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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MBC, YTN, TBS···정부 손아귀로 넘어가는 공영방송

  • 김준 기자
  •  
  •  승인 2023.08.04 18:20
  •  
  •  댓글 0



 

 

'전례 없는 이사진 해임'

'재정을 통한 언론 길들이기'

"수신료 분리, 목욕물 버리려다 애 버린 격"

이동관 후보, 국정원 문건과 연관성 부정

정부가 협의 없는 독단적 행보를 보이며 방송장악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된다. 3일에는 방송통신위원회가 공영방송의 이사진 해임 절차에 들어갔다. 차기 원장 후보로 지명된 이동관 특별보좌관에게 멍석을 깔아주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따른다.

언론장악저지 야4당 공동대책위원회 소속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공영방송 수신료 분리징수 관련 시행령 개정 추진 철회를 촉구하는 항의방문을 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전례 없는 이사진 해임’

방통위는 2일 MBC의 70% 지분을 가진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권태선 이사장과 김기중 이사 해임 절차에 들어갔다. KBS에서도 윤석년 이사가 해임된 지 16일 만인 지난달 28일 남영진 이사장이 해임 절차 통보를 받았다. 또 방통위 정미정 EBS 이사의 해임도 추진 중이다.

공영방송 성격을 띤 세 곳의 이사진 해임은 지금껏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 그동안 정부·여당이 KBS와 MBC의 보도를 문제 삼으며 ‘편파적’이라 지적해 온바, 공영방송에 대한 장악시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방통위는 방문진 권 이사장이 MBC 경영 관리·감독을 게을리했다며 해임 추진 이유를 설명했다. 만약 권 이사장과 김 이사의 해임이 이뤄지면 여야 3대 6인 이사회는 5대 4구도로 바뀌어 여당 주도로 MBC 사장 교체가 가능해진다. KBS 역시 남 이사장이 해임된다면 여야 4대 7에서 6대 5구도가 된다.

권 방문진 이사장은 지난달 10일부터 감사원의 조사를 받는 중이었다. 방통위의 조사도 최근 시작됐다. 아직 권 이사장의 조사가 끝나지 않았지만, 방통위가 권 이사장의 해임 절차에 착수한 것이다. 권 이사장은 “공영방송 MBC를 장악하기 위한 윤 정부의 무법적 행태가 도를 넘었다”며 “행정조사절차법과 기본법을 지키지 않아, 위법”이라고 강조했다.

이호찬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이동관 후보가 방통위원장이 된 이후 이사장을 무리하게 해임하면 탄핵의 빌미를 줄 수 있어, 직무대행 체제일 때 처리하는 것”이라 주장했다.

 

‘재정을 통한 언론 길들이기’

수신료는 공영 언론 주인을 국민으로 만드는 기반이다. 서울의 공영방송이라고 할 수 있는 TBS가 서울시의회 조례에 따라 재정을 지원받았던 이유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여당이 서울시의회 다수당이 되자,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 조례 수정안(아래 TBS 지원조례 폐지)’을 통과시켰다. 그 결과, TBS 시사프로그램은 모두 폐지됐고, 현재는 일부 직원들이 월급의 20%를 반납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달 KBS 수신료 분리를 강행했다. 재정을 인질로 KBS도 TBS의 길을 가게 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그 외에도, 30년 만에 전기요금 고지 항목에서 TV 수신료가 제외되지만 이후 어떻게 징수할 것인지 정확한 방안도 없이 성급하게 분리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진순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대표는 “공영방송을 폐지하거나 민간 자본에 매각하면 다시 되돌릴 수 없다”고 강조한다. “지금 있는 공영방송에 문제가 있다면 나무라고 야단치고, 보완하려는 방법을 찾아야지, 목욕물 버리려다 아이까지 버리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준공영방송이라 불렸던 YTN 또한, 민영화 위기에 처해있다. 고한석 언론노조 YTN지부장은 “한전 KDN과 마사회는 애초에 YTN을 매각할 생각이 없었다”고 밝혔다. 7년째 흑자였고 성장 가능성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 지부장은 “농림부에서 마사회를 압박했고, 공공기관 경영평가 등으로 정부의 겁박을 느낀 한국 KDN이 매각을 결정하면서 지금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아마 이동관 후보가 위원장으로 임명된다면 본격적인 행보가 이뤄질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임기 초반부터 이전 정권에서 임명된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의 국무회의 참석을 배제해왔다. 두 위원장의 업무보고도 받지 않았고, 이들은 서면 보고를 올린 뒤, 기자회견을 하는 방식으로 일을 이어왔다. 한 위원장은 결국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해임됐다.

정부가 언론을 대하는 태도가 일관되게 드러나고 있다. 방통위원장 후보로 거론된 이동관 후보는 “이명박 정부 홍보수석 재직 당시 국가정보원에 (언론장악) 문건 작성을 지시한 적도, 보고받은 적도, 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언론장악 배후에 홍보수석실이 있다는 보고서가 있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이동관 후보는 이 보고서와 자신의 연관성을 끊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이 이를 어떻게 입증하느냐에 따라 향후 여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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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결국 구속... '가장 성공한 특검'에서 '가장 몰락한 특검'으로

[해설] 의혹 제기 약 2년만...'검찰 정권'에서 여론에 떠밀린 후배 특수부 검사들에 의해 추락

23.08.04 03:53l최종 업데이트 23.08.04 06:36l
대장동 민간개발업자의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거액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대장동 민간개발업자의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거액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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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결국 구속됐다. 대장동 일당이 제공했다는 일명 '50억 클럽'과 관련해서다. 지난 2021년 9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이후 약 1년 11개월만이다. 그동안 늑장 및 부실수사 비판을 받아온 검찰은 박 전 특검 구속으로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게 됐다.

한때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해 국정농단 관련자 50여명을 기소하며 '가장 성공한 특검'으로 불렸던 박 전 특검은 이제 개인 비리 혐의로 구치소에 수감돼 구속 수사를 받는 '가장 몰락한 특검'으로 기록되게 됐다.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윤재남 서울중앙지검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일 밤 11시 22분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사유는 증거인멸 우려. 첫번째 구속영장 신청(6월 30일)이 기각된 이후 검찰은 보강 수사를 통해 박 전 특검이 지난 2월경 휴대전화를 망치로 부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은 두번째 영장 청구서에는 이 부분을 강조했고, 법원은 이에 설득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심사를 진행한 판사는 1차 때와는 다른 판사(유창훈(박영수), 이민수(양재식))였다.

구속 사유는 "증거인멸 우려"... 망치로 휴대전화 부순 것 자충수

물러날 곳이 없었던 검찰은 이날 영장실질심사에 적극적으로 임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 소속 검사 6명을 투입해 총 230여 쪽 분량의 파워포인트(PPT)를 제시하며 혐의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우려 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심사 시간도 1차보다 2시간 이상 늘어간 5시간 30분이 걸렸다.

이날 오후 검찰 관계자는 "지난 6월 기각 이후 보강 수사 통해서 구속사유를 더욱 명백히 규명했다"며 "기각 사유에 대해 보강 수사를 진행했고, 확인된 내용을 검토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범죄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기본적으로 도주 우려도 (구속영장에) 기재했다"라고 밝혔다.

박 전 특검의 혐의는 특정경제가중처벌법 위반(수재 등)과 청탁금지법 위반이다. 검찰이 밝힌 영장 기재 혐의 요지에 따르면, 박 전 특검은  2014년 11~12월 우리은행의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 감사위원으로 재직하면서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남욱씨 등 민간업자들의 컨소시엄 관련 청탁(우리은행의 컨소시엄 참여와 PF 대출용 여신의향서 발급)을 들어주는 대가로 200억 원 및 땅과 단독 주택을 받기로 약속받았다.

이후 우리은행의 컨소시엄 참여는 무산되고 여신의향서가 발급되는데, 이 과정에서 2015년 3~4월께 대장동 업자 핵심 김만배씨로부터 향후 50억 원을 받기로 약속받고 실제 5억 원을 받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또 2015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 자금 명목으로 현금 3억 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아울러 검찰은 화천대유에 취직했던 딸이 2019년 9월∼2021년 2월 화천대유 측으로부터 대여금 명목으로 받은 총 11억 원도 사실 박 전 특검이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여기에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이렇게 영장청구서에 적시된 박 전 특검이 받았다는 돈을 모두 합하면 19억 원에 달한다.

최악의 상황은 피한 검찰... 박영수는 이보다 더 최악일 수 있을까
 
대장동 민간개발업자의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거액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대장동 민간개발업자의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거액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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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중수부장 출신으로 국정농단 특검에 임명되자 당시 윤석열 검사를 수사팀장으로 불러들일 정도로 친분이 두터웠던 박 전 특검이 '검찰 정권'이라 불리는 윤석열 정권에서 특수부 출신 후배 검사들에 의해 추락한 것은 아이러니하다.

2016년 말 당시 박근혜 정권에 의해 한직을 전전하던 윤 대통령은 특검팀 합류를 계기로 완벽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이후 윤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장 → 검찰총장을 거쳐 대권후보로 직행해 결국 정권을 잡았다. 박 전 특검이 윤 검사를 수사팀장으로 선택하는 과정에 당시 머니투데이 법조팀장이었던 김만배 기자(대장동 일당 핵심 인물)가 일정 정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그렇다.

박 전 특검은 2019년 9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초기부터 연루 의혹이 계속 나왔다. 화천대유의 상임고문으로 활동했고, 회계사인 딸이 화천대유에 입사했는데 회사 보유 아파트를 분양받았으며, 급기야 그해 10월 6일 국회에서 공개된 일명 '50억 클럽' 명단에도 이름이 있었다. 지금까지 박 전 특검과 그의 딸이 대장동 민간업자들로부터 받은 돈은 구속영장청구서에 적시된 19억 원 외에도 화천대유 고문료 2억5000만 원, 딸 연봉 6000만 원, 딸 퇴직금 5억 원, 분양 받은 아파트 시세 차익 등 수억에서 수십억이 더 있는 것으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는 좀처럼 박 전 특검을 비롯한 법조계 고위층 연루 의혹자들을 향하지 않았다. 유일하게 곽상도 전 의원이 아들 퇴직금 명목으로 받은 50억으로 기소(뇌물 혐의)됐지만, 지난 2월 이마저 1심 무죄가 선고됐다. 여론은 들끓었고, 결국 검찰은 박 전 특검 등 50억 클럽 수사에 적극 나서게 된다.

지난 6월 30일 1차 구속영장신청이 기각되면서 박 전 특검은 최악은 피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휴대폰을 망치로 부순 것이 알려지면서 증거인멸 우려로 구속됐다. 현 상황보다 더 최악은 뭐가 있을까 쉽게 떠올리기 어렵게 됐다. 게다가 박 전 특검은 이미 가짜 수산업자 김태우씨로부터 포르쉐 렌터카를 무상으로 받는 등 336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중이다.

'50억 클럽' 수사는 파면 나온다... 다음은 누구?

뒤늦게나마 박 전 특검의 구속에 성공함에 따라 검찰의 '50억 클럽' 수사는 당분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우선 검찰은 구속 기한인 20일 내에 박 전 특검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재판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또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곽상도 전 의원에 대한 보강 수사도 마무리 국면이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의 아들 곽병채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고 기소 여부를 검토 중이다. 항소심 재판 기일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다음 수사 대상이 누구일지 관심이 쏠린다. 50억 클럽 멤버로 지목된 인물은 박 전 특검과 곽 전 의원을 비롯해 김수남 전 검찰총장, 권순일 전 대법관,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 홍선근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회장 등 6명이다.

이중 김 전 총장은 2021년 8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후 김만배씨를 만나 대책을 논의하고, 검사 출신 변호사를 소개해 준 것으로 김씨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공소장에 적시된 상황이다.

검찰 관계자는 "(50억 클럽 관련)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서 순차적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그:#박영수#권순일#곽상도#대장동#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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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멘토' 이종찬 "이승만 기념관은 '괴물'…이승만=김일성이냐?" 작심 비판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3/08/04 09:49
  • 수정일
    2023/08/04 09:49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이승만 기념관', '1948 건국론' 작심 비판…박민식 보훈부장관은 불참

박세열 기자  |  기사입력 2023.08.04. 06:51:50

 

정부가 '이승만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이종찬 광복회장이 "김일성은 왕조의 창건자고 시조다. 그런데 이승만 대통령을 대한민국의 시조라고 그렇게 해야 되겠느냐"고 작심 비판했다. '뉴라이트' 등 보수 일각에서 제기되는 1948년 건국절 주장에 대해 반박하며, 현 정부의 이승만 기념관 건립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명확히 한 것이다.

 

이 회장은 3일 '대한민국 정체성 선포식'에서 '1948년 건국론'을 비판했다. 언론에 미리 배포된 원고에는 박민식 보훈부장관 등이 주축이 돼 추진하고 있는 '이승만 기념관'에 대해 "이승만 대통령을 신격화하여 건국 대통령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런 괴물 기념관이 건립된다면 반대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현장 인사말에서는 톤이 다소 누그러졌지만, 이승만과 1948년 건국론에 대해서는 강하게 비판했다. 

 

이 회장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발전은 1919년 기미년 독립선언에서 비롯됐다"며 "1948년 건국론은 이런 역사의 지속성을 토막 내고 오만하게 '이승만 건국론'으로 대체한 것"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일제가 침탈하여 우리의 역사를 지우려 해도 우리나라는 계속 존재해왔고, 일제 강점으로 주권 행사가 불가능했어도 나라는 존재해있었다"며 "대한제국이 일제에 의해 소멸됐고, 38년 만에 대한민국이 건국됐다는 이설"을 비판했다. 이 회장은 이렇게 되면 1910년부터 1945년까지 일제가 통치한 것이 정당화 된다. 그렇게 되면 독도는 일본 땅이 된다. 위안부 할머니 문제나 강제징용 문제는 일본 신민 간의 문제이지 우리가 간여할 일이 아니게 된다"고 비판하며 "나는 과연 대한민국 1948년 건국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이런 점까지 생각하고 이설을 주장했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회장은 "만약 알고도 주장했다면 이런 사람은 신종 친일파 민족반역자"라고 비판했다.

 

1948년 건국을 인정하는 것은 북한의 행태와 다름 없다는 것이다. 그는 그간 수차례 언론 인터뷰에서 "대한민국의 시작을 1948년으로 보면 남도 건국, 북도 각각 건국한 게 돼 결국 북한을 동격으로 보게 된다. 정통성을 주장하면서 왜 그런 일을 하느냐"고 주장해 왔다. 

 

앞서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지난 7월 19일 이승만 서거 58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이승만 대통령 바로 세우기'는 어떤 개인에 대한 숭배나 찬양을 위함이 아니다. 역사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굳건히 지키기 위함이다"라며 "김황식 전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역대 대통령의 자제분들과 4·19혁명의 주역들이 힘을 합쳐 '이승만 대통령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여론조사업체 여론조사 공정이 데일리안의 의뢰로 지난달 2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9.6%가 이승만 기념관 건립에 '공감'한다고 응답했고 55.8%는 '공감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이날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주요 참석자로 초청됐지만 '휴가'를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이종찬 회장은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로, 윤석열 대통령이 어린 시절부터 '멘토'로 여겼던 인사다. 이 회장은 윤 대통령의 죽마고우인 연세대학교 이철우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부친으로, 윤 대통령이 어린 시절부터 그를 따랐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장은 보수정당에서 4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전두환, 노태우 정부에서 민주정의당 원내총무, 사무처장 등을 지냈다. 군부 독재 시절 여권에 몸 담았지만 남재희 전 노동부장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과 함께 드물게 합리적 보수로 평가돼 왔다. 김대중 정부에서 초대 국정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이종찬 광복회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 앞에서 열린 '대한민국 정체성 선포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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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아닌 생존게임” 잼버리 대회에 쏟아진 비판 보도

  • 윤유경 기자 
  •  
  •  입력 2023.08.04 07:40
  •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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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조직위 부실 운영, 정부 늑장대응…잼버리 비판 이어져

한겨레 “해임 정해놓고 조사 시작…방통위, 법적 절차 무시한 ‘폭주’”

조선일보 “메인 뉴스 편파 보도 KBS 46건, MBC 87건…이러고도 공영방송?”

지난 1일부터 전북 부안군 새만금 일대에서 열리고 있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서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면서 안전사고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 158개국 4만3천여명이 참가하는 국제 행사 잼버리의 조직위원회는 대회 이틀째인 2일 신규 온열질환자가 207명 발생했고, 개영식에서만 108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4일 주요 아침신문은 1면에서 ‘잼버리 사태’를 다루며 열악한 위생 환경과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혼란에 빠진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조직위원회의 부실한 운영과 정부 부처의 안일한 대처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 한겨레 사진 갈무리.

