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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길' 팽개친 국민의힘, '비합법 투쟁'은 아무나 하나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2/09/01 09:57
  • 수정일
    2022/09/01 09:5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기자의 눈] 왜 꼭 '비대위'여야만 하나

 

집권 여당이, 그것도 법치를 강조해온 보수정당이 법원 결정을 사실상 무시하고 나서면서 당 안팎으로 파열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당원권 정지 징계 중인 이준석 대표와 원래 가까웠던 이들은 그렇다 치고, 안철수·최재형 의원까지 나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서병수 의원은 전국위 의장직에서 사퇴하기까지 했다. 이런 상황을 보면 현재 당을 주도하는 다수파, 또는 당권파도 느끼는 바가 있어야 한다. 초·재선 의원들의 머릿수로 이들의 입을 막는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다.

사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당직자들은 모두 본질적으로 보수주의자들이다. 법원 결정을 무시하는 게 자신들 마음에부터 편할 리 없다. 대통령도 검찰총장 출신이고, 민정당 이래로 계속 '법치'를 사실상 당의 기조로 내세워온 이들이 갑자기 법원 결정에 대해 창조적 해석을 들이밀며 '법원이 결정한 것은 비대위원장 직무정지이지 비대위 자체가 무효라는 주문(主文)은 없었다'고 우기는 것은 스스로의 본성에도 반하는 일이고 지켜보는 이들도 민망하다.  

법이나 판결에 맞서 '비합법 투쟁'을 하는 것도 해본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지, 지금 국민의힘 구성원들은 그럴 수 있는 이들도 아니거니와 그럴 명분도 없다. 본질은 겨우 당권 다툼 아닌가. 

서병수·윤상현·안철수·조해진·최재형 의원 등이 지적하듯이, 법원 결정의 요체는 '전당대회에서 선출한 당 대표를 그 하위기구인 전국위 결의로 면직시킬 수 없고, 따라서 이를 결의한 전국위의 비대위 전환 결의는 무효'라는 것이다. 법원이 이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이 결정이 옳은지 그른지는 별론으로 하고, 지금의 현실에서 이미 내려진 법원 결정의 요지는 그렇다. 

그렇다면 중진 의원들의 주장대로, 비대위 이전의 최고위 체제로 돌아가서 원내대표가 당 대표 직무를 대행하는 체제로 가면 되는데 당권파는 왜 굳이 비대위를 고집하는 걸까? 답은 '최고위 체제로 복귀할 경우 이준석 대표의 복귀를 막을 수 없어서'일 것이다. 설마 '법원 결정을 순순히 따르려니 자존심이 상해서'라는 이유는 아닐 것이고.

(현재 중앙언론사 중 이준석의 직함을 '전 대표'가 아니라 '대표'라고 쓰는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프레시안>과 <조선일보> 두 곳밖에 없다. 그의 대표직 복귀 가능성을 '보호받아야 할 법익'이라고 규정한 법원 결정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법원의 권위가 이렇다.) 

그러나 당권파 입장에서는 이를 막을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없는 것도 아니다. 굳이 요란하게 법원과, 또 이 대표와 법정 다툼을 추가로 벌일 일이 아니다. 당장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가처분 집행정지 소송부터 취하하고, 향후 3개월을 시야에 넣고 정치적 대응을 차분히 하면 된다. 

우선 지도부 구성 문제. 이준석 대표가 즐겨 인용하는 <삼국지>의 제갈양은 1차 북벌에 실패하고 '승상'에서 '좌장군'으로 스스로 관직을 변경했다. 2차대전 당시 영국 상황에 비기면, 거국일치 전쟁내각을 이끌던 총리가 군단장 정도로 내려앉은 것이다. 사람들은 '읍참마속'만을 기억하지만, 제갈양 리더십의 핵심은 부하의 목을 베어 그에게 책임을 떠넘기려 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인 데 있다. 

마찬가지로 그저 원내대표 목을 날리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서병수 의원이 YTN 인터뷰에서 제안한 것처럼, 임시 당 대표인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을 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 결의로 새 원내대표로 선출해서 직함은 원내대표이되 '당 대표 직무대행' 역할에만 집중하게 하고,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정기국회·국정감사·예산안 등의 현안은 권성동 현 원내대표를 원내수석부대표든 '원내대표 특별고문'이든 '여야협상 및 원내운영 담당 특별부대표'든 적절한 직함을 맡겨 사실상의 원내 사령탑 역할을 전담하게 하는 방법도 있다. 

의외로 '당 대표 직무대행'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당권파 입장에서는 묘수가 될 수 있다. 이는 현재 국민의힘 내 상황으로 보면, 반(反)이준석 그룹이 당권을 임시로라도 탈환하는 것을 뜻한다. 물론 비대위 출범보다는 불안요소가 많다는 면에서 당내 다수파의 성에 차지 않는 방법이겠으나, 우물에서 숭늉을 찾을 일이 아니다. 괜히 서두르다가 법원으로부터 의외의 일격을 당하지 않았는가. 

당권을 일단 장악하면 공간은 넓게 열린다. 가장 먼저는 사퇴할 최고위원들을 대신할 보궐 최고위원 선거를 해야 한다. 여기서 '이준석파(派)'가 최고위원 보궐에 당선자를 낼 확률은 지극히 낮다. 왜냐? 최고위원 보궐선거는 당원·일반국민 대상 직접선거가 아니라 전국위 간접선거다(국민의힘 당헌 28조 3항). 

그리고 전국위는 앞서 9일 회의 당시 재적 707명 중 (투표 참여 511명) 463명 찬성으로 주호영 비대위원장 임명을 가결했다. 상임전국위도 이후 16일 재적 55명 중 (투표 참여 42명) 찬성 35인으로 비대위원 임명안을 가결했다. 즉 전국위-상임전국위는 모두 재적 과반을 현 당권파가 장악하고 있다. 

이유는? 현 당권파가 유능해서가 아니라, 이 대표가 맞서는 대상이 '윤핵관'이 아닌 윤석열 대통령 본인임이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이라는 명칭 자체가 대통령이 소속돼 있거나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을 뜻한다. 즉 여당은 '대통령의 당'이다. 그런데 이 대표는 대통령과 거듭 반목하는 것을 넘어 최근의 '내부 총질' 문자로 대통령과 적대관계임이 명확해졌다. (그의 책임 여부를 떠나, 현실이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의 대의기구인 전국위-상전위에서 대통령의 뜻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의결이 나온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2015년 당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정의롭고 개혁적인 보수'와 '따뜻한 공동체'라는 비전,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로 요약되는 성찰적 태도,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현실감각과 이를 주장할 용기를 모두 갖추고도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게 무릎을 꿇고 스스로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였다. 2022년 이준석 대표는 '2015년의 유승민'이 가진 덕목 중 하나도 갖추지 못했고, 그저 능력주의와 성차별 옹호(안티 페미니즘)적 태도만이 '이준석 정치'의 내용일 뿐이다. 

서병수 의장이 전국위-상전위 소집을 거부한 끝에 사퇴했지만, 당헌당규에 따르면 전국위 의장이 전국위를 소집하지 않을 경우 당 대표가 회의를 소집할 수 있다(당규 '전국위 규정' 4조 1항). 그리고 당 대표가 소집할 수 있는 회의는 '당 대표 직무대행'도 물론 소집할 수 있다. 전국위 의장은 전국위원 간 호선으로 뽑히기에(당헌 21조 1항) 일단 전국위를 열면 후임 의장을 선출할 수 있다. 서 의장의 의장직 사퇴 선언도 법원 결정을 무시하고 비대위를 강행하는 데 대한 항의이지, 법원 결정에 따른 '당 대표 직무대행' 체제가 되면 그의 반발도 가라앉을 확률이 높다. 

이렇게 전국위에서 최고위원 보궐 구성을 마치면, 이전의 '이준석 지도부'가 대표 본인을 포함해 최고위 구성원 9인 중 적어도 3~4인이 '이준석파'였던 것과는 달리 9인 중 최소 7인 이상을 반이준석파로 채울 수 있다.

주목해야 할 핵심적 단계는 당무감사위원회 구성 및 장악이다. 이는 당권파가 최고위를 접수한 이후 해야 할 제1과제다. 당무감사위원 및 위원장 임명은 당헌상 최고위 의결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순서상으로 최고위 복원이 반드시 이에 앞서 이뤄져야 한다. 당무감사위원장은 현재 공석이고, 위원들도 임명돼 있지 않아 위원회 구성 자체가 돼있지 않은 상태다. 현재 그 자리에 있는 누군가를 해임할 필요도 없이 새로 임명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처럼 법원 결정을 거스르지 않고 적법하게 '당 대표 직무대행' 자리를 차지하기만 해도 최고위와 당무감사위 장악을 일사천리로 해치울 수 있는 셈이다. 결원인 당직을 보충하는 것은 통상적인 당의 활동이니만큼 '권한대행'이 아닌 '직무대행'이라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당무감사위까지 당권파 성향 인사로 채운다면, 여러 선택지가 열린다. 첫째, 당무감사위는 당헌 42조에 따라 주요 당직자의 당헌당규 위반 또는 사회적 물의 등 부정사건 조사 기능이 있고, 중앙당 당직자에 대한 직무감찰 권한도 있다. 그 조사 결과 징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 윤리위원회에 징계를 회부할 수도 있다. 

이미 현재의 윤리위가 직권으로 당무감사위 회부 절차 없이도 이 대표에 대한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내리기도 했지만, 앞서 제기된 바 있는 절차상의 문제를 보완해 더 적법한 방식으로 추가 징계 회부도 가능하다. 지난 27일 의원총회가 윤리위에 이 대표 추가 징계를 촉구한 것은 말 그대로 '촉구'이지 어떤 구속력을 갖는 실효적 행위가 아닌 반면 당무감사위는 징계를 직접 '회부'할 수 있다. 

둘째, 당무감사위를 통해서는 윤리위 회부 이외에도 또 하나의 대안이 가능하다. 당원소환이다. 국민의힘 당헌 제6조의2에 따르면 "법령 및 당헌당규, 윤리강령을 위반하거나 당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해당(害黨)행위를 한 당 대표 및 선출직 최고위원"은 당원소환의 대상이 되고, 전체 책임당원(약 30만 명)의 20%의 청구가 있으면 "당무감사위 의결을 통해 당원소환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당규 '당원 규정' 제3조의3의 4항) . 

이 말을 뒤집으면, 다수 책임당원의 요구가 있더라도 당무감사위만 장악하고 있으면 당원소환 투표를 발의할 수 없다는 말도 된다. 때문에 이를 공석으로 비워둔 것은 '정치 파워게임의 영재'로 불리는 이 대표의 명백한 실책이다.

셋째, 당원소환은 최근 이 대표가 당원모집에 열을 올린 점 등을 감안할 때 다소 불안요소가 있다고 본다면, 아예 '원 포인트'로 전당대회를 여는 방법도 있다. 법원 가처분 결정의 요지가 (그 당·부당을 떠나) '전국위 결의로는 전당대회의 지명을 뒤엎을 수 없다'는 것이라면, 전당대회 스스로 그 지명을 철회하게 하면 된다. 

국민의힘 당헌 14조에 따르면 전당대회 소집 요건은 '상임전국위 의결 또는 전당대회 재적 대의원 1/3 이상의 요구, 또는 책임당원 1/4 이상의 요구'이다. 상임전국위는 위원 과반을 당권파가 장악하고 있으므로, 전당대회 개최 의결에 문제가 없다. 전당대회 의장을 겸하는 전국위 의장이 소집을 거부해도 "전당대회 의장이 임시전당대회를 소집하지 않을 경우에는 당 대표가 소집해야 한다"는 전당대회 규정(당규) 6조 2항을 따르면 된다. 

전당대회 대의원은 일반 책임당원이나 유권자가 아니라 '1만 인 이내(당헌 12조)'로 구성되는 당원들의 간접 대표자들이다. 윤석열 대통령을 대선후보로 지명했던 작년 11월의 2차 전당대회 당시 대의원 재적인원은 약 8000여 명이었다. 30만 당원 전체보다, 이들 대의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전당대회를 열어 투표로 의사를 묻는 것이 더 현실적이기도 하다. 그러면 법원이 지적한 '실체적 문제'를 실질적으로, 편법이 아닌 정공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전당대회가 열리면 대의원 투표 결과도 당권파의 의지대로 나올 가능성이 충분히 높다. 이 대표가 대표직을 따냈던 작년 6.11 전당대회 당시에도 이 대표는 국민여론조사에서 압승해 승리한 것이지 당원투표에서는 2위 나경원 후보에게 4%포인트(약 5000표)가량 뒤졌다. 그마저도 결과가 우려된다면, 대통령실과의 소통으로 윤 대통령으로부터 직간접적인 지지 메시지를 받아내 이를 투표에 활용해도 되고, 당 대표 직무대행으로서 각 당협을 통해 대의원 명부 자체를 새로 구성(재확정. 당규 '전당대회 규정' 3조 1호) 해도 된다. 

그리고 설사 결과에 100% 확신이 없다 해도, 어쨌든 전당대회 대의원 투표 성사-가결의 확률은 최소한 법원의 가처분-본안소송 승소 확률보다는 확실히 높을 것이고, 더 중요하게는 정당의 정치적 결정을 사법부에 의존하지 않는 방법이 될 것이다. 

즉 법원 결정을 부인하고 굳이 비대위 전환을 고집하지 않아도, 법원 결정문 취지와 당헌당규의 범위 내에서도 충분히 △윤리위 징계 △당원소환 △원포인트 임시전당대회 개최 등 여러 복수의 대안이 존재하는 셈이다. 일개 출입기자가 언뜻 보기에도 이 정도이니, 수십 년 '정당 밥'을 먹어온 전문 당료 집단이나 직업 정치인들의 지혜를 모으면 더 좋은 방안도 없지 않을 것이다. 

이 대표의 가처분 승소를 인정하는 것처럼 느껴져 굴욕감이 들지라도, 현 상태대로 끝없는 대치가 이어지는 상황 자체야말로 이 대표에게 최대한의 정치적 이득이 된다. 이대로 시간이 흘러가 대표직에 복귀하게 된다면야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지금 당장 시간이 급한 것은 윤 대통령이다. 어떤 길이 대통령을 위한 것인지 여당의 '윤핵관'들은 더 깊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대선·지방선거 승리를 거두고도 이유 없이 펼쳐진 여당 내홍 사태로 인해 과연 정기국회가 제대로 가동되기는 할지 걱정하고 있는 유권자들을 생각해 주는 것은 감히 바라지도 않겠다.  

 
 
국민의힘 권성동  표가 지난 3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곽재훈

국제팀에서 '아랍의 봄'과 위키리크스 사태를 겪었고, 후쿠시마 사태 당시 동일본 현지를 다녀왔습니다. 통일부 출입기자 시절 연평도 사태가 터졌고, 김정일이 사망했습니다. 2012년 총선 때부터는 정치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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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 사태, 한국 정부 부분 패소…“배상액 3천억, 중재 불복”

10년 이어온 론스타 먹튀 사태, 한국 정부 부분 패소…배상액 3,600억 규모 법무부 “중재 불복, 취소 신청 검토”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국제투자분쟁에서 약2,900억원 가량을 배상하라는 결정이 나왔다. 정부는 국제중재기구 판단에 불복해 판정 취소 신청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3일 법무부에 따르면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Investor-State Dispute Settlement) 사건의 중재판정 선고문이 나왔다. 2012년 중재절차가 개시된 후 약 10년 만이다.
 
