야 하는가?’를 주제로 강연했다. [사진 – 민주노총 중앙통선대]

청소년문화예절학교에 발을 디딘 것은 한참 해가 진 후였지만 김은형 통일위원장의 ‘노동자가 왜 통일운동에 나서야 하는가?’의 강연에 임하는 중통대원들에게는 피로를 뒤로 한 분골찬 집중력이 있었다.

후쿠시마 핵 오염수가 증빙하는 정부의 사대매국 행각을 꺾고, 자주의 정신으로 되찾아야 할 우리의 안전과 건강이 이후의 시민 선전전에서도 제대로 전달되어야 한다는 결심은 각 중대의 모범 선동문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1중대의 모범 선동문에서 언급된 ‘우리 아이가 생선을 먹어도 되는지 걱정’하는 상황이 어처구니 없는 현실로 드러난 지금, 굴욕적 한미일동맹에 대놓고 편승하는 윤석열 정권을 24기 중통대는 정면으로 비판하며 끝까지 핵오염수 방류를 저지하는 노력을 하게 될 것이다.

24기 중통대가 부산 8부두 미군세균실험실 폐쇄를 위한 첫 투쟁을 끝내고 대오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 – 민주노총 중앙통선대]
24기 중통대가 부산 8부두 미군세균실험실 폐쇄를 위한 첫 투쟁을 끝내고 대오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 – 민주노총 중앙통선대]

“반노동 반민생 반민주 반평화 윤석열은 퇴진하라”는 총구호의 24기 중통대는 ‘아프고 뜨거운 여름’을 정면으로 돌파하여 자주적이고 평화로운 통일 조국 건설을 위해 오늘 첫발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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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잼버리 중단 안한다지만…이탈·폭염 우려 여전

영국·미국·싱가폴 철수…6일 K-POP 콘서트 대규모 운집 우려 커져

전남 주민들이 지난 4일 전남 부안군 잼버리공원에서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숙영지를 바라보고 있다. 2023.08.04. ⓒ제공 : 뉴시스
폭염 속에서 온열환자가 속출했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일단 계속 진행된다. 한국 정부가 편의시설 보강, 의료 인력 확충, 대체 프로그램 확대 등을 연이어 내놓으며 간신히 ‘대회 중단·조기 폐막 수모’는 면하는 모양새지만 사실상 축소 운영이 불가피하다.

준비 소홀에 따른 비판, 향후 추가 질환자 발생 우려 등도 여전하다. 전체 참가자 15%가량을 차지하는 영국·미국은 최종 이탈을 결정했고 추가 이탈 국가가 나올 가능성이 남아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5일 정례 브리핑을 열고 세게 잼버리를 중단하지 않고 예정대로 오는 12일까지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부터 조직위원회와 각국 대표단이 열었던 긴급 회의 결과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각국 대표단이 대회를 중단하지 않고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직위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참가국은 153개국, 참가자는 4만2,493명이다. 철수를 결정한 영국(4,600여명)과 미국(1,500여명) 참가단은 전체 참가자 15% 규모다. 싱가포르(70여명) 역시 철수한다. 나머지 150여개국 3만5천여명은 세계 스카우트연맹이 잼버리 중단을 권고에도 대회를 계속 이어간다. 최창행 잼버리 조직위 사무총장은 “(영국 미국 등의)조기 철수 결정을 존중한다. 다만 대원들과 끝까지 활동하지 못하게 된 점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전북 부안군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텔타구역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천막 아래에서 더위를 피하고 있다. ⓒ제공 : 뉴스1

폭염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대회 강행이 결정되면서 우려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날 오후 4시 현재 대회 장소인 전북 부안 기온은 35도를 기록하고 있다. 야외 활동은 불가능한 기온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대회 종료인 12일까지 낮 최고 기온은 34~35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계속 진행’ 결정에 대해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오는 6일 오후 열리는 ‘K-POP 콘서트’가 변수다. 무더위 속 대형 행사에 다수 인원이 집결할 경우 안전·온열 사고 우려는 더 커진다.