▲ 4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한겨레 1면 기사 <폭염 무방비…‘한여름밤 악몽’된 잼버리>에 따르면, 이번 대회의 폭염 피해는 예견됐었다. 대회장이 위치한 부안군은 지난달 28일부터 폭염경보가 계속 발효 중이다. 개영식이 열린 2일 부안군의 낮 최고기온은 34도까지 치솟았고, 개영식이 한창이던 2일 밤 9시께 기온은 27도가 넘는 열대야를 보였다. 해당 지역은 대회 개막일부터 폭염영향예보 단계 가운데 ‘경고’ 수준에 해당됐다.

문제점과 비판이 속출하는데도 조직위는 “큰 문제 없다”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연일 운영 미숙을 지적하는 비판 보도가 쏟아지자 취재를 막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겨레는 기사 <청소년 축제가 ‘생존게임’으로…“주최쪽 준비 어떻게 한 거냐”>에서 “조직위는 준비 부족과 열악한 환경을 지적하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자 취재진에 개방하던 델타구역의 출입을 통제했다”며 “폭염과 운영 미숙으로 안전사고 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행사 축소와 중단까지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 한겨레 기사 갈무리.

경향신문도 1면 기사 <폭염·해충·진흙탕 ‘3중고 잼버리’>에서 “행사 전부터 평지인 장소 특성과 폭염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조직위원회 등 관계기관의 준비가 소홀했다는 지적이 많다”며 “조직위 측은 ‘강한 스카우트 정신으로 날씨도 극복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잼버리 관련 불만은 커지고 있다”고 했다.

▲ 경향신문 기사 갈무리.

예견된 폭염 피해에도 대처하지 않다가 뒤늦게 안전을 강조하고 나선 정부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정부는 3일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대응에 나섰다. 한겨레는 이를 두고 “대회를 앞두고 더위 대응에 역부족이라는 경고가 잇따랐는데도 대회 이틀 만에 온열질환자가 수백명 발생하는 등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 나서야 부랴부랴 대책에 나선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주무부처인 여가부는 행사 3일째에서야 ‘안전을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경향신문은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는데도 주무부처인 여가부는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했다. 여가부는 행사 시작 뒤 이틀 동안 입장이나 대응 계획을 내지 않았다”며 “경향신문 취재에도 ‘온열질환 현황 집계와 대응·대책 등은 잼버리조직위 소관’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고 했다.

동아일보도 기사 <3개 부처, 잼버리 폭염 대비 혼선…총리 “여가장관 현장 지켜라”>에서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서 온열 질환자가 속출하는 등 ‘재난 상황’이란 비판까지 나오는 것과 관련해 정부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이번 사태가 일찌감치 예견됐음에도 여성가족부·행정안전부·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 정부 부처들이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고, 문제가 터진 뒤에는 부처들 간 체계적인 공조·대응조차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 동아일보 기사 갈무리.

뒤늦게 현장을 찾은 이상민 행안부 장관에 대해서도 “늦어도 너무 늦은 수습”이라고 했다. 사설에서도 “복수 위원장 체제가 결과적으로 행사의 책임을 분산시켜 서로에게 미루는 결과로 이어진 셈이 돼버렸다”며 “예정된 모든 행사를 무리하게 강행하기보다 폭염과 감염병, 안전사고 등 모든 위기 상황에 철저히 대비해 남은 기간 참가자 전원이 안전하게 지내다가 귀가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일보도 기사 <안일한 준비에 기상이변 겹쳐…조직위는 “원래 극기 훈련”>에서 “행사 주최자는 모두 서로 관리 책임을 미루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설에서도 “청소년 담당인 여성가족부, 안전을 책임지는 행정안전부 등 중앙 부처가 전폭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국제 망신을 살 판”이라고 했다.

▲ 조선일보 기사 갈무리.

▲ 중앙일보 만평 갈무리.

 

한겨레 “해임 정해놓고 조사 시작…방통위, 법적 절차 무시한 ‘폭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지난 3일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 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권태선 이사장에게 해임 처분 사전통지서를 보내 해임을 위한 공식 절차에 착수했다.

▲ 경향신문 사진 갈무리.

한겨레는 1면에서 해당 소식을 다뤘다. 기사 <해임 정해놓고 조사 시작…방통위, 법적 절차 무시한 ‘폭주’>에서는 “방통위가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과 김기중 이사에게 ‘해임 처분사전통지서’를 보냈거나 전달 절차를 밟고 있다”며 “이는 해임 사유에 대한 조사조차 하지 않은 상태에서 해임 절차부터 착수한 것이어서, 윤석열 정부가 최소한의 법률 절차마저 무시한 채 공영방송 장악을 위해 폭주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했다.

한겨레는 “윤 정부가 공영방송 이사들에 대해 법률 절차를 어겨가며 해임을 밀어붙이는 것은 뒤늦게 해고 무효 판결이 확정되더라도 방송 장악 결과를 뒤집을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로 정연주 전 사장 등이 해고 무효 확정 판결을 받았을 때는 이미 임기가 끝난 뒤였다”고 했다.

사설에서도 “권 이사장이 이날 첫 감사원 조사를 받는 등 아직 조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다짜고짜 해임부터 밀어붙이는 걸 보면, 애초 해임 사유 따위는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었던 듯하다”며 “방통위가 이렇게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속도전을 펴는 이유는, 하루라도 빨리 방송을 틀어쥐겠다는 조바심을 빼고는 설명하기 어렵다”고 했다.

경향신문도 사설에서 “정부의 방문진·KBS 공세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권 입맛에 맞게 공영방송을 길들이려는 시도로 비친다”며 “과거 ‘방송장악 대명사’로 불린 이 후보자를 반대 여론을 무시하고 방통위원장에 중용하려는 이유도 그것일 수 있다. 공영방송은 정권의 소유물이 아니다. 정부는 공영방송을 전리품처럼 마음대로 운영할 수 있다는 발상을 접기 바란다”고 했다.

▲ 경향신문 사설 갈무리.

 

조선일보 “메인 뉴스 편파 보도 KBS 46건, MBC 87건…이러고도 공영방송?”

한편, 김태훈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논설실의 뉴스 읽기’ 코너에서 <메인 뉴스 편파 보도 KBS 46건, MBC 87건…이러고도 공영방송?>이라는 기사를 내놨다. 김태훈 논설위원은 KBS와 MBC, YTN은 편파 방송으로 비판받고 있다며 “실제 편파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공영방송 감시 단체인 공정언론국민연대(대표 최철호)와 함께 주요 공영방송의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을 지난 6월부터 7월 말까지 두 달간 살펴봤다. ‘이러고도 공영방송이라 할 수 있는가’라고 물을 수밖에 없는 편향과 왜곡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고 했다.

▲ 조선일보 기사 갈무리.

김태훈 논설위원은 ‘공영방송 편파성 논란 사례’를 다뤘는데,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MBC 뉴스데스크>, <KBS 뉴스9>,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등을 사례로 들었다.

아울러 김 논설위원은 “언론학자들은 편파 방송의 근본 원인으로 공영방송이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에 장악된 점을 꼽는다”며 “언론노조 정치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언론노조의 목적은 ‘조합의 강령과 규약, 정치 방향에 따라 조합의 정치 활동 역량을 강화하고 민주노총과 제 민주 단체 및 진보 정치 세력과 연대하여 노동자 민중의 정치 세력화’다. 방송이 정치 투쟁 도구라는 뜻”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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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조가 부실공사 신고해도 지자체마저 “시비 거냐”며 무시하는 현실

[건설노조가 죄인인가 ⑰] 부실공사 견제하는 건설노조 ‘건폭’으로 모는 정부와 건설사들

편집자주

윤석열 정부가 건설현장의 불법 행위를 ‘뿌리 뽑겠다’며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불법 다단계 하도급 등 건설사들의 불법 행위는 외면한 채,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민주노총 건설노조의 활동을 집중 단속하는 데 대한 반발도 거셉니다. 향후 ‘건설노조가 죄인인가’ 기획을 통해 정부가 문제 삼고 있는 건설노조의 이른바 ‘불법 행위’가 어떤 것인지 진실을 드러내고자 합니다.

① [인터뷰]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 “비정상적 건설업계 놔두고 노조만 때려잡나”
② 타워크레인 월례비, 원인은 건설사에 있는데 노조만 때리는 정부
③ 건설현장 고용문제 외면한 정부, 대신 나선 노조에 이제 와서 “조폭”
④ [인터뷰] 조선소→건설사 관리직→건설노동자, 그가 말하는 ‘건설노조’
⑤ 외국인에 밀려난 내국인 건설노동자, 이면엔 건설사 ‘이윤 욕심’
⑥ [현장] “노조에 빌미 잡히지 말자” 불법에 이중 잣대 보인 원희룡의 ‘황당 연설’
⑦ 타워크레인 노동자에 ‘위험한 작업 거부하면 면허정지 시킨다’는 국토부
⑧ ‘건폭’ 핵심 한국노총 출신 건설산업노조, 1년 전 ‘윤석열 지지’ 선언했다
⑨ 건설노조 팀장들 “우리가 가짜 근로자? 업체서 할 일까지 대신 합니다”
⑩ 아파트 공사장에서 ‘인분 주머니’ 없애는 진짜 해법
⑪ ‘건설노조 전임비 비리’ 요란하더니, 민주노총이 아니었다
⑫ 건설노조가 바꾼 현장, 여성 목수가 늘어났다
⑬ 분신한 건설노조 간부, ‘건폭’ 아닌 동료 밥줄 챙긴 “바보 같은 형”
⑭ 경찰이 ‘피해자’라던 건설사들, ‘분신 건설노동자’ 처벌불원서 냈다
⑮ 분신 건설노동자는 왜 마지막 순간까지 조합원 일자리 찾느라 동분서주했나
⑯ ‘비정상’ 건설산업 정상화하는 방법, 정부는 왜 모른 척하나

 

“당신들, 채용 강요하려고 시비 거는 거 아냐?”

최근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조합원들이 경기도 이천의 한 신축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중 철근이 누락된 부실공사 정황을 확인하고 이천시청에 고발하러 갔다가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들은 말이다. 길게는 수십 년 동안 건설현장에서 일하면서 건설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전문가’라고 자부하는 이들이 부실공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고발을 하면 이처럼 무시당하기 일쑤다.

인천 검단신도시의 한 아파트 주차장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사회적으로 부실공사 문제가 대두되고 있지만,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입장에선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터질 게 터졌을 뿐이다. 하지만 문제를 제기하면 건설현장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건폭’으로 내몰리는 게 현실이다. 건설노동자들은 이런 현실이 억울하고 개탄스럽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경기지부 광주이천여주지대가 이천시청 앞에서 항의집회를 하고 있는 모습. ⓒ건설노조

 

국민신문고, 지자체에 민원 제기해도 묵살
언론보도 나간 후 ‘부실공사’ 정황 확인


이천의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민주노총 건설노조 경기지부 광주이천여주지대의 한 조합원이 지난 4월 초쯤 다른 작업 구간에서 철근이 누락되는 부실공사 정황을 확인하고 현장에서 사측에 “왜 철근을 누락시키냐”고 따졌다.

하지만 그가 고용돼 있는 건설업체는 이를 무시했다. “원청도, 감리도 아무 얘기를 안 하는데 우리(하청)가 그걸 왜 얘기하느냐”는 것이었다. 광주이천여주지대 관계자는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자부심 있게 일하는데 외국인 노동자가 담당한 구간에서 워낙 많은 양의 철근을 빼먹다 보니까 그냥 둬서는 안 되겠다 싶었다”며 “그런데 현장에서는 (고용)구조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더라”고 말했다.

이에 노조가 선택한 방법은 ‘국민신문고’를 통해 민원을 신청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역시도 효과가 없었다. 광주이천여주지대 관계자는 “약 120장 정도 되는 사진을 가지고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2~3번 신청했는데도 믿어주질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노조는 공사의 인·허가권을 가지고 있는 이천시청을 직접 찾아갔다. 하지만 이천시는 시공사가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건 작업 과정의 문제”라는 것이다. 광주이천여주지대 관계자는 “시청 담당 공무원이 우리 말을 듣고는 처음엔 ‘이 정도면 건물이 무너지겠네요?’라고 하더니, 건설현장을 다녀온 뒤로 태도가 확 바뀌더라”고 말했다.

이천시청 담당 공무원은 오히려 노조를 의심하는 눈빛이었다. “노조가 일자리 문제로 시비를 거는 거 아니냐”는 것이었다.

건설현장 개설 상황에 따라 취업과 실직을 반복해야 하는 건설산업 고용 구조의 특성상 노조는 사측과 조합원 채용 규모도 협의해왔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이를 ‘채용 강요’라고 보고, 협박 등 혐의로 노조 간부와 조합원을 대대적으로 수사하고 구속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노조가 협박의 수단으로 부실공사라는 트집을 잡고 있다’는 건설업체들의 일방적인 주장이 있었다.

부실공사 문제를 제기한 노조에 대한 이천시청 담당 공무원의 반응도 그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부실공사를 제보한 데 대해 칭찬을 해주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비난을 한 셈이었다. 광주이천여주지대 관계자는 “우리가 담당한 구역의 공사가 다 끝나가는 판에 무슨 채용 강요인가. 우리는 이 과정에서 고용 얘기를 꺼내본 적도 없다”며 황당해했다.

노조는 이천시청 앞에서 집회를 하며 이천시의 전향적인 태도를 촉구했지만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노조는 언론사에 이를 제보하기에 이르렀고, 노조의 주장대로 철근이 누락되는 부실공사가 있었다는 사실이 보도를 통해 드러나면서 문제가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지난 6월 중순 SBS에서 보도가 나가자 이천시는 부랴부랴 비파괴 검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시공사가 보강 철근을 누락한 사실이 7월 말 확인된 것이다. 건설노조의 문제 제기는 정당했음이 드러나는 계기였다.

이에 따라 이천시는 정밀안전진단을 의뢰하기로 하고, ‘작업 중지’ 같은 긴급 안전 조치 검토에 착수했다. 하지만 노조는 “부실공사 정황이 어느 정도 확인된 만큼 작업을 중지하고 안전점검을 한 후에 작업을 재개하는 게 맞다”며 이천시에 즉각적인 작업 중지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사실 이 사건이 방송에 보도가 되는 과정도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여러 언론사는 노조의 제보를 받고도 보도를 하지 않았다. 노조가 전문가의 소견을 받기 위해 구조 기술사를 찾아가도 “심각한 하자가 있는 것은 맞지만 우리는 도와드릴 수 없다. 우리가 소견을 내는 순간 우리는 이 바닥에서 먹고살기 어려워진다”는 거절의 답변이 돌아오곤 했다.

검단신도시의 아파트 주차장 붕괴 사건이 터지지 않았더라면, 그래서 부실공사 문제가 사회적으로 공론화되지 않았다면, 이천에서 발생한 사건은 어쩌면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노조는 이번에 ‘운’이 좋았다고 말한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경기지부 광주이천여주지대가 이천시청 앞에서 관할 지역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부실공사 정황을 폭로하고 있는 모습. ⓒ건설노조

 

부실공사 민원 제기는 줄곧 있었지만,
늘 무시당하거나 자칫하면 해고당하기도


실제로 건설노조는 그동안 부실공사 의혹을 꾸준히 제기하고 공론화를 계속 시도해왔다. 하지만 무시를 당하는 것을 넘어, ‘건폭’으로 내몰리고 있는 현실이다.

건설노조는 지난 3월 “건설현장 불법시공·부실공사가 국민의 안전과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정부에 책임을 묻는 집회를 서울 도심에서 열었다. 당시 건설노조는 “작년 광주 화정동 아파트(현대아이파크)가 무너져 내린 것의 원인은 직접적으로 콘크리트 양생기간을 지키지 않아서 무너져 내린 것으로 정부는 이야기하고 있다”며 “문제는 현대아이파크만 이렇게 아파트를 시공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1군 업체라고 하는 대형 건설사도 똑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근 아파트 입주 이후 누수나 균열 등의 문제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이는 현장에서, 시공과정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현상들과 무관하지 않다”며 “부어넣은 콘크리트가 경화가 시작된 이후 추가로 콘크리트를 부어넣으면 균열이 생기는데 이를 ‘콜드조인트’라고 하며 이 부위를 현장에서는 시멘트 미장으로 가려 놓지만 결국 입주 후에 누수가 발생하고 이는 구조물의 내구성 저하로 이어져 건물의 수명을 단축하는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건이 있기 전이어서 그런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장마로 연일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 7월에는 서울 동대문구청 앞에서 부실공사 신고에도 적극 대응에 나서지 않는 구청을 규탄하는 건설노조 집회가 열렸다.

비가 쏟아지는 도중 콘크리트 타설을 강행했다는 입주민들의 민원이 접수된 서울 동대문구의 한 신축 아파트 건설현장에 대해 동대문구가 부랴부랴 작업 중지를 명령했는데, 건설노조는 동대문구가 관할하는 또 다른 건설현장에서도 이런 부실공사가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지만 동대문구가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타설 과정에서 물이 들어가면 콘크리트 강도가 약해져 부실공사의 원인이 된다.