론스타 ⓒ민중의소리

이른바 ‘론스타 먹튀 사건’의 오랜 분쟁 끝에 나온 결론이다. 사모펀드 론스타는 지난 2003년 IMF 외환 위기 이후 부실화된 외환은행을 2조1천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인수 자격이 없던 외국 자본이 외환은행을 인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제도가 변경됐다. 그 덕에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인수 할 수 있었고, ‘헐값 매각’, ‘외국 자본 특혜’ 논란이 일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당시 재정경제부(현재 기재부) 관리였고, 이창용 한국은행장 역시 당시 핵심 실무진 중 한명이었다. 한덕수 국무총리 역시 당시 핵심 관료로 책임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특히나 한 총리는 2002년 11월부터 2003년 7월까지 론스타 법률 대행을 맡았던 김앤장 고문으로 재직했다. 당시는 론스타가 외환은행 인수를 타진하던 때다. 한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혀 개입한 바 없다”고 재차 주장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당시 정책 결정라인에 있었던 추 부총리와 의혹이 제기된 한덕수 국무총리는 도의적,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론스타 특혜 논란은 ‘먹튀’로 이어졌다.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는, 불과 3년 만에 매각을 추진했고 2007년 홍콩상하이은행(HSBC)에 이를 약 5조9,376억원의 가격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가격 대비 4조원이 불어난 금액이었다. 하지만 론스타의 대주주 자격요건 위반, 먹튀에 대한 반대 여론이 급격히 확산했고, 법적 공방이 이어졌다. 그 여파로 HSBC와 론스타의 계약은 파기됐다.

이후 론스타는 2012년 외환은행을 3조9,157억원에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했다.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하는 과정에선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이 터졌고, 금융당국은 관련 사건 등을 이유로 매각을 승인하지 않았다. 론스타는 이 시기, 정부가 매각 대금을 낮추라고 압박했다는 주장도 내놨다.

론스타는 2012년, ‘한국 정부의 두 차례 매각 승인 지연, 국세청의 부당 과세로 손해를 봤다’며 중재신청서를 제출했다. 
 

중재판정부, 여러 쟁점에서 론스타 주장 배척
배상액 받아들일 경우 3600억원 넘어설 듯


중재판정부가 론스타측 주장을 대부분 배척했다는 것이 법무부 설명이다. 론스타측은 HSBC와의 매매계약 승인이 늦어진 것을 두고 ‘한국 법령에 규정된 심사기간을 넘어섰다’는 취지로 주장했으나, 중재판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세청이 부당하게 과세했다는 론스타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실질과세원칙 적용 등 과세처분은 국제 기준에 부합한다”는 이유로 배척했다.

반면, 하나지주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매각 가격이 낮아질때까지 시간을 지연했다는 사실은 일부 인정됐다. 당시 허가 당국이었던 금융위원회가 외환카드 주가조작 등을 이유로 승인을 미룬 것은 일부 잘못이라는 것이다. 다만, 론스타가 지배하고 있는 외환은행 관련사에서 주가조작이 실제 일어났고, 대법원에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는 사실로 미뤄 ‘론스타 측에도 50%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법무부는 설명했다.

중재판정부는 이런 근거로 론스타 측이 주장한 손해액 4억3,300만달러의 절반인 2억1,650만 달러를 인용했다. 이에 따라 2,914억원(달러당 1346원 기준)를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여기에, 해당 금액에 대한 이자(2011년 12월3일부터 지급일까지)를 한달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에 따른 이자로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이날 오전 9시 현재, 해당 채권의 수익률은 2.35% 수준으로 지연이자액은 8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한국 정부는 3,600억원대 배상을 해야하는 셈이다.

정부는 중재판정부 결론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중재판정부는 총 3명의 판정위원으로 구성됐다. 배상이 인정된 하나지주 매각 관련 3명의 의견은 배상 2인, 배상 책임 없음이 1인이었다는 것이 법무부의 설명이다.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단한 1인의 소수의견은 ‘론스타 관련 범죄가 유죄로 확정되는 등, 한국 금융당국의 승인 심사 과정이 정당했으며, 론스타 스스로 손해를 자처했기 때문에 한국 책임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으로 요약된다고 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소수 의견을 보더라도 한국 정부의 책임이 없다는 사실이 분명하다”며 “절차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끝까지 다퉈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취소 신청 등 후속조치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법무부의 설명이 정확한 것인지는 검증이 필요하다. 법무부는 이날 중재판정문을 공개하지 않았다. 관련 자료는 A4 용지 5장 분량의 보도자료가 전부였다. 한 장관은 “비밀 유지 서약 등 공개할 수 없는 내용이 많다”면서도 “정보가 최대한 투명하게 공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31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 사건 판정 선고와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제공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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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에서 벌어진 떼죽음... 이 끔찍한 광경

한국 특산종, 구상나무 집단 고사하고 있는데... 멸종위기종 등재에 미온적인 환경부

22.09.01 05:17l최종 업데이트 22.09.01 05:17l
 
 

 

 
 지리산 영신남부능선, 구상나무 집단고사 현장
▲ 지리산 영신남부능선, 구상나무 집단고사 현장 ⓒ 녹색연합
 
구상나무의 학명은 'Abies koreana'입니다. 학명이 의미하듯 한국 특산종입니다. 그런데 이렇게도 소중한 구상나무가 기후위기로 멸종될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지리산과 한라산 일대에서 구상나무의 떼죽음이 심각한 양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게 그 증거입니다. 2013년 한라산 구상나무의 집단 고사가 처음 알려진 이후 9년이 지난 현재 지리산 구상나무의 멸종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녹색연합이 2020년부터 2022년 8월까지 약 2년 6개월 동안 지리산 구상나무 서식지를 모니터링한 결과 지리산 정상봉인 천왕봉, 중봉, 하봉 등의 집단 서식지 중에는 최고 90%까지 고사가 나타나는 곳도 있습니다. 특히 기온과 강수량 변화에 가장 민감한 산 정상부부터 해발 1700m까지는 성한 구상나무가 거의 없을 정도 죽어가고 있습니다.

죽어가고 있는 구상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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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내 집단고사 현황을 지도로 표현한 모습. 극심(빨강) > 심각(회색) > 고사(오렌지) ⓒ 녹색연합
 
녹색연합이 모니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집단 고사 정도에 따라 극심, 심각, 고사 세  단계로 나눠 봤습니다. 극심 구역은 평균 고도 1590m에 나타나고 있고, 구상나무가 우점하거나 순림해 서식하는 5~10ha 정도의 집단 서식지에서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구상나무 서식에 유리한 환경이었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고사 개체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심각 구역은 평균 고도 1627m에 나타나고, 2~3년 안에 극심 지역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찰됐습니다. 이미 고사로 확인된 수목 외 나머지 구상나무에서도 생육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개체가 다수 관찰된 것입니다. 고사 단계는 평균 고도 1564m에 나타나고, 주로 탐방로 주변부에서 10본에서 20본씩 무리 지어 죽어 있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리산 법계사에서 천왕봉으로 향하는 법정탐방로 주변 집단 고사지
▲ 지리산 법계사에서 천왕봉으로 향하는 법정탐방로 주변 집단 고사지 ⓒ 녹색연합
 
이러한 고사현상은 지리산 천왕봉 탐방로 주변에서 관찰이 가능합니다.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탐방로의 모든 방향에는 해발 1800m 전후 지점부터 구상나무와 가문비나무가 죽어가는 대열이 이어져 있습니다. 중산리에서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탐방로의 법계사 위 구간부터 구상나무와 가문비나무 고사목이 본격적으로 관찰됩니다. 천왕봉과 가까운 해발 1500m 위에는 대부분의 구상나무가 죽어있습니다.

지리산 천왕봉-중봉-하봉 일대는 남한 최대의 고산 침엽수 서식지였습니다. 백 년이 넘게 자란 구상나무와 가문비나무가 어우러진 원시성 생태계를 자랑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남한에서 가장 많은 고산 침엽수가 죽어가는 숲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지리산 천왕봉 남면 집단고사지
▲ 지리산 천왕봉 남면 집단고사지 ⓒ 녹색연합
 지리산 하봉 남서면 집단고사지
▲ 지리산 하봉 남서면 집단고사지 ⓒ 녹색연합
 지리산 중봉 서남면 집단고사지
▲ 지리산 중봉 서남면 집단고사지 ⓒ 녹색연합
 
지리산의 고산지대의 침엽수가 죽어가는 이유는 겨울과 봄의 건조, 적설량 부족, 여름철 폭염, 강풍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보입니다. 특히 지리산 주능선에 2월 전후에 내렸던 폭설이 줄어든 것이 주요한 원인으로 보입니다. 지리산 천왕봉 중봉과 반야봉 등 고산지대 겨울철 내린 폭설이 봄철인 3월부터 5월까지 서서히 녹으면서 상록수인 구상나무의 영양 공급원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2010년 이후 적설량이 과거에 비해 현격히 줄어들며 겨울과 봄철 건조가 심화된 것입니다.

그나마 희망은 세석의 구상나무가 마지막 보루와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세석평전은 1996년 이후 야영 금지와 함께 복원하면서 구상나무를 심었는데, 이때 심은 구상나무는 유전자가 다른 나무들이었습니다. 유전자 계보가 분명하지 않아, 지금 세석평전의 구상나무는 유전자 교란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물론 구상나무 조경수는 자생지보다는 더 잘 자랍니다. 하지만 유전자가 다른 개체들로 구상나무의 명맥이 유지되는 것에 대해 심각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구상나무 멸종위기 대책

구상나무는 한국 특산종으로 전 세계에서 한국에만 있는 생물종입니다. 한반도 남부 지방의 고산지대인 지리산, 한라산, 덕유산 등 1900m에서 1500m 사이에서 집단 서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후위기로 주요 서식지가 죽음의 전시장처럼 변해가고 있습니다. 

국제멸종위기 적색목록인 레드리스트에서 구상나무는 위기종으로 지정되어 국제적 위험신호가 켜져 있습니다. 하지만, 환경부의 멸종위기야생동식물 목록에는 구상나무가 등재되어 있지 않습니다. 환경부가 '기후위기로 인한 생물종의 쇠퇴나 고사'를 멸종 위기종 등재의 기준과 원칙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IUCN(세계자연보전연맹)에 적색목록(Red List)에 포함된 한국 특산종 구상나무 국제사회는 한국 특산종에 대해서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 IUCN(세계자연보전연맹)에 적색목록(Red List)에 포함된 한국 특산종 구상나무 국제사회는 한국 특산종에 대해서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 녹색연합
 
국제사회는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을 한 몸으로 인식하고, 기후위기의 대응에서 생물다양성을 핵심 의제로 삼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로 인한 생물종의 멸종은 결국 인간의 삶을 위협하는 위기로 이어질 것 입니다. 구상나무의 멸종위기는 한반도 육지에서 나타나는 기후위기의 경고등 입니다.

멸종위기종에 대한 책임이 있는 환경부는 구상나무를 멸종위기종에 등재하고 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아울러 기후위기로 인한 생물다양성 위기에 대한 대응에 나서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구상나무는 한반도 육지에서 기후위기로 사라지는 첫 번째 생물종이 될 것입니다.
 
 구상나무 고사 현황 표
▲ 구상나무 고사 현황 표 ⓒ 녹색연합
 구상나무 고사 현황 표
▲ 구상나무 고사 현황 표 ⓒ 녹색연합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녹색연합 자연생태팀 활동가입니다.

태그:#구상나무, #생물다양성, #기후위기, #집단고사, #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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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원 횡령' 해고 판결 대법관 후보자... 버스기사는 절망이었다"

[스팟 인터뷰] 당시 사건 담당한 민주노총 전북본부 법률지원센터 이장우 노무사

22.08.30 19:40l최종 업데이트 22.08.30 21:47l
 
 
큰사진보기오석준 대법관 후보자가 지난 2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오석준 대법관 후보자가 지난 2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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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돈 800원 횡령으로 해임 처분을 받은 8년 차 시외버스 운전기사. 오석준 대법관 후보자는 2011년 12월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 재판장 재직 당시 회사 측의 해임 결정이 '정당한 판단'이라고 판결했다. 11년 후, 이 판결은 그의 국회 인사청문회장에서 가장 뜨거운 논란으로 떠올랐다. 

법원 판결에 앞서, 전북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같은 해 4월과 7월 각각 연달아 부당해고 판정을 내렸다. 법원과 정반대의 결정이다. "해고는 가혹하다"는 판단이었다. 당시 지노위와 중노위 과정 중 이 사건을 담당했던 이장우 민주노총 전북본부 법률지원센터 노무사는 30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오석준 후보자의 '노동 전문성'을 우려했다. 
 

"대법원에도 노동 사안 많을 텐데..." 이장우 노무사는 노동위의 판단이 법원에서 180도 뒤집어졌을 당시를 회상하며 "노사관계부터 (잔돈 관련) 관행까지 충분한 소명을 통해 부당해고가 인정됐었다"면서 "사측의 일방적 주장만, (단협 속 해고가 가능하다는) 문구 하나만 가지고 (법원이) 판단했는데 그럴 거면 (판사가 아니라) 컴퓨터가 (판단) 하면 되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800원 횡령'이 일어난 배경에 집중했던 노동위와 달리, 법원은 단협 내용 자체에만 집중해 "마지막 수단"인 해고를 쉽게 판정했다는 지적이다. 이 노무사는 "단협 자체가 노동조합과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구조로 출발해야 하는데, 단협을 기준으로 (쉽게) 해고를 해석한다는 자체가 우려스럽다"면서 "노사 관계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노위에서는 판정에 앞서 '800원 횡령'이 해고까지 나아갈 수 없는 배경을 줄줄이 열거했다. 당시 판정문을 보면 ▲현금 탑승 승객으로부터 받은 현금 요금 중 잔돈이어서 그 금액이 소액이라는 점 ▲시외버스에 CCTV가 설치돼 있음에도 현금 요금 중 잔돈을 회사에 납부하지 않은 것은 이를 묵인되는 관행으로 오인했다고 볼 여지가 있는 점 ▲운송수입금 잔돈 미납을 이유로 징계를 한 전례가 없는 점 등을 포함, 총 6가지 사정이 '징계가 과한' 근거로 언급돼 있다. 

그러나 오 후보자를 필두로한 재판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초점을 뒀다. 노동자에게 징계 처분이 가능할 경우, 징계에 대한 판단은 사용자 측에 따라야 한다는 판시다. 800원 횡령이 "고의적"이라고도 판단했다. 백원 단위 잔돈은 관행적으로 납부하지 않아왔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굉장히 절망하신 것으로 기억해요... 소송 비용도 없었고..."

이 노무사는 당시 법원 결정을 받아든 노동자의 '절망'을 회상했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9일 인사청문 당시 오 후보자에게 질의한 내용을 보면 이 노동자는 해고 이후 직업을 구하지 못해 고충을 겪으며 식구들을 부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후보자는 "해고 기사에게 그런 사정이 있었는지 몰랐다"며 "제 판결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여러 사정을 참작하려 했으나 살피지 못한 것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노무사는 "법관에게는 별 것 아닌 사건이었을까... 이런 문구가 있으니, 이대로 하면 된다는 식의, 성의가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면서 "이 사건에서 800원 자체는 (버스 기사 노동자 당사자에게) 굉장히 중요한 문제였는데도"라고 씁쓸해 했다. 아래는 이 노무사와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노조 중요 직책, 징계 전력 없음... 왜 판단 안했나
 
큰사진보기2014년 4월 15일 민주노총 호남고속지회가 '800원 횡령' 징계를 탄압으로 규정하고 전주상공회의소와 노동부 앞에서 대규모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  2014년 4월 15일 민주노총 호남고속지회가 "800원 횡령" 징계를 탄압으로 규정하고 전주상공회의소와 노동부 앞에서 대규모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 문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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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석준 대법관 후보자의 2011년 시외버스 기사 현금 '800원' 횡령 해고 인정 판결이 논란입니다. 동일 사건으로 오 후보자 판결 직전에는 전북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판정이 나왔었는데요.