대회는 계속 진행되지만 사실상 축소 결정과 다름없다. 고온에 따라 프로그램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야외 프로그램은 사실상 제외되고 에어컨 등 냉방 장치가 있는 실내 프로그램과 활동량이 적은 프로그램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과 평창, 경주, 부산 등 각 시도에 협조를 요청해 관광 프로그램을 긴급 배치한 배경도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관광 프로그램을 신청하는 모든 스카우트 참가자를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는 부랴부랴 때늦은 대응에 나섰다. 지난 4일 69억원의 예비비를 통해 잼버리 대회 지원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에어컨을 상시 가동하는 쿨링 버스 200여대를 긴급 배치했고 국방부는 그늘막과 캐노피 수십동을 설치했다. 의사 28명, 간호사 18명 등 의료인력이 보강됐다. 700여명의 서비스 인력이 추가 투입된다. 한 총리는 이날 “새만금 잼버리 현장에서 여러 문제가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참가자들이 완전히 만족할 때까지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뒤늦게 대응에 나섰지만 남긴 상처는 컸다. 야당은 “잼버리 대회를 좌초 위기에 몰아넣은 것은 윤석열 정부의 안일한 대응”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스카우트연맹을 밀어내고 대회 준비를 주도한 것은 정부”라며 “그러나 공동위원장이 5명인 관계로 의사결정도 제대로 안되고 예산도 제때 집행되지 않았다고 한다. 꿈과 희망 속에서 펼쳐져야 할 세계잼버리대회가 악몽과 사고로 점철될 동안 윤석열 정부는 무엇을 했나. 윤석열 정부가 손대는 일마다 최악의 상황에 빠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2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 일대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영식에서 전 세계 스카우트 대원들의 꿈과 도전을 응원하며 종이비행기 날리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3.08.02.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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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냉방비 걱정...에어컨 1시간 덜 써도 작년보다 더 나온다

지난해 3분기 이후 연속 인상...㎾h당 28.5원 올라

서울 시내 전기계량기 모습 (자료사진) ⓒ민중의소리
연일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부터 연속적으로 인상된 전기요금으로 냉방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올해 7~8월 전기요금은 지난해보다 냉방기를 덜 사용해도 더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3일 한국전력공사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순간 최대 전력 수급량이 이달 들어 가장 많은 8만3,391㎿(메가와트)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말·8월초 전력 수급량이 8만5,000㎿~7만7,000㎿사이를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잇따른 전기요금 인상으로 국민들의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3분기(7~9월) 이후 매분기 연속 전기요금을 인상했다. 지난해 여름과 비교하면 ㎾h(킬로와트시)당 28.5원(27%)이 올랐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주택용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액으로 구성된다.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은 누진구간에 따라 단계별로 높게 책정된다. 여름철인 7~8월에는 냉방기 사용을 고려해 기존보다 누진구간 상한이 100㎾h 늘어난다. 기후환경요금과 연료비조정액은 누진구간과 상관없이 사용한 전력량에 비례해 계산한다.

지난해 7월 전기요금은 1구간인 월 전력사용량 300㎾h까지는 ㎾h당 93.2원, 2구간인 301∼450㎾h에는 ㎾h당 187.8원이 부과됐다. 450㎾h를 초과한 3구간은 ㎾h당 280.5원으로 계산했다. 기본요금은 전력사용량이 1구간에 머물면 910원, 2구간은 1,600원, 3구간은 7,300원이 부과된다. 같은 기간 기후환경요금은 ㎾h당 7.3원, 연료비조정액은 ㎾h당 5원이 적용됐다.
이후 지난해 4분기, 올해 1, 2분기 연속으로 전기요금이 오르면서 전력량요금은 ㎾h당 26.8원, 기후환경요금은 ㎾h당 1.7원이 뛰었다. 이에 따라 현재 전기요금은 1구간 ㎾h당 120원, 2구간 ㎾h당 214.6원이 적용된다. 3구간은 ㎾h당 307.3원으로 계산한다. 기후환경요금은 ㎾h당 9원이 됐다. 기본요금은 변화 없으며, 연료비조정액도 최고치인 ㎾h당 5원이 유지되고 있다.

