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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민생' 현수막 조용히 거둔 집권여당

[창비 주간 논평] '민생'이라는 말의 참뜻

송종원 문학평론가  |  기사입력 2022.08.25. 07:40:56

 

"조용한 시절은 돌아오지 않았다." 

김수영의 시 '애정지둔(愛情遲鈍)'의 첫 구절은 어딘지 속 시끄럽고 불안한 시간이 시작되었음을 암시하는 것 같다. 마치 표어처럼 보이는 "생활무한(生活無限) / 고난돌기(苦難突起) / 백골의복(白骨衣服) / 삼복염천거래(三伏炎天去來)"라는 데까지 읽어 내려오면 김수영이 그리는 저 시간이 퍽 고된 시절이었음을 더욱 짐작하게 된다. 저 구절들은 어쩌면 전지구적 팬데믹을 경험하며 도달한 세계의 모습이나 대선 이후 우리 사회가 맞닥뜨린 혼란스러운 여름과도 꽤나 맞아떨어지지 않을까 싶다. 스태그플레이션을 예측하는 경제지표나 전쟁과 같이 극단으로 치닫는 세계 정세 등은 생활 내지 생계의 문제가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은 예측을 하게 하고('생활무한'),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보여주는 여러 한심한 작태들은 고난이 수시로 찾아올 수도 있다는 예감에 빠지게 한다('고난돌기'). 고단한 생활과 고난의 예감이 불우한 삶의 그림자를 불러오고('백골의복'), 여기에 기록적인 폭염과 폭우에서 감지되는 기후위기에 대한 심각한 불안감은 이제 우리 일상의 정서 밑바닥에 자리하게 되었다('삼복염천거래'). 

 

 

 이러한 때, 정치권은 또 익숙한 단어를 들고나왔다. 집권여당의 비대위 수립 논란을 보도한 기사 사진에는 빈 사무실에 걸린 '오직, 민생'이라는 현수막이 보인다. 저 문구가 전달하는 기시감은 연이어 들려오는 소식들에 의해 한층 커진다. 각종 규제의 완화로 기득권세력의 사익 부풀리기가 쉬워졌다는 보도가 나오고, 한 시사프로그램에서는 밀양의 사드반대 집회, 용산 남일당, 쌍용자동차 공장 등지에서 드러난 경찰의 과잉진압을 거론하며 신설된 경찰국의 기능이 무엇인지를 묻고 있다. 또 (지금은 철회 수순으로 바뀌어 다행인 일이지만) 돌봄 주체들과는 아무런 논의도 없이 경제적 효과를 앞세워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로 낮추겠다고 했던 발언과, 수해현장을 방문해 정치인들이 보여준 참담한 언행은 어떤가. 이들의 '민생 없는 민생' 이야기가 이렇듯 다시 떠돌고 있다.

'민생'은 사전상으로는 '일반 국민의 생계나 생활' 정도의 의미로, 이때 생계는 물가라는 단어와 연동하며 먹고사는 일을 주로 지칭하고는 한다. 민생물가나 민생안정이라는 표현도 이런 맥락에서 비롯되었다. 이처럼 민생은 물가와 생활의 문제들, 노동·빈곤·교육·가족·노인 문제를 자주 호출한다. 일례로 참여연대는 가계에 어려움을 초래하는 3대 지출 요소인 주거비·교육비·의료비를 기준으로 민생 문제에 접근하기도 했다. 민생만큼 자주 언급되는 '서민'이라는 단어를 통해 민생의 맥락을 그려볼 수도 있다. 서민은 사전적으로는 보통 '아무 벼슬이나 신분적 특권을 갖지 못한 일반 사람' '경제적으로 중류 이하의 넉넉하지 못한 사람'으로 풀이된다. 그러고 보면 정치인들이 선거용 이미지를 담기 위해 찾는 곳들, 가령 재래시장, 쪽방촌, 대중교통 시설, 청소노동의 현장 등은 실로 민생과 연결된 서민들의 삶의 자리이다.

민생에 대한 조명은 불안정한 사회에서 생존의 위협을 실감하는 이들의 삶을 보살피려는 의미가 있지만, 그보다 더욱 중요한 의미는 따로 있다. 민생의 현장이 곧 우리 사회의 주요 모순이 집약된 자리라는 사실이다. 비정규직 노동자과 영세 자영업자들의 터전, 그리고 여전히 그림자노동으로 취급받는 각종 돌봄노동이 수행되는 곳 등이 바로 민생의 긴박한 현장이다. 따라서 민생을 해결하는 과정은 단순히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불평등을 심화하고 각종 차별과 사회불안을 야기하는 원인을 문제 삼아 체제를 전환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하청노동자가 참담한 산업재해로 희생되지 않게 하는 것, 영세 자영업자의 가정파탄 관련 보도를 더이상 사회면에서 보지 않게 하는 것,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말이 더는 통용되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것, 그리고 아이를 양육하고 신체적 약자를 돌보는 일의 고귀한 가치를 알아보는 것 모두 민생을 돌보는 일과 긴밀하게 연동하는 우리의 과제이다. 더불어 민생은 '빚투' '영끌' '파이어족'이라는 단어들을 빚어내는 투기와 노동혐오의 세계를 벗어나, 노동과 꿈이 분리되지 않는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절박한 사회적 과제와도 결코 별개의 사안이 아니다. 

민생을 돌보는 정치는 민(民)이 사랑하고 꿈꾸는 일을 도와야 한다. 민의 생존을 돌보는 일은 그것의 작은 부분일 뿐이다. 물론 이것을 정치권 인사들에게만 맡길 일은 아니다. '애정지둔'에서 김수영은 고난의 시기에 오히려 사랑이 굵어졌다고 말한다. 고단한 삶들이 지속되는 "첩첩이 무서운 주야"를 지나면서도 어찌되었든 사랑과 관련한 자신의 노래는 땅으로 스민다고 적었다("나의 노래는 물방울처럼/땅속으로 향하여 들어갈 것"). 이것은 현실을 외면한 어리석은 노래인가, 시인의 환상인가. 둘 다 아니다. 김수영의 저 시는 1953년, 그러니까 6.25를 경험하는 중에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창작 시기를 염두에 두면 '백골의복'이 단순한 수사가 아니며 이 시가 말하는 고난이 상상 이상의 고통이었음을 비로소 절감하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시기에 시인이 땅에 심어둔 사랑이라니, 그것이 얼마나 격렬하고 깊은 생의 욕망인지를 감히 말하기가 조심스러워진다. 하지만 그것이 살아 있는 존재들이 현재의 속박에서 벗어나 다른 미래를 꿈꾸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과 관련한다는 사실을 추정하기란 어렵지 않다. 우리는 또 시인이 노래한 사랑이 아무리 특별할지라도, 그 사랑은 다름 아닌 이 땅의 민의 삶들을 관찰하고 배우는 과정에서 발견한 결과라는 사실도 안다. 김수영이 살았던 땅 위에 우리가 산다. 이제 그 땅에서 올라오는 사랑의 노래를 배우자. 현재의 사는 모양새에 속지 말고 우리가 진정 원하는 삶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되묻자. 

*이 글은 <창작과비평> 2022년 가을호 '책머리에'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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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공감 능력 ‘0점’인 대통령, 입으로만 국민 외쳐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2/08/24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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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 [사진출처-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100일이 되기 전에 지지율이 20%대로 곤두박질쳤다. ‘인사 문제’, ‘독단·독선’, ‘무능’, ‘김건희 씨 문제’ 등 여러 가지가 요인으로 꼽혔다. 

 

그래서 사람들은 윤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아래 기자회견)에서 이에 관해 어떤 의견을 낼지 지켜봤다. 하지만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이런 내용에 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자화자찬만 늘어났다. 

 

국민은 이런 윤 대통령을 보면서, 윤석열 정부에 기대할 것이 하나도 없다는 확신을 했다.

 

 

공감 능력 ‘0점’인 대통령, 입으로만 국민 외쳐

 

“지난 휴가 기간, 정치를 시작한 후 한 1년 여의 시간을 돌아봤고, 취임 100일을 맞은 지금도 ‘시작도 국민, 방향도 국민, 목표도 국민’이라고 하는 것을 항상 가슴에 새기고 있습니다. 그동안 국민 여러분의 응원도 있었고 따끔한 질책도 있었습니다. 국민께서 걱정하시지 않도록 늘 국민의 뜻을 최선을 다해 세심하게 살피겠습니다.”

 

“국정운영을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국민의 뜻이고, 둘째도 국민의 뜻입니다. 국민의 숨소리 하나 놓치지 않고 한치도 국민의 뜻에 벗어나지 않도록 국민의 뜻을 잘 받들겠습니다. 저부터 앞으로 더욱 분골쇄신하겠습니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 시작과 끝에서 국민을 언급하며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국민의 뜻을 잘 받들려면 국민이 원하고 바라는 것부터 이해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국민의 마음에 공감해야 한다. 

 

공감은 상대가 경험한 바를 이해하거나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이 공감 능력이 0점이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도 국민이 원하고 듣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일방적으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민이 궁금해하는 지지율이 떨어지는 근본 요인, 김건희 씨 문제, 인사 실패, 독단·독선 문제 등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기자회견 모두 발언에서 내용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기자들의 질문에도 이에 관해 제대로 답을 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낮은 국정운영 지지율과 관련한 질문에 “지지율 그 자체보다도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민심을 겸허하게 받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회피했다

 

그리고 김건희 씨 등 관련한 질문은 아예 차단한 것으로 보인다. 질문하는 기자를 선별했다는 후문이 나오고 있다. 

 

이는 국민이 가장 궁금해하는 문제에 대해 준비하지 않았고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 할 수 있다. 

 

기자회견을 통해 윤 대통령은 자기중심적이며, 다른 사람들의 감정 등에 대해 전혀 공감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시켜줬다. 이러니 독단적이고 독선적으로 국정운영이 될 수밖에 없다.

 

진정으로 국민을 생각하고 섬긴다면 이런 기자회견을 할 수 없었다. 윤 대통령의 입에서 나오는 국민이란 말은 단지 수사에 불과했다.

 

 

반성하지 않는 대통령

 

윤 대통령 취임 100일 동안, 인사 실패는 계속됐다. 검찰 편중 인사가 논란의 발단이 됐고 잇따른 고위공직자 낙마로 인사 추천·검증 시스템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커졌다. 

 

이렇다면 윤 대통령은 국민에게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고 말을 해야 한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인사 실패 문제에 대해서 한마디도 없었다. 

 

오히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 후 질의응답에서 “여론조사에서 부정 평가의 가장 큰 이유로 인사 문제를 꼽았는데 왜 인사 문제가 가장 큰 문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보느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윤 대통령은 “지금부터 다시 다 되돌아봄으로써 철저하게 챙기고 검증하겠다”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의 말은 인사 실패에 대해 인정하지 않은 채 그냥 잘해보겠다는 성의 없는 답변이었다. 

 

이쯤에서 윤석열 정부 들어 대표적인 인사 문제를 살펴보자.

 

윤석열 정부의 첫 번째 낙마자는 지난 5월 3일 사퇴한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이다. 김인철이 한국 ‘한미 정부 장학금(풀브라이트)’ 동문회장이었을 때 아들과 딸을 모두 장학생으로 선정한 ‘아빠 찬스’ 의혹으로 사퇴했다.

 

또한 각종 혐오, 차별 발언을 한 김성회 대통령비서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이 사퇴했고,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역시 자녀들 특혜 의혹으로 사퇴했다.

 

그 외에도 정호영에 이어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김승희는 부동산 ‘갭투자’ 의혹, 정치자금 사적 사용 의혹으로 사퇴했다. 최근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문제로 사퇴한 박순애 교육부 장관도 만취 음주운전 경력, 논문 표절이 큰 문제가 됐으나 윤 대통령은 임명을 강행했다.

 

윤석열 정부의 인사 문제는 고위직뿐만이 아니라 대통령실의 사적 채용, 지인 채용 논란 등 끊이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법에 정해진 수사 감찰 기구로 하여금 민주적 통제를 받으며 투명하게 그 기능을 법에 따라 수행하도록 하고, 대통령의 제왕적 초법적 권력을 헌법과 법률의 틀 안에 들어오게 했습니다”라면서 법무부 산하에 인사정보관리단 설치와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을 성과로 꼽았다.

 

인사정보관리단은 지난 6월 출범했다.

 

인사정보관리단에서 공직 후보자의 재산이나 비위 경력을 검증하면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과 인사기획관실이 최종 검토해 후보자를 인선하게 된다. 

 

윤 대통령의 최측근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직속인 인사정보관리단에서 일차 검증하면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과 복두규 인사기획관, 이원모 인사비서관 등이 최종 검증을 하게 된다. 이들은 모두 검찰 출신이다. 이런 체계라면 검찰 출신들이 윤석열 정부의 인사 문제를 장악한 것이다. 

 

한겨레는 지난 5월 27일 자 사설에서 “대통령이 임면권을 행사할 수 있는 대상은 대략 7천 명으로 알려져 있고, 간접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까지 넓히면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검찰의 입김도 걱정이지만, ‘검찰의 눈’으로만 살아온 이들이 사회 곳곳에서 다양하고 참신한 인재를 찾아낼 수 있을지 또한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이 우려가 그대로 드러났다. 

 

인사정보관리단이 첫 번째로 검증한 사람이 서울대 교수인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였다. 윤 대통령이 훌륭한 사람이라고 추켜세운 송옥렬은 성희롱 문제로 지명된 지 5일 만에 사퇴했다. 

 

지난 7월 11일 문화방송은 “송 교수가 과거 발언이 문제 될 걸 알고 처음부터 고사했다”라면서 “오래 고민하다 제안을 수락했었다”라고 송옥렬 동료 교수의 말을 보도했다. 

 

즉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과 대통령실 인사참모들이 성희롱 문제를 검증과정에서 알았으나, 큰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는 윤석열 정부의 인사를 책임지는 사람들이 국민의 정서와 동떨어져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앞으로도 윤석열 정부에서 인사 문제는 끊임없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경찰국 신설 문제도 짚어보자.

 

경찰국은 치안본부의 부활이라며 각계는 물론 경찰 안에서도 심각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경찰이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로 군부독재 시절 정권의 시녀 역할로 되돌아갈 것이라는 우려가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반대 의견을 무시한 채로 경찰국을 새로 만들었다.

 

만들 때부터 논란이었던 경찰국은 초대 국장 문제로 더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경찰국장으로 임명된 김순호는 ‘밀정’ 의혹을 받고 있다. 같이 노동운동을 했던 동지들을 경찰에 팔아 경찰로 특채됐다는 것이다. 그 이후에도 많은 공안 사건에 정보를 제공해 초고속 승진했다는 의혹도 있다.

 

김순호를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대해 윤 대통령은 묵묵부답하고 있다.

 

인사는 만사라 했다. 인사 실패를 반복하면서도 반성할지 모르는 윤 대통령의 모습에 한탄만 나올 뿐이다. 

