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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된 북침 전쟁계획과 전술핵폭탄 사용

[개벽예감 506] 확장된 북침 전쟁계획과 전술핵폭탄 사용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2/09/05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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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자유의 방패’가 아니라 ‘자유의 깡패’다 

2. 평양점령을 노린 북침 전쟁연습의 전개 양상

3. 전술핵폭탄 사용하려는 확장된 북침 전쟁계획

4. 조선인민군은 다국적 군사훈련에 참가하지 않는다

 

 

1. ‘자유의 방패’가 아니라 ‘자유의 깡패’다 

 

한미련합군은 2022년 8월 29일부터 9월 1일까지 연합야외기동훈련(FTX)이라는 명목을 내걸고 13개 종목으로 구성된 전구급(theater-class) 북침 전쟁연습을 감행했다. 그들은 지난 8월 16일부터 북침 전쟁연습의 범위, 규모, 강도를 차츰 높여가다가 8월 29일에는 전구급 북침 전쟁연습을 감행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전구급 전쟁연습은 일정한 범위의 전투병과들을 동원하는 전술적 군사행동이 아니라, 육해공군을 포괄하는 전체 군종을 동원하는 전략적 군사행동을 의미한다. 2022년 9월 1일 북침 전쟁연습을 끝마치는 날, 한국 국방부는 “실전적인 전구급 전쟁연습을 정상적으로 시행했다”라고 자평했다. 

 

2022년 8월 29일 <연합뉴스> 보도에 의하면, 한미련합군은 이번 전구급 북침 전쟁연습 중에 북의 어느 지역을 공격목표로 삼았는지를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자기들의 침략적 정체가 드러나는 것을 꺼려했기에 명시적으로 언급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입을 다물었어도, 한미련합군이 노리는 공격목표가 평양점령이라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안다. 

 

정세는 매우 긴장되었다. 한미련합군이 평양점령을 상정한 전구급 북침 전쟁연습을 2022년 8월 29일부터 9월 1일까지 감행하였으므로, 조선인민군이 보복 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를 어찌 엄중한 사태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런데 한미련합군의 북침 전쟁연습은 어떤 식으로 전개되었을까? 북침 전쟁연습 내막은 군사기밀이므로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와 관련된 정보의 한 조각이 언론보도에 흘러나왔다. 언론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정보의 한 조각은 다음과 같다. 

 

2022년 8월 29일 <뉴시스> 보도에 의하면, 이번에 한미련합군은 “조선인민군 주력부대의 측방과 후방 등을 공격하는” 연습을 했다고 한다. 이 보도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한미련합군의 공격방향이 조선인민군 주력부대의 “측방과 후방 등”이라고 얼버무렸지만, 거기에 전방공격연습도 포함된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그들이 조선인민군 주력부대의 전방, 측방, 후방을 공격하는 목적은 평양을 점령하는데 있으므로 평양공격연습도 당연히 포함되었을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한미련합군은 이번 전구급 북침 전쟁연습에서 조선인민군 주력부대의 전방, 측방, 후방을 공격하고 평양을 점령하는 연습을 실시한 것이 분명하다. 다시 말해서, 한미련합군은 전방, 측방, 후방, 중심을 순차적으로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공격하는 북침 전쟁연습을 감행한 것이다. 이것은 한미련합군의 북침 전쟁계획인 작전계획 5015에 들어있는 동시전(simultaneous warfare) 전략개념이다. 이번에 한미련합군은 실전과 유사한 상황에서 동시전을 연습했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과 김경규 성신여대 교수는 공동으로 집필한 논문에서 “작전계획 5015에 반영된 동시전은 방어를 한 뒤에 공세로 이전하는 개념이 아니라 방어와 공격을 동시에 수행하는 개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므로 이번 북침 전쟁연습에서 방어연습과 반격연습을 순차적으로 했다는 한국군 합참본부의 발표는 작전계획 5015에 반영된 동시전 개념과 모순된다. 그들은 실제로는 동시전을 연습했으면서, 외부에는 순차전을 연습한 것처럼 둘러댄 것으로 보인다. 

 

한미련합군의 북침 전쟁연습은 각양각색 대북적대행위들 가운데 가장 극렬하고, 가장 위험한 무력도발이다. 전쟁이 언제 재발할지 알 수 없는 위태로운 정전상태에서 한미련합군이 평양점령을 노리는 대규모 무력도발을 감행하였으니, 어찌 극렬하고 위험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미국 국방부와 한국 국방부는 이번 북침 전쟁연습에 ‘을지 자유의 방패(Ulchi Freedom Shield)’라는 이름을 달아놓았다. ‘을지’라는 말은 고구려를 침공한 수나라를 살수대첩으로 막아낸 고구려의 명장 을지문덕의 이름이고, ‘자유의 방패’라는 말은 독재국가의 공격으로부터 자유국가를 수호하는 방패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제국주의 침략군대의 밑으로 들어가 동족을 공격하는 전쟁연습을 감행한 한국군이 수나라 침략군대를 물리친 고구려의 명장 을지문덕의 이름을 북침 전쟁연습에 억지로 갖다 붙인 것은 우리 민족의 반침략 전쟁사에 대한 모독이다. 제국주의 침략군대는 독재국가의 공격으로부터 자유국가를 수호하는 ‘자유의 방패’가 아니라 자주국가를 무력으로 전복시키려고 광분하는 ‘자유의 깡패’다.  

 

 

2. 평양점령을 노린 북침 전쟁연습의 전개 양상

 

조선인민군 주력부대의 전방, 측방, 후방을 공격하고 평양을 점령하려는 북침 전쟁연습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양상으로 전개된 것으로 보인다.

 

1) 미사일과 정밀유도폭탄을 발사하는 선제타격으로 북측 종심의 군사전략 거점들을 파괴하는 연습  

 

언론보도에 의하면, 한미련합군이 선정한 대북선제타격대상은 700여 개라고 한다. 미국은 한미련합군이 선제타격으로 파괴할 조선의 군사전략 거점을 합동선정충격점(Joint Designated Point of Impact)이라고 부르는데, 한국군은 미국군사령관의 지휘를 받고 있으므로 그 용어를 그대로 쓴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한미련합군은 대북 선제타격에 사용할 각종 미사일을 약 1,500발이나 보유했다고 한다. 한국 공군의 대북 선제타격 무장 상태를 살펴보면, 그들은 합동정밀직격탄(JDAM), 레이저유도폭탄(GBU-10/12), 지하시설 파괴폭탄, 장거리유도폭탄(JASSM), 중거리GPS유도폭탄 등을 보유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 조선인민군 주력부대의 전방을 공격하는 연습

 

2022년 8월 31일 <연합뉴스> 보도에 의하면, 한미련합사단은 이번 북침 전쟁연습에서 2015년 1월 창설 이후 처음으로, 그리고 가장 큰 규모로 연합-합동화력운용훈련(Combined Joint Fires Coordination Exercise)을 실시했다고 한다. 한미련합사단은 평시에 주한미군 제2보병사단과 한국군 협조단으로 구성된 참모부로 운용되다가 전시에는 한국군 제16기계화보병여단이 주한미국군 제2보병사단 안으로 편입되어 정규 사단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한미련합사단이 이번에 감행한 연합-합동화력운용훈련은 조선인민군 주력부대의 전방을 공격하는 연습이다. 이번 연합-합동화력운용훈련에는 주한미국군 순환배치여단, 제2전투항공여단, 제210포병여단, 제7공군이 참가했고, 한국군 수도기계화보병사단 제16여단, 제1군단, 제28사단 포병려단, 제5군단 정보대대, 제6군단 정보대대, 제901아파치헬기대대, 제902아파치헬기대대가 참가했다. 위에 열거한 전투부대들은 한미련합군 전투부대 중에서 전투력이 가장 강하다는 전투부대들이다. 

 

이번 북침 전쟁연습 중에 한미련합사단은 조선인민군 주력부대의 전방을 공격하는 기동전으로 군사분계선을 돌파하고 평양으로 진격하는 연습을 했다. 한미련합사단의 기동전 연습에서 주목되는 것은, 주한미국군 제2전투항공여단 소속 아파치헬기대대와 한국군 소속 아파치헬기대대가 동원되었다는 사실이다. 주한미국군은 아파치공격헬기 48대를 보유했고, 한국군은 아파치공격헬기 36대를 보유했다. 아파치공격헬기는 조선인민군 기갑부대를 공격하는 무기체계다. 아파치공격헬기는 무인정찰공격기 그레이 이글(Grey Eagle)-ER과 협동하는 유무인합동작전(MUM-T)을 전개하는데, 무인정찰공격기가 전해주는 실시간 정보를 받은 아파치공격헬기 조종사가 조선인민군 기갑부대의 위치를 파악하면, 사거리가 22km인 매버릭(Maverick) 공대지미사일을 발사하는 식으로 공격할 수 있다.

 

3) 헬기와 수송기를 타고 청천강 지대에 상륙하여 녕변핵시설을 점거하고 핵무기를 제거하는 연습 

 

2022년 9월 1일 <연합뉴스> 보도에 의하면, 이번에 한미련합군의 북침 전쟁연습에 “특수전 교환”과 “대량살상무기 제거”가 포함되었다고 했는데, 이것은 한미련합군이 녕변핵시설을 점거하고 핵무기를 제거하는 특수작전을 연습하였다는 것을 말해준다. 작전계획 5015에는 북침 전쟁연습에 동원된 한미련합군 특수작전 전투원들이 특수작전수송기 CV-22 오스프리를 타고 심야에 북측 후방에 공중 침투하여 핵시설을 점거하고 핵무기를 제거하는 작전이 들어있다. 한미련합군은 이번 북침 전쟁연습에서 바로 그런 비핵화 작전을 연습한 것이다. 

 

4) 헬기와 수송기를 타고 평양에 침투하여 이른바 참수 작전을 전개하는 연습  

 

‘흑표’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한국군 제13특수임무여단(참수부대)은 이번 북침 전쟁연습 중에 특수수송헬기, 자폭형 무인기, 폭파장비, 특수무기로 무장하고, 미국군 특수전 부대들과 연합작전을 벌이며 평양에 침투하는 연습을 했다. 2022년 7월 9일 <연합뉴스> 보도에 의하면, 한국군은 지난 6월 14일부터 7월 9일까지 제13특수임무여단 전투원 100여 명을 미국 캘리포니아주 모하비사막에 있는 실전훈련장에 보내 미국군 특수전부대, 기계화보병여단 전투원 5,000여 명과 함께 연합군사훈련을 실시했다고 한다. 주한미국군 특수전사령부는 지난 7월 27일 강원도 필승사격장에서 주한미7공군 제25전투비행대대와 제51항공단이 A-10 지상공격기를 동원한 근접항공지원(close air support)을 위한 실탄사격훈련을 벌이는 현장사진을 ‘페이스북’ 계정에 실어놓았다. 이것은 한미련합특수전 부대들이 전시에 근접항공지원을 받으며 평양에 침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에 서술한 내용을 보면, 이번에 한미련합군은 선제타격전, 전방돌파기동전, 후방침투특수전을 동시에 전개하는 북침 전쟁연습을 감행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선제타격으로 조선인민군의 전쟁수행력을 마비시키고, 기동전으로 전방의 방어선을 돌파하여 북진하고, 특수전으로 후방에 침투하여 핵무기를 제거하고 평양을 점령하려는 것, 바로 이것이 한미련합군 북침 전쟁연습의 핵심내용이다. 

 

 

3. 전술핵폭탄 사용하려는 확장된 북침 전쟁계획

 

2022년 8월 31일 한미련합사령부는 자기들이 선발, 초청한 외신기자들에게 이번 북침 전쟁연습의 진행 상황을 보여주었다. 한미련합사령부가 외신기자들에게 보여준 북침 전쟁연습의 마지막 일정은 한미련합사단이 실시한 연합-합동화력운용훈련이었다. 한미련합사단은 경기도 포천시 인근에 있는 로드리게즈 실탄사격연습장(Rodriguez Live Fire Complex)에서 연합-합동화력운용훈련을 실시했다. 

 

주목되는 것은, 한미련합사단 부사령관이며 미국 육군 대령인 브랜든 앤더슨(Brandon Anderson)이 연합-합동화력운용훈련이 진행되는 현장에서 외신기자들에게 꺼내놓은 발언이다. 2022년 8월 31일 <로이터즈> 보도에 따르면, 앤더슨은 “이번 (전쟁) 연습의 목적이 어느 한 적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면서, “이번 (전쟁) 연습은 (중략) 한미련합군의 전투력에 필적하는 적(near-peer enemy)에 반격하는 것을 상정하여 설계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북침 전쟁연습의 목적이 어느 한 적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는 앤더슨의 말은 이번 북침 전쟁연습이 조선인민군만을 상대하는 전쟁연습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가 말한 “한미련합군의 전투력에 필적하는 적”은 중국인민해방군을 가리킨다. 다시 말해서, 한미련합군은 조선인민군만이 아니라 중국인민해방군도 공격하는 확장된 북침 전쟁계획을 연습했다는 뜻이다. 

 

한미련합군이 조선인민군과 중국인민해방군을 동시에 공격하는 확장된 북침 전쟁계획을 연습했다는 놀라운 발언을 일개 대령급 야전지휘관이 외신기자들 앞에서 늘어놓은 것은, 중국인민해방군을 상대하는 전쟁계획을 작전계획 5015에 포함시키는 수정, 보완작업이 미국 국방부에서 상당히 진척되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미국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 콜린 칼(Colin H. Kahl)은 2021년 12월 8일 미국 온라인 군사 매체 <디펜스 원>이 주최한 화상담화 중에 미국이 작전계획 5015를 수정, 보완하는 것은 북조선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이고, 북조선 이외의 다른 위협에도 대응하려는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었다. 그가 말한 북조선 이외의 다른 위협은 중국을 의미한다. 

 

트럼프 행정부 시기 미국 국방부 장관을 지낸 마크 에스퍼(Mark T. Esper)는 2022년 5월 26일 <동아일보> 취재기자와 대담하면서, 작전계획 5015를 수정, 보완하는 새로운 작전계획에 중국인민해방군에 대한 한미련합군의 대응 전략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래 한미련합군의 북침 전쟁계획은 조선인민군을 공격하는 작전계획인데, 그것을 중국인민해방군까지 공격하는 북침 전쟁계획으로 확대하려는 것은 무모한 짓으로 보인다. 조선인민군과 싸워도 이길 수 없는 한미련합군이 조선인민군과 중국인민해방군을 동시에 공격하겠다는 것은 패전을 자초하는 무모한 짓이 아닐 수 없다. 

 

제3자의 시각에서 보면, 미국의 확장된 북침 전쟁계획이 패전을 자초하는 무모한 짓으로 보이지만, 미국의 시각에서 보면 무모한 짓으로 보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미국의 북침 전쟁계획에 전술핵폭탄을 사용하는 핵타격 계획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조선인민군과 중국인민해방군을 전술핵공격으로 제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술핵폭탄을 사용하는 핵타격 계획이 북침 전쟁계획(작전계획 5015)에 들어있다는 사실은 미국의 언론인 밥 우드워드(Robert U. Woodward)가 2020년 9월 15일 출판된 책 ‘격노(Rage)’에서 이미 폭로했다. 그가 폭로한 바에 의하면, 전술핵폭탄 80발로 조선을 공격하는 내용이 북침 전쟁계획에 들어있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지금 미국의 전쟁기획자들은 전술핵폭탄 80발로 조선을 공격하는 작전계획 5015를 수정, 보완하여 더 많은 전술핵폭탄으로 조선과 중국을 동시에 공격하는 확장된 북침 전쟁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미국은 조선의 ‘남조선해방전쟁’과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이 동시에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조선과 중국을 동시에 공격하는 확장된 전술핵공격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것이다. 

 

작전계획 5015에 따라 전시에 전술핵폭탄을 사용하게 될 핵타격 부대는 주한미7공군이다. 주한미7공군은 F-16 전투기를 오산 미공군기지에 14대, 군산 미공군기지에 45대를 배치했는데, 바로 그 F-16 전투기에 B-61 전술핵폭탄이 탑재된다. 그러므로 이번 북침 전쟁연습에 주한미7공군 F-16 전투기들이 참가한 것은, 전시에 B-61 전술핵폭탄을 사용하는 전술핵타격을 연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오산 미공군기지와 군산 미공군기지는 미국이 조선과 중국을 공격하기 위해 전진배치한 동아시아 군사기지들 가운데서 조선과 중국에 가장 가깝게 배치된 전초기지들이다. 