지난해 7~8월 4인 가구 기준 평균전력사용량은 427㎾h다. 이를 기준으로 올해 8월 한달 전기요금을 계산하면 '기본요금 1,600원 + 전력량요금 63,254원(1구간 36,000원 + 2구간 27,254원) + 기후환경요금 3,843원 + 연료비조정액 2,135원 = 70,832원'이다. 여기에 부가가치세 10%, 전력산업기반기금 3.7%가 붙으면 실제 납부해야 하는 전기요금은 8만원까지 오른다.

 

 

 

지난해 7~8월 4인 가구 기준 평균 전력사용량 427㎾h를 사용했을 때 예상되는 전기요금은 70,832원이다(부가가치세, 전력산업기반기금 제외) ⓒ한국전력 홈페이지

지난해 전기요금 체계 기준으로 계산한다면 '기본요금 1,600원 + 전력량요금 51,810원(1구간 27,960원 + 2구간 23,850원) + 기후환경요금 3,117원 + 연료비조정액 2,135원 = 57,062원'이다. 지난해와 사용전력량이 같다면 올해 7~8월 전기요금은 약 14,000원을 더 내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냉방기 가동시간을 줄이더라도 지난해보다 전기요금은 더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소비전력 1000W의 에어컨을 한달 동안 1시간 덜 사용한다면 30㎾h(1000W X 30)를 절약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한달 전력사용량이 397㎾h(427㎾h - 30㎾h)를 기록했다고 가정하고 현재 전기요금 체계로 한달 전기요금을 계산하면 63,974원이 나온다. 여전히 지난해 평균 전력사용량의 전기요금보다 높다. 같은 에어컨을 한달 동안 2시간 덜 가동해야 57,116원(전력사용량 367㎾h) 정도가 나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된다.

냉방비 부담과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는 114만 기초생활수급자(생계·의료·주거·교육급여 수급자)에게 에너지바우처를 지급기로 했다. 기존 에너지바우처 지원대상인 80만여 생계·의료급여 수급자 외에 지난해 추가 예산 편성을 통해 일시적으로 확대했던 30만 주거·교육급여 수급자도 계속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또 한국전력은 여기에 차상위 가구를 더한 약 200만가구를 대상으로 지난 5월 요금 인상분(약 5%) 적용을 유예하고 있다.

전력사용을 줄인만큼 돈으로 돌려받는 에너지캐시백도 시행 중이다. 에너지캐시백은 전기 사용량을 과거 2개년 평균보다 10% 이상 절감하면 1㎾h당 최대 100원을 돌려주는 제도다. 지난해 1㎾h당 30원 수준에서 인센티브를 늘렸다. 지난 6월부터 일반 가정을 대상으로 신청 받기 시작해 지난달 초 기준으로 59만가구 이상이 신청했다.

 

 

 

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현대백화점 유플렉스 앞 게시판의 온도가 31도를 가르키고 있다. 시민들이 뜨거운 햇빛을 가리기 위해 양산을 쓰고 이동하고 있다. 2023.08.03 ⓒ민중의소리

 

 

 

소상공인 "다음달 전기요금 고지서 보기 겁나"...실질적인 지원책 촉구


가정에 비해 오랜 시간 냉방기를 가동해야 하는 소상공인들은 냉방비 걱정이 더 심하다. 관악구에서 김치찌개 전문 식당을 운영하는 유 모 씨는 "다음달 전기요금 고지서 보기가 겁난다"면서 "오전부터 늦은 저녁까지 에어컨을 가동하고 있어서 전기요금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전기요금이 부담되지만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냉방기 가동을 줄일 수도 없다. 유 씨는 "지금은 더위가 너무 심해서 (전기요금을) 절약할 엄두도 못 내고 있다"면서 "전혀 절약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냉방기를 끄고) 창문 열면 오히려 더 덥다"고 한숨을 쉬었다.

영업장에서 사용하는 일반용 전기는 여름철에 단가가 더 비싸진다. 봄·가을철(3~5, 9~10월)에는 요금제에 따라 최고 ㎾h당 90.6원이 적용되지만, 여름철(6월~8월)에는 최고 ㎾h당 142.6원까지 오른다. 부하시간대를 적용받는 요금제라면, 여름철 최대부하시간대(11:00∼12:00, 13:00∼18:00)에는 최고 ㎾h당 221.4원을 적용받는다.