 

국민은 윤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아 국정운영 방향을 전환하거나 인적 쇄신을 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국정운영 방향 등에 대해서 개선할 의사도 보이지 않았다. 

 

인적 쇄신도 기자회견 후 소폭으로 했다. 대통령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이른바 ‘윤심’으로 불리는 김은혜 전 국회의원을 앉혔다. 이는 김 비서관을 통해서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만 전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에게 듣겠다는 자세가 아니다. 

 

국민을 섬길 줄도 모르고 잘못을 반성할 줄도 모르는 윤 대통령의 모습을 국민은 기자회견에서 다시 한번 확인했다.

 

국민은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본 뒤에 “참을 만큼 참았다. 퇴진시키자”라며 촛불집회를 곳곳에서 열고 있다.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으로, 윤 대통령에 대한 반감을 더 크게 불러왔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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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방탄’ 민주당 당헌 개정안 부결에 싸늘한 언론의 시선

  • 기자명 윤유경 기자 
  •  
  •  입력 2022.08.25 08:10
  •  
  •  수정 2022.08.25 09:49
  •  
  •  댓글 6
 
 

[아침신문 솎아보기] 한국일보 “호랑이 등에 탄 실용주의자 이재명”
국민일보 “부결의 결정적 요인은 방탄보다 개딸 문제였다”
동아 “‘문재인 시즌2’로 흘러가는 ‘이재명黨”
중앙 “한국 정치 수준 봤다, 한심한 국회 운영위” “윤 정부 출범 100일 지났는데도 국민의힘의 ‘믿을맨’은 문재인뿐”

▲ 8월21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광주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재명 페이스북
▲ 8월21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광주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재명 페이스북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 정지 요건을 완화하고, 당 최고 의사 결정을 ‘권리당원 전원투표’로 바꾸는 내용의 이른바 ‘이재명 방탄’ 당헌 개정안이 지난 24일 더불어민주당 중앙위원회 투표에서 부결됐다. 25일 아침신문들은 일제히 개정안 부결 소식을 전했다. 

▲ 25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 25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그 중에서도 조선일보는 9개 아침신문 중 유일하게 개정안 부결 소식을 1면의 첫 번째 주요 기사로 실었다.

1면 기사 ‘이재명 방탄, 2대 장치 제동걸렸다’는 “부결된 개정안 중 ‘당헌 80조’는 기소된 당직자가 ‘정치 탄압’ 등 부당한 이유로 기소됐는지에 대한 판단을 중앙당 윤리심판원이 아닌 당무위원회가 하도록 바꾼 것”이라며 “당 대표가 의장을 맡는 당무위가 ‘정치 탄압’이라고 인정하면 당직을 유지할 수 있게 돼 ‘셀프 구제’가 가능해진다”고 했다. 권리당원 전원투표제에 대해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강성 지지층이 당 주요 의사 결정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 조선일보 1면 갈무리.
▲ 조선일보 1면 갈무리.

3면 기사 ‘‘李방탄’ 부결되자…일사부재의 논란에도 재상정 꼼수‘에서는 민주당 지도부가 이틀 후인 오는 26일 재투표를 실시하겠다고 한 것을 두고 “일사부재의의 원칙에 따라 기존 안을 올릴 수 없자, 논란이 됐던 ‘권리당원 전원 투표’ 내용을 삭제, 상정하는 ‘꼼수’까지 써서 ‘이재명 방탄’에 나서겠다는 것”이라며 “비명계는 “이렇게까지 해서 ‘이재명의 민주당’을 완성하겠다는 것이냐”며 반발했다”고 했다. 

▲ 조선일보 3면 갈무리.
▲ 조선일보 3면 갈무리.

3개의 사설 중 2개를 할애해서도 민주당과 이재명 의원을 비판했다. ‘하루 동안 민주당서 벌어진 온갖 상식 밖 행태들’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는 “애초에 무리한 시도였다. 이 안이 통과되면 이른바 ‘개딸’로 불리는 친이재명계 권리 당원들이 수십년간 당을 지켜온 대의원·당원을 제치고 당의 중대사를 좌우하는 구조가 된다”고 비판했다. 

▲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이어 “대통령 배우자와 친인척을 상시 감시할 수 있는 특별감찰관 추천은 갖은 핑계를 대며 미루면서 ‘김건희 특검법’엔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한동훈 법무장관 탄핵을 주장하면서 법무부를 세종시로 옮기는 법안을 발의했다. ‘한동훈 유배법’이란 말이 나왔다”며 “국회를 장악했다고 아무 일이나 마구 저지르는 식”이라고 했다. 

또다른 사설에서는 이재명 의원이 아내 김혜경씨가 경기도 법인카드 불법 사용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것에 대해 “‘7만8000원 사건’ 등 조사를 위해 출석했다”고 한 것을 비판하며 “김씨의 다른 여러 혐의는 다 뺀 채 법인카드로 민주당 인사 3명에게 점심 값 7만8000원을 내준 사건(선거법 위반)만 부각한 것”, “국민들에게 ‘고작 몇 만원 갖고 이러느냐’는 인상을 주려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민주당의 당헌 개정 논란과 이른바 ‘이재명 방탄용’ ‘사당화’ 논쟁에 대한 비판은 다른 신문들에서도 마찬가지로 이어졌다. 이 의원의 ‘극성 팬덤’ 현상을 지적하는 신문들도 다수 눈에 띄었다.  

동아일보는 오피니언면에서 정연욱 논설위원의 ‘‘문재인 시즌2’로 흘러가는 ‘이재명黨’’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내보냈다. 칼럼은 “‘무조건 이재명’을 외치는 강경 지지층은 이 의원을 지키기 위해 ‘기소 시 직무정지’ 당헌 개정을 밀어붙였고, 이 의원에 비판적인 ‘친문’ 인사들을 저격하는 홍위병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다. 한발 더 나아가 친명 세력은 이들을 당의 전면에 내세울 태세”라며 “이 의원 강경 지지파 입김이 센 권리당원의 전원투표를 우선하는 당헌 신설을 밀어붙인 것이 대표적이다. 당원민주주의로 포장했지만 사실상 친명 색채를 더 강화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비판했다.

▲ 동아일보 오피니언면 갈무리.
▲ 동아일보 오피니언면 갈무리.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을 만든 양정철은 2018년 언론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집권을 위해선 다 바꿔야 한다. 문재인이 공격받고 시달렸던 ‘친노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했다.” 이 의원 측근들도 “이런 공식을 누가 모르나”라고 항변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지금은 그저 주인만 바뀐 ‘문재인 시즌2’로 흘러가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일보는 사설에서 “부결의 결정적 요인은 방탄보다 개딸 문제였다”고 꼬집었다. 사설은 “권리당원에게 최고 의결권을 주는 조항은 지난 19일 갑작스레 추가됐고, 권리당원의 주류인 개딸 그룹이 주장해온 방향이라 투표 직전까지 논란이 됐다”며 “더욱이 전체 권리당원의 3분의 1만 투표하면 유효하도록 해서 개딸 그룹이 민주당의 후보 선택을 좌우할 여지를 주고 있었다. 대화와 타협의 정상적인 정치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극성 팬덤을 당 의사결정 과정에 깊숙이 끌어들여 활용하려는 꼼수였던 셈”이라고 지적했다. 

▲ 국민일보 사설 갈무리.
▲ 국민일보 사설 갈무리.

한국일보는 오피니언면 ‘여의도 별별’에서 이성택 정치부 기자의 ‘호랑이 등에 탄 실용주의자 이재명’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내보냈다. 칼럼은 “새 지도부가 민생·실용 노선을 가려 할 때 가장 큰 걸림돌은 역설적으로 현재 이 의원을 압도적으로 밀어주고 있는 개딸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민생·실용 가치와 개딸의 요구가 충돌할 때 이 의원은 어떤 선택을 내릴지 여의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개혁’ 욕구가 충족되지 못할 때에도 개딸은 계속 이 의원 편에 설 것인지도 궁금하다”고 했다. 

이어 “한 중진 의원은 “이 의원도 당을 꾸려가다 보면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으로 비이재명계나 중도 성향 의원들을 비하하는 은어) 소리를 듣고 문자 폭탄을 받을지 모를 일”이라고 했다. 이 의원이 호랑이 등에 탔다는 평가가 실감난다”고 했다. 

▲ 한국일보 오피니언면 갈무리.
▲ 한국일보 오피니언면 갈무리.

한겨레는 사설에서 “최근 몇주간 민주당을 들썩이게 한 당헌 개정 논란이 휩쓸고 간 자리에 남은 것은 ‘이재명 방탄용’ ‘사당화’ 논쟁이다. 국민들이 목격한 것은 친이재명계와 반이재명계의 갈등, 일부 강성 지지층에 속절없이 흔들리는 원칙, 당헌 개정을 둘러싼 내홍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5년 만에 정권을 내주고 지방선거까지 연속 패배한 정당이 혁신은커녕, 정책·비전 경쟁도 없이 권력투쟁에만 몰두하는 모양새는 볼썽사납다”고 비판했다. 

▲ 한겨레 사설 갈무리.
▲ 한겨레 사설 갈무리.

 

중앙 “윤 정부 출범 100일 지났는데도 국민의힘의 ‘믿을맨’은 문재인뿐”

23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를 평가한 중앙일보의 5면 기사 제목은 ‘한국 정치 수준을 봤다, 한심한 국회 운영위 6시간54분’였다. 기사는 “여야의 방패와 창, 그리고 대통령실의 국정운영 비전이 충돌하는 멋진 한판을 기대했지만, 그들이 함께 만든 6시간 54분의 합주는 실망 그 자체였다”며 “야당의 무딘 창끝, 흘러간 녹음기만 틀어댄 여당의 응수, 정치적 감수성 떨어지는 대통령실 참모들까지 가세한 C급 퍼포먼스에 “한국 정치 수준이 딱 이 정도”라는 지적이 정치권에서 나왔다”고 했다. 

▲ 중앙일보 5면 기사 갈무리.
▲ 중앙일보 5면 기사 갈무리.

기사는 “민주당은 대통령 관저 공사 수의계약 논란,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의혹, 대통령 취임식 참석자 초청 명단 삭제, 건진법사 이권 개입 의혹을 따져 물었다. 도돌이표 질문이 반복되자 김대기 비서실장이 “아까 드린 말씀을 또 드릴 수밖에 없다”고 멋쩍어 하는 장면이 자주 연출됐다”며 “의원들의 질문은 윽박지르기 수준을 넘지 못했다”고 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 출범 100일이 지났는데도 국민의힘의 ‘믿을맨’은 문재인 전 대통령뿐이었다. 전 정부의 실정을 들추며 자신들을 방어하는 데 모든 정력을 소진했다. 윤 대통령 취임 100일이 지났지만, 모든 걸 “문재인 때는 더 했다”로 돌파하려 했다”며 “김대기 비서실장의 태도는 비교적 차분했다. 하지만 김 실장은 현안과 국정의 디테일에 준비 안 된 모습을 자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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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북핵, 中 건설적 역할 발휘해주길’

서울과 베이징서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행사’ 열려

  • 기자명 김치관 기자 
  •  
  •  입력 2022.08.24 22:29
  •  
  •  수정 2022.08.25 08:51
  •  
  •  댓글 0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행사’가 24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개최됐다. 중국도 같은 시각 댜오위타이 17호각에서 기념행사가 열렸다. [사진 제공 - 외교부]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행사’가 24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개최됐다. 중국도 같은 시각 댜오위타이 17호각에서 기념행사가 열렸다. [사진 제공 - 외교부]

“양국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더욱 긴밀히 협력하길 기대하며 중국 측이 건설적 역할을 발휘해 주기를 희망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행사’에서 박진 외교부장관이 대독한 축하 서한에서 “앞으로 한중 양국이 상호 존중의 정신에 기반하여 새로운 협력 방향을 모색하면서 보다 성숙하고 건강한 관계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기념행사는 서울 포시즌스 호텔과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17호각에서 이날 오후 7시(베이징 오후 6시)에 각각 개최됐으며, 윤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의 축하 서한은 박진 장관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각각 대독했다. 댜오위타 17호각은 30년 전 한중 수교 서명식이 개최된 곳이다.

윤 대통령은 “고위급 교류를 활성화하고 공급망을 비롯한 경제안보 문제, 환경, 기후변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 협력을 강화하며 양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성과를 달성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하고 “미래 30년 한중 관계의 발전을 위해 주석님을 직접 뵙고 협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현재 백년만의 대변국과 세기적인 팬데믹이 겹쳐 전세계는 요동치고 큰 변혁이 일어나는 새 시기에 들어섰다”면서 “중한 양국은 좋은 이웃, 좋은 친구, 좋은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나는 중한관계 발전을 고도로 중시하고 대통령님과 함께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여 수교 30주년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 대세를 파악하고 간섭을 배제하며 친선을 돈독히 하고 협력에 초점을 맞추어 양국관계의 더욱 좋은 미래를 만들어 양국과 양국 국민에게 더 많은 혜택을 가져다 주도록 양국을 이끌어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대세 파악’, ‘간섭 제거’ 등은 한미동맹 일변도의 윤석열 정부에 대한 우회적 비판으로 읽힌다. 앞서 지난 9일 중국 칭다오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도 왕이 부장은 마땅히 견지해야 할 5가지 사항을 제시하면서 외부의 간섭을 받지 말아야 하고, 서로의 주요 관심사를 돌아봐야 한다는 등 중국측 입장을 제시한 바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등과 건배를 제의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외교부]
박진 외교부 장관이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등과 건배를 제의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외교부]

박진 장관은 축사에서 보다 성숙하고 건강한 한중관계 발전을 위해 △양국 경제협력의 질적 업그레이드, △전략적 소통 및 한반도 문제 협력 강화, △문화·인적교류의 조속한 회복을 적극 추진해나갈 것이며, 한중이 서로 조화를 추구하면서 다름을 인정하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정신으로 협력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왕이 부장은 축사에서 삼십이립(三十而立)을 맞이한 한중이 좋은 이웃, 좋은 친구, 좋은 동반자로서 군자신이성(君子信以成: 군자는 믿음으로써 이룬다)과 같이, 서로 존중과 신뢰를 강화하자고 말했다.

외교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행사는 양국 외교장관이 대면 참석하고 양 정상의 수교 30주년 축하 메시지를 발표함으로써, 수교 30주년의 의미와 성과를 돌아보면서 미래 한중관계의 바람직한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가 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중관계 미래발전위원회’의 공동보고서 제출 행사가 24일 화상으로 서울과 베이징을 연결해 진행됐다. 왼쪽부터 임채정 미래발전위원회 위원장, 박진 장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사진 제공 - 외교부]
‘한중관계 미래발전위원회’의 공동보고서 제출 행사가 24일 화상으로 서울과 베이징을 연결해 진행됐다. 왼쪽부터 임채정 미래발전위원회 위원장, 박진 장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사진 제공 - 외교부]

한편, ‘한중관계 미래발전위원회’의 공동보고서 제출 행사가 24일 화상으로 서울과 베이징을 연결해 진행됐다.

