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간토 학살 100주기, 日 정부는 진상 공개하고 공식 사죄하라

시민모임 독립, 특별법 제정 촉구 간토학살 100주기 1인시위 돌입 (전문)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3.08.01 23:41
  •  
  •  수정 2023.08.02 00:50
  •  
  •  댓글 0
 
시민모임 독립은 간토 학살 100주기를 맞아 1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율곡로 6 주한 일본대사관앞에서 '간토학살 100주기 8월 일본대사관 앞 시위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이날부터 한달간 계속될 1인 시위에 돌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시민모임 독립은 간토 학살 100주기를 맞아 1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율곡로 6 주한 일본대사관앞에서 '간토학살 100주기 8월 일본대사관 앞 시위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이날부터 한달간 계속될 1인 시위에 돌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자연의 섭리는 365일을 돌고 돌아 세상은 어제와 같은 듯 다른 매일의 일상을 겪지만 올해 9월 1일은 각별히 기억하고 또 기억해야 할 날이다.

한달 뒤 9월 1일은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100주기가 되는 날이다.

100년전 그날 오전 11시 58분 일본 도쿄와 간토(關東, 관동) 남부지역에 리히터 규모 7.9의 강진이 발생했다. 큰 화재가 발생했고 불길은 9월 3일까지 이어졌다. 일본에서 발행된 '국사대사전'의 기록에 따르면 사망자만 약 10만명, 부상자와 행방불명자는 약 15만명, 이재민은 약 340만명에 달했다. 

숱한 인명피해가 있었지만 더 참혹한 재앙은 자연재해로 인해 발생한 불안과 공포, 불만이 극에 달한 민심을 달래기 위해 일본 정부가 유언비어를 퍼트리며 간토지역에 거주하던 식민지 조선인을 대상으로 조직적이고 계획적이며 끔찍한 대량학살을 자행한 일이다.

일본 정부는 100년이 지나도록 과거의 죄악에 침묵하고 참상의 진실을 지금까지 덮고 있다. 당연히 사과는 없다.

지난 2021년부터 간토대지진 조선인학살을 기억하며 진상규명과 공식사과를 촉구해 온 시민모임 독립(이사장 이만열)은 간토 학살 100주기를 맞아 1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율곡로 6 주한 일본대사관앞에서 '간토학살 100주기 8월 일본대사관 앞 시위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이날부터 한달간 계속될 1인 시위에 돌입했다.

참가자들의 요구는 일본 정부의 간토학살 진상공개와 공식 사과, 그리고 국회의 간토학살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촉구로 모아졌다.

상상을 초월하는 잔혹한 제노사이드 범죄에 대해 일조협회가 1963년 '조선인희생자 조사위령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진상조사를 전개하고 1973년부터 도쿄 요코아미쵸 공원에 조선인 희생자 추도비를 세우면서 공식 추도식을 시작한 이래 50년을 이어온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을 지내는 등 양심적 일본 시민사회의 분투가 있었지만,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학살사건의 정확한 진실을 밝힌 바 없기 때문이다.

해방된 조국의 정부도 100년이 다 되도록 이에 대한 공식조사는 물론 일본 정부에 자료 공개조차 요구하지 않았다. 철저한 무관심 그 자체였던 것이다. 그래서 100주기를 맞아 윤석열 정부는 간토학살 진상규명에 즉시 나서라는 요구도 제기했다.

무엇보다 여야 국회의원 100명이 발의한 '간토 대학살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안'을 21대 회기가 끝나기 전에 반드시 제정할 것을 촉구했다. 

다시는 이런 야만적 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일본의 양심과 한국의 후손들이 꼭 기억하자는 의미이다.

이만열 시민모임 독립 이사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만열 시민모임 독립 이사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만열 이사장은 맨 먼저 마이크를 잡고 "오염수 투기를 두둔하는 한국의 정부 여당의 모습은 기이하기까지 하다. 도대체 당신들이 섬겨야 할 국민은 어디에 있나? 일본 정부를 두둔하고 섬기는 이유가 뭔가?"라며, 정부여당을 직격하는 일성으로 인사말을 시작했다.

이어 "간토대학살의 진상규명은 시대적인 과제이며, 일본 정부는 자료공개로 협조해야 한다"며, "역사범죄를 은폐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과 같다. 일본 국민과 정부의 맹성을 촉구한다"고 일갈했다.

이 이사장은 "사건의 진실을 드러내는 것은 오래된 원한을 심화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용서와 화해로 승화시키는 계기를 만들기 위함"이라며, "아직도 간토지역을 정처없이 헤매고 있는 귀천혼령(歸天魂靈)들을 위로, 안돈시키는 계기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명예이사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명예이사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간토학살 특별법을 대표발의한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간토학살 특별법을 대표발의한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명예이사장은 "우리 동포 수천명을 학살하고도, 제대로 수습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과도 하지 않는 일본의 처사에 대해 우리 대통령이 기억이나 하고 있을 지 궁금하다"며, "우리는 78주년 광복절을 맞이하여 일제의 식민지배에 대한 인정과 사죄를 다시 일깨우고, 일본의 후쿠시마 핵 폐수 투기가 인류와 지구생태에 대한 영구적인 죄악으로 남을 것이라고 경고해야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3월 간토학살 특별법을 대표발의한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당시 대한민국 임시정부 독립신문에 6천여 명이라고 추정했던 것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희생자 숫자일 뿐 100년전 일본 도쿄 한 복판에서 학살된 희생자가 도대체 몇분이나 되는지 지금 아무도 정확히 모르고 있다"며, 학살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특별법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일본 정부와 군부에 의해 영문도 모른채 방화범으로 몰리고, 우물에 독을 탄 불순분자로 몰려서 죽창에 찔려 학살당했던 우리 선조들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도 특별법 통과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20년전 일본변호사협회가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학살에 일본정부의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에 진상규명에 협조할 것을 촉구했지만 사건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일본정부가 이제와서 스스로 그렇게 할리가 없다고 하면서 "윤석열 정부는 우리 선조들 6천여명이 억울하게 학살당한 이 사건의 진상을 밝힐 것을 일본정부에 떳떳하게 요구하라"고 촉구했다.

한일 과거사 현안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모두 해결되었다는 윤석열 정부의 주장과 달리 간토학살은 청구권협정에서 다뤄지지도 않은, 관계없는 사건인만큼 우리 정부가 지금이라도 진상규명에 협조해 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기자회견문 (전문)

간토 학살 100주기, 다시 8월 일본대사관 1인 시위에 나선다

일제강점기 재일 조선인에게 아주 중요한 민족운동이 있었다.

1923년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및 규탄 운동이다. 예컨대 1924년 3월 오사카 나카노시마 공회당에서 열린 조선인 학살 규탄대회가 있다. 무려 30명의 보고자가 연단에 올랐고, 흥분한 참석 청중은 7천 명에 달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가?

1923년 9월 1일 오전 11시 58분, 도쿄를 중심으로 간토 일대에 진도 7의 대규모 지진이 발생했다.  9월 3일까지 화재가 계속되었다. 도쿄와 그 주변 가옥 45만 채가 파괴됐고, 사망자와 행방불명자가 10만 5천여 명에 달했던 자연 재해였다.

하지만 더욱 참혹한 재앙은 지진 이후에 발생했다. “조선인이 방화하고 있다”, “조선인이 우물에 독약을 풀고 있다”, “조선인이 부녀자를 강간하고 있다”는 등의 가짜뉴스가 조직적으로 유포되었다. 이것이 빌미였다. 

계엄령 아래서 군인과 경찰, 민간 자경단은 무차별 조선인 학살을 자행했다. 전대미문의 제노사이드 범죄였다. 당시 임시정부 기관지 <독립신문>은 조선인 희생자 수를 6,661명으로 추산했다. 일본 사회의 조선인 혐오가 극명하게 드러난 사건이었다. 

이 사건을 경험한 조선인들은 일제와 같은 하늘 아래 살 수 없음을 뼈저리게 깨닫는다. 이들은 조선에 돌아오거나 일본에 남는다. 이 비극의 역사를 끝낼 운동을 전개한다. 자주독립을 향한 새로운 여정의 시작이었다. 

해방 후에도 재일 조선인을 중심으로 진상규명 및 규탄 운동은 지속되었다. 

진실을 향한 역사전쟁이었다. 재일사학자 강덕상과 금병동이 1963년 편찬한 <현대사 자료 6: 간토대진재와 조선인>은 이렇게 출간된 역작이다. 양심적 일본 시민사회가 함께 했다. 

일조협회는 1963년 ‘조선인희생자 조사위령특별위원회’를 조직하고 진상조사를 전개한다. 1973년 도쿄 요코아미쵸 공원에 조선인 희생자 추도비를 세우고 공식 추도식을 시작한다. 올해 9월 1일에도 열리는 이 추도식은 50년을 이어온 행사다. 

사단법인 봉선화 니시자키 마사오 이사의 노력은 눈물겹다. 1982년 대학생으로 이 사건을 접하고 조선인 학살 장소 아라카와 강변에 자리잡는다. 40년 넘게 진상조사와 추도 활동을 하고 있다. 2003년 일본변호사연합회가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이 일본 정부 책임이라며 고이즈미 당시 총리에게 사죄와 진상규명을 권고한 것은 이런 노력의 연장선에 있다. 

한편으로 놀랍고, 한편으로 부끄럽다. 이 모든 활동이 대한민국 정부의 철저한 무관심 속에 진행됐다. 2014년 19대 국회 여야의원 103명이 간토대지진 조선인학살사건 진상규명 특별법안을 발의한 것은 전환의 계기였지만, 그조차 회기만료로 폐기됐다. 

역사는 기억하는 자들을 위해 복무한다. 한국 시민사회가 연대한 ‘간토학살100주기추도사업추진위원회’가 발족했다. 재일동포와 일본 시민단체들도 100주기 추도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21대 국회의 유기홍 의원을 포함한 100명 여야 의원들이 다시 ‘간토 대학살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역사전쟁의 새로운 국면이다.  

시민모임 독립은 2021년과 2022년에 이어 ‘기억’을 위한 활동을 진행한다. 

일본 정부의 간토 학살 진상공개와 사과를 요구하는 8월 일본대사관 1인 시위를 전개한다. 21대 국회가 19대 국회의 전철을 밟는 것을 반대한다. 이번에는 진상규명특별법이 반드시 제정되어야 한다. 100년 전 조선인 학살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다시는 이런 야만 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일본과 한국이 함께 기억해야 한다.

도쿄 요코아미쵸 공원에서 50년 동안 추도식을 이어온 고령의 미야카와 야스히코 일조협회 도쿄도 연합회장은 현장을 찾은 시민모임 독립 방문단에게 말했다. “간토 조선인 희생 100주기, 이제 싸움은 시작입니다.” 맞는 말이다. 싸움은 이제 시작이다. 우리가 8월 한 달 동안 일본대사관 앞에 다시 서는 이유다.

우리의 요구

1. 일본은 간토 학살 진상을 공개하라
1. 일본은 간토 학살 공식 사과하라
1. 국회는 간토 학살 진상규명특별법을 즉각 제정하라
1. 윤석열 정부는 간토 학살 진상규명에 즉각 나서라


2023년 8월 1일 

시민모임 독립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김여정 담화의 의미와 ‘미국의 벼랑 끝 전술’

  • 이정훈 통일시대연구원
  •  
  •  승인 2023.07.30 08:57
  •  
  •  댓글 0



 

​​​​​​​1. 한국인은 모른 채 지나간 ‘7월 위기’

2. ‘위임에 따라’ 직설적으로 대변하는 김여정 부부장

3. ‘벼랑 끝 전술’을 쓰고 있는 미국

4. 달을 보고 짖는 개

1. 한국인은 모른 채 지나간 ‘7월 위기’

김여정 담화와 북한(조선) 국방성 담화가 7월 중 연이어 여러 차례 발표되었다. 연이어 발표된 내용은 긴박하고 심각했다. 담화는 과거 푸에블로호 나포 사건이나 미국의 EC-121 정찰기가 동해상에서 공중 격추되는 것과 유사한 충격적 사건이 재연할 수 있는 상황임을 경고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분위기와 실제 위험 상황을 비슷하게라도 전하는 한국언론은 거의 없었다.

이번에 위험을 감지한 미국이 북에 대한 공중 정탐행위를 중지하고 한 발을 빼면서 그러한 심각한 사태는 다행스럽게 모면했지만, 만약 그러한 일이 실제 벌어졌더라면 한국민은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조차 못 한 채 전쟁 위기 국면으로 자신을 내맡겨야 하는 처지가 되고 말았을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다시 재연될 수 있으며 언젠가 실제상황으로 터질 수 있다는 점이다. 더 심각한 것은 그 과정에서 한국정부와 한국언론이 미국의 앵무새 역할 이외에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미국은 왜 평상시 북에 대한 공중 정탐 경계선을 넘어선 위험한 영공침해 정탐 비행을 의도적으로 감행하며 ‘7월 위기’를 연출했는가이다. 또 이번 북의 담화와 대응을 보면 차후 전개될 북미관계 양상과 본질을 추론할 수 있다. 이를 살펴보자.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2. ‘위임에 따라’ 직설적으로 대변하는 김여정 부부장

김여정 부부장(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선전선동부 부부장 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은 북의 입장을 여과 없이 직설적으로 대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 면에서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나 발표는 전통적 외교 표현과는 거리가 멀다. 원래 북의 외무성 담화도 자신의 입장을 에둘러 말하지 않고 표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는 북의 공식기구보다 더 분명히 북의 입장과 특히, 북 최고지도자의 입장을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북한(조선)과 미국의 과거 성명이나 발표를 돌아보면, 어떤 현안에 대한 미국의 외교적 발언은 무엇이 본심이며 진실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정반대로 해석하면 진실에 가까운 경우가 많았다. 반면 북의 발표나 김여정의 담화는 언론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북미 간 내밀한 고급 정보를 담고 있는 경우가 많았으며 포커페이스의 미국발표보다 언론과 기자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해소해 주는 경우가 많았다. 그 진위를 떠나 북의 입장을 말 그대로 해석할 때 실제상황과 진실의 퍼즐에 부합하는 사례가 많았다는 이야기다.

현재 북미 간의 대화나 접촉은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합의 실패 이후 완전히 단절된 상태이다. 물론 하노이 합의 불발은 당시 트럼프 행정부가 자초한 것이다. 미국이 현재 북미 간 여러 대화 채널이 있다고 하지만 이 역시 너스레에 불과하다. 현재 북미 관계는 남북관계처럼 단절되어있다. 이번 사태를 통해 다시 확인되는 것은 미국은 위험한 ‘대북 위협 곡예’와 함께 내심 또다시 ‘시간 끌기 외교용 대화국면’을 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북은 이에 대해 만약 미국이 또다시 계선을 넘을 시 핵 억제력의 행사, 즉 공중요격과 전술핵도 부득불 쏠 수밖에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북은 미국의 계선을 넘은 공중 정탐비행과 40여년 만에 전략핵잠수함( SSBN) 켄터키함을 동원한 이례적 군사위협을 통해 북의 정면대결전 입장이 일보후퇴하길 기대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이번 담화에서 북은 미국이 ‘대북적대정책 폐기’ 의향이 없는 상황에서 오히려 협박하고 어르며 기만적인 대화국면을 재개하려는 미국의 의도와 이중적 태도를 정면거부했다고 볼 수있다.

북 국방성 담화와 연이은 김여정 담화의 핵심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핵탄두를 탑재한 미전략핵잠수함의 조선반도전개는 1981년이후 처음으로 핵충돌위기라는 최악의 국면까지 현실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북 국방성, 2023년 7월 10일)

2) “조선동해에서는 몇차례나 미공군 전략정찰기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주권이 행사되는 령공을 수십㎞나 침범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북 국방성, 2023년 7월 10일)

3) 미군이 북측 경제수역을 침범하지 않고 그 바깥에서 정탐행위를 하는데 대해서는 직접적인 대응은 하지 않을 것이지만 만약 또다시 해상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경제수역을 침범할 시에는 분명하고도 단호한 행동으로 대응할 것임을 위임에 따라 반복하여 경고한다. (김여정, 2023년 7월 10일)

4) “미국이 아무리 머리를 굴려보아도 지금 우리와의 협상조건, 거래거리가 될수 있는것을 찾아낼수가 있겠는가?설사 미국이 몇년전 전임자가 공약했던 미국남조선합동군사연습의 잠정중단과 같은 낡은 수를 또다시 꺼내들거나 기껏해서 련합군사훈련의 축소나 전략자산전개중단과 같은 가역적인것을 가지고 그 누구의 구미를 돋구어보자고 접어들 가능성도 예견해볼수 있다.

시간벌이를 위한 그런 얄팍한 술책에 넘어갈 우리가 아니다. 미전략자산이 조선반도에 진입하는것은 마음만 먹으면 10여시간이면 전개가 완료되고 합동군사연습도 병력을 재투입하여 재개하는데 길어서 20일이면 충분할 것이다. 물론 환상적이기는 하지만 설사 미국이 남조선주둔 미군철수와 같은 전략적인 속임수를 꺼내들고 남조선으로부터 군대와 장비를 말짱 들어내간다고 해도 우리는 해외주둔 미군무력이 다시 들어와 《대한민국》을 군사요충지로 만드는데는 보름정도밖에 걸리지 않을것이라는 점을 모르지 않는다.” (2023년 7월 17일)

5) “나(강순남)는 이 담화를 통하여 미군부측에 전략핵잠수함을 포함한 전략자산전개의 가시성증대가 우리 국가핵무력정책법령에 밝혀진 핵무기사용조건에 해당될수 있다는데 대하여 상기시킨다.” 강순남 국방상 담화 (2023년 7월 20일)

이 성명들이 의미하는 것은 이 사태가 한반도 핵전쟁의 출발점이 된다는 것을 최고의 수준에서 바로 경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사태에서 미국을 상대한 것은 외무성이 아니라 국방성과 김여정 부부장이다. 외무성을 거칠 필요도 없이 국방성이 바로 북의 입장을 표현했으며, 여러 단계를 거칠 필요 없이 김여정 담화가 북 최고지도자의 의중을 미국에 전달했다.

북의 강대강 정면대결전 의도는 전혀 변함없음이 확인되었으며, 미국은 이 위험한 곡예를 더는 할 수 없이 처지가 되었다. 미국이 의도한 특별한 핵전략 자산 총동원이라는 호기에 찬 위협은 사실상 실패했으며 그에 부수적으로 따를 수 있는 북미 대화국면 유도 가능성도 미국은 단념해야 하는 입장이 되었다.

 

3. ‘벼랑 끝 전술’을 쓰고 있는 미국

벼랑 끝 전술이란, 마치 당장이라도 전쟁을 할 것처럼 상대를 밀어붙여서 적국의 양보를 얻어내려는 외교적 협상전술을 말한다. 당장이라도 판을 엎어버릴 기세로 상대를 공갈협박하여 상대의 양보를 얻어내는 전술로 사용된다. ‘벼랑 끝 전술’(Brinkmanship)은 북한(조선)이 단골로 쓰는 전술이라고 언론이 주로 보도하는데 벌어지는 현실은 정반대이다.

이번 미국의 벼랑 끝 전술의 주요한 목적은 우선 아직도 독자 핵개발의사를 단념하지 못한 한국 수구보수와 북이 개발한 다종의 전술핵으로 실제 안보위기를 체감하는 한국정부를 안심시키는 조치일 것이다. 다음으로 최대의 전략자산 전개와 동시에 진행된 실질적 전쟁위협으로 북의 입장변화를 유도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사실 이러한 전술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미국이 과거 여러 반미국가에 대해 군사적으로 협박하던 전통적 수법이다. 미국이 벌인 7월 ‘벼랑 끝 전술’ 실패 이후 미국의 가능한 외교나 군사전략이 무엇일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북미간 긴박한 무력대치와 설전을 통해 이미 아래와 같은 분명한 가이드라인은 몇 가지 정해졌다고 볼 수있다.

1) 다시 7월과 같은 유사한 상황이 미국에 의해 재발된다면, 지난 시기 북미간 충격적 사건으로 즉각 전쟁위기로 돌입했던 ‘푸에블로호 나포사건’ 혹은 ‘EC-121기 격추사건’과 같은 전쟁위기의 시발점이 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사태의 진전은 과거상황과 다르게 상호 핵무력이 긴박한 대치상태에 있는 한반도에서 일방이 물러서지 않는다면 곧바로 전술핵전투로 비화할 가능성이 높다. 또 이것이 전략핵무기 사용으로 발전하지 말라는 보장은 없다. 그것이 북이 7월 ‘화성18호’ 시험을 이 기간에 다시 재개한 이유일 것이다.

2) 미국의 시간끌기용 북미 대화전술에 북이 응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것이 다시 확인되었다. 북은 미국의 이른바 조건없는 대화전술을 북을 호전 세력으로 몰며 국내외 여론을 호도하는 미국의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더불어, 북은 미국이 한미연합훈련중단, 평화협상 더 나아가 ‘환상적’ 주한미군 철수 등 북의 구미에 당기는 새로운 대화의제를 테이블에 실제로 올려 ‘대화를 위한 무용한 대화’를 재개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북의 태도는 미국이 이미 지나간 ‘트럼프 버스’를 다시 잡으려 하지 말고, 스스로 대북적대정책을 포기하는 조처를 실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3) 담화내용을 보면 미국이 애써 과거에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성명이 살아있다고 선전해도 북은 이를 이미 휴지조각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과거 협상공식인 북미관계 정상화와 연동된 한반도 단계적 비핵화와 그 협상공식도 완전히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 이제 남은 것은 그 어떤 무용한 협상자체가 아니라 점증하는 한반도 핵전쟁위기와 미국 본토 안보위협에 대비해 미국이 전후 70년 대북적대정책을 스스로 철회하는 길만 남아 있다는 이야기다. 미국 스스로 대북적대정책 폐기의 진정성이 없다면 주한미군 철수를 협상용으로 테이블에 올려도 북은 협상에 응할 의사가 없다는 이야기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정부가 평화협정 이야기를 흘리거나 미국의회 일부에서 평화협정 소리가 간간히 들린다고 해서 북미관계의 변화가 크게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사실 ‘사이비 평화협상’도 많으며 평화협정의 수준과 종류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협상을 하려면 지난 베트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2019년 2월)에서 결심했어야 했다. 당시 북은 일정하게 양보를 하더라도 미국과의 협상으로 북미관계를 정상화하려고 했다. 하노이 북미 협상실패 이후에도 북은 2020년 1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의 결정인 이른바 ‘정면대결 노선’까지 무려 1년 동안 미국의 태도변화와 협상복귀를 기다렸다.