이에 정부에서는 소상공인 지원책으로 분할납부제도를 실행하고 있다.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되며, 월 요금의 50% 이상 납부하면 나머지 금액을 최대 6개월 분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노후 냉방기 교체 지원 사업, 고효율기기 지원 사업 등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소상공인들은 전기요금 감소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유 씨는 "분할납부는 언젠가는 납부해야 하는 걸 미루는 것뿐"이라며 실효성을 의심했다. 노후 냉방기 교체 지원 사업에 대해서도 "2015년도 이전 제품을 대상으로 교체 금액의 40%를 지원하는 건데, 냉방기기가 워낙 비싸고 경기도 나쁘다 보니 40%를 지원받아도 부담된다는 분들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소상공인들은 보다 직접적인 지원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3일 성명을 내고 "한계 상황에 몰린 소상공인을 에너지 취약계층에 포함하는 '에너지 지원 법제화', 전기요금체계 개편을 통한 '소상공인 전용 요금제 신설' 등 체감할 수 있는 종합적인 정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연합회는 "소상공인에게는 냉방비 폭탄을 피할 수 있는 '즉시 요금할인'이 절실하다"면서 "프랑스는 10조8천억원의 전기세를 감면하고, 스페인은 전기요금 부가가치세를 10%로 인하하는 등 실질적인 요금할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요금 납부유예 등 단기 대책에만 매달리지 말고 하절기 요금할인, 소상공인 전기요금체계 개편 등 중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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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도그 휘슬', 그리고 언론 기술자 이동관의 '공산당 언론'

[박세열 칼럼] 한국 사회의 '개 호루라기'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박세열 기자  |  기사입력 2023.08.05. 04:53:51

 

"저희가 어떤 정당이나, 특히 과거 선전 선동을 굉장히 능수능란하게 했던 공산당의 신문이나 방송을 저희가 언론이라고 얘기하지 않습니다."

 

이동관이 첫 일성으로 '공산당의 신문이나 방송'을 언급했다. 기자가 "(공산당) 기관지 같은 언론이 지금 있느냐. 어떤 언론이 그런 언론이냐"고 묻자 "국민들이 판단하시고 본인들이 잘 아시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비유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이동관에 따르면 공산당 기관지 언론은 실재한다. 그런데 이 말은 누구에게 보내는 메시지일까.

 

무슨 스무고개 하듯 내놓은 이동관의 발언은 일종의 '도그 휘슬(dog whistle)'이다. '개 호루라기'는 사람에겐 들리지 않지만 개가 듣고 그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초음파를 내는 도구다. 정치학에서는 특정 지지 그룹의 호응을 얻기 위해 암시적 언어를 사용하는 걸 말한다. 정치 저관여층에겐 전달되지 않지만, 특정 지지 그룹은 '도그 휘슬'을 알아듣고 그에 맞는 행동을 하거나 그를 지지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부정적인 관심을 끌고 싶진 않은데 논란성 이슈에 대해 지지 그룹을 선동하고 싶을 때, 혹은 부인할 수 없는 당위성으로 포장하면서도 특정 지지 그룹의 편향성에 호소하고 싶을 때 사용된다. 

 

트럼프가 미국 의회 앞에 모인 성난 지지자들을 향해 "Have the courage to do the right thing. Fight!(올바른 일을 하기 위해 용기를 내라. 싸우라!)고 말한 것은 일종의 '도그 휘슬'이다. '올바른 일을 하기 위해 용기를 내라'는 말은 흠 잡을 데 없는 말이지만, 이 말은 일부 성난 지지자들에게 '의회에 쳐들어가라'고 해석된다. 그리고 트럼프는 자신은 폭동을 선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건 입증할 수도 없다. 보통의 '인간'들에겐 의회에 난입하라는 의미로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슬로건도 '미국 백인'들을 겨냥한 도그 휘슬이란 비판을 많이 받았다. 많은 극우 정치가들이 '도그 휘슬'을 이용해 난민·이주민 혐오 정서, 인종차별 정서를 건드리고 '페미니즘'을 조롱하며 지지층의 내심에 어필하려 한다는 지적들이 나온 건 오래된 일이다. 