 

미국은 2022년 7월 5일부터 15일까지 F-35A 스텔스전투기 6대를 군산 미공군기지에 보내 한국군 F-35A 스텔스 전투기들과 함께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미국이 운용하는 F-35A 스텔스전투기도 F-16 전투기처럼 B-61 전술핵폭탄을 탑재할 수 있다. 

 

2022년 9월 2일 <연합뉴스> 보도에 의하면, 핵추진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를 주축으로 편성된 미국 해군 제7함대 항모타격단이 2022년 9월 말 남부 동해로 출동하여 1주간 동안 북침 전쟁연습을 감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들은 북침 전쟁연습을 지상에서 감행하고 성차지 않아, 해상에서도 감행하려는 것이다. 미국 핵추진항공모함이 싣고 다니는 F/A-18F 전투기에도 B-61 전술핵폭탄이 탑재된다. 미국 항모타격단은 전술핵타격에 동원되는 대표적인 핵전략자산이다. 

 

위에 열거한 사실들은, 전시에 미국이 전술핵폭탄을 사용하여 조선과 중국을 동시에 공격할 가능성을 예고해준다. ‘자유의 깡패’에서 ‘자유의 핵깡패’로 변신한 미국은 핵전쟁도발의 극한점으로 다가서고 있다. 동아시아 군사 정세는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긴장되었다.   

 

 

4. 조선인민군은 다국적 군사훈련에 참가하지 않는다

 

2022년 9월 1일 중국인민해방군과 로씨야련방군이 로씨야 동부전구 7개 훈련장들과 오호츠끄해에서 ‘동방(Vostok)-2022' 다국적 군사훈련을 시작하였다. 9월 7일까지 계속되는 다국적 군사훈련 둘째날인 9월 2일 중국인민해방군과 로씨야련방군은 북부 동해에 집결하여 인사를 교환하고 곧바로 해상합동훈련을 진행했다. 중국은 이번 다국적 군사훈련에 최신형 구축함 3척, 전투기, 공중급유기, 작전헬기 21대, 육해공군을 포괄하는 전투 병력 2,000여 명, 작전 차량 300여 대를 참가시켰다. 중국이 이처럼 많은 전투 병력과 무장 장비를 다국적 군사훈련에 참가시킨 것은 중국과 로씨야의 전략적 군사협력이 날로 강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과 세르게이 쇼이구(Sergei K. Shoigu) 로씨야 국방장관은 2021년 11월 23일 화상회담에서 “중국과 로씨야의 단결은 산과 같고, 우의는 깨뜨릴 수 없이 견고하다. 두 나라 군대는 전략적 협력을 계속 강화하여 핵심 리익을 지키고 지역의 안전과 안정을 수호하는 데서 새로운 공헌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요즈음 중국과 로씨야는 미국의 전쟁 도발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전략적 군사협력을 비상히 강화하는 중이다. 

 

조선은 중국, 로씨야와 함께 첨예한 반미대결전을 계속해오고 있지만, 조선이 미국의 전쟁 도발 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다국적 군사훈련에 참가한 적은 없다. 군사 정세가 아무리 긴장해도, 조선인민군은 다른 나라 군대와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지 않는다. 조선은 외부 지원이 없이 단독으로 미국과 싸워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기 때문에 조선인민군을 다국적 군사훈련에 참가시킬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최근 동아시아 군사 정세가 전례 없는 긴장된 가운데, 조선에서 어떤 군사 활동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보자. 

 

2022년 7월 29일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한미련합군이 북침 전쟁연습을 준비하고 감행하는 7월 30일부터 8월 30일까지 1개월 동안 전당, 전군, 전민이 “만반의 전투태세를 갖추고” 협동군사훈련을 실시하라는 명령을 하달했다. 북에서 사용하는 표현을 빌리면, “미제와 남조선 괴뢰들이 결탁하여 ‘을지 자유의 방패’라는 이름의 북침 전쟁연습을 감행하는 엄중한 정세에 대처하여 결전태세를 갖추라”라는 것이다.    

 

조선에서 전당, 전군, 전민이 만반의 전투태세를 갖추고 협동군사훈련을 실시한 것은 사실상 준전시체제로 이행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이번 협동군사훈련 중에 조선인민군이 전투동원태세를 갖추고 훈련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민간군사조직인 로농적위군도 로농적위군 각급 부대들이 운용하는 비상련락망을 가동하여 새벽 시간에 대원들을 비상소집하고 무장시킨 다음 2시간 동안 야간행군을 진행하였다고 한다. 이것은 민간무력의 전민항전태세를 보여준다. 

 

2021년까지만 해도 여름철 자연재해 피해막이 전투에 조선인민군 전투부대들이 동원되었지만, 올 여름에는 조선인민군 전투부대들이 전당, 전군, 전민 협동군사훈련에 참가하였으므로 전투부대들을 자연재해 피해막이 전투에 동원할 처지가 아니었다. 그래서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는 각급 군사대학 재학생들과 군관학교 재학생들을 총동원하여 2022년 8월 8일부터 자연재해 피해막이 전투를 전개하라는 명령을 총참모부와 국방성을 통해 군사교육기관 참모부들에 하달했다. 

 

2022년 9월 1일 <자유아시아방송> 보도에 의하면, 조선에서 지난 8월 25일부터 5일 동안 모든 민간병원 의료진들이 참가한 의료부문 전시동원훈련이 진행되었다고 한다. 보도에 의하면, 새벽에 비상 소집령을 받은 민간병원 의료진들은 의료기구와 야전 장비를 차량에 싣고 지정된 위치로 이동하여 3분 안에 야전 천막병원을 설치하는 훈련을 반복적으로 실시했으며, 환자를 응급처치하고 후송하는 훈련, 화학물질로 소독하는 강도 높은 훈련 등을 반복적으로 실시했다고 한다. 

 

위와 같은 사정을 보면, 이번에 조선에서 전당, 전군, 전민이 협동하는 군사훈련이 진행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의 결전태세는 이번에 한미련합군의 북침 전쟁연습에 대응하여 시작된 것이 아니라, 이미 지난해부터 시작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2021년 8월 11일 <데일리 NK> 보도에 의하면, 김정은 총비서는 “적들이 무모한 전쟁도발연습을 벌이면서 조선반도와 주변 정세를 위협하고, 북남관계를 악화시키고 있으므로, 전략군 모든 화성포병 부대들과 탄도로케트 부대들은 항시적 발사대기 상태에서 결전태세를 유지하라”라는 특별명령을 조선인민군 전략군에 하달했다고 한다. 

 

지난 시기 한미련합군이 북침 전쟁연습을 감행하여 정세를 극도로 악화시켰을 때마다,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강경한 어조로 경고 성명을 발표했었다. 예컨대, 2017년에 있었던 두 가지 사례를 상기할 수 있다. 2017년 3월 26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대변인 경고를 통해 “우리의 최고 존엄을 노린 미제와 괴뢰군부 호전광들의 특수작전 흉계가 명백해지고 위험천만한 선제타격 기도까지 드러난 이상 우리 식의 선제적인 특수작전, 우리 식의 선제타격전으로 그 모든 책동을 무자비하게 짓뭉개버릴 것이라는 우리 군대의 립장을 포고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2017년 4월 14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대변인 성명에서 “미국이 걸어오는 도발의 종류와 수위에 맞는 우리 식의 적중한 초강경 대응이 그 즉시 따라서게 될 것”이라고 하면서 “초강경 대응에는 지상, 해상, 수중, 공중기동을 동반한 우리 식의 불의적인 선제타격안을 비롯한 여러 안이 들어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2017년과 비교될 만큼 긴장된 정세가 흐르고 있는 요즈음 경고 성명을 전혀 발표하지 않고 있다. 침묵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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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로 국민을 속이는 대통령을 그냥 둘 수 없다”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2/09/03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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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열린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5차 촛불대행진'. 행진하는 시민들.  © 김영란 기자

 

▲ 정리집회 모습.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윤석열이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도 속이 터졌는데 당선 후에 하는 짓들도 전부 민생과 역행하고 친일적이라 한 나라에 사는 것도 창피하다. 그러다 퇴진 집회를 한다길래 아기와 가족이 다 같이 나왔다. 집회를 방해하려는 사람들의 소음 때문에 화가 났지만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과 소리치고 노래하니 속이 시원하다.”- 서울 서교동 주민

 

“윤석열이 대통령으로 된 뒤 국격을 망가뜨리고 있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손자를 위해 집회에 나왔다. 윤석열은 국민을 위해 정치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들을 위해 정치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이 망할 것 같다.”- 서울 노원구 주민

 

“윤석열 대통령은 입으로만 공정과 상식을 말한다. 행동은 전혀 그렇지 않다. 그리고 진실하지 않고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고 있다. 이런 대통령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어 나왔다. 물러날 때까지 계속 집회에 나올 것이다.” -경기도 하남시 주민 

 

“김건희 씨의 행동이 날이 갈수록 문제다. 이런 김건희 씨의 문제를 전혀 수사하지 않는 대한민국, 공정과 상식이 통하지 않는 대한민국을 두고 볼 수 없어 아이들과 나왔다.”- 서울 용산구 주민

 

“유튜브를 보고 집회에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검찰총장일 때 법을 악용하고 수사를 날조했다. 특히 부인인 김건희 씨 사건에 대해서는 수사하지 않았다. 이러면서 공정과 상식을 말하는 게 너무 화가 난다.”- 서울 은평구 주민

 

“‘선제타격’으로 국민을 안보 불안에 빠지게 하고, 같은 민족인 북한을 적대시하는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 밉상’이다. 윤석열의 허세 망언을 더 두고 볼 수 없다.” -경기도 포천시 주민

  

박수치는 시민.  © 김영란 기자

 

3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5차 촛불대행진’(아래 촛불대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의 말이다.

 

촛불대행진은 이날 거리 행진을 먼저하고 정리 집회를 했다. 

 

700여 명의 시민은 손에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선전물을 들고 대형 방송 차량에서 나오는 노래에 맞춰 선전물을 흔들고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시민들은 청계광장에서 출발해 종각역, 안국역 사거리, 광화문광장을 거쳐 동화면세점 인근까지 행진했다.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구호에 도로에서 손뼉 치며 응원하는 시민도 있었고, 행진 대열에 결합하는 시민도 있었다. 

 

▲ 행진하면서 율동하는 대학생.  © 김영란 기자


시민들은 주가조작 문제, 논문 문제, 최근 불거진 ‘보석’ 문제 등 김건희 씨의 문제가 날이 갈수록 심각하다며 특검을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건희 특검은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은진 촛불행동 상임공동대표는 정리 집회에서 “(윤석열 정부는) 국민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 안전한 나라,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일은 하나같이 외면하고 오히려 자신들의 범죄는 덮고 동시에 정치보복도 하는 짓거리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입만 열면 온통 거짓말이다. 한번 거짓말을 하면 그 거짓말을 덮기 위해 또다시 거짓말을 하고, 결국 걷잡을 수 없는 거짓말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된다. 지금 윤석열과 김건희가 딱 그 모양새”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촛불행동은 윤석열 퇴진에 동의하는 각계각층 모든 분과 손을 잡고 새로운 역사, 국민이 진정한 주인이 되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길에 함께 나서겠다”라고 밝혔다.

 

촛불행동은 6차 촛불대행진을 9월 17일에 개최한다.

 

▲ 노래 「지랄하고 자빠졌네」에 흥겨워 하는 시민들.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거리 위에서호응하는 시민들.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이인선 객원기자

 

 © 이인선 객원기자

 

 © 이인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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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주자 평균 54살, 점점 늙어가는 반지하의 삶

 

등록 :2022-09-03 20:01수정 :2022-09-03 20:12 
[한겨레S] 이원재의 경제코드

서울시 ‘반지하 퇴출 발표’ 논란
주로 월세 내며 근근이 사는 이들
거주자 평균 나이 15년새 12살↑
서울서 반지하 갑자기 사라지면
더 먼 곳, 비싼 곳 가야 할 수도
지난 30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주택가에 비가 내리고 있다. 김혜윤 기자
지난 30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주택가에 비가 내리고 있다. 김혜윤 기자

모든 재난이 그렇듯, 8월 폭우도 가장 낮은 곳을 먼저 덮쳤다. 서울 신림동 반지하 주택에 살던 일가족 3명이 순식간에 밀려들어온 수재를 피하지 못하고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다. 모두가 눈물을 흘렸다. 그 불행한 재난이 알려진 바로 다음날, 서울시가 발빠르게 대책을 발표했다. 보도자료를 통해 “앞으로 반지하 주택은 주거용도로 건축을 불허하고 기존 반지하 주택은 유예기간을 준 뒤 차츰 없애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반지하 퇴출’ 선언이었다. 빠른 대응으로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그런데 궁금했다. 반지하 주택을 없애면 반지하에 사는 사람들은 어디로 갈까? 반지하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을까? 예전에 반지하에 살던 사람들은 여전히 반지하에 살고 있는 것일까? 반지하 퇴출로 이들의 삶은 더 나아질까?

 
더 비싸거나, 좁거나, 먼 곳 가야 하나


반지하 거주자 통계는 많지 않다. 그나마 거주가구 실태를 가장 자세하게 보여주는 조사가 5년에 한차례씩 진행되는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다. 전국 가구의 20%를 대상으로 직접 방문해 진행하는 큰 조사다. 그 데이터 중 거주 층을 ‘지하’(반지하)라고 응답한 사람들을 살펴보면 비교적 정확하게 실상을 알 수 있다. 이 글에서는 그들을 ‘반지하 거주 가구’로 부른다. 가장 최신인 2020년 조사 결과를 살펴보자. 반지하 거주 가구의 55.7%가 서울에, 32.1%가 경기도에 산다. 10가구 중 거의 9가구가 수도권에 거주하는 셈이다.

 

반지하 거주 이유를 물어보니, 3분의 1이 ‘일자리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또 반지하 거주 1인가구에게 물으니 그중 3분의 1은 ‘독립생활이 좋아서’라고 대답했다. 가족과 떨어져 살아야 하는 사정이 있거나, 사별해서 반지하에서 혼자 산다는 사람들 등이 나머지 3분의 1가량이었다. 반지하 거주 형태는 월세가 압도적이었다. 전체 중 55%가 월세살이를 하고 있었다. 자가는 19%에 그쳤다. 지상 거주 가구 중에는 자가가 59%, 월세가 23%였던 것과 대조적이었다. 일할 만한 곳이 서울에 몰려 있어서, 서울에서 그나마 살 만한 데를 찾은 곳이 반지하다. 독립적으로 살고 싶은데, 그나마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곳이 반지하다.가족과 떨어져 살아야 해서 두 집 주거비용을 감당해야 하는데, 그나마 혼자 싸게 살 수 있는 곳이 반지하다. 큰돈을 갖고 있지 않아도, 한달 벌어 한달 월세를 내면서 지낼 수 있는 곳이 반지하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 반지하 주택을 퇴출시키면 어떻게 될까? 우선 서울 반지하 거주자가 경기도로 이사 가서 반지하 거주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2010년에 반지하 거주자 중 60%가 서울에 살았으나, 2020년에는 55%만 서울에 살았다. 2010년에는 경기도에 25%가 살았는데, 2020년에는 32%가 경기도에 살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서울에서 반지하 주택이 계속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일터 근처에 더 싼 대안은 없을 테니, 지역을 옮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목돈이 없는 가구가 많으니 월세살이는 이어질 것이다. 두 집 주거비용을 내면서 비싼 곳에 살 수는 없고, 여유가 없는데 독립생활을 고집하기도 어려워질 것이다. 너무나 당연히도, 반지하 주택이 없어지면 거기 살던 사람들은 더 비싸거나 더 좁거나 더 먼 곳에서 살아야 한다. 독립적인 생활의 꿈을 접어야 할 수도 있다. 게다가 반지하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크게 달라지고 있다. 과거 고도성장기 미디어에 비친 ‘반지하’의 이미지는 이랬다. ‘20대 청년 때 아르바이트하며 잠시 지내는 곳’, ‘가진 것 없는 신혼부부가 힘들게 아기를 키우면서도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꾹 참고 성실하게 사는 곳’.