그러나 그것이 미국 지배세력 내부의 합의건, 트럼프 행정부의 역량과 의지부족이건 미국은 진정한 협상을 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음이 증명되었다. 미국이 그러한 준비가 되지 못한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상당기간 북미 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이며, 정면대결노선에 기초한 북 핵억재력(핵능력)의 무한확대도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4. 달을 보고 짖는 개

한국주류언론과 언론에 등장하는 군사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북의 군사력을 무시하거나 폄하하는 것은 일종의 관행이다. 미국정부가 언론을 통해 흘리는 평가를 그대로 베끼는 것은 물론, 그에 대해 아무런 민족적, 주체적 관점이나 문제의식 없이 기사를 쓰는 것도 오랜 관행이다. 그러나 이제 무엇을 무시하거나 감추기에는 눈에 보이는 현실이 너무 많은 것을 증명하고 있다.

미국언론을 따라 북한(조선) 핵의 소형화, 경량화, 정밀화, 다종화는 먼 미래의 일이라 부정하던 한국언론은 앞으로 할 말을 잃게 되었다. 현실은 북이 이 모든 것을 거의 완성하여 실전훈련으로 적용됨을 보여주고 있다. 북이 민족이 공멸할 전략핵을 한반도에서 사용할 가능성은 없다. 전략핵은 분명 미국용이다. 그러나 한반도와 동북아 권역 용도의 소형화, 다종화된 전술핵 사용은 전혀 다른 국면으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년 한미 연합훈련의 내용은 기존에 상상하던 재래식 전쟁연습이 아니다. 상호 공격적인 선제 핵공격과 대응 전술핵 훈련으로 양상이 완전히 바뀌었다. 북도 이미 시험이 끝난 다종의 전술핵(화성8형 극초음속 미사일, 핵방사포,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 전략순항 미사일 화살-1,2형, 최근 선보인 무인기)을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실전에 적용해 대응하는 훈련으로 바뀌었다.

이로 인해 드러난 한국 국방의 무방비, 무대책 상태는 가히 충격적이다. 한미연합 방위력으로도 날로 첨단화, 지능화, 무인화 되는 북의 비대칭 핵전략에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한 한계지점에 이르렀다. 한국군 장성들의 의식구조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있지만, 이 정도 국방상황에도 미국만 믿고 아무런 반성과 대책이 없다면 그것은 이들이 최소한의 양심도 없다는 이야기이다.

특히 미국은 북한(조선)이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핵투발잠수함, 핵항공모함, 전략폭격기)에 대응해 최근 모의 전술핵탄(EMP탄= 전자기펄스탄)발사로 지속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데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북은 올해들어 회피기동하는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등에 EMP 전술핵탄을 탑재하여 투발하는 실전 연습을 진행 중이다. 미국은 현재 이를 막을 묘수가 없다.

참고로 EMP탄이 발사되면 직접적 폭발반경의 인명피해는 없으나 군사 전자장비는 모두 먹통이 된다. 쉽게 말해 항공모함도, 날아오는 전략전투기도, 핵잠수함도 고철 덩이리로 변한다는 이야기다.

김여정 담화를 분석하는 한국언론 보도를 보면 한심하기 그지없다. 북의 담화에서 “대한민국”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 북이 정식으로 ‘2개 한국정책’을 인정했다는 기사는 황당하기에 앞서 민망하다.

한국언론이 해야 할 역할은 현실을 오독하는 특별한 재능을 보이는 것이 아니다. 아주 상식적이고 기본적인 이야기를 해야 한다. 허무맹랑한 대결이 아니라 한국정부가 6.15정신을 회복하고 한국 보수조차 평화협정을 심중히 타산해야 할 때이며, 한국정부가 정전70년이 지나도록 타국에게 맞긴 빼앗긴 군사주권(군작전지휘권)부터 회수하라고 설득해야 한다. 비상시 미국의 허락 없이 총 한 방 쏠 권한이 없는 대한민국의 수치를 이제라고 그만두라고 해야 한다.

한국언론을 보면, 달을 가리키면 손가락 끝만 보고, 마치 달을 보고 밤에 짖는 개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을 보고 짖는지는 알 수 없으나 분명한 것은 그것은 이성의 소리가 아니라 해괴한 울부짖음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한겨레 "틈만 나면 자유 되뇌어놓고 언론자유 무참히 훼손한 인물을"

  • 기자명 김예리 기자 
  •  
  •  입력 2023.08.01 08:10
  •  
  •  댓글 0

[아침신문 솎아보기]

한겨레·경향 공영방송 장악 노골화 우려 사설

철근누락 아파트에 서울신문 뺀 8개 신문 사설 내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 지명한 가운데 방통위가 공영방송 경영진 해임 절차에 돌입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는 공영방송 민영화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일부 신문들은 여당과 방통위가 ‘이동관표 밑그림’을 따라 방송장악을 노골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이 31일 “세계 각국의 방송은 1공영·다민영 체제인데 우리는 다공영·1민영 체제”라며 “KBS도 2TV는 민영화해서 선진국 체제에 맞춰야 된다”고 말했다. KBS 1TV와 EBS만 공영으로 유지하고 MBC와 KBS 2TV를 민영화하자는 주장이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내정자가 지명 소감으로 “영국 BBC나 일본 NHK와 같은 국제적으로 신뢰받는 공영방송이 있어야 한다”고 밝힌 데 대한 호응으로 읽힌다.

▲1일 아침신문 1면

▲1일 경향신문

현재 직무대행 체제인 방통위는 남영진 KBS 이사장 해임 절차에 돌입했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검사·감독을 다음달 4일 실시한다. 이에 한겨레는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에 대한 기소와 이를 구실 삼은 면직, 윤석년 한국방송 이사의 기소·해임에 이어 일사천리로 후속 수순 밟기에 나선 것”이라며 “이런 무리수와 속도전의 목표가 방송장악에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고 했다.

▲1일 경향신문

더불어민주당은 31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내정자 인사청문회 준비에 본격 돌입했다. 이 내정자의 과거 방송 장악 시도 전력과 아들 학교폭력 무마 의혹 등에 대한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한겨레는 “해임된 윤석년 전 이사에 이어 남 이사장까지 해임하면 총원 11명인 한국방송 이사회의 여야 구성이 기존 4 대 7에서 6 대 5로 뒤집힌다”며 “이사회는 한국방송 사장에 대한 해임 제청 권한을 갖고 있다. 이사회 구성을 이렇게 바꾸면 사장 교체를 비롯해 정부·여당 입맛대로 한국방송을 좌우할 수 있는 환경이 완성된다”고 했다.

▲1일 한겨레

한겨레는 MBC 대주주인 방문진 구성 또한 여권에 유리하게 바꾸려는 시도가 본격화했다고 했다.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31일 “방문진과 문화방송의 관계도 고민해야 할 포인트”라고 말했고 지난 3월부터 방문진에 대해 ‘먼지털기 감사’를 해온 감사원은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의 소환을 통보했다. 방문진 구성 또한 여권에 유리하게 바꾸려는 시도가 본격화한 것이다.

한겨레는 “이 모든 일을 주도할 인물로 윤 대통령이 선택한 ‘전문가’가 바로 이동관 특보”라면서 “이명박 정부 당시 공영방송을 비롯한 언론 장악 시도 뒤엔 항상 이 특보가 있었다”고 우려했다. 한겨레는 “정부·여당이 이렇게 노골적으로 방송장악을 밀어붙이는 배경에는 내년 4월 총선이 있다. 자신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방송 환경을 확보하겠다는 포석”이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방통위와 여당의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여당이 공영방송 민영화에 군불”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이동관표’ 방송 장악 밑그림인지 의심스럽다”며 “세계 최초 공영방송인BBC는 방송 채널이 4개여서KBS2TV 민영화가 글로벌 스탠더드라고 볼 근거는 없다”고 했다.

▲1일 경향신문

경향신문은 여당이 이 내정자를 두고 “묻지마식 엄호”에 들어갔다고 꼬집었다. “이 내정자가 뻔히 드러날 사실에 거짓말을 계속하는데도 국민의힘은 ‘문제없다’ ‘무혐의 처분됐다’고 감싸고 있다”고 했다. 이 내정자는 2012년 아들의 하나고 재학 시절 학교폭력 문제로 김승유 재단 이사장과 통화한 걸 ‘사실 확인차’라고 했지만, 김 전 이사장은 “(아들이) 시험은 보고 전학을 가게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 내정자는 앞서 전학 조치가 학교 선도위원회 결정이라고 밝혔지만 선도위는 열린 적이 없다.

▲1일 경향신문

경향신문은 “이 내정자는 현직 대통령 특보의 방통위원장 직행과 ‘언론장악 기술자’ 전력만으로도 방통위원장 자격이 없다. 지금이라도 윤 대통령이 하루속히 지명을 철회하는 게 국민 뜻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반면 중앙일보의 최민우 정치부장은 이 내정자 후보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언론·시민사회 움직임에 대해 “오히려 ‘권언유착’ 정황은 문재인 정부에서 더 노골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최 정치부장은 ‘최민우의 시시각각’ 칼럼에서 MBC가 대통령실의 이동관 내정자 지명 발표 당일 관련 뉴스를 메인에 6꼭지 배치했다며 “알레르기 반응”이라고 했다.

▲1일 중앙일보

그러면서 “MBC 노조는 청와대 홍보수석과 대변인으로 언론 총괄한 이 후보자를 김재철 사장 배후로 지목했다”며 “이동관-김재철 커넥션의 증거가 여태 나왔나”라고 되물었다. 이동관 내정자가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낼 당시 수석실이 MBC를 비롯한 언론 장악에 나선 일은 보도로 드러난 바 있다. 국가정보원은 이동관 당시 홍보수석실 요구로 지상파 라디오와 시사프로그램 등 방송장악, MBC ‘정상화 전략 추진방안’ 등 언론장악 문건을 생산했으며 이것이 시행에 옮겨졌다.

최 부장은 2017년 8월 더불어민주당 워크숍에서 배포됐다는 ‘언론적폐 청산’ 과제 문건을 두고 “문건 내용은 대부분 실현됐다. 고대영KBS사장, 김장겸MBC사장은 문재인 정부 1년도 안 돼 쫓겨났다”며 “이동관 결사 반대의 속내는 트라우마보다 ‘도둑이 제 발 저려서’ 아닐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흥미로운 건 임명 전부터 탄핵설이 공공연히 나온다”며 “한국 정치의 타락이 이 지경까지 왔다”고 했다.

이종규 한겨레 저널리즘책무실장·논설위원은 저널리즘책무실 칼럼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후에도 틈만 나면 ‘자유’를 되뇐다. 그래놓고는 언론 자유를 무참히 훼손한 인물을 방송 정책을 총괄하는 자리에 앉히려 한다”며 “더욱이 이동관 후보자는 윤 대통령 자신의 휘하에 있던 수사팀이 ‘방송 장악 문건’ 작성 지시자로 지목한 조직의 책임자였다”고 했다.

▲1일 한겨레

반면 세계일보와 국민일보는 이동관 내정자 지명을 둘러싸고 여야의 공방을 양쪽 같은 분량으로 다뤘다.

▲1일 세계일보

▲1일 국민일보

‘철근 누락’ LH 아파트에 신문들 “2023년 맞나”

4월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철근 누락’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아파트 15곳에서 추가로 확인됐다. 기둥만으로 위층을 비롯한 건물 하중을 지탱하는 무량판 구조에는 보강 철근이 필수인데, 이를 빼먹은 경우가 6곳 중 1곳에 달했다.

이에 서울신문을 제외한 일간지 8곳이 모두 사설을 내 비판했다. 경향신문과 국민일보, 동아일보,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다.

다수 신문이 국토교통부에 민간 아파트에도 전수 조사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한국일보는 “무엇보다 공기업인 LH가 발주한 공사에서 이런 부실이 비일비재했다는 점에 정부도 깊이 반성해야 한다”며 “민간 아파트에도 신속한 전수조사가 뒤따라야 함은 물론”이라고 했다.

▲1일 한국일보

▲1일 동아일보

▲1일 조선일보

동아일보도 “철근 누락 아파트는 LH현장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라며 “정부는 민간 아파트 300여 곳을 전수 조사하겠다고 하는데 부실 사례가 더 많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도 “전국에 부실 공사 널렸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향신문과 한겨레도 민관 이권과 부실 구조의 전모를 밝히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보완 공사와 손해 배상은 당연하고, 필요하면 아파트를 철거한 뒤 재시공하는 방안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1일 경향신문

▲1일 한겨레

한겨레는 “민간 아파트 약 300개 단지에 대해서도 전수조사를 한다고 하는데, 한곳도 빠뜨리지 말고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며 “시공 단계에서 철근을 누락한 이유와 책임자도 하나하나 끝까지 밝혀야 한다”고 했다.

▲1일 세계일보

▲1일 국민일보

▲1일 서울신문

서울신문은 사설을 내지 않았고 기사에선 LH를 건설 카르텔로 조명하고 ‘엘피아(LH+마피아)’라는 조어를 쓴 비판도 나온다고 밝혔다. 서울신문은 이들 9개 일간지 가운데 유일하게 민간 건설사(호반건설)가 대주주인 신문으로 꼽힌다.

 김예리 기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순살 아파트' 철근공 "아파트 철근, 20~30년 전의 반만 넣고 있다"

[인터뷰] GS건설 검단 현장 노동자 "우리가 봐도 불안했다... 불법 하도급이 문제"

23.08.01 07:08l최종 업데이트 23.08.01 07:08l
5월 2일 오후 인천시 서구 검단신도시 모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구조물이 파손돼 있다. 이곳에서는 지난 4월 29일 지하 주차장 1∼2층의 지붕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 붕괴 사고 발생한 인천 아파트 건설 현장 5월 2일 오후 인천시 서구 검단신도시 모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구조물이 파손돼 있다. 이곳에서는 지난 4월 29일 지하 주차장 1∼2층의 지붕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지난 4월 붕괴한 GS건설 검단 아파트 지하 주차장처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다른 아파트 단지 15곳에서도 철근이 누락돼 있었다는 정부의 추가 발표가 나온 가운데, 문제의 검단 공사 현장에서 9개월간 일했던 한 철근 노동자가 어렵게 인터뷰에 응했다.

20년 이상 경력의 철근공 A(50대·남)씨는 7월 31일 통화에서 "LH 발주 아파트에 유독 무량판(들보·벽 없이 기둥으로만 천장을 떠받치는 방식) 구조가 많다"라며 "검단처럼 절반이나 빠지는 경우는 없지만, 전단 보강근(천장 무게를 지탱하기 위한 철근)은 작업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대부분 다른 현장에서도 80% 정도만 들어간다"고 말했다.

2022년 1월부터 10월까지 GS건설 검단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일했다는 A씨는 "철근공은 시키는 대로 철근 작업을 할 뿐이지만, 검단 현장은 우리가 보기에도 전단 보강근이 너무 적게 들어는 것 아닌가 싶어 현장 소장에게 '이건 좀 이상하다'는 얘기를 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검단 현장 내에서도 붕괴 사고가 난 지점은 바닥에 암석이 나와 유독 공기가 많이 늦춰진 곳이었다"라며 "공기를 만회하려 빨리 빨리 하다 사고가 난 것 같다"고 했다. A씨는 "당시 철근공 70여 명 중 60여 명이 베트남 출신 이주 노동자였다"고도 했다. 그는 현재 다른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검단 현장에서 일했던 노동자의 공개 증언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 5일 국토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는 4월 29일 발생한 GS건설 검단 아파트(AA13-2블록 1666세대) 지하 주차장 붕괴 원인에 대해 천정을 떠받치던 기둥 32개 중 절반 가량인 15개에서 전단 보강근이 누락됐다고 발표해 '순살 아파트' 파문이 일었다. 국토부와 LH는 전날(30일) 전국의 LH 발주 아파트 단지 91곳의 지하 주차장을 조사한 결과 15곳에서 전단 보강근 누락을 추가 발견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A씨와의 일문일답.

"현장에서도 '이상하다' 싶었다"
  
큰사진보기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30일 오후 LH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공공주택 긴급안전점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30일 오후 LH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공공주택 긴급안전점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 검단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 붕괴했다는 소식을 듣고 어땠나.

"그 현장에서 나온 지 꽤 지났지만 선명하게 기억이 났다. 20년 넘게 철근 일 하는 동안 이런 적은 처음이다. 당시 현장에 전단 보강근이 한 차로 10톤 넘게 들어왔는데, 안 넣어도 된다고 해서 폐기 처분됐던 것으로 안다. 우리야 시키는 대로 하는 입장이지만, 전단 보강근이 너무 적게 들어가길래 현장 노동자들도 '이래도 되나' 싶었다. 현장 소장에게도 좀 이상하다고 말했지만 설계 구조가 그렇다고 했다. 도면대로 시공하는 입장에서 '왜 철근 안 넣냐'고 더 말할 수는 없다."

- 무량판 구조가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른 아파트 지하 주차장도 무량판 구조가 많은가.

"검단도 그렇고, LH (발주) 공사에 무량판이 많다."

- 다른 무량판 지하 주차장에서도 전단 보강근이 빠지는 경우가 많은가.

"아니다. 이렇게 절반씩이나 빠지는 경우는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기둥에 전단 보강근이 다 들어가는 현장도 없다. 한 80% 정도 들어간다고 보면 될 것 같다."

- 왜 80%만 들어가나.

"전단 보강근은 어려운 공정은 아니지만 품이 많이 들어가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공사 현장에서는 공기가 생명이지 않나. 하루하루가 다 돈이니까. 전단 보강근은 두께 13mm, 길이 340mm로 기둥 하나에 적어도 700~800개, 많으면 1000개 들어간다. 손 빠른 철근공 기능공들이 하루 종일해도 기둥 6~7개 채우면 많이 채운 거다. 그러니 100% 다 넣는 경우가 드물다.

전단 보강근은 다른 철근에 비해 돈도 안 된다. 철근 공사 도급 계약은 철근 무게를 기준으로 하는데, 전단 보강근은 손만 많이 가지 일반 철근들보다 작고 가볍기 때문이다. 요즘 철근 1톤당 도급비가 35만~36만 원 정도 한다."

- 붕괴된 검단 아파트가 다른 곳보다 전단 보강근이 많이 빠진 이유는 뭐라고 보나.

"설계 과정까지 알 수는 없지만, 같은 아파트 현장의 다른 지점들도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유독 붕괴가 난 곳이 심했다. 그 자리가 원래 현장 출입 통로로 쓰였어서 제일 마지막에 공사를 했는데, 바닥에서 암(석)이 나와서 공사가 한 3~4개월 늦어졌다. 흙이면 그냥 파면 되는데, 돌은 계속 발파해가면서 파야 하니 오래 걸린 것이다.

공사하는 입장에서는 거기를 빨리 올려야 다른 데도 마무리를 할 수 있으니 더 서둘렀던 것 같다. 전단 보강근뿐만 아니라 콘크리트 양생도 다른 데는 보름씩 했는데 그곳은 2~3일 정도밖에 안 하고 넘어갔다. 이건 인부들끼리 했던 말인데, 바닥에 돌이 나와서 위에 공사를 좀 덜 신경 쓴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아래 지반이 튼튼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나도 불안... 20~30년 전 아파트보다 철근 절반밖에 안 들어간다"
  
큰사진보기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 시공사인 GS 건설이 5일 사고가 난 아파트 단지 전체에 대한 전면 재시공 계획을 밝혔다. 재시공 계획 단지는 총 17개동, 1천666가구에 달한다. 6일 촬영한 GS건설의 검단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 지난 4월 사고가 발생한 구역이 가려져 있다.
▲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 시공사인 GS 건설이 5일 사고가 난 아파트 단지 전체에 대한 전면 재시공 계획을 밝혔다. 재시공 계획 단지는 총 17개동, 1천666가구에 달한다. 6일 촬영한 GS건설의 검단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 지난 4월 사고가 발생한 구역이 가려져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 '순살 아파트' 파문으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솔직히 아파트 짓는 나도 불안하다. GS건설에서 사고가 났지만 다른 곳도 다 비슷하다. 요즘 아파트들은 20~30년 전에 지은 아파트들보다 철근을 절반밖에 안 넣는다. 예전에 아파트 10개 동이면 철근이 7천~1만 톤은 들어갔다. 요즘은 철근 강도가 높아졌다면서 굵기도 얇은 걸 쓰고 개수도 덜 넣어서 5000톤도 안 들어간다. 기술적으로 괜찮다고 하는데 이렇게 철근이 많이 빠져도 되는지, 공사하는 사람이 보기에도 불안 불안하다. 우리끼리 '운 나쁘면 무너진다'고 한다.

- 무엇이 문제인가.

"비용 절감이 문제다. 공사 현장 100이면 100 쓰는 방법이 설계 변경이다. 처음에는 두께 22mm 철근 쓰겠다고 허가를 받아놓고 나중에 철근 강도를 높였다는 이유로 19mm나 16mm로 바꿔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철근 톤수를 줄이려는 것이다. 철근 시세는 톤당 100만~130만 원 정도다.

또 지금 공사판은 80~90%가 외국인 노동자들이다. 검단 현장은 하루에 일하는 철근공이 70~80명 정도 됐는데, 내국인은 나를 포함해 겨우 11명뿐이었다. 나머지는 전부 베트남 출신이었고, 간혹 중국인이 끼어있는 식이었다. 베트남 노동자 일당은 19만~20만 원, 내국인은 25만~26만 원이다. 단가 차이도 많이 나지만, 베트남 노동자들은 대부분 20대라서 업체들이 선호한다. 반면 내국인 철근공은 대부분 60대다. 일도 힘든데 인간 취급도 안 하니 젊은이들이 안 온다. 이러니 현장에 숙련공 맥이 끊긴다. 숙련공이 없어질수록 부실 시공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입국하자마자 이튿날부터 '깔꾸리(철근결속기)' 들고 나와서 일한다."

-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나.

"내려오는 철근 하도급 단가가 20년째 제자리다. 근데 그 사이 인건비는 두 배로 올랐다. 20년 전 철근공 일당은 10만~11만 원이었다. 그러니 비용 절감에 목을 매지 않겠나. 공기 줄이는 수밖에 없는 거다. 철근 적게 넣을 수밖에 없는 거다. 다단계 하도급 중간에 다 빠져나가니 실제 현장만 안 좋아진다. 검단 현장도 내국인들은 저층까지만 하고 단가가 안 맞아 현장에서 다 나갔다. 다른 곳도 똑같다. 언제까지 이럴 거냐."