"당시 (노동위원회) 초심과 재심을 담당했습니다. (지노위와 중노위에선) 노사 관계부터 잔돈 관련 관행 등 충분한 소명을 통해 부당해고가 인정됐어요. 징계 사유는 되지만, 전부 노동자 책임으로 돌릴 수 없다고, 종합적인 사정을 살펴 징계 양정 과다로 인정 받은 사안이었습니다." 

- 잔돈 착복이 생긴 배경은 무엇이었습니까.

"(시외버스는 정류소가 아닌 곳에서) 현금으로 요금을 받지 않는데, 시골이라 정류소가 아닌 중간(간이 정류소)에서 타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표를 끊지 않고 탑승하시면, 4400원을 현금으로 내곤 했지요. (지폐를 제외한) 400원짜리 잔돈이 남는 겁니다. 노조에서도 계속 문제제기 했습니다. (노동자가) 돈을 가지고 다니면 괜히 의심 받고 문제가 생기니까요. 현금통을 설치해달라고 요구도 했어요."

- 오 후보자는 '버스요금 액수의 많고 적음을 불문하고 해임이 가능하다'는 노사간 단체협약을 인용, 해고가 가능하다고 해석했습니다. 

"운송 수입금을 착복한다면 당연히 큰 문제겠지요. 의도적으로 금액을 횡령했다면 노사간 신뢰를 깨뜨렸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800원 건은, 400원으로 2회였습니다. 당시 현금을 받으면 현금 입금표를 제출하는데, (잔돈은 제하고) 4000원으로 (2번) 제출한 겁니다."

- 재판부가 저간의 사정을 충분히 살피지 못했다는 지적입니다.

"(노사간 갈등이 없을 때는 가능했던) 그런 관행이 있었다는 겁니다. 또 당시 신청인은 노조에서 파업을 했을 당시 중요 직책에 있었습니다. 그런 사정을 전혀 살피지 않고, 사측의 일방적 주장만 보고 그 문구 하나만 가지고 판단한 겁니다. 그럴 거면 컴퓨터가 하라고 하면 되지 않을까요. 그런 (사정을) 살펴보라고 하는 게 법원에 판사가 있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 결국 1심 판결에서 해고로 결론이 뒤집혔습니다.

"이 분은 징계전력도 없는 분이었어요. 그런데도 해고라는 마지막 수단이 결정됐습니다."

- 항소는 하셨습니까.

"당시 하지 않으신 걸로 압니다. 굉장히 절망을 하신 걸로 기억해요. 소송비용도 없었고..." 

"노동 전문 지식 부족... 쉽게 판단할 사안 아니었다"

- 담당자로서, 판결 직후에는 어떤 생각을 하셨습니까.

"(한숨) 당황했지요. 지노위와 중노위는 신문 자체가 '금액이 얼마냐, 단협 문구가 있냐'보다 '왜 그런 문제가 발생했느냐'에 대해 집중했습니다. 고의로 해고될 것을 알면서 800원을 횡령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 분은 전혀 그럴 생각 자체가 없으셨어요. 이미 노사 관행이 그래왔으니까. (백원짜리 잔돈으로) 자판기 커피 뽑아먹는... 제대로 재판이 안됐나 보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걸 좀 알았다면 그렇게 쉽게 판단하지 않았을 텐데, 하고요." 

- 판결문을 보면, 800원 미입금으로 노사간 '신뢰가 손상'됐다는 대목도 나옵니다. 

"노사간 (갈등 없는) 안정기에는 잔돈으로 커피 마시는 신뢰 관계가 유지됩니다. 이 관계를 먼저 깨고 징계 사유로 삼은 것은 사측이지요. 그런데 어떻게 노동자가 먼저 신뢰 관계를 깼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런 상황을 재판부가 전혀 반영하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요." 

- 오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중에도 자신의 판단 근거로 단협을 이야기했습니다.  

"노동법에 대한 전문 지식이 부족하다는 의미입니다. 단협은 노조와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구조로 출발하는데, 어떻게 그렇게 해석할 수가 있을까요. 대법원에서도 노동 관련 사안들이 많을 텐데..." 

- 오 후보자는 "당시 사정을 살핀다고 했으나 살피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말이야 저도 그렇게 할 수 있겠지요."

- 2017년에도 시외버스 운전기사가 '2400원' 횡령으로 해고 확정 판결을 받은 사례가 있었습니다. '800원' 해고 판결과 같은 판례가 계속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단은 (이런 판단을 하는 법관에게) 노사 관계 전문성이 부족한 게 가장 큰 문제이고요. 법관에겐 별 것 아닌 사건이었을까요... (단협에) 이런 문구가 있으니 이대로 하면 된다는... 당시에는 성의가 없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당사자에게는 800원 자체가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데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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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김건희 특검? 물타기" vs 野 "특별감찰관 임명, 국정조사 실시"

정기국회 앞두고 여야 원내지도부 정면충돌…상대 당 내부 사정 거론 비난도

서어리 기자/최용락 기자  |  기사입력 2022.08.30. 10:48:48

 

정기국회를 이틀 앞두고 여야 원내지도부가 '김건희 특검법', 특별감찰관 임명 등 문제를 두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상대 당 내부 사정을 거론하며 비난을 주고받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지도부 출범 이틀 만에 '허니문'도 없이 여야가 감정 섞인 충돌 장면을 연출한 셈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주장하는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물타기 특검"이라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 새 지도부가 '첫째도 둘째도 마지막도 민생'이라기에 시급한 민생 현안 해결을 위한 협치 노력을 기대했는데 민주당 새 지도부의 첫 일성은 김건희 여사 특검 주장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대선 기간 내내 김 여사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행태를 보였다. 수사 진행 상황을 알면서도 대선 국면에서 허위사실 유포와 온갖 의혹 제기로 악용했다"면서 "이번에도 새 정부를 흔들기 위해 특검 소재로 재활용하겠다는 심산"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 부부가 검·경 수사를 받고 있을 때 가야하는 바른 길은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는 것이지 '물타기 특검'이 아니"라고 했다. '김건희 특검법' 주장이 이재명 대표 부부의 사법 리스크에 대한 물타기용이라는 취지다. 

권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전날 열린 민주당 1차 최고위원회 회의 당시 이 대표는 민생 정책 위주의 발언을 하고 강경파인 정청래·서영교 최고위원이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에 대한 비판 등 대여 공세를 편 데 대해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역할 놀이 분담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는 통합과 협치를 말하며 합리적인 척 하고, 최고위원들은 정권에 대한 무분별한 정치 공세를 펴고 있다"며 "운동권식 화전양면 전술"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미 두 차례에 걸쳐 공개 제안한 바 있는 특별감찰관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며 김건희 전 대표 의혹 규명에 대한 의지를 재차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극우 유튜버들이 참석한 대통령 취임식 명단을 파기했다는 대통령실의 해명도 거짓으로 드러났다"며 "우리 당이 초청자 명단을 공개하라고 촉구하자 없다면서 감추기에 급급하더니 대통령 기록물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말을 바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이 궁금해하는 극우 유튜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인물 등 김건희 여사와 사적 관계에 있는 인사를 누가 추천했는지 오리무중"이라며 "국정 정상화와 민생 집중을 위해서라도 (대통령실 의혹 관련) 국정조사는 꼭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내홍 사태를 언급하며 "집권여당의 자중지란이 정치적 위기, 정권의 위기를 넘어 국가의 위기로 촉발되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는 "언제까지 집권 여당이 집안싸움을 핑계로 민생 경제 위기를 방치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하루빨리 정신을 차려야 한다"며 "당 내홍을 핑계로 정작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다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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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내년 예산 500억 깎인 1조4,520억원

'담대한 구상' 반영엔 '소심'..탈북민지원 88억원 줄어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2.08.30 12:18
  •  
  •  댓글 0
 
2023년도 통일부 예산은 총지출 기준 총 1조4,520억원으로 편성됐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2023년도 통일부 예산은 총지출 기준 총 1조4,520억원으로 편성됐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2023년도 통일부 예산은 총지출 기준 △일반회계 2,187억원 △남북협력기금(기금) 1조2,334억원 등 총 1조4,520억원으로 편성됐다.

일반적 지출을 담당하는 일반회계 예산은 2022년 2,309억원 대비 122억원(약 5.3%)감액되었으며,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자금지원과 탄력적 집행이 가능한 남북협력기금은 전년도 1조2,714억원과 비슷한 규모를 유지했다.

통일부 총지출 예산은 전년 대비 500억여원이 줄어든 것으로, 총지출 예산이 감소된 것은 2018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 2017년 쌀·비료 단가 하락과 개성공단 가동 중단 등에 따라 전년대비 2,827억원이, 2018년 정착금 감액과 북한인권재단 예산 비편성에 따라 1,760억원이 감소된 경우를 제외하고 통일부 총지출 예산은 지난 4년간 꾸준히 증가해왔다.

올해 총지출 예산 감축의 이유는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가 반영된데다, 탈북민 정착금 감액과 인공지능(AI)·빅데이터 구축 사업 완료에 따른 예산 감소 요인이 있었다고 통일부는 설명했다.

일반회계 예산 중 인건비(530억원)와 기본경비(96억원)을 뺀 사업비는 1,560억원으로 구성됐다. 사업비는 전년도 1,674억원에서 탈북민 지원감소에 따른 정착지원 예산과 사업완료에 따른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구축 예산 등 약 114억원(6.8%)이 감액되었다.

기금의 경우, 기금운영비 23.5억원외 사업비는 1조2,310억원으로 전년대비 380억원 감소(3.0%)했으나 대북 인도지원 및 개발협력을 위한 민생협력 관련 예산은 전년도 5,131억원에서 1,128억원 늘어난 6,259억원으로 22% 가량 늘어났다. 

2023년 예산안은 30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쳤으며, 9월 2일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통일부는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를 반영하여 예산은 총지출 기준 1조5,023억원에서 1조4,520억원으로 소폭 감축하되, △통일 관련 대국민 소통 및 서비스 강화 △국제사회 통일 공감대 확산 △'담대한 구상'의 실천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편성했다고 밝혔다.

예산 편성 방향은 △북한 비핵화 추진 △국민과 함께하는 통일준비 △남북간 인도적 문제 해결 도모라는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요사업으로는 먼저, 2026년 완공을 목표로 내년에 통일정보자료센터를 착공(106억원)하고 통일·북한 관련 자료와 정보를 디지털화하는 디지털아카이브 구축사업(7억원)이 계속 진행되며, 연례평가를 중심으로 북한경제연구포럼을 운영(4억원, 신규)하는 등 북한 정보에 대한 서비스의 질과 접근성을 개선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탈북민 정착지원과 관련해서는 입국 규모 감소(예산편성 기준인원 2022년 770명→2023년 550명)에 따라 전체 관련 예산 규모는 789억원에서 701억원으로 줄이되 △정착지원금 인상(1인당 800만원→900만원) △탈북민 위기가구 통합 지원을 위한 시스템 개선(7억원) △탈북민 지원재단 일자리 성공 패키지 지원사업(6억원) 등의 예산을 증액해 내실있는 서비스를 추진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1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신규로 추진하는 '협력적 인권증진'사업에 대해서는 "북한주민의 인권증진을 위해 국제사회 및 남북간 기술협력 사업을 추진해 나감으로써, 다자간 협력을 통해 북한주민의 인권이 실질적으로 증진될 수 있도록 적극 견인해 나갈 것"이라고 소개했다.

국제기구나 해외 비정부기구(NGO) 등과 사업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신축성있는 협력을 위해 기금을 통해 사업예산을 편성했다고 했다. 

예산의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15경축사를 통해 발표한 '담대한 구상'과 관련된 대목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담대한 구상'에 주목하는 이유는 '비핵화 단계에 따른 대규모 인도지원, 개발협력, 경제지원'이라는 약속이 윤석열 정부 대북정책의 양날개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대규모 식량공급 △발전·송배전 인프라 △항만·공항 현대화 △농업생산성 제고를 위한 기술지원 △병원·의료 인프라 현대화 △국제투자 및 금융지원 등 6개 분야가 제시됐다.

다시 통일부 예산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일반회계 사업비중 예산 비중이 높은 분야는 △탈북민 정착지원 872억원(55.9%) △통일교육 167억원(10.7%) △정세분석 162억원(10.4%) △통일정책 143억원(9.1%) △남북경제협력 51억원(3.3%) △이산가족 및 북한인권 등 인도적 문제해결 47억원(3.0%) △남북회담 25억원(1.6%) 등이다.

재정운용의 융통성이 떨어지는 일반회계 예산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담대한 구상'을 고민한 흔적을 찾기 어렵다. 

탄력적 운용이 가능한 기금 사업비 예산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기금에서 사업비 비중이 높은 분야는 △민생협력 등 인도적 문제해결 7,510억원(60.9%) △남북경제협력 4,376억원(35.5%) △사회문화교류 215억원(1.7%) 등이다. 

그러나 가장 높은 비중(60.9%)을 차지하는 '민생협력 등 인도적 문제해결' 관련 예산 중 전년대비 22% 증액한 민생협력지원 외에 이산가족교류 지원은 전년대비 22억원(10.9%) 감소한 180억원, 10만톤 규모의 쌀 지원 등이 포함된 구호지원 분야 사업은 119억원(10%) 감소한 것이다.

증액한 주요 민생협력 관련 예산을 보더라도 보건의료(955억원→1,442억원), 농축·산림·환경(3,295억원→3,916억원), 인도협력체계 구축(10억원→15억원), 협력적 인권증진(15억원, 신규) 등으로 '담대한' 구상을 반영했다고 하기에는 '소심'하다는 지적이 나올법한 수준이다.

내년에 신규 추진되는 사업도 '담대한 구상'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신규사업은 일반회계 예산 사업으로는 △한반도 평화통일 친선대사 위촉(1억원, 통일공감대 형성 사업) △한반도 평화통일 공공외교 협력단(2억원, 통일공감대 형성 사업) △북한경제연구포럼 운영(3.5억원, 정세분석 역량강화 사업) △그린데탕트 추진기반 마련(3억원, 남북교류협력 기반구축 지원사업), 기금 예산사업으로는 △협력적 인권증진(14.5억원, 민생협력지원 사업) △남북관리구역 통행체계 개선(40.9억원, 경협기반 구축사업) 등에 불과하다.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 '담대한 구상' 자체가 내부적으로도 정책화해 나가는 과정에 있어서 완벽하게 마스터플랜이 나와 있지 않다. 또 남북간의 관계도 있기때문에 현재로서는 예산에 반영할 수 있는 것은 어느 정도 확실성이 있어야 된다고 본다"며, "초기협력 사업에 필요한 재원 중심으로 (예산)편성이 돼 있다"고 말했다. 

또 "북측이 비핵화에 호응하고 조금 더 발전되면 추가적 재원 투입이 필요할 것"이라며, "지금 당장 어느정도 규모라고 정확히 말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통일부 2023년 일반회계 세부사업별 예산 [제공-통일부]
통일부 2023년 일반회계 세부사업별 예산 [제공-통일부]
통일부 2023년 남북협력기금 세부사업별 예산 [제공-통일부]
통일부 2023년 남북협력기금 세부사업별 예산 [제공-통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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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첫 예산안에 “서민지원·건전재정 다 놓쳐”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2/08/31 08:45
  • 수정일
    2022/08/31 08:4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기자명 윤수현 기자 
  •  
  •  입력 2022.08.31 07:50
  •  
  •  댓글 1
 
 

[아침신문 솎아보기]
한겨레, 공공임대 예산 삭감에 “반지하 참사 막겠다더니”
한국일보 “110대 국정과제 예산 11조 원, 말잔치로 끝날 수도”

윤석열 정부의 첫 예산안이 30일 확정됐다. 내년도 정부 예산은 639조 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31조4000억 원 늘었지만 총지출(추경 포함)과 비교하면 41조 원 줄었다. 정부는 긴축을 통해 경제 위기 상황을 극복하겠다고 밝혔지만 주요 신문들은 31일 “서민지원 확대·건전재정 다 놓쳤다”(한겨레), “대선 공약이 말잔치로 끝날 가능성도 커졌다”(한국일보) 등의 평가를 내렸다.