 

이동관이 '공산당 기관지' 같은 언론을 언급하고 '본인들은 잘 알 것'이라며 애둘러 얘기했지만, '특정 세력'은 아마 환호했을 것이다. 대한민국에 존재하지도 않는 공산당을 언급함으로서 일부 한국인들의 내심에 여전히 존재하는 '빨갱이 콤플렉스'를 자극한 것인데, 아마 일부 아스팔트 우파이나 '극우 유튜버'들은 '공산당 언론'을 몰아내야 한다며 실재 존재하는, 공산당과 전혀 상관 없는 몇몇 언론들을 콕 집어서 비난할 것이다. 매카시즘 시대에나, 냉전 시대에나 있었을 법한 이런 유형의 '도그 휘슬'은 분단 국가에선, 오늘날에도 여전히 좀비처럼 현현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도그 휘슬'을 잘 사용하는 한국의 정치인 중 하나다. 그는 지난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오월 정신은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이고, 우리가 반드시 계승해야 할 소중한 자산"이라며 "우리가 오월의 정신을 잊지 않고 계승한다면 우리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모든 세력과 도전에 당당히 맞서 싸워야 하고 그런 실천적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당위성으로 포장된 평범한 말처럼 들리지만, 오월정신까지도 '진영 논리'에 가두어 특정 지지자들에 어필하고자 하는 전형적인 '도그 휘슬'이다. 윤 대통령은 이런 식으로 극우 세력을 자극하는 언사를 자주 펴 왔다.

윤 대통령이 연설마다 수십차례 언급하는 '자유'가 그런 것이다. '자유'는 한국 사회 맥락 속에서 피묻은 이념 내전의 최전선에 내몰렸던 단어다. 70년 전 한국전쟁 이후 엄청난 사회적 갈등 비용을 지불한 한국 사회에서 일부 '반공 보수'는 여전히 "좌파가 자유민주주의의 '자유'를 없애려고 한다. 이는 나라를 북한에 바치기 위한 것이다"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리하여 '자유'는 한국 사회의 현대사가 주물한 특정한 토대 위에서 특정 계층에게는 특별한 암호로 해석된다. '자유민주주의'라는 용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면 '북한으로 가버리라'는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오는 것도 그 증거다. '자유'는 윤 대통령의 '도그 휘슬'과 같은 것이다. 

 

물론 윤 대통령 뿐은 아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도로 무단 점유'를 명분으로 내세워 퀴어 페스티벌을 억압하는 것도 전형적인 '도그 휘슬'이다. 그는 '반 동성애자'들의 표심에 호소하고 싶지만, '동성애자의 페스티벌에 반대한다'는 직접적 메시지가 도덕적 지탄의 대상이 될 수 있기에 우회로를 선택했다. 홍 시장은 대선 후보 시절에도 "동성애에 반대한다"고 직설적인 발언을 했다가 비난을 받은 바 있다. 그의 전략은 조금 더 교묘해지고 있는 셈이다.

 

이준석 전 대표도 그런 면에서 '선수'다. 페미니즘, 장애인 시위와 관련해 그가 '불법과 합법'을 언급하고, '역차별'을 호소할 때 그것이 누구를 향한 말인지, 누구에게 들으라고 하는 얘기인지 우린 알아차릴 수 있다. 그는 '장애인 혐오자'도 '페미니즘 혐오자'도 아니라고 하지만, 장애인 혐오와 페미니즘 혐오 정서를 가진 이들은 '도그 휘슬'을 알아차리고 정치적 신념을 강화하며 나아가 행동(투표든 시위든)을 강구하게 된다. 이준석 본인이 이런 원리를 아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도그 휘슬'이 서구 정치권에서 주로 부정적으로 쓰이는 것은 이유가 있다. 다양성을 배척하는 극우 보수주의자들을 지지층으로 거느린 정치가들이 중도층의 도덕적 비난을 피하기 위해 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종교 다양성 사회에서 '기독교 전통을 복원해야 한다'는 배제의 슬로건은 "가족 가치(주로 동성애를 비판하는 기독교도인들이 쓰는 말)"와 같은 평범한 '도그 휘슬'로 둔갑한다. 선거 캠페인에서 "가족 가치"를 언급할수록 '보수적 기독교인'들은 뭉친다고 한다. 또 다른 예로 영국 총리를 지낸 보리스 존슨은 2016년 4월 미국의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자신의 '조상' 때문에 영국에 대해 원한을 품고 있다고 주장했다가 '도그 휘슬 인종차별'로 비난을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영국의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케냐 혈통이다. 도그 휘슬러들은 주로 '불법', '비국민', '주류', '가족' 등의 용어를 사용하며, '무슨 뜻인지 알지?'라고 지지층의 내심에 호소한다. 이런 사례는 무수하다. 