[관련기사]
"철근공 90%, 값싼 이주 노동자"...'순살 자이', 이게 끝이 아니다 https://omn.kr/24qqd
"기성금 못 받아 신용불량자"... 철근업체 사장들이 본 '순살 아파트' https://omn.kr/24xpv
 
 
태그:#GS건설#철근#LH#순살아파트#국토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백지화 폭탄 던졌다 국정조사 재촉한 원희룡...피한다고 괜찮을까?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3/08/01 08:49
  • 수정일
    2023/08/01 08:49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분석도 안 끝난 강상면 “최적안”이라

 

  • 발행 2023-07-31 18:34:20

 고 규정했다가 특혜의혹 키운 국토부

서울-양평 고속도로 기자회견을 지켜보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뉴스1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논란은, 국정조사까지 언급되던 사안은 아니었다. 더불어민주당이 7월 5일 TF를 구성하기로 했을 때도 그랬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다음 날 “날파리 선동”이라며 사업 백지화를 선언하면서, 양상은 달라졌다. 모든 언론이 해당 이슈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여권에서도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왔다. 국토교통부는 변경안인 ‘강상면안’이 “최적안”이라며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안보다 낫다고 주장하는데, 이 같은 주장의 근거가 아직 마련돼 있지 않은 사실이 원 장관의 백지화 선언 후 국회 현안 질의 등을 통해 드러나면서다.

국정조사가 실제 이루어진다면, 공흥지구 건을 포함해 김건희 여사 일가의 부동산 재산 형성 과정 등이 공개적으로 다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인지, “백지화”를 말했던 원 장관은 국정조사 말고 “여야 노선검증위원회”를 꾸려서 사업을 재개하자는 말을 슬쩍 꺼내고 있다. 여당도 “정치공세”라며,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정부·여당은 이같이 국정조사를 막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국정조사를 무조건 미룬다고 정부·여당에 좋기만 할까?

 

 

 

여권에서도 “국정조사” 얘기가 나오는 이유
심상정 “강상면안이 왜 최적? 납득할 근거 없다”
국민의힘 의원조차 “왜 최적안이라 했나?”


국토부가 “최적안”이라고 부르는 ‘강상면’이 정말 “최적안”이 되려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양서면안’보다 ‘B/C’(비용 대비 편익) 분석에서 높은 점수가 나와야 한다. 그런데, 당초 국토부가 “최적안”이라고 부르는 강상면은 B/C 결과조차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국토부가 근거조차 마련하지 않은 상황에서 “최적안”이라고 부르며, ‘김건희 일가 특혜의혹’을 키운 셈이다.

 

 

 

현안 질의하는 심상정 정의당 의원 ⓒ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중계 화면 갈무리

이에, 지난 2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원안인 양서면은 예타를 했다. B/C 분석 결과가 있다. 그런데 대안 노선으로 제안된 강상면안은 B/C 분석을 안 했다”라며 “그렇다면 강상면안이 왜 ‘최적노선’인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를 지켜본 여권 인사인 유승민 전 의원은 31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가장 핵심은 ‘아무 근거도 없이’ 예타 원안을 변경안으로 수정했다, 이 사실이 드러난 게 제일 심각한 문제”라고 짚었다. 이어 “국정조사를 해 봐야 한다”며 “국정조사를 한다면 모든 포커스를 거기에 맞춰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지난 27일 국회에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다. 요구서에는 국토부가 2021년 예비타당성조사까지 통과한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의 종점을 2023년 5월 양평군 양서면에서 김건희 여사 일가의 토지가 다수 위치한 강상면으로 돌연 변경하면서 특혜 의혹이 불거졌는데 원 장관은 사업을 독단적으로 백지화하며 사회적 혼란을 초래했으니, 정상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노선 변경의 주체와 경위 등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국정조사가 실제 이루어질 경우, 여당 입장에서는 방어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희룡 장관에게 질문하는 김희국 국민의힘 의원 ⓒ국회 의사중계시스템 영상화면 갈무리

실제, 지난 26일 국회 현안 질의에서도 김희국 국민의힘 의원이 원 장관에게 설명할 기회를 주기 위해 “왜 국토부가 강상면안을 최적안이라는 뉘앙스를 풍겼는지 그 배경을 설명해 보라”고 했지만, 원 장관은 “그건 용역회사에서 그렇게 이름을 달았기에”라며 민간용역회사가 그렇게 봤고 국토부 실무진도 이에 별다른 이의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 같은 답변에, 김 의원은 참다못해 “그것은 국토부가 잘못하는 것”이라며 “대안1과 대안2 혹은 예타안과 타당성조사 기관 및 자치단체와의 협의안 이렇게 2개 안이 제시되어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왜 분석도 끝내지 않은 상황에서 국토부가 김건희 여사 일가의 땅이 몰려 있는 강상면안을 “최적안”이라고 규정해 논란을 일으켰느냐는 지적이다.

국정조사가 실제 진행된다면, 이 같은 상황이 반복해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런 탓에, 여당은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를 “정치공세”라며 반발하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1일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국정조사를 하려면 법을 위반한 객관적 사실이 드러나고 여러 가지 국정조사 요건을 갖춰야 된다고 우리 당은 본다”라며 국정조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민주당의 국정조사 요구에 대해 “빨리 고속도로가 건설돼야 한다는 국민적 기대는 아랑곳하지 않고 정치적 공세를 취해 정부를 흔들고, 총선을 앞두고 선거 전략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만약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면 국정조사를 미룰수록 여권에 불리할 것으로 예측된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을 주도적으로 추진한 인물이 김건희 일가 비리 의혹 사건인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 사건’에서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로 송치된 공무원인 것으로 드러나고, 2012년 공모 신청이 이루어지고 2016년 개통된 남양평 IC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서, 국정조사를 미룰수록 2024년 총선에 영향을 미치게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 이승훈 기자 ” 응원하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북 경제에 긍정적인 국제환경..장기구상 위한 역량 축적 관건'

[겨레하나 평화포럼 지상 중계 ③] 코로나 이후, 북 경제는 어디로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3.07.31 23:51
  •  
  •  수정 2023.08.01 02:15
  •  
  •  댓글 0
 

지난 2016년 7차당대회가 제시한 목표 달성에 미진했다라는 평가를 내린 북한이 2021년 8차당대회 '정비 보강 전략'을 채택한 이후 올해 3년 차를 맞이하고 있다.

연내 정비보강 대상공사 완공을 중점 목표로 강조하는 한편, 단기 과제로 제시한 '12개 중요고지'는 '올해에 국가적력량을 집중하여 반드시 점령해야 할 핵심사항'이자 '올해에 5개년계획 완수의 결정적담보를 구축하고 국가경제발전의 새로운 국면을 힘차게 열어나가기 위하여 반드시, 결단코 수행해야 할 목표들'이라고 독려를 거듭하고 있다.

중·단기 목표의 지향점은 2030년대 중반까지 사회주의 강국건설에 도달하겠다는 장기 구상과 맞닿아 있다.

북한 경제의 현 상태는 어떠하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

최은주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 14일 겨레하나 평화통일교육장에서 진행한 '코로나 이후, 북 경제는 어디로'라는 주제의 제3회 겨레하나 평화포럼 발표에서 북한 경제는 대북제재, 코로나19, 자연재해라는 3중고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응능력을 단계적으로 키워나가고 있으며, 국제환경은 이같은 노력에 다소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만 국제협력없이 스스로 위기에 대응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최은주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 14일 겨레하나 평화통일교육장에서 진행한 '코로나 이후, 북 경제는 어디로'라는 주제의 제3회 겨레하나 평화포럼 발표에서 북한 경제는 대북제재, 코로나19, 자연재해라는 3중고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응능력을 단계적으로 키워나가고 있으며, 국제환경은 이같은 노력에 다소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만 국제협력없이 스스로 위기에 대응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겨레하나 평화연구센터(소장 변학문)는 탈세계화의 여러 전망과 대안 모색의 일환으로 지난 14일 겨레하나 평화통일교육장에서 '코로나 이후, 북 경제는 어디로'라는 주제로 3회 겨레하나평화포럼을 개최했다.

북의 공식자료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경제현상을 분석해 온 최은주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이 발표하고 변학문 소장이 지정토론을 진행했다.

발표는 크게 다섯가지 주제로 이뤄졌다. △코로나19 이전 대북제재 상황속 북한 경제 △코로나19와 자연재해, 대북제재의 복합적 영향을 받는 북한경제 △2021년 8차 당대회 발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주요내용-중기계획과 당 직접 관리 경제정책(육아정책, 지방공업 강화 등)을 중심으로 △북한 경제의 장기 구상 △북한 경제정책과 제도의 특징, 성과와 과제, 대응 등이다.

북 경제에 직접적 충격, '제재'

최은주 연구위원은 먼저, 코로나19 이전 북한경제의 대내외 여건을 살필때 지난 2006년부터 지금까지 점진적으로 강화되어 온 제재가 직접적인 충격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빼놓을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북한경제의 변화 [사진-최은주 연구위원]
북한경제의 변화 [사진-최은주 연구위원]

주목하는 것은 북한의 대응. 국제사회의 제재에 직면한 국가들이 대개 선택하는 대응방식과 마찬가지로 북한은 ①제재의 목표인 핵무기 개발 자체를 달성함으로써 제재를 무력화시키는 전략 ②제재의 완화를 위해 전통적인 우호국가, 또는 갈등을 빚어왔던 국가들과 관계개선에 나서는 우회전략을 매 시기에 맞춰 구사해왔다.

그런 점에서 2018년은 김정은 시대에 있어 중요한 시기였다. 대내외적으로 큰 변화가 발생했던 시기였다.

내부적으로는 당 7기 3차 전원회의(2018.4.21)에서 기존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을 '경제발전 총력집중 노선'으로 전환했다. 사실상 1960년대 이후 북한이 경제에 온전히 집중하겠다고 말한 첫번째 변화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특히 4.27 판문점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이같은 전략적 노선을 발표함으로써 향후 어떤 방향으로 국정을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큰 그림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핵심은 국가 자원을 경제 분야에 우선 투입하겠다는 지향을 밝힌 것. 동시에 이후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2차례의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하면서 갈등을 빚었던 국가들과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를 모색하는 과정이 진행됐다. 이 시기에 북한은 5차례에 걸쳐 시진핑을 만나 다양한 협력사업을 합의하고 푸틴도 한차례 만나는 등 우호적 주변국과의 관계개선 또는 강화에도 나섰다.

일단 북한은 제재안에서 경제를 운영하고 그러면서 충격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하는 것과 동시에 어떻게든 제재를 타개하려는 지속적인 모색을 해왔다고 할 수 있다.

2019년 2월 말 하노이 2차 북미회담에서 합의 도출에 실패함으로써 영변핵시설 폐기와 2016년 이후 6개 제재 중 민생에 직접 영향을 주는 5개 제재를 완화 내지 해제를 교환하려던 북의 시도는 무산됐다.

좀 더 거슬러 올라가서 김정은 집권 이후 다양한 제도적 변화가 나타났던 2013년 이후로 큰 틀에서는 기존 병진노선을 통해 대외적으로는 핵무력건설을 강조했지만, 북 내부적으로는 국영기업의 경영효율성을 제고하고 이미 존재하는 시장을 국가가 관리할 수 있는 영역으로 끌어들여서 국가주도적인 경제운영방식을 강화시키는 과정으로 경제제도를 세팅하고 정책도 변화시켜가는 과정이었다.

그래서 핵무력완성을 선언한 후에 이제 경제에 주목해서 가겠다는 생각이 2018년의 '사회주의 경제건설 총력집중노선'으로 나오게 된 것이다. 

기본적으로 제재가 일정하게 해제되면 경제를 좀 더 빠른 속도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북 나름의 시간표가 있었던 것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제동이 걸린게 바로 2019년 하노이 회담의 결렬이다. 이후 북한은 그해 말까지 미국이 새로운 셈법을 가지고 나오면 협의할 수 있다는 여지를 두고 1년을 기다렸지만 트럼프 정부가 호응하지 않자 당 7기 5차전원회의(2019.12.)에서 정면돌파전을 선언하게 된다.

정면돌파와 코로나19로 가중된 충격

주변국과의 관계개선을 통해서 제재를 완화시키고 경제운영에 활력을 가져 오려고 했던 기존 방식에서, 제재 장기화를 전제하고 현재 조건에서 어떻게든 경제를 운영해 나가겠다는 것으로 정세인식이 바뀌고 결국 주어진 난관을 정면돌파하겠다는 결정을 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 2020년부터는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국경봉쇄와 함께 완전히 내부 자원만 가지고 경제를 운영하는 상황에 돌입하게 됐고 2021년 1월 8차 당대회를 맞게 됐다. 

경제영역을 중심으로 보면 2018년에 시도했던 우회전략은 다시 강대강전략으로 돌아섰고, 자력갱생 기조를 더욱 강화하면서 최대한 버텨내면서 경제를 원활하게 운영할 방안에 몰두하기 시작한 것이다.

갈등관계에 있던 국가들과의 관계개선 시도는 접더라도 중국이나 러시아, 특히 중국과의 관계는 보다 집중적으로 강화해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지만 그것도 코로나로 인해 실현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이상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10년간 중요한 개혁과 개방, 다시 말해 북이 내부적으로 어떤 변화를 추구해 왔고 이를 외부에 어떤 방식으로 개방하려고 했는지에 대한 개괄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 사이 북 경제 내부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변화의 핵심은 국가가 생산을 담당하는 기업과 농장에 경영상 필요한 권한을 주고 그 권한을 통해 스스로 경영전략을 세우는 대신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지도록 하는 이른바 '분권화 방식'을 채택했다는 것. 

과거에는 계획수행이라는 책임만 져야 했다면 이제는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그 수행에 대한 결과에 대한 책임도 질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바뀌게 된 것인데, 기존 국가지원은 많이 줄었지만 대신 기업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은 열어줬다고 볼 수 있다.

기업과 농장은 누가 어떻게 관리하느냐의 문제가 대두된다. 국가 차원에서 기업과 농장에 대한 직접 관리도 하지만 금융기관을 활용해서 기업과 농장이 필요한 자금을 활용하도록 해서 은행의 역할이 과거보다 강화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그렇지만 국가는 여전히 각 은행에게 스스로 운영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요구조건을 걸거나, 무방비한 대출이 이뤄지지 않도록 다시 되돌려받을 수 있는 범위에서만 대출을 하도록 허용하는 등 정책적으로 제한을 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기업과 농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차등 분배를 원칙화한다. 

사회주의 분배의 핵심인 평균주의적 분배가 아니라 기여한 만큼 분배받는 차등분배이며, 이를 통해 노동 열의를 높일 수 있다는 걸 강조한다고 볼 수 있다. 또 과학기술을 중시하지만 이론적인게 아니라 큰틀에서는 좀 더 경제성 있게 과학기술을 발전시켜서 실제 생산현장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걸 강조한다.

경쟁력 강화위한 '차등분배' 원칙화

국가가 원하는 바는 기업들이 스스로 경쟁하면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이런 경쟁에 과학기술적 지원만 보태지면 스스로 혁신할 수 있는 역량이 발휘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읽힌다.

김정은 시대 이전부터 경쟁과 혁신의 중요성은 강조해 왔다. 지금 북의 모습은 기업이나 농장들이 좀 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혁신할 수 밖에 없는 틀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과정을 통해 중요한 분야의 생산역량과 주민들이 선호하는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국산화 역량을 강화하면서 생산력을 확대하고, 외부적 관계를 보완적으로 활용하는 '자력갱생'을 구현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물론 국산화를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모든 걸 스스로 만들 수는 없기 때문에 일정한 외화수급이나 수입·수출이 필요하다. 대북제재 상황에서도 막을 수 없는 관광분야를 활성화를 시키거나 소위 '밀무역'이라고 하는 일부 비공식 교류를 통해서 외화 수요의 일부를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결국 김정은 시대, 집권 이후 지금까지 약 10년은 처음에 제재완화를 통해 구상했던 '단번 도약'이나 빠른 성장은 되지 않았지만 적어도 제제 충격속에서도 크게 경제침체로 이어지지 않도록 '그럭저럭 버티기'를 해 온 과정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앞으로 변화는 이런 방향으로 지속될 것이다.

다만, 대외 관계가 열리지 않으면 경제에는 지속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는 것 또한 북이 처한 현실이다.

주목할 대목은 북한이 2000년 이후 당 대회 뿐만 아니라 전원회의 등도 정례화하여 의사결정과 정책 집행과정에 대한 총화를 공개하고 있다는 점.

특히 2021년 8차 당대회 이후 매년 12월과 6월에 전원회의를 개최하여 당 차원에서 중요한 사업들을 검토·토론하는데, 그에 앞서 정치국회의를 열어 핵심 안건 등을 정리하고 있다.

또 내각에서는 이같은 당의 결정을 수행하기 위해 내각 전원회의를 하는 등 회의가 정례화되어 외부에서도 북한이 어떤 분야에 주목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지난해 6월 5차전원회의에서 '정면돌파'를 선언한 영향도 있지만 코로나 발생 이후에는 코로나가 핵심 관심사일 수 밖에 없는 시기였고 하반기에 들어 코로나보다 좀 더 많이 논의된 사안은 자연재해였다.

2020년 한 해동안 특히 곡창지대인 황해남도에 태풍이 상륙하면서 피해가 컸기 때문에 코로나에 대한 대응과 함께 자연재해에 의한 피해 복구사업으로 1년을 보낸 바 있었다.

대북제재, 자연재해, 코로나19 환경과 북의 대응 [사진-최은주 연구위원]
대북제재, 자연재해, 코로나19 환경과 북의 대응 [사진-최은주 연구위원]

대북제재, 코로나19, 자연재해의 3중고

대북 제재와 자연재해, 코로나 19는 북한의 인민 생활 개선에 큰 장애를 조성했다.

북한은 2021년 유엔에 제공한 '자발적 국가보고서'(VNR, Voluntary National Review)에서 "지속적인 제재와 봉쇄, 매년 북을 강타하는 심각한 자연재해, 2020년 이후 장기화되고 있는 글로벌 건강 위기는 국가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고 민생을 개선하려는 (북)정부의 주요 걸림돌로 작용해 SDGs의 여러 지표에서 범주를 벗어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3중고를 토로하기도 했다.

그만큼 쉽지 않았던 상황이란 걸 알 수 있다.

다만, 대북제재는 예측 가능한 요소였기 때문에 체계적인 대응을 준비할 수 있는 여력이 있었다. 그러나 내부자원을 동원하고, 같은 자원을 쓰더라도 최대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지만 일단 제재가 발생하면 수출을 중심으로 무역이 위축될 수 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다.

또 효과적으로 투자를 유치하고 기술을 혁신할 수 있는 방법이 일부 막히기 때문에 사실상 효율성 제고에는 일정한 한계가 노정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도 분명하다.

대중수출이 2017년부터 현저히 줄어드는데, 중국은 2017년부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좀 더 엄격하게 지키겠다고 하면서 자체적인 조치를 꾸준히 발표한다.  

실제 그 여파는 2018년부터 드러나는데, 대중 수출이 80% 가까이 감소하게 되는 제재의 충격이 있었다. 결국 제재의 핵심은 북으로 외화가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 다음 자연재해인데, 이건 언제든지 올 수 있고 그 규모와 종류를 알 수 없는 예측 불가능한 요소이기 때문에 효과적인 대응이 어렵다.

북은 이에 대해 2014년 긴급재난대응국가위원회를 구성하여 그후부터 국가 및 지역단위에서 재난위험을 경감하는 계획을 시행하고 있다. 스스로 밝힌대로 덜 체계화된 부분이 남아있고 지원도 아직은 미비한 구석도 있어 재난대응에 취약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식량 문제나 자원 문제에 있어서 늘 아슬아슬한 선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이 분야에 직접적인 피해가 속출하는 재난이 발생할 경우에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또 재난피해를 예방하고 발생한 피해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지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만큼 국가재원을 사용하는데 좀 더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북의 고민이라고 할 수 있다.

더 심각한 건 코로나19상황이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변수였고 지금까지 최대한 경계하고 있는 영역이다.

2020년 1월 말부터 국가비상방역체계를 가동하고 국경봉쇄를 선언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방역이 일상화되고 있는데, 그러면서도 국경지역을 봉쇄해야했기 때문에 농장과 기업소에는 최대한 생산 활동을 보장하는 방식이 병행되어야 했다.

그래서 단위별로, 대개는 기업단위별로 계속 운영될 수 있도록 하면서 그 생산현장의 방역을 고강도로 강행하는 일이 지금까지 3년째 진행되고 있다.

2020년 초에는 재정지출 조정을 통해서 보건의료 분야에 대해 추가로 재원 분배를 하고 최우선 사업으로 방향을 잡는데, 그해 3월 평양종합병원 건설계획을 발표한 것이 그것이다.

평양종합병원에 대해서는 아직 북에서 완공선언은 나오지 않고 있다. 외관은 다 만들어졌지만 내부에 들어가야 할 첨단 의료장비의 수급이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는 것 같다.

국경봉쇄는 물론이고 무역이 급락할 수 밖에 없고, 이동도 매우 까다로워질 수 밖에 없다. 특히 코로나 발생 이후에는 지역단위, 생산단위별로 격폐조치를 취했기 때문에 아예 바깥으로 나갈 수 없게 만들어서 아무래도 거래나 유통이 위축될 수 밖에 없게 됐다.

그러다보니 제재하에서도 유지되었던 수입이 상당 부분 중단되고, 그중에서도 수입에 의존했던 소비품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고 수입의존도가 높았던 설비나 부품을 사용하던 공장들은 점차 가동에 타격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9년에 비해 2020년에는 수입이 급락하는 모습이 보인다. [사진-최은주 연구위원]
2019년에 비해 2020년에는 수입이 급락하는 모습이 보인다. [사진-최은주 연구위원]

2019년에 비해 2020년에는 수입이 급락하는 모습이 보인다. 일정하게 수입을 활용해 오던 부분이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워지면서 경제 운영과정에서 좀 더 많은 제약이 발생했다.

자연재해와 대북 제재라는 전통적인 제약에 더해서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 그리고 북측이 좀 더 적극적으로 밝히면서 확인된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라는 3중고는 최근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2021년 1월 8차당대회에서 당면 과제를 해결하는 한축과 장기적으로 생산력이 하락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또 한 축으로 하여,  단기계획(12개 중요고지)과 중기계획(국가경제발전5개년계획, 정비보강전략), 긴 호흡으로 구상하는 장기계획을 동시에 발표했다.

변학문 겨레하나 평화연구센터 소장과 최은주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변학문 겨레하나 평화연구센터 소장과 최은주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국가 역할, 지도 아닌 지원으로 선회

우선 국가경제발전5개년계획부터 살펴보자.

핵심은 인민생활 향상과 경제발전이지만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변화'를 지속적으로 강조하면서 그 안에서 우선 순위를 정리하고 있다.