정부의 보건·복지 예산은 처음으로 100조 원(108조 원)을 넘어섰다. 정부는 만 0세 아동 양육 가구에 월 70만, 만 1세 아동 양육 가구에 월 35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제시한 110대 국정과제의 일환이다. 사회안전망 구축 예산, 병사 봉급, 생활물가 안정 지원 예산 등도 올랐다. 정부는 2026년까지 세수가 증가해 재정 건전성을 회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문재인 정부의 핵심 사업과 관련된 예산은 삭감됐다. ‘정부 주도 일자리 지원’ 예산은 3조 2천억 원에서 3조 1천억 원으로 줄었다. 또한 저소득층 주거 대책 관련 예산이 5조6445억 원 감소했다. 지역화폐·경항모 예산은 전액 삭감됐으며 신재생 에너지 보급 지원사업 예산은 744억 원 줄었다.

▲31일자 아침신문들 1면.
▲31일자 아침신문들 1면.

한겨레는 1면 ‘내년 예산, 서민지원 확대·건전재정 다 놓쳤다’ 기사에서 “정부가 ‘긴축기조’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국가가 해야 할 일에 더 적극적으로 돈을 쓰는 전향적인 기조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한겨레는 “올해 추경은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일회적인 편성이었던 탓에 이를 기준으로 본예산이 줄었다고 긴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한겨레는 사회복지예산 증가율이 5.6%에 그쳤다면서 “정부는 이번 예산안의 첫 번째 기조로 ‘따뜻한 나라’를 제시했지만, 이번 복지 예산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따뜻함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또한 한겨레는 4면 ‘‘반지하 참사’ 막겠다더니, 공공임대 예산 5조6천억 깎았다’ 기사에서 “최근 ‘반지하 참사’ 등으로 공공임대 주책을 시급히 확대 공급해야 할 필요성이 확인됐는데도 관련 예산은 25% 이상 줄어든 것”이라며 “‘수원 세 모녀’ 비극과 발달장애인 가족들의 극단적인 선택이 재발되는 것을 막을 예산도 충분히 담기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겨레 4면 기사 갈무리.
▲한겨레 4면 기사 갈무리.

경향신문은 ‘‘건전재정’ 윤 정부 첫 예산, 복지 수요 충족할 수 있나’ 사설에서 “‘3고’ 공포 상황에서 재정 긴축은 복지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사회 양극화를 다소나마 개선해줄 재원이 부족해진다. 당장 지역화폐 사업에 대한 중앙정부의 지원이 끊기면서 소상공인들이 아우성을 치고 있다. 구조조정 대상에 문재인 정부의 역점 사업들이 집중적으로 포함된 것도 모양이 좋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국일보 “대선 공약 말잔치로 끝날 가능성 커져”

한국일보는 1면 ‘내년 예산 639조, 허리띠 조여도 복지엔 푼다’ 기사에서 “코로나19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등 위기 상황이 계속되는 만큼 정부가 세입 규모를 낙관한다는 비판도 적지않다”며 “허리띠를 졸라맨 탓에 대통령이 공언한 110개 국정과제 예산도 11조 원 편성하는데 그쳤다. 전체 소요 예산의 5.3%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재정 건전성·복지 확대’ 내년 예산안, 가능한가‘ 사설에서 “감세 정책을 고수하면서도 재정건전성도 강화하는 계획의 아귀를 맞추기 위해 2026년까지 연평균 세수 증가 폭(올해 본예산 대비)을 7.6%로 잡은 것부터 지나치게 낙관적이란 지적을 피하기 힘들다”며 “또 무리한 지출 구조조정 탓에 대통령 공약인 110개 국정과제에 쓰일 올해 예산도 11조 원 편성에 그쳤다. 대선 공약이 말잔치로 끝날 가능성도 커졌다. 무리한 긴축 예산이 윤석열 정부 운영에 또 다른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라고 평가했다.

▲한국일보 사설 갈무리.
▲한국일보 사설 갈무리.

국민일보는 ‘건전재정 내년 예산안, 취약층 지원 약화돼서는 안 된다’ 사설에서 “낭비를 줄이고 쓸 곳은 써야 한다면 마땅히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이 우선순위가 돼야 하는데 (정부는) 이를 간과했다”며 “여야가 마주앉아 불요불급하거나 선심성으로 비치는 예산은 과감히 걷어내고 이를 서민의 삶을 증진시키는 데 쓰도록 힘써야 한다”고 했다.

조선·중앙·동아, 긴축 통한 재정 건전성 확보 당부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등은 재정 건전성 확보를 당부했다. 이들 신문이 제시한 재정 건전성 확보 방법은 ‘긴축’이다. 조선일보는 ‘내년에도 46조 적자 국채 ‘액수만 줄고 빚은 그대로’ 첫 예산’ 사설에서 “올해 본예산보다 31조원 불어난 예산이라는 점에서 ‘긴축’이라 말하기 어렵다”며 “윤 정부의 과제 중 하나는 만신창이가 된 재정을 다시 건전하게 만드는 것이다. 재정 건전성을 높이려면 정부 지출을 줄이거나 세수를 더 늘려야 하는데 윤 정부 첫 예산에선 어느 쪽도 체감하기 어렵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재정 건전성 회복, 어려워도 꼭 가야 할 길’ 사설에서 “정부가 마련한 예산안은 본격적인 긴축이라기보다는 긴축을 향한 첫걸음으로 볼 수 있다”며 “불요불급한 지출은 과감하게 쳐내되 미래를 위한 투자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내년 예산안 639조, ‘건전재정’ 말하려면 허리띠 더 졸라매라’ 사설에서 “정부는 윤 대통령의 선심성 공약 예싼을 우선적으로 반영했다”며 “이런 식으로 국회에서 생산적인 예산 협의가 가능하겠는가. 재정 건전화 의지가 분명하다면 120개 국정과제에 들어갈 예산부터 최대한 군살을 빼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 긴급조치 9호 국가 배상 책임 인정…“만시지탄”

대법원은 30일 오후 박정희 정권 때 발령된 ‘긴급조치 9호’ 피해자들에 대한 국가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긴급조치 9호는 고도의 정치성을 띤 국가행위이므로 정부에 배상 책임이 없다”는 양승태 대법원 결정을 7년 만에 뒤집은 것이다. 현재 긴급조치 9호 관련 소송은 33건(대법원 24건, 1·2심 9건)이다. 이를 두고 ‘만시지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경향신문은 1면·2면·3면을 통해 이 소식을 대대적으로 전했다. 경향신문은 3면 ‘‘계엄령’ 재판도 영향 불가피…패소 확정 피해자 구제 숙제로’ 기사에서 “이미 법원에서 패소 판결을 확정받은 피해자들의 구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긴급조치 국가배상” 만시지탄’, 패소 확정자도 구제해야’ 사설에서 “국가폭력 피해자들의 고통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당위’가 법정에서 선언되는 데 이토록 오랜 시간이 걸리다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는 법언(法諺)을 곱씹게 된다”고 밝혔다.

▲한겨레, 경향신문 사설 갈무리.
▲한겨레, 경향신문 사설 갈무리.

한겨레는 ‘만시지탄 ‘긴급조치 배상’ 판결, 피해자 전원 구제 길 찾아야’ 사설에서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긴급조치 발동은 ‘고도의 정치적 행위’여서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한 ‘과거사 역주행’ 판결을 7년 만에 바로잡은 것이다. 국가의 존재 이유가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당연한 판결로서 만시지탄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이미 패소 확정판결을 받은 피해자의 억울함을 해소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사법농단’ 판례 철회한 긴급조치 9호 불법 판결’ 사설에서 “대법원은 2년 뒤(2015년) 긴급조치 9호의 불법성을 부인하고 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결과적으로 긴급조치가 불법이 아니란 법리는 유신독재를 사법부가 정당화한 것에 다름 아니었다. 문제의 판결은 2017년 사법농단 수사 과정에서 재판거래 의혹까지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일보는 “청와대와 사전 교감한 ‘정부 협조 사례’에 포함된 것인데 대법관들의 부인 성명에도 판결의 공정성은 훼손될 수밖에 없었다”며 “우여곡절을 겪긴 했으나 기존 판결이 번복되고 피해자들에게 배상받을 길이 열린 건 다행이다. 사법부는 이에 그치지 말고 역주행 지적을 받는 다른 사안들의 재심리에도 적극 나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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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비상의 원인과 한국 경제의 취약성

  • 기자명 현장언론 민플러스
  •  
  •  승인 2022.08.30 16:56
  •  
  •  댓글 0
 
 
 
▲원·달러 환율 비상 [사진 : 뉴시스]
▲원·달러 환율 비상 [사진 : 뉴시스]

원·달러 환율이 1,350원 선을 돌파하면서 환율에 비상이 걸렸다. 1,350원을 넘어선 것은 2008년 금융공황 이후 처음이다. 수입업체들은 원자재값 급등에 환율부담까지 떠안으며 위기를 맞았다. 물가상승과 해외자본이탈로 이이져 ‘다시 외환위기가 오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실제로 환율 상승으로 인해 66년 만에 최대 무역적자를 기록한 반면 물가는 계속 상승하는 심각한 상황에 빠져들었다.

원·달러 환율이 왜 갑자기 상승했을까? 그 원인과 문제점을 짚어보자.

환율문제의 시작, 변동환율제

환율이란 자국화폐와 외국화폐간의 교환비율이다. 각국 화폐의 국제교환시장을 외환시장이라고 한다. 환율은 외환시장에서 각국 화폐에 대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그리고 이 환율은 각 나라 물가수준, 국제수지, 국민총생산 등에 영향을 미친다.

환율에는 상대국이 있고 많은 변수가 개입한다. 이 복잡하고 골치 아픈 환율문제는 세계환율체제가 고정환율제에서 변동환율제로 변경되면서 시작되었다. 변동환율제를 촉발한 주범은 미국이다. 2차 대전 이전 환율결정방식은 금본위제 하에서 고정환율제도였다. 예를 들어 미국이 금 1온스당 35달러라면 영국은 금1온스당 7파운드가 되고, 영미간 환율은 1파운드당 5달러로 고정되는 방식이다.

2차대전 이후 브레튼우즈체제가 성립되면서 금-환본위제가 성립되었다. 미국달러만 금1온스당 35달러로 고정시키고, 나머지 국가들은 달러와의 교환비율로 환율을 결정하였다. 이 경우에는 국제수지 불균형이 발생할 때 미세한 수준의 조정만 허용하였는데, 기본은 고정환율제상태에서 약간의 환율변화만 주는 것이었다.

그런데 1971년 미국이 베트남 전비부담, 달러발행남발, 국제수지 악화 등이 문제가 되어 금-달러 태환을 정지시키는 폭탄선언을 하면서 금-달러체제가 붕괴하게 된다. 이에 따라 1976년 자메이카 킹스턴에서 각국이 금이나 금과 연동된 달러가 아니라 외환의 수급에 따라 자율적으로 환율을 결정하도록 하는 ‘킹스턴 체제’를 출범시킨다. 이것이 변동환율제의 출발이다.

▲고정환율제와 변동환율제 [출처 : 예금보험공사 블로그 캡처]
▲고정환율제와 변동환율제 [출처 : 예금보험공사 블로그 캡처]

변동환율제,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지옥문을 열다

변동환율제는 고정환율제에 비해 국제수지 불균형을 조정하는데 유리한 제도이다. 국제수지의 적자가 발생하면, 환율이 상승하여 수출이 증가하고, 수입이 감소하여 국제수지는 균형을 회복한다. 반대로 국제수지의 흑자가 발생하면 환율이 하락하여 수출이 감소하고, 수입이 증가하여 국제수지는 균형을 회복한다. 이것은 잘 알려진 내용이다.

그런데 변동환율제는 환율변동이 자유로운만큼 그 변동성으로 인한 ‘환리스크’를 발생시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 문제가 환율과 자본이동의 ‘자유화’라는 지옥문을 열게 된다. 바로 금융팽창을 통한 신자유주의 세계화라는 봉인을 푼 것이다.

먼저 미국은 금으로부터 이탈하여 무제한 달러를 발행하여 10년 주기로 2배씩 달러발행량을 증가시키면서 금융팽창을 주도하며, 금융자본주의, 카지노 자본주의를 가속화하였다.

다음으로 환율변동이 자유화되면서 환차손(환율차이로 인한 손해) 리스크가 발생하였다. 금태환 정지, 변동환율제로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자 석유수출국들이 앉은 자리에서 막대한 손해를 보게 되고 결국 오일쇼크, 석유가격 불안정 시대가 열렸다. 또한 변동환율제는 자본이동의 자유로 이어지면서 막대한 자금이 미국의 금리규제를 벗어나 유로달러시장으로 이동하고, 유로달러시장의 팽창은 국가간 금융규제를 무력화하면서 결국 금융자본주의,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가속화하게 된 것이다.

다음으로 환리스크는 자본축적방식에도 변화를 강제하였다. 환율변동의 자유화, 자본이동의 자유화 앞에서 산업자본들은 환율, 금리, 석유가격 등의 변동성과 리스크에 대응해야 했고, 임금유연화, 비정규직 사용증대 등 노동과 생산의 유연화로 대응하기 시작하였다. 변동환율제가 야기한 극심한 금융과 세계경제의 변동성이 생산과 산업분야에서 규제철폐와 신자유주의 세계화, 값싼 노동력과 자원을 찾아 이동하는 생산의 세계화, 자본이동의 세계화 시대를 열게된 것이다.

특히 중요한 문제는 환차익을 노린 금융투기자본이 판을 치게 된 것이다. 세계금융시장팽창이 새로운 이윤획득공간으로 부상하고, 자산가치 상승이나 차익거래, 배당이익을 노린 금융자본거래가 활성화되었으며, 주식차익이나 금리차익 뿐만 아니라 환율차익를 노리는 캐리트레이드시장이 급부상하였다. 마침내는 외환, 금리, 유가가 불안정성을 상품화하여 위험을 관리하는 파생상품까지 등장하며 세계를 금융공황의 위기로까지 몰아넣었다.

그만큼 금으로부터 이탈한 달러팽창과 변동환율제가 세계경제에 미친 영향은 막대한 것이었다.

불가능한 삼위일체와 달러패권

한국과 같은 신흥국은 거시경제정책에서 안정적인 환율과 독자적인 통화정책을 추구해 왔다. 수출중심국가들에서 안정적인 환율은 매우 중요하다. 환율이 올라 원화가 약세로 되면 수출에 유리하다. 그러나 원화약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환율안정이다. 과거 금본위제, 고정환율제도에서 세계무역이 증가했던 것은 환율이 안정되어 환리스크가 없었기 때문이다. 환율안정은 그만큼 무역을 촉진한다.

정책당국은 자국경제상황에 따라 금리통화정책을 통해 경제를 관리한다. 경제가 과열되면 금리를 올려 물가를 안정시키고, 경기가 침체하면 금리를 내려 경기를 부양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자본시장 개방을 통해 자유로운 자본이동정책을 추구하게 될 때 문제가 발생한다. 왜냐하면 자본주의 국제금융체제는 안정적인 환율, 독자적인 금리, 자유로운 자본이동 이 3가지를 동시에 추구할 수 없는 모순구조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불가능한 삼위일체라는 국제금융이론이다.