 

이런 스토리는 결국 취업하고 사업에 성공하고 어엿하게 아이를 키우며 아파트에 입주하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게 자연스러워 보인다. ‘젊어서 잠시 거쳐가는 곳’이라는 아련한 추억을 가져다줄 수도 있는 곳 같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이미지를 갖고 있다. ‘반지하가 없어져도 그들은 어떻게든 살아내고 일어서지 않을까’ 하는 어렴풋한 생각도 갖게 된다. 정책당국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불행하게도 데이터는 정반대의 사실을 보여준다. 반지하는 고령화된 우리나라에서 마지막 시간을 보내는 삶의 터전으로 변화하고 있다. 신혼부부가 아니라 1인가구의 터전으로 바뀌고 있다. 반지하 거주자 연령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60대 이상 가구 비중은 2005년 14%에서 2020년 36%로 늘었다. 30대 이하 가구는 같은 기간 42%에서 12%로 줄었다. 반지하 거주자 평균(중위) 연령은 2005년 42살에서 2020년 54살로 올랐다. 2005년에는 지상층 거주자보다 5살 어렸지만, 2020년에는 연령이 같다.

 

대안 없이 거주 공간 없애면…

 

반지하에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 사는 가구 비중은 절반으로 줄었다. 대신 1인가구가 38%에서 59%로 늘었다. 반지하에 사는 어린이가 줄어든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대신 반지하는 주로 노인과 1인가구가 사는 곳으로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 반지하 관련 정책은, 1인가구 정책이면서 동시에 노인 정책이어야 한다. 그저 집을 없애기만 하고 대안을 내놓지 않으면, 1인가구와 노인들의 삶의 터전이 없어지게 된다.

 

세상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문제가 생겼다고 해서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튀어나온다. 반지하 주택을 퇴출시킨다고 반지하의 삶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정책 결정에는 늘, 실험과 숙고와 숙의가 필요한 이유다. 특히나 1인가구와 노인은 우리 사회에서 중요성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소외계층이다. 이들의 삶의 질을 전반적으로 높이는, 제대로 된 사회보장 정책만이 그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다. 게다가 이런 재난의 원인인 기후위기 역시, 우리 눈앞의 현실이 됐고 점점 더 커지고 중요해질 것이다. 근본적으로 재난을 막는, 적극적인 기후위기 대책이 절실하다.

 

주택 인허가 정책을 바꾼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니다. 정부 재정이 대규모로 들어가야 하는 일이고, 관행이 된 정책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이다. 그 어느 때보다, 제대로 된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다.※연재를 마칩니다. 필자와 독자들께 감사드립니다.

연구를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연구활동가. 다음세대 정책싱크탱크 ‘LAB2050’ 대표. <소득의 미래>, <이상한 나라의 경제학>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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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힌남노, ‘초강력’ 강도로 5일 제주도 접근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2/09/04 04:03
  • 수정일
    2022/09/04 04:0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제11호 태풍 '힌남노'(HINNAMNOR)가 북상하고 있는 가운데 3일 오후 제주시 용담 해안도로 인근 바다에 파도가 일고 있다. 2022.09.03. ⓒ뉴시스 
 
제11호 태풍 힌남노(HINNAMNOR)가 오는 5일 '초강력' 강도로 제주도 인근 해역까지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3일 오후 4시 발표한 태풍 예보를 통해 힌남노가 오는 5일 오전 3시께 강도 '초강력'으로 서귀포 남남서쪽 약 600㎞ 부근 해상까지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은 태풍의 최대풍속에 따라 강도를 중(25~32m/s), 강(33~53m/s), 매우강(44~53m/s), 초강력(54m/s)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이어 힌남노가 같은 날 오후 3시께엔 강도 '강'으로 다소 약화돼 부산 북동쪽 약 190㎞ 부근 해상을 지나며 전국을 영향권에 둘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했다.

힌남노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대만 타이베이 동남동쪽 약 350㎞ 부근 해상에서 강도 ‘매우 강’을 유지한 채 북진하고 있다. 최대풍속은 47m/s, 중심기압은 940hPa(헥토파스칼)로 측정됐다. 이동속도는 11㎞/h로 비교적 느린 속도로 북상하고 있다.

기상청은 부산을 지난 힌남노가 오는 7일에는 일본 삿포로 북서쪽 약 350㎞ 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제 11호 태풍 힌남노(HINNAMNOR) 정보(9월3일 오후 4시 발표) ⓒ기상청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이날 제주도와 남해안에서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내릴 예정이다.

다음날인 4일에는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일부 지역에서 강한 바람과 많은 비가 예상된다. 특히 제주도와 서해5도 일부 지역은 강수량 150㎜ 이상의 많은 비가 예상되며, 경기 북부, 강원 영서 북부, 전남 남해안, 경남권 해안, 제주도, 지리산 부근 등에서는 50~100㎜의 강수량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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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남노’ 6일 영남 관통할까…경남 학생들 등교하지 마세요

등록 :2022-09-02 16:19수정 :2022-09-03 00:40

상륙 예정 6일 등교 없이 원격수업
2일 오후 2시45분 기준 태풍 힌남노 위치. 한겨레
2일 오후 2시45분 기준 태풍 힌남노 위치. 한겨레

강력한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오는 6일 경남 남해안으로 상륙해 영남지역을 통과할 것이라는 예보가 나옴에 따라, 영남권 전역에 태풍 피해를 막기 위한 비상이 걸렸다.

 

경상남도는 2일 시설하우스·과수원·농업기반·축산·양정·유통시설 등 6개 분야에 걸쳐 농축산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긴급 현장점검을 벌였다. 경남도는 또 농업재해대책상황실을 중심으로 24시간 상황을 관리하고, 재해대책본부와 함께 농업인 행동요령 안내와 응급 복구 등 태풍 대응태세를 갖추도록 했다. 경남 18개 시·군도 각각 태풍 대비 상황판단회의를 여는 등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경남교육청은 이날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경남이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가는 6일 모든 학교가 원격수업을 하도록 결정했다. 남해군은 5일 오후 1시부터 태풍경보 해제 때까지 남해대교 통행을 제한하기로 했다. 사천해양경찰서와 통영해양경찰서는 안전사고 위험예보를 발령했다.

 

부산시도 이날 ‘태풍 힌남노 대비 상황판단 및 대책회의’를 열어 △하천·배수펌프장, 배수구, 산사태 안전대책 △해안가 어선·수산시설, 농업분야 안전대책 △이재민 응급구호 대책 △하상·해상도로, 도로침수 안전대책 △공사장·옥외광고물 안전대책 △해안가·산사태 등 안전대책 등 6개 분야 대책을 세웠다. 또 예비 특보단계부터 비상근무체계를 즉각 가동하기로 했다.   대구시는 이날 김종한 행정부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특별대응팀을 구성했다. 대구시는 강한 바람과 함께 집중호우가 예상됨에 따라 4일까지 빗물펌프장 60곳과 지하차도 35곳의 상황 점검과, 도로변 빗물받이 장판 덮개와 이물질 제거 작업, 저수지 199곳과 급경사지 164곳의 안전 점검을 완료할 계획이다. 또 침수·붕괴·산사태가 우려되는 재해 취약지 주민들을 마을회관·경로당 등으로 미리 대피시키기로 했다.
경남도는 태풍 힌남노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2일 농업시설 긴급 현장점검을 했다. 경남도 제공
경남도는 태풍 힌남노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2일 농업시설 긴급 현장점검을 했다. 경남도 제공

한편 기상청은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6일 새벽이나 아침 경남 남해안으로 상륙해 영남권을 관통한 뒤 이날 밤 동해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측했다. 태풍이 경남에 상륙할 때 중심기압은 950h㎩, 최대풍속은 초속 43m에 이를 것이라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이는 역대 한반도 상륙 태풍 가운데 위력이 가장 컸던 1959년 사라, 2003년 매미보다도 강력한 수준이다. 지역에 따라선 순간최대풍속이 초속 50m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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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늑대의 시간

  • 기자명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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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03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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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0
 
 

[이상민의 경제기사비평]

▲ 사진=gettyimagesbank
▲ 사진=gettyimagesbank

개늑시라는 말이 있다. 개인지 늑대인지 분간이 안 가는 시간을 뜻한다고 한다. 아직 빛이 충분히 밝지 않아 어슴푸레할 때, 저 멀리 보이는 것이 개인지 늑대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늑대라면 도망가야 하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예산에도 개늑시가 있다. 바로 예산안 보도자료가 나오고 아직 예산안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다. 8월30일에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 편성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배포한다. 그리고 국회에 내년도 예산안을 제출하는 시기는 9월3일이다. 결국, 예산안을 보지 못하고 예산안 보도자료만 보고 기사를 써야 하는 것이 기자의 숙명이다. 정부는 어쩔 때는 내년도 예산안은 순하디순한 개라고 주장한다. 또는 무섭고 적극적인 늑대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그 둘을 구별하기는 어렵다. 정부 주장을 그냥 검증 없이 충실히 쓸 수밖에 없어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최소한 정부 주장의 근거가 맞는지는 검증해야 한다.

정부의 예산안 보도자료에 따르면 2023년 예산안은 “재정 기조를 전면 전환”하고 “주요세목 세입기반 확충”에 따라 총수입은 16.6% 증가했으며,”역대 최대 규모의 지출 재구조화” 등을 통해 국가채무 비율은 전년 대비 개선되었다고 한다. 이 주장이 맞는 말일까? 검증해 보도록 하자.

첫째, “재정기조를 전면 전환”의 의미는 지난 정부는 줄곧 확장재정을 펼쳤으나 이번 정부는 건전재정 기조로 전환한다는 의미다. 그 근거로 정부는 정부별 ‘총지출 증가율 평균’자료를 선보인다.

▲ 각 정부별 총지출 평균을 통해 작성한 보도자료
▲ 각 정부별 총지출 평균을 통해 작성한 보도자료
▲ 2010년 이후 연도별 총지출 증가율
▲ 2010년 이후 연도별 총지출 증가율

왜 구태여 ‘정부별 총지출 평균’이라는 복잡한 개념을 사용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평범하게 연도별 총지출 증가율을 보자. 내년도 예산안 5.2%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예외적인 높은 지출 증가를 제외하고는 예년 수준이다. 실제로 2010년부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까지의 총지출 증가율 산술평균값은 5.2%다. 특히, 16년 17년 낮은 증가율이 눈에 띈다. 그런데 17년 예산안이 발표될 때, 정부와 언론은 한 목소리로 역대 최대 ‘슈퍼 예산’이라고 주장했다.

▲ 정부 보도자료에 따라 2017년도의 ‘긴축예산’을 ‘슈퍼예산’이라고 표현한 언론들
▲ 정부 보도자료에 따라 2017년도의 ‘긴축예산’을 ‘슈퍼예산’이라고 표현한 언론들

즉, 2017년도 3.7% 증가한 예산안에 정부가 ‘슈퍼예산’이라는 서사를 보도자료에 넣으면, 언론은 이를 ‘슈퍼예산’이라고 표현한다. 마찬가지로 2023년 5.2% 증가한 예산안에 정부가 ‘긴축예산’이라는 서사를 보도자료에 넣으면 언론은 이를 ‘긴축예산’이라고 표현한다. 늑대가 개로 둔갑하는 순간이다. 추경호 부총리는 올해 추경보다 적은 예산안을 편성하는 것은 “13년만에 처음”이라고 표현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13년씩이나 갈 것도 없이 올해 문재인정부가 편성한 올해 예산안도 전년 추경보다 적다.

[관련기사 : [이상민의 경제기사비평] 내년 예산 13년 만에 감축 언론보도, 사실일까?]

둘째, ‘주요 세목의 세입 기반 확충’으로 내년도 세입이 증대한다고 한다. 그러나 올해 세제개편의 특징은 ‘엄청난 규모의 감세’다. 정부는 5년간 13조 원 줄어든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로 5년간 줄어드는 금액은 13조 원이 아니라 60조 원이다. 

[관련기사 : [이상민의 경제기사비평] 정부 세제개편안 발표, 세수 감소는 13조? 60조?]

특히, 정부는 세입예산안을 발표할 때는 항상 올해 추경예산 기준으로 내년도 세입 증가율을 계산해왔다. 세입예산은 세출예산과는 달리 자원의 배분(allocation)이 아니라 추정(estimation)이다. 추경을 통해 추정치가 변경되었으면, 변경된 수치를 기준으로 증가율을 계산하는 것이 맞다. 내년도 세입예산안을 실제 세입규모인 추경 규모가 아닌 정부가 과소 추계한 올해 본예산 기준으로 13%가 늘었다고 말하는 것은 정직하지 못하다. 내년도 세입이 본예산 대비 증가한 이유는 세입기반 확충이 아니라 올해 본예산을 실제와 다르게 과소추계했기 때문이다.

셋째, ‘역대 최대 규모의 지출 재구조화’를 한다고 한다. 이는 상당 부분 코로나19 일시적 지출을 줄인 측면이 크다. 특히, 융자사업을 이차보전으로 전환한 부분도 크다. 기재부가 집계하는 ‘총지출’기준은 융자사업 전액을 정부지출 규모에 포함시킨다. 이는 우리나라 기재부만 취하는 매우 독특한 방식이다. 즉, 정부가 1조를 빌려주고 약간의 이자까지 쳐서 1조를 돌려 받으면서 정부지출 규모가 1조 원 증대되었다고 통계에 포함시킨다. 이런 1조원의 융자사업을 이자만 지원하는 이차보전 사업으로 전환하면, 경제적 실질은 아무 변화 없이 정부 지출 규모 통계는 크게 줄어든다.

넷째, 이러한 재정 개혁 등을 통해 국가채무 비율은 전년도(올해) 보다 줄어든다고 한다. 그러나 이도 사실이 아니다. 올해 본예산 국가채무 비율은 GDP 대비 50%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2차 추경을 통해 총지출 규모를 무려 55조 원 증대했으나 국가 채무 비율은 오히려 49.7%로 낮아졌다. 이는 본예산 세수를 지나치게 과소추계했기 때문이다. 결국, 국가 채무 비율은 올해 2차 추경 49.7%보다 49.8%로 다소 높아진 것이 맞다.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8월2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상세브리핑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8월2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상세브리핑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부는 예산안 발표전에 예산안 보도자료를 통해 서사를 만든다. 예산안을 확인할 길이 없는 개늑시 동안에는 정부의 서사를 충실히 따르는 언론보도가 많다. 그러나 개는 개고 늑대는 늑대다. 예산안을 보지는 못했지만 정부의 설명의 빈틈을 정확히 찾아내는 언론 보도를 기대해 본다. 정부는 앞으로는 예산안과 예산안 보도자료를 동시에 발표하는 것이 어떨까 한다. 최소한 예산안 보도자료 제목을 ‘예산안’이라고 쓰지는 말자. ‘예산안 설명 보도자료’라고 정확히 쓰자. 물론 9월3일 두꺼운 예산안이 국회에 제출된다고 하더라도 그 두꺼운 예산안을 꼼꼼히 분석해보는 기자가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겠다.

 #개늑시 #개와늑대의시간 #정뷰예산안 #보도자료 #예산안보도자료 #예산 #정부예산 #재정 #재정기조 #슈퍼예산 #긴축예산 #문재인정부 #윤석열정부 #세금 #정부지출 #추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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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잡으면 경찰이 알아서 입건"... '김여사의 예언' 현실화

경찰, 더탐사·서울의소리·한겨레 등 잇따라 조사... "윗선 의지 반영됐을 것"

22.09.02 19:43l최종 업데이트 22.09.02 19:43l
 
 
큰사진보기지난 6월 16일 전두환씨 부인 이순자씨를 예방한 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서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  지난 6월 16일 전두환씨 부인 이순자씨를 예방한 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서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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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 언론사들은) 내가 청와대 가면 전부 다 감옥에 넣어버릴 거야."  

지난 대선 당시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가 공개한 김건희 여사와의 7시간 통화녹취록에 나오는 대목이다. 이 매체 이명수 기자와 통화가 이뤄진 2021년 당시, 김 여사는 윤석열 후보 당선을 가정해 비판적 보도를 한 언론사들에 대한 '조치'를 예고했다. 김 여사는 또 비판적 언론들을 거론하면서 "권력이라는 게 잡으면 우리가 안 시켜도 경찰들이 알아서 입건해요. 그게 무서운 거지"라는 말도 했다. 

이 같은 김 여사의 '예언'은 윤석열 대통령 임기 시작 100일이 넘어서면서 현실이 되고 있다. 최근 김건희 여사를 비판하는 보도를 한 언론에 대한 경찰의 전방위 수사가 시작된 것이다.

 

 경찰은 지난 8월부터 <시민언론 더탐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두 차례 진행했고, <서울의소리> 기자에 대한 소환 조사도 했다. 경찰은 <한겨레> 기자도 불러 조사할 예정인데, 언론사에 대한 경찰 수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는 것은 이례적이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1일 공직선거법 위반·명예훼손 등 혐의로 <시민언론 더탐사> 소속 강진구 기자와 최영민 PD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앞서 지난 8월 25일에도 경기 남양주 더탐사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해, 방송대본 등을 가져갔다. <시민언론 더탐사>는 <열린공감TV> 시절부터 김건희 여사의 사생활 의혹을 연이어 보도했던 언론사다. 앞서 국민의힘 법률지원단 등은 <더탐사>를 상대로 공직선거법 위반·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로 수차례 고발장을 제출했다.

