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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성·발암 물질' 용산공원 개방…"오염 정화 없는 개방은 尹의 '쇼'다"

환경단체 "오염 정화조치 없는 공원 개방은 대통령 힘만 과시하는 쇼"

이상현 기자  |  기사입력 2022.06.10. 13:24:22

 

정부가 주한미군으로부터 반환받아 10일부터 시범 개방을 시작한 용산공원 앞에서 환경단체가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된 독성물질 정화가 먼저라며 시범 개방 중단을 촉구했다. 

시범 개방 부지인 14번 게이트 인근 장군숙소, 스포츠필드 등에서 한국환경공단이 진행한 환경 유해성 검사에서 발암물질인 비소와 독성물질인 석유계 총탄화수소가 공원 설립 가능 토양 기준치를 초과하는 수치가 검출되어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녹색연합과 온전한 생태평화공원 조성을 위한 용산시민회의는 이날 오전 용산공원 14번 게이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공원 위험물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보여주기식 행정으로 국민 건강과 안전에 등을 돌리고 있다"라며 시범 개방 중단을 촉구했다. 

미군 용산기지 반환 전부터 생태공원 조성을 위해 활동을 진행해 온 용산시민회의 김은희 대표는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미군으로부터 부지를 반환받아 깨끗하고 안전한 평화생태공원으로 돌아오기를 기대했지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으로 아무런 의미가 없어졌다"라며 "환경오염 정화 없는 용산공원 개방은 미군에게 오염정화 책임 면죄부만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군 용산기지 내 공원 조성 계획은 당초 부지 반환 7년 후로 예정되어 있었다. 석유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했고, 관이 노후해 오염물질이 누출되었을 가능성이 크기에 환경·토양오염 정화 절차를 거쳐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특히 용산기지는 시설 자체가 노후해 다른 미군기지보다 오염이 심한 상황이었다. (관련 기사"3개월 만에 용산기지 공원화? '윤석열 정부'의 앞길 보여준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지난 3월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하고 인근 부지를 공원으로 개방하겠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기존 계획보다 훨씬 앞당겨진 채로 개방이 시작됐다. 

김 대표는 "윤 대통령이 용산공원을 개방하겠다고 했을 때 환경이나 관련 절차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게 아닐까 의심이 들었다"라며 "환경오염이라는 책임은 거론하지도 않고 개방부터 하는 행위는 국민 건강에 관심 없이 자신의 힘만 과시하는 쇼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정규석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국가 공무원이 국민의 건강권을 확률에 기댄 추정으로 이야기한다"라며 "핵심은 현재 반환된 미군 기지 상태로는 토양환경보존법상 공원으로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토양환경보전법 시행규칙은 토지 용도를 기준으로 1~3지역으로 나누고,  토양오염우려기준을 다르게 적용한다. 시민들이 사용하는 공원은 그중 가장 엄격한 1지역에 해당한다. 그러나 정부의 용산기지 독성물질 조사 자료에 따르면 공원 부지 내 발암·독성물질의 검출치는 1지역 기준치를 훨씬 넘는 수준으로 밝혀졌다. 

정 사무처장은 "공원으로 이용할 수 없는 상태이지만 정부는 '시범'과 '임시'라는 말을 붙이며 편법을 저지르고 있다"라며 "담뱃갑에도 경고문구가 있는데 시민들이 들어가는 공원의 오염물질에 대한 내용은 하나도 없다"라고 질타했다.

녹색법률센터 이상훈 변호사 또한 "국가는 국민의 안전과 환경권을 보장해야 하지만 정부는 '시범운영'이라는, 법에서 정하지 않은 방식을 통해 국민들을 오라고 한다"라며 이번 용산공원 임시 개방이 정부의 위법한 재량행위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오는 9월로 예정된 공식 개방 전까지 정밀 조사와 정화 조치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남은 시간이 정화조치를 마치는데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며 성급한 개방으로 인해 향후 미군과의 추가 협상에서도 수세적인 입장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사무처장은 "정부는 공원 개방을 위해 미군이 요구하는 조건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라며 "시범 개방을 중단하고 완전한 정화조치 후 공원을 시민에게 개방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10일 환경단체 관계자들이 용산공원 시범 개방 홍보벽 앞에서 "시범개방=대국민 사기극"이라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프레시안(이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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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에 휘날릴 무지개 깃발, 지킬 만한 가치가 있죠”

등록 :2022-06-10 17:49수정 :2022-06-11 01:12

 
 
[한겨레S] 인터뷰
북유럽 4개국 대사가 말한 ‘차별금지법’

새달 서울퀴어축제 함께하는
노르웨이·덴마크·스웨덴·핀란드
4개국 대사 하나된 목소리로
“다양성은 결국 힘이 됩니다”
프로데 슬베르그 주한노르웨이대사(왼쪽부터), 아이너 옌센 주한덴마크대사, 다니엘 볼벤 주한스웨덴대사, 미카 루오살라이넨 주한핀란드대사관 공관 차석이 2일 오후 서울 성북구 주한덴마크대사관저에서 서울퀴어문화축제, 차별금지법 제정 등에 대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프로데 슬베르그 주한노르웨이대사(왼쪽부터), 아이너 옌센 주한덴마크대사, 다니엘 볼벤 주한스웨덴대사, 미카 루오살라이넨 주한핀란드대사관 공관 차석이 2일 오후 서울 성북구 주한덴마크대사관저에서 서울퀴어문화축제, 차별금지법 제정 등에 대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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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은 성소수자 자긍심의 달. 세계 곳곳에서 성소수자들이 자신의 존재와 자긍심을 표현하고, 혐오와 차별 세력에 대항해온 역사를 기리는 행사가 펼쳐진다. 서울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대도시이지만, 소수자들이 자긍심을 느낄 만큼 다양성이 존중되는 도시로서의 면모는 여전히 부족하다.
 
지난 4월13일, 한국의 성소수자들과 그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조직위)는 ‘살자 함께하자 나아가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7월15일부터 31일까지 서울 곳곳에서 퀴어퍼레이드와 퀴어영화제 등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퀴어축제로 가는 길은 험난하다. 조직위는 4월13일 광장 사용신고서를 서울시에 냈다. 서울시 조례는 48시간 이내에 신고 수리 여부 통지를 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뚜렷한 이유 없이 6월에 열릴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의 안건으로 넘겼다. 조직위는 “신고제인 서울광장을 성소수자에게만 허가제로 집행하려는 서울시의 차별적 행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르웨이·덴마크·스웨덴·핀란드, 북유럽 4개 나라의 대사관은 올해도 어김없이 합동 부스를 마련해 이번 퀴어축제에 참여한다. 이들 나라는 모두 차별금지법·평등법을 앞서 제정해 차별과 혐오를 법 제도로 금지하고 있다. 4개 나라의 대사·공관차석은 이번 퀴어축제에 참여하는 의미와 함께 성소수자 인권 보장, 차별·혐오에 대응하는 법과 제도 마련 등 각 나라의 경험을 한국의 시민들과 나누고자 했다. <한겨레>가 지난 2일 서울 성북구 덴마크대사관저에서 프로데 솔베르그 주한 노르웨이대사, 아이너 옌센 주한 덴마크대사, 다니엘 볼벤 주한 스웨덴대사, 미카 루오찰라이넨 주한 핀란드 공관차석을 만났다.
 
1939년 차별금지법 도입한 나라
 
―2019년 퀴어축제에서도 4개국 대사관의 합동 부스를 본 적 있다. 이렇게 지속해서 퀴어축제에 참가하고 연대하는 동기는 무엇인가?
 
솔베르그 노르웨이대사(이하 솔베르그) = 4개 나라 모두 한국에서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각 나라에서 성소수자 인권은 매우 중요한 의제다. 4년 전 서울에서 퀴어축제를 갔는데 성소수자와 지지자의 참여가 놀라웠지만, 반면 그 반대 시위도 강력했다. 이 분야야말로 우리(4개 나라)가 협력할 분야라고 생각했다.
 
―서울시는 퀴어축제 조직위가 제출한 서울광장 사용 신청 처리를 미루고 있다. 각 나라에서 성소수자 관련 축제나 행사에서 이런 갈등이 빚어지는 경우들이 있나?
 
볼벤 스웨덴대사(이하 볼벤) = 여전히 차별과 성소수자 혐오는 있다. 중요한 것은 최근 10년간 긍정적 방향으로 빠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몇년 전 스웨덴의 신문 1면에 사진 한장이 실렸다. 군인들이 성소수자 인권을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든 사진이었다. 헤드라인은 ‘지킬 만한 가치가 있는 깃발’이었다. 이처럼 다수 여론이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퀴어퍼레이드에 50만명 정도가 참여하는데,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는 가장 큰 규모다.  
 
4개 나라에선 성소수자 인권 신장을 위한 국가·정부 차원의 노력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등에선 성소수자 지지와 인식 개선을 위해 왕실까지 나선다.
 
옌센 덴마크대사(이하 옌센) = 코펜하겐뿐 아니라 인구가 3000명밖에 안 되는 서쪽의 아주 작은 마을에서도 퀴어퍼레이드가 열릴 정도로 보편화됐다. 지난해 8월 코펜하겐에서 스웨덴과 함께 주최한 ‘코펜하겐 2021’이 열렸다. 세계 최대 성소수자와 연대자들의 축제 ‘월드프라이드’(WorldPride)와, 성소수자 스포츠 행사인 ‘유로게임스’(Eurogames)를 합친 행사였다. 메리 엘리자베스 덴마크 왕세자빈이 이 행사의 공식 후견인이었다.
 
지금에 와선 4개 나라 모두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존중이 당연한 듯 여겨지지만, 과거의 ‘투쟁’이 있었기에 변화가 가능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솔베르그 = 몇몇 용감한 사람, 개인이 투쟁을 시작해 지금에 이르는 광범위한 이해가 가능해졌다. 이 때문에 먼저 앞장서 투쟁한 사람들을 소중하게 기억해야 할 것이다. 물론 지금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된 것은 아니다. 당연히 얻어지는 것은 없다. 우리가 당연하게 느끼는 것이 오랜 시간에 걸친 투쟁의 결과이고, 이런 투쟁을 계속할 수 있도록 우리가 지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투쟁. 자신의 몸을 걸고 싸워온, 싸우고 있는 사람들이 떠오른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차제연) 책임집행위원 미류는 4월11일부터 5월26일까지 46일 동안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며 단식투쟁했다. 미류는 단식투쟁을 마치며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차별에 맞서는 건 자신의 존엄을 포기할 수 없는 사람에게 멈출 수 없는 싸움이다. 우리는 곧 다시 만나 새로운 싸움을 이어가게 될 것이다. 평등의 봄은 이미 시작되었다.
 
4개 나라는 모두 차별금지법을 두고 있다. 노르웨이는 2014년 차별금지법을 처음 도입했고, 이를 개선한 ‘차별금지 및 평등에 관한 법안’을 2018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 법은 성별, 임신, 양육 책임, 민족, 종교, 신념, 장애, 성적 지향, 성 정체성, 젠더 표현, 나이에 따른 차별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덴마크는 1939년 인종차별 금지를 시작으로 차별금지를 법 제도화했다. 형법에도 차별금지 관련 조항을 두고 있다. 공개적으로 또는 더욱 넓은 집단으로 퍼뜨리려는 의도로 인종·민족·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한 집단의 사람들을 위협·조롱·비하하는 메시지를 퍼뜨리는 자는 벌금 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다. 스웨덴은 1987년부터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법으로 금지했다.
 
그 이후 범위를 넓혀 스웨덴은 성·트랜스젠더 정체성 또는 관련 표현, 민족성, 종교, 장애, 나이 등에 관한 직접 차별과 간접 차별 그리고 부적절한 접근, 괴롭힘, 성희롱, 차별 지시 등의 행태를 금지하고 있다. 핀란드는 차별금지 및 평등의 원칙을 헌법에서 분명히 밝히고 있다. 핀란드 헌법은 “누구든지 성별, 나이, 출신, 언어, 종교, 신념, 의견, 건강, 장애 또는 기타 개인과 관련된 사유를 이유로 정당한 사유 없이 다른 사람과 다르게 대우받아서는 안 된다”고 밝히고 있다. 더불어 차별금지법은 2004년 처음 도입되어 일곱번의 개정을 거쳤고, 형법에도 차별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
 
지난해 6월27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부근에서 퀴어퍼레이드 참가자들이 행진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6월27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부근에서 퀴어퍼레이드 참가자들이 행진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힘 있는 이들이 차별금지 외치면

 

―한국에서는 차별금지법이 2007년 처음 발의된 뒤 15년째 제정되지 못하고 있다.

 

솔베르그 = 어떤 것이 옳다 그르다보다는, 우리의 경험을 충분히 전하고 싶다. 노르웨이에선 이러한(차별금지) 성격의 입법이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성적지향, 종교, 인종, 등으로 차별하지 않고 모두가 같은 권리를 누릴 수 있는 하나의 법적 틀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법은 상징적 의미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소수자들을 보호하기 때문에 실질적 가치도 있다. 한마디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할 수 있는 건전한 틀이기에 (이런 법안이) 매우 중요하다. 문화가 먼저 바뀌길 기다린 뒤에 입법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면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 법을 먼저 도입하면 문화가 따라오기도 한다.

 

―한국에선 차별금지법 제정에 일부 보수 기독교계가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북유럽 4개국은 역사적·종교적으로 루터교 등 기독교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차별과 혐오에 대한 반대 그리고 종교적 신념은 각 나라에서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있나.

 

루오찰라이넨 핀란드 공관차석(이하 루오찰라이넨) = 핀란드 역사에서도 종교 쪽에서 성소수자 인권 문제를 다루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모두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는 모습은 아니었지만, 최근엔 긍정적 변화가 있다. 처음 차별금지법이 나왔을 때 종교 단체와의 충돌도 있었다. 결국 서로를 ‘존중’하며 대화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거쳐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었다.솔베르그 = 올해 노르웨이 교회에서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 있었다. (12명의) 주교가 공식적으로 과거에 교회가 성소수자를 대하는 방식에 잘못이 있었다고 사과했다. 개인적인 사과가 아니라 교회를 대표한 사과였다. 속도가 조금 느리고 논쟁의 요소가 남아 있긴 하지만 그래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일부 정치인, 시민들은 차별과 혐오를 ‘법’으로 금지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한다. 왜 차별금지법과 같은 법과 제도가 필요한가.