▲불가능한 삼위일체 [출처 : 인터넷 캡처]
▲불가능한 삼위일체 [출처 : 인터넷 캡처]

한국의 경우 IMF 외환위기 이전에는 원·달러 환율이 800원에 고정된 고정환율제였으며, 독자적인 금리정책을 실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김영삼 정권 시절 OECD에 가입하며 자본시장을 개방하여 자유로운 자본이동정책을 수용하였다. 문제는 이때 미국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자 국내에 들어왔던 외국자본이 이탈하기 시작하였다. 한국정부는 금리를 올릴 수 없었다. 경기가 붕괴하기 때문이었다. 결국 한국정부는 환율을 800원으로 고수하면서 당시 보유하고 있던 약 300억 달러의 외환보유고를 쏟아부으며 달러를 시중에 공급하였다. 결국 외환보유고는 바닥나고 IMF로 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변동환율제를 받아들였다. 원·달러 환율은 곧바로 2000원대까지 급상승하였다.

이렇게 한국과 같은 경우 자본이동의 자유화를 받아들이면, 독자적인 금리정책이나 안정적인 환율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 97년 외환위기 시절 결국 한국은 안정적인 환율을 포기했던 것이다.

홍콩의 경우에는 독자적인 금리정책을 포기한 케이스다. 자본이동의 자유화와 안정적인 환율을 추구하는 대신에 홍콩달러는 미국달러에 연동(페그)되어 있다. 따라서 미국이 금리를 올리거나 낮추면 홍콩도 자동적으로 금리가 올라가거나 내려간다. 홍콩사태 직전 홍콩은 심각한 부동산 거품이 문제가 되었다. 그런데 하필 당시 미국은 금리를 내리고 있었다. 홍콩은 부동산거품을 잡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미국달러와 연동된 홍콩달러 금리를 올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위안화 세계화를 추구하는 중국은 이같은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안정적 환율과 독자적인 금리정책을 고수하면서 신중하고 치밀하게 자본이동의 자유화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

자유로운 자본이동과 안정적인 환율, 독자적인 금리정책 3가지를 모두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나라는 미국뿐이다. 왜냐하면 미국달러가 세계기축통화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미국이 세계기축통화인만큼 거시경제정책을 세계경제 전체상황을 염두에 두고 운영해야 하는데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미국은 자국경제를 중심으로 금리를 올렸다 내렸다 하고, 막대한 달러자금력으로 세계자본시장을 주물럭거리고 있다. 그러다 보니 다른 나라들은 여기에 따라 환율이 요동치고 심각한 외환위기에 노출되는 것이다. 달러를 대체하는 새로운 기축통화, 금융시스탬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경제의 환율 불안정성

자본개방 이후 한국경제 환율비상사태가 벌어진 것은 크게 3번이다. 첫 번째는 IMF외환위기 시기로서 원·달러 환율이 2000원에 달했다. 두 번째는 2008년 금융공황시기로 1600원대를 치고 올라갔다. 그리고 지금이다. 보통 외환리스크가 심각하게 발생하는 환율 마지노선을 1280원으로 보는데 이미 70원을 초과하여 1350원대에 올라선 것이다.

한국경제의 환율 취약성은 예속적인 개방경제의 숙명이다. 그나마 환율취약성을 보완하려면 자본이동을 규제해야 하는데, 한국은 자본시장개방정도가 가장 높고, 기축통화국도 아니다. 따라서 세계경제위기가 발생하면 한국의 환율이 급상승하는 상황은 언제나 반복된다고 보아야 한다.

한국은 관리변동환율제를 유지하고 있다. 변동환율제하에서도 통화당국이 개입하여 안정적인 환율을 유지해야 수출입의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리변동환율제를 유지하는 무기는 외환보유고이다. 현재 한국의 외환보유고 3400억 달러정도이다. 환율방어를 위해 외환당국이 강력한 구두개입에 나서고, 달러를 사들이면서 300억 달러가 축소된 결과이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외환보유고가 있어야 환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까? 환율방어력이 있는 외환보유고 계산은 일차적으로 3개월간 무역수입액에 당장 갚아야 할 단기외채를 합친 정도를 말하며 3천에서 4천억 달러 정도면 된다. 그런데 여기에 외국인이 투자한 포트폴리오 중 1/3정도를 계산에 넣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내에 주식과 채권에 투자한 외국자본이 일거에 빠져나가는 위험을 반영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6천억 달러 정도가 필요하다. 여기에는 한국의 외환보유고가 현저히 부족하다. 때문에 2008년 600억 달러 정도의 한미간 통화스와프를 한 것처럼 예비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러나 미국은 현재 한국과 통화스와프를 할 생각이 전혀 없다.

환율비상의 주범은 연준

▲미 연준의장 제롬파월 [사진 : 뉴시스]
▲미 연준의장 제롬파월 [사진 : 뉴시스]

그렇다면 지금 왜 원·달러 환율이 1350원대로 급상승하는 것일까?

이 역시 미국 때문이다. 특히 미 연준의 실수와 미국중심주의 때문이다. 미 연준 의장 제롬 파월은 작년 물가가 오를 때 “인플레는 일시적”이라면서 계속 양적완화를 지속하였다. 그런데 인플레이션이  급상승하며 계속되는 양상을 보이자 뒤늦게 금리를 올리며 긴축에 들어갔다. 그러다보니, 빅스탭(0.5% 금리인상)이니 자이언트스탭(0.75% 금리인상)이니 하면서 단기간에 금리를 0.5%에서 2.5%까지 급격하게 끌어올렸다. 미국의 금리인상속도가 너무 빠르자 다른 나라들이 이를 쫓아가지 못하고 약세로 돌아서면서 달러초강세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원화약세가 발생하고 원·달러 환율이 급반등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은 자국의 고용이 안정되어 버틸 만 하다면서 금리를 계속 올리고 있으나 다른 나라들은 그렇지 않다. 유럽같은 경우 물가가 8%대로 치솟고 있으나 미국처럼 금리를 올릴 수 없다. 그리스, 이탈리아 등 남부유럽국가들 경제가 붕괴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독일경제도 안 좋다. 금리인상 여력이 없는 것이다. 일본은 더 심각하다. GDP대비 국가부채가 260%로 세계 1등인 일본이 금리를 올리면 공무원 월급도 줄 수 없는 상황이 온다. 일본은 수입물가가 폭등하고 있는데도 금리를 올리지 읺고 있다. 중국은 최근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 오히려 금리를 낮추고 있다. 이렇게 되어 미국 달러가 초강세를 이루고 다른 모든 나라들의 통화가 약세로 빠지면서 환율이 오르고 있다. 유일하게 러시아 루블화만이 달러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지난 26일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린 세계경제세미나인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고통이 오더라도 금리를 계속 인상하겠다”는 취지의 매파발언을 함으로써 원·달러 환율은 1350원대를 넘어서고 말았다. 잭슨홀 미팅에는 전세계 중앙은행장들과 유력 경제학자들이 다 모인다. 결국 이 자리에서 제롬 파월은 전세계에 ‘고통을 감수할 각오를 하라’는 공개협박을 한 셈이다. 이 발언 이후 곧바로 전 세계 증시는 폭락하고 심각한 동요에 빠졌다.

외환위기가 또 오는가

환율급등으로 1997년처럼 외환위기가 오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팽배하다. 왜냐하면 현재 미국과 한국의 금리가 동률이 조건에서 미국이 9월 FOMC회의에서 다시 한번 0.75% 정도의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한미간 금리역전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미간 금리차가 매우 크게 되면 자본이탈을 가져오고 원·달러 환율이 더욱 급상승하면서 달러고갈로 이어져 결국 외환위기로 이어질 것 아닌가 하는 우려이다.

그러나 대체로는 외환위기까지 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우선 현재의 달러강세가 미국경제의 펀더멘탈에 기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경제는 지난 2분기 침체를 겪었고 내년에도 경기침체에 대비해야 한다는 미국여론은 74%에 이른다. 즉 달러는 과대평가 되어있고, 원화는 과소평가되어 있기 때문에 환율이 조정될 것이라고 본다.

또한 이창용 한국은행장이 ‘한미금리역전’이 온다고 해서 곧바로 자본이탈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기계적’이지 않다는 발언에서 보듯이 자본이탈을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그런데 생각해 봐야할 지점이 있다. 최근 한국의 금융위기는 외환위기보다는 가계부채위기 형태로 터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한국은행도 외환위기 보다는 가계부채위기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때문에 한미간 금리차가 높아지더라도 한국금리를 더 천천히 올리고 있다. 가계부채 폭탄이 터지면 안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미국은 연말까지 3차례 더 금리를 올릴 것이고, 한국은 2번 남았다. 결국 한미간 금리차가 1%까지 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한국에 투자한 외국인들이 채권금리 역전으로 이어지면서 미국 채권시장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한국 채권시장이 경색되면 기업들은 기업채권이 안 팔리니 은행대출로 이동하게 된다. 은행들은 기업대출을 위해 가계대출을 줄이게 되고 결국 다시 가계부채위기가 심화되는 문제를 낳는다. 이미 8월에 외국인이 한국채권을 2조달러 넘게 팔고 있다고 한다.

최근 원·달러 환율 급상승은 수입업체 채산성 악화, 수입물가 급등, 무역적자 등의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 자체로도 심각한 고통이다. 그런데 환율급등은 외환위기 뒤에 숨은 가계부채위기라는 새로운 금융위기를 증폭시키고 있다. 외환위기는 오지 않을 것이라는 말에 속지 말고 계속 긴장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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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홍장표 찍어냈듯…감사원, 국책기관 ‘동시다발 감사’

등록 :2022-08-30 05:00수정 :2022-08-30 08:45

감사원 ‘정치 편향’ 비판 증폭
경인사연·국토연·보사연 비롯
문 정부 임명 기관장 있는 곳
일제히 ‘선제적 자료제출’ 요구
여권 사퇴압박 반영 ‘표적’ 의혹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감사원 모습.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감사원 모습.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 후반기 임명된 기관장들이 있는 국책연구기관들에 대해 일제히 감사에 착수했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한상혁)와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전현희) 감사 등으로 ‘표적 감사’ 의혹을 자초한 감사원에 대한 비판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은 29일 국무조정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이사장 정해구)와 소관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인 국토연구원(원장 강현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원장 이태수), 에너지경제연구원(원장 임춘택)에 자료제출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31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이 기관들을 하루씩 직접 방문해 감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감사 대상에 오른 기관의 장들은 모두 문재인 정부 말기에 임명된 이들이다. 국민의힘은 이들이 물러나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압박해 왔다. 이번 감사가 ‘사퇴’ 종용을 위한 감사로 해석되는 까닭이다.

 

특히 정해구 경사연 이사장은 지난달 15일 권성동 원내대표가 “윤석열 정부 공공기관장으로 업무 수행 의지가 있는지 상식과 양심에 비춰보고 조속한 시일 내 자신의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지목해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임명된 정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임기는 2024년 3월까지다.

 

이태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 역시 문재인 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기획분과 위원을 거쳐 지난해 5월, 3년 임기의 원장으로 취임했다. 문재인 정부 국정기획자문위 경제2분과위원을 지낸 강현수 국토연구원장은 지난해 11월 임기가 2024년 10월까지 연장됐다. 임춘택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은 2021년 9월 임명됐다.

 

이번 감사는 통상적인 관례에서 벗어난 탓에 ‘정치 감사’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은 이들 기관에 대해 ‘출연·출자기관 점검’이라는 이유를 들어 갑작스럽게 자료제출을 요구했다. 이 가운데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올 상반기 이미 국무조정실 감사를 받았지만, 다시 감사 대상에 올랐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10년 만에 처음 감사를 받아 이례적으로 여겨진다. 아울러 감사원은 지난 25일 이들 기관에 관례와 달리 공문이 아닌 전화로 감사 계획을 사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문재인 청와대 경제수석 출신으로 감사원 감사 압박 뒤 지난달 물러난 홍장표 전 원장이 있던 한국개발연구원(KDI)에도 같은 방식으로 자료를 요구했었다.
 
이번에 감사 대상이 된 기관의 한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다른 곳도 아니고 보수 언론과 여권에서 찍었던 기관장이 있는 곳을 대상으로 감사를 시작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표적 감사’ 의혹을 부인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 23일 하반기 감사 계획으로 예고했던 ‘출연·출자기관 경영관리 감사’ 일정에 따라 진행한다는 것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하반기 계획에 예고된 감사를 하는 것일 뿐 ‘기관장을 어떻게 하겠다’ 같은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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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란 무엇인가…총통·독재관? 거대한 무위도식자?

[장석준 칼럼] 제6공화국 대통령제가 도달한 궁지

장석준 출판&연구집단 산현재 기획위원  |  기사입력 2022.08.30. 08:27:56

 

대통령이 문제다. 윤석열 대통령이 문제다. 대만해협에서 고조되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한반도까지 긴장시킬 때도, 기후 재난이 수도권을 덮칠 때에도 대통령의 모습은 눈에 띄지 않았다. 알고 보니 그는 휴가 중이거나 퇴근한 상태였다. 국가는 늘 대통령이라는 인격을 통해 실감된다고 여기는 한국 사회에서 이러한 그의 부재는 마치 무정부 상태인 양 심각하게 다가왔다.

아니, 부재가 아니라 존재가 문제던가? 이런 반문이 나올 만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몇 달 동안 보인 행보는 실망스럽기 그지없었다. 취임한 지 반년도 되지 않아 20% 대로 떨어진 여론조사 지지율은 그 실망의 정도가 어떠한지 잘 보여준다.

한데 이에 반응하는 민심이 예전과 좀 다른 데가 있다. 물론 압도적 다수는 '윤석열' 대통령에 포화를 집중하지만, 이제는 윤석열 '대통령'에 주목하는 이들도 없지 않다. 이다지도 기대할 게 없는 인물을 정부 수반으로 앉혀놓은 대한민국 제6공화국의 대통령제 자체가 문제 아니냐는 의견도 간혹 보인다. 시작하자마자 혼란을 향해 달려가는 윤석열 정부의 실패는 실은 한국식 대통령제의 실패라는 것이다. 

나는 이런 진단에 동의한다. 촛불항쟁과 대통령 탄핵까지 겪고도 이런 상황에 처한 한국 민주주의는 이제 특정 인물이나 정파만 문제 삼을 수 없다. 그들의 무대가 되는 제도와 시스템을 철저히 재검토하고 뜯어고쳐야만 한다. 현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어울리는지 따지는 데에서 더 나아가 도대체 그 '대통령'이 지금 우리에게 무엇인지 물어야만 한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어떤 역할을 하는 사람인지 확인하려면, 헌법을 찾아 읽어봐야 한다. 교과서대로라면 그렇다. 그러나 현실에서 정치가 법률 문구대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법률은 정치 활동에 형식을 부여하고 경계선을 그을 뿐이다. 대통령이 하는 일 역시 마찬가지다. 이 점에서 헌법보다 더 풍부한 정보를 전해주는 것은 역사다.

역사 속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을 둘러싼 인상과 관념이 굳어지기 시작한 시기는 누가 뭐라 해도 박정희 정권기일 것이다. 초대 대통령 이승만이 남긴 영향도 컸지만, 박정희는 완전히 새로운 버전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한국 사회의 대통령관에 전에 없던 요소들을 더했다. 이승만은 하지 않았던 일을 함으로써 이게 대통령이 하는 일이라는 생각을 퍼뜨렸다.