서울경기북부지부 동북지대 관계자는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비가 오는 도중에 타설을 하는 건 부지기수”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저희가 구청에 (부실공사에 관한) 민원을 제기를 하면, 일단 실사는 나가더라. 문제는 언제 몇 시에 점검하러 간다고 (사측에) 미리 전화를 넣는다는 것이다. 이건 상황을 연출하는 거 아닌가”라며 “불시에 점검을 나가야 하는데 그렇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콘크리트 강도를 약하게 하는 또 다른 원인인 타설 시간 지연도 건설현장에서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관리·감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관행 서울경기북부지부 동북지대 교섭위원은 당시 집회에서 레미콘 운송 차량이 건설현장에서 정해진 시간을 넘겨 타설을 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동대문구청에 ‘빨리 와서 관리·감독을 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타설이 다 끝날 때까지 동대문구청에선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부실시공을 체증해서 관공서에 민원을 제기하고 고소·고발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 뭐 하나. 나와서 시정 조치도 하고 관리·감독도 해야 하는데, 그러질 않고 있다”며 “결국 부실시공을 하면 100년은 가야 할 아파트가 20~30년이면 무너지고 부서지고 흔들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건설노조 입장에선 부실공사 문제를 제기하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니다. 사실상 일당을 받고 사는 불안정한 고용구조 탓에 사측의 눈에 거슬리면 언제든 잘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경기 의정부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는 부실공사 문제를 제기했던 건설노조 조합원 전원이 집단으로 해고당한 일이 발생했다.

건설노조는 서울경기북부건설지부 지난 3월 초 조합원들이 고용돼 있는 하청업체뿐만 아니라 시공사에도 알려 부실공사 현장을 함께 확인했다고 밝혔다. 부적합한 합판으로 거푸집 작업을 한 점, 일부 구간에 내진 철근을 사용하지 않은 점, 흙막이 가설재가 파손된 점이 대표적인 부실시공 정황이었다.

서울경기북부건설지부는 “부실시공은 우리의 일자리 보존만을 위해 모르는 척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며 “지난해 발생한 광주 아파트 건설현장처럼 붕괴가 될 수도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부실시공을 확인한 시공사와 하청업체는 보수 공사를 하겠다고 밝혔다고 노조는 전했다. 하지만 이후 보수 공사가 실제로 진행됐는지 직접 확인하기는 어려웠다. 문제가 제기된 지 약 보름이 지날 무렵, 노조 조합원들이 갑자기 전원 해고 통보를 받으며 건설현장에서 쫓겨났기 때문이다. 80명이 넘는 조합원들은 한순간에 일자리를 잃게 됐다.

해고통지서에 적혀 있는 해고 사유는 ‘현장 내 불법 집단활동, 태업, 업무방해’였다. 실제로는 사측이 노조 활동을 트집 삼아 해고한 것이라고 노조는 보고 있다. 즉, 정부의 ‘건폭’ 몰이에 편승해 사측이 노조를 건설현장에서 배제했다는 것이다.
 

건설현장 불법시공 부실공사 실태 고발 관련 민주노총 건설노조 자료 ⓒ민주노총 건설노조

 

노조 배제된 자리에 남는 불법 다단계 하도급, 부실공사 근본 원인
그런데 문제 제기하면 ‘건폭’으로 매도당하는 노조 조합원들


노조가 배제된 건설현장엔 불법 다단계 하도급이 들어선다. 하도급 단계가 많아지고 복잡해지면서 건설업체들은 이윤을 조금이라도 더 남기기 위해 건설자재를 빼돌린다. 현장에서는 인건비를 낮추기 위해 경력이 많은 기능공이 아니라 건설 과정과 기술에 대해 잘 모르는 인력들을 쓰게 되는데, 업체들은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서 넘어온 외국인 노동자들을 선호한다. 임금을 빼돌릴 수 있는 데다, 현장에서 자재를 빼돌리거나 부실시공을 해도 반발할 가능성이 상당히 낮기 때문이다. 그나마 있던 감시의 눈조차 사라진 현장에 부실공사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중대재해전문가넷’ 공동대표인 권영국 변호사는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건설노조가 오히려 현장에서 잘못된 것을 시정하려고 노력해왔다면, 그걸 지금 불가능하게 만드는 게 윤석열 정부”라며 “그래놓고 이제와서 갑자기 건설현장의 부패 카르텔 잡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건설노조의 견제 기능을 오히려 높여주고, 건설현장에서 법 준수를 촉구하는 기본적인 노조 활동을 보장해주는 게 정부가 해야 할 일인데, 그런 건설노조를 마치 공갈이나 협박을 하는 범죄조직인 것처럼 몰아가서 건설노조가 가지고 있던 견제 기능 자체를 완전히 붕괴시키고 있지 않나”라며 “그 결과 부패 카르텔을 오히려 조장하고 있는 게 윤석열 정부”라고 꼬집었다. 

건설노조는 “불법 다단계 하도급에는 눈을 감고 숙련공을 양성하는 국가정책의 부재 속에서 부실공사·불법시공을 척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이러한 건설사의 부조리를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건설노조 때려 잡기에만 앞장서는 윤석열 정권은 결국 건설자본의 입장에서 그들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한 꼼수를 쓰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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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TV, 송출중단 6개월..'가처분 기각 후 지난한 법정 공방 중'

진천규 대표, "고맙고 미안하다. 희망을 버리지 말자"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3.08.03 12:32
  •  
  •  수정 2023.08.03 18:06
  •  
  •  댓글 2
 
지난 1일 오후 진천규 통일TV 대표를 만나 송출중단 이후 경과와 현재 상황,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지난 1일 오후 진천규 통일TV 대표를 만나 송출중단 이후 경과와 현재 상황,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지난 1월 18일 방송 서비스 사업자인 KT의 일방적 통보에 따라 송출 중단 사태를 맞은 [통일TV]가 KT의 부당한 계약해지를 문제삼아 제기한 소송에서 최근 기각 결정이 내려져 앞으로 가처분 신청 기각에 대한 항고와 본안 소송으로 이어지는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는 지난 7월 20일 [통일TV]가 신청한 계약해지효력정지 가처분신청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린 것으로 3일 확인됐다.

[통일TV]는 "방송내용에 민원이 제기됐거나 법 위반 사실이 있다면 방송심의위원회나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주의나 경고, 시정조치 등 내부절차가 있어야 할 것이고 이에 대한 소명 기회가 주어져야 하지만 KT는 1월 18일 오후 5시 담당임원을 포함한 직원 3명이 PP업체 계약해지에 대한 서면통보를 한 뒤 단 2시간만인 오후 7시부터 방송이 끊겼다"며 계약해지 과정에서 절차상 하자가 있었다는 점을 가처분 신청의 핵심 취지로 제기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7월 20일 서울중앙지법 제50민사부의 결정문 표지. 통일TV의 계약해지효력정지가처분신청에 대해 기각결정을 내렸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7월 20일 서울중앙지법 제50민사부의 결정문 표지. 통일TV의 계약해지효력정지가처분신청에 대해 기각결정을 내렸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통일TV의 주장은 이렇다.

먼저 방송채널사용 사업자인 통일TV가 인터넷 멀티미디어방송(IPTV)을 제공하는 사업자인 KT가 운영하는 '지니TV'를 통해 송출한 콘텐츠는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므로 계약해지의 실체적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KT는 지난 1월 "통일TV를 운영함에 있어 김정은 찬양의 내용과 북한체제 우월성 선전 등 법적, 사회적, 국가적 공익을 저해하는 내용을 지속적으로 송출한 것이 계약해지 및 송출중단의 사유"라고 밝힌 바 있다.

다음은 송출중단 결정 절차의 문제이다.

△'채널 편성 정책 변경' 등에 대해 채널사업자와 상호협의하에 변경할 수 있고 변경 약관 시행 15일 이전에 해당 사업자와 이용자에게 고지해야 한다는 양사간 계약의 규정된 절차를 위반했다는 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이용약관 변경신고를 수리하기 전에 KT측이 채널 송출을 먼저 종료하여 인터넷 방송법과 관련 시행령을 위반한 점 △채널계약 관련 평가기준 공개와 평가결과 통보, 채널계약 변경 관련 공식 소명절차 마련, 송출 중단 1개월 이전 시청자에 고지 의무 등 방송통신위원회 제정 '유료방송시장 채널계약 및 콘텐츠 공급절차 등에 관한 가이드라인'의 규정을 지키지 않은 점 등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우선 '신뢰관계가 파괴되어 계약 존속을 기대할 수 없는 중대사유가 있는 경우 그 계약관계를 곧바로 해지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와 해지에 앞서 시정요구나 이행의 '최고'(독촉 통지)를 거쳐야 한다는 규정이 양사간 계약내용에 없다는 점을 들어 KT의 계약해지가 절차적으로 위법하여 무효라는 단정을 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절차상의 하자에 대해 KT측에 기울어진 결정을 한 것인데, 중대 결정을 계약 당사자에 사전 고지없이  할 수 없다는 상식에도 반한다는 의견이 많다. 

심각한 문제는 통일TV가 송출했던 컨텐츠에 "김정은을 찬양하거나 북한 체제의 우월성 등을 선전하는 북한 제작영상물이 상당부분 포함되어 있던 것은 명백하다"고 판단한 것.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에 해당하는지, '채널사업자가 공급한 컨텐츠가 법적, 국가적, 사회적 또는 도덕적으로 공익을 저해하는 경우 모든 법률적 책임을 진다'는 양사간 계약을 위반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후 본안 소송에서 다룰 일이라고 미루었지만 이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은 명백하다.

북측 [조선중앙텔레비젼] 영상을 편집해 방송한 통일TV의 '북녘의 하루', '생생북녘' 등 프로그램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6개월 전 송출 통보를 해 온 KT의 주장을 그대로 인정한 것이다.

지난 1일 서울 중구 필동 사무실에서 만난 진천규 [통일TV] 대표는 "국내 지상파 방송사를 비롯해 주요 언론사들이 대부분 북측 [조선중앙TV] 화면을 편집해 방송에 활용하고 있는데, 유독 [통일TV]의 방송내용이 국가보안법 위반일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라며 헛웃음을 쳤다. 

2018년 9월 1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통일TV 출범 기자회견. [통일뉴스 자료사진]
2018년 9월 1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통일TV 출범 기자회견. [통일뉴스 자료사진]

그러나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기가 막힐 일은 계속됐다.

가처분 신청에 대한 기각결정이 내려지기도 전인 7월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등록취소' 절차를 통보해 온 것.

진 대표에 따르면,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는 지난 7월 12일 '거짓이나 그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등록·변경등록을 한 때 이를 취소할 수 있다는 방송법 제18조를 근거로 '등록취소' 처분을 예정하고 있으니 의견을 진술하거나 증거를 제출할 수 있도록 청문 예정일인 7월 24일까지 정부세종청사로 출석하라'는 '처분사전통지서(청문실시통지)'를 보내왔다.

송출중단 통보가 명백한 절차적 문제를 안고 있었기 때문에 가처분 신청에서 최소한 일부라도 '인용' 결정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면서 지난 6개월간 [통일TV]의 새로운 활로를 고민하던 그로서는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가처분신청에 대한 일말의 기대를 갖고 기다렸지만 결과는 7월 20일의 기각결정이었고 여기에 법인말소 위기까지 발생하다보니 엎친데 덮친 격이 되어 버렸다.ㅡ

진 대표는 앞선 송출중단 조치도 그랬지만 법인 등록취소 역시 초유의 일이라고 했다.

가처분신청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등록취소 예정통보가 온 것이 꺼림직했지만, 남은 일주일은 청문 준비를 하기에 너무 촉박한 일정이어서 우선 다급하게 일정연기부터 사정했다. 그렇게 청문 예정일은 오는 8월 7일로 미뤄진 상황.

이후 남은 절차와 대응은 △가처분신청 기각결정에 대한 항고 △계약해지에 대한 문제는 본안 신청에서 다루라는 결론이 나왔으니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함께 본안소송을 준비하는 일 △등록취소 청문에 대비해 철저히 소명 준비를 하는 것 등이다. 

손해배상청구액은 지금은 뿔뿔히 흩어진 통일TV 직원 16명과 협렵업체 직원 4명, 가족을 포함해 총 50명의 생계 비용과 투자금에 대한 피해액 등을 감안해 결정했다. 

송출중지된 1월 18일부터 앞으로 법원에서 인용결정이 날때까지 3년이든 4년이든 최종 판결이 날때까지 계속 손해배상청구액은 적용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여러 법률적 대응과정에서 통일TV의 신청과 청구가 모두 받아들여진다고 해도 KT와 계약기간이 1년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올해 12월 31일이면 자동연장없이 계약해지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판단은 하고 있다. 그렇지만 끝까지 하기로 했다.

희망의 끈을 놓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송출중단 이후 유튜브를 통해 몇 편의 방송을 올리고는 있지만 의미있는 대안으로 생각할 수는 없는 형편이다. 진 대표는 "하고는 있는데, 그냥 숨만 쉬고 있다는 정도"라고 말했다. 역시 문제는 다시 재원이다.

방송을 시작한 작년 8월 17일부터 5개월동안 경상운영비로만 매달 1억원 넘게 지출되었다. 송출대행사에 송출료로 월 1,800만원씩 내면서도 수신료는 한푼도 받지 못했다. 

약 200명에 달하는 다수의 소액투자자들이 모아 준 투자금은 이미 바닥이 난지 오래다. 

주주들과 후원회인 통일TV협동조합 조합원들, 짧은 기간이지만 열성적으로 통일TV를 지지하고 즐겨 시청했던 시청고객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크다.

진 대표는 그들 모두에게 "그러나 희망이 있다. 아직은 희망을 버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하고 또 호소했다. 

"언젠가 남북관계는 열릴 것"이며, "통일TV가 원상복귀되는 과정이 남북관계 발전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포부도 밝혔다.

숨가쁘게 바쁘고 앞으로도 지난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지만 미룰 수도 없고 누가 대신해 줄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진 대표는 통일TV 설립 초창기부터 부사장으로 힘을 보탰던 최재영 목사가 다시 큰 어려움에 처한 통일TV의 재기를 위해 다시 나서주어서 힘이 된다고 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진 대표는 통일TV 설립 초창기부터 부사장으로 힘을 보탰던 최재영 목사가 다시 큰 어려움에 처한 통일TV의 재기를 위해 다시 나서주어서 힘이 된다고 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어렵고 힘들었던 통일TV 설립 초창기부터 부사장으로 힘을 보탰던 최재영 목사가 다시 큰 어려움에 처한 통일TV의 재기를 위해 다시 나서주어서 힘이 된다고 했다.

최 목사는 "통일TV의 불씨는 살려가면서...그러니까 통일TV를 살려달라는 얘기거든"이라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가처분신청이 일부 인용이라도 되면 방송을 재개하려던 계획을 세웠는데 뜻밖에 기각결정 통보를 받았고, 지금 사무실에는 명도소송까지 들어 온 상황이라 상당히 어려운 처지에 내몰렸다고 하면서도, 두 사람은 "아직 포기할 단계는 전혀 아니"라고 현재의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통일TV는 2018년 9월 출범식을 갖고 개국을 준비해 왔으며, 2021년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방송채널사용사업자' 인가를 받은데 이어, 지난해 7월 20일 당시 KT 올레TV와 멀티미디어 방송 콘텐츠 공급 기본계약을 체결하고 8월 17일부터 방송을 시작했다가 5개월만인 지난 1월 18일 일방적인 송출중단 통보를 받았다.

특히 지난해 7월 20일 KT가 당시 올레TV(현 지니TV)를 통해 통일TV의 콘텐츠를 공급하기로 계약한 것을 두고 이틀 뒤인 7월 22일 북한 방송 선개방을 발표한 윤석열 정부가 취한 선제적 조치라는 해석이 나왔으나 이후 대북 강경 기류로 정책기조가 바뀌면서 전격 송출중단 결정이 내려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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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담, 다극 세계로 가는 이정표

  • 장창준 객원기자
  •  
  •  승인 2023.08.03 08:37
  •  
  •  댓글 0
  • 우크라이나의 곡물은 대부분 고소득 및 중간소득국가에 수출된다. 이에 반해 러시아의 곡물은 아프리카와 기타 저소득 국가에 수출된다.

    미국과 나토 회원국들은 모스크바가 "굶주림을 무기화"한다고 비난하지만, 이것처럼 역겨운 선전도 없다.

    러시아의 노력에 대한 아프리카의 우애적 포용은 사멸해 가는 서방 헤게모니에 박히는 또 하나의 대못이 될 것이다.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담을 다룬 Strategic Culture Foundation(SCF) 사설을 소개한다. SCF는 모스크바에 본사를 둔, 러시아의 싱크 탱크 중 하나이다. 미국 정부는 SCF를 러시아의 정치적 수단으로 간주하고, 2021년 SCF에 제재를 가했다. 우리 언론은 지난주 개최된 이 정상회담을 거의 보도하지 않았다. 이 사설은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러시아의 시각을 읽을 수 있는 좋은 텍스트이다. <역자주>

    ▲ 2019년에 이어 두번째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가 지난 주 러시아에서 열렸다.