 

루오찰라이넨 = 핀란드는 평등, 성소수자 인권 문제에서는 적절한 입법을 통한 견제와 균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정치적 리더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입법’ 자체가 주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기에 큰 의미가 있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의 선의와 사회적 인식 변화가 있어야겠지만, 법적인 노력이 있어야만 약자 보호를 위한 실질적 변화가 가능하다.

 

―차별금지법 도입을 위해 꼭 필요한 건 무엇이라고 보나.

 

솔베르그 = 일단 법안(차별금지법)이 중요하다는 건 모두가 인지하고 있고, 그 법안을 통해 행동을 끌어내야 할 것이다. 여기에 더해 ‘다양성이 우리 사회에 큰 힘이 된다’는 걸 이해하는 게 기반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다양한 의견을 낼 수 있는 것 자체가 사회에 유의미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왕실 가족, 정치인, 스타 등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고, 시민 교육에 (다양성 이해를) 포함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옌센 = 전적으로 동감한다. 덴마크도 모든 요인에 의한 차별을 법으로도 금지하고 있지만, 왕세자빈처럼 영향력 있는 사람이 대중적 이벤트에 참여하고, 이야기하는 게 많은 시민들 태도에 영향을 미친다. 어쩌면 법보다도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본다.

 

“차별 없는 인재 기용, 경제에도 도움”

 

인터뷰 이후 7일(현지시각) 유럽연합(EU)이 상장기업 상임·비상임 이사 각각의 33% 또는 비상임 이사의 40%를 여성으로 임명하는 ‘여성 할당제’를 2026년 6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다양성은 단지 형평성의 문제만이 아니다. 성장과 혁신을 촉진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에선 ‘여성 할당제’는 남성을 배제하는 제도라고 오해를 받는다.

 

―한국에서 여성 할당제는 많은 공격을 받고 있다. 2003년부터 기업 고위직의 여성 할당제를 앞장서 도입해온 노르웨이의 경험이 궁금하다.

 

솔베르그 = 과거 노르웨이 정부는 여성을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2003년 당시 산업무역부 장관이 ‘모든 상장사 이사진의 40% 이상을 여성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깜짝 놀랄 만한 아이디어를 냈다. 참고로 이 장관은 보수파 출신의 남성이었다. 그런데도 다양성은 우리 경제, 기업 운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뭐라도 해야겠다며 이런 아이디어를 냈다. 역풍이 있었지만, 잘 정착했다. 이렇듯 강제로 시작하긴 했지만, 생각과 태도 변화를 끌어내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한국에서 할당제를 놓고 여성에게만 유리하지 않냐는 의견이 있다면, 도입 초기이기 때문에 당연히 나올 수 있는 의견으로 보인다. 다들 노르웨이가 부강한 이유를 원유, 가스를 비롯한 천연자원이 많아서라고 하는데, 실제 연구에서는 진짜 원인은 100%의 모든 인구를 인적 자원으로 활용하기 때문이라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다시 말하면 노르웨이는 모든 인재를 적극적으로, 남녀 가리지 않고 활용하는 게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정연 박고은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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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원 남편과 도의원 친척이 땅 사자 개발사업 '일사천리'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2/06/11 09:06
  • 수정일
    2022/06/11 09:0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당진시 지방의원 2명, 내부정보 이용 땅 구입 의혹. 당사자들은 "거래에 관여 안해"

22.06.10 15:53l최종 업데이트 22.06.10 15:53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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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사진보기당진3지구 도시개발예정지구 위치도. 위치도 내 가운데 붉은 색 원안이 논란이 되고 있는 토지의 대략적인 위치다.
▲  당진3지구 도시개발예정지구 위치도. 위치도 내 가운데 붉은 색 원안이 논란이 되고 있는 토지의 대략적인 위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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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당진시의 시의원과 충남도의원이 내부정보를 이용, 가족과 친인척을 내세워 개발예정지역 땅을 미리 사들였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들의 가족 또는 친인척은 당진시가 개발제안서를 수용하기 직전 해당 땅을 구입했다.  

당진시의원-충남도의원 내부정보 활용 토지 매매 의혹

지난 2020년 8월. A씨 등 6명은 당진읍 우두동 임야 1만 9934㎡(6000여 평)를 공동명의로 총 43억 원에 샀다. 6명 중 2명은 인천, 나머지는 당진이 주소지였다. 당시 공시지가는 ㎡당 5만 8200원. 구입가는 3㎡당(평당) 약 42만 원이었다.

거래 후 한 달여만인 9월 25일 당진3지구 도시개발사업추진위원회(아래 사업추진위)는 도시개발구역 지정 제안서를 당진시에 냈다. 문제의 토지가 포함된 우두동 400번지 일대 12만 4000여평에 3400여 세대 공동주택 또는 단독주택을 짓는다는 내용이었다.

사업 추진은 환지 방식으로, 사업 완료 후 개발이익 등이 종전 토지 소유자에게 환원된다. A씨 등이 매입한 땅은 사업 대상지 한복판에 있다.

그런데 땅을 산 6명 중 한 명인 A씨가 당진시의회 B시의원(더불어민주당)의 남편으로 확인됐다. 땅을 산 또 다른 한 명은 현 충남도의원(더불어민주당)인 C 의원과 인척 관계다. 구입한 땅 면적은 각각 1896m² (약 573평)와 948m²(약 287평)다. 또 토지소유주들로 구성된 '당진3지구 도시개발사업추진위원회' 회장은 더불어민주당 상무위원으로, B시의원과 C도의원의 후원회장을 맡았다. 

이후 당진시는 같은 해 11월 우두동 일대를 개발하는 당진3지구 개발계획을 발표한다. 당시 시는 "본격적인 도시개발사업 추진으로 도시 기반 인프라를 갖춘 중심권 도시의 발전을 더욱 앞당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12월 18일 당진시는 사업추진위의 개발계획을 수용했다. 

A씨 등이 땅을 매입한 직후 3개월여 만에 사업추진위의 제안서 제출, 당진시의 개발계획 발표와 제안서 수용까지 일사천리로 처리된 것이다. 당진시는 '당진3지구 개발사업'과 관련 현재 구역개발제안서에 대한 자문의견을 들은 단계로 이후 실과별 의견과 주민의견 등을 들은 뒤 충남도에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후 충남도의 심의를 통과하면 인허가 관련 절차는 마무리된다.  

여기에다 A씨 등은 2021년 9월에는 해당 임야 대부분(9960㎡)을 개간 신청을 해 '전(밭)'으로 지목변경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임야를 전으로 지목 변경할 경우 지가가 오른다"고 말했다. 실제 해당 부동산의 공시지가는 지난해 7월 ㎡당 6만 100원에서 지목 변경 6개월 만인 지난 1월 ㎡당 17만 4000원으로 폭등했다. 반면 해당 땅과 연접한 다른 사람 소유의 임야는 공시지가가 거의 오르지 않았다. 
 
당진시청과 당진시의회 모습.
▲  당진시청과 당진시의회 모습.
ⓒ 최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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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의원 "남편 땅 구입에 일절 개입 안했다"
C의원 "당진사람 누구나 아는 개발정보"


두 의원은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B 의원은 "남편이 주변인들이 권유해 땅을 산 것으로 알고 있다"며 "관련해서 일절 개입하지 않아 자세한 내용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이 땅을 살 당시 상의를 해와 '그렇게 싼 땅이 있냐, 알아서 하라'고 했을 뿐"이라며 "그런데도 (내부정보를 이용한) 투기의혹이 일어 매우 당혹스럽다"고 해명했다.

B 의원은 "해당 땅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개발 계획이 회자해 누구나 개발이 될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문제가 있다면 단지 선출직 의원으로 있을 때 땅을 산 것"이라고 덧붙였다.

C 의원은 "가까운 사람이 땅을 구입했다는 사실을 논란이 된 최근에야 알게 됐다"며 "가족도 아니고 친인척이 산 땅을 어떻게 알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해당 지역이 개발된다는 것은 당진 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정보인데 이게 무슨 내부정보가 될 수 있냐"고 반문했다.  

C 의원은 "환지 개발 방식은 당진시에서 토지구획정리가 끝나면 다시 땅으로 돌려주는 방식으로 도로나 공원 부지 등 공공용지로 들어가는 면적만큼 환지면적에서 빠지게 된다(감보)"며 "결국 잘해야 향후 수년 뒤 예상되는 4, 5배 정도의 시세차익을 놓고 투기 운운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해당 지역 택지사업, 십년 넘게 답보 상태
두 의원 해명, 일부 사실과 달라


두 의원의 주장은 일부 사실과 다르다. 당진시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2006년부터 당진읍 우두동 등을 비롯한 읍내리 일원에 2013년까지 5000여 세대를 짓는 우두지구 택지개발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토지보상비 증가와 경기 침체 등으로 LH는 2011년 택지개발사업을 포기했다. 이후 사업이 사실상 답보 상태를 보이다 지난 지난 2018년 인접한 당진2지구 도시개발사업이 추진되자 당진3지구 토지소유주들이 모여 사업추진위를 구성했다. 

충남시민단체 관계자는 "지방의원이 내부정보를 활용, 가족과 지인을 이용해 땅을 샀다는 의심을 하게 한다"며 "해당 지방의회에서 윤리위를 소집해 진위 조사에 따른 조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진시 관계자는 "(해당 의원이) 개발추진위 등으로부터 내부정보 알고 땅을 샀는지는 알 수 없지만 당진시가 개발제안서를 수용하기 직전 땅을 매입하고 이후 임야를 농지로 전환한 행위 등은 행정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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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유공자법 제정, 더는 미룰수 없다"

민주화 유가족들, 6월항쟁 기념식장에서 삭발 단행 (전문)

  • 기자명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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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1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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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항쟁 35주년을 맞는 10일 오전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앞에서 유가협 회원들이 '민주유공자법 제정없는 기념식'에 항의하는 삭발식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1987년 6월민주항쟁 35주년을 맞는 10일 오전 서울시 중구 정동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선 6월항쟁과 민주주의를 기념하는 전혀 다른 성격의 행사가 따로 열렸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제35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을 오전 10시부터 성당안에서 개최했고, 성당 밖에선 1시간 앞서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 회원들이 '민주유공자법 제정없는 기념식'에 항의하는 삭발식을 진행했다.

민주유공자법은 과거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희생된 800여명의 열사, 희생자, 부상자들을 '민주유공자'로 지정해 보훈대상에 포함시키자는 법안.

현행 국가보훈기본법 체계에서 민주유공자는 4.19혁명 희생자와 5.18민중항쟁 희생자로만 제한되어 있는데, 유가족들의 요구는 6월항쟁 이후 민주유공자도 보훈대상자로 예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보수언론에서 악의적으로 특혜 운운하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유가협의 뜻을 대변해서 전체 대상자 중 사망·상해자만 민주화유공자로 하자는 우원식 의원의 법안에는 당사자가 아닌 부모·처자에게만 혜택이 가도록 되어 있다.

장남수 유가협 회장은 민주유공자법 제정으로 무슨 특혜를 기대하지 않는다. 오로지 바라는 것은 명예 회복이라며 법 제정을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열사들 중 10%정도가 기혼자이고 그 자녀들도 이미 40~50대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사실상 명예회복 외에 별다른 혜택이 있는 것도 아니다.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자식과 형제, 남편을 잃은 유가협 회원들이 주축이 되어 지난해 6월부터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위한 기자회견, 항의시위를 벌이고 국회 앞 1인시위를 일년째 이어가고 있으나 국회는 감감무소식이다.

지난해 10월 7일부터 시작한 국회앞 천막농성도 8개월째 접어들었으나 누구도 귀담아 듣지 않고 외면하고 있다. 

사랑하는 자식과 남편, 형제를 가슴에 품고 살아 온 유가족들이 더 이상은 안된다며, 6월항쟁 35주년을 기념하는 식장에서 삭발을 결심한 이유이다.

어머니, 아버지들의 흰 머리카락이 잘려나가는 동안 모두 말을 잃었다. 여기 저기에서 흐느끼는 소리만 들렸다.

민주유공자법을 대표발의한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열사들의 부모님들이 이 법을 통과시키지 못해서 머리를 깎는다고 하니 눈물이 난다. 정말 죄송하다"는 말만 몇번을 되뇌였다.

삭발식이 진행되는 동안 참가자들은 '민주유공자법 제정하라'는 구호를 수차례 외쳤고, 삭발식을 마친 어머니, 아버지들의 손을 잡아 말없이 가슴에 안았다.

삭발식 참가자들이 어머니, 아버지들의 손을 잡아 드리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날 삭발식에는 △김석진(김학수 열사 부친) △정정원(김윤기 열사 모친) △강선순(권희정 열사 모친) △장남수(장현구 열사 부친) △박종부(박종철 열사 형) △조인식(박종만 열사 부인) △강종학(강상철 열사 부친) 선생이 나섰다. 

장남수 유가협 회장은 "열사들이 지금까지 불순분자로 되어 있다. 가족 친지들마저도 수근대고 했다. 민주유공자가 되어 그 멍에를 벗고 자랑스러운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올바로 계승하고 후대에 본보기가 되게 하여 명예회복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바라는 유가족들의 심정을 밝혔다.

김석진(김학수 열사 부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정정원(김윤기 열사 모친)
강선순(권희정 열사 모친)
장남수(장현구 열사 부친)
박종부(박종철 열사 형)
조인식(박종만 열사 부인)
강종학(강상철 열사 부친)

 

6월항쟁 35주년! 민주유공자법 제정 촉구를 위한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삭발식 기자회견문 (전문)

우리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는 6월 항쟁 기념일을 맞아 삭발식을 진행하였습니다.

오늘처럼 기뻐해야 할 날에 우리가 나서서 삭발한 것은 이 땅의 민주주의가 더 이상 상처받지 않고, 역사에 올바로 기록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오는 6월 10일은 이 땅의 민주화를 앞당긴 6월 항생 35주년을 기리는 날입니다. 하지만 우리 유가협 회원들은 남들처럼 마냥 기뻐할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 유가협 회원들은 우리의 가족을 이 땅의 민주 제단에 바져야 할 수밖에 없었고 이후 먼저 가신 이들의 완전한 명예 회복을 위해 한평생을 투쟁으로 살아 온 사람들입니다. 그리나 그 노력도 헛되이 아직도 제대로 된 명예 회복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1998년 12월 122일간의 어의도 국회 앞 천막농성을 통해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을 통과시키고도 23년이 지나도록 '민주화운동관련자'라는 명칭에서 한 치 앞도 나가지 못한 채, 유기속들이 원하는 '국가유공사'라는 정상적인 호칭으로 불리지 못한 채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작년 5월 국가보훈처가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국민들이 생각하는 보훈에 대한 개념을 묻는 조사에서 75.8%가 민주화운동을 보훈의 대상이라고 답할 정도로 국민들의 인
식 또한 민주열사들을 국가유공자로 지정하는 데 찬성하고 있습니다.