그것은 산업화라는 한 가지 목표를 향해 사회를 총동원하는 사령관의 위상과 역할이었다. 이승만도 독재자이고 박정희도 독재자였지만, 이승만은 박정희와 달리 이런 사령관으로 군림하지 않았다. 반면에 박정희는 이승만이 가장 중요시한 분단 질서의 관리와 대외관계를 통솔했을 뿐만 아니라 경제개발계획과 산업정책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사회정책들을 손수 진두지휘했다. 그는 그야말로 산업화 작전의 총사령관이었다. 

그랬기에 박정희식 대통령은 '총통'일 수밖에 없었다. 1971년 대통령 선거에서 신민당 김대중 후보는 박정희가 삼선에 성공하면 총통제 개헌을 밀어붙일 것이라 예언했고, 이는 1년 뒤에 유신체제 수립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러나 대한민국 대통령은 이미 그 전부터 총통의 성격을 띠기 시작했다고 봐야 한다. 세계사에서 유례가 없는 급속한 산업화를 추진하려면, '총통'이나 '대원수', '수령'과 비슷한 위상과 성격의 '대통령'이 필요한 법이었다. 

이렇게 오래 전 이야기를 새삼스레 꺼내놓는 이유는 이때에 다져진 대통령관이 지금껏 한국의 대통령제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기 때문이다. 유신체제의 직접적 영향은 제5공화국으로 일단락된 듯 보이지만, 1987년 민주항쟁으로 등장한 제6공화국에서도 박정희 정권기에 정착된 대통령관은 단절되지 않은 채 이어졌다. 대통령에게 총통의 역할을 기대하는 관성이 사라지지 않은 것이다. 

물론 제6공화국 헌법은 총통형 대통령의 부활을 막으려는 효과적 장치들로 채워져 있다. 그러나 총통형 대통령에 대한 기대는 약간의 변형만 거친 채 살아남았다. 대통령의 역할은 여전히 한국 사회 전체를 어떤 특정 방향으로 몰아가는 총사령관이었다. 다만, 그 방향이 이제는 박정희식 산업화가 아니라 박정희 이후의 독재 잔재를 극복하는 민주화로 바뀌었다. 제6공화국 수립의 한 축이었던 김영삼, 김대중은 민주화의 총사령관이 되겠다고 자처하며 서로 경쟁했고, 대중 역시 양김 씨를 그런 역사적 임무를 맡을 존재들로 바라봤다. 

이 경우에 '총통'보다 더 어울리는 말은 아마 '독재관'일 것이다. 초기에 로마 공화국은 전쟁과 같은 변란이 일어날 때마다 1명의 현인을 독재관으로 추대해 최장 1년간 비상대권을 부여했다. 양김 씨는 말하자면 총통의 기억을 씻는 역설적 총통 혹은 독재의 잔재를 정리하는 독재관이었다. 그들은 이러한 역할에 충실한 대통령이 선출돼 활동할 수 있는 틀로서 현 제6공화국 질서를 수립했고, 마침내 순서대로 그 역할을 실제 수행했다. 

한데 이게 벌써 20여 년 전 이야기다. 김영삼에 이어 김대중까지 대통령 임기를 마친 2000년대 초에 한국 사회는 이미 군부독재의 유령에서 벗어나기 위해 문민 독재관이 필요한 정세는 아니었다. 그런데도 총통과 역-총통의 대통령관이 새겨진 제6공화국 질서 안에서 이후에도 수십 년 동안 이 대통령관이 투영된 채 선출된 대통령들이 정부 수반 역할을 맡았다.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들에게는, 소속이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이든 국민의힘의 전신이든, 더는 산업화나 민주화 같은 거대 목표가 없었다. 게다가 한국 사회도 총사령관을 어깨에 태우고 한 방향으로 달음질하게 몰아세울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 있었다. 그러니 아무리 대선에서 과거의 총통이나 역-총통의 기억을 되불러내며 당선됐더라도 집권 이후에 실제로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을 리 만무했다. 물론 양대 정당 스스로도 그럴 가능성을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은 없다. 그 결과가 노무현 정부부터 현 윤석열 정부에 이르는 대한민국의 정치 현실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아직까지도 총통이나 독재관으로서의 대통령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제6공화국 질서를 향한 불만과 분노는 대선이 돌아올 때마다 늘 그런 불만과 분노를 집행할 새로운 독재관에 대한 환상으로 표출된다. 이것이 바로 제6공화국이 그 숱한 질병과 붕괴 조짐에도 불구하고 장수하는 비결이다. 그리고 오늘날 이러한 독재관의 환상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인물이 다름 아닌 더불어민주당의 새 대표 이재명 의원이다. 

거대한 무위도식의 체제, 한국식 대통령제 

그럼 현실에서 총통이나 독재관일 수는 없는 대한민국 대통령은 실제로 무슨 일을 하는가? 흔히 '제왕적 대통령제'라고들 하지만, 여기에서 '제왕'이란 말은 좀 묘하다. 양대 정당 중 집권한 쪽의 수많은 구직자들에게 고관대작 자리를 안겨줄 만큼은 '제왕적'인 권력을 행사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책의 측면에서도 그러냐면, 그렇지 못하다.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정해진 법률의 집행자일 뿐이다. 박정희나 전두환처럼 초법적 통치를 할 수는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한데 법률을 정하는 기관은 국회다. 대통령이 추진하려는 정책을 국회가 입법을 통해 뒷받침하지 않으면, 대통령이 새롭게 벌일 수 있는 일은 없다. '제왕'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실제로 촛불항쟁 직후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2020년 총선 전까지 이를 알리바이 삼아 대선 공약 속 개혁 정책들을 제대로 추진하지 않았다. 현 윤석열 정부 역시 별로 하는 일 없이 세월을 보내며 여소야대 국회를 그 이유로 댄다. 즉, 현재 한국의 대통령은 주변의 무위도식자들에게 관직을 안겨주는 데에만 '제왕적 권력'을 사용하고, 대선에서 공약했던 일들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늘 국회를 변명거리 삼으며 스스로 무위도식할 따름이다. 

처음부터 이게 구조적 숙명인 것은 아니었다. 김영삼, 김대중도 똑같은 헌정 구조 안에서 대통령직을 맡았지만, 그들은 국회를 탓하지 않았다. 양김 씨에게는 그래도 후계자들과는 달리 명확한 목표가 있었고, 그들은 그 목표를 수행하기 위해 국회의 각 정당을 상대로 고도의 정치술을 구사했다. 이후의 대통령들이 하지 않았거나 못한 게 바로 이것이었다. 또한 촛불항쟁 직후에 문재인 정부가 공동정부 구성을 통해 수행해야 했으나 하지 않은 것도 이것이었다. 이제는 어느덧 이런 무위가 한국식 대통령제의 관성이 되었고, 구조가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한국식 대통령제 덕분에 대통령만 무위도식하는 게 아니다. 국회 역시 놀고먹는다. 여기에서 필수적인 전제는 국회가 서로 번갈아 대통령을 배출하는 양대 정당에 늘 독점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양대 정당이 독점하는 국회는 입법 성과나 국회 자체의 평판으로 평가받지 않는다. 양대 정당 중 어느 한 쪽에 속한 현 대통령과 벌이는 끊임없는 권력 게임이 다음 총선 결과를 결정한다. 따라서 양당 소속인 압도적 다수의 국회의원들은 이 게임에만 충실하면 될 뿐이다.

대통령은 국회를 탓하며 새로운 일을 벌이지 않고, 국회는 입법 따위에는 관심도 없다. 대통령도 일을 하지 않고, 국회도 일을 하지 않는다. 한국식 대통령제는 이렇게 거대한 무위도식 체제의 이름이 돼버렸다.

그런데 어떻게 국가가 무너지지 않는다는 말인가? 실제로 통치하는 것은 관료기구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임명한 관리형 국무총리가 이 거대 관료기구의 인격적 대변자 역할을 하며, 늘 하던 대로 대한민국을 끌고 간다.

달리 말하면, 한국식 대통령제는 관료 통치의 다른 이름이다. 고위 공무원들이 통치하는 나라를 효과적으로 가리는, 화려하고 난잡한 'K-드라마' 정치다. 그리고 대통령 자신이 이러한 고위 공무원 출신인 현 윤석열 정부야말로 'K-드라마' 정치가 도달한 궁극적 형태(막장?)일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대학로 한 극장에서 연극 '2호선 세입자'를 관람한 뒤 출연진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연극 공연에는 김건희 여사도 동행했으며 인근 식당에서 배우들과 식사를 하며 연극계의 어려운 사정을 청취하고 배우들을 격려했다. ⓒ연합뉴스

대안은 그럼 의회제 정부인가? 아니면…. 

그럼 대안은 무엇인가? 대통령제가 문제라면, 흔히 '내각제'라 불리는 의회제 정부가 대안인가? 나는 큰 방향에서 의회제 정부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동의하며, 제6공화국 질서를 넘어서려는 어떠한 대안도 다당 구도에 바탕을 둔 의회제 정부의 요소를 갖추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교과서 속 '순수' 내각제가 곧바로 한국식 대통령제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한국식 대통령제가 도달한 막다른 골목에도 불구하고, 이를 구성하는 요소 가운데에 아직까지 한국 사회에 유효한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가령 윤석열 대통령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만날지 말지를 놓고 우왕좌왕할 때에 다들 우려하던 상황과 관련된다. 윤석열 정부의 무능이 내치와 관련될 때에는 한숨만 쉬지만 외교와 관련될 때에는 식은땀을 흘리게 되는 사정 말이다. 

앞으로 이 지면에서 이 주제를 놓고 몇 번 더 생각을 나누고자 한다. 큰 방향에서는 의회제 정부 요소를 강화하더라도 기존 대통령제에서 이어받아 새롭게 발전시킬 요소가 있지는 않은지를 대한민국의 특수한 조건과 역사를 중심으로 살펴보려 한다. 또한 이와 관련하여 우리가 주로 참고할만한 사례로 핀란드의 헌정 구조를 검토해보려 한다.

하지만 그 전에 일단 분명히 해야 할 것은, 현재 윤석열 정부가 보이는 난맥상에서 윤석열 정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제6공화국 질서의 문제를 봐야 한다는 점이다. 그 문제의 핵심에는 한국식 대통령제가 도달한, 무능과 무책임의 정치 질서가 있다. 관료 통치와 'K-드라마' 정치만 있고, 뭔가를 바꾸고 새로 세우는 정치가 실종된 현실이 있다. 제6공화국을 극복해야 한다고 할 때, 극복해야 할 핵심은 바로 이 현실이다.

장석준 전환사회연구소 기획의원은 오랫동안 진보 정당 운동의 정책 및 교육 활동에 참여해왔으며, 자본주의 위기에 맞선 진보적 사회과학을 재구성하고자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에서 연구 및 출간 사업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레프트 사이드 스토리 : 세계의 좌파는 세상을 어떻게 바꾸고 있나>, <사회주의>, <장석준의 적록 서재>, <신자유주의의 탄생 : 왜 우리는 신자유주의를 막을 수 없었나>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국가 대 시장 : 지구 경제의 출현>, <안토니오 그람시 : 옥중수고 이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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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먹튀’ 우려 나온 대우조선 분리매각설, 노조 “조선업 망친다”

대우조선 정규직 노조, 하청노동자 향한 손배 폭탄에 “노동자 탄압 의도, 하청노동자와 같이 움직일 것”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대우조선지회 조합원들이 29일 서울 중구 전국금속노동조합 회의실에서 산업은행의 대우조선 분리매각·해외매각 시도의 문제점과 노조가 생각하는 올바른 대안에 대한 언론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2022.08.29 ⓒ민중의소리
 
대우조선해양 매각 문제를 두고 또다시 갈등이 재현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산업은행이 기존 입장과 달리 분리매각 가능성을 언급하자 노조가 강력 반발하면서다.

노조는 대우조선해양의 구조상 분리매각이 추진된다면 필연적으로 해외매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곧 우리나라의 조선업 기술력이 해외로 유출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대우조선 분리매각, 한국 기술력이 중국으로 넘어갈 것"

전국금속노동조합과 금속노조 경남지부 대우조선지회는 29일 서울 중구 금속노조 사무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발단은 지난달 27일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대우조선해양 매각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자 "현재 분리매각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그간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분리매각은 없다'는 게 공식 입장이었지만, 최근 분리매각 가능성을 닫아두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이다.

현재 주로 거론되는 분리매각 방안은 잠수함 등을 건조하는 특수선 부분은 해외 자본에 매각하지 못하는 현행법에 따라 국내 자본에 팔고, 그 외 일반 상선 부분은 해외 자본에 매각하는 내용이다.

노조의 설명을 종합해 보면, 대우조선해양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이를 통매각할 수 있는 국내 자본은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산업은행이 조속한 매각을 위해 분리매각을 추진한다면, 결국 일반 상선 부분은 경쟁국인 중국이나 중국 자본을 배경으로 한 싱가포르 자본이 사들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노조는 "해외매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대우조선 분리매각은 결론적으로 한국 조선산업을 뿌리째 흔들 수밖에 없는 매우 위험한 생각"이라며 "산업은행이 그간 투자한 자금 회수라는 단견에서 나온 것이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산업은행이 단순한 은행이 아니라 산업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국책은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추진하고 있는 분리매각은 즉각 중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속노조 김태정 정책국장은 "이미 한국 사회는 뼈저리게 경험했다. 쌍용자동차를, 하이닉스를 중국에, 인도에, 대만에 경영권을 넘긴 이후에 쌍용자동차 기술이, 하이닉스 반도체 기술이 어떻게 우리에게 돌아왔는지를"이라며 "기술을 가져가는 순간 (해외 자본은) 빠져나간다. 윤석열 정부의 산업은행은 과연 조선산업 정책에 대한 고민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김 국장은 "분리매각, 해외매각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자신의 역할을 방기하는 것을 넘어 한국 조선업을 망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며 "산업은행 입장에서 보면, 공적자금을 많이 회수할 수 있겠다 판단하겠지만, 대우조선의 기술력이 중국으로 넘어가는 순간, 3년 후, 5년 후에도 한국 조선산업의 기술 경쟁력이 유지될 수 있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고 질타했다.

하청노동자 향한 손배에는 '공동 대응' 의지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대우조선지회 조합원들이 29일 서울 중구 전국금속노동조합 회의실에서 산업은행의 대우조선 분리매각·해외매각 시도의 문제점과 노조가 생각하는 올바른 대안에 대한 언론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2022.08.29 ⓒ민중의소리


일각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을 공기업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노조는 현실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대우조선해양 매각 필요성에는 동의하지만, 지금과 같은 내용과 방식으로 추진되어서는 안 된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그간 대우조선해양 매각 문제를 두고 노조가 요구하는 사안은 일관됐다. ▲동종사(조선업) 매각 반대 ▲분리매각 반대 ▲해외매각 반대 ▲투기자본 참여 반대 ▲노동조합 등 당사자 참여 보장 등이다.

이날 거제에서 상경한 대우조선지회 정상헌 지회장은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몇 년 사이 발주량이 증가한) LNG 운반선 기술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중국이 한국 조선업을 10년 안에 따라잡는다고 했지만, 2022년인 지금까지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며 "만일 중국 자본이나 투기 자본, 해외 자본이 대우조선을 인수한다면 대우조선만의 붕괴가 아니라 한국 조선업 전반의 붕괴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정 지회장은 대우조선해양을 둘러싼 현안 중 하나인 손해배상소송에 대한 정규직 노조의 입장도 함께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임금 정상화 등을 요구하며 파업 투쟁에 돌입했던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하청지회) 집행부를 상대로 47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에 정 지회장은 "손배 문제는 지회도 심각한 문제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대우조선에 여태까지 많은 투쟁 역사가 있었지만, 원청이 손배를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정 지회장은 "결국 이건 조선 노동자, 전국 노동자를 말살하고 탄압하겠다는 목적으로밖에 안 보이기 때문에 지회도 하청지회와 공동의 입장을 가지고 같이 움직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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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이 무너지게 생겼다... 이 정부를 믿고 갈 수 있을까?

