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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참패’에 조선·동아 “국민의힘 잘해서 거둔 승리 아냐”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2/06/02 08:18
  • 수정일
    2022/06/02 08:1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기자명 박서연 기자 
  •  
  •  입력 2022.06.02 07:44
  •  
  •  댓글 0
 
 

[아침신문 솎아보기] 역대 최저 투표율 광주 언론들 “책임 민주당에”

1일 치러진 제8대 지방선거에서 17개 시·도지사 중 국민의힘이 12곳, 더불어민주당이 5곳에서 당선됐다. 더불어민주당은 광주, 전남, 전북, 제주, 경기 등에서만 이겼다. 4년 전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4곳에서 1위를 차지했던 만큼 판세가 바뀐 것이다. 경기도지사 선거는 막판까지 초접전을 벌였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에 계속 밀리다 오전 5시32분 역전하더니, 당선이 확정됐다.

2일자 아침신문들은 1면과 사설에 일제히 민주당을 향해 “반성할 것”을 촉구했고,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자만해선 안 된다” “잘해서 이긴 게 아니다” 등의 평가를 내놨다.

▲2일자 아침신문들 1면.
▲2일자 아침신문들 1면.
▲2일자 조선일보 2면, 3면.
▲2일자 조선일보 2면, 3면.

이번 지방선거 투표율은 50.9%를 기록해, 역대 지방선거 가운데 두 번째로 낮았다. 특히 광주는 전국에서 37.7%로 최하위 투표율을 보였는데, 이는 광주 지역의 역대 최저 투표율이기도 하다. 이를 두고 2일자 광주 언론들은 “투표를 하지 않은 광주 시민들도 문제지만, 정치 무관심과 혐오를 불러일으킨 민주당의 책임도 크다”고 비판했다.

다음은 2일자 전국 단위 아침신문 1면 기사 제목

경향신문 : 여당 압승, 민주당 패배…지방권력도 교체
국민일보 : 민주당 참패…거야(巨野) 독선에 민심 등 돌렸다
동아일보 : 여당 압승…지방권력 뒤집혔다
서울신문 : 여당 압승, 무너진 진보
세계일보 : 국민의힘 압승… ‘국정 안정’ 힘 실어줬다
조선일보 : 여(與) 지방선거 압승… 민심은 윤(尹)정부 밀어줬다
중앙일보 : 지방권력도 교체, 윤석열의 여당 압승
한겨레 : 국민의힘 압승…지역권력 4년만에 교체
한국일보 : 국민의힘 완승, 지방권력도 쥐다

‘민주당 참패’에 조선·동아 “국민의힘 잘해서 거둔 승리 아냐”

조선일보는 1면 기사에서 “유권자들이 출범한 지 20여 일 된 윤석열 정부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결과가 이대로 나온다면 2010년 이후 12년 만에 지방 권력이 보수 우세로 교체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민주당 참패 원인’에 대해 조선일보는 3면 기사에서 “전문가들은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이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등 입법 독주를 강행하고, 대선 패배의 책임이 있는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과 송영길 전 대표가 선거 전면에 다시 등장해 ‘대선 불복’ 논란이 인 데 대한 유권자들의 심판 성격도 크다고 분석했다”며 “유권자들이 민주당에 성찰과 쇄신을 요구한 선거 결과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2일자 조선일보 1면.
▲2일자 조선일보 1면.

조선일보는 사설에서도 “대선에서 져 정권을 잃은 뒤 민주당은 ‘성찰하고 혁신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한 달도 안 돼 ‘검수완박’부터 꺼냈다. 압도적 의석을 앞세워 문재인 정권과 이 전 지사의 비리 수사를 막겠다는 것이다. 법조계와 시민단체, 국민 다수가 반대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의원 위장 탈당과 회기 쪼개기 등 온갖 편법을 다 썼다. 공수처법, 선거법, 임대차 3법 등 입법 폭주로 5년 만에 정권 교체를 당하고도 반성이 없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이어 “민주당은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여 근본적으로 변해야 한다”며 “낡은 이념적 사고방식, 독선, 내로남불, 입법 횡포, 새 정부 국정 발목 잡기에서 벗어나야 한다. 비판할 건 비판하되 노동·연금·규제 개혁과 경제·민생 정책엔 대승적으로 협조하는 성숙한 모습이 필요하다. 그러면 국민들도 당연히 다시 지지를 보낼 것”이라고 조언했다.

▲2일자 조선일보 사설들.
▲2일자 조선일보 사설들.
▲2일자 조선일보 사설들.
▲2일자 조선일보 사설들.

언론들은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잘해서 거둔 승리가 아니다” “오만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소속 대통령이 탄핵당하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고 존폐 위기를 맞았던 정당이 불과 5년 만에 정권을 되찾은 데 이어 전국 단위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잘해서 거둔 승리가 아니다. 출범한지 한 달도 안 된 정권이 구체적 성과를 낼 시간도 없었다. 그런데도 국민의힘이 민주당 텃밭을 제외한 전 지역을 싹쓸이 한 것은 지난 5년 정권을 잡았던 민주당에 대한 심판 민심이 여전한 탓이 클 것”이라고 했다.

동아일보도 사설에서 “국민의힘은 이번 승리에 겸손해야 한다. 자신들이 잘해 국민 지지를 받은 것으로 착각해선 곤란하다”며 “윤 대통령부터 이번 승리를 오독하면 안 된다. 한미 정상회담을 거치며 국정 지지율이 다소 오르긴 했지만 1기 내각 인선을 둘러싼 논란이 컸다. ‘검찰공화국’ 우려도 가시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권에서 볼 수 있듯 승자의 오만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르는 법이다. 때론 시간이 걸리더라도 여전히 입법 권력을 쥐고 있는 야당과의 협치 노력을 등한시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2일자 동아일보 사설.
▲2일자 동아일보 사설.

한국일보도 사설에서 “하지만 오만하지 않기를 바란다. 수치상으론 압승이지만 윤 정부에 힘을 실어주려는 여론이 그만큼 높았다기보다 민주당의 패착과 낮은 투표율 등 외부 요인이 작용한 결과이기 때문”이라며 “권력이 집중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앞으로 정국에 폭탄이 될 수도 있는 변수인데,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사정 정국을 밀어붙여도 된다고 오판해서는 안 된다. 지지하는 국민만큼 비토하는 이들이 적지 않음을 유념하고 야당이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역대 최저 투표율 광주 지역 언론들 “책임 오롯이 민주당에”

광주 지역은 제8대 지방선거에서 역대 최저 투표율인 37.7%를 기록했다. 전국에서 가장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 4년 전 투표율과 비교해보면 20%포인트나 하락했다.

전남일보는 1면 기사에서 “지난 20대 대선에서 80%가 넘는 역대급 투표율을 보였던 광주가 1일 치러진 6·1지방선거에선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며 “대선 패배 후에도 쇄신 노력을 보이지 않은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실망감과 공천 잡음, 대안 정치 세력 부재에 따른 경쟁체제 붕괴, ‘무투표 당선자’ 무더기 배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광주 표심을 싸늘하게 식게 했다는 분석”이라고 했다.

▲2일자 전남일보 1면.
▲2일자 전남일보 1면.
▲2일자 전남일보 사설.
▲2일자 전남일보 사설.

전남일보는 사설에서 “전체 선거인의 절반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사람이 투표했다는 것은 분명 성찰이 요구되는 사안이다. 지방 정부를 이끌 지역 일꾼을 뽑는데 지역민들의 관심이 저조했음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정치권이 유권자들이 투표해야 할 동기를 부여하는데 실패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며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광주의 경우 3개월 전 치러진 대선 패배로 유권자의 실망감이 큰 상황에서 4년만에 정권을 내준 민주당이 말로만 혁신을 외쳤을 뿐 후보 공천 과정부터 각종 잡음을 일으켜 정치 무관심을 부채질했다”고 지적했다.

무등일보도 9면 기사에서 “시도 모두 역대 지방선거를 통틀어 가장 저조한 투표율을 보인 것은 더불어민주당 독점으로 인한 ‘정치 염증’이 투표 거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라고 했다.

민주당 경선에 참여한 정치권 관계자는 무등일보에 “대선 패배 이후 ‘반성과 혁신’을 외치던 지역 민주당은 형식적인 메시지 한 번 내놓은 것 말고는 한 게 없다. 반성은커녕 지역 국회의원 간 구태의연한 ‘담합 공천’과 친인척과 보좌진 및 그 가족을 서로 챙기는 ‘품앗이 공천’으로 유권자들을 정치 밖으로 내몰았다”고 말했다.

▲2일자 무등일보 9면.
▲2일자 무등일보 9면.
▲2일자 무등일보 사설.
▲2일자 무등일보 사설.

무등일보는 사설에서 “민주당은 광주의 전국 최저 투표율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사즉생 각오로 변화에 나서길 촉구한다”며 “정치권에서는 경선파당과 무더기 무투표 당선 등이 시민들을 선거에서 등을 돌리게 한 요인으로 분석한다. 민주당과 무소속이 격돌하는 전남의 경우 전국 최고 투표율을 기록한 것이 그 반증이라는 점에서 광주시민들의 정치 무관심, 혹은 정치 혐오를 불러일으킨 책임은 오롯이 민주당에 있다”고 주장했다.

무등일보는 이어 “방송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이처럼 낮은 투표율에도 광주시민과 전남도민들은 국민의힘 후보에게 높은 지지율을 보냈다. 민주당에 대한 경고요, 변화에 대한 갈망의 반증에 다름 아니다. 민주당의 뼈를 깎는 혁신가 변화를 당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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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기자단 들어가기 위해 기자들 앞에서 PT하는 기자들

  • 기자명 윤유경 기자 
  •  
  •  입력 2022.06.01 00:05
  •  
  •  댓글 1
 
 

출입기자단 속하기 위한 경쟁 과열…PT, 간식, 홍보물 제작까지
“서울시 출입 원년 멤버 많아 끼리끼리 뭉치는 문화 강해”
출입사 기자 “투표 전, 선정 기준에 대해 내부에서 진지하게 토론한 적 없어” 

지난 16일 오후 2시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는 기자들의 발표 소리가 들려왔다. 발표자는 서울시를 취재하지만 서울시 출입기자단에 속해있지 못한 ‘비출입’기자, 청중은 기자단에 속해있는 ‘출입’기자들이었다. 브리핑실에는 출입기자들이 앉아있고, 밖에 복도에는 발표를 앞두고 있는 9개 매체의 비출입 기자들이 서있거나 소파에 앉아있었다. 

본인의 순서가 되면 차례로 매체별 비출입 기자들이 브리핑실에 들어갔다. 기자들은 기자들 앞에서 PT를 하기도 하고, 본인들이 직접 만들어 온 영상을 틀기도 했다. 발표 시간은 3분이다. 발표 내용은 ‘우리 매체가 서울시를 어떻게 다뤄왔고, 취재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다’ 정도이다. 선발 당일, 한 표라도 더 받아 출입기자단에 들어가기 위한 비출입 기자들의 ‘어필’이 그렇게 지나간다. 

발표가 끝나고 출입 기자들의 투표가 진행됐다. 1출입매체당 1표를 던질 수 있다. 비출입 매체 이름 옆에 익명으로 찬성 혹은 반대를 종이에 적어 내면 된다. 과반 이상의 표를 받으면 출입사로 등록된다. 

개표 상황은 출입 기자들만 앉아있는 브리핑실에서 실시간으로 공개된다. 투표결과를 칠판에 쓴 후 결과를 두고 나가면 비출입사 기자들이 확인한다. 이번 출입기자단에는 36개의 투표사 중 23표를 얻은 JTBC와 더팩트가 합류했다. 서울시 출입기자단은 같은 방식으로 1년에 두 번 출입기자들의 총회를 진행해 신규 가입사를 선발한다. 

“비출입사는 공식 만찬 참석 못해, 심층적인 취재에도 제약”

‘기자단’은 해당 기관을 취재하는 출입기자들이 모여 만든 임의단체다. 법원, 검찰, 정부기관 등에는 기자실이 따로 있고, 그곳에 상주하는 기자단이 있다. 출입기자단 가입 여부는 기자단 자율에 맡기고 있는데, 기자단 운영 폐쇄성에 대한 문제는 꾸준히 제기되어왔다.  

서울시 출입기자단에 속해있는 출입사는 2022년 5월 기준 총 46개사로, 경향신문, 국민일보, 내일신문, 뉴스토마토, 동아일보, 문화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아시아투데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매일경제, 머니투데이, 서울경제, 아시아경제, 아주경제, 이데일리, 이투데이, 파이낸셜뉴스, 한국경제, 헤럴드경제, 시정신문, 코리아헤럴드, 코리아타임스, 코리아중앙데일리, KBS, MBC, SBS, YTN, MBN, 한국경제TV, OBS, 연합뉴스TV, MTN(머니투데이방송), 채널A, JTBC, BBS, CBS, CPBC(평화방송), TBS, 연합뉴스, 뉴시스, 뉴스1, 뉴스핌, 더팩트 등이다. 

서울시 비출입사 기자들은 취재에 일정한 제약을 받는다. 우선 서울시청을 출입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제한적이다. 출입사 기자들은 기자실에 따로 개인 책상이 있고 출입이 자유로운 반면, 비출입사 기자들은 서울시청 입구와 기자실만 들어갈 수 있고, 평일 오전 8시반에서 오후 6시반까지만 출입할 수 있다. 출입사에는 서울시 보도자료를 먼저 제공해주며 시장 간담회 등도 출입기자단만 참석할 수 있다.

▲ 서울시청. 사진=gettyimages.
▲ 서울시청. 사진=gettyimages.

정부기관 비출입사 A매체 기자는 “구청장들 인터뷰 등도 비출입사한테는 잘 안해준다. 심층적인 취재는 제한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2019년 서울시에 출입했던 B매체 기자는 “서울시는 공식적인 만찬에 기자단이 아니면 참석할 수가 없다”며 “그 현장에서도 기사가 많이 나오는데, (출입사로 등록되기 전) 그 자리에서 듣고 기사도 쓰고싶었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 출입사인 C매체 기자는 “어떤 부서에 자료를 요구하면, 간혹 출입사냐 아니냐 물어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출입기자단에 들어가기 위한 기자들의 경쟁은 과열된 상황이다. 출입기자단 신청 공문에는 ‘매체별로 3분씩 소개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고만 적혀있지만, 기자들 사이에서는 암묵적으로 PT 발표, 간식 제공, 기자실마다 인사돌리기, 홍보물 제작 등이 당연시되어있다. 서울시 취재를 맡기 전 이미 본인 매체가 출입사로 등록 되어있었던 C매체 기자는 “우리 매체가 기자단에 이미 등록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안도감을 느꼈다. 연차 있는 사람들을 배치해서 잘부탁드린다고 인사다니는 경우를 많이 봤다. 신경을 많이 쓰이는게 보인다”고 말했다. 

▲ 2022년 5월 진행된 서울시 출입기자단에 신청한 더팩트 프린트물.
▲ 2022년 5월 진행된 서울시 출입기자단에 신청한 더팩트 프린트물.

현재 서울시 출입사인 D매체 기자는 “이번 투표 전에도 한분 한분 기자실을 돌아다니면서 인사하시고 문자도 보내고 선물도 돌렸다”며 “책상 위에 홍보물이 올려져있거나 기자실 간식테이블 위에 비출입사 매체가 돌린 간식이 올려져 있기도했다”고 말했다. B매체 기자는 “공식적인 자리에 갈 수가 없으니까 내가 따로 취재원을 만나서 저녁 자리를 만들어서 서울시 기자단에 있는 기자들을 초청했다. 그러면서 기자들이랑 친해지고 열심히 하고있다는걸 보여줬다”고 말했다. 