원자재 국산화 실현이 최우선 과제이고 대외 경제활동은 자립경제를 보완하는 역할로 자리매김된다.

한동안 대외경제나 수출입무역을 강조하던 정책이 조금 완화되다가 8차당대회를 기점으로 관광을 제외한 대외경제 부분에 대해서는 거의 공개하지 않고 있다.

결국 현재 제재국면에서 내부적인 역량강화에 중점을 두고 그게 맞추어 정책을 확정한 것으로 보인다.

중심과업이라면 결국은 국가가 해야 될 역할, 국가 중앙단위의 역할, 지역단위 역할로 조금 더 면밀하게 나뉘게 된다.

산업별 정책 현황
금속, 화학산업 정책현황 [사진-최은주 연구위원]
금속, 화학산업 정책현황 [사진-최은주 연구위원]

일단 금속과 화학산업은 국가가 중점투자를  해서 그 성과가 내부적으로 선순환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금속과 화학이 발전하면 기계 및 부품 제작용 소재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다져지고, 비료와 화학제품 생산을 통해 협동농장과 경공업 생산에 필요한 소재, 부품, 장비를 제공할 수 있는 자제 역량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인민생활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계획인 셈이다.

이런 매커니즘 아래서 국가가 전 과정을 모두 주도하는 게 아니라 금속과 화학공업의 발전에 집중하겠다는 것.

협동농장과 경공업 공장들은 각자의 권한을 활용해서 스스로의 노력으로 생산력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 8차당대회 논의라고 할 수 있다.

8차당대회이후 금속과 화학산업에서 주목할만한 성과가 구체적으로 확인된 부분이 많지는 않지만 아연 강재나 질소비료 등 일부 성과가 보도되기도 했다.

전력, 석탄, 기계, 철도운수산업 정책현황 [사진-최은주 연구위원]
전력, 석탄, 기계, 철도운수산업 정책현황 [사진-최은주 연구위원]

전력산업은 작년에 40년만에 어랑천 발전소가 완공되는 등 생산능력을 확장하고 있지만 아직 안정적인 보장에는 미치지 못하고 그동안 부족분을 채워나가는 수준으로 파악된다.

8차당대회에서 주목받았던 '핵동력공업' 창설 계획은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이 보이진 않지만 북으로서는 전략적으로 준비해 나갈 요인이 충분하다.

석탄 채취분야에서는 기술선진화를 강조하고, 기계산업 분야에서는 기업별로 부분적 성과를 내고 있으며, 철도운수 산업에서 다양한 대중교통 수단을 확충해 지역간 교통망을 좀 더 촘촘하게 하려는 계획이 북측 언론을 통해 확인되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건설건재, 경공업, 방송통신, 상업 정책현황 [사진-최은주 연구위원]
건설건재, 경공업, 방송통신, 상업 정책현황 [사진-최은주 연구위원]

유일하게 구체적 수치가 발표된 건설 건재분야에서는 2021년부터 매년 평양에 1만세대 살림집을 짓고 이미 하고 있던 계획까지 포함해 2025년이 되면 7만세대 살림집이 건설되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초에 착공해 다음해 연초에 준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어 큰 차질은 없는 것으로 보이고, 검덕지구에 2만5,000세대 살림집 건설이 계속되는 등 지방의 기본 건설사업도 병행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건설산업에 기반이 되는 시멘트 생산과 공급능력. 시멘트보장법에 따르면, 기본과업으로 매년 800만톤의 시멘트를 생산해서 따로 기한을 정하지 않고 공급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지방건설 사업이 끝날 때까지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시멘트와 철강 외의 다른 건재에 대해서는 생산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한편으로는 국산화를 위한 노력과 지방의 역할을 요구하는 것도 앞으로 눈여겨 볼 지점이다.

나름대로 꾸준히 성과를 냈던 부분이 경공업이다. 핵심은 국산화와 재자원화. 특히 주민들의 달라진 기호에 부응할 수 있는 각종 가공제품 생산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게 부각되는 만큼 이를 담당할 지방공업공장의 역할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신 방송 통신산업의 경우에는 통신 인프라를 갱신해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로 넘어간다고 밝혔지만 이동통신법을 제정한 것 외에 추가적인 제도정비가 충분히 확인되지 않고 있어 어떤 경로로 업그레이드가 이뤄질 지 지켜보아야 할 상황이다.

다만 지역내 촘촘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은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상업 분야에서 아직 뚜렷이 드러난 바는 없지만 8차당대회 전후로 국가 상업망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국영상점이나 각종 백화점과 같이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영역을 통해서 유통과 거래를 권장하겠다는 것. 시장은 그대로 두되 주민들이 시장 대신 국영상점을 이용할 수 있도록 국영상업을 발전시켜 상업봉사활동 전반에서 국가의 주도적 역할을 높이고 조절통제력을 회복하려는 차원에서 국영상점을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기본적인 생산이 어느정도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유통활성화, 효율성 제고로 연결시키려는 의도로 짐작된다.

이를 뒤집어서 '시장을 위축시키겠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다.

농업, 수산업, 임업, 대외경제 정책현황 [사진-최은주 연구위원]
농업, 수산업, 임업, 대외경제 정책현황 [사진-최은주 연구위원]

수산업에 대해서는 기본이 많이 잡는 것이기 때문에 그러기 위해선 과학기술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양어와 양식이 강조되고 있다.

임업 분야는 특히 12개 중요고지에 통나무 생산을 넣을 정도로 강조하고 있는데, 건설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대외 경제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분야는 관광사업이다. 북은 관광사업 활성화를 위한 자체 일정표대로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금강산의 경우에도 이미 철거 작업이 시작되어 남북간 분쟁의 여지가 있긴 하지만 북측은 고성항해안관광지구, 비로봉등산관광지구, 해금강해안공원지구 및 에츅문화지구 건설 등 연차별·단계별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북은 2021년 8차당대회 이후 3년동안 8번의 전원회의를 진행했다. 당대회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아서 정책적 전환이나 새로운 문제제기 등 두드러진 사안은 없었고 매년 어떻게 해 나갈 것인지가 주로 논의됐다.

북이 원하는 경제 지향은 무엇이고 현실은 어디쯤에 있을까?

사실 두가지 모두 우리가 파악하기 쉽지 않다.
이 시기에 북의 경제 상황을 파악해 볼 수 있는 자료들을 검토해서 북이 선택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 분석하는 것으로부터 그 답을 찾을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우선 북 경제의 규모에서 국가예산이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을 기억해두자.

일반적인 자본주의 국가에서 정부예산의 비중은 40~60%정도로 그다지 높지 않다고 할 수 있지만 북은 민간 경제영역이 상대적으로 굉장히 작기 때문에 정부의 재정여력이 아주 중요하다.

김정은 집권 이후 예산 수입 및 지출 증가율 추세 [사진-최은주 연구위원]
김정은 집권 이후 예산 수입 및 지출 증가율 추세 [사진-최은주 연구위원]

위에 공개된 수치는 재정 규모 자체가 아니라 전년대비 예산과 지출의 증가분, 즉 전년에 비해 올해 재정여력이 얼마나 커졌는지를 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증가 수준을 잘 볼 필요가 있다.

2012년 김정은 집권과 집권 이후인 2014년도부터 보면 대략 5% 안팎에서 증가세를 가져왔다고 볼 수 있고 제재가 강화된 2017년에도 재정적 타격은 크게 보이지 않는다. 재정운영의 여력이 다소 있었다고 파악할 수 있는데 오히려 심각한 타격은 코로나19 때문에 발생했다고 할 수 있다.

2020년 예산 운용은 어렵지 않았지만 2021년부터는 사실상 동결에 가까운 수준에서 예산을 운영해 왔다는 걸 알 수 있다. 올해 약간 증가하긴 했지만 과거의 증가 추세와 비교하면 지금은 사실상 경제 규모가 더 커지지 못한 상태에서 더 많은 일들을 해야 되는 상황에서 그만큼 재정 압박은 좀 더 심화되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제재보다는 오히려 코로나가 북한 경제 그리고 주민들의 생활에 좀 더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는 게 확인된다.

쌀 수급 불안정하지만 '식량난'은 아니야

주요 농산물의 시장 가격 추이를 보자. 조금씩 수치가 다른데, 농촌경제연구원에서 1일 발표한 자료를 업데이트한 자료이다.

주요 곡물 및 농산물의 시장가격 추이 [사진-최은주 연구위원]
주요 곡물 및 농산물의 시장가격 추이 [사진-최은주 연구위원]

전통적인 양대 곡물이라고 할 수 있는 쌀과 옥수수 가격대가 중요하고, 빨간 점선 이후가 코로나 이후이다. 

코로나 이후에도 가격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작년부터 등락폭이 커지고 있다. 이건 물가가 불안정해진다는 징후여서 경제안정성 측면에서 좋은 신호는 아니다.

쌀 1kg에 6천원 이상 뛰면 그때부터 급등 인플레이션으로 볼 수 있지만 장기화되는 추세는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심각한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아무튼 이같은 추세가 안정화 추세로 가지 않을 때 등락폭이 심화되는 것은 분명 좋은 신호가 아니다.

그럼 코로나때문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일단 코로나 이후 2년동안 북이 쌀 수급을 관리해서 가격안정성을 유지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그렇게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 

다만 코로나 시기에 북이 영농물자와 비료 수입을 많이 줄였기 때문에 북 내부생산으로 완전 대체할 수 없었다면 농사 조건이 악화됐을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곡물생산량이 다소 감소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만약 그렇다면 옥수수 가격이 급등해야 하는데 가격 추이가 쌀과 비슷하게 가고 있기 때문에 항간에서 말하는 쌀 부족 문제로 인해 나타나는 식량난 현상으로 판단할 근거도 찾기 어렵다.

북이 작년 후반기부터 쌀 수매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사회주의에서 원칙적으로 쌀은 시장에 풀리면 안되는 것이지만 과거에 암묵적으로 존재해 온 여러 편법을 없애가는 과정에서 시장을 통한 쌀 거래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는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긴 하다. 또 이미 구조조정을 시작했지만 앞으로 밀 생산이 유의미하게 증대되어야 하는 문제도 남아있다.

결국 북 내부에서 생산이 가능한 곡물의 경우에는 외부적 요인인 코로나, 제재의 영향을 크게 받지는 않은 것 같다.

좀 더 드라마틱한 지표는 밀가루, 콩기름, 설탕가루(설탕), 맛내기(조미료)에서 볼 수 있다. 북한이 거의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품목인데, 이중에서 콩기름만 중국산과 국내(북)산이 시장에 같이 유통되고 있다. 

주요 수입품의 시장가격 추이 [사진-최은주 연구위원]
주요 수입품의 시장가격 추이 [사진-최은주 연구위원]

콩기름은 가격 상승세가 있긴 하지만 가파르지 않은 반면, 북에서 가장 골치 아파하는 설탕과 조미료의 가격 급등은 현저하다.

수입을 봉쇄하면서 수급이 원만하지 못했고, 시장가격이 굉장히 높은 수준으로 뛰어 올라 시장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는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북은 설탕 국산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당을 설탕으로 만드는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고, 코로나 시기에도 간혹 수입을 했지만 높은 내부적 수요를 충당하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밀가루 역시 가격이 상승하지만 급등하지 않은 것은 꾸준한 내부 수요를 일부 수입으로 해결했기 때문이며, 다른 품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은 낮았던 것으로 보인다.

옥수수 가격 추이가 어떤 관계가 있을지는 좀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결론적으로 북 경제운영에 있어서 제재보다는 코로나가 좀 더 강한 충격을 주었다는 걸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기본 식량의 수급 문제에 있어 불안정하다는 생각은 들어도 당장의 수급이 심각하다는 인식을 할 정도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주요 가공식품에서 부족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가시적으로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생활필수품이지만 수입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중요 원재료 수급과 가공기술의 부족 등의 문제로 인해 당장 생산 차질을 극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제정세변화는 북 경제에 긍정적..위기대응능력이 관건

북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북한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북은 7월부터 마스크 착용 조치를 해제하는 등 유연한 방역정책으로 전환하고 8월부터는 국경을 개방해 전면적인 인적교류가능성도 흘러나오는 등 정책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제재는 여전히 굳건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자연재해는 언제든지 올 수 있는 것이어서 이 세가지 요소는 여전히 북한 경제에 압박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제재가 예측가능하다면 코로나와 자연재해는 예측 불가능한 요소라는 차이가 있을 뿐.

여기에 북이 '신냉전과 다극화'로 인식하는 미중 전략경쟁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라는 국제정세의 변화가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제 하방압력이 강했던 코로나19는 풀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국제정세의 변화는 북,중,러의 경제적인 이해관계 안에서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북이 경제분야에서 계획했던 많은 정책을 추진하는데서 지난 3년에 비해서는 남북관계를 뺀 대내외 환경이 개선될 가능성이 좀 더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북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북 경제에 미칠 영향 [사진-최은주 연구위원]
북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북 경제에 미칠 영향 [사진-최은주 연구위원]

국제환경의 변화는 어떤 모습으로 북의 경제에 반영될까?

북은 경제운영에 있어 인민생활향상에 대한 실무적 정책을 추진하면서 중앙정부의 역할을 명료하게 하고 지역, 농장, 기업소의 역할을 강화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수입의존이 불가피한 산업분야, 특히 주민생활과 직접 관련이 있는 분야에서는 여전히 가동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코로나 봉쇄 상황을 겪으면서 자체 역량과 한계를 모두 확인한 바탕위에서 '국산화'에 대한 현실적 경험과 판단을 축적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렇지만 북이 예측불가능하면서 가장 크게 충격을 줄 수 있는 자연재해, 보건의료 위기에 대한 대응능력이 취약한 국가라는 점, 그렇기 때문에 국제협력이 가능해진 조건에서는 이 분야의 협력을 좀 더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북이 변화된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과제를 설정할 것인지 하는 위기대응능력이야말로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장기적 안정성 뒷받침할 정비보강 전략

주목할 점은 북이 강조하고 있는 '정비보강 전략'이다.

"2025년까지 정책을 잘 추진하고 나면 우리는 장기적으로 갈 수 있는 생산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이 [노동신문] 등을 통해 단기과제와 중기과제(경제발전 5개년계획)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장기적 성장과 발전의 토대가 되어야 할 역량과 자원을 소모적으로 '당겨쓰는' 현상을 질타하는 등 장기적 성장을 막을 수 있는 '단기와 장기의 상충관계'라는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주목한다.

그러면서도 1년 과제로 12개 중요고지 점령을 제시하고는 기술력과 각종 설비보강을 하여 정비보강도 달성하라는 아주 큰 2개의 과제를 동시에 제기한 것은 불안한 요인이기도 하다.

지난 4일자 [노동신문]은 상반기 계획 발표를 하면서 12개 중요고지인 △알곡 △전력 △석탄 △압연강재 △유색금속 △질소비료△세멘트 △통나무 △천 △수산물 △살림집 △철도화물수송 중 곡물, 시멘트, 살림집을 제외한 나머지 9개 고지의 상반기 목표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우선 단기계획을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재원조달이 녹록하지 않은 조건에서 중장기 정책인 정비보강전략을 올해 어떻게 수행할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특히 장기구상이 제기되는 상황에서는 이 정비보강전략이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과제는 산적해 있고 해야 될 일들은 많으며, 정책은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 문제는 인적 및 물적 역량이 얼마나 빠르게 이를 충족시킬 것인가에 있다"는 것.

장기적으로 북한 경제는 새로운 것에 대한 정책적 변화나 제도적인 큰 폭의 변화보다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쫓아갈 수 있는 기반을 얼마나 알차게 조성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대외경제 상황이 완화되면 단기적으로 당장의 문제들은 숨통을 트일 수 있겠지만 인민생활향상과 경제발전을 중단하지 않고 추진할 수 있는 핵심은 결국 제재환경에서 이같은 장기성을 가진 기반을 최대한 만들어 내는 것에 달려있는 것이다.

지방강화노선

8차당대회에서 가장 주목되는 건 '장기 구상의 등장과 시군강화노선'이다. 

북한은 2021년 1월 8차당대회에서 당규약 개정을 통해 조선로동당의 당면목적을 '부강하고 문명한 사회주의 사회 건설'로 규정하고 '앞으로의 5년을 강국건설을 위해 다음 단계의 거창한 투쟁을 연속적으로 전개하기 위한 토대 구축기간으로 삼아 2030년대 중반까지 사회주의 강국건설에 도달하겠다는 장기 구상을 밝혔다. 

당대회 이후인 2021년 4월 2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 제10차대회에 보낸 서한에서 "우리 당은 앞으로의 5년을 우리 식 사회주의건설에서 획기적발전을 가져오는 효과적인 5년, 세월을 앞당겨 강산을 또 한번 크게 변모시키는 대변혁의 5년으로 되게 하려고 작전하고 있다. 그리고 다음단계의 거창한 투쟁을 련속적으로 전개하여 앞으로 15년안팎에 전체 인민이 행복을 누리는 륭성번영하는 사회주의강국을 일떠세우자고 한다"고 한 언급이 바로 그것이다.

최 연구위원은 이 장기 구상의 초점은 시군강화노선에 있다고 풀이했다. 이는 다시 지방공업발전과 새로운 농촌혁명강령으로 구체화된다.

시군강화노선은 '모든 시와 군을 문명부강한 사회주의 국가의 전략적 거점, 고유의 특색을 갖춘 지역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며, △지역적 특성과 현실성을 반영한 전망 목표 수립 △새로운 농촌혁명 강령 관철 △지역내 원자재 활용한 지방공업 발전 등을 주요 정책으로 정하고 세부과제로는 △지방공업발전 △농촌경리발전을 제시했다. 

지역간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나 경공업발전을 위한 방안으로서 지역경제의 핵심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지방공장 현대화에 관한 논의는 8차당대회 이전에도 나왔지만 하나의 과제로 뚜렷하게 정리된 것으로 파악된다.

지역 경제의 발전이 경제 수치뿐만 아니라 그 지역에 있는 주민들의 생활문화 환경개선과 직결될 수 있도록 되어야 하며, 특히 삼지연시가 10년에 걸쳐 3단계 개발사업을 끝내고 산간마을의 모범단위로 완료되었기 때문에 이런 모범단위를 바탕으로 각 지역에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요구한 것.

장기 구상은 '전면적 발전론'으로 표현되는데, 사회주의강국 건설론의 내용과 같이 '정치, 국방, 경제, 문화에 걸쳐 두루 강국이 되어야 한다. 모든 부문이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정치와 국방 분야 뿐만 아니라 경제와 문화의 발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경제 영역에서 계급(도농격차 해소), 산업(금속·화학의 선도적 발전으로 다른 산업분야의 발전 견인), 지역(시·군강화)간 격차를 없애 균형적으로, 동시적으로 발전해야 전면적 발전을 실현할 수 있다는데 중점이 있다. 

시·군강화 정책은 우선 당차원에서 직접 관리한다는 측면에서 정책의 위상이 높아진 것으로 보이고 지방 특성에 맞게 발전해야 하기 때문에 각 지역 단위 간부들이 자기 지방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현재 역량을 확인한 뒤 발전정책을 수립하고 그에 맞춰서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핵심이다.

2021년 12월에 발표된 '새로운 농촌혁명 강령'은 대부분의 지역단위가 군 중심으로 되어 있는 북한의 지역적 특성상 먹는 문제의 기본을 해결하는 농촌을 발전시키고 생산되는 원료를 활용해서 공업을 발전시켜 최소한의 삶의 요구를 지방내에서 충족한다는 것으로, 김일성 시대부터 계승되어 온 중요 목표로 볼 수 있다.

제도적 보완은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

2021년에는 당 산하 지방인민회의와 내각 산하의 지방인민위원회의 역할을 구분한 '지방주권법'을 개정하고 당 중앙의 특례조치가 가능한 '시,군발전법'을 채택했으며, 2022년에 김정은 시대 '농촌발전전략'이 법제화된 '사회주의농촌발전법'이 채택되고 전국의 시,군 단위에 매년 1톤씩 시멘트를 제공하는 것을 법제화한 '시,군건설세멘트보장법'이 채택되는 등 지방발전전략의 법제화가 이루어졌다.

모든 내용의 종합 정리는 시,군발전법에서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다. 국가의 역할을 '지도'보다는 '지원'으로 규정하고, 지방공업과 농촌문제 뿐만 아니라 국토환경, 건설, 운수, 상업 및 무역 등 부문별로 역할과 권한이 정리되어 있다. 

전면적 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시,군 강화노선이 제기되고 그 안에서 중요 과제로 제기되는 농촌지역의 발전이 중점적으로 정리된 것으로 이해된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이동관 지명은 언폭 가해자의 복귀, 방통위 해체 투쟁으로 나가야”

  •  노지민 기자 
  •  
  •  입력 2023.07.31 16:26
  •  
  •  댓글 0



2023 미디어의 미래 컨퍼런스 등록하기

15개 언론시민단체, 용산 대통령실 앞에 모여서 ‘이동관 지명 철회’ 촉구

15개 언론·시민단체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 지명을 ‘폭력’으로 규정하면서 해당 인사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야권을 향해선 현 체제의 방통위를 해체하고 미디어 거버넌스를 재편하는 데 동참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가 임명되는 것은 “언론 폭력 가해자의 복귀이자 국가 폭력의 귀환”이라고 규정했다. 김 위원장은 “(이 후보) 자녀의 학교 폭력 문제가 언론에서 상당히 부각되고 있다. 그에 반해 이동관씨 본인의 폭력 문제는 정쟁 대상으로 치부되고 있는 것 같다. 바로 언론인에 대한 위협과 폭력을 말하는 것”이라며 “이동관씨가 자행했던 언론인 사찰과 퇴출, 노동조합 무력화, 방송인 사상검증 시도는 명백한 국가 폭력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운동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준비했던 행사가 최시중 방통위원장 임명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이었다. 그로부터 15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는데 ‘MB맨’이 다시 귀환해서 오늘 이동관 지명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러 오는 심정이 참담했다. 최시중으로 시작했던 방통위 15년 역사는 실패의 연속이었다”며 “이제는 완전히 망가져버린 방통위 체제에 사망 선고를 내리고 방통위 체제를 해체하는 투쟁, 미디어 거버넌스를 완전히 처음부터 새롭게 뜯어고치는 투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3년 7월3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15개 언론시민단체들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 지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유튜브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은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이동관씨에 대해 언론분야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 리더십을 바탕으로 방송통신 분야 국정과제를 추진할 적임자라고 했다.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고 했다. 그는 “이동관씨가 쌓았다는 풍부한 경험은 MB정권 시절에 쌓은 ‘언론 장악’에 대한 풍부한 경험”이라고 했다.