[소셜 코리아] 지구 뜨거워지고 기후장벽 높아가는데... 미국·유럽 정책에 제조업 직격탄

22.08.30 05:15최종 업데이트 22.08.30 05:15
한국의 공론장은 다이내믹합니다. 매체도 많고, 의제도 다양하며 논의가 이뤄지는 속도도 빠릅니다. 하지만 많은 논의가 대안 모색 없이 종결됩니다. 소셜 코리아는 이런 상황을 바꿔 '대안 담론'을 주류화하고자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근거에 기반한 문제 지적과 분석 ▲문제를 다루는 현 정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거쳐 ▲실현 가능한 정의로운 대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소셜 코리아는 재단법인 공공상생연대기금이 상생과 연대의 담론을 확산하고자 학계, 시민사회, 노동계를 비롯해 각계각층의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기사에 대한 의견 또는 기고 제안은 social.corea@gmail.com으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기자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의료보장 확충 등을 골자로 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 맨친 상원의원, 척 슈머 상원의원, 제임스 클리번 하원의원, 프랭크 펄론 하원의원, 캐시 캐스터 하원의원. ⓒ 연합뉴스


지구 온도가 너무 빨리 올라간다. 미국 기후 싱크탱크 '버클리 어스'는 지난 1월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혁명 전과 대비해서 1.3℃ 올랐다고 발표했다. 유엔은 2018년 지구 온도가 1℃ 상승했다고 보고했으나 그 후 단 3년 만에 0.3℃나 올랐다. 과학자들은 1.5℃ 상승을 마지노선으로 본다. 1.5℃가 오르면 남극이 본격적으로 녹으면서 해수면 상승 등 돌이킬 수 없는 기후 붕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속도라면 1.5℃는 이제 2년도 안 남았다.

지구 온도 상승 속도만큼 지구촌의 기후대응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연합은 산업과 투자, 외교와 무역을 포괄하는 기후정책으로 외부 나라들과 장벽을 세우고 있다. 우리나라는 슬기롭게 대비하고 있을까?

 40℃를 넘는 살인적 폭염에 시달린 미국은 8월 중순 기후위기 대응에 초점을 둔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이름과 달리 미국과 미국인을 위한 기후대응책이다. 2030년 온실가스 40% 감축을 목표로 재생에너지, 전기자동차, 배터리에 3690억 달러(약 490조 원)를 정부가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그중 절반인 1800억 달러는 재생에너지 정책에 투입한다. 온실가스와 에너지 안보도 함께 해결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 법이 입법화되자 한국산 전기자동차와 배터리는 즉각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에서 만든 전기자동차에만 1대당 7400달러(약 1000만 원)의 보조금을 주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부는 미국에 생산시설이 없는 현대 전기차 5종에 보조금 지급을 제외시켰다. 아울러 우리나라 배터리에 대해서도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다.

보조금 없이 경쟁에서 살아남기란 불가능하다. 지난 5월 현대차는 2030년에 한국에서 전기차 140만 대를 생산해서 미국으로 84만 대를 수출하겠다고 밝혔다. 이 계획은 지금 무너지게 생겼다.

포스코 1/3 이상 해외 생산 계획

자동차산업연합회는 지난 8월 25일 "매년 10만여 대의 전기차 수출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면서 정부에 대책을 촉구했다. 그러나 한덕수 국무총리는 같은 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현지에 (전기차) 조립시설을 (구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의 이런 무대책은 일자리 절벽도 만들고 있다. 전기차 전환으로 국내 내연기관차 부품업체 30%가 사라지고 10만 8천여 명 노동자의 미래도 무너지게 생겼다.

유럽연합은 탄소에 가격을 매기는 무역장벽으로 대응한다. 지난 6월 유럽연합 의회는 '탄소국경조정제'를 통과시켜 철강, 플라스틱, 알루미늄 등 9가지 품목에 탄소국경세 적용을 결정했다. 해당 품목을 원재료로 사용한 완성품들도 모두 탄소국경세 적용을 받으니 대상이 광범위하다.

유럽연합 수입업체들은 우리나라 기업이 만든 고탄소 제품에 대해 계약을 거절할 수 있다. 런던에 있는 기후 싱크탱크 카본체인은 7월 탄소국경세 지침을 통해 "유럽연합 수입업체들은 저탄소 기업을 중심으로 장기간 계약할 것"을 권고했다. 한국 기업과 계약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 제조업의 근간인 철강, 반도체, 플라스틱도 재생에너지를 공급하는 해외로 이전할 것이다. 지난 3월 포스코 그룹은 2030년 자사 조강(쇳물) 예정 생산량 6110만 톤 중 2310만 톤을 해외에서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기후장벽이 더 높아지면 포스코도 사업장 대부분을 해외로 이전할 수 있다. 우리나라 수출의 90%가 제조업인데 전적으로 수출에 의존해온 한국 경제는 지금 위험하다.

기후위기가 경제와 산업에만 문제가 될까? 과학자들은 지구 온도가 1.5℃ 오르면 남극이 녹는 효과만으로도 1.5미터 해수면이 상승한다고 경고한다.(<네이처> 2020. 9)
 

▲ 우리나라가 정말 기후위기에 대응하려면 관료가 아니라 시민공동체가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아울러 시민과 공동체에 필요한 지원을 쏟아 부어야 한다. ⓒ 셔터스톡

 
뉴욕에 있는 기후 싱크탱크 클라이미트 센트럴은 해수면이 1미터 상승한다는 가정 아래 2030년 우리나라 인천, 송도, 시흥, 한강하구 지역의 피해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서울시의 10배인 5900㎢가 바다에 잠기고 330만 명이 재산을 잃는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기후난민들이 집단적으로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시나리오다. 이런 기후 시나리오들이 너무나 잘 맞아떨어져 걱정이다.

지난 17일 윤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100일간 세계경제의 위기 상황을 체계적으로 대응했고, 민생경제를 살리려고 노력했고, 미래 먹거리 산업을 육성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실은 기후위기 앞에서 경제, 민생, 먹거리가 총체적 위기를 겪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기후대책으로 원전 30%만을 반복할 뿐이다. 기후정책이 실종된 이 정부를 믿고 갈 수 있을까?

시민공동체가 리더십 발휘해야

총체적 기후위기를 맞아 무엇을 해야 할까? '범국민 기후행동위원회'를 법적 기구로 만들어 대책을 세워야 한다. 기후 과학자들과 현장(산업체, 공동체)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해 정책을 만들고, 그 정책을 놓고 현장과 끊임없이 소통할 때 기후위기 해결의 동력을 얻을 수 있다.

기후위기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이들은 노동자와 그 가족, 농민, 시민들이다. 기후행동위원회는 이들이 피해자가 아니라 당사자가 될 수 있도록 정책과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에서 배울 게 있다면, 기후위기 피해 시민과 공동체를 대담하게 지원하고 시민공동체를 보호한다는 점이다. 이 법은 기후위기 피해 시민들에게 600억 달러(약 75조 원)의 대규모 예산을 배정하여 청정에너지, 주택 개량, 양질의 일자리를 지원한다.

우리나라가 정말 기후위기에 대응하려면 관료가 아니라 시민공동체가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아울러 시민과 공동체에 필요한 지원을 쏟아 부어야 한다. 기후위기로부터 안전해지고 싶은가? 그러려면 기후위기의 가장 큰 당사자인 시민의 편에 서야 한다.
 

▲ 오기출 / 푸른아시아 상임이사(소셜 코리아 운영위원) ⓒ 오기출

 
필자 소개: 이 글을 쓴 오기출 푸른아시아 상임이사 겸 <소셜 코리아> 운영위원은 경제학을 전공하고 1997년부터 기후위기 현장에서 기후난민들의 자립을 지원해온 기후운동가입니다. 국제기후종교시민네트워크(ICE)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고 유엔사막화방지협약 CSO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을 역임했습니다. 관심영역은 △무역에 온실가스가 포함되면서 구성되는 세계질서 변화 △기후위기와 인권, 식량, 전쟁, 테러의 상호 관계 △기후위기로 땅, 공동체가 붕괴된 마을 공동체의 자립과 생태복원입니다. 주요 저서로 <한 그루 나무를 심으면 천 개의 복이 온다>가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소셜 코리아>(https://socialkorea.org)에도 게재됐습니다. <소셜 코리아> 연재글과 다양한 소식을 매주 받아보시려면 뉴스레터를 신청해주세요. 구독신청 : https://socialkorea.stibee.com/subscri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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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도로 권성동’ 비대위, 이런 코미디가 없다”

  • 기자명 윤유경 기자 
  •  
  •  입력 2022.08.30 07:43
  •  
  •  댓글 1
 
 

[아침신문 솎아보기] 국민일보 “‘윤핵관’ 정체불명 이름 가진 이들이 분탕질 한 축 형성”
중앙 “권성동 체제로는 사태 수습 안 된다”
한겨레 “억지스러운 ‘권의 생존’이 결국 악수로 이어져”
동아 “대통령실 비서관 줄교체, 이유·절차 투명해야 뒷말 없을 것”

▲권성동 원내대표
▲권성동 원내대표

국민의힘이 지난 29일 비상대책위원장이 없는 상태에서 권성동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아 다음 달 추석 연휴 전 새 비대위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비대위원장 직무대행 반대는 물론 권 원내대표 퇴진까지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30일 대다수 아침신문들은 해당 소식을 1면에 담고 사설에서 국민의힘의 현 사태를 비판했다. 

▲ 30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 30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중앙일보는 ‘권성동 체제로는 사태 수습 안 된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자체가 문제였다는 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새 비대위를 꾸리기로 한 국민의힘에서 어제 권성동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았다. 이준석 전 대표의 징계 이후 당 대표 직무대행을 한 그가 비대위 체제를 꾸렸다가 사달이 났는데, 또 당의 키를 쥔 것”이라며 “이쯤 되면 ‘도로 권성동, 기승전 권성동’이란 표현마저 부족할 지경”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이제 꼼수를 동원하는 무리한 시도를 그만해야 한다”며 “권성동 체제로는 집권여당이 처한 작금의 사태를 수습할 수 없다. 국민의힘은 사법부 결정에 반하는 새 비대위 추진을 중단하고 정공법을 택해야 한다. 권 원내대표가 스스로 물러나고, 당은 서둘러 원내대표를 선출해 새로운 당 지도부를 국민에게 선보여야 한다”고 했다. 

▲ 중앙일보 사설 갈무리.
▲ 중앙일보 사설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이 출근길 약식 회견에서 “의원과 당원들이 중지를 모아 내린 결론이면 존중하는 게 맞다”고 말한 것을 두고도 부적절하다며 “새 비대위를 추진키로 한 꼼수를 두둔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권 원내대표 등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을 감싸고 돌 경우 책임을 묻는 국민의 시선은 윤 대통령을 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1면 기사 ‘與, 새 비대위까지 ‘권성동 직대’…당내 “새 원내대표 뽑아야” 반발‘에서 “여권의 대혼돈이 수습되기는커녕 더 증폭되고 있다”며 “끝을 모르는 집권 여당의 혼란 상황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일단 거리를 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서 “우리 당 의원들과 당원들이 중지를 모아 내린 결론이면 그 결론을 존중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겨레는 ‘암초 만난 ‘도로 권성동’ 비대위, 이런 코미디가 없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권 원내대표가 깨끗이 물러나고 의원총회에서 새 원내대표를 뽑아 최고위원회 구성을 위임했다면 일이 이렇게 꼬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억지스러운 ‘권의 생존’이 결국 악수로 이어졌다”고 했다. 

아울러 “이런 상황에서 ‘당무 불개입’을 강조했던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서 “당이 중지를 모아 내린 결론이면 존중해야 한다”며 ‘도로 권성동’ 비대위를 거드는 듯 말했다”며 “기왕 ‘내부 총질’ 문자가 공개된 마당이니 내심을 솔직히 드러내기로 한 것일까. 집권세력 전체가 무엇이 문제인지, 누가 책임져야 할 일인지 아직도 절실히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 한겨레 사설 갈무리.
▲ 한겨레 사설 갈무리.

경향신문은 1면 기사 ‘시계제로 국민의힘’에서 “집권 여당이 시계제로의 대혼돈 속을 헤매고 있다”며 이 소식을 전했다. 사설에서는 “작금의 여당 난맥상은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의 전횡에서 비롯됐다”며 “윤핵관은 선거 전부터 줄곧 윤석열 후보를 둘러싸고 당 권력 독점을 시도해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권 원내대표는) 판사의 성향을 거론하며 꼼수로 이 국면을 모면하려는 것은 국정을 책임진 여당답지 않다. 이런 여당이 국정인들 제대로 챙길 리가 없다”며 “권 원내대표는 더 이상 먹히지 않을 주장을 접고,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게 옳다. 이것이 여당의 혼란을 수습해나가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했다. 

▲ 경향신문 사설 갈무리.
▲ 경향신문 사설 갈무리.

국민일보도 1면 기사 ‘사퇴 목소리 봇물 사면초가 권성동’에서 해당 소식을 다룬 뒤 사설에서 “국민의힘은 늪에 빠졌다. 무리수를 두었고 그 출구전략에 꼼수를 동원했는데, 눈에 보였던 꼼수가 벽에 부닥치자 더 뻔한 꼼수를 꺼내들었다”며 “이 모든 것은 알량한 당권을 놓고 싸우느라 벌어진 일이다. ‘윤핵관’이란 정체불명의 이름을 가진 이들이 그 분탕질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대통령과 가깝다면서 대통령의 국정을 앞장서서 방해하는 난장판을 벌였고, 그걸 수습할 능력도 보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 국민일보 1면 기사 갈무리.
▲ 국민일보 1면 기사 갈무리.

그러면서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제 물러나야 한다. 진즉 그랬어야 했다. 새 원내대표를 뽑아 지도부 구성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수밖에 없다. 여당의 자중지란을 보며 황당해하고 있는 국민이 납득할 만한 출구는 그것뿐”이라고 했다. 

동아 “윤석열-이재명, 우선 만나는 게 협치의 시작”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신임 대표가 지난 29일 오전 국회에서 첫 최고위원회를 열었다. 그는 “민생 앞에 여야와 정쟁이 있을 수 있겠느냐”며 전날 수락연설에 이어 또 한 번 윤석열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요청했다. 

동아일보는 4면 기사 ‘이재명 “영수회담을” 재요청… 文 찾아가선 “우린 지지층 같아”’에서 “야권에선 이 대표가 이틀 연속 영수회담을 요청한 배경엔 자신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를 돌파하기 위한 의도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며 “친명계 핵심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검경이 반복해서 이 대표와 가족들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는데 윤 대통령이 과감하게 이 문제를 정리하고 앙금을 털어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사설에서는 “이 대표의 영수회담 요청에는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고 민생을 위해 국정에 협조하는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심는 등 여러 포석이 깔려 있을 수 있다”며 “그러나 정치적 득실을 따지며 신경전만 펼치거나 차일피일 만남을 미룰 필요는 없다. 윤 정부의 각종 정책은 국회의 뒷받침이 수반돼야 한다”,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대선 연장전을 치르듯 사사건건 부딪치는 모습만 보이는 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둘이 만나 조금이라도 상호 이해의 폭을 넓혀가는 게 국가 전체엔 도움이 된다”고 했다. 