“선정 기준 애매해…내부에서 진지하게 토론한 적도 없어” 

문제는 출입사를 선정하는 정해진 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선정 여부가 온전히 출입기자들의 마음에 달린 것이다. 비출입사 A매체 기자는 “기준을 아무도 모른다. 개표 진행 상황을 들은 적이 있는데, 여성 기자들이 발표하는 곳만 승인한 경우도 있었고, 메이저 매체만 승인한 경우도 있다. 인터넷 매체에만 반대표를 던진 곳도 있었다”고 말했다. PT를 진행하고 투표 절차까지 밟았지만, 서울시 출입기자단에 들어가지 못한 경험이 있는 E매체 기자는 “보통 국장 등 윗사람들이 ‘우리 회사 도전한다’고 기존 출입기자들한테 연락하면 표를 주는 식”이라고 밝혔다. 

출입사 D매체 기자는 “내부에서 어떤 매체를 뽑을지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하거나 논의되는 부분이 없었다”며 “투표날 아침 우리끼리 카톡으로 간단히 이야기한 정도였다. 실제 출입기자들끼리 어떤 언론사가 안에 들어오면 좋을지에 대한 논의가 불충분한 것 같다”고 말했다. 

▲ 사진=gettyimages.
▲ 사진=gettyimages.

기자들의 출입 여부를 기존 출입기자들이 평가하는 방식은 폐쇄적인 운영 문제를 낳는다. 일부러 경쟁사가 들어오지 못하게 경계하거나, 기존 기자들끼리 뭉치는 관행이 심해지는 것이다. B매체 기자는 “기자가 기자 앞에서 PT를 한다는 것 자체에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며 과거를 떠올린 뒤 “서울시 기자단은 서울시를 출입하는 원년 멤버가 많아 다른 기자단보다 끼리끼리 뭉치는 문화가 강하다. 그 안에 끼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비출입사 E매체 기자도 “출입기자단으로 잘 안받아주려는 경향이 있다. 출입 여부를 왜 들어가있는 기자들이 평가를 하느냐는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출입사 D매체 기자는 “우리들끼리는 오히려 주요 매체일수록 들어오기 힘들다는 이야기도 한다. 경쟁사니까 오히려 출입사로 안받으려고 하는 경향도 있기 때문”이라며 “출입처에서 언론사들이 같이 취재를 하는 건 서로 얼마만큼의 도움을 주고받아서 값어치 있는 정보를 이끌어낼 수 있느냐가 기준이 되어야하는데, 뚜렷한 기준이나 진중한 논의 과정보다는 오히려 자존심이나 텃세가 더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비출입사 A매체 기자도 “출입기자단 자체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선정방법을 바꿔야 한다. 기존 출입 기자들이 새로 출입을 신청하는 기자들을 투표해서 뽑아준다는 것 자체가 불공정하다”며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공정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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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4125명 풀뿌리 일꾼을 뽑는 날…우리의 선택은?

등록 :2022-06-01 07:00수정 :2022-06-01 08:58

 
오늘 지방선거 4125명 일꾼 선출
윤 대통령 취임 22일만에 전국선거
여 “지방권력 교체” 야 “독주 견제”
대결 넘어 풀뿌리 자치 살려내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천에 투표안내 홍보조형물이 걸려 있다. 6월1일 선거일 기준 18살 이상의 국민은 오전6시~오후6시(코로나19 확진 유권자는 오후6시30분~오후7시30분) 지정된 본인의 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다.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 여권 등 기타 관공서 또는 공공기관이 발행한 사진이 붙은 신분증을 가져가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는 시.도지사와 구.시.군의 장, 시.도의회의원, 구.시.군의회의원, 교육감 등을 뽑는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천에 투표안내 홍보조형물이 걸려 있다. 6월1일 선거일 기준 18살 이상의 국민은 오전6시~오후6시(코로나19 확진 유권자는 오후6시30분~오후7시30분) 지정된 본인의 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다.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 여권 등 기타 관공서 또는 공공기관이 발행한 사진이 붙은 신분증을 가져가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는 시.도지사와 구.시.군의 장, 시.도의회의원, 구.시.군의회의원, 교육감 등을 뽑는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포스트 코로나’ 시대, 민생과 지역을 보듬을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가 1일 치러진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광역단체장 17명, 기초단체장 226명, 광역의원 872명, 기초의원 2988명, 교육감 17명, 제주특별자치도 교육의원 5명 등 4125명의 지역 일꾼을 선출한다. 대구 수성구을, 인천 계양구을 등 전국 7개 선거구에서는 국회의원 보궐선거도 함께 치러진다.

 

이번 선거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 22일 만에 치르는 전국 단위 선거다. 대선 연장전이라는 말이 나오는 까닭이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서면서 풀뿌리 선거를 ‘국정안정론’과 ‘견제론’이라는 거대 담론이 휘감았다.

 

여야는 저마다 필승해야할 절박한 까닭이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167석을 차지한 압도적 여소야대 정국에서 갓 출범한 윤석열 정부의 국정 동력을 확보하려면 압승이 절실하다. 1년여 전인 4·7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 부산 시장을 내주고, 지난 3월 대선에서 0.73% 포인트 차로 패해 정권을 잃은 민주당은 연패를 끊고 윤석열 정부를 견제할 민심을 얻어내야한다.

 

 여야의 31일 마지막 호소도 이런 연장선 상에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 회의에서 “지난 대통령선거가 대한민국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는 선거였다면 이번 지방선거는 대한민국의 구석구석에 혁신을 수혈하는 절호의 기회”라며 “반드시 승리해 정권교체를 완성하자”고 말했다.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이 정치에서 고개를 돌리면 윤석열 정권은 오만과 불통, 독선의 국정운영으로 나라를 파국으로 몰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거대 양당의 대결구도에 본질이 가렸지만 지방 선거는 일상과 가장 가까운 ‘풀뿌리’ 선거다.

 

전국 유권자는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헐거워진 동네 구석구석을 챙길 살림꾼들을 뽑는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이번 선거는 코로나19 이후 일상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교육정책과 지방행정 등 생활 정치에 큰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에 중요하다”며 “대선 연장전이란 차원보다는 삶에 밀접한 변화들을 생각해서라도 투표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새로운 변화도 있다. 바로 10대 청소년 후보들이다. 지난 1월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피선거권이 만 18살까지 넓어진 결과다. 이들은 그간 소외됐던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미 인구의 절반 이상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몰려있는 지역 소멸의 시대지만, 지방 정부간 편차가 과거보다 도드러진다는 점에서 지역 유권자의 선택은 중요하다.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는 “지방소멸과 기후위기 등으로 비수도권의 정책 환경이 크게 변화한 데다 최근 대부분의 정책이 지방 주도형으로 전개되고 있어 지방선거에서의 선택이 특히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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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금수에서 드러난 '분열된 유럽'…힘 받는 '우크라 영토 양보론'

프·독·이 협상 추구에 동유럽 반발…미국서도 '우크라에 선 그어야' 목소리

 

 

유럽이 가까스로 러시아산 원유 부분 금수에 합의했지만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유럽의 분열이 가시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독일·프랑스·이탈리아 지도자들이 빠른 휴전을 위한 러시아와의 협상 재개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동유럽 국가들이 반발이 거세다. 바다 건너 영국과 미국은 비교적 강경한 입장을 취해 왔지만, 미국 내부에서도 우크라이나에 '명확한 선'을 일러주라는 의견이 나오는 등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빠른 휴전을 위한 우크라이나의 양보'를 주장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을 보면 30일(현지시각)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브뤼셀에서 회의를 가진 EU 정상들이 러시아산 원유를 부분 금수하는 조치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셸은 소셜미디어(SNS) 트위터에 "이번 합의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의 3분의 2가 즉시 차단돼, 전쟁기계(러시아)의 막대한 수입원이 끊긴다"고 설명했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위원장도 이날 EU가 올해 말까지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90%까지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에서 해상 운송을 통한 수입은 전면 금지됐지만 러시아에서 벨라루스를 지나 폴란드, 독일, 슬로바키아, 헝가리, 체코 등으로 이어지는 드루즈바 송유관을 통한 수입은 예외적으로 허용됐다. 러시아산 석유의 3분의 2는 해상운송을 통해 유럽으로 들어오고 나머지 3분의 1은 송유관을 통한다. 폰데어라이엔은 송유관이 지나는 독일과 폴란드의 경우 자발적으로 송유관을 통한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송유관을 통한 러시아산 석유 의존도가 높은 헝가리 등의 강한 반발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는 러시아에 대한 EU의 6번째 제재 조치로 원유 수입 부분 금지뿐 아니라 러시아 최대은행인 스베르방크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한 달 가까이 표류하다 가까스로 도출된 이번 합의안에 대한 반응은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독일이 출혈에도 불구하고 제재에 동참할 것을 결의하는 등 추가 제재에 대한 강한 압박이 느껴지던 제재 계획 발표 당시와는 사뭇 달랐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30일 원유 금수가 물론 장기적으로는 러시아에 손실을 입히겠지만, 당장 러시아의 자금 조달에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매체는 에너지데이터업체 케플러(Kpler)를 인용해 5월 러시아의 일일 원유 생산량이 전달에 비해 20만배럴 늘었다며, 세계 구매자들이 브렌트유보다 배럴당 30달러 가량 싸게 살 수 있는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할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으며 특히 인도는 5월에 하루 70만배럴 이상이 원유를 구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또 이번 제재에 반대해 온 헝가리의 석유회사 MOL의 정제수익이 러시아산 원유 할인으로 치솟았다고 전했다. 매체는 구매자들이 점점 제재에 무감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일간 <가디언> 칼럼니스트 사이먼 젠킨스는 이 매체에 30일 원유 금수를 포함한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는 "득보다 실이 많다"며 제재와 이에 따른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 흑해 봉쇄 등으로 식량과 에너지 가격이 급등해 세계의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희생양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제 제재는 불가피하게 그 피해를 러시아 외부로 확장시킨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헝가리 등의 반발을 받아들여 송유관 공급을 제외한 해상 운송 석유만 금수하겠다는 이번 조치와 이를 도출해내기 위한 과정에서 겪은 진통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유럽 내부의 분열을 강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쟁 초 비교적 단결된 강한 제재 목소리를 냈던 유럽 각국은 전쟁이 장기화하며 국민들의 관심이 전쟁 자체보다 전쟁의 여파로 급등하는 생활비 문제로 이동하며 어떤 방법으로든 빠른 휴전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전쟁 초반에 거의 주목받지 못했던 '휴전을 위한 우크라이나의 양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최근 힘을 받는 이유다. 지난주 헨리 키신저 미국 전 국무부 장관의 발언은 이 논의를 수면으로 올리는 촉매가 됐다. 키신저는 23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경계선은 개전 전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어야 할 것"이라며 두 달 내 협상이 재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키신저가 말한 '개전 전 상태'는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장악하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방의 루한스크와 도네츠크 지역을 비공식적으로 통제했던 상황을 뜻하는 것으로 우크라이나 쪽엔 실질적인 영토 포기를 의미한다. 

프·독·이 빠른 휴전 유도…동유럽국들 "푸틴을 어떻게 믿나" 반발 

유럽연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나라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는 확전 방지와 빠른 휴전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듯 하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이달 1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난 뒤 협상을 촉구했고 이달 초 러시아에 굴욕을 주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함께 28일 푸틴과 한 전화 회담에서 협상 재개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푸틴의 빠른 회담을 촉구하기도 했다. 프랑스 대통령궁인 엘리제는 자료를 내 이날 양국 정상이 푸틴에 세계 식량 위기를 피하기 위해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수출을 허용하고 우크라이나 수출항인 오데사 봉쇄를 풀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련의 지배를 받은 적 있고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동유럽 국가들은 이를 납득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마르코 미켈손 에스토니아 의회 외교위원장은 마크롱과 숄츠의 푸틴과의 전화통화를 두고 "프랑스와 독일의 지도자들이 부주의하게 러시아에 새로운 폭력행위의 길을 열어 주고 있는 것이 놀랍다. 왜 주요 유럽국에 대해 전쟁을 벌이고 있는 푸틴이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생각하는가"라며 "전화를 끊고 서둘러 우크라이나 여행을 예약하라"고 소셜미디어에 지적했다. 아르티스 파브릭스 라트비아 부총리 또한 소셜미디어에 "정치 현실과 괴리돼 있고 수치심을 느껴야 할 서방 지도자들이 많은 것 같다"고 썼다. 가브리엘리우스 란드스베르기스 리투아니아 외무장관은 29일 "침략자에게 영토를 점유할 기회를 주는 것은 이런 일이 다른 곳에서 또 일어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지난 22일 "불행히도 최근 유럽 내부에서 우크라이나가 푸틴의 요구에 굴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오직 우크라이나만이 스스로에 대해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도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은 26일 푸틴에 대한 "유화정책"에 대해 경고하며 동맹이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데 "후퇴"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싱크탱크 유럽외교협의회(ECRF)의 동유럽연구팀인 더넓은유럽프로그램의 이사를 맡고 있는 마리 뒤물랭은 27일 ECRF에 지금과 같은 교착상태가 지속될 경우에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보장과 러시아와의 협력 여부를 두고 유럽은 분열할 수 밖에 없지만 영토 양보 안을 두고는 "더 심각한 분열이 초래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현재 영토 포기 주장에 반발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향후 불가피하게 영토 포기에 동의한다 해도 무력으로 영토를 얻고 결국 (러시아가 보유한) 핵무기가 영토를 지킨다는 선례를 남기는 협상에 많은 EU 회원국들이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국은 러시아에 대한 억제만 생각하는 데 반해 다른 일부 국가는 유럽의 안정화 전략을 수립하는 데 어떤 형태의 협약으로든 러시아가 포함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이번 전쟁이 "전쟁의 결과와 관계 없이 유럽을 계속해서 분열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방이 형식상으로는 우크라이나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하지만, 실질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것은 미국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의 지원 없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상대로 전쟁을 지속 수행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금까지 비교적 강경한 입장을 피력해 왔지만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미국 내부에서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명확한 선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증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6일 우크라이나가 말하는 '침공 전' 상황으로의 회복, 즉 루한스크와 도네츠크에서 러시아군을 밀어내고자 하는 희망조차 우크라이나의 능력 밖이라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군을 밀어내려면 통상 3배에 가까운 병력이 필요한데 이 같은 일은 실현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매체는 우크라이나가 자국군 사상자수를 기밀로 취급하고 있다고도 덧붙엿다. 매체는 앞서 19일 편집위원회 의견에서 바이든이 "젤렌스키와 그의 국민들에게 미국과 나토가 제공할 수 있는 무기, 자금, 정치적 지원에 한계가 있음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정부의 결정은 얼마나 더 큰 파괴를 견뎌낼 수 있는지에 대한 현실적 평가에 기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협상 국면으로 들어서면 요구되는 영토에 대한 뼈아픈 결정을 해야 하는 건 우크라이나 지도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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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혜 경기지사 후보 최대 리스크, 허위사실 유포 수사

“가중처벌 요소 보여”...재산축소신고로 당선 무효 사례도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가가 지난 24일 경기 양주 덕정역 앞에서 강수현 양주시장 후보와 선거유세를 하며 미소짓고 있다. ⓒ제공 : 뉴시스, 김은혜 캠프 제공
 
지방선거를 하루 앞두고,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의 리스크가 상당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은혜 후보는 그동안 공개토론에서 KT 취업청탁과 재산축소신고 의혹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부인해 왔는데, 이 중 일부 의혹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사실로 인정하면서다. 당선되더라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수사받을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선관위가 재산축소신고 의혹을 사실로 판단하고 선거 당일 투표소에 공지할 예정이라고 밝히자, 국민의힘 누리집 게시판에는 “김은혜 후보가 당선되어도 당선된 것이 아니다”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figcaption>
31일 이주희 법무법인 다산 변호사는 “최근 선거 추세가 한 끗 차이로 당락이 오갈 정도로 과열되는 분위기이고, 민의가 왜곡되어 반영될 수 있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선거범죄는 엄격하게 볼 수밖에 없다”라며 김은혜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당선 무효 처분을 받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 출신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설사 당선되더라도 수사 받고 당선무효 걱정하느라, 일 제대로 할 수 있을까”라며 페이스북에 재산축소신고로 당선이 무효 처리된 사례들을 공유하기도 했다.
 