우리측 행사장에는 박진 외교부 장관, 임채정 위원장,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 등이 참석했고, 중국측 행사장에는 왕이 외교부장, 장핑 위원장, 정재호 주중한국대사 등이 참석했다.

한중관계 미래발전위원회는 수교 후 30년 간 한중관계의 성과, 도전과제를 점검하고 한중 간 미래 협력에 대한 비전과 제언을 담은 공동보고서를 양국 정부에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 1년 간 활동해왔고, 이날 공동보고서를 제출하게 된 것. 위원회는 미래계획, 정치외교, 경제통상, 사회문화 4개 분과를 두고 있다.

‘한중관계 미래발전위원회’ 위원들과 박진 장관, 싱하이밍 대사 등이 포즈를 취했다. [사진 제공 - 외교부]
‘한중관계 미래발전위원회’ 위원들과 박진 장관, 싱하이밍 대사 등이 포즈를 취했다. [사진 제공 - 외교부]

공동보고서는 “양국은 1992년 8월 24일 공식 외교 관계 수립 이후, 1998년 21세기를 향한 협력동반자 관계, 2003년 전면적 협력동반자 관계, 2008년에는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발전해왔다”면서 “수교 당시 64억불이었던 교역량은 지난해 3,000억불을 돌파하여 50배 가까이 성장하였고, 13만여 명에 불과했던 인적교류는 코로나 발생 이전 1,000만 명을 돌파하면서 약 80배 증가하였다”고 밝혔다.

정치외교분과는 “한반도 문제 관련 소통·협력을 강화하며, 비핵화의 실질적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한다. 또한 1.5, 2트랙을 통해 서로 충분히 논의한다”고 제시했다. 이외에도 외교·안보 차관급 2+2 대화, 한중 현인대화, 고위급 언론인 대화 등을 제안했다.

한중 정상 축하 서한(전문)

□ 윤석열 대통령 축사 (박진 외교부장관 대독)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일을 맞아, 대한민국 국민과 정부를 대표하여 주석님과 중화인민공화국 국민 여러분께 따뜻한 축하의 인사를 전합니다. 

한중 양국은 지리적으로 인접할 뿐만 아니라 문화·역사적으로도 오랜 유대관계를 맺어왔습니다. 이를 토대로 양국은 92년 수교 이래 정치, 경제, 문화 등 다방면에서 비약적 발전을 거듭하고, 양국 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1992년 수교 이후 교역량은 지난해까지 50배 가까이 성장하였고, 인적 교류 역시 수십 배 증가하였습니다. 또한, 양국의 다양한 문화콘텐츠는 한중 국민 간 상호이해 증진에도 도움을 주었습니다. 한중관계의 이러한 발전에는 각 계 각 층 인사들의 노력과 함께 한중 양국 국민들의 지지와 성원이 중요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지난 3월 25일 통화에서 우리 두 사람은 수교 30주년을 맞아 새로운 한중 관계 발전을 이루어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 한 바 있습니다. 앞으로 한중 양국이 상호 존중의 정신에 기반하여 새로운 협력 방향을 모색하면서, 보다 성숙하고 건강한 관계로 나아가기를 희망합니다. 

이를 위해 고위급 교류를 활성화하고, 공급망을 비롯한 경제안보 문제, 환경, 기후변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협력을 강화하여 양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성과를 달성해 나가기를 희망합니다.

특히, 한중관계의 안정적 발전의 근간이 되는 양 국민의 우호 감정이 확산되고, 양국 미래 관계를 이끌어 갈 젊은 층의 마음의 거리가 줄어들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양국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더욱 긴밀히 협력하기를 기대하며, 중국측이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해 주기를 희망합니다.

오늘 수교 30주년을 경축하기 위해 개최되는 기념행사가 양국 교류와 협력을 가일층 촉진시키고 국민들 간 우의를 강화시켜 나가기를 기원하며, 미래 30년 한중관계의 발전을 위해 주석님을 직접 뵙고 협의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주석님의 건안과 귀국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  시진핑 국가주석 축사(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대독)

존경하는 대통령님

중화인민공화국과 대한민국 수교 30주년에 즈음하여 나는 중국정부와 중국인민을 대표하여 그리고 내 개인의 명의로, 대통령님께 그리고 대통령님을 통해 한국정부와 한국국민에게 진심어린 축하와 양호한 축원을 드립니다.

중국과 한국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있는 영원한 이웃이며, 양국국민 간의 우호적 왕래의 역사가 매우 유구합니다. 수교 30년이래, 양측의 공동 노력으로 중한관계는 시대와 더불어 전방위적으로 발전하고 풍부한 성과를 거두어 양국과 양국국민에게 커다란 헤택을 가져다 주었을 뿐만 아니라 역내 및 세계의 평화와 발전에 중요한 기여를 했습니다.

지난 30년동안은 상전벽해의 변화가 이루어 꽃피고 열매를 맺은 세월이었습니다. 중한관계가 이렇게 휘황찬란한 발전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양측이 높고 먼 안목을 갖고 시대발전의 흐름에 따라 양자관계에 부단히 새로운 시대 정신을 불어넣어 주기 때문입니다. 또한 양측이 모두 상호존중, 상호신뢰를 견지하고 서로의 핵심적 이익과 중대한 관심 사항에 대해 배려하고 진지한 소통으로 이해와 신뢰를 증진시키며, 협력상생을 견지하고 호혜협력 및 상호교류 심화를 통해 상대방의 성공과 공동의 번영을 이루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양측이 개방적 포용적 태도로 역내 평화와 안정을 함께 수호하고 지역의 통합 발전을 촉진하며 국제관계의 기본규칙을 수호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우리가 소중히 여기고 계속 지켜 나가야 할 귀한 경험입니다.

현재 백년만의 대변국과 세기적인 팬데믹이 겹쳐 전세계는 요동치고 큰 변혁이 일어나는 새 시기에 들어섰습니다. 이 관건적인 시기에 중한 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같은 배를 타듯이 한 마음으로 협력해야만이 위기를 극복하고 어려운 고비를 넘을 수 있습니다. 중한양국은 좋은 이웃, 좋은 친구, 좋은 동반자가 되어야 합니다. 나는 중한관계 발전을 고도로 중시하고 대통령님과 함께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여 수교 30주년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 대세를 파악하고 방해요소를 배제하며 친선을 돈독히 하고 협력에 초점을 맞추어 양국관계의 더욱 좋은 미래를 만들어 양국과 양국 국민에게 더 많은 혜택을 가져다 주도록 양국을 이끌어나가고자 합니다. 귀국의 번영과 융성, 인민의 행복과 안녕을 기원합니다. 

대통령님께서 건승하시고 뜻하신 모든 일들이 성취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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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사망에 막말, 특별재난지역은 제외... '민심 흉흉' 동작구 가보니

[르포] 폭우 직후 윤 대통령·국민의힘 총출동...동작구 뺀 10개 특별재난지역 발표, 주민들 허탈·분노

22.08.25 06:59l최종 업데이트 22.08.25 06:59l

  지난 8일 폭우로 피해를 입은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한 반지하 주택을 약 2주 후인 24일 찾았다. 창문과 이어진 에어컨 실외기 호스 위에 사진 액자 하나가 놓여 있다. 이 주택이 있는 골목의 다른 반지하 집에선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 지난 8일 폭우로 피해를 입은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한 반지하 주택을 보름 후인 24일 찾았다. 창문과 이어진 에어컨 실외기 호스 위에 사진 액자 하나가 놓여 있다. 이 주택이 있는 골목의 다른 반지하 집에선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 소중한
 
복지관 이름이 적힌 시계는 움직이지 않은 채 '12시 25분 30초'를 가리키고 있었다. 얼룩진 벽지 곳곳엔 수해가 할퀸 상처가 여전했다. 2주 전 빗물이 넘쳤던 반지하 방범창 사이는 덕지덕지 전선들이 뒤엉켜있었다. 
 
멈춘 시계 옆의 액자 하나가 보였다. 어린 얼굴이 담긴 액자 속 사진은 에어컨 실외기 호스에 위태롭게 놓여 옅은 볕이나마 쪼이고 있었다. 그 아래로는 습기와 냄새를 빼기 위한 선풍기가 연신 도는 중이었다. 가재 하나 제대로 남지 않아 텅 빈 집이었지만 일상을 되찾기 위한 몸부림은 현재진행형인 듯했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이 집은 지난 8일 폭우로 한 명이 숨진 집과 같은 골목에 있다. 폭우가 휩쓸고 간 이 골목을 찾은 지난 24일 오전 인근의 반지하 집들은 모두 비어 있었다. 지난 2주간 어느 정도 정리는 이뤄졌지만 세입자들은 돌아오지 못하거나 집을 아예 떠났고, 집주인들도 곧장 수리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최근엔 이들을 더욱 좌절하게 만든 소식이 전해졌다. 집중호우로 인한 특별재난지역에 동작구가 제외됐다는 발표였다. 정부는 지난 22일 서울 영등포·관악·강남(개포1동), 경기 성남·광주·양평·여주(금사면·산북면), 강원 횡성, 충남 부여·청양 등 10개 지자체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우선 선포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곧장 해당 지자체에 사유·공공시설 복구비의 최대 80%가 국비로 지원되고, 피해 주민들도 세금·공공요금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반지하 골목도, 시장 상인도 "불안하다"
 
 지난 8일 폭우로 사망자가 발생한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한 반지하 주택을 약 2주 후인 24일 찾았다.
▲ 지난 8일 폭우로 사망자가 발생한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한 반지하 주택을 보름 후인 24일 찾았다. ⓒ 소중한
 지난 8일 폭우로 사망자가 발생한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한 반지하 주택을 약 2주 후인 24일 찾았다.
▲ 지난 8일 폭우로 사망자가 발생한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한 반지하 주택을 보름 후인 24일 찾았다. ⓒ 소중한

서울 동작구는 이번 폭우 당시 단시간 집중적으로 내린 비로 인해 주요하게 피해를 입은 지역으로 언론에 연일 보도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8일 밤 시간당 141.5mm의 비가 내려, 서울의 시간당 강수량 역대 최고치(118.6mm)를 무려 80년 만에 갈아치웠다. 특히 이 지역은 반지하 침수로 인명피해까지 발생했고 한 아파트의 옹벽이 무너져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김성원 의원의 망언("사진 잘 나오게 비 좀 왔으면") 때문에 거센 비판을 받았지만 어쨌든 여당인 국민의힘이 수해복구 봉사활동 지역으로 선택한 시장 역시 동작구에 위치한 곳이었다.
 
이런 이유로 특별재난지역 발표 이후 동작구 민심이 심상치않다. 인명피해가 발생한 위 골목 거주자인 주민 이아무개씨(70대)는 "정치인이고 뉴스고 매일 떠들썩하게 이야기했던 곳이 동작구였는데 (특별재난지역에서) 쏙 빠졌다는 소식을 듣고 섭섭한 마음이 컸다"라고 말했다.
 
여러 반지하를 포함한 주택의 집주인인 그는 "돈이 어디서 당장 나올 수 없는 노릇이라 집수리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세입자들이 집을 나간다고 한다"라며 "비가 쏟아졌을 때 서로 살려주고 함께 복구하던 사람들이었는데 이젠 얼굴 붉히는 사이가 돼버렸다, 제때 복구할 수 있다는 계획만이라도 있다면 그렇지 않을 수 있었을 텐데 이번에 특별재난구역에서까지 빠져 앞으로가 더 막막하다"라고 토로했다.
 
 지난 8일 폭우로 무너진 서울 동작구 사당동의 한 아파트단지 옹벽을 약 2주 후인 24일 찾았다. 복구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 지난 8일 폭우로 무너진 서울 동작구 사당동의 한 아파트단지 옹벽. 24일 현재 복구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 소중한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후 집중호우로 옹벽이 무너진 서울 동작구 극동아파트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후 집중호우로 옹벽이 무너진 서울 동작구 극동아파트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폭우 당시 점포 상당수가 물에 잠겼던 동작구 사당동 남성사계시장에서도 민감한 반응이 터져 나왔다. 
 
상인들을 대표해 만난 이재열 남성사계시장상인회장은 "동작구가 피해를 덜 입었다면 모르겠는데 큰 피해를 입어놓고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정되지 않아 상인들 입장에선 황당하고 마음이 좋지 않다"라며 "피해 직후 자원봉사 지원 말고는 정부, 서울시, 동작구로부터 단돈 1원 한 장, 물 한 병도 받은 게 없다"라고 전했다.
 
이 회장이 운영하는 금은방 역시 허리 높이의 귀금속 진열장보다 높이 빗물이 차서 큰 피해를 입었다. 점포 내 대다수 전자제품을 교체한 것은 물론, 주문한 진열장이 아직 도착하지 않아 임시방편으로 플라스틱 바구니에 귀금속을 전시하는 형편이다.
 
"이렇게 귀금속을 전시하는 금은방이 어디 있겠나"라며 씁쓸한 표정을 내보인 이 회장은 "이제 곧 추석인데 하다못해 긴급대출이라도 가능해야 추석 장사를 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말실수가 있긴 했지만 어쨌든 피해가 심각한 지역이니 집권여당이 직접 이곳을 찾았던 것 아닌가"라며 "하루빨리 동작구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정돼 이곳 상인들의 불안을 해소해줬으면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8일 폭우로 피해를 입은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을 약 2주 후인 24일 찾았다.
▲ 지난 8일 폭우로 피해를 입은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을 보름 후인 24일 찾았다. ⓒ 소중한
 지난 8일 폭우로 피해를 입은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을 약 2주 후인 24일 찾았다. 사진은 국민의힘 차원의 봉사활동에 참여한 김성원 의원이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나오게"라고 망언을 한 곳이다.
▲ 지난 8일 폭우로 피해를 입은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을 보름 후인 24일 찾았다. 사진은 국민의힘 차원의 봉사활동에 참여한 김성원 의원이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나오게"라고 망언을 한 곳이다. ⓒ 소중한
 11일 수해 복구 자원봉사를 위해 오전 서울 동작구 사당동을 찾은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 11일 수해 복구 자원봉사를 위해 오전 서울 동작구 사당동을 찾은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지역 민심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맘카페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는 중이다. 아래는 한 맘카페에 올라온 글과 댓글 중 일부 내용이다.  