    지난주(7.28~29)에 개최된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담은 가장 시의적절한 시기에 열렸다. 이 회담에 대한, 심각하고 끔찍한 왜곡(wrench)이 진행되고 있지만, 러시아와 아프리카 정상들의 만남은 궁극적으로 인류를 위한 더 나은 미래를 예고하는 중요한 변화를 보여주었다.

    NATO에 의해 촉발된 대리전이 우크라이나에서 진행 중인 가운데, 거의 50개 아프리카 국가의 지도자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주최한 이틀간의 상트페테르부르크 포럼에 참석했다.(2019년에 열린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담에는 40여 개의 아프리카 국가가 참석했다-역자주)

    우크라이나의 분쟁은 500일 넘게 격렬한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고, 미국 주도의 서방 국가와 러시아 사이에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 위험이 커지고 있다.

    워싱턴과 NATO 동맹국들은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종식하려는 어떠한 외교적 시도도 거부한다. 전형적인 서구의 오만함은 평화적 해결을 요구하는 아프리카의 목소리를 일축했다.

    이 전쟁은 세계 식량 공급과 가격에 큰 영향을 끼쳐 13억 인구를 갖는 아프리카를 강타했다. 러시아는 세계 공급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밀과 다른 곡물의 공급국이다. 우크라이나는 약 7%를 공급한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편으로는 서방 국가들이 우리의 곡물과 비료 공급을 방해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현재 세계 식량 시장의 위기 상황에 대해 위선적으로 우리를 비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7월 17일 러시아는 지난해 체결한 흑해 곡물 협정(*)에서 탈퇴했다. 이 협정은 러시아에 부과된 서방의 일방적(그리고 불법적)인 제재를 종료하는 대가로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농산물 수출을 보장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서방 국가들은 그 협정을 이행하지 않았다.

    * 흑해 곡물 협정(Black Sea Grain Initiative)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체결된 곡물 협정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중단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재개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체결되었다.

    120일 시한을 둔 협정이 지난해 11월 한 차례 연장(1차 연장)됐고, 올해 3월에도 연장이 합의된 바 있다.(2차 연장) 2차 연장은 60일 시한을 설정했다. 60일 시한 만료 직전인 5월 17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2개월 추가 연장에 합의했다. 7월 18일 0시(7월 17일 자정)가 시한 만료 시점이었고, 러시아는 7월 17일 협상 만료를 선언했다.

    7월 17일 우크라이나 정권이 크림반도로 가는 케르치 대교(Kerch Bridge)를 폭격하자(지난해 10월에도 이 대교에서 폭발이 발생해 통행이 중단된 적이 있다-역자주) 러시아는 즉각 곡물 협정을 탈퇴했다. 두 명의 러시아 민간인을 죽인, 케르치 대교 공격은 모스크바의 인내 한계선(last straw)이었다. 흑해 곡물 협정은 우크라이나 화물이 케르치 교량 공격에 가담한 잠수정 드론과 같은 NATO 무기를 비밀리에 운송하는 데 사용되었다.(러시아 정부의 입장과는 차이가 있다. 러시아 정부는 곡물 협정 탈퇴와 케르치 대교의 폭발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발표했다-역자주)

    ▲ 케르치 대교는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연결한다.

    서방의 경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지난해 1,100만 톤 이상의 밀과 기타 곡물을 아프리카 국가에 수출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은 식량 공급이 아프리카 시장에 계속될 것이라고 확언했다. 러시아 대통령은 또한 식량 불안정의 위험에 처한 몇몇 아프리카 국가에 대한 추가적인 곡물 무상 수출을 발표했다.

    이번 정상회담의 최우선 의제는 식량 주권이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수출 부족과 상관없이 아프리카에 곡물 공급을 보장하겠다고 다짐했다.

    미국과 유럽의 나토 회원국들은 모스크바가 "굶주림을 무기화"하고 "세계의 가난한 사람들을 굶주리게 한다"라고 비난하는데, 이것처럼 역겨운 선전도 없다.

    유엔 데이터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수출의 가장 큰 몫(80% 이상)은 고소득 및 중간 소득 국가들에 돌아갔다. 아프리카 및 기타 저소득 국가로 향하는 우크라이나 곡물은 3%에 불과하다. 러시아는 아프리카와 기타 저소득 국가의 주요 곡물 공급처였다. 서방은 자신들의 곡물 거래를 ‘인도주의’로 치장하지만, 그들의 곡물은 가난한 나라가 아니라 소수의 부유한 나라에 수출되었다. 또한 서방 곡물이 간 곳은 민간 기반 시설에 대한 테러 공격을 수행한 우크라이나 정권이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분쟁이 쇠퇴하는 패권을 지탱하려는 미국과 서방에 의해 촉발된 것임을 잘 알고 있다. 아프리카의 이런 시각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나토와 상반된 입장을 피력한 데서 잘 나타난다. 남반구의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아프리카 대륙은 러시아를 고립시키고자 하는 서방의 노력에 동참하기를 거부해 왔다.

    역사적으로도 아프리카는 서방의 식민, 신식민 지배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왔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아프리카에 대한 제국주의적 미국과 유럽의 개입과 달리 그런 개입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러시아에 대해 호의적 입장을 취해 왔고, 연대 의식을 갖는다. 미국과 유럽의 정치인들은 아프리카를 "거지소굴(shit-hole)"로 간주하고, 아프리카인들이 미국과 유럽의 개입을 원하고 있다고 왜곡한다.

    다극 질서에 대한 모스크바의 지지와 국가 주권에 대한 러시아의 존중은 아프리카 국가들에 깊은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푸틴과 함께 연단에 오른 아프리카 연합(African Union)의 아잘리 아수마니(Azali Assoumani) 의장은 아프리카의 완전한 독립과 주권에 대한 러시아의 연대와 헌신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아프리카 연합은 러시아와 함께 이번 정상회의의 공동 호스트이다-역자주)

    푸틴은 나라의 주권이 일회성 성취가 아니라 끊임없이 강화되고 보장되어야 하는, 지속적인 지위라고 언급했다. 푸틴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식민 지배 세력으로부터 정치적 독립을 달성했지만, 금융과 무역에 대한 다양하고 교활한 신식민지 지배 수단을 통해 그들의 발전이 계속 방해받았다는 역사적 사실을 언급했다.

    아프리카가 갖는 글로벌 국가로서의 거대 잠재력은 식민주의 유산 때문에 아직 실현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미국과 서방의 기만에 대한 기소이자 폭로이다.

    그러나 서방의 패권이 무너지는 등 세계는 급변하고 있고, 이를 통해 아프리카 국가들은 새로운 경이로운 발전의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정상회담에 아프리카 국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은 새로운 다극 세계를 포용하여 아프리카를 자유롭고 성공적인 대륙으로 만들려는 열망과 결의의 증거이다. 서방은 아프리카 대륙이 이번 정상회담에 불참하도록 다양한 압력을 넣었다. 그러나 그 더럽고 낡은 책략은 역사의 흐름을 막지 못했다.

    다극화된 세계의 적절한 파트너십을 통해 아프리카의 번영은 지난 여러 세기 동안 그 대륙을 약탈하고 예속시킨 서구 열강의 풍요로움이 아니라 오롯이 아프리카와 아프리카인의 풍요로움이 될 것이다.

    최근 서방의 지원을 받는 대통령에 대한 니제르의 쿠데타(*)는 서방에 대한 아프리카의 반감을 보여준다. 서아프리카에서 지난 3년 동안 프랑스나 미국이 후원하는 정권에 맞서 7번의 쿠데타가 발생했다. 이번 주 니제르에서와 마찬가지로 아프리카 시위대는 러시아 국기를 흔들었다. 이는 워싱턴과 유럽 식민 지배에 대한 아프리카인의 저항을 상징한다.

    ▲ 니제르 쿠데타를 지지하는 시위대가 러시아 국기를 들고 있다.

    * 니제르 쿠데타

    알제리와 나이지리아 사이에 위치한 니제르에서 7월 말 군부 쿠데타 발생했다. 2년 전 출범한 니제르의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은 서아프리카 지역 내 서방과의 동맹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으며, 미국과 프랑스는 니제르에 군사 기지를 두고 있다.

    군부 쿠데타를 지지하는 시위 참가자들은 “타도 프랑스”, “외국군 기지 철수”라는 피켓을 들었고, 러시아 국기를 든 모습도 관찰되었다.

    아프리카의 식량 주권은 서방 강대국이나 우크라이나에 의존하지 않고 달성될 수 있다. 게다가 훨씬 더 중요하고 더 큰 그림이 아프리카를 손짓한다. 아프리카의 농업적 잠재력은 아프리카 대륙에 충분할 정도의 식량을 공급할 뿐 아니라 나머지 세계에 대한 식량 수출국이 될 수 있다. 그 유익한 미래에 대한 유일한 장애물은 서방 국가들의 정치적, 경제적 제약이다. 아프리카 국가에 대한 서방의 특권과 통제는 노예 제도의 착취처럼 시대착오적이다.

    서방의 불법적인 패권 추구에 맞서고, 서방 지배의 사악한 메커니즘(미국 달러, 일방적 제재, 금융 부채 등등)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다극화를 추구하는 러시아의 노력은 역사의 순리에 부합한다.

    러시아의 노력에 대한 아프리카의 우애적 포용(fraternal embrace)은 매우 정당하며, 사멸해 가는 서방 헤게모니에 박히는 또 하나의 대못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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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창준 객원기자92jcj@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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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호 선장 윤석열은 '리더'인가, '보스'인가?

[박해성의 여의대교] 분열에 기대는 정치, 왜?

박해성 티브릿지 대표  |  기사입력 2023.08.03. 05:13:22

 

지난달 18일에 서울시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의 한 교사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 비극적이고 충격적인 사건은 교육 현장과 과정이 어떠해야 하는가, 라는 묵직한 질문을 우리 사회에 던져주고 있습니다. 교사와 학부모, 교사와 학생이 서로의 위치를 인정하고 이해하며 존중하는 일이 누군가를 죽음으로 내몰 만큼 어렵고 불가능한 일이었던가, 곰곰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됩니다.

 

윤석열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은 '교권 회복'에 힘을 싣는 모양새입니다. 7월 26일 당정협의회를 열고 교원지위향상법 개정안, 초중등교육법 및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안 등의 법 통과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학생인권조례가 '진보 교육감'들 주도로 도입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개정 의사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학생인권조례는 2010년 10월 5일 경기도 교육청이 처음 공포했습니다. 이후 약 10년간 광주, 서울, 전북, 충남, 제주 등에서 잇따라 제정됩니다. 교육청별로 세부적인 차이는 좀 있습니다만, 학생을 인권의 주체로 보고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가 학교에서 존중받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학생인권조례를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한 여권의 논리는 간단합니다. 학생의 인권이 '지나치게' 강조되어 '교권'이 침해당했다는 겁니다. 정말 그럴까요? 교사와 학생의 인권은 서로 양립 불가능한 가치일까요? 정부·여당은 서이초 교사의 사망 사건을 두고 일부 교육감들의 진보성향과 학생인권조례 탓을 하며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일까요?

 

올해 5월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하는 제20회 국무회의가 열렸습니다. 정부 출범 2년 차를 맞은 첫 국무회의였습니다. 윤 대통령은 회의를 개최하며 14분에 걸친 모두발언을 했는데요, '이념'이라는 단어를 다음과 같은 대목에서 여섯 차례 언급합니다. 

 

① 과거 포퓰리즘과 이념에 사로잡힌 반시장적 경제정책, ② 이념적, 반시장적 부동산 정책, ③ 이념적, 정치적 (원전) 정책, ④ 정치 이념에 매몰된 국가 정책, ⑤ 획일화된 교육, 정치 이념적 교육, ⑥ 이념적, 반시장적 정책을 정상화.

 

모두 전임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데 동원된 표현입니다. '문재인 정부 = 이념적 = 반시장적' vs. '윤석열 정부 = 정상화 = 자유민주주의'의 대립 구도를 만들어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습니다. 내 편과 남의 편을 나누고, 내 편은 옳고 남의 편은 틀렸다고 주장하는 전형적인 편 가르기입니다. 여기서 대통령은 '이념'이라는 매우 편리한 딱지를 들고 나왔습니다. 

 

딱지 붙이기는 경제, 부동산, 탈원전, 교육 등 대표적인 정책 분야에만 국한하지 않습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의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이념적 정치방역'이라고 규정하거나(5.11, 윤 대통령,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반국가세력'으로 몰고(6.28, 윤 대통령, 한국자유총연맹 연설), '가짜 독립유공자 용납 불가' 운운하면서 친북 논란 공적 재평가를 시사하며(7.3, 박민식 국가보훈처 장관 SNS 글), 마음에 들지 않는 언론은 '공산당 신문·방송'으로 규정합니다(8.1,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출근길 질의응답). 

 

분열적인 수사 없이는 현 정부 정책 기조의 정당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집권 세력의 얄팍한 타산이 안타깝습니다. 이렇게 양산된 불신과 불화를 치유하고 통합과 사회적 연대의 가치를 살리기 위해 앞으로 우리가 치러야 할 대가가 얼마나 클지 걱정스럽습니다. 

 

지난해 3월 9일에 치러진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윤석열 후보가 48.56%, 이재명 후보가 47.83%를 얻어 두 후보의 득표율 차이는 0.73%p포인트에 불과했습니다. 역대 대선 중 최소 득표율 격차였습니다. 선거 이틀 전에 한국갤럽이 성인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우리 국민의 이념 성향은 보수 28.8%, 중도 31.1%, 진보 26.0%의 분포를 보였는데요, 박빙의 대선 결과를 중도층이 갈랐다고 볼 수 있는 비율입니다. 

 

최근 두 달간 정당 지지도를 분석해보면 국민의힘은 33~35%, 더불어민주당은 29~34%, 무당층은 27~32% 수준입니다(한국갤럽 자체 조사. 상세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대체로 3:3:3의 유권자 지형이 형성돼 있다고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윤석열 정부 2년의 성적표를 받게 될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중도층의 투표 참여 여부와 표심이 승패를 결정할 가능성이 큽니다. 

 

집권 중반에 치러지는 총선을 보통 '중간선거'라고 부르는데, 이는 정부·여당에 대한 평가를 중심으로 한 신임투표의 성격을 갖습니다. 그래서 보통 '국정 안정·지원 vs. 정권 견제·심판'의 캠페인 구도가 수립됩니다. 지난 2020년 총선에서는 '코로나 극복'을 어젠다로 내세운 여당과 '조국, 부동산, 내로남불' 이슈로 공세에 나선 야당이 맞붙어 집권세력의 승리로 귀결되었습니다. 

 

총선이 약 8개월 남은 지금 시점에서 여야는 '강 대 강' 대치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권으로서는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할 만한 명분이 부족하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잘못한다'라는 비판 여론을 결집할 만한 킬러 이슈가 마땅치 않은 것 같습니다. 여야 모두 핵심 지지층의 결집은 공고한 편이지만 중도·무당층을 움직일만한 동력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7월 28일 공개된 한국갤럽 조사 결과를 보면, 중도층의 59%는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무당층 역시 '잘못하고 있다'라는 응답 비율이 56%에 이릅니다. 만약 이대로 선거를 치른다면 집권 세력은 중도·무당층으로부터 불신임 카드를 받을 가능성이 큰 상황입니다. 

 

이념을 내세워 끊임없이 편 가르기를 시도하는 여권의 속내가 짐작이 갑니다. 비판을 수용하는 포용적인 국정 운영으로 폭넓은 지지를 확보하기보다는,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 진보층을 여론으로부터 고립시키겠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이 과정에서 진보-보수 진영 간 혐오는 물론, 중도·무당층의 정치 외면 현상이 더 심각해질 것입니다. 불행하게도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당은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또 그렇다고 해도, 교사의 사망 사건과 같은 사회적 문제까지도 교육감의 이념을 거론하며 사안의 본질을 흐리는 정치적 선택은 지나치다는 생각입니다. 사회 구성원들의 지혜를 한데 모아야 할 이 시점에 윤석열 정부는 분열에 기대는 비겁한 정치, 자기 진영 뒤로 숨는 무능한 정치를 또 한 번 보여주고 있습니다. 패거리 정치라고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리더와 보스의 차이에 대해 들어보셨습니까? 언론인 출신의 문화평론가 홍사중 씨의 <리더와 보스>라는 책 내용 중 일부를 제 방식대로 요약해보겠습니다. 리더는 '우리'라고 말하며 사람들을 이끌고 간다. 대중의 눈으로 세상을 보며 무엇이 잘못되었는가를 알려준다. 희망을 주며 지지자를 만든다. 반면 보스는 '나’'고 말하며 사람들을 몰고 간다. 자기 눈으로만 세상을 보며 누가 잘못하고 있는가를 지적한다. 겁을 주며 부하를 만든다. 