 

'도그 휘슬'의 가장 큰 문제는 '이중 언어'라는 점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자유'를 언급했을 때, 유권자 중 누군가는 '일할 수 있는 자유'나 '언론의 자유', '억압으로부터의 해방' 같은 걸 떠올리며 투표하지만, 누군가는 '자본의 자유', '북한 체제 해체', 심지어 "적화 통일에 협조하는 대한민국의 반국가 세력을 때려잡자"는 메시지로 해석하고 투표한다. 하나의 메시지를 두고 전혀 다른 이해를 갖는 두 명의 유권자가 그 메시지를 발신한 한 명의 후보를 택하는 건 민주주의가 가진 오래된 오류의 일종으로 본다. 이걸 적극 이용하는 세력은 중도층을 자극하지 않고, 논란을 최소화하면서 극렬 지지그룹에 어필할 수 있다. 그러면 표를 최대한 많이 끌어모을 수 있다. 

 

다시 이동관으로 돌아오자. 그가 '공산당 언론'을 언급한 것은 한국 사회에서, 그것도 21세기에 아주 고약하고 낡은 '도그 휘슬'이라 비판받을 만 하다. 이동관이 하필 '공산당'이란 단어를 선택한 건 우연이 아니다. 그는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그것도 그가 하고자 하는 모종의 '과업'과 관련해 극렬 지지층에게 모종의 '힌트'를 주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에 '공산당 기관지'같은 언론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런 언론인지 아닌지 "본인들이 잘 알 것"이라고 하는 건 지지층들만 '아는' 특정 매체를 지칭한 효과를 갖게 된다. 두말 할 것 없이 그건 윤석열 정부에 비판적인 몇몇 언론들이다. 정치적 반대파를 '국가 전복 세력'이라 암시하고 '레드 콤플렉스'나 약자 혐오에 기대어 하는 정치, 그 말로는 별로 좋지 않다. 트럼프를 보라.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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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선택은 전쟁아닌 평화, 굴욕아닌 주권, 대결아닌 협력"

평화·통일·역사정의·주권 6개 단체, 8.15범국민대회 개최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3.08.03 23:56
  •  
  •  수정 2023.08.04 08:54
  •  
  •  댓글 0
 
6.15남측위, 시민사회연대회의,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 전국비상시국회의(추), 정전70년 한반도평화행동,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을 비롯한 6개 연합단체가 처음으로 총집결해 8월 12일 '광복 78주년, 주권훼손 굴욕외교 저지! 한반도 평화실현! 8.15범국민대회'를 개최한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6.15남측위, 시민사회연대회의,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 전국비상시국회의(추), 정전70년 한반도평화행동,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을 비롯한 6개 연합단체가 처음으로 총집결해 8월 12일 '광복 78주년, 주권훼손 굴욕외교 저지! 한반도 평화실현! 8.15범국민대회'를 개최한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오는 8월 12일 오후 4시 서울 광화문 경복궁옆 앞 도로에서 '광복 78주년, 주권훼손 굴욕외교 저지! 한반도 평화실현! 8.15범국민대회'가 개최된다.

8.15 광복절을 맞아 윤석열 정부의 일제 강제동원 관련 굴욕적 '제3자변제안' 강행 처리와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 등 대일굴욕외교를 규탄하고, 한일 및  한미일 군사협력에 몰입하여 한반도 군사긴장을 격화하고 남북관계를 진영대결의 제일 앞열에 세우는 남북대결, 대미편향 외교 등 산적한 주권 침해와 평화위협 행위에 대해 집중적인 성토가 있을 예정이다.