경찰 압수수색이 재차 이뤄지자 <더탐사>는 지난 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외신 기자회견을 열었다. <더탐사>는 이 자리에서 "압수수색은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들에 비판적인 언론을 위축시키기 위한 폭력"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임기 시작 3개월여만에 역사의 시계를 30여 년이나 뒤로 돌려 놓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경찰의 압수수색은 다른 목적이 있는 것 같다, 김건희 의혹에 대한 제보자들을 찾아내어 이들을 탄압하려는 것으로 의심한다"며 "헌법 21조가 보장하는 언론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이 다소 긴급하게 이뤄졌음에도 <뉴욕타임즈>와 <아사히신문> 소속 기자들이 참석해 관심을 보였다.
  
대통령 공관 낙점 의혹 보도한 <한겨레> 기자도 소환 초읽기
 
큰사진보기 기자(오른쪽)가 지난 8월 4일 피고발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에 출두해 청사로 들어가는 모습." style="border: 0px; image-rendering: -webkit-optimize-contrast; display: block; text-align: center; max-width: 600px; width: 600px;">
▲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의 전화 통화를 녹음하고 방송에 제보했다가 고발당한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오른쪽)가 지난 8월 4일 피고발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에 출두해 청사로 들어가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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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7시간 녹취록을 보도한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에 대해선 지난 8월 초 소환 조사가 이뤄졌다.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김 여사와 50여 차례, 총 7시간43분 분량의 통화를 녹음한 뒤 김 여사 동의 없이 MBC에 제보한 혐의다. 보도 이후 국민의힘은 이 기자 등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했고, 이와 별도로 김 여사는 1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기자는 조사 직후 <오마이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한마디로 괴롭혀서 언론 보도를 막겠다는 거 아닌가"라며 "국민들이 바보도 아니고 자꾸 이런 식으로 하면 김 여사를 비롯해 정권의 불리한 점을 보호할 수 있을까"라고 반발했다.

김 여사를 비판하는 보도를 한 <한겨레> 기자에 대한 경찰 소환 조사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경찰이 조준한 것은 지난 4월 27일 <한겨레>가 보도한 "김건희 '여기가 마음에 들어'... 입장하듯 관저 결정?"이라는 제목의 기사다. 김 여사가 외교장관 공관을 방문했고, 대통령 관저를 결정하는 과정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내용을 담은 비판 기사였다.

그런데 이름을 알리지 않은 한 고발인이 최근 이 기사를 쓴 기자를 고발했다. 해당 기사로 인해 김 여사의 명예가 실추됐다는 이유에서였다. 언론사가 아닌 기자 개인에 대한 고발이라는 것도 특이한 지점이다. 경찰은 고발인의 신원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국민의힘 측 인사가 개입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한겨레> 기자는 오는 5일 오후 서울 마포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동시다발 수사, 경찰 아니라 윗선 의지 반영됐을 것" 
 
는 지난 1일 서울프레스센터에서 경찰 압수수색에 반발해 외신 기자 회견을 열였다." class="photo_boder" style="border: 1px solid rgb(153, 153, 153); image-rendering: -webkit-optimize-contrast; display: block; text-align: center; max-width: 600px; width: 600px;">
▲  <시민언론더탐사>는 지난 1일 서울프레스센터에서 경찰 압수수색에 반발해 외신 기자 회견을 열였다.
ⓒ 더탐사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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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동조합 한겨레지부는 지난 1일 성명을 내고 "공론장에서 폭넓게 논의돼야 할 문제를 보복성 형사고발로 대응한 것은,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다른 언론사의 권력 비판 보도에도 나쁜 영향을 미쳐 언론 자유 전반에 광범위한 위축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취재기자를 특정해 고발이 이뤄진 점도 기자 개인에 대한 괴롭히기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전대식 전국언론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은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경찰이 여러 언론사에 대해 이렇게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하는 것은 지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이렇게 수사를 하는 것은 경찰의 개별 의지가 아니라 윗선들의 의지가 반영됐을 것이고, 비판 언론에 대한 재갈 물리기가 본격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 부위원장은 또 "윤석열 정부 입장에선 대통령 지지율이 부진한 상황에서 관심을 돌리기 위한 방법으로 야당과 언론 공격을 택한 것 같다"며 "마구잡이식 경찰 수사는 언론 자율성을 침해하는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에, 이는 여러 언론 단체들과 긴밀하게 협조해 대응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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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정 의혹’ 경찰국장은 정의에 대한 조롱”

용산역 시민문화제...‘김순호 사퇴 100만 서명운동’ 선포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2.09.03 00:22
  •  
  •  수정 2022.09.03 06:55
  •  
  •  댓글 0
 
노래패 꽃다지가 '새'를 불렀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노래패 꽃다지가 '새'를 불렀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저 청한 하늘 저 흰구름 왜 나를 울리나
밤새워 물어뜯어도 닿지 않는 마지막 살의 그리움
피만 흐르네 더운 여름날 썩은 피만 흐르네
함께 답세라 아 끝없는 새하얀 사슬소리여” 

2일 저녁 서울 용산역 광장에 꽃다지의 노래가 울려 퍼졌다. 1970년대와 80년대 대학가, 노동현장에서 싸우다가 감옥에 갇힌 이들의 심정을 담은 「새」였다.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한 중장년들이 깊은 생각에 잠긴 채 공연을 지켜봤다.

이들을 광장으로 다시 부른 건 강제징집, 보안사 녹화공작, 밀정(‘프락치’), 행정안전부 경찰국으로 부활한 ‘치안본부’ 등이다. 이 모두를 관통하는 이름이 “김순호”다. 「밀정 김순호 사퇴 및 경찰국 해체를 위한 시민문화제」가 열린 까닭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조영선 회장은 “김순호가 퇴진해야 하는 이유는 가장 먼저 경찰국 설치 자체가 치안본부의 부활로서 87년 헌법 체계를 부인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더더욱 밀정 의혹을 가진 경찰국장 임명은 가치의 전도이며, 부정의의 득세이며, 정의에 대한 조롱이다. 그의 행적이 상식에 반하기 때문이다. 80년 녹화사업, 그리고 선도공작의 희생자들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자신의 진실을 밝히고 사과를 해도 부족할 텐데 이렇게 경찰국장이라는 자리를 꿰차고 우리를 조롱하고 있다.”

"김순호 OUT", "경찰국 해체".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김순호 OUT", "경찰국 해체".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추모연대 장현일 의장은 김순호 때문에 20대 초반으로 돌아갔다고 토로했다. 

“제가 22사단에 갔을 때 강제징집된 김두황 열사가 돌아가셨는데 사단보충대에 대기 중이던 저에게 누가 와서 ‘너도 데모하다 온 모양인데 조심해라’고 했다. 당시 이름을 몰랐고 전방에서 한분이 돌아가셨다는 얘기 듣고 너무 충격 받고 겁도 나서 밤에 잠을 못 이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장 의장은 “김순호가 녹화공작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데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김두황 열사뿐 아니라 80년대 녹화공작으로, 양심을 지키다 동지를 팔 수 없었기 때문에 군대에서 돌아가신 열사만 9명”이라며, 그들 이름을 불렀다.

안재환 '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사건 관련자 모임' 회장.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안재환 '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사건 관련자 모임' 회장.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사건 관련자 모임’ 안재환 회장은 갑자기 사라진 김순호를 찾으러 갔더니 자기 누나 집에 있었다고 회고했다. “부천 지역 조직책임자가 (회원들이) 연행, 구속되는 상황에서 누나 집에 있었다. 밀고한 증거들이 아니겠는가.”

그는 “김순호는 최동 동지의 묘소에 가서 무릎 끓고, 동숭동 어머니한테 사죄드려도 시원치 않을텐데, 진실화해위에 가서 (피해자라고) 얘기를 했다. 참으로 더러운 인간”이라며, “김순호 버티지 말고 빨리 옷 벗고 나가라”고 요구했다.

최동 열사의 동생 최숙희 씨는 ‘김순호에게 붙이는 편지’를 통해 “당신의 부끄러운 업적이 10년 간 청춘을 함께 했던 오빠를 죽음으로 몰아갔는데 정말 그렇게 당당한가”, “꼭꼭 숨겨두었던 잘못을 진정으로 인정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다그쳤다.

이지상 씨는 '그 쇳물 쓰지 마라' 등을 불렀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이지상 씨는 '그 쇳물 쓰지 마라' 등을 불렀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다온무용단 김은정 단장이 최동 열사의 삶을 형상화한 창작무 「생명으로 가는 길」을 선보였다. 가수 이지상 씨는 「그 쇳물 쓰지 마라」 등을 불렀다.

강제징집녹화·선도공작진실규명추진위 박제호 대표는 “우리는 학생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전두환 군사독재 정권에 의해 군에 불법 격리, 구금되어 프락치 활동을 강요받은 사람들”이라며, 현재까지 밝혀진 피해자가 3천명이 넘는다고 알렸다.

녹화공작 피해자였다가 밀정이 됐다는 의심을 받는 자를 초대 경찰국장으로 임명한 윤석열 정부를 비난하면서 “김순호 사퇴를 반드시 관철시켜서 공안통치와 공작정치의 부활을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김두황열사추모사업회 양창욱 회장은 “1980년부터 1985년까지 3,085명이 녹화선도공작으로 강제징집되고 프락치 공작을 받았지만 99%의 동지들은 모두 현장이나 학교로, 민주화운동 현장으로 다시 돌아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순호 같은 1% 그자들만이 곳곳에서 지금도 밀정 노릇을 하고 있다. 여러분 알고 계신가. 김순호가 프락치 공작을 주저없이 하고 친구를 배신하고 팔아먹을 때 내 친구 김두황은 스물세살 어린 나이에 죽임을 당했다. ‘탁하고 치니 (박종철 열사가) 억하고 죽었다’고 조작한 홍승상을 존경한다는 김순호를 도저히 저는 용서할 수 없다.”

성균관대 재학 중인 이성록, 장한솔 씨가 '100만인 서명운동 선언'을 낭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성균관대 재학 중인 이성록, 장한솔 씨가 '100만인 서명운동 선언'을 낭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김순호와 훈련소 동기”라는 윤병기 ‘28사단 강제징집자 모임’ 대표는 “김순호 경찰국장은 과거 행적에 대해 소명하고 경찰국장직에 사퇴로 답하라”, “윤석열 정부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위법한 경찰국 설치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나아가 “윤석열 정부는 과거 보안사령부가 자행한 녹화사업에 대해 국가차원에서 공식적인 사죄와 함께 반인권적인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조치하라”고 촉구했다. 

청년 율동패가 「바위처럼」, 「주문」 노래에 맞춰 활기찬 몸짓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성균관대에 재학 중인 장한솔, 이성록 씨가 「100만인 서명운동 선언」을 낭독했다. “오늘 우리의 문화제는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밀정 김순호 사퇴를 위한, 반민주적인 경찰국 해체를 위한 우리의 외침을 계속해서 퍼져나갈 것”이라고 했다. 

시민문화제는 성균관대민주동문회 오가태 사무국장의 사회 아래 오후 6시 45분부터 2시간 동안 열렸다. 성균관대민주동우회, 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사건관련자모임, 강제징집녹화·선도공작진실규명추진위원회, 추모연대, 서울지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 김순호파면·경찰국철회·녹화공작진상규명국민행동준비모임이 주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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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뇌관’ 김건희 여사…관저공사·장신구·취임식 초청, 송곳검증

등록 :2022-09-02 05:00수정 :2022-09-02 09:52

 
 
코바나 관련 업체 관저공사 수주·취임식 초청명단
나토때 착용 수천만원 장신구 대여 등 의혹 커져
민주당, 국감서 송곳검증 별러…집무실 이전비용도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8월29일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310기 졸업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8월29일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310기 졸업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대통령실 이전 비용과 관저 리모델링, 김건희 여사 장신구 논란, 취임식 초청자 명단 등을 두고 대통령실이 깔끔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면서 의혹을 키우고 있다. 국정조사 요구서도 제출해놓은 더불어민주당은 10월 시작될 국정감사를 통해 송곳검증을 준비하고 있다. 민주당은 정권 초부터 김 여사와 관련해 불거진 의혹들이 폭발력 있는 스캔들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화력을 쏟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일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나랏돈이 추가 투입됐다는 지적과 관련해 “부처 자체 필요에 따라 추진된 것이고, 직접 비용이 아닌 예산 집행 과정에서 부수되는 부대 비용”이라고 말했다. 한병도 민주당 의원이 ‘애초 책정된 집무실 이전 비용 496억원에 더해 국방부와 행정안전부, 경찰청 3곳에서 306억9500만원의 예산이 추가로 전용됐다’고 지적한 데 대한 해명이다. 대통령실 용산 이전에 따라 국방부 시설 통합 재배치, 경비단 이전, 경호부대 이전 관련 공사 등 연쇄 비용이 발생했지만 “부처별로 자체 판단에 따른 것”으로 “이전에 직접적으로 사용된 비용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리고, 다음 세대에게 전해드리는 그 비용을 대통령실 이전 비용이라고 할 수 있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만다린 오리엔탈 리츠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간담회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2022.6.30 마드리드/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만다린 오리엔탈 리츠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간담회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2022.6.30 마드리드/연합뉴스

김건희 여사가 코바나컨텐츠 대표를 맡았던 시기 인연을 맺은 업체가 서울 한남동 대통령 공관 리모델링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따낸 사실과 관련해서도 대통령실은 이렇다 할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업체 대표가 ‘여사 추천’으로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된 경위를 두고도 대통령실은 묵묵부답이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어 “대통령실이 496억원에 더해 최소 306억원을 더 썼다는데 누구도 국민께 ‘혈세 낭비의 진실’을 설명한 사람은 없고, 더욱이 집무실과 관저 공사에 김건희 여사와 연관된 업체들이 특혜성 수의계약을 얻어냈다”며 “그런데도 대통령실은 수의계약 문제에 대해서 이실직고하지 않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으니 부끄러운 줄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김 여사가 나토 정상회의 때 선보인 장신구 출처를 놓고도 의혹이 커지고 있다. 앞서 김의겸 민주당 의원이 ‘김 여사가 착용하고 있던 목걸이(6천만원), 팔찌(1500만원), 브로치(2600만원)를 재산신고에서 누락했다’고 문제제기를 하자 대통령실은 “장신구 3점 중 2점은 지인에게 빌리고, 1점은 소상공인에게 구입한 것으로 재산 신고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고가의 장신구 대여는 대가성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해 ‘가짜 수산업자 사건’ 때 박영수 특검이 외제차를 며칠 빌려 탔다가 특검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고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장신구 사용) 대가성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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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많이 한 어머니를 욕하는 경우도 있나?”

  • 기자명 강호석 기자
  •  
  •  승인 2022.09.01 17:22
  •  
  •  댓글 0
 
 
 

[인터뷰]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사진: 백은지 기자
사진: 백은지 기자

‘임금과 성적 빼곤 다 올랐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큼 고물가는 이제 일상이 되었다. 하지만 유독 쌀값만은 예외다. 쌀값은 전년 동기 대비 23.6%가 하락했다.

3년 연속 풍작에 따른 쌀 비축량 증가가 원인이라는 정부 발표가 나온다. 과연 쌀 풍년이 원인일까?

고물가 시대, 쌀값까지 오르면 서민들 먹고살기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

식량자급률 60%를 약속한 윤석열 정부는 지금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을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을 안고 전농을 찾았다. 하원오 의장의 구수한 미소가 사무실을 가득 채웠다.

최근 발표된 농업관련 자료는 ‘MMA’, ‘TRQ’, ‘RPC’, ‘시장격리’ 등 어려운 용어들이 많아 긴장을 놓칠 수 없었다. 이런 기자의 마음을 읽은 것일까. 하 의장은 동네 사람들끼리 나누는 대화처럼 쉬운 말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사진: 백은지 기자
사진: 백은지 기자

 

밥이 남게 쌀을 안쳤다고 어머니를 욕하는 경우도 있나?

농사를 잘 지어 풍년을 맞았으면 농민에게 박수를 보내도 시원찮을 판에 이 무슨…

쌀값 폭락의 원인을 묻는 질문에 하 의장은 대뜸 이렇게 역질문을 해왔다.