선관위 이의제기 결정내용 공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치동 D빌딩 15억 축소
계좌누락으로 1억 축소
김은혜 재산축소신고, 선관위도 인정
빌딩 지분 주장도 “사실 아니다”


김은혜 후보의 재산축소신고에 관한 수사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은혜 후보는 지난 5월 12일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재산을 축소 신고했다.

김 후보가 제출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공직선거후보자재산신고서’를 보면, 김은혜 후보는 배우자 소유의 빌딩과 연립주택 가액을 각각 158억6785만 원, 10억8880만 원이라고 신고했다. 이 신고 내용이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은 지난 23~24일 방송 토론회에서 강용석 무소속 경기지사 후보가 처음 제기했다.

그러자, 김은혜 후보는 “그런 거 허투루 신고하고 그렇게 살지 않았다”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김은혜 후보 캠프도 카카오톡 ‘김은혜 알림방’을 통해 “법에 따라 적법하게 재산신고를 했다”며 다시 한번 의혹을 공식 부인했다. 또 토론회에서 강용석 후보가 김은혜 후보 배우자의 대치동 D빌딩 지분이 “4분의 1”이라고 짚으며, 월 1억5천만 원 정도의 월세가 나올 것이라고 말하자, 김은혜 후보는 “4분의 1이 아니라, 8분의 1이다”라고 반박했다.

이 같은 김은혜 후보의 반박 발언은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

민주당은 지난 5월 25일 선관위에 김은혜 후보 재산신고와 관련해 이의제기를 한 바 있는데, 선관위는 민주당의 이의제기를 지난 30일 인용했다. 선관위는 김은혜 후보가 16억 원가량을 과소 신고했다고 판단했다. 선관위 결정내용 공고에 따르면, 김은혜 후보는 배우자 소유 D빌딩 가액을 신고하면서 14억9408만 원을 과소 신고했다. 173억6194만 원으로 기재해야 하는데, 158억6785만 원이라고 빌딩 가액을 낮게 신고했던 것이다. 또 후보자 재산신고 내역 중 계좌 일부를 누락하여 1억2369만 원을 과소 신고했다. 그뿐만 아니라, D빌딩 지분이 “8분의 1”이라는 말과는 다르게 배우자의 빌딩 지분은 ‘4분의 1’이었다.

선관위가 공지하진 않았지만, 김은혜 후보는 배우자 소유의 연립주택 가액도 축소 신고했다는 의혹이 있다.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에서 해당 연립주택을 검색해보면, 2021년 1월 1일 기준 공시가격은 12억2600만 원이다. 이는 김은혜 후보가 선관위에 신고한 연립주택 가액과 1억3720만 원가량 차이가 존재한다.

민주당은 이 같은 의혹을 모두 검찰에 고발했다. 선관위의 판단도 있었던 만큼,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검찰수사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양형위원회 허위사실공표 가중요소 ⓒ양형위원회
당선됐을 때 문제없을까?

이주희 변호사는 “선거범죄 양형위원회 양형기준을 보면, 허위사실공표의 경우 ‘허위사실 또는 비방내용이 후보자 평가에 관한 선거구민의 매우 중요한 판단 사항에 관계된 경우’(특별양형인자)와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경고 등을 받고도 범행한 경우’(일반양형인자) 등을 가중요소로 보고 무겁게 처벌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김은혜 후보의 사례에서 선거범죄 양형기준 가중요소로 볼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첨예한 선거에서 공직자의 재산이 더 늘었다는 것은 유권자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고, 선거의 당락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라며 “이 때문에 이러한 부정적 인식을 피하고자, 재산증식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고의 또는 미필적 고의가 있어 보이고, 이는 형 가중요소에 해당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누락 신고 절대액이 16억 원에 이른다는 점, 누락 신고가 한 건이 아니라는 점 등도 가중요소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지방선거에서 재산을 축소해 신고한 경우, 실제 당선 이후 혐의가 확정돼 직을 상실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사례를 공유했다.

윤종서 부산 중구청장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17억 원 상당의 재산을 축소 신고한 혐의 등으로 당선무효형이 확정돼 구청장직을 상실했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지난 2019년 11월 28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50만 원, 주민등록법 위반 혐의로 벌금 30만 원을 각각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선출직 공직자는 공직선거법을 어기고 벌금 100만 원 이상 형이 확정되면 당선무효가 된다.

13억 원가량 재산신고를 누락했다가 벌금 300만 원이 확정돼 피선거권이 박탈된 사례도 있다. 2016년 총선에서 재산을 축소 신고했다가 기소된 강지용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제주지역 특보는 이 판결로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됐다. 당시 재판부는 “단순한 실무상 착오였다는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정만으로는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라고 봤다. 김은혜 후보 측은 재산축소신고에 관해 선관위가 이의제기 결정내용을 공고하자 “단순 실무진의 착오였다”라고 밝힌 바 있다.
 
KT 채용 청탁 내부 보고 명단 ⓒ민중의소리
한편, 민주당이 김은혜 후보를 허위사실 유포와 관련해 검찰에 고발한 건은 김동연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아들, 배우자 친척 KT 취업청탁, 김동연 후보 후원금, 재산축소신고 등 크게 4가지다. 이 중 재산축소신고 외에도 KT 채용청탁 의혹도 수사가 이루어질 수 있는 사안으로 보인다.

민중의소리는 지난 19일 김은혜 후보가 과거 KT 공개채용 당시 취업을 청탁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검찰은 KT 내부 보고 내용을 재판 증거자료로 제출했는데, 이 자료에는 당시 유력 정치인과 고위 임원이 청탁한 지원자 9명의 명단이 적혀 있었다. 이 증거자료에는 김은혜 후보가 추천한 A(1982년생) 씨의 사례도 적혀 있었다. A 씨의 추천인은 ‘김은혜 전무’이고, 불합격 처리됐던 1차 면접을 합격처리 했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김은혜 후보는 청와대에서 일하다가 KT 임원으로 간 상황이라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나올 때였다.

민중의소리 보도 이후, 김은혜 후보가 검찰 참고인 조사를 받으면서 배우자 친척을 추천한 사실을 시인했다는 KBS 보도도 이어졌다.

하지만 김은혜 후보는 공개 토론회에서 “부정채용에 관여한 적 없다”라며 의혹을 여러 차례 부인했다. 민주당은 이를 선거를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허위사실 공표로 보고 검찰에 지난 20일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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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압승? 민주당 선방? 관전포인트 셋

'국힘 9곳 이상·민주 4곳 이상' 광역단체장 당선 예측... '대선 연장전' 향후 정치판 결정

22.05.31 23:26l최종 업데이트 22.06.01 07:33l
큰사진보기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7일 오전 경기도 분당구 이매2동 행정복지센터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7일 오전 경기도 분당구 이매2동 행정복지센터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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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9곳에서 최대 12곳" vs. "최소 4곳에서 6곳"

6.1 지방선거 하루 전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각자 예측한 광역단체장 17곳 성적표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 외 모두 패했던 국민의힘은 대선 승리 직후 열리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기대하고 있고, 민주당은 4년 전과 달리 '선방'을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선거 17곳 중 광주·전남·전북·제주 등 4곳을 당선 안정권으로 보고 있다. 김민석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5월 3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한 인터뷰에서 "선거 시작 후 생긴 안팎의 변수들이 있어서 지금은 (광주·전남·전북·제주) 네 군데를 확실하게 이기고 그에 대해 5, 6곳을 이기면 굉장한 선방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광역단체장 선거 17곳 중 최소 9곳은 이길 수 있다고 예상한다. 공표금지 기간 전 공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에 우세한 걸로 나타난 서울·인천·충북·강원·부산·울산·경남·대구·경북에선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은 김민석 민주당 본부장과 같은 방송에 출연해 "처음 시작할 때부터 최소 9석 이상은 확보해야 되겠다고 판단해 왔다"고 말했다. 다만, 대전·세종·충남·경기 등 중부권 등에서 "100표~200표 차의 접전"을 예상하면서 그 이상의 성적을 거둘 가능성도 시사했다.

다만 이는 말 그대로 예측치일 뿐이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지난 5월 30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어느 한쪽이 맥없이 지는 선거라고 보기는 굉장히 어려운 초경합 선거로 바뀌고 있다"면서 인물 경쟁력에 따라 승패가 엇갈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국민의힘에서 승리를 자신하고 있는 강원지사 선거의 경우, "(민주당) 이광재 후보의 인물론이 이제 김진태 후보보다 낫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주장했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것과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반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5월 3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 지역조직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우리도 맞대응을 해야 한다. 역대 선거에서 예상이 뒤집어진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면서 다소 느슨해진 당의 분위기를 다잡고 나서기도 했다.

압승과 선방, 그 사이를 가로지를 6.1 지방선거의 관전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관전포인트①] 허니문 선거
  
큰사진보기윤석열 대통령이 31일 부산 중구 자갈치 시장을 방문, 낙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2022.5.31
▲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부산 중구 자갈치 시장을 방문, 낙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2022.5.31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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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선전' 혹은 '선방' 등 수세적인 태도를 취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했기 때문이다. 6.1 지방선거는 새 정부 출범 직후 치러지는 이른바 '허니문 선거'다.

민주당은 불과 85일 전 대선에서 패했다. 윤석열 정부가 내각과 대통령실 참모 인선에 비판받을 점들이 있지만 고작 23일 일한 정부라 아직은 정책실패를 논하거나 정권심판 정서가 형성되기 어렵다. '대통령이 일을 할 수 있게 해주자'는 국정안정론이 힘을 받을 수밖에 없는 시기다.

'허니문 선거'의 사례로는 2007년 12월 이명박 대통령 당선 뒤 113일만에 치러진 2008년 4월 18대 총선이 있다. 당시 정권교체를 통해 여당이 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은 '친박(친박근혜)학살'이란 공천파동으로 극도의 내부 갈등 양상을 보였지만 153석을 얻어 과반을 넘겼다. 당의 공천결과에 반발, 따로 당을 만들거나 무소속으로 선거에 나선 의원들이 '친박연대(14석)' 및 '친박무소속연대(12석)'으로 생환한 점까지 감안하면 범여권의 압승이었고, 이후 이들은 세력을 합쳐 거대여당을 형성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과 이번 지방선거 사이의 기간은 더 짧다.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정당지지도 역시 여당이 힘을 받는 흐름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의 전국지표조사(NBS)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 지지도는 '35%(4월 4주차)→41%(5월 1주 차)→42%(5월 3주 차)'로 상승했다. 반면 민주당 지지도는 같은 기간 '34%(4월 4주 차)→30%(5월 1주 차)→30%(5월 3주 차)'를 기록했다.

민주당 지지도는 한국갤럽 조사에서 그 낙폭이 더 컸다. 5월 1주 차 조사에서 41%를 기록했던 민주당 지지도는 5월 3주 차 조사 땐 29%로 내려앉았다. 5월 1주 차 조사 당시 40%를 기록했던 국민의힘 지지도는 5월 3주 차엔 43%를 기록했다(자세한 조사결과 및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관전포인트②] 이재명의 운명
  
큰사진보기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31일 오후 인천시 계양구 계산역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31일 오후 인천시 계양구 계산역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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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가 인천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 이번 지방선거에서 다시 이슈의 중심에 있는 상황이 결국 어느 쪽에 유리하게 작용할지도 주목해볼 포인트다. 

2010년 지방선거에선 무상급식과 야권연대, 2014년 지방선거에선 세월호 참사, 2018년 지방선거에선 남북정상회담 등 대형 선거 이슈가 존재했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선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후보에 더해 안철수 성남분당갑 국회의원 후보까지 등판하며 이슈보다는 인물 중심으로 '대선 연장전' 같은 모양새가 됐다. 

이 때문에 여야 모두 대선 당시 지지층을 최대한 결집시키는 이른바 '집토끼' 전략을 집중 구사하는 중이다. 특히 국민의힘은 '반(反)이재명' 정서를 일으키는 데에 주력했다. 이재명 후보와 직접 경쟁하지 않는 다른 지역의 국민의힘 후보들도 마치 대선 연장전처럼 '대장동 사건' 비판에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가 연고가 없는 지역에 출마한 일을 '도망'이라고 비난하고 '김포공항 이전·통합' 공약을 집중 공격했다. 

'이재명이 돌아왔다'를 지방선거 주요 승부수로 띄운 민주당이 노린 것은 대선 때 이 후보를 찍은 지지층의 재결집이다. 정권심판론을 활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0.73%p 차이'로 대선에 석패한 아쉬움을 지방선거에서 지지층 재결집으로 만회하자는 긴급 처방이다. 

이재명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속지 말라"면서 지지자들의 투표를 호소했다. 선거 초반 이 후보의 넉넉한 승리를 예상했던 것과 달리 선거 막판 여론조사에서는 박빙의 승부가 예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중앙일보' 의뢰로 지난 5월 23~24일 계양을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 후보는 45.5%의 지지율을 얻어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44.3%)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론조사와는 달리 넉넉하게 승리한다면 이재명 지지층의 재결집이 이뤄걸로 봐야 하고 '아직 이재명이 통한다'는 걸 입증할 수 있다. 이 경우 이 후보는 오는 8월 전당대회 출마 등을 통해 당권을 확보하고 헤게모니를 확실히 움켜쥘 수 있다. 이는 2012년 대선 패배 후 전당대회에 도전해 당대표가 되고 대권까지 확보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과 같은 길이다.

하지만 이재명 후보만 이겨선 곤란하다. 이재명의 등판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을만큼 민주당 전체의 성적도 '선전'이라는 평가를 받아야 가능한 얘기다. 

국민의힘으로선 이 후보를 또한번 낙선시키는 게 가장 큰 수확이겠지만, 이재명 후보가 '신승'하더라도 민주당의 선전을 막는다면, 이재명 후보에겐 내상을 입히는 셈이고 민주당 역시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론 공방 속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 

[관전포인트③] '윤심 마케팅' 결과는? 
  
큰사진보기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오른쪽).
▲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오른쪽).
ⓒ 권우성(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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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가 국정안정론으로 윤 대통령을 밀어주는 결과가 될지는 최대 격전지로 부상한 경기도지사 선거 결과에 달렸다. 전체 선거를 이겨도 경기도에서 진다면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에겐 떨떠름한 승리일 뿐이다. 

경기도는 이재명 후보의 정치적 고향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경기도 지역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46만2810표(5.32%p) 뒤졌다. 여기에, 윤 대통령의 당선인 대변인을 맡았던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당내 경선 당시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 논란을 사면서 본선 후보로 출격한 상황이다.

특히 김은혜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중 "김은혜가 하면 윤석열 정부가 한다는 것을 눈에 보이는 결과물로 보여드리겠다"면서 노골적인 '윤심' 마케팅을 진행했다. 출마선언 당시에도 "이재명의 시대를 지속하느냐, 극복하느냐를 묻는 선거다. 정권교체는 완성되지 않았다"면서 경기지사 선거 승리를 '정권교체의 완성'으로 규정한 바 있다.