 

여러분이 보시기에 지금 대한민국호의 선장, 윤석열 대통령은 리더입니까? 보스입니까?

 

 

박해성 티브릿지 대표는 여론조사 전문가이자 정치·선거, 빅데이터, 공공정책 분야의 컨설턴트입니다. 2019년부터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2022년 대통령직속 자문기구인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돼 지역산업·경제분과위원장을 맡아 국가적 과제 해결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직업인으로서, 비판적 시민으로서의 감수성과 현실을 직시하는 균형감각을 신념으로 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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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LH 철근 누락 ‘네 탓 공방’에 “국민 안전 놓고, 무책임”

  • 기자명 윤수현 기자 
  •  
  •  입력 2023.08.03 07:48
  •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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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윤석열 “우린 반카르텔 정부” 선 긋기 나서

조선 “이 문제까지 정쟁화, 혀 차”… 한국 “야당 국정조사 수용해야”

한겨레, 정부 책임론 제기 “여당과 감사원 등이 총동원되는 모양새”

이동관 후보자 재산 검증 시작… 아내에게 재건축 아파트 지분 1% 넘겨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철근 누락 사태를 두고 정치권이 ‘네 탓 공방’을 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LH 철근 누락 사태 책임을 문재인 정부의 문제로 돌리며 당시 정책 결정자를 조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민주당은 현 정부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주요 아침신문들은 3일 정치권이 정쟁에 매몰되어 국민 안전을 뒤로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LH 철근 누락 사태는 단순한 ‘실수’이거나, 국지적 사건이 아니었다. LH가 발주한 공공주택 단지(무량판 구조 적용 단지) 중 15곳에서 철근이 빠져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5곳은 이미 입주를 마쳐 주민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15개 단지 설계사 중 13곳은 LH 퇴직자들이 다닌 적이 있는 ‘전관 업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시공이 아닌 설계 문제로 파악된 10곳 단지 중 전관 업체는 8곳이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LH에 구조적 문제가 드러나고 있지만 정치권은 ‘네 탓 공방’에 열중하고 있다. 상대 정권이 제대로 관리·감독을 하지 못했다는 것. 민주당은 철근 누락 LH 아파트 15개 단지 중 13곳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공사를 진행했거나 준공을 완료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정부 책임론의 근거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은 “모두 우리 정부 출범 전에 설계 오류, 부실시공, 부실 감리가 이뤄졌다”며 “우리 정부는 반카르텔 정부”라고 선 긋기를 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주택정책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8월3일 한국일보 사설.

이에 대해 한국일보는 3일 사설 <부실 공사·국민 안전까지 ’네 탓 공방‘ 해서야>에서 “여야가 건설업계의 고질적 부패구조를 청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도 모자라는 지금 국민 안전을 놓고 벌이는 정치 공방은 무책임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정치권이 건설업 전반에 대한 부패 카르텔 청산에 나서야 한다면서 “특히 정부 여당은 국민생명·안전보호는 국가의 최고 임무이자 존재 이유임을 망각해선 안 된다. 야당도 불안에 떨고 있는 국민들을 위해 필요하다면 ‘순살아파트 국정조사’를 수용해 부패의 전모를 낱낱이 밝혀내야 마땅하다”고 했다. 이어 “문제의 아파트가 어느 정부에서 지어지고 완공됐는지를 놓고 서로 정권 탓만 하고 있다면 그런 의지가 없다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8월3일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 역시 사설 <아파트 부실공사까지 전·현 정권 네 탓 공방, 모든 걸 정쟁화 고질병>에서 “부실시공은 시공사와 하청업체, 감리업체 간의 유착·비리 구조, 건설 현장의 오랜 악습과 인습이 합쳐진 결과일 것”이라며 “어떤 정권도 이런 문제까지 관여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국민적 관심이 커지자 상대 진영을 정치적으로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한다.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논의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운 정치권이지만 이 문제까지 정쟁화하는 것을 보니 혀를 차게 된다”고 했다.

▲8월3일 한겨레 3면.

한겨레는 문제 해결 주체인 정부여당 책임론에 무게를 뒀다. 정부여당이 갈라치기에 나서 문제 해결을 더디게 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한겨레는 3면 <여당 “철근 누락, 전 정부 조사해야” 윤 대통령 발맞춰 안전문제 정쟁화>에서 “(정부·여당이) 이번에 문제가 된 무량판 구조 부실시공이 문재인 정부 시절 이뤄졌다고 주장하면서 책임을 전 정부로 돌린 것이다. 윤 대통령이 건설산업 이권 카르텔을 언급하며 전 정권을 지목하자 여당과 감사원 등이 총동원되는 모양새”라고 했다.

▲8월3일 한겨레 사설.

또 한겨레는 사설 <부실 아파트도 전 정권 탓, ‘갈라치기’ 매달릴 때인가>에서 “입주자와 입주 예정자들의 불안이 커져가는데도, 집권 세력은 또다시 ‘전 정부 탓’을 들먹이며 책임 모면에 급급한 모습”이라며 “건설산업 전반의 총체적 부실 문제를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해 국민에게 제시하는 것이 집권 세력이 해야 할 급선무”라고 했다.

▲8월3일 서울신문 4면.

현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는 부실공사 관련 법 13건이 계류 중이다. 감리 단계에서 철근 누락 등 부실시공을 적발할 수 있는 건축법·주택법 개정안도 발의됐지만 진척되지 않고 있다. 서울신문은 4면 <뒷북치고 ‘복붙’하고 쏟아지는 법, 법, 법> 보도에서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철근 빠진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 등 상식을 외면한 사건·사고가 잇따르자 여야는 앞다퉈 ‘입법’에 열을 올린다. 사태를 바로잡겠다며 법안을 쏟아내고 뒷전으로 밀려났던 관련 법을 끌어올려 졸속으로 처리하는 식”이라고 했다.

▲8월3일 서울신문 사설.

이어 서울신문은 사설 <부실공사 방지 입법 외면한 국회 무슨 할 말 있나>에서 “지난 4월 발생한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가 이번 사태와 동일한 ‘철근 누락’ 때문이었는데도 사태가 이 지경이 되도록 관련 법안이 국회 상임위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는 사실은 개탄스럽기 그지없다”며 “일하지 않고도 세비를 꼬박꼬박 받아 가면서 국회의원들은 정쟁만 일삼고 법안 처리는 뒷전이다. 부실공사 방지 입법 책임을 방기한 국회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8일 제6기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가 1일 오전 과천정부청사 방통위 인근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소로 출근해 기자들의 질의응답에 답하는 모습. 사진=미디어오늘.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 재산 검증 시작됐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 재산에 대한 검증이 시작됐다. 이 후보자는 51억여 원의 재산을 신고했는데, 이명박 정부 청와대 대변인·홍보수석으로 재직했을 때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주요 언론의 이 후보자 재산 검증이 시작됐다. 경향신문은 1면 <“선수들이 쓰는 방법”으로…이동관 부부 ‘재건축 재테크’> 보도에서 이 후보자가 재건축 대상 아파트 지분 1%를 아내에게 넘기는 방식으로 제태크를 했다고 지적했다.

▲8월3일 경향신문 1면.

경향신문은 “이 후보자 측은 재건축조합 대의원회에 참석하는 등 사업 추진 과정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다”며 “이 후보자의 아내 김모씨는 2012년 조합총회에서 대의원 자격을 얻어 2021년 조합이 해산할 때까지 회의 현장에 참석하거나 서면 결의 방식으로 의사 결정권을 행사했다”고 했다. 공인중개사는 경향신문에 “지분을 1%만 넘기는 것은 주로 증여세를 최소화하고 조합원 지위를 양도하기 위해 ‘선수’들이 쓰는 방법”이라고 전했다.

▲8월3일 한겨레 5면.

한겨레는 5면 <이동관, 강남 재건축서 수십억 벌고 3년간 배당소득만 5억> 기사를 내고 “(이 후보자가) 부인에게 석연찮은 ‘지분 쪼개기 증여’를 했는데, 이를 재산변동 사항으로 신고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한겨레는 “20~30대인 이 후보자의 자녀들도 많게는 1억 원이 넘는 예금과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무직’이라고 신고한 이 후보자의 큰딸(34)과 둘째 딸(33)은 각각 예금 6493만원, 예금과 주식 1억4990만원을 보유하고 있는데, 출처는 확인되지 않았고 서류상 증여세 납부 기록도 없다”고 했다.

▲8월3일 한겨레 사설

특수교사 논란에 구조적 문제 주목 한겨레, 교권 강조 조선일보

웹툰 작가 주호민 씨가 자폐 성향이 있는 자녀를 가르치던 초등학교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다. 이를 두고 장애 학생의 교육 권리와 교권이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아니라 자극적 보도만 양산되고 있다. 한겨레는 사설 <교사·학생 모두 궁지로 모는 특수교육 실태 돌아봐야>를 내고 “학교 내 약한 고리인 부실한 특수교육 시스템이 교사와 학생 모두 궁지로 몰아넣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특수교육 시스템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한겨레는 “2013년 8만6633명이었던 특수교육 대상 아동이 지난해엔 10만3695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이들을 제대로 가르치기 위한 교사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라며 “장애 특성에 맞게 전문적인 교육과 돌봄이 필요하지만, 일선 교육 현장에선 최소한의 법정 기준도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국이나 미국은 통합학급을 중심에 두고 특수교사 배치 확대와 전문성 확보, 가족과의 협력 등에 적극 나선다. 교육 당국이 특수교사에 대해서는 ‘교권 침해 대책’으로만 좁혀서 보지 말고 특수교육 시스템 전반을 돌아보고 개선책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8월3일 조선일보 사설.

구조적 문제에 집중한 한겨레와 달리, 조선일보는 교권 침해에 주목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아동학대로 교사 고소 남발, 오죽하면 보디캠 달고 싶다 하겠나>에서 “오죽하면 부당한 아동학대 신고에 대비해 보디캠을 달고 싶다는 교사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교사의 정당한 학생 지도가 아동학대라는 누명을 쓰지 않게 신속히 관련 법을 고칠 필요가 있다”며 “이번 기회에 교사들도 수긍할 만한 적절한 절차와 기준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8월3일 한국일보 8면

한국일보는 8면 <정서적 학대·훈육 구분 모호… 판사 따라 교사 운명 갈렸다> 보도를 통해 법원의 아동학대 사건 판례를 살펴봤다. 한국일보는 보육교사가 피고인인 아동학대 사건 판결문 20여 건을 분석했다. 한국일보는 “유죄 사건의 대부분은 신체적 학대의 반복성이 드러난 상황에서, 아동을 차별하거나 고립시키는 행위가 정서적 학대로 인정된 경우”라며 “정서적 학대를 판단하는 기준 역시 '고의성'이다… 결국 동일한 행동, 예컨대 아동에게 소리를 지르는 행위가 상황에 따라 학대인지 훈육인지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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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폭염, 1년 중 94일 지속되는 시대가 온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3/08/03 08:14
  • 수정일
    2023/08/03 08:14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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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미래 열 스트레스 전망’ 분석 결과 발표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 조합원이 2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폭염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에서 폭염대책 법제화를 촉구하며 냉수를 마시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3.08.02 ⓒ민중의소리
요즘처럼 극한 무더위가 21세기 후반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1년 중 94일을 차지할 것이라는 충격적인 전망이 나왔다. 이는 지금보다 10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기상청은 2일 오전 포항공과대학교 기후변화연구실 연구진이 한반도와 동아시아를 25㎞ 크기 정사각형 격자로 나누어 분석한 ‘미래 열 스트레스 전망’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열 스트레스에 대한 미래 전망 분석’ 결과, 현재 우리나라 모든 권역에서 9일 미만으로 발생하는 ‘극한 열스트레스 일’이 21세기 후반(2081~2100년)에는 90일 이상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최대 지속 기간도 현재 3~4일에서 70~80일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극한 열스트레스 일’은 전체 면적 중 10% 이상에서 ‘열스트레스 지수’가 상위 5%를 초과하는 날의 연중 일수를 말한다.

이 중 ‘열 스트레스 지수’는 기온, 상대습도, 풍속, 복사에너지 등을 종합해 인간이 실제로 느끼는 열 스트레스를 단계별로 나타낸 지표로, 26~28도는 보통, 28~30도는 높음, 32도 이상은 매우 높음으로 분류한다.
지난해 질병관리청의 전국 온열 질환 감시체계 자료에 따르면 온열질환자는 열 스트레스 지수가 30도 이상일 때 급격하게 증가하고, 32도를 넘기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이대로 온실가스가 고배출 또는 초고배출되는 시나리오에서 한만도의 기온은 지금보다 7도 이상 올라 전국 평균 34.6도와 35.8도로 전망되며, 극한 열 스트레스가 발생하는 일수도 온실가스 초고배출시 94.2일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기후에서는 연간 7.6일 수준인 것에 비하면 기하급수적 증가다.

특히 극한 열 스트레스가 연속으로 발생하는 기간도 대폭 늘어나는데, 현재 3.5일 수준에서 초고배출시에는 무려 77.6일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요즘 같은 극한의 무더위가 6월부터 9월까지 연일 이어지게 될 것이란 뜻이다.

다만 ‘재생에너지 기술을 활용해 화석연료 사용을 최소화하고 친환경적인 경제 성장을 추구’하는 초저배출 경로로 갈 경우, 열 스트레스 발생일은 절반 수준인 평균 48.8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이준이 부산대 기후과학연구소 부교수는 “이미 견디기 힘들 정도로 열 스트레스가 심각한데, 온실가스를 줄일수록 열 스트레스 일수를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는 것을 보여준다”며 “2050년 탄소중립,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에 충분하지 않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을 모든 부문에서 가속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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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전 통일부장관, '전방위 통일부 무력화 공세' 중단 촉구

남북관계 파국으로 이끌 부적격 인사 비판.."통일부 본연의 사명은 대화와 교류 협력"(전문)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3.08.02 23:59
  •  
  •  수정 2023.08.03 01:00
  •  
  •  댓글 0
 
이인영 전 통일부장관이 지난해 4월 6일 오전 퇴임을 앞두고 고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은 '돌아보면 저는 빛나는 주자도 아니었고, 박수를 받을만한 역전극을 펼쳐보지도 못했다'는 소회를 밝히면서 '한반도에 조성된 평화의 위기'를 반드시 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이인영 전 통일부장관이 지난해 4월 6일 오전 퇴임을 앞두고 고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은 '돌아보면 저는 빛나는 주자도 아니었고, 박수를 받을만한 역전극을 펼쳐보지도 못했다'는 소회를 밝히면서 '한반도에 조성된 평화의 위기'를 반드시 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이인영 전 통일부장관이 윤석열 정부의 김영호 장관 임명 강행과 통일부 대규모 인원 감축 등 일련의 조치에 대해 '통일부 무력화 시도'라며 이의 중단을 촉구했다.  

이 전 장관은 12일 '통일부는 통일부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해 "윤석열 정권의 통일부 공격이 도를 넘었다. '대북지원부' 프레임으로 본심을 드러내더니 급기야 사실상 부처 폐지 수준의 조직축소를 공식화했다. 대통령실을 앞세워 통일부 직원들을 흔들고 무자격 인사를 장관과 주요보직으로 임명했다"고 하면서 이를 "전방위적 통일부 무력화 공세"라고 짚었다.

이같은 행위는 △변명의 여지 없는 반헌법적 일탈행위 △통일부의 핵심 사무를 불능상태로 만들고 무력화하겠다는 것 △헌법적 사명을 포기하고 부정한다는 선언 △전임 정부를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한 못된 일탈의 연장이라고 작심 발언을 했다.

문재인 정부 후반기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제41대 통일부장관을 지낸 4선 국회의원으로서는 이례적이라 할 정도로 윤석열 정부의 통일정책을 격렬히 비판했다.

평소 언행이 신중하기로 정평이 나있는 그가 그동안 침묵을 깨고 이 정도 수위의 발언을 한 것은 최근 김영호 장관 임명 강행과 대대적인 조직개편 예고에 대해 상당한  수준의 위기의식을 갖고 바라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성명서의 제목부터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 7월 통일부가 탈북어민 북송사진과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북송에 관한 기존 입장을 전면 번복한 것에 반발해 통일부 노조에서 "통일부가 정쟁의 도구가 아니라 남북관계 핵심부서로서의 본연의 역할과 기능을 찾아야 할 것"이라는 논평을 발표할 때 사용한 '통일부는 통일부다'라는 제목을 의식적으로 가져다 쓴 것.

대화와 교류․협력이 막혀있을수록, 긴장이 격화될수록 대화의 물꼬를 트는 노력을 강화해야하고 마땅히 통일부가 그 일을 해야한다는 소명의식에 대한 응원과 지지 의사를 분명히 한 셈이다.