지난 7월 1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못살겠다! 갈아엎자! 윤석열정권 퇴진하라! 7.15 범국민대회' 이후 두번째 열리는 범국민대회이다. 

특히 이번 범국민대회는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6.15남측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연대회의)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준)(퇴진운동본부) △전국비상시국회의(추)(비상시국회의) △정전70년 한반도평화행동(정전평화행동)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역사정의평화행동)을 비롯해 평화, 통일, 역사정의와 주권 등 관심 현안에 집중해 온 6개 연합단체들이 처음으로 총집결해 명실상부한 범국민대회가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6개 단체들은 3일 우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역사적인 날, 광복 78주년을 맞아 윤석열 정부의 주권훼손, 굴욕외교를 저지하고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행동에 함께 나서주길 호소한다"며  12일 시민들의 8.15범국민대회 참가를 요청했다.

안지중 6.15남측위 공동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기자회견에는 이홍정 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 시민평화포럼공동대표인 윤정숙 정전평화행동 공동대표, 하원오 퇴진운동본부 공동대표, 김영환 역사정의평화행동 공동위원장, 양길승 비상시국회의 공동운영위원장 등 6개 단체 대표자들이 참가해 '우리의 선택은 전쟁의 길이 아니라 평화의 길, 굴욕외교가 아니라 주권국가다운 외교, 한미일 군사동맹이 아니라 상생과 협력의 길이어야 한다"며, "대결이 대결을, 위기가 위기를 낳는 악순환이 이미 시작됐다. 한반도 평화가 위태롭다. 윤석열 정부의 대북적대, 대일굴욕, 대미추종 정책을 멈춰 세우자"고 호소했다.

왼쪽부터 이홍정 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 윤정숙 정전평화행동 공동대표, 하원오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 공동대표, 김영환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공동위원장, 양길승 전국비상시국회의(추) 공동운영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왼쪽부터 이홍정 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 윤정숙 정전평화행동 공동대표, 하원오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 공동대표, 김영환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공동위원장, 양길승 전국비상시국회의(추) 공동운영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홍정 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은 "해방 78주년을 맞아 주권재민의 의지를 되살리고, 다시 한번 역사의 진보를 이루기 위한 결단을 새롭게 하자. 민주와 평화와 통일의 주권자인 우리 민이 민족공동체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자"며 "민주의 뿌리에서 자란 평화의 나무에 통일의 열매가 맺힐 때까지 민의 주권의식을 발휘하며 정의롭게 행동하자"고 8.15범국민대회 참가를 독려했다.

윤정숙 정전평화행동 공동대표는 "우리는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최소한의 생존권이 보장된 세상을 원한다. 그리고 전쟁의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 평화롭고 주권이 보장되기를 요구한다"며, "이미 시민들은 저항의 움직임을 시작했고 우리는 앞으로도 여러 행동과 실천을 통해 이같은 주장과 행동을 끊임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원오 퇴진운동본부 공동대표는 "우리의 주권을 당당해 내세우고 남과 북 정상이 지금까지 만든 합의와 공동선언을 이행하여 통일로 나아가는 것만이 유일한 평화의 길"이라며 퇴진운동본부가 그 길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김영환 역사정의평화행동 공동위원장은 "일본군 성범죄 피해자들의 외침을 무시하고 역사를 안보와 맞바꾸려했던 박근혜정권의 결말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며 "역사정의를 바로잡고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시민들의 뜻이 8월 12일 범국민대회에 모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범국민대회에서는 제3자 변제를 거부하는 피해자들과 유족분들에게 그동안 국민들이 성의로 모은 마음이 전달될 예정"이라고 했다. 

양길승 비상시국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은 "이번 8.15범국민대회는 지금까지 쌓여 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환점을 만드는 대회로 준비하고 기대하고 실천하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8.15범국민대회는 폭염속에 진행될 기상조건을 고려해 간결하게 메시지 중심으로 진행하고 더 많은 시민들을 만나기 위해 종로 방면 행진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이연희 역사정의평화행동 공동위원장과 이승훈 시민사회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연희 역사정의평화행동 공동위원장과 이승훈 시민사회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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