즉, 경기도는 다른 지역에 비해 그 정치적 의미가 강하게 투사된 곳인 셈이다. 이 때문에 경기지사 선거결과는 윤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역대 대통령들에 비해 정권 초반 낮은 국정수행 지지율을 얻고 있는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최고 윤핵관' 김은혜 후보의 승리 여부가 향후 국정동력을 얻는 데에 더욱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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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핵관'도 당황시킨 특별감찰관 폐지 논란...장제원 "尹참모들, 크게 각성하라"

대통령실, 특별감찰관 임명 안 할 수도…장제원 "그럴 분이 아닌데…"

 

윤석열 대통령 측이 특별감찰관을 임명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과 함께 특별감찰관제 폐지 가능성까지 시사하자,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장제원 의원이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특별감찰관 임명을 공언해 온 윤 대통령의 '말 뒤집기' 논란을 의식한 모습이다.

장 의원은 30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한 언론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특별감찰관 제도를 폐지하거나 임명하지 않기로 했다는 보도를 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를 받아 사설까지 써가며 비판하고 나섰다"며 "저는 전혀 근거없는 보도라고 확신한다. 제가 확신을 가지고 말을 할 수 있는 근거는 윤 대통령께서 당선인 시절, '특별감찰관 제도는 엄연히 현행 법에 규정되어 있는 것이다', "국회에서 3명을 추천하면 그 중 1명을 지명하는 것'이라고 하셨고 당선인 대변인을 통해 브리핑 한 적도 있다. 윤 대통령은 국회가 법을 개정하거나 폐지하지 않았는데, 법을 무력화시킬 분이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대통령실 관계자는 '특별감찰관제를 폐지하는 방침이 논의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민정수석실 폐지, 대통령실 사정 컨트롤타워 폐지 등 여건이 이전 정권과는 크게 달라졌다"며 "어떤 것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별감찰관제가 사라지면 대통령 주변의 비위 수사를 누가 하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검경이 있지 않나"라고도 했다. 

장 의원은 대통령실 측의 이같은 발언을 의식, 화살을 대통령실 참모진에 돌렸다. 장 의원은 "윤 대통령은 '대통령 친인척과 수석비서관 이상 고위 공직자에 대한 감찰은 그 어느 정권보다 엄격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이라며 "만의 하나, 오늘 기사가 선거를 앞두고 의도된 악의적 보도가 아니라 실제 대통령실 관계자에 의해 나온 얘기라면 대통령실 또한 크게 각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대통령의 참모는 대통령의 의중과 뜻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24시간 내내 대통령께 안테나를 세우고 있어야 한다. 차칫 방심하는 순간, 대통령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게 되고 결국 대통령께 큰 누를 끼치게 된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며 "단 한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곳이 대통령실이다. 대통령실의 분발을 기대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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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V 80%, 50년 모기지…청년들 “대출 땜질 말고 부동산 안정을”

등록 :2022-05-31 07:00수정 :2022-05-31 07:11

 
청년 핀셋 대책에 ‘반신반의’
3분기부터 LTV 80%로 완화
고소득층 주로 수혜 받을 듯
미래소득 반영, 초장기 대출
정부 20∼40대 보완책 병행
서울의 한 은행에 설치된 대출 관련 안내 현수막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한 은행에 설치된 대출 관련 안내 현수막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3분기부터 생애 첫 주택 구매 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80%로 완화된다. 이 조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유지로 소득이 낮으면 혜택이 크지 않으므로 청년층(20~40대) 대출만 따로 늘려주는 보완책도 같이 시행된다.

 

정부는 30일 ‘긴급 민생안정 10대 프로젝트’에서 생애 최초 주택 구매 시 엘티브이 최대 상한을 60~70%에서 80%로 올려주는 국정과제를 오는 3분기(7~9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주택 구매 이력이 없는 무주택자로 연 소득(부부합산) 1억원 미만이 대상이다.

 

생애 첫 주택 엘티브이 완화는 소득이 적으면 혜택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엘티브이 완화로 대출가능금액이 늘어나도 ‘디에스아르 40%’라는 소득에 비례하는 규제가 적용돼 빌릴 수 있는 돈에 큰 차이가 없다. <한겨레>가 시중은행과 시뮬레이션해보니,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인 9억원대 주택을 생애 최초로 살 때 대출가능금액은 연 소득이 3천만원인 경우 2억원, 6천만원이면 4억원, 9천만원은 5억1천만원 등이다. 엘티브이가 80%로 완화하면 연 소득 3천만원(2억원)과 6천만원(4억원)의 대출 한도는 변하지 않으나 연 소득 9천만원은 6억7470만원으로 약 1억6470만원 늘어난다.

 

엘티브이 완화가 ‘고소득층’에만 유리하다는 지적에 정부는 소득이 적은 20~40대 보완책을 병행하기로 했다. 현재 청년층 주택담보대출에 반영하는 미래 소득을 3분기부터 더 확대한다. <한겨레>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연 소득 3천만원인 29살 ㄱ씨가 9억원 서울 아파트 생애 최초 구매 시(엘티브이 80%) 미래 소득까지 반영하면 대출가능금액이 5천만원(2억원→2억5천만원) 증가한다.

 

정부는 대출 만기도 늘린다. 오는 8월부터는 정부 지원 주택담보대출인 보금자리론·적격대출에 ‘50년 초장기 모기지’를 도입한다. 만 39살 이하 및 혼인 7년 이내 신혼부부가 대상이다. 디에스아르는 연 소득 대비 연간 원리금 상환액의 비율인 까닭에 매월 내야 할 원금 및 이자가 줄면 대출 한도가 다소 높아질 수 있다.

 

다만 핀셋 구제 대상이 된 20~40대 반응은 떨떠름하다. 20대는 대출을 늘려줘도 치솟은 집값과 높은 금리로 주택 구매 여력이 많지 않다는 평가다. 28살 김 아무개씨는 “정부 대출 한도 확대는 주택 구매 때만 적용되는 것인데, 20대가 수억 원대 아파트를 사려면 빚 감당은 물론이고, 현금 자산도 있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본격적으로 주택 구매에 나서기 시작하는 30대 중반 이상에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청년층 대출 미래 소득 반영의 경우 30대 중반이 넘어가면 혜택이 오히려 줄어든다. 정부도 문제점을 인식해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50년으로 만기를 늘려주는 것에 대해서는 대출 한도가 당장 조금은 늘어날 수 있으나 80~90살까지 빚을 갚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얘기도 있다. 38살 박아무개씨는 “청년층 미래소득 반영이 어떻게 개선될지 상황을 지켜보려고 한다”며 “하지만 미래 소득 반영, 대출 만기 연장 등은 땜질 처방이라 근본적인 부동산 시장 안정화가 중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전슬기 기자 sgjun@hani.co.kr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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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 드러난 윤 정부의 노동없는 노동정책

  • 기자명 김성혁 서비스연맹 정책연구원장
  •  
  •  승인 2022.05.30 14:51
  •  
  •  댓글 0
 
 
 

노동시간 유연화
노사협의회 통한 노조무력화
성과급 임금체계
최저임금 차등적용
법치주의 앞세운 노동배제와 통제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은 아직 체계적으로 정리된 것이 없다.

하지만 ‘선거공약’, ‘인수위 국정과제’, ‘노사단체와 대화’ 등을 모으면 주요 기조를 확인할 수 있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 목표는 혁신성장으로 민간주도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혁신성장의 주체는 기업이므로, 기업 요구를 적극 반영하여 규제 완화를 추진한다.

민간이 공공보다 효율적이라는 신자유주의 관점에 입각하여, 재정 지출을 축소하고 경제 사안에 정부가 개입하지 않고 시장 자율에 맡기는 작은 정부를 지향한다.

이런 철학에서 볼 때 경제가 살아야 일자리도 생기므로, 노사관계보다는 노동시장 정책이 중시된다.

고용노동부를 고용부(약칭)로 부르는 윤석열 정부는 독자적인 노동정책이 없고, 경제정책에 종속된 노동정책이 있을 뿐이다.

따라서 경제성장을 위한 노동의 기여, 자본의 요구인 노동 유연화의 추진 등 단편적인 노동정책이 중시된다.

윤석열 정부는 이러한 입장에서 청와대 3실 체계를 2실 체계로 바꾸었는데, 정책실과 그 산하 일자리수석을 없앴다. 고용노동 비서관도 없어졌다가 막판에 비서실 사회수석 밑으로 들어왔다.

윤석열 정부의 대표적인 노동정책과 노동자에 미칠 파장을 가늠해 본다.

노동시간 유연화 추진

근로시간에 대한 노사 선택권을 확대한다는 명분하에 기업 규모별, 업종별 특성에 맞춘 근로시간제도를 선택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1~3개월로 제한된 선택적 근로시간제(근기법)를 1년으로 확대하는데, 과반수 노조를 배제하고(현재는 근로자대표 서면합의) 직무 및 부서별 노사합의로 선택근로제를 적용할 수 있다.

이미 경총은 연장근로 산정기준을 현재 주 단위(52시간)에서 연, 월 단위로 변경하고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 활용기간 1년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장시간 노동이 부활하고, 포괄임금제를 통한 공짜노동, 연장근로 수당 회피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단체교섭 대신 노사협의회 강화

윤정부는 노조가 대표하지 못한 미조직 노동자 이해를 대변한다는 명분으로,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의 대표성과 독립성을 강화하는 제도개선을 추진한다.

그러나 한국노동연구원 패널조사에 따르면, 노사협의회의 구성에서 노동자대표를 회사가 지명하거나 회사 지명 후 승인받는 경우가 2015년 54%, 2017년 48%이다.

또 무노조 사업장에서 노사협의회가 임금인상을 결정할 때, 근로자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회사 일방으로 결정했다는 응답이 2015년 52%, 2017년 46%이다(김유선, 2022)

이와 같이 노사협의회는 회사측의 입장을 관철하는 거수기 역할을 해 왔으며, 역사적으로 노조를 무력화할 의도로 활용되었다.

따라서 노사협의회는 유노조 사업장에서 노조 대표자의 권리를 제한할 가능성도 있다.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 행사주체는 노동조합이다. 노동조합의 지위를 강화하고 필요시 노사협의회를 활용할 수 있지만, 노사협의회가 노조를 대체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윤정부에서는 원하청 상생의 공동노사협의회를 추진하고, 쟁점이 되는 하청 노동자들의 원청 교섭의무를 피하려고 한다. 중노위 판정으로 택배에서 원청의 사용자 의무가 결정된 바 있다.

직무·성과급 임금체계 추진

윤정부는 연공급 임금체계를 성과를 강조하는 직무급 임금체계로 바꾸어 청년고용을 활성화하겠다고 한다.

성과급제는 노동의 개별화, 소모적인 경쟁 초래 등을 가져올 수 있다.

 

또한 직무급제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부합하지만, 공정한 평가기준이 전제되어야 한다. 한국은 사용자 일방으로 비용 절감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어 문제가 된다.

더구나 중요한 노사관계인 임금체계를 사업장 내 과반수 노조를 배제하고, 직무, 직군, 직급별로 근로자대표가 사용자와 서면 합의로 결정할 수 있게 열어 놓고 있다.

현재 근기법상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은 과반수노조나 노동자 과반수 동의가 필요하다.

윤정부는 2022년는 행정해석과 대법원 판례로 사업장 지도를 실시하고, 2024년 사회적 논의를 통해 입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최저임금 차등적용

윤정부는 지불능력 없는 자영업자,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똑같이 최저임금을 지급하기어렵고, 최저임금보다 조금 덜 받고도 일하려는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보장해야 한다며, 업종 및 지역별 차등적용을 주장한다.

그러나 최저임금은 모든 노동자 임금기준의 하한선으로 사회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 등 어려운 사업장은 일자리안정자금과 근로장려세제 등의 지원책도 있다.

현재도 열악한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차등적용해서 그 바닥을 낮추는 것은 최저임금제를 무력화시켜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다.

법치주의 앞세운 노동배제와 통제

윤석열 정부는 주요 노사분규에 범부처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불법행동을 엄단하겠다고 한다.

나아가 노동위원회 조정기능을 강화하여 쟁의절차를 규제하려 하고 있다. 노동쟁의는 관리와 통제 대상이 아닌 법에 규정된 노동자의 권리이다.

노동자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기보다는 공권력을 활용해서 제한하려는 것은 법의 남용이다.

또한 박근혜 때의 단협 시정명령 등이 부활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 운영비 원조, 유일교섭단체조항 등 노조가 그간 확보한 단협, 노조규약 등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시정를 지시할 수 있다.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을 요약하면 노사문제는 노사자율에 맡기는 미국식 자유시장 경제 모델을 추구한다. 그러나 이 모델의 실제는 자본 중심의 시장 권력 관계를 지원하고 강화한다.

윤 정부 노동정책의 핵심 방향은 노동자들을 업종, 부서별로 쪼개고 노조를 무력화한다.

노사협의회로 노조 역할을 대체하며, 노동시간과 임금체계 등을 부문별 노사합의로 결정하게 하여 노조의 대표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

노동운동이 전체 노동자들의 이해를 대변하고 단결하기 위해 기업을 넘어 산업별로 나아가고 있는 시점에서, 기업 내 직종, 부서, 부문별로 요구를 분리하는 것은 노동운동의 파편화를 겨냥한 것이다.

노동운동이 눈앞의 이익에 매몰되고 개별적 이해관계를 우선하게 되면, 전체 노동자의 단결, 법·제도 개선 등 근본적인 문제를 망각하게 된다.

노동운동의 분열과 파편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조합주의를 넘어서, 전체 노동자의 이해를 대변하는 사회개혁적 노동운동을 제대로 실천해야 한다.

5월 13일 기재부는 ‘2023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을 위한 추가 지침’에서 “모든 재량지출을 최소 10% 의무적으로 구조조정하라”고 통보했다. 이는 15조원 이상을 삭감하라는 것으로 공공부문 구조조정의 태풍을 불러올 것이다.

공공부문을 필두로 곳곳에서 이명박근혜 때의 노동정책이 부활할 것이다.

이제 노동운동은 흩어진 각개 대응을 넘어 총전선을 형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노동운동의 전략, 대안 사회의 전망을 분명히 하여, 더 크게 단결하고 더 크게 싸워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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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협, 일제 강제동원 군산 유적지 역사기행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2/05/31 07:54
  • 수정일
    2022/05/31 07:5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내년 간토대지진 조선인학살 100주기에 남북 공동행동해야"

  • 기자명 군산=이승현 기자 
  •  
  •  입력 2022.05.30 23:47
  •  
  •  수정 2022.05.31 01:42
  •  
  •  댓글 0
 
민화협과 함께하는 통일 역사 프로그램 '일제 강제동원 군산유적지 역사기행'이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군산지역에서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민화협과 함께하는 통일 역사 프로그램 '일제 강제동원 군산유적지 역사기행'이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군산지역에서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상임의장 이종걸)는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일제 강제동원 흔적이 짙게 배어있는 군산 지역 역사기행을 다녀왔다.

회원단체들과 함께 하는 민화협 강제동원 역사기행 사업은 지난 2020년 10월 처음으로 부산 일대 구 일본군 포병부대 주둔처와 일본군 막사 등 유적 답사를 시작해  올해 두번째이다.

올해 군산 역사기행에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 김동명)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한국문인협회, 천인갱기념사업회 관계자들과 회원 20여명이 참가했다.