이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의 대북지원부 주장부터가 사실과 다른 편협한 인식과 독단의 소산이라고 하면서 남북관계 경색으로 인해 관련 조직을 축소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 주장에 대해서도 "차라리 평화와 공존 공영이 싫고 통일부가 눈엣가시라고 하는 편이 솔직하지 않겠는가"라고 직격했다.

신임 김영호 장관에 대해서도 '사실상 우익 가짜뉴스의 유사 생산자'이자 '대북정책 정보를 사적 이익과 수익창출에 이용'한 비판과 의혹을 받고 있다며, '남북관계를 파국으로 치닫게 할 인사'라는 부적격 평가를 내렸다.

그가 "유포해온 내용 또한 외교와 대북정책을 위험에 빠뜨릴 극우적 주장이 다수였다"고 하면서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와 불안정한 상황 관리에 필요한 자세와 능력은 찾을 수 없고,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킬 우려만 커졌다"고 거듭 비판했다.

통일부 축소 조치에 대해서는 "눈앞의 정세를 빌미로 통일부 본연의 대화와 교류․협력 업무를 폐기하고 대결적 방향으로 업무를 조정하면, 대화 국면이 펼쳐질 때는 두 손을 놓겠다는 것인가"라며, "이것이 대한민국을 오늘만 살고 내일은 없는 나라로 만들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르다는 말인가"라고 개탄했다.

이어 "북한의 도발도 문제지만, 이렇게까지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를 관리하지 못하는 상황은 대중․대러 외교의 실패 역시 방증하는 것"이라며, "통일부를 희생양 삼는다고 그 책임을 면제받을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장관은 이 성명을 DMZ 평화의길, 2023통일걷기 행사 참석 중 화천 수리봉에서 썼다고 덧붙였다.

 
성명 전문

“통일부는 통일부다!”
- 윤석열 정권의 통일부 무력화 시도 중단을 촉구합니다.

윤석열 정권의 통일부 공격이 도를 넘었습니다. ‘대북지원부’ 프레임으로 본심을 드러내더니 급기야 사실상 부처 폐지 수준의 조직축소를 공식화했습니다. 대통령실을 앞세워 통일부 직원들을 흔들고 무자격 인사를 장관과 주요보직으로 임명했습니다. 전방위적 통일부 무력화 공세입니다.

대통령이 선봉에 섰습니다. 변명의 여지 없는 반헌법적 일탈행위입니다. 우리 헌법은 평화적 통일을 대한민국의 사명이자 대통령의 책무로 명시했습니다. 통일부는 이러한 헌법적 가치와 사명을 실현하는 주무 부처입니다. 또한 이에 근거해 지난 반세기 남북의 대화와 협력을 담당해왔습니다. 대화와 교류․협력을 담당하는 조직을 통폐합하고 인력을 대거 감축하겠다는 것은 통일부의 핵심 사무를 불능상태로 만들고 무력화하겠다는 것입니다. 헌법적 사명을 포기하고 부정한다는 선언입니다. 전임 정부를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한 못된 일탈의 연장입니다.

남북관계와 대북정책에 대한 대통령의 편협한 인식과 독단이 근원입니다. 애초 대통령의 대북지원부 주장은 팩트없는 ‘자기암시’라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습니다. 최근에는 대북 지원이 통일부의 주요 사업도 아니었습니다. 대통령이 그토록 흔적을 지우고 싶어 하는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대북 지원은 이전 정부와 비교해 별로 없었습니다.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고 대결적 대북정책만 강조해오다 보니 사실이 들어설 자리조차 없어진 것입니까. 대북지원부 주장은 사실에 대한 심각한 왜곡이자 못된 낙인입니다. 헌법과 법률에 명시된 통일부 본연의 기능에 대한 부정입니다. 

남북관계 경색으로 관련 조직의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옹색한 변명은 거두길 바랍니다. 차라리 평화와 공존․공영이 싫고 통일부가 눈엣가시라고 하는 편이 솔직하지 않겠습니까. 그렇지 않고는 남북관계를 파국으로 치닫게 할 인사를 장관으로 임명한 것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신임 장관은 사실상 우익 가짜 뉴스의 유사 생산자였다고까지 비판받아 왔습니다. 대북정책과 정보를 사적 이익과 수익 창출에 이용해왔다고도 합니다. 이쯤되면 국무위원 자격이 없습니다. 유포해온 내용 또한 외교와 대북정책을 위험에 빠뜨릴 극우적 주장이 다수였다고 합니다.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와 불안정한 상황 관리에 필요한 자세와 능력은 찾을 수 없고,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킬 우려만 커졌습니다.

대화와 교류․협력이 막혀있을수록, 긴장이 격화될수록 대화의 물꼬를 트는 노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누군가는 해야할 일이고 통일부가 마땅히 할 일입니다. 통일부가 긴장부가 아니지 않습니까? 70년대 중앙정보부의 2중대도 아니고, 안보실 2중대도 아니지 않습니까? 통일부 축소는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를 관리할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남겨두지 않는 것입니다. 길을 뚫고 길을 만들어야 할 때 아예 걸음을 옮길 두 발 중 한 발등을, 제 발등을 찍는 것입니다. 이념적 흑백논리로 미래의 기회마저 걷어차는 것입니다. 

불변의 정세는 없습니다. 영원할 것만 같던 냉전도 무너졌습니다. 눈앞의 정세를 빌미로 통일부 본연의 대화와 교류․협력 업무를 폐기하고 대결적 방향으로 업무를 조정하면, 대화 국면이 펼쳐질 때는 두 손을 놓겠다는 것입니까. 이것이 대한민국을 오늘만 살고 내일은 없는 나라로 만들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르다는 말입니까. 어리석고 또 어리석습니다.

윤석열 정권은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행위를 중단해야 합니다. 대선 과정의 통일부 폐지론부터 지금의 통일부 축소까지, 통일부의 고유성과 전문성을 없애버리겠다는 것은 퇴행을 넘어 역사에 대한 쿠데타나 다를 바 없습니다. 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 정권도 남북대화를 추진했습니다. 통일부에 대화와 교류․협력 업무가 강화된 것도 전두환, 노태우 정권 시절이었습니다. 

그 극단적 적대의 시절, 전두환 군사정권 시절에도 대화는 진행되었습니다. 경제를 위해 기본적 평화는 유지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이 가진 유일한 기회,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모두가 주목했던 평화성장의 가능성을 왜 유독 윤석열 정권만 없애려 혈안입니까? 대한민국의 성장판을 다 뜯어내고 무엇을 얻으려 하십니까? 대한민국의 발전이 여기서 멈추면 과연 누구만 좋아합니까? 냉전의 한계 속에서 북은 그렇다 치고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의 틈바구니에서 우리는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분명히 말합니다. 통일부를 때린다고 한반도 정세 관리능력을 상실한 무능을 덮을 수는 없습니다. 북한의 도발도 문제지만, 이렇게까지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를 관리하지 못하는 상황은 대중․대러 외교의 실패 역시 방증하는 것이 아닙니까. 통일부를 희생양 삼는다고 그 책임을 면제받을 수는 없습니다. 관료 사회를 확실히 장악하고 다가올 총선에 대비해 지지층을 결집하겠다는 속셈이 아니라면 이럴 수는 없습니다. 그 또한 오래가지 못할 것입니다.

북한에게도 대화 복귀를 촉구합니다. 작금의 사태에는 북한도 원인을 제공했습니다.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라는 근본적 본분을 잊은 윤석열 정부도 문제지만, 북의 군사적 도발과 무기 실험이 남북을 군사주의 대결로 몰아가는 것도 사실입니다. 남과 북 모두 ‘공포에 의한 평화’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우리끼리의 평화와 통일을 만들지 못할지언정 군사경쟁을 가속화 해서는 안됩니다. 북한도 핵과 미사일이 아닌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적극적 자세를 보여야 합니다. 

지난해 7월, 통일부가 돌연 탈북어민 북송에 관한 입장을 번복하자 터져 나온 통일부 직원들의 외침, “통일부는 통일부다!”라는 엄정한 선언을 상기합니다. 어쩌면 이 정권의 통일부 손보기가 이때부터 시작됐을 수도 있지만, 역설적으로 바로 이 외침이 통일부가 암흑의 시기를 견디는 힘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온갖 시련 속에서도 통일부는 자기의 사명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통일부 창설이래 지난 50여 년 역사가 증언합니다. 그 어떤 편견과 선입견, 오기도 역사로 축적된 시간을 무위로 돌릴 수는 없습니다. 

옳습니다. 통일부는 통일부입니다. 이 험한 시절이 설령 또 어떤 모습을 띤다 해도 역사의 분수령, ‘마침내 진실의 시간’은 올 것입니다. 통일부 가족들의 지혜와 인내를 응원합니다.

2023년 8월 2일 

DMZ 평화의길, 2023통일걷기 중 수리봉에서
대한민국 제41대 통일부 장관, 국회의원 이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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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급변에서 교실현장까지…붕괴하는 한국사회, K-민주주의도 공범

[장석준 칼럼] '전능한 대리인 선출' 넘어 시민이 권리·의무 조율 주역인 '일상의 민주주의'로

장석준 출판&연구집단 산현재 기획위원  |  기사입력 2023.08.02. 10:01:33

 

작년에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은 수많은 대사를 유행시켰다. 그 중에서도 내게 인상적이었던 것은 남자 주인공인 형사 해준의 "나는요, 완전히 붕괴됐어요"라는 대사다. '붕괴'는 어쩌면 이 영화 전체를 요약하는 말이기도 하다. <헤어질 결심>은 "원전 완전 안전"이라는 표어를 내세우는 대한민국의 한 핵발전소 소재 도시에서 벌어지는 '붕괴'의 이야기다.

 

'붕괴' ― 지금 한국 사회에서만 관심을 끄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나라 밖에서 더 떠들썩하다. 기후 급변 때문이다. 매년 북반구에 여름이 닥칠 때마다 기온 상승 신기록이 깨지고, 날씨의 변덕이 더욱 극심해진다. 급기야 UN 사무총장은 '지구 온난화' 대신 이제 '지구 열대화'라 불러야 한다고 선언하기까지 했다. 기후 재앙으로 인한 문명의 붕괴가 이미 시작된 것 아니냐는 수군거림이 곳곳에서 들린다. 

 

물론 한반도 역시 이런 전 지구적 기후 재앙에서 예외일 리 없다. 한데 대한민국에서는 붕괴하는 게 이것만은 아닌 것 같다. 지난주에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비극이 있고 나서 우리는 새삼 이 나라의 학교가 붕괴 중임을 확인했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 학교 당국이 가해자와 피해자로 만날 수 있는 곳이 우리의 '학교'라는 쓰라린 진실에 뒤늦게 눈떴다.

 

학교는 사회 전체에서도 특히 그 미래를 생산하는 역할을 하는 부위다. 그런데 바로 이 부위가 이런 형편이다. 가뜩이나 기록적인 출생률 저하로 고민하는 사회가 그나마 있는 후세대를 미래 시민으로 키우는 과정에서도 이미 실패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렇게 미래를 스스로 잡아먹는 사회에 '붕괴'라는 말 외에 다른 어떤 진단을 내릴 수 있을까.

 

참으로 희한한 노릇이다. '붕괴'라는 진단을 받는 이 사회는 또한 최근까지 곳곳에 'K'라는 수식어를 붙이며 세상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나라가 됐다고 자축하던 그 사회다. 특히 'K-민주주의'라는 말에는 미국이나 일본을 능가하는 민주주의 수준을 달성했다는 뿌듯한 자부심이 담겨 있었다. 

 

한데 그런 민주주의를 자랑하는 나라가 어떻게 민주주의의 배양지인 학교를 이토록 처참한 상황에 빠뜨릴 수 있다는 말인가? 붕괴의 와중에 K-민주주의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가? 

 

K-민주주의는 붕괴의 공범 

 

이 대목에서 나는 감히 말하고 싶다. K-민주주의는 붕괴에 맞서는 처방이 될 수 없다. 붕괴의 원인을 해결하기는커녕 이를 늦추거나 피해를 줄일 수도 없다. 오히려 K-민주주의야말로 우리 사회를 이 지경에 빠뜨린 몇 가지 중대한 요인 중 하나다. 현재 한국의 민주주의는 붕괴의 유일한 원인까지는 아니어도 어쨌든 이를 더 부추기고 복잡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K-민주주의라지만, 결국은 1987년에 틀을 갖추어 지금껏 이어지는 민주주의, 즉 1987년형 민주주의다. 이 무렵, 대다수 한국 시민에게는 특정한 형태의 민주주의 이해가 뿌리를 내렸다. 거리의 시민들 사이에서 '대통령 직선제'가 '민주주의'와 등치되고 이후에 정치적 관심과 열정이 대통령 직접선거에 쏠리는 경험을 반복하면서 독특한 민주주의관이 단단히 자리 잡았다. 또한 이 민주주의관은 민주노동조합이나 대학교 총학생회처럼 민주주의를 앞장서서 실천하는 시민사회 조직을 통해 한국 사회에 깊이 스며들었다. 

 

나는 지금 이 민주주의의 공백과 한계, 오점과 결함이 극명히 드러나고 있다고 본다. 이 민주주의는 한 마디로, 선출된 대리인에게 모든 것을 위임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민주주의다. 직접선거로 선출된 대리인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하는 것을 민주주의 자체와 동일시하는 민주주의 ― 이것이 87년형 민주주의의 핵심 내용이다. 

 

이런 선출된 대리인의 가장 대표적인 표상은 물론 대통령이다. 다수 대중의 의지는 대통령 한 사람에 집약돼 표출되며, 이 대통령의 성공과 실패가 곧 한국 민주주의의 성취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가 된다. 그리고 이런 메커니즘이 직접선거로 대표를 뽑는 모든 민주적 결사체로 확산돼 재생산된다. 지방자치단체, 정당, 노동조합, 학생회 등등으로 말이다.

 

한 동안은 이런 민주주의관이 실제로 역사적 성과를 내는 것처럼 보였다. 현재의 헌정 체제를 기획한 장본인들인 양 김씨가 대통령을 역임하던 때에는 그랬다. 대중의 개혁 열망과 의지를 대변하는 유능한 대리인이 온갖 난국을 헤치고 개혁을 실현한다는 서사가 실물로 전개되는 것만 같았다. 이렇게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를 겪으면서, 그리고 거리에서 '민주주의'를 외쳐본 경험이 있는 세대가 어느덧 중장년이 되면서, 87년형 민주주의는 이 나라에서 민주주의의 거의 유일한 버전이 됐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나올 법한 가장 비극적인 배역이었다. 그는 87년형 민주주의 서사의 완벽한 본보기로서 극적으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양 김씨에게 쏟아졌던 것 이상의 높은 기대가 그 한 사람에게 향했다. 하지만 누구보다 민감하게 정치의 본질을 꿰뚫고 있던 노무현 대통령은 이런 서사가 더는 현실이 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87년형 민주주의의 틀(혹은 함정)에서 벗어나려고 거듭 시도했다. 선거제도 개혁, 연립정부 구상, 대통령에서 물러난 뒤의 뼈아픈 성찰 등등.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이 냉철히 직시한 이 문제적 상황을 그의 지지자들은 그만큼 뚜렷이 이해하지 못했다. 대선을 통해 만들어지는 거의 50% 대 50%의 대결 구도와 이것이 반영된 행정부-입법부 대립 관계가 어떤 영웅적 대리인도 지지자의 요구를 관철할 수 없게 가로막는다는 것을 직시하지 못했다. 말하자면 대한민국 제6공화국에서 87년형 민주주의 서사는 이제 현실과 만나는 지점을 모두 잃고 말았다. 그럼에도 선출된 대리인에 대한 권력 위임이 민주주의라는 생각만은 끈질기게 남았다. 대선 때마다 더욱 강력히 재생산되는 '신화'로서 말이다. 

 

촛불항쟁 직후인 문재인 정부 초기는 어쩌면 이런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기회였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동의한 여러 색깔의 정당을 바탕으로 다양한 의견과 입장, 세력 사이의 잠정적 합의를 통한 정치를 실험할 기회였다. 이런 경험이 쌓일수록 87년형 민주주의 이해가 새로운 이해에 길을 내줄 가능성이 커질 수 있었을 것이다. 선출된 한 사람의 대리인에 대한 환상적 기대 대신 토론과 협상의 지난한 과정을 '민주주의'라 받아들일 가능성이 열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잘 알다시피 이 기회는 유실됐다. '촛불정부'를 자임하던 세력은 '적폐 청산'이라는 구호 아래 의도적으로 87년형 민주주의 서사의 생명을 연장시켰다. 그리하여 다시 한 번 '신화'를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치러진 대선에서 우리는 윤석열 정부를 그 결과로 받아들게 됐다. 학교 이전에 정치는 벌써 한참 전부터 붕괴하는 중이었다.