이에 유가협 회원들은 지난해 6월 항쟁 34주년을 맞아 '민주유공자법 제정 없는 6월항쟁 기념식은 의미가 없다'는 뜻으로 항의 시위를 시작하여, 이세 국회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인지도 일 년이 다 되었으며, 지난 10월부터 시작한 여의도 국회 앞 천막농성은 8개월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유가협 회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나라의 국가를 운영하는 대통령을 비롯한 행정부나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들은 아무런 대책을 내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6월항쟁 국가 기념식'을 아무리 번듯하게 치룬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것도 한두 해도 아니고 '10주년이다.', '20주년이다.', '30주년이다.' 해가며 수십억 원씩 돈을 써가며 기념식을 치른들,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산화해 가신 민주열사들을 제대로 대우하지 못하고 있는데, 그럴듯하게 형형색색으로 생색만 내는 행사를 100년을 치른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오늘 기념식장 앞에 뿌려진 우리 유가협 부모님들의 잘려 나간 머리카락은 가족을 잃은 슬픔에 더해 이 나라의 민주제단에 뿌려진 피에 대해 무심한 국가에 대한 강력한 항의의 표현입니다. '이렇게 민주화의 영령들을 홀대한다면 누가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 걸고 싸우겠느냐?'는 우리 사회를 향한 교훈을 전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가족을 잃은 설움도 큰데 그 아픔에 더해 삭발까지 해야 한다는 사실 너무도 기가 막혔습니다. 그러나 알아서 나서야 할 국가는 이리저리 핑계만 대고, 법을 만들어야 할 국회는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외려 우리 유가족들을 설득하려 들고 있으니, 더 이상 참고 있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지난 5월 말부터는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위한 1만인 선언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시작하자마자 노동자, 농민 빈민 여성 등 사회 각계각층의 참여가 이뤄지고, 이어 사회 저명인사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의 대표자들이 연서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명 과정에서 '아직도 민주열사들이 국가유공자로 대우받지 못하고 있는지 몰랐다.'라며, 부끄럽다며 서명에 참여하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이제는 정말 국가가 나서야 합니다. 국회가 나서야 합니다. 삭발식까지 감행한 유가족들의 참담한 심정을 안다면, 철면피가 아닌 이상 더 이상 외면하고 있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제 민주항쟁의 달! 6월이 가기 전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위해 나서주길 간절히 바랍니다.

2022년 6월 10일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위한 유가협 삭발식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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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취임 한달...검찰 위주 인사,·한반도 긴장 등 과제 당면

윤 대통령, '편향인선 논란'에 "필요하면 또 하겠다"
더민주와 관계설정도 문제…원 구성 협상 연일 결렬
집무실 이전·한미정상회담 등 굵직한 과제 초단기 매듭

윤석열&nbsp;대통령이 지난달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nbsp;취임식에서 선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선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0일 취임 한 달을 맞는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62조 원 규모의 '코로나19 손실보상' 추가경정예산 집행, 한미정상회담 개최 등 굵직한 과제들을 '초단기'에 매듭지으며 비교적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윤 대통령 앞에는 북한 7차 핵실험 가능성과 맞물린 한반도 안보위기, 고물가·고금리 스태그플레이션, 거대 야당과의 협치와 중국·일본 등 4강 외교 '복원'등의 굵직한 국정과제도 산적하다.

 

아울러 대통령실과 금융감독원 등 권력기관 요직에 검찰 출신 임명을 둘러싼 '편향인선' 비판은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검찰공화국'우려가 현실화 됐다"며 견제와 균형 기능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9일 출근길에서 검사 출신 신임 인사 가능성에 대해 "필요하면 또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권영세·원희룡 장관, 박민식(보훈처장) 같이 검찰을 그만둔 지 20년이 다 돼가고, 국회의원 3~4선 하고, 도지사까지 역임한 분들을 검찰 출신이라고 한다면 어폐가 있지 않느냐"며 발끈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8일) “우리 인사 원칙은 적재적소에 유능한 인물을 쓰는 (게) 원칙”이라고 답하며 "과거에 민변 출신들이 아주 도배를 하지 않았나"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발언들은 '적재적소 검사 출신 인사'를 강조하는 윤 대통령 인사기준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까지 임명된 검찰 출신 인사는 대통령실 비서관급 6명, 정부 부처 장·차관급 7명 등 총 13명이다. 장·차관급 외 권력기관 요직에도 검찰 출신들이 포진되고 있다.

 

신임 금융감독원장에 검찰 내 '윤석열 사단'의 막내로 알려진 이복현 전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가 임명됐다. 그는 금감원 설립 이래 첫 검찰 출신 금감원장이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도 마찬가지다. 통상 군 출신 인사들이 도맡아 왔던 국가보훈처장 자리에 첫 검사 출신이 임명된 것이다. 

 

검사 출신 강수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경제 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장의 자리를 놓고 유력한 위원장으로 거론됐으나 전날(8일) 오후 후보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관계 설정도 만만치 않은 숙제다.

 

윤 대통령은 야당과 만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으나 지방선거에 대패한 야당 지도부와 당장의 회동 일정은 미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원(院) 구성 협상을 둘러싼 여야의 긴장 상황도 변수다.

 

외교적 난제 역시 산적해 있다. 일본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선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문제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라는 역대 정부들이 모두 어려움을 겪었던 난제를 풀어야 한다.

 

미중간 패권 경쟁이 격화하고 미국의 반중(反中) 전선 참여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한미동맹 격상, 특히 한미일 공조 강화를 추진하면서도 경제·산업적 측면에서 깊이 엮인 한중 관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꾀하는 등 미중간 균형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화물연대 총파업을 시발점으로 한 노동계 고강도 투쟁도 당면 과제다. 여전히 들썩이는 부동산 문제에서도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국회 시정연설에서 밝힌 연금·노동·교육 개혁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화물연대 총파업에 대한 대책에 대해 대화를 시도 중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국토교통부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대화해서 풀 수 있는 것은 풀겠다"면서도, "어떤 경우에도 법을 위반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법치 국가에서 국민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

 



[출처] 경기신문 (https://www.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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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이전 대가 아직 남았다? 미군에 수천억 호텔 지어주나

"세 가지 시나리오 두고 미군과 외교부 협상 보도"에 외교부 "사실 아냐"

 

 

정부가 미군 전용 호텔인 '드래곤 힐' 처리 방안을 두고 미군과 세 가지 시나리오를 만들어 협상을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9일 <경향신문>은 "정부는 ‘드래곤 힐’ 처분을 놓고 호텔 신축 이전안, 영빈관 사용안, 현 부지 잔류안을 가지고 미군과 협상 중"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같은 시나리오가 등장한 배경에 대해 "대통령실 용산 이전에 따른 주한미군 잔류기지 위치 변경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 가지 방안 모두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옮긴 한국 정부가 원인을 제공했기 때문에 그에 따른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신문이 전한 방안 중 호텔 신축 이전안은 신설 잔류기지 위치로 언급되고 있는 용산구 후암동 미 대사관 예정지에 호텔을 신축하는 방안이다. 이 방안은 가장 유력한 안으로 이전과 유사한 규모로 짓는다면 최소 3000억~4000억 원 정도가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드래곤 힐 호텔을 한국 정부가 국빈 만찬 등 행사를 진행하는 영빈관으로 사용하고 영빈관 신축 예산을 미군에 지급하는 방안도 있다. 

이 방안에 대해 신문은 아직 예산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미군 측이 호텔 신축에 버금가는 비용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신문은 현 부지 잔류안이 비용적인 측면에서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방안은 후암동 기지에서 호텔로 가는 도로만 조성한 뒤 미군이 드래곤 힐 호텔을 계속 쓰게 하는 것이다. 

다만 이 방안은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 미군 시설이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이미 대통령실에서는 집무실과 인접한 미군 부지를 모두 반환받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해당 보도와 관련해 외교부는 "사실이 아니다"라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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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열풍 그 이상... 21년 일본 살면서 이런 건 처음

[박철현의 도쿄스캔들] 한국 동경하는 일본 젊은이들

22.06.10 06:06최종 업데이트 22.06.10 06:06

 

"정말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근데 비자 받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고 해서 걱정이에요. 그래도 무조건 갈 생각이에요! 아, 한국 너무 가보고 싶어요."

일본 사립고등학교에 다니는 큰 딸(고2)은 올해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선택했다. 이 학교는 2020년부터 러시아어를 빼고 한국어를 대신 채택했다. 이유는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2019년 방영)과 그룹 '트와이스'로 재점화된 폭발적인 한류 열풍 때문이다. 학교 선생님들은 물론 학부모, 학생들까지 강력하게 한국어의 제2외국어 채택을 지지했고, 선생님도 두 명 새로 뽑았다.
큰 아이의 말을 들어보니 한국어가 가장 인기가 많다고 한다. 제2외국어의 특수성 때문에 이 시간에는 전체 클래스가 '헤쳐 모여' 한다. 2학년 전체 학생 수는 120명. 그 중 60여 명이 한국어를 선택해 두 클래스에서 한국어를 배운다. 그래서 다른 제2외국어 교사는 한 명인 반면 한국어는 두 명의 교사가 담당한다고 말한다.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으로 촉발된 일본 내의 한류 열풍은 이젠 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다. 이번 한류 열풍은 열풍이라 말하기가 무안할 정도로, 특히 10-20대들의 일상생활 깊숙한 곳에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한국 영사관 앞에 줄 선 일본인들

그것을 증명하는 사례가 바로 한국이 6월부터 본격적으로 실시하는 외국인 관광객 전면 개방이다. 특히 한국관광비자 업무를 재개한 지난 6월 1일 도쿄주일한국영사관 입구에 새벽부터 약 100미터에 달하는 줄이 형성돼 일본 언론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TV아사히는 아침 뉴스정보 프로그램 <굿모닝>에서 영사관 앞을 라이브 현장 중계로 연결해 줄 선 사람들의 인터뷰를 내보내기도 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한국 여행만 기다렸다며 들뜬 기대감을 나타냈다. 
 

▲ 1일 오후 일본 도쿄 소재 주일본한국대사관 영사부 앞에서 한국 여행을 위한 비자(사증)를 신청하려는 일본인들이 기다리고 있다. 이날 영사부의 신청서 접수는 이미 종료한 상황이며 이들은 다음날 업무가 개시되면 신청서를 제출하기 위해 자리를 펴놓고 철야 대기를 하려고 하고 있다. 2022.6.1 ⓒ 연합뉴스

 
주일한국영사관 관계자는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보통 관광비자는 1주일 안에, 길어야 열흘 정도면 나오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서 지금 상황이라면 한 달 정도는 기다려야 할 것 같다"며 "코로나 터진 후에 (주일영사관에 발령받아) 왔는데, 그간 조용하다가 갑자기 이런 상황을 맞게 돼서 솔직히 지금 너무 당황스럽다"고 놀라워했다.

처음에만 반짝할 걸로 예상됐던 한국 관광비자 발급 열풍은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계속 이어지는 중이다. 현재 이중국적인 큰 딸과 그의 일본인 학교 친구들이 수험생이 되기 전 마지막 추억을 한국여행으로 장식하고 싶다고 해 내가 비자발급 등을 문의해보니 지금은 아예 비자발급 예정일을 알 수가 없을 정도라고 한다.

주일영사관은 첫날 예상외의 인파가 몰려 250명에서 잘랐고, 지금도 매일 인원수 150명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영사관 문 열자마자 그 날 인원수를 채워 버릴 정도로 '비자쟁탈전'이 극심하다고 말한다. 실제로 주일한국영사관 홈페이지에는 10일 현재 "비자 발급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알 수가 없다"라고 적혀 있다. 이렇게 되면 가까운 시일 내의 항공권 티켓을 미리 예약할 수가 없다. 비자가 언제 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주한일본영사관도 마찬가지

그런데 이런 상황은 주한일본영사관도 마찬가지다. 지인을 통해 알아본바 현재 서울에 있는 주한일본영사관에 하루 평균 500명 정도의 일본관광비자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주일한국영사관과 마찬가지로 신청 서류를 처리하는 것에만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몰라 관광비자 발급일정을 확답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일본정부가 6월 10일 개방하는 외국인 관광객 입국 조건을 1개월 2만 명 이내, 투어 가이드를 포함한 단체투어로 한정하고 있는데도 이러하니 개인 여행이 개방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을 이후, 그리고 예전처럼 무비자 방문이 가능해질 내년 이후에는 일본을 찾는 한국 관광객 수가 훨씬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 코로나 이전으로 시계를 돌린다면 이러한 양국의 과열 현상은 이미 예상됐었다. 일본관광청의 과거 통계를 보면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 수는 2017년 714만 438명을 기점으로 연간 700만 명대를 넘어섰고, 2018년에는 753만 8918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일본정부의 수출규제정책 등으로 노재팬(NO JAPAN) 운동이 활발하던 2019년에도 558만 4597명이 일본을 찾았으며, 방문객 수 국가별 랭킹에서는 항상 중국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한국을 찾는 일본관광객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최근 10년 동안 방한일본인 수는 2012년 351만 명을 찍은 후 서서히 감소했다가 2015년 187만 명으로 최저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6년부터 본격화된 제4차 한류 열풍으로 다시 늘기 시작해 2018년 294만 명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노재팬' 운동이 본격화된 2019년에는 전년 대비 11% 상승한 327만 명을 기록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해외여행 전문업체 <타비코보>(旅工房)가 지난 5월 초순 실시한 '코로나가 진정된 후 가장 먼저 가고 싶은 나라' 앙케트(복수응답 가능)에서 한국은 하와이, 대만, 타이, 이탈리아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21년 일본에 살았지만 이런 건 처음

일본인들의 한국 여행 욕구는 코로나 기간 중 넷플릭스 등의 OTT 서비스를 통해 시청한 한국관련 콘텐츠의 영향도 크다. 아마존 프라임과 티버에 이어 일본 OTT 서비스 시장 점유율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일본 넷플릭스 랭킹 톱10에는 늘 한국 드라마가 다수 포진해 있다.