지난 26일 서울 양재동 시민의숲 매헌 윤봉길의사기념관을 출발한 답사단은 2박3일 일정동안 군산 지역에 남아있는 일제의 강제동원 유적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일제가 남긴 상처를 온몸으로 느끼고 지금까지 극복하지 못한 과거사가 던지는 아픔을 다시 한번 새기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번 역사기행을 위해 기꺼이 동행해 준 김민영 국립 군산대학교 행정경제학부 교수의 도움으로 여러 답사지에 대한 풍부한 이해를 할 수 있었다.

해망굴(海望堀)
해망굴 [사진제공-민화협]
해망굴 [사진제공-민화협]

일제강점기 군산항의 제3차 항구구축 공사기간이었던 1926년 10월 16일 구 군산시청 앞 도로인 중앙로와 수산업의 중심지인 해망동(현재 해신동으로 통합)을 연결하고자 만든 반원형 터널(높이 4.5m, 길이 131m)이다.

당시 이 지역은 사람의 통행이 빈번한 교통의 요충지였다.

인근에는 군산신사와 신사광장(지금의 서초등학교), 공회당, 도립군산의료원, 은행사택, 안국사(지금의 흥천사) 등이 있었다.

 

월명공원
월명공원 [사진-군산시청 홈페이지 갈무리]
월명공원 [사진-군산시청 홈페이지 갈무리]

군산의 상징이자 월명공원의 상징인 수시탑에 오르면 군산 앞바다와 금강하구둑, 그리고 군산시가지와 장항제련소 등의 주변 전경을 한눈에 살필 수 있다.

1906년 군산 각국 거류지역의 명승지인 해망정 인근 9,907 평을 일명 각국공원이라 이름을 정했다.

이후 각국공원은 1910년 한일합방으로 조선이 완전한 식민지가 되어 각국 조계지역 법이 폐지되자 각국이라는 단어를 떼어내고 군산공원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대일무역으로 호황을 누리던 1933년에 현재의 수시탑이 서 있는 임야 6,088평을 매입하여 공원의 규모를 확대하였다.

총면적 약 77만평, 산책로 길이 12km를 자랑하는 군산의 명소이다. 

 

이영춘 가옥
이영춘 가옥 [사진제공-민화협]
이영춘 가옥 [사진제공-민화협]

일제강점기인 1920년 군산지역 대지주였던 일본인 구마코토(態本利平)가 농장관리를 위해 지은 별장 주택.

건축 당시 조선총독부 관저와 비슷한 건축비를 들여 별장처럼 지었다고 한다.

서양식과 일본식, 한식의 독특한 복합 건축양식으로 지어졌다. 프랑스인이 설계하고 일본인이 시공한 건물로 외부형태는 유렵양식, 평면구조는 일본식이지만 내부 온돌방은 한식으로 되어 있다.

해방후에는 개정 중앙병원을 설립해 진료사업과 농어촌 위생에 힘쓰고 학교의 영아원을 설립해 농어촌지역 주민교육과 농민들의 건강을 돌보는데 평생을 바친 이영춘(李永春, 1903∼1980) 박사가 거주하였다. 

특히 이 건물은 우리나라에서 건물을 짓는데 처음으로 미터(m)법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건축사적 의미가 크다. 

 

발산리 5층석탑
발산리 5층석탑 [사진제공-민화협]
발산리 5층석탑 [사진제공-민화협]

일제 강점기 군산지역 대표 농장주였던 시마타니 야소야가 1903년 자신이 소유한 농장에 세운 학교(발산초등학교) 건물 뒷편에 가져다 놓은 석등과 석탑중 31기의 석물이 남아 있다.

그는 일본에서 주조업으로 재산을 모은 뒤 일본 청주의 원료인 값싼 쌀을 찾아 군산에 왔다가 석등과 5층석탑을 비롯한 수많은 골동품을 불법 수집했다. 

이 석조물 가운데 석탑과 석등은 원래 완주군 고산면 삼기리의 봉림사터에 있었는데, 시마타니 야소야가 자신의 농장정원을 꾸미기 위하여 옮겨 놓은 것이다. 

1920년 시마타니 금고라 불리는 금고용 건물을 지어 수집 골동품을 보관하였으나 해방 후 손가방 두개만 지닌채 부산항에서 마지막 귀국선에 몸을 실었다.
 
고려시대 전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5층석탑은 높이가 6.4m에 달하는데 신라 석탑 양식을 계승한 2층 기단위에 5층의 탑신을 올린 형태였다고 한다.

5층석탑은 보물 제276호로, 석등은 보물 제234호로 지정되어 있다.

 

임피역사(驛舍)
임피역사 [사진제공-민화협]
임피역사 [사진제공-민화협]

일제강점기때 전라남·북도의 농산물을 군산항을 통해 일본으로 반출한 중요 교통로인 군산선의 역사.

1936년경에 건립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1920년 12월 1일 보통역으로 영업을 개시하였다. 

임피역은 당시 농촌지역 소규모 간이역사의 전형적 건축형식과 기법을 잘 보여주며, 원형 또한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어, 건축적, 철도사적 가치가 높은 건물이다. 

1995년 4월 1일 배치간이역으로 격하되었고, 2005년 9월 30일 화물취급이 중지되었다.

 

 

동국사
동국사 [사진제공-민화협]
동국사 [사진제공-민화협]

1913년 일본인 승려 우치다 대사(內田佛師)가 금강사라는 이름으로 건립한 현존 국내 유일 일본식 사찰.

당시 일본에서 모든 건축자재를 들여와 공사를 하였다고 한다. 동국사 입구에는 누렇게 때가 낀 대리석 대문기둥이 서 있는데, 기둥 양편에는 금강사(錦江寺)라는 옛 사찰의 명칭과 소화9년(1934년)이라는 음각기록이 새겨져 있는데 누군가 일본 천황의 연호인 소화글씨 위에 시멘트로 글씨를 지우려는 흔적이 남아있어 완벽하게 남아있는 일본식 사찰에 대한 우리 민족의 정서적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 

주요 건물은 대웅전, 요사체, 종각 등이 자리하고 있다. 대웅전은 팔작지붕 홑처마형식의 일본 에도(江戶)시대의 건축양식을 띠고 있다. 

건물 외벽에는 창문을 많이 달았고, 우리나라의 처마와 달리 처마에는 아무런 장식도 없는 특징을 하고 있다. 

금강사는 해방 후에 김남곡 스님이 동국사로 사찰 이름을 바꿔 오늘에 이르렀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24교구인 선운사의 말사이다.

 

신흥동 일본식 가옥
히로쓰 가옥 [사진-군산시청 홈페이지 갈무리]
히로쓰 가옥 [사진-군산시청 홈페이지 갈무리]

옛 히로쓰 가옥. 일제강점기 군산지역의 유명한 포목상이었던 일본인 히로쓰가 건축한 2층의 전통 일본식 목조가옥.

ㄱ자 모양으로 붙은 건물 2채가 있고 두 건물사이에 꾸며진 일본식 정원에는 큼직한 석등이 놓여 있다. 

히로쓰는 대지주가 많았던 군산지역에서는 보기 드물게 상업으로 부를 쌓은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1층에는 온돌방, 부억, 식당, 화장실 등이 있고 2층에는 일식 다다미방 2칸이 있다.  

일제강점기 군산의 가옥 밀집지인 신흥동 지역의 대규모 일식 주택의 특성이 잘 보존되어 있는 건물이다. 

영화 '장군의 아들'과 '타짜'의 촬영장소가 되기도 했다.

 

근대건축관
군산 근대건축관 [사진제공-민화협]
군산 근대건축관 [사진제공-민화협]

1923년 일제 식민지 정책의 총본산인 조선은행 군산지점으로 건립되었다. 

조선은행은 당시 일본상인들에게 특혜를 제공하면서 군산과 강경의 상권을 장악하는데 초석을 쌓아, 일제강점기 침탈적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은행이었다. 

해방 후 한일은행 군산지점으로 사용되다 유흥시설로 바뀌었다. 

유흥시설로 바뀌면서 전면부와 내부가 부분 개조되었고 현재는 화재로 내부가 소실되어 방치되고 있다가 2008년 보수·복원 과정을 거쳐 군산 근대건축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근대미술관
군산 근대미술관 [사진-근대미술관 홈페이지 갈무리]
군산 근대미술관 [사진-근대미술관 홈페이지 갈무리]

1890년 인천에 처음 문을 연 일본 나가사키 지방은행이 1907년 4월 8일 조선에서 7번째 지점으로 군산에 설립한 은행.

구 일본 18은행 군산지점이라 불렸다. 숫자 18은 은행 설립인가 순서를 뜻한다.

주 업무는 무역에 따른 대부업이 주종을 이루었다.

일제의 미곡 반출, 토지강매 등 수탈의 흔적으로 일제강점기 초기 건축물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해방 후 대한통운 지점 건물로 사용되었으며 2008년 2월 등록문화재 지정 이후 보수복원을 통해 현재는 군산 근대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항도호텔
향도호텔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향도호텔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군산에서 가장 오래된 숙박시설로 군산 1호 호텔로 불린다.

처음 지어 일제 총독부의 영빈관으로 쓰이다가 해방 후 미군청정 관리가 신탁통지기간 살았던 곳으로 전해진다.

지금은 군산 근대 문화거리 조성에 맞춰 리모델링을 통해 1930년대 컨셉으로 운영중이다.


김민영 교수는 답사단에게 현재 울프 팩(Wolf Pack)으로 불리는 주한미군 8전투비행단(군산시 옥서면 일대) 비행장의 역사가 1934년 일본군이 비행조종사 양성을 위해 건설한 '다쓰하라 비행학교'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일제는 이곳 군산비행장을 구 일본 육군특별공격대 지란기지 산하의 육군 비행학교 군산교육대가 기본조종교육을 위해 사용하도록 하고 쌍엽기 20여대에 300여명의 조종사와 정비병을 주둔시켰다.

"항공대가 주둔하여 군산비행장의 확장이 필요하자 전라북도 일원의 청장년을 '보국대'라는 이름으로 징집하였고, 중학생들은 '학도 근로대'라 하여 강제동원하여 작업을 함. 이들은 한 기수에 200~300명으로 구성되어 있었음. 당시 비행장 공사장에는 군용 천막을 쳐 놓고 한 천막에 30~40명을 숙식시키며 나무 밥그릇에 젓갈 한 토막의 식사와 하루 막걸리 한 대접, 그리고 4~5일에 권련초 한 갑을 나누어주며 2달씩 강제노동을 시켰다고 함."

"1934년 준공된 군산비행장은 솔밭뜸(송촌리)에서 시작하여 상제와 중제마을이 포함된 규모였기에 마을 주민들은 하제마을이나 불기 간척지로 강제 이주를 당했다고 함."(김중규, 『군산역사이야기』, 도서출판 나인, 2001, 동 『군산 답사·여행의 길잡이』, 도서출판 나인, 2003)

군산비행장 건설에 강제동원된 것으로 파악된 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난 2006년 조사에 따르면, 강제동원 당시 직업은 대부분(87%) 농업이었고 41%가 무학력이었다.

동원 당시 평균나이는 16.8세이고 노동시간은 하루평균 11.2시간, 휴식일은 월 기준 0.8일, 숙소는 따로 마련되지 않고 비행장 입구에 있는 함바(飯場, 식당)에서 가마니를 깔고 자는 환경이었으며, 식사는 수수밥 한 공기 정도의 양에 경제적 보상은 거의 없었다.

동원시기는 1944년~1945년에 집중되어 있으며, 부친이나 형님 대신 동원된 경우가 많고 대부분 마을별로 인원이 배정되어 구장 등의 압력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렇지만, 강제동원 관련 연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은 있다.

김 교수는 일제 강점기에 일상화된 강제동원의 실태 분석을 위해서는 보다 종합적으로 전국적 및 지역별 피해실태 분석이 필요하며, 특히 군사동원 관련 전수조사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군산비행장의 경우 보다 구체적인 조사를 위해서는 현장조사가 필요하지만 현재 미 공군 관할지역이기 때문에 접근은 물론 사진촬영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울프 팩(Wolf Pack)으로 불리는 주한미군 8전투비행단.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울프 팩(Wolf Pack)으로 불리는 주한미군 8전투비행단.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현재 미군기지 앞. 1934년 일본군이 비행조종사 양성을 위해 건설한 '다쓰하라 비행학교'가 있던 군산비행장 터.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현재 미군기지 앞. 1934년 일본군이 비행조종사 양성을 위해 건설한 '다쓰하라 비행학교'가 있던 군산비행장 터.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번 역사기행을 통해 과거사가 온전히 해결되지 못했을때 현재와 미래로 오롯이 이어져 무거운 과제로 남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으니, 이제 남은 과제는 무엇일까? 

일제하 강제동원 조선인은 국내동원 650만명, 해외 동원 130만명을 비롯해 총 780만여명에 달한다.

일제 강제동원 역사에 대해 민화협은 지난 2018년 7월 18일 북측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과 '조선인 유골송환을 위한 남·북 민화협 공동추진위원회' 결성에 합의하고 그해 11월에는 '이를 강제동원 진상규명을 위한 공동위원회'로 발전시켜 강제동원 조선인 유해 봉환과 진상규명을 위한 사업을 추진해 왔다.

2018년 10월 일본에서 '남·북·일 조선인유해봉환추진위원회'를 결성해 구체화된 유해봉환 사업은 이듬해 2월 27일 일본 오사카 통국사에서 75위의 유해중 북에 고향을 둔 1위를 제외한 74위의 조선인 유해를 봉환하는 결실로 이어졌다.

봉환된 유해는 2019년 3월 1일 제주도 애월읍 선운정사에 모셨으며, 이중 세 분은 국내외에 거주하는 유가족을 찾게되어 의미를 더했다.

강제동원 희생자 유해봉환 사업에서 남·북 민화협과 재일 동포단체가 공동으로 추진해 결과를 도출한 첫 성과로 평가된다.

민화협은 지난 2019년 3월 1일 일본 오사카 통국사에 모셔진 조선인 유골 74위를 봉환해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추모식을 진행했다. 유골은 제주 선운정사에 안치되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민화협은 지난 2019년 3월 1일 일본 오사카 통국사에 모셔진 조선인 유골 74위를 봉환해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추모식을 진행했다. 유골은 제주 선운정사에 안치되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1차 유해봉환 사업이 마무리된 후에도 일본에서 매년 열리고 있는 간토대지진 추모제, 1945년 3월 도쿄대공습 당시 조선인 피해자들을 위한 추모제, 그리고 1945년 8월 24일 우키시마호 폭침 희생자(도쿄 우천사에 일부 유해 봉헌)를 위한 참배에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있다.

2019년에는 동북아역사재단을 통해 재일 '조선인강제연행진상조사단'이 제작한 '일본지역 조선인 희생자 추도비-역사의 진실을 가슴깊이 새기다'를 출판하고 지난 4월에는 조사단에서 발간한 20권 분량의 자료집을 받아 국내에서 간행·배포하는 사업을 하기도 했다.

사업 초기부터 강제동원 희생자 유해봉환사업에 참여해 온 민화협 이시종 사무차장은 2019년 5월 평양에서 '강제동원 피해 공동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했으나 급변한 정세로 인해 성사되지 못한 일을 못내 아쉬워했다. 