 

사회가 사회의 문제들을 스스로 대면하는 민주주의 

 

여기까지만 말하면, 한국의 교육만큼이나 정치도 붕괴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될지언정 87년형 민주주의가 학교 붕괴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에 관해서는 답이 될 수 없다. 도대체 둘 사이에는 어떤 긴밀한 연관관계가 있는가?

 

나의 답은 한국의 시민사회가 87년형 민주주의의 틀에 갇힌 탓에 제대로 된 민주적 훈련을 거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시민들은 삶의 여러 장소와 순간마다 서로 다른 입장에서 권리와 의무를 조율해야 한다. 민주주의란 단순히 시민에게 전보다 더 많은 권리를 부여하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시민 자신이 권리와 의무의 복잡한 조율 과정의 주역이 되는 것을 뜻한다. 달리 말하면, 조율 과정에서 결정권을 함께 나누면서 동시에 그 책임을 떠맡아야 한다.

 

이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숱한 충돌과 시행착오를 겪고 난 뒤에야 부분적이고 잠정적인 합의에라도 도달할 수 있는 그런 과정이다. 이 과정의 어려움을 덜어줄 이론이나 공식 따위는 없으며, 이 과정을 겪지 않고 그 결실만 누릴 수 있는 비법 역시 없다. 따라서 어떤 사회든 이런 힘든 수련 기간을 몸소 체험하는 수밖에는 없으며, 이를 인내하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의 성숙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마지막 결정적 요소다.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리자에 대한 전권 위임을 민주주의라 이해해 온 한국 사회는 이제껏 이런 도제 기간을 제대로 밟지 못했다. 상대적으로 민주적 권리 확대에 우호적인 시민들조차 단지 자신들이 지지한 선출직 공직자가 과감하게 그런 개혁에 나서길 기대하고 기다릴 뿐이었다. 투표가 끝나고 난 뒤에는 결실을 기다리는 시간만 남아 있을 따름이었다. 지난 30여 년 동안 시간은 그렇게 허비되었다. 

 

그러나 더 이상은 이렇게 허비될 수 없다. 오늘날 우리가 마주하는 쟁점들, 저 모든 '붕괴'의 사안들(기후 급변부터 한국의 교실 현장까지)은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스스로 대면해야만 풀어나갈 수 있는 것들이다. 독재 잔재를 뒤집는 일은 양 김씨 같은 특출한 대리인에게 맡길 수 있을지 몰라도 우리의 일상 곳곳에서 탄소 배출을 줄여나가거나 학교에서 학생, 교사, 학부모, 교육 당국의 관계를 새롭게 짜는 일은 그렇지 않다. 시민들의 토론과 합의 과정을 통해서만 그나마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지금이야말로 87년형 민주주의에서 벗어나야 할 때다. 사회가 자신의 문제들을 스스로 대면하는 민주주의로 나아가야 할 때다. 

 

이것은 물론 87년형 민주주의의 기둥 노릇을 하는 대통령제의 개혁에서 출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출발점에 불과하다. 민주적으로 선출된 전능한 대리인의 환상에서 벗어나기 위한 최소 조치일 뿐이며, 이 환상은 사회 각 부분이 일상적으로 참여하는 논쟁과 협상, 잠정 합의들로 대체되어야 한다. 이제부터 대통령이든 국회의원이든 모든 선출직 공직자의 과제는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이런 민주적 과정을 여는 일이 되어야 한다.

 

한시 바삐 이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면, 미래는 이와 정반대되는 쪽으로 기울고 말 것이다. 전능한 대리인의 환상을 바탕으로 난마처럼 얽힌 위기들의 해결을 약속하는 새로운 유형의 지도자가 민주적 절차를 통해 대중의 지지를 받으며 부상할 것이다. 그러나 일단 이런 권력이 들어서고 난 뒤의 상황은 87년형 민주주의의 기준으로도 더는 '민주주의'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시민사회가 풀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한다며 시민사회를 해산시키는 정치가 시작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 세기 전에 이런 정치는 '파시즘'이라 불렸다. 그때에도 이것은 붕괴와 쌍을 이루며 힘을 얻은 선택지였다. 우리는 지금 절체절명의 기로에 서 있다. 

 

 

 

장석준 전환사회연구소 기획의원은 오랫동안 진보 정당 운동의 정책 및 교육 활동에 참여해왔으며, 자본주의 위기에 맞선 진보적 사회과학을 재구성하고자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에서 연구 및 출간 사업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레프트 사이드 스토리 : 세계의 좌파는 세상을 어떻게 바꾸고 있나>, <사회주의>, <장석준의 적록 서재>, <신자유주의의 탄생 : 왜 우리는 신자유주의를 막을 수 없었나>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국가 대 시장 : 지구 경제의 출현>, <안토니오 그람시 : 옥중수고 이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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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외치게 된 "안녕들하십니까?"

2013년 철도노동자들은 고속철도를 떼어 내 철도를 민영화하려는 박근혜 정부에 맞서 23일간 파업을 벌였다. 국민 속으로 들어가 국민과 함께 철도민영화의 문제점을 얘기했고 많은 국민이 “안녕들하십니까?”라는 외침과 함께 철도노조의 투쟁을 지지하고 철도 민영화를 반대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정부가 추진했던 철도 민영화 정책은 실패했음이 드러났다. 주식회사로 출범해 더욱 효율적인 운영을 하겠다는 ㈜SR은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하자 부채비율 2,000%를 넘어서며 스스로 자립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코레일과 ㈜SR, 두 철도회사의 경쟁으로 더 많은 시민이 열차를 이용할 기회를 박탈당하고 예매 전쟁을 치르고 있다. 정부의 분할정책으로 모든 철도 이용객이 지금보다 10% 낮은 요금으로 고속철도를 이용할 기회를 잃었다.

코레일과 ㈜SR의 분리로 열차를 갈아탈 때 환승할인은커녕 별도의 기차표를 구해야 하고 진주, 포항, 여수에서는 곧바로 수서역에 갈 수 없다. 지역 철도 운행의 적자를 보전했던 교차보조를 축소함으로써 수익성 압박으로 지역의 일반열차 운행이 줄어들고 있다.

정부는 세금을 쏟아부으며 비효율적이고 차별적이며 불편한 경쟁체제를 억지로 유지하려 하고 있다. 정부가 3,600억 원을 쏟아부은 ㈜SR은 고객센터 업무를 민간에 넘겼고 고속철도차량 정비업무를 민간에 넘기고 있다.

정부는 부산발 SRT 열차를 줄여 여수, 진주, 포항에 투입하겠다고 한다. 예비열차도 없는 SRT를 무리하게 신규 노선에 투입하면 새로운 피해와 갈등이 생긴다.

또한 이 경쟁체제를 근거로 철도의 운영부문과 시설유지보수부문, 철도의 관제 업무를 쪼개려 하고 있다. 영국과 일본에서 열차의 운영과 유지보수, 관제 업무를 이원화한 결과로 대형 열차 사고를 겪은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국철도는 다시 갈림길에 서 있다. 더 많은 국민과 지역을 연결하고 공공철도를 통해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이동 수단이 될 것인가 아니면 조각조각 쪼개져 무한 경쟁 속에서 기업의 생존을 다투는 파편화된 이동 수단으로 전락할 것인가 하는 갈림길이다.

철도노동자들은 국민과 함께 20년간 철도민영화를 저지하며 국민의 철도를 지키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철도노동자들과 국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철도민영화 정책을 강행한다면 철도노동자들은 국민과 함께 총파업을 포함한 강력한 투쟁으로 반드시 저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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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비판 언론에 ‘이념 딱지’ 붙인 이동관, 방통위원장 자격 없다”

  • 윤유경 기자 
  •  
  •  입력 2023.08.02 07:44
  •  
  •  수정 2023.08.02 10:19
  •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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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경향 “이동관, 입맛 따라 ‘언론사 선별’ 속내” 비판

전관예우, 불법하도급, 원가절감…언론이 분석한 ‘철근 누락’ 원인은

“국민안전 문제는 꼭 전 정부 탓” 윤석열 ‘책임 누락 국정’ 지적한 한겨레

▲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8월1일 오전 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경기도 과천시의 한 오피스텔 건물로 출근,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1일 “공산당의 신문이나 방송을 언론이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며 “그걸 기관지 내지 영어로 얘기하면 오건(organ)이라고 한다”고 말해 현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을 겨냥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아침신문에서 한겨레는 이 후보자가 편협한 언론관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1면 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와 자신의 언론 장악 논란 등에 대해 비판적 태도를 취하는 언론을 겨냥한 발언”이라며 “현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매체는 ‘공산당 기관지’로까지 몰아세우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했다. 경향신문도 1면 기사에서 “이 후보자가 ‘언론을 선별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고 했다.

▲ 한겨레 기사 갈무리.

▲ 경향신문 기사 갈무리.

한겨레는 사설에서도 “비판 언론에 ‘이념 딱지’를 붙인 이 후보자는 방통위원장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공산당 신문·방송’이라는 부정적 프레임을 비판 언론에 뒤집어씌우려는 교활한 의도가 뚜렷하다”며 “이런 비뚤어진 언론관을 갖고 어떻게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철칙으로 삼아야 할 방통위 수장이 되겠다고 나선 건지 개탄스러울 따름”이라고 했다.

아울러 “특정 언론을 구체적으로 지목하진 않았지만, 실은 ‘특정 진영의 정파적 이해’ 운운함으로써 현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언론을 교묘하게 폄훼한 것이라는 사실을 국민 누구도 모르지 않는다”며 “무엇보다 국내 언론을 ‘공산당 신문·방송’에 비유한 것 자체가 친정권 언론이 아니면 이념적 딱지를 붙여 공격하겠다는 악의가 읽히는, 부적절하기 짝이 없는 행태”라고 했다.

▲ 한겨레 사설 갈무리.

 

전관예우, 불법하도급, 원가절감…언론이 분석한 ‘철근 누락’ 원인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아파트 15개 단지에서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원인과 동일한 ‘철근 누락’이 확인됐다. 2일 대다수 아침신문은 1면에서 철근 누락의 원인을 분석했다.

▲ 2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대다수 아침신문들은 공공기관 임원들의 전관예우에 주목했다. 경향신문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공동 분석한 결과, 문제가 된 15개 단지 중 13곳의 설계사가 LH 퇴직자들이 현재도 근무 중이거나 오랫동안 대표이사 및 고위급 임원으로 지낸 전관 업체였다.

경향신문은 위의 분석 결과를 담은 기사 <‘철근 누락’ 15개 단지 설계사 중 13곳에 LH퇴직자 근무했다>에서 “철근 없이 시공한 공공주택 단지의 설계업체 대부분이 LH 퇴직자들이 근무하는 ‘전관 업체’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철근 누락 원인 대다수가 설계 오류로 판명 난 만큼 업체 선정에 대한 ‘LH 책임론’이 커질 것”이라고 했다.

▲ 경향신문 기사 갈무리.

동아일보도 1면에서 LH 등 공공기관 임원들의 전관예우 문제와 불법 하도급 관행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전문인력은 부족한데 아파트 건설은 급증하는 상황 등 건설시스템의 총체적 부실을 지적하기도 했다. 동아일보는 “시공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살피는 감리가 업계 관행에 따라 ‘봐주기식’으로 이뤄진다는 지적도 나온다”며 발주처와 시공사의 전문성도 떨어진다고 했다. 사설에서도 안전과 품질보다는 비용 절감과 이윤 극대화를 앞세우고, 이를 위해 적당주의를 용인하는 ‘부실 문화’가 뿌리 깊게 박혀 있다고 지적했다.

▲ 동아일보 기사 갈무리.

조선일보는 1면에서 “‘빨리빨리’로 대표되는 공사 관행과 ‘무조건 더 싸게’를 강요하는 비용 절감, 외국인 일색인 근로자 등 국내 건설 현장의 특성상 무량판 공법을 완벽하게 구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국내 건설 시장은 발주처와 시공사, 감리사가 이권으로 엮여 있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사설에서도 “시공 건설사가 설계 감별 능력을 키우고, 모듈화 공법을 발전시켜 공사 현장 표준화를 앞당기는 등 해야 할 일이 많다”며 “건설 현장의 적당주의, 나태와 태만, 안전불감증, 비리 등 수십년 인습과 악습이 사라지지 않는 한 모든 조치가 소용없을 것”이라고 했다.

▲ 조선일보 기사 갈무리.

중앙일보도 1면 기사 <철근 빼먹은 아파트 그 뒤엔 ‘관·건 카르텔’>에서 “건설업계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건설 이권 까르텔의 꼭대기에는 공기업과 지자체가 있다”며 “업계에서는 ‘전관’의 폐단으로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본다”고 했다.

▲ 중앙일보 기사 갈무리.

한겨레는 1면에서 원가 절감과 미숙한 작업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작업 미숙의 원인으로는 기술과 경험이 부족하고 무량판 구조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설계사무소들이 LH 퇴직자들을 영입해 설계용역을 많이 따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고 했다.

홍성용 대한건축사협회 홍보위원(건축사)은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국내 아파트 건축 현장에서는 원가를 이유로 숙련된 기술자를 쓰지 않고 있고 인테리어 목수 등 숙련공은 보수가 낮은 아파트 사업장으로는 넘어가지 않는다”며 “건축은 설계 오류가 생겨도 시공·감리에서 이를 바로잡는 안전장치가 있는데, 무량판 구조 분야에서는 안전을 책임질 기술자와 숙련공이 절대 부족한 점이 사고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 한겨레 기사 갈무리.

 

“국민안전 문제는 꼭 전 정부 탓” 윤석열 ‘책임 누락 국정’ 지적한 한겨레

윤 대통령은 철근 누락 아파트 단지 문제와 관련해 “건설산업의 이권 카르텔”을 근본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러면서 “현재 입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의 무량판 공법 지하 주차장은 모두 우리 정부 출범 전에 설계 오류, 부실 시공, 부실 감리가 이뤄졌다”며 문재인 정부 책임론을 강조했다.

이를 두고 한겨레는 윤 대통령이 ‘철근 누락 아파트’ 사건을 두고 다시 이전 정부를 탓했다며 국민적 우려가 큰 사안에 무한책임을 지기보다 전 정부에 책임을 돌려 지지층을 결집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기사 <윤 대통령, ‘아파트 철근 누락’까지 문 정부 때리기>에서 “윤 대통령의 전 정부 탓은 새삼스럽지 않다. 그는 집권 1년이 지났음에도 남북문제나 외교·안보 문제, 재정 운용 문제 등을 포함해 대부분의 분야에서 전 정부를 비난해왔다”며 “그러나 윤 대통령의 언급은 국민의 생활 안전과 관련한 문제에도 남 탓을 앞세우면서 진영 간 갈등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상 대통령실이 내년 4월 총선을 의식해 전 정부, 야당 때리기를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있다”고 했다.

▲ 한겨레 기사 갈무리.

경향신문은 윤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이권 카르텔’은 윤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야권을 싸잡아 비판할 때주로 사용하는 표현”이라며 “현 정부의 책임론에 미리 선을 긋는 동시에 핵심 국정 어젠다로 삼는 ‘이권 카르텔 타파’를 강조하는 계기로 삼는 모습”이라고 했다.

사설에서도 이 와중에 윤 대통령은 아파트 부실시공을 정쟁 소재로 사용하려 하고 있다며 “관재(官災)로 판명난 오송 지하차도 참사에 제대로 된 사과도 없었던 윤 대통령이 이런 말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LH의 보강공사 은폐나 윤석열 정부 관리·감독 미비로 발생한 안전사고는 오롯이 윤 정부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 경향신문 기사 갈무리.

조선일보는 기사 <‘엘피아 카르텔’에 무너진 안전…전관 업체가 감리 독식>에서 “이번 사태가 이른바 ‘엘피아’로 불리는 LH 출신들의 전관(前官) 카르텔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문제가 된 LH 아파트들의 시공사, 감리사 고위직에 LH 출신들이 취업한 사례가 많은데, 이들이 관리 부실을 눈감아줬다는 의혹”이라고 지적하면서 윤 대통령의 문 정부 책임론을 언급하며 “보 없이 기둥 위에 지붕을 바로 얹는 방식인 무량판 공법은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부터 보편화됐다”고 했다.

▲ 조선일보 기사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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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범죄 처단 관점으로 접근” 윤 대통령의 교권 처방이 ‘최악’인 이유

교사 출신 국회의원 강민정이 짚은 교권 추락 현주소...‘민원 창구’ 전락한 교사들의 갈급한 전문성과 자율성 권리화

 
1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학교 규칙을 어긴 학생’을 ‘범죄자’로 묘사했다.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죽음 뒤, 교원들은 ‘교권 침해’ 상황을 적극적으로 알리면서도 “대립 구도로 보지 말아달라”는 점을 누누이 당부했다. 교사는 학생의 인권 축소도, 학부모와의 갈등도 바라지 않았다. 교사로서 가르칠 권리를 보장해달라는 간절함을 윤 대통령은 손쉽게 ‘갈라치기’로 받아넘겼다.


“가장 최악의 상황이다.” 교사 출신의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하며 윤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에 이같이 분개했다.