10일 현재 1위 <의사 요한>, 4위 <우리들의 블루스>, 6위 <이태원클라쓰>, 7위 <사랑의 불시착>, 8위 <그린 마더스 클럽>, 9위 <나의 해방일지>, 10위 <사내맞선>으로 총 7편이 랭킹에 올라와 있는데 어떨 때는 10편 전부가 한국 드라마로 채워질 때도 있다.
 

▲ 10일 현재 일본 넷플릭스 랭킹. 1위 <의사 요한>, 4위 <우리들의 블루스>, 6위 <이태원클라쓰>, 7위 <사랑의 불시착>, 8위 <그린 마더스 클럽>, 9위 <나의 해방일지>, 10위 <사내맞선> 등 총 7편의 한국 드라마가 올라와 있다. ⓒ 넷플릭스

 
지난 2년간 한국 드라마에 빠져든 일본 시청자들이 드라마 때문에 한국을 꼭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내 일본인 지인들 중에서도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있는 <이태원클라쓰>와 <사랑의 불시착> 때문에 서울 이태원과 경기도 파주 세트장에 갈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한국-일본여행 관련기업의 주가도 크게 뛰고 있다. 한일여행 인바운드, 아웃바운드를 동시에 전개하는 '하나투어재팬'의 주가는 코로나 시국 이후 급락해 지난 2년간 600-800엔대를 유지했지만, 양국정부의 해외관광객 입국자유화 방침이 발표되자마자 급등하기 시작해 6월 6일에는 1814엔을 기록했다.

일본인들이 더 한국여행에 적극적이라는 인상을 받는 이유는 하나 더 있다. 바로 '엔저' 때문이다. 9일 현재 달러엔 환율은 1달러 당 134엔을 기록했다. 달러당 134엔은 20년만이다. 문제는 엔저현상이 앞으로도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엔의 가치가 떨어지면, 해외에서의 지출이 늘어나기 때문에 보통 해외여행을 기피하게 된다. 유류가격도 올라 항공권도 평소보다 1.5배 이상 비싸다. 그런데도 한국여행을 벼르고 있다. 영사관에 매일같이 새벽부터 줄을 설 정도로 말이다. 그만큼 한국여행에 굶주린 사람들이 많았다는 소리다.

이런 버블 현상에 도저히 끼어들 자신이 없어, 큰 딸과 딸의 친구들에게 여름방학 말고 겨울에 한국 가면 어떻겠냐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실망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렇게 또 나쁜 아빠가 되어 버렸지만 마음속으론 참 별일이 다 있다는 생각만 든다.

21년 전 일본에 건너와 계속 여기 살고 있지만 이런 경우는 한 번도 겪어보질 못했다. <겨울연가>가 히트 쳤을 때와는 전혀 다르다. 무엇보다 지금 일본사회는 9년여 간에 걸친 아베-스가 정권 시절의 영향으로 극우적 멘털리티가 메인스트림으로 서서히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한국에 대한 동경과 사랑을 외치는 젊은 층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직접 경험하면서, 어쩌면 앞으로의 한일관계는 지금까지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형태로 흘러가지 않을까 내심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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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 "최악의 리더는 즉흥적 결정하고 집착하는 지도자"

  • 기자명 윤유경 기자 
  •  
  •  입력 2022.06.10 07:50
  •  
  •  수정 2022.06.10 08:00
  •  
  •  댓글 2
 
 

[아침신문 솎아보기] 한겨레 “인사부터 사면까지 윤 대통령의 독주”
경향 “옅어진 협치 대통령, 짙어진 검찰 대통령”
중앙 “이명박, 이재용 사면 검토할 때 됐다”
윤석열 ‘출근길 회견’에 조선 “가감없이 생각 전달” 한겨레 “반쪽 소통”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9일 검찰 출신 편중 인사 논란에 대해 “필요하면 또 해야죠”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그 직전에 나온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발언과도 상반된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아침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제 윤 대통령이 통화에서) 아마 당분간은, 다음 인사 때까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는 더 이상 검사 출신을 기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10일 아침신문들은 일제히 윤 대통령 편중 인사 발언에 주목했다. 

▲ 10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 10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한겨레는 ‘인사부터 사면까지 윤 대통령의 독주’라는 제목의 1면 기사에서 “여당의 원내대표가 검찰 편중 인사를 우려하며 수습에 나서자마자 윤 대통령이 이를 가볍게 묵살하면서 ‘마이웨이’를 재확인한 모양새”라고 했다. 한겨레 그림판에는 윤 대통령 얼굴 밑에 ‘독주론’이라고 쓰여져있는 책 그림도 내놓았다.

▲ 한겨레 그림판.
▲ 한겨레 그림판.

오피니언면 아침햇밭 ‘상식 초월 대통령의 출근길 발언들’에서 박용현 논설위원은 “윤 대통령은 이틑날 출근길에서도 ‘법치’라는 말을 끌어왔는데, ‘검찰 독식’ 인사에 대한 비판을 반박하면서”라며 “법치는 절대군주가 제 마음대로 통치하는 것과 달리 법률에 근거해 국정을 운영하는 방식을 말한다. 국정운영을 누가 담당하는지와는 상관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법대로’라는 말은 언뜻 흠잡을 게 없어 보인다. 하지만 잘못된 맥락 속에 놓이면 독단을 가리는 무기가 되기도 한다”고도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3면 기사 ‘옅어진 협치 대통령, 짙어진 검찰 대통령’에서 “지난 한 달간 연이은 검찰 출신 인사 기용으로 검찰 대통령의 모습이 도드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윤 대통령은 능력과 전문성을 고려한 적재적소 인사라며 마이웨이를 걷고 있다. 대통령실과 정부 부처 내 상호 견제와 균형이 약화하고, 상명하복의 검찰 문화가 정부 경직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비판했다. 

▲ 경향신문 3면 갈무리.
▲ 경향신문 3면 갈무리.

동아일보는 오피니언면 ‘尹, 쾌속질주 속에 움트는 일방적 리더십의 징후’에서 이기홍 대기자가 “윤 대통령의 ‘민변 도배’ 발언은 초보 정치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아슬아슬한 심정으로 응원하던 국민들로 하여금 ‘어이구’ 소리가 절로 나오게 하는 실언”이었다며 “새 정권의 소명을 망각한 발언이다. 문재인 정권은 반면교사이지 비교 대상이 아니다. 상식적으로 덜 비상식적이고 덜 내로남불이면 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문제는 이미 국정원 기조실장, 법제처장 등등 검사가 아니어도 될 자리에 검찰 출신을 너무 많이 등용한 원죄에 있다. 특히 사적 인연이 있다면 일부러라도 배제했어야 했다”며 “설령 인선된 인사들이 일을 잘해 결과적으로 성과를 낸다 해도 국민은 대통령의 인선 과정 전체를 보며 리더십에 대한 신뢰-불신을 결정한다”고 했다. 

▲ 동아 오피니언면 갈무리.
▲ 동아 오피니언면 갈무리.

아울러 “전문경영인, 벤처기업인 등 규모도 방대하고 수준도 초일류급인 우리 사회의 민간인 고급 인력풀을 도외시한 인선은 인선에 관여한 대통령 측근들이 게으르고 무능력했거나, 등잔불 아래서 자기 식구들끼리 요직을 차지하려는 욕심으로 ‘장난질’을 친 결과물”이라며 “인수위 시절부터 검찰·기재부 편중 인사 조짐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왔지만 윤 대통령은 귀 기울이지 않았다. 최악의 리더는 세뇌되듯 어떤 결론이 머리에 주입돼 말뚝귀가 돼버린 상태에서 즉흥적 일방적 결정을 하고 집착하는 지도자”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반면 중앙일보는 오피니언면 ‘윤석열 정부의 사정(司正)’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고정애 논설위원이 “‘초기에 문제 있는 걸 도려낸다’는 윤 대통령의 말이 귀에 꽂혔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기말에 ‘역대 정권과 달리 문재인 정권에서 권력형 비리가 없지 않았느냐’고 했지만 실상은 ‘꾹 덮어뒀다’고 보는 게 맞다. 그 사이 수사하다 좌천되거나 옷 벗은 검사가 한둘이 아니다. 증권범죄합수단을 별다른 이유 없이 없앤 일도 있다”고 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의 권력기관 라인업을 보면 한 방향을 가리킨다. ‘도려냄’, 바로 사정(司正)이다”라며 “문재인 정부가 검찰에 어설프게 채워둔 족쇄가 풀리고, 덜 주목받고 있지만 이상민 장관 체제에서 경찰이 수사 역량을 키우고도 있다”고 했다. 

▲ 중앙 오피니언면 갈무리.
▲ 중앙 오피니언면 갈무리.

조선일보는 오피니언면 ‘尹사단 밖에도 어토니 많다’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정지섭 국제부 차장이 윤 대통령의 ‘거버먼트 어토니’ 발언에 대해 “실제 미국에서도 통상 검사를 ‘어토니’라고 부른다. 검찰 업무는 수사와 기소에 집중돼 있지 않다. 기업 담합 등 시장경제 위반 해위에 개입해 제재를 가하기도 하고, 인권 침해, 환경오염 및 각종 사회적 갈등 사건에도 개입해 형사절차뿐 아니라 당사자 간 민사 해결까지 이끌어낸다”고 했다.

사설은 “윤석열 정부 요직을 차지하는 인사들이 수많은 ‘어토니’ 중에서도 하필 대통령과 과거에 일했던 ‘프로시큐터’에 몰려있다는 점”이 국민이 걱정하는 지점이라며, “대통령이 비판 논점을 흩뜨리기 위해 낯선 외국 시스템을 언급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법률가의 경험과 능력을 국정 전반에 활용하겠다는 취지일 것이다. 그럴수록 인재 풀을 넓히는 게 필요하다. 함께 일하지 않아 알지 못했던 유능한 법률가를 발탁할 수도 있다”고 했다. 

중앙 “이명박, 이재용 사면 검토할 때 됐다”

이날 윤 대통령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과 관련해서는 “이십 몇 년 수감생활 하게 하는 것은 안 맞지 않느냐, 과거의 전례에 비춰서”라고 말했다. 진보, 보수 언론에서 이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한 의견은 극명히 갈렸다. 

한겨레는 ‘윤 대통령 MB사면 사실상 예고, 유감이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문제가 다시 수면에 떠오른 배경엔 윤 대통령 주변에 포진한 옛 MB 사람들이 있다”며 “특히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8일 ‘국민 통합 차원에서, 대한민국의 위신을 좀 세우는 차원에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정면으로 들고나왔다”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에도 ‘집권 초기에 추진해 국민 의견도 여쭤보고, 미진하면 국민 설득도 하겠다’는 말도 했는데, 지금의 행보가 그 일환이라면, 매우 부적절한 사면권 남용 시도”라며 “더욱이 이 전 대통령 수사를 지휘한 당사자라는 점에서, 자가당착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최근 들어 국민의힘 쪽에서 부쩍 MB 사면론을 꺼내고 있다. 친이명박계인 권 원내대표가 앞장서 구체적 시기까지 거론하며 조기 사면권 행사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며 “MB에 대한 사면은 명분이 없는 것은 물론 국민통합 효과도 없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야당 쪽이 사면해주기를 희망하는 인사들을 끼워넣는 것은 물론 기업인들까지로 대상을 넓힐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중앙일보는 ‘이명박, 이재용 사면 검토할 때 됐다’는 노골적인 제목의 사설을 내보냈다. 사설은 “이 전 대통령이 건강 악화로 형 집행정지를 신청한 만큼 조만간 적절한 계기에 사면을 단행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며 “전직 두 대통령이 장기간 수감생활을 한 것 자체가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다. 아픔과 대립의 역사를 끊어내는 용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 중앙 사설 갈무리.
▲ 중앙 사설 갈무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경제계 인사들도 사면 대상에 포함해야함도 강조했다. 사설은 “이 부회장은 가석방으로 풀려나긴 했지만 5년간 취업 제한을 받는 등 기업을 진두지휘하기에는 제약이 많다”며 “지금은 경제에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다.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기업인의 경영 활동을 묶어놓는 것은 국가 전체로 봐도 큰 손실이다. 한국의 대표 기업들이 창의와 도전정신으로 무장하고,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경영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5면 기사 ‘尹 “MB 20년 수감 안맞아”…8.15 사면 이뤄지나’에서 “이 전 대통령 사면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치권에선 다른 여야 정치권 인사와 재계 인사들에 대한 8.15 사면복권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른바 ‘8.15 대통합 사면론’”이라며 “재계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중근 부영 회장 등에 대한 사면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나 신 회장은 석방된 상태지만 사면복권이 되지 않아 해외 출입국이나 외국 기업과의 계약 등에서 제약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라고 했다. 

마지막 문단에서는 “다만 야권 일각에서 사면을 바라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내 정경심씨 등에 대해선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이 남아 있다’는 등의 이유로 사면이 곤란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며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사면이 갖는 정치적 의미를 잘 알고 있고 법과 형평성, 국민 여론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사면의 폭을 결정할 것으로 안다’고 했다”고 전했다.

윤석열 ‘출근길 회견’에 조선 “가감없이 생각 전달” 한겨레 “반쪽 소통”

10일로 취임 한 달을 맞이한 윤석열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과 달리 언론과 소통하는 방식은 출근길 약식회견이다. 윤 대통령은 1주일에 두세번 정도 출근길에 출입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윤 대통령의 출근길 회견에 조선일보와 한겨레는 상반된 평가를 내놨다. 

조선일보는 5면 기사 ‘출퇴근, 도어스테핑, 맛집 탐방…대통령의 파격 한달’에서 “윤 대통령은 처음으로 ‘출퇴근 대통령’이 됐다. 과거 청와대 담당 기자가 대통령과 대면하는 게 연례행사에 가까웠다면, 대통령실 출입 기자는 주 3회꼴로 대통령을 만나 직접 질문을 던진 셈”이라며 “검찰 편중 인사와 같은 민감한 질문에도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전달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선 후보 시절 ‘혼밥(혼자 식사) 하지 않고 국민 앞에 숨지 않겠다’고 했던 윤 대통령은 취임 후에도 비교적 충실히 약속을 이행하고 있다”며 “참모들과 수시로 용산 집무실 인근 국숫집이나 빵집, 종로 피자집 등을 찾았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야당 인사들을 향해 ‘퇴근길에 김치찌개에 고기 좀 구워 놓고 소주 한잔하고 싶다’고 제안했고, 취재진에겐 구내식당 공사가 완료되면 ‘김치찌개를 끓여주겠다’고 했다”고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 한겨레 3면 기사 갈무리.
▲ 한겨레 3면 기사 갈무리.