특히 "1923년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사건 100주기를 맞는 2023년 9월 1일에 즈음해서는 남북 민화협이 공동으로 일본측에 진상공개와 사과를 강력하게 제기하고, 진상규명을 위한 활동에도 함께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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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대통령 부부 사진 팬클럽 공개는 보안 사고"

  • 기자명 장슬기 기자 
  •  
  •  입력 2022.05.31 07:20
  •  
  •  댓글 0
 
 

[아침신문 솎아보기] 尹 부부 집무실 사진 김건희 팬클럽 통해 유출…대통령실 해명 오락가락
특별감찰관 폐지 입장에 “尹 주변 감시 어려워” 비판…尹 “폐지 어불성설” 발 빼나
행안부 ‘경찰국’ 신설 검토, 경찰청장 공개 비판…한겨레 “경찰 민주적 통제 퇴행 안돼”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집무실 방문사진이 김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을 통해 공개되면서 논란이다. 한때 민간인인 기자들에게 ‘보안앱’ 설치를 요구하면서 보안을 강조해놓고 집무실에서 찍은 사진이 대통령실 홍보창구가 아닌 팬클럽을 통해 공개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은 직원이 촬영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가 비판이 커지자 직원이 촬영한 것이라고 해명을 바꿨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 배우자와 4촌이내 친족과 수석비서관급 이상 공무원을 감찰하는 대통령실 내 독립기구인 특별감찰관을 없애고 그 기능을 검찰과 경찰에 넘기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졌다. 31일자 신문들은 일제히 윤 대통령의 이런 입장에 대해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윤 대통령이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는 소식을 전하며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사설을 내보냈다. 

윤석열 정부가 경찰을 민주화 이전 체계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 행정안전부 장관 산하에 꾸린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원회’가 경찰에 대한 통제 강화 방안을 논의하면서 행안부에 경찰국을 두는 안을 넣었다. 독재정권 시절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등을 계기로 경찰조직의 민주화를 위해 내무부 산하에 치안본부에서 경찰조직을 외청으로 분리한 것을 되돌리는 조직개편 방안이다. 

▲ 31일자 종합일간지 1면 모음
▲ 31일자 종합일간지 1면 모음

 

김건희 사진 논란, 공개행보 나설 것이란 관측도

동아일보, 한국일보, 서울신문 등은 지난 주말 윤 대통령 부부를 대통령 집무실에서 촬영한 사진이 ‘건희사랑’에 제공한 사건에 대해 다뤘다. 한국일보는 “대통령과 가족의 사진이 공식적이지 않는 경로를 통해 공개된 것 자체가 전례없는 일”이라며 “대통령과 가족의 동선과 일정은 중대한 통치 메시지이자 국가 안보와 직결된 보안 사항인 만큼, 사진 공개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대통령 부부 사생활 사진이 유출되면서 촬영자가 누구인지, 사진 유출자는 누구인지 등을 두고 논란이 커졌다. 대통령실 측은 지난 30일 “사진 찍은 사람과 바깥으로 내보낸 사람이 대통령실 직원인가”라는 기자들 질문에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 부부가) 개인적으로 주말을 보낸 시간을 담은 사진이라 촬영자를 공개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대통령 부부의 사진 유출을 ‘사생활’로 규정한 것이다. 

▲ 윤석열 대통령 부부 사진. 사진=김건희팬클럽
▲ 윤석열 대통령 부부 사진. 사진=김건희팬클럽

 

이러한 답변은 논란을 키울 수밖에 없다. 대통령실은 출입기자들에게 국정원 등 특수한 임무를 수행하는 공직자들에게 요구할 만한 수준의 ‘신원진술서’를 요구해 개인정보 요구가 과도하다는 지적뿐 아니라 인권침해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결국 해당 신원진술서를 철회했지만 이번엔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수집한다는 비판에도 ‘보안앱’ 설치를 의무화했다. 논란이 커지자 보안앱 의무화 방침도 철회했다. 꼭 필요하지 않은 일들로 언론인들을 과도하게 통제했다는 비판이 있었다. 당시 내세운 명분은 ‘보안’이었다. 사진 한 장 유출할 수 없다는 게 대통령실 입장이었다. 

따라서 대통령 부부의 집무실 사진 유출은 민감할 수밖에 없다. 한국일보는 “대통령 부부의 사진이 비공식 조직인 팬클럽을 통해 공개된 것은 보안 사고라는 지적이 나온다”며 “윤 대통령은 대선 공약대로 영부인 지원을 전담하는 제2부속실을 폐지했는데 공조직 대신 ‘비선’이 움직인다는 오해를 자초한 것 자체가 모순적”이라고 보도했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에선 제2부속실 부활을 주장하거나 김 여사가 공개활동을 시작할 것이란 전망을 전했다. 

매일경제는 “항간에서는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김 여사와 관련한 논란이 있었을 때 제2부속실 폐지 공약을 내면서 제2부속실은 없어졌지만 최소한의 전담 조직은 두는 것이 맞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나온다”며 “소규모라도 전담 조직이 있었다면 이번과 같은 논란이 나오지 않았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보도했다. 

아주경제는 “지방선거 눈앞…지지율 상승세 탄 尹 공개행보 나선 김건희”에서 “(건희사랑을 통해 사진 공개한 것 관련) 김 여사가 본격적으로 공개 행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또한 “김 여사는 역대 영부인 예방 계획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와 전직 대통령 이명박씨 부인 김윤옥 여사,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 등을 만나기 위해 일정을 조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특별감찰관 무력화에 비판 여론  

윤 대통령이 자신의 친인척 등 측근 감시 기구인 특별감찰관을 없애고 그 기능을 검찰과 경찰에 넘기겠다는 방안 등 권력형 비리 근절 새 시스템을 구상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언론에서는 우려하는 입장을 냈다. 

서울신문은 사설 “대통령 친인척 수사 특별감찰관 폐지는 신중해야”에서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를 없애겠다는 정부라면 자기 감시 기능은 더 강화할 일”이라며 “대통령 친인척 감시를 수족 같은 검경에 맡겨선 안 될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일보도 사설 “대통령 주변 감시 특별감찰관, 임명 안 할 이유 없다”에서 “더구나 윤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아내와 장모 등의 비리 의혹으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일보는 사설 “대통령실, 특별감찰관 임명 오락가락…무력화는 안 된다”에서 “석연치 않은 이유를 대며 갑자기 입장을 선회하니 그 배경을 놓고 의구심이 증폭됐다”며 “검찰은 윤 대통령 인맥이 요직을 장악한 상황에서 윤 대통령 주변을 제대로 감시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사설 “특별감찰관 임명 않으면, 한동훈에게 측근 수사 맡길 텐가”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외에도 법무부와 검찰 핵심을 ‘윤석열 사단’이 차지했다”며 “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윤 대통령의 고교·대학 후배”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실 공직기강책임자도 검찰 출신 이시원 비서관”이라고 덧붙였다. 감시가 어려운 구조라는 주장이다. 

▲ 31일자 조선일보 정치면
▲ 31일자 조선일보 정치면

 

조선일보는 윤 대통령의 추가 입장을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지난 30일 “특별감찰관 임명은 법률에 따른 국회 입법 사항”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 측근은 이날 “특별감찰관은 특별감찰관법에 따라 국회가 추천하면 대통령이 임명해야 하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대통령이 자의적으로 특별감찰관을 임명하느니 마느니, 폐지하느니 하는 이야기가 나오는 데 대해 윤 대통령은 어불성설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비판이 커지자 입장을 선회한 모양새다. 

조선일보는 사설 “특별감찰관 임명 논란 더는 없어야”에서 “법에 규정된 자리를 임명하지 않는다면 위법적 상황을 자초하는 것으로 문재인 정권과 다를 것 없다”며 “윤 대통령이 주변에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온종일 이어지던 논란이 일단락된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보도를 보면 윤 대통령은 여론의 반응을 보기 위해 특별감찰관 폐지 입장을 흘렸다가 비판이 거세자 특정 언론을 통해 입장 철회 소식을 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행안부 경찰국 신설 검토에 경찰청장 공개 비판 

국민일보와 한겨레는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 검토 소식과 이에 대한 경찰청장 입장을 전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윤 대통령의 학교 후배로 검찰에 이어 경찰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는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겨레는 “검찰에 이어 경찰 역시 대통령 측근 장관을 통한 ‘직할 체제’가 만들어지는 게 아니냐”고 보도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30일 기자간담회에서 “개정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통과 후 경찰권 비대화 우려 등과 관련해 (경찰권 통제 방안) 논의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경찰권에 대한 통제뿐 아니라 경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고자 했던 1991년 경찰법 제정 정신도 반드시 존중돼야 한다”고 했다. 

▲ 31일 한겨레 사설
▲ 31일 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김 청장의 발언을 두고 경찰 내부에서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 ‘1호 지시’로 꾸려진 ‘경찰 제도 개선 자문위원회’ 논의 방향에 대한 반대 뜻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며 “자문위는 정부조적법 개정을 통해 행안부 장관 사무에 ‘치안 업무’를 포함시키고 이 업무를 실행할 조직으로 ‘행안부 경찰국’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사설 “‘경찰국 부활’ 검토, 경찰 민주적 통제 퇴행 안 된다”에서 “행안부에 경찰국을 두는 건 경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강화해온 역사적 흐름을 되돌리는 퇴행적이고 위험한 발상”이라며 “우리에겐 경찰의 막강한 물리력이 정치권력에 장악돼 국민에 대한 ‘공안탄압’ 수단으로 쓰인 긴 역사가 있다.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 치사 사건이 대표적”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용산참사,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 등 경찰의 과도한 물리력 행사와 국가정보원 댓글 조작같이 정권에 불리한 사건에 대한 왜곡 수사가 근절되지 않았다”며 “이 또한 경찰의 독립성과 중립성, 민주적 통제가 충분하지 못한 데 따른 결과”라고 했다. 민주적인 통제가 필요한 경찰 조직을 오히려 정권이 통제하는 방향으로 퇴행한다는 비판이다. 

국가경찰위원회 구성의 민주성 강화를 대안을 내놨다. 한겨레는 “행안부 장관 제청으로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경찰위원을 국회와 법원 등 훨씬 다양한 영역에서 추천하고 경찰에 대한 위원회의 실질적인 통제권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 미디어오늘은 여러분의 제보를 소중히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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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전세계 1위, 대한민국 바다에 관한 숨은 상식들

[함께 사는 길] 5.31 바다의 날 특집 ①

류종성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위원장  |  기사입력 2022.05.30. 09:14:36 최종수정 2022.05.30. 09:15:50

 

바다는 파랗다. 우주에서 내려다보는 지구는 파란 바다색으로 물들어 있어 더욱 아름답다. 지구 표면적의 70%를 차지하는 바다는 지구에서 살아있는 생명체가 처음으로 탄생한 곳으로 생태계의 어머니와 같은 존재다.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바다를 좋아하고, 탁 트인 바다를 보면서 어머니의 품과 같은 안식을 느끼는 것 같다.

바다 생태계가 제공하는 가치

바다에서 생명의 싹이 트고 이후 수억 년이 흐르면서 단세포 해양식물로부터 고래 크기만 한 고등동물까지 다양한 해양생물이 진화해왔다. 이러한 진화의 흐름 속에서 해양생물 중 일부가 육상으로 진출하였고 습지, 숲, 초원과 같은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보고 접할 수 있는 육상생태계가 만들어졌다. 진화라는 열차의 마지막 승객이었던 우리 인류는 지구생태계 먹이사슬의 가장 꼭대기에 위치해 있고 해양생태계와 육상생태계가 제공해주는 다양한 혜택을 누리면서 살아가고 있다. 

해양생태계가 사람에게 제공해주는 혜택을 우리는 해양생태계서비스라고 부른다. 2007년에 국제 생태경제학회지에 발표된 논문에서는 전 세계 가까운 바다 생태계가 제공하는 서비스 가치가 연간 2000조 원이 넘으며 전 세계 GDP의 약 46%를 차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바다가 주는 생태계서비스가 학문의 대상이 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필자가 대학에서 해양생태계를 배우기 시작한 90년대 초만 해도 생태계서비스라는 용어는 강의 시간에도 거의 들어보지 못했던 아주 생소한 개념이었다. 해양생태계서비스는 크게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수산물을 공급하고(공급), 오염정화와 온실가스 흡수로 환경을 조절하며(조절), 해수욕과 휴양의 문화적 혜택을 주고(문화), 일차생산과 산란지 제공을 통해 바다 전체를 지원 또는 지지한다(지원). 지원서비스는 영어로 'supporting service'를 번역한 것인데, 최근에는 지지서비스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 바다에서 쉬고 있는 백령도 점박이물범. ⓒ국립수산과학원
 

육상과 다른 바다 환경

우리나라 바다는 한반도 남한 면적보다 4배 정도 넓으며 1만3000종이 넘는 해양생물이 살아가고 있다. 면적당 생물종수로 하면 우리 바다의 생물다양성이 전 세계에서 1등이다. 이렇게 우리 바다에 많은 생물종이 살고 있는 이유는 서해에는 갯벌, 남해에는 아름다운 섬, 동해와 독도에는 깊은 바다, 제주도에는 아열대 생태계가 있어 환경과 서식지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생물들이 조화롭게 어울리며 만들어 내는 생태계 기능이 바로 우리가 바다로부터 누리고 있는 풍요로운 혜택의 원동력이다. 

우리의 출발은 바다였으나 너무나 오랫동안 육상에서 살아오면서 육상 환경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인지 바다라는 환경은 어색하고, 두렵고, 접근하기 어려운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바다에 살고 있는 생물의 특성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바다를 채우고 있는 물이 주는 독특한 환경을 먼저 알면 된다. 바다에서 처음 생명이 탄생한 이유는 물이 가져다주는 안정적인 환경 때문일 것이다. 바다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생물학적 현상을 이해하고자 하는 학문이 생물해양학인데 생물해양학 교과서에서 가장 먼저 등장하는 내용이 육상 환경과 바다 환경의 차이이다. 바다를 이루고 있는 물은 공기에 비해 밀도가 높다. 밀도가 높은 물에 살고 있는 생물은 높은 부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중력에 의한 영향을 덜 받고 수중에 떠 있기가 수월하다. 우리가 수영장에 들어가면 편하게 떠 있을 수 있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 물에서는 쉽게 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해양생물은 육상생물에 비해 부드러운 조직을 가질 수 있도록 진화해 왔다. 해파리와 같은 흐물흐물한 동물이 바다에서 살아갈 수 있는 이유이다. 

물에 뜨기 쉽다는 것은 식물플랑크톤에서 고래까지 다양한 해양생물이 바다의 3차원 공간 구석구석을 차지하고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육상에서는 중력 때문에 공중에 떠서 살기가 어렵다. 곤충이나 새와 같은 날개가 달린 동물이나 솜털이 달려서 바람에 날릴 수 있는 씨앗 정도가 공중에서 살 수 있으나 평생을 쉬지 않고 떠서 사는 육상생물은 지구상에 없다. 그러나 바다에서는 평생을 물에 떠서 생활하는 해양생물이 아주 많다. 이러한 특징을 염두에 두면 바다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생물 현상을 이해하기가 쉬워진다. 

이러한 환경에서 비롯되는 해양생태계와 육상생태계의 가장 큰 차이점은 먹이사슬의 복잡성을 들 수 있다. 먹이사슬은 원숭이로 시작해서 백두산으로 끝나는 말 잇기 동요의 원리와 같다. 광합성을 통해 식물이 자라고, 식물을 초식동물이 먹고, 초식동물을 육식동물이 먹고, 동물 사체를 미생물이 분해하여 영양염을 만들고, 영양염을 이용하여 식물이 다시 광합성을 하는 것이 생태계 먹이사슬의 기본적인 모습이다. 해양생태계의 먹이사슬이 긴 이유는 식물-초식동물-육식동물의 단계를 구성하고 있는 해양생물이 몸의 크기에 따라서 더 많은 단계로 나누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마이크로미터에서 밀리미터 크기의 소형생물인 피코(pico), 나노(nano), 마이크로(micro) 플랑크톤들이 피식-포식 관계로 얽혀서 복잡한 먹이사슬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미생물먹이망을 영어로 'microbial loop'라고 부르는데, 육상생태계에서 찾아볼 수 없는 해양생태계의 가장 독특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작은 식물 플랑크톤을 이보다 조금 더 큰 동물 플랑크톤이 잡아먹고, 이를 조금 더 큰 동물 플랑크톤이 잡아먹는 식으로 미생물먹이망이 촘촘하게 구성되어 있다.