김 회장은 “이동관씨가 청와대 대변인으로 있던 2008년 농지법 위반 의혹을 보도하려던 국민일보 현직 국장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서 압력을 행사했다. 또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미국 순방 중에 쇠고기 협상 타결 발언을 한 것을 보도하지 말라고 기자들에게 압력 넣은 게 바로 이동관씨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으로 여론이 악화되던 상황에서 MB 실언을 감싸고 기사를 막은 것도 이동관씨였다”고 전했다.

과거 이명박 정부 국가정보원과 청와대의 언론인 사찰 등을 수사했던 윤 대통령이 이 후보를 방통위원장으로 내세운 건 스스로 과거 수사를 부정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윤석열 서울지검장 시절 국정원의 정치 개입과 사찰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가 재판에서 낱낱이 공개됐다. 이동관 홍보수석실의 지시로 수시로 언론계에 대한 사찰, 비판 언론인에 대한 배제, 일부 출연진에 대한 배제 등이 세밀하게 컨트롤되어 왔음이 명백하게 드러났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윤 대통령을 향해 “손바닥에 ‘왕(王)’자 새기고 나오더니 자기가 왕이라고 착각하는 것 같다”며 ‘헌정 질서, 방통위의 합의제 기구로서의 위상 다 내팽개치고 국민과 언론인이 반대하든 말든 내 마음대로 하겠다는 폭력을 실현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2023년 7월3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15개 언론시민단체들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 지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유튜브

윤 위원장은 이어 “이동관 지명 철회, 방통위 해체를 통한 미디어 정책의 진정한 정상화와 민주화를 위해 처음부터 다시 싸워나가겠다. 그 대열에 야권 정치인들이 동참해주시기 바란다. 더 이상 책임 없는 말로 하는 싸움 그만하자”며 “야권 방통위원 당장 직을 내던지고 나오라. 국회는 시행령 정치로 방송법, 헌법 다 깨부수고 있는 이 정권의 폭력에 맞서서 단 한 명의 방통위원도 더 이상 추천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기자회견에 동참한 단체들은 회견문을 통해 “오늘날 한국 사회가 누리고 있는 언론과 표현의 자유는 수많은 이들의 피와 희생으로 얻어낸 결과물이다. 5년짜리 권력이 함부로 짓밟을 수도, 짓밟힐 수도 없는 민주주의의 핵심가치다. 이를 증명하듯 숱한 탄압과 공격 속에서도 한국 사회의 언론과 표현의 자유는 느리게 나마 확장과 진보의 길을 걸어왔다”며 “현업 언론인들과 시민사회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혐오와 편향, 통제와 폭력으로 점철된 윤석열 정권의 언론탄압에 맞설 것”이라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공동 주최한 단체들은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민주언론시민연합, 방송기자연합회, 새언론포럼, 언론개혁시민연대, 자유언론실천재단, 전국언론노동조합, 조선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한국기자협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방송촬영인협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등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검은 옷 입고 서울에 집결한 전국 교사들 “우리는 가르치고 싶다”

전국의 교사들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서이초 교사 추모 및 공교육 정상화 촉구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07.29. ⓒ뉴시스
“우리는 가르치고 싶다! 학생들은 배우고 싶다!”

주말인 29일 서울 도심에서 전국에서 모인 교사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1학년 담임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으로 학부모의 악성민원이 있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전국 학교 일선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이 ‘남 일이 아니다’라며 교사의 교육권 보장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연 것이다.

전국 교사들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지난주에 이어 또 한번 집회를 열고 교사의 교육권 보장과 함께 아동학대 처벌법 개정, 정상적인 교육환경 조성을 촉구했다. 주최 측 관계자는 “오늘은 그 어떤 정치적 입장도 없으며, 그 어떤 단체나 집단과 연결되어 있지 않다”며 “그저 정상적인 교육환경이 조정될 수 있도록, 공교육이 올바른 길로 가도록, 정상화가 되길 바라는 모든 사람들이 모인 집회”라고 설명했다.

이날 집회는 일부 교사들이 제안해 온라인을 통해 참가자를 모집했는데, 애초 예상보다 많은 3만여 명이 참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최 측은 “피켓을 3만 2천 개 준비했는데 동이 났다”고 전했다. 실제로 참가자들은 청사 인근 4차로 도로를 가득 메웠다. 참가자들은 검은색 옷을 입고 사망한 서이초 교사를 추모했다. 교사들이 처한 현실을 다룬 추모 영상이 나올 땐 곳곳에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인근 도로에서 열린 서이초 교사 추모식 및 교사생존권을 위한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추모 영상을 보며 흐르는 눈물을 닦고 있다. 2023.7.29 ⓒ뉴스1
 

교육 현실 고발한 일선 교사들
“저희는 죽음에 내몰려 있다, 생존권 보장하라”
“마음 놓고 소신있게 바른 것을 가르칠 권리 보장하라”


이날 익명으로 자유발언에 나선 교사들은 학생 지도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토로했다.

광주광역시 초등학교에서 21년째 근무하고 있다는 A 교사는 지난해 반 친구를 때리는 학생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책상을 넘어뜨리고, ‘잘못이 없으니 나를 건드리지 말라’는 내용의 반성문을 찢었다가 아동학대 신고를 당해 민형사상 재판에 넘겨졌다고 밝혔다. 그는 “1년 싸움끝에 올해 7월 17일 민형사 모든 소송이 기각되고 저는 드디어 혐의를 벗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몸과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고 털어놨다.

그가 아동학대 혐의에서 벗어난 날은 서이초 교사가 사망한 전날이었다. A 교사는 이를 언급하면서 “서이초 선생님 뉴스를 보고 분노, 죄책감, 무력감, 슬픔에 빠졌다”며 “이런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길 바라며 제 일을 공론화시켜 맞서 싸웠는데, 그 일이 아무것도 아니게 된 황망함,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다는 허무함에 사로잡혔다”고 털어놨다. 그는 “하지만 더이상 슬픔과 무기력에 빠져있지 않겠다”며 “망가져버린 교육현실에 분노하는 많은 선생님들과 함께 교육을 살려내라고 소리치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A 교사는 “학교는 지식뿐 아니라 사회생활에 필요하나 규칙 등 민주시민의 기본자질 가르치고 배우는 아주 중요한 장소”라며 “하지만 지금 저희에게 이러한 것들을 가르칠 권리가 있냐. 옳은 것을 가르치는데 대단한 용기 내야 하는 게 정상이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교사에게 마음 놓고 소신있게 바른 것을 가르칠 권리 보장해달라. 아동학대처벌법이 교사의 손발을 묶고 교사를 협박하는데 악용되지 않도록 법을 개정해달라”며 “이제 저희는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저희는 죽음에 내몰려 있다. 이렇게 모여 생존권을 보장하라 외치는 교사들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달라”고 호소했다.

현재 사직을 고려하고 있다는 6년차 초등학교 B 교사는 일부 학생들의 극심한 수업 방해와 폭력적인 행위 때문에 다른 학생들이 다치고 학습권을 침해받고 있고 밝혔다. 그는 “어떻게든 다잡으려고 노력했다. 수없이 타일르고 어르고 달랬다. 규칙도 만들었다. 무섭게 다그치기도 하고 학부모와 소통했다”며 “그렇지만 작정하고 수업을 방해하고 분노를 조절하지 않는 학생에게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라고 성토했다.

B 교사는 “지금도 전국이 수많은 학교에서 일어나는 현실이다. 학부모는 교실 정상화에 함께 해주시길 간곡히 호소드린다”며 “교사 인권과 학생 인권은 서로 연결돼있다. 선생님을 때리는 아이가 같은 반 아이들에게는 얼마나 더 하겠나. 아이들을 시스템이 부재한 교실, 운에 따라 1년이 좌우되는 교실에서 지내게 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라남도 특수학교에서 근무하는 9년차 특수교사라고 자신을 밝힌 C 교사는 “특수교사에게 도전행동(발달장애인의 타해, 자해 등 행동)을 하는 건 차라리 괜찮다. 그냥 맞으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학생을 상대로 도전행동을 시작하면 교사는 온몸으로 막을 수밖에 없다. 팔을 붙들어 제지해야 하는데 아동학대로 신고를 당할까봐 그냥 맞고 있어야 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교권보호위원회를 열기도 쉽지 않다. 도전행동이 의도적인 건지 아닌지 구분하기 어렵고, 다른 사람들은 장애학생과 의사소통이 어려운 경우도 많다”며 “장애학생을 대상으로 교권보호위원회를 여냐고 오히려 특수교사를 탓하는 학부모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동학대법 앞에서 특수교사는 예비범법자가 된다”며 법 개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전국의 교사들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서이초 교사 추모 및 공교육 정상화를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2023.07.29. ⓒ뉴시스
 

집회 주최 측, “정상적이고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 촉구
“교권 살려내야 한다는 건 학생, 학부모, 교사 사이 벽을 만들겠다는 게 아냐”


이에 주최 측은 “학부모, 학생, 교사 모두에게 정상적이고 안전한 교육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일념 하에 집회를 개최하게 됐다”며 “그렇기에 교육현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교사뿐 아니라 학생 ,학부모, 교육의 산 주체인 우리 모두가 함께 공감하고 소리내고 행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최 측은 특히 “교권을 살려내야 한다는 말은 학생, 학부모, 교사 사이의 벽을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다. 학부모와 학생에게 거리두기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주최 측은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속담이 있다. 여기서 교육의 핵심적인 삼박자는 교사, 학생, 학부모다. 교사는 수업을 연구하고 공동체 생활에서 응당 배워야 할 생활 지도를 한다. 학생에게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올바른 태도와 집중이 필요하며, 가정은 학생이 개인의 삶 속에서도 배움을 연결할 수 있도록 학교 교육과 흐름을 같이 하여 전인적으로 인성지도를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나아가 주최 측은 “우리는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을 요구한다. 교사가 원하는 교권이 체벌 부활인 것은 절대 아니다. 체벌은 절대 좋은 교육이 될 수 없다”며 “교사들은 교육을 할 수 있는 올바른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주최 측은 “현행 아동학대처벌법은 교사들에게 소명할 기회를 제공하지도 않고, 교사들은 진상조사도 없이 단순 신고만으로 불합리한 직위해제를 당하고 수사기관에 고발을 당한다. 담임 교체, 다른 교사로의 대체 수업으로 인해 그 피해는 오롯이 교사와 나머지 학생, 학부모들의 몫이 되고 있다”며 “이른바 ‘교실 붕괴’가 찾아오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동의 권리는 반드시 존중되면서 교사의 생활지도권과 교육권이 상위법인 아동학대처벌법에 저촉되어 제대로 보장받지 않는 경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주최 측은 “교육당국은 교권침해의 원인을 제대로 진단하고 처방하라”고 촉구했다. 주최 측은 “특히 교권침해의 원인을 단지 교사 개인의 역량 부족으로만 돌리지 말라”며 “2017년에는 정년퇴임을 한 학기 앞둔 원로 교사가 학부모 민원으로 생을 마감하셨다. 또한 순직 처리된 사례가 있다. 현재 쏟아져 나오고 있는 참담한 교권침해 사례는 연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교육의 본질을 흐리는 여러 법들과 실효성 없는 대책들에서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최 측은 “교육감, 교육청, 교육부에서는 향후 유사사례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학교의 대책 및 제도개선 방안을 내놨다”며 “하지만 모두 현장에 대한 이해도 없이 모호하고 실효성 없는, 또 같은 가슴 아픈 사례가 반복될 수밖에 없는 방안”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교사의 전문성이 부족해 교권 침해가 일어난 것마냥 교원 연수 강화를 해결책이라고 내놓는 행태, 그리고 최근 충북교육감의 예비살인자 발언은 교육현장 일선에 있는 교사들에게 절대 행할 수 없는 태도라고 생각한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부디 가르치고 싶고 학생들은 배우고 싶다. 함께 나아가고 싶으며, 성장하고 싶다”며 “학생의 가능성에 무한한 칭찬을, 부족하고 바로잡아야 할 일에 대해서는 정당한 지도활동을 할 수 있는 교육, 아이들의 학습권과 교사의 교육권이 보장된 교육현장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인근 도로에서 열린 서이초 교사 추모식 및 교사생존권을 위한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교사 처우 개선 등을 촉구하고 있다. 2023.7.29 ⓒ뉴스1
 

학생, 예비교사, 교원양성대학 교수들도 교사 항의 행동 응원
서울교육대 교수 102명 성명 발표 “교사 인권의 추락은 대한민국 미래의 추락”


이날 집회에는 교사들만 참가한 게 아니었다. 학생, 그리고 예비교사와 교원양성대학 교수 등도 참가해 교사들의 항의 행동을 응원했다.

경인교육대학교에 재학하며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다는 한 대학생은 “현실은 비참했다. 제가 임용고시를 준비하며 꿈꾸던 교실이 아니었다”며 “지금 교실은 악성민원에 시달리며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생존을 위협받는 교실이다. 어떠한 보호도 없는 교실에서 교사 홀로 인내하며 있는 지금의 교실은 제가 꿈꾸던 교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서이초 교사의 죽음을 두고 “제 미래 보는 것 같아 참 아팠다”고 말했다.

그는 “교사가 존중받지 못 하는데 어떻게 학생들에게 존중과 배려, 사랑을 가르칠 수 있겠나. 어떻게 참된 교사가 될 수 있겠나”라며 “저는 오래 일을 하기 위해 잘못된 것을 못 본척하려고 노력하는 교사가 아니라 진정 학생을 사랑하고 바른 길로 나아가도록 지도하는 참된 교사가 되고 싶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 움직여야 한다”고 호소했다.

서울교육대학교 교수 10여 명도 직접 발언대에 올라 목소리를 냈다. 한 교수는 “죄책감 가운데 불면의 밤을 보내던 교수들이 여러분 앞에 선 건 우리가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하기 위함”이라며 “또한 전국적인 애도기간 중에 교사를 ‘예비살인자’라고 말하며 살인의 언어, 죽음의 행정 쏟아낸 사람이 틀렸고 오늘 이자리에 희망의 언어, 회복의 행동을 보여주는 여러분이 옳다는 걸 확신시키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서울교육대 교수 102명은 이날 “교사 인권의 추락은 대한민국 미래의 추락”이라며 서이초 교사의 죽음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교육 정상화를 위한 법·제도 개선을 호소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영상으로 편지를 보낸 한 고등학생은 자신이 공황장애 등을 가지고 있는데 교사로부터 많은 도움과 가르침을 받았다면서 “선생님은 저에게 큰 존재인데 선생님이 무너지는 현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그는 “교사가 건강해야 학생들도 건강할 수 있다. 교사가 온전해야 학생도 온전할 수 있다”며 “교사가 육체, 정신, 사회적으로 완전한 안녕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 최지현 기자 ” 응원하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올 상반기 세수 40조 원 '펑크'…세수 감소폭 역대 최대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3/07/31 17:08
  • 수정일
    2023/07/31 17:0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상반기 국세 178.5조…소득세·법인세 큰 폭 감소

이대희 기자  |  기사입력 2023.07.31. 16:18:46

 

올해 상반기 세수가 1년 만에 사상 최대 폭으로 줄어들었다. 하반기 큰 폭의 경기 호전이 일어나지 않는 한 연간 세수의 대규모 '펑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3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3년 6월 국세수입 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6월까지 누계 국세수입은 178조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9조7000억 원 줄어든 수치다. 사상 최대 감소폭이다.

 

소득세와 법인세 감소 폭이 단연 두드러졌다. 올 상반기 소득세는 57조9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조6000억 원 감소했다. 

 

법인세는 46조7000억 원이었다. 16조8000억 원 감소했다. 

 

상반기 수출 실적 악화와 물가 급등으로 인한 내수 침체 영향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정부 정책 기조의 골자인 법인세 감면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여 법인세입은 하반기에도 큰 개선은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해 지난 27일 정부가 발표한 올해 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세법 개정으로 인해 발생하는 세수 감소액은 4719억 원으로 추정됐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7546억 원의 세수가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윤석열 정부 출범과 동시에 추진한 감세 정책 기조가 유지돼 정부 세 부담을 줄이는 결과로 나타났다. 

 

소비 침체는 부가가치세 감소로 확인됐다. 올해 상반기 부가가치세는 35조7000억 원으로 작년보다 4조5000억 원이 덜 걷혔다. 

 

올 상반기 상속증여세는 1년 사이 7000억 원 줄어든 7조9000억 원이 됐다. 개별소비세는 3000억 원 감소한 4조4000억 원이었다. 

 

종합부동산세는 3000억 원 감소한 1조6000억 원이었다. 

 

국세수입이 1년 사이 증가한 항목은 교육세뿐이었다. 작년보다 3000억 원 늘어나 2조7000억 원이 됐다.

 

올 상반기 세수 목표 대비 진도율은 44.6%였다. 지난해(55.1%)보다, 최근 5년 평균(53.2%)보다 크게 낮았다.

 

다만 정부는 세정지원 기저효과(-10조2000억 원)를 고려하면 실질적인 세수 감소분은 39조7000억 원이 아닌 29조5000억 원이라고 밝혔다. 

 

하반기 경기도 정부 기대만큼 큰 폭으로 회복하지 않을 가능성이 거론되는 만큼, 앞으로도 세수 부족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간 소비와 수출이 동반 부진에 빠진 상황에서 세수 부족은 정부의 재정정책 가동에도 큰 제한이 된다.

 

독자 여러분의 제보는 소중합니다. eday@pressian.com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총선 전 KBS-MBC 사장 교체하려는 윤 정부, 꼼수가 판친다

[이게 이슈] 공영방송 침탈 당장 중단해야... 궁극적인 해법은 '제도 변화'

23.07.31 13:28최종 업데이트 23.07.31 13:28

▲ 전기요금과 텔레비전 방송수신료(KBS·EBS 방송 수신료) 징수를 분리하기 위한 방송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앞에 화환들이 세워져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변변한 미디어 관련 정책을 발견하기 어렵다. 아니 정책은커녕 방송장악에만 골몰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방송은 언론으로서 독립성이 생명인 영역이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 초기인 지난해 6월 16일 당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을 겨냥해 '대통령의 통치 철학이나 국정과제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이니 자리를 물러나는 것이 정치 도의상 맞다'라고 주장했다.
이명박 정부 초기 박재완 국정기획수석이 'KBS의 사장은 새 정부의 국정 철학과 기조를 적극 구현하려는 의지가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주장한 이후, KBS·MBC 사장을 교체하려 편법·탈법을 자행하고 이에 저항하는 구성원들을 해직·전보 등으로 압박했던 공영방송 침탈의 악몽이 기시감처럼 연상되는 순간이었다. 권 원내대표의 발언은 이명박 정부 때 박재완 수석의 발언과 마찬가지로 윤석열 정부의 방송 장악 신호탄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방송통신위원장 면직 겨냥한 감사원과 검찰의 공조
 

▲ 임기 두 달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면직처분을 받은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 ⓒ 연합뉴스

 
감사원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장기감사를 통해 TV조선 재승인 심사 과정에 부정한 일이 있었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검찰은 당시 심사에 관여했던 방송통신위원회 직원들과 심사위원들을 기소했다.

직원들과 심사위원들은 혐의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니 진실 여부는 재판에서 가려질 것이다. 관련 학계 연구자 300여 명은 학문적 전문성과 양식을 침탈하는 검찰 수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지만 마이동풍이었다. 그 목표가 방통위원장 면직에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검찰은 방송통신위원장이 이를 알고도 조건부 승인 과정을 주도했다고 구속 영장을 신청했지만 사법부는 혐의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기각했다. 그럼에도 검찰은 방송통신위원장을 기소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5월 30일 이를 빌미로 위원장을 면직했다. 정무직 공무원인 방송통신위원장은 <방송통신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10조에 따라 직무를 위반하거나 금고 이상의 형을 받지 않는 한 면직할 수 없다. 한상혁 위원장은 단지 검찰이 기소하였을 뿐 직무 위반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아니 당시는 재판이 시작되지도 않았다. 한상혁 위원장의 임기는 7월까지였다. 법을 어겨 가며 임기 두 달밖에 남지 않은 방송통신위원장을 면직시킨 이유는 무엇일까?

공영방송 침탈 다음 단계, KBS 이사 해임
 

▲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5일 오전 전체회의가 열리는 과천 방송통신위원회에 항의 방문, 김효재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이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방송통신위원장을 면직하고 여권 추천의 김효재 부위원장을 직무대리로 하는 방통위는 공영방송 KBS의 이사 구성 변경을 시도하는 중이다. TV조선 심사에 관여한 윤석년 이사를 KBS 이사에서 해임했다.

'공영방송 이사로서 사회 통념상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이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위법한 행위를 한 혐의로 구속기소 돼 KBS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국민의 신뢰를 크게 저하시켰다'는 이유다. 하지만 윤 이사 역시 기소됐을 뿐이다. 야권 추천의 김현 위원은 무죄 추정의 원칙을 제기하며 반대했지만 무력했다. 한 위원장의 면직으로 방송통신위원의 구성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 위원장을 면직하고 민주당 추천 방통위원 임명을 지연함으로써 단지 3인만으로 이루어진 '비정상적인' 그렇지만 여권에 유리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비정상체제에서 수신료 분리 징수, 공영방송 이사진 변경 같은 중대한 결정을 감행하고 있다.

윤 이사 해임에 이어지는 시도는 남영진 KBS 이사장 해임이다. 방통위는 7월 25일 해임을 위한 전 단계로서 8월 중 청문 절차를 가지겠다고 통보했다. 해임의 명분은 KBS의 방만 경영을 방치하고, 기소된 윤석년 이사 해임을 부결시켰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방통위의 견강부회에 불과하다.

KBS의 방만 경영과 관련해 늘 언급되는 KBS 고액연봉 상위직급 문제는 1986년 아시안 게임과 1988년 올림픽을 앞두고 대대적으로 증원한 구성원들이 정년을 앞둔 상층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 해소되고 있다. 사장이나 이사회가 인위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이다. 그래서 이전 사장들도 해결할 수 없는 과제였다. 그런데 지금 와서 사장도 아닌 이사장을 관리 감독의 책임을 물어 해임하는 것이 합리적일까?

윤 이사를 해임 의결하지 않았다는 명분 또한 적절치 않다. 임명제청권자인 방통위와 윤석열 대통령의 해임 자체가 무죄 추정의 원칙을 위배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사회는 오히려 기본권을 보장하려 한 것이다.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의문이다. 하지만 이사장은 결국 해임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방통위는 여권에 유리한 비정상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이사장을 굳이 무리하게 해임하려 들까. KBS 사장을 교체하려면 KBS 이사회 구성을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윤석년 이사를 해임했고, 이사장까지 해임하여 그 후임을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하면, 여권에 우호적인 이사가 다수인 이사회를 만들 수 있다.