반면, 한겨레는 3면 기사 ‘말길 텄지만 반쪽 소통 지적, 심기노출 언사에 참모들 곤혹’에서 “정제되지 않은 거친 발언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며 “이틑날 검찰 출신 편중 인사 지적엔 ‘과거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출신들이 아주 뭐 도배를 하지 않았나’라며 감정적으로 대응했다”고 했다. 이어 “사실관계를 비틀어 해명하는 경우도 있다”며 8일 출근길 회견 중의 ‘거버먼트 어토니’ 발언에 대해서도 “우리나라와 단순 비교할 수 없는 미국 상황을 선진 사례로 소개하며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주장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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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가 멈추면 세상이 멈춘다” 몸소 알리는 화물노동자… 대책없는 정부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2/06/10 08:49
  • 수정일
    2022/06/10 08:49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기자명 조혜정 기자
  •  
  •  승인 2022.06.09 14:52
  •  
  •  댓글 0
 
 
 

“우리가 멈추면 세상이 멈춘다.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

화물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돌입한 7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제1터미널 인근에 집결한 1000여 명의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쳤다.

이들의 구호처럼 화물노동자들의 파업으로 화물노동의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다. 국민 생활과 경제에 밀접히 연결된 화물노동의 중요성을 대변하기라도 하듯, 화물노동자들의 파업은 물류를 멈추고 있다.

정부가 ‘물류 대란’ 운운하며 파업하는 노동자를 탓하고 ‘엄정 대응’으로 위축시키려 해도, 보수언론이 총파업 효과를 축소하고 파업 지지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안간힘을 써도 화물노동자들의 파업 기세는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물류가 멈추면 세상이 멈춘다”… 화물노동의 존재감

화물노동자들이 파업을 선언하자 유통업계가 긴장했다. ‘소주’ 때문이다. 편의점은 파업 장기화에 대비해 주류 발주 조정에 들어갔고 음식점은 물량 확보에 힘 쏟는 상황이다. 주류공장에서 출고량이 줄었기 때문.

편의점주 입장에선 소주 발주가 멈추기라도 하면 주류 매출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안주거리 등 다른 판매품 매출에도 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 이렇게 주류 냉장고가 비는데 소주를 마실 수 있을까? 민중들의 삶의 애환을 달래 왔던 소주 한잔도 화물노동이 없으면 소비자에게 가닿을 수 없다.

음식점도 마찬가지. 냉장고에 소주가 동나면 가까운 가게나 편의점을 찾아 술을 사오기도 했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이 됐다. 국내 소주 1위 기업인 하이트진로와 맥주 2위인 오비맥주 운송에 차질이 빚어졌으니 화물노동의 존재감은 두말할 것이 없다.

주요 시멘트 업체들에게도 이들의 존재감은 마찬가지다. 장마철을 앞두고 건설현장이 바삐 돌아가는 성수기에 물류를 멈췄다. 시멘트 기업들은 국내 유통 물량 중 30%가량을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차량을 통해 공급하고 있다. BCT차량은 전국에 2700대 가량이 운행 중인데 이 중 1000여 대가 이번 파업에 참여했다.

파업 2일 차인 8일부터는 자동차 업계도 영향을 받았다. 생산에 필요한 부품이 공급되지 않으면서 생산라인이 일부 멈추기 시작했다. 현대차 그룹의 물류회사인 현대 글로비스와 계약한 운송업체는 모두 19개 회사로 여기에 소속된 화물노동자 약 70%가 파업에 참여했다.

철강을 실어 나르는 화물차의 95%도 화물연대 노동자들이다. 파업 이틀간 평소 나가던 철강 물량의 절반도 운송되지 않았다.

‘산업의 핏줄’이라고 하는 물류가 멈추자 자동차, 철강, 건설업을 운영하는 굴지의 대기업들도 맥을 못 출 상황이다.

이처럼 국민의 일상과도 연관돼 있으며, 산업과 유통의 큰 축을 담당해온 화물노동자들.

이들은 화물차의 적은 운임으로는 기름값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한 번이라도 더 많이 운송하려다 보니 과적에 과속, 졸음운전까지 할 수밖에 없었다. 바꿔 말하면 이렇게 산업이 유지될 수 있던 이유는 그동안 화물노동자들이 목숨 걸고 운전을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 화물연대 총파업 사흘째인 9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사진 : 뉴시스]
▲ 화물연대 총파업 사흘째인 9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사진 : 뉴시스]

파업 원인 제공, 누가 했나

화물노동자들은 국내외에서 치솟고 있는 유가 때문에 파업을 선언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화물 운송차량에 주로 쓰이는 경유의 전국 평균 가격은 지난 3일 기준 리터당 2013원으로 1년 전(1300원대)보다 50% 이상 올랐다.

2020년, 유가에 연동해 운송료를 조정하는 ‘안전운임제’가 도입돼 최소운임이라도 받으며 근근이 버텨왔지만 3년 일몰제로 도입된 안전운임제는 올해 말 자동 종료된다. 화물노동자들은 안전운임제의 유지·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물류대란을 막고 파업의 원인을 없애야 할 정부와 정치권은 나 몰라라 하는 중이다. 집권당인 국민의힘은 안전운임제와 관련한 역사가 있다.

2003년 처음 물류를 멈춘 화물노동자들. 그때나 지금이나 요구사항은 ‘안전운임 보장’이다. 정부는 2008년부터 안전운임제 도입을 검토했지만 기업들이 ‘물류비 증가로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반대해 10년 동안 표류했다. 그러다 문재인 정부가 다시 100대 국정과제에 안전운임제 도입을 약속했다. 그러나 당시 야당이던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이 이를 가로막았다.

당시 국회 회의록을 보면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시장경제 체제를 흩트리는 사회주의다”라며 반대했다. 이들의 반대로 인해 안전운임제는 결국 컨테이너와 시멘트운반 두 차종에 한해, 그리고 3년 동안만 시행하기로 했다. 차종이 제한되며 전체 42만 화물노동자 중 약 2만 6천여 명만 안전운임제 효과를 볼 수 있었다.

국토교통부가 달라졌다

 

문재인 정부에서 윤석열 정부로 정권이 바뀌자 안전운임제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입장도 선회했다.

국토부는 2020년 1월 안전운임제 첫 시행 당시 화주(기업)·차주(운송노동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설명회를 열어 제도 안착을 당부했고, 시행 2년 차인 지난해 5월엔 안전운임제가 현장에서 잘 지켜지는지 현장점검과 지도에도 나섰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의 국토부는 안전운임제와 관련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입이 있어도 말 못한다(국토교통부 어명소 2차관)”고 했다. 물류업계는 기업 관련 규제 완화에 적극적인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국토부가 대기업들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 해석 중이다. 화주의 대부분은 대기업들로, 이들은 “안전운임제 도입으로 비용이 늘었다”며 제도의 연장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자동차, 철강 업계는 화물노동자 총파업으로 물류에 차질을 빚어졌다고 하소연하는데, 그도 그럴 것이 이들 대기업의 엄청난 영업이익은 화물노동자들의 노동이 더해졌기에 가능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4조 284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178.9% 증가율을 보였다. 올해 1분기 58개 철강 비철기업 매출은 29조 3394억 원으로 전년 대비 42.1%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조 9174억 원으로 44.5%(8979억 원) 급증했다.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 6단체는 최근 공동성명을 통해 “수출물품의 운송 차질은 납기지연 등 해외 바이어들에 대한 계약위반으로 기업들의 대외 신뢰도를 떨어뜨린다”며 파업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정부가 수출기업들의 영업이익과 대외 신뢰도 차질을 우려하며 이들 눈치를 보고 있을 때, 기업 이익에 일조한 화물노동자들의 생존권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는 셈이다.

안전운임제 차질 없다?… 국토부의 책임 회피

3년 일몰제의 원인이 국민의힘 반대 때문이며, 일몰제로 도입된 안전운임제가 파업의 배경이 됐음에도 정권을 손에 쥐고 나선 아무런 대책이 없다.

안전운임제에 대한 입장 표명을 유보한 국토부는 “일단 대화부터 하자”는 입장이다. “태스크포스(TF)에서 충분히 논의하자는 것”인데, 노조(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실체없는 태스크포스”라고 반발하고 있다. “국토부에서 노조에 안전운임 TF를 공식적으로 제안한 바가 없으며, TF를 만들어 안전운임제도에 대한 정부와 주무부처의 입장 개진은 최소화하고 이해주체들 간의 의견 조율자로만 역할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제도 도입 당시 ‘일몰 1년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안전운임제 시행결과를 분석하여 연장 필요성 또는 제도 보완사항 등을 국회에 보고’하도록 하였는데, 보고 의무가 있는 정부는 제도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며 국회 논의를 지연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해 3월 국회 상임위원회에 상정된 더불어민주당 조오섭 의원이 대표발의한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법안’은 아직도 계류 중이다.

안전운임은 매년 국토교통부 안전운임위원회에서 다음 해 운임을 결정하면 이를 국토교통부 장관이 그해 10월 31일까지 고시하게 돼 있다. 고시에 앞서 안전운임을 논의하는 위원회가 열려야 한다. 그러나 어명소 국토부 2차관은 “10월~11월까지만 개정이 이루어지면 차질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매년 위원회에서 다양한 원가비용 책정과 이해주체 간 입장을 조율하느라 항상 시간을 넘겨서 고시되었다”면서 “적어도 7월엔 위원회가 열려야 한다”고 했다. 때문에 “(일정에 차질이 없다는) 어 차관의 태평한 소리는 ‘제도 무력화’를 위한 예정된 수순”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9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 등이 주최하는 ‘화물노동자 생존권 보호를 위한 긴급간담회’에 국토부 장관의 참석을 제안했지만 국토부는 이마저도 거부했다.

꺾이지 않는 파업 동력… 국민 지지 이어져

파업의 원인을 제거해야 할 정부, 유가를 잡아야 할 정부는 반대로 파업을 잡는다고 난리다. 총파업 의지를 꺾으려는 정부 기조에 따라 경찰은 평화적 파업 투쟁을 벌이는 조합원들을 무차별 연행해 파업 이틀간 총 31명이 연행됐다. 파업에 대한 강경 대응은 향후 윤석열 정부 5년간 노동정책의 시금석을 보여주는 예다.

그러나 정부의 의지와는 달리 화물노동자들의 기세는 꺾이지 않고 파업의 파급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화물노동자 총파업은 전국 16개 지역 50여 개 거점에서 진행 중이다. 철강(포항·광양·당진·창원 등), 시멘트(단양·제천·동해·영월·목포·인천·부천·여주·평택 등), 석유화학(울산·대산·여수 등), 자동차(울산·경주·아산·화성·광명·광주 등), 컨테이너(부산·인천·평택·의왕ICD·울산·광양·여수·군산 등) 등 주요 품목에서 물류가 뚜렷하게 정체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원은 물론이고, 화주와 운송사의 강압에 어쩔 수 없이 운송에 나섰던 비조합원 화물노동자는 화물연대의 설득에 자발적인 회차를 하며 비조합원 참여율도 높아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80~90% 이상 물동량이 줄어든 상태라고 화물연대본부는 전했다.

이들의 총파업을 지지하는 선언도 봇물처럼 터지고 있다. 생산이 멈추기 시작한 자동차 공장, 현대차, 기아차, 한국지엠 노동자들도 “안전운임제 유지·확대”를 촉구하며 파업지지 성명을 냈고, 노동·사회·종교단체들도 연일 대정부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 14일 저녁엔 파업투쟁에 연대하는 시민사회 촛불문화제가 서울 도심에서 열릴 예정이다.

국가기간산업을 지키고자 했던 철도노동자들의 파업 때와 같이, 과로사를 막기 위한 택배노동자들의 파업 때와 같이, 화물노동자들의 파업도 국민의 지지와 연대가 모이기 시작했다. 화물노동자의 생존권과 도로 위 국민 안전을 지키고, 산업의 핏줄에 동맥경화를 막기 위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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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당 5차전원회의 소집..김정은 주재

의정토의 시작..남북 및 대미·대외정책에 관심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2.06.09 08:14
  •  
  •  댓글 0
 
북한에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전원회의 확대회의가 8일 시작됐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에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전원회의 확대회의가 8일 시작됐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이 이달 상순 소집을 예고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전원회의 확대회의가 8일 시작됐다.

[조선중앙통신]은 9일 김정은 총비서 주재로 당 제8기 제5차전원회의 확대회의가 8일 소집됐다고 보도했다.   

전원회의는 상정된 토의 안건을 만장일치로 승인하고 '의정토의'에 들어갔다고 통신은 전했다.

전원회의 토의 안건은 7일 열린 당 정치국회의에서 결정되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이날도 발표되지 않았다.

이번 전원회의 확대회의에는 당 정치국 상무위원들인 김덕훈 내각총리, 조용원 당 조직비서,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정천 당 비서, 리병철 당 비서를 비롯해 당 정치국 위원과 후보위원들, 당 중앙위원회 위원과 후보위원들이 참가했다. 

또 당 중앙위원회 부서 일꾼들과 성, 중앙기관, 도급 지도기관, 시,군,중요공장, 기업소 책임일꾼들이 방청하고 있다. 

전원회의가 이날 소집되어 의정토의에 들어갔으며, 정치국 위원들로 집행부가 구성되었다는 보도로 미루어 구체적 토의는 몇일에 걸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급변하는 정세속 북이 남북관계와 대미·대외정책에 대한 어떤 입장을 내놓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전원회의는 앞서 지난달 12일 열린 당 정치국회의에서 소집을 결정했다.

당시 정치국회의는 "2022년도 당 및 국가정책집행중 상황에 대한 중간총화를 진행하고 일련의 중요문제들을 토의결정하기 위하여 6월 상순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전원회의를 소집"하는 결정서를 채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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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품위 있는 삶' 지침에 "상장사 이사 40%는 여성으로"…한국은 고작 5%

기업이사회 성별균형 지침 10년만에 합의…최저임금 기준도 합의

김효진 기자  |  기사입력 2022.06.08. 16:13:53 최종수정 2022.06.08. 16:42:16

 

유럽연합(EU)이 10년간 표류하던 상장사 이사의 40%를 여성으로 채우도록 하는 지침에 합의했다. EU는 같은 날 '품위 있는 삶'을 보장할 수 있는 적정 최저임금 지침에도 합의했다.