리질리언스란 

그렇다면 해양생태계의 먹이사슬이 복잡하고 길다는 것이 어떤 장점이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시스템의 리질리언스(resilience)를 높여준다. 리질리언스란 생태계의 특징을 기술하기 위해 생태학 분야에서 사용하던 용어인데 최근에는 사회-생태시스템의 특징을 설명하는 분야에서도 널리 쓰이고 있다. 1992년 리우회의에서 지속가능발전이 전 세계적인 화두로 제시되면서 지속가능한 자연과 사회를 어떻게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인지를 많은 학자들이 연구를 했고, 그 결과로 2000년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등장한 용어라고 이해하면 된다. 

리질리언스는 외부 충격을 견디는 능력과 무너진 시스템을 회복시키는 능력을 함께 고려하는 개념이다. 리질리언스를 우리말로 번역하기 위해 여러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해보았지만 적절한 용어가 없어서 일단 리질리언스라고 부르기로 하고 있어 세종대왕님께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리질리언스의 복잡한 개념을 좀 더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해 어떤 시스템이 리질리언스가 높은 것인지를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다. 첫째 생물다양성이 높은 생태계는 다양한 기능을 하는 생물들의 시스템이 쉽게 무너지지 않도록 하고 빠른 회복을 돕는다. 둘째 중복성이 높은 생태계는 비슷한 기능을 하는 생물의 종류가 많아서 한 종이 멸종을 하면 다른 종이 그 기능을 대체하여 시스템 붕괴를 막는다. 셋째 소생태계(전체 시스템을 이루는 여러 개의 작은 시스템으로 보면 된다)의 기능이 잘 작동하게 되면 전체 시스템의 리질리언스가 높아진다. 예를 들면 소모임이나 커뮤니티가 잘 작동하는 사회가 재난 극복에 강하고 위기에 잘 대처한다. 이 세 가지가 시스템의 리질리언스를 진단하는 항목인데 이를 다양성 또는 이질성(heterogeneity), 중복성(redundancy), 모듈성(modularity)이라는 전문용어로 표현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중복을 낭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리질리언스 관점에서 보면 중복은 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 생물종이 다양한 전북 고창갯벌은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곳이다. ⓒ함께사는길(이성수)

생물다양성을 보전하는 일 

지금까지 해양생물학의 이론을 가지고 해양생태계가 갖고 있는 특징을 설명해 보았다. 찬찬히 살펴보면 우리가 왜 해양생물 다양성을 보존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결국 그 이유는 해양생태계가 우리에게 제공하는 생태계서비스를 잘 즐기고, 후손들에게 고스란히 물려주기 위함이다. 

생물다양성을 보존하는 것은 생태계의 리질리언스를 높이는 행위이다. 리질리언스가 높은 생태계는 외부의 충격에 잘 견디고, 만에 하나 시스템이 무너졌을 경우라도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 개발 이론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가 자연을 보존하고 환경을 깨끗하게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과학적인 이론을 찾기 위해 오늘도 많은 과학자들이 수고하고 있다. 5월 31일 바다의 날을 맞이하여 건강한 바다를 위해 노력하는 많은 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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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령 한동훈' 막을 '유승민의 제동장치'

[取중眞담] 반복되는 '시행령 정치'... 인사정보관리단 설치 개정령과 '국회법 98조 2'의 역설

22.05.30 07:20l최종 업데이트 22.05.30 07:20l
[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롭게 쓰는 코너입니다.[편집자말]
큰사진보기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5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5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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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정말 반복되는 것일까.

6.1지방선거다, 추가경정예산안이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여야가 또 시끄럽다. 지난 24일 입법예고된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일부개정령안' 때문이다. 해당 대통령령은 법무부 장관이 인사혁신처장에게 공직후보자 등에 관한 인사정보 수집·관리 사무를 위탁받고, 업무 수행을 위해 법무부 산하에 검사 또는 고위공무원단 1명, 검사 3명 등 20명 규모로 인사정보관리단을 설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세부 사항을 정리한 법무부령 개정안도 함께 입법예고됐다.

그런데 두 개의 안 모두 바로 다음날인 5월 25일까지만 의견 수렴을 한다고 공지됐다. 보통 '40일'인 입법예고 기간과 비교하면 20분의 1 수준이다. 물론 긴급히 처리해야 하는 법령의 입법예고 기간은 법제처장과 협의하여 예고를 생략하거나 그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하지만 헌법과 법률 어디에도 법무부가 인사정보 수집·관리 사무를 관장할 수 있다는 내용이 없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문제의 행정입법안들이 과연 '긴급'한지 의문스럽다. 야당도 반발하고 있다.

역대 대통령마다 선택했던 일 어쩐지 익숙한 풍경이다. 법률 개정이 난망할 때, 역대 대통령들은 늘 '시행령 정치'를 택했다. 헌법재판소가 종합편성채널 설치 근거 등을 명시한 방송법 개정안의 절차상 하자를 지적했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2010년 1월 국무회의에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2015년 5월 11일 박근혜 대통령은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의 시행령을 공포하면서 조사 인력과 규모를 법률보다 대폭 축소해버리기도 했다. 


정권이 바뀌어도 시행령 정치는 이어졌다. 문재인 정부 초기 여당인 민주당의 의석은 과반을 넘지 못했다. '범여권'으로 계산해도 180석에 못 미쳤다. 결국 문 대통령도 '시행령 정치'의 길을 걸었다. 정부는 최저임금법 시행령을 고쳐 최저임금 산정기준 시간 수에 주휴시간을 포함했고, 사립유치원에 '에듀파인(국가회계관리시스템) 사용을 의무화하는 '유치원3법'이 통과되기 전 유아교육법 시행령을 고쳐 먼저 시행했다.  정부가 공포하는 대통령령 숫자 역시 매년 수십 건씩 꾸준히 늘었다.

시행령 정치를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대통령은 5년이란 임기 동안 대선 공약을 실천, 국민에게 약속한 나라를 실현할 의무가 있다. 국정운영의 성과를 도출하는 데에 시행령 정치는 때때로 효과적인 수단이다. 사회가 점점 빠르고 복잡하게 변해가지만 그 속도를 현행 법이 따라가지 못할 때, 새로운 현실을 반영하기 위해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 행정입법을 손보는 것 역시 때때로 필요하다.
 
큰사진보기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주요현안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주요현안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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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행령 정치는 태생적으로 '반쪽짜리 정치'다. 시행령 정치는 국회 논의가 지지부진하거나 행정부 의견과 다른 방향으로 이뤄지는 상황을 전제한다. 거칠게 말하면, 대통령이 국민의 대표기관이자 삼권분립의 한 축인 국회를 국정운영의 동반자로 여기지 않는 상황에서 시행령 정치는 강하게 작동한다. '여소야대' 국회를 타개할 묘수가 없는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대통령령 개정으로 그 '시행령 정치의 귀환'을 예고한 셈이다.

국회 나름대로 자구책은 마련해뒀다. 국회법 98조의 2다. 이에 따르면 국회 상임위원회는 행정부가 대통령령 등을 제·개정 또는 폐지할 때 법률 위반 여부 등을 검토해야 하고, 그 결과 법률의 취지 또는 내용에 합치되지 않을 경우 검토결과보고서를 국회의장에게 제출해야 하며 국회의장이 이 보고서를 본회의 보고하면 국회는 의결해 정부에 송부한다. 또 정부는 국회 보고서를 받으면 그 처리 여부를 검토하고 결과를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 시행령이 상위 법률을 위반했다고 국회가 공식적으로 지적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든 것이다.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7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법무부 인사검증단 설치를 두고 "법무부를 과거 안기부 수준의 '상왕'부처로 만들고, '소통령 한동훈'에게 부처관할을 하게 하는 시도"라며 "향후 5년간 검찰독재를 하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비판했다. 또 "정부가 계속 대통령령을 밀어붙인다면 국회법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며 "2020년 법 개정 후 시행하게 되는 첫 사례가 이번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사연 있는 유승민, 그가 남긴 것
 
큰사진보기국민의힘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유승민 전 의원이 4월 19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유승민 전 의원이 4월 19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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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국회법 98조의 2에는 사연이 있다. '배신자 유승민' 사태다. 2015년 5월 29일 여야는 국회의 행정입법 수정·변경 요구권을 골자로 한 국회법 개정안을 합의처리했다. 하지만 6월 25일 박근혜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는 "여당의 원내사령탑도 정부 여당의 경제살리기에 어떤 국회의 협조를 구했는지 의문이 간다"며 "배신의 정치는 반드시 선거에서 국민들께서 심판해주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곧바로 '축출작전'이 개시됐고, 유승민 의원은 쫓겨나다시피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재상정됐던 국회법 개정안은 새누리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재의결되지 못했다. 다음해인 2016년 20대 총선에서 유승민계는 '학살'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대거 낙천됐고, 유 의원은 결국 탈당 후 무소속으로 대구 동구을에 출마, 당선됐다. 

반면, '친박 감별사'가 활약한 새누리당은 원내 1당의 지위를 민주당에 빼앗기는 아이러니를 맞았다. 국회 구성이 달라지면서 유승민의 국회법 98조의 2도 2018년, 2020년 개정돼 좀더 모양새를 갖췄다.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경선에 패배한 유승민 전 의원은 2022년 6.1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경선에 도전하며 재기를 노렸지만, 김은혜 후보를 출마시킨 윤석열 대통령의 '자객공천'에 고배를 마셨다. 유 전 의원은 또다시 '대통령의 뒤끝'에 당한 셈이다. 

하지만 법무부에 인사검증을 맡기는 윤 대통령의 시행령 정치는 국회법 98조의 2에 의해 제동이 걸릴 수 있는 상황. 아이러니는 반복될 것인가. 

[관련기사]
[2015년 5월 29일] 바람 잘날 없는 당·청...'시행령 수정권' 정면충돌 http://omn.kr/dv84
[2015년 6월 25일] 박 대통령, 유승민에 직격탄 "정치권은 정부 책임만 묻는다" http://omn.kr/e9a7
[2015년 7월 8일] '배신의 정치'를 '헌법 1조 1항'으로 돌려주다 http://omn.kr/efni
[2016년 3월 23일] "당의 모습 민주주의 아니다... 시대착오적인 정치 보복" http://omn.kr/i480
[2022년 4월 22일] 경선 패배 유승민 "여기가 멈출 곳" 정계 은퇴 고민하나 http://omn.kr/1yi0u
[2022년 5월 24일]
한동훈은 소통령? 인사검증 맡기려 입법예고 이틀로 단축
 http://omn.kr/1z2e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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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평가…중앙 "낡은 시대와 결별" 경향 "철학의 빈곤"

  • 윤유경 기자 
  •  
  •  입력 2022.05.30 07:49
  •  
  •  댓글 1
 
 

[아침신문 솎아보기] 한겨레 “선거 코앞 추경 합의, ‘예스맨’식 재정운용”
경향 “윤 대통령 인사 방향성·철학 안보여, 철학의 빈곤”
온라인 추모소 ‘애도’ 마련한 한겨레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손실보상을 위한 39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이 지난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부가 13일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한 지 2주 만이다. 다만 손실보상 소급적용 문제는 여야가 추후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30일 아침신문들은 일제히 ‘코로나 추경안’ 국회 통과 소식을 1면에서 다뤘다. 

▲ 30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 30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한겨레는 사설 ‘선거 코앞 추경 합의, 예스맨식 재정 이번으로 그쳐야’에서 “거대 양당이 대선 전부터 약속했던 사안을 지방선거 유불리를 따지며 옥신각신하다가 서로 통과 지연 책임을 지지않으려 이제야 합의했다”며 “소상공인 등이 코로나 방역에 협조한 대가로 당연히 받아야 할 손실보전금을 정치권이 선거용으로 이용한 점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획재정부는 문재인 정부 때는 과도하게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다가 이번 정부 들어서는 대통령과 여당의 요구를 100% 들어주는 식으로 돌변했다”며 “정치권의 무리한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는 것도 경계해야 할 일이다. 정치인 출신 추경호 부총리의 ‘예스맨’식 재정운용은 이번으로 그쳐야 한다”고 했다.  

▲ 한겨레 사설 갈무리.
▲ 한겨레 사설 갈무리.

조선일보도 사설 ‘표 계산 꼼수, 재원 조달 편법, 정치 추경 더는 없어야’에서 “양측 모두 온갖 정략과 꼼수를 동원하고 공치사에 열을 올렸다”며 “예산 원칙과 국가 재정 건전성은 뒷전인 채 오로지 지방선거에서 어떻게 표를 더 얻느냐는 생각뿐이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정부는 곧바로 보상금을 지급하겠다지만 그 근거인 추가 예상 세수는 아직 국고로 들어오기 전이다. 그래서 일단 한국은행에서 단기 차입금 행태로 급전을 빌려 지급한 뒤 실제 돈이 들어오면 갚겠다고 한다. 국채 발행으로 금리가 급등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며 “선거에서 이기기만 하면 나라 경제는 망가져도 된다는 것인가. 이런 비정상적인 정치 추경과 선거용 돈 풀기는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이번 추경은 규모만 큰 게 아니라 아직 5월밖에 안 됐는데 두 번째로 편성됐다는 점에서도 문제가 있다”며 “상황이 충분히 예견됐던 작년에 3월, 7월 등 2차례 추경을 편성한 데 이어 사상 최대 본예산을 짜둔 올해 상반기에도 같은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런데도 여당은 선거 전에 추경안에 합의해 돈을 나눠주게 됐다며 흡족해하고, 제동을 걸었어야 할 야당은 증액에 성공했다며 자랑하고 있다”며 “여야가 국민 세금으로 퍼주기에 나서는 게 일상화되는 걱정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소급적용 입법을 서둘러 논의할 것을 촉구했다. 사설은 “(여야는) 한발씩 물러선 절충으로 코로나19로 손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이 일부나마 보상받게 된 것은 다행스럽다”며 “추경이 막판에 겨우 매듭된 데는 손실보상을 지난해 7월 법 제정 이전까지 소급적용하는 문제가 있었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우선 2차 추경이 소상공인들에게 신속하게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그럼에도 자영업자들이 2년 넘게 겪은 코로나19 상처에 비해 정부 지원금은 여전히 부족하다”며 “여야는 정부의 행정명령 피해는 구제받도록 한 헌법 취지에 맞게 손실보상법을 재정비하고, 8조원 규모로 추산된 소급적용을 매듭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 “윤석열다운 통 큰 정치” 동아 “정치초년尹, 대통령상 바꾸나”

중앙일보와 동아일보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행보를 칭찬하는 칼럼이 실렸다. 중앙일보는 오피니언면에 이하경 주필·부사장의 칼럼 ‘여기가 윤석열의 로도스다, 여기서 뛰어라!’를 실었다. 칼럼은 “윤석열 대통령의 언행은 일치하고 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했다. 칼럼은 “워싱턴포스트 기자가 남성 위주 각료인선을 지적한 뒤 여성 장·차관 네 사람을 연속으로 지명했다. 김상희 국회부의장이 젠더 갈등을 거론하자 ‘제가 정치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시야가 좁아서 그랬던 것 같은데, 이제 더 크게 보도록 하겠다’고 했고, 약속을 바로 이행했다”며 “정치 고수인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순발력이 보통은 아니다’고 놀라워할 정도”라고 했다. 