총선 앞두고 사장 교체가 목표
 

▲ 김의철 KBS 사장이 지난 6월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수신료 분리 징수 권고와 관련한 KBS의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는 이미 사장을 해임하려고 공권력을 동원한 바 있다. 감사원은 KBS 노조와 보수단체들의 국민감사 청구를 받아들여 KBS에 이례적인 감사를 벌였다. 국민감사청구는 60일 이내에 결론을 내려야 함에도 세 번에 걸쳐 감사 기간을 연장했지만 5월 1일 발표한 감사원의 결론은 청구인이 주장한 위법 사항이 없다는 것이다.

1차 시도는 무위로 끝났다. 정부는 수신료 분리 징수라는 카드를 꺼냈다. 사장 퇴진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KBS 사장이 수신료 분리 징수 시도를 거두면 물러나겠다고 발언함으로써 수신료 분리 징수 시도가 정치적 꼼수였음이 드러났다. 여느 정권이라면 정치적 속내를 들켰으니 해명을 하면서 수신료 분리 징수 시도를 중단했을 것이다.

하지만 현 정부는 외려 입법예고 기간을 단축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 속도전을 펼쳤고, 입법예고 기간 들어온 시민 의견 대다수가 '분리 징수 반대'였음에도 강행했다. 사실 수신료 분리 징수는 국민 편익을 내세웠지만 국민 불편만 가중시키는 최악의 정책이다. 수신료 납부는 수상기가 있는 사람은 반드시 내야 하는 방송법상 의무사항이다. 따라서 분리 고지한다고 해서 수신료를 안 낼 수는 없다. 수신료 납부를 둘러싼 갈등은 증폭되고, 수신료 분리 징수비용만 늘어나 성실하게 납부한 수신료 효용성을 낮출 뿐이다. 수신료 분리 징수 건은 국민 불편만 가중시키고, 사장 교체 카드로서는 실패했다.

그다음 단계가 KBS 이사회 구성을 바꾸어 사장 해임제청안을 의결하게 하고 이를 받아 윤석열 대통령이 해임 절차를 진행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독립성을 보장받아야 하는 헌법 기구인 감사원과 공정해야 할 검찰을 정치적 행위에 동원하면서까지 KBS 사장을 교체하려는 이유는 뭘까? 결국 내년 총선에서 영향력 있는 언론을 우호적으로 확보하려는 시도일 것이다.

사실 윤석열 정부는 KBS만이 아니라 MBC에도 압력을 가하고 있다. 대통령 전용기 탑승 거부 사건은 익히 알려진 사건이다. '바이든' 발언 관련 보도,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 관련 프로그램 등으로 불편해진 정부가 언론의 취재 자유를 침해한 조치였다. 그리고 더 나아가 MBC의 항의를 핑계로 '출근길 기자회견(도어스테핑)'도 중단했다. 불편한 보도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위협을 한 것이다.

또 감사원은 3월부터 공정언론국민연대라는 보수단체의 국민감사 청구를 받아들여 문화방송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감사를 시작했다. 문화방송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가 관리 감독을 부실하게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민감사청구는 '공공기관의 사무처리가 법령위반 또는 부패행위로 인하여 공익을 현저히 해하는 경우'에 한하고 있다. 방송문화진흥회가 법령위반 또는 부패행위가 있지 않은 한 감사를 행할 수 없다. 감사원이 정치 감사를 벌인다는 비판을 면할 길이 없다. 이 또한 방송문화진흥회를 감사하여 이사진 구성을 바꾸는 조치를 취하려는 꼼수라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자세히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YTN 대주주 지분 매각 건도 있다. 기획재정부가 대주주인 한전KDN과 마사회가 지닌 지분을 사기업에 매각하여 공공성을 약화시키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남영진 이사장의 정상적인 업무추진 법인카드 사용에 문제가 있다고 권익위원회에 신고하여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기도 하다.

현 정부는 감사원, 검찰, 권익위원회, 기획재정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독립적이어야 하거나 공익적이어야 하는 기구를 전방위적으로 동원하여 공영방송을 장악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부 시절 특정 성향의 일간지 광고 수주 동향 파악 요구 등 국가정보원을 통한 방송 장악 시도 의혹이 있는, 언론탄압의 대명사인 이동관 대통령 특보를 방통위 위원장에 지명한 윤석열 대통령의 방송장악 의지는 자명해보인다. 정부의 반민주적 공영방송 장악은 내부 구성원은 물론 시민단체가 나서 저항하고 막아내야 한다. 그러면 정부는 멈출까? 그러지는 않을 거 같다.

궁극적인 해법은 독립성 보장하는 법·제도
 

▲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 등 '윤석열 정권 언론장악 저지 야4당 공동대책위원회' 의원들이 지난 25일 오전 서울 헌법재판소 앞에서 KBS 수신료를 전기요금에서 분리해 징수하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의 효력 정지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하기에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단기적 대응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인 해법은 제도 변화에 있다. 정권의 성격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공영방송이 정치적 외풍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유는 정치 후견주의 탓이다. 공영방송 이사를 구성하는 절차에 정치권이 관행적으로 개입하기 때문이다. 공영방송 이사 임명은 법 제도상 정치권이 관여할 수 없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정치권은 정당 추천으로 임명된 방통위 위원을 통해 실질적인 추천권을 행사하여 왔다. 따라서 제도적으로 정치 후견주의를 명확히 금지시키거나 그 영향력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동안 학계와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방안이 제시됐다. 정치권이 추천하고 주요 의사결정에서 어느 일방이 주도하지 못하도록 하는 특별다수제, 방통위와 국회의 상호 견제 방안, 정치권의 추천을 최소화하고 전문성을 강화한 방안 등등이 있다. 어떤 방안도 완벽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지금의 관행화된 정치적 개입보다는 낫다.

그중 이사회 추천을 다변화하고, 사장후보국민추천회 단계를 거쳐 사장을 결정하는 방송법 개정안이 이미 국회 본회의에 부의되어 있다. 이사회 구성의 경우 이사회의 수를 늘려, 정치권 5인을 제외하고는 방통위, 시청자위원회, 학계, 방송 전문가 단체 추천을 늘리는 안이다. 사장 선임의 경우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는 후보자 중 3배수를 추천하고 이사회가 투표로 결정하도록 하는 안이다.

국회는 편법, 탈법으로 공영방송을 장악하려는 시도가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개정안을 신속히 처리하여야 한다.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방송법 개정안을 신속히 통과시켜 책임을 다해야 한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덧붙이는 글 글쓴이는 김서중 성공회대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 교수입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반미전쟁 70주년에 나타난 반미대결 70년의 결말

 

[개벽예감 549] 반미전쟁 70주년에 나타난 반미대결 70년의 결말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3/07/31 [08:44]
  •  
  •  
  •  
  •  
  •  
  •  
  •  
  •  
  •  
 

<차례>

1. 반미전쟁 재발의 역사적 필연성

2. 반미대결 70년, 누가 승리했는가? 

3. 쇼이구 국방상이 놀란 조선의 최첨단 무장장비들

4. 하와이 상공까지 날아가는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 

5. 24시간 적수들 노리는 새별-9형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

6. 핵무기 중심으로 편성된 엄청난 무장력

 

 

1. 반미전쟁 재발의 역사적 필연성

 

 

1950년 6월 25일부터 1953년 7월 27일까지 지속된 전쟁은 종전이 아니라 정전으로 결속되었다. 정전이란 전쟁을 종식하지 못하고 전투를 일시적으로 정지했다는 뜻이다. 전투를 일시적으로 정지한 그 전쟁은 70년이 지난 오늘, 언제 재발할지 모르는 위태로운 정전상태로 남아있다. 전투를 일시적으로 정지한 정전상태를 70년 동안 지속하고 있는 비정상적인 전쟁은 세계 전쟁사에서 전무후무하다.

 

정전은 영구적으로 지속될 수 없다. 정전은 일시적이다. 정전은 반드시 종전으로 귀결되어야 하며, 종전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정전을 종식시키는 방도는 두 가지밖에 없다. 평화협정을 체결하여 정전을 종식시킬 수도 있고, 전쟁이 재발하여 정전이 종식될 수도 있다. 평화협정을 체결하여 정전을 종식시키는 방도는 미 제국의 최종적인 패전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평화협정 체결은 점령군의 퇴각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지난 정전 시기 70년 동안 미 제국이 평화협정이라는 말 자체를 입에 올리지 않으면서 조선과 정치군사적 대결을 계속해온 이유는, 평화협정 체결이 점령군의 퇴각과 그에 따른 최종적인 패전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미 제국이 자기의 패전으로 귀결될 평화협정을 체결할 리 만무하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과 미 제국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교체하여 정전이 종식될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진 것이 분명하다. 

 

이제는 전쟁 재발로 정전이 종식될 가능성밖에 남아 있지 않다. 전쟁 재발은 개연적이 아니라 필연적이다.

 

조선의 시각에서 보면, 머지않아 반드시 재발할 전쟁은 미 제국의 무력 침공을 격퇴할 반미전쟁이며 “미제침략군이 강점한 남반부를 되찾고 영토완정을 실현할 남반부해방전쟁”이다. 그런 점에서, 조선은 반미전쟁과 ‘남반부해방전쟁’을 동의어로 본다.   

 

조선은 70년 전 정전협정 체결 직후에 벌써 반미전쟁 재발의 필연성을 간파했다. 반미전쟁 재발을 예상한 조선은 철저한 전쟁 준비를 갖추어야 했다. 여기서 철저한 전쟁 준비라는 말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국가와 민족의 흥망성쇠를 결정지을 전쟁에 철저하게 대비하지 못하면, 전쟁에서 패하여 쇠락하거나 심지어 멸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에 서술한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면, 2023년 7월 27일 조선에서 말하는 “위대한 조국해방전쟁 승리 70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2. 반미대결 70년, 누가 승리했는가?  

 

 

만일 조선이 반미전쟁에 대비해 철저한 준비를 갖추지 못했다면, 이번 전승절 국가행사에서 전군과 전민의 준비태세를 그처럼 당당하게 과시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조선이 반미전쟁을 얼마나 철저하게 준비해왔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 문제를 여러 각도에서 살펴볼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상의식적 측면과 군사작전적 측면을 살펴보는 것이다. 

 

전쟁은 사상정신적 요소(사람)와 군사작전적 요소(무기)로 수행되는데, 전쟁에서 결정적인 작용을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사상정신적 요소다. 이것이 조선에서 말하는 ‘주체의 전쟁관’이다. 전쟁은 무력의 대결이며 동시에 사상정신의 대결인데, 사상정신력이 허약한 군대는 첨단무기를 가졌어도 오합지졸로 전락한다. 따라서 조선의 반미전쟁 준비는 사상정신적 요소를 부단히 강화하는 것에 집중되었다. 

 

조선이 준비하는 반미전쟁은 혁명전쟁의 넓은 범주에 속한다. 혁명전쟁은 비혁명적인 전쟁이나 반혁명적인 전쟁과 달리 혁명사상에 절대적으로 의존한다. 그러므로 조선이 반미전쟁 준비에서 사상정신적 요소를 강화한다는 말은 전군과 전민을 혁명적 전쟁관과 반미계급의식으로 무장시킨다는 뜻이다. 바로 이것이 조선의 반미전쟁 준비에서 첫째 목표다. 요즈음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널리 사용하는 표현을 인용하면, 미 제국이야말로 “윤석열 괴뢰역적패당을 침략전쟁의 돌격대로 부추겨 군사적 대결과 핵전쟁 연습에 광분하고 있는 조선인민의 불구대천의 원수”라는 것을 전군과 전민에게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주지시키는 반미계급교양에 전력하는 것이다. 조선에서 실시되는 반미계급교양의 전반적 실태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 제국군과 한국군에는 총정치국이라는 지휘부가 없지만, 조선인민군은 총정치국을 총참모부만큼 중시한다.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전투력 강화에 힘쓰고,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은 사상정신력 강화에 힘쓴다. 

 

2022년 12월 6일 자유아시아방송 보도에 의하면,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은 대대급 이상 주요 군사 간부들의 사상검토를 진행할 데 대한 지시문을 12월 4일 전군에 하달했다고 한다. 2023년 6월 15일 데일리 NK 보도에 의하면,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은 7월 1일부터 시작되는 제2기 전투정치훈련(하기훈련) 정치사업방침을 6월 10일 전군에 하달했다고 한다. 보도에 의하면, “총정치국이 하달한 하기훈련 정치사업방침은 전승절 70주년을 맞으며 한 세대에 두 제국주의를 타승하신 백전백승 강철의 령장 김일성 대원수님의 불멸의 전승 업적과 혁명전통을 계승해나가기 위한 지휘관, 군인의 사상교양 및 조직정치사업에 힘을 집중하는 것”이라고 한다. 

 

조선에서 전체 인민을 위한 반미계급교양은 각급 당조직들이 담당한다. 조선 전역에 약 20만 개의 당세포가 조직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전국 각지에 조밀하게 배치된 각급 당조직들이 강연, 학습회, 해설담화를 비롯한 각종 사상교양활동을 끊임없이, 정기적으로 벌이고 있다. 당선전일꾼들, 학습강사들, 강연강사들, 5호 담당 선전원들이 각기 담당 지역의 대중 속에 들어가 반미계급교양에 힘쓰고 있다. 반미계급교양 거점들에 대한 참관사업과 복수결의모임도 정기적으로 조직, 진행된다. 그와 더불어 조선에서 발행되는 모든 신문, 그리고 조선에서 방영, 방송되는 모든 텔레비전과 라디오는 반미계급교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온 사회를 투철한 주적관과 대적 관념이 차고 넘치는 혁명진지, 계급진지로 건설하려는 것이 조선에서 추진되는 반미계급교양의 총적 목표다.

 

2023년 7월 27일 밤 10시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된 “조국해방전쟁 승리 70돐 경축 열병식”에서 강순남 국방상이 연설하였다. 그의 연설은 조선에서 진행해온 반미계급교양이 어느 수준에 이르렀는지를 보여주었다. 그는 연설에서 “조국해방전쟁 승리 70돐”이 “전승을 안아온 3년과 승리를 지켜온 70년이 함께 세운 역사의 기념비”라고 하면서, “당과 수령에 대한 충실성과 백절불굴의 억센 의지와 영웅적인 투쟁정신으로 하나가 된 군대와 인민이 전후 70년간 가장 엄혹한 혁명의 년대들을 전설적인 기적과 비약의 연대들로 전환시키며 전승국의 불멸의 명성과 고귀한 영예를 꿋꿋이 지켜온 것은 전승에 못지않은, 그보다 더 거대한 승리로서 그 무엇에도 비길 수 없이 소중하며 그만큼 값비싸고 무겁고 숭엄한 것”이라고 하였다. 이 인용문은 1950년부터 1953년까지 벌어진 3년 반미전쟁에서 승리한 것보다 1953년부터 2023년까지 벌어진 70년 반미대결에서 승리한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강순남 국방상은 연설에서 전승 70주년의 의의를 70년 반미대결에서의 승리라고 강조한 것이다.

 

조선에서 말하는 70년 반미대결의 승리는 무엇보다도 사상정신의 승리를 의미한다. 미 제국은 분열과 부패, 갈등과 대립에 빠져 70년을 보냈으나, 조선은 70년 동안 줄기차게 노력하여 사상정신적 단결을 공고화하였다.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볼 수 있는 군대의 사정을 살펴보면, 미 제국군은 증가하는 자살, 정신질환, 성범죄, 저학력, 마약, 비만, 흉악범죄의 수렁에 빠져 점점 쇠락하고 있다. 2022년 5월 4일 CNN 보도에 의하면, 미 제국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USS George Washington)에서 12개월 동안 승조원 7명이 비명횡사했는데, 그중에서 4명은 자살했다고 한다. 이에 충격을 받은 미 제국 해군 당국은 비명횡사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긴급히 조사를 시작했고,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에서 근무하는 승조원들이 일과 후 육지의 해군시설에서 생활하게 하는 비상조치를 취했다. 해군 병사들의 정신상태가 쇠락했는데, 그런 오합지졸들에게 항공모함 100척이 있으면 뭐하나?

 

그와 대조적으로, 조선인민군은 끊임없는 사상교양과 도덕교양으로 강군화의 길을 걷고 있다. 조선인민군은 4대 강군화를 실현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4대 강군화란 사상정신적 강군화, 도덕적 강군화, 전법 강군화, 다병종 강군화를 말하는데, 그중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은 사상정신적 강군화와 도덕적 강군화다. 

 

이처럼 70년 반미대결은 조선과 미 제국에서 각각 정반대의 현실을 펼쳐놓았다. 조선은 사상정신적으로, 도덕적으로 완승했고, 미 제국은 사상정신적으로, 도덕적으로 완패했다.   

 

 

3. 쇼이구 국방상이 놀란 조선의 최첨단 무장장비들

 

 

2023년 7월 27일 ‘조국해방전쟁 승리 70돐’에 즈음하여 평양에서 ‘무장장비전시회-2023‘이 진행되었다. 김정은 총비서는 전승절을 축하하기 위해 조선을 방문한 쎄르게이 쇼이구(Sergei K. Shoigu) 로씨야[러시아] 국방상과 함께 ‘무장장비전시회-2023’을 돌아보았다. 로씨야 군사대표단과 조선 주재 로씨야 대사가 참관에 동행했다. 

 

 

대규모 전시회장은 반미대결 70년 동안 조선이 개발, 축적해온 군사과학기술로 만들어낸 세계 정상급 첨단무기들로 가득 찼다. 무장장비전시회를 참관한 쇼이구 국방상과 로씨야 군사대표단은 그동안 소문으로만 들었던 조선의 첨단무기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날 전시회 참관 중에 쇼이구 국방상과 로씨야 군사대표단이 특별한 관심을 보인 것은,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와 새별-9형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다. 북에서는 사이시옷을 쓰지 않으므로, 샛별이 아니라 새별이라고 표기한다. 쇼이구 국방상과 로씨야 군사대표단이 새별-4형과 새별-9형에 특별한 관심을 보인 것은, 전략무인정찰기와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를 만든 나라는 이제껏 전 세계에서 미 제국과 중국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선이 만든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의 날개길이는 약 35m이고, 미 제국이 만든 RQ-4 글로벌 호크(Global Hawk) 전략무인정찰기의 날개길이는 39.9m다.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는 날개길이가 평양 시내 도로를 지날 수 없을 만큼 너무 길어서 이번 전승열병식에 나오지 못했고, 열병식 직전에 전승열병식 참가자들과 평양 시민들을 위해 200m 고도로 비행하면서 김일성광장 상공을 두 차례 도는 시범 비행을 했다. 

 

조선이 만든 새별-9형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의 날개길이는 약 20m이고, 미 제국이 만든 MQ-9 리퍼(Reaper) 무인공격기의 날개길이는 20m다. 새별-9형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는 전승열병식 직전 시범 비행에도 참가했고, 전승열병식 행진에도 참가했다. 

 

 

로씨야가 2020년에 실전 배치한 크론쉬타트 오리온(Kronshtadt Orion) 무인정찰기는 날개길이가 16m여서 조선의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 날개길이보다 약 19m 짧다. 로씨야는 날개길이가 새별-9형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와 같이 20m로 설계된 S-70 옥코트니크(Okhotnik)-B 무인공격기를 개발하는 중이다.

 

세계가 군사과학기술강국으로 공인하는 로씨야도 전략무인정찰기와 전략무인공격기를 아직 만들지 못했는데, 조선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만들었다는 사실 앞에서 쇼이구 국방상과 로씨야 군사대표단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쇼이구 국방상은 환영연회에서 연설하면서 조선인민군이 “세계에서 제일 위력한 군대”라고 했다.  

  

 

4. 하와이 상공까지 날아가는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의 날개길이는 약 35m이고, RQ-4 글로벌 호크 전략무인정찰기의 날개길이는 39.9m이므로, 새별-4형이 RQ-4 글로벌 호크보다 날개길이가 약간 짧지만 작전 성능은 서로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

 

RQ-4 글로벌 호크 전략무인정찰기의 항속거리는 22,800km인데,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의 항속거리가 RQ-4 글로벌 호크의 항속거리보다 2,800km 짧은 20,000km 수준이라고 보면, 원산 국제비행장에서 이륙한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는 태평양을 건너가 하와이 상공을 비행하면서 공중정찰을 하고 원산으로 복귀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사정을 보면, 조선이 한반도와 주변 해역이 아니라 태평양을 공중에서 정찰하기 위해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를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는 RQ-4 글로벌 호크 전략무인정찰기와 마찬가지로 18km 고도에서 날면서 지상 또는 해상에 있는 30c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다. 18km 고도 이하로 내려가면, 사람의 얼굴과 옷차림도 식별할 수 있다. 이것은 정찰위성의 고도화된 식별성능에 버금가는 식별 능력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쇼이구 로씨야 국방상과 함께 ‘무장장비전시회-2023’을 참관하면서 그에게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의 작전성능에 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었는데, 만일 새별-4형의 작전성능이 RQ-4 글로벌 호크에 비해 떨어진다면 쇼이구 국방상에게 새별-4형의 작전성능에 관해 그처럼 자신 있게 설명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는 하와이 상공 18km 고도를 날면서 지상에서 움직이는 사람들과 차량들, 주변 해역에서 움직이는 군함과 선박들을 촬영하여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엄청난 정찰능력을 가진 것으로 생각된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1년 1월 8일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가까운 기간 내에 (중략) 500km 전방 종심까지 정밀 정찰할 수 있는 무인정찰기들을 비롯한 정찰수단들을 개발하기 위한 최중대 연구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데 대하여서 언급”하였다. 500km 전방 종심은 북측 전방 지대에서 부산에 이르는 아주 먼 거리인데,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는 개성 상공을 날면서 부산 시내를 정밀하게 정찰할 수 있는 엄청난 능력을 가진 것이다. 조선이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를 북측 전방지대에 띄우면,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정박한 미 제국 전략핵잠수함에 누가 드나드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그런데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가 하와이 상공을 비행하면서 지상 또는 해상의 이동표적을 촬영한 동영상 자료를 실시간으로 조선의 무인기 조종통제실로 전송하려면 군사통신위성의 중계통신이 필요하다. 아직 군사통신위성을 갖지 못한 조선은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가 하와이 지상 또는 주변 해상의 이동표적을 촬영한 동영상 자료를 실시간으로 전송받지 못하지만, 군사통신위성 대신 공중조기경보기의 중계통신을 받을 수 있다. 조선은 항속거리가 2,700km인 AN-24 공중조기경보기를 운용하는데,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가 공중조기경보기의 중계통신을 받으면, 조선에서 3,000km 떨어진 지상 또는 해상에서 움직이는 사람, 차량, 함선 같은 이동표적을 촬영한 동영상 자료를 실시간으로 무인기 조종통제실에 전송할 수 있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공중조기경보기에 연계된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가 일본 오끼나와[오키나와] 상공으로 날아가 그 섬에 있는 미 제국군 기지들을 공중정찰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국, 프랑스, 일본, 로씨야 같은 군사기술 강국들이 그처럼 엄청난 정찰능력을 가진 전략무인정찰기를 아직 만들지 못하는 이유는 전략무인정찰기에 설치되는 초강력 엔진을 자체 기술로 개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새별-4형과 글로벌 호크에는 큼지막한 엔진이 기체 상부 뒤쪽에 각각 설치되었는데, 바로 그 엔진이 3,400마력의 출력을 내는 초강력 엔진이다. 