"아직도 집에 못 들어가고 숙박시설을 떠도는데 대체 그럼 왜 다들 와서 사진만 신나게 찍어간 거죠?" - 8월 22일 오후 2시 10분
"이수역과 사당동 일대의 피해 소식이 그렇게 많이 나왔는데 제외라뇨." - 오후 2시 11분
"그 당시 날씨뉴스만 봐도 동작구를 언급하면서 누적 강수량이 제일 많았던 걸로 아는데 이럴 수 있나요?" - 오후 2시 18분
 

동작구청에 쏟아지는 비판... "추가 조사 때 철저히" 해명
 
이 같은 분위기에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특히 박일하 동작구청장을 향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동작을)은 22일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왜 동작구에 오셨나"라며 "대통령과 서울시장이 잇따라 동작구를 방문한 것은 수해 피해가 가장 컸기 때문이다. (특별재난지역 제외를) 납득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힘 동작을 당협위원장(나경원 전 의원)과 동작구청장에게 엄중히 항의한다"라며 "그렇게 광을 팔고 홍보할 때는 언제고 동작구가 특별재난지역 요건 미비로 제외됐다는 것이 말이 되나. 국민의힘은 동작구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하루빨리 동작구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될 수 있도록 백방으로 노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8일 폭우로 사망자가 발생한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한 반지하 주택 골목을 약 2주 후인 24일 찾았다.
▲ 지난 8일 폭우로 사망자가 발생한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한 반지하 주택 골목을 보름 후인 24일 찾았다. ⓒ 소중한
 
같은 당 김병기 의원(서울 동작갑)도 "이번 특별재난지역 지정은 주택침수 피해조사가 완료된 지역에 대한 우선 조치 사항이라고 한다. 동작구를 비롯한 나머지 피해지역은 행정안전부의 '추가 합동조사' 이후 특별재난지역 여부를 발표한다고 한다"라며 "눈앞의 피해가 산적해 있는데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나. 지금까지는 대체 무슨 일을 한 건가"라고 비판했다.
 
더해 "동작구민들의 속은 타들어가는데 정부는 참으로 한가하기만 하다"라며 "동작구청 및 관계 당국은 주민들의 절박한 심정을 가슴에 새기고 당장 내일이라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시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동작을 지역위원회는 24일 오후 동작구청 앞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 자리엔 이수진 의원과 함께 서울시당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김영호 의원(서울 서대문을)도 참석했다. "동작구청 늑장행정, 동작구청장 책임져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든 이들은 "동작구청장은 피해 조사도 제대로 안 하고 무얼 했나"라며 "(특별재난지역 선정을 위한) 행정 컨트롤타워가 작동하지 않은 채 그동안 봉사활동만 해왔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정부는 이달 말까지 합동조사를 진행해 특별재난지역을 추가로 더 선정할 계획이다.
 
동작구청은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피해규모가 약 4000여 세대로 접수된 바 해당 내용을 추가 합동조사 시 철저히 소명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해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 동작을 지역위원회가 24일 오후 동작구청 앞에서 동작구의 특별재난지역 제외를 비판하는 집회를 열었다.
▲ 더불어민주당 서울 동작을 지역위원회가 24일 오후 동작구청 앞에서 동작구의 특별재난지역 제외를 비판하는 집회를 열었다. ⓒ 소중한

태그:#서울, #특별재난지역, #수해, #동작구, #폭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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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권 ‘지우고’, 권익위·방통위 ‘찍어내기’…춤추는 정치감사 논란

등록 :2022-08-24 05:00수정 :2022-08-24 07:24

 
권력 손끝 바라본 감사 논란 자초
문 정부 임명 기관장 남아있는
권익위·방통위 등 줄줄이 겨냥
서해 공무원 피살 대대적 감사
선관위 투표 부실관리도 들춰
최재해 감사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최재해 감사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감사원의 ‘정치 편향’ 감사 논란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23일 발표된 감사원의 ‘2022년 하반기 감사운영 계획’에는 전 정부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정책이 대거 담겼다. 게다가 고위공직자 및 그 가족의 직무 범죄 등을 감시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발족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감사 대상에 포함시켜, 정권 입맛에 맞게 길들이기 위한 게 아니냐는 비판마저 나온다.

 

이번 감사원의 하반기 감사 계획을 보면 ‘새 정부 밀어주기’와 ‘전 정부 지우기’ 기조가 뚜렷하다. 한 예로, 감사원은 하반기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 운영을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가 그동안 초중고교에 투자했던 재원 일부를 대학과 평생교육 부문에 사용하겠다고 밝혀 시·도 교육청에서 반발이 나오기도 했는데, 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 개선에 힘을 싣는 감사로 풀이된다. 반면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와 코로나19 백신 수급 지연 사태,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관련 통계조작 논란 등에 대한 특정사안 감사를 하기로 한 것을 비롯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등 감사원 특별조사국이 진행하고 있는 ‘상시 공직 감찰’을 하반기에 계속하기로 한 것을 두고선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감사원은 이미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부터 전 정부를 겨냥한 대대적 감사에 착수한 바 있다. 지난 6월 대통령실과 정치권을 중심으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이 이슈화되자, 해양경찰청과 국방부 등을 상대로 감사에 들어간 게 대표적이다. 이후 감사 대상은 청와대 국가안보실·해양수산부·통일부·국가정보원 등 9곳으로 늘어났다.
 

지난 대선 사전투표 과정에서 불거진 코로나 확진자·격리자 투표 부실관리 논란을 계기로, 헌법상 독립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해 이례적으로 예비 감사에도 나서기도 했다. 선관위가 독립성 침해를 이유로 선거 관련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지만, 감사원은 하반기 정기 감사 대상에 추가로 포함했다.

 

국민권익위와 방송통신위원회 등 문재인 정부가 임명한 인사들이 기관장으로 남아 있는 기관에 대한 감사가 시작되며 찍어내기식 ‘표적 감사’ 논란이 일었다. 전현희 권익위원장은 지난해에 이어 1년 만에 감사를 받게 된 점을 지적하며 “감사원의 감사가 부당하다”고 맞섰고,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도 “정기감사의 업무 범위를 넘어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최재해 감사원장이 지난달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감사원은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한 것은,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 문제에 대한 의구심을 부추겼다. 여기 더해, 감사원의 핵심 실세로 꼽히는 유병호 사무총장은 지난 22일 법사위 회의에서 “(전 정권 때) 특정 감사에 대해서는 외부적으로 오만가지 너저분한 압력도 있었다”며 “(과거 정부에서 훼손된 감사원의 중립성과 독립성, 전문성을) 바로잡아 가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쪽에선 감사원이 전 정부에 대한 ‘먼지털기식 감사’에 나서고 있다며 불만 섞인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김회재 민주당 의원은 “중립성과 독립성을 저버린 무소불위 감사원에 대한 견제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피감 기관 또는 공무원에 대한 사전 통지 의무화를 통해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한편, 정부의 중요 정책 결정 등은 감사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한 감사원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H6s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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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앤장·포스코와 싸워 이긴 30년 하청노동자의 눈물

[대우조선 파업 이후 ③-1] 포스코 상대로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 최종 승소한 양동운 전 지회장

22.08.23 06:55l최종 업데이트 22.08.23 06:55l
포스코사내하청 노조를 30년간 이끈  양동운(62) 포스코 사내하청지회 전 지회장. 지난 7월 28일 포스코를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에서 11년만에 최종 승소했지만, 정년이 지나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못했다.
▲  포스코사내하청 노조를 30년간 이끈 양동운(62) 포스코 사내하청지회 전 지회장. 지난 7월 28일 포스코를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에서 11년만에 최종 승소했지만, 정년이 지나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못했다.
ⓒ 김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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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소송 문의가 얼마나 많이 오는지, 설명하고 노조 가입 원서 받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네요."

지난 16일 전남 광양시 광양읍 칠성리에 있는 포스코 사내하청 노조 사무실. 양동운(62)포스코 사내하청지회 전 지회장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면서도 웃었다. 50평 남짓한 사무실은 노조 가입과 소송 참여를 문의하러 온 하청 노동자들로 북적였다. 선풍기 한 대 없는 방엔 A4용지로 된 소송 자료 더미가 벽면 가득 들어차 있었다.

지난 7월 28일, 양씨를 비롯한 하청 노동자 59명은 포스코를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에서 무려 11년 만에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이 포스코 사내하청은 '불법 파견'이라며 포스코가 이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판결한 것이다. 판결에 따르면 포스코는 그간 하청 노동자들을 실질적으로 지휘 명령하며 사용해왔으면서 직고용이 아닌 도급 계약만 맺어 파견법을 위반했다. 자동차가 아닌 제철업계에서 불법 파견이 인정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판결 이후 포스코 하청 노동자들의 노조 가입과 소송 참여 신청이 쏟아지고 있다. 사측의 탄압으로 한때 40명까지 졸아들었던 노조 조합원은 800명으로 늘었다. 포스코에는 광양·포항 제철소를 포함해 총 1만 8400여 명의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있다. 원청 정규직(1만 7000여 명)보다 많다. 아직 정확한 규모가 알려지지 않은 2·3차 하청 노동자까지 합치면 그 숫자는 훨씬 늘어난다.


양씨는 스물 여덟이던 1987년 포스코 광양제철소 사내하청 업체에 입사했다. 공장 11미터 높이에 달린 천정크레인 기사로 일했다. 3조 3교대로, 한 달에 쉬는 날은 이틀뿐이었다. 명절도 없었다. 그렇게 일해도 하루 일당 6000원, 월급 20만 원대였다.

반면 당시 정규직은 4조 3교대, 한 달에 8일을 쉬고도 같은 연차 급여가 30만 원 대였다. 원·하청 노동자는 출퇴근복, 작업복, 안전모 색깔까지 모두 달랐다. 격차는 세월이 갈수록 벌어졌다. 노조에 따르면 현재 20년차 포스코 하청 노동자의 평균 임금은 연 5500만 원 정도로, 같은 연차 정규직 연봉(1억 3000만 원대)의 절반도 안 된다.

양씨는 1989년 스무명 동료들과 함께 포스코 사내하청 노조를 처음 세웠다. 포스코는 50년간 무노조 경영을 표방해왔다. 하청도 그에 발맞췄다. 사측은 버젓이 노조와해 문건을 만들다 발각됐고, 조합원이 지역 조폭에 의해 폭행을 당한 사건까지 있었다.

33년 동안 하청 노조를 지켜낸 양씨는 총 세 번(1998년, 2001년, 2015년) 해고됐다. 상황이 어려워 아무도 앞장서지 않을 때 거절하지 못하고 총 네 번(1990~1992년, 2001~2002년, 2011~2012년, 2014~2015년) 지회장을 맡았다. 2011년 5월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던 것 역시 양씨를 포함한 15명이 처음이었다.

소송이 끝난 지금 양씨 머리는 하얗게 셌다. 어릴 때부터 아빠가 온갖 부당한 처사를 겪는 걸 봐온 양씨의 둘째 딸은 어느덧 다 커서 노무사가 됐다. 양씨는 이제 지회장직을 내려놓고 노조 법률국장으로 소송 지원을 도맡고 있다.

11년 소송 끝 승리했는데... 정년 넘겨 정규직 전환 안 된 그들
  
노조 불모지였던 포스코에서 사내하청 노조를 30년간 이끈 양동운(62)전 지회장
▲  노조 불모지였던 포스코에서 사내하청 노조를 30년간 이끈 양동운(62)전 지회장
ⓒ 김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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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작 양씨는 이번 승소 판결을 적용 받지 못한다. 소송이 11년이나 지연되는 사이 정년을 넘겨버린 것이다. 양씨는 2021년 12월 31일부로 정년을 맞았다. 대법원은 양씨 등 4명에 대해 정년이 지나 소의 이익이 없다며 각하 결정을 내렸다.

그런데도 양씨는 연신 웃었다. "같이 노조 하느라 해고됐던 동지들이 길게는 15년이나 밖에서 노가다 판을 전전하고 다녔는데, 이번에 포스코 정규직 인사 명령 받고 사내 교육 받으러 복귀하는 걸 보니 그렇게 기쁠 수가 없더라"고 손뼉을 쳤다. 양씨 등 4명을 제외한 55명은 대법원 판결 당일 오후 포스코로부터 정규직 인사 발령을 받고 16일부터 포항 연수원에 입소해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승소한 얘기를 하며 웃는 양씨에게 대법원 판결 때 가장 생각난 얼굴이 누구냐 물었다. "양우권 열사". 양씨는 고개를 떨구고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이지테크분회장이었던 고 양우권씨는 지난 2015년 5월 '단결 투쟁'이 적힌 빨간 노조 머리띠를 목에 매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 양우권씨가 일했던 하청업체 이지테크에는 50여 명 조합원이 있었지만, 사측의 해고와 징계, 따돌림, 회유로 결국 모두 나가고 고인 혼자 남은 상황이었다. 노조 한다고 해고됐던 고인 역시 힘겹게 복직됐지만, 빈 책상에 앉아 CCTV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 받아야 했다.

고인은 결국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내다보이는 인근 야산에서 생을 마감했다. 고인은 하청 노조 조합원들을 향해 쓴 유서에서 "양동운 지회장을 위시하여 똘똘 뭉쳐 끝까지 싸워서 정규직화 소송, 해고자 문제 꼭 승리하십시오. 멀리서 하늘에서 연대하겠습니다"라는 유지를 남겼다.

양씨는 "이번 판결로 우권이의 유언을 이룬 것 같아 그 무엇보다 기쁘다"며 울었다. 양씨를 지난 16일 광양 노조 사무실에서 만났다.

"포스코, 하청 노동자 없인 제품 단 하나도 생산 못한다"
  
16일 전남 광양 포스코사내하청 노조 사무실. 현재는 법률국장을 맡고 있는 양동운(오른쪽)전 지회장이 쇄도하는 소송 참여, 노조 가입 문의에 분주했다. 양 전 지회장은 지난 7월 28일 포스코를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에서 11년만에 최종 승소했지만, 정년이 지나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못했다.
▲  16일 전남 광양 포스코사내하청 노조 사무실. 현재는 법률국장을 맡고 있는 양동운(오른쪽)전 지회장이 쇄도하는 소송 참여, 노조 가입 문의에 분주했다. 양 전 지회장은 지난 7월 28일 포스코를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에서 11년만에 최종 승소했지만, 정년이 지나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못했다.
ⓒ 김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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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28일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소감은.

"진짜 너무 행복했다. 11년이나 걸렸지만, 저희들이 옳았다는 걸 인정받은 것 같아서. 제철소 다니는 수많은 하청 노동자들에게 큰 희망이 될 것 같아서.

사실 소송 준비하는 동안 정말 힘들었다. 저는 컴맹이었고 지금도 독수리 타법이다. 회사에서 노조 전임자를 인정해주지 않아 3교대 출근하면서 밤잠 줄여가며 노동조합 일을 봤다. 2근(오후 3시 ~ 밤 11시) 출근 하는 날이면 오전에 먼저 사무실 와서 소송 준비하고, 1근(오전 7시 ~ 오후 3시) 출근하는 날이면 그날 밤 순천 가는 10시 30분 막차 시간 전까지 노조 사무실에 남아 소송 준비를 했다. 그러고도 부족해 집에 가서 문서 작성을 했다. 컴퓨터가 한 대뿐이라 딸들과 많이도 싸웠다(웃음). 제 신념이 '엉덩이가 일을 한다'이다. 