“풍년 농사를 지었으면 정부가 농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해도 모자랄 판에 쌀값이 물가 인상의 주범인 것처럼 몰아세우는 게 말이 되냐?”며 농민을 밥 짓는 어머니에 비유했다.

쌀값이 폭락한 사연은 이렇다.

고물가가 계속되자 정부는 주곡인 쌀값이라도 잡기 위해 40만 톤을 수입하고, 공공비축미를 대거 방출했다. 그러나 쌀 수요가 준 데다 2021년 풍작으로 쌀은 공급과잉이 되었다. 여기에 2022년까지 풍작이 예상되면서 쌀값 하락세를 부추겼다.

쌀값은 공급이 많은 추수철 10월이 가장 싸다. 쌀 수요자 입장에선 몇 달만 기다리면 값싼 햅쌀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지금 쌀을 살 이유가 없다. 이 때문에 지금 쌀값은 작년 추수기보다 22.8%가 하락한 실정이다. 이마저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정부는 뒤늦게 시장격리(쌀을 시장에 내놓지 않아 공급량을 조절하는 것)를 실시했지만 이미 쌀값은 폭락할 대로 폭락한 상태라 효과는커녕 최저가 역공매로 인해 가격 하락만 부추겼다.

결국 양곡관리법에 따라 쌀값을 직접 관리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쌀값 폭락의 주범이 되고 만 것.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지금이라도 정부 양곡창고에 쌀 비축분을 6개월 치로 늘이면 문제는 간단히 해결된다. 현재 14만 톤 수준의 비축분을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권고량 80만 톤에 맞추면 물가 걱정 없이 쌀값 폭락을 막을 수 있다.

 

커피 소비량이 쌀 소비량을 앞섰다. 커피 한잔 원두 가격 500원, 밥 한 공기 쌀값 230원.

쌀값이 물가 인상 원인이라는 건 거짓 정보

‘농민의 주장대로 쌀값을 올리면 자칫 물가 인상을 부추기지나 않을까?’라는 우려를 조심스럽게 건넸다. 하 의장은 서글픈 웃음을 지었다.

“요즘 사람들 하루 세끼를 다 합쳐도 겨우 밥 한 공기가 고작이다. 커피는 최소 2잔을 마신다. 원두 소비량이 쌀 소비량을 앞질렀다. 쌀 한 공기 값을 현 230원에서 300원으로 올린다고 물가가 뛰면 얼마나 뛰겠는가. 차라리 커피값을 통제하는 편이 낫다.”

하 의장은 영농비 폭등에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는 윤석열 정부를 힐난했다.

실제 비룟값은 지난해보다 150% 올랐고, 인건비는 70%, 영농자재비 38%, 사룟값은 30%가 올랐다.

농가도 고물가와 공급망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오히려 비룟값 지원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영농기계 면세유 지원까지 줄였다. 여기에 쌀값까지 폭락했으니, 농민들이 논농사 대신 아스팔트농사를 선택할 수밖에. 최근 농민들이 농번기에도 불구하고 연일 대규모 상경투쟁을 벌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진: 백은지 기자
사진: 백은지 기자

 

윤석열, 5천만의 압박보단 200만 농민 목소리에 귀 닫는 편이 낫다고 생각할 것

하 의장은 “윤석열 정부가 쌀값 폭락을 막을 ‘대책’이 없는 것이 아니라 ‘의지’가 없는 것”이라며 농민 목소리에 귀를 막고 요리조리 상황만 모면하려는 정부의 농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시절 2%대로 추락한 농정예산 비중을 반등하고, 식량자급율도 60%까지 올리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물가 폭등을 쌀값 때문이라며 농민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비룟값 지원마저 삭감하는 것을 보면 윤석열 정부는 약속을 지킬 의지가 전혀 없다.”

하 의장은 “세계적인 기후위기, 공급망 위기, 경제위기가 계속되면서 장차 우리나라도 식량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면서, 대비책 마련을 주문했다.

실제 세계 7대 곡물수입국인 한국의 곡물자급률(2020년 기준)은 20.2%, 식량자급률은 45.8%로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특히 주식인 쌀을 제외하면 그 다음으로 소비가 많은 밀은 0.5%, 옥수수 0.7%, 콩 7.5%에 그친다.

하반기 투쟁계획에 대해 하 의장은 “쌀값 투쟁이 전부는 아니지만, 쌀은 농업의 기준”이라며, “이길 때까지 싸우는 것이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호석 기자 sonkang11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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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소환 통보에 “이재명 리스크” vs “정치보복” 갑론을박

  • 기자명 정민경 기자 
  •  
  •  입력 2022.09.02 07:57
  •  
  •  댓글 0
 
 

[아침신문 솎아보기] 정기국회 첫날 검찰 소환 통보받은 이재명 대표
서울·세계·조선 “이재명 리스크” 강조, 한겨레 “정치보복성”
정기국회 개회됐지만 정쟁 신호탄 울리면서 우려 커져

검찰이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했다. 대장동 및 백현동 특혜 의혹과 관련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국민의힘이 고발한 건이다. 이날은 정기국회가 시작된 날이고, 통상 선거가 끝나면 선거 당시의 상대방 발언을 문제 삼으며 취한 고소고발을 취하하는데 그렇지 않았기에 민주당은 이를 ‘정치보복’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2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의 머릿기사는 대부분 해당 이슈였다. 동아일보를 제외하고 8개 종합 일간지가 검찰이 이재명 대표를 소환했고 민주당이 반발했다는 제목을 사용했다.

사설은 논조가 나뉘었다.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는 이 대표의 소환이 당연하며 민주당의 반발이 맞지 않다는 논조였다. 반면 한겨레는 정기국회 첫날 야당 대표를 소환한 것은 순수한 의도가 아니라며 정치 반발이라는 논조로 사설을 썼다.

정기국회 첫날 본회의에서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을 덜어주는 관련 법안을 처리할 계획이었으나 종부세 부과 기준인 특별공제액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합의하지 못했다. 우선 일시적 2주택자와 고령자, 장기보유 주택자에 대해 종부세 부과를 제외하거나 연기하는 개정안 처리에만 합의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주요 입법과제를 공개했다.

정기국회 첫날부터 처리할 법안은 많았지만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이재명 대표 소환 이슈로 인해 이번 국회가 정쟁이될 것이라는 우려의 사설이 나왔다.

▲2일 주요종합일간지 1면 모음.
▲2일 주요종합일간지 1면 모음.

다음은 2일 주요 종합 일간지 1면 머릿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검, 이재명에 ‘6일 출석’ 통보 민주당 ‘정치보복’ 강력 반발”
국민일보 “檢, 이재명 소환 통보 李측 ‘전쟁이다’ 반발”
동아일보 “무역적자 66년만에 최악 환율은 13년만에 최고점”
서울신문 “檢, 이재명 소환 통보…민주 ‘전쟁’”
세계일보 “檢, 이재명 대표에 소환 통보…정국 급랭”
조선일보 “이재명 6일 소환…측근 ‘전쟁입니다’”
중앙일보 “검찰, 이재명 소환 통보…정국 태풍 속으로”
한겨레 “검찰, 이재명 대표 소환…민주당 ‘전쟁’”
한국일보 “검찰, 이재명 소환 통보…야당 ‘전쟁’ 반발”

▲2일 조선일보 1면.
▲2일 조선일보 1면.

정기국회 첫날 검찰 소환 통보받은 이재명 대표

검찰이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 대표가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해 10월 경기도 국감에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특혜와 관련해 한 발언 때문이다.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대표는 “국토교통부가 협박해서 용도변경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는데 국민의힘은 이를 허위사실 공표라고 고발했다. 또한 이 대표는 대선 당시 인터뷰에서도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몰랐다고 했는데, 이것 역시 허위 발언 혐의로 고발됐다. 경찰이 최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이 대표를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이 이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한 것이다.

이날 주요 종합일간지의 1면 기사와 정치 주요 기사는 해당 이슈로 채워졌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이상현)와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 유민종)는 이 대표 측에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이달 6일 오전 10시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검찰은 서울중앙지검에서 이 대표를 조사할 예정이며, 성남지청 검사가 합류해 함께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세계·조선 “이재명 리스크” 강조, 한겨레 “정치보복성”

이날 언론의 사설은 이미 ‘이재명 리스크’가 있었기에 민주당의 반발은 적절치 않다는 논조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기국회 첫날 소환은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논조로 나뉘었다.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는 ‘이재명 리스크’를 강조했고 한겨레는 ‘정치보복’의 의도가 있는 것처럼 읽힐 수 있다는 사설을 썼다.

▲2일 서울신문 사설.
▲2일 서울신문 사설.

서울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사실 ‘이재명 사법 리스크’는 이미 지난해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이 불거졌을 때부터 이어져 온 사안”이라며 “지난달 민주당 대표 경선에서 가장 쟁점이 됐던 것도 이재명 리스크였고, 이런 이유로 당대표가 기소되더라도 당직을 유지할 길을 열어 놓으려 당헌까지 개정한 게 민주당이다. 이 대표 소환조사가 민주당으로서도 새삼스러울 게 아닌 일인 것”이라고 썼다.

이어 서울신문 사설은 “원내 1당의 야당 대표로 국민 앞에 당당하기 위해서라도 관련 사건 수사에 성실히 임해 의혹을 털어내고 상응한 사법적 판단을 받으면 그만일 일”이라며 “정치 탄압이니 보복이니 하는 프레임으로 민생을 볼모 삼아 대여 투쟁에 나설 일이 아닌 것”이라 전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강조해 온 민주당이 정작 이 대표에 대한 수사 앞에서 정치 논리를 들이대는 것은 그 자체로 모순”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민생과 국회가 여야 정쟁에 희생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정부와 여당도 정국 파행을 막기 위한 대화 노력을 배가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2일 세계일보 사설.
▲2일 세계일보 사설.

세계일보 역시 서울신문의 논조와 비슷했다. 세계일보 사설은 “민주당은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다”며 “민주당은 대선에서 패배한 이 의원에게 국회의원 배지도 모자라 대표 타이틀까지 달아주고, ‘기소 시 당직자 직무정지’ 조항이 담긴 당헌·당규까지 개정하는 등 3중의 방탄복을 입혔다. 민주당은 진실 규명을 위한 수사를 정쟁화하지 말고 차분히 지켜봐야 할 때”라고 전했다.

조선일보도 이 대표를 비판하는 사설을 썼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이 대표 측이 ‘검수완박’ 법안을 밀어붙이고 대선 패배 두 달 만에 국회의원에 출마한 것과 다시 두 달 만에 대표직에 오른 것, 검찰 기소 시에도 대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당헌 개정까지 한 것 모두가 검찰 수사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며 “이 대표는 다음 대선에 다시 출마할 것이라고 한다. 자신을 둘러싼 모든 문제를 이런 식으로 덮을 수 없고 설사 덮는다 해도 대선에서 국민의 신임을 받기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2일 조선일보 사설.
▲2일 조선일보 사설.

한겨레 사설 “국회 첫날 야당 대표 소환 이례적, 정치보복성”

반면 한겨레는 검찰의 소환이 순수하지 않다며 민주당의 반발이 당연하다고 사설을 썼다. 한겨레는 이날 사설에서 “공소시효가 임박했기 때문이라지만 정기국회 첫날, 취임 나흘 된 제1야당 대표에게 전격 소환을 통보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국 급랭은 불 보듯 뻔하다”면서 “야당 대표의 소환이란 사안을 담당 검사만의 순수한 판단으로 이뤄졌다고 보긴 어렵다. 민주당이 ‘전쟁’이라며 당 차원에서 강력히 반발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썼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제기된 사건 수사는 누구에게나 공명정대하고 엄정해야 하지만 사안과 경중, 내용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는다면 정치보복성 수사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며 “이 대표 역시 정치적 보복 논란과 별개로 제기된 의혹에 성실히 해명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2일 한겨레 사설.
▲2일 한겨레 사설.

국민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지난 대선과 관련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공소시효는 9월 9일이다. 수사를 마무리해야 하는 검찰이 이 대표에게 소환 통보한 것을 잘못이라고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다만 정기국회가 시작된 첫날 이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한 게 적절했는지는 의문”이라고 썼다.

그 이유로 “혐의가 적용된 이 대표의 발언 내용도 대부분 대선 과정에서 정치적 공방을 주고받다가 나온 것들”이라며 “통상 선거가 끝나면 여야는 상대방의 발언을 문제 삼았던 고소·고발을 취하한다. 이번에는 그런 관행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국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민생에 올인해야 할 정기국회 기간 여야는 '사정정국 블랙홀'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대표는 정정당당하게 소환에 응해 의혹을 명백히 소명하면 된다.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로 법 적용에 누구도 예외나 특혜가 주어질 수 없다”면서도 “대통령 지지율이 미미하고 여당이 내홍에 휩싸인 지금 국면전환용이란 의심을 받아서도 곤란하다. 제1야당 대표를 포토라인에 세워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주장이 터무니없다고만 할 수 없다. 보복수사라는 정치적 시비에 휘말리지 않도록 사정당국의 공정하고 절제된 공권력 집행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2일 한국일보 사설.
▲2일 한국일보 사설.

정기국회 개회됐지만 정쟁 신호탄 울리면서 우려 커져

윤석열 정부 첫 정기국회가 1일 개회됐다.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14~15일 진행되고 대정부질문은 19~22일에 시작된다. 10월4일부터 3주간 국정감사가 진행된다. 서민주거 안정과 출산 돌봄 지원, 수해 복구 등 민생 법안이 논의되고 각 당의 입법 과제도 밝혀졌다. 여야는 일시적 2주택자와 고령자 등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를 완화하는 법안 처리에 합의했다. 하지만 종부세 과세기준 완화에 대해선 이견 절충에는 실패했다.

어느 때보다 처리해야 할 법안들이 많아보이는 정기 국회, 언론은 첫날부터 정쟁으로 치달을 수 있는 가능성을 우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일 국민일보 6면.
▲2일 국민일보 6면.

경향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민주당이 진상규명을 벼르는 대통령실 사적채용·관저공사 특혜·김건희 여사 의혹, 검경의 전방위적인 이재명 대표 수사도 정쟁으로 치닫는 뇌관이 될 수 있다”며 “선을 넘지 않는 절제와 국민 눈을 무서워하는 경각심이 필요하다. 민생 앞에 세 번 더 생각하고 행동하는 여야가 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국민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이재명 대표 소환으로 인해 “모처럼 조성됐던 여야의 협치 움직임도 사라지게 생겼다”며 “검찰의 이 대표 소환 통보로 국회에는 협치가 사라지고 정쟁만 남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 이 대표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수사 대상이 10여건에 달한다. 어떤 식으로든 의혹과 불법은 밝혀져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수사가 이 대표를 겨냥한 정치 보복이나 사정 정국 조성용이어서는 곤란하다”고 전했다.

▲2일 동아일보 사설.
▲2일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정기국회를 이끌어갈 여야 지도부는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국민의힘에서 조만간 새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하면 정기국회 중에 원내지도부가 바뀌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이 대표는 백현동,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검찰로부터 6일 출석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민주당은 ‘정치 보복’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어 국회 파행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어떠한 당파적 이익도 국익과 민생이 걸린 현안보다 앞설 순 없다. 정기국회를 정쟁의 장으로만 삼는 구태가 되풀이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선일보는 이날 민주당이 발표한 22대 민생 입법과제를 비판하는 사설을 썼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민주당의 22대 민생 입법과제 중 14개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선 공약인데, 반(反)시장적이며 현금 퍼주기식 포퓰리즘 성격”이라며 “이들 법안들은 정부의 시장가격 개입, 경쟁 제한, 노조 편향 내용이 대부분”이라고 비판했다.

조선일보 사설은 “화물차 안전 운임 일몰제 폐지법, 금리 폭리 방지법, 쌀값 정상화법, 납품단가 연동법 등은 수요·공급, 사적 계약에 따라 결정되는 시장 가격에 정부가 개입해 시장 질서를 왜곡할 가능성이 크다”며 “법 이름은 그럴 듯하지만 결국 모두가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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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이 국민의 생명과 한반도 평화를 지키는 유일한 길”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2/09/0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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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는 1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미대사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쟁광 윤석열 퇴진 ▲한미연합훈련 영구 중단 ▲한·미·일 삼각동맹 반대를 주장했다.  © 김영란 기자

 

“갈수록 고조되는 위기 속에 민심은 평화 실현, 윤석열 퇴진으로 모이고 있다. 우리 촛불 국민은 이 힘을 더 크게 모아내 반드시 윤석열을 퇴진시키고 평화와 통일의 눈부신 새날을 안아오고야 말 것이다.”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아래 민족위)가 1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미대사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처럼 주장했다.