 

2023년형 현대 아이오닉-5 승용차 엔진의 최대 출력은 320마력인데,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 엔진의 최대 출력이 3,400마력 정도라면 현대 승용차 10대의 출력을 합친 것보다 더 큰 출력이다. 조선이 영국, 프랑스, 일본, 로씨야 같은 군사기술 강국들을 제치고 그런 초강력 엔진을 자체 기술로 만들었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최첨단 과학기술의 응결체라고 할 수 있는 글로벌 호크 전략무인정찰기는 대당 가격이 무려 1억3,140만 달러에 이른다. 그와 같은 급인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의 가격도 당연히 1억 달러를 훌쩍 넘길 것이다.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는 조선이 만든 무기들 중에서 가장 값비싼 무기다. 

 

 

5. 24시간 적수들 노리는 새별-9형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

 

 

새별-9형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는 미 제국이 운용하는 MQ-9 리퍼 무인공격기와 같은 급이다. 리퍼 무인공격기에는 900마력의 출력을 내는 엔진이 설치되었는데, 그와 같은 급인 새별-9형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에는 900마력 이상의 출력을 내는 엔진이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 

 

새별-9형의 엔진 마력이 MQ-9 리퍼의 엔진 마력보다 좀 더 강하다고 보는 까닭은, 리퍼 무인공격기에 4개의 무장장착대(hardpoint)가 설치된 것에 비해, 새별-9형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에는 6개의 무장장착대가 설치되었기 때문이다. 무인기에 무거운 무기를 장착할수록 엔진 마력도 그만큼 더 강해야 한다.

 

리퍼 무인공격기의 작전성능과 비교하면, 새별-9형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는 항속거리가 2,000km, 비행고도가 15km, 작전 고도가 7.5km인 것으로 유추된다. 여기서 말하는 작전 고도라는 것은 새별-9형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가 활공형 유도폭탄과 적외선 유도 반땅크미사일을 지상 또는 해상의 이동목표를 향해 발사하는 고도를 의미한다. 

 

새별-9형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는 활공형 유도폭탄 6발을 장착할 수도 있고, 적외선 유도 반땅크미사일 12발을 장착할 수도 있다. 활공형 유도폭탄의 사거리는 28km이고, 적외선 유도 반땅크미사일의 사거리는 25km다. 

 

한국군은 수도기계화보병사단, 제2신속대응사단, 제8기동사단, 제11기동사단을 통합하고, 전차 800대를 중심으로 자주포, 장갑차, 보병전투차량, 작전헬기로 중무장시킨 제7기동군단을 배치했는데, 새별-9형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는 25km 밖에서 적외선 유도 반땅크미사일을 발사해 제7기동군의 전차, 자주포, 장갑차, 보병전투차량, 작전헬기를 간단히 제거할 수 있다. 이것은 한국군 주력부대인 제7기동군단에 치명적인 위험이 닥쳐왔음을 말해준다.

 

2020년 1월 3일 미 제국 공군은 심야에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 주차장 상공으로 출동시킨 리퍼 무인공격기에서 AGM-114 헬파이어(Hellfire) 공대지미사일을 기습 발사하여 승용차를 타고 주차장을 벗어나던 이란 쿠드스군 카셈 쏠레이마니(Qasem Soleimani) 사령관과 이라크 대중동원군 아부 마디 알-무한디스(Abu Mahdi al-Muhandis) 부사령관을 도로 주행 중에 살해했다.

 

개성에서 서울까지 직선거리는 60km이므로, 황해북도 황주군에 있는 황주 비행장에서 이륙한 새별-9형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가 개성 상공을 통과하면 불과 8분 만에 서울 상공에 진입할 수 있다. 이것은 야간에 서울 상공에 소리 없이 진입한 새별-9형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가 서울 시내에서 움직이는 사람과 차량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다가 어느 순간 정밀타격 공대지미사일을 기습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새별-9형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가 너무도 쉽게 식별할 수 있는 대통령 전용차를 타고 용산 대통령실과 한남동 관저를 날마다 정기적으로 오가는 윤석열 대통령의 신변안위가 걱정된다.

 

개성에서 평택까지 직선거리는 120km이므로, 황주 비행장에서 이륙한 새별-9형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가 개성 상공을 통과하면 15분 만에 평택 상공에 진입할 수 있다. 이것은 야간에 평택 군사기지 상공에 진입한 새별-9형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가 기지 안에서 움직이는 사람과 차량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다가 정밀타격 공대지미사일을 기습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평택 군사기지에서 무심히 걸어 다니는 폴 러캐머라(Paul J. LaCamera) 점령군사령관의 신변에 치명적인 위험이 닥쳤다.

 

 

6. 핵무기 중심으로 편성된 엄청난 무장력

 

 

2023년 7월 27일 밤 10시 김일성광장에서 “조국해방전쟁 승리 70돐 경축 열병식 및 열병 행진”이 진행되었다. 열병식, 열병부대들의 준비검열, 상징 종대들의 열병 행진, 열병 종대들의 열병 행진, 공군 작전기들의 열병 비행, 기계화 종대들의 열병 행진 순으로 진행되었다. 그중에서 기계화 종대들의 열병 행진을 순서대로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1) 최신형 주력땅크 6대

2) 600mm 초대형 방사포 4문을 탑재한 4축8륜 발사대차 6대

3) 화살-1형 전략순항미사일 5발을 탑재한 4축8륜 발사대차 6대

4) 화성-11가형 변칙궤도비행 미사일 2발을 탑재한 4축8륜 발사대차 6대

5) 화성-11나형 변칙궤도비행 미사일 2발을 탑재한 4축8륜 발사대차 6대

6) 해일 핵무인수중공격정 1척을 탑재한 6축12륜 차량 4대

7) 번개-7 반항공미사일 5발을 탑재한 5축10륜 발사대차 4대 

8) 새별-9형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 1대를 탑재한 6축12륜 차량 4대

8) 화성-12나형 극초음속 미사일 1발을 탑재한 6축12륜 발사대차 4대

10) 화성포-18형 대륙간탄도미사일 1발을 탑재한 9축18륜 발사대차 4대

11) 화성포-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 1발을 탑재한 11축22륜 발사대차 4대

 

 

기계화 종대들의 열병 행진에서 최신형 주력 땅크가 가장 앞에 나선 것은 그 주력 땅크가 조선에서 말하는 ‘남반부해방전쟁’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할 무기체계이기 때문이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국토수복의 판가리 결전의 선두에서 질풍 쳐 갈 주력땅크”라고 하였다. 이번 전승열병식에 참가한 최신형 주력 땅크를 살펴보면, 포탑 전면에 장갑이 대폭 강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위에 열거한 11종의 무기 중에서 최신형 주력 땅크, 번개-7 반항공미사일, 새별-9형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를 제외한 8종의 무기들은 전부 핵탄두를 장착하는 핵무기들이다. 이번 전승열병식에 참가한 무기체계가 이처럼 핵무기를 중심으로 편성된 것은 조선인민군이 핵전투무력을 중심으로 재편되었음을 말해준다. 

 

이번 전승열병식에 참가한 8종의 핵무기 중에서 전술핵무기는 600mm 초대형 방사포, 화살-1형 전략순항 미사일, 화성-11가형 변칙궤도비행 미사일, 화성-11나형 변칙궤도비행 미사일, 해일 핵무인수중공격정이다. 조선인민군 전술핵전투 부대들은 실전에서 사용할 전술핵무기 10종을 운용하는데, 그중에서 5종만 이번 전승열병식 행진에 참가했다.  

 

조선인민군 전술핵전투 부대들이 장비한 전술핵무기는, 이번 전승열병식을 보도한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사용한 표현을 인용하면, “무기가 부족해 조국의 남해를 지척에 두고 진격을 멈춰야만 했던 전승 세대의 피맺힌 한을 가슴 후련히 풀어줄” 전술핵무기인 것이다. 이런 표현은 조선인민군 전술핵전투 부대들이 장비한 10종의 전술핵무기들이 영토완정을 실현하기 위한 ‘남반부해방전쟁’에서 사용될 주력 무기라는 점을 예고한다. 강순남 국방상은 이번 전승열병식 연설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주권과 안전을 수호하고 영토완정을 보장하는 것은 우리 군대의 숭고한 사명”이라고 지적하면서 영토완정 의지를 명백히 천명했다.

 

강순남 국방상은 이번 전승열병식 연설에서 영토완정을 실현할 ‘남반부해방전쟁’이 임박하였다는 것을 다음과 같이 언명했다. 

 

“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상으로서 지금 이 시각 달리 해석할 여지가 없는 가장 명백한 문장으로 다시 한번 우리의 적수들에게 경고하고자 합니다. 지금 이대로 군사적 대결을 기도하며 나간다면 우리 국가의 무력 행사가 미합중국과 <대한민국>에 한해서는 방위권 범위를 초월하게 된다는 것을 엄중히 선포합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종합] “대한민국이 무정부 상태다”…윤석열 퇴진 50차 촛불대행진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3/07/29 [22:08]
  •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50차 촛불대행진 7월 행진의 날 정리 집회가 29일 오후 9시 서울 홍대입구역 도로에서 열렸다. 

 

© 김영란 기자

 

행진 초반 2,500여 명이었던 참가자가 행진 도중 계속 늘어 정리 집회에는 4천여 명(주최 측 추산)이 모였다. 

 

촛불행동은 이날 행사 전체 연인원이 8천 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예술단 ‘빛나는 청춘’이 「어느 별에서 왔니」, 「함께」를 불렀다.     © 김영란 기자

 

정리 집회 사회를 본 김지선 강남 촛불행동 대표는 “고속도로 국정농단 특검을 실시하라!”, “후쿠시마 핵폐수 방류정권 윤석열을 몰아내자!”, “윤석열 비리 돌격대 원희룡은 사퇴하라!”, “국민들이 죽어간다 윤석열을 몰아내자!”라고 외쳤다. 

 

‘주기자의 퇴진뉴스’ 순서에 무대에 오른 주기자는 이상민 탄핵 기각 사안을 두고 “헌법개판소인지 재판소인지 잘 모르겠다”라며 “헌법재판소는 스스로를 탄핵했다”, “대한민국이 무정부 상태임을 공식적으로 확인시켜 준 셈이다”라고 하였다. 

 

▲ 주기자로 분한 백지은 촛불행동 회원.     © 김영란 기자

 

또 검찰특활비 관련 ‘휘발’ 망언을 한 한동훈을 향해서는 “선택적 정의, 선택적 수사에 이어 선택적 휘발까지 최소한의 양심까지 휘발된 모양”이라며 “휘발놈? 아니 한동훈 법무부 장관께서는 이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해 시간을 핑계로 도망간 잉크도 지명 수배하고 잉크통도 압수수색을 하길 바란다”라고 꼬집었다. 

 

윤석열 퇴진 대학생 운동본부 건국대학교 지부장 김나인 학생은 “장관 후보자 아들이 학교 폭력을 해놓고도 당당하게 서울대에 입학했다는 걸 들었다. 이게 나라인가?”라고 물었다. 

 

▲ 김나인 지부장.     © 김영란 기자

 

그러면서 “산업용 전기 내렸다. 법인세 인하해서 세금이 충당 안 되는 게 몇억이라던데 그거 다 우리 같은 서민들이 감당하라는 말 아닌가?”라고 하였고 또 “청년 예산 삭감한다고 하고 등록금 인상한다고 했는데 우크라이나 가서는 자기 이름으로 장학금까지 만든다고 했다. 그럴 거면 우크라이나 가서 대통령 하라”라고 외쳤다. 

 

극단 ‘경험과 상상’ 배우 한덕균 씨는 최근 논란이 된 묻지 마 범죄 이야기를 꺼내며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지 않겠나. 버젓이 잘못해도 아무 조사도 처벌도 없고 오히려 상대방을 압수수색하고 간첩으로 몰고 검찰은 뻔뻔하게 백지 영수증을 제출하고 사법부조차 ‘정부는 재난 대처를 안 해도 된다’며 행안부 장관 탄핵을 하지 않았다. 대통령과 공직자들이 저러는데 세상이 흉흉해지지 않고 배기겠나. 이놈들은 묻지 마 범죄보다 더 심각하다고 본다”라고 주장했다. 

 

▲ 한덕균 배우.     © 김영란 기자

 

마지막으로 ‘건희도로 국정농단’, ‘나라 말아먹는 윤석열’, ‘윤석열이 핵폐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찢고 집회를 마쳤다.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밀폐용기에 살아있는 토끼를 넣어도 된다고 생각합니까?



[함께 사는 길] #동물은물건이아니다

김영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회 동물권소위 위원 기사입력 2023.07.30. 05:28:17

 

지난 5월 키우던 토끼를 10시간 동안 플라스틱 밀폐용기에 가둬 질식사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주인에게 항소심법원은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하였다. 1심 재판부는 무죄선고의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피고인이 토끼를 플라스틱통 안에 넣은 목적은 죽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토끼와 분리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설령 죽이기 위해 통 안에 넣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이 행동이 동물보호법상 학대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어진 항소심 재판부 또한 "피고인의 행위가 동물에 대해 목을 매다는 등의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에 해당되지는 않는다"라고 판단함으로써 1심의 판결을 정당화했다.

살아있는 생명을 플라스틱 밀폐용기에 넣어 10시간을 가둔 것이 잔인한 방법이 아니라는 판단인 것이다. 그렇다면 플라스틱 밀폐용기에 반찬을 넣어둔 것과 살아있는 토끼를 넣어둔 것은 법적으로 동일하게 평가될 수 있다는 것인가? 토끼의 법적 지위는 무엇이기에 밀폐용기에 넣어도 동물학대가 아닌 것으로 평가되었을까?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 동물, 환경, 여성, 법률 등 2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결성된 '동물은물건이아니다연대' 회원들이 지난 5월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동물 비물건화' 규정이 담긴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의 신속한 통과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동물은물건이아니다연대

 

동물은 물건이 아니라는 개정안의 배경

민법 제98조는 '유체물 및 전기 기타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을 '물건'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동물은 민법 제98조의 유체물에 해당되기 때문에, 그 법적 지위가 물건이 된다. 이런 이유로 개와 개 모양 인형은 같은 법적 지위를 가지게 된다. 따라서 주인이 심각하게 동물을 학대한 것이 적발되더라도 그 물건의 소유권을 가진 주인에게 돌려보내야 한다. 학대를 받은 동물이 공적으로 구제받지 못하고 학대한 주인에게 되돌아 가야 하는 것이다. 이 법에 따라 규범적으로는 동물 학대 또한 물건을 학대한 것이어서 동물 학대의 형량이 제대로 선고되지 않았다. 동물을 다치게 한 자에 대한 손해배상액수가 턱없이 낮은 문제점도 이와 연결돼 있다.

이러한 민법의 조항이 상식과 동물에 대한 시민 일반의 감수성과 부합한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21년 10월 정부는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동물 학대·유기 방지, 동물에 대한 비인도적 처우 개선 및 동물권 보호 강화 등을 위한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인식에 부합하는 동물의 법적 지위 개선을 위하여,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이 개정법률안')을 발의하였다.

'2022 동물복지에 대한 국민인식조사(사단법인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2022)'에 따르면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를 민법에 명시하는 데 국민 94.3%가 찬성하고 있어 대부분의 국민 의식에 부합하는 개정안이라 할 수 있다. 또 정부가 법안을 발의하기 위해서는 입법예고, 규제심사, 법제처심사, 국무회의 심의 등 매우 복잡한 과정을 통해 쟁점, 문제점, 부작용을 논의하여 발의하여야 하고, 결론적으로 정부안으로 발의되었다는 사실로 판단해 볼 때 '이 개정법률안대로 개정한다 하더라도 문제가 없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더욱이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나라들은 우리나라의 현행법 같은 '동물을 물건으로 보는 법적 태도'를 이미 극복한 바 있다. 독일, 오스트리아, 독일, 스위스 등 주요 선진국들은 동일하거나 유사한 법제를 도입하여 학대 행위자의 동물 소유권을 제한하는 등 동물을 단순히 물건으로 보고 있지 않다. 더 나아가 프랑스, 벨기에, 스페인과 같은 나라들은 '동물을 감응력 있는 존재로 규정'하며, '동물의 이익을 고려하는 적극적인 입법 경향'을 보이고 있다. 남미 국가들의 헌법에는 자연의 권리가 명시되어 있고, 특히 칠레는 '동물은 지각 있는 존재'라는 내용으로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법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법안심사조차 시작되지 않았다

정부가 개정법률안을 발의하자,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는 규정이 동물의 법적 지위를 제고하는 기본조항이 될 것이라는 기대 속에 동물단체를 비롯한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환영하였고, 조속한 법안 통과를 촉구하였다. 그러나 국회는 발의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별다른 논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가, 2023년 4월 4일에야 합의문을 통해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4월 임시국회에서 우선적으로 처리하기로 발표하였고, 이는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다. 그러나 이 요란한 합의 이후 2달이 넘도록 이 개정법률안은 여전히 법안심사조차 시작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환경, 동물, 기후, 생태 등을 고민해온 20여 개 단체들이 모여 '동물은물건이아니다연대'를 구성하고, 지난 5월 30일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동물은물건이아니다연대는 더 이상 국회가 자발적으로 법을 개정한다는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분명하게 지적하고, 국회 양당이 지난 4월 합의하여 대국민 발표까지 하였던 만큼 국회가 신속히 국민과의 약속을 지킬 것을 강력히 촉구하였다. 동물은물건이아니다연대 출범 이후 양당 국회의원실을 방문하여 박주민, 이탄희 의원과의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개정법률안의 조속한 법안 통과를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편 시민들과 만나 개정법률안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기 위한 현장 액션도 기획하고 있다.

동물은물건이아니다연대의 활동에 대해 일각에서는 단순히 선언적 의미에 불과한 이 개정법률안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반문하는 경우가 있다. 심대한 의미가 있다. 근본적으로 동물을 물건으로 평가하는 한, 동물 관련 법제들은 현재의 '동물보호법'과 같이 현실과 전혀 부합하지 않는 규범력, 가치평가, 적용범위, 판단수준을 가지게 된다.

송기헌 의원실이 법무부와 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 3월까지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접수된 사건 4249건 가운데 재판에 넘겨진 피의자는 122명(3%)에 불과하고, 절반 가까이가 불기소되었으며(46.4%), 1372건(32.5%)은 약식명령처분을 받았다. 5년간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입건된 피의자 4221명 중 구속기소된 피의자가 단 4명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우리 법체계에서 '동물을 물건으로 보는 규정'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통계적 진실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개·고양이 식용금지법'이 제정된다 하더라도, '동물보호법'처럼 무기력한 수준으로 기능하는 데 그치고 말 것이라는 합리적인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그러므로 이 개정법률안은 법체계 내에서 동물의 법적 지위를 정립하게 되며, 다른 동물보호 관련 법령들을 제대로 기능하게 만드는 근본이 되는 것이다.

 

시민의 생명인식 수준과 동떨어진 법을 수선하라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당신에게 묻는다. 밀폐용기에 살아있는 토끼를 넣어도 된다고 생각하는가? 당신의 답을 듣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당신은 질문에 답변하기보다 질문자를 황당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직한 분노가 섞인 말을 하게 될지 모른다. "이걸 질문이라고 하냐? 당신은 살아있는 생명과 반찬도 구별 못하나?"

이 반문이 향해야 할 곳은 우리 법이다. 황당하게도 현재의 우리 법은 '살아있는 토끼도 물건이기에 넣어도 된다.'고 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황당한 법체계가 우리를 규율하고 우리를 지배하는 현실을 바로잡고자, 우리 '동물은물건이아니다연대'는 이 개정법률안 통과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시민의 지지와 응원이 필요하다. 법이 현실, 시민의 생명인식 수준을 따르게 해야 한다.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함께 사는 길

월간 <함께 사는 길>은 '지구를 살리는 사람들의 잡지'라는 모토로 1993년 창간했습니다. 사회적 약자와 생태적 약자를 위한 보도, 지구적 지속가능성을 지키기 위한 보도라는 보도중점을 가진 월간 환경잡지입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학생인권조례 공격에 몰두한 교육부 장관, 교권 침해 대책은 ‘두루뭉술’

중계 창에는 “학생인권조례 타령 그만하라” 분노의 댓글 쇄도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안보고를 하고 있다. 2023.7.28 ⓒ뉴스1
28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교권 침해 대책에 대한 현안질의가 열렸지만,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학생인권조례 공격에만 몰두했다. 반면, 교원단체들이 공통적으로 요구한 대안이나 교육부의 추진 과제를 묻는 질문에는 "체제를 갖추겠다"거나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식의 두루뭉술한 답변을 내놔 빈축을 샀다.

이 장관은 이날 교육위 전체회의에서 열린 긴급현안질의에 출석해 ▲학생인권조례 개선 ▲교권 강화 및 교육활동 보호 ▲학생의 교육활동 침해 사항에 대한 생활기록부 기재 ▲교육지원청에 교권보호위원회 설치 등을 교권 침해 대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학생인권조례가 있는 지방자치단체와 없는 지방자치단체의 교육활동 침해 건수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조사 결과까지 나왔지만 이 장관은 현재 교권 침해 문제가 학생인권조례 때문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 장관은 '서이초 사건의 본질'을 묻는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 질문에 "학생인권조례가 생긴 이후 지속적으로 교권이 추락했다"고 답했다. '악성 민원을 더 본질이라고 생각하진 않느냐'는 지적에는 "악성 민원과 학생인권조례는 분리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이초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에 대해서는 아직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다만, 서이초 교사가 동료 교사들에게 학부모의 악성 민원으로 인한 힘겨움을 토로했고 학교에도 학부모 민원과 관련된 업무 상담을 10차례 요청했던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교사 개인에게 민원에 대한 과도한 책임이 주여지고 정작 학교는 교사들을 보호하지 않는 현실이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동시에 일선 교사들은 현행 아동학대법상 교사들의 정당한 생활지도도 아동학대로 신고당하고, 신고만으로도 직위해제되는 상황도 바로잡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이 장관은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을 학생인권조례 탓이라고 치부했다. 이 장관은 '교사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건, 아동학대처벌법과 관련된 교권 침해'라는 무소속 김남국 의원의 지적에 "아동학대처벌법이 집행되는 사례들을 보면 사실 지나친 학생 인권에 대한 것부터 출발한다"며 "학생인권조례에 따른 학생 인권에 대한 지나친 확대 해석과 다 연관돼 있다. 두 개를 분리하기는 힘들다"고 반박했다.