그렇게 컴퓨터도 못하는 하청 노동자들 힘으로 포스코 같은 거대 기업과 그를 대리하는 김앤장을 눌렀다. 돈은 없지만 남한테 고개 숙이지 않았고, 내 나름 열심히 살아온 삶이 인정 받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그날 법정서 나올 때 재판관님들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차별 받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셔서 정말 고맙다고."

- 하지만 정작 본인은 정년이 넘어 직접 고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4명이 정년을 지나 결국 포스코 옷을 입어보지 못하게 됐다. 나, 채규향 동지, 김명국 동지, 윤영록 동지다. 김 동지는 2019년이 정년이었고, 나머지는 동갑이라 작년이 정년이었다. 모두 오랫동안 싸웠는데 아쉽다.

이미 2010년에 현대자동차 사내하청이 불법 파견이라는 최병승 동지 대법 판결이 있었기 때문에, 2011년 소송 시작할 때 6~7년 정도면 되겠지 하고 예상했었다. 그런데 포스코와 김앤장은 어떻게든 재판을 질질 끌려고 했다. 2심에서 여덟 번이나 선고가 밀렸고 대법원에서도 두 번 선고가 밀렸다. 우리를 고사시키겠다는 작전이었다. 당초 대법원 선고일도 작년 12월 30일이었다. 정년 맞기 하루 전날이었는데… 결국 해를 넘겨서 이렇게 됐다."

-  2011년 5월 처음 소송을 제기했던 이유는.

"하청 노동자 없이 포스코는 단 하나의 제품도 생산 못한다. 원료 하역부터 제품 출하까지 그 어떤 공정에서도 하청 노동자가 중단하면 생산이 중단된다. 예를 들어 만약 라인에 무슨 문제가 생기면 저희 같은 천정크레인 하청 노동자들이 들어가지 않으면 복구가 안 된다. 제철소에 있는 것들은 다 3톤 이상, 수십 톤에 이르는 중량물이다. 외부의 지게차나 큰 차들이 들어올 공간 자체가 없다. 천정크레인으로 들어내고, 다시 얹혀주는 과정이 필수다. 정규직들과 같이 일하고 그들의 지시를 받는 게 자연스럽다. 그렇게 30년 일했다.

제가 입사했을 땐 아침 조회도 같이 했다. 포스코 주임이 원하청 노동자를 한데 모아놓고 체조도 같이 시키고 훈시도 했다. 대기실도 함께 있어서 주임이 하청 노동자들에게 수시로 지시했다. 이게 법 위반이라는 걸 알고 우리가 2004년에 고용노동부 여수지청에 불법 파견 진정을 냈다.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때만 해도 불법 파견 판결이 없었던 시절이다. 회사에서도 문제가 생길 것 같으니 그때부터 사무실과 대기실 사이에 칸막이를 쳤다. 직접 지시하는 대신 현장 반장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작업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2010년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불법 파견 판결이 나왔다. 최병승 동지에게 곧바로 연락했다. 소송자료 좀 보게 해달라고. 최 동지가 허락해줘서 3000페이지 넘는 서류를 받았다. 그걸 밤새 몇 번을 읽고 또 읽었다. 우리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오히려 확보한 증거는 우리가 더 충실해 보였다. 현대차처럼 제조 라인에 하청 노동자와 정규직이 옆에 붙어있진 않았지만, 우린 공장 상부에서 천정크레인 운전을 하고 정규직들은 그 아래에 있었다."

- 이번 판결로 직접 고용 대상이 된 55명의 현 상황은.

"7월 28일 판결 당일 오후에 바로 포스코로부터 인사 명령을 받았다. 오늘(16일)부터 포스코 포항 연수원에 3개월 교육 일정으로 입소했다. 55명 중에 특히 해고 상태였던 동지가 8명이다. 2007년에 3명, 2010년에 3명, 2015년에 2명이 노조 활동을 하다 해고됐다. 모두 그간 포스코에서 일 못하고 밖에 나가 건설 현장 노가다를 전전했다. 힘든 상황에서도 끝까지 소송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들이 끝내 복직하는 것을 보니, 그것도 정규직으로 고용되는 걸 보니 정말 뛸 듯이 기쁘다. 행복하다."

- 이번에 승소한 노동자들이 주로 하던 업무는 무엇이었나.

"다 비슷하다. 천정크레인으로 작으면 3톤, 크면 35톤까지 가는 코일(정해진 두께에 따라 두루마리 휴지처럼 둘둘 말려진 상태의 철강 원재료)을 다음 공정으로 운반한다든지, 압연(회전하는 기계 사이에 쇠붙이를 넣어 다양한 종류의 철강 제품을 만드는 공정) 작업 중 발생한 불량 코일을 처리하기도 하고, 슬래브(쇳물을 가공해서 나온 널빤지 모양의 반제품)를 투입하고, 도금에 필요한 아연을 보급하는 등 필수적인 업무들을 했다.

모든 작업은 원청의 지시에 따라 진행된다. 모니터를 통한 실시간 작업 지시, 무전 지시, 수신호 지시, 그리고 MES(전자 생산관리시스템)까지 동원됐다. 대법원에서 MES가 원청 지시로 인정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제철소뿐만 아니라 MES가 보편화돼 있는 제조업 전체에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사내하청 노동자만 1만 8400명... 정부, 사용자측 불법엔 왜 눈감나"
  
전남 광양 포스코사내하청 노조 사무실에 소송 자료가 쌓여있다. 지난7월 28일, 포스코사내하청 노조 조합원 59명은 포스코를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무려 11년 만이었다.
▲  전남 광양 포스코사내하청 노조 사무실에 소송 자료가 쌓여있다. 지난7월 28일, 포스코사내하청 노조 조합원 59명은 포스코를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무려 11년 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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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 숫자는 얼마나 되나.

"1차 사내하청이 98개 업체, 총 1만 8417명이다. 이 역시 소송을 통해 알게 된 숫자다. 포스코는 하청 업체 현황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 2차, 3차 하청 업체들에 대한 정보는 노조도 갖고 있지 못하다. 조합원이 있는 2차 하청 업체가 아직 한군데밖에 없어서 그렇다. 2·3차 하청까지 합하면 포스코 하청 노동자 숫자는 훨씬 늘어날 것이다. 정규직은 1만 7000여명 정도다.

하청 노동자들, 지금 같은 여름이면 소금 먹어가며 일하는 사람들이다. 안 먹으면 쓰러지니까. 열연공장에서 조금만 일해도 등에 하얗게 소금꽃이 핀다. 1200℃ 넘는 빨간 쇠판이 계속 지나다니는데 얼마나 뜨겁겠나. 거기에 물을 쏴서 냉각하면서 압연을 하는데, 그러면 수증기가 생긴다. 습도가 높으니 온도는 더 오른다. 찜질방보다 뜨겁다.

그렇게 일해서 받는 돈은 정규직의 40% 선이다. 우리가 소송을 진행하면서 처음으로 정규직들의 연봉 수준을 정확히 알게 됐다. 정말 깜짝 놀랐다. 하청 조합원들에게 보여주면 다들 못 믿어 했다. 저는 입사 30년이 되도록 연봉 5000만 원을 넘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20년차 정규직들 연봉이 1억 3000만 원대였다. 성과급이 800%였다. 현금성 복지 포인트 100만 원도 있었다. 하청 노동자들은 성과급도, 복지 포인트도 없었다."

- 이번 판결 이후 어떤 변화가 있나.

"이번 판결은 포스코가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법 위반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런데도 현재 포스코는 오로지 판결문에 있는 55명에 대해서만 정규직 명령을 냈다. 그 55명이 속한 2개 하청 업체에 총 400여 명의 노동자들이 있는데, 이들에 대해서조차 정규직 인사명령을 내지 않았다.

이게 무슨 뜻인가. 소송하지 않으면 정규직은 없다는 뜻이다. 포스코의 이런 태도를 본 하청 노동자들도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금껏 회사에 속았다는 거다. 노조 가입 문의도,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 참여 신청도 크게 늘고 있다."

- 얼마나 늘었나.

"조합원은 1000명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소송 참여 인원도 비슷하게 늘 것 같다. 지금이 8차 소송단 모집인데, 앞서 1~7차 소송단 인원이 총 808명이다. 8차까지 1800여 명이라면 포스코 1차 사내하청 전체 노동자의 10% 정도가 소송에 참여하게 된다. 이번에 판결이 난 노동자들은 1차(15명)·2차(44명) 소송단이었다."

-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지만, 개별 소송을 진행하지 않으면 다른 하청 노동자들은 직접 고용될 수 없다는 얘기다.

"집단소송제(소송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피해자도 구제받을 수 있는 제도)가 없어서다. 이게 말이 되나. 분명히 포스코가 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판명 났는데, 노동자들은 개별 소송을 해야 정규직으로 채용될 수 있다는 게. 상식이 아니지 않나. 그럼 또 우리처럼 소송해서 11년 버티라는 건가. 그렇게 또 정년 지나고? 왜 정부와 검찰, 국가는 노동자들의 불법 행위에 대해선 엄단하면서, 사용자들의 불법에 대해선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나.

포스코는 이 틈을 타 무슨 수를 써서든 하청 노동자들이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으로 가는 걸 막으려 한다. 급하게 하청 노동자 처우를 신경 쓰겠다고 회유하려 드는 것이다. 나는 이번에도 포스코가 최하 1500억원은 풀 거라고 본다. 하청 노동자들 임금 인상 해주고, 복지 포인트 100만 원에, 일시금으로 200만 원 부여한다는 얘기가 벌써 공공연히 나온다.

왜 그럴까? 그게 더 싸니까. 이번 소송에서 포스코가 낸 자료를 보면, 1만8417명 하청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면 1년에 9640억 원이 들어간다고 논문까지 제출했더라. 매년 1조 원이라는 거다. 포스코가 지금껏 그만큼의 불법적인 이익을 취했다는 뜻이다. 그게 하청 노동자들이 빼앗겨온 가치다.

2016년 8월 2심에서 승소했을 때도 회사는 똑같은 태도였다. 2013년 1월 1심에서 패소했을 땐 콧방귀도 안 뀌더니, 우리가 이기자마자 갑자기 하청 노동자들에게 두 자리 숫자 퍼센트 임금 인상안을 제시했다. 몇몇 하청 업체에서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을 준비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오자, 회사가 먼저 회유에 나선 것이다. 결국 그 과정에서 소송을 접은 하청 노동자들도 많았다.

그래도 소송 참여 움직임이 이어지자 포스코는 하청사 상생협의회라는 걸 만들어 정규직에만 주어지던 자녀 학자금 지급까지 약속했다. 그러면서 소송을 진행하는 하청 노동자들에 대해선 학자금 지급을 제외하겠다고 했다. 실제로 이것 때문에 소송을 중간에 포기한 하청 노동자들도 꽤있었다. 당장 학자금들이 급하니까. 회사가 이렇게 치사하다. 노조는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시정 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요즘도 포스코는 지금 논의하고 있는 하청 노동자 복지 포인트 100만원 신설에 대해서도 소송을 진행하는 경우 지급하지 않겠다고 여론전을 펴고 있더라. 하청 노동자들의 처우가 좋아진 건 늘 하청 노조 덕이었는데, 정작 하청 노조 조합원들은 그 혜택을 받지 못한다. 유감은 없다. 그러려고 노조 한 거니까."

[인터뷰②] "벼슬이 된 정규직... 노동운동, 원하청 분리 정책에 제대로 대응 못했다" 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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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 논리로 냉전의 돌격대 자처한 윤석열의 친일 망언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2/08/24 08:20
  • 수정일
    2022/08/24 08:2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자유’, ‘세계시민’…대미추종이 어른거린다

박명훈 주권연구소 연구원 | 기사입력 2022/08/23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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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77주년 경축사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드러난 윤석열의 대외관계 인식은 참담하고 허접하기 짝이 없다. 낙제점을 넘어 역대 최악 수준이다. ‘이게 정말 한 나라의 대통령이 내놓은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번 글에서는 광복절 77주년 경축사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나온 말을 통해 윤석열의 대외관계 인식이 얼마나 저열하고 문제투성이인지 살펴보기로 한다.

 

‘자유’, ‘세계시민’…대미추종이 어른거린다

 

 

© 왼쪽은 독일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1724~1804). 윤석열 대통령은 대학생 시절 자유, 평화, 세계시민 개념을 주장한 칸트의 책을 읽으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칸트는 서구 백인종의 우월성을 강조한 반면, 중국 등 황인종을 '반자유주의 세력'으로 규정해 무력으로 위협해야 한다는 과격한 주장을 폈다. 이러한 칸트의 논리는 미국과 일본을 철저히 추종하고 북한·중국·러시아에 날을 세우는 윤 대통령의 행보에도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언론에 공개된 광복절 77주년 경축사와 취임 100일 기자회견 전문에서 ‘미국’이라는 말은 직접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유, 보편적 가치, 규범, 세계시민 같은 표현을 들여다보면 윤석열이 미국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대미추종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짐작할 수 있다.

 

윤석열은 광복절 경축사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유독 ‘자유’를 강조했다. 북한·중국·러시아 같은 나라를 반자유주의 세력으로 규정하며 적대하는, 이른바 ‘미국식 자유주의’ 노선을 따르겠다는 의도를 노골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윤석열이 경축사에서 한 발언을 짚어보자.

 

“자유를 찾고 자유를 지키고 자유를 확대하고 또 세계시민과 연대하여 자유에 대한 새로운 위협과 싸우며 세계 평화와 번영을 이뤄나가는 것입니다.”

 

“앞으로의 시대적 사명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한 국가들이 연대하여 자유와 인권에 대한 위협에 함께 대항하고 세계시민의 자유와 평화, 그리고 번영을 이뤄내는 것입니다.”

 

아마도 윤석열이 말한 자유, 세계시민 개념은 독일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의 주장에서 따온 듯하다. 윤석열은 대학생 시절 칸트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18세기에 태어난 칸트는 자유를 중시하는 ‘우월한 서방 백인종 세력’이 자유가 없는 중국을 무력으로 위협하면 전 세계에 ‘영원한 평화’가 펼쳐질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칸트는 “전쟁은 인류 문화를 계속 진보하게 하는 불가결한 수단”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김창훈, 「칸트의 ‘영구평화론’은 왜 폭력적인가」, 프레시안, 2019.2.16.)