윤 대통령이 “‘학생 인권을 이유로 규칙을 위반한 학생을 방치하는 것’은 ‘인권을 이유로 사회 질서를 해치는 범법행위를 방치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한 데 대해 강 의원은 “대통령이 범죄를 처단하는 관점으로, 검사스러운 방식으로 이 문제에 접근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문제를 최악의 상태로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 의원은 “법과 가장 마지막으로 만나야 하는 게 교육”이라며 헌법에 쓰인 것처럼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 등 고유한 특수성을 최대한으로 지켜야 하는 영역이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3.08.01. ⓒ민중의소리


25년을 교사로 일한 강 의원은 중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역사와 사회 과목을 가르쳤고, 1·2·3학년 담임을 두루 맡았다. 입시 부담에 짓눌린 아이들, 뒷바라지에 조급한 부모들, 교육전문가가 아닌 말단 행정 직원이 된 교사들. “누구도 행복하지 않은 교육”이라는 숙제를 안고, 의정활동을 해온 강 의원의 휴대전화에는 요즘 하루에 2천 개가 넘는 문자메시지가 몰려든다. 주로 “교권이 제대로 설 수 있게 해달라”는 말, 입법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요청이다.

강 의원은 “교육 문제와 관련해 이렇게 문자가 많이 온 적은 처음”이라고 했다. 현장에서 홀로 문제를 참고 감당해 온 교사들이 이제는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집단으로 연대하고 있었다. 강 의원은 이 행동을 “절박감”으로 느꼈다. “교육이 안고 있는 총체적인 문제가 한꺼번에, 가장 아픈 방식으로 표출됐다.”

정책에서 교권은 늘 뒷전이었다. 교육 문제는 대부분 입시에 한정돼 다뤄졌고, 교육 주체인 교사의 기본권을 향한 관심도는 떨어졌다. 강 의원은 교권 추락의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로 교육부와 교육청 등 행정당국이 교원을 교육 전문가로 보지 않고, ‘교육 정책 실행자’로만 여기는 점을 짚었다. “교육 행정은 교사들이 교육 활동 주체로서 어떤 지원과 시스템을 필요로 하는지에 관해 사고하지 않는다. 당국이 정한 교육 정책을 실행하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끊임없이 지시와 지침을 내린다. 그 지시와 지침은 보고와 평가가 수반된다. 교사들은 자긍심을 상실하고, ‘나의 정체성은 교육자인가, 말단 행정 직원인가’ 혼란이 온다.”

교육 당국부터 교사를 주체적인 존재로 존중하지 않으니, 학부모와 사회도 같은 시선으로 교사를 바라본다고 강 의원은 지적했다. 과거와 비교해 “가정의 역할과 기능이 축소된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가정에서 해야 할 교육을 학교에 요구하고, 가정과 학부모의 책임 경계가 명확해지지 않으면서 학교와 교사가 완전히 모든 것을 전담하는 게 당연한 구조로 됐다.”

강 의원은 “‘학교는 무엇을 하는 곳인가’에 대한 정체성과 사회적 인식, 기준이 흔들리고 있다. 교사의 역할이 충돌하며 ‘다 감당하는 게 당연한 것’으로 돼 버렸다”고 꼬집었다. 교실에서 무엇인가 ‘일’이 터지면 수습은 늘 교사의 몫이고, 모든 책임이 한 명의 교사에게 전가되고 있다. 정부는 ‘학령인구 감소’를 거론하며 학교의 인력과 예산을 축소하는데, 갖은 요구 사항들은 “막무가내 떠넘기기 방식”으로 부과되는 중이다. 그야말로 ‘교사 무한 책임제’다. 강 의원은 “우리 사회는 교사의 전문성을 계속 평가절하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권 하락이 학생의 학습권 침해로 이어지는 건 당연한 결과다.

강 의원은 정부에 “교사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교육의 자율적 주체로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국회에서 교원지위법, 초중등교육법, 아동학대처벌법 등 교권 보호 대책 입법이 논의되는 건 의미 있게 평가했다. 다만 “선생님들이 느끼는 절망의 상태를 약간 벗어날 수 있는 개선책”이라며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강 의원도 학교교권보호위원회 실효성 문제 해결을 위해 ‘교권 침해 즉시 보호 장치 마련’ 등 사각지대를 메울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교사 정치기본권 보장’ 입법은 “오랜 희망 사항”이다.

학생인권조례 개정과 ‘교권 침해 행위’ 생활기록부 기재를 대책으로 내놓고, 진보 교육감과 전 정부 책임론을 거론하는 여당을 향해 강 의원은 “문제 해결에 대한 진정성”을 물었다. 민주당에는 “대안 마련에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강 의원은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 나서 “한 교사가 죽음으로까지 고발하려 했던 암울한 교육 현실을 바꾸기 위해 여야 가릴 것 없이 모든 의원이 함께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여러 방안이 논의되고, 바뀌는 과정에 정쟁이 끼어들 틈은 없다”고 간절히 요청했다.

다음은 강 의원과의 일문일답.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3.08.01. ⓒ민중의소리


- “인생의 절반 가까이 학교에서 아이들을 만나면서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일념으로 살아왔다. 많은 교사들이 저와 같은 생각으로 오늘도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강 의원은 4년 전 21대 국회 비례대표 후보로 나서며 이렇게 말했다. 서이초 교사의 죽음을 보고 많은 생각이 교차했을 거 같다.
“한국 교육이 안고 있는 총체적인 문제가 한 번에, 가장 아픈 방식으로 표출됐다. 가까운 원인은 학부모로부터 시작된 교권의 문제라고 한다면,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교육 현장에서 교사의 자율성, 교육 지원 체제, 교육 행정 시스템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이다. 교육 개혁을 얘기한 지가 몇십 년이 됐는데, 해결이 안 되고 계속 켜켜이 쌓이고 쌓였다. 교사들이 자긍심을 갖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삶이 거의 붕괴하는 지경까지 갔다.”

- 젊은 교사들을 중심으로 직업 만족도 저하, 퇴직 등 경향이 뚜렷하다. 강 의원은 교권 침해의 원인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단하나. 교사의 기본권은 왜 추락했을까.
“교사가 교육 전문가로 우리 사회에서 인정받고 있지 못하는 게 가장 큰 원인이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교사를 정책의 대상으로 본다. 말단 정책 실행자로 생각하고, 끊임없이 학교와 교사한테 지시와 지침을 내린다. 선생님들은 끊임없이 이걸 이행하고, 그것과 관련된 무수히 많은 보고서를 작성해서 올린다. 수십 년 동안 계속돼 왔다. 교사가 자기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게 만드는 굉장히 중요한 원인이다. 교육부나 교육청이 교사를 교육 주체로 존중하지 않는데 어떻게 학부모나 사회가 교사를 존중할 수 있나.”

“가족의 형태가 많이 변화한 것도 하나의 이유다. 과거에는 한 가정 안에서 해결이 안 되는 건 마을이 함께, 공동체가 해결하는 게 많았다. 교육과 돌봄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지금은 가정의 기능과 역할이 굉장히 축소됐고, 마을은 거의 해체, 붕괴됐다. 아이에게 필요한 기능들이 없어지고, 모든 것을 학교와 교사가 완전히 전담하는 게 너무 당연한 일이 됐다. 경계가 명확하지 않게 되면서 가정에서 해야 할 교육을 학교와 교사에 요구하는 현상, 과도하고 불합리한 민원이 점점 증가했다. 돌봄과 복지를 모두 교사가 감당하는 게 교육 기능의 확대나 변화는 아니다. 어떠한 원칙을 정확히 견지한 상태에서 기능이 부과된 게 아니고, 떠넘겨진 거다.”

- 수업 연구를 위한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보인다.
“아주 부족하다. 행정 업무도 많고,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학부모들이 더욱 개입하니 많은 민원과 요구를 감당해야 한다. 시간과 에너지를 써야 하는 일이다. 이 민원을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학교에 없고, 교사가 다 개인적으로 응대하고 감당해야 한다. 교사들의 무력감과 부담, 요구 사항이 잘 해결되지 않는 데서 오는 절망감은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달 29일 정부서울청사 인근 도로에서 열린 서이초 교사 추모식 및 교사 생존권을 위한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추모 영상을 보며 흐르는 눈물을 닦고 있는 모습. 2023.07.29. ⓒ뉴스1


필요한 정책·예산 잘 알지만 발언권 없는 교사의 무권리 상태”

- 낮은 연차와 높은 연차의 교사들이 각각 느끼는 업무 고충은 다를 거 같다.
“총체적으로 교육이 어려운 상황에서라면 경험이 적은 신규 교사들이 느끼는 부담과 고통은 더 크고 무겁게 다가간다. 충분히 적응할 때까지 지원받을 수 있는 보호장치가 있어야 하는데, 학교 안에는 그런 게 없다. 다만 어디에나, 누구나 하고 싶어 하지 않는 기피 업무는 있다. 업무의 구조와 총량이 바뀌지 않는다면 낮은 연차든, 높은 연차든 시달리고 고통받는 업무를 누가 해도 올바른 건 아니다. 해결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기 때문에 선생님들끼리 ‘폭탄 돌리기’ 방식으로 업무에 대처하는 현상도 일부에서 나타날 수밖에 없다. 교사들이 학교 운영과 교육에서 발언권을 법적으로 보장받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오래전부터 나온 이야기지만 학생회, 학부모회, 교사회 등을 법정 기구화해 공식 채널로 만들고 합리적인 의사소통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교사의 퇴근 시간 이후 학부모가 전화하고, 문자 보내는 걸 제도로 엄격히 금지해야 한다. 불시에 수업 시간에 교실로 들어오는 학부모에 대해서는 ‘교육 활동 방해’로 정해야 한다. 그리고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학부모는 학교장이 만나야 한다. 모든 문제를 교사들에게 일임하고, 학교장이 관리자 차원에서 한 발 떨어져 보는 건 맞지 않다. 현재는 학교에서 학부모 민원을 어떻게 처리하는지에 관해 법적으로 정리된 게 아무것도 없다.”

- 강 의원이 교직에 있을 때와 비교해 학교와 교권은 어떤 점이 나아졌고, 어떤 점이 후퇴했나.
“교권은 전반적으로 약화했다. 교사의 전문성을 사회는 계속 평가절하하는 방향으로 갔다. 그러니 온갖 복잡한 요구들이 논쟁도 거치지 않고 들어왔다. ‘입시에 성공할 수 있는 교육을 해달라’는 요구, ‘전인적인 교육을 해달라’는 요구, ‘가정에서 못한 부분을 학교에서 감당해 달라’는 요구. 사회복지사가 해야 될 일이나 돌봄 기능 같은 게 이제는 너무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학교가 해야 하는 일이 됐다. 학교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그 안에서 교사의 역할은 충돌한다. ‘민원을 받는 기구’가 된 교권은 엄청 취약한 상태다.”

강 의원은 교직의 마지막을 보낸, 서울의 첫 혁신학교(북서울중학교)에서의 기억을 떠올렸다.

“혁신학교 경험의 핵심은 학교와 교사에게 자율성을 준 것이다. 굉장히 많은 권한을 줬다. 그 권한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교사는 자긍심을 느끼고, 교육적 전문성도 높아진다. 학부모도 그런 교사의 교육의 결과로 아이들이 변화하는 과정을 눈으로 확인하니 신뢰도가 높아진다. 교사에 대한 학생들의 신뢰도는 말할 것도 없다. 현재 학교에서 교사를 정책 실행 대상자로 보는 건, 곧 교사에게 자율성을 주지 않음을 의미한다. 교권이 말 그대로 ‘교육할 권리’이지 않나. 교사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 즉 교육 활동의 결정권을 주는 것에 대해 교육 당국은 깊이 고민해야 한다.”

- 교원들로부터 업무 경감, 인력 및 예산 투입에 관한 요구가 강하다.
“부적응 학생을 위해 교내 정규직 상담교사, 보조교사, 사회복지사 등 전문성을 가진 선생님의 배치는 당연히 해야 한다.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서도, 한 명의 교사가 혼자 감당하지 않도록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해결방식을 마련해야 한다. 임시방편으로는 안 된다.”

- 교사의 정치적 권리,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보장할 법률안은 21대 국회에서 마련될 수 있을까.
“나의 희망 사항이다. 최근 드러난 교권 문제들도 교사의 정치 기본권과 아주 중요한 관계가 있다. 교사는 정치적 발언권이 없기 때문에 그동안 중요한 교육 정책, 예산 등 결정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됐다. 현장에서 절박한 정책과 예산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교육 문제는 늘 해결이 안 된 채 꼬이고, 또 정치권에서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박정희 군사독재 시절 도구화한 교사의 정치 기본권을 되찾아 주는 것, 교사의 ‘무권리 상태 회복’은 교육 문제 해결을 위해 꼭 필요하다.”

 
더불어민주당 강민정 의원(왼쪽부터), 유기홍 의원, 박광온 원내대표, 정춘숙 의원이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 마련된 서이초 교사의 추모공간을 찾아 조문하는 모습. 2023.07.24. ⓒ뉴시스


“학생 인권 vs 교권” 한가롭고 불순한 정부 접근방식

- 최근 ‘교권 실태’를 진단하는 정부·여당의 인식을 어떻게 평가하나.
“완전히 잘못된 진단이다. 정쟁으로 이 문제 접근하려는 불순한 접근방식이다. 어떻게 인권을 그렇게 대립적이고, 제로섬으로 보나.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교권이 문제 됐다’는 인식은 이 문제를 해결할 진심이 있는지, 진정성에 의문을 품게 한다. 선생님들이 바라는 것도 학생 인권을 약화시키자는 게 아니다. 생활기록부 기재도 마찬가지다. 학교폭력 생기부 기재를 시작한 뒤, 이 기록을 지우거나 미루기 위한 가해자 측의 행정소송은 16.6배, 행정심판은 5.1배 늘었다.”

- 윤 대통령이 1일 국무회의에서 학생 인권을 이유로 해서 규칙을 위반한 학생을 방치하는 것은 인권을 이유로 사회 질서를 해치는 범법행위를 방치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가장 최악의 상황이다. 어떤 범죄를 처단하는 관점으로 대통령이 이 문제에 접근하겠다고 선언한 거다. 지난번에는 조례 개정을 언급했는데, 오늘은 이 문제를 완전히 ‘범죄 카르텔 척결’ 식으로 접근했다. 교육은 법과 가장 마지막에 만나야 한다. 그만큼 교육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특수성, 지켜야 하는 것이 있다. 헌법이 말하듯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이 최대한 지켜져야 하는 영역이 교육인데 이걸 또다시 검사스러운 방식으로, 범죄를 처단하듯이 접근하는 건 문제를 최악의 상태로 만들 거다.”

- ‘교권 보호 입법’ 논의 국면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7일 강 의원의 본회의 5분 발언 언급처럼 이 시간에 “정쟁이 끼어들 틈은 없다.” 여야가 입법 논의 과정에서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을 꼽는다면.
“여야는 '교육을 살린다’는 기준 하나로 움직여야 한다. 이번에도 문제가 터지자마자 제대로 들여다보지도 않고 ‘학생인권조례 때문이다’, ‘진보 교육감 때문이다’ 식의 발언이 여당에서 나왔다. 올바르지 않은 접근 방식이다. 학교의 상태를 제대로 진단하고, 학교 구성원들을 위한 진짜 해법을 마련하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교사와 학부모를 적대적인 관계로 상정하는 것도 정치권이다. 이러한 인식이 오히려 사태 해결을 어렵게 한다.”

- 많은 교사가 집회에 참여하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계기를 살려야 한다는 간절함이 있다.
“굉장히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교사들은 그동안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에 방어적이고, 주저했다. 입시 문제도 학부모 문제도 아닌, 진짜 중요한 교육 주체들의 문제. 누구도 관심 갖지 않은 교사들의 문제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계기가 됐다. 뜨거운 땡볕에도 자기 목소리를 내는 자리를 만들고 앞장서 참여하는 것에 고맙다.”

- 앞으로 열릴 집회에 참여할 의사가 있나.
“사실 지난달 22일 서이초 교사를 추모하며 열린 첫 번째 집회에 가고 싶었는데 일정이 맞지 않아 못 갔다. 대신 유튜브 중계로 현장을 봤다. 그런데 선생님들이 ‘정치적인 집회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는 모습을 보며 오히려 정치인인 내가 가지 않는 게 더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국회에서 해야 할 역할을 하며 ‘멀리서 그러나 가까이 연대’하는 방식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끝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번 사태를 통해 현재 상태로는 교육이 거의 불가능할 지경이라는 현실이 드러났다. 제대로 해결하지 않으면 학생, 교사, 학부모의 고통도 생기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엄청난 불행이다. 지금은 ‘위기적 상황’이다. 이 문제점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그에 맞는 해법을 제시하고 추진해야 한다. 임시방편, 임기응변으로 해결하는 척 시늉만 내면 같은 일은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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