▲ 동아일보 사설 갈무리.
▲ 동아일보 사설 갈무리.

한겨레도 사설에서 “윤 대통령은 당선 이래 여러차례 ‘협치’를 입에 올렸지만, 국회 의장단과 한차례 만찬을 한 걸 빼면 야당 지도부를 만나는 등 협치를 현실화하기 위한 실질적인 행동에 나선 적은 한번도 없다”며 “모처럼 제1야당 대표가 회동을 공식 제안한 만큼 여야 ‘협치’의 기회로 적극 활용하기 바란다”고 했다. 

서울신문 또한 사설을 통해 “윤 대통령은 가능한 한 빨리 이 대표를 만나 민생 논의에 나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윤·이 회동이 원만하게 성사되려면 정쟁 사안은 가능한 한 피해야 한다”며 “회동 형식도 대통령이 여당 총재를 겸하던 과거의 ‘영수회담’이 아닌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회담 정도로 정리하는 게 무난해 보인다. 대통령실과 여당도 여당 지도부 구성이 당분간 어려운 만큼 여당 대표 동시 참석 등을 이유로 회동을 미루면 안 된다”고 했다. 

▲ 서울신문 사설 갈무리.
▲ 서울신문 사설 갈무리.

 

서울신문 “무능한 ‘어공’이 대통령실 가는 관행 이참에 끊어야”

대통령실은 29일 정무수석실 소속 홍지만 정무1비서관과 경윤호 정무2비서관이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또 내부 문건 유출 혐의를 받는 시민사회수석실 임헌조 시민소통비서관에 대해서도 면직 처리를 결정했다. 행정관급 이하 직원들에 대해서도 고강도 감찰이 진행되면서 10여 명이 그만뒀거나 사퇴 예정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동아일보는 1면에서 해당 소식을 다뤘다. 기사 ‘대통령실 정무1·2비서관 사의…사실상 경질’은 “(홍지만 비서관과 경윤호 비서관의 사의는) 자진 사퇴 형식이지만 여권 대혼돈 사태와 맞물린 사실상의 경질”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달 중순 시작된 대통령실 내부 감찰과 이에 따른 쇄신은 그 폭에 있어서 당초 관측보다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 

▲ 동아일보 사설 갈무리.
▲ 동아일보 사설 갈무리.

사설에서는 “대통령실이 공식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있어 정확한 인사 배경은 베일에 가려 있다”며 “이런 공무원들의 인사와 관련된 정보를 일절 비공개하는 것은 대통령실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감추고 싶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대통령실은 다른 부처와 다르다’는 특권 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비칠 소지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의 6촌, 김건희 여사가 운영했던 코바나컨텐츠 전 직원, 권성동 여당 원내대표 지인의 아들, 극우 성향 유튜버의 누나 등 대통령실 직원들과 관련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며 “이렇다 보니 대통령실 직원들이 적절한 절차를 거쳐 채용이 됐고 충분한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 의심하는 국민들이 적지 않다. 자격이 부족한 직원들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인사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불필요한 뒷말을 만드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선일보도 1면 기사 ‘용산 대통령실 ‘리셋’…직원 80여명 교체 방침’에서 “대통령실이 전체 직원 420여 명의 20%에 해당하는 80여 명을 집중 점검 대상으로 선정해 교체를 검토 중인 것으로 29일 알려졌다”며 “교체 검토 직원은 업무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평가를 받거나 비위 의혹이 제기된 비서관급 이하 직원들이다. 이날 하루에만 비서관 4명과 행정관 10명 이상이 면직 또는 권고사직 형태로 대통령실을 떠났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문제 직원에 대해 ‘무관용’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100일을 넘기면서 사실상 대통령실 리셋에 나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서울신문은 ‘“무능한 ‘어공’이 대통령실 가는 관행 이참에 끊어야”’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대통령실 직원의 무능은 곧바로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간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실이 비리에 연루되거나 업무 역량이 떨어지는 비서관급 이하 직원들에 대해 중폭 이상의 개편을 추진하는 건 바람직한 일”이라며 “이참에 무능한 정치권 인사가 줄을 타고 ‘어공’(어쩌다 공무원)으로 대통령실에 가는 잘못된 관행도 아예 끊어 내야겠다. 대통령실이 선임행정관 이하 전 직원에게 업무기술서를 받아 이를 기초로 업무 역량이 떨어지는 인사를 솎아 낸다고 하니 공정한 인적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 서울신문 사설 갈무리.
▲ 서울신문 사설 갈무리.
 윤유경 기자 602@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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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손 들어준 결과가 이건가?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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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2/08/29 12:25
  • 수정일
    2022/08/29 12:25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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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욱식 칼럼] 미국편에 선 결과로 얻은 건 전기차 보조금 삭감?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겸 한겨레평화연구소장  |  기사입력 2022.08.29. 10:44:02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의 수호"는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내세우는 대외정책 기조이다. 이 구호는 미국 및 미국과 뜻을 같이 하는 나라는 '규칙의 수호자'이고, 미국이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한 중국과 러시아는 '규칙의 파괴자'라는 의미를 품고 있다. 

동시에 이런 질문도 던져볼 필요가 있다. 미국은 국제 규칙을 얼마나 잘 지키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미국은 국제 규칙이나 규범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아예 외면하거나 탈퇴해버린다. 미국은 러시아를 맹렬히 비난하지만, 21세기 들어 주권 국가의 영토를 유린한 불법적인 전쟁의 포문을 연 나라는 미국이었다. 2001년 아프가니스탄 침공과 2003년 이라크 침공이 바로 그것이다.

또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략을 통해 "자유롭고 개방된 질서"와 "항행의 자유"를 강조한다.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군사기지화하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그런데 미국은 정작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 가입조차 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또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과 대인지뢰금지협약도 외면해왔다. 자국의 군사력 건설과 운용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국 예외주의'는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 곳곳에 포진해 있다.

미국이 체결했다가 마음에 안 들면 탈퇴한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경우가 미국 스스로도 "국제 평화와 안정의 초석"이라고 말했던 탄도미사일방어(ABM) 조약과 중거리핵전략(INF) 조약이다. 

미국이 각각 1972년과 1987년에 소련과 체결한 이들 조약은 핵전쟁 방지와 군축, 그리고 미소 냉전 종식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그러나 미국은 2002년과 2018년에 이들 조약에서 탈퇴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2018년에 탈퇴한 이란 핵협정 복원을 공약했지만, 이 역시 아직 실현되지 않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한 파리기후변화협약에는 재가입했지만, 트럼프 4년 동안 기후위기 대처에 '큰 구멍'이 생긴 것 또한 분명하다. 설상가상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노골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를 도모하면서 기후위기 대처를 위한 국제협력은 더욱 요원해지고 있다. 

이처럼 미국이 말하는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는 미국 예외주의와 동전의 앞뒤 관계에 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방식'으로 미국, 보다 정확하게는 미국 기득권 세력의 이익을 지키겠다는 속셈을 품고 있는 것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미국 이기주의의 '백미'에 해당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도전에 공동으로 대응하자며, 한국·일본·유럽 등의 동맹국들을 규합해 "가치"와 "국제규칙"을 수호하자고 호소하고 있다.

그런데 IRA는 세계무역기구(WTO)와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등 국제 규칙을 위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IRA에 담긴 '북미 최종조립 요건'은 이들 국제 규범에 있는 차별 금지 조항과 저촉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바이든 행정부는 의회의 입법 사항이라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이는 군색한 변명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IRA가 국제 규칙과 저촉될 소지가 있다며 의회에 시정을 요구하는 대신에 덜커덩 서명했기에 더욱 그러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노골적으로 '미국 우선주의'를 추구했다면, 바이든 행정부는 교묘하게 '자국 이기주의'를 추구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물론이고 대다수 언론도 미국 주류의 화법에 너무 쉽게 포섭된다. 한국의 물리적인 국력은 갈수록 강해지고 있지만, 심리적·정신적 대미 종속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

바이든은 부통령이었던 2013년 12월 한국을 방문해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게 "미국에 맞서는 편에 베팅을 하는 것은 결코 좋은 베팅이 아니다. 미국은 계속 한국에 베팅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그리고 대통령이 된 후에는 한국 정부뿐만 아니라 재벌 총수들을 만나 미국에 베팅해달라고 요구해왔다.

하며 묻게 된다. 미국에 베팅한 결과가 이것이냐고.

정욱식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군사·안보 전공으로 북한학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1999년 대학 졸업과 함께 '평화군축을 통해 한반도 주민들의 인간다운 삶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평화네트워크를 만들었습니다. 노무현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통일·외교·안보 분과 자문위원을 역임했으며 저서로는 <말과 칼>, <MD본색>, <핵의 세계사> 등이 있습니다. 2021년 현재 한겨레 평화연구소 소장을 겸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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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배 협동의 경제학] 우리는 사실 서로를 필요로 한다

 
 
내가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 앞에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을 때 빼놓지 않고 하는 이야기가 있다. 부모로서 절대로, 결단코 아이들에게 해서는 안 되는 말이 하나 있다고. “친구가 밥 먹여주냐?”라는 말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는 은연중에 이런 말을 달고 산다. 자녀들이 친구를 위해 희생을 하면 “우정이 밥 먹여주냐?”고 야단을 친다. 친구 공부를 도와주려 하면 “걔를 왜 도와? 걔가 너 경쟁자야!”라고 질타한다.

300년 전 자본주의가 출범한 이래 수많은 사상가들이 충격에 빠졌다. 어느 날 갑자기 공장이 들어섰을 뿐이고, 어느 날 갑자기 노동자라는 계급이 나타났을 뿐이며, 어느 날 갑자기 자본가라는 계급이 등장했을 뿐이다.

그런데 이 간단한 변화가 인류 문명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특히 다양한 세상에 대한 지식을 갖췄던 사상가들이 보기에 이 변화는 그야말로 충격적인 것이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등장한 이래 약 7000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인류 문명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한 가지 합의를 지켜나갔다. 이 합의는 불문율 같은 것으로 누구도 깨려고 하지 않았다. 그것은 바로 우리 인류는 언제나 서로 돕고 살았다는 점이다.

그런데 어느 날 자본주의가 등장하면서 이 불문율이 처참히 깨졌다. 자본주의는 속삭였다. “이제부터는 서로를 돕지 마. 너희끼리 경쟁해. 너희끼리 치고받아서 그 중 이긴 놈들에게만 살 길을 열어줄게!”

사회의 중요성

인류는 수만 년 동안 ‘사회’라는 것을 이루고 살았다. 인류는 문제가 생기면 사회 속에서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해 왔다는 뜻이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사회가 존속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전제는 인류의 협동이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2019년 옥스퍼드 대학교 인지진화인류학연구소 연구진이 전 세계 60개 문명(여기에는 우리나라 문명도 포함돼 있다)의 가치를 조사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 연구에서 전 세계 모든 문명이 반드시 지켜왔던 7가지 가치가 발견됐다.

▲가족을 돕기 ▲소속 집단에 충성하기 ▲호의를 갚기 ▲용감하기 ▲윗사람을 따르기, ▲자원을 공평하게 나누기, ▲타인의 재산을 존중하기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연구팀은 “이 7가지 가치를 관통하는 단 하나의 키워드는 협동이다”라고 단언했다.

그래서 옥스퍼드 연구팀은 협동을 인류의 도덕이라고 불렀다. 도덕이 뭔가? 반드시 지켜야 할 인류 사회의 합의를 뜻한다. 즉 협동은 인류가 문명을 이루고 살아온 이래 반드시 지켜야 했던 불문율이었다는 뜻이다.
 
2002년 촛불집회 ⓒ민중의소리


그런데 지금 우리는 어떤가? “사회가 뭐가 중요해? 지금부터는 각자도생의 시대야. 네 옆 사람과 경쟁해! 경쟁에서 이기려면 이웃의 몰락을 기뻐해!”라고 서로에게 강요한다. 특히 신자유주의의 앞잡이 마가렛 대처(Margaret Thatcher, 1925~2013) 영국 총리가 “사회? 그딴 거는 없다. 있는 것은 개인과 가족뿐이다”라고 선언한 이후 신자유주의는 철저히 사회를 탄압하고 개인을 숭배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도 급속도로 바뀌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은 ‘사회’가 공고한 나라였다. 한 지붕 세 가족, 시장 사람들, 전원일기 같이 따뜻한 공동체를 그리는 드라마들이 인기를 끌었다.

그러다가 김영삼이 세계화를 부르짖고, 외환위기를 맞아 신자유주의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인 이후 우리는 바뀌었다. TV 광고에서는 “모두 부자 되세요”를 외쳤고, 공동체는 사라지기 시작했다. 대한민국 진보의 상징이었던 학생 운동이 몰락하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다. 청년들은 더 이상 사회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친구가 밥 먹여주냐?”며 우정을 말살하고 경쟁을 부추겼던 때도 바로 이 시기였다.

다시 사회를 복원하자

그래서 나는 사람들에게 호소하고 다닌다. 다시 인류의 본성을 회복하자고, 자본주의가 망쳐놓은 협동의 전통을 회복하자고 말이다. 내가 애정하는 사상가 찰스 아아젠스타인(Charles Eisenstein, 1967~)은 책 ‘신성한 경제학의 시대’에서 이렇게 호소한 바 있다.

“돈이면 다 될 것 같은가? 천만의 말씀이다. 필요한 것은 모두 돈으로 살 수 있을 정도가 돼도 그 부자는 여전히 결핍감을 느낀다. 돈으로 살 수 없는 무엇이 있기 때문이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바로 우정과 사랑, 협동과 연대를 통한 기쁨을 뜻한다. 상상해보라. 내가 아무리 돈이 많아도 그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은 한정돼 있다.

백화점에서 수백 만 원짜리 핸드백을 잔뜩 사면 행복할 것 같은가? 명품 양복으로 온 몸을 두르면 행복할 것 같은가? 물론 잠깐은 행복할 것이다. 하지만 그 행복의 크기는 명확하다. 내가 지불한 돈의 양만큼만 행복할 뿐이다.

강남 초대형 호텔에서 한 끼에 수십 만 원 하는 고급 식사를 즐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식사가 주는 만족은 딱 수십 만 원어치일 뿐이다.

반면 절대 돈으로 살 수 없는 식사가 있다. “라면 먹고 갈래요?”라는 연인의 한 마디에 설렘으로 가득 차 함께 끓여먹었던 원가 2,000원짜리 라면 두 그릇, 이 음식은 수억 원을 주고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을 우리에게 안겨 준다.

돈을 잔뜩 벌어 내가 정말 좋아하는 가수를 우리집 앞마당에 불러 노래를 시킬 수도 있다. 얼마나 행복할까? 하지만 이걸 해 보면 정작 그렇게 행복하지 않다. 나만을 위한 콘서트를 위해 수십 억 원을 썼다면 딱 수십 억 원어치만 행복할 뿐이다.

하지만 사랑하는 연인이 나를 위해 불러줬던 생일 축하 노래, 어렸을 때 엄마가 나를 업고 불러줬던 조용한 자장가, 이런 노래는 수십 억 원이 아니라 수백 억 원을 줘도 들을 수 없다. 이게 바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과 유대에서 발생하는 행복이다.

그래서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친구는 밥을 먹여준다. 설혹 친구가 밥을 먹여 주지 않더라도 친구와 함께 먹는 밥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든다.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는 동물이다. 함께 살면서 행복을 느낀다. 연대가 필요하고 우정이 필요한 이유다. 마지막으로 아이젠스타인의 한 마디를 남기며 이 칼럼을 마친다.

“‘나는 네가 필요치 않다’는 느낌은 환상에서 비롯된 착각이며, 사실 우리는 서로를 필요로 한다.”

 

“ 이완배 기자 ”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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