이에 김 의원은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교권이 침해됐다는 주장을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가 있느냐"고 물었지만, 이 장관은 "데이터는 분석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분석은 해봤나"라고 재차 묻자, "여론조사(결과)가 있다"는 궁색한 답변을 내놨다. 이 장관이 자신의 주장에 대한 근거로 내세운 건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있다"거나, "사례가 있다"는 등 불명확한 내용뿐이었다.

김 의원은 "(이 장관 주장대로라면) 학생인권조례가 있는 곳과 아닌 곳의 교권 침해 현황을 봐야 하고, 학생인권조례 제정 후 교권 침해가 늘었는지도 봐야 하는데, 제가 확인한 데이터에 따르면 둘 사이의 인과관계나 상관관계는 찾기 어려웠다"며 "진보냐 보수냐, 이런 정치적인 관점을 넣어서 정쟁화하는 건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과 일부 여당 의원들이 실질적인 대책을 논의하는 데에 집중하지 않고 학생인권조례 공세에만 열을 올리자, 현안질의를 생중계하는 유튜브 채널에는 "왜 자꾸 학생과 교사의 대결로 몰아가나", "선생님은 학생 때문에 힘든 게 아니다. 악성 민원과 무분별한 고소 때문이다", "또 시작이다. 학생인권조례 타령 그만하라"는 댓글이 쇄도하기도 했다. 

학생인권조례를 제외한 질의에는 두루뭉술한 답변만 이어졌다. 

'교사 출신'인 민주당 강민정 의원은 "(교육부 추진 과제로) 교권 침해 학생을 분리하는 조치를 우선적으로 취하겠다고 했는데, 어떤 조치를 염두에 뒀나"라며 이 장관이 업무보고로 밝힌 내용의 구체성을 따져 물었다.

이 장관은 "사안이 발생했을 때 바로 분리할 수 있도록 체제를 갖추려고 한다"는 하나 마나 한 답변을 내놨다. '그 체제라는 게 무엇이냐'는 후속 질문에는 "전담팀을 따로 두겠다"는 말만 했다.

강 의원은 "전담팀을 학교에 두는 건가, 아니면 교육청에 두는 건가"라고 다시 질문했고, 이 장관은 "교육청에 둘 수도 있고, 학교에 둘 수도 있다"고 답했다.

이어지는 답변도 마찬가지였다. '구체적인 진단과 해결 방법'을 묻는 강 의원의 질문에 이 장관은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필요할 거 같다"는 식의 추상적인 답변만 내놨다.

참다못한 강 의원은 "지금 이렇게 답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 두루뭉실 넘어가선 안 된다"고 질타했다. 이 장관은 "두루뭉실 넘어가려는 건 전혀 아니고, 구체적인 상황은 실무 국장이 보고하겠다"며 답변을 넘겼다.
 

“ 남소연 기자 ” 응원하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이제 핵전쟁 발발은 시간문제”…북, 7.27 연설에서 경고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3/07/29 [09:15]
  •  
 

 

27일 저녁에 열린 북한 전승절 70주년 열병식에서 강순남 국방상이 미국을 향한 강력한 경고를 담은 연설을 하였다. 

 

▲ 강순남 국방상.     

 

강 국방상은 “지금 이 시각도 미제 호전광들과 윤석열 역적패당은 과대망상적인 ‘힘의 논리’를 제창하며 감히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에 대한 군사력 사용으로 조선반도[한반도] 지역에서 사상 초유의 핵전쟁을 불러올 수 있는 위험한 장난질”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먼저, “우리 국가를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자주적인 나라들을 겨냥하여 ‘한’·미·일 3각 군사동맹과 같은 침략적인 군사블록을 집중 형성하고 있는 미국은 지역 밖의 대결기구인 나토 세력까지 조선반도 지역에 서슴없이 끌어들이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뿐 아니라 주변 국가들의 안전 환경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하여 한·미·일 3각동맹과 나토의 아시아 진출이 북한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의 안보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으로, “보다 엄중한 것은 미국이 ‘대한민국’ 졸개들과 함께 ‘핵협의 그룹’이라는 핵전쟁 기구를 가동시키고 우리 국가를 목표로 한 핵전쟁 흉계를 실천 단계에서 추진”하는 것을 꼽았다. 

 

특히 “얼마 전 한 개 나라를 초토화하고도 남을 핵탄을 장착한 초대형 전략핵잠수함이 4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멀지 않은 남반부 항구에 출현”했다며 “미 전략핵잠수함이 아주 위험한 수역에 들어왔다는 것을 엄중히 경고한 상태”라고 하였다. 

 

즉, 북한의 사전 경고를 무시하고 전략핵잠수함을 한반도에 진출시킨 것을 심각한 문제로 본 것이다. 

 

강 국방상은 “이제는 조선반도에서 핵전쟁이 일어나느냐 마느냐 하는 것이 아니라 누가 언제 어떻게 핵전쟁을 일으키겠는가 하는 것이 문제”라고 하여 핵전쟁이 기정사실이며 시간문제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분명히 저들의 운명을 끝장낼 자멸적인 최후 선택을 하였”다면서 “지금 이대로 군사적 대결을 기도하며 나간다면 우리 국가의 무력행사가 미합중국과 ‘대한민국’에 한해서는 방위권 범위를 초월하게 된다는 것을 엄중히 선포”한다고 하였다. 

 

즉, 한미의 공격을 막는 것을 넘어서 한미를 공격할 수 있다고 한 것이다. 

 

강 국방상은 “미제는 우리에게 핵을 사용하고도 살아남을 수 있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하면서 “(미국이) 자기의 멸망에 대해 걱정해야 할 때이며 전략자산들을 조선반도에 들이밀기 전에 미 본토 전역을 뒤덮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핵무력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라고 경고했다. 

 

한편 강 국방상은 이날 행사의 의의에 관해 “70년 전 미제침략군과 그 추종국가 무리들의 무력 침공으로부터 나라를 굳건히 보위하고 위대한 승리를 쟁취한 환희가 우렁찬 만세의 함성으로 터져 올랐던 바로 이 광장에서 전승 일흔 돌을 경축하여 열병식을 진행하게 되는 것은 우리 공화국 무력 장병들의 크나큰 영예이며 전체 조선인민의 대경사”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인민의 존엄과 명예, 국가의 자주적 발전환경을 사수하였으며 미 제국주의의 세계제패 전략 실행을 저지시키고 새로운 세계대전을 막아 인류의 평화를 수호한 조선의 7.27전승의 사변적 의의는 신성하고 영원한 것”이라면서 한국전쟁과 정전협정 체결의 의의를 설명했다. 

 

강 국방상은 러시아 대표단을 향해 “나라의 주권과 영토 완정, 전략적 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싸움이 지속되는 환경 속에서도 조선인민의 정의로운 위업에 대한 지지를 표시하며 전통적인 조로[북러] 친선 관계를 새로운 높은 단계에서 발전시키기 위해 평양을 방문한 국방상 세르게이 쇼이구 대장 동지를 단장으로 하는 러시아연방 군사대표단 성원들을 다시 한번 열렬히 환영”한다고 하였다. 

 

또 중국 대표단을 향해서는 “반제자주, 사회주의를 위한 공동의 투쟁 속에서 피로써 맺어진 전투적 우의와 친선의 정을 안고 우리 인민과 뜻깊은 전승절을 함께 경축하고 있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이며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인 리홍중 동지를 단장으로 하는 중화인민공화국 당 및 정부대표단 성원들을 열렬히 환영”한다고 하였다. 

 

강 국방상은 “침략과 약탈, 살육과 파괴가 없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세계를 위하여 자주와 정의를 지켜 투쟁하는 나라들, 진보적인 인민들과 언제나 한 전호에서 싸울 것”이라고 하여 지금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혹시 모를 대만 전쟁에서 러시아, 중국 편에 설 것임을 밝혔다. 

 

북한이 최근 한반도 정세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중요한 내용이라 연설 전문을 공개한다. 

※ 원문의 일부만으로는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고 편향적으로 이해하거나 오해할 수도 있기에 전문을 게재합니다. 전문 출처는 미국의 엔케이뉴스(NKnews.org)입니다.

 

조국해방전쟁 승리 70돌 경축 열병식에서 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상 강순남 동지의 연설

 

우리 조국의 위대한 승리의 명절을 맞이한 전국의 전쟁 노병 동지들과 공로자 동지들!

 

백전백승의 혁명군대 조선인민군의 긍지 높은 영상이며 대표자들인 열병부대 지휘관, 전투원 동무들!

 

전군의 장병들과 온 나라 전체 인민들!

 

동지들과 벗들!

 

이제 우리는 위대한 조국해방전쟁 승리 일흔 돌을 경축하는 성대한 열병식을 거행하게 됩니다.

 

70년 전 미제침략군과 그 추종국가 무리들의 무력 침공으로부터 나라를 굳건히 보위하고 위대한 승리를 쟁취한 환희가 우렁찬 만세의 함성으로 터져 올랐던 바로 이 광장에서 전승 일흔 돌을 경축하여 열병식을 진행하게 되는 것은 우리 공화국 무력 장병들의 크나큰 영예이며 전체 조선인민의 대경사입니다.

 

위대한 연대의 주인공들인 노병 동지들을 모시고 조국의 부강 번영에 힘껏 기여한 공로자 동지들과 함께 모범적인 노력 혁신자들과 군인들, 수도의 새 거리 건설자들과 청년대학생들에 이르기까지 각이한 세대들이 이렇게 모여 전승절을 경축하는 것 자체가 우리 혁명의 정통성과 승리 전통의 확고한 계승에 대한 명백한 확인으로 됩니다.

 

조국 땅을 침범한 원수들을 무찔러 영웅적인 위훈을 떨친 참전 열사들의 모습이 젊었던 시절보다 더 거룩한 영생의 초상으로 빛나고 있어 전승의 연대를 추억하는 우리들의 마음을 한없이 숭엄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저 불멸의 ‘승리’상이 전하는 위대한 역사와 정신을 다 안고 성대히 거행될 오늘의 열병식은 세계 유일무이의 군사적 기적을 안아오시고 영웅 조선을 탄생시키신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께와 반제반미 대결전의 백승사를 줄기차게 이어주신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 우리 혁명무력 장병들만이 아닌 온 나라 전체 인민이 드리는 가장 숭고한 경의로 될 것입니다.

 

의의 깊은 이 자리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불굴의 투쟁사가 후손들의 마음속에 더욱 소중하게 자리 잡도록 하여주시고 전당, 전민, 전군을 줄기찬 승리에로 현명하게 이끄시는 우리 당과 혁명의 걸출한 영도자이신 김정은 동지께 전체 인민들과 인민군 장병들의 열화같은 흠모와 충성의 한마음을 담아 최대의 영예와 가장 뜨거운 고마움의 인사를 삼가 드립니다.

 

조선노동당 총비서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이시며 무력 최고사령관이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위임에 따라 우리의 영토와 국권을 되찾고 우리의 승리를 지키기 위한 성스러운 위업에 모든 것을 다 바쳐온 혁명 선배들과 공로자들, 전체 군 장병들과 군인 가족들, 원군 미풍 열성자들과 온 나라 인민에게 열렬한 전승절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항미원조 보가위국의 기치 높이 조선 전선에 용약 달려 나와 더운 피를 바친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들에게 경의를 드리며 지원군 노병 동지들에게 따뜻한 인사를 보냅니다.

 

나라의 주권과 영토 완정, 전략적 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싸움이 지속되는 환경 속에서도 조선인민의 정의로운 위업에 대한 지지를 표시하며 전통적인 조로[북러] 친선 관계를 새로운 높은 단계에서 발전시키기 위해 평양을 방문한 국방상 세르게이 쇼이구 대장 동지를 단장으로 하는 러시아연방 군사대표단 성원들을 다시 한번 열렬히 환영합니다.

 

반제자주, 사회주의를 위한 공동의 투쟁 속에서 피로써 맺어진 전투적 우의와 친선의 정을 안고 우리 인민과 뜻깊은 전승절을 함께 경축하고 있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이며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인 리홍중 동지를 단장으로 하는 중화인민공화국 당 및 정부대표단 성원들을 열렬히 환영합니다.

 

동지들!

 

참으로 경사스러운 우리의 명절, 위대한 승리의 7.27입니다.

 

인민의 존엄과 명예, 국가의 자주적 발전환경을 사수하였으며 미 제국주의의 세계제패 전략 실행을 저지시키고 새로운 세계대전을 막아 인류의 평화를 수호한 조선의 7.27전승의 사변적 의의는 신성하고 영원한 것입니다.

 

불의와 전쟁을 강요하는 세력이 제아무리 갖은 발악을 다 해도 정의와 진보, 평화를 강렬히 지향하며 자기의 것을 지켜 목숨도 아낌없이 바쳐 싸우는 인민을 당해낼 수 없다는 것을 우리 군대는 70년 전에 벌써 엄연한 진리로 역사에 아로새겼습니다.

 

제국주의 침략 세력이 떠들어대던 ‘무장 장비 만능론’을 박산내고 전쟁 승리의 결정적 요인은 다름 아닌 혁명적 당의 주위에 일심 단결된 인민과 군대의 정치 사상적 힘에 있다는 주체의 사상론의 위력을 확증한 것으로 하여 우리의 7.27은 더없이 거룩합니다.

 

그 어떤 역경 속에서도 당과 수령을 굳게 믿고 따르며 받드는 무한한 충실성, 조국의 존엄과 자주권을 수호하여 청춘도 생명도 기꺼이 내대는 영웅적 애국정신에 있어서 우리의 참전용사들은 후손만대가 공경하고 따를 고귀한 본보기를 창조하였습니다.

 

자기의 것에 대한 사랑과 믿음을 백배하여 고난도 죽음도 맞받아 나가는 혁명가적 기질과 낙관주의, 부여된 사명과 임무를 완수하기 위하여 자기를 깡그리 바치는 성실성과 책임성, 인류의 평화와 정의의 위업에 이바지하는 것을 본분으로 간주하는 국제주의 정신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전승 세대가 발휘한 모든 우수한 정치 도덕적 품성은 세월이 흐르고 대가 바뀔수록 그 고결함과 가치를 더욱 값 높이 떨치고 있습니다.

 

위대한 역사와 전통도 계승되어야 빛나며 자기의 고귀한 정신적 재부를 훌륭히 이어가는 나라와 인민만이 승리의 명절을 경축하는 영광을 지니게 됩니다.

 

조국해방전쟁 승리 일흔 돌은 전승을 안아온 3년과 승리를 지켜온 70년이 함께 세운 역사의 기념비이며 오늘의 대축전은 전화의 용사들과 그 후손들이 함께 받들어 올린 영예의 절정입니다.

 

쉽게 쟁취할 수도 없었지만 쉽게 이어올 수는 더욱 없었던 승리의 역사이기에 우리 인민은 1953년 그날의 전승을 또 하나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하여 전인미답의 험산 준령들을 넘고 넘으며 조국의 역사에 값비싼 승리들을 하나하나 기록하여 왔습니다.

 

정전이라는 특수하고도 복잡다단한 환경 속에서 폐허 위에 사회주의 제도를 수립하고 끊임없이 강화 발전시켜야 했던 장구하고도 간고한 연대기들에 우리 군대는 항상 혁명의 전위에서 조선노동당의 영도를 충직하게 받들어 우리 국가의 안전을 수호하고 사회주의 조선의 역사를 세기적인 기적으로 아로새기는 데서 커다란 공적을 세웠습니다.

 

존엄 높은 우리 국기를 옹위하여 정렬해선 저 영광의 군기들에는 혁명의 보위대, 정권의 수호대로서 장장 70년간 끊길 새 없이 감행된 미제와 괴뢰들의 새 전쟁 도발 책동을 걸음마다 짓부숴 버리고 우리 공화국의 국위를 굳건히 지켜온 조선인민군의 혁혁한 공훈이 역력히 어려 있습니다.

 

당과 수령에 대한 충실성과 백절불굴의 억센 의지와 영웅적인 투쟁 정신으로 하나가 된 군대와 인민이 전후 70년간 가장 엄혹한 혁명의 연대들을 전설적인 기적과 비약의 연대들로 전환시키며 전승국의 불멸의 명성과 고귀한 영예를 꿋꿋이 지켜온 것은 전승에 못지않은, 그보다 더 거대한 승리로서 그 무엇에도 비길 수 없이 소중하며 그만큼 값비싸고 무겁고 숭엄한 것입니다.

 

바로 그 위대한 승리의 역사가 장엄한 힘의 격류로 펼쳐지게 되는 오늘의 이 열병식은 분명히 세계에 있어 본 적 없고 누구도 흉내 낼 엄두도 못 낼 독특하고 위력적인 최고의 전승 축전으로 될 것입니다.

 

동지들!

 

위대한 승리의 7.27은 시대의 흐름과 역사의 변천, 자기의 것을 지키려는 정의의 힘을 의식하지 못하고 시대착오적인 침략 야망과 과욕적인 패권 야망에 집착하는 자들이 얻을 것이란 수치스러운 패배뿐이라는 명백한 교훈을 남기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시각도 미제 호전광들과 윤석열 역적패당은 과대망상적인 ‘힘의 논리’를 제창하며 감히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군사력 사용으로 조선반도[한반도] 지역에서 사상 초유의 핵전쟁을 불러올 수 있는 위험한 장난질을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국가를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자주적인 나라들을 겨냥하여 ‘한’·미·일 3각 군사동맹과 같은 침략적인 군사블록을 집중 형성하고 있는 미국은 지역 밖의 대결기구인 나토 세력까지 조선반도 지역에 서슴없이 끌어들이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뿐 아니라 주변 국가들의 안전 환경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우리의 눈앞에 나타난 현실과 징후, 이 모든 것은 결국에 있어서 조선반도와 주변 지역에서 미국 주도 하의 침략적 군사동맹이 확대되는 과정, 핵전쟁 화약고가 팽창되는 과정입니다.

 

보다 엄중한 것은 미국이 ‘대한민국’ 졸개들과 함께 ‘핵협의 그룹’이라는 핵전쟁 기구를 가동시키고 우리 국가를 목표로 한 핵전쟁 흉계를 실천 단계에서 추진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얼마 전 한 개 나라를 초토화하고도 남을 핵탄을 장착한 초대형 전략핵잠수함이 4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멀지 않은 남반부 항구에 출현하는 것을 정확히 목격하였습니다.

 

우리는 미제의 전략핵잠수함이 조선반도 지역에 무엇 때문에 왔으며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 바가 아니며 미 전략핵잠수함이 아주 위험한 수역에 들어왔다는 것을 엄중히 경고한 상태입니다.

 

이제는 조선반도에서 핵전쟁이 일어나느냐 마느냐 하는 것이 아니라 누가 언제 어떻게 핵전쟁을 일으키겠는가 하는 것이 문제로 되었습니다.

 

지금 미제와 ‘대한민국’의 역적들은 감히 우리 국가의 ‘정권 종말’에 대하여서까지 떠들면서 미친 망발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현 정세는 한 가지 사실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드디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적수들은 자기의 침략적 야망을 가장 명백히 하였습니다.

 

분명히 저들의 운명을 끝장낼 자멸적인 최후 선택을 하였습니다.

 

적대 세력들의 침략적 기도가 명백해지려야 더 이상 명백해질 수 없는 극한의 지경에 이른 이 시각 우리 무력도 자기의 사명과 임무를 가장 뚜렷이 천명할 때가 되었습니다.

 

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상으로서 지금 이 시각 달리 해석할 여지가 없는 가장 명백한 문장으로 다시 한번 우리의 적수들에게 경고하고자 합니다.

 

지금 이대로 군사적 대결을 기도하며 나간다면 우리 국가의 무력행사가 미합중국과 ‘대한민국’에 한해서는 방위권 범위를 초월하게 된다는 것을 엄중히 선포합니다.

 

미제는 우리에게 핵을 사용하고도 살아남을 수 있는 선택의 여지를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확실히 현시점은 미국이 그 누구의 ‘정권 종말’에 대하여 입에 올리기 전에 자기의 멸망에 대해 걱정해야 할 때이며 전략자산들을 조선반도에 들이밀기 전에 미 본토 전역을 뒤덮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핵무력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만일 미합중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무력 사용을 기도한다면 그들은 여직 상상해 보지 못한, 직면해 보지 못한 위기를 당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준비되어 있습니다.

 

선택은 적들이 해야 합니다.

 

우리는 어떤 희생,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우리 국가의 안전이 더 이상 위태해지는 것을 반드시 막아낼 것입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주권과 안전을 수호하고 영토 완정을 보장하는 것은 우리 군대의 숭고한 사명입니다.

 

우리 혁명무력은 국가의 자주권과 안전을 군사적으로 침해하려 드는 행위들을 추호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이를 저지시키기 위한 무력 대응을 더욱 공세적으로 행사해 나갈 것입니다.

 

절대의 사명과 정의, 승리를 위하여 공화국 무력 전체 장병들은 위대한 김정은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중앙위원회를 결사옹위하며 당중앙의 영도에 끝까지 충성하여야 합니다.

 

주체적 혁명무력 건설의 총적 목표를 확고히 틀어쥐고 정치사상 강군화에 주력하고 전군의 전쟁 준비 완성을 강력히 담보하여야 합니다.

 

조선노동당의 혁명사상과 정치이념을 충직하게 받드는 우리 공화국 무력은 위대한 우리 국가, 우리 제도의 불패성과 생명력을 옹위하는 길에서 자기의 고귀한 영예와 전통을 끝없이 빛내나갈 것이며 침략과 약탈, 살육과 파괴가 없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세계를 위하여 자주와 정의를 지켜 투쟁하는 나라들, 진보적인 인민들과 언제나 한 전호에서 싸울 것입니다.

 

동지들!

 

전승은 영원히 우리의 것입니다.

 

백승불패의 혁명적 당과 탁월한 수령의 영도를 받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무궁토록 번영할 것이며 주체혁명 위업, 사회주의 위업을 확신성있게 전진시켜 나가는 위대한 우리 인민은 영원한 승리와 영광을 쟁취할 것입니다.

 

만고절세의 영장 위대한 김정은 동지 만세!

 

전체 조선인민의 혁명적 명절 7.27 만세!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