EU 집행위원회는 7일(현지시각) 보도자료를 내 유럽의회와 EU 회원국 정상들의 모임인 유럽이사회가 2012년 집행위가 제안한 상장기업 이사회의 40%를 여성으로 채우도록 하는 기업이사회에서의 성별 균형 지침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해당 지침에 따라 2026년 6월30일부터 유럽에서 운영되는 상장기업은 비상임이사의 최소 40%를 통상 여성인 '과소대표되는 성별'로 채우거나 상임이사·최고경영자(CEO)·최고운영책임자(COO)를 포함한 고위직의 33%를 과소대표되는 성별로 채워야 한다. 직원 250명 미만의 기업은 이 지침을 적용받지 않는다.

지침은 이사 선임 때 동등한 자격이 있는 성별이 다른 두 명의 후보자가 있을 경우에는 과소대표되는 성별의 후보자에게 우선권을 부여해야 한다고도 제시했다. 회사는 탈락자가 요청할 경우 선임 때 사용된 자격 기준을 공개해야 하며, 만일 과소대표되는 성별의 후보가 관련해 의문을 제기할 경우 절차 위반이 없었음을 증명할 책임을 진다. EU는 회사가 지침이 제시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경우 실패 사유와 시정 방안을 보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U는 해당 지침을 어긴 회사에 대한 일괄적인 처벌 조항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다만 각 회원국에 벌금 부과 혹은 이사 임명 취소 및 무효를 포함한 효과적인 처벌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각 회원국은 또 기업간 상호 압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지침이 제시한 목표를 기업이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에 대한 현황 정보를 공시해야 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다양성은 단지 공정성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성장과 혁신을 촉진한다"며 "EU 집행위가 이 지침을 제안한지 10년이 지난 지금, 유리천장을 깰 적기가 도래했다. 최고위직에 오를 자격을 갖춘 여성이 매우 많이 있으며, 그들은 그 자리에 올라야 한다"고 말했다. 

EU 집행위는 기업 이사회의 투명성 제고 및 성별 균형을 위한 해당 제안을 2012년 11월에 처음 제시했지만 당시 회원국이었던 영국 등 일부 회원국의 반대로 지침은 거의 10년간 표류했다. 

성평등을위한유럽연구소(EIGE)가 지난 4월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2021년 10월 기준 EU 상장사의 여성이사 비율은 평균 30.6%다. 이번 지침에서 제시한 여성이사 비율 40%를 넘는 나라는 이미 40% 할당제를 실시하고 있는 프랑스(45.3%) 뿐이다. 보고서는 2011년 거의 모든 회원국에서 13% 내외로 비슷했던 여성이사 비중이 10년 뒤인 2021년 할당제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한 나라들에선 36.4%까지 오른 데 비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나라들에서는 16.6%로 큰 변화가 없었다며 성별 균형을 위한 정부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의 경우 여성가족부가 상장사 사업보고서를 분석해 내 놓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상장사의 여성임원 비율은 5.2%에 불과하며 상장사 2246곳 중 여성임원이 1명도 없는 기업이 1431곳으로 전체 상장사의 63.7%를 차지했다. 등기임원 중 여성 비중은 4.8%에 불과하고 등기임원 중 사내이사의 여성 비중은 4.6%, 사외이사의 여성 비중은 5.2%다.

2020년 개정된 자본시장법에 따라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사는 올해 8월5일부터 이사회의 이사 전원을 특정 성별의 이사로 구성해서는 안 되며 여성 등기임원을 적어도 1명 이상 둬야 한다. 여가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기준 자산 2조원 이상 기업 152곳의 여성임원 비율은 5.7%에 불과했고 45%에 달하는 기업이 여전히 여성 등기임원을 1명도 두고 있지 않았다. 

"새 옷도 사고 스포츠클럽도 다녀야"…'품위 있는 삶' 위한 최저임금 기준에도 합의

이날 EU 집행위는 유럽의회와 각 회원국들이 집행위가 2020년 10월 제안한 적정 최저임금 지침에도 합의했다고 밝혔다. 지침은 모든 회원국의 최저임금 도입을 의무화하거나 일률적인 최저임금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최저임금이 '품위 있는 삶'을 가능하게 하는 수준으로 책정돼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EU 회원국들은 최저임금 책정 때 중위소득의 60%, 평균임금의 50% 따위의 기준을 사용하거나 실제 상품 및 서비스 가격을 반영해야 한다. 또 단체교섭 대상 노동자가 80%에 못 미치는 회원국들은 대상 노동자 비율을 높이기 위한 실행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지침은 약 2년 안에 각 회원국 법에 반영될 예정이다.         

아그네스 용에리우스 유럽의회 의원은 "최저임금을 받는 이들이 새 옷도 사고 스포츠클럽에도 가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들이 품위 있는 삶의 기준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며 "이 법으로 우리는 임금격차를 줄이고 유럽에서 가장 적은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에게 더 높은 임금을 주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U 27개 회원국 중 법정 최저임금 제도가 있는 나라는 21곳이다. 노동조합을 통한 임금 협상이 원활히 이뤄지는 스웨덴을 포함해 핀란드, 덴마크, 오스트리아, 키프로스, 이탈리아 등 6곳의 회원국에는 최저임금제가 없다. 영국 BBC 방송은 덴마크와 스웨덴은 해당 지침을 받아들이지 않을 의사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지침은 최저임금제도가 없는 6개국에는 적용되지 않을 예정이다. 그러나 BBC는 노동력의 30%가 시급 9유로 미만을 받는 이탈리아에서 최저임금 도입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EU 통계기구 유로스태트를 보면 2022년 1월 기준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EU 21개 회원국 중 최저임금이 가장 높은 나라는 월 2257유로(약 302만원)로 책정된 룩셈부르크이고 가장 낮은 나라는 월 332유로(약 44만원)로 책정된 불가리아다. 명목상으로는 7배 가량 차이가 나지만 물가 수준을 고려하면 이 차이가 3배 가량으로 줄어든다. 이번 지침에서 최저임금 책정의 기준 중 하나로 제시한 중위소득의 60%를 넘는 최저임금을 이미 책정하고 있는 나라는 2018년 기준 프랑스, 포르투갈, 슬로베니아, 루마니아의 4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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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유발 물질이 아파트에... 국민 속인 시멘트업체들

[최병성 리포트] 방사능 폐기물 사용 방조해 온 환경부

22.06.09 06:03최종 업데이트 22.06.09 06:03

▲ 모내기 위해 물을 대놓은 것처럼, 여수 바닷가에 인산석고가 가득 쌓여 있다. 방사능 라돈 폐기물로 시멘트를 만드는 현실을 추적해보자. ⓒ 최병성

 
폐암을 유발하는 방사능 라돈이 들어있는 폐기물로 시멘트를 만드는 나라. 대한민국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이 가능한 것일까? 방사능 라돈이 함유된 폐기물을 집을 짓는 시멘트 제조에 사용하는 충격적인 현실을 추적했다.

이곳은 여수 바닷가에 위치한 비료를 만드는 남해화학이다. 바닷가에 검은색 비닐로 덮인 거대한 산이 있다. 자동차로 한참을 달려야 끝에서 끝에 이를 만큼 엄청난 양이다. 검은 비닐로 덮어 놓은 것의 정체는 인광석에서 인을 추출하고 남은 폐기물 인산석고다.
  

▲ 검은 비닐로 덮인 거대한 산. 끝이 보이지 않는다. ⓒ 최병성

 
인구 증가에 따라 식량 증산을 위해 1960년대부터 화학비료의 생산이 급증했다. 화학비료의 주성분은 질소, 인산, 칼륨이다. 이 중 인산은 인광석에서 인을 추출해서 만들어지는데 이 과정에 '인산석고'라는 폐기물이 발생한다.

국내에는 인광석이 없다. 인을 만드는 인광석은 모로코와 이스라엘 등 외국에서 전량 수입한다. 문제는 인광석에 우라늄, 라듐, 토륨 등의 방사능이 함유되어 있으며, 인을 추출한 후 발생하는 인산석고에도 다량의 라돈이 잔류한다는 사실이다.

폐암 유발하는 방사능 라돈

방사능 중 하나인 라돈은 인체에 얼마나 위험한 물질일까? '인산석고 취급공정에서의 라돈농도 및 유효선량 수준 평가'(2018년 한국산업안전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는 라돈이 폐암을 일으키는 유력한 원인 중 하나라며 그 위험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경고한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라돈을 흡연 다음으로 폐암을 일으키는 인체발암물질로 설정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라돈을 담배에 이어 폐암 발병원인 인자로 보고 있으며 폐암 발병의 3-14%를 차지하는 것으로 발표하였다. 우리나라 폐암 사망자는 2005년 1만 3천명으로 이중 4-15%가 라돈노출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미국에서 라돈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매년 20,000명으로 폐암사망자의 10%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이 보고서는 '라돈은 우라늄이 몇 번의 방사성 붕괴를 거듭한 후 생성되는 무색·무취의 가스 상 물질로써 먼지 등에 잘 흡착되며 폐에 흡입된 후 붕괴되면서 알파선 등을 방출한다'고 라돈의 특징을 설명한다.

남해화학 공장 앞 바닷가에 쌓여 있는 인산석고는 무려 2800만 톤에 이른다. 방사능 라돈이 포함된 인산석고를 처리할 곳이 마땅치 않아 시간이 갈수록 거대한 산을 이룰 수밖에 없는 것이다.
    

▲ 검은 비닐 아래 2800만 톤이 넘는 인산석고가 가득 쌓여 있고, 중장비들이 작업 중이다. ⓒ 최병성

 
석고보드 공장들은 인산석고 사용 중단했지만

지난 2014년 3월 22일과 29일, KBS <추적 60분>은 고층아파트에서 방사능 라돈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되었다고 보도했다. 환경부 권고 기준이 4피코큐리인데 기준치를 초과한 5.2피코큐리가 검출되었으며, 석고보드와 레미콘 골재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실내 건축마감재로 많이 사용되는 석고보드가 라돈이 함유된 인산석고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보도 이후 석고보드 공장들은 비료공장에서 나오는 인산석고 사용을 중단하고, 탈황석고로 석고보드를 만들고 있다.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탈황석고는 라돈 농도가 인산석고에 비해 훨씬 적다.
  
그러나 시멘트공장들은 2022년 현재까지도 라돈이 함유된 인산석고로 시멘트를 만들고 있다. 폐암을 유발하는 방사능 라돈으로 만들어진 쓰레기시멘트로 지은 아파트가 오늘도 전국 곳곳에서 쑥쑥 올라가고 있다.
  

▲ 오늘도 전국에서 쑥쑥 올라가는 아파트 대부분은 방사능 라돈이 함유된 인산석고가 들어간 시멘트로 지어지고 있다. ⓒ 최병성

 
시멘트 기업들은 인산석고에 방사능 라돈이 함유되었다는 것을 모르는 걸까? 아니다. 한국시멘트협회가 <추적 60분> 방송 직후인 2014년 11월 만든 '시멘트산업 공정 특성과 순환자원 재활용'이라는 해명자료를 입수했다.

이 자료엔 '원료대체' '연료대체'라는 이름으로 온갖 가연성 쓰레기와 비가연성쓰레기로 시멘트를 만드는 제조공정을 그림으로 소개하며 첨가제 대체에 '탈황석고'라고 기록했다. 시멘트협회도 인산석고엔 방사능 라돈이 많아 위험하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 시멘트기업들은 시멘트협회 자료에 탈황석고를 사용한다고 해놓고는 라돈이 함유된 인산석고를 사용하여 국민을 속였다. ⓒ 한국시멘트협회

    
특히 한국시멘트협회는 해당 자료에서 <추적 60분 - '라돈의 공포'> 방송을 소개하며, '방송에서 문제가 된 아파트의 라돈 검출은 인산석고를 사용한 석고보드와 골재가 원인으로 확인'되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 아파트에서 라돈이 기준치 초과 검출된 것은 인산석고로 만든 석고보드 때문이라는 시멘트협회 해명자료 ⓒ 한국시멘트협회

 
한국시멘트협회가 2015년 1월 제작한 '시멘트 유해성 논란 설명자료'라는 것도 입수했다. 한국시멘트협회는 이 설명자료 '아파트와 방사능'에서 '아파트(콘크리트)에서 방사선량이 높게 나오는 것은 시멘트와 상관성이 없다'며, 인산석고를 사용한 석고보드가 원인이라는 KBS <추적 60분> 방송내용을 자세히 소개했다.
   

▲ 아파트에서의 라돈은 시멘트와 상관없으며, 인산석고로 만든 석고보드 때문이라는 시멘트협회 해명자료. 그러나 현실은 시멘트공장들이 인산석고를 사용하고 있다. ⓒ 한국시멘트협회

 
'인산석고로 만든 석고보드 때문'이라는 한국시멘트협회의 해명은 인산석고가 방사능 라돈 위험이 높은 유해 폐기물임을 시멘트공장들도 이미 잘 알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 '인산석고로 만든 석고보드 때문'이라는 해명은 시멘트공장들은 '시멘트 제조에 인산석고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말과 같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런 해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민 기만하는 시멘트공장들

그러나 한국시멘트협회의 해명은 국민을 속이는 거짓말이었다. <국민일보>는 지난 2018년 7월 9일 문진국 자유한국당 의원의 자료를 받아 '원자력안전위 관리·감독 구멍... 수입 인광석에서 기준치 초과 방사능 검출'이란 기사를 보도했다.
 

▲ 석고보드공장은 2014년 KBS <추적 60분> 방송 이후 인산석고 사용을 중단했는데, 시멘트공장은 오히려 50만톤에서 70만톤으로 사용량이 증가했다. ⓒ 국민일보

 
시멘트 공장들은 <추적 60분> 방송 이전인 2013년 51만 톤, 2014년 66만 9천 톤의 인산석고를 사용했다. 그런데 방송 이후인 2015년 60만 톤, 2016년 70만 5천 톤, 2017년 70만 톤으로 인산석고 사용량이 증가했다.