 

민족위는 기자회견에서 지난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진행한 ‘전쟁반대 평화선언’에 1,000여 명의 시민과 48개의 단체가 참여했으며, ‘퇴진이 평화다’라는 현수막 100여 장을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수원 등에 걸었다고 밝혔다. 

 

▲ "윤석열 퇴진이 평화다" 구호를 외치는 참가자들.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안성현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은 “한미연합훈련으로 한반도에서 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고, 한미연합훈련으로 우리의 평화와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라면서 “오늘(9월 1일)로 대규모 군사훈련은 끝난다. 하지만 앞으로도 한미의 군사훈련은 계속될 것이기에 한반도의 전쟁 위기가 계속 높아질 것이다. 청년학생들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위해서 한미연합훈련 반대, 미국 반대의 목소리 끝까지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선 국민주권연대 회원은 “하와이에서 9월 1일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가 열린다. 여기에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참여하는데 한·미·일 삼각동맹이 본격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삼각동맹을 강화하면 한반도에 다시 일본의 자위대가 들어올 수 있다. 이미 지난 7월에 평택 미군기지에서 한·미·일 초급장교 모임이 진행됐다”라면서 “한·미·일 삼각동맹이 강화되면 전쟁 위기가 더욱 고조되면서 한반도는 위험해질 것이다. 한·미·일 삼각동맹 완성을 막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권오혁 촛불전진 정책위원장은 “평화적 통일은 헌법에 명시돼 있다. 헌법은 보수 정권이든 진보 정권이든 지켜야 한다. 그런데 윤석열 정권의 행보는 무엇인가. 선제타격을 외치면서 헌법을 파괴하는 행보를 하고 있다”라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대규모의 한미연합훈련을 하고,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일본과 손잡겠다고 하는 것 아닌가. 이런 윤석열 정권이 한시라도 더 있다면 한반도의 평화가 깨지며 헌법이 파괴된다. 윤석열 정권을 퇴진시키는 것이 헌법을 지키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 평화를 지키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민족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전쟁광 윤석열 퇴진 ▲한미연합훈련 영구 중단 ▲한·미·일 삼각동맹 반대를 주장했다.

 

▲ 상징의식을 하는 참가자.  © 김영란 기자

 

▲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실현하자는 의미의 상징의식.  © 김영란 기자

 

아래는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기자회견문] 반드시 우리의 힘으로 한미훈련 중단시키고 평화를 실현할 것이다

 

윤석열은 후보 시절부터 무조건 대미 추종, 노골적인 친일 행태와 함께 막가파식 대북 강경 행보를 보였다. 윤석열은 당선 이후 많은 이의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일과 손잡고 기어이 전쟁 훈련을 벌였고, 그로 인해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는 전쟁 위기가 고조되었다.

 

윤석열 집권 이후 한국군이 미국, 일본 등 다른 나라 군대와 함께 벌인 군사훈련은 무려 20여 회에 달한다. 그리고 훈련을 벌이지 않은 날보다 훈련을 벌인 날이 훨씬 많다. 훈련들은 육·해·공군, 해병대 등 모든 군종, 병종을 총동원해 진행되었으며, 또 참수 작전이나 상륙 훈련과 같은 온갖 침략적이고 도발적인 내용으로 채워졌다. 

 

한미는 8월 22일부터 마침내 실 기동 훈련까지 포함한 대규모 후반기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마저 벌여놓았다. 지난 8월 29일부터 펼쳐진 2부 ‘반격’ 훈련은 그동안 한미훈련을 벌이며 뱉어놓은 ‘방어적’이라는 말이 변명에 지나지 않음을 실토하는 것이다. 

 

이런 윤석열과 미일 전쟁 세력의 전쟁 위기 고조 움직임에 대응해 우리는 전쟁 반대 평화선언, 매일 평화 행동, ‘퇴진이 평화다’ 현수막 행동 등 평화를 지키기 위해 목소리 내고 행동했다. 천여 명의 시민이 평화선언에 동참했고, 전국 곳곳에 ‘퇴진이 평화다’ 현수막이 걸렸다.

 

오늘 ‘을지 자유의 방패’ 훈련이 끝난다. 하지만 앞으로도 한미훈련은 계속될 것이고 이와 함께 위기 또한 계속될 것이다. 계속되는 한미훈련과 함께 찾아올 더 큰 위기에 평화를 사랑하는 우리 국민은 우려가 크다. 대북 전단 살포도 지속해서 평화를 위협하는 중요한 문제로 나서고 있다. 

 

북한을 자극하는 이러한 대북 적대시 행위들은 한반도 평화를 심각하게 위협한다. 북한은 적대시의 대상이 아니라 대화와 협력의 상대방이며 함께 평화와 통일의 길로 나아가야 할 동반자이다.

 

갈수록 고조되는 위기 속에 민심은 평화 실현, 윤석열 퇴진으로 모이고 있다. 우리 촛불 국민은 이 힘을 더 크게 모아내 반드시 윤석열을 퇴진시키고 평화와 통일의 눈부신 새날을 안아오고야 말 것이다. 

 

전쟁광 윤석열은 퇴진하라!

전쟁을 부르는 한미훈련 영구 중단하라!

전쟁 위기 고조시키는 한·미·일 삼각동맹 반대한다!

 

2022년 9월 1일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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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간, 간토 조선인 대학살 99주기 日추도모임 첫 참석

총련, "간토학살은 인류사상 최악의 제노사이드 범죄"

  • 기자명 도쿄=이승현 기자 
  •  
  •  입력 2022.09.01 18:56
  •  
  •  수정 2022.09.01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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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토대지진 조선인학살 희생자들을 기리는 99주기 추도모임이 1일 오후 일본 도쿄 요코아미초 공원 추모비 앞에서 한국 민간단체 대표들이 참가한 가운데  거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간토대지진 조선인학살 희생자들을 기리는 99주기 추도모임이 1일 오후 일본 도쿄 요코아미초 공원 추모비 앞에서 한국 민간단체 대표들이 참가한 가운데  거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99년전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도모임이 1일 오후 일본 도쿄 요코아미초 공원 추모비 앞에서 거행됐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동경도본부와 동경 조선인강제연행진상조사단이 주최한 이번 '간또대진재 조선인학살 99돌 도쿄동포추도모임'에는 그동안 발길이 닿지 않았던 한국에서 민간 대표단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간토대지진 조선인학살 100주기를 앞두고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이종걸 대표상임의장과 대표단, 그리고 지난 7월 12일 서울에서 발족한 간토학살 100주기 추도사업 추진위원회'를 대표해 한국진보연대 한충목 상임공동대표와 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지키는 시민모임 손미희 대표 등이 일본 현지 추모행사에 처음으로 참석했다.

조성택 총련 도쿄도본부 권리복지부장의 사회로 약 한시간동안 진행된 추모모임에는 남승우 총련 부의장이 단체를 대표해 참석했으며, 고덕우 총련 도쿄도본부 위원장, 니시자와 준(西澤 淸) 도쿄진상조사단 일본측 대표, 고노 다츠오(河野 達男) 일조우호촉진동경의원연합회 공동대표, 후지모토 야스나리(藤本 泰成) 포럼 평화·인권·환경 공동대표 등이 추도사를 했다.

고덕우 총련 도쿄도본부 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고덕우 총련 도쿄도본부 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고덕우 위원장은 추도사에서 '일제의 간또대진재 조선인 학살사건은 국제법이 엄금하고 있는 집단학살, 제노사이드'이며, '조선민족 배타에 기반한 인류사상 최악의 범죄'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사건에 책임이 있는 일본 당국은 그때로부터 거의 100년이 지나는 지금까지도 억울하게 학살당한 조선인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게 사죄와 보상을 하는 대신 엄연한 역사적 사실마저 은폐하고 외면하며, 왜곡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간또대진재 학살만행을 스스로 진상 규명하고 희생자들의 영혼앞에 무릎끓어 용서를 빌고 배상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또 "조일(북일) 평양선언 발표 20주년을 맞이하는 오늘 일본은 간또대진재 조선인 학살을 비롯한 침략과 식민지 범죄에서 응당한 교훈을 찾아야 한다"며, "평양선언의 정신에 따라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고 조일 관계 정상화를 조속히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고 위원장은 "지난 1923년 9월 초하루 간또 지방을 뒤흔들어 놓은 미증유의 대진재와 대화재는 수많은 사람들의 귀중한 생명을 앗아갔으며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주민들을 죽음의 공포와 불안으로 떨게 하였다"며, "엄청난 자연재해와 사회적 혼란 속에서 일본 정부는 무능하고 속수무책이었던 자신들을 향한 민중의 불만과 비판을 억누르고 무마해 보려고 '조선인 탄압'이라는 더러운 수작을 고안해내었고 열흘 남짓한 기간에 6천 6백여 명의 무고한 우리 동포들을 무참히 학살하는 대참극, 전대미문의 국가적 범죄를 저질렀다"고 간토대지진 조선인학살의 전말을 정리했다.

북측 조선인강제연행피해자·유가족협회도 추도사를 보내왔다. 협회는 강경익 총련 도쿄도본부 국제통일부장이 대독한 추도문에서 "간또대지진을 계기로 감행된 조선인 살육만행은 지진으로 인하여 조성된 심각한 사회정치적 위기를 모면하기 위하여 일본 정부가 계획하고 조직적으로 감행한 무차별적인 조선인 대량학살범죄였다"고 하면서 "일본정부는 아직까지도 이 살육만행에 대한 국가적 책임을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청산되지 않은 범죄는 새로운 범죄를 낳기 마련"이라며, "우리는 간또조선인학살사건을 비롯하여 일본이 조선민족에게 저지른 가지가지의 반인륜적 범죄행위들에 대해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며 대를 이어가며 기어이 그 대가를 받아내고야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은 99주기 추도식에 직접 참석한 것에 대해 대통하면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소회를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은 99주기 추도식에 직접 참석한 것에 대해 대통하면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소회를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종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은 "99주기 추도식에 직접 참석해 억울하게 희생당한 선조들 앞에서 추도사를 낭독하게 되어 애통하면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일본 정부에 대해서는 "조선인 학살에 대한 진상을 밝히고 진심어린 사죄와 반성을 해야만 난마처럼 얽힌 한일관계를 개선시킬 수 있다"고 하면서 "내년 100주기 추도식에는 일본의 사죄와 반성의 소식과 함께 조선인 피해자들의 명예회복도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서울에서 '간토학살100주기 추도사업 추진위원회'가 발족했다는 사실과 함께 "2023년 '간토학살 100주기'를 맞이하여 '간토대학살 진상규명 및 피해자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고, 정부기관과 연대하여 '간토제노사이드 국제학술회의'도 준비하고 있다"고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추모행사가 열리는 같은 시간에 20여미터 떨어진 공원내 공간에서 일본 우익단체들의 집회가 진행됐으나, 확성기 사용을 금지시킨 조치가 취해지면서 큰 소란은 벌어지지 않았다.

추모행사가 열린 도쿄 요코아미초 공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추모행사가 열린 도쿄 요코아미초 공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은 이날 오전 민단회관에서 별도로 '제99주년 관동대진재순난동포추념식'을 개최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은 이날 오전 민단회관에서 별도로 '제99주년 관동대진재순난동포추념식'을 개최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날 오전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은 민단 한국중앙회관 8층 강당에서 윤동민 주일 대사가 참석한 가운데 '제99주년 관동대진재순난동포추념식'을 별도로 개최했다.

이수원 민단 동경본부 단장은 추념사에서 "오늘 동포 추념식을 거행하는 것은 당시 일본의 비인간적인 만행에 의해 학살된 수천 명의 수난 동포에 대한 애도를 표함과 동시에 그 만행을 규탄하며 우리 동포가 학살된 그 진실의 역사를 후세에 전해야 한다는 우리들의 사명을 자각하기 위해서"라고 하면서 "두번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평화와 인권을 지키는 사회의 구축을 위해 역사적 사실의, 진실을 후세에 전해야 한다는 사명 아래 동경본부는 관동재진재 수난동포 추념식을 오랜 기간에 걸쳐 거행해왔다"고 밝혔다.

민단은 그동안 시간을 달리하여 같은 장소에서 추도모임을 진행해 왔으나 최근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한일관계 정상화'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는 내부 반발이 있어 실내행사로 치르게 되었다는 후문이다.

간토대진재 조선인 학살자 추도비'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간토대진재 조선인 학살자 추도비'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한편, 조선인 희생자를 위한 추모모임은 간토대지진 50년이 되던 1973년 도쿄도 의회의 찬성으로 '위령공원'으로 불리는 스미다구 요코아미초 공원에서 공식적으로 열리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추도모임이 열리는 공원내 '간토대진재 조선인 학살자 추도비'도 이때 '조선인 희생자 추모행사 실행위원회'가 마련해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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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윤핵관 2선 후퇴에 “이준석도 처신 고민해야”

  • 기자명 박서연 기자 
  •  
  •  입력 2022.09.01 08:15
  •  
  •  수정 2022.09.0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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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 배상 판결에 동아·한겨레 “론스타 관련 인사들 현 정부에 있어”
매경·동아, 당헌 고쳐 비상사태 만든 ‘국민의힘’ 질타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31일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는 한국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에 약 2900억 원과 지연 이자 약 185억 원 등 총 3100억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한국의 ‘외환은행’을 2003년 인수한 론스타가 2011년 외환은행을 하나금융지주에 되파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부당하게 매각을 지연시키며 매각 가격을 낮추도록 압박했다는 주장을 제기해왔다. 이에 2012년 11월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6조 원대 투자자-국가 간 소송을 제기한 것. ICSID는 론스타 측이 청구한 배상액 중 4.6%에 해당하는 금액을 배상액으로 결정했다.

ICSID의 배상 결정 직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번 중재판정부의 판정을 수용하기 어렵다. 정부는 국민의 피 같은 세금이 단 한 푼도 유출되지 않아야 한다는 각오로 취소 신청 등 후속 조치를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1일자 아침신문들 1면.
▲1일자 아침신문들 1면.

1일 자 아침신문들은 이 소식을 모두 1면에 다뤘다. 동아일보, 한겨레, 경향신문, 세계일보, 국민일보 등은 투기자본의 본질을 꿰뚫어 보지 못한 당시 금융당국의 실패라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한겨레와 동아일보, 국민일보 등은 현 정부에 당시 직간접으로 이 사태에 연루된 인사들이 일하고 있는 점도 짚었다. 특히 한겨레는 당시 책임자들에게 구상권을 물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론스타 배상 판결에 동아 “한국적 관치 금융의 총체적 실패”

동아일보는 3면 기사에서 “당시 김승유 회장이 이끌던 하나금융은 2010년 11월 말 4조6888억 원에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금융위는 론스타에 은행 대주주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적격성 심사를 여러 차례 연기했다”며 “하나금융은 2011년 7월 인수계약을 연장하면서 인수 가격을 4조4059억 원으로 낮췄다. 금융위는 2012년 1월에야 매각을 승인했고 인수 가격은 최종적으로 3조 9157억 원으로 결정됐다”고 당시 매각 상황을 설명했다.

동아일보는 이어 “당시 금융권 안팎에선 론스타의 ‘먹튀’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 금융당국이 승인을 늦추면서 매각 가격을 떨어뜨렸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했다.

3100억원의 배상액을 국민 세금으로 물어줘야 하는 만큼 당시 금융위 관료들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됐다. 동아일보는 4면 기사에서 “특히 외환은행 매각 지연 과정에 한국 금융당국의 책임이 있다는 판정이 나오면서 글로벌스탠더드에 맺지 않는 ‘관치금융’의 대가가 수천억 원대 배상금으로 돌아왔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및 매각에 관여했던 전현직 관료들에 대한 책임론도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1일자 동아일보 4면.
▲1일자 동아일보 4면.