▲ 중앙일보 오피니언면 칼럼 갈무리.
▲ 중앙일보 오피니언면 칼럼 갈무리.

뒤이어 “어느 날 갑자기 정치 세계에 툭 튀어나온 새 대통령 윤석열이 하루하루 전력질주하는 장면이 펼쳐지고 있다”며 “현실을 부정하고 철 지난 이념의 노예가 된 지도자가 소득주도 성장, 탈원전의 허상을 향해 몸을 던졌던 시대에 마침표를 찍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낡은 시대와 결별하려는 새 대통령의 결의는 단호하고 진심으로 넘쳐난다. 그러나 입법 권력은 여전히 세계관이 다른 야당의 손에 쥐어져 있다”며 “자기 혁신을 다짐한 윤석열다운 통 큰 정치고 진정한 협치의 시작이다. 경제와 안보를 지키고 연금·노동·교육을 개혁하자면서 야당을 무시할 수는 없다. 내키지 않겠지만, 여기가 윤석열의 로도스다 여기서 뛰어라”라고 했다. 

동아일보도 오피니언면에서 박제균 논설주간의 ‘정치초년尹, 대통령像 바꾸나’라는 제목의 칼럼을 내보냈다. 칼럼은 “윤석열 대통령은 좀 다르다”며 “당선인 때도 여기저기 맛집 순례를 하더니, 대통령이 돼서도 냉면 빈대떡 잔치국수 따로국밥을 사먹고, 순대 떡볶이 만두 소보로빵 등을 사갔다. 경호 문제로 시민들을 불편하게 한다고? 대통령 경호에 빈틈이 있어서야 안 되겠지만, 대통령과 국민을 괴리시키는 경호는 경호라고 할 수도 없다”고 했다. 

▲ 동아일보 오피니언면 칼럼 갈무리.
▲ 동아일보 오피니언면 칼럼 갈무리.

이어 “윤 대통령의 먹방 행보는 청와대에서 나온 것과 관계가 깊다. 권력자가 높다란 대에서 내려오니 세상과 어울리는 게 수월해지는 것”이라며 “그가 정치 초년생이라는 점도 선입견 없이 변화를 수용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했을 수 있다. 과거 대통령과 다른 윤석열 스타일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탈피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변화”라고 했다. 

“그럼에도 더 중요한 건 내용의 변화다. 실제로 제왕적 권력을 내려놓느냐가 관건”이라며 “대통령이 마음먹기 따라 충분히 분점과 권한 이양이 가능하다. 그러려면 인사권의 과감한 하방과 검찰권 독립이 필수다. 역대 대통령 누구도 못 한 일, 윤석열은 해낼 수 있을까”라고도 덧붙였다. 

반면, 경향신문은 오피니언면에서 윤 대통령의 인사, 국정기조에는 ‘방향성과 철학이 안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주영 정책사회부장은 ‘윤 대통령의 순발력과 철학의 빈곤’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미국 대통령이 앞에 서 있는 정상외교 무대에서 민망하긴 했나 보다. 한·미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미국 측 기자로부터 내각의 성비 불균형을 지적하는 질문을 받았으니 말이다”라며 “윤 대통령은 이틀 뒤 세 명의 장차관급 인사를 단행하며 모두 여성을 발탁했다. 오판을 인정하고 즉각조치에 나선 점에는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 경향신문 오피니언면 갈무리.
▲ 경향신문 오피니언면 갈무리.

하지만 “문제는 인사에서도, 국정기조에서도 개혁의 방향성과 철학이 안 보인다는 점”이라며 “국정과제 자료집을 보면 수십년간 교육의 영역에 누적된 구조적 문제들에 대한 고민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분야 경험이 전무하다시피 한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를 새 교육수장 후보로 내세운 것은 단지 교육분야를 비효율성을 제거할 행정 영역의 하나로 본 것이거나 여성이니까 지명한 것으로밖에 해명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 발탁에 대해서도 “상대진영을 향해 막말과 억지주장을 서슴지 않고 정치적 편향성을 강하게 드러내는 사람이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설득하고 사회적 논의를 이끌어 합의를 도출하는 일을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아울러 “여전히 한국은 세계적인 장시간 노동 국가인데도 윤석열 정부는 선택적 근로시간제 확대를 통해 주52시간제의 취지를 허물려한다. 시행한 지 4개월밖에 안 된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선 규제이고 국가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경영계 의견에 동의한다며 개정을 예고했다”며 “매일 현장에선 노동자가 일하다가 깔려 죽고 떨어져 죽고 끼어 죽는데도 자본·경영의 논리를 앞세운다”고 비판했다.  

칼럼은 “개혁이 요구되는 장기 미해결 현안들을 철학도 없이 순발력만으로 풀 순 없다. 성차별 해소 역시 보여주기식으로만 접근해선 안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 사회적 장례식 ‘애도’ 홈페이지 마련

한겨레는 창간기획 ‘코로나로 빼앗긴 삶 24158’의 일환으로 온라인 추모소 ‘애도’(www.hani.co.kr/interactive/mourning)를 열었다. 코로나19로 세상을 떠난 이들의 죽음을 애도하는 사이버 공간이다. 30일부터 누구든지 방문해 헌화하고 추모편지를 읽고 방명록에 글을 남길 수 있다. 

▲ 애도 홈페이지 갈무리.
▲ 애도 홈페이지 갈무리.

추모편지는 6월 내내 접수한다. 고인의 삶을 돌아보고 그리운 마음을 담은 글과 사진을 이메일(missyou@hani.co.kr)로 보내면 온라인 추모소에 추모공간을 마련한다. 온라인 추모소에는 코로나19 데이터와 관련 기사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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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 내내 고열 호소한 아버지, 이식수술한 병원에만 갔어도…

등록 :2022-05-30 05:00수정 :2022-05-30 08:35

[코로나로 빼앗긴 삶 24158]
③ 관리받지 못한 집중관리군
장기이식을 받은 60대 아버지를 코로나19로 떠나보낸 아들 최윤호(가명·42)씨가 49재를 일주일여 앞둔 23일 오후 산소를 찾아 아버지를 그리워하고 있다. 경주/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장기이식을 받은 60대 아버지를 코로나19로 떠나보낸 아들 최윤호(가명·42)씨가 49재를 일주일여 앞둔 23일 오후 산소를 찾아 아버지를 그리워하고 있다. 경주/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한겨레>는 창간기획 ‘코로나로 빼앗긴 삶 24158’의 하나로 온라인 추모소 ‘애도’(www.hani.co.kr/interactive/mourning)를 열었습니다. 코로나19로 세상을 떠난 이들의 죽음을 애도하는 사이버 공간입니다. 30일부터 누구든지 방문해 헌화하고 추모편지를 읽고 방명록에 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대구 사람 최규식(가명·67)씨는 평소 연락을 자주 하는 살가운 아버지가 아니었다. 3월4일 코로나19에 확진된 뒤에도 자식들에게 시시콜콜 건강상태를 알리지 않았다. 그런 아버지가 지난 3월10일 가쁜 숨을 쉬며 아들 최윤호(가명·42)씨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안 쉬진다. 산소포화도 기기가 고장 났다. 폰으로 측정하는 방법 좀 갈치도….” 확진자 격리 의무가 해제되는 7일째 낮 12시께였다. 윤호씨는 그날 혼자 집에서 재택치료 중이었던 아버지한테 전화를 받자마자, 감염 위험도 방역수칙도 잊고 아버지 집으로 내달렸다.
 
격리 마지막 날 “숨 안 쉬어진다”…수백통 통화 뒤 보건소 연결

“아버지가 장기이식을 받은 코로나19 확진자예요. 격리 해제 마지막 날인데 산소포화도가 안 잡힙니다.” 윤호씨는 곧장 119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출동할 수 없다”였다. 코로나19 확진자 이송은 보건소의 요청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설명이었다.

 

첫 관문이었던 보건소 문턱은 높았다. 윤호씨는 500통을 걸고서야 담당자와 첫 전화통화가 이뤄진 것으로 기억했다. “기다려보세요. 저희도 긴급 공문을 올리고 빨리 조치하겠습니다.” 1시간 만에 연결된 보건소에선 또 기다리라고 했다. 보건소의 출동 요청에 따라 119 구급차가 도착한 건 오후 3시30분께였다. 그때 측정한 아버지의 산소포화도는 정상 범위인 95% 이상을 크게 벗어난 65%였다. 심각한 저산소증이었지만, 병상 배정 절차가 마무리되려면 또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대구시 병상배정반은 출동한 119로부터 아버지의 상태를 확인했다. 산소마스크를 쓰고도 산소포화도는 88%로, 호흡곤란 상태였다. 배정반은 아버지를 중증 환자로 분류했고, 중환자가 입원할 수 있는 병상을 수소문했다. 아버지는 구급차에서 2시간30분가량 더 기다린 뒤인 오후 6시께야 병원에 도착했다.

 

신장이식 60대 ‘재택치료 원칙’…주치의 병원은 ‘병상 포화’

“꼭 경북대병원으로 부탁합니다. 아버지가 그 병원에서 신장이식을 받으셔서, 아버지 진료기록이 그 병원에 다 있어요.” 윤호씨는 보건소 등에 병상 배정을 요청하며 여러차례 부탁했다. 하지만 어렵사리 배정된 병상은 경북대병원이 아닌 ㄱ대학병원 중환자실이었다.

 

“걸으실 수 있으니 괜찮을 거다.” 아버지를 이송할 때 구급대원의 말과 달리 상태는 심각했다. 자가호흡이 어려울 때 시행되는 ‘기관 삽관’이 이뤄졌고, 곧바로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폐렴 증상에 따라 중환자실과 일반실을 두차례 옮겨다닌 아버지는 4월11일 염증 수치가 치솟았다. 윤호씨 눈에는 치료 과정이 내내 미흡해 보였다. 경북대병원에 비해 장기이식 수술 경험이 많지 않아서인 것만 같았다. 장기이식 면역저하자인데다 중증 코로나19 환자였지만 단순 폐렴 치료 수준에 그쳤고, 신장이나 이식 전문의와의 협진은 볼 수 없었다. 아버지의 상태를 살핀 ㄱ병원 의사조차 “아이고 어르신, 빨리 경북대병원에 가셔야 할 텐데” 하고 말했다고 한다.

 

아버지가 주치의와 진료기록이 있는 경북대병원으로 이송됐다면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너무도 답답했던 윤호씨는 대구시 병상배정반에 경북대병원이 아닌 ㄱ병원으로 배정한 이유를 물었다. 병상배정반은 “환자 중증도에 따라 배정하되, 이전 진료 이력이 있는 병원에 코로나19 병상이 있는 경우 우선 협의하는 게 병상 배정 원칙”이라며 “경북대병원에 문의했으나, 당일 중증 병상이 포화 상태라 수용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답했다. 3월10일 오후 5시 기준 대구 지역에는 32개의 코로나19 중환자 전담치료병상이 있었지만, 아버지가 이식 수술을 받았던 경북대병원엔 병상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로 숨진 최규식(가명·67)씨의 묘 앞에 생전에 좋아했던 과자가 놓여 있다. 경주/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코로나19로 숨진 최규식(가명·67)씨의 묘 앞에 생전에 좋아했던 과자가 놓여 있다. 경주/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의료진 모니터링…산소포화도기 고장, 증세악화 놓쳐

 

4월11일 새벽, 아버지가 위중하다는 연락이 왔다. 7년간의 투석과 신장이식 수술도 견뎌낸 아버지였지만, 코로나19는 확진 5주 만에 목숨을 앗아갔다. ‘㈎직접 사인: 폐렴, ㈎의 원인: COVID-19(코로나19 영문 명칭)’. 이 사망 진단을 검토한 질병관리청은 29일 <한겨레>에 “의료진 판단에 따라 신고 시 코로나 사망으로 집계가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당시 보건소에서는 코로나19 사망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병원 쪽이 신고를 누락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질병청은 “사례 조사 전에는 답변이 어렵다”고 답했다. 4월12일 0시 기준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발표한 사망자는 171명. 이날 방역당국은 신규 사망자가 27일 만에 100명대로 내려왔다고 발표했다.

 

“원격 진료라고 해도 (관리 의료기관이) 환자 상태가 나빠지는 걸 포착하지도 못하고, 장기이식 환자인데 세심하게 보지 않았다는 데 화가 많이 납니다.” 윤호씨는 10년 전 신장이식을 받은 60대 확진자가 단 한차례도 입원 권유를 받지 않았다는 점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모든 확진자는 재택치료를 원칙으로 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었다. 확진 판정 즉시 의료기관에 입원하려면 △의식장애나 호흡곤란 △해열제 복용에도 3일 이상 38도 이상 발열이 지속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당뇨 등 위험 요인이 있어야 했다. 60대이면서 장기이식 이후 면역억제제를 먹고 있던 아버지는 재택치료자 가운데 집중관리군으로 분류됐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면역력이 떨어진 채 의료진의 손길 밖에 있었던 아버지를 빠르게 무너뜨렸다. 체온계와 산소포화도 측정기(측정기)가 포함된 재택치료키트가 지급되고, 하루 2회 의료기관 모니터링이 이뤄졌지만, 아버지의 건강이 나빠지는 걸 알아채지 못했다. 측정기가 고장 나 산소포화도 입력이 중단됐지만, 이를 챙기는 이도 없었다. 아버지가 측정기 교체를 요구하자 보건소는 “구청에 문의하라”고 했고, 구청은 “물량이 없으니 기다려달라”고 했다. 밤마다 열이 오른 아버지가 병원에 전화로 1시간 넘게 고통을 호소했지만, 하루 3알 해열제 처방이 전부였다. 재택치료 관리 주체는 제각각이었고 비대면 진료는 충분하지 못했다. 윤호씨는 “측정기는 구청에서 하고, 확진자 관리는 보건소에서 하고, 병상 배정은 시청에서 하고 업무가 다 따로따로였다”며 “코로나19에 걸려서 아프다는 사람한테 감기약만 처방하는 건, 그냥 약국을 갔어도 할 수 있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아버지 떠나보내고 외상후 스트레스

 

상실감이 너무 컸던 탓일까. 윤호씨는 장례를 치른 뒤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진단을 받았다. 신경안정제를 먹지 않으면 잠 못 드는 밤이 이어지고 있다. 얼마 전엔 잠자리에 누웠다가 그리움이 사무쳤다. 대구 집에서 아버지를 모신 경주의 한 봉안당까지 1시간 거리를 찾아가, 늦은 밤 닫힌 출입문 밖에서 아버지께 인사를 드리고 왔다. 윤호씨는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히 얼굴 보던 가족이 다음날 갑자기 입원을 하거나 아예 딴 세상 사람이 되는 건 견디기 힘든 충격”이라며 “코로나19 유가족에 대한 상담치료 등 사후 관리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49재가 다가오지만 윤호씨의 시간은 아버지가 쓰러진 3월10일에 멈춰 있다. 그날, 아버지는 숨조차 제대로 못 쉬는 와중에도 아들이 앱으로 산소포화도를 재주려 할 때마다 스마트폰을 낚아채 소독 티슈로 닦았다고 한다. 행여 아들이 감염될까 봐. 엄하고 애정 표현을 아끼던 전형적인 ‘경상도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남기고 간 애틋한 사랑의 기억이다. 지난 23일 윤호씨는 생전에 아버지가 좋아했던 ‘롯데샌드’를 사들고 봉안당 앞에 섰다. “아빠 괜찮나? 아빠가 이식 수술 하고 못 먹던 과자다, 이제 아프지 말고, 우리 걱정 하지 말고….”

 

대구 경주/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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