그리고 지난 4월 17일 남해화학 관계자와의 통화에서 2022년 현재도 연간 70만 톤의 인산석고를 남해화학으로부터 가져다 시멘트 제조에 사용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석고보드 공장들은 2013년 11만 3천 톤에서 2014년 2만 5천 톤으로 급격히 사용량이 축소되었고, 2015년부터는 인산석고 사용량이 없다. 한국산업안전공단도 2018년 작성한 '인산석고 취급공정에서의 라돈농도 및 유효선량 수준 평가' 보고서에 '인산석고가 들어간 석고보드가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석고보드 제조공정에 인산석고 사용이 중지한 상태'라고 확인해주고 있다.
 

▲ 시멘트공장들은 방사능 라돈이 함유된 인산석고를 시멘트 제조에 사용하고 있다. ⓒ 최병성

 
그런데 시멘트공장들은 한국시멘트협회의 해명 이전뿐 아니라 2022년 현재까지도 폐암을 유발하는 방사능 라돈이 함유된 인산석고를 시멘트 제조에 사용 중이다.

시멘트기업의 부도덕함은 한국산업안전공단의 '인산석고 취급공정에서의 라돈농도 및 유효선량 수준 평가'(2018)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한국산업안전공단은 이 보고서에서 '과거에는 석고보드 주원료가 인산석고였으나 지금은 화력발전소 등에서 발생하는 배연탈황석고를 사용하지만, 시멘트공장들은 아직도 인산석고가 시멘트 제조에 사용된다'고 지적했다. 그 증거로 석고보드공장 2곳과 인산석고를 사용하는 시멘트공장 7곳을 조사하여 시멘트공장의 라돈 농도가 더 높다는 결과를 공개했다.
   

▲ 석고보드 공장보다 시멘트공장 안의 라돈 농도가 더 높다는 한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 조사 결과 ⓒ 한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

 
특히 한국산업안전공단은 '시멘트공장의 근로자들은 라돈으로 인해 연간 평균 0.63 mSv/yr, 최대 3.81 mSv/yr의 유효선량에 노출된다고 할 수 있다'며 '방사능 라돈에 노출된 시멘트공장의 근로자들이 원자력안전법에서 규정하는 방사선 작업종사자로 관리되고 있는지 궁금하다'며 인산석고로 시멘트를 만들고 있는 시멘트공장 작업 환경의 방사능 라돈의 위험성을 지적하였다.

방사능 폐기물 사용 방조해 온 환경부

시멘트는 국민들이 살아가는 거주공간인 집을 짓는 건축 재료다. 국민의 건강을 위해 최대한 안전한 재료들로 만들어져야 한다. 그러나 시멘트는 폐타이어, 폐플라스틱, 폐합성수지, 폐페인트, 하수슬러지, 각종 공장의 오니와 슬러지 등 온갖 쓰레기로 만들어지고 있다. 때문에 시멘트 안에 발암물질과 중금속이 많다. 여기에 폐암을 유발하는 방사능 라돈 함유 인산석고까지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 환경부의 잘못된 쓰레기시멘트 정책으로 인해 시멘트공장이 있는 지역 주민들은 환경오염에 시달리고, 국민들은 발암물질과 중금속 가득한 시멘트로 지은 아파트에 살아가는 고통을 당하고 있다. ⓒ 최병성

 
시멘트공장들이 쓰레기로 시멘트를 만들도록 허가한 것은 환경부다. 환경부는 방사능 라돈 폐기물인 인산석고가 시멘트에 들어가는 사실과 그 위험성을 몰랐을까.

'석고보드 잘못 사용하면 실내 라돈 농도 높여'라는 환경부 브리핑 자료를 입수했다. 환경부는 이 보고서가 '2009년 국정감사에서 방사성 물질의 함량이 높은 석고보드가 대량 유통됨으로써 국민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사항에 따라 1년간 수행한 결과'라며 그 위험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 2011년 환경부의 라돈이 함유된 인산석고로 만든 석고보드의 위험성 브리핑 자료. 환경부는 이미 라돈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었다. ⓒ 환경부

 
석고보드에서 방출될 수 있는 라돈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전체 폐암환자 중에서 3~14%가 라돈에서 기인한 것으로 추정하고, 라돈을 주요 실내공기 오염물질로 취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 국제암센터(IARC)에서는 라돈을 사람에 대해서 발암성이 있는 물질(category 1)으로 규정하고 있다.<br style="box-sizing: inherit;" /><br style="box-sizing: inherit;" />이러한 라돈에 의한 위험성 때문에 국내 유통 중인 17종의 석고보드에 대한 라돈 방출량을 조사한 결과, 인산부산석고를 원료로 한 석고보드가 배연탈황석고를 사용한 석고보드보다 25배 높은 라돈 방출량을 나타낸 것으로 나타났고, 석고보드 제품 내에 있는 자연 방사성 물질인 라듐, 토륨(232Th), 칼륨(40K)에 대한 농도를 조사한 결과, 인산부산석고에서 배연탈황석고의 약 16배에 해당하는 높은 라듐 농도를 나타냈다.

 
환경부가 인산석고로 만든 석고보드의 위험성을 브리핑한 건 2011년 6월 21일이다. 2014년 3월 KBS <추적 60분> 방송보다 3년이나 빠르다.

 만약 환경부가 2011년 6월 브리핑 이후 방사능 라돈이 함유된 인산석고의 건축 재료 사용을 금지했다면, <추적 60분> 방송도 필요 없었다. 시멘트 기업들이 오늘까지 인산석고로 시멘트를 만들어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관련기사] 폐암 유발 독성 쓰레기로 아파트 짓는다? 5시간 추격전 (http://omn.kr/1rfy1)

그러나 환경부는 인산석고가 건축재로 사용되어 국민 건강에 위해를 가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방치했다. 심지어 지금까지도 국민 건강을 위한 제대로 된 쓰레기 사용 기준이나 시멘트 제품의 안전 기준도 마련하지 않았다.

환경부 산하기관인 국립환경과학원은 2009년 '시멘트 소성로 투입폐기물의 중금속기준(안) 설정에 관한 연구'에서 시멘트 제조에 사용하는 쓰레기들이 독일, 프랑스, 스위스 등과 비교하여 Ni, Sb, V, Cd, Sb, Pb, As 등이 기준치를 초과함을 확인했다. 또 시멘트제품에 영향을 미치는 중금속 항목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환경부는 2009년부터 시멘트 제조에 사용되는 쓰레기들이 유럽의 여러 나라들의 기준을 초과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지금까지 제대로 된 기준을 마련하지 않아 환경을 오염시키고 국민 건강을 병들도록 방치해왔다. ⓒ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2015년엔 '시멘트 제품 중 유해물질 기준(안) 마련연구'에서 시멘트에 사용되는 쓰레기 사용량에 따라 시멘트 제품의 중금속 농도가 증가한다는 상관관계가 있다며 국민 건강을 위해 시멘트 제품 중 중금속 함량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결론을 제시했다.

그러나 7년이 지난 오늘까지 환경부는 어떤 기준도 만들지 않았다. 이런 환경부 탓에 시멘트 공장들이 폐암을 유발하는 방사능 라돈이 함유된 인산석고로 시멘트를 만들면서도 국민을 속일 수 있었던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이제라도 국민 건강의 관점에서 쓰레기 시멘트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시멘트공장들은 그동안 온간 쓰레기로 시멘트를 만들어 오면서도 어린이 놀이터 모래보다 안전하다, 유럽은 친환경시멘트라 부른다는 등의 거짓말로 국민을 속여왔습니다. 앞으로 국민의 건강을 위해 시멘트 기업의 거짓말을 하나하나 밝혀내겠습니다. 관련하여 시멘트공장 관계자들이나 시멘트공장에 쓰레기를 납품하는 운전자분들의 내부 제보를 받습니다. 제보 해주실 분은 cbs5012@hanmail.net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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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노동자 “국민 안전 위한 총파업” 돌입… 각계 지지 잇따라

  • 기자명 조혜정 기자
  •  
  •  승인 2022.06.07 13:31
  •  
  •  댓글 0
 
 
 

화물연대,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7일 전면 총파업 돌입
90여개 시민사회단체 성명 등 각계 지지 이어져

화물연대 노동자들이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를 촉구하며 7일 0시를 기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첫 대규모 파업이다.

치솟는 물가, 폭등하는 경유가 시대에 생존권과 국민의 안전을 지키겠다며 총파업에 나선 화물노동자들을 향한 제 시민단체들의 지지가 이어지는가 하면, 윤석열 정부를 향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안전운임제’가 뭐길래…

2020년 1월1일부터 시행된 화물차 ‘안전운임제’는 화물운송 종사자의 근로 여건 개선 및 화물차 안전 확보를 위해 화물차주와 운수 사업자가 지급받는 최소한의 운임을 공표하는 제도다.

유가 인상 시, 유가에 연동해 운송료를 조정하는 제도인 안전운임제에 따라 화주는 화물 차주에게 안전운송운임 이상의 운임을 지급해야 한다. 폭등하는 기름값으로 인해 ‘달릴수록 적자’인 화물노동에 적용되는 최저임금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안전운임제는 ‘2022년 12월31일까지 효력을 가진다’는 유효기간 조항(3년 일몰제)으로 올해 말 자동 소멸될 위기에 처했다. 적용대상도 수출입 컨테이너와 시멘트 품목에 한해서만 극히 제한적으로 적용해 왔다.

최근 경유가는 전국 평균 2,000원대를 넘어선 상황. 안전운임이 시행되는 일부 품목은 유가연동이 적용돼 인상된 유가만큼의 운송료를 보장받을 수 있다. 그러나 전체 42만 화물노동자 중 약 2만 6천여 명만 해당된다. 나머지 대다수 화물노동자들은 유가 인상에도 불구하고 운임의 변동이 없어 목숨 걸고 장시간·과속·과적 운전을 하거나, 운송을 아예 포기하는 처지에 놓여 왔다.

지난달 30일 한국교통연구원이 주최한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 성과 평가 토론회’에선 제도 시행 이후 ▲화물노동자의 노동시간이 감소하고 ▲과적이 감소하였다는 공통된 결론이 도출된 바 있다. 한국안전운임연구단의 연구에서는 안전운임제 도입으로 과로‧과적‧과속의 감소에 따라 전반적인 노동위험수준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안전운임 결정은 매년 국토교통부 안전운임위원회에서 다음 해 운임을 결정하면 이를 국토교통부 장관이 그해 10월 31일까지 고시하게 돼 있다.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이런 안전운임제 소멸을 막고 전차종, 전품목 확대를 위해 정부와의 모든 대화 창구를 열어놓고 협의에 임했다. 그러나 정부와 국토교통부는 지난 2일 1차 교섭 이후 총파업이 예고된 전날(6일)까지 어떠한 대화 요청도, 답변도 없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화물노동자들은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안전운임제 전차종, 전품목 확대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하며 전면·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었다. 7일 오전 9시 부산신항,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 인천항, 대산 석유화학단지, 울산 석유화학단지, 여수 석유화학단지 등 주요 항만 및 물류기지에서 화물연대 전체 2만5천 조합원이 총파업에 참여했다.

총파업 소식이 알려지자 국토교통부는 화물연대와 대화와 협의점을 모색하기 보다 ‘비상수송대책 구상’과 ‘엄정대응 방침’ 수립에만 몰두했다. 경찰청 역시 약속이나 한 듯 화물연대 총파업에 대해 ‘불법행위 엄정대응 방침’을 발표해 ‘주동자는 반드시 사법처리’ 하겠다며 총파업에 대한 엄포와 탄압을 본격화할 조짐이다.

 
▲ 7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조합원들이 총파업 출정식을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 7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조합원들이 총파업 출정식을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안전운임제 확대는 ‘국민 명령’”… 각계 지지 확산

그러나 국토부와 정부대응을 규탄하는 총파업 지지여론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42만 화물노동자의 생존권, 나아가 도로 위 국민의 안전을 위한 ‘안전운임제’를 지키겠다며 파업에 나선 화물노동자들을 향한 지지 목소리가 날이 갈수록 확산될 예정이다.

파업 첫날 전국민중행동을 비롯해 90여 개의 제 시민사회단체가 “안전운임제 확대 시행”을 촉구하며 화물연대 파업을 지지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공동성명을 내고 “유류비, 차량할부금 등 화물운송에 필수적인 비용과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하루 13시간 이상의 장시간 노동을 강요받는 화물노동자들은 생명을 담보로 과속, 과적이라는 불법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화물노동자들의 파업은, ‘죽지 않고 일하게 해달라’는 절박한 절규의 또 다른 모습이며 ‘생존과 안전을 국가가 책임져라’는 너무나 상식적인 호소”라고 힘을 싣곤, “‘안전운임제’의 지속과 전차량, 전품목 확대 시행은 화물노동자들의 요구이기 이전에 우리 국민들의 명령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정부를 향해선 “후보시절부터 공약했던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화물 노동자들의 호소와 요구에 귀 기울여야 한다”면서 “화물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이 파국으로 치닫지 않도록 안전운임제 지속·확대 적용을 비롯해 고물가 고유가 시대에 생존을 위협받는 민생을 해결하기 위한 정부 당국의 근본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진보정당들도 화물노동자 총파업 지지에 가세했다.

진보당은 6일 지지성명을 내고 화물노동자들의 파업은 “폭등하는 경유가와 극도로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 생존권을 걸고 싸우는 절박한 파업”이라고 힘을 보탰다.