동아일보는 “무엇보다 2011년 론스타가 하나금융지주에 외환은행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금융위원회가 매각 가격을 낮추기 위해 수차례 승인을 연기한 부분을 문제 삼아 이번 배상액이 결정됐다는 점에서 금융당국 책임이 크다는 해석도 있다”고 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동아일보에 “하나금융 팔을 비틀어 인수 가격을 낮추도록 한 것은 국내법으로도 잘못된 것이다. 당시 금융감독 정책에 명백한 문제가 있다는 판정이 나온 것이어서 사실상 한국 정부가 패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이에 따라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매각을 승인했던 전·현직 핵심 인사들은 책임론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현 정부의 경제팀 수장들이 대거 포함돼 있어 향후 책임론 공방에 따라 국정 운영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고 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2011∼2012년 외환은행이 하나금융에 매각될 당시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으로 있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과 함께 금융위 부위원장을, 김주현 현 금융위원장은 금융위 사무처장을 맡았다. 2003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했을 때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론스타 법률대리였던 김앤장 고문이었고, 김진표 국회의장은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추경호 부총리는 재경부 은행제도과장을 지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론스타는 일본에 골프장 자산을 3조원 넘게 보유한 산업자본으로 애초 우리나라 은행 지분을 10% 이상 보유할 수 없었다. 이를 속이고 외환은행 경영권 인수자로 나선 부도덕한 투기자본”이라며 “이번 사건은 자격이 되지 않는 론스타에 외환은행을 매각하는 어이없는 결정을 한 데서 비롯됐다. 금융감독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투기자본만 배불린 뼈아픈 사건이다. 매각 승인 지연 문제는 사태 수습 과정에서 파생됐다”고 주장했다.

▲1일자 한겨레 사설.
▲1일자 한겨레 사설.

동아일보도 사설에서 “론스타 사태는 한국 금융산업이 우물 안 개구리에 머물던 시절 투기자본의 본질을 꿰뚫어 보지 못한 금융당국이 독단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다 벌어진 일이다. 문제가 생긴 뒤에도 매끄럽지 않은 정부의 일 처리, 전문성 부족이 이어져 막대한 세금이 나가게 됐다. 한국적 관치(官治)금융의 총체적 실패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이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이 현 정부에 있는 점을 짚기도 했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그사이 정권이 여러 번 바뀌었어도 론스타와 관련해 중요 결정을 내린 이들 중 일부가 정부 핵심 포스트에 남아 있다. 다른 ISDS 소송도 여러 건 진행 중이어서 대응 체제를 정비하지 않으면 비슷한 일이 반복될 수 있다. 사태의 전말을 객관적으로 담은 백서(白書)를 만드는 등 철저한 반성을 통해 다시는 혈세가 축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민일보도 사설에서 “공교롭게도 한덕수 국무총리,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 론스타 사태에 직간접으로 관련됐던 인사들이 현 정부에 포진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긴 하지만 향후 국내 금융 환경을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1일자 동아일보 사설.
▲1일자 동아일보 사설.

한겨레는 “현 정부 고위인사들도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은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때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으로 깊이 관여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협상을 할 때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이었다. 만약 이번 판정이 그대로 확정된다면 책임 소재를 명확히 밝히고, 구상권 행사와 함께 형사 책임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매일경제는 “외국 투자자가 국내에서 얻은 수익이 정당하냐는 법에 따라 판단돼야 한다”며 “외국 기업의 이득을 먹튀로 폄하하는 일부의 정서에 휩쓸릴 경우 국익에 손해만 될 것이다. 국제신인도도 추락할 게 분명하다”는 내용의 사설을 쓰기도 했다.

윤핵관 2선 후퇴에 조선일보 “이준석도 처신 고민해야”

31일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앞으로 윤석열 정부에서 어떠한 임명직 공직도 맡지 않겠다. 최근 당 혼란에 대해 무한 책임을 느낀다. 저는 이제 지역구 의원으로서 책무와 국회 상임위원회 활동에만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권성동 원내대표도 새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킨 뒤 원내대표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했다.

윤핵관들이 2선으로 후퇴한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한겨레는 5면 기사에서 “최근 당 안팎에서 ‘권핵관’(권성동 핵심 관계자)과 ‘장핵관’(장제원 핵심 관계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윤핵관의 분열 양상까지 더해지며 ‘당의 혼란상을 초래한 책임을 지고 윤핵관이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가 높아진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1일자 한겨레 5면.
▲1일자 한겨레 5면.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이로써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했던 두 사람이 동시에 2선으로 물러나게 됐다. 국민의힘 내분 사태와 국정 지지율 하락 등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고 해석한 뒤 “권·장 두 의원은 정치에 처음 입문한 윤 대통령이 선거 캠프를 꾸리고 경선을 치르고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그러나 대선 이후 인수위 출범, 내각 구성, 대통령실 인사 등의 과정에서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이어 “특히 이준석 대표와 감정 섞인 주도권 다툼을 벌이면서 사상 유례없는 집권 초 여당 내분 사태를 초래했다. 서로 막말에 가까운 언사를 주고받으며 양측 모두 국민 비호감이 됐다. 새 정부 출범 후 석 달 동안 국민과는 아무 상관 없는 자신들만의 권력 다툼에 빠져 허우적거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1일자 조선일보 사설.
▲1일자 조선일보 사설.

윤핵관이 2선으로 물러났으니 이준석 당대표에도 처신을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선일보는 “대통령실도 큰 폭의 개편을 시작했다. 윤핵관이 추천한 직원들도 많이 떠났다고 한다. 이제 윤핵관과 맞서온 이 대표도 본인의 처신을 고민해야 한다”며 “이 대표는 가처분 소송 승소로 자신에 대한 징계 및 비대위 출범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명분을 얻었다. 여당이 이렇게 지리멸렬한 것엔 당대표의 책임이 크다. 윤핵관의 후퇴가 정부와 여당이 전열을 정비하고 경제 안보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대통령이든, 윤핵관이든, 이 대표든 여기서 더 분란을 만들면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매경·동아, 당헌 고쳐 비상사태 만든 ‘국민의힘’ 질타

지난달 법원이 당이 비상이 아닌 상태에서 만든 비상대책위원회는 정당 민주주의에 반한다고 판단했다. 그러자 국민의힘이 당헌·당규를 수정해 비상사태를 만들어 또 다른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겠다고 나섰다.

김순덕 동아일보 대기자는 칼럼에서 “정말 미안하지만 국민의힘이라는 당명이 아깝다 싶다. 대선에서 승리하자마자 집권당은 ‘보이지 않는 힘’을 업고 젊은 당 대표를 몰아내지 못해 안간힘을 쓴다”고 비판한 뒤 “비상이 아닌 상태에서 만든 비상대책위원회는 정당 민주주의에 반(反)한다는 재판부 결정이 나왔다. 그러자 115명 의원 중 66명이 당헌·당규를 고쳐 진짜 비상사태를 만들자고, 그것도 박수로 정해버렸다. 이런 편법 탈법 꼼수에 ‘국민’의 ‘힘’이 언급된다는 것이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했다.

김순덕 대기자는 “이보다 간단한 방법을 알려주고 싶다. 당헌 7조 대통령의 당직 겸임 금지 조항에서 ‘금지’만 빼면 된다. ‘대통령에 당선된 당원은 그 임기 동안 당 총재직을 겸한다’로 바꾸는 거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기법에 따라 Chong Jae직이라 해도 누가 감히 문제 삼지 못한다”라고도 언급했다.

▲1일자 동아일보 칼럼.
▲1일자 동아일보 칼럼.
▲1일자 매일경제 사설.
▲1일자 매일경제 사설.

매일경제는 “자중지란에 빠진 국민의힘이 아예 방향 감각을 상실한 듯하다”고 비판하며 사설을 시작했다. 매일경제는 이어 “원이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퇴짜 놨는데도, 당헌을 바꿔 또 다른 비대위를 만들겠다고 나선 걸 보면 길을 잃고 헤매고 있는 게 자명해보인다. 심지어 의총에 참석한 의원들의 표결까지 생략한 채 그냥 박수로 당헌 개정을 추인한 건 반민주적이기까지 하다”고 지적했다.

매일경제는 이어 “결국 또다시 당의 운명을 법원에 맡겨야 하는데, 이처럼 출범 자체가 불확실한 비대위에 집착하는 건 무책임한 것”이라며 “사실 이런 무리수를 둘 필요조차 없다. 성상납 의혹 무마 혐의로 중징계를 받은 이 대표만큼이나 당내 분란 원인 제공자인 권성동 원내대표가 결자해지 차원에서 용퇴하면 될 일이다. 권 원내대표도 이미 새 비대위 출범 후 스스로 거취를 정하겠다고 했다. 사퇴를 시사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굳이 비대위 뒤에 숨지 말고 지금 직을 놓는 게 순리다. 새로 뽑은 원내대표와 최고위원이 당을 정상화하면 될 일이다. 권 원내대표가 용퇴하면 싸울 상대가 사라진 이 대표도 내부 총질을 멈출 수밖에 없어 의외로 일이 쉽게 풀릴 수 있다. 무엇보다 잇단 비대위 구성 꼼수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장제원 #권성동 #윤핵관 #론스타 #외환은행 #ICSID #한동훈 #투기자본 #구상권 #김승유 #하나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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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191] 북한이 말한 한국전쟁보다 “더 위대한 승리”란 무엇인가

김민준 기자 | 기사입력 2022/08/3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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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7일 북한의 ‘전승 69돌 기념행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연설(아래 7.27연설)을 통해 “우리 공화국이 전후 근 70년간에 걸치는 치열한 반미대결 속에서 사회주의를 굳건히 수호하고 자위를 위한 전략적 잠재력을 강력히 비축한 것은 조국해방전쟁에서 이룩한 승리에 못지않는, 그보다 더 위대한 승리로 됩니다”라고 하였다. 강력한 자위적 국방력을 비축한 것이 한국전쟁에서 승리한 것보다 “더 위대한 승리”라는 것이다. 이게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자세히 살펴본다. 

 

1. 강력한 자위적 국방력

 

자위적 국방력의 사전적 의미는 ‘스스로의 힘으로 나라의 평화와 독립을 지키고, 안전을 유지할 수 있는 전투 능력’이다. 어느 나라든 자기 체제와 국민, 영토를 지키려면 강력한 국방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필요한 국방력의 수준은 그 나라를 위협하는 적국의 무장력에 따라 결정된다. 

 

북한의 경우 미국과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 최강’을 표방하는 미군에 맞서 나라를 지킬 수 있는 국방력이 필요하다. 미군이 운용하는 핵폭탄, 전략폭격기, 핵잠수함, 각종 미사일, 항공모함 전단, 최첨단 전투기, 특수부대, 무인기 등 이름만 들어도 전 세계가 긴장하는 막강한 무력과 대치하고 있는 게 북한이다. 

 

이런 미국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북한은 1960년대 국방·경제 병진노선과 ‘전 인민의 무장화’, ‘전군의 간부화’, ‘전 지역의 요새화’, ‘전군의 현대화’라는 4대 군사노선을 제시했으며, 1990년대에는 선군정치노선을, 2002년에는 국방공업 우선 발전 노선을, 2013년에는 경제·핵무력 병진노선을 제시하였다. 

 

그 결과 오늘날 북한의 군사력은 미국 기준으로도 상당한 수준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1년 2월 8일 월터 샤프 당시 주한미군 사령관은 용산 미군기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북한의 군사력은 세계 4위, 한국의 군사력은 세계 8위로 평가된다”라고 밝혔다. 미국이 실시하는 각종 모의전쟁에서도 북한과 미국이 전쟁하면 북한이 승리한다는 결과가 나온다. 

 

특히 북한은 미국의 핵위협에는 핵으로 맞서야 한다는 정책을 세우고 핵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하였다. 이에 따라 2006년 첫 핵시험을 시작으로 핵무장에 박차를 가해 2017년에는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포하였다. 

 

북한은 자기 국방력을 두고 ‘마음먹은 대로’ 작전을 진행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강조한다. 

 

첫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직후인 2015년 5월 18일 노동신문은 논설에서 “적대 세력들을 임의의 수역에서 타격 소멸할 수 있는 세계적 수준의 전략무기를 가지게 됐으며 마음먹은 대로 수중작전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라고 평가했다. 

 

2016년 5월 7일 노동당 7차 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정밀화, 경량화, 무인화, 지능화된 우리 식의 첨단 무장 장비들을 마음먹은 대로 만들어내고” 있다고 하였다. ‘우리 식’이라는 표현을 통해 북한의 작전계획에 알맞은 첨단무기를 생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2016년 9월 9일 북한 핵무기연구소는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된 보다 타격력이 높은 각종 핵탄두들을 마음먹은 대로 필요한 만큼 생산할 수 있게 됐다”라고 발표했다. 북한은 같은 해 10월 23일 노동신문 기사에서 전후방이 따로 없이 입체전이 벌어지는 현대전에서 전략 핵무기 사용은 실질적으로 어렵다면서 “군사적 목적을 성과적으로 달성하자면 여러 가지 종류의 핵무기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즉, 실전에서 쓸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핵미사일을 필요한 만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21년 1월 노동당 8차 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선노동당식 전략무기의 탄생”이라는 표현을 썼다. 또 “화성포 계열의 중거리, 대륙간탄도로켓들과 북극성 계열의 수중 및 지상발사탄도로켓들이 특유한 작전적 사명에 맞게 우리 식으로 탄생”하였다고도 했다. 이를 통해서도 북한은 자신이 마음먹은 대로 전략·전술을 운용할 수 있는 무기 체계를 완비하였음을 알 수 있다. 

 

북한의 표현을 들여다보면 마치 원 없이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투다. 

 

2. 한국전쟁의 ‘승리’

 

한미의 인식과 달리 북한은 자신이 한국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이야기한다. 그들이 말하는 ‘승리’의 내용은 크게 세 가지다. 

 

1) 북한은 미국의 침략으로부터 자신의 자주권과 영토를 지켜낸 것이 ‘승리’라고 말한다

 

북한은 한국전쟁의 성격을 미국이 소련, 중국을 포위하기 위해 북한을 점령하려고 한 ‘침략전쟁’으로 인식한다. 앞서 언급한 7.27연설에서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한국전쟁의 성격을 “우리 공화국에 있어서 영토와 인민을 사수하기 위한 생사존망의 조국방위전”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북한은 일제로부터 해방된 지 5년, 정부를 수립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은 신생국가였다. 반면 미국은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했으며, 본토 공격을 받지 않아 군수 시설을 고스란히 간직하였고, 유일하게 핵무기를 실전에서 사용한 경험이 있는, 당시 세계 최강의 군사대국이었다. 게다가 미국과 유일하게 대적할 만한 능력을 갖춘 소련은 한국전쟁에 공식 참전하지 않았으며 유일하게 직접 군사적으로 북한을 지원한 중국은 국공내전을 끝내고 정부를 수립한 지 1년 밖에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따라서 미군이 한국전쟁에 참전했을 때 북한이 이길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한국전쟁은 애초의 경계선이었던 38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군사분계선에서 멈췄다. ‘미국의 침략’이라는 북한의 시각으로 볼 때 자신의 주권과 영토를 지켰기 때문에 ‘승리’인 것이다. 그것도 압도적인 군사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승리’했으므로 결코 평범한 승리가 아니다. 북한이 정전협정 체결일인 7월 27일을 전승기념일로 지정하고 크게 기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 북한은 냉전 시기 양대 진영의 첫 전쟁에서 미국 측을 꺾어 내리막길을 걷게 만든 것이 ‘승리’라고 말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는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하는 양대 진영으로 갈라져 대립하는 냉전에 접어들었다. 그리고 냉전 시기 처음으로 양대 진영이 충돌한 전쟁이 바로 한국전쟁이다. 미국은 영국, 캐나다, 호주, 프랑스 등 자신을 추종하는 15개국 군대를 묶어 전쟁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한국까지 포함하면 17개 나라의 연합군이 한 편에 있었다. 그 반대편에는 북한이 있었고 중국은 정규군이 아닌 ‘인민지원군’이라는 형태로 참전했다. 한마디로 한국전쟁은 ‘내전’이 아닌 ‘국제전’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북한은 17개 연합군의 ‘침략’을 막아내고 ‘승리’하였다고 주장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7.27연설에서 “조선전쟁(한국전쟁)에서 미 제국주의와 그의 동맹국 군사력은 심대한 패배를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미 제국주의자들의 세계제패전략 실행을 저지시키고 새로운 세계대전을 막아 인류 평화를 수호”한 의의가 있다고 하였다. 

 

한국전쟁에서 미국이 입은 피해는 막대했다. 3년의 한국전쟁 기간 14만 명 가까운 미군이 사상·실종·포로 등의 피해를 보았으며 막대한 전쟁물자를 소비했다. 미국 내에서는 한국전쟁에 대한 반대 여론이 빗발쳤고 공화당의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 후보는 한국전쟁 종전을 선거 공약으로 내세워 민주당 후보를 10% 이상 따돌리는 압승을 거두며 대통령에 당선됐다. 한국전쟁이 미국 민주당의 20년 장기 집권을 끝낸 셈이다. 