 

칸트에 따르면 이른바 중국으로 대표되는 반자유주의 세력을 무력으로 제압한 뒤 서구의 세계시민들만이 서로 왕래하면서 평화롭게 지낼 수 있다. 제국주의 서구열강이 식민침탈에 몰두하는 시절을 살았던 백인 칸트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인식이었을 수 있다. 문제는 현재 칸트를 따라 하는 윤석열이 “북한은 주적”, “대북 선제타격” 같은 막말을 늘어놓으며 전쟁 위기를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오늘날 칸트의 논리를 그대로 이어받은 나라가 바로 미국이다. 김창훈 민족미래연구소 연구실장은 “결국 부시의 (이라크) 침공을 정당화한 ‘민주평화론’의 씨앗은 칸트 자신이 뿌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석열은 바로 그런 미국의 꽁무니를 충실하게 뒤쫓으려 한다. 윤석열은 경축사를 하고 3일 뒤인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외교·안보에 있어서도 자유와 인권, 법치라는 보편적 가치와 규범을 기반으로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해 나가고자 책임 있는 노력을 해 왔습니다. 보편적 가치와 규범을 기반으로 약화된 한미동맹을 다시 강화하고 정상화했습니다.”

 

자유와 인권, 보편적 가치, 규범 같은 말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서방 진영이 북·중·러를 적대하는 논리로 줄기차게 꺼내온 표현이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 들어 미국에서는 이른바 ‘가치동맹’을 꺼내 들며 미국식 자유주의를 따르지 않는 국가들을 적대하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은 지난 5월 20일 한국을 찾아 “우리(미국)와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국가들에 경제와 국가안보를 의존하지 말라”라고 윤석열에게 경고하기도 했다. 물론 윤석열은 군말 없이 바이든에게 수긍했다. 따라서 “보편적 가치와 규범을 기반으로 약화된 한미동맹을 다시 강화하고 정상화”했다는 윤석열의 위 말은 바로 미국이 주도하는 적대적 대결 노선에 그대로 뛰어들겠다는 뜻이다. 이는 곧 북·중·러와의 정면 대결로 이어질 수 있다. 

 

윤석열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취임 초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을 재건하고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공고히 해서”라는 말도 했다. 실제로 윤석열 정권 들어 북한을 ‘주적’으로 겨눈 한미연합훈련이 한반도의 위기를 급격히 높이고 있다. 

 

8월 22일 북한 대외선전매체 려명은 “오는 9월 초까지 남조선(남한)의 하늘과 땅, 바다에서 감행되게 되는 광란적인 대결 소동은 가뜩이나 불안한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를 일촉즉발의 전쟁 접경에로 몰아넣음으로써 침략 전쟁의 도화선에 불을 지피기 위한 위험천만한 군사적 도발 행위”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중국에서도 반발이 나왔다. 중국은 한미연합훈련 시기와 맞물린 지난 19일까지 한반도와 가까운 산둥반도와 보하이만 근처에서 군사훈련을 벌였다. 8월 22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UFS(을지 자유의 방패)는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자신의 군사력을 과시하면서 북한뿐 아니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이 훈련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화약고로 여겨지는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고 한반도 정세 변화는 동북아와 아시아 전체의 평화와 안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렇듯 대미추종으로 일관하는 윤석열의 대외노선이 우리가 살아가는 한반도를 전쟁통으로 몰아넣고 있다. 대미추종에 따른 부작용은 비단 전쟁 위기에만 머물지 않는다. 지난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은 삼성, 현대차 같은 한국 대기업에서 미국 현지 공장 설립 등 수조 원이 넘는 막대한 지원을 약속받았다. 하지만 이후 미국은 현대차가 국내 공장에서 생산한 전기차를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했다. 미국이 현대차의 뒤통수를 힘껏 갈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대로는 현대차 등 우리 기업이 미국에서 막대한 손해만 떠안게 될 가능성이 크다.

 

위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윤석열 정권이 미국이 앞장서는 반북·반중·반러 전선에 동참한 대가로 러시아에서 들어오는 원자재와 천연가스 물량이 급감했다. 이에 따라 머잖아 한국에 말 그대로 혹독한 겨울이 닥칠 것이라는 우려가 시시각각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일본에 무릎 꿇는 한일관계 정상화…한·미·일 군사협력

 

윤석열이 내놓은 광복절 경축사,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특징은 한일관계를 ‘정상화’하겠다는 의지가 무척 돋보인다는 점이다. 지난 문재인 정부의 한일정책이 비정상이었다는 취지인데, 지금부터는 윤석열 정권의 한일정책이야말로 얼마나 비정상인지 짚어보자.

 

윤석열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과거 우리의 자유를 되찾고 지키기 위해 정치적 지배로부터 벗어나야 하는 대상이었던 일본은 이제 세계시민의 자유를 위협하는 도전에 맞서 함께 힘을 합쳐 나아가야 하는 이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한일관계가 보편적 가치를 기반으로 양국의 미래와 시대적 사명을 향해 나아갈 때 과거사 문제도 제대로 해결될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윤석열은 일제가 벌인 식민침탈, ‘위안부’ 등 국가가 주도한 범죄를 “정치적 지배”로 한정해 일제의 식민침탈을 왜곡·미화하려는 일본에 힘을 실어줬다. 이뿐만 아니라 윤석열은 “세계시민의 자유를 위협하는 도전에 맞서 함께 힘을 합쳐 나아가야 하는 이웃”이라고 일본을 규정하며 일본과의 군사협력, 나아가 한·미·일 군사협력을 강력히 시사했다.

 

앞서 지적했듯 윤석열이 강조하는 ‘자유와 보편적 가치’는 미국이 적대하는 북·중·러와 대결을 벌이겠다는 선전포고다. 그런 의미에서 윤석열이 말하는 “미래와 시대적 사명”은 한·미·일 군사협력을 바탕으로 한 북·중·러와의 적대적 대결로 이어지는 길이다.

 

여기에 “과거사 문제도 제대로 해결될 수 있다”라는 윤석열의 말도 어처구니가 없다. 전범국·가해국인 일본이 진정한 사죄와 배상을 거부하는데, 국내 피해자들의 목소리는 어물쩍 덮고 군사협력을 운운한다는 점에서 국민 정서와도 완전히 어긋나 있다.

 

이와 관련해 윤석열의 광복절 경축식 당시 옆에 앉았던 ㄱ 씨는 윤석열 정권의 뚜렷한 ‘친일 지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인물일 수 있다. 처음에 ㄱ 씨는 독립유공자의 후손이라고 알려졌다. 그런데 8월 22일 오마이뉴스 보도 「‘광복절 때 윤 대통령 옆 누구?’에서 드러난 중대 사실」에 따르면 ㄱ 씨의 증조부가 일제 19사단 사령부에 귀순한 친일파, 장성순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장성순의 친일 이력은 국가보훈처가 가진 공훈록을 보면 알 수 있다. 따라서 윤석열 정권이 ㄱ 씨가 친일파의 후손이라는 사실을 몰랐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대통령실이 ㄱ 씨가 변절한 친일파의 후손임을 알고도 ‘윤석열 옆’이라는 상징적인 자리에 앉혔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심지어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일본 지도부가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이어가는 것과 관련해 “일본의 멈출 수 없는 관습”이라며 적극 두둔하기까지 했다. 일제의 식민지배에서 벗어난 광복절에 윤석열 정권이 우리 국민을 향해 이루 말할 수 없는 굴욕을 안긴 셈이다.

 

윤석열은 취임사에서도 다음과 같이 온통 친일·매국으로 뒤범벅된 막말을 쏟아냈다.

 

“역대 최악의 일본과의 관계 역시 빠르게 회복하고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취임 전 인수위 때부터 한일정책협의단을 일본에 보냈고, 협의단이 기시다 총리, 하야시 외무상을 비롯한 전·현직 총리와 정관계 유력 인사들을 만나 관계 정상화의 물꼬를 텄습니다. 김포 하네다 항공 노선을 재개했고, 나토정상회의에서 기시다 총리와 만나 환담을 하고 한·미·일 정상회의도 열었으며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의 토대를 만들었습니다.” 

 

위는 일본에 한일관계 개선을 구걸해온 윤석열의 자화자찬이다. 또 식민침탈을 반성하지 않고, 지난 2019년 반도체 핵심 원료 수출 제재로 대표되는 경제 공격을 멈추지 않는 일본을 향한 뒤틀린 짝사랑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시다 정권과 극우 성향 산케이신문은 윤석열 정권을 향해 ‘더 열심히 한국 국민을 설득해서 오면 정상회담에서 만나줄게’라며 윤석열을 격려하고 있다. 이야말로 윤석열 정권의 굴욕적인 친일외교가 불러온 끔찍한 나비효과다.

 

윤석열은 취임 100일을 맞아 취임사 전문을 발표한 뒤 별도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강제징용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한국 대법원이) 그 판결을 집행해 나가는 과정에서 일본이 우려하는 주권 문제의 충돌 없이 채권자들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깊이 강구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윤석열이 배상이 아닌 “보상”이라는 말을 강조하며 식민침탈 범죄를 부정하는 일본의 논리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는 비판이 빗발쳤다. 외교부는 대법원에 “강제징용 문제의 합리적 해결방안을 조속히 모색하기 위해 다각적인 외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해주기 바란다”라며 미쓰비시중공업이 가진 국내 자산의 강제매각 조치를 보류할 것을 대놓고 압박했다.

 

이처럼 친미와 친일에 찌든 윤석열의 대외 인식은 정말 한심하고 끔찍하다. 이 와중에 윤석열 정권이 한국 해군의 해상자위대 70주년 관함식 참가를 적극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전범기가 펄럭이는 자위대의 관함식에서 일본 총리 기시다 후미오가 우리 해군을 사열하는 끔찍한 광경이 현실로 펼쳐지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윤석열 정권은 일본에 나라를 팔아먹은 ’을사오적‘보다도 막돼먹은 사대·매국 세력이라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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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일하다 죽은 직원에 대한 사과가 그리 어려운 일일까

 
김진오 에어팰리스지부장이 지난 7월26일 열린 투쟁승리 결의대회에서 산재 사망사고에 대한 선진그룹의 사죄를 촉구하는 손피켓을 들고 있다. ⓒ에어팰리스지부 제공 
 
함께 일하던 동료가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그것도 눈앞에서. 경기도 김포시 선진그룹 인근 농성장에서 만난 김진오 에어팰리스지부장은 3개월 전 사고 당시 상황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힘겨워 보였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아픔은 뒤로한 채 거리에서 투쟁 중이다. 고인의 죽음에 대한 사측의 당연한 사과를 요구하기 위한 싸움이다. 

벌써 거리에 천막을 친 지도 90일째(23일 기준)다. 그의 수염도 미처 정리하지 못한 듯 덥수룩하게 자라 있었다. 농성장에 옹기종기 모인 에어팰리스지부 조합원들도 모두 3개월째 월급을 받지 않고 투쟁 중이다.

사고가 난 그날은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힘겹게 노조를 만들고 두 번째 교섭이 예정됐던 날이었다. 조금이나마 더 나은 일터를 꿈꿨을 그 무렵, 무전기 너머로 들린 외마디 비명과 함께 순식간에 헬기가 추락했다. 산 한 가운데서 정신없이 119 구급대를 부르고, 회사에 상황을 알리고, 통신이 불안정한 탓에 산비탈 길을 몇 번이나 오르내리며 발을 동동 구르던 그날, 그는 "처참했다"고 말했다.

당연히 고인이 일했던 에어팰리스와 에어팰리스를 설립한 선진그룹 측이 이후 필요한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생각했다. 망연자실한 가족에게 곧장 찾아가 사고 경위에 대해 설명하고, 진정한 사과를 하고, 위로를 했을 것이라고. 하지만 사고가 난 다음 날 밤 느즈막히 찾아온 회사 관계자는 대뜸 유족에게 '얼마를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빈소에 온 선진그룹 부회장은 '자신은 책임이 없는 월급쟁이에 불과하다'는 말로 유족의 가슴에 또 한 번 대못을 박았다. 14명의 에어팰리스 조합원 전원이 사과를 촉구하는 파업 투쟁에 나선 이유다. 

정치권이 중재에 나서고 나서야, 선진그룹 측은 사과받으려면 파업한 조합원들이 징계를 받고 이후 파업권도 포기하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써내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양보에 양보를 거듭했지만 사측은 새로운 조건을 추가하기에 바빴다. 이같은 회사의 태도를 두고 노조 탄압이라는 말 외에 무엇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해주고 떠난 30대 청년 노동자 고 박병일 정비사의 숭고한 희생이 많은 이들을 숙연하게 만들었지만, 정작 그가 일했던 회사의 잔인하고도 무책임한 대응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막막한 그의 동료들은 천막 농성에 이어 경기도 청원, 국회 국민동의청원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선진그룹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는데 그게 참 쉽지 않더라"는, 답답함이 가득 묻어난 김 지부장의 목소리에 저절로 눈물이 고였다.
 
지난 5월 16일 거제 헬기 추락사고로 세상을 떠난 고 박병일 정비사(뒷쪽)가 함께 일했던 김진오 에어팰리스 지부장의 모습 ⓒ에어팰리스지부 제공


선진그룹. 이름은 생소하지만, 수도권에서 버스를 타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곳에서 운영하는 버스에 탑승해 봤을 것이다. 김포에서 취재를 마친 뒤 서울로 이동할 때 탔던 버스 역시 선진그룹 계열사인 버스회사가 운영한 버스였다.

선진그룹은 주로 수도권 동북부·서부 등에서 시내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 소속 버스만 2천 대에 달하며 국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버스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라는 게 노조 측 설명이었다. 선진그룹은 주력으로 하는 버스 사업 외에도 고인이 일한 에어팰리스가 속한 항공기 사업부터 에너지 사업, 정비 및 부품사업까지 수십개의 법인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일하던 중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직원과 그 자식을 잃은 부모에게 사과조차 하지 않는 그 기업이 그리 작은 규모의 회사도 아니었다. 수많은 악덕 사업장을 봐왔을 노조 간부도 비교적 큰 규모의 회사 대응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어이가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당연한 줄 알았던 그 사과 한마디를 듣기 위한 투쟁이 어느덧 100일을 앞두고 있다. 7년 전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딸에 이어 산재 사고로 하나 남은 아들마저 떠나보낸 부모의 심경은 어떠할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유족은 사고 이후 큰 충격을 받아 현재 치료를 받고 있지만 큰 차도는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고인의 유족과 동료들은 언제쯤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까. 가늠할 순 없지만, 선진그룹의 사과가 그 첫 시작이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선진그룹 신재호 회장의 진심어린 사과가 하루빨리 이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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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절자’ ‘배신자’ ‘프락치’가 대접받는 세상 왜…?

 
칼럼홈 > 김용택  
 
 
 
숙주나물의 유래를 아세요?
 
김용택 | 2022-08-23 08:52:21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신숙주 이완용, 최남선, 노덕술, 노천명, 홍난파, 김지하 김문수 이재오 박정희, 김영삼, 김순호,...위 인물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눈치 빠른 독자들은 금방 감을 잡으셨겠지만, 변절자, 배신자들이다. 역사는 늘 이런 인간으로 인해 죄 없는 민중이 죽음보다 더 힘든 고난의 길을 걸어야 했다. 우리는 그들을 변절자! 배신자! 프락치, 역적이라고 명명한다.