진보당은 “산업통상자원부는 물류비를 지원하고, 관세청은 행정편의를 봐주고, 중소벤처기업부는 2000억 융자를 해주는 등 돈과 행정력은 모두 노동자가 아닌 대기업 화주들을 향하고 있다. 재벌기업들이 결사 반대하는 ‘안전운임제’에 대해서도 국토부는 답변을 회피하고, 시간을 질질 끌 뿐”이라며 “노동자 요구는 묵살하고, 재벌기업 퍼주기에 올인하는 윤석열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히곤 “화물연대 총파업을 적극 지지하며, 온 힘을 다해 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은 7일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국회는 ‘일몰 1년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안전운임제 시행결과를 분석하여 연장 필요성 또는 제도 보완사항 등을 국회에 보고’하도록 하였는데, 보고 의무가 있는 정부도, 보고를 받고 보완 입법 조치를 해야 할 국회도 자기 할 일을 하지 않았다”면서 “정부와 국회의 명백한 직무유기가 생계 위협에 내몰린 화물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서도록 유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이해당사자의 첨예한 입장 차이를 핑계 대면서 직무를 해태하는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사태 해결을 위해 모든 책임을 다하라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노동·사회·종교단체 등 각계 시민사회단체들은 8일 오전 “유류값 폭등대책 마련, 화물안전운임제 전면확대”를 위한 대정부 대화를 촉구하며 화물연대본부 총파업 지지 기자회견을 여는가 하면 촛불문화제 등과 같은 대국민 지지행동도 예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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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는 화물파업 인터뷰, 조선은 조합원 연행 보도

  • 기자명 김예리 기자 
  •  
  •  입력 2022.06.09 07:44
  •  
  •  댓글 0
 
 

[아침신문 솎아보기] 안전운임제 유지·강화 화물노동자 파업
윤 검찰편중 인사 발언에 한국일보 “이상한 반박, 내로남불”

안전운임제 유지·확대를 요구하는 화물노동자들의 파업이 3일째 이어지고 있다. 9일 한겨레는 1면 머리기사에 화물노동자들이 놓인 생계 처지를 인터뷰 기사로 전했다. 여러 신문이 안전운임제 유지 논의를 미이행한 정부 책임을 언급한 반면, 몇몇은 경찰의 화물연대 조합원 연행 소식과 파업으로 인한 운송 차질을 강조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8일 기자회견을 열고 “2만 5000명의 조합원이 파업에 참여해 운송을 멈췄다. 유가 인상 때문에 비조합원 참여도 높다”며 “정부의 대화가 없을 시 원래 총파업 계획과 동일하게 자동차부품, 나아가 유통까지 멈추는 투쟁을 하겠다”고 밝혔다.

▲9일 한겨레 3면
▲9일 한겨레 3면
▲9일 국민일보 1면
▲9일 국민일보 1면

안전운임제는 화물 운송에 들어가는 비용을 종합 고려해 적정한 운임을 결정하는 제도다. 화물 기사들의 ‘최저임금’으로 불린다. 현재 시멘트 운반용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와 수출입 컨테이너 차량에만 적용되는데, 올해 말 일몰제로 인해 폐지될 예정이다. 화물연대는 정부가 예정대로 안전운임제의 효과를 평가해 보고해야 하나,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서 현재 발의된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법안도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겨레는 이날 1면 머리기사에 15년차 컨테이너 화물기사 김아무개씨(39)씨 인터뷰를 배치했다. 한겨레는 김씨가 새벽 6시에 일을 시작해 다음날 오후 1시에 ‘한 탕’을 끝내는데, 안전운임제가 사라지면 현행 ‘한 달 12탕’보다 3~4탕을 더 채워야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한겨레는 5월 한 달 김씨가 쥔 돈은 140여만원이며, 지출 비용은 기름값 670만원, 요소수 60만~70만원, 통행료 80만원을 쓴다고 했다. 엔진오일과 타이어 가격 등을 합치면 한 달 30만원 정도가 추가된다.

▲9일 한겨레 1면
▲9일 한겨레 1면

이번 파업은 화물연대본부 비조합원 화물기사들의 높은 참여도도 눈길을 끈다. 화물노동자 전반에 ‘안전운임제’ 연장 요구 목소리가 그만큼 간절하단 얘기다. 한겨레는 비조합원이자 파업 참여자 화물기사 3명을 인터뷰한 기사도 냈다.

신문들은 화물연대본부 기자회견 발표를 토대로 화주단체와 재계에서 안전운임제 부작용을 주장하는 여론전을 반박하는 보도도 냈다. 화주단체는 안전운임으로 화물노동자 운임이 30~40% 올랐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인상률은 2020년 12.5%, 지난해 1.93%, 올해 1.57%였고 첫해 상승분도 그간 동결됐던 운임을 되돌리는 과정이었다는 것이다.

▲9일 경향신문 8면
▲9일 경향신문 8면
▲9일 한겨레 3면
▲9일 한겨레 3면

조선일보는 파업에 부정적 이미지를 강조하는 한편 그 효과는 축소하는 보도를 내놨다. 1면에 ‘물류 운송 방해한 화물연대 18명 체포’ 기사를 배치하면서 “국토부는 이날 오후 5시 기준으로 화물 연대 노조원(2만2000여명)의 29%가 파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참여율이 전날에 비해 11% 떨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9일 조선일보 1면
▲9일 조선일보 1면

‘안전운임제가 적용되니 이후 화물 운임비가 급격하게 올랐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는 기사도 냈다. 8면에 화주업계 입장을 전하며 “안전운임제가 적용된 이후 화물 운임비가 급격히 올랐다” ‘경윳값 급등의 경우 유가 변동 금액을 운임에 반영한다’고 했다. 화물연대는 이에 유류세 인하와 함께 유가보조금도 삭감돼 지원효과는 미미하다고 밝힌 바 있다.

▲9일 조선일보 8면
▲9일 조선일보 8면

노동소득분배율 최고치, 살림잘이 정말 나아졌나

국민소득 가운데 노동자들이 임금으로 가져가는 몫인 노동소득분배율이 2021년에 68.4%로 전년과 같은 수준으로 추계됐다. 경제지들은 이를 ‘2년 연속 최고치’라고 전했고, 이를 “통계적 착시”로 해석하는 보도도 나왔다.

한국은행은 8일 2021년 국민계정(잠정)과 지난 1분기 국민소득(잠정) 자료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노동소득분배율은 2020년과 같은 68.4%였다. 서울경제는 이를 “국민총소득에서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정도를 보여주는 노동소득분배율을 전년가ㅗ 같은 68.4%로 2년 연속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했다.

▲9일 서울경제 5면
▲9일 서울경제 5면
▲9일 한겨레 18면
▲9일 한겨레 18면

한겨레는 “노동소득분배율은 분자항목인 피용자보수(급여)가 늘어나더라도 분모항목에 들어가는 영업잉여가 줄어들면 ‘개선’되는 구조”라며 “코로나 기간에 음식·숙박, 도소매 업종에 걸쳐 자영업자마다 매출이 급감하고 소득이 대폭 쪼그라든 요인이 작년 노동소득분배율 ‘유지’에 가세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한겨레는 “비록 작년에 영업잉여 규모가 5.3% 늘었지만, 코로나 호황을 누린 정보기술 대기업을 중심으로 고임금계층의 임금만 나홀로 크게 상승한 가운데 자영업쪽은 벌어들인 소득이 크게 쪼그라들면서 분모항목의 영업잉여 증가폭을 상쇄한 셈”이라며 “한은은 ‘전체 임금근로자 수도 늘었고, 대기업과 정보기술(IT) 기업을 중심으로 임금 상승폭도 컸던 게 노동소득분배율이 2020년과 같아진 요인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검찰 편중 인사 지적 대응에 신문들 “자기합리화이자 내로남불”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 편중’ 인사 지적에 대한 대응에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8일 오전 관련 질문을 한 취재진에 “과거에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출신들이 아주 (요직을) 도배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미국 같은 나라를 보면 ‘거버먼트 어토니(정부 측 법조인)’ 경험 가진 분들이 정·관계에 아주 폭넓게 진출하고 있다. 그게 법치국가 아니겠나”라고도 했다.

▲9일 경향신문 3면
▲9일 경향신문 3면
▲9일 한국일보 10면
▲9일 한국일보 10면

여러 아침신문이 윤 대통령의 발언이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확인하는 보도를 내놨다. 그러면서 “이상한 반박, 자기합리화와 내로남불”(한국일보), “정당화”(경향신문) 등 표현으로 그의 발언을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법치를 측근 기용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동원한 발언”이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법률가들이 국가운영의 핵심에 다수 포진하는 것을 법치국가와 연결”시켰다며 “법의 지배를 뜻하는 법치국가는 다수 법률가에 의한 국가운영과 차이가 있다”고 했다. 또 “윤 대통령이 몸담았던 검찰의 국정운영 전방위 진출과 시민사회단체 출신 법률가들을 바로 비교대상으로 삼기 어렵다”고도 했다.

▲9일 경향신문 1면
▲9일 경향신문 1면

한국일보는 “윤 대통령이 밝힌 ‘미국 사례’가 적절치 않다”며 “미국 검찰은 수사와 기소 외에도 일반적 법무 업무를 수행하는 법무부 공무원에 가깝다. 반면 한국 검찰, 특히 윤 대통령이 요직에 발탁한 ‘특수부 검사’는 수사 업무에 특화한 이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 편중 비판은 ‘검찰이란 좁은 인재풀에서 자신과 가까운 사람만 쓴다’는 게 핵심”이라며 “눈과 귀를 닫은 채 정부 사례를 거론하며 자기합리화를 하는 것은 또다른 내로남불”이라고 했다. 한겨레도 “(거번먼트 어토니는) 사실상 법무부 공무원에 가까운 개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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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집무실 보여준다’ 개방하는 용산공원…면적 66% 독성 ‘범벅’

등록 :2022-06-07 22:51수정 :2022-06-08 07:18

 
‘시범개방’ 용산공원 전 구역 환경보고서 입수
10일 시범개방 선보일 구역 모두 비소·납 등 ‘범벅’
“안전 담보로 한 보여주기식 소통 중단해야”
10일부터 열흘 동안 개방되는 용산공원을 대통령 집무실 남쪽에서 바라본 풍경. 지난해 환경조사 결과, 이 지역 토양에서 독성물질인 비소가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됐고, 인근 미군병원 구역의 지하수에서는 기준치의 195배 넘는 농도의 석유계 총탄화수소가 검출됐다. 연합뉴스
10일부터 열흘 동안 개방되는 용산공원을 대통령 집무실 남쪽에서 바라본 풍경. 지난해 환경조사 결과, 이 지역 토양에서 독성물질인 비소가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됐고, 인근 미군병원 구역의 지하수에서는 기준치의 195배 넘는 농도의 석유계 총탄화수소가 검출됐다. 연합뉴스

정부가 주한미군에게서 돌려받아 오는 10일부터 열흘간 시범 개방하는 용산공원의 핵심 구역인 ‘대통령 집무실 남쪽 구역’의 3분의 2 이상이 석유계 총탄화수소(TPH)와 비소 등 독성물질로 오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중앙박물관 북쪽인 스포츠필드와 서울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 주변 용산기지 14번 게이트 쪽의 주한미군 장군 숙소, 대통령 집무실 동쪽 주한미군 숙소 및 학교 구역 등도 오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9월에 공식 개방하는 용산공원 전 구역에서 공원 조성이 가능한 기준치를 초과하는 오염물질이 검출되면서 성급한 공원 개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7일 <한겨레>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을 통해 확보한 미군 용산기지 ‘사우스포스트 환경조사 보고서’(미군기지 구역 명칭 A4c, A4d, A4e)를 분석해보니, 전체 면적 16만4830㎡ 가운데 66.1%인 10만8920㎡가 토양오염 우려 기준(공원 등 1지역)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은 대통령 집무실 남쪽에 펼쳐진 구역으로, 대통령 집무실을 볼 수 있고 야구장 등 녹지대, 미군기지 병원과 건물들이 늘어서 있어, 이번 시범 개방의 핵심으로 꼽히는 곳이다.

 

보고서를 보면, 국토교통부가 전망대를 설치하는 야구장(A4d) 구역의 토양에선 독성물질인 비소가 234.86㎎/㎏으로 공원 기준치의 9.4배가 검출됐고, 발암물질인 석유계 총탄화수소는 4436㎎/㎏으로 기준치의 8.9배가 나왔다.

 

상대적으로 잘 관리된 것으로 여겨진 용산 미군병원(A4e)과 그 주변 지역(A4c)의 토양도 석유계 총탄화수소, 벤젠, 크실렌, 구리 등 발암 위험성이 있거나 유해한 화학물질로 오염돼 있었다. 특히 미군병원 구역에서 채취한 지하수에 함유된 석유계 총탄화수소 농도는 지하수 정화기준의 195.4배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보고서는 환경부가 한국환경공단에 의뢰해 지난해 8월11일 한·미 공동 현장방문조사 뒤, 현장조사를 거쳐 작성됐다.

 

그래픽 양혜림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그래픽 양혜림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용산공원 내 다른 지역도 심하게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겨레>가 별도로 확보한 스포츠필드(A1, A2) 환경조사 보고서를 보면, 이 구역의 석유계 총탄화수소는 기준치보다 36배 높은 최대 1만8040㎎/㎏이 검출됐고, 납 5.2배, 수은 3배 등 9개 항목이 오염기준을 초과했다. 국립중앙박물관 북쪽에 있는 스포츠필드는 이번 시범 개방에 앞서 정부가 주요 관람 포인트로 내세운 지역으로 앞으로 체육시설로 활용될 예정이다.

 

14번 게이트 쪽 장군 숙소 단지(A4b, A4f) 일대에서 벌어진 토양 조사에서는 석유계 총탄화수소와 크실렌 등이 공원 기준치보다 높게 나타났다. 10일 시범 개방 때 빠졌지만, 9월 개방 때는 포함될 것으로 보이는 주한미군 숙소 및 학교(A4a) 지역에서는 다이옥신이 기준치의 34.8배가 검출됐다. 다이옥신은 표토층에 있어서 인체 노출 가능성이 크고, 인체에 반영구적으로 축적돼 암 발생의 원인이 된다.

 

국토교통부는 10일부터 19일까지 대통령 집무실 남쪽 구역을 중심으로 스포츠필드, 장군 숙소 단지를 시범 개방하고, 9월에는 개방 구역을 넓혀 공원으로 재단장할 계획이다. 일주일에 세 차례, 두 시간 방문 빈도로 위해성 평가를 한 결과, 산책로를 조성하고 인조잔디로 포장하는 등 토양과 인체 접촉을 차단하면 문제가 없다는 것이 정부 주장이다. 이정용 환경부 토양지하수과장은 “토양오염 우려 기준을 초과하더라도 위해성 저감 조처를 하면 임시 개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다만 “기준을 초과했기 때문에 차후 환경오염 정화작업을 하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환경단체들은 오염 정화작업은커녕 오염원에 대한 정밀조사도 없이 개방을 서두르는 것은 위험하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공원으로 개방하는 전 구역에서 오염이 확인된 만큼, 9월 공식 개방 때까지 토양과 지하수의 오염 원인과 확산 양상에 대한 정밀조사 그리고 오염 정화작업을 벌이기에는 시간이 모자란다고 보고 있다.

 

이수진 의원은 “용산공원 개방 지역의 심각한 오염이 확인됐는데도, 정부는 국민 건강과 안전을 담보로 한 보여주기식 소통을 하고 있다”며 “미군 반환부지에 대해 제대로 된 오염 정화작업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주 남종영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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