 

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은 전 세계 국민총생산(GNP)의 50%를 차지하며 자본주의 진영을 이끌었지만, 한국전쟁 이후 미국의 패권은 끊임없이 추락하였다. 1957년 스푸트니크 충격*, 1971년 금 태환 정지 선언**(닉슨 충격), 1973년 베트남전쟁 패전, 1980년대 쌍둥이 적자***,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2021년 아프가니스탄 철수 등은 미국의 추락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들이다. 

 

(*스푸트니크 충격: 1957년 소련이 인류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발사에 성공하면서 미국이 충격을 받은 사건. 이후 소련은 생명체를 우주에 보내고, 유인우주선을 발사하는 데서도 모두 미국을 앞질렀다. 

**금 태환 정지 선언: 1971년 미국 닉슨 대통령이 브레튼 우즈 체제의 주요 합의인 달러-금 교환 제도를 폐지한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한 사건. 미국 경제가 추락하면서 달러를 마구 찍어내 더 이상 금으로 바꿔줄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 원인이다. 

***쌍둥이 적자: 1980년대 들어 미국의 무역적자, 정부 재정적자가 엄청나게 쌓인 사태. 미국은 국가 부도를 막기 위해 매년 정부 부채 한도를 높이고 있는데 올해 연방정부 부채 한도는 31조 4,000억 달러(3경 7,178조 원)에 이른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2007년 미국의 비우량주택 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을 은행이 회수하지 못해 연쇄 파산을 불러 대규모 금융위기를 불러온 사태.)

 

3) 북한은 한국전쟁을 거치며 ‘영웅세대’, ‘영웅인민’이 탄생한 것이 ‘승리’라고 말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7.27연설에서 “소박하고 평범했던 인간들이 자기의 것을 지켜 죽음도 불사하고 나설 때 어떤 놀라운 기적이 창조되는가”를 한국전쟁에서 똑똑히 보여주었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한국전쟁 참전자들이) 한생 발휘해온 충실성과 용감성, 애국심은 오늘 수천만 인민들 속에 그대로 높뛰고 있으며 1950년대 준엄한 포화 속에서 탄생한 위대하고 우수한 그 특질을 자기의 유전성으로 가졌기에 우리 혁명은 세대를 이어서도 그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좌절도, 후퇴도 없이 자기 위업을 자기의 힘으로 굴함 없이 개척해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한국전쟁 참전자의 정신이 전체 국민에 전해져 북한의 성장,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는 것이 북한의 주장이다. 북한은 국민이 사회의 주인이며 국가 발전에서 국민의 사상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즉, 그 나라의 자연환경이나 지정학적 상황, 자원도 중요하지만 결정적인 변수는 국민의 준비 정도라는 것이 북한의 이론이다. 이런 북한의 이론에 기초해서 볼 때 한국전쟁을 거치며 참전자와 전체 국민의 ‘충실성, 용감성, 애국심’이 성장한 것은 결정적 성과라고 하겠다. 

 

3. 더 위대한 ‘승리’

 

이제 강력한 자위적 국방력을 비축한 것이 한국전쟁에서 승리한 것보다 “더 위대한 승리”라는 말의 의미를 크게 6가지로 살펴보자. 

 

1) 전쟁을 막아낸다

 

북한의 시각으로 볼 때 한국전쟁은 미국의 침략전쟁이므로 만약 북한의 국방력이 매우 강했다면 미국이 전쟁을 일으키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신생 국가였고 미국은 북한을 손쉽게 이길 수 있다고 여겼다. 미국이 신경 쓴 것은 소련의 개입 여부였지 북한군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북한은 미국 본토를 핵으로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기에 미국이 전쟁을 일으킬 수 없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21년 10월 11일 국방발전전람회 연설에서 북한의 국방력 강화는 “전쟁 그 자체를 방지하고 국권 수호를 위해 말 그대로 전쟁억제력을 키우는 것”이라며 “우리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라고 강조하였다. 북한의 처지에서 전쟁하는 것보다는 전쟁을 방지하는 게 더 큰 성과인 것이다. 

 

북한이 강력한 자위적 국방력으로 전쟁을 막아낼 수 있다고 이야기할 때 주로 쓰는 표현이 ‘내 나라의 푸른 하늘’이다. 이것은 1986년 창작된 노래 제목인데 2005년 4월 어느 날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내가 가요 「내 나라의 푸른 하늘」을 그토록 사랑하는 것은 이 노래에 내 나라의 푸른 하늘을 영원히 선군의 총대로 지켜가려는 나의 신념과 조국 수호의 의지가 그대로 반영되어있기 때문입니다”라고 하였다고 한다. 북한은 2006년 3월 9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을 통해 예술공연 「내 나라의 푸른 하늘」에 김일성상을 수여하였다. 

 

2) 전선이 한반도가 아닌 미국에 그어진다

 

전쟁은 한쪽이 아무리 강력한 전쟁 억지력을 갖춘다고 해도 여러 변수에 의해 발발할 수 있다. 당장 윤석열 대통령만 봐도 북한이 미국 본토를 핵으로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지 못한 듯 ‘선제타격’을 주장한다. 이에 관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7.27연설에서 “(윤석열 정권이) 선제적으로 우리 군사력의 일부분을 무력화시키거나 부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천만에! 그러한 위험한 시도는 즉시 강력한 힘에 의해 응징될 것이며 윤석열 정권과 그의 군대는 전멸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만약 전쟁이 발발한다면 전선이 어디에 형성될지도 중요하다. 한국전쟁 때는 전선이 한반도 안에 머물렀다. 이 때문에 승패를 떠나 남북 모두에 엄청난 피해를 주었다. 군인과 민간인 백만 명 이상이 희생됐으며 국토 전체가 초토화되었다. 

 

그런데 만약 오늘날 전쟁이 발발한다면 전선이 한반도 안에 그어진다고 볼 수 없다.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공개한 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미국 본토 전역이 사정권 안에 있다고 강조하였다. 2017년에는 ‘괌 포위사격’을 경고하기도 했다.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도 해외 미군기지와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무기다. 50년 전 한국전쟁 때와 달리 미국 본토를 직접 공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에 큰 발전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3) 통일전쟁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북한은 2017년 4월 22일 노동신문 논평 「도발에는 정의의 조국통일 대전으로 대답해 나설 것이다」에서 “만일 미국이 우리 공화국의 무진 막강한 위력을 망각하고 도발적인 망동을 부리며 우리를 조금이라도 건드린다면 우리 천만군민은 천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고 조금도 주저함이 없이 정의의 조국통일대전을 개시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즉, 전쟁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전쟁을 걸어온다면 방어로 끝내지 않고 ‘조국통일대전’을 개시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북한은 한국전쟁에 관해서도 ‘이승만 정권이 쳐들어왔지만 반격하여 통일을 시도’한 것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당시에는 미국의 참전으로 ‘통일 시도’가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한국전쟁 당시와 다르다는 게 북한의 생각이다. 

 

위의 논평에서 북한은 구체적으로 “우리의 위력한 선제타격 수단들은 공화국 남반부의 작전지대 안의 군사 대상물들과 미국의 반공화국 침략 책동에 동조하는 추종국가의 관련 시설들, 태평양 작전지대 안의 미제 침략군 기지들은 물론 미국 본토까지도 조준경 안에 잡아넣고 순간에 초토화해 버릴 수 있게 항시적인 발사대기 상태에 있다”라고 하였다. 즉, 한국 내 군사시설, 일본 내 군사시설, 괌과 하와이의 미군기지, 미 본토를 공격한다는 것이다. 

 

한편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4월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돌 경축 열병식 연설(아래 4.25연설)에서 “우리가 결코 바라지 않는 상황이 조성되는 경우에까지 우리의 핵이 전쟁 방지라는 하나의 사명에만 속박되어 있을 수는 없습니다.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의 근본 이익을 침탈하려 든다면 우리 핵무력은 의외의 자기의 둘째가는 사명을 결단코 결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라고 하면서 “우리 군사력의 기본을 이루는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강화하여 임의의 전쟁 상황에서 각이한 작전의 목적과 임무에 따라 각이한 수단으로 핵전투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하였다. 

 

이걸 종합해보면 북한은 전쟁이 발발하는 순간 위에 열거한 공격 대상들에 핵미사일을 쏟아부을 구상임을 짐작할 수 있다. 

 

보통 다른 핵보유국들은 핵무기를 쉽게 사용하지 못한다. 지금까지 유일하게 실전에서 사용된 핵무기는 2차 세계대전 막바지 미국이 일본에 떨어뜨린 2기의 핵폭탄이다. 이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부터 최근의 우크라이나전쟁까지 수많은 전쟁이 있었지만 미국, 러시아 등 핵보유국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았다. 핵무기의 폭발력이 너무 강해 실전에서 사용하기에는 여러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미국이 보유한 가장 작은 위력의 핵무기 폭발력은 0.3킬로톤으로 축구장 270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다. 이런 폭발력의 무기를 사용하면 민간인에게도 엄청난 피해를 주게 된다. 반면 미국이 자랑하는 단거리 미사일 에이태킴스는 1발이 축구장 3~4개 정도를 초토화한다. 

 

이에 따라 북한은 실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초소형, 초정밀 전술핵무기를 개발해 자유롭게 운용하려 할 것이다. 재래식 미사일보다는 강하지만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할 정도의 폭발력을 가진 핵탄두를 초대형 방사포에 장착해 수백 발을 발사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용산 대통령 집무실, 평택 미군기지, 한미연합군 지휘소(CP) 탱고 등에 면적에 따라 1~10발씩 떨어뜨리면 한미연합군은 순식간에 무력화될 것이다. 이후 10만 명이 넘는 특수부대가 신속히 전국에 산개하고 지상군이 내려오는 식으로 북한이 주장하는 ‘조국통일대전’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4) 피해를 최소화한다

 

북한이 ‘조국통일대전’에 성공하더라도 미국의 공격으로 엄청난 피해를 본다면 전쟁을 수행하기 쉽지 않다. 한국전쟁 때는 북한도 엄청난 피해를 보았다. 수많은 목숨을 잃었고 도시에는 멀쩡한 건물이 거의 안 남았으며 산업시설은 파괴되었다. 북한을 석기시대로 돌려놓았다고 미국이 장담할 정도였다. 당시 북한은 ‘너 죽고 나 죽자’는 비장함을 가지고 싸웠다. 

 

따라서 지금 북한이 ‘조국통일대전’에 자신감이 있다면 상대방을 전멸시키면서도 자신은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이 이미 세워져 있다고 봐야 하겠다. 

 

미국이 이라크전을 치를 때 미 본토의 국민은 텔레비전으로 영화나 게임을 즐기듯 전쟁을 지켜봤다고 한다. 자기들은 공격받을 위험이 없기 때문에 가능한 모습이다. 전쟁 당사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선호하고 추구하는 모습이다. 

 

2021년 10월 11일 개막한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에는 굉장히 독특한 장면이 있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요 간부들과 마주 앉아 생맥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장면이었다. 일부 간부는 담배도 피우고 있었다. 상당히 여유 있고 편안한 분위기였다. 

 

  

우리는 흔히 축구나 야구 구경을 하거나 일과를 끝내고 저녁에 쉬면서 생맥주를 마신다. 위의 장면은 휴식을 취한다기보다는 자기의 막강한 무기들을 만족스럽게 바라보며 즐기는 분위기에 가깝다. 마치 전쟁을 하더라도 자신은 피해를 받지 않고 공격만 할 수 있으니 여유를 즐기면서 하겠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4.25연설에서 “어떤 세력이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의 군사적 대결을 기도한다면 그들은 소멸될 것”이라고 하였다. 아마 미국을 염두에 둔 표현으로 보인다. 또 7.27연설에서는 “윤석열 정권과 그의 군대는 전멸될 것”이라고도 하였다. 결국 북한은 ‘나는 안전’, ‘미국은 소멸’, ‘윤석열은 전멸’, 이렇게 3가지를 하자는 구상이며 또 실현할 능력도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그들 시각에서는 ‘더 위대한 승리’라고 볼 수 있겠다. 

 

5) 미국은 완전히 파멸한다

 

북한은 한국전쟁에서 자신이 ‘승리’하면서 미국이 내리막길을 걷는 시발점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제 다시 전쟁하게 된다면 북한은 미국 본토에 핵미사일을 쏟아부어 완전히 파멸시킬 수 있다고 보는 듯하다. 지금껏 제대로 된 본토 공격을 받아본 적 없는 미국은 핵미사일 공격을 받는 순간 엄청난 정치·경제·사회적 혼란을 겪을 것이며 국제 사회에서의 패권도 순식간에 무너져 내릴 것이다. 그래서 ‘소멸’이라는 표현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것 역시 북한이 ‘더 위대한 승리’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6) 전략국가 지위를 굳힌다

 

한국전쟁으로 북한은 전 세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전쟁 전까지는 존재 자체도 거의 알려지지 않은 신생 국가였는데 미국을 중심으로 한 17개국 연합군을 상대로 싸워 영토를 지켜냈으니 세계가 놀랄 만도 했을 것이다. 이를 통해 북한의 위상은 올라갔지만 그렇다고 국제 사회에 북한의 영향력이 결정적으로 작용할 만큼은 아니었다. 

 

2017년 11월 29일 북한이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포한 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7년 12월 21일 5차 세포위원장대회 개막사에서 ‘전략국가’라는 표현을 처음 언급하였다. 전략국가란 국제사회에 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나라, 세계정세를 주도하는 나라를 의미한다. 한국전쟁 당시와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라고 하겠다. 

 

핵무기가 있다고 전략국가가 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인도와 파키스탄도 핵보유국이지만 전략국가로 보지는 않는다. 반면 북한은 핵무기를 수단으로 미국을 상대하고 중국, 러시아 같은 강대국도 움직이는 등 국제 질서 변화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북한이 2017년 국가 핵무력 완성 선포 후 2018년 미국에 정상회담을 제안하자 그간 북한을 국가로 존중하지 않고 대화도 회피하던 미국이 기다렸다는 듯 화답하였다. 전 세계 이목은 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에 쏠렸다. 이 상황에서 북한이 중국에 정상회담을 제안하자 북한의 핵개발을 막아보겠다며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하던 중국도 전제조건 없이 재빨리 화답하였다. 그 뒤로도 전 세계는 북한의 행보를 주목하였다. 심지어 2020년에는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은 것도 언론에 대서특필될 정도였다. 

 

지금도 이 정도인데 만약 전쟁이 발발해 북한이 자기는 피해를 보지 않고 미국을 무너뜨리며 순식간에 통일을 이룬다면 그야말로 세계가 충격에 빠질 것으로 북한은 여길 것이다. 이후 세계는 미국을 무너뜨린 북한과 어떻게든 손을 잡고 북한에서 하나라도 더 배우고 도움을 받으려고 애를 쓸 것으로 북한은 예상하는 듯하다. 

 

2016년 1월 6일 북한은 첫 수소폭탄 시험에 성공했다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015년 12월 15일 자 최종명령서 서명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온 세계가 주체의 핵강국, 사회주의 조선, 위대한 조선노동당을 우러러보게 하라!”라는 문구가 있었다. 온 세계가 북한을 ‘우러러보게’ 하라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문구가 김일성종합대학 전자도서관에도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9년 12월 17일 보내준 ‘친필명제’인데 내용 말미에 “김일성조선을 세계가 우러러보게 하라!”라는 표현이 나온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일성종합대학에 입학한 1960년 9월 1일 지은 시 「조선아 너를 빛내리」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주체의 붉은 노을 지구를 덮을 / 공산주의 그날을 앞당겨오리”라는 시구를 보면 전 세계에 주체사상을 전파하여 ‘온 세계의 주체사상화’를 이루겠다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구상을 알 수 있다. 북한이 미국을 무너뜨리고 전 세계가 북한을 ‘우러러보게’ 된다면 ‘온 세계의 주체사상화’도 실현 가능하다고 북한은 여길 것이다. 

 

지난 8월 4일 대만 외교부가 느닷없이 북한을 규탄했다. 중국의 대만 포위사격이 “북한을 본보기로 따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북한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가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다. 대만이 유독 북한을 콕 짚어서 규탄한 것은 북한이 2017년 ‘괌 포위사격’을 경고한 적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벌써 이런 반응이 나오는데 만약 북한이 미국을 무너뜨려 제국주의에 최종 마침표를 찍는다면 ‘북한식’이 널리 퍼져 ‘국제 표준’이 되고 친미 국가들은 여기저기서 비명을 지를 것으로 보인다. 

 

이런 6가지 이유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강력한 자위적 국방력을 비축한 것이 한국전쟁에서 승리한 것보다 “더 위대한 승리”라고 이야기한 것으로 추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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