<숙주나물의 유래를 아세요?>
 
숙주라는 말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콩나물과 비슷하게 생긴 숙주나물의 원래 이름은 녹두나물이다. 숙주나물은 만두소의 재료로 사용된다. 만두소는 두부, 채소를 짓이겨 함께 섞어서 만든다. 숙주나물도 당연히 짓이겨지게 되는데, 다른 나물에 비하여 쉽게 변하는 녹두나물에 빗대어 숙주나물이라 부르게 되었다. 신의를 져버리고 세조의 측근에서 출세해가는 신숙주를 단종에 충성을 맹세한 여섯 신하를 고변(告變)하여 죽게 한 신숙주처럼 변질을 잘하는 나물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숙주나물’이다.

<배신의 대명사는 서른냥에 스승을 판 가룟 유다?>
 
배신자의 아이콘은 뭐니뭐니해도 은 서른냥에 자신의 스승을 팔아먹은 가룟 유다를 빼놓을 수 없다. 그가 예수를 팔지만 않았어도 십자가도 승천도 부활도 기독교도 없었을지도 모른다. 가룟 유다의 배신은 신의 기획된 예정이었는지 모르지만 배신자들은 이러게 돈이나 자신의 영달을 위해 신의를 저버리고 배신자라는 낙인을 달고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한 사람의 배신이 얼마나 수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의 늪으로 몰아넣는지를 이완용을 보면 알 수 있다. ‘을사오적’하면 다른 사람의 이름은 몰라도 이완용은 기억한다.

‘경숙국치’하면 자연스럽게 ‘이완용을 떠올린다. 친일인명사전에 올라가 있는 친일인사는 무려 4,389명이다. 청산하지 못한 역사. 그들의 배신으로 나라를 잃고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기 위해 부모자식을 버리고 만주와 간도땅으로 의병생활로 죽어간 사람들을 생각하면 배신이 얼마나 잔인하고 무서운 행위인지를 뼈저리게 느끼게 한다. 배신자, 역적...! ‘친일을 하면 3대가 흥하고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있다. 배신의 아이콘 그들의 후손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서울에 거주하는 독립유공자 후손은 1만7천여 명인데 이들 중 직업이 없는 사람은 60%를 넘고 74.2%가 월 소득 200만원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잘살고 있는 독립유공자 후손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후손들이 어려운 삶을 살고 있다. 이들의 후손은 봉급생활자가 10%도 안 되고, 중졸 이하의 학력자 55%를 넘는다. 유공자 후손의 두 집 중 한 집에 중병환자가 있고 직업이 있다는 40% 중 가장 많이 종사하는 직종이 경비원이다. 그 중 일부는 친일파 후손에 밀려 외국으로 피신해 살고 있다.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결코 헛소리가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청산하지 못한 역사가 얼마나 무서운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람이 박정희다. 대통령이 된 윤석열은 ‘박정희를 따라 배우겠다’고 했지만 박정희가 한 일을 제대로 안다면 차마 인간으로서 그런 말을 할 수 없을 것이다. 변절자가 얼마나 떵떵거리고 잘사는지 예를 들어 보자. 박정희 다음으로 유명한 친일파로는 조선일보 방씨 일가가 있다. 박정희는 1970년대 조선일보 방일영 회장이 ‘밤의 대통령’이라며 부러워할 정도였다.

‘2003년에는 한국 100대 부자에 방 씨 일가만 3명이 오르기도 했다. 방상훈 현재 조선일보 사장이 당시 재산 1930억 원으로 24위,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이 910억 원으로 65위,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이 당시 800억 원으로 75위를 차지했다. 또 다른 유명 친일파로는 얼마 전에 죽은 ‘독립군 때려잡던 간도특설대’ 백선엽이 있다. 백선엽은 강남역 앞 지상·지하 합쳐 21층의 시가 2천억 원 빌딩을 소유하고 있었다. 이를 장남 명의로 차명 소유했다가 장남을 상대로 반환 소송을 하는 웃기지도 않은 일을 벌이기도 했다. 그 외에 장남을 제외한 자녀들에게 이태원에 있는 시가 50억 원의 주택을 물려주었다.‘

매국노의 대명사 이완용은 어떨까? 이완용은 일제강점기에 국유지를 팔아 군산 등에 땅을 사들여 투기했다. 그렇게 이완용이 가지고 있는 부동산은 2234만㎡로 자그마치 여의도 면적의 7.7 배에 달했다. 정부는 2007년 이완용의 땅 1만 928㎡을 환수했는데, 이완용이 보유했다는 부동산 2234만㎡의 0.05%에 불과한 수준이었다. 이완용은 광복 전에 땅을 매각했는데, 그 금액이 보수적으로 잡아도 현 시가로 600억 원대에 달한다고 한다. 1992년엔 이완용의 후손이 서울 북아현동에 위치한 30억 원어치의 땅을 자신들의 땅이라며 국가에 반환소송을 걸어 승소했다. 이완용의 후손들은 승소 즉시 땅을 팔고 캐나다로 이민을 가버렸다.

<밀정...? '프락치...? 김순호를 아세요?>
 
행안부 경찰국의 초대 수장이 된 김순호 국장. 그는 지난 1989년 ‘안보 특채’로 경찰이 됐는데 당시 ‘대공공작업무 관련자’로 특채 대상에 포함된 인물이었다. 1991년 치안본부가 경찰청으로 독립한 지 31년 만에 행정안전부 경찰 관련 조직으로 출범한 ‘경찰국’. 초대 국장으로는 경찰청 안보수사국장 출신 김순호 치안감이 임명됐다. 서클 선배 최동 씨를 따라 인노회(‘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에 ‘김봉진’이란 가명으로 가입해 부천 지역 조직책임자인 지구위원 직위도 맡았다. 그런데 지난 1989년 2월 인노회가 느닷없이 이적단체로 낙인찍히고 부천 지역에서는 일반 회원들까지 줄줄이 구속됐다. 이 무렵 김국장은 잠적했고 반년 만에 ‘대공 특채’로 경찰관이 돼 돌아왔다. 직장을 구하지 못해 힘들어 하는 사람들... 혹 ‘출세를 하고 싶으면 프락치라도 돼야겠다’는 말이 나올까 걱정이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30&table=yt_kim&uid=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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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도 정보도 물먹는 대통령 참모들…‘윤핵관’은 용산에 없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2/08/23 09:56
  • 수정일
    2022/08/23 09:56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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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2-08-23 05:00수정 :2022-08-23 09:01

정치BAR_배지현의 보헤미안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을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을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여의도발 기사인 거 아시잖아요.”윤석열 정부의 장관 인사나 광복절 특별사면 등 대통령의 ‘중요 결단’을 전하는 보도에 대통령실 참모들은 이렇게 반응한다. “여의도발이라 우리는 모른다”고도 한다. 대통령실 참모들이 모르는 내용은 통상 오보일 가능성이 크지만 윤석열 정부의 현실은 정반대다.

 

윤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이튿날 공론화한 홍보라인 개편도 대통령실 참모들은 아니라고 했지만, ‘여권 관계자 발’ 보도가 신호탄이 됐다. 김은혜 전 의원이 홍보수석으로 기용된 것도 여권 관계자가 밀어붙였다는 뒷말이 공공연하게 돌았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판도 윤핵관이 짠 인적 개편 결과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만 5살 초등학교 입학’ 정책으로 물의를 빚은 박순애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사퇴 때도 대통령실 참모들은 ‘정보’가 없었다. 지난 8일 오전부터 ‘여권 핵심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박 전 장관이 자진사퇴한다는 보도가 쏟아졌지만 대통령실 쪽은 이날 오후 4시가 넘어서까지 “분위기를 보니 오늘 사퇴는 아니다”, “박 장관이 내일 상임위 출석을 준비하고 있다”며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박 전 장관은 이로부터 약 1시간 뒤 기자회견을 열어 사퇴 뜻을 밝혔다.
 
올해 광복절 특사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정치인 사면‧복권 반대 기조’를 내비쳤다는 일종의 미담 기사도 여권 관계자의 발언을 통해 알려졌다. 김승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사퇴와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 내정 등 주요 인사 뉴스의 소스도 모두 ‘여권 핵심 관계자’였다. 대통령실 담당 기자뿐 아니라 대통령실 내부에서조차 “진짜 윤 대통령의 마음을 읽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은 용산에 없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정치 아마추어인 윤 대통령이 정치권으로부터 폭넓은 조언을 듣는 건 권장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대통령실 공식 참모도 모르게 대통령이 극소수 ‘여의도 측근’과 중요 현안을 논의하고 결정하면 ‘비선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21일 브리핑에서 ‘지지율 문제는 홍보 부족이 아닌데 원인 진단이 잘못된 게 아니냐’는 지적에 “비서실이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계속 바꿔나가는 과정으로 판단해달라. 비서실 쇄신은 5년 동안 계속 될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 참모들에게 진짜 참모 역할을 부여하지 않으면 ‘상시 쇄신’은 실속 없이 포장만 바꾸는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크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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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유재산 매각, 경쟁입찰 원칙'이라더니 올해 수의계약만 98.4%

기재부 해명과 달리 최근 5년 간 경쟁입찰 매각 2.8%... "비축토지 사겠다" 국토부와도 엇박자

22.08.23 07:02l최종 업데이트 22.08.23 07:02l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2년 세제개편안' 상세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7.21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2년 세제개편안" 상세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7.21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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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유재산 매각은 공개경쟁입찰이 원칙이고, 경쟁을 통해 가격이 결정된다."

기획재정부가 '국유재산 헐값 매각' 논란에 대해 내놓은 해명이 현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2021년에서 2022년 사이 경쟁입찰을 통해 매각한 국유재산(금액기준)은 1%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유재산 헐값 매각' 논란은 지난 8일 정부에서 민간에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업용·임대주택 국유재산 9곳 중 6곳이 강남구에 위치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시세보다 헐값에 팔리면서, '땅부자 배불리기'"를 한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기재부는 지난 11일 해명자료를 내고 경쟁입찰이 원칙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동작을)이 기재부로부터 국유재산 관리업무를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로부터 제출 받은 <최근 5년간 국유(일반) 재산 계약 형태별 매각 현황>에 따르면, 캠코는 최근 5년간 국유재산 4조 9675억 원을 매각했다. 이 중 금액 기준으로 96.8%(4조8072억 원)는 수의계약으로, 2.8%(1398억 원)는 경쟁입찰로 매각했다.


무엇보다 5년 간 국유재산 매각 수의계약율(금액기준)이 2018년 93.4%→2019년 94.8%→ 2020년 97.1%→21년 98.6%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심지어 올해 역시 7월까지 이루어진 9100억 원의 매각 중 98.4%(8951억 원)가 수의계약으로 체결됐다.

금액기준이 아닌 계약건수로 봤을 때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올해 1월~7월에 진행된 국유재산 매각건수는 총 7528건, 이 중 수의계약 매각이 전체의 94.4%(7107건)에 달한다. 경쟁입찰 매각은 전체의 1.02%(77건)에 불과하다. 즉, 기재부의 해명과 다르게 국유재산 매각에서 경쟁입찰은 오히려 '예외적' 상황인 셈이다.

국유재산 목록 공개로 경쟁입찰 활성화? 이미 진행 중 
 
기획재정부는 지난 11일 "국유재산 매각이 땅부자 배불리기가 아닌지 우려한다"라는 일부 보도에 대해 "국유재산 매각·활용 확대는 전체 국유재산 중에서 유휴·저활용 재산을 매각·활용하려는 정책"이라며 반박했다.
▲  기획재정부는 지난 11일 "국유재산 매각이 땅부자 배불리기가 아닌지 우려한다"라는 일부 보도에 대해 "국유재산 매각·활용 확대는 전체 국유재산 중에서 유휴·저활용 재산을 매각·활용하려는 정책"이라며 반박했다.
ⓒ 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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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유재산 매각에서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게 된 이유는 '예외조항' 때문이다.

국유재산법은 제43조는 국유재산은 일반경쟁입찰로 매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대통령령인 국유재산법 시행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수의계약으로 할 수 있다는 예외를 뒀다. 시행령 제40조 3항은 1호에서 28호까지, '국유지만으로는 이용가치가 없는 경우 서로 맞닿은 사유토지의 소유자에게 수의계약으로 매각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예외를 두고 있다.

기재부도 지난 8일 "매각 가능한 국유 재산의 목록을 공개하고 경쟁입찰을 활성화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국유재산 목록이 이미 '온라인 국유자산 매각 시스템(온비드)'를 통해 공개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이수진 의원은 "경쟁입찰 확대 방안에 대해 추가적으로 기재부에 문의했으나 '검색 기능 강화 외엔 없다. 더 찾아보려고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라며 "시행령에 따른 예외조항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이러한 부분은 개선하지 않고 경쟁입찰을 확대하겠다하니 정책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소수 대기업만을 위한 수의계약이 아니라 경쟁입찰의 원칙이 바로 설 수 있도록 시행령 개정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라며 "일정 규모 이상의 국유재산 처분 시 국회의 동의를 구하도록 하는 '국유재산법' 개정 또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토부 오히려 "비축토지 더 사겠다"... "시장 혼란 부추긴다" 비판
 
원희룡 국토부장관이 지난 7월 2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이스타항공 변경면허 발급과정 조사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  원희룡 국토부장관이 지난 7월 2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이스타항공 변경면허 발급과정 조사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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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세수 확보를 위해 전임 정부보다 국유재산에 포함된 비축 토지를 더 팔겠다'는 기획재정부의 방침이 '비축 토지를 전년보다 더 매입하겠다'는 국토부의 방침과 충돌하는 점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일 향후 5년간 총 16조 원 이상의 유휴·저활용 국유재산을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 5년간 약 10조 원의 국유재산을 매각한 것에 비해, 약 60% 정도 매각 규모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2021년 기준, 매각이 가능한 일반 재산(41조 원) 중 95%가 토지인 점을 감안하면, 기재부의 정책은 '비축토지 매각'을 중심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국토부는 지난 7월 13일 국회에 보고한 '2022년 공공토지비축 시행계획' 보고서에서 현재 시장 상황에 대해 "토지 거래가 전반적으로 위축될 전망"이라며 "토지의 선제적 비축이 필요하고, 토지 비축 역할 확대뿐만 아니라 지가 상승 대비 공익사업용지 선(先)확보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유재산 매각 확대의 경제적 효과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이수진 의원실이 확인한 해당 자료에 따르면, 국토부는 "토지시장 소비심리지수는 2020년 9월 이후 16개월만에 100이하(2022년 1월, 97.7)로 나타나고, 전국 토지가격 상승률은 14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2022년 1월 0.3%)했다"라며 전반적인 토지 거래 위축 상황을 토지 비축을 선제적으로 늘려야 할 근거로 삼았다.

또한, 국토부는 올해 신규사업으로 4113억 원 규모의 토지를 추가로 비축해 비축토지를 총 5135억 원 규모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비축 실적(신규 2647억 원, 누적 3206억 원)보다 약 60%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세수 확보를 위해 비축토지를 지난 정부보다 60% 이상 더 팔겠다는 기재부의 정책과는 상반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이수진 의원은 "같은 비축토지를 두고 적용 법률과 소관부처가 다르다는 이유로 방향이 전혀 다르다"면서 "국민 입장에서는 정부 정책이 일관성이 없고 시장 혼란만 부추기는 것 아니냐고 지적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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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불로소득, 사회 환원 줄이겠다는 윤석열 정부

5년만에 부활한 ‘재초환’ 완화하겠다는 윤석열 정부... 부동산 전문가들 “정부가 부동산 투기 부추긴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2.08.17 ⓒ뉴시스 
 
윤석열 정부가 취임 후 처음 내놓은 ‘주택공급대책’에서 정비사업 관련 규제 완화를 약속했다. 핵심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부담금을 낮추겠다는 내용이다.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다시 시작한 재초환을 새 정부 시작과 함께 완화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전문가들은 윤석열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건축으로 인한 과도한 시세차익을 환수할 수 있도록 하는 재초환 부담금을 정부가 완화해 줌으로써 투기 세력의 불로소득을 정당화해주는 모양새라는 비판이다.

지난 16일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주택공급대책’을 발표했다. 재초환 부담금 부과 기준을 조정해 면제 금액을 상향하고, 부과율 구간을 확대해 부담금 부담을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새정부 첫 주택공급대책 발표하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뉴스1


5년만에 부활한 ‘재초환’ 완화하겠다는 윤석열 정부
... 부동산 전문가 “재건축 사업 과열 우려 커”

재초환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5월24일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재건축이익환수법)’이 제정되며 처음 도입됐다.

‘재건축초과이익’은 재건축사업으로 인한 정상 주택가격 상승분을 초과해 조합에 귀속된 주택가액의 증가분이다. 정확히는 재건축 사업 종료시점 주택가액(공시가격)에서 재건축 개시시점 주택가액(조합설립 당시 공시가격)과 공시비, 조합운영비 등 개발비용, 정상주택가격 상승분을 뺀 뒤 조합원 수로 나눈 액수다. 

그리고 이렇게 산정된 가구당 재건축초과이익에 법이 정한 기준에 따른 부과율(10~50%)을 곱한 금액이 최종 재초환 부담금이 된다.

현행법상 부담금 부과율은 조합원 1인당 평균 이익이 3천만원 이하일 땐 면제되지만, ▲3천만원 초과 5천만원 이하일 땐 10% ▲5천만원 초과 7천만원 이하 20%... ▲1억1천만원 초과는 50%까지 부과된다.

하지만 재초환은 그동안 여러 정부를 거치며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012년 말 MB정부는 재초환 시행을 중단하는 ‘재건축이익환수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재초환 시행을 막았다.

그 결과 2014~2015년을 기점으로 재건축 거래 붐과 아파트 값 급등이 시작됐다. 박근혜 정부 역시 경기 활성화 명목으로 재초환 시행을 유예하는 등 재건축 규제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결국 2017년 문재인 정부는 8.2부동산대책을 통해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부동산시장 진정시키기에 나섰다. 재초환 부활을 통해 강남 재건축 투자자를 비롯한 다주택 투기수요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 윤석열 정부가 다시금 재초환 부담금을 완화하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2006년 도입된 재초환은 제대로 시행도 안 됐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유예됐고, 문재인 정부에서야 부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재초환 부담금이 부과된 건수는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새 정부가 다시 재초환 부담금 완화를 만지작거린다는 건 재건축 개발 이익환수 자체를 무력화하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미현 참여연대 사회경제1팀장도 “재건축 등 개발사업에서 발생하는 과도한 개발이익을 공정으로 환수하지 않으면 재건축 사업에 과도한 이익을 몰아주게 돼 더욱 재건축 사업을 과열시킬 것”이라며 “그런데도 재건축 부담금 감면을 확대하겠다거나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완화하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행보는 과거 이명박 정부 시기 뉴타운 사업에서 경험했던 강제퇴거 등 많은 사회적 갈등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재건축 자료사진. 2020.09.29 ⓒ김철수 기자


구체적인 방안 없이 ‘재초환 완화’ 카드 꺼낸 정부
... “부동산 시장에 던진 ‘집값 인상 시그널’”


재초환은 도입된 지 17년가량이 지났지만, 부담금이 부과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재초환 1호 부과대상으로 꼽히는 서울 반포현대(반포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재건축조합도 애초 올해 3월 부담금이 부과될 예정이었지만, 서초구가 7월 말로 이를 유예하며 아직 부과되지 않았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사업계획승인 단계에서 재초환 예정금액이 통보된 단지는 전국적으로 83곳 정도다.

게다가 이들 재건축조합 대부분은 ‘부담금 부담이 너무 크다’며 납부 유예를 요구해 왔다. 반포현대 역시 마찬가지다. 반포현대는 2018년 가구당 부담금 예정액을 1억3,569만원을 통보받은 바 있다. 하지만 집값이 크게 상승한 만큼 확정 부담금은 가구당 3억~4억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아직 정부가 재초환 완화 방안을 구체화하진 않은 만큼 추후 부담금이 얼마나 줄어들지는 예상하긴 힘들다. 정부는 오는 9월 중 세부 재초환 부담금 감면안을 확정해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그나마 앞서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의 개정안 발의안대로 3천만원인 면제 기준을 1억원으로 상향하고, 2천만원마다 상향되는 누진 부과구간을 3천만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김성달 국장은 “윤석열 정부는 규제 완화의 방향과 계획에 대해서만 발표했다. 구체적인 규제 완화 내용이나 시점들은 불분명하다”며 “그럼에도 이런 발표를 했다는 건 부동산 시장을 향해 ‘우리가 규제를 풀 테니 걱정 말아라’, ‘집값은 우리가 떠받쳐 줄 거다’라는 신호를 보내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정부가 집값을 안정시키려 하기보다 끌어 올리려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태경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은 “재초환 완화는 정부가 나서 재건축조합원들에 특권을 주고 불로소득을 주겠다는 것”이라며 “오래된 집을 헐고 새집을 짓는다면 그 비용은 집주인이 부담하는 게 당연하다. 만약 이 과정에서 초과 이익을 발생했다면 부담금을 내야 하는 게 맞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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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민심 두려워한다면 국힘 특별감찰관 임명 주도해야"

  • 기자명 박서연 기자 
  •  
  •  입력 2022.08.23 07: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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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특별감찰관 필요성 제기에 조선일보 “북한인권재단 6년 표류”

22일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지 100일이 지났지만 ‘특별감찰관’ 자리가 채워지지 않고 있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소속으로 하되 직무에 관해서는 독립의 지위를 가지며, 특별감찰의 대상은 윤 대통령 친인척과 수석비서관 이상의 참모들을 대상으로 한다. 임기는 3년인데, 2014년 만들어진 특별감찰관 자리는 2016년 이후 지금까지 공석이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당시 임명하지 않았던 ‘북한인권재단 이사’와 동시에 임명해야 한다는 조건을 주장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조건을 붙이는 일을 하지 말라고 맞섰다.

▲23일자 아침신문들 1면.
▲23일자 아침신문들 1면.

23일자 아침신문들은 이 소식을 다뤘다. 대부분의 신문은 윤석열 정부의 인사 문제 등을 이유로 특별감찰관이 하루빨리 임명돼야 한다는 내용의 사설을 썼다. 반면 조선일보는 국민의힘이 주장한 문재인 정부 당시 임명하지 않은 북한인권재단 이사 문제를 주된 내용으로 사설을 썼다. 한국일보는 여야가 특별감찰관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모두 조속히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별감찰관 필요성 제기에 조선일보 “북한인권재단 6년 표류”

22일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민주당이 지난 5년간 이런저런 이유로 뭉개오다가 정권이 바뀌자 바로 특별감찰관을 임명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이율배반이고 앞뒤가 다른 일이다. 먼저 진솔하게 국민과 국민의힘에 사과하고 조속히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에 착수하고, 법에 규정돼 있음에도 민주당의 거부로 임명되지 않은 북한인권재단 이사 (임명을) 동시에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특별감찰관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이미 우리 당은 국회의장에게 우리 당 몫인 북한인권재단 이사 다섯명 후보를 추천해놨다”고 말했다.

▲23일자 조선일보 5면.
▲23일자 조선일보 5면.

그러자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임명하려면 임명하고 아니면 아닌 것이지 전 정권 이야기를 계속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고 맞받았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국회가 규정에 따라 추천해야 할 인사 문제를 어떤 것과 연계하는 것 자체가 제가 보기엔 순수한 의도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중앙일보는 “취임 초기 급락한 국정 지지율을 회복하려면 각종 논란의 재발을 막을 처방도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윤 대통령 부부와 사적 인연이 있는 이들의 대통령실 근무나 사저 공사 참여 의혹이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로 번진 만큼 특별감찰관 임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특별감찰관 임명 필요성 제기에 북한인권재단 문제를 끌고 나온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이와 관련해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은 문재인 정부에서 북한인권재단 이사도 임명하지 않은 것을 비난하며 동시에 추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이전 정부의 처사는 잘못이지만, 특별감찰관 임명에 조건을 다는 듯한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전혀 별개의 문제다. 민심을 두려워한다면 국민의힘은 오히려 특별감찰관 임명에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23일자 중앙일보 사설.
▲23일자 중앙일보 사설.
▲23일자 조선일보 사설.
▲23일자 조선일보 사설.

그러나 조선일보는 특별감찰관 임명 문제보다는 국민의힘이 문제 제기한 북한인권재단 이사 임명 문제로 사설을 썼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국민의힘은 22일 더불어민주당에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요구했다. 북한인권재단은 2016년 제정된 북한인권법에 따라 설립됐어야 하는 법정 기관이지만 아직 간판도 달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의 비협조로 여야가 5명씩 추천하게 돼 있는 재단 이사진을 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도 민주당은 ‘그것 말고도 국회가 해야 할 것이 많다’며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며 운을 뗐다.

조선일보는 이어 “북한인권법은 북한 주민들의 참혹한 인권 개선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는 게 취지다. 북한 인권 실태를 조사하고 정책을 개발할 북한인권재단 설립이 핵심이다. 2016년 3월, 11년 만에 국회 문턱을 넘었다. 북을 자극한다며 법 제정에 부정적이던 민주당이 김정은 정권의 핵·미사일 폭주와 인권 유린으로 법안 반대에 부담을 느꼈던 것”이라며 “하지만 북한인권법은 2016년 9월 시행과 동시에 사문화하고 말았다. 민주당이 이사 추천을 미루는 방식으로 재단 출범을 방해했다. 역대 유엔북한특별보고관들을 비롯해 국제사회가 때마다 재단 설립을 촉구했지만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민주당은 이날 ‘직무 유기’라는 지적엔 입을 닫은 채 국민의힘이 북한인권재단 이사와 대통령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을 동시에 요구한 것을 문제 삼았다. 특별감찰관은 민주당이 요구해온 사안이다. 핑계를 찾지 말고 두 자리 모두 추천해 비정상을 정상화하기 바란다”고 썼다.

▲23일자 한국일보 6면.
▲23일자 한국일보 6면.

여야의 대치를 두고 한국일보는 ‘특별감찰관-북한인권재단 거래 줄다리기’라고 표현했다. 한국일보는 6면 기사에서 “국민의힘이 대통령실 특별감찰관 임명을 요구하는 더불어민주당에 협조하기로 했다. 대신 북한인권재단 출범을 위해 야당 몫 이사를 추천하라고 압박했다. 여야 간 주고받기인 셈”이라고 한 뒤 “다만 민주당이 이 같은 조건부 제안에 부정적이어서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흐르고 있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사설에서도 “민주당이 북한인권재단 이사를 추천하지 않는 것도 이해 못할 일이다. 북한인권법이 통과된 것이 2016년인데 국민의힘만 이사 절반인 5명을 추천하고 민주당은 나머지 5명을 추천하지 않아 여태껏 재단 설립이 표류 중이다. 남북관계를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생각으로 북한 인권 문제를 외면하는 것이 야당의 역할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23일자 한국일보 사설.
▲23일자 한국일보 사설.

그러면서도 한국일보는 “국민의힘은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 협의를 당장 시작하기 바란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북한인권재단 이사와 연계해 특별감찰관 임명을 미루려는 속셈이라면 또 한번 여론의 역풍에 부닥칠 것이다. 민주당 또한 여당에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서둘러야 한다. 둘 다 조속히 임명돼 필요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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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연합훈련 중단하라!" 외침에 군부대 출근 차량 길게 늘어져

  • 기자명 김상호 현장기자
  •  
  •  승인 2022.08.2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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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선제타격 전쟁연습인 을지프러덤쉴드 본 훈련이 오늘부터 시작됐다.

8.15대회 부산준비위는 이번 한미연합전쟁연습은 명백한 핵선제타격 전쟁연습이라고 보고, 이를 반대하는 출근시위를 22일부터 26일까지 진행하기로 했는데, 첫발은 민주노총부산본부 노동자통일선봉대(이하 부산노동자통선대)가 뗐다.

출근 시간대에 맞춰 주한 미 해군사령부 정문 앞에 집결한 부산노동자통선대는 ‘한미연합군사연습 중단’, ‘한반도 평화실현’ 등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시작했다.

'U.S. Troops get out of Korea, Yankee go home'이 적힌 20미터 현수막과 피켓, 각종 현수막을 든 50여 명은 '미국은 이 땅을 나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힘있게 행진했다. 사령부 정문 앞은 부대 출근 차량들로 길게 늘어섰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오전 6시부터 긴급집결 명령을 내린 상태여서 오전 8시까지 모든 해군병력이 다 출근하는 훈련을 했다.

기지 앞이 차량들과 사람이 엉켜 복잡해지자 당황한 경찰들은 한미연합군사훈련을 보장한답시고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소동이 벌어졌다. 뒤늦게 경찰이 부랴부랴 버스를 타고 백운포로 왔고 경찰들끼리 서로 언성을 높였으며 행진주최자에게 길을 열어달라고 사정하는 일도 벌어졌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특유의 기풍으로 이들의 부당한 행태에 강하게 항의했으며, 한미연합전쟁연습을 노동자가 앞장서서 반대한다는 결기를 힘있게 시위하고 행진을 마무리했다.

김재남 민주노총부산 본부장은 "아침부터 동지들께서 수고가 많습니다. 끝까지 함께 해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시킵시다."라며 부산노동자통선대 대원들과 함께 한미연합전쟁연습 반대 투쟁을 끝까지 해나갈 것을 결의했다.

8·15대회 부산준비위는 오는 26일까지 출근시위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며, 23일은 진보당 